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보미

임보미 기자

동아일보 스포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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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 스포츠 기자의 세계표류기

bom@donga.com

취재분야

2025-07-21~2025-08-20
야구21%
농구21%
골프16%
메이저리그13%
각종 경기8%
사회일반5%
스포츠일반5%
인사일반5%
역사3%
스케이팅3%
  • 안세영, 세계선수권 2연패 도전 출사표 “과거는 잊고 현재에 최선… 굉장히 기대”

    “과거는 잊고 현재에 최선을 다하겠다.” 1년 만에 프랑스 파리를 다시 찾는 ‘셔틀콕 천재’ 안세영(23)이 18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배드민턴 국가대표팀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단식 2연패 도전 각오를 밝혔다. 안세영은 직전에 열린 2023년 덴마크 코펜하겐 대회 때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여자 단식 정상을 차지했다. 올해 세계선수권은 25일부터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다. 안세영이 지난해 파리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곳이다. 역시 프랑스에서 열린 올해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오를레앙 마스터스에서도 우승한 안세영은 “프랑스에서 계속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번에도 굉장히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세영은 지난달 중국오픈(슈퍼 1000) 준결승에서 무릎 부상으로 기권했다. 앞서 열린 올 시즌 슈퍼 1000 대회(말레이시아오픈, 인도네시아오픈, 전영오픈)에서 모두 정상에 섰던 안세영이 이 대회에서도 우승했다면 BWF 월드투어 출범(2018년) 이후 최초로 ‘슈퍼 1000 슬램’을 달성할 수 있었다. 안세영은 하지만 세계선수권에 집중하고자 무리하지 않았다. 안세영은 “힘든 훈련도 다 버텨낼 수 있을 만큼 몸 상태가 올라왔다.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전했다. 2023년 대회 때 한국 선수로는 24년 만에 2관왕(남자복식, 혼합복식)에 올랐던 서승재(28)는 올해 대회에서는 김원호(26)와 짝을 이뤄 남자복식에만 출전한다. 서승재는 채유정(30)과 함께 출전한 지난해 파리 올림픽 혼합복식 준결승에서 정나은(25)과 짝을 이룬 김원호에게 패한 뒤 결국 빈손으로 돌아왔다. 서승재는 “원호에게 ‘작년에 네가 파리에서 더 잘했으니까 (이번에) 날 이끌어서 더 좋은 성적 낼 수 있게 열심히 하자’고 농담했다”고 전했다. 김원호도 “승재 형이 지난번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했으니까 ‘형만 믿고 따라가겠다’고 했다”며 웃었다. 한국은 2023년 대회 때 금 3개, 동메달 1개로 1977년 시작한 이 대회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올렸다. 6월 부임한 박주봉 대표팀 감독은 “후배들이 2년 전 성과를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진천=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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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들어는 봤나, 29언더파”… 홍정민, 최소타 신기록 우승

    “또다시 이런 타수를 만들 수 있을까 싶은 생각도 있다. 하지만 보기 2개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다.” 홍정민(23)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역대 최소타 신기록으로 시즌 2승을 달성했다. 홍정민은 17일 경기 포천 몽베르CC(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9개와 보기 2개를 묶어 7언더파 65타를 쳤다. 29언더파 259타를 적어 낸 홍정민은 2위 유현조(20언더파 268타)를 무려 9타 차로 제치고 여유 있게 정상에 섰다.홍정민이 이번 대회에서 기록한 259타는 2013년 김하늘, 2020년 유해란, 2023년 이정민(이상 23언더파 265타)이 세운 KLPGA투어 72홀 최소타 우승 기록을 6타나 넘어선 신기록이다. 29언더파 역시 72홀 최다 언더파 신기록이다. 최종 라운드를 시작할 때부터 관심은 홍정민의 우승 여부가 아니었다. 그가 과연 KLPGA투어 최소타 및 역대 최초 노 보기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느냐에 이목이 집중됐다. 홍정민은 16일 3라운드까지 54홀 동안 보기 없이 22언더파 194타를 기록하며 2위 노승희(16언더파 200타)를 6타나 앞서고 있었다. 홍정민은 1번홀(파4)부터 버디를 잡으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3번홀(파5)과 4번홀(파3)에서도 연속 버디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가장 어려운 홀로 꼽힌 5번홀(파4)에서 이번 대회 첫 보기를 범했다. 투온에 실패한 뒤 어프로치 샷이 홀을 지나 5m나 굴러가는 바람에 파 세이브에 실패했다. 노 보기 우승이 무산된 뒤에도 홍정민은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플레이를 이어갔다. 홍정민은 16번홀(파4) 버디로 29언더파를 달성했다. 남은 두 홀에서 보기 없이 버디 하나만 잡는다면 30언더파도 가능했다. 하지만 17번홀(파3) 보기로 한 타를 잃은 뒤 마지막 홀에서 2.5m 챔피언 버디로 29언더파를 지킨 데 만족해야 했다. 이번 대회에서 버디만 31개를 기록한 홍정민은 “보기 2개가 정말 아쉽다. 노 보기 플레이가 욕심이 났는데 의식했더니 긴장이 돼 놓친 것 같다. 그래도 그 이후 오히려 후련한 마음으로 편하게 플레이했다”며 “30언더파라는 기록에 한 타 모자란 것도 아쉽지만 다음 선수를 위해 남겨놨다고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홍정민은 2022년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승을 달성한 후 올해 5월 KLPGA 챔피언십에서 통산 2승을 거두기까지 2년 11개월이 걸렸다. 하지만 통산 세 번째 우승은 108일 만에 달성했다. 홍정민은 “올해 첫 우승을 하고 나서 ‘1승만 더 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생각보다 (우승을) 일찍 이뤘다. 이제 또 1승을 목표로 잡고 한 걸음씩 나아가겠다”고 했다. 홍정민은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자율신경계 기능 장애와 공황 장애로 어려움을 겪었다. 작년에는 6개 대회에서 컷 탈락했고, 두 대회에선 기권했다. 그는 “작년 시즌은 ‘골프를 그만둬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견디기 힘들었다. 그 시기를 버텼다는 것만으로도 (경기력이) 좋아졌다. 버티는 게 습관이 됐고 버티고 보니 강해졌다”고 돌아봤다. 이날 우승 상금 1억8000만 원을 받은 홍정민은 이번 대회를 공동 17위로 마친 이예원을 제치고 상금 랭킹 1위(8억9892만 원)로 올라섰다. 대상 포인트도 357점으로 선두 이예원(373점)에게 바짝 따라붙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5-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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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린에서 깨달았다… 홀인보다 기쁜 건 ‘고 홈’

    《“기필코 우승하겠다.”대부분의 스포츠 스타들은 큰 대회를 앞두고 으레 이렇게 말한다. 적어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이야기 정도는 한다. 자기 암시만이 아니다. 팬들과 스폰서가 기대하는 ‘세계 1등’은 승리를 위해 모든 희생을 감수하는 ‘신화적 존재’다. 대중이 보기에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도 ‘불가능, 그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하는 게 이들의 화법이고, 그 장면이 곧 브랜드다.그런데 남자 골프 세계 1위 스코티 셰플러(29·미국)는 지난달 정반대 메시지를 던졌다. 남자 프로 골프 최고(最古) 대회 디 오픈(The Open) 개막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 때였다. 셰플러는 우승 각오를 묻고 듣는 자리에서 인생에 대한 고뇌를 속사포처럼 쏟아냈다. 그러고는 취재진을 향해 이렇게 되물었다. “우승이 도대체 인생에 무슨 의미가 있나?”》● 세계 1위라는 직업 우승과 인연이 없는 선수가 이렇게 말하면 ‘여우의 신포도’ 타령처럼 들릴 수 있겠다. 하지만 셰플러는 디 오픈에서 우승하며 최근 3년간 네 번째 메이저대회 정상을 차지했다. 최근 2년간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11번이나 우승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50·미국)의 전성기를 보는 것 같다는 찬사가 쏟아졌다. 하지만 디 오픈 우승 후에도 셰플러의 인생관에는 변함이 없었다. 셰플러는 “만족스러운 성취지만 우승한다고 인생의 모든 게 채워지는 건 아니다”라며 “나도 ‘내가 왜 이렇게 우승을 바라는 건지’ 잘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때가 있다”고 고백했다. 셰플러는 “프로 스포츠 선수로 사는 건 정말 이상한 일”이라고도 했다. “우승을 위해 그렇게 평생의 노력을 쏟고 열심히 하는데 정작 우승의 기쁨은 몇 분이면 다 사라진다. 그런데도 그 잠깐의 순간을 위해 정말 열심히 한다”는 것이다. 세 살 때 골프채 장난감을 선물받고 프로 골프 선수를 꿈꾼 셰플러는 세계 최고의 골퍼가 된 요즘 “골프를 업(業)으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질 수 있다는 건 큰 행복”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누군가 ‘골프가 인생에서 가장 갈망하는 것이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다’라고 답할 거다. 골프가 가정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 그날로 그만둘 것”이라고 말했다. 골프가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지만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셰플러는 “훌륭한 골퍼가 되는 것보다 좋은 아빠가 되는 게 더 중요하다”고도 했다. 셰플러는 또 “내가 이번 대회에서 2위를 하든, 꼴찌를 하든, 어떤 일이 생기든, 우리는 늘 ‘다음 주’(대회)로 넘어간다. 그게 골프의 묘미이자 동시에 짜증 나는 점”이라면서 “아무리 대단한 성취를 이룬다 해도 마찬가지다. 또 다음 대회를 준비해야 하는 건 같다. 우승하면 가족들과 껴안고 축하하며 그 순간을 만끽할 순 있다. 그러고 나면 결국 ‘오늘 저녁엔 뭘 먹지?’ 하는 고민으로 이어진다. 그렇게 삶은 계속된다”고 했다.● 우승은 짧고 인생은 길다 셰플러는 디 오픈 우승 상금으로 310만 달러(약 42억7500만 원)를 받았다. 셰플러에게 4타 뒤진 2위 해리스 잉글리시(36·미국)가 받은 상금은 60%도 되지 않는 175만9000달러(약 24억2566만 원)였다. 1타 차이에 33만5250달러(약 4억6265만 원)가 오간 것이다. 프로 스포츠는 성과 차이보다 보상 차이가 훨씬 큰 ‘슈퍼스타 경제학’이 지배하는 세계다. 이 때문에 프로 스포츠 선수는 ‘세계 2위’를 해도 좌절감을 피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그 누구도 세계 1위에만 머물 수도 없다. 셰플러가 말한 것처럼 프로 골프 투어에서는 매주 새로운 챔피언이 탄생한다. 디펜딩 챔피언의 유효 기간이 가장 긴 올림픽이라고 해도 4년이 최대다. 이런 분야에서 세계 최고 자리를 지키는 셰플러가 ‘우승의 의미를 모르겠다’고 하는 게 우승을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자신이 지켜야 하는 건 우승 트로피가 주는 몇 분 동안의 기쁨이 아니라 결과에 상관없이 자신의 옆에 계속 남아 있을 가족과 소중한 사람들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이번 주에 남들보다 타수 좀 적게 쳤다고 우쭐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그는 ‘셀럽’이 된 지금도 ‘미국의 김밥천국’으로 통하는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치포틀레 멕시칸 그릴’을 즐겨 찾는다. 셰플러는 “어렸을 때부터 자주 가던 가게는 이제는 (얼굴이 알려져서) 가기 힘들어졌다. 그런데 가까운 동네에 치포틀레 지점이 하나 더 있다. 어딘지 알려드리지는 않을 거다. 거기에서는 아무도 나를 알아보지 못한다”며 웃었다. 1억 달러(약 1378억 원)에 육박하는 통산 우승 상금도 삶을 대하는 그의 태도를 바꿔놓지 못했다. 프로 골프 선수를 꿈꾸던 학창 시절에도, 세계 1위가 된 지금도 그는 똑같이 치포틀레를 좋아하는 텍사스 사나이일 뿐이다.● “좋은 선수가 곧 좋은 아빠” ‘좋은 아빠가 될 수 있다면 좋은 선수가 되는 걸 포기할 수 있다’는 생각에 모두가 동의하는 건 아니다.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역사상 최고의 쿼터백으로 평가받는 톰 브레이디(48)가 그렇다. 브레이디는 NFL 챔피언결정전인 슈퍼볼 정상에 7번 오른 뒤 2023년 은퇴했다. NFL 역사상 브레이디보다 우승을 많이 한 선수는 물론이고 팀도 없다. 브레이디는 셰플러의 발언이 화제가 된 뒤 “좋은 아빠와 좋은 골퍼가 꼭 양자택일의 관계인 건 아니다”라고 자신의 뉴스레터를 통해 밝혔다. “꼭 머리맡에서 동화책을 읽어주고 숙제를 도와줘야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은 부모가 삶의 모든 면에서 어떻게 하는지를 다 지켜본다. 물론 좋은 선수가 된다고 꼭 좋은 아빠가 되는 것도 아니다. 다만 매일 더 나아지고, 더 나은 본보기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좋은 아빠가 되는 길이다.” 세계 최정상을 다투는 이들의 기준에서 ‘좋은’ 선수는 좋음(goodness)의 수준을 넘어 위대함(greatness)의 경지에 이른 존재다. 헌신의 수준이 다르다. 어떤 의미에서는 고통을 사랑해야 이 정도 경지에 오를 수 있다. 브레이디 역시 이를 모르지 않는다. 브레이디는 “탁월함을 좇으면서 내가 느꼈던 가장 큰 기쁨은 성취나 결과보다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브레이디는 선수 시절 ‘슈퍼볼 반지 중 어떤 걸 가장 좋아하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늘 “다음에 받을 반지”라고 답했다. 다만 골프 때문에 아내와 갈등이 생기면 그날 바로 골프를 그만두겠다는 셰플러와 달리 브레이디는 슈퍼모델 출신의 지젤 번천(45)과 2022년 이혼했다. 브레이디가 은퇴를 선언했다가 번복하는 과정에서 ‘무엇을 더 이루겠다는 것이냐?’며 반대한 번천과 갈등이 생겼다. 번천은 이혼 후 자신의 주짓수 강사였던 조아킹 발렌치(37)와 교제를 시작했고 둘 사이에서 아들도 태어났다. 번천의 임신 소식이 언론 보도로 알려진 뒤 브레이디는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의 연설문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도전에는 실수와 부족함이 따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경기장에서 싸우는 자는 대의에 자신의 열정과 헌신을 바친다. 이들은 마침내 위대한 성취의 영광을 맛본다. 최악의 경우에도 크게 도전했다가 실패한다. 그래서 그는 승리도 패배도 모르는 차갑고 겁많은 영혼과 결코 자리를 함께하지 않는다.”● ‘선수가 아닌 나’ 반대로 스포츠 선수 가운데는 승리와 패배밖에 모르는 게 문제인 케이스가 적지 않다. 스포츠 선수는 커리어의 성공을 자아와 동일시하는 경우가 많아 절정의 승리를 거둔 뒤에도 자신을 계속 극한까지 밀어붙이는 일이 흔하다. 올림픽 역사상 가장 많은 금메달(23개)을 따낸 ‘아쿠아맨’ 마이크 펠프스(40·미국)가 그랬다. 펠프스는 15세이던 2000년 미국 남자 수영 최연소 국가대표로 시드니 올림픽에 나섰다. 결과는 빈손이었다. 펠프스는 이후 올림픽 메달을 목표로 1년 365일 휴식 없이 훈련했다. 펠프스는 “훈련을 하루 쉬면 다시 이전 상태로 몸을 끌어올리는 데 이틀이 걸렸다. 그 시간이 아까웠다”면서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 며칠인지도 모르고 그냥 수영만 했다”고 말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 금 6개, 동메달 2개를 따낸 펠프스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는 메달 8개를 전부 금빛으로 바꿨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때도 금 4개, 은메달 2개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림픽이 끝나면 우울증이 찾아왔다. 금메달이 준 짧은 희열이 지나고 나면 ‘또 4년을 어떻게 기다리지?’ 하는 허무함만 남았다. 훈련에 지친 펠프스는 2012년 런던 올림픽을 마친 뒤 은퇴를 선언했다. “오랫동안 나를 인간이 아니라 수영 선수로만 여겼다”던 펠프스는 2014년 은퇴를 번복했다. 그는 “수영 선수가 아닌 인간으로서 나 자신을 좋아할 수 있게 된 건 그때부터였다. 정말 나답게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었다”고 했다. 복귀 후 펠프스는 메달이라는 목적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나’를 만드는 과정에 집중했다. 그렇다고 메달이 도망가지는 않았다. 펠프스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도 금 5개, 은메달 1개를 따냈다. 펠프스는 “여전히 때로 우울증 약을 먹고 불안에도 시달린다. 아마 평생 그럴 거다. 하지만 그게 바로 나”라고 말한다. 펠프스는 리우 올림픽이 끝나자마자 다시 은퇴를 선언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31세였다. 사람들은 그에게 “너무 이르다”고 했다. 펠프스는 고개를 저었다. 첫아들 부머(9)를 얻고 100일도 지나기 전에 리우 올림픽에 나섰던 펠프스는 “아이가 너무 빨리 자란다. (올림픽 후) 3, 4주 만에 아이를 봤는데 날 보면서 계속 웃는 모습에 눈물이 났다”며 “남은 시간은 ‘전업 아빠’로 보낼 것”이라고 했다. 펠프스는 현재 아들 넷을 키운다. 은퇴를 한번 번복했기에 펠프스는 여전히 ‘복귀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펠프스는 그럴 때면 지난해 파리 올림픽 미국 대표 선발전 중계를 함께 보던 셋째 아들 매버릭(5)과 나눈 대화를 전한다. “매버릭이 ‘아빠, 지금도 저 선수들 이길 수 있어?’라고 묻더라. 그래서 ‘마음먹으면 할 수는 있는데 그러려면 아빠는 계속 수영장에 있어야 해. 학교에도 못 데려다주고 저녁도 못 해줘. 아예 같이 먹지도 못해’라고 했더니 ‘그러면 싫다’더라. 그래서 ‘아빠도 싫다’고 했다.” 꼭 천문학적인 돈을 번 스포츠 스타만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니다. 소셜미디어에는 이런 글도 유행이다. “20년 뒤에도 여러분의 야근과 주말 근무를 기억할 사람은 여러분의 아이들뿐이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5-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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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강서 멈추긴 아쉬워”… 韓 농구 대표팀의 눈물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은 14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8강전에서 ‘만리장성’ 중국을 넘지 못했다. 경기 막판 추격전을 펼친 한국은 경기 종료 28초 전 포워드 이현중(25·나가사키)이 던진 3점슛이 림을 외면하면서 8점의 격차를 더는 줄이지 못하고 71-79로 패했다. 이현중은 유니폼에 얼굴을 묻고 아쉬움의 눈물을 쏟았다. 한국의 주전 가드 이정현(26·소노)은 이 장면을 TV로 지켜봐야 했다. 3점슛 능력이 뛰어난 이정현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1차전 호주전과 2차전 카타르전에서 각각 20점, 12점을 터뜨리며 맹활약했다. 하지만 카타르전에서 무릎을 다쳐 대회 도중 귀국했다. 중국전에서 한국의 3점슛 성공률이 12.5%에 그쳤기에 외곽슛 능력이 좋은 이정현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다. 이정현은 15일 통화에서 “끝내 뒤집지 못하고 패배를 받아들여야 하는 (중국전의) 마지막 순간이 가장 슬펐다”고 말했다. 무려 6명의 선수가 신장 2m 이상인 중국은 높이를 앞세운 수비로 한국의 3점슛 시도를 어렵게 만들었다. 이정현은 “중국이 우리 슈터들을 정말 강하게 압박했다. 슛과 돌파가 내 장점인데 정작 중요할 때 동료들을 돕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한국은 중국에 공격 리바운드 20개를 내주는 등 골밑 싸움에 어려움을 겪었다. 안준호 한국 대표팀 감독(69)은 경기 후 “우리 팀에 백보드를 지배할 수 있는 ‘빅맨’이 있다면 어떤 팀과 맞붙어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감독은 꾸준히 골밑을 지킬 장신 귀화 선수가 필요하다고 말해 왔다. 이에 대해 이정현은 “(귀화 선수의 합류는) 팀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귀화 선수가 없어도 최선을 다하겠지만 더 많은 관심과 도움을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별리그 두 경기에서 승부처에 결정적 득점을 성공시키고, 동료의 득점 기회를 살려주기 위해 부지런히 뛴 이정현은 ‘원팀’이 구호인 한국의 중심이었다. 한국 라커룸의 유행어는 “(이)정현이, 생큐!”였다. 안 감독이 득점 기회를 살려주는 동료가 있으면 “생큐”라고 외치라고 주문했기 때문이다. 이정현은 “우리는 진정한 ‘원팀’이었다. 소속 프로팀에서 30분씩 뛰는 선수들이 출전 시간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고 승리라는 목표를 위해 똘똘 뭉쳤다”고 돌아봤다. 한국 대표팀은 20대 초중반 선수들을 중심으로 세대교체를 진행 중이다. 이정현은 “우리는 이제 시작이다. 경험을 더 쌓으면 강팀과 붙어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5-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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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컵 8강에서 멈춘 한국 남자 농구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은 14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8강전에서 ‘만리장성’ 중국을 넘지 못했다. 경기 막판 추격전을 펼친 한국은 경기 종료 28초 전 포워드 이현중(25·나가사키)이 던진 3점슛이 림을 외면하면서 8점의 격차를 더는 줄이지 못하고 71-79로 패했다. 이현중은 유니폼에 얼굴을 묻고 아쉬움의 눈물을 쏟았다.한국의 주전 가드 이정현(26·소노)은 이 장면을 TV로 지켜봐야 했다. 3점슛 능력이 뛰어난 이정현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1차전 호주전과 2차전 카타르전에서 각각 20점, 12점을 터뜨리며 맹활약했다. 하지만 카타르전에서 무릎을 다쳐 대회 도중 귀국했다. 중국전에서 한국의 3점슛 성공률이 12.5%에 그쳤기에 외곽슛 능력이 좋은 이정현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다. 이정현은 15일 통화에서 “끝내 뒤집지 못하고 패배를 받아들여야 하는 (중국전의) 마지막 순간이 가장 슬펐다”고 말했다.무려 6명의 선수가 신장 2m 이상인 중국은 높이를 앞세운 수비로 한국의 3점슛 시도를 어렵게 만들었다. 이정현은 “중국이 우리 슈터들을 정말 강하게 압박했다. 슛과 돌파가 내 장점인데 정작 중요할 때 동료들을 돕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한국은 중국에 공격 리바운드 20개를 내주는 등 골밑 싸움에 어려움을 겪었다. 안준호 한국 대표팀 감독(69)은 경기 후 “우리 팀에 백보드를 지배할 수 있는 ‘빅맨’이 있다면 어떤 팀과 맞붙어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감독은 꾸준히 골밑을 지킬 장신 귀화 선수가 필요하다고 말해 왔다. 이에 대해 이정현은 “(귀화 선수의 합류는) 팀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귀화 선수가 없어도 최선을 다하겠지만 더 많은 관심과 도움을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조별리그 두 경기에서 승부처에 결정적 득점을 성공시키고, 동료의 득점 기회를 살려주기 위해 부지런히 뛴 이정현은 ‘원팀’이 구호인 한국의 중심이었다. 한국 라커룸의 유행어는 “(이)정현이, 생큐!”였다. 안 감독이 득점 기회를 살려주는 동료가 있으면 “생큐”라고 외치라고 주문했기 때문이다. 이정현은 “우리는 진정한 ‘원팀’이었다. 소속 프로팀에서 30분씩 뛰는 선수들이 출전 시간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고 승리라는 목표를 위해 똘똘 뭉쳤다”고 돌아봤다. 한국 대표팀은 20대 초중반 선수들을 중심으로 세대교체를 진행 중이다. 이정현은 “우리는 이제 시작이다. 경험을 더 쌓으면 강팀과 붙어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정현은 실망감에 젖어 있을 대표팀 동료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다 같이 치료실에서 살 정도로 아프지 않은 선수가 없었는데 모두 고생했다. 다시 웃으면서 대표팀에서 만나자. 이제 내가 너희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생큐’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5-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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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 밀워키 12연승”… ‘공짜 버거’ 쏜다

    “무슨 냄새 안 나요? 햄버거 냄새가 나는데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밀워키가 14일 안방에서 피츠버그를 상대로 4회말까지 6-0으로 앞서가자 중계 캐스터는 이렇게 외쳤다. 전날까지 11연승을 달리고 있던 밀워키가 이날 승리하면 지역 버거 체인 조지 웹에서 ‘공짜 버거’(사진)를 뿌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올 시즌 전반기 연승 행진이 ‘11’에서 멈추며 ‘버거 챌린지’에 실패했던 밀워키는 이날 결국 12-5로 승리하며 팬들에게 공짜 버거를 선물하게 됐다.조지 웹의 공짜 버거 공약은 밀워키의 야구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1948년 밀워키에 1호 점을 낸 조지 웹은 당시 이 도시를 연고로 하던 마이너리그 트리플A 팀 브루어스가 17연승을 하면 버거를 공짜로 나눠 준다는 현수막을 걸었다. 그러다 1953년 밀워키에 메이저리그 팀 브레이브스가 건너오면서 기준을 13연승으로 줄였다. 하지만 브레이브스는 결국 13연승을 기록하지 못한 채 1966년 애틀랜타로 연고지를 이전했다. 이후 1970년 시애틀 파일러츠가 밀워키로 둥지를 옮겨 브루어스가 되면서 조지 웹은 기준을 12연승으로 다시 낮췄다. 그로부터 ‘공짜 버거’ 공약이 실현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브루어스는 1987년 개막 13연승을 거뒀고, 2018년에는 정규시즌을 8연승으로 마감한 뒤 플레이오프에서 4승을 추가했다. 인구 58만 명의 밀워키는 MLB 30개 팀 연고지 중 인구가 가장 적다. 월드시리즈 우승이 없는 6개 팀 중 하나로 존재감도 크지 않은 스몰마켓 팀이다. 하지만 올 시즌은 특별한 스타플레이어 없이도 양대 리그 최고 승률 0.633(76승 44패)으로 내셔널리그 중부리그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밀워키는 올해 창단 첫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우승과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한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5-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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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새’ 6m29 넘었다… 듀플랜티스 13번째 세계新

    ‘인간새’ 아먼드 듀플랜티스(26·스웨덴)가 남자 장대높이뛰기 세계기록을 또 경신했다. 통산 열세 번째,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 세계기록이다. 듀플랜티스는 13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세계육상연맹(WA) 헝가리 그랑프리 남자 장대높이뛰기에서 6m29를 넘었다. 6월 안방인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열린 WA 다이아몬드리그 대회 때 홈 팬들 앞에서 세웠던 세계기록(6m28)을 두 달 만에 1cm 더 높였다. 이날 듀플랜티스는 경쟁자들이 모두 사라진 뒤에야 ‘본무대’를 시작했다. 6m2를 성공한 엠마누일 카랄리스(26·그리스)가 6m11을 세 차례 실패하자 6m11을 1차 시기에 가뿐히 넘은 듀플랜티스는 곧바로 6m29 세계기록에 도전했다. 1차 시기에선 실패했지만 2차 시기에 아슬아슬하게 바를 넘고 쇼를 마무리했다.듀플랜티스는 “헝가리 (전통음식) 굴라시가 세계기록을 위한 완벽한 레시피였다. 이틀 전에 정말 맛있는 굴라시를 먹었는데 오늘 여기(부다페스트)에서 이렇게 잘 뛴 걸 보니 우연이 아니었던 것 같다. 오늘 기록은 굴라시와 헝가리 맥주로 축하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해 파리 올림픽에서 세계기록(6m25)과 함께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듀플랜티스는 곧바로 ‘다음 기록 경신’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당시 “(세계기록을) 또 깨긴 하겠지만 일단은 좀 쉬겠다”고 답했던 듀플랜티스는 그 후로 벌써 세계기록을 네 번이나 더 새롭게 썼다. 남자 장대높이뛰기에서는 원조 ‘인간새’ 세르게이 붑카(62·우크라이나)가 1985년 처음 6m의 벽을 넘은 뒤 이제껏 세계기록이 총 26차례 경신됐다. 그중 붑카가 경신한 건 1994년 6m14까지 총 12번이다. 이후 나머지 13번은 듀플랜티스가 새로 썼다. 2020년 6m17을 넘으며 르노 라빌레니(39·프랑스)가 2014년 세운 6m16의 기록을 6년 만에 깬 듀플랜티스는 이후 세계기록을 매번 1cm씩 늘렸다. 듀플랜티스는 세계기록을 경신할 때마다 WA로부터 포상금 10만 달러(약 1억3800만 원)를 받고 레드불, 푸마 등 개인 후원사에서도 별도의 보너스를 받는다. 9월 도쿄 세계육상선수권에서도 듀플랜티스의 3연패는 사실상 확정적이다. 관건은 세계기록 경신 여부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5-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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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기록 경신만 13번째…‘인간새’ 듀플랜티스의 한계는 어디까지

    아먼드 듀플랜티스(26·스웨덴)가 남자 장대높이뛰기 세계기록을 또 경신했다. 통산 열세 번째,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 세계기록이다. 듀플랜티스는 13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세계육상연맹(WA) 헝가리 그랑프리 남자 장대높이뛰기에서 6m29를 넘었다. 6월 안방인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열린 WA 다이아몬드리그 대회 때 홈팬들 앞에서 6m28을 넘고 세계기록을 경신했는데 두 달 만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세계 기록을 1cm 더 끌어올렸다.이날 남자 장대높이뛰기에 나선 선수 중 6m 넘는 높이를 성공한 건 듀플랜티스와 엠마놀리 카라리스(26·그리스) 둘 뿐이었다. 카라리스는 6m2를 넘기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바를 6m11로 높이자 카라리스는 세 차례 모두 실패했다. 경쟁자가 모두 사라진 뒤에야 듀플랜티스의 ‘본무대’가 시작됐다. 6m11을 1차 시기에 가뿐히 넘어 우승을 확정한 듀플랜티스는 이후 곧바로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세계기록(6m28)에서 1cm를 더 높인 6m29에 도전했다. 1차 시기는 실패였지만 듀플랜티스는 2차 시기에 아슬아슬하게 바를 넘고 이날의 쇼를 마무리했다. 듀플랜티스는 지난해 파리올림픽에서도 세계기록(6m25)과 함께 금메달을 따낸 뒤에도 곧바로 ‘다음 기록경신’에 대해 질문을 받았다. 당시 듀플랜티스는 “(세계기록을) 또 깨긴 하겠지만 일단은 좀 쉬겠다”고 답했었는데 그 이후로 벌써 세계기록을 네 번이나 더 깼다.남자 장대높이뛰기에서는 ‘인간새’ 세르게이 붑카(우크라이나)가 1985년 처음 6m의 벽을 넘은 뒤 이제껏 세계기록은 총 26차례 경신됐다. 그 중 붑카가 경신한 건 1994년 6m14까지 총 12번이다. 듀플랜티스는 그보다 많은 13번을 경신했다. 듀플랜티스는 2020년 6m17를 넘어 르노 라빌레니(프랑스)가 2014년 세운 6m16을 기록을 6년 만에 깬 것을 시작으로 이번까지 자신의 최고기록이자 세계기록을 1cm씩 늘리고 있다.32개 대회 연속 우승행진을 달리고 있는 듀플랜티스의 경쟁자는 보이지 않는다. 2위권 선수들과 30cm가까이 차이나는 압도적인 격차로 우승하는 듀플랜티스는 9월 도쿄 세계육상선수권에서도 3연패가 확정적이다. 관건은 세계기록 경신여부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5-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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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진각~개성 달리는 국제평화마라톤대회, 20년 만에 재추진

    2005년 남북이 개최에 합의했으나 이후 중단된 파주∙개성 평화마라톤대회가 20년 만에 다시 추진된다. 민족문화체육연합은 통일부가 파주∙개성 평화마라톤축전의 북한 주민접촉을 승인했다고 13일 밝혔다. 앞서 김경일 파주시장은 7일 통일부를 방문해 ‘파주~개성 디엠지(DMZ) 국제평화마라톤대회’ 개최를 위한 북한주민접촉신고서를 제출했다. 파주시는 이번 대회 추진에 대해 “대북·대남방송 중단, 대북 확성기 철거 등 실질적인 남북 긴장 완화 조치가 시행된 것에 맞춰 남북화합의 물꼬를 트기 위한 조치”라며 “세계 각국의 참가자들이 남과 북을 달리며 남북 평화의 가치를 공유하는 대회로 평화의 도시 파주를 전 세계에 각인시킬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파주∙개성 평화마라톤축전은 2005년 재미 언론인 고 문명자 씨(1930~2008)가 문경환 민족문화체육연합 이사장과 북측에 제안해 북측과 준비위원까지 구성을 마치고 개최를 추진했던 대회다. 파주 임진각에서 출발해 통일대교와 디엠지(DMZ)를 가로질러 개성까지 갔다 임진각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계획됐다. 하지만 이후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실제 개최로 이어지진 못했다. 민족문화체육연합은 “정기적인 파주∙개성 평화마라톤 대회로 남북간 민간교류 협력의 활성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5-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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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제때 우승컵’ 연덕춘, 잃었던 韓이름 되찾아

    한국 골프 선구자 연덕춘 전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고문(1916∼2004)이 일제강점기 잃었던 한국 이름과 국적을 84년 만에 되찾았다. 연 전 고문은 1941년 일본오픈 정상을 차지하면서 한국 골프 선수 최초로 국제대회 우승 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공식 기록상 연 전 고문은 노부하라 도쿠하루(延原德春)라는 일본 선수로 이 대회에 참가해 우승한 것으로 남아 있었다. 이에 KPGA와 한국골프협회(KGA)가 기록 정정을 요청했고, 일본골프협회(JGA)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공식 기록이 바뀌었다. KPGA와 JGA는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대한민국 1호 프로골프선수 고(故) 연덕춘 역사와 전설을 복원하다’ 행사를 열고 6·25전쟁 당시 사라졌던 연 전 고문의 1941년 일본오픈 우승 트로피를 복원해 공개했다. 우승자 이름을 ‘YERN DUK CHOON’(연덕춘)으로 고쳐 새긴 이 트로피는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김원섭 KPGA 회장은 “이번 기록 변경은 대한민국 골프의 뿌리를 되찾는 일”이라고 말했다. 야마나카 히로시 JGA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연 전 고문이 본인 의지로 일본 국적과 일본 이름을 택한 게 아니었을 것”이라며 “한국 이름으로 역사에 남는 게 맞지 않겠나 하는 생각에 만장일치로 기록을 정정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JGA는 올해 새로 설립한 일본 골프 명예의 전당에 연덕춘 선생의 헌액도 추진 중이다. 1935년 일본 프로 자격을 취득한 연 전 고문은 1958년 한국 최초 프로골프 대회인 KPGA 선수권대회에서 초대 우승을 차지한 뒤 골프채를 내려놓았다. 1968년 KPGA 설립에 앞장섰고 세상을 떠날 때까지 한국 골프 발전에 힘썼다.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KPGA는 1980년부터 최저타수상을 ‘덕춘상’으로 명명해 시상하고 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5-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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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1호 프로골퍼’ 연덕춘, 잃었던 이름과 국적 84년만에 되찾다

    한국 골프의 선구자 연덕춘 선생(1916~2004)이 일제강점기 시절 잃었던 한국 이름과 국적을 84년 만에 되찾았다.한국프로골프협회(KPGA)와 일본골프협회(JGA)는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대한민국 1호 프로골프선수 고(故) 연덕춘 역사와 전설을 복원하다’ 행사를 열고 6·25전쟁 당시 유실됐던 연 선생의 1941년 일본오픈 우승 트로피를 복원해 공개했다.연덕춘 선생은 1941년 일본오픈 정상을 차지하며 한국 골프 선수로는 처음으로 국제대회에서 우승하는 기록을 남겼다. 이 우승은 ‘마라톤 영웅’ 손기정 선생(1912~2002)의 1936년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과 더불어 일제강점기에 한국인의 위상을 높인 대표 사례로 꼽힌다. 하지만 공식 기록상 일본인 노부하라 도쿠하루(延原德春)가 이해 일본오픈 우승자로 남아있었다. 원본 트로피에 적힌 이름 역시 마찬가지였다.그러다 이번에 트로피를 복원하면서 한국 이름 ‘연덕춘’을 새겨넣었다. 이 트로피는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에 전시 후 기증될 예정이다. 생전에 KLPGA 고문을 맡았던 연덕춘 선생이 1930년대에 썼던 골프채도 2012년부터 국가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뒤 독립기념관에 소장돼 있다.김원섭 KPGA 회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연 고문은 한국의 1호 골프선수이자 KPGA 창립회원으로 이번 기록 변경은 개인뿐 아니라 대한민국 골프의 뿌리를 되찾는 일”이라고 했다. 지난해 KPGA와 한국골프협회(KGA)로부터 기록 변경 요청을 받은 JGA는 광복 80주년과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이한 올해 4월 만장일치로 기록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야마나카 히로시 JGA 최고 운영 책임자(COO)는 만장일치 결정 배경에 대해 “연덕춘 선수는 우승 당시에는 정치적 상황 때문에 일본 이름으로 불렸다. 하지만 한국 분이고 한국인 최초로 일본오픈에서 우승한 선수다. 일본 이름으로 기록에 남기보단 당연히 한국 이름으로 역사에 남는 게 맞지 않겠나 생각했다”면서 “연덕춘 선수가 하늘에서 기뻐하고 계신다면 우리도 같은 마음”이라고 했다.JGA는 올해 새로 설립한 일본 골프 명예의 전당에 연덕춘 선생의 헌액도 추진 중이다. 새 명예의 전당은 프로선수만 대상으로 했던 기존 프로골프 명예의 전당에서 나아가 아마추어, 코스 설계자, 언론인까지 일본 골프 발전에 이바지한 모든 이들로 헌액 대상을 넓혔다. 야마나카 COO는 “외국 국적 선수에게도 자격이 주어진다. 연덕춘 선수는 일본에서 최초로 우승한 한국인으로 후보에 올라와 있다”고 전했다. 헌액식은 내년 3월 열릴 예정이다. 연덕춘 선생은 한국 최초 골프장인 경성컨트리클럽에서 캐디로 일하다 일본인 프로에게 선물 받은 아이언으로 연습하며 프로 골퍼의 꿈을 키웠다. 1935년 일본 관동골프연맹에서 한국인 최초로 프로자격증을 따고 일본 투어 생활을 시작한 연덕춘 선생은 1958년 한국 최초의 프로골프 대회인 KPGA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뒤 은퇴했다. 이후 국내 1세대 프로골퍼 후배 양성에 힘을 쏟으며 1968년 KPGA 창립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으며 KPGA 1호 회원이자 2대 회장으로 한국 골프 행정 기틀을 닦았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5-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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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기상 3점슛 8개 포함 28점 폭발… 韓, 레바논 꺾고 ‘죽음의 조’ 탈출

    “‘죽음의 조’에서 살아남아 기쁘다.”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의 슈터 유기상(24·LG·사진)은 11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조별리그 A조 3차전 레바논전을 승리로 이끈 뒤 이렇게 말했다. 이날 유기상이 3점슛 8개를 포함해 28점을 올린 한국은 지난 대회 준우승팀 레바논을 97-86으로 꺾었다. 한국은 3점슛 22개를 림에 꽂아 이번 대회 한 경기 팀 최다 3점슛 성공 기록을 세웠다. 조별리그를 2승 1패로 마쳐 A조 2위에 자리한 한국은 12일 B조 3위 괌과 8강 진출 결정전을 치른다. 지난 대회 우승팀 호주(3승)는 조 1위로 8강에 직행했다. 3위 레바논(1승 2패)은 한국처럼 8강 진출 결정전을 치르고, 4위 카타르(3패)는 탈락했다. 대회 개막 전까지만 해도 한국은 FIBA 아시아컵 파워랭킹에서 10위에 머물러 A조 최약체로 꼽혔다. 같은 조의 호주와 레바논은 각각 1위와 5위였고, 미국프로농구(NBA) 경력을 가진 귀화 선수를 보유한 카타르는 9위였다. 조별리그 첫 경기 호주전에서 완패하며 불안하게 출발한 한국은 카타르와 레바논을 차례로 꺾으며 ‘죽음의 조’에서 살아남았다.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유기상은 “대회 초반엔 경기력이 좋지 않았는데 ‘원 팀’ 정신력으로 이겨냈다. (8강 진출 결정전부터는) 지면 끝이니 더 집중력을 가지고 도전하는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2024∼2025시즌 한국프로농구에서 최다(101개) 3점슛을 성공시키며 LG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힘을 보탠 유기상은 국제 무대에서도 뜨거운 외곽슛 능력을 자랑했다. 3점슛 8개는 이번 대회 한 경기 개인 최다 3점슛 성공 기록이다. 안준호 한국 농구 대표팀 감독(69)은 “유기상이 높은 3점슛 성공률(66.7%)을 자랑했다. ‘눈꽃 슈터’가 한국을 넘어 ‘아시아의 슈터’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눈꽃 슈터는 이름이 눈(雪)을 뜻하는 일본어 ‘유키’와 비슷한 유기상의 별명이다. 선수 시절 국제대회에서 고감도 외곽포를 자랑해 ‘조선의 슈터’로 불렸던 조성민 해설위원(42)은 “그동안 대표팀에 슈터가 없다는 얘기가 많았는데 이번 대회에서 (유)기상이 등 후배들이 좋은 활약을 펼쳐 선배로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포워드 이현중(25·나가사키)도 같은 경기에서 3점슛 7개를 성공시키며 28점을 넣었다. 이현중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 중 가장 많은 출전 시간(평균 33분 36초)을 기록하면서도 부지런히 코트를 누비며 공격을 이끌고 있다. 이현중은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다. 오히려 즐거워서 더 뛰고 싶다”면서 “오늘까지만 (승리를) 기뻐하고, 내일부턴 목표인 우승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5-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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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리 어답터’ 저스틴 로즈… 45세 나이 딛고 정상 포효

    “어메이징한 90분이었다. 지금도 내 최대치만 끌어내면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걸 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겨뤄 다시 우승할 수 있어 기쁘다.” 베테랑 골퍼 저스틴 로즈(45·잉글랜드)는 11일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오프 1차전 페덱스 세인트주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이렇게 말했다. 로즈는 이날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TPC 사우스윈드(파70)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3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 합계 16언더파 264타로 J J 스펀(35·미국)과 동타를 이룬 그는 3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했다. 1, 2차 연장에서 파와 버디로 비긴 로즈는 3차 연장에서 3m 조금 넘는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스펀의 2m 버디 퍼트가 홀컵을 빗나가면서 로즈의 우승이 확정됐다. 45세라는 나이를 감안하면 놀랄 만한 집중력이었다. 로즈는 이날 14번홀(파3)부터 4연속 버디를 잡는 등 3차 연장까지 마지막 8개 홀에서 6개의 버디를 몰아 쳤다. 바로 이 90분간의 어메이징한 시간이 그에게 우승컵을 가져다줬다. 2023년 2월 AT&T 페블비치 프로암 이후 2년 6개월 만의 우승이자 통산 12번째 PGA투어 대회 우승이다. 우승 상금은 360만 달러(약 50억 원)다. 45세 11일인 로즈는 이번 우승으로 PGA투어 역사상 두 번째 최고령 플레이오프 우승자가 됐다. 이 부문 기록은 2008년 45세 6개월의 나이로 플레이오프 2승을 거둔 비제이 싱(62·피지)이 가지고 있다. 남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29·미국)가 두 살이던 1998년 프로에 데뷔한 로즈는 27년이 지난 요즘도 젊은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다.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는 300.8야드로 108위에 머물고 있지만 퍼팅과 어프로치, 아이언샷 등은 모두 열 손가락 안에 든다. 스윙을 철저히 연구하는 선수로 유명한 그는 새로운 기술이 나올 때마다 이를 자신의 플레이에 적용하는 ‘얼리 어답터’이기도 하다. 이런 끊임없는 노력 덕분에 그는 지난해 메이저대회 디 오픈에서 준우승했고, 올해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에서 로리 매킬로이(36·북아일랜드)와 연장 승부 끝에 준우승하는 등 전성기 못지않은 실력을 유지하고 있다. 김시우(30)는 최종 합계 8언더파 272타로 공동 14위, 임성재(27)는 7언더파 273타로 공동 17위를 했다. 김시우와 임성재는 각각 페덱스컵 랭킹 41위와 25위가 되면서 상위 50명이 출전하는 플레이오프 2차전 BMW 챔피언십 티켓을 따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5-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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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노아 희재 팔미아노, 아시아 서핑 챔피언십 역사상 첫 2관왕

    한국 서핑의 차세대 스타 카노아 희재 팔미아노(18)가 10일 인도 마하발리푸람에서 열린 2025 아시아 서핑 챔피언십 남자 오픈부에서 15.17점으로 우승했다. 주니어부에서도 우승한 그는 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2관왕에 올랐다.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처음 정식종목이 된 서핑은 아시안게임에서는 2026년 대회에서 정식 종목으로 데뷔한다. 이번 대회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출전권이 남녀 1장씩 걸려있었다. 지난해 몰디브에서 열린 아시아 서핑 챔피언십에서 아시안게임 출전권 남녀 1장씩을 확보했던 한국은 이번에 출전권을 추가로 확보했다. 이로써 한국은 국가당 주어지는 최다 출전권(남자 2장·여자 2장)을 모두 채웠다.2017년 서핑 국가대표팀 창설 때부터 8년간 팀을 이끈 송민 감독은 “지원도 기반도 없던 시절부터 선수 발굴과 국제 경험 축적에 매진해온 시간이 쌓여 결실을 맺었다”면서 “아시안게임과 더 큰 무대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한국은 이번 대회 여자 오픈부에서 이나라(27)가 7위, 김비주(20)가 13위, 이하린(15)이 19위(주니어 9위)에 자리했다. 여자 주니어부에서는 2013년생으로 최연소 국가대표인 신주빈(12)이 결선까지 진출해 4위에 올랐다. 남자 오픈부에서는 전서현과 정의종(이상 16)이 공동 17위를 했고, 남자 주니어부에서는 목하진(17)이 13위에 자리했다. 서장현 단장은 “선수들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서로를 격려하며 보여준 팀워크도 인상적이었다. 이번 경험이 아시안게임에서도 큰 힘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5-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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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셰플러 두 살 때 프로 데뷔한 저스틴 로즈, 45세에 PGA투어 플레이오프 1차전 우승

    저스틴 로즈(45·영국)가 프로로 전향한 1998년, 스코티 셰플러(29·미국)는 갓 두 살이었다. 27년 후 셰플러는 미국프로골프(PGA)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로즈 역시 지금도 PGA투어 우승컵을 들어올린다. 로즈는 11일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TPC 사우스윈드에서 마무리된 PGA 투어 플레이오프 1차전 페덱스 세인트주드 챔피언십(파70)에서 마지막 5홀에서 4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6언더파 264타로 J.J.스펀(35·미국)과 동타를 기록했다. 1, 2차 연장에서 파와 버디로 비긴 로즈는 3차 연장에서 3m 조금 넘는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승부를 마무리했다. 스펀의 버디 퍼트는 2m 정도였으나 홀컵을 빗나갔다. 이날 로즈는 14홀부터 버디 4개를 연속해 잡는 등 3차 연장까지 마지막 8개 홀에서 버디 6개를 잡아냈다. 로즈는 “놀라운 90분이었다. 지금도 내 최대치만 끌어내면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걸 안다. 특히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겨뤄 다시 우승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 그간 열심히 했던 노력을 보상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45세 11일인 로즈는 이번 우승으로 역사상 두 번째 최고령 플레이오프 우승자가 됐다. 역대 최고령 우승자는 2008년 45세 6개월 10일의 나이로 플레이오프 2승을 거뒀던 비제이 싱(62·피지)이다. 올해 마스터스에서 로리 맥길로리(36·북아일랜드)에 연장 끝 우승을 내줬던 로즈는 2023년 2월 AT&T 페블비치 프로암 이후 2년 6개월 만에 PGA 투어 우승을 추가했다. 투어 통산 12번째, 올림픽 금메달(2016 리우)을 포함한 세계대회 통산 24번째 승리다. 이 우승으로 로즈는 20위였던 세계랭킹도 9위까지 끌어올렸다.로즈의 극전 역전 드라마에 토미 플리트우드(34·영국)는 우승 기회를 또 한번 놓쳤다. 이날 로즈와 함께 챔피언 조에서 출발한 플리트우드는 마지막 3홀을 남기고도 2타차까지 앞서나갔다. 하지만 17번홀(파4) 보기에 이어 버디를 기록해야 연장에 합류할 수 있었던 마지막 홀에서 공을 벙커에 빠뜨리며 파에 그쳤다. 1타차로 연장에 합류하지 못한 플리트우트는 최종합계 15언더파 165타로 셰플러와 공동 3위에 만족해야 했다. 김시우(30)는 최종합계 8언더파 272타로 공동 14위, 임성재(27)는 7언더파 273타로 공동 17위로 대회를 마쳤다. 두 선수 모두 페덱스컵 50위까지 초대되는 플레이오프 2차전에 진출했다. 플레이오프 2차전은 14일 개막하는 BMW 챔피언십이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5-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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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 번째 부상 신음 김도영, 결국 시즌 아웃

    지난해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 KIA 김도영(22)이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부상으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순위 싸움에 한창인 KIA로서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다. KIA 구단은 “김도영이 경남 창원 소재 한 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받은 결과 왼쪽 햄스트링 손상 소견을 받았다”면서 “선수 보호 차원에서 남은 기간 김도영에게 휴식을 주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김도영은 타율 0.309, 7홈런, 27타점을 남긴 채 올 시즌을 마무리하게 됐다. 김도영은 전날 사직 롯데전에서 3루수 수비 도중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했다. 5회말 상대 팀 윤동희의 땅볼 타구를 처리하던 과정이었다. 김도영은 곧바로 더그아웃에 교체를 요청한 뒤 경기에서 빠졌다. KIA는 처음에 ‘근육이 뭉쳤다’고 발표했는데 MRI 검진 결과가 더 좋지 못했다. 김도영은 올해에만 햄스트링을 세 번 다쳤다. 3월 22일 시즌 개막전 때부터 주루 플레이 도중 왼쪽 햄스트링에 통증이 찾아왔다. 그날 바로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김도영은 재활을 거쳐 4월 25일 복귀했지만 5월 27일 광주 키움전에서 2루 도루를 시도하다 이번에는 오른쪽 햄스트링을 다쳤다. 5일 롯데전부터 다시 1군 무대로 돌아온 김도영은 7일 복귀 첫 안타를 신고했지만 다시 왼쪽 햄스트링을 다치면서 시즌을 조기에 마감하게 됐다. ‘제2의 이종범’이란 기대 속에 2022년 프로에 데뷔한 김도영은 처음 2년 동안 부상과 싸우느라 풀 타임을 소화하지 못했다. 그러다 처음으로 풀 타임을 소화한 지난해 타율 0.347, 38홈런, 109타점을 기록하면서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도루도 40개를 성공시키며 국내 타자 첫 40홈런-40도루 클럽 가입에 홈런 두 개 차까지 다가갔다. 143득점도 한 시즌 최다 신기록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 다시 부상에 발목이 잡히면서 프로 데뷔 후 최소인 30경기 출전에 그쳤다. 김도영의 올 시즌 1군 등록일은 70일이 전부다. 국가대표 보상 일수(25일)를 더해도 한 시즌 출전 인정 기준인 145일을 채울 수 없다. 이에 따라 김도영의 해외 진출 그리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취득 시점도 미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도영의 합류로 완전체 전력을 꿈꿨던 KIA도 남은 시즌 어려움을 겪게 됐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5-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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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현중-여준석 깨어난 한국, 카타르 97-83로 잡고 아시아컵 ‘죽음의 조’ 탈출 청신호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이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에서 ‘죽음의 조’ 탈출의 청신호를 켰다. 한국은 8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킹 압둘라 스포츠시티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카타르를 97-83으로 꺾었다. 1차전에서 디펜딩챔피언 호주에 36점 차(61-97)로 패했던 한국은 이날 승리로 8강 진출자 결정전에 진출할 수 있는 희망을 이어가게 됐다.한국 대표팀 ‘에이스’ 이현중(25·나가사키)은 이날 양 팀에서 가장 긴 38분35초를 뛰면서 24점을 올렸다. 특히 경기 종료 3분 5초를 남기고 카타르가 85-80, 5점 차까지 추격해 오자 그 이후에만 8점을 몰아넣는 집중력으로 승리를 지켰다. 유기상(24·LG)도 3쿼터에만 3점슛 4개를 성공시키는 등 3점슛 7개와 함께 총 24득점을 기록했다. 유기상의 외곽포가 터지면서 경기 도중 무릎 통증이 찾아온 여준석(23·시애틀대)은 후반전에 무리해 나서지 않을 수 있었다. 1차전에서 무득점에 그쳤던 여준석은 이날 전반만 뛰고 22점을 올렸다.호주전 때는 보여주지 못했던 속공과 외곽포 모두 이날은 살아났다. 한국은 이날 득점의 4분의 1에 가까운 25점을 속공으로 얻었다. 한국은 이날 수비에서도 미국프로농구(NBA) 경력자 브랜든 굿윈을 19점으로 막았다. 굿윈은 1차전 때는 레바논을 상대로 33득점을 기록했었다. 이현중은 경기 후 “굿윈이 왜 NBA 선수였는지 보여주는 플레이를 했다. 하지만 정성우(32·한국가스공사), 박지훈(30·정관장) 형이 코트 끝에서 끝까지 따라다니며 계속 괴롭혀서 실점을 최소화했다. 또 이승현(33·현대모비스), 하윤기(26·KT) 등 빅맨들이 박스아웃에서 좋은 역할을 해줬다”며 “동료들의 이런 움직임 덕에 나도 득점할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한국은 레바논, 카타르는 호주전을 남겨둔 가운데 카타르가 먼저 2패를 안으면서 한국은 레바논전 승리 시 호주에 이어 조 2위로 8강 진출 결정전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16개 팀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에서는 4팀씩 한 조로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위가 8강에 직행하고 조 2, 3위는 8강 진출자 결정전을 치른다. 2, 3위 승패가 같을 때는 골 득실로 순위를 가린다.안준호 감독은 경기 후 “이현중, 여준석이 부활했다. 이정현, 유기상이 자기 몫을 충분히 해줬다”며 “레바논전에서도 우리의 농구를 하면서 주도권을 가져가야 한다. 더 침착하게 레바논전 승리를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안 감독은 여준석의 부상에 대해 “선수 보호차원에서 후반전에 출전시키지 않았다. 레바논전 출전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레바논전은 10일 자정(한국시간)에 열린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5-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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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4년 MLB 사상 첫 여성 심판 탄생

    미국 4대 프로 스포츠 중에서 성차별이 강한 편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던 미국프로야구(MLB)에서 사상 최초로 여성 심판이 탄생한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9, 10일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리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마이애미 말린스의 경기에서 젠 파월 심판(48·사진)이 그라운드에 선다. 파월 심판은 두 경기가 연속으로 치러지는 9일에는 누심을 맡고, 10일에는 주심으로 경기를 이끌기로 했다. MLB에서는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가 출범한 1901년 이후 124년간 여성 심판이 없었다. 파월은 고교 시절 소프트볼과 축구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호프스트라대에 소프트볼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또 2001년 여자야구 국가대표팀에서 뛰었다. 2010년부터 소프트볼 심판을 지냈고, 2016년 마이너리그에서 야구 심판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정식 경기가 아닌 시범 경기에서 심판으로 활약했다.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파월의 끈질긴 노력과 야구에 대한 열정이 이 역사적 순간을 만들었다”고 밝혔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5-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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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49세이브… ‘굿바이 끝판대장’

    ‘돌직구’를 앞세워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군림했던 ‘끝판대장’ 오승환(43·사진)이 마운드를 떠난다. 프로야구 삼성은 6일 “오승환이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오승환은 남은 시즌에는 엔트리 등록 없이 1군 선수단과 동행한다. 삼성은 그의 등번호 21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하고 타 구단과의 협의를 거쳐 은퇴 투어도 추진한다. 오승환은 마무리 투수의 상징 같은 존재였다. 2005년 삼성에서 데뷔한 오승환은 데뷔 첫해부터 지난 시즌까지 마무리로 뛰며 KBO리그 통산 최다 세이브(427세이브)를 쌓았다. 통산 세이브 2위 손승락(은퇴·271세이브)보다 156세이브나 많다. 2006년, 2011년 달성한 47세이브 역시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이다. 2007년 리그 최초로 2시즌 연속 40세이브를 달성했고 그해 최소 경기 100세이브(180경기) 기록을 세웠다. 2011년 기록한 200세이브는 최연소(29세 28일)이자 최소 경기 세계기록(334경기)이었다. 한국을 평정한 오승환은 해외에 진출해서도 세이브 행진을 이어갔다. 2014년 일본프로야구 한신에 입단한 오승환은 그해 39세이브, 이듬해 41세이브를 올리며 2년 연속 센트럴리그 구원왕을 차지했다. 2014년에는 포스트시즌인 클라이맥스 시리즈 6경기에 모두 등판해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도 거머쥐었다. 2016년 세인트루이스와 계약해 빅리거의 꿈을 이룬 오승환은 ‘파이널 보스(Final Boss)’라 불리며 토론토, 콜로라도 등 3개 팀에서 4시즌(2016∼2019) 동안 42세이브, 45홀드를 올렸다. 한미일 통산 세이브는 549개다. 2019년 국내 복귀 이후에도 그는 여전히 리그 최고의 마무리였다. 2021년에는 44세이브로 최고령 세이브왕에도 올랐다. 하지만 21번째 시즌인 올해는 부상과 부진이 겹쳐 단 1개의 세이브도 추가하지 못했다. 11경기에서 8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8실점하며 평균자책점 8.64로 부진했다. 지난달 8일 NC전 이후 1군에서 뛰지 못한 오승환은 구단을 통해 “고민 끝에 은퇴를 결정했다. 다양한 리그에서 많은 경기를 뛸 수 있어 행복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승환의 은퇴로 한국 야구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1982년생 ‘황금세대’가 모두 그라운드를 떠났다. 2020년 김태균(전 한화)을 시작으로 이대호(전 롯데)가 2022년을 끝으로 은퇴했고, 추신수(전 SSG)는 지난해 유니폼을 벗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5-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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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남자농구, 호주에 61-97 완패…호주의 벽 높았다

    호주의 벽을 체감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안준호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6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A조 조별예선 1차전에서 디펜딩챔피언 호주에 61-97로 완패했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치른 일본, 카타르와의 평가전에서 이현중(25·나가사키)-여준석(23·시애틀대) 원투펀치를 앞세워 스피드와 외곽포의 이점을 살린 플레이를 했다. 하지만 한국이 그동안 준비한 이 같은 장점은 이날 호주는 높이와 강한 외곽 수비에 막히고 말았다.이현중은 상대의 집중 견제 속에도 두 자릿수 득점(11득점)은 유지했지만 장점인 3점슛은 12개를 던져 2개만 성공했다. 여준석은 3점슛 2개를 포함해 시도한 야투 9개가 모두 림을 빗나가 무득점에 그쳤다. 상대적으로 견제가 적었던 이정현이 20득점으로 분전했지만 초반부터 기울어진 분위기를 뒤집기는 역부족이었다. 이정현은 “초반부터 밀리면서 우리 선수들이 즐겨하는 플레이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답답한 경기를 했다. 그래도 세계적인 전력을 가진 호주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했다고 생각하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호주는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잭 맥베이가 3점슛 5개를 포함해 20득점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1~4쿼터 내내 리드를 유지한 호주는 주전과 벤치 멤버들이 고루 코트를 밟았다.FIBA 세계랭킹 7위 호주는 오세아니아국가의 아시아컵 참가가 허용된 2017년 대회부터 직전 2022년 대회까지 두 대회 연속해 ‘전승 우승’을 달성한 아시아컵 최강팀이다. 이날 승리로 호주의 아시아컵 연승은 ‘13’으로 늘었다.안준호 감독은 “높이와 피지컬 등 여러가지 면에서 벽이 높았다. 참가국 중 최단신인 우리는 단신만이 할 수 있는 빠른 공수 전환, 외곽슛에서 상승세를 타야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오늘은 가진 것의 50~60%밖에 하지 못했다. 카타르, 레바논전에서는 우리만의 플레이를 100%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평했다.아시아컵은 각 조 1위가 8강에 직행하고 2, 3위는 8강 진출 결정전을 치른다. FIBA랭킹이 53위인 한국은 8일 카타르와의 2차전을 반드시 잡아야 조2위로 8강 진출 결정전을 치르는 희망을 이어갈 수 있다. 카타르는 A조 중 유일하게 한국보다 랭킹(87위)이 낮은 팀이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5-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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