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미-플레밍,나란히 아리아집 『모차르트는 내연인』

  • 입력 1996년 12월 25일 20시 19분


「劉潤鐘기자」 빛나는 투명함과 유연한 따스함의 대결. 최근 출반된 두장의 모차르트 소프라노 아리아집이 세밑의 세계음반계를 후끈 달구고 있다. 한국의 조수미가 내놓은 「디어 아마데우스」와 미국의 소프라노 레네 플레밍이 내놓은 「모차르트 아리아집」은 두 소프라노가 보여준 뚜렷한 개성차이로 관심을 끈다. 작년말 한달의 간격을 두고 녹음된 두장의 음반은 모차르트의 오페라 아리아와 콘서트 아리아 12곡을 각각 담고 있는 한편 그동안 자주 연주되지 않았던 레퍼토리를 조명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양쪽의 음반에는 「마술피리」중 「아 나는 알겠네」 등 4곡이 공통적으로 실려 있어 성악팬들에게 비교감상의 묘미를 안겨주고 있다. 두 음반의 연주중 조수미의 노래결에서는 수정과도 같은 투명함과 맑음이 두드러진다. 반면 플레밍의 노래는 메조소프라노에 가까운 낮은 공명점과 부드러움이 특징. 두 가수는 노래결을 처리하는 방법에서도 각자의 목소리가 가진 특성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조수미는 가사의 섬세한 뉘앙스를 살려 애교섞인 표현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한 반면 플레밍은 음표사이의 연결을 강조해 온화한 성격을 부각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번 음반대결로 두 소프라노의 경쟁이 표면화되었지만 두사람은 이전부터 다음세대 「모차르트 여왕」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치열한 경쟁을 펼쳐왔다. 조수미는 88년 카라얀에게 발탁, 베르디의 「가면무도회」중 오스카역으로 데뷔했지만 그의 명성이 세계적으로 알려진 것은 「마술피리」의 밤의 여왕 역에 도움 받은 바 컸다. 그가 이번에 모차르트 아리아집을 내놓으면서 예전보다 깊고 서정적인 곡을 여럿 수록한 것은 모차르트의 소프라노역에 관한한 「전방위」임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 미국태생인 플레밍은 86년 잘츠부르크의 한 극장에서 모차르트 「후궁에서의 유괴」중 소프라노 주역인 콘스탄체 역을 노래불러 이름이 알려졌다. 플레밍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페라에도 장기를 가졌으며 최근에는 CD로 출반된 마스네의 「에로디아드」에서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의 상대역으로 출연, 헤로인인 살로메 역을 맡아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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