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선박 자동차 전자제품 생산규모가 세계 5위 이내이고 국내총생산(GDP)도 10위권에 가까워졌다. 그러나 1인당 GDP는 31위에 그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해 각국의 통계자료를 기준으로 작성해 11일 발표한 ‘통계로 본 세계 속의 한국’에 따르면 한국의 GDP는 4222억달러로 세계 12위였다. 1위는 한국의 24배 수준인 미국이고 이어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중국 캐나다 멕시코 스페인 브라질 등의 순이었다.
한국의 지난해 GDP성장률은 3.0%로 선진국들의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그리스 헝가리 룩셈부르크에 이어 4위로 나타났다. 작년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꽤 낮았던 점을 감안하면 한국의 GDP 순위는 앞으로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또 수출액은 1504억달러로 세계 13위, 수입액은 1410억달러로 14위에 오르는 등 한국은 생산뿐만 아니라 교역규모로 볼 때도 15위권 안에 확실하게 자리잡았다.
일부 주력산업의 위상은 눈이 부실 정도다.
선박 건조량은 일본을 바짝 뒤쫓는 세계 2위다. 세계 선박 건조량 가운데 두 나라가 차지하는 비율은 일본 32.4%, 한국 32.3%로 0.1%포인트 차이에 불과했다.
전자제품 생산액은 674억달러로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위, 자동차 생산량은 294만6000대로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에 이어 세계 5위다.
이밖에 조강 생산량이 세계 6위, 쌀 생산량 12위, 단위면적당 쌀 생산량 6위였다. 인터넷 이용자 수는 세계 5위, PC보유 대수는 17위, 이동전화가입자 수는 26위로 집계됐다.
경제성장률을 비롯한 거시경제 운용도 비교적 안정적이다. 실업률(3.7%)은 네덜란드 멕시코 영국 노르웨이 등에 이어 OECD 회원국 가운데 7번째로 낮았으며 외환보유액(1028억달러)은 일본 중국 대만 홍콩에 이어 세계 5위로 나타났다. 다만 소비자물가는 4.1%가 올라 상승률이 OECD 회원국 가운데 19번째로 낮았다.
이처럼 생산 교역 거시경제 운용 등에서 한국은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지만 1인당 GDP는 30위권 밖으로 밀려나 아직 ‘선진국 명함’을 못 내미는 처지다.
한국의 1인당 GDP는 1996년 1만1422달러였으나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1만달러 밑으로 떨어져 작년에는 8918달러에 그쳤다. 1인당 GDP가 가장 높은 룩셈부르크는 4만2986달러로 한국의 4.8배나 됐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천광암기자 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