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정부 4년 4]역대 정권말기 청와대수석들 조언

  • 입력 2002년 2월 25일 18시 33분


역대 정권의 임기 말 레임덕(권력누수) 현상을 청와대 안에서 지켜본 과거 정권의 대통령수석비서관들은 임기 말 관리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민심을 직시할 것과 대통령 자신부터 초조한 마음을 버릴 것을 주문했다.

노동법 파문과 한보사태 발생 직후인 97년 3월부터 당시 김영삼(金泳三) 대통령의 정무수석비서관을 지냈던 한나라당 강인섭(姜仁燮) 의원은 “YS정부는 임기 말에 개혁입법을 무리하게 추진하다가 역풍을 맞은 것”이라며 “임기 말의 대통령은 우선 임기 내에 모든 것을 끝내겠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직선제 개헌을 둘러싸고 여야가 강경대치했던 5공 후반에 대통령민정수석을 지낸 한나라당 김용갑(金容甲) 의원도 “대통령이 임기 말까지 무슨 일을 벌여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휩싸이면 어떤 일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노태우(盧泰愚) 정권 말기에 대통령정무수석을 지낸 손주환(孫柱煥) 노비산장학재단 이사장은 “현 정부 4년간 이념문제에 의한 남-남갈등과 편중인사에 따른 사회적 갈등 및 권력형비리 은폐에 의한 불신감 등이 누적돼 왔다”며 “남은 임기 동안 이를 해소하는 것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손 이사장은 이어 “우리 사회의 이념적 분열상을 봉합하기 위해선 김 대통령이 재임 중 집착해왔던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답방을 포기하고 ‘김 위원장은 다음 대통령과 만나라’는 입장을 밝히는 것도 하나의 해법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