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최근 증권가에서는 현대차 및 세계 자동차 산업 전반에 관한 상반된 해석이 나오면서 현대차 주가에 대해서도 긍정론과 부정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조수홍 동부증권 연구원은 4일 현대차에 대한 투자의견으로 ‘매수’를, 6개월 목표 주가로 5만4400원을 제시했다. 현대차의 2월 판매 실적이 1월에 비해 줄었으나 이는 설 연휴가 끼어 영업일이 줄어든 탓으로 수치상 큰 의미가 없다는 평가다.
조 연구원이 주목하는 것은 현대차의 수출 전망. 엔저 현상으로 일본 자동차 업체가 가격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는 우려가 있으나 실제 일본 업체 중 엔저 현상의 혜택을 누릴 회사는 많지 않다는 지적. 이들 중 상당수가 미국 현지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엔저에도 불구하고 현대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며 하반기 세계 경제 회복이 본격화할 경우 수출은 더 증가할 것이라는 게 그의 예상이다.
이에 대해 김학주 현대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를 지탱해 왔던 두 가지 장점, 즉 내수에서의 독점적 지위와 수출의 지속적인 증가가 올해 한계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는 반론을 제시했다.
그가 우려하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 국내 시장에서 현대차는 대우차와 삼성차 등 경쟁업체의 위기에 편승해 오랫동안 확고한 지위를 누려 왔다. 하지만 올해부터 대우차와 삼성르노가 정상화될 경우 이런 독점적 지위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것.
수출 전망도 그다지 밝지 않다는 평가. 승부처인 미국에서 현대차의 브랜드 이미지가 현재의 시장점유율 2%대를 극복할 만큼 개선되지 않았다. 이미지 개선을 위해서는 자동차의 품질 개선이 필수적인데 이는 기술적으로 짧은 시간 안에 고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따라서 수출 실적도 올해부터 한계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 김 연구원은 현대차에 대한 투자의견으로 마켓퍼폼(시장 수익률 정도의 주가 상승만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을 제시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