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시주수입 年수십억 팔공산「갓바위」 운영권 논란

  • 입력 1997년 3월 29일 08시 28분


[김경달 기자] 조계종 총무원의 최대 자금줄로 알려진 대구 팔공산 자락의 선본사(일명 갓바위). 최근 조계종 중앙종회 의원 30명이 선본사의 직영사찰 해제 청원서를 임시중앙종회(25∼29일)에 제출, 정식안건으로 채택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 종회의원과 이 사찰의 본사인 영천 은해사측은 전입금 운용의 투명성에 의혹을 제기하면서 지역사회의 불교발전을 위해 직영사찰에서 해제, 특별분담 사찰로 재조정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실천불교전국승가회(공동의장 청화 지선)와 선우도량(공동대표 도법 현봉)은 성명을 내 『선본사 직영사찰 지정은 종헌상의 겸직금지 조항과 더불어 종단개혁의 가장 근본적인 상징으로서 해제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해마다 입시철이면 수험생을 둔 불자부모들의 발길이 끝없이 이어져 유명한 선본사는 늘 붐비는 신도 및 관광객행렬과 함께 시주 수입이 전국에서 제일 많은 곳의 하나로 손꼽힌다. 과거 서의현 총무원장 시절에 그의 「사금고」역할을 해 물의를 빚기도 했던 이 절은 94년 10월 개혁종단이 제정 공포한 「직영사찰법」과 「직영사찰 운영관리규정」을 통해 직영사찰로 지정됐다. 현재 직영사찰은 선본사와 서울 조계사, 강화 보문사 등 세곳. 이 직영사찰은 총무원장이 주지 임명과 사찰 운영 등을 직접 주관하고 있다. 선본사가 총무원에 내는 전입금은 96년에 19억5천만원이었고 올해는 22억원이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앙종무기관 전체예산의 19%, 분담금 대비 약30% 수준. 이에 반해 조계사와 보문사의 전입금은 두 곳을 합해 연간 10억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안은 현재 종회운영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고 있어 이번 임시종회에서는 논의가 어려운 형편이다. 이번 논란은 그 바탕에 종단개혁의 지속성문제를 깔고 있어 주목된다. 일부 종회의원들의 해제청원서 연대는 현 종단집행부에 대해 그만큼 거리감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불교계인사들은 이번 논란이 직영사찰 해제 그 자체보다는 전입금 운용을 효율적이고 투명하게 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의 계기가 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