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항 대책화의 관련자 곧 소환

  • 입력 2002년 5월 7일 16시 51분


넬슨 만델라 대통령의 딸 부부와 대통령내외 그리고 최규선[뉴스위크 한국판 제공]
넬슨 만델라 대통령의 딸 부부와 대통령내외 그리고 최규선[뉴스위크 한국판 제공]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崔圭善)씨가 자신에게 청와대가 밀항을 종용했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3남 홍걸(弘傑)씨에게 3억원을 줬다는 내용 등을 녹음한 녹취록이 공개됨에 따라 검찰이 7일 이에 대한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서울지검 특수2부(차동민·車東旻 부장검사)는 이날 최씨가 지난달 검찰에 소환되기 전 이만영(李萬永) 대통령정무비서관과 최성규(崔成奎) 전 경찰청 특수수사과장, 국가정보원 직원 2명이 여러 차례 회의를 해 자신을 밀항시키기로 했다는 최씨의 주장이 담긴 녹취록을 입수, 발언 경위 등을 조사중이다.

녹취록에 따르면 최씨는 또 홍걸씨에게 100만원권 수표 300장을 전달했으며 계좌추적을 피하기 위해 검찰 소환을 늦춰달라고 김현섭(金賢燮) 대통령민정비서관에게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최규선씨, 최성규씨, 이만영비서관

이에 따라 검찰은 조만간 이 비서관을 다시 소환해 최 전 과장 등과 최씨의 밀항을 논의했는지, 최 전 과장이 지난달 14일 해외로 도피하는 데 개입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지난달 최씨가 법정에서 청와대의 해외도피 종용과 관련한 진술을 한 직후 이 비서관을 소환 조사하고 돌려보내면서 “이 비서관이 최 전 과장과 최씨와 관련해서는 어떤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밝혀 ‘해명성’ 수사를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검찰은 최씨가 주장한 청와대 회의에 참석한 국정원 직원 2명의 신원도 확인 중이다.

검찰은 또 계좌추적을 통해 최씨가 홍걸씨에게 전달했다는 100만원권 수표 3억원의 출처 및 사용처를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최씨가 김 비서관과의 통화에서 “수표였기 때문에 추적을 피하기 위해 정리하는 데 시간이 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주장한 점에 비춰 이 돈이 대가성 있는 돈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비서관은 “최씨가 제 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말을 한 것 아니냐”며 최씨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김 비서관은 “지난달 14일 최씨가 전화를 걸어와 수표 얘기를 하며 검찰 소환을 늦춰달라고 요구해 ‘검찰 소환은 청와대가 간여할 수 없다’고 거절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최씨가 98년 외자유치 관련 리베이트 수수 혐의와 마이클 잭슨 공연 사기 혐의로 사직동팀과 경찰청 특수수사과의 조사를 받고 무혐의로 풀려난 과정에 청와대 관계자 등이 개입했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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