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대통령 못해먹겠다는 위기감"

  • 입력 2003년 5월 21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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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1일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의 광주 국립 5·18묘지 시위사태 등 사회 각층의 기강문란 행위를 겨냥해 “전부 힘으로 하려고 하니 대통령이 다 양보할 수도 없고, 이러다 대통령직을 못해 먹겠다는 생각이, 위기감이 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5·18기념재단 이사장인 강신석 목사 등 5·18행사 추진위원회 간부들을 청와대에서 만나 “젊은 학생들이 실수가 있었더라도 너그럽게 생각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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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은 “(마음이) 넓고 좁고의 문제가 아니며, 기분이 상하고 안하고 하는 문제가 아니다”며 “우리 사회가 더불어 살아가는데 자기 행동에 대해 결과로써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 사회 어른들도 젊은 사람들이 잘못하면 나무랄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젊은 사람들의 주장에 일리가 있더라도 그런 식으로 하면 사회를 어떻게 꾸려나가라는 얘기냐”면서 “이 문제 말고도 한두 가지 아니다. 국가 기능이 마비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도입을 반대하며 연가(年暇) 투쟁을 벌이겠다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대해서도 “자기 주장을 갖고 국가기능을 거부해 버리면 국가의사 결정 프로세스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이번 일은) 개인적 감정의 문제가 아니다”면서 “이 상황으로 가면 대통령을 못하겠다는 위기감이 있다”고 비슷한 말로 거듭 불쾌감을 표시했다.

행사 추진위 간부들은 “불미하고 예의에 어긋나는 누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하며 학생들에게 관용을 베풀어 줄 것을 재차 요청했으나 노 대통령은 “정무수석이 판단해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노 대통령과 5·18행사추진위 간부들의 회동은 전날까지는 예정에 없었으나 추진위 간부들의 간곡한 요청을 청와대가 받아들여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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