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전세자금대출 『그림의 떡』…조건 너무 까다로워

  • 입력 1997년 5월 10일 09시 49분


서울시에서 무주택 전세입자에게 저리로 융자해 주는 주택임대보증금이 까다로운 융자조건 때문에 건설교통부의 배정금액조차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90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이 제도는 연리 3%, 상환기간 2년으로 무주택 전세입자에게 가구당 7백50만원까지 융자해주는 것으로 시중은행 대출에 비해 크게 유리한 조건이다. 그러나 융자대상이 너무 까다롭고 조건이 비현실적이어서 신청인이 매년 크게 줄고 있다. 건교부가 지정한 융자대상은 △3년이상 서울시에 거주하고 △전세금 2천5백만원 이하이며 △융자금을 지원받아 2천만원 이하의 전세로 전환하고자 하는 월세입자다. 지난해 서울시로부터 16억9천6백만원을 배정받아 25개 구청중 가장 많은 돈을 배정받은 강서구의 경우 11억9천9백만원을 융자해줘 4억9천여만원이 남았다. 3억5천만원을 배정받은 용산구도 1억원을 남겼다. 강서구 李鍾斗(이종두)주택과장은 『2천5백만원으로는 요즘 단칸방 하나 구하기도 빠듯하다』며 『현실성이 없는 제도라는 지적이 많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90년 한해 서울시내 1만8천1백72가구에 지원했던 전세보증금 융자는 95년 1만3백2가구로 줄었고 올해에는 7천8백 가구로 줄 전망이다. 〈하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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