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음악학 위기…연구-학계 부재』

  • 입력 1997년 3월 5일 08시 02분


[유윤종기자] 한국음악학계의 무기력을 질타하는 평론이 발표돼 작은 파문이 일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허영한교수가 계간「낭만음악」겨울호에 발표한 「음악학의 위기―우리의 음악학 환경에 대한 진단」이 바로 그것. 허교수는 이 글에서 한국 음악학이 겪는 위기는 외부조건보다 학계 내부의 원인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크게 「연구의 부재」「무디어진 평론」「학계의 부재」를 꼽았다. 그는 이강숙의 「한국음악학(89)」과 노동은의 「한국근대음악사(95)」이후 우리의 음악학계가 이렇다할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비판하면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자신만의 독창적 학문세계를 구축한 학자가 없다』고 지적했다. 허교수는 음악학자들이 『평론을 수필가의 잡문쓰기처럼 생각하고 있다』며 『특히 창작음악에 대한 평은 어느새 거의 자취를 완전히 감추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허교수는 『학계란 학자들간에 서로에 대한 관심을 가지며 의견과 논쟁들이 벌어지는 무형의 공간』이라고 정의한 뒤 『80년대는 음악학계에 순수와 참여논쟁의 긴장감이 좋은 영양분이 되었지만 90년대는 「무이론의 시대」로 돌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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