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선

최지선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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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서 벌어지는 특별한 일들을 기록합니다.

aurinko@donga.com

취재분야

2025-04-20~2025-05-20
미국/북미27%
국제일반24%
유럽/EU22%
러시아5%
인사일반5%
종교5%
국제경제3%
국제정치3%
국제정세3%
국제문화3%
  • “Z세대 술 소비 감소, 친구보다 SNS와 시간 보내서” 아사히 CEO의 토로

    아츠시 카츠키 일본 아사히 최고경영자(CEO)가 “‘지 세대(Generation Z)’의 알코올 소비가 줄어든 것은 건강에 대한 염려 때문이 아니라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이 성장하면서 알코올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카츠키 CEO는 18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술은 사람들의 오락과 즐거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해왔지만 지난 10년 동안 게임을 포함한 오락거리가 늘어났다”며 “그로 인해 즐거움과 행복에서 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젊은 세대가 술을 마시며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기 보다는 게임, 유튜브 스트리밍, 소셜 미디어 등에 시간을 쓰면서 알코올 소비가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데이터 기업 IWSR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 주류 판매량은 1% 감소했으나, 판매액은 2% 증가했다. 소비자들이 주류 절대 소비량을 줄이는 대신, 더 고급 주류를 찾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팬데믹을 거치며 젠지 세대들 사이에서는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술 취하지 않은 것에 대한 호기심) 문화가 확산됐다. 무알코올 맥주, 저알코올 음료 등을 마시거나 고가의 좋은 주류를 소량만 마시며 술을 멀리하는 라이프스타일의 일종이다. 이에 주류업계는 고가 주류, 저알코올 주류 등으로 판매 전략을 다변화하고 있다. 아사히 측은 FT에 이 같은 소비 행태 변화에 발맞춰 블로거, 게이머, 인플루언서들을 타깃으로 고급 주류, 저알코올 음료, 그리고 프리미엄 청량음료 등을 판매하는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2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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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생일에 ‘628억원 짜리’ 군사 퍼레이드 벌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79번째 생일이자 미 육군 창설 250주년을 맞아 다음 달 14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 비용이 4500만 달러(약 628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USA투데이가 1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워싱턴에서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가 진행되는 건 1991년 이후 34년 만이다.USA투데이가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는 에이브럼스 전차 24대와 브래들리 전투 장갑차 34대, 팔라딘 자주포 4대 등 총 120대의 군 차량이 동원된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쓰인 B-17 폭격기와 P-51 머스탱 전투기 등은 미 국회의사당에서 내셔널 몰까지의 상공을 비행하고, 아파치 블랙호크 치누크 등 50여 대의 최신 헬기도 동원될 예정이다. 퍼레이드에 참석하는 군인은 7500여 명이다. 워싱턴 소재 관공서에는 군인들이 묵기 위한 야전 침대를 만들고 있다. 이들은 하루에 50달러의 추가 수당을 받고, 하루 두 끼는 전투식량을 배급받는다고 USA투데이는 전했다.퍼레이드는 오후 6시에 시작해 콘서트, 불꽃놀이 순으로 진행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근처 컨스티튜션 애비뉴에 만들어질 관람석에서 퍼레이드를 관람할 계획이다. 퍼레이드 구간은 펜타곤에서 백악관까지 약 6.4㎞다. 비용은 3000만 달러로 책정돼 있지만 4500만 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매체는 예상했다.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생일에 맞춰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기획한 것에 대해 민주당에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 상원 군사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잭 리드 의원(로드아일랜드)은 “이게 바로 트럼프”라며 “이 모든 게 그의 자존심 때문이며, 모든 것을 자기중심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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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악관 떠난 머스크, 사우디서 여전한 ‘퍼스트 버디’ 존재감 발휘

    “일론 머스크 같은 평생의 파트너이자 친구를 사우디아라비아가 갖게 돼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지인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13일(현지 시간) 열린 ‘사우디-미국 투자 포럼’에서 압둘라 알 스와하 사우디 통신 및 정보기술부 장관은 이렇게 밝혔다. 그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사우디와 미국의 기술 분야 협력을 이끄는 개척자”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순방에 동행한 머스크는 이날 행사 무대에도 직접 등장해 박수 갈채를 받았다. 그는 이 자리에서 “스타링크가 사우디에서 해상 및 항공 용도로 공식 승인됐다”고 밝혔다. 스타링크는 머스크가 소유한 우주 관련 기업 스페이스X가 개발·운영하는 위성 기반 인터넷 서비스다. 최근 스타링크는 미국 밖에서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 공격적인 시장 개척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머스크의 사우디 순방 동행에 대해 “머스크가 트럼프와 가까운 사이를 유지하고 있으며, 백악관이 그에게 여전히 귀 기울이고 있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머스크 ‘특별 공무원’ 신분 30일 종료 머스크는 지난달 30일 정부효율부(DOGE) 수장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취임 직후 머스크는 최대 130일의 근무 시한을 갖는 ‘특별 공무원’ 신분으로 DOGE를 이끌었다. 이달 30일 근무 시한 만료를 앞두고 테슬라 경영 복귀를 선언한 것. 지난해 그가 트럼프 대통령 대선 캠프에 참여하기 시작한 뒤 세간에선 ‘두 터프가이가 언젠가 크게 충돌할 것’이란 소문이 나돌았다. 두 사람 모두 동물적인 감각을 갖춘 억만장자 사업가인 데다 예측하기 힘든 불같은 성격의 소유자이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하고 싶은 말을 여과 없이 쏟아낸다는 공통점도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지금까진 큰 잡음 없이 화기애애하게 지냈다. 머스크는 지난달 30일 내각회의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건국 이래 가장 위대한 정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공식적인 고별인사’를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가 (여론에)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 원한다면 더 (백악관에) 머물러도 된다”고 화답했다. 머스크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뒤 DOGE 활동을 통해 다양한 연방정부 관련 인력, 예산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1600억 달러(약 223조8700억 원)의 연방정부 예산을 절감했다. 하지만 스스로도 “당초 목표엔 크게 미치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오히려 머스크의 공직 활동은 상당한 부작용을 유발했다는 평가가 많다. DOGE의 대규모 예산·인력 삭감에 대한 반발 여론이 높아지며 미국과 유럽에서 테슬라 판매량은 급감했다. 올 4월 테슬라 판매량은 전년에 비해 영국에서 68%, 덴마크에서 67%, 네덜란드에서 74%, 스웨덴에서는 81% 줄었다. 미국 최대 자동차 시장인 캘리포니아주에서도 올 1분기(1∼3월) 테슬라 판매량은 1년 전에 비해 15.1% 감소했다. 테슬라 주가는 전 고점 대비 53% 이상 급락했다.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와 거리를 두고 테슬라 경영에 다시 집중하고 있지만, 떨어진 브랜드 인지도를 회복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백악관 떠나 ‘스타베이스’에서 왕 노릇 하나 DOGE 수장에서 물러난 머스크가 당분간 관심을 집중할 사안으로는 미 텍사스주 최남단에 있는 신도시 ‘스타베이스’ 건설이 꼽힌다. 3일 텍사스주 캐머런 카운티는 보카치카 지역을 ‘스타베이스’시로 지정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현재 스타베이스로 편입된 구역은 4.6km² 규모로, 주민 283명 대부분이 스페이스X 직원이다. 신임 시장으로는 스페이스X 부사장인 보비 페든이 당선됐다. 이 도시 보카치카 대로에는 2.7m 높이의 머스크 흉상이 서 있다. 머스크에게 ‘스타베이스’는 대규모 공동체 실험이자, 정부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만든 계획 도시다. 머스크는 2012년부터 이 지역의 토지를 매입해 왔다. 이곳에는 스페이스X 발사 시설과 착륙장, 발사 제어 센터 등이 있다. 인근에 스페이스X 직원들을 위한 집과 식료품 가게, 병원은 물론이고 실험학교인 ‘애드 애스트라(별들을 향해)’까지 지었다. 도시 전체를 하나의 완전한 ‘머스크표 공동체’로 꾸린다는 계획이다. 스타베이스 건설과 운용은 머스크가 자신의 최종 목표라고 밝힌 ‘화성 자치 정착촌 건설’을 위한 실험이다. 머스크는 화성에 인구 100만 명이 사는 자치 정착촌을 지어 지구에 있는 어떤 나라의 간섭도 받지 않는 공동체를 만들고 싶다는 구상을 2012년 공개했다. 스타베이스는 공식 X 계정에 “도시가 되면 우주에서 인류의 미래를 건설하는 남성과 여성을 위한 최고의 커뮤니티를 계속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정치매체 더힐은 “100채가 넘는 주택, 식료품점, 학교까지 모두 갖춘 이 공동체는 머스크가 텍사스 중부에서 자신의 산업, 정치적 권력을 통합하려는 것을 보여 준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정치매체인 폴리티코는 “머스크가 스타베이스의 사실상의 시장이 돼 이 지역의 식민지화를 시작했다”고 전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5-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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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령의 바이든, 재선땐 휠체어 쓰려 했다”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재선을 노렸지만 인지기능 저하설 등으로 중도 사퇴한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을 시 휠체어를 사용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지난해 6월 대선 후원금 모금 행사에서 15년 동안 가깝게 지내온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도 알아보지 못해 클루니가 큰 충격을 받았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제이크 태퍼 CNN 앵커, 정치매체 액시오스의 앨릭스 톰프슨 기자는 이달 20일 바이든 전 대통령 측근들이 1942년생인 바이든 전 대통령의 신체적, 정신적 악화를 알면서도 대선 출마를 밀어붙였다는 의혹을 다룬 책 ‘원죄(Original Sin)’를 출간한다. 두 사람은 민주당 관계자 200여 명을 인터뷰해 이 책을 펴냈다. 13일 뉴요커가 이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보도한 바에 따르면 바이든 전 대통령은 2023, 2024년 급속도로 쇠약해졌다. 특히 척추 관절염을 앓으며 몸이 뻣뻣해지고 걸음걸이가 불안정해졌다. 그는 2023년 6월 콜로라도주에서 열린 공군사관학교 행사 무대에서 모래주머니에 걸려 크게 넘어졌다. 13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또한 생중계된 공식 행사에서 조는 듯한 모습이 목격됐다. 그는 이날 수도 리야드의 왕궁에서 열린 행사에서 졸린 얼굴로 눈을 감았다가 갑자기 깬 듯한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79세 생일을 맞는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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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15년지기 조지 클루니도 못 알아봐…휠체어 사용도 검토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재선을 노렸지만 인지기능 저하설 등으로 중도 사퇴한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을 시 휠체어를 사용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지난해 6월 대선 후원금 모금행사에서 15년 동안 가깝게 지내온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도 알아보지 못해 클루니가 큰 충격을 받았다는 사실도 드러났다.제이크 태퍼 CNN앵커, 정치매체 액시오스의 알렉스 톰슨 기자는 오는 20일 바이든 전 대통령 측근들이 1942년생인 바이든 전 대통령의 신체적, 정신적 악화를 알면서도 대선 출마를 밀어붙였다는 의혹을 다룬 책 ‘원죄(Original Sin)’를 출간한다. 두 사람은 민주당 관계자 200여 명을 인터뷰해 이 책을 펴냈다.13일 뉴요커가 이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보도한 바에 따르면 바이든 전 대통령은 2023, 2024년 급속도로 쇠약졌다. 특히 척추 관절염을 앓으며 몸이 뻣뻣해지고 걸음걸이가 불안정해졌다. 그는 2023년 6월 콜로라도주에서 열린 공군사관학교 행사 무대에서 모래주머니에 걸려 크게 넘어졌다. 당시 대통령 주치의였던 케빈 오코너는 바이든 측 참모에게 “더 심하게 넘어지면 회복이 불가능할 수 있다. 그에게 휠체어가 필요할 수 있다”고 전달했다. 이후 참모진은 바이든 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걷는 동선을 더 짧게 만들고, 운동화를 더 자주 신게 하는 등 보행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다.13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또한 생중계된 공식 행사에서 조는 듯한 모습이 목격됐다. 그는 이날 수도 리야드의 왕궁에서 열린 행사에서 졸린 얼굴로 눈을 감았다가 갑자기 깬 듯한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79세 생일을 맞는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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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테르테, 시장 옥중당선…부시장 된 아들이 직무 대행할듯[지금, 이 사람]

    대통령 재임 시절 자국민을 대량 학살한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수감돼 있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사진)이 12일 치러진 필리핀 중간선거에서 다바오시 시장으로 선출됐다. 다바오시 부시장에 당선된 아들 세바스티안이 부친 대신 시장직을 대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필리핀 매체 래플러에 따르면 13일 오후 4시 기준 다바오시 시장 선거 개표율이 99%를 넘은 상황에서 두테르테가 득표율 65.52%로 2위 후보(7.99%)를 압도했다. 딸이자 현직 부통령인 사라는 “취임 선서를 어떻게 할지 변호사들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테르테는 현재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ICC에 수감돼 있다. 필리핀 민다나오섬 남동부에 있는 다바오시는 필리핀 제2의 도시이자 두테르테의 정치적 고향이다. 두테르테는 대통령 당선 전 22년 동안 다바오시 시장으로 활동했다. 여전히 두테르테에 대한 지지가 확고하며, 지지자들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의 정치 박해 탓에 두테르테가 수감됐다고 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두테르테가 체포된 직후 수천 명의 지지자가 거리로 나와 그의 석방을 외치는 가두 행진을 벌였다. 마르코스 대통령의 지지율은 두테르테 체포 이후 42%에서 25%로 급락했다. 앞서 두테르테는 올 3월 11일 마닐라 국제공항에서 체포돼 ICC로 압송됐다. ICC는 두테르테가 대통령 재임 중 마약 사범과 조직폭력배 같은 강력 범죄자들을 검거한다며 자국민을 대규모로 학살했다고 밝혔다. 올 9월 기소를 확정하는 심리가 열릴 예정이다. ICC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 두테르테는 여생을 감옥에서 보내야 할 수도 있다. 이번 선거를 통해 두테르테 가문의 정치적 영향력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테르테의 장남인 파올로와 손자 오마르 빈센트는 다바오 하원의원에, 또 다른 손자인 로드리고 2세는 다바오 시의원에 당선됐다.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개표 잠정 집계 결과 이번에 선출하는 상원 12석 중 마르코스 대통령 측이 6석을 차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여론조사에서 예상된 9석보다 줄어든 숫자다. 두테르테 진영은 최소 4, 5석을 확보한 것으로 조사됐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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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테르테 필리핀 前대통령, ICC 구금중 ‘옥중 시장 당선’

    대량 학살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 시설에 구금돼있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전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실시된 필리핀 중간선거에서 다바오시 시장으로 선출됐다. 다바오시 부시장으로 출마해 당선된 아들 세바스티안이 옥중에 있는 아버지 대신 시장직을 대행할 것으로 관측된다.로이터통신은 비공식 집계에서 개표율 80%가 넘은 상황에서 두테르테가 경쟁자보다 8배 많은 표를 얻어 다바오 시장 선거에서 ‘옥중 승리’를 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딸이자 부통령인 사라는 “취임 선서를 어떻게 할지 변호사들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테르테가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ICC에 수감돼 있기 때문에 공무는 차남이자 부시장 당선자인 세바스티안이 대신할 전망이다. 필리핀 민다뉴스에 따르면 세바스티안에 대항해 출마한 2위 후보는 이날 패배를 인정해 세바스티안의 승리가 사실상 확정됐다.필리핀 민다나오섬 남동부에 있는 다바오시는 필리핀 제2의 도시이자 두테르테의 정치적 고향이다. 두테르테는 대통령 당선 전 22년 동안 다바오시 시장직을 역임했다. 여전히 두테르테에 대한 지지가 확고하며, 지지자들은 두테르테가 수감된 것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현 대통령의 정치적 박해 때문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분석했다. 두테르테 체포 직후 마르코스 대통령 지지율은 42%에 25%로 급락했고, 수천 명의 지지자들이 거리로 나와 두테르테 석방을 외치는 가두행진을 벌였다.두테르테는 앞서 3월 11일 마닐라 국제공항에서 체포돼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ICC로 이송됐다. 두테르테 측 변호인단은 필리핀이 2019년 ICC에서 탈퇴했기 때문에 범죄 관할권이 없으며, 그를 즉시 석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9월 기소를 확정하는 심리가 열릴 예정이다. ICC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 두테르테는 여생을 감옥에서 보내야 할 수도 있다.이번 다바오시 선거에서 두테르테 부자가 당선되면서 두테르테 가문의 정치적 영향력이 다시 한 번 확인됐고, 필리핀 정치 지형을 흔들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남인 파올로 역시 이번 중간선거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현직 부통령인 딸 사라는 2월 하원에서 탄핵 돼 최종 심판을 앞두고 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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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타르서 5600억짜리 항공기 받는 트럼프… 美민주 “노골적 뇌물”

    “전용기를 선물 받는 게 ‘미국 우선주의’냐.”(척 슈머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민주당은 세계적인 ‘패배자(loser)’들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13∼16일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3개국을 순방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카타르로부터 대당 4억 달러(약 5600억 원)인 보잉 ‘747-8’ 항공기를 선물 받기로 했다. 역대 미 대통령이 외국에서 받은 선물 중 최고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늘을 나는 궁전’으로 불리는 이 비행기를 2029년 1월 퇴임 전까지 미국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으로 쓰겠다고 밝혔다. 퇴임 후에는 소유권을 트럼프 도서관으로 넘겨 사실상 자신이 보유할 뜻도 밝혔다. 야당인 민주당은 “현직 대통령이 외국과 결탁해 노골적인 뇌물을 받았다”며 의회 차원의 조사를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민주당을 ‘패배자’라고 조롱하며 공짜 선물을 왜 마다하느냐고 맞섰다. 논란이 고조되자 카타르 측은 정치매체 액시오스에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이를 둘러싼 미 정계의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35년 된 낡은 에어포스원에 불만 11일 ABC 뉴스 등에 따르면 카타르 왕실은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 방문에 맞춰 보잉 항공기를 미 국방부에 기증하기로 했다. 카타르 측은 당초 이 비행기를 트럼프 도서관에 곧바로 기증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도중 쓰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법 위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방부 기증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물 제안은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와 가까운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이 한 것으로 보인다. 카타르 측은 올 2월 해당 비행기를 트럼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플로리다주 팜비치로 보냈고 트럼프 대통령 측이 만족을 표했다고 액시오스는 전했다. 팸 본디 법무장관과 데이비드 워링턴 백악관 법률 수석은 국방부가 항공기를 기증받은 뒤 대통령의 퇴임 전 트럼프 도서관으로 소유권을 이전하는 건 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미 플로리다주에 있는 항공우주기업 ‘L3해리스 테크놀로지’에 이 항공기를 에어포스원으로 개조하는 작업을 맡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부터 낡은 에어포스원에 불만을 표했다. 현재 쓰이는 에어포스원 두 대는 1990년 도입된 보잉 ‘747-200’. 노후 기종으로 잦은 정비가 불가피하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 보잉으로부터 두 대의 ‘747-8’을 에어포스원으로 납품받기로 했다. 그러나 2024년 인도받기로 했던 한 대는 코로나19, 보잉 하청업체의 부도 여파 등으로 인도 시점이 2027년으로 늦춰졌다. 나머지 한 대는 아예 그의 퇴임 이후 납품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여기에 대한 불만이 큰 상황에서 카타르 측이 선물을 제안하자 덥석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노골적 뇌물 수수” 비판민주당과 시민단체들은 이해충돌 우려를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중동 순방에서 세 나라로부터 대규모 투자 협약 등을 받아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천문학적인 고가의 비행기 선물을 받는다면 미국이 어떤 식으로든 해당 국가에 선물을 안겨줘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카타르에는 미 공군의 해외 최대 기지인 알우데이드 기지가 있다. 미국이 카타르와의 안보 협력을 강화해줘야 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애덤 시프 민주당 상원의원은 “대통령이 헌법이 정한 외국 수익 금지 조항을 위반했다. 노골적 부패”라고 비판했다. 미 헌법은 공직자가 의회 동의 없이 외국 정부로부터 선물, 돈, 직위 등 어떤 선물도 받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안전 및 보안 우려도 크다. 백악관 비밀경호국(SS)은 외국 정부가 준 비행기를 에어포스원으로 쓰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항공 전문가는 CNN에 “에어포스원은 미사일 공격, 핵폭발 충격파 등으로부터 대통령을 보호해야 한다”며 감청 장비 등을 탐지하기 위해 해당 비행기를 사실상 분해하는 수준으로 개조해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드시 이 선물을 받아내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11일 트루스소셜에 “국방부가 공짜 항공기 한 대를 받게 되는 것은 공개적이고 투명한 거래”라며 “민주당은 세계적 수준의 패배자”라고 주장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5-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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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카타르서 선물한 5600억원짜리 전용기 사용 논란

    “전용기를 선물받는 게 ‘미국 우선주의’냐.”(척 슈머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민주당은 세계적인 ‘패배자(loser)’들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13~16일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3개국을 순방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카타르로부터 대당 4억 달러(약 5600억 원)인 보잉 ‘747-8’ 항공기를 선물받기로 했다. 역대 미 대통령이 외국에서 받은 선물 중 최고가다.트럼프 대통령은 ‘하늘을 나는 궁전’으로 불리는 이 비행기를 2029년 1월 퇴임 전까지 미국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으로 쓰겠다고 밝혔다. 퇴임 후에는 소유권을 트럼프 도서관으로 넘겨 사실상 자신이 보유할 뜻도 밝혔다.야당인 민주당은 “현직 대통령이 외국과 결탁해 노골적인 뇌물을 받았다”며 의회 차원의 조사를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민주당을 ‘패배자’라고 조롱하며 공짜 선물을 왜 마다하느냐고 맞섰다. 논란이 고조되자 카타르 측은 정치매체 액시오스에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이를 둘러싼 미 정계의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35년 된 낡은 에어포스원에 불만11일 ABC뉴스 등에 따르면 카타르 왕실은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 방문에 맞춰 보잉 항공기를 미 국방부에 기증하기로 했다. 카타르 측은 당초 이 비행기를 트럼프 도서관에 곧바로 기증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중 쓰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법 위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방부 기증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선물 제안은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와 가까운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이 한 것으로 보인다. 카타르 측은 올 2월 해당 비행기를 트럼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플로리다주 팜비치로 보냈고 트럼프 대통령 측이 만족을 표했다고 액시오스는 전했다.팸 본디 법무장관과 데이비드 워링턴 백악관 법률 수석은 국방부가 항공기를 기증받은 뒤 대통령의 퇴임 전 트럼프 도서관으로 소유권을 이전하는 건 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미 플로리다주에 있는 항공우주기업 ‘L3해리스 테크놀로지’에 이 항공기를 에어포스원으로 개조하는 작업을 맡겼다.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부터 낡은 에어포스원에 불만을 표했다. 현재 쓰이는 에어포스원 두 대는 1990년 도입된 보잉 ‘747-200’. 노후 기종으로 잦은 정비가 불가피하다.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 보잉으로부터 두 대의 ‘747-8’을 에어포스원으로 납품받기로 했다. 그러나 2024년 인도받기로 했던 한 대는 코로나19, 보잉 하청업체의 부도 여파 등으로 인도 시점이 2027년으로 늦춰졌다. 나머지 한 대는 아예 그의 퇴임 후 납품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여기에 대한 불만이 큰 상황에서 카타르 측이 선물을 제안하자 덥석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노골적 뇌물수수” 비판민주당과 시민단체들은 이해충돌 우려를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중동 순방에서 세 나라로부터 대규모 투자 협약 등을 받아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천문학적 고가의 비행기 선물을 받는다면 미국이 어떤 식으로든 해당 국가에 선물을 안겨줘야 할 수 있다는 것이다.카타르에는 미 공군의 해외 최대 기지인 알우데이드 기지가 있다. 미국이 카타르와의 안보 협력을 강화해줘야 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애덤 시프 민주당 상원의원은 “대통령이 헌법이 정한 외국 수익 금지 조항을 위반했다. 노골적 부패”라고 비판했다. 미 헌법은 공직자가 의회 동의 없이 외국 정부로부터 선물, 돈, 직위 등 어떤 선물도 받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안전 및 보안 우려도 크다. 백악관 비밀경호국(SS)은 외국 정부가 준 비행기를 에어포스원으로 쓰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항공 전문가는 CNN에 “에어포스원은 미사일 공격, 핵폭발 충격파 등으로부터 대통령을 보호해야 한다”며 감청 장비 등을 탐지하기 위해 해당 비행기를 사실상 분해하는 수준으로 개조해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트럼프 대통령은 반드시 이 선물을 받아내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11일 트루스소셜에 “국방부가 공짜 항공기 한 대를 받게 되는 것은 공개적이고 투명한 거래”라며 “민주당은 세계적 수준의 패배자”라고 주장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5-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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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4국 “제재 강화”에… 푸틴 “우크라 15일 만나자” 직접 제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1일 우크라이나에 직접 대화를 제안했다. 전날 프랑스 영국 독일 폴란드 우크라이나 등 5개국 정상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 강화를 거론하며 휴전을 압박하고, 미국이 이를 지지한 직후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대화 제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휴전 먼저 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의 중재에도 교착 상태인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협상에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젤렌스키 “러, 당장 휴전 응하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TV 생중계 연설을 통해 “키이우 당국(우크라이나 정부)에 2022년 중단된 회담을 어떠한 전제 조건 없이 재개할 것을 제안한다”며 “15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지체 없이 협상을 시작하자”고 밝혔다. 이어 “이번 회담에서 새로운 휴전에 합의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갈등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대화를 원한다”고 했다.푸틴 대통령의 대화 제안은 전날 프랑스 등 5개국 정상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만나 공동으로 러시아를 압박한 직후에 나왔다. 5개국 정상은 기자회견에서 “12일부터 공중, 해상, 육지에서 완전하고 무조건적인 30일 휴전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러시아의 에너지 및 은행에 대규모 새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5개국 정상은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휴전 제안과 제재안을 지지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와 서방 진영은 휴전에 대한 진정성을 보이라고 응수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X에 “러시아가 마침내 전쟁 종식을 고려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면서도 “전쟁을 끝내기 위한 첫 단계는 휴전이다. 러시아가 12일부터 완전하고 지속적이며, 신뢰할 수 있는 휴전에 응하기를 기대한다. 우크라이나는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태미 브루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X에 “우리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러시아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역시 이날 기자들에게 “(푸틴의 대화 제안은) 첫걸음이지만 충분치 않다. 휴전이 협상보다 먼저여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푸틴 우크라 전부를 원한다” 비판 휴전 논의에 소극적이던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직접 대화 의사를 밝힌 건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 변화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압박하며 종전을 종용했다. 앞서 3월 백악관에서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공개적으로 언쟁을 벌이며 회담을 파국으로 몰고 갔다. 반면 푸틴 대통령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러시아와 협력하는 게 더 쉽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 미사를 계기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티칸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독대한 뒤 대(對)러 2차 제재를 거론하며 “(푸틴 대통령이) 다른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너무 많은 사람이 죽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후 우크라이나와 미국은 광물협정을 체결하며 관계 회복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엔 “(우크라이나가 요구한) 30일 휴전이 존중되지 않는다면 미국과 협력국들은 더 많은 제재를 가할 것”이라며 러시아를 강하게 압박했다. 중재 외교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과 푸틴 대통령에 대한 실망이 태세 전환에 한몫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사석에서 참모들에게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끝내길 원하지 않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타협을 거부한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모임에서 후원자들과 대화하면서도 푸틴 대통령과 협상하기가 특히 어렵다며 “그(푸틴)가 우크라이나의 전부(the whole thing)를 원한다”고 비판했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직접 대화 국면으로 접어들면 그 이상 중재에 관여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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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너 몰린 푸틴, 우크라에 “15일 이스탄불서 직접 만나자” 제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1일 우크라이나에 직접 대화를 제안했다. 전날 프랑스 영국 독일 폴란드 우크라이나 5개국 정상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 강화를 거론하며 휴전을 압박하고, 미국이 이를 지지한 직후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대화 제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휴전 먼저 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의 중재에도 교착 상태인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협상에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젤렌스키 “러, 당장 휴전 응하라”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TV 생중계 연설을 통해 “키이우 당국(우크라이나 정부)에 2022년 중단된 회담을 어떠한 전제 조건 없이 재개할 것을 제안한다”며 “15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지체 없이 협상을 시작하자”고 밝혔다. 이어 “이번 회담에서 새로운 휴전에 합의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갈등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대화를 원한다”고 했다.푸틴 대통령의 대화 제안은 전날 프랑스 등 5개국 정상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만나 공동으로 러시아를 압박한 직후에 나왔다. 5개국 정상은 기자회견에서 “12일부터 공중, 해상, 육지에서 완전하고 무조건적인 30일 휴전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러시아의 에너지 및 은행에 대규모 새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5개국 정상은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휴전 제안과 제재안을 지지했다고 강조했다.우크라이나와 서방 진영은 휴전에 대한 진정성을 보이라고 응수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X에 “러시아가 마침내 전쟁 종식을 고려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면서도 “전쟁을 끝내기 위한 첫 단계는 휴전이다. 러시아가 12일부터 완전하고 지속적이며, 신뢰할 수 있는 휴전에 응하기를 기대한다. 우크라이나는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태미 브루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X에 “우리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러시아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역시 이날 기자들에게 “(푸틴의 대화 제안은) 첫걸음이지만 충분치 않다. 휴전이 협상보다 먼저여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푸틴 우크라 전부를 원한다” 비판휴전 논의에 소극적이던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직접 대화 의사를 밝힌 건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 변화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압박하며 종전을 종용했다. 앞서 3월 백악관에서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공개적으로 언쟁을 벌이며 회담을 파국으로 몰고 갔다. 반면 푸틴 대통령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러시아와 협력하는 게 더 쉽다”고 말하기도 했다.하지만 지난달 26일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 미사를 계기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티칸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독대한 뒤 대(對)러 2차 제재를 거론하며 “(푸틴 대통령이) 다른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너무 많은 사람이 죽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후 우크라이나와 미국은 광물협정을 체결하며 관계 회복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엔 “(우크라이나가 요구한) 30일 휴전이 존중되지 않는다면 미국과 협력국들은 더 많은 제재를 가할 것”이라며 러시아를 강하게 압박했다.중재 외교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과 푸틴 대통령에 대한 실망이 태세 전환에 한몫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사석에서 참모들에게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끝내길 원하지 않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타협을 거부한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모임에서 후원자들과 대화하면서도 푸틴 대통령과 협상하기가 특히 어렵다며 “그(푸틴)가 우크라이나의 전부(the whole thing)를 원한다”고 비판했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직접 대화 국면으로 접어들면 그 이상 중재에 관여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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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콘클라베 두차례 ‘검은 연기’… 교황선출 기다리며 탄식과 기도

    8일(현지 시간)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가톨릭 추기경단의 비밀회의 ‘콘클라베’는 이날 오전까지 세 번의 투표를 마쳤지만 새 교황을 선출하지 못했다. 새 교황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바티칸 안팎에선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처럼 뚜렷한 개혁 드라이브를 이어갈 진보파 교황이 나올지, 가톨릭 전통을 강조하는 보수파 교황이 탄생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르면 8일 ‘흰 연기’ 피어오를 수도 이날 오전 11시 50분경 시스티나 대성당 굴뚝에서 검은 연기가 솟구치자 성 베드로 광장에 모여 있던 1만5000여 명의 인파 사이에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전날 첫 투표에 이어 콘클라베 둘째 날 오전 두 번의 투표를 했지만 추기경 선거인단의 3분의 2인 89표 이상을 얻은 추기경이 없었다는 뜻이다. 통상 새 교황 후보군은 둘째 날부터 윤곽이 드러난다. 둘째 날부터는 투표가 하루에 총 4번 이뤄진다. 오전에 두 차례 투표를 하고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점심식사를 한 뒤 오후 5시 30분, 오후 7시경 두 차례 더 투표를 진행한다. 둘째 날에도 교황을 선출하지 못하면 두 번째, 네 번째 투표 후 검은 연기를 피워 올린다. 교황이 선출되면 즉시 흰 연기를 피워 올린다. 셋째 날까지 교황을 선출하지 못하면 추기경단은 하루 투표를 쉬고 기도와 토론을 하며 ‘성찰의 시간’을 갖는다. 이때에도 추기경단은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상태를 유지하고, 이들이 먹는 음식조차 엄격한 감시하에 만들어진다.가톨릭교회에선 최근 진행됐던 콘클라베를 감안할 때 8일 또는 9일에는 새 교황이 선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최근에 실시된 두 번의 콘클라베도 모두 이틀째 결론이 났다.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은 다섯 차례 투표 끝에, 2005년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네 차례 투표 끝에 선출됐다. NBC뉴스에 따르면 1900년 이래 콘클라베는 평균 3일 동안 진행됐다. 이에 따라 이번에도 추기경단 사이에 큰 이견이 없으면 2, 3일째 새 교황이 선출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번 콘클라베에 참여하는 선거인단이 역대 최대 규모에 국적도 가장 다양한 만큼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티머시 돌런 추기경은 뉴욕타임스(NYT)에 “지난번 콘클라베보다 더 길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새 교황, 가톨릭 개혁 이어갈까 바티칸 안팎에선 차기 교황이 프란치스코 교황이 추진했던 가톨릭교회 변혁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티칸시국 행정장관에 프란치스코 수녀회 소속 라파엘라 페트리니 수녀를 임명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가톨릭교회 역사상 여성이 바티칸시국 행정부 최고 직책에 오른 건 처음이었다. 하지만 여성 사제 임명은 여전히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다. 가톨릭계에서 시급한 개혁 과제로 꼽혀 왔지만 반대 역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다만 프란치스코 교황의 여성 고위직 확대 노력으로 과거보다 ‘여성 사제’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분위기는 확산된 상태. 이에 차기 교황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질 가능성이 높다. 동성애와 낙태, 성소수자 등에 새 교황이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지도 바티칸의 뜨거운 감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동성애와 낙태, 이혼, 재혼 등에 관해 포용적인 입장이었지만 동성혼과 낙태를 허용하진 않았다. 중국과의 수교도 차기 교황이 중요하게 다룰 업무로 꼽힌다. 바티칸은 현재까지 중국과 수교를 맺지 않고 있으며, 대신 대만과 수교를 맺고 있다. 바티칸으로선 중국이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초대형 선교지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프란치스코 교황은 내부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관계 개선을 위해 중국 정부의 주교 임명권을 인정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에서 중국어 기도문이 처음 낭독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것이란 평가가 많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5-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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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트랜스젠더 군인 강제전역 위기…대법, 트럼프 손 들어줘

    미국 연방 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내린 트랜스젠더 군 복무 금지 명령 집행을 허용했다. 미군 내 트랜스젠더는 약 4200명으로, 이들은 이번 판결로 강제 퇴역될 위기에 놓였다.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6일(현지 시간) 미 연방 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날인 1월 21일 서명한 트랜스젠더 군 복무 금지 행정 명령 집행을 사실상 허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의 성별과 일치하지 않는 성 정체성을 채택하는 것은 명예롭고 진실하며 규율 있는 생활 방식에 대한 군인의 헌신과 충돌한다”는 이유로 트랜스젠더 군인들의 샤워실 및 화장실 사용, 성별 지칭 등에 대한 지침을 발표했다. 행정명령에 따라 미 국방부는 2월 트랜스젠더 군인들을 전역시킬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미군 내 트랜스젠더는 약 4200명으로, 전체의 0.2%에 해당한다고 NYT는 전했다.이 같은 행정 명령에 현역 트랜스젠더 군인 7명과 옹호 단체 등이 소송을 걸었다. “(행정 명령이)군사적 준비태세를 약화하고, 트랜스젠더 군인의 안전을 위협하며 미국 헌법을 위반한다”는 이유다. 워싱턴주 타코마 지방 법원은 “이들이 현재 또는 과거에 소속 부대의 단결력이나 군의 치명성 또는 전투 준비 태세를 저해하거나, 정신적 또는 신체적으로 복무를 계속할 수 없다는 주장이나 증거는 없다”며 트랜스젠더 군인들 손을 들어줬지만, 대법원에서 제동을 건 것이다. 향후 다른 하급심 판결이 진행되기까지 행정 명령은 유효할 예정이다. 캐롤라인 리빗 백악관 대변인은 “대법원의 또 다른 큰 승리”라고 환영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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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란치스코 교황 ‘포프모빌’, 가자 어린이 진료소로

    프란치스코 교황이 생전 카퍼레이드에서 사용한 전용차 ‘포프모빌’이 가자지구의 이동식 어린이 진료소로 탈바꿈한다. 어린이들을 소중히 여기며 병상에서도 가자지구의 민간인 피해를 염려했던 교황의 뜻에 따른 것이다. 가톨릭 주교회의 국제개발협력기구인 카리타스 예루살렘 지사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년 팔레스타인 베들레헴 방문 시 사용한 미쓰비시 포프모빌을 어린이용 이동식 진료소로 개조 중이라고 4일(현지 시간) 밝혔다. 차량엔 감염 신속검사 장비, 봉합 키트, 산소 공급장치, 백신 등 의료용품을 실을 수 있고, 의료진이 타고 다니면서 아이들을 치료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팔레스타인 방문 후 포프모빌을 카리타스에 기증했다. 지난해 11월 스웨덴의 안데르스 아르보렐리우스 추기경이 차량 개조 아이디어를 전하자 교황이 이를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전 가자지구 전쟁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전쟁이 시작된 뒤 거의 매일 저녁 현지에 전화를 걸어 전황을 묻고 위로를 전했다. 선종 이틀 전인 지난달 19일에도 통화를 했고, 이어 20일 마지막 부활절 미사에선 “가자지구 상황이 개탄스럽다”며 휴전을 촉구했다. 특히 죄 없는 아이들이 전쟁의 희생양이 된 것을 안타까워했다. 교황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어린이들이 죽자 “잔학 행위”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페테르 브루네 스웨덴 카리타스 사무총장은 “이것은 단순한 의료 차량이 아니라 세계가 가자의 아이들을 잊지 않았다는 메시지”라며 “부상과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아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르보렐리우스 추기경은 미 뉴욕타임스(NYT)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자지구 어린이들의 고통을 헤아렸음을 보여주는 매우 구체적인 상징”이라고 말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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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황 전용차 ‘포프모빌’, 가자지구 어린이 진료소 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생전 카퍼레이드에서 사용한 전용차 ‘포프모빌’이 가자지구의 이동식 어린이 진료소로 탈바꿈한다. 어린이들을 소중히 여기며 병상에서도 가자지구의 민간인 피해를 염려했던 교황의 뜻에 따른 것이다.가톨릭 주교회의 국제개발협력기구인 카리타스 예루살렘 지사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년 팔레스타인 베들레헴 방문 시 사용한 ‘포프모빌’을 어린이용 이동식 진료소로 개조 중이라고 4일(현지 시간) 밝혔다. 차량엔 감염 신속검사 장비, 봉합 키트, 산소 공급장치, 백신 등 의료용품을 실을 수 있고, 의료진이 타고 다니면서 아이들을 치료할 수 있도록 했다.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팔레스타인 방문 후 포프모빌을 카리타스에 기증했다. 지난해 11월 스웨덴의 아르보렐리우스 추기경이 차량 개조 아이디어를 전하자, 교황이 이를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전 가자지구 전쟁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전쟁이 시작된 뒤 거의 매일 저녁 현지에 전화를 걸어 전황을 묻고 위로를 전했다. 선종 이틀 전인 지난 달 19일에도 통화를 했고, 이어 20일 마지막 부활절 미사에선 “가자지구 상황이 개탄스럽다”며 휴전을 촉구했다. 특히 죄 없는 아이들이 전쟁의 희생양이 된 것을 안타까워했다. 교황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어린이들이 죽자 “잔학 행위”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피터 브룬 스웨덴 카리타스 사무총장은 “이것은 단순한 의료 차량이 아니라 세계가 가자의 아이들을 잊지 않았다는 메시지”라며 “부상과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아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르보렐리우스 추기경은 미 뉴욕타임스(NYT)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자지구 어린이들의 고통을 헤아렸음을 보여주는 매우 구체적인 상징”이라고 말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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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악관 떠나는 머스크 “부처 사후 불교 더 강해져”

    “정부효율부(DOGE) 업무의 60, 70%는 재밌었다. 하지만 끊임없이 공격당하고 (테슬라) 차가 불타는 걸 보는 건 유쾌하지 않았다.” 최근 미국 DOGE에서 물러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는 1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주요 매체들과 기자회견을 갖고 이렇게 털어놨다. 앞서 미국에선 DOGE를 이끌며 연방정부 구조조정을 추진한 머스크에 대해 월권 논란이 일면서 테슬라 차량과 판매점에 대한 방화 테러 사건이 줄을 이었다. 그는 자신의 DOGE 업무가 “사실상 스타트업 같았다”고 했다. 그는 DOGE 활동을 통해 1600억 달러의 연방정부 예산을 절감했다며 당초 목표로 내건 1조 달러 절감엔 미치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그는 “갈 길이 멀다. 내각과 의회가 고통을 감수할 의향이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할 수는 있지만 수많은 불만을 처리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좋은 친구’라고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 여기(백악관)서 묵겠냐’고 하면 나는 그러겠다고 대답했다”며 “어린 시절 친구 집에서 자고 가는 것과 비슷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백악관 내 링컨 침실에서 한 번 이상 묵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특수 공무원 신분으로 일했던 머스크는 향후 2주마다 백악관을 방문해 DOGE 업무를 도울 예정이다. 그는 “DOGE는 불교와 같은 삶의 한 방식”이라며 “불교에 부처가 필요한가. 부처가 세상을 떠난 후 불교가 더 강해지지 않았느냐”는 말을 남겼다. 자신이 물러나도 DOGE가 정부 구조조정 업무를 완수할 거라는 희망을 내비친 것이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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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악관 떠나는 머스크 “재밌었지만 안티 공격은 유쾌하지 않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 정부효율부(DOGE) 수장직에서 물러난 뒤 백악관에서 주요 언론사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머스크는 DOGE 업무가 즐거웠지만 ‘안티 머스크’ 사태로 테슬라가 불에 탄 것은 유쾌하지 않았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1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좋은 친구(good friends)’라고 설명했다. 그는 “에어포스원이나 마린원을 같이 타고 가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 여기서(백악관) 묵을래?’라고 말하면 나는 그러겠다고 대답했다”면서 어린 시절 친구들끼리 놀다가 친구 집에서 자고 가는 것과 비슷했다고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내어준 백악관 링컨 침실에서 한 번 이상 묵었고, 대통령이 밤늦게 전화를 걸어 “주방에서 아이스크림 가져다 먹으라”고 말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그 말을 듣고 캐러멜 맛 하겐다즈 1통을 가져다가 밤새 다 비워 다음날 1.4kg이 쪘다고 그는 전했다. 그는 백악관 참모진 중 가장 큰 모니터를 갖고 있었으며, 때로 디아블로나 패스파인더 같은 게임을 하기도 했다고 백악관 생활에 관해 이야기했다.머스크는 DOGE의 성과에 대해서는 애초 목표로 삼았던 연방 정부 예산 1조 달러 절감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1600억 달러 절감에 만족해야 했다”며 “갈 길이 멀고 정말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목표를 달성할 수는 있다면서 “내각과 의회가 얼마나 많은 고통을 감수할 의향이 있는지가 관건이다. 할 수는 있지만 수많은 불만을 처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그는 DOGE 업무에 대해서는 만족감을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뒤 “(DOGE 내)상황이 매우 격렬했다. 사실상 스타트업 같았다”며 “때에 따라 달랐지만 (일하는 동안)6, 70%는 재밌었다”고 회고했다. 다만 “끊임없이 공격당하는 건 그렇게 재밌지 않았다. 차가 불타는 걸 보는 것도 유쾌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정부 예산 축소 칼을 휘두른 머스크는 ‘안티 머스크’ 역풍을 맞아 정부 내외부에서 모두 공격받았다. 특히 머스크에 대한 반발심으로 테슬라 차량에 방화를 저지르는 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머스크는 향후 일주일에 1, 2번 DOGE 업무를 하고 2주마다 백악관을 방문할 예정이라 밝혔다. 그는 “DOGE는 마치 불교와 같은 삶의 한 방식”이라면서 “불교에 부처가 필요한가. 부처님이 돌아가신 후 불교가 더 강해지지 않았느냐”며 자신이 없어도 DOGE가 제 역할을 해 낼 것이라고 관측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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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년전 ‘이매진’ 노래에, 보수파 공격 받는 교황 후보[지금, 이 사람]

    아시아권 출신 추기경 중 차기 교황에 가장 근접하다고 평가받는 필리핀의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68·사진)이 6년 전 한 행사장에서 부른 노래 때문에 가톨릭 보수파의 공격을 받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타글레 추기경이 2019년 존 레넌의 ‘이매진(Imagine)’을 부르는 영상이 도마에 올랐다고 지난달 29일 전했다. WP는 “일부 가톨릭 내 보수주의자들이 타글레 추기경이 교황으로 선출될 자격이 없다는 증거로 이 영상을 제시하고 있다”고 했다. ‘이매진’의 가사 중 “천국이 없다고 상상해 봐(Imagine there‘s no Heaven)” 등의 내용이 가톨릭 신앙과 배치된다는 것. 그런데 6년 전 영상이 최근 소환돼 화제가 된 건 캐나다의 보수 가톨릭 매체 라이프사이트뉴스 보도가 한몫했다. 라이프사이트뉴스는 X에 해당 영상을 공유하고 “충격이다. 가톨릭 교리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반기독교적 가사가 담긴 노래를 부른 것 자체가 교황 자격이 없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델라세라는 “타글레 추기경이 당시 무대에서 종교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의 가사는 부르지 않았다”고 전했다. 가톨릭 교계 일각에선 이 영상이 뒤늦게 화제가 된 건 우연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시작될 예정인 콘클라베를 앞두고 가톨릭 보수파들이 타글레 추기경을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영상을 활용했다는 얘기다. 타글레 추기경은 최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유쾌하고 겸손한 성품과 진보적 성향을 닮았단 평가가 많다. 그가 자주 ‘아시아의 프란치스코’로 불리는 배경이다. 하지만 타글레 추기경은 교황청 내에선 ‘아웃사이더’다. 2019년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청 경험이 전무했던 그를 교황청 인류복음화부 장관에 임명했다. 이 자리는 아시아·아프리카 등 비가톨릭 지역의 주교 임명을 관장하는 중요한 성직이다. 또 아시아권의 대표적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 출신이라 첫 아시아계 교황이 나온다면 타글레 추기경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1957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태어난 타글레 추기경은 외할머니가 필리핀으로 이주한 화교 출신이다. 이전 콘클라베 때도 교황 후보로 거론됐었다. 7일 시작되는 콘클라베는 80세 미만 추기경 134명에게 투표권이 있다. 역사상 가장 국제적이고 젊은 추기경단이라 결과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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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페인 대정전 경제손실 7조원 넘을 듯…원인은 안갯속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발생한 대정전이 29일(현지 시간) 대부분 복구된 가운데 피해규모가 최대 45억 유로(약 7조3000억 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스페인에선 정전으로 인한 사망자가 4명으로 집계됐다.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스페인 경찰 당국은 이번 정전으로 인해 마드리드에서 촛불 화재로 1명이 사망했고, 갈리시아 타보아델라 지역에서 노부부와 아들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이 가족은 정전이 되자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발전기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영국 BBC에 따르면 스페인 주요 기업 연합회인 CEOE는 이번 정전 사고로 약 16억 유로(약 2조6000억 원),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의 0.1%에 해당하는 경제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투자은행 RBC는 그보다 큰 22억5000만 유로∼45억 유로(3조6000억∼7조3000억 원)의 경제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관측했다.정확한 정전 원인은 아직 오리무중이다. 가디언, 로이터, CNN 등 외신은 28일 포르투갈 전력회사인 REN을 인용해 “스페인 내 급격한 기온 변화로 인한 유도 대기 진동 현상이 정전 사태의 원인”이라고 밝혔으나, REN 대변인은 29일 “해당 성명을 발표한 바 없다”고 주장했다.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핵발전 부족과 재생 에너지 발전 과잉이 정전 원인이라는 주장에 대해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산체스 총리는 “정전과 원자력 발전 부족, 재생 에너지 발전을 연결하는 사람들은 거짓말을 하고 있거나 자신의 무지함을 드러내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스페인 전력망 관리업체인 레드엘렉트리카(REE) 데이터에 따르면 정전 당시 스페인이 사용하던 에너지의 75% 이상이 재생 가능 에너지원에서 나왔다. 다만 이번 정전이 재생 에너지 발전 확대와는 무관하다는 주장이다.에두아르도 프리에토 REE 시스템 운영 담당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초기 조사 결과 사이버 보안 사고는 배제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스페인 사법 당국은 사이버 공격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예비조사에 착수했다. 산체스 총리는 “이번 정전이 테러 공격의 결과라는 결정적인 정보는 아직 없다”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하겠다고 했다.안토니우 레이타우 아마루 포르투갈 정부 대변인은 CNN포르투갈과의 인터뷰에서 “포르투갈에서는 현재까지 사이버 공격이나 적대적 공격과 관련된 어떠한 정보도 없다”며 “스페인에서 발생한 전력 전송망 문제”라고 설명했다. 루이스 몬테네그로 포르투갈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전 사고와 관련해 유럽연합(EU) 산하 에너지 규제기관 협력기구(ACER)에 독립적인 감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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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적’과 인터뷰한 트럼프 “韓, 우리 해운-車 빼앗아”

    “다른 나라에 미안해할 필요 없다. 그들은 우리의 희생 덕분에 번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시사잡지 디애틀랜틱과의 취임 100일 기념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미국의 동맹국 홀대 탓에 한국, 일본, 대만 등이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는 질문이 나오자 내놓은 반응이다. 디애틀랜틱은 6월호에 실릴 트럼프 대통령 인터뷰 기사 요약본을 28일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했다. 인터뷰는 24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진행됐고, 이 매체의 제프리 골드버그 편집장이 진행했다. 골드버그 편집장은 2월 28일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백악관 회동 당시 서로 언성을 높이던 상황을 언급하며 “그런 모습이 대만이나 한국, 일본 같은 동맹국을 놀라게 하지 않겠나”라고 물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다른 나라로부터 심한 대우를 받아 왔다”면서 한국 사례를 콕 집어 거론했다. 이어 “(집권 1기 당시) 미군 4만2000명이 주둔 중인 한국에 30억 달러를 내라고 했는데,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막았다”며 “(한국은) 해운업과 자동차를 빼앗고 우리 사업과 기술을 많이 빼앗아 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달리 실제 주한미군 수는 2만8000명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당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으로 50억 달러를 요구했으나, 한미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 10억 달러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와 2기의 차이점에 대해 “과거(집권 1기)에는 부패한 집단 속에서 생존과 국정 운영을 동시에 해야 했지만, 이제는 국가와 세계 질서를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시장 혼란 때문에 상호 관세 정책을 철회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선을 그었다. 그는 “(정책 때문에 시장에) 약간의 영향은 있을 수 있지만 정책을 변경할 특정 임계점에 따른 정책 수정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3선 도전 가능성에 대해선 모호한 답변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적극적으로 추진하려는 건 아니고, 매우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모호하게 답했다. 골드버그 편집장은 트럼프 행정부 고위 인사들이 예멘 후티 반군 공격을 논의하던 메신저 앱 ‘시그널’ 단체 대화방에 실수로 초대된 뒤, 대화 내용을 폭로한 인물. 트럼프 대통령은 디애틀랜틱을 “급진 좌파 매체”로 부르는 등 관계가 안 좋았지만 취임 100일 인터뷰 요청을 수락해 화제가 됐다.동아일보가 아카이빙한 미니 히어로콘텐츠 ‘트럼프 2.0 폴리시 맵’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정책을 한 눈에 확인하세요.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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