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선

최지선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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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서 벌어지는 특별한 일들을 기록합니다.

aurinko@donga.com

취재분야

2024-04-21~2024-05-21
문화 일반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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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호중, 뺑소니 혐의 출국금지… ‘40억대 콘서트 강행’ 논란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33)가 뺑소니 사고를 낸 지 11일 만에 출국금지됐다. 경찰은 매니저에게 거짓 자백을 지시한 소속사 대표 등 3명도 함께 출국금지하는 등 ‘조직적 은폐’ 의혹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다만 김 씨는 음주운전을 시인하고 사과하면서도 23일로 예정된 대형 콘서트를 강행하기로 했고, 검찰총장 직무대리를 지낸 김 씨 측 전관 변호사가 “끝까지 다투면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를 받을 수도 있었다”고 했다가 이를 철회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뺑소니-범인 도피 등 4명 출국금지 20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김 씨와 소속사 관계자 등 4명을 출국금지했다고 밝혔다. 김 씨에게는 특정범죄가중법상 도주치상과 도로교통법상 뺑소니(사고 후 미조치) 혐의가 적용됐다. 사고 직후 김 씨의 옷으로 바꿔 입고 경찰에 대신 출석해 거짓 자백한 매니저에겐 범인도피 혐의를, 이를 지시했다고 주장한 소속사 대표 이광득 씨(41)에겐 범인도피 교사 혐의를 각각 적용했다. 사고 직후 김 씨 차량에서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빼내 파손한 소속사 본부장도 출국금지 조치됐는데, 증거인멸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김 씨가 사고 전에 몰았던 다른 차량에서도 블랙박스 메모리카드가 사라진 걸 확인하고 경위를 파악 중이다. 김 씨는 9일 오후 11시 50분경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뺑소니 사고를 낸 후 줄곧 음주 사실을 부인하다가 열흘 만인 19일 사과문을 내고 “음주운전을 했다”고 시인했다. 사고 전 3차에 이르는 술자리에 참석하고 대리운전을 이용하는 등 음주 정황이 속속 드러난 데 따른 것이다. 그런데도 경찰이 김 씨에게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않은 건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정지 수치(0.03%) 이상이었던 걸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사고 약 17시간 만에 경찰에 출석해 호흡 검사를 했지만 당시엔 음주 수치가 나오지 않았다. 20일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김 씨 측 진술에 비춰) 음주가 있었다는 것으로 강하게 의심되지만 구체적 (음주) 양에 대해서는 확정을 짓지 못했다”고 했다. 경찰은 김 씨가 ‘운전자 바꿔치기’에 관여했는지도 수사하고 있다.● “자진출석하겠다”며 대형 콘서트는 강행 이런 상황에서 김 씨의 변호를 맡은 조남관 변호사(전 검찰총장 직무대리)가 20일 소속사에 보낸 입장문 초안에 “음주운전에 대해 직접 증거가 부족해 보이므로 끝까지 다투면 무죄를 받을 수도 있었다”고 썼던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사고 전 술자리 참석은 직접 증거가 되기 어렵고, 음주 수치가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다만 경찰은 김 씨의 경우 음주운전 여부 입증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조 청장은 “김 씨 사건에서는 ‘위드마크’ 공식(음주 후 경과 시간 등으로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추적하는 방식)이 유죄 인정 근거로 충분히 적용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2020년 도입한 ‘음주 대사체 분석법’을 통해 “김 씨가 사고 전 음주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결론을 낸 것도 변수다. 음주 대사체는 알코올 섭취의 부산물로, 음주 후 72시간이 지나도 체내에서 검출된다. 조 변호사는 “(무죄를 받을 수 있다는) 문구는 (여론) 자극 우려로 공식 입장문에서는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20일 조 변호사를 통해 “이번 사건을 통해 죄가 죄를 부르고 거짓말이 더 큰 거짓말을 낳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경찰에 자진 출석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김 씨 측은 23, 24일 서울 송파구에서 열리는 ‘월드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김호중&프리마돈나’ 공연을 강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티켓 수익이 4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대형 공연이다. 공연 관계자는 “세계 최정상 오케스트라가 어렵게 모이는 데다 (김 씨 사고로 누군가) 다치지도, (김 씨가) 구속되지도 않았는데 취소할 수 없다”고 했다. 주최 측이었던 KBS는 명칭 사용 계약을 해지할 방침이다. 김 씨는 고등학생 시절 폭력조직에 가담해 유흥업소에서 일하다가 한 교사의 설득으로 성악을 배워 2008년 전국 콩쿠르에서 입상했다. 그의 사연이 영화 ‘파파로티’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이후 2020년 한 트로트 경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큰 인기를 얻었지만 이번 사건으로 위기를 겪게 됐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31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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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호중, 뺑소니 혐의 출금… ‘40억대 콘서트 강행’ 논란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33)가 뺑소니 사고를 낸 지 열흘 만에 출국금지됐다. 경찰은 매니저에게 거짓 자백을 지시한 소속사 대표 등 3명도 함께 출국금지하는 등 ‘조직적 은폐’ 의혹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다만 김 씨는 음주운전을 시인하고 사과하면서도 23일로 예정된 대형 콘서트를 강행하기로 했고, 검찰총장 직무대리를 김 씨 측 전관 변호사가 “끝까지 다투면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를 받을 수도 있었다”고 했다가 이를 철회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뺑소니-범인도피 등 4명 출국금지20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김 씨와 소속사 관계자 등 4명을 출국금지했다고 밝혔다. 김 씨에게는 특정범죄가중법상 도주치상과 도로교통법상 뺑소니(사고 후 미조치) 혐의가 적용됐다. 사고 직후 김 씨의 옷으로 바꿔입고 경찰에 대신 출석해 거짓 자백한 매니저에겐 범인도피 혐의를, 이를 지시했다고 주장한 소속사 대표 이광득 씨(41)에겐 범인도피 교사 혐의를 각각 적용했다. 사고 직후 김 씨 차량에서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빼내 파손한 소속사 본부장도 출국금지 조치됐는데, 증거인멸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이다. 경찰은 김 씨가 사고 전에 몰았던 다른 차량에서도 블랙박스 메모리카드가 사라진 걸 확인하고 경위를 파악 중이다.김 씨는 9일 오후 11시 50분경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뺑소니 사고를 낸 후 줄곧 음주 사실을 부인하다가 열흘만인 19일 사과문을 내고 “음주운전을 했다”고 시인했다. 사고 전 3차에 이르는 술자리에 참석하고 대리운전을 이용하는 등 음주 정황이 속속 드러난 데 따른 것이다.그런데도 경찰이 김 씨에게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않은 건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정지 수치(0.03%) 이상이었던 걸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사고 약 17시간 만에 경찰에 출석해 호흡 검사를 했지만 당시엔 음주 수치가 나오지 않았다. 20일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김 씨 측 진술에 비춰) 음주가 있었다는 것으로 강하게 의심되지만 구체적 (음주) 양에 대해서는 확정을 짓지 못했다”고 했다. 경찰은 김 씨가 ‘운전자 바꿔치기’에 관여했는지도 수사 중이다.● 전관 변호사 “무죄 가능성”… 대형 콘서트도 강행이런 상황에서 김 씨의 변호를 맡은 조남관 변호사(전 검찰총장 직무대리)가 20일 소속사에 보낸 입장문 초안에 “음주운전에 대해 직접 증거가 부족해 보이므로 끝까지 다투면 무죄를 받을 수도 있었다”고 썼던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사고 전 술자리 참석은 직접 증거가 되기 어렵고, 음주 수치가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다만 경찰은 김 씨의 경우 음주운전 여부 입증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조 청장은 “김 씨 사건에서는 ‘위드마크’ 공식(음주 후 경과 시간 등으로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추적하는 방식)이 유죄 인정 근거로 충분히 적용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2020년 도입한 ‘음주 대사체 분석법’을 통해 “김 씨가 사고 전 음주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결론을 낸 것도 변수다. 음주 대사체는 알코올 섭취의 부산물로, 음주 후 72시간이 지나도 체내에서 검출된다.조 변호사는 “(무죄 받을 수 있다는) 문구는 (여론) 자극 우려로 공식 입장문에서는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20일 조 변호사를 통해 “이번 사건을 통해 죄가 죄를 부르고 거짓말이 더 큰 거짓말을 낳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경찰에 자진 출석할 것”이라고 전했다.다만 김 씨 측은 23, 24일 서울 송파구에서 열리는 ‘월드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김호중&프리마돈나’ 공연을 강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티켓 수익이 4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대형 공연이다. 공연 관계자는 “세계 최정상 오케스트라가 어렵게 모이는데다 (김 씨 사고로 누군가) 다치지도, (김 씨가) 구속되지도 않았는데 취소할 수 없다”고 했다. 주최 측이었던 KBS는 명칭 사용 계약을 해지할 방침이다. 김 씨는 고등학생 시절 폭력조직에 가담해 유흥업소에서 일하다가 한 교사의 설득으로 성악을 배워 2008년 전국 콩쿠르에서 입상했다. 그의 사연이 영화 ‘파파로티’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이후 2020년 한 트로트 경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큰 인기를 얻었지만, 이번 사건으로 위기를 겪게 됐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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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호중, 뺑소니 열흘만에 “음주운전 했다”… 경찰 구속영장 검토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33)가 19일 음주운전을 시인했다. 뺑소니 사고를 낸 지 10일 만이다. 9일 사고 이후 김 씨 측은 내내 음주운전을 부인했을 뿐 아니라 매니저에게 거짓 자백을 요구하며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하는 등 죄를 숨기기 급급했다. 하지만 김 씨가 사고 전 음주했다는 여러 정황과 함께 ‘음주로 판단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감정 결과가 알려지자 김 씨 측도 입장을 바꾸기 시작했다. 경찰이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한다는 소식까지 전해지자 결국 ‘선처 호소’로 방향을 바꿨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속영장 검토’ 알려진 후 음주운전 시인 김 씨는 19일 오후 10시 9분경 소속사를 통해 사과문을 내고 “저는 음주운전을 했습니다. 크게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습니다.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김 씨는 “저의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이 많은 분들에게 상처와 실망감을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김 씨 사건이 처음 알려진 14일부터 “음주운전은 아니다”라고 입장문을 내는 등 수차례 김 씨의 음주운전 혐의를 부인해 온 소속사도 19일 “최초 공식 입장에서부터 지금까지 상황을 숨기기에 급급했다”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소속사는 또 “아티스트를 보호해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으로 되돌릴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고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9일 오후 11시 50분경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왕복 2차로에서 뺑소니 사고를 냈다. 하지만 약 2시간 후 매니저가 경찰에 대신 출석해 거짓 자수한 사실이 밝혀지며 ‘운전자 바꿔치기’ 논란이 일었다. 김 씨가 사고 직후 매니저에게 직접 전화해 ‘대신 출석해서 사고를 처리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지자 소속사 대표가 “거짓 자수를 지시한 건 나였다”며 입장문을 내고 사과하기도 했다. 김 씨는 사고 이후 약 17시간 만인 10일 오후 4시 반경 경찰에 출석해 뺑소니 사고를 낸 사실을 시인했지만, 이때도 음주운전 혐의는 부인했다. 음주한 시점으로부터 시간이 경과해 호흡 검사로 음주 여부를 정확히 밝혀낼 수 없는 점을 노린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당시 호흡 검사에서 김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치(0.03%) 미만이었다.● 경찰 “음주 뺑소니 등 철저히 수사” 이후로도 김 씨 측은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김 씨의 몸에서 음주 판단 기준 이상의 음주 대사체(알코올 부산물)가 검출됐다는 국과수 분석 결과가 나온 이후 소속사는 공식 입장 표명을 중단했다. 경찰은 10일 김 씨를 1차 조사할 당시 김 씨의 동의를 얻어 소변을 채취해 국과수에 보냈다. 음주 후 약 8시간이 지나면 호흡 검사로 음주 여부를 밝히기 어려운 점을 고려했다. 그 결과 김 씨의 소변에서는 음주 판단 기준 이상의 알코올 부산물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17일 알려진 것. 알코올 자체는 술을 마시고 나서 약 8시간이 지나면 날숨이나 소변에서 검출되지 않지만, 그 부산물은 72시간이 지나도록 몸속에 남는다. 국과수는 “김 씨가 사고를 낸 후 소변 채취까지 약 20시간 지난 것에 비춰 볼 때 사고 전 음주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결론 냈다. 여기에 김 씨가 사고를 내기 전 3차까지 이어진 술자리에 참석한 사실까지 드러났다. 김 씨 일행은 사고 당일인 9일 오후 서울의 한 스크린골프장에서 술을 주문했다고 한다. 이후 오후 6시경 강남구 신사동의 한 음식점에서도 소주 5병 이상을 주문했다. 김 씨는 오후 7시 반경 청담동 유흥주점으로 이동할 때 대리운전을 이용했고, 11시경 귀가할 때도 대리기사가 운전했다. 경찰이 이런 점을 고려해 김 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도 검토한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김 씨는 18, 19일 예정됐던 경남 창원시 콘서트를 강행했다. 그는 이틀간 무대에서 연달아 뺑소니 논란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18일 무대에선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후회’다. 모든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고 언급했고, 19일 무대에선 “죄송하다. 죄는 제가 지었지 여러분은 공연을 보러 오신 것뿐”이라며 관객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후 소속사 관계자는 19일 오후 8시경 ‘이르면 20일 (음주운전 여부를 밝히는) 입장을 내겠다’고 밝혔는데, 이를 앞당긴 것. 경찰 관계자는 “김 씨의 음주뺑소니 혐의뿐 아니라 운전자 바꿔치기에 관여했는지 여부 등도 철저히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이정훈 기자 jh89@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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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층선 1층의 34배 버는 가혹한 상금게임… 오겜 닮은 ‘더 에이트 쇼’

    ‘제2의 오징어게임’이라 불리며 넷플릭스의 올 상반기 기대작으로 꼽혀온 ‘더 에이트 쇼’가 17일 공개됐다. 공개 직후 시청자들 사이에선 “오징어 게임과 비슷한 듯 다른데 대중성이 없다”는 아쉬운 반응과 “배우들의 연기력이 좋고 설정과 연출이 신선하다”는 호평이 엇갈렸다. ‘더 에이트 쇼’는 공개 직후 넷플릭스 TV 부문에서 글로벌 톱 10 안에 들지 못했다. 국내 톱 10에서도 3위에 그쳤다.● ‘제2의 오겜?’ 비슷한 소재 겹쳐 영화 ‘관상’(2013년)을 연출한 한재림 감독의 첫 시리즈물이자 류준열, 천우희, 박정민, 배성우 등 화려한 배우들로 이목을 끌었던 ‘더 에이트 쇼’는 거액의 상금 게임을 놓고 인간이 얼마나 밑바닥까지 떨어지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오징어 게임’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 ‘오징어 게임’이 육탄전이었다면 ‘더 에이트 쇼’는 심리 게임에 가깝다. ‘1분에 1만 원, 시급 60만 원, 일급 1440만 원.’ 주최 측이 만들어 놓은 세트장 안에서 전광판에 찍힌 시간이 모두 소진될 때까지 잘 버티면 상금을 갖고 사회로 돌아갈 수 있다. 열흘이면 1억4440만 원, 100일이면 약 14억 원을 벌어 나간다. 딸 병원비도 내지 못하는 가난을 끊어낼 절호의 기회다. 하지만 남자는 다음 날 가혹한 진실을 마주한다. 숫자 ‘1’을 랜덤으로 고른 자신과 달리 ‘8’을 고른 8층 참가자가 벌어들이는 돈은 1분에 34만 원, 시급 2040만 원, 일급 4억8960만 원이다. 현실 사회 물가 100배인 이곳에서 층수 차이는 곧 계급의 차이가 된다. 최후의 1인만 살아남는 ‘오징어 게임’과 달리 ‘더 에이트 쇼’는 모두가 살아서 나가야 한다. 폐쇄회로(CC)TV를 통해 참가자들을 관찰하는 사람들이 즐거우면 쇼의 지속 시간이 늘어난다는 규칙에 따라 참가자들은 서로를 점점 더 자극적인 방식으로 고문한다. ‘오징어 게임’이 그랬듯 ‘더 에이트 쇼’도 자극적이고 선정적이다.● 탄탄한 연기력과 고전영화 같은 연출 ‘환승연애’ 논란이 일었던 배우 류준열과 2020년 음주운전 적발로 4년간 활동을 중단했던 배성우 등은 주요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소화하며 작품의 몰입도를 높였다. 믿었던 형에게 투자 사기를 당한 ‘3층’ 역을 맡은 류준열은 열심히 빚을 갚고자 노력하지만 불어나는 이자에 삶의 의지를 잃은 우리 시대 청춘의 모습을 우습고도 짠하게 연기해냈다. 이번 작품으로 복귀하며 일각서 논란이 된 배성우는 하반신 장애를 지닌 서커스 단원이자 작품의 주요 캐릭터 ‘1층’ 역을 맡아 ‘신스틸러’의 면모를 보여준다. 이외에도 배우 천우희는 행위 예술가이자 범접할 수 없는 ‘돌아이’ 8층 역을 맡았다. 영화 ‘써니’(2011년)에서 본드 부는 비행 청소년 역으로 관객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겼던 그는 그때의 역할에 버금가는 몰입력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각 에피소드에 영사기가 돌아가는 듯한 화면과 예스러운 자막 등을 넣어 고전 영화를 보는 듯한 연출을 덧입힌 것도 인상적이다. 이는 CCTV 뒤에서 자극적인 쇼를 관람하고, 돈을 벌도록 해주는 사람은 결국 시청자라는 점을 깨닫게 해주는 장치다.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거액의 돈 앞에서 우리는 인간성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 앞에서 선뜻 대답하기 어렵다는 점은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일부 선정적인 장면이 불편하게 느껴지긴 하지만 재치 있는 연출, 뛰어난 무대 미술과 배우들의 연기력 등 3박자가 조화를 이룬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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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진스, 어도어 사태 탄원서 제출… 부모들은 민희진 대표 지지 입장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 간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뉴진스 멤버들이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멤버들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공식적인 목소리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일 가요계에 따르면 다니엘, 민지, 하니, 해린, 혜인 등 다섯 멤버는17일 재판부에 각자 탄원서(진정서)를 제출했다. 민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기일이 열린 날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뉴진스 멤버들의 법정대리인인 부모들이 민 대표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탄원 내용도 비슷한 맥락일 것으로 추정된다. 뉴진스 탄원서는 연예인 전속계약 분쟁을 전문적으로 맡아온 강진석 변호사가 제출했다. 이에 일각에선 ‘뉴진스 멤버들의 전속계약 해지 업무까지 맡은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강 변호사는 “작성된 탄원서를 제출하는 업무만 맡았을 뿐, 계약 분쟁과 관련해 선임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뉴진스 멤버 민지는 18일 팬 소통 플랫폼에 “뉴진스는 단단하다. 우리는 깡과 총이 있는 토끼(뉴진스의 상징)들”이라고 말하며 사태 이후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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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김호중, 알코올 부산물 기준치 60배…金일행 식당서도 소주 5병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33)가 뺑소니 사고를 내고 약 20시간 후에 실시한 검사에서 음주 기준치의 60배가 넘는 알코올 부산물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김 씨 일행이 사고 전 음식점에서도 소주 5병을 주문한 점, 유흥주점으로 옮길 때도 대리운전을 이용한 점 등에 비춰 음주운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하는 한편으로 구속영장 신청도 검토하고 있다.● 알코올 부산물 검출… “기준치 60배 넘어”김 씨는 9일 오후 11시 50분경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왕복 2차로에서 뺑소니 사고를 내고 10일 오후 4시 반경 경찰에 출석했다. 약 17시간 만에 이뤄진 호흡 검사에서 김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치(0.03%) 미만이었고, 김 씨도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다만 경찰은 음주 후 약 8시간이 지나면 호흡 검사로 음주 여부를 밝히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김 씨의 동의를 얻어 소변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보냈다.1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과수 감정 결과 김 씨의 소변에서는 음주 판단 기준 이상의 에틸 황산염(EtS)과 에틸 글루쿠로나이드(Etg)가 검출됐다. EtS와 EtG는 술에 들어 있는 알코올(에탄올)이 간을 거치며 생성되는 대사체(부산물)다. 알코올 자체는 술을 마시고 나서 약 8시간이 지나면 날숨이나 소변에서 검출되지 않지만, EtS와 EtG는 72시간이 지나도록 몸속에 남는다. 국과수는 “김 씨가 사고를 낸 후 소변 채취까지 약 20시간 지난 것에 비춰 볼 때 사고 전 음주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결론 냈다.김 씨의 몸에서 나온 EtS의 농도는 소변 1L당 6.41mg이었고, EtG 농도는 6.83mg이었다. 이는 국내외 연구에서 통용되는 음주 판명 기준인 0.1mg보다 최소 60배 이상 높다. 국과수는 정상적인 호흡 검사를 피하는 지능 음주범이 늘어나자 2020년 이런 분석법을 도입했다.● 식당서도 대리운전… 金 “죄송하다. 죄는 제가”이런 결과에 대해 김 씨 측이 ‘사고 후에 마신 알코올이 남아서 검출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할 가능성도 있다. 김 씨는 사고 후 약 2시간이 지난 10일 오전 2시경 경기 구리시 호텔 인근 편의점에서 맥주 4캔을 구매했다.따라서 경찰은 사고 전후 김 씨의 행적을 조사하고 있다. 특히 사고 5시간 전인 9일 오후 6시경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음식점에서 김 씨 일행이 소주 5병을 주문한 점이 주목된다. 김 씨는 7시 반경 청담동 유흥주점으로 이동할 때 대리운전을 이용했고, 11시경 귀가할 때도 대리기사가 운전했다. 경찰은 김 씨가 주점 등에서 유명 래퍼 A 씨와 개그맨 B 씨 등과 동석한 사실을 파악하고 이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김 씨가 귀가할 때 대리운전을 이용한 데 대해 18일 소속사 관계자는 “유흥주점 측이 음주와 무관하게 제공한 서비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논란이 이어지자 19일 김 씨는 “경찰에 자진 출석해 성실히 조사에 임하고 입장문을 배포할 예정”이라며 “출석 일자는 경찰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김 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김 씨는 18, 19일 예정됐던 경남 창원시 콘서트를 강행했다. 그는 이틀간 무대에서 연달아 뺑소니 논란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18일 무대에선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후회’다. 모든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고 언급했고, 19일 무대에선 “죄송하다. 죄는 제가 지었지 여러분은 공연을 보러 오신 것뿐”이라며 관객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다만 향후 공식 일정은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3, 24일 서울 송파구에서 열리는 콘서트는 주최사인 KBS가 주관사에 김 씨를 교체해달라고 요구한 상태다. 다음 달 1, 2일 경북 김천시 콘서트의 공동 주최사인 SBS미디어넷 측도 19일 “김천 콘서트는 연출에 참여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SBS미디어넷 측은 김천 외에도 이후에 열릴 예정이었던 서울 콘서트 역시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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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경찰 “김호중 사고 전 음주판단” 국과수 결과 통보 받아

    뺑소니 혐의로 입건된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33)가 음주운전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김 씨가 사고를 내기 전 음주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감정 결과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으로부터 통보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소속사의 조직적 은폐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또, 경찰은 김 씨가 사고를 내기 전 있었던 유흥주점에서 래퍼 출신 연예인과 동석한 것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17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김 씨가 사고를 낸 이후 소속사 관계자들이 증거 인멸 등을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인 정황을 포착하고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와 증거인멸 혐의 등을 적용해 수사 중이다. 이 혐의가 입증되고 죄질이 불량하다고 법원이 판단할 경우 징역 5년 이하의 실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특히 경찰은 이날 오후 국과수로부터 김 씨의 소변 감정 결과를 전달받았는데 사고 전 음주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내용이었다. 국과수는 ‘김 씨가 사고 후 소변 채취까지 약 20시간이 지난 것에 비춰볼 때 음주판단 기준 이상으로 음주대사체가 검출돼 사고 전 음주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소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현재 경찰은 김 씨의 소속사 ‘생각 엔터테인먼트’의 이광득 대표(41)로부터 “김 씨의 옷으로 바꿔 입고 대신 자수해 달라고 매니저에게 지시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받아낸 상태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의 다른 매니저 2명 중 1명은 사고 직후 김 씨를 경기 구리의 한 호텔로 데려갔고, 나머지 1명은 김 씨 차량 블랙박스의 메모리카드를 빼내 훼손한 것으로 파악됐다.김 씨가 머무른 호텔은 영화 등을 즐길 수 있는 빔프로젝터가 설치된 이른바 ‘콘텐츠 호텔’로 입구가 좁고 으슥한 편이었고, 매니저 이름으로 예약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씨는 퇴실 시간으로 정해진 오전 11시보다 약 1시간 일찍 퇴실한 것으로 알려졌다.경찰은 이 같은 정황으로 볼 때 이 씨와 매니저들이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하고 김 씨의 범행을 은폐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소속사 사무실과 이 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해서 확보한 자료와 김 씨가 있었던 유흥주점의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분석 중이다.특히 이날 유흥주점엔 소속사 관계자 뿐 아니라 래퍼 출신 유명 연예인 A 씨도 동석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경찰이 김 씨가 실제로 술을 마셨는지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A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것으로 전망된다.김 씨는 변호인 2명을 선임해 경찰 수사에 대응하고 있다. 이 중 1명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당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으로 직무가 정지됐을 때 총장 직무대리를 맡았던 조남관 변호사인 것으로 파악됐다. 조 변호사는 검사 재직 시절 법무부 검찰국장과 대검 차장검사 등을 지냈다.한편 김 씨는 18, 19일 경남 창원시에서 열리는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콘서트를 예정대로 강행한다. 김 씨는 18일 콘서트에서 팬들에게 교통사고 뺑소니 의혹에 대한 심경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이정훈 기자 jh89@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4-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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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희진, 네이버-두나무 투자 접촉” “방시혁, 뉴진스 차별 대우”

    하이브와 소속 레이블인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 측이 17일 법정에서 날선 공방을 벌였다. 하이브 측은 민 대표가 경영권 확보를 위해 네이버, 두나무 측과 접촉한 사실을 공개하며 대표 해임 사유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민 대표 측은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이 뉴진스를 차별대우 했다는 뉴진스 멤버들의 메시지를 공개하며 맞섰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김상훈) 심리로 열린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기일에서 하이브 측 대리인은 “위법 행위를 자행한 민 대표가 어도어의 대표이사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특히 하이브 측은 민 대표가 경영권 확보를 위해 투자자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하이브 3대 주주인 두나무(지분 5.6%), 협력사 네이버의 고위층과 접촉한 사실을 공개했다. 앞서 민 대표가 “투자자를 만난 적 없다”며 경영권 탈취 시도가 없었다고 주장한 것에 반박 자료를 낸 것이다. 이에 대해 민 대표 측은 “어도어의 지배구조 변경을 통해 하이브의 중대 이익을 침해할 방안을 강구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했다. 민 대표의 대리인은 “민 대표 해임은 본인뿐 아니라 뉴진스, 어도어, 하이브에까지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초래할 것”이라며 하이브가 민 대표 해임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주주 간 계약상 하이브는 민 대표가 5년간 어도어의 대표이사·사내이사 직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의결권을 행사해야 하는데 하이브가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민 대표의 계약 기간은 2026년 11월까지다. 하이브 측은 “주주 간 계약은 민 대표가 어도어에 10억 원 이상의 손해를 입히거나 배임·횡령 등의 위법행위를 한 경우 등에 사임을 요구할 수 있다고 돼 있다”며 경영권 탈취를 목적으로 외부 투자세력을 접촉한 것으로 해임사유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양측은 감정싸움도 이어갔다. 민 대표 측은 하이브가 약속을 어기고 르세라핌을 첫 걸그룹으로 선발했을 뿐만 아니라, 뉴진스는 성공적인 데뷔 후에도 차별적 대우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법정에서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이 뉴진스를 차별대우 했다는 내용의 뉴진스 멤버들 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반면 하이브 측은 “민 대표가 무속인의 코칭을 받아 ‘방시혁 걸그룹이 다 망하고 우리는 주인공처럼 마지막에 등장하자’며 뉴진스의 데뷔 시기를 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뉴진스가 수동적 역할에만 머무르길 원하며 일종의 가스라이팅을 ‘모녀 관계’로 미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방 의장은 이날 법원에 낸 탄원서를 통해 지난달 22일 하이브의 감사 조치로 어도어와의 갈등이 표면화된 이후 처음 공개적인 입장을 밝혔다. 방 의장은 민 대표를 해임하도록 하이브가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아무리 정교한 시스템도, 철저한 계약도 인간의 악의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며 “한 사람의 악의에 의한 행동이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만들어온 시스템을 훼손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24일까지 양측의 추가 자료를 제출받은 뒤 31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 앞서 가처분 신청 인용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24-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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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경찰 “김호중 사고 전 음주 판단” 국과수 결과 통보 받아…‘공무집행방해’ 혐의 적용

    뺑소니 혐의로 입건된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33)가 음주운전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김 씨가 사고를 내기 전 음주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감정 결과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으로부터 통보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소속사의 조직적 은폐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또, 경찰은 김 씨가 사고를 내기 전 있었던 유흥주점에서 래퍼 출신 연예인과 동석한 것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17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김 씨가 사고를 낸 이후 소속사 관계자들이 증거 인멸 등을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인 정황을 포착하고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와 증거인멸 혐의 등을 적용해 수사 중이다. 이 혐의가 입증되고 죄질이 불량하다고 법원이 판단할 경우 징역 5년 이하의 실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특히 경찰은 이날 오후 국과수로부터 김 씨의 소변 감정 결과를 전달받았는데 사고 전 음주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내용이었다. 국과수는 ‘김 씨가 사고 후 소변 채취까지 약 20시간이 지난 것에 비춰볼 때 음주판단 기준 이상으로 음주대사체가 검출돼 사고 전 음주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소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현재 경찰은 김 씨의 소속사 ‘생각 엔터테인먼트’의 이광득 대표(41)로부터 “김 씨의 옷으로 바꿔 입고 대신 자수해 달라고 매니저에게 지시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받아낸 상태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의 다른 매니저 2명 중 1명은 사고 직후 김 씨를 경기 구리의 한 호텔로 데려갔고, 나머지 1명은 김 씨 차량 블랙박스의 메모리카드를 빼내 훼손한 것으로 파악됐다.김 씨가 머무른 호텔은 영화 등을 즐길 수 있는 빔프로젝터가 설치된 이른바 ‘콘텐츠 호텔’로 입구가 좁고 으슥한 편이었고, 매니저 이름으로 예약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씨는 퇴실 시간으로 정해진 오전 11시보다 약 1시간 일찍 퇴실한 것으로 알려졌다.경찰은 이 같은 정황으로 볼 때 이 씨와 매니저들이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하고 김 씨의 범행을 은폐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소속사 사무실과 이 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해서 확보한 자료와 김 씨가 있었던 유흥주점의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분석 중이다.특히 이날 유흥주점엔 소속사 관계자 뿐 아니라 래퍼 출신 유명 연예인 A 씨도 동석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경찰이 김 씨가 실제로 술을 마셨는지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A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것으로 전망된다.김 씨는 변호인 2명을 선임해 경찰 수사에 대응하고 있다. 이 중 1명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당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으로 직무가 정지됐을 때 총장 직무대리를 맡았던 조남관 변호사인 것으로 파악됐다. 조 변호사는 검사 재직 시절 법무부 검찰국장과 대검 차장검사 등을 지냈다.한편 김 씨는 18, 19일 경남 창원시에서 열리는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콘서트를 예정대로 강행한다. 김 씨는 18일 콘서트에서 팬들에게 교통사고 뺑소니 의혹에 대한 심경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이정훈 기자 jh89@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4-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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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0만원 써야 ‘아이돌과 1분 영상통화’… 상술에 뒤틀린 K팝 앨범

    K아이돌의 희귀 포토카드, 팬미팅 참여 등을 미끼로 같은 앨범을 다량으로 사게끔 유도하는 국내 음반 기획사의 판매 전략이 지나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조차 본사인 하이브의 ‘랜덤 포토카드’ 등 판매 전략을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음반 판매량은 급성장하고 덩달아 기획사의 매출도 급증했지만 ‘팬심을 이용한 상술’로 시장 왜곡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문제의식도 커지고 있다. 14일 써클차트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음반 판매량은 1억1577만 장으로 전년 대비 50% 급증했다. 국내 1위 기획사인 하이브의 전체 매출 중 음반·음원 비율은 2021년 30%에서 지난해 44.5%로 가파른 상승세다. 기획사 수익에서 음반 판매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전체 매출을 견인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음반을 더 비싸게, 더 많이 팔려고 하는 마케팅 기획은 점점 더 치밀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달 29일 발매된 그룹 세븐틴의 베스트 앨범 ‘17 이즈 라이트 히어(17 IS RIGHT HERE)’는 CD 2장이 동일하게 들어 있지만 선물 구성품이 다른 앨범을 6종류로 나눠 판매하고 있다. 가장 저렴한 앨범인 ‘위버스 버전’(1만4500원)에 비해 구성품이 다양한 디럭스 버전(8만5800원)의 가격은 6배 가까이 된다. 앨범에 든 수록곡은 똑같지만, 버전마다 랜덤 포토카드의 종류와 굿즈가 다르다. ‘원하는 카드를 뽑을 확률’을 위해 더 지출하게 만드는 것. 랜덤 카드가 아닌 멤버 전원의 포토카드가 들어 있는 ‘안전한 선택’을 하려면 가장 비싼 디럭스 버전을 사야만 한다.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팬 사인회와 영상통화, 쇼케이스 등 좋아하는 멤버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앨범 구매 수량과 연동된다. 앨범 1장당 1번씩만 팬 사인회 등의 응모 기회가 주어져 당첨 확률을 높이려면 앨범을 많이 사야 하는 것. 응모 형식이지만 사실상 앨범을 많이 구입하는 사람 순으로 줄을 세운다고 해서 ‘팬싸컷’(팬사인회 커트라인)으로 불린다. 인기 아이돌의 경우 ‘팬싸컷’이 300만∼400만 원, 최정상급 보이그룹은 500만 원 이상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좋아하는 아이돌과 1∼2분가량 일대일 영상통화를 하기 위해 같은 앨범을 200∼300장가량 사야 할 정도다. NCT 팬인 직장인 김모 씨(33)는 “거의 매일같이 팬 사인회를 여는데 너무 소모적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니 다량의 앨범을 구입한 뒤 응모권 등만 챙기고 버리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이달 초 일본 도쿄 시부야의 한 백화점 인근 공원에 하이브의 그룹 세븐틴의 앨범이 무더기로 버려진 사진이 국내외에서 논란을 빚기도 했다. 한국 정상급 보이그룹의 발매 첫 주 앨범 판매량이 월드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보다 100만 장이나 많은 기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앨범 시장의 왜곡도가 그만큼 커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팬들의 사랑을 볼모로 삼아 앨범을 과도하게 판매하고 판매량을 부풀리는 시장 교란 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며 “앨범 판매량을 위해 아티스트들을 소모시킬 게 아니라 새롭고 수준 높은 음악을 위해 K팝 엔터테인먼트사들이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4-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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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도어 부대표, 하이브 감사 직전 주식 전량 팔아

    어도어의 부대표가 하이브가 전격 감사에 들어가기 일주일 전에 보유하고 있던 하이브 주식 전량을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브는 이것이 미공개 정보 이용 등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14일 가요계에 따르면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측근인 S 부대표는 지난달 15일 갖고 있던 하이브 주식 950주를 2억387만 원에 전량 매도했다. 이는 지난달 22일 하이브가 경영권 탈취 의혹을 제기하며 어도어 감사에 전격 착수하기 일주일 전이다. 주식 매도 다음 날인 16일 민희진 대표 측은 하이브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한 이메일을 하이브 경영진에게 보냈다. 하이브 측은 이메일 등으로 인한 갈등 본격화에 하이브의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매도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어도어 측은 “22일에 감사가 시작된다는 사실을 미리 알 수 없었다. 이사 중도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식을 매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하이브 산하 레이블 빌리프랩의 걸그룹 아일릿이 뉴진스 안무를 표절했다는 논란이 또다시 불거졌다. 13일 뉴진스의 퍼포먼스 디렉터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아일릿이 신곡 ‘럭키 걸 신드롬’에서 뉴진스의 지난해 맥도날드 광고 안무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4-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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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0만 넘보는 ‘범죄도시4’… ‘스크린 독점’ 핫이슈 부상

    ‘범죄도시4’가 15일경 1000만 관객 고지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팬데믹 이후 침체된 한국 영화계로 관객몰이를 했다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스크린 독점’으로 만들어진 1000만 영화”라는 비판도 함께 나온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범죄도시4’는 12일까지 관객 973만 명을 넘었다. 최근의 관람 추세라면 부처님오신날인 15일에 1000만 관객 돌파가 확실해 보인다. 이미 13일에는 이 시리즈(범죄도시 1∼4편)의 전체 누적 관객이 4000만 명을 넘어섰다. 한국 영화계에 적지 않은 이정표를 세운 셈이다. ‘범죄도시4’가 2, 3편에 이어 세 번째로 1000만 고지에 오른 것은 그만큼 마동석이 펼치는 스크린 속의 ‘범죄도시 세계관’이 탄탄히 구축됐다는 것을 보여 준다. 마동석은 ‘범죄도시’ 시리즈 1편부터 직접 기획해 왔다. 그는 처음 기획 때부터 할리우드 ‘분노의 질주’ 시리즈처럼 사랑받는 프랜차이즈로 만들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른바 마동석표 액션물이 프랜차이즈처럼 ‘믿고 보는 상품’이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범죄도시4’의 천만 흥행의 배경을 두고 스크린 독식 문제가 영화계의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범죄도시4’의 개봉 첫 주 좌석점유율(전체 상영관 좌석 중 해당 영화에 배정된 좌석의 비중)이 85%를 웃돌았기 때문. 멀티플렉스 영화관에 가도 범죄도시를 봐야만 하는 상황이 되면서 개봉 2주도 되기 전에 이미 8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올해 첫 1000만 영화였던 ‘파묘’가 개봉 첫 주 좌석점유율 50%대, 지난해 11월 개봉한 ‘서울의 봄’이 60%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높아진 것이다. 한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범죄도시4’와 경쟁을 피하기 위해 다른 영화들이 개봉을 피했다는 걸 감안해도 지나친 점유율”이라고 했다. 이런 까닭에 일부 영화단체를 중심으로 스크린 상·하한제 도입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소 영화에도 스크린을 보장해 영화적 다양성을 확보하고, 관객들의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다. ‘범죄도시4’는 흥행에 성공했지만 관객들의 평가는 박한 편이다. 형사 마석도가 악당을 때려눕히는 줄거리가 반복되면서 관객 피로도가 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범죄도시1’의 네이버 관람객 평점이 9.28, 2편이 8.98이었던 것에 비해 3편은 7.67, 4편은 7.6까지 떨어진 상태다. 마동석은 범죄도시 시리즈를 8편까지 찍고, 직접 주인공을 맡겠다고 밝힌 바 있다. 스크린 독식 논란뿐만 아니라 기존의 충성 관객들에게 ‘익숙한 재미’를 선사하면서도 새로운 볼거리로 변화를 줘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공권력에 대한 불신을 주먹 하나로 시원하게 날려 버린다는 데에서 대중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한 콘텐츠”라며 “향후 시리즈에서 힘 조절을 잘하면서 재미와 액션 사이의 균형을 잘 맞춘다면 완전히 성공한 프랜차이즈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4-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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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펜싱 김준호, FA 나왔다… 해와달엔터와 전속계약 만료

    펜싱 선수 김준호(30)가 연예계 FA(자유계약) 시장에 등장했다.김준호는 4월 전 소속사인 해와달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이 만료됐다고 최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밝혔다.2020 도쿄 올림픽 펜싱 사브르 남자 단체전에서 맹활약하며 금메달을 목에 건 김준호는 1월 KBS2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라며 국가대표 은퇴를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이후 태극마크를 반납하고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다.그는 “현재 출연 중인 ‘슈퍼맨이 돌아왔다’ 외 유튜브 채널도 개설해 다양한 모습으로 대중들과 만나고 싶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방면에서 좋은 모습으로 찾아뵐 것”이라고 전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4-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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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TS RM ‘Come back to me’ 82개국서 1위

    방탄소년단(BTS) 리더 RM(사진)의 솔로 2집 선공개곡 ‘Come back to me’가 82개국 아이튠스에서 ‘톱 송’ 차트 1위에 올랐다. 방탄소년단 소속사인 빅히트뮤직에 따르면 10일 공개된 RM의 ‘Come back to me’는 11일 오전 9시 기준 독일, 프랑스, 일본, 브라질 등 82개국 아이튠스에서 1위를 기록했다. 공개 당일인 10일에는 ‘월드와이드 아이튠스 송’과 ‘유러피안 아이튠스 송’ 차트 정상을 차지했다. ‘Come back to me’는 24일 RM이 발표하는 솔로 2집 ‘Right Place, Wrong Person’의 수록곡이다. 솔로 앨범에는 총 11곡이 담길 예정이다. 공교롭게 하이브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어도어 소속의 뉴진스 컴백 일자와 겹친다. 하이브는 “(솔로 2집 발표일은) 어도어 측과 사전에 공유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의 이성진 감독이 연출한 ‘Come back to me’ 뮤직비디오도 화제다. 애플TV플러스 드라마 ‘파친코’의 주연 배우 김민하가 RM과 호흡을 맞춘 이 뮤직비디오는 잘 만들어진 단편영화 같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감독 특유의 음울하고도 감각 있는 미장센이 돋보인다. 유튜브 뮤직비디오 차트 상위권에 올랐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4-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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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새는 꿈속에서도 노래한다

    키워 본 사람은 안다. 반려견도 꿈을 꾼다. 곤히 자다가 맛있는 간식을 먹는 듯 입맛을 다시고, 너른 운동장을 달리는 듯 다리를 신나게 구르기도 한다. 놀라지 않게 살포시 깨워 주고 싶을 만큼 슬프게 낑낑댈 때도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주립대에서 동물권과 과학철학을 가르치고 있는 저자는 ‘동물도 사람처럼 꿈을 꿀까?’라는 질문에서 이 책을 시작했다. 저자는 전기생리학, 행동학, 신경해부학의 3개 범주에서 동물도 꿈을 꾼다는 탄탄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다. 예컨대 금화조(錦華鳥)가 깨어서 노래하는 동안 보이는 뇌 활동 패턴은 수면 상태의 일정 구간에서 보이는 패턴과 완벽히 일치한다. 꿈속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또 수화를 배운 침팬지는 잠을 자면서 수화 손동작을 하기도 한다. 저자는 동물이 꿈을 꾼다는 사실이 사람에게 어떤 시사점을 주는지 짚어 나간다. 꿈을 꾼다는 것은 동물이 적극적으로 기억하고 상상하는 존재라는 증거다. 저자는 동물들의 꿈이 깨어 있을 때 경험한 그들의 관심, 호기심, 기쁨을 촉발하는 기분 좋은 것들에 관한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어린 시절 어미가 수렵꾼들에게 죽임을 당한 고릴라는 긴 세월이 지나서도 악몽을 꾼다는 연구도 있다. 동물의 꿈도 사람처럼 기억과 의식을 바탕으로 한다는 설명이다. 이는 사람이 동물을 존중하고 ‘동료 생물’로 대해야 하는 근거가 된다. 저자는 인류가 그동안 동물을 인간보다 하등한 존재로 여겼으나 이는 잘못된 접근이라고 비판한다. 동물 역시 인간과 마찬가지로 경험한 사건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기억하는 생명의 주체이기 때문이다. 동물도 사람처럼 그들만의 방식을 갖춘 세상의 구성원이다. 저자는 그렇기에 인간이 다른 동물들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간이 동물을 소비할 음식, 착취할 노동력, 이용할 자원으로만 바라보면서 가하는 잔혹한 폭력이 그들의 의식 속에 깊은 고통으로 자리 잡을 것이기 때문이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4-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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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기술로 되살린 식물인간 연인과 영상통화, 누구와 통화한건가

    너무 빨리 세상을 떠난 엄마, 병에 걸려 이른 나이에 죽은 아들,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연인…. 억만금이 든다고 해도 되살릴 수만 있다면 살려내고픈 소중한 사람이 누구에게나 있을 테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사랑하는 사람을 스크린 속에 되살려 주는 영상통화 서비스를 소재로 한 영화 ‘원더랜드’가 다음 달 5일 개봉한다. 탕웨이, 수지, 박보검, 정유미, 최우식 등 쟁쟁한 배우들이 참여해 크랭크인 때부터 화제를 모았다. 영화 ‘만추’(2011년)를 통해 탕웨이와 부부의 연을 맺은 김태용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제가 영상통화를 자주 하거든요. 그런데 끊고 나면 ‘이게 진짜 저기에 있는 사람과 통화를 한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상통화만 하다가 실제로 만나면 오랜만에 만난 것 같기도 하고 어제 본 것 같기도 하고요. 관계의 경계가 희미해진달까요. 죽은 사람들도 영원히 죽지 않고 우리와 소통하는 시기가 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9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김태용 감독은 영화의 소재로 AI를 통한 영상통화를 선택한 것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영화 속 ‘원더랜드’는 죽거나 죽음의 문턱에 선 사람을 AI로 구현해주는 영상통화 서비스다. 사람들은 이 서비스를 통해 죽은 부모님, 자식 등과 수십 년 동안 영상통화를 한다. 만날 수는 없지만 그들이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것.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각자의 이유로 이 서비스를 사용하게 된다. 정인(수지)은 식물인간 상태인 연인 태주(박보검)를 대신해 ‘원더랜드’ 서비스로 AI 태주를 만들어낸다. 여느 ‘롱디 커플’처럼 사랑을 키워 가지만 사실 진짜 태주는 병원에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태주가 식물인간 상태에서 깨어나고, 정인은 혼란스러운 감정을 느끼게 된다. 자신이 사랑한 것이 진짜 태주였는지, AI 태주였는지 아니면 태주를 사랑한다는 것 자체도 거짓된 감정이었는지 헷갈린다. 배우 탕웨이는 죽음을 앞두고 ‘원더랜드’ 서비스를 통해 딸에게 엄마의 빈자리를 조금이라도 채워주고 싶은 바이리 역을, 정유미와 최우식은 ‘원더랜드’ 세계를 만드는 설계자 역할을 맡았다. 김 감독은 “먼저 보낸 사람들, 앞으로 보낼 사람들을 생각해보면 그들과 어떻게 관계를 이어가는 게 좋을까란 고민이 숙제로 느껴졌다. 그 이야기를 영화로 하고 싶었다”고 했다. 작품은 탕웨이와 김태용 감독이 부부로서 함께한 첫 영화이기도 하다. 탕웨이는 “우리 부부는 일 얘기밖에 안 한다”며 웃었다. 이어 “감독님도 워커홀릭이고 나도 그렇다. 같이 작업하는 게 잘 맞아서 천만다행이었다”고 말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4-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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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는 ‘학전’도 ‘김민기’도 지운다… “내가 뭐라고 이름 남기겠나”

    《‘학전’ 폐관 두달, 위암과 싸우는 김민기 굳게 닫혔던 문을 열자 묵은 담배 냄새가 코를 찔렀다. 서울 대학로 학전 건물의 4층 사무실. 김민기(사진)가 떠난 빈자리엔 그가 피우던 담배 냄새만이 남아 있었다. 위암 4기로 경기 고양시 일산 집에서 칩거하는 그의 ‘지금’을 살펴봤다.》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찬다. 머리카락도 부쩍 빠진다. 손발 끝은 항암치료 때문에 어느새 새까매졌다. 지인들이 경기 고양시 일산 집으로 찾아오겠다고 하지만 이젠 만나기 부담스러울 정도다. 뒤늦게 대중도 그를 찾는다. 그의 옛날 노래를 다시 듣고, 과거 동영상을 일부러 찾아본다. 관심이 ‘반짝’ 높아진 것과 상관없이 그는 대중 앞으로 나갈 생각이 없다고 한다. 가수이자 극단 학전(學田)의 대표 김민기(73) 얘기다. 그가 33년을 일군 극단 학전이 3월 15일 폐관된 지 두 달 가까이 됐다. 정부는 옛 학전 공간에 새 어린이극장 개관을 추진하며 ‘학전’이란 이름을 넣고 싶어 했다. 하지만 최근 김민기는 이렇게 말했단다. “내가 뭐라고 이름을 남기겠나.”● “고맙다” “미안하다” 지난 6개월간은 김민기에게 가슴 아픈 시간이었다. 위암 4기였는데 간으로 전이가 됐고, 학전의 운영 상태도 악화됐기 때문. 지난해 늦가을 서울 종로구 한 한옥 마당에서 열린 차남의 결혼식. 김민기는 지인들에게 “학전 문을 닫아야겠다”고 읊조렸다. 별다른 설명도 없었다. 김민기의 한 경기고, 서울대 동창은 “민기가 평소 말랐었는데 그날 보니 많이 부어 있더라”라고 했다. 그해 11월 김민기는 학전의 폐관 결정을 대외적으로 알리게 된다. 한 달여 뒤 12월 31일 학전의 송년회 자리. 모자를 쓰고, 지팡이를 짚은 김민기가 들어오자 주위는 차분해졌다. 할 말이 많은 자리였지만, 김민기는 말을 아꼈다. “고맙다” “미안하다” 정도. 학전 출신 배우 이황의는 “치료가 힘드신지 기운이 없어 보였다. 저희도 폐관에 대해 물어보지 못하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학전의 폐관 소식이 알려지자 주위의 관심이 커졌다. 물론 김민기도 학전을 보존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건 아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위탁 운영도 의논했다. 하지만 김민기는 스스로 학전이란 이름을 지우기로 했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데 다른 곳에서 운영한다고 되겠나. 그건 아닌 거 같다.”33년간 대한민국 문화예술의 ‘못자리’라고 자임했던 학전의 정체성이 외부에 의해 훼손될 수 있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는 것이다. ● “우리는 김민기를 잊고 있었다” 학전은 1994년 창립 이후로 30년 동안 계속 공연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유명 캐릭터 공연에 밀려 김민기의 창작 어린이극은 점점 어려워졌다. 결국 폐관 결정이 나서야 김민기는 대중의 관심 속으로 다시 들어왔다. 극심한 경영 위기와 김민기의 나빠진 건강 상태에 사람들은 적지 않게 놀랐고, ‘인간 김민기’를 다시 돌아보게 됐다. 방송사들은 다큐멘터리와 예능을 통해 김민기를 재조명했다. 중년층에게는 그와 함께했던 젊은 시절을 떠올리게 만들었고, 지금 젊은층에게는 잘 몰랐던 우리 대중문화계 ‘큰어른’의 존재를 새롭게 인식시키는 계기가 됐다. 이런 뒤늦은 깨달음은 김민기의 선후배들도 다르지 않았다. 강헌 음악평론가는 “김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가 방영된 뒤 학전 출신 사람들 사이에서도 ‘다들 너무 오래 잊고 살았다’ ‘민기 형이 그렇게까지 아픈 줄 몰랐다’는 말들이 돌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도 그럴 것이 김민기는 자신의 병세에 대해 주위에 전혀 말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했다. 가수 한영애는 “걱정되고 염려는 되지만 일부러 전화는 하지 않고 있었다. 그분이 그런 것(안부 전화)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마음속으로 건강해지길 기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학전’ 이을 이름 찾는 ‘대국민 공모전’ 김민기가 이끌던 대학로 학전 건물은 시설 개·보수를 거쳐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한국본부(아시테지 코리아)가 7월부터 어린이·청소년 공연장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김민기가 사재까지 털어가며 유지해온 학전 공간의 운영을 사실상 정부가 맡게 된 것이다. 정부는 학전의 리모델링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정유란 아시테지 이사는 “처음 학전을 찾았을 때 너무 낡아서 현대적으로 싹 고치자는 얘기도 있었다. 하지만 내부 논의 결과 현재 학전의 모습 자체가 학전의 역사란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에 내부 구조 변경도 최소화하고 대대적인 도색도 하지 않기로 했다. 다시 공연장이 문을 열면 이전 학전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방지영 아시테지 이사장은 “학전에 이어 새롭게 마련되는 공연장은 어린이극을 창작하고 제작하는 다양한 예술가들이 여러 공연을 시도하고, 그것을 어린이·청소년들과 직접 선보이는 공간이 될 것”이라며 “학전이라는 상징적인 공간을 활용해 어린이극 제작의 링크와 허브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새로운 공연장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김민기가 떠난 학전은 이제 ‘구(舊)학전’이라 불리고 있다. 새 공연장 이름을 짓기 위한 ‘대국민 극장명 공모전’은 9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된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4-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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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5년만의 첫 드라마 도전, 낯설고 설레네요”

    “신인상요? 주시면 너무 감사하게 받죠. 하하.” 아직 초짜 티를 벗지 못한 막내 배우가 받을 법한 이 질문에 답한 사람은 ‘칸의 남자’, 배우 송강호(57)였다. 올해로 데뷔 35년을 맞은 송강호가 드라마에 첫 도전장을 내민다. 15일 공개되는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을 통해서다. 8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송강호는 평소답지 않게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무대에 올랐다. 그는 “낯설기도 하고 긴장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설레기도 한다. 만감이 교차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첫 드라마 도전에 대해 “다양한 채널로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시대가 아닌가 한다. 아주 자연스럽게 작품에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삼식이 삼촌’은 전후 혼란스럽던 1960년대 한국이 배경이다. 모두가 밥 굶지 않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으로 가득 찬 엘리트 김산(변요한)과 그의 가치를 알아보고 자신의 욕망을 투영하는 삼식이 삼촌(송강호)이 정재계와 얽히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삼식이 삼촌’은 전쟁 통에도 주변 사람들이 하루 세끼를 굶지 않도록 해주는 인물이라는 데서 이름을 따왔다. 드라마는 총 16부작이다. 6∼8회 분량 이내 시리즈물 위주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서 이례적으로 긴 호흡이다. 송강호는 “장르물 등 트렌드화돼 있는 기존 OTT 드라마와는 궤가 다른 작품”이라며 “모험일 수도 있고, 더 신선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호기심과 의욕이 발동됐다”고 말했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신연식 감독은 “정말 새로운 세상이 도래해서 각자가 그 세상을 받아들일 때 서로의 정체성을 깨닫는다. 그걸 표현하기 위해 대한민국 사회의 전환점인 1960년을 시대적 배경으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4-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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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운 시대-새로운 인물… 완전히 다른 혹성탈출로 눈높은 한국 관객 잡겠다”

    “전작들을 오마주한 장면이 많아 누구나 영화를 즐길 수 있을 겁니다.” 8일 개봉한 영화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를 연출한 웨스 볼 감독(사진)은 7일 화상 간담회에서 “1968년 첫 혹성탈출 영화에서 인간들이 풀숲에 숨어 있고 유인원들은 말을 타는 모습은 모두에게 충격적인 인상을 남겼다. 그 장면이 이번 영화에도 그대로 재현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신작은 높은 지능을 가진 유인원 ‘시저’를 주인공으로 한 트릴로지 이후 7년 만에 나온 작품으로, 시저가 죽은 뒤 300년이 지난 시점을 배경으로 한다. 기존 ‘혹성탈출’ 시리즈와 차별화된 새로운 인물과 시대 배경을 담고 있다. 유인원은 하나의 제국을 이루며 계속 발전했고, 인간은 바이러스에 감염돼 말하는 능력을 상실했다는 설정을 가져왔다. 새로운 유인원 주인공 ‘노아’가 똑똑한 인간 소녀 노바와 함께 침략을 일삼는 유인원 악당 프록시무스에게 맞서 싸우는 과정을 그렸다. 볼 감독은 이날 “나 역시 오리지널 영화를 보면서 자란 세대”라며 시리즈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연출을 제안받았을 때 아이디어가 번쩍 떠올랐다. 시저의 죽음 몇백 년 이후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며 새로운 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번 영화에서는 문명이 몰락하면서 유인원이 지배하는 새로운 세상이 열리고, 새로운 모험이 펼쳐진다. 무겁고 심각한 분위기인 이전 작품들과 비교해 재밌고 가볍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혹성탈출’ 시리즈는 유인원을 주인공으로 하기에 시각효과(VFX)의 변천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작품으로 통한다. 신작에서는 유인원의 얼굴 표정을 자세히 구현하기 위해 각 연기자의 얼굴마다 두 대의 카메라를 달았고, 몸의 움직임을 세밀하게 포착할 수 있는 특수 보디슈트 ‘포캡’도 착용했다. 전체 신을 컴퓨터그래픽(CG)으로만 구현한 장면이 러닝타임 145분 중 30∼35분가량을 차지한다. 볼 감독은 “한국 영화가 워낙 훌륭해서 관객들의 눈이 높지만 우리 영화를 즐겨주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영화를 보고 나올 때 깊은 생각을 해보게 만드는 영화가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4-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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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아인 리스크 ‘종말의 바보’ 글로벌 8위

    배우 유아인이 주연한 넷플릭스 드라마 ‘종말의 바보’가 글로벌 시청 순위 8위에 올랐다. 유아인은 마약 투약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포스터와 홍보에서 배제된 상태다. 26일 공개된 ‘종말의 바보’는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하기까지 200일이 남은 시점, 아비규환이 된 세상의 이야기다. 28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이 드라마는 ‘넷플릭스 TV쇼 부문 톱10’에서 8위를 차지했다. 드라마는 한반도 근처에 소행성이 떨어져 한국 일본 등에 사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게 된 가운데 끝까지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그렸다. 극 중 과학자들은 지구로 계속 다가오는 소행성 궤도를 바꿔 보려 하지만 실패한다. 멸망이 예고된 한국에서 쿠데타가 발생하고, 이 과정에서 데이터센터가 파괴돼 모든 온라인 서비스가 중단된다. 무법천지가 된 세상에서 어린아이들을 납치해 돈을 버는 범죄조직들이 횡행한다. 일본 작가 이사카 고타로가 쓴 동명 소설이 원작. 넷플릭스는 유아인의 출연분은 유지하되 포스터 등에서는 철저히 가리는 ‘로 키’ 홍보 전략을 펼치고 있다. 유아인의 마약 투약 혐의가 불거지기 전에 이미 촬영이 끝난 상태였고, 주연이라 작품에서 아예 들어내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여론을 의식해 언론을 대상으로 하는 사전 시사는 진행하지 않았다. 미국에서 생명공학을 연구하는 윤상을 연기한 유아인의 극 중 분량은 예상보다 많다. 윤상은 중학교 교사로 범죄집단에 맞서는 약혼녀 세경(안은진)을 안전한 미국으로 데려가기 위해 귀국한다. 유아인의 분량을 일부 잘라내면서 극의 흐름이 다소 끊긴다. 연기도 그가 기존의 다른 작품들에서 보여준 것과는 달리 산만하고 어색하다는 인상을 준다. ‘유아인 리스크’와는 별개로 드라마의 전개도 아쉬운 면이 있다. 주인공의 감정선이 선뜻 이해되지 않는 등 아쉬운 점이 많다. 다만, 한반도의 멸망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점에서 소재는 참신하다. 총 12부작(회당 약 60분)이 한번에 공개됐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4-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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