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백자 옆 20세기 김환기
그림… 달항아리로 ‘通’하다 지난달 28일 개막한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의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에는 조각상 ‘생각하는 여인’(1992년)과 6세기 국보 ‘일광삼존상(一光三尊像)’을 나란히 놓은 전시실이 있다. 턱을 괸 채 생각에 잠긴 여인상과 지그시 두 눈을 감고 묵상하는 불상은 묘하게 통한다. 1400년의 간극을 훌쩍 뛰어넘어 사유의 순간을 인상적으로 담고 있다. 벽면에는 ‘모르는 것도, 두려운 것도 많은 인간은 끊임없이 삶의 본질을 사유한다’는 문구가 쓰여 있다. 이건희 컬렉션은 특정 시대나 문화로 묶기 힘들 정도로 종류나 양이 방대하다. 전시 관계자들이 수집가가 어떤 의도로 동서양의 문화유산을 모았는지를 고민한 이유다. 이들이 숙고 끝에 내놓은 전시 키워드는 ‘통(通)’. 옛 유물이 현대 작가들에게 끊임없이 영감을 주었음을 보여 주기로 한 것이다. 보름달을 형상화한 조명을 비춘 벽면 아래 18세기 ‘백자 달항아리’를 놓고, 김환기(1913∼1974)가 달과 달항아리를 그린 ‘작품’(1950년대)을
그림… 달항아리로 ‘通’하다 지난달 28일 개막한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의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에는 조각상 ‘생각하는 여인’(1992년)과 6세기 국보 ‘일광삼존상(一光三尊像)’을 나란히 놓은 전시실이 있다. 턱을 괸 채 생각에 잠긴 여인상과 지그시 두 눈을 감고 묵상하는 불상은 묘하게 통한다. 1400년의 간극을 훌쩍 뛰어넘어 사유의 순간을 인상적으로 담고 있다. 벽면에는 ‘모르는 것도, 두려운 것도 많은 인간은 끊임없이 삶의 본질을 사유한다’는 문구가 쓰여 있다. 이건희 컬렉션은 특정 시대나 문화로 묶기 힘들 정도로 종류나 양이 방대하다. 전시 관계자들이 수집가가 어떤 의도로 동서양의 문화유산을 모았는지를 고민한 이유다. 이들이 숙고 끝에 내놓은 전시 키워드는 ‘통(通)’. 옛 유물이 현대 작가들에게 끊임없이 영감을 주었음을 보여 주기로 한 것이다. 보름달을 형상화한 조명을 비춘 벽면 아래 18세기 ‘백자 달항아리’를 놓고, 김환기(1913∼1974)가 달과 달항아리를 그린 ‘작품’(1950년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