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직 마케팅 「PPM사업」각광…『고객감동이 성공비결』

  • 입력 1998년 9월 21일 19시 13분


서울 강남 Y치과. K원장은 올해초 폐업을 심각하게 고려했다. IMF사태 이후 환자가 부쩍 줄어 병원 유지조차 어려워졌기 때문. 때마침 친구에게 소개받은 전문직종사자마케팅(PPM)자문업체인 싱크마케팅커뮤니케이션전략연구소(소장 이효성·02―2777―887)에 병원 경영 마케팅 자문을 구했다.

연구소측은 환자와 인근 주민 3백명을 인터뷰하면서 Y치과의 고객과 서비스의 문제점을 분석했다. 그 결과를 토대로 ‘진료는 신속하게, 치료는 기분좋고 아프지 않게, 시간은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맞춰’라는 병원 운영지침을 마련했다.

병원 인테리어도 카페처럼 꾸며 환자들에게 거실같은 편안함을 주었다. 치료시에는 소리가 많이 나 공포감을 주는 기계를 쓰지 않고 레이저를 이용했다. 일주일중 3일은 ‘이브닝 클리닉’이란 이름으로 야간 진료 서비스도 시작했다.

치과를 무서워하는 어린이를 위해서는 놀이방 시설과 선물을 잊지 않았다. 무뚝뚝한 의사와 간호사들이 ‘환자〓고객’으로 인식하면서 서비스도 개선됐고 병원은 급속도로 달라졌다. 한번 찾은 환자들 사이에 소문이 나면서 최근 고객수가 몇 배나 늘어났다.

Y치과처럼 의사 변호사 중소기업인 정치인 등 전문직 종사자만을 대상으로 마케팅 자문을 해주는 싱크마케팅커뮤니케이션전략연구소. 7월초 문을 연 이 회사는 이른바 ‘전문직종사자마케팅(PPM)’ 자문에 본격 나서고 있다.

이 회사 이효성소장(40)은 “미국에서는 80년대 초반부터 전문직종 사이에 큰 인기를 끌어왔다”며 “유권자 환자 법률소송의뢰인도 따지고 보면 결국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느냐가 성공의 관건”이라고 강조한다.

IMF사태 이후 PPM사업의 전망은 더욱 밝다는게 이소장의 주장. 변호사나 의사도 이제는 실력만으로 성공하기 힘든 세상이다.

15년간 광고회사에서 마케팅전문가로 일해온 이소장은 “고객의 요구를 이해하고 마음을 움직이는 마케팅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연구소측은 현재 10명의 고객을 자문중이다.

PPM사업을 하려면 어떤 자질이 필요할까. 연구소측은 “광고회사나 대기업 등에서 실무를 쌓고 마케팅 이론에 능통하면 한번 도전해볼 만하다”며 “특히 병원 중소기업처럼 전문적인 자문 분야에 집중하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PPM자문비용은 자문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이 연구소의 경우 1년간 자문할 경우 3천만∼4천만원을 받고 있다.

〈김종래기자〉jongr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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