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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경영 참여를 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향후 추진 일정이라도 명시해야 한다.”(근로자대표 측 위원) “국민연금이 의결권 행사를 미리 공시하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다.”(사용자대표 측 위원) 26일 오전 7시 30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 6층.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을 포함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위원 20명 가운데 16명이 모였다. 이들은 당초 이날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안을 의결할 예정이었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국민연금공단, 자산운용사 같은 기관투자가들이 주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집사(스튜어드)처럼 고객을 대신해 투자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 참여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보고하는 행동 지침이다. 기금운용위원장인 박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정부안에는 현행법상 국민연금이 할 수 있는 적극적인 주주행동이 모두 포함했다”며 위원들의 동의를 구했다. 하지만 임원 추천, 위임장 대결 등 직접적인 ‘경영참여’ 행위가 빠진 정부안은 ‘반쪽짜리’라고 반발해온 노동계와 시민사회계의 반발은 여전히 거셌다. 한국노총 민노총과 참여연대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위원들은 “법 개정 전까지 실행하기 어렵더라도 일단 도입 때부터 ‘경영참여’를 선언하지 않으면 실효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현재 도입안에는 ‘제반 여건 마련 후 검토’라고 돼 있지만, 최소한 경영참여 추진 일정 등을 로드맵에 포함시키라는 것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재계 측 위원들은 결코 경영참여 요소를 포함시킬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더 나아가 국민연금의 의결권행사 사전공시를 문제 삼았다. 한 재계 측 위원은 “국민연금의 막대한 영향력을 감안할 때 다른 기관투자가들이 연금의 결정을 따라갈 수밖에 없어 시장이 왜곡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재계 측 위원은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사전에 공시를 하더라도 그 이유에 대해 보도자료까지 내며 상세히 알리는 것은 과도한 영향력 행사”라고 지적했다. 박 장관이 회의 도중 1시간가량 자리를 비우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날 회의는 당초 오전 9시에 끝날 예정이었다. 하지만 위원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추가 발언이 계속돼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겼다. 회의를 끝내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하기로 돼 있던 박 장관은 “잠시 국회에 다녀올 테니 오늘 합의할 수 있도록 위원들끼리 더 논의를 해달라”며 오전 9시에 자리를 떴다. 박 장관이 떠나자 이날 회의에 참석했던 위원 16명 가운데 5명도 개인 일정 등을 이유로 회의장을 떠났다. 박 장관은 약 50분 뒤 회의장에 돌아왔지만, 결국 의결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오전 10시쯤 회의를 끝냈다. 한 기금운용위원은 “처음에 5가지 쟁점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는데, 경영참여 논쟁이 거듭되는 바람에 나머지 쟁점은 거의 얘기해보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기금운용위는 30일 6차 회의를 열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다시 의결하기로 했다. 김철중 tnf@donga.com·김윤종 기자}

“맨날 엄마만 찾던 딸아이가 이제 제(아빠) 품에 먼저 안깁니다.” 지난해 9월 다니던 직장에 육아휴직 1년을 신청한 최모 씨 얘기다. 부모가 맞벌이다 보니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 ‘무섭다’는 딸의 말을 듣고 과감히 결단을 내렸다. 최 씨는 “처음에는 직장에서 왕따를 당할까 봐 걱정했는데, 지금은 행복해진 가족들 모습에 더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최 씨처럼 육아휴직을 통해 직장이 아닌 집에서 보람을 찾는 아빠가 많아지고 있다. 2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고용보험에 가입한 남성 가운데 육아휴직을 신청한 사람은 846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101명)에 비해 65.9% 늘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남성 육아휴직자가 1만6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고용부는 전망하고 있다. 기업 규모별로는 상시 노동자 300인 이상인 대기업에서 일하는 남성 휴직자가 58.4%로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이어 100인 이상∼300인 미만 사업장(13.2%), 30인 이상∼100인 미만 사업장(10.8%), 10인 미만 사업장(9.9%) 순이었다. 남성 육아휴직자 수는 대기업이 압도적으로 높지만 증가율은 오히려 중소기업이 더 높았다. 100인 이상∼300인 미만 사업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3.9%로 2배 가까이 늘었다. 30인 이상∼100인 미만 사업장은 지난해 대비 78.8%, 10인 이상∼30인 미만 사업장은 77.3% 늘었다. 300인 이상 사업장의 증가율은 56.9%로 전체 평균(65.9%)에 못 미쳤다. 고용부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육아휴직에 따른 소득 감소를 줄이고자 육아휴직급여의 소득대체율을 계속 높여왔다”며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줄면서 육아휴직을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성 육아휴직이 크게 늘어난 데에는 2014년 도입한 ‘아빠 육아휴직 보너스제’도 한몫했다. 이는 같은 자녀에 대해 부모가 모두 육아휴직을 사용하면 두 번째 사용한 사람의 첫 3개월 급여를 통상임금의 80%가 아닌 100%로 올려 주는 제도다. 이 제도의 혜택을 본 남성 육아휴직자는 올해 상반기 309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52명)보다 50.7% 증가했다. 내년부터는 아빠 육아휴직 보너스제 상한액이 현재 월 200만 원에서 250만 원으로 더 높아진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헉, 숨이 막히네요.” 19일 오후 2시 대구 시내 한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온 한 외국인이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지나가는 시민들이 이 외국인을 힐끔 쳐다봤다. 아프리카에서 온 듯한 외국인이 더위를 참지 못하는 모습이 의아했던 것이다. 카방가 에스푸아 카문달라 씨(27)는 실제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 출신이다. 현재 대구대 컴퓨터정보공학과 연구원으로 한국 생활 3년째다. 하지만 아직도 대구 더위가 익숙지 않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는 “단언컨대 아프리카 대륙 54개국 중 대구보다 더 더운 곳은 많지 않다”며 “대구대에만 아프리카에서 온 친구가 50여 명이 있는데 모두 한여름 대구는 아프리카보다 더한 ‘생지옥’이라고 입을 모은다”고 말했다. 이날 대구의 한낮 기온은 37.4도였다.○ 아프리카인에게도 힘든 대구의 여름 카문달라 씨의 말은 엄살이 아니다. 그의 고국인 콩고민주공화국은 아프리카의 중심(북위 5도∼남위 13도)에 위치해 있다. 적도가 관통하지만 가장 덥다는 수도 킨샤사조차 한여름 기온이 33도를 좀체 넘지 않는다. 22일 한낮 기온을 비교해보니 대구는 36.3도인 반면에 킨샤사는 30도였다. 이날 아프리카 주요 도시 가운데 대구보다 기온이 높은 곳은 많지 않았다. 적도와 가까운 케냐 나이로비(남위 1도)는 20도였고, 남북으로 위도가 비슷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남위 34도)과 모로코 라바트(북위 34도)는 각각 26도였다. 그나마 사막에 위치한 이집트의 카이로(북위 30도)가 38도로 대구보다 높았다. 장용규 한국외국어대 아프리카연구소장은 “아프리카는 우리나라처럼 동고서저 지형으로 동·남부는 평균 고도 1600m의 고지대라 평균기온이 20도 안팎으로 선선하고, 중·서부가 덥고 습하다”고 말했다. 그나마 중·서부도 여름철 대구만큼 덥진 않다. 콩고민주공화국만 해도 내륙에 위치한 데다 넓고 평탄한 분지 지형이라 공기 흐름이 원활하고 해류의 영향으로 연중 28∼33도의 일정한 온도를 나타낸다. 장 소장은 “다만 사막에 가까운 지역은 여름철 고온을 기록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대구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극서(極暑)지역이다. 1942년 8월 1일 대구의 수은주는 40.0도를 나타내 지금까지 관측 이래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특히 대구는 2014년부터 아프리카만큼 덥다는 의미에서 ‘대프리카’라는 별칭을 얻었다. 우리나라의 여름은 대구뿐 아니라 주요 도시의 한낮 기온이 대부분 35도 이상을 기록한다. 최근에는 ‘광프리카(광주)’ ‘서프리카(서울)’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22일 서울은 1994년 이후 가장 높은 38.0도를 기록해 사막 도시 카이로와 같은 온도를 기록했다.○ 아프리카보다 더 더운 이유 있다 전문가들은 북위 30∼40도에 위치한 한반도가 유난히 더운 이유로 높은 습도와 지형을 꼽는다. 서경환 부산대 대기환경과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기본적으로 습도가 높은데, 공기 중 습도가 높으면 열을 가두기 때문에 습도가 낮은 곳보다 온도가 더 올라간다”고 말했다. 전 국토의 70%가 산지인 점도 여름철 고온의 주원인이다. 서 교수는 “기본적으로 산이 많으면 대구 분지처럼 공기가 정체되고 푄현상(공기가 높은 산을 타고 넘으며 고온 건조해지는 현상)이 발생해 고온 건조한 공기가 넘어온다”며 “이때 기존 습도가 워낙 높다 보니 건조함이 사라지고, 고온 다습한 공기만 남는다”고 설명했다. 높은 도시화도 한반도가 아프리카만큼 뜨겁게 달궈지는 이유 중 하나다. 땅덩어리가 좁은 탓에 우리나라의 도시화 비율은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아스팔트와 고층 빌딩으로 인한 도시열섬 현상은 여름철 기온을 급격히 끌어올린다. 기상청이 2016년 8월 2∼9일 서울의 도시열섬강도를 분석한 결과 같은 서울 내에서도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지역은 초지로 된 지역에 비해 온도가 최대 3.2도 높았다. 변재영 국립기상과학원 연구관은 “포장도로, 고층건물, 자동차, 산업시설 같은 인공적 도시의 특징들은 교외 지역과는 전혀 다른 기후특징을 만들어낸다”며 “도시 기상을 정확하게 예측하려면 건물과 인공열 정보 등을 함께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이미지 image@donga.com·김철중 기자대구=한성희 인턴기자 한양대 경영학부 4학년}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산양(천연기념물 제217호)이 서울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환경부는 서울 중랑구 용마폭포공원 인근 산지에서 산양 한 마리를 포착했다고 22일 밝혔다.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바위가 많은 산악지대에 주로 사는 산양이 서울에 나타났다는 것이다. 첫 제보자는 용마폭포공원 축구장 관리인인 강경노 씨(62)였다. 강 씨는 “두 달 전쯤 절벽 바위에 위태롭게 앉아 있는 동물을 촬영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올렸다. 당시만 해도 고라니인 줄 알았는데 지인들로부터 산양이라는 연락을 받고 종복원기술원에 제보했다”고 말했다. 한강유역환경청과 국립공원관리공단 측은 13일부터 공원 인근 산지를 조사해 산양의 배설물 등을 발견했다. 조사 나흘째인 16일 산양은 인근 현장을 살피던 조사단과 마주쳤다. 잠시 조사단을 바라본 산양은 그대로 달아난 뒤 아직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현장에서 수거한 산양 배설물의 분석 결과는 흥미를 더하고 있다. 한 마리의 배설물이 아닌 것으로 확인돼 서울에 나타난 산양이 여러 마리일 수 있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조사단은 23, 24일 용마폭포공원 일대에 무인항공기(드론)를 띄워 정확한 개체수를 확인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에는 산양 800∼900마리가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설악산과 비무장지대(DMZ), 경북 울진군, 강원 양구군 등에 서식하고 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정부가 1년 동안 공공부문 비정규직 13만3000명가량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목표치의 75%를 달성한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6월 말까지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 공공부문 비정규직 13만2673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고 19일 밝혔다. 정부가 지난해 7월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계획’에서 2020년까지 달성하겠다고 밝힌 목표치(17만4935명)의 75.8% 수준이다. 정규직으로 전환된 비정규직 가운데 기간제가 6만6745명으로 가장 많았다. 목표 인원의 92.2%를 정규직화한 것이다. 기간제 근로자는 주로 사무보조원, 연구보조원, 의료업무 종사자들이다. 특히 중앙행정기관 47곳은 당초 목표 인원을 14.6% 초과한 1만1108명의 기간제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기간제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기준에 맞는 사람들이 추가로 발견돼 당초 목표를 넘어섰다는 게 고용부의 설명이다. 다만 파견·용역 근로자는 6만5927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전환 대상 인원(10만2581명)의 64.3%에 그쳤다. 파견·용역 근로자는 시설물 청소원, 시설물 관리원, 경비원 등이 대다수다. 이들은 정규직 전환 방식을 두고 노사가 갈등을 빚고 있어 기간제에 비해 전환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중앙행정기관, 지자체,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1단계 전환에 나섰다. 지난달부터는 2단계로 지자체 출자·출연기관 등의 전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정부청사관리본부는 파견·용역 근로자 전원(2435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데 이어 중앙부처 최초로 직무급 임금체계를 도입해 모범사례로 선정됐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무엇을 위한 규제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에서 열린 ‘의료기기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에서 환자들을 위한 첨단 의료기기 수입을 가로막는 규제 사례를 듣고 이같이 말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등과 의료 관련 공공기관장 등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불합리한 의료규제를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이다. 이날 행사는 문 대통령이 취임한 지 14개월 만에 처음으로 나선 규제혁신 현장방문이다. 집권 2기를 맞아 규제혁신을 통한 혁신성장을 강조하고 있는 문 대통령이 첫 행보로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의료기기 분야를 택한 것을 두고 틀을 깨는 과감한 규제개혁을 공직사회에 주문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규제혁신 신호탄 쏜 문 대통령 문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첨단기술을 개발하고도 제품 출시가 좌절된 기업들의 사례를 직접 언급하며 규제혁신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의료기기 산업은 혁신적인 제품이 제대로 평가받고, 제때 신속하게 출시될 수 없는 구조”라며 “유방암 수술 후 상태 진단 키트를 개발하고도 국내에 임상문헌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출시를 허가받지 못한 사례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이런 일은 없어질 것”이라며 “저는 오늘 규제혁신 첫 번째 현장으로 찾은 헬스케어혁신파크에서 의료기기 규제혁신에 대해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 규제혁신 방안으로 문 대통령은 안전성 우려가 작은 체외 진단기기는 원칙적으로 모든 사업을 허용하되 사후 규제를 강화하는 ‘포괄적 네거티브 방식’을 단계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통상 390일이 걸리는 체외 진단기기 심사 기간도 80일 이내로 대폭 줄이기로 했다. 바이오벤처기업들이 당뇨병 등을 편리하게 진단할 수 있는 의료기기를 개발하고도 장기간 심사에 발목이 묶여 자금난에 허덕이는 이른바 ‘데스밸리(death valley·죽음의 계곡)’에 빠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또 인공지능(AI), 3차원(3D) 프린팅, 로봇 등을 이용해 의료진을 도와주는 기기는 최소한의 안정성만 확보하면 별도의 심사 없이 바로 의료 현장에 공급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세계 의료기기 시장은 매년 5%씩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 효과도 다른 제조업에 비해 더 크다”며 “우리 의료기기 산업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우뚝 서도록 정부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규제혁신에도 일자리 우선순위 문 대통령이 첫 규제혁신 현장방문으로 의료기기 분야를 선택한 것은 체감 효과가 크고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에서 우선 규제혁신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7일 ‘성과 미흡’을 이유로 규제혁신점검회의를 당일 취소한 문 대통령이 이번 현장방문으로 문재인 정부 규제혁신 방향을 제시하려 했다는 것이다. 특히 의료기기는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대표적인 분야로 꼽힌다. ‘규제 기요틴(단두대)’을 앞세운 박근혜 정부 역시 규제개혁 장관회의 등을 통해 수차례 의료기기 규제개혁 방안을 내놨지만 정치권과 관련 단체들의 반대로 별 성과를 내지 못했다. 대통령사회정책비서관실과 복지부는 이번 규제혁신안을 마련하기 위해 관련 단체들을 설득하는 데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기기가 중소벤처기업 육성이라는 혁신성장 기조와 맞아떨어지는 분야라는 점도 고려됐다.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중소벤처기업들이 활약할 수 있는 첨단 산업 분야에 우선순위를 두고 규제혁신이 가시적인 일자리 창출 효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포석이다.문병기 weappon@donga.com·김철중 기자}
국내에서도 마약류인 대마 성분으로 된 의약품 일부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해외에서 사용이 허가된 대마 성분 의약품을 수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18일 밝혔다. 레녹스가스토증후군 등 소아 간질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증상 완화에 도움을 주는 에피디올렉스(Epidiolex)는 최근 미국에서 사용 허가를 받았다. 다발성경화증 환자들의 경련을 줄여주는 사티벡스(Sativex) 역시 영국과 프랑스 등에서 판매 중인 대마 성분 의약품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국내에선 대마 성분에 대한 수출입이 전면 금지돼 있어 관련 질환을 앓는 환자들이 해당 의약품을 사용할 수 없었다. 식약처는 대마 성분 의약품 외에 마땅한 대체수단이 없어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희귀·난치병 환자들을 위해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법 개정이 이뤄지면 환자는 대마 성분 의약품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진료소견서를 받아 식약처에 제출한다. 식약처는 환자의 진료기록 등을 검토한 뒤 승인서를 발급한다. 환자가 해당 승인서를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에 제출하면 센터가 해외에서 허가된 대마 성분 의약품을 수입해 환자에게 공급하는 방식이다. 다만 대마 성분 의약품 가운데 해외에서 의약품으로 허가를 받지 않은 것은 앞으로도 수입하거나 사용할 수 없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도입 방안에는 국민연금이 국민의 노후자금을 어떻게 제대로 관리할지에 대한 내용은 빠져 있고 어떻게 기업을 다룰지만 이야기하고 있다.”(황인학 한국기업법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기업 가치 훼손이 명확해 보이는데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오히려 국민에게 무책임한 것이다.”(송민경 기업지배구조원 선임연구위원)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이 17일 서울 여의도 한국금융투자협회에서 개최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공청회에선 시민사회와 재계를 대변하는 패널들의 날선 공방이 이어졌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국민연금공단, 자산운용사 같은 기관투자가들이 주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집사(스튜어드)처럼 고객을 대신해 투자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 참여하고 그 결과를 보고하는 행동 지침이다.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우리나라가 과연 국민연금 같은 비경영권자의 경영 참여를 확대할 만큼 경영권 방어 시스템이 잘 갖춰졌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어 “헌법은 국방이나 국민 경제에 긴급한 사안이 아니면 정부가 사기업의 경영활동에 개입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국민연금의) 과도한 개입은 자본시장 자체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 류영재 대표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방안에 ‘경영 참여’ 부분이 빠진 걸 지적하며 “국민연금이 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는 압박이 없다면 해당 기업들이 변하려고 노력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전용건 연금행동집행위원장도 “재계의 우려를 감안하더라도 공적 역할이 큰 금융기관과 공기업에 대해 경영 참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주주권 행사의 독립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로 신설하기로 한 ‘수탁자책임위원회’를 두고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정우용 상장회사협의회 전무는 “기업들이 국민연금의 판단을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운영 규정이나 판단 근거들을 명확히 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가운데 46%를 위탁해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에 의결권을 위임하는 방안이나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내용을 사전에 공시하는 방침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반대 의견이 많았다. 박경종 한국투자신탁운용 컴플라이언스실장은 “국민연금의 영향력을 감안했을 때 국민연금의 판단이 다른 기관투자가나 주주들의 의사 결정에 절대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보건복지부 최경일 국민연금재정과장은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참고해 최종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26일 기금운영위원회를 열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최종 의결한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공태현 인턴기자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4학년}
올해 정부가 복지사업 대상자를 정하는 데 쓰이는 ‘기준 중위소득’의 계산 방식을 지난해와 다르게 바꾼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계산 방식이 바뀌면서 기준 중위소득은 더 올라갔다. 이를 두고 정부가 복지사업 수혜자와 지원액을 확대하려고 무리하게 계산 방식을 바꾼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계산 방식 변경으로 내년에 추가되는 재정 소요는 약 18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3일 열린 제56차 중앙생활보장위원회(중생위)는 2019년 기준 중위소득을 올해보다 2.09% 오른 461만3536원(4인 가구 기준)으로 결정했다. 이는 2017년 1.73%, 2018년 1.16%와 비교했을 때 최근 3년 새 가장 높은 인상률이다. 기준 중위소득은 기초생활보장제도뿐 아니라 11개 부처 71개 복지사업의 수급자 선정 기준을 정할 때 활용된다. 기초생활보장 대상자에게 지급되는 현금인 생계급여의 경우 월 소득이 기준 중위소득의 30% 이하인 가구를 대상으로 지급한다. 의료급여는 40% 이하, 교육급여는 50% 이하 식이다. 이날 중생위는 내년도 기준 중위소득을 결정하면서 올해 중위소득에 과거 3개년 중위소득 평균 증가율 2.09%를 곱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2017년 기준 중위소득에 3개년 평균이 아닌 직전연도 중위소득 증가율을 곱하는 방법을 썼다. 이 방법대로 하면 내년도 증가율은 1.92%로 나온다. 결국 지난해 계산 방식 대신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면서 기준 중위소득 증가율은 1.92%에서 2.09%로 0.17%포인트 올라갔다. 이에 따라 4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도 460만5970원에서 461만3536원으로 7500원가량 높아졌다. 기준 중위소득이 높아지면서 내년에 추가로 필요한 복지예산은 올해보다 약 1800억 원 증가할 것으로 복지부는 내다보고 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중생위의 의결을 거친 만큼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기준 중위소득 증가율을 결정하는 것은 중생위의 권한이며, 여러 가지 지표들과 변동성 등을 고려해 계산 방식을 바꾼 것”이라고 해명했다. 수혜 대상을 늘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기준 중위소득 증가율을 높인 게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 복지부는 2016년까지 통계청의 전전연도 중위소득에 과거 3개년 중위소득 평균 증가율을 두 번 곱하는 방식으로 이듬해 기준 중위소득을 정했다. 그런데 지난해 이 기준을 ‘통계청의 전전연도 중위소득’에서 ‘당해연도 기준 중위소득’으로 바꿨고, 올해 또다시 그 계산 방식을 바꿨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 기준 중위소득 ::전 국민을 소득순으로 줄 세웠을 때 정중앙에 위치한 사람의 소득을 중위소득이라고 한다. 정부는 이 중위소득에 여러 경제지표를 반영해 기준 중위소득을 산출한다. 기초생활수급자 등 71개에 이르는 복지사업 대상자가 이를 기준으로 선정된다.}

보건복지부가 17일 국민연금공단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관련해 공청회를 연다. 26일 국민연금 기금운영위원회에서 도입 안건을 의결하기 위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다. 정부는 경영계의 반발을 고려해 특정기업의 이사 선임이나 해임을 요구하는 등 ‘경영 참여’에 해당하는 요소를 초안에서 제외했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초안 곳곳에 ‘연금 사회주의’적 요소가 녹아 있기 때문이다. 쟁점은 4가지다.○ 배당에 대해선 사실상 경영참여 16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총 150페이지의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방안 설명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해 하반기부터 투자기업의 배당과 관련해 직접 주주제안권을 행사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회사의 배당을 결정하는 일은 자본시장법상 경영참여에 속한다. 다만 2014년 말 시행령이 개정돼 연기금의 배당 정책 참여는 예외로 했다. 따라서 국민연금은 이사 추천이나 의결권 위임장 대결 등 법 개정이 필요한 다른 경영참여 행위와 달리 배당에 대한 주주제안은 당장 올해 하반기부터 할 수 있다. 현재 국민연금은 배당률이 낮은 기업에 대해 비공개 대화를 요청하거나 의결권을 행사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주주제안을 통해 직접 투자 기업의 배당정책에 관여할 수 있는 셈이다. 재계는 사실상의 ‘경영 참여’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배당은 미래 먹거리를 위한 재투자와도 긴밀히 연결된 기업의 중요한 의사 결정 사안이다. 배당 정책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이사나 감사 선임 못지않은 엄연한 경영 참여”라고 말했다.○ ‘무소불위’ 수탁자책임위원회 신설 신설되는 수탁자책임위원회 역시 논란의 대상이다. 정부 초안에 따르면 현재 9명의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9명)’가 ‘수탁자책임위원회(14명 이내)’로 확대된다. 위원들은 기금위 소속단체들로부터 추천받은 민간 전문가로 임명할 예정이다. 수탁자책임위는 의결권을 포함한 국민연금의 주주권행사 여부뿐 아니라 특정 업종(기업)에 대한 투자 제한이나 배제까지 결정한다. 하지만 막대한 영향력에 비해 독립성과 이들을 견제할 법적인 장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탁자책임위 역시 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으로 있는 기금위 산하 조직인 만큼 정부 입김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우려다. 이에 대해 정부는 수탁자책임위를 상설화하거나 위법 행위를 한 위원에 대해 공무원에 준하는 벌칙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현재 마련된 법적 조치는 없는 상황이다. ○ 자산운용사에 스튜어드십 코드 강요 정부는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가운데 46%를 위탁해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에 의결권을 위임하는 방안을 내년부터 추진한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이 행사하는 의결권 절반을 민간에 넘겨 ‘연금 사회주의’ 논란에서 벗어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위탁운용사를 평가하고 선정할 때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 여부에 따라 가산점을 주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박경서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대형사 몇 곳을 제외하고는 의결권 행사를 위한 분석팀을 갖추고 있지 않거나 굉장히 취약하다”면서 “향후 국민연금으로부터 평가를 받는다는 부담 때문에 국민연금과 다른 방향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환경, 고용,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요소도 평가 국민연금은 경영 성과와 직접 연결되는 재무적 요소 이외에 환경, 사회(고용·급여 수준), 지배구조 등과 관련된 지표로 투자 기업들을 평가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가습기 살균제 사태처럼 기업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이슈를 미리 점검하는 취지”라고 설명했지만 기업들은 ‘과도한 경영 간섭’이라고 반발한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펀드나 연기금의 본질적인 목표는 수익률을 높이는 것인데 사회적인 논란까지 고려해 투자하는 것은 기업 경영에 대한 과도한 개입”이라고 말했다. 다만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 따른 투자가 세계적인 추세인 만큼 연기금이 먼저 나서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조명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장은 “지난해 스튜어드십 코드를 개정한 일본도 지배구조 등을 평가 항목에 넣었으며, 유럽연합(EU)에서도 ESG 평가는 보편적이다”고 설명했다. 김철중 tnf@donga.com·김하경 기자}

한국인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보다 기대수명(출생 시 평균 생존년수)이 높지만 스스로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률은 OECD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은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12일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OECD 보건통계 2018’에 따르면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2.4세로 OECD 국가 평균(80.8세)보다 1.6세 길었다. 일본이 84.1세로 최장수 국가였다. 한국은 스위스(83.7세) 스페인(83.4세)에 이어 OECD 회원국 중 4번째로 기대수명이 길었다. 하지만 긴 기대수명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건강을 걱정하는 사람이 많았다. 15세 이상 인구 가운데 ‘건강상태가 양호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32.5%로 일본(35.5%)과 함께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반면 캐나다(88.4%)나 미국(88.0%) 등은 국민 10명 중 9명이 스스로 ‘건강하다’고 답했다.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인 ‘과체중 및 비만인구 비율’은 한국이 34.5%로 일본(25.4%)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칠레(74.2%) 멕시코(72.5%) 미국(71.0%)은 국민 10명 중 7명이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 상당수가 신체적으로 건강함에도 건강에 대한 걱정이 큰 것이다. 우리나라의 자살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25.8명(2015년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OECD 평균(11.6명)보다 2배 이상으로 높았다. 다만 2011년 33.3명에 비해서는 떨어진 수치다. 자살 사망률이 낮은 국가는 터키(2.1명) 그리스(4.4명) 이스라엘(4.9명) 등이었다. 일본은 16.6명이었다. 우리나라 의사는 인구 1000명당 2.3명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적었다. 반면 국민 1명이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횟수는 연간 17회로 가장 많았다. OECD 평균(7.4회)을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스웨덴(2.8회) 멕시코(2.9회)보다 약 6배 많았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연금 사회주의’ 논란을 일으킨 국민연금공단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내용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후퇴했다. 국민연금이 대주주 자격으로 특정 기업의 이사 선임이나 해임을 요구하는 등 직접적인 ‘경영 참여’ 행위는 당장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관치’를 우려한 경영계의 거센 반발과 최근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의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 인사 개입 논란의 후폭풍에 정부가 한발 물러선 셈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의 독립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도입 자체가 무산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차선책”으로 보고 있다. 향후 경영 참여 확대를 위한 숨고르기라는 해석이 나온다.○ 거센 반발에 일단 물러선 정부 10일 보건복지부는 “최근 마련한 스튜어드십 코드 운용지침 초안에서 주주권 행사 범위 중 경영 참여 내용은 뺐다”며 “이 초안을 17일 공청회 때 공개해 의견을 수렴한 후 26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의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복지부가 작성한 초안에선 △투자회사의 임원 선임과 해임 △의결권 행사 위임장 대결 △회사의 정관 변경 등 자본시장법 시행령상 ‘경영 참여’에 해당하는 내용이 제외됐다. 또 주주대표소송 제기 및 참가 등 기업 경영에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주권 행사도 유보했다. 당초 정부는 630조 원 규모의 국민연금을 활용해 대기업의 비리나 횡포를 적극적으로 감시하겠다며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도입을 코앞에 두고 후퇴한 배경은 두 가지로 모아진다. 하나는 역풍에 대한 우려다. 경영계는 “정부나 정치권이 입맛에 맞는 임원을 선임하고 지배구조 개편을 시도하려고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국내 299개 기업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고 있다. 정부가 기업을 손아귀에 쥐고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장하성 실장의 인사 개입 의혹까지 터지면서 국민연금이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시장의 우려가 더 커졌다. 복지부 연금정책 담당자는 경영 참여를 뺀 데 대해 “최근 사회적 우려를 반영한 조치”라고 했다. 다른 하나는 국민연금이 경영에 참여하면 주식 대량보유 공시 의무인 ‘5% 룰’을 지켜야 한다는 부담이 뒤따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행법상 상장사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주주는 지분 변동이 발생할 경우 5일 이내에 보유 목적과 변동 사항을 공시해야 한다. 다만 국민연금은 ‘단순 투자’로 특례를 인정받아 지금까지 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하지만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경영 참여를 공식화하면 지분 변동 사항을 일일이 시장에 공개해야 한다. 국민연금의 투자 전략이 시장에 고스란히 노출될 우려가 있는 것이다.○ 연착륙 뒤 단계적 확대 꾀할 듯 복지부 초안에 따라 이달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더라도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범위는 △회사의 배당 정책과 관련된 의견 제시 △비공개 대화 △공개서한 발송 등에 국한된다. 공개서한 발송은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지 않은 지난달 오너 일가의 갑질 논란이 불거진 대한항공을 대상으로 이미 행사한 바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당장 큰 변화는 없는 셈이다. 하지만 앞으로 언제든 다시 경영계와 충돌할 수 있다. 기금운용위원회 산하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의 한 위원은 “정부가 제도의 연착륙을 위해 처음부터 무리하지 않겠다는 의도”라며 “일단 제도를 도입한 후 단계적으로 주주권 행사 범위를 넓혀갈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의결만 하면 언제든 스튜어드십 코드 주주권 행사에 경영 참여 내용을 넣을 수 있다.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은 복지부 장관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시행 과정에서 사회적 신뢰를 쌓으면 경영 참여 내용을 다시 포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걸림돌이 된 ‘5% 룰’도 손볼 가능성이 높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국민연금과 5% 룰을 완화하려고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며 “다만 지분이 10%를 넘어가면 주요 주주로서 내부 정보를 이용해 단기 매매차익을 볼 수 있는 만큼 다른 주주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규정을 완화하는 데 신중을 기할 것”이라고 했다.김철중 tnf@donga.com·김하경·조은아 기자 :: 스튜어드십 코드 ::국민연금공단, 자산운용사 같은 기관투자가들이 주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집사(스튜어드)처럼 고객을 대신해 투자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 참여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보고하는 행동 지침.}

“스튜어드십 코드보다 국민연금의 독립성 확보가 우선이다.”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이달 말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예고한 가운데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를 담당하는 민간위원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정부는 최근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 인사에 개입했다는 논란에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9일 복지부 기금운영위원회 산하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의결권전문위)는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위원 9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긴급 회의를 했다. 의결권전문위는 기금운용본부 내 투자위원회에서 요청한 사안에 대해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여부를 결정하는 기구다. 이날 회의는 복지부가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기에 앞서 위원들의 의견을 들어보기 위해 전격 소집한 자리였다. 이날 위원들은 약 2시간 동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둘러싼 의견들을 쏟아냈다. 현 상황에서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위원은 “최근 CIO 인사 개입 논란에서 보듯이 국민연금은 여전히 정부나 정치권으로부터 휘둘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서두를 게 아니라 국민연금의 독립성 확보를 먼저 신경 써야 할 때 아니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전문가들 사이에선 “국민연금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키우는 조직 개편이 급선무”라는 의견이 많다. 독립성을 확보하는 방안으로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모델이 거론된다. 기금운용본부의 공사화도 독립성을 키우는 방안 중의 하나다. 기금운용본부를 국민연금에서 분리해 별도의 투자 전담 공사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이 위탁운용사를 선정할 때 책임 투자 여부를 기준에 넣는 방안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일부 위원은 “제대로 된 책임 투자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운용사와 자문사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위탁운용사에 책임 투자를 부추길 경우 외국 헤지펀드들의 결정을 추종하거나 정부의 눈치를 보며 주주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복지부는 이런 논란을 의식한 듯 17일 공청회를 열어 최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장 실장의 인사 개입 논란과는 별개로 예정대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다. 이에 따라 이달 26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를 열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의결할 예정이다. 복지부 류근혁 연금정책국장은 “스튜어드십 코드와 청와대 인사 개입은 별개의 사안”이라며 “오히려 각종 불법이나 개입을 막기 위해 스튜어드십 코드가 필요하다. 일단 공청회 등을 통해 여러 목소리를 들어 보겠다”고 밝혔다.:: 스튜어드십 코드 ::국민연금공단, 자산운용사 같은 기관투자가들이 주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집사(스튜어드)처럼 고객을 대신해 투자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 참여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보고하는 행동 지침. 김철중 tnf@donga.com·김윤종 기자}
국민 절반은 정부의 출산장려정책이 저출산 극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저출산·고령화 시민인식조사’에 따르면 ‘정부 저출산 정책이 자녀 양육에 도움을 줬나’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53.6%가 ‘도움이 안 됐다’고 답했다. 또 ‘저출산 해결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 충분하느냐’는 질문에 ‘불충분하다’는 응답이 76.1%에 달했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저출산 종합대책 역시 ‘국가 재앙’ 수준인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정부가 생활밀착형 정책에만 중점을 두다 보니 큰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며 “여성 또는 부모로서의 삶의 질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삼식 한양대 고령사회연구원장은 “현재 제도를 그대로 둔 채 육아에 드는 비용과 노력을 줄여주는 정도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출산과 육아 관련 사회 인프라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40대 오모 씨는 20대부터 앓은 조울증 때문에 20여 년 동안 여러 차례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다. 과거에도 한 차례 자살을 시도한 오 씨는 최근 남편과의 이혼을 겪으며 또 한번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 이런 사실을 알고 오 씨에게 손을 내민 곳은 중앙자살예방센터다. 센터는 의료비 지원과 재활을 도울 사회복귀시설을 오 씨에게 알선해줬다. 현재 오 씨는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다. 4일 보건복지부와 중앙자살예방센터가 발표한 ‘2017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사후관리사업 결과’에 따르면 전국 42개 병원 응급실에 내원한 자살 시도자 1만2264명 중 설문에 참여한 8567명 가운데 3016명(35.2%)이 과거에도 자살을 기도한 경험이 있었다. 특히 향후 자살을 다시 시도할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1405명 가운데 1058명(75.3%)은 ‘1주일 내’에 자살을 기도하겠다고 답했다. 자살 기도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보건당국의 집중 관리를 받으면 자살 재시도율이 확연히 떨어졌다. 상담이나 치료 알선 등 사후관리서비스를 4차례 이상 받은 자살 시도자 3999명을 분석해보니 자살 위험도가 ‘높음’에 속하는 환자의 비율이 567명(15.6%)에서 231명(6.3%)으로 크게 줄었다. 자살 계획이 있다는 응답도 119명(3%)에서 52명(1.3%)으로 줄었다. 한창수 중앙자살예방센터장은 “상당수 자살 시도자가 음주 상태에서 충동적으로 자살을 시도하는데 그들이 진정 바라는 것은 죽음이 아닌 도움의 손길”이라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자살 시도자에게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응급실을 현재 42개에서 52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내게 딱 맞는 인턴 정보만 골라 보고 선배들의 후기도 확인하세요.”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의 ‘청년드림 인턴UP’ 애플리케이션(앱)은 국내 최초의 청년 인턴 전문 모바일 서비스다. 기업과 공공기관의 인턴 채용 정보부터 실제 인턴 경험자들의 후기까지 인턴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 일반적인 취업 정보 사이트가 취업, 인턴, 아르바이트 등의 채용 공고를 한꺼번에 보여주는 반면 인턴UP은 인턴에 특화된 콘텐츠만 추려 제공한다. 취업준비생뿐 아니라 사회 경험을 쌓으며 직무를 체험하고자 하는 대학 재학생들에게도 유용한 서비스다. 인턴UP은 인턴 희망자들에게 맞춤형 인턴 추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용자가 ‘내게 맞춤 서비스’를 이용해 자신이 원하는 지역 직무 전공 복리후생 등의 조건을 입력해 두면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해당 조건의 인턴 자리가 나올 때 스마트폰 푸시 알림을 통해 자동으로 소식을 보내주는 식이다. 인턴 선발 공고를 보여주는 방식도 다른 서비스들과 차별화했다. 회사별 선발 공고에는 인턴 경험자의 후기와 평점이 표시된다. 회사별 검색 방식 외에 지도로 인턴을 선발하는 회사와 기관을 검색하는 지도 검색 서비스를 마련했다. 인턴UP은 청년들이 직접 콘텐츠를 생산하고 공유하는 ‘소통의 장’으로도 활용된다. 특히 학생들이 인턴에 지원하거나 인턴으로 활동할 때 필요한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제공하는 ‘인턴 SOS’ 코너도 눈길을 끈다. 여기에는 인턴 생활의 팁을 제공하는 ‘인턴 가이드’와 이용자들이 인턴과 관련해 궁금한 점을 자유롭게 묻고 답할 수 있는 공간인 ‘인턴생활백서’ 게시판이 마련된다. 익명 게시판인 ‘ㅇㄱㄹㅇ’(진짜라는 뜻의 신조어인 ‘이거레알’의 초성)에서는 인턴 선배들의 솔직한 후기를 볼 수 있다. 인턴 경험자가 자신이 일했던 회사나 맡았던 업무에 대해 평가하고 ‘별점’(5점 만점 기준)을 매기는 방식이다. 청년드림센터는 인턴UP 앱을 통해 청년들에게 진로 선택과 취업 기회의 문을 넓히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신연수 청년드림센터장은 “인턴이 취업의 필수 코스처럼 되었지만 정작 인턴 관련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채널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양질의 인턴 정보를 제공해 청년들에게 더 나은 취업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턴UP 오픈 기념행사도 진행한다. 다음 달 15일까지 인턴UP 앱을 내려받고 ‘인턴생활백서’나 ‘ㅇㄱㄹㅇ’ 게시판에 후기를 남긴 이용자는 추첨을 통해 노트북(1명)과 블루투스 스피커(10명)를 준다. 앱을 내려받고 청년드림센터 페이스북에 댓글을 달면 추첨을 통해 100명에게 커피 모바일상품권(기프티콘)도 나눠준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지난해 청년실업률이 10%에 육박할 정도로 취업문이 좁아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진행돼 일자리 시장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다양한 인턴 프로그램을 통해 좀 더 일찍 직업 체험을 하고 진로를 결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와 고용노동부는 청년들의 인턴 기회를 넓혀주기 위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직무 체험형 인턴 1000여 명을 모집한다.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는 19일부터 국내 최초로 청년 인턴 전문 모바일 앱인 ‘청년드림 인턴UP’(사진)을 선보인다. 인턴UP 앱은 청년들의 눈높이에 맞춘 ‘맞춤형’ 인턴 채용 정보, 인턴 생활 가이드, 청년 인턴들이 직접 작성한 후기 등 쉽게 접하기 어려운 알짜 인턴 정보들을 제공할 계획이다. 청년드림센터는 고용노동부와 함께 인턴UP 앱을 통한 다양한 청년 인턴 프로젝트도 시작한다. 우선 인턴UP 앱을 통해 인문·사회·예체능 계열 대학 2, 3학년생 대상 직무체험 인턴 희망자 1000여 명을 모집한다. 직무체험 인턴 선발을 원하는 기업의 신청을 받아 적합한 인재도 연결해줄 계획이다. 나영돈 고용부 청년여성고용정책관은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문·사회·예체능 계열 학생들이 인턴UP 앱을 통해 더 일찍, 더 다양한 직업 체험 기회를 갖기 바란다”고 말했다. 직무체험 인턴은 일정 기간 본인이 원하는 기업에서 직무를 경험할 수 있도록 활동비 등을 정부가 지원한다. 직무체험 대학생에게 월 40만∼80만 원의 활동비를, 채용 기업에는 인턴 관리비 등을 지원해준다. 다음 달 15일까지 인턴UP 앱에 가입하고 댓글이나 후기를 올리면 추첨을 통해 노트북, 블루투스 스피커, 커피 모바일 상품권을 준다.유성열 ryu@donga.com·김철중 기자}

하드웨어 개발업체 리뷰안㈜에서 일하는 최태진 씨(27)는 3개월간 인턴으로 일한 뒤 지난해 9월 정규직으로 채용됐다. 리뷰안은 직원이 10명 남짓한 중소업체. 대기업과 비교하면 급여가 높지 않지만 최 씨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 최 씨는 ‘청년내일채움공제’에 가입돼 있어 입사 2년 뒤면 1200만 원가량의 목돈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는 “돈이 생기면 결혼자금으로 쓰거나 부모님 차를 바꿔드릴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또 “회사와 내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데다 목돈까지 주어지니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들이 부럽지 않다”고 덧붙였다. 최 씨의 사례처럼 청년내일채움공제는 중소기업에서 자신의 미래를 펼치려는 청년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청년내일채움공제는 청년 근로자의 자산 형성과 장기근속을 유도하기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중소기업에 새로 취업한 청년 근로자가 2년간 300만 원을 납입하면 같은 기간에 정부와 기업이 각각 600만 원과 300만 원을 지원한다. 근로자가 매달 12만5000원만 내면 2년 뒤 자신이 낸 돈의 4배 이상인 1200만 원과 이자가 주어지는 셈이다. 근로자는 해당 기업에서 2년 동안 근속해야만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근로자에게 직접 지원금을 주던 기존 방식이 아닌 청년들의 자산 형성에 초점을 맞춘 제도”라고 설명했다. 청년내일채움공제는 중소기업이 핵심 인력을 확보하고 고용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대다수의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급여나 복지 수준이 다소 떨어지다 보니 우수한 인력을 뽑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신입 직원을 채용한 뒤 교육 훈련에 힘을 쏟아봤자 1년도 안 돼 회사를 떠나버리는 경우도 많다. 청년내일채움공제는 청년 근로자들이 최소 2년 이상 근무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 가입 기업에도 인재육성형 정책자금 지원 등 중소기업청의 41개 지원사업을 신청할 때 가점을 받는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리뷰안은 최 씨를 포함해 2명의 청년내일채움공제 가입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이 회사 안현철 대표는 “회사도 적립금을 내야 해 비용 부담이 있지만 직원들의 애사심이 높아지고 오래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와 직원들이 함께 성장하는 게 핵심인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에 딱 맞는 제도”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7월부터 운영된 청년내일채움공제는 지난해 말까지 총 5688개 기업이 참여 신청을 했다. 청년 6951명이 이 제도를 통해 채용됐다. 정부는 올해 채용 목표를 5만 명으로 늘렸다. 지난해 청년취업인턴제 근로자로 제한했던 가입 자격을 취업성공패키지 이수자와 일학습병행제 훈련 수료 청년으로 확대했다. 프로그램에 가입하고자 하는 청년과 기업은 청년내일채움공제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나영돈 고용부 청년여성고용정책관은 “청년과 중소기업 양쪽 모두 ‘윈윈’할 수 있는 핵심적인 청년 지원사업”이라고 말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제2의 스티브 잡스들과 일할 기회를 잡으세요.”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는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 실리콘밸리 글로벌혁신센터(KIC)와 손잡고 실리콘밸리 소재 기업을 대상으로 ‘글로벌 ICT 학점 연계 프로젝트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글로벌 인재 양성과 창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프로젝트다. 인턴으로 선발된 학생들은 내년 3월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에 파견돼 5개월간 실무에 참여하며, 현재 재학 중인 대학에서 학점도 인정받는다. 비자 발급비, 의료보험료, 왕복 항공료, 현지 체재비 등을 포함해 1인당 2000만 원 이상의 지원금도 주어진다. 다만 이번 인턴십은 ICT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신청자는 반드시 정보통신 관련 학과 재학생(복수전공 및 부전공 포함)이어야 한다. 또 신청일 기준으로 4학기 이상을 이수해야 신청 자격이 주어진다. 지원 신청은 12일까지 각 대학을 통해 진행된다. 지원 방법 등 자세한 내용은 IITP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이번 겨울은 ‘IMF 세대보다 더한 취업난’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 어느 때보다 거센 ‘고용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수년째 쏟아지는 청년 일자리 대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청년들이 ‘고용 절벽’ 앞에 내몰리는 이유 중 하나로 현장과 동떨어진 정책이 꼽힌다. 올해로 설립 5년 차를 맞은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청년들의 눈높이에 맞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다양한 사업을 펼쳤다. 또 해외 취업·창업 등을 통해 저성장으로 대표되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뛰어넘을 수 있는 대안을 제시했다.○ 청년 ‘눈높이’에 맞춘 사업 청년드림센터와 금융투자협회 등이 공동으로 주최한 ‘찾아가는 청년드림 금융캠프’는 대학생들의 숨겨진 니즈를 발굴해낸 사례다. 올해 3월 고려대를 시작으로 서강대 이화여대 연세대 전북대 동아대 등 연말까지 전국 6개 대학에서 진행된 금융캠프는 학생들에게 금융지식과 신용 관리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진로 정보를 제공했다. 행사에 참여한 대학생들은 “그동안 학교에서 제대로 배우지 못했던 실생활 속 금융지식을 배울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등 학생들이 평소 만나기 어려웠던 금융권 최고경영자(CEO)와의 만남도 이뤄졌다. 학생들은 명사(名士)들로부터 금융권 취업뿐 아니라 직업 선택의 중요성과 인생관 등을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청년드림 도시락토크’ 역시 청년 구직자들을 위한 ‘맞춤형’ 사업으로 눈길을 끌었다. 청년드림센터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정부부처 장관, 기업 CEO 등 사회 저명인사와 청년 구직자들이 소규모로 만나 대화하는 자리를 마련해온 바 있다. 올해부터는 한국 주요 기업의 2, 3년 차 사원들로부터 입사 준비와 면접 등에 대한 비법을 전수받는 자리로 진행했다.○ 해외서 펼치는 청년의 꿈 청년드림센터는 지난해까지 일본 도쿄, 중국 베이징(北京), 미국 뉴욕에서 해외 캠프를 운영해왔다. 올해 3월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네 번째 해외 캠프를 설치해 세계로 나아가려는 청년들의 전초기지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4월부터 보도한 연중 기획 ‘청년이 희망이다―글로벌 챌린지 현장’ 시리즈는 세계 각지에서 취업과 창업의 꿈을 키우는 한국 청년들의 모습을 소개했다. 하반기에는 ‘창업가 키우는 글로벌 공대’ 시리즈를 통해 해외의 선진 창업 문화를 전파했다. 해외 취업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은 ‘실리콘밸리 인턴 보내기’ 프로젝트로 결실을 거뒀다. 청년드림센터는 이달 초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 실리콘밸리 글로벌혁신센터(KIC)와 손잡고 실리콘밸리 소재 기업을 대상으로 ‘글로벌 ICT 학점 연계 프로젝트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내년 1월 12일까지 각 대학을 통해 지원자를 접수하며, 인턴으로 최종 선발된 대학생들은 내년 3월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에 파견돼 5개월간 실무에 참여한다. 이들에게는 직무교육비를 포함한 준비금과 왕복 항공료, 현지 체재비 등을 포함해 2000만 원 이상의 지원금이 주어진다. ○ 변화 통해 사업 내실 다져 2013년 국내 언론사 중에는 처음으로 베이징 현지에서 연 한중 창업 세미나는 올해부터 톈진(天津)에서 행사가 진행됐다. 세미나를 공동 주최한 KOTRA 중국지역본부 관계자는 “톈진 시는 중국 정부에서 창업 메카로 키우기 위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선 곳”이라며 “예년과 달리 이번 행사에는 한국인 유학생뿐 아니라 중국인 학생들도 대거 참석하는 등 현지의 호응이 매우 높았다”고 말했다. ‘청년드림 베스트 프랙티스 대학’ 시상은 올해 청년드림대학(25곳) 이외에도 고용노동부 대학창조경제일자리센터 지원 대학(41곳)을 추가로 심사 대상에 포함시켰다. 신연수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장(편집국 부국장)은 “저성장·고령화 시대를 헤쳐 나갈 힘은 청년들의 창의력과 도전 정신”이라며 “앞으로도 취업과 창업은 물론이고 창농과 같이 청년들에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