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민주주의 전공 美 라이스大 메덴교수 방한

  • 입력 2002년 11월 27일 17시 55분


아시아 민주주의 연구 전문가인 미국 라이스대학의 프레드 폰 데어 메덴 명예교수(74·사진)는 27일 “한국은 복잡한 역사적 과정을 거쳤지만 분명 과거보다 발전했다”며 한국 민주주의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진단을 내렸다. 그는 26일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현황과 그 발전 방향’이라는 주제로 서울 숭실대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제1회 Soongsil President’s Lecture) 참석차 한국에 왔다.

-아시아적 가치와 민주주의는 근본적으로 조화가 가능한가.

“아시아적 가치는 명확하게 정의할 수 없다. 동북아의 유교문화와 동남아의 이슬람이 배경이 된 문화를 같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각 나라의 국민 스스로가 전통의 가치 중 어떤 것을 지키고 싶은지 선택해야 한다. 예를 들어 만장일치는 아시아 여러 나라에 있는 제도이지만 다당제나 선거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이렇게 각기 다른 전통의 요소 중에서 선택하는 것은 국민의 몫이다.”

-안보에 대한 위협이 상존하는 한국에서 가능한 민주주의는….

“내외의 위협을 구실로 국민을 억압하는 일은 서구에서도 있어 왔다. 그러나 그 와중에서도 민주주의는 발전했다. 중요한 것은 언론의 자유가 보장돼서 그런 점이 끊임없이 지적돼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주의를 위한 언론자유의 현대적 의미는….

“법적인 탄압, 정부의 탄압도 문제지만 결국에는 언론이 침묵하거나 스스로 검열하는 것이 더 심각하다. 기업 광고를 유치하거나 정보에 대해 지속적으로 접근하기 위한 목적으로 침묵해서는 안 된다.”

-정치자금의 부정적 영향을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은….

“정치자금의 공정성을 높이려고 새 규제를 만들면 다른 허점이 생긴다. 정치 선진국에서도 여전히 완성치 못한 과제다. 특히 부유한 개인이 스스로의 당선을 위해 돈을 쓰는 것을 규제할 방법은 아직 없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