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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구글에 무엇이든 물어본다. 성(性)생활조차도 편하게.”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26일 주말판에서 구글 검색엔진을 바탕으로 미국인의 성생활을 해부했다. 신문은 “성생활은 비밀스러운 부분이라 여론조사로는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며 “이번 분석을 통해 미국인의 성에 대한 솔직한 고민을 엿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우선 기혼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성관계 없는 부부생활이었다. 최근 1개월동안 결혼의 연관검색어를 분석한 결과 ‘성관계 없는 결혼’이 2만1090건에 달했다. 2위인 ‘불행한 결혼(6029건)’, 3위인 ‘사랑없는 결혼(2650건)’보다 각각 3.5배, 8배나 높은 수치. 특히 대화를 하지 않는 배우자보다 성관계를 거부하는 배우자에 대한 불만이 16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혼 커플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학대 관계’ 다음으로 ‘성관계 없는 관계’를 자주 검색했다. 성관계를 피하는 파트너에 대한 불만은 문자 메시지에 답장을 하지 않는 경우보다 5.5배나 높았다. 또 결혼 전에는 ‘내 남자친구가 나와 자려 하지 않는다’는 검색 횟수가 남자의 같은 걱정보다 2배 많았지만, 결혼 후에는 관계를 거부하는 아내에 대한 남편의 고민이 더 깊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성기에 대한 집착은 구글 검색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신체 부위 중 ‘페니스’를 100회 검색할 때 ‘뇌’는 5번 검색하는 수준이었다. 특히 성기에 대한 연관검색어 10개 중 9개는 크기에 대한 것이었다. 나이가 들면서 성기 크기가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반면 여성은 간혹 성기가 너무 큰 데서 오는 고민을 검색했지만 빈도는 높지 않았다. 여성은 엉덩이에 대한 검색이 늘었다. 2004년 이전에는 작은 엉덩이가 각광받았지만 최근 큰 엉덩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성기에 대해선 대부분 건강상 고민이었지만 30%는 개인적인 질문으로 채워졌다. 생선, 양파, 마늘, 치즈 등 냄새에 대한 고민이 가장 많았고, 일부는 제모와 좋은 느낌에 대해 검색했다. 남성 역시 여성의 성기에 대해선 냄새(냄새에 대해 상처주지 않고 조언하는 법)를 주로 검색했다. 댄 에이얼리 듀크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람들은 모르는 게 생기거나 추가 정보를 원할 때 구글 검색창을 연다. 이 때문에 구글 빅데이터 분석은 다소 과장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우리 돈으로 18조 원(약 170억 달러)이 넘는 개인 자산을 자랑하던 국왕의 마지막 길은 소박했다. 23일 타계한 사우디아라비아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은 관도 없이 노란색 천으로 된 간단한 수의만 걸친 채 평민들이 묻히는 공동묘지에 묻혔다. 묘비도 남기지 않았다. 사우디 왕실은 23일 간단한 장례식 뒤 수도 리야드에 있는 알우드 묘지에 국왕의 시신을 안장했다. 이 묘지는 일반인도 이용하는 곳이다. 국왕의 장례 절차와 방식은 모두 평범하게 치러졌다. 시신을 묻은 뒤 봉분도 올리지 않고 위에 자갈만 얕게 깔았다. 국왕의 소박한 장례는 수니파 이슬람 근본주의인 ‘와하비즘(Wahhabism)’의 전통을 따른 것이다. 수니파 지도자 무함마드 이븐 압드 알와하브(1703∼1792)가 창시한 와하비즘은 기독교의 청교도처럼 엄격한 생활을 강조한다. 이븐사우드 초대 국왕은 1932년 와하비즘을 기반으로 사우디 왕국을 세웠다. 이슬람 전문가인 토니 스트리트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사우디 왕국의 정신적 근간인 와하비즘은 숭배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모든 것을 배척한다는 뜻”이라며 “이번 국왕을 포함해 선대 국왕 모두가 평민 묘지에 묻혔다. 사우디에서는 국왕이 서거해도 애도 기간을 따로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압둘라 국왕을 추모하기 위해 전 세계 지도자들이 사우디로 집결하고 있다. 인도를 방문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7일 세계적 유적지인 타지마할 방문을 취소하고 급히 사우디로 향한다. 찰스 영국 왕세자, 나루히토 일본 왕세자,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등도 방문할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8명의 조문사절단이 25일부터 이틀간 사우디에 머물며 조의를 표한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의 세차장에서 일하던 크리스 링컨 씨는 최근 갑자기 해고를 당했다. 사장은 “수십 명이 전화를 걸어와 인종차별주의자인 링컨을 해고하라고 압박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발단은 링컨 씨가 페이스북에 올린 흑인 비방 글이었다. 그는 이 글로 인해 디지털 감시단(Digilante)인 ‘인종차별자 해고시키기’의 표적이 된 것이다. 디지털(Digital)과 감시단(vigilante)을 합친 ‘디지털 감시단’은 여론재판을 통해 도덕적으로 벌을 주자는 인터넷 운동이다. 2013년 한 미국 여성이 만든 텀블러(블로그의 일종) ‘인종차별자 해고시키기’는 인종차별을 조장하는 글을 검색한 뒤 글쓴이의 신상을 공개해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한편 직장에까지 이메일과 전화로 해고를 종용했다. 개설 첫날 4만 명 이상이 팔로잉했으며 지금까지 이런 방식으로 해고시킨 사람이 12명이나 된다. 최근 워싱턴포스트는 “인터넷에 갇혀 있던 디지털 감시단이 현실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비슷한 사례는 영국에도 있다. 스틴슨 헌터 씨(31)는 2013년부터 ‘소아성애자 헌터’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트위터 계정에 가짜 소녀 프로필을 올린 뒤 접근해 오는 이들을 대상으로 소아성애자를 가려내 경찰에 넘기고 있다. 지금까지 15명이 그의 덫에 걸려 기소됐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그는 최근 후원금을 모아 직원을 채용하고 책까지 펴냈다. 한국도 ‘개똥녀’ ‘막말녀’ 등 사건이 터지면 해당 인물의 신상을 인터넷에 게시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최근 부상하는 디지털 감시단은 △단발성 사안이 아닌 특정 사안에 대한 문제의식을 토대로 △체계적 연대를 통해 △해고 요구 등 현실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는 점에서 신상털이 수준을 뛰어넘은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에서는 최근 인천 어린이집 원생 폭행사건 이후 인터넷 카페를 중심으로 시작된 ‘폭행교사 리스트 공유’ ‘상임위에 항의전화 넣기’ 등의 오프라인 운동이 여론을 움직여 구속 수사와 법안 수정까지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디지털 감시단에 대한 부정적 의견도 적지 않다. 감시단의 표적이 되어 인종차별주의자로 몰린 링컨 씨는 19일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단편적 정보로 개인이 개인을 벌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도 “공익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는 찬성론과 지나친 감시라는 부정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고 전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5월 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 초청을 수락했다고 러시아 타스 통신이 2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측으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이 통신이 전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러시아의 발표는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여전히 김정은이 직접 참석할 수도 있지만 명목상 북한의 국가수반으로 되어 있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참석할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그가 집권한 뒤 첫 해외 방문이라는 점도 있지만 러시아가 이 행사에 박 대통령도 함께 초청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제재를 받는 러시아의 전승기념일에 서방국가 대부분이 불참할 것으로 예상돼 한국의 참가 결정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조숭호 shcho@donga.com·이설 기자}
유럽연합(EU)이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이슬람권 국가와 반테러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1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28개 회원국 외교장관 회의를 마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EU는 조만간 터키 및 아랍 국가들과 반테러 프로젝트에 착수하길 원한다”며 “터키, 이집트, 예멘, 알제리, 걸프 국가들과 협력 수준을 높일 프로젝트를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필립 해먼드 영국 외교장관도 “이슬람권 국가는 테러의 가장 큰 짐을 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최전선에 서 있을 것”이라며 “이슬람권 국가와 유럽 국가를 지키도록 서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EU 외교장관 회의에서는 구체적으로 △반테러 정책을 개발할 EU 치안 담당관을 이슬람권 국가에 파견하고 △이슬람국가(IS) 등 테러 단체에 흘러 들어가는 자금을 막도록 국제사회와 협력하며 △지하디스트에 가담했다 돌아오는 EU 시민들을 막는 방안 등이 논의됐다. 아랍권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의 나빌 엘라라비 사무총장도 이날 회의에 참석했다. 이날 참석한 외교장관 대부분은 2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IS 격퇴를 위한 국제연합전선 20개국 외교장관 회담에 참석할 예정이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다보스포럼을 앞두고 조만간 세계 상위 1% 부자의 재산이 나머지 99%의 재산을 합친 것보다 더 많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면서 부의 불평등 문제가 포럼 주요 의제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국제 구호단체 옥스팜에 따르면 최근 자본 집중 현상이 빠른 속도로 심화되고 있다. 세계 상위 1%의 재산은 2009년 44%에서 2014년 48%로 상승했으며, 2016년에는 50%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상위 1%가 나머지 99%보다 더 많은 부를 차지하는 것으로 소득증가율보다 자본수익률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부의 불평등이 심화된 것이다. 옥스팜은 “지난해 상위 1% 부자들은 금융상품과 보험상품을 활용해 현금 자산 11%를 불렸다”며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경제적 불평등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상위 부자 1%(3700만 명)의 1인당 평균 재산은 270만 달러(약 29억 원). 옥스팜의 위니 비아니마 총장은 “10억 명 이상이 여전히 하루 1.25달러(약 1347원) 이하의 돈으로 생활한다”며 “상위 1% ‘웰시 엘리트(wealthy elite)’의 독주를 막기 위해 다보스포럼에서 세제 개혁 등을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21∼24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제45회 다보스포럼에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을 포함해 역대 최대인 300여 명의 각국 인사들이 모여 부의 불평등과 테러 위협 등에 대해 논의한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터키-시리아 접경도시 킬리스에서 10일 실종된 김모 군(18)의 컴퓨터 바탕화면에 ‘이슬람국가(IS)’ 대원으로 추정되는 4명이 각각 소총과 IS 깃발을 들고 있는 사진이 깔려 있는 것이 18일 경찰 수사로 확인됐다. 터키 언론도 김 군이 시리아로 가 IS에 가담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외교부는 “국경 검문소를 통과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일단 실종자를 찾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IS에 가담 사실이 확인되면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자생적 이슬람 테러리스트가 된 ‘외로운 늑대(lone wolf)’로 기록된다. 》‘한국의 첫 자생적 이슬람 테러리스트인 ‘외로운 늑대(lone wolf)’의 등장?’ 10일 터키-시리아 접경도시 킬리스에서 실종된 김모 군(18)이 이슬람 과격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커졌다. 18일 경찰 수사 결과 김 군의 컴퓨터에서 IS 대원으로 보이는 4명이 소총과 IS 깃발을 들고 있는 사진이 발견됐다. 김 군은 평소 인터넷을 통해 IS 관련 사이트에 자주 접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당 증거를 김 군이 사고나 실종이 아니라 IS 대원이 되려고 스스로 터키 국경을 넘었음을 입증할 수 있는 일종의 ‘스모킹 건(확실한 증거)’으로 보는 분위기다. 평소 e메일 등으로 현지인과 교류해 온 김 군이 IS에 대한 호기심에서 누군가를 따라나섰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터키 일간 밀리예트는 17일(현지 시간) ‘한국인, IS 가담’ 기사에서 “18세 한국 남성이 터키를 거쳐 시리아로 불법 입국해 IS에 가담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앞서 김 군은 8일 동행자 A 씨(45)와 터키에 입국했다. ○ “김 군, 선교·봉사 방문 아니다” 평소 킬리스는 시리아 난민을 위한 봉사활동이나 선교를 목적으로 하는 극소수를 제외하면 한국인의 방문이 없는 곳. 정부 소식통은 18일 “김 군의 터키 방문 목적이 선교나 봉사활동이 아니라는 점은 확인됐다”고 말했다. 킬리스와 국경을 맞댄 시리아 북부는 이슬람 반군인 이슬람전선과 IS 등이 장악한 지역이다. 실종 당일 김 군은 짐을 모두 챙겨 떠났다. 단순히 근처를 산책하거나 나갔다가 돌아오려고 방을 나선 게 아니라는 얘기다. 김 군이 묵었던 호텔 직원 M 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 군은 매우 불안해 보였고 10일 아침 하얀 마스크를 쓰고 백팩을 메고 나갔다”며 “아마 IS에 가입하려고 시리아로 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직원은 “A 씨는 김 군이 사라진 후에도 사흘 동안 오전에 30분 정도만 외출했을 뿐 계속 방에 머물렀다”며 A 씨가 김 군의 시리아행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평소 ‘하산’이라는 터키인과 e메일로 교류해 온 김 군이 ‘터키에 가고 싶다’고 말했고 김 군의 부모는 교회의 지인을 통해 소개받은 A 씨에게 김 군과 터키에 다녀와 달라고 부탁했다. 김 군은 중학교 입학 직후 자퇴한 뒤 집에서 지냈고 인터넷 게임에 탐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홀로 귀국한 A 씨는 경찰이 조사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응하지 않았다. 경찰은 아들을 찾으러 터키에 갔다가 18일 귀국한 김 군의 아버지를 불러 국내 생활이나 접촉 인물 등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 정부, ‘이례적 사건’으로 대응 외교부는 평소와 달리 이번 사건을 재외국민 사건 사고를 담당하는 재외동포영사국에 맡기지 않고 아프리카중동국에 배당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터키 등과 정무적 교섭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에 양자관계를 담당하는 아중동국이 총괄하게 됐다”고 말했다. 중동 전문가인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만약 김 군이 IS에 가담했다면 전투원으로 쓰이기보다 한국인도 IS를 지지한다는 선전활동에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우방국 가운데 하나인 한국에서 IS 동조자가 나타났다는 점에서 선전 가치가 높다는 것. 하지만 김 군이 자발적으로 나타나기 전까지 IS 가담 여부를 확인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터키-시리아 국경선이 길고 밀입국도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이다. 시리아는 한국과 미수교국인 데다 내전 상태여서 소재 파악에 협조를 받기도 어렵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18일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과 통화하고 조속한 김 군의 소재 파악과 안전한 귀국을 위해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다. ○ IS 가담, 사전 차단은 사실상 불가능 시리아와 접경한 터키 동남부 일대는 여행경보 대상이며 특히 시리아 국경에서 10km까지는 적색 여행경보 지역이다. 외교부는 한국 국민들이 이곳을 방문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출국 단계에서 막을 방법은 없다. 한국에 돌아왔을 때 여권법 위반 등으로 처벌할 수 있을 뿐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해 9월 결의 2178호를 채택하고 외국인 테러 전투원(FTF)의 모집과 조직화 및 이동을 막기 위한 국경 통제 및 자금 차단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조숭호 shcho@donga.com·이설·박재명 기자}
“내 친구인 알베르토 가스파리 박사가 만약 내 어머니를 욕한다면 그는 당연히 한 대 맞을 각오를 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정상적인 일입니다. 누구도 다른 사람의 믿음을 도발해서는 안 됩니다. 누구에게도 다른 사람의 종교를 모욕하거나 놀릴 권리는 없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5일 스리랑카에서 필리핀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를 언급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교황은 “표현의 자유를 수호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의 종교와 관련해서는 한계가 있다”며 옆자리에 있던 바티칸의 교회법학자 가스파리 박사를 언급하며 이같이 설명했다. 샤를리 에브도에 실린 무함마드를 조롱하는 만평이 표현의 자유를 넘었다고 에둘러 지적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종교의 이름으로 살인을 하는 것은 부조리이며, 종교는 폭력을 정당화하는 수단이 될 수 없다”며 극단주의를 경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자리에서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릴 기후변화협약이 신의 피조물인 지구를 보호할 수 있는 결론을 채택하길 바란다” 는 바람도 전했다. 교황은 이날 아시아 최대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에 도착해 닷새간의 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필리핀은 전체 인구 약 1억 명의 80%가량이 가톨릭 신자인 아시아 최대 가톨릭 국가다. 가톨릭 수장의 필리핀 방문은 1995년 요한 바오로 2세 이후 20년 만이다. 필리핀 언론과 가톨릭 교계는 이슬람 과격세력이 교황의 필리핀 방문기간에 암살 음모를 꾸밀지 모른다며 줄곧 우려를 표시해 왔다. 필리핀 전역의 교회들은 교황 방문에 맞춰 일제히 종을 울리며 환영했고, 교황의 차량 행렬이 지나는 도로 주변에는 약 80만 명의 인파가 몰렸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프랑스에서는 이슬람 극단주의를 자처하는 해커들이 샤를리 에브도 등 파리 테러 이후 웹사이트 19000여 개를 해킹했다. 프랑스 군 사이버 보안 전문가는 14일 “지난 사흘간 지방정부, 대학, 기업 사이트 19000여 곳이 ‘유일신 알라만이 있을 뿐’ ‘샤를리에 죽음을’ 등의 문구로 도배됐다”고 밝혔다. 사이버 보안 전문가인 프랑수아 파제 씨는 “정교하고 높은 수준의 공격이라기보다는 사이버 파손 행위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하는 20대 미국 남성이 워싱턴 국회의사당 테러를 꾸미다가 미 연방수사국(FBI)에 붙잡혔다. CNN은 14일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에 거주하는 크리스토퍼 코넬(20)이 총기를 소지하고 의원 등 공직자를 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에 이어 미국 수도 워싱턴을 대상으로 한 테러 계획이 적발되면서 미국인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코넬은 의사당 인근에서 파이프 폭탄을 터뜨린 뒤 길목을 지키다가 대피하는 사람들에게 총격을 가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코넬이 오하이오 주에서 반자동 소총 M-15 2정과 실탄 600발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FBI에 체포됐다”며 “사전에 계획을 적발해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라힐 마흐루스 우바이다’라는 가명으로 IS 지지 글을 올리면서 지난해 8월 당국의 감시 대상에 올랐다. 오하이오 주 연방법원 자료에 따르면 FBI 정보원이 신분을 속이고 코넬과 지속적으로 접촉해 왔고, 지난해 11월 그에게서 “테러를 실행하기 위해 워싱턴에 갈 것”이라는 계획을 전해 들었다. 코넬은 정보원에게 파이프 폭탄 제조 방법을 알려줬으며, 14일 오전 테러 최종 단계인 총기를 구입하다 잠복한 요원들에게 체포됐다. 워싱턴포스트는 “코넬은 평범한 청년으로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국제 테러 단체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이 점에서 미국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고 전했다. FBI와 국토안보부는 “이번 사건은 IS 등 국제 테러 단체에 동조하며 미국에서 테러를 감행하려는 극단주의자들의 위협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경고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최근 뉴질랜드에서 가족이 세상을 떠났을 때 장례식을 치르지 않는 가정이 늘고 있다. 비싼 장례식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서다. 특히 시신을 의학연구용으로 병원에 기증하는 저소득층 가정이 늘었다고 현지 뉴스사이트 스터프가 12일 보도했다. 뉴질랜드에서 장례식을 치르는 데 드는 비용은 평균 8000∼1만1000뉴질랜드달러(약 668만∼918만 원). 가장 저렴한 관을 선택하고 조화 장식을 하지 않아도 최소 6000뉴질랜드달러(약 500만 원)가 든다. 일부 지역에서는 매장 비용만 5000뉴질랜드달러(약 417만 원)에 이른다. 뉴질랜드의 장례 문화를 연구하고 있는 뉴질랜드 캔터베리대의 루스 맥마너스 박사 연구팀은 “유명무실한 보조금 제도가 저소득층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정부가 주는 보조금은 최고 2000뉴질랜드달러(약 167만 원)로 장례식 기본비용에 훨씬 못 미친다. 맥마너스 박사는 “보조금은 고인의 생전 소득에 따라 결정되는데 대부분 소득이 없거나 낮다”고 제도의 허점을 지적했다. 보조금을 받는 과정이 복잡하다는 점도 문제다. 고인의 소득을 증빙하는 자료를 준비하는 게 쉽지 않다. 연구에 참여한 한 20대 여성은 “어머니를 잃고 심적으로 힘든 상태에서 관련 서류 등을 준비해야 했다. 게다가 보조금은 장례식을 준비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테러 공격을 받은 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가 14일 배포되는 최신호에서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사진)를 표지 모델로 내세웠다. 샤를리 에브도는 무함마드가 눈물을 흘리며 ‘내가 샤를리(JE SUIS CHARLIE)’라는 문구를 들고 있는 만평을 표지에 실었다고 AFP통신이 13일 전했다. 또 표지에는 ‘다 용서한다(TOUT EST PARDONNE)’는 제호를 붙였다. 현지 언론은 이에 대해 “무함마드가 자신을 풍자한 만평가들을 용서한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7일 테러를 당한 이후 처음 나오는 이번 호에는 ‘생존자 특별호’라는 부제가 달렸다. 테러로 직원 30여 명 중 8명을 잃은 이 매체는 일간 리베라시옹 사무실을 빌려 최신호를 만들었다. 발행 부수는 평소 발행 부수(6만 부)의 50배에 이르는 300만 부. 1부의 가격은 평소와 같은 3유로(3800원)다. 테러 이후 높아진 세계적 관심을 반영해 25개국 16개 언어로 제작했다. 샤를리 에브도의 변호사인 리샤르 말카 씨는 12일 현지 라디오 방송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게 굴복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무함마드를 분명하게 풍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AFP는 “무함마드의 만평은 일부 극단주의 무슬림을 또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를 저지른 쿠아시 형제의 동생 셰리프 쿠아시(33)와 유대인 식료품점에서 인질극을 벌인 아메디 쿨리발리(33)는 모두 프랑스에서 태어났다. 이들은 어떻게 서로 알게 됐고 어떤 경로로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져들게 됐을까. 파리 테러를 수사 중인 프랑스 당국은 이 두 사람 사이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한 핵심 인물로 알제리 출신의 테러리스트 자멜 베갈(50·사진)을 꼽고 있다.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에 신입 대원을 공급하는 모집책으로 활동해 온 베갈은 2001년 파리 주재 미국대사관 폭탄테러를 모의하다 적발돼 유죄 판결을 받고 수감됐다. 2009년 6월 일시 석방됐으나 다른 범죄로 다시 체포됐다. 영국 가디언은 11일 이와 관련해 “최근까지 베갈과 테러범들이 연락을 주고받은 정황이 포착됐다”며 “베갈이 이번 테러와 연관이 있는지를 수사 중”이라고 전했다. 당국은 베갈이 두 테러범의 멘토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쿠아시가 베갈을 처음 만난 장소는 교도소였다. 쿠아시는 2008년 이라크 내 반군을 도운 혐의로 수감된 뒤 베갈을 만나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져들었다. 베갈은 그에게 쿨리발리를 소개해 주기도 했다. ‘스승’ 베갈과 ‘두 제자’의 관계는 출소 이후에도 계속 유지됐다. 뉴욕타임스는 베갈이 출소한 뒤에도 집중 감시를 받자 쿠아시와 쿨리발리가 그의 집으로 찾아가 음식과 돈, 옷가지 등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파리 테러범이자 쿨리발리의 연인인 아야 부메디엔(27)에게 석궁 훈련을 시킨 것도 베갈이었다. 프랑스 정부는 부메디엔을 공범으로 보고 추적하고 있다. 그동안 파리에 있는지 여부가 확실치 않았던 부메디엔은 터키를 거쳐 시리아로 밀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이 12일 밝혔다. 한편 프랑스 경찰이 유대인 식료품점 인질극을 벌인 쿨리발리의 비밀 아지트를 찾아냈다고 CNN이 11일 보도했다. 쿨리발리가 은신처로 사용한 아파트를 수색하는 과정에서 자동화기들과 기폭장치, 현금 등이 발견됐다. 또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깃발도 나왔다. 쿨리발리는 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에게 아랍어로 충성을 맹세하는 동영상에서 자신을 IS 소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쿨리발리가 최근 파리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의 범인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파리 검찰은 7일 파리 근교 퐁트네오로즈에서 조깅하던 남성을 겨냥한 총격 현장에서 발견된 탄피와 쿨리발리가 식료품점 인질극 당시 사용한 러시아제 토카레프 권총이 서로 연관성이 있다고 11일 밝혔다. 피해 남성은 팔과 등에 총상을 입고 중태에 빠졌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최근 한국 성형외과를 찾는 중국인이 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언론이 한국 성형의 위험성을 잇달아 부각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한국 대한성형외과의사회 측은 “환자들의 의견만 반영한 일방적 보도”라고 반박했다. 중국 일간 신징(新京)보는 10일 ‘성형의 악몽’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에서 성형을 했다가 부작용에 시달리는 여성 3명의 사연을 상세히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쓰촨(四川) 성에 사는 진 모 씨(29·여·사진) 씨는 2013년 11월 수술 과정을 보여주는 성형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응모해 무료로 수술을 받게 됐다. 그는 서울 강남의 대형 병원에서 상담을 받은 뒤 이듬해 1월 한국에서 수술을 받았다. 진 씨는 프로그램 속 여성처럼 근사한 모습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코가 비뚤어지고 턱마저 찌그러졌다. 그는 신징보와의 인터뷰에서 “원래 가슴 수술만 받으려 했으나 병원 측의 권유로 무려 12군데를 손봤다. 의사는 수술대에 오르기 몇 분 전에야 수술에 대한 설명을 해줄 정도로 성의가 없었다. 지금은 집에서도 마스크를 쓸 정도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천 모 씨(33·여) 씨도 한국 지인으로부터 성형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2010년 한국 성형외과를 찾았다. 하지만 천 씨는 “수술 후 거울을 봤더니 10년은 더 나이가 들어 보였다”고 말했다. 천 씨의 수술 비용은 총 17만 위안(약 2986만 원). 그는 “최근 4년간 회복 수술을 받는 과정에서 60여만 위안(약 1억540만 원)을 썼다”며 “그 과정에서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가족과도 멀어졌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2013년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코 수술을 받은 30대 여성 미 모 씨도 “수술 후 염증 등으로 고생하고 있으나 병원 측이 배상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본보는 11일 해당 병원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대한성형외과의사회 관계자는 “중국 매체에서 언급한 사례들이 발생했을 당시에 알아본 결과 중국 환자들이 무리한 주장을 하고 있었다”며 “중국 언론의 이번 보도도 환자들의 의견만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설 snow@donga.com·이세형 기자}
이번 테러는 언론의 자유, 나아가 민주주의 근간을 뒤흔든다는 점에서 국제적 공분을 사고 있다. 전 세계 언론인과 지도자, 시민들은 일제히 폭력에 굴하지 않는 ‘샤를리 에브도’ 정신을 옹호하고 나섰다. 추모 물결은 7일 유럽 전역과 미국 캐나다 일본 호주 등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는 수백 명이 프랑스대사관 앞에 모인 가운데 제롬 보나퐁 프랑스대사가 밖으로 나와 이들과 함께 “언론 자유”를 소리 높여 외쳤다. 벨기에 브뤼셀 유럽의회 건물 앞에는 추모객 1000여 명이 모였다. 영국 런던 트래펄가 광장에 모인 추모객들은 언론의 자유를 강조하는 뜻에서 펜을 들고 프랑스 국가인 ‘라 마르세예즈’를 합창하기도 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이 집회에 참여한 프랑스 유학생 알리스 블랑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언론인과 언론매체가 어떤 얘기를 하건 설령 그것이 다수의 생각을 대변하지 않더라도 위협을 느끼지 않고 발언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런던에 사는 프랑스인 나빌 나디피도 “샤를리 에브도가 출판한 모든 것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그것이 테러를 정당화할 어떤 명분도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국 워싱턴 언론박물관 ‘뉴지엄’은 이날 오후 로비 화면에 ‘내가 샤를리다’ 슬로건을 띄웠다. 언론계는 이번 사건을 언론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도전으로 받아들였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 편집장은 사건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샤를리 에브도의 정상 발간을 돕겠다. 언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프랑스 언론인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만평에서 “유머가 없다면 우리는 모두 죽은 것”이라고 적었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사설에서 “샤를리 에브도 기자들의 용기와 말할 권리는 의심 받아선 안 된다”고 밝혔다. 덴마크 일간 베를링스케와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을 자사 신문에 싣겠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이들 신문사가 표현의 자유를 위협하는 세력에 굴하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만화인들도 나섰다. 미국 만화가 매클라우드는 총을 든 괴한의 모습마저 풍자하는 만화가의 모습을 그린 만평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호주 만화가 데이비드 포프는 숨진 만화가의 시신 옆에 선 괴한이 ‘이 사람이 먼저 그렸다(He drew first)’고 변명하는 만평을 자신의 트위터에 실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연방정부 폐쇄 첫날인 1일 미국 수도 워싱턴은 평소의 부산한 분위기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정부 부처와 기관 청사는 오전에는 공무원들이 출근해 정부 폐쇄에 따른 지침을 통보받느라 바삐 움직였지만 이들마저 귀가하자 오후에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일시 해고된 비핵심 인력은 언제 업무가 정상화될지 몰라 불안한 기색이었고 업무가 유지되는 핵심직 공무원들은 늘어난 업무량을 걱정했다. 연방항공국(FAA)의 관리 분석가 필립 대븐포트 씨는 17년 전인 1995∼96년 정부 폐쇄 때와 비교하며 “당시에는 급여를 받건 말건 일단 모두 출근해 일을 했는데 이번에는 해고 인력은 엄격하게 구분돼 출근이 금지됐다”고 말했다. 공무원들이 짐을 챙겨 가기 위해 자동차를 몰고 오면서 워싱턴 시내에는 이날 오전 평소보다 심한 교통 체증이 빚어졌다. 낮 12시가 되자 사무실 자료와 소형 화분 등을 들고 집으로 향하는 사람이 많았다. 랑팡 플라자, 페더럴 트라이앵글 등 연방정부 건물이 몰려 있는 지하철역은 인파가 한 차례 빠져나가자 마치 주말처럼 한산해졌다. 스미스소니언 국립박물관, 링컨기념관, 워싱턴 국립미술관 등 관광명소 앞에는 ‘정부 폐쇄로 문을 열지 않습니다’라는 안내문과 함께 노란색 출입금지 테이프를 쳐 놓았다. 아예 불이 꺼진 곳도 있었다.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19개 건물 안내소인 스미스소니언 캐슬 앞에서 만난 대니 아이엘로 씨는 발길을 돌리면서 아쉬움을 나타냈다. 필라델피아에서 아내와 딸 사위와 함께 휴가를 내 처음 워싱턴에 왔다는 그는 “셧다운 소식을 들었지만 혹시나 해서 왔다”며 “워싱턴이 인적이 끊긴 ‘고스트 타운(유령 도시)’ 같다”고 말했다. 오전 11시경 내셔널몰 제2차 세계대전 참전기념비 앞. 2차 대전에 참전했던 80, 90대 노병 수십 명이 기념비를 방문하려다 입구에서 막혔으나 의원들까지 나서 공원 경찰을 설득해 예외적으로 입장시켰다. 이들은 테네시 주 미시시피에서 먼 길을 왔다.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 앞에서도 푸에르토리코 출신 참전 용사들이 헌화하기 위해 찾아왔다가 발길을 돌릴 뻔했지만, 특별 배려로 출입이 허용됐다. 시민들은 “연방정부는 폐쇄됐지만 미국까지 폐쇄되면 안 된다”며 “미국의 역사를 보여주는 기념관 박물관 국립기록보관처 등은 출입을 허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워싱턴 당국은 정부 폐쇄로 인해 관광 수입이 하루 평균 2억 달러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정부 폐쇄를 초래한 의회도 폐쇄의 직격탄을 맞았다. 의사당 관광 코스가 중단됐다. 상하원 의원 집무실이 몰려 있는 의사당 주변 6개 건물에는 평소 로비스트들이 북적거렸으나 이날은 한산했다. 의원 보좌관의 3분의 2가 일시 해고됐으며 이들은 의회가 지급한 휴대전화도 반납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의회 경찰 인력은 크게 줄었고 지하 식당까지 일찍 문을 닫아 의원들은 샌드위치를 사들고 사무실로 향했다. 일부 정부 기관의 인터넷 업무도 중단됐다. 백악관 웹사이트 첫 화면에는 ‘정부의 예산안 처리 합의 실패로 사이트의 정보를 업데이트할 수 없다’는 공지사항이 게재됐다. 트위터 계정에도 ‘정부 폐쇄로 당분간 트위터 글을 남기지 않을 것’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한편 6일부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아시아 4개국을 방문할 예정인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먼저 말레이시아와 필리핀 방문을 취소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4개국 중 인도네시아와 브루나이만 방문할 예정이지만 정부 폐쇄가 장기화하면 이 일정도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이설 기자 mickey@donga.com}
“탕!” 총격음과 함께 쇼핑객들이 하나둘 자리에서 고꾸라졌다. 팔다리를 타고 흐르는 피에 놀라기를 잠시. 순식간 온몸의 감각이 마비됐다. 몇 주 뒤 만날 예정이던 배 속 아기 걱정이 머릿속을 스쳤다. 아프리카를 좀먹는 말라리아를 퇴치하겠다던 꿈도 꺾였다. 케냐 나이로비 쇼핑몰 테러로 숨진 희생자 62명 중 상당수는 외국인이었다. 네덜란드 출신 엘리프 야부즈 박사(33·여)도 그중 한 명이다. 미 하버드대에서 말라리아 관련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클린턴의료재단(CHAI)에서 말라리아 백신을 연구하던 그는 현장 연구를 위해 케냐를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아프리카에서 친환경 건축 및 여행 사업을 하던 그의 호주 출신 남자친구 로스 랭던 씨(32)도 목숨을 잃었다. 이 밖에 가나의 유명 시인이자 전직 외교관인 코피 아우노르 씨(78), 2년간 나이로비에서 외교관으로 근무한 캐나다인 애너매리 데슬로저스 씨(29), 25년간 아프리카에서 근무한 페루 출신 유니세프 전 직원, 인도 어린이(9), 영국인 모녀 등도 테러로 희생됐다. AP통신은 영국인 사망자 6명을 비롯해 10여 개 국가에서 사망자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수뢰 등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보시라이(薄熙來·사진) 전 중국 충칭(重慶) 시 서기가 판결이 확정되자 고함을 지르는 등 평정심을 잃고 흥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부부장(차관)급 이상은 법정에서 수갑을 채우지 않는 관례와 달리 수갑이 채워진 채 법정에서 끌려 나갔다고 23일 홍콩 밍(明)보가 보도했다. 외신은 1심 판결에 불만은 품은 보 전 서기가 곧바로 법원에 항소했다고 전했다. 22일 산둥(山東) 성 지난(濟南) 시 중급인민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참석한 방청객의 전언에 따르면 오전 9시 30분경 법원에 도착한 보 전 서기는 수갑을 차지 않았으며 천으로 된 신발을 신고 있었다. 여유 있는 모습으로 자리에 앉은 그는 10시부터 재판장이 판결문을 읽는 동안 시종 미소를 잃지 않았다. 하지만 무기징역과 정치권리 종신 박탈, 전 재산 몰수 형이 선고되자 그는 재판장을 향해 “불공정한 판결이고 심각한 부실(재판)”이라고 고함을 질렀다. 이어 “이번 재판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고 나와 변호사가 제기한 (근거 있는) 변호 의견이 묵살됐다”며 분노를 쏟아냈다. 한 방청객은 “보 전 서기가 매우 흥분해 있었고 손등의 핏줄까지 다 보일 정도로 꽉 쥔 주먹을 부들부들 떨었다”며 “법정 경위들이 바로 수갑을 채워 끌고 갔는데 그가 발버둥을 칠 정도는 아니었으나 더 얘기를 하려고 했지만 제압됐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선고가 끝나면 재판장이 “상소를 할 거냐”고 묻지만 보 전 서기는 소란을 피우며 끌려 나가느라 상소 여부도 밝히지 못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하면 선고 다음 날부터 10일 안에 상소할 수 있다. 밍보는 예상보다 엄한 판결이 내려진 건 현 지도부의 임기가 끝나는 2023년까지 보 전 서기의 정치적 재기를 봉쇄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했다. 20년형을 받으면 관례에 미뤄 8년 뒤면 가석방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무기징역과 함께 정치권리 종신 박탈이라는 중형을 선고했다는 것이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여성의 교육권을 주장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10월 탈레반의 총격을 받은 말랄라 유사프자이 양(16·사진)이 국제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AI)의 최고상인 ‘양심대사상’을 받았다. 영국 BBC는 유사프자이가 미국의 가수이자 인권 운동가인 해리 벨라폰테와 함께 인권 개선을 위해 노력한 개인에게 수여하는 올해 양심대사상 수상자로 결정됐다고 17일 전했다. 시상식은 이날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렸고 아일랜드 록그룹 ‘U2’의 리더인 보노가 상을 수여했다. 살릴 셰티 AI 사무총장은 “수상자 둘은 다른 영역에서 인권 향상을 위해 기여한 진정한 양심의 대사”라며 “특히 유사프자이는 인권과 인간의 존엄을 위해 용기 있는 행동을 실천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혈중 알코올 농도를 측정한 뒤 운전을 하기 힘든 경우 택시를 불러주는 애플리케이션이 나왔다. 앱 개발업체 브레소미터가 내놓은 자동차 열쇠 크기의 제품은 알코올 농도를 잰 뒤 이를 앱으로 보내 술을 깨는 데 걸리는 시간을 보여준다. 운전이 어려운 경우에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통해 사용자의 위치를 파악하고 택시를 불러준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모두 사용할 수 있다. 가격은 49달러(약 5만2000원). 또 다른 앱 개발사인 백트랙도 음주습관을 분석해 혈중 알코올 농도가 0%로 떨어지는 시점을 알려주는 상품을 개발했다. 이 앱의 가격은 150달러. 아이폰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여행이나 비즈니스 등으로 미국을 찾은 외국인의 방문 건수는 5388만7000건이며 이 중 한국인이 8번째로 많았다. 미 국토안보부는 지난해 10월∼올해 9월 출입신고서 통계를 토대로 이민 목적을 제외한 비(非)이민 입국 허가 건수를 15일 발표했다. 한국은 152만7085건으로 2010년 100만 건을 넘어선 데 이어 2년 만에 150만 건을 넘었다. 중국은 처음으로 한국을 제치고 7위에 올랐다. 1위는 국경을 맞대고 있는 멕시코로 전체의 30.5%인 1646만1118건이었다. 국가별로는 멕시코 영국 일본 독일 프랑스 브라질 중국 등의 순이다. 입국 목적은 단기 관광체류가 78%로 가장 많고 사업(11%), 직장 가족 문제(5.7%), 학업(3.1%) 등의 순이다.이설 기자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