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동아신춘문예 최종점검 요령]첫 페이지가 당락 좌우

  • 입력 1997년 11월 24일 07시 36분


동아일보 신춘문예 응모 마감일은 12월9일. 앞으로 보름이 남았다. 이제 오랜 시간 공들여온 응모작을 마무리할 시간이 됐다. 「화룡점정」의 묘수는 없을까. 역대 심사위원들의 조언으로 원고제출 전 최종점검사항을 알아본다. ▼승부는 「초반」에 결정된다 소설은 첫 페이지, 시는 첫 문장에서 버릴 작품과 더 읽어야 할 작품이 판가름난다. 도입부가 상투적이거나 혹은 지나친 비약으로 심사위원을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경우, 잡다한 수사가 많아 장광설이 되는 작품은 일단 탈락대상이다. 특히 시는 응모작 3편중 첫번째로 올린 시에서 대개 당선작이 결정된다. ▼우리말을 정확하게 구사하고 있나 주어와 술어가 호응을 이루지 않는 문장, 맞춤법에 맞지 않는 단어들은 치명적인 약점이 된다. 우리말 구사능력에 문제가 있다면 작가로서의 「기본」이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소설의 경우 초반부 몇페이지의 사소한 오탈자가 창작능력을 불신하게 하는 요인이 되므로 꼼꼼히 원고를 점검해야 한다. ▼밀도를 높이고 개성을 살려라 성실하게 습작해왔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수십편의 시를 보내는 응모자들이 있다. 그러나 응모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열심히 쓰겠다」는 다짐이 아니라 내 작품중 어떤 것이 내보일 만한 것인가에 대한 냉정한 판단력이다. 마감 순간까지 작품속에 남은 군더더기를 빼고 개성이 돋보이도록 퇴고(堆敲)를 거듭해야 한다. ▼「자신감형」 「읍소형」은 꼴불견 당선될 것이라는 확신이 넘쳐 응모원고에 사진과 수상소감을 첨부하는 「자신감형」, 심사위원이 자기 작품의 의미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할까봐 해설을 동봉하는 「노심초사형」, 꼭 뽑아주셔야 한다며 눈물젖은 탄원편지를 곁들이는 「읍소형」, 글의 내용보다는 예쁜 원고지 겉표지 등 포장에 더 신경쓰는 「교태형」 등은 모두 꼴불견으로 감점요인이 된다. ▼기초사항을 차분히 확인하라 응모자의 신원과 연락처를 제대로 기재하지 않은 응모작, 묶음이 엉성해 원고의 일부분이 빠져나간 작품, 마감날짜를 넘긴 뒤 배달되는 응모작 등이 해마다 속출한다. 사소한 실수로 오랜 시간에 걸친 노고를 헛수고로 만들 수도 있다. ▼「모범답안」을 믿지 말라 신춘문예를 통과하려면 「어떤 소재와 어떤 구성을 갖춰야 한다」는 소문에 귀가 솔깃해지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최근 신춘문예 수상작을 보면 소재나 구성에 이렇다할 조류가 없다. 다만 단편소설의 경우 사실(史實)에 내용과 구성 대부분을 의존하는 역사소설이나 원작의 득을 보게 마련인 패러디소설은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정리〓정은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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