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50대 지지층 이탈… 홍준표 10% 돌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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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럽여론조사 ‘양강구도’ 균열 가속
안철수 TV토론 부진-안보이슈 악영향… 보수층 지지율 안철수 29%-홍준표 36%
안철수 ‘반전’- 홍준표 ‘골든크로스’ 촉각
호남 18%-60대 이상 14% 부동층


5·9대선을 열흘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간 ‘양강(兩强) 구도’에 확연한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갤럽이 2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안 후보 지지율은 지난주에 비해 6%포인트 떨어졌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3%포인트 올랐다. 안 후보 지지층이 두 후보로 분산된 모양새다. 안 후보가 반전의 계기를 잡을지, 홍 후보가 안 후보보다 앞서는 ‘골든크로스’를 이룰지, 심 후보가 두 자릿수 지지율을 만들어낼지 등이 관전 포인트다.

① 보수층의 ‘갈대’ 표심


안 후보의 지지층 이탈은 50대와 영남 지역에서 급속하게 이뤄지고 있다. 50대에서만 지난주 40%에서 이번 주 22%로 18%포인트가 빠졌다. PK(부산경남)에선 9%포인트, TK(대구경북)에선 4%포인트가 하락했다.

유랑하는 보수층의 ‘난민(難民) 표심’이 안 후보에게서 일부 홍 후보 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양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 강경 노선으로 한반도 ‘4월 위기설’이 급부상하면서 ‘북핵 해법’을 둘러싼 이념 갈등이 막판 대선 구도를 흔들고 있는 셈이다.

② TV토론도 지지율 영향

안 후보의 지지율 하락에는 안보 이슈 외에 TV토론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TV토론을 가장 잘한 후보’를 묻는 질문에 안 후보는 6%로 꼴찌였다. 특히 안 후보 지지층에서도 ‘안 후보가 TV토론을 가장 잘했다’는 응답은 20%로, ‘잘한 후보가 없다’(29%)와 ‘심 후보가 가장 잘했다’(26%)는 응답에 이어 세 번째였다.

심 후보 지지자의 76%,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지지자의 64%, 홍 후보 지지자의 57%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TV토론을 가장 잘했다고 응답한 것과 비교하면 훨씬 낮은 수치다. ‘TV토론 이후 이미지가 더 나빠졌다’는 응답도 안 후보가 44%로 가장 높았다. TV토론 이후 지지층의 충성도가 오히려 더 약해지는 ‘TV토론의 역설’을 맞은 셈이다.

③ 홍준표 확장성 한계는?

홍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주와 비교해 60대 이상에서 11%포인트, 50대에서 5%포인트가 올랐다. ‘스스로 보수’라고 밝힌 응답자 중 홍 후보의 지지율은 36%로, 지난주보다 16%포인트가 오른 반면 안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주(45%)보다 16%포인트가 빠진 29%였다. 안 후보에게서 이탈한 보수층이 홍 후보에게로 고스란히 이동한 셈이다.

그러나 TV토론 이후 홍 후보의 이미지가 더 나빠졌다는 응답이 42%에 달했다. 특히 50대의 35%, PK의 38%, TK의 35%가 ‘더 나빠졌다’고 밝혀 자신이 집중 공략해야 할 연령과 지역에도 ‘안티(반대)층’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까지 남은 기간 ‘반사이익’을 넘어 홍 후보만의 비전과 신뢰를 보여줄 수 있느냐가 ‘골든크로스’의 관건으로 보인다.

④ 남은 변수는?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는 부동층이 적지 않다. 호남에선 18%, 60대 이상에선 14%, ‘스스로 중도’라고 밝힌 응답자 중 12%가 ‘지지 후보가 없다’고 했다. 과거 안 후보에게 관심을 보인 지지층이다. 이들이 다시 안 후보에게 돌아간다면 문 후보 독주 체제를 다시 위협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지지율 두 자릿수를 노리는 심 후보 지지층이 문 후보에게로 이동하는 등 연쇄적인 ‘표심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안철수#대선#tv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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