소비, IMF 「탈출선언」…車-가전 「날개 돋친듯」

  • 입력 1999년 5월 24일 19시 09분


소비회복세가 눈에 띄게 확연해졌다.

대형 냉장고와 TV가 불티나게 팔리고 백화점과 외식업체는 몰려든 손님들로 북적거린다. 고급 승용차는 생산라인을 24시간 풀가동해도 주문량을 소화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일부 업종의 매출액은 이미 IMF 이전 수준을 회복했을 정도.

▽백화점업계 가파른 매출 신장세〓롯데 현대 신세계 갤러리아 등 8개 주요백화점들은 올들어 4월말까지 모두 2조9천6백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8% 증가한 수치. 롯데백화점 본점의 경우 2월 매출액만 비교하면 IMF이전인 97년의 5백40억원보다 많은 6백억원을 기록했다. 부유층이 소비를 대폭 늘린 게 주요인이라고 업계는 분석. 부유층이 많이 사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의 지난달 매출은 1백5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 늘었다.

▽외식업계도 회복세〓고급 패밀리레스토랑 ‘TGI프라이데이’도 올들어 97년 매출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1∼4월 매출이 97년 1백25억원에서 98년에는 1백억원으로 추락했으나 올해 1백22억여원으로 올라섰다. 이 기간중 고객수는 97년 85만여명, 98년 63만여명, 99년 74만여명.

‘베니건스’도 3개 매장의 1·4분기 매출이 97년 35억여원이었다가 98년 27억여원으로 줄었으나 올해에는 35억여원으로 돌아왔다.

대중적 메뉴를 취급하는 ‘스카이락’은 올해 1·4분기 매출이 62억원으로 97년 42억원, 98년 46억원에 비해 껑충 뛰어올랐다.

▽잘 나가는 가전제품〓회복세가 가장 두드러진 업종 중 하나.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우 올 1·4분기까지는 주요 가전제품의 판매대수가 97년 수준에 못미쳤지만 4월부터는 97년보다 오히려 판매실적이 많아졌다.

LG전자의 국내 가전매출액은 올 1월 1천1백억원으로 97년 수준과 비슷했으며 설연휴가 낀 2월은 9백억원으로 97년보다 약간 뒤졌으나 3월 1천2백억원, 4월 1천4백억원 등으로 IMF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했다.

삼성전자도 프로젝션TV인 ‘파브’의 판매실적이 97년 1·4분기의 4천5백대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 2천6백대로 떨어졌으나 올해는 9천2백대로 97년의 두배 수준을 기록냈다. 대형 냉장고 ‘지펠’도 비슷한 추세. 컴퓨터의 경우 지난해 1·4분기 판매대수가 9만8천대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19만대로 껑충 뛰었으며 노트북PC는 3만대에서 7만대로 두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중대형차 ‘약진 앞으로’〓배기량 2천㏄이상 대형차량의 경우 1·4분기중 내수판매가 지난해 1·4분기보다 288.1% 증가했다. 중형차는 29.6% 증가했으며 경차, 소형차도 각각 40.5%, 43.5% 늘었다.

중대형차의 약진을 주도하고 있는 차종은 현대의 EF쏘나타와 그랜저XG. 그랜저는 지난해 월 1백∼2백대 수준으로 팔렸으나 그랜저XG가 출시된 뒤 올해는 3월 한 달에만 2천6백여대가 판매됐다. 중산층이 수요층인 EF쏘나타도 지난해 월 평균 3천∼4천대 수준에서 올 3월에는 7천3백54대로 판매대수가 늘었다.

EF쏘나타와 그랜저XG를 생산하는 충남 아산공장은 24시간 풀가동하고 공휴일에도 쉬지 않고 생산하지만 차종별로 고객에게 인도되기까지 1∼3주 정도 지체됐을 정도.

〈이 훈·금동근·김홍중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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