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오사카 8번째 「백제 맞이」…1천4백년전 현장 재연

  • 입력 1997년 11월 5일 08시 34분


일본 오사카(大阪)시가를 전통복장으로 행진하는 재일교포들의 모습이 그처럼 당당할 수 없었다. 3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시텐노샤(四天王寺) 왔소」 축제와 왕인(王仁)제는 일본 고대문화 형성에 한국 문화가 크게 공헌했음을 거듭 확인시켜 주었다. 쇼토쿠(聖德)태자가 한반도에서 온 문화 사절단을 융숭히 영접하는 장면은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로 당시 한반도 문화의 우월성을 보여주는 상징이었다. 쇼토쿠태자는 불교를 중심으로 내정을 강화하는 한편 중국 수(隋)나라와 대등한 외교관계를 수립하는 등 일본 고대문화를 꽃피운 인물. 그는 고구려 승려 담징(曇徵)이 그린 벽화가 남아있는 유명한 호류지(法隆寺)와 시텐노샤를 세우고 한반도 문화를 적극 수용했다. 「시텐노샤 왔소」 축제는 90년 오사카 일대의 교포들이 2,3세에게 민족혼을 심어주기 위해 마련했다. 올해 8회째. 축제 이름은 일본인들이 신명을 돋울 때 쓰는 「왓쇼이」란 말이 오래전 한반도 문화사절단이 일본에 도착해 「왔소」 하고 외치던 말에서 유래한 데 착안한 것. 시가행진 대열이 도심에 이르자 여기 저기서 일본인들이 「왓쇼이」 「왓쇼이」를 외쳐 잠시 1천4백년 전으로 되돌아간 것 같았다. 이날 오전에는 일본 학문의 시조로 추앙받는 백제 왕인박사를 추모하기 위한 제14회 「왕인제」가 오사카 부근 히라카타(枚方) 왕인박사 묘에서 열려 한일간 친선과 문화교류의 우의를 다졌다. 행사에 참가한 유인학(柳寅鶴)삼한역사문화연구소이사장은 이에 대해 『후세의 일본인들이 왕인박사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문화 전래의 상징으로 천자문을 들어 기록했을 것이라는 데에는 어떤 이견도 없다』고 말했다. 〈오사카〓이광표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