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적 가치와 민주주의는 근본적으로 조화가 가능한가.
“아시아적 가치는 명확하게 정의할 수 없다. 동북아의 유교문화와 동남아의 이슬람이 배경이 된 문화를 같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각 나라의 국민 스스로가 전통의 가치 중 어떤 것을 지키고 싶은지 선택해야 한다. 예를 들어 만장일치는 아시아 여러 나라에 있는 제도이지만 다당제나 선거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이렇게 각기 다른 전통의 요소 중에서 선택하는 것은 국민의 몫이다.”
-안보에 대한 위협이 상존하는 한국에서 가능한 민주주의는….
“내외의 위협을 구실로 국민을 억압하는 일은 서구에서도 있어 왔다. 그러나 그 와중에서도 민주주의는 발전했다. 중요한 것은 언론의 자유가 보장돼서 그런 점이 끊임없이 지적돼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주의를 위한 언론자유의 현대적 의미는….
“법적인 탄압, 정부의 탄압도 문제지만 결국에는 언론이 침묵하거나 스스로 검열하는 것이 더 심각하다. 기업 광고를 유치하거나 정보에 대해 지속적으로 접근하기 위한 목적으로 침묵해서는 안 된다.”
-정치자금의 부정적 영향을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은….
“정치자금의 공정성을 높이려고 새 규제를 만들면 다른 허점이 생긴다. 정치 선진국에서도 여전히 완성치 못한 과제다. 특히 부유한 개인이 스스로의 당선을 위해 돈을 쓰는 것을 규제할 방법은 아직 없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