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총재 대표연설]“부정부패 정치생명 걸고 바로잡을것”

  • 입력 2001년 10월 8일 19시 17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당초 7개 장(章)이었으나 8일 아침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공습 관련 내용이 급히 추가돼 모두 8개 장이 됐다.

전반부에는 총체적 위기 진단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국정쇄신 방안이 제시됐고, 후반부에는 언론 경제 교육 남북 문제 등 각 분야의 문제점과 대안이 실렸다. 전체적으로 여권의 실정(失政)에 대한 비판 수위는 높았으나 표현은 자극적이지 않았다. 다음은 연설 요지.

▽반(反)테러 전쟁〓이번 테러는 단순히 미국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전 인류에 대한 범죄이다. 문명에 대한 야만의 공격이며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에 대한 폭력의 도전이다. 반 테러 전쟁은 반드시 성공해야 하고, 성공하도록 우리는 힘을 모아야 한다.

▽국정쇄신〓국가의 정체성이 뿌리째 흔들리고 국가기강과 법질서는 무너지고 있다. 나라가 썩어들어가는 사태만큼은 나의 정치생명을 걸고 바로 잡을 것이다. 권력의 비호 아래 저질러진 부정부패에 대해서는 어떤 성역도 없이 법과 정의의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한다.

▽언론〓자신과 생각이 다르다고 상대를 반개혁, 반통일로 모는 독선은 영원히 사라져야 한다. 언론 자유는 모든 자유의 바탕이 되는 기본적 자유이다. 구속된 신문사 사주들이 즉각 석방되도록 정부는 협조해야 한다.

▽경제〓정부가 빅딜과 같은 잘못된 정책으로 부실을 키워놓고, 이제는 관치금융으로 부실기업의 생명을 연장시키고 있다. 복지 없는 성장은 불의이고 성장 없는 복지는 기만이다. 나누면서 커가는 상생(相生)의 경제를 만들어야 한다.

▽교육〓선생님들이 개혁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교원의 자긍심 회복과 사기 진작을 위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 교원 처우 개선과 규제 철폐, 사회적 신분 보장 조치, 충분한 재교육 기회 부여 등이 있어야 한다.

▽대북(對北) 정책〓문제는 북한을 어떻게 포용하느냐이다. 인도적 지원이 아니면 상호주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북한의 식량 사정이 파악되고 분배의 투명성만 확보된다면 식량지원에 최대한 협력할 것이다. 북한은 당장 이산가족면회소 설치 약속을 지키고 테러리즘과 분명히 손을 끊어야 한다.

▽대화와 협력〓이 정권의 남은 임기동안 국민을 위해 협력할 것은 어떤 정치적 이익을 포기하더라도 흔쾌히 협력할 것이다. 결코 수의 정치에 의존하는 오만한 다수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부정부패 척결과 언론자유 수호, 대북정책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원칙을 사수할 것이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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