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軍 "아라파트 청사 폭파" 최후통첩

  • 입력 2002년 9월 22일 19시 08분


이스라엘 불도저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집무실 부근의 건물을 부수고 있는 것을 이스라엘 병사가 쳐다보고 있다. - 라말라AP연합
이스라엘 불도저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집무실 부근의 건물을 부수고 있는 것을 이스라엘 병사가 쳐다보고 있다. - 라말라AP연합
이스라엘군은 21일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갇혀 있는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의 자치정부 청사를 폭파하겠다며 건물 내 모든 사람들에게 즉각 투항하라고 최후 통첩을 보냈다.

이스라엘군은 대형 스피커로 자살폭탄테러 용의자 등 50여명을 인도하라며 “커다란 폭발이 있을 것이니 투항하라”고 위협하고 있다고 현장 취재진이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자치정부 청사에 걸려 있던 팔레스타인 깃발을 떼내고 이스라엘 국기를 내걸었다.

▽자치정부 청사 포위〓이스라엘군은 18, 19일 텔아비브 등에서 잇따라 발생한 자폭 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20일 대규모 군사작전을 감행, 자치정부 청사 건물을 대부분 파괴했다. 아라파트 수반이 머물고 있는 건물 1동만이 멀쩡한 상태. 아라파트 수반과 측근 등 200여명은 이 건물 2층 한쪽의 집무실과 회의실 등 4개의 방에 갇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탄 샤란스키 이스라엘 부총리는 “아라파트의 신변에 위해를 가하지는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아라파트 측근들은 “위험한 상태”라고 반박했다.

소식통들은 이번 작전은 아라파트 수반을 고립시켜 추방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팔레스타인 주민시위〓아라파트 수반이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21일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 약 5000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시위대 중 일부는 자동화기를 공중에 발사하며 이스라엘군과 대치했다.

라말라, 나블루스 인근 발라타 난민촌, 툴카렘 등지에서는 ‘아라파트여 영원하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다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주민 4명이 숨졌다.

▽국제사회 개입〓유럽연합(EU)과 이집트 요르단 등은 이스라엘 측에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프랑스는 이스라엘군의 작전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행위라고 비난했다.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사태에 개입할 것을 촉구하는 긴급 메시지를 보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23일 회의를 열어 이번 사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양섭기자 lailai@donga.com

예루살렘외신종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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