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민족대회 이모저모]개막식 지연등 곳곳서 차질

  • 입력 2002년 8월 15일 18시 36분


北 물동이 춤 - 사진 공동취재단
北 물동이 춤 - 사진 공동취재단

8·15 민족통일대회에 참석한 남북대표단은 15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쉐라톤워커힐호텔 제이드 가든에서 개막식을 갖고 다음달 7, 8일 청년학생통일대회와 다음달 12, 13일 여성통일대회를 금강산에서 개최한다는 내용의 공동호소문을 발표했다.

○…남북 양측은 공동호소문에 청년학생통일대회 일정을 명기하는 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였다. 이 때문에 북측 대표단은 사전통보 없이 개막식에 1시간20분이나 늦게 참석했다.

북측은 호소문에 청년통일행사와 여성통일행사의 날짜를 못박을 것을 주장했으나 우리측은 정부 입장을 고려해 날짜를 언급하지 말자고 맞섰다.

양측은 결국 ‘9월 중 개최’로 표현하기로 합의했으나 호소문을 낭독한 북측 최휘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비서는 약속을 어기고 두 행사의 개최날짜를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쉐라톤워커힐호텔 무궁화볼룸에서 열린 사진전도 사진설명 표기 문제 등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여 예정보다 1시간 반이 지난 오후 5시경 열렸다.

남측은 국민 정서상 문제가 되는 ‘표현’이 등장할까봐 사진 설명을 붙이지 말자고 주장했으나 북측이 버티는 바람에 비전향장기수 이재룡 부부가 낳은 아기에게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보낸 친필편지 사진만 전시하는 것으로 타협했다.

사진전에는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장군님’ 등의 문구가 담긴 사진설명이 여러 곳에 부착됐으며, 미술전에는 대형 김정일화와 김일성화가 전시됐다.

○…이날 오후 7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신관 3층 오디토리엄에서 열린 북측 예술단 초청공연에는 박지원(朴智元) 대통령비서실장, 이수성(李壽成) 전 국무총리, 한화갑(韓和甲) 민주당 대표, 권영길(權永吉) 민주노동당 대표, 연극인 손숙(孫淑)씨와 일반인 등 1000여명이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전날 아버지 몽양 여운형(夢陽 呂運亨) 선생의 묘소를 비공개리에 참배했던 여원구(呂鴛九·74)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중앙위원회 의장은 이날 숙소에서 남측 친지 10명과 57년 만에 해후했다. 3명의 조카로부터 큰절을 받은 여씨는 이들과 부둥켜안고 “꿈만 같다”고 연방 울먹였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나성엽기자cpu@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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