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발언대]폐건전지 처리의 지혜

  • 입력 1996년 12월 15일 20시 14분


연간 10억개 이상 버려지는 폐건전지는 주요 환경오염원이다. 그런데 실태는 어떤가. 환경부는 지방자치단체와 환경자원재생공사를 통한 철저한 분리수거를 강조하고 있지만 폐건전지 분리수거는 처음부터 제대로 되지 않았고 또 될 수도 없었다. 매립처리 비율이라야 전체 소모량의 10%를 밑돌고 있는 실정이다. 건전지의 효율적 사용법을 계몽하는 등 구입 사용단계에서부터 소모량을 줄이려는 노력은 제대로 하지않고 환경에 나쁘니까 그저 땅에 묻어버린다는 안이한 대책뿐이었으니 당연한 결과라 하겠다. 그렇다고 『무수은이니까 분리처리할 필요가 없다』는 일부의 주장도 매우 무책임하다. 흔히 사용하는 일반건전지의 개당 수은함량이 토양오염 우려가 없다는 1PPM이하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건전지는 낱개로만 사용되고 버려지는 게 아니다. 10개만 모여도 수은함량이 10PPM이나 돼 위험치를 훨씬 초과한다. 도색된 건전지에 포함된 납 망간 등 중금속의 토양오염도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더구나 일반건전지처럼 생긴 니켈카드뮴전지와 계산기 시계 등에 쓰이는 수은전지는 엄격하게 분리수거 처리돼야 하는데 자칫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다. 폐건전지 처리의 지혜는 폐기물 이전상태 즉 구입 사용단계에서부터 찾아야 한다. 같은 1회용이라도 작동완구 카세트 등 소모량이 큰 고파워기기에는 값이 싸더라도 망간건전지를 사용하지 말자. 알카라인건전지의 값이 비록 2배지만 사용시간은 4배 이상이므로 보다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건전지의 순차적 재활용도 중요하다. 고파워기기에 썼던 건전지도 리모컨 라디오 같은 저파워기기에는 한참동안 다시 쓸 수 있다. 건전지의 낱개 포장판매도 필요하다. 지금처럼 2개씩 포장 판매해서 자연방전되거나 폐건전지와 섞여 버려지는 양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1회용 건전지도 몇차례 재충전할 수 있는 충전기가 개발, 시판되고 있다. 성능과 안전성이 공인돼 사용이 확대된다면 폐자원 재활용 효과와 함께 폐건전지 발생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도 있겠다. 이렇게 쓰고 또 쓰면 폐기량은 5∼10% 수준까지 줄일 수 있다. 다만 폐건전지는 분리수거해 철저히 분해 폐기처리해야 한다. 금속판 등은 재활용하고 쓸모없는 물질은 완전히 태워 없애도록 해야 한다. 현재처럼 닥치는 대로 묻기만 한다면 이 땅은 버텨낼 수 없게 된다. 거듭 강조하지만 모든 폐기물은 폐기물 이전 상태에서 철저히 관리돼야 한다. 김 원 술<한이엘텍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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