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창극단 「흥보가」서 마당쇠가 주역 이색시도

입력 1998-11-11 18:30수정 2009-09-24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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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극 속에서 말뚝이와 함께 양반님네들을 놀리고 골탕먹여온 마당쇠, 그가 창극 ‘흥보가’ 속으로 뛰어든다.

“흥보나 놀보 모두 무작정 욕만 하거나 본받을 인물은 아니지 않습니까. 두 인물의 양면성을 보여주는데는 풍자적인 익살꾼 마당쇠가 적역이죠.”

연출가 허규(64·전 국립극장장)의 말. 그가 연출하는 국립창극단의 창극 ‘흥보가’가 15일까지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중앙극장 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평일 오후7시, 토일 오후4시.

마당쇠가 등장하게 된 데는 그의 풍자적 성격 외에도 ‘도창(導唱)’이라는 기술적 문제가 또하나의 이유가 됐다. 창극은 혼자서 공연하던 판소리를 극화한 장르이기 때문에 ‘옛날 남원땅에…’식으로 배경과 줄거리를 설명하는 사설부분은 마땅히 처리할 방법이 없었던 것.새 ‘흥보가’는 마당쇠가 도창의 역할을 맡은 채 극속에 뛰어들어 극적 전개를 자연스럽게 해결하도록 했다. 안숙선 김영자 명창이 사실상의 주인공인 마당쇠 역할을 맡았다.

“오늘날의 눈으로 보면 흥보가 같은 전래의 우화는 있을 수 없는 얘기죠. 아예 우화성과 꿈꾸는 듯한 분위기를 강조하기 위해서도 전체 이야기를 마당쇠의 꿈속 이야기로 설정해 보았어요.”

이번 공연은 허규로서는 93년 ‘심청가’이후 6년만에 연출을 맡은 무대.

“다리가 말을 들어야 말이죠… 지난 봄에는 응급실에 실려갈 정도로 위태했습니다.”

힘들지만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매일 연습실에 ‘출근’한다는 노연출가 허규의 의욕이 큰 결실을 맺을지 눈길이 간다. 02―274―3507(국립극장)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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