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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를 유인해 살해하고 시신을 옷장에 숨겼다가 검거된 30대 남성 A 씨가 동거하던 전 여자친구도 살해했다고 경찰 조사 과정에서 자백했다. 27일 경기 일산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A 씨는 “전 여자친구인 50대 여성 B 씨도 살해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A 씨는 20일 음주운전 사고를 낸 뒤 ‘합의금을 주겠다’며 60대 택시기사를 유인해 둔기로 살해한 혐의로 체포돼 경찰 조사를 받아 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올해 8월 초 경기 파주시 한 아파트에서 B 씨를 흉기로 살해한 뒤 인근 공릉천변에 시신을 유기했다고 털어놨다. A 씨는 경찰이 자신 소유 차량 트렁크에서 혈흔을 발견해 추궁하자 범행을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기동대와 수중수색요원 등을 동원해 (B 씨) 시신을 수색 중”이라고 했다. A 씨가 살인을 저지른 파주시 아파트는 소유자가 B 씨다. 경찰 조사결과와 인근 주민 증언 등을 종합하면 A 씨는 B 씨 사망 전까지 수개월 간 함께 동거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 동네 주민은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여름부터 두 사람이 함께 다니는 것을 봤다. 집 근처를 함께 돌아다니는 경우가 많아 부부 사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수상한 낌새를 느꼈다는 증언도 있었다. 이 아파트의 한 주민은 “새벽에 남녀가 싸우는 큰 소리가 자주 났다. 관리실에 민원도 자주 들어갔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경찰은 A 씨에 대해 살인 및 사체은닉, 증거인멸 등 혐의로 27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 씨는 살해한 택시기사의 휴대전화, 신분증, 신용카드 등을 챙겨 수천만 원의 대출을 받고 물건을 사는 등 5000만 원가량을 쓴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A 씨가 앞서 살해한 전 여자친구인 B 씨의 신용카드를 썼는지 여부도 수사 중이다. B 씨 소유 파주시 아파트엔 올해 10월 카드 회사 3곳으로부터 청구액 약 1억 원 상당의 가압류가 걸려 있는 상태다. A 씨는 이달 20일 오후 11시경 음주운전 접촉사고 상대인 택시기사를 집으로 유인해 둔기로 수차례 때려 숨지게 했다. 이어 시신을 옷장에 숨기는 한편 택시를 공터에 버린 뒤 블랙박스를 삭제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했다. 25일 현 여자친구가 “남자친구 집 옷장 안에 시신이 있다”며 신고하면서 덜미를 잡혔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펜션 여러 곳에 전화해보니 예약이 거의 마감됐더라고요. 새해 일출은 전날 밤 차로 이동해 차 안에서 잠깐 자고 나서 봐야 할 것 같아요.” 대학생 안모 씨(22)는 새해를 맞아 지인과 동해안 해맞이 여행을 알아보다가 거리 두기 해제 후 달라진 상황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3년 만에 해넘이·해맞이 행사가 재개되면서 전국 명소 인근 숙소에는 예약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26일 해돋이 명소로 유명한 강원 강릉시 정동진 인근 펜션 15곳에 문의한 결과 “객실 수에 여유가 있다”고 한 곳은 3곳뿐이었고 나머지 12곳은 “예약 가능한 방이 없다”거나 “곧 마감될 예정”이라고 했다. 정동진 인근의 한 펜션 주인은 “3개월 전부터 인터넷으로 예약을 받았는데, 3분 만에 방 5개가 다 나갔다”고 했다. 예약이 몰리면서 가격도 뛰어 비성수기 1박에 8만 원인 방을 빌리는 데 45만 원을 요구한 곳도 있었다. 지역 상권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인근에서 국밥집을 운영하는 최모 씨(55)는 “예전처럼 해맞이하러 온 손님들이 가게 앞에 긴 줄을 서는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해운대해수욕장에선 31일 오후 11시부터 대형 야외 특설무대가 설치돼 해넘이·해맞이 행사가 열린다. 부산 송정의 한 카페는 1일 오전 4시 반부터 문을 열고 음료 1잔을 포함해 1인당 3만 원을 받고 일출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이 카페 점원은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예약을 받고 선착순으로 입장하게 할 계획인데 연말이 되면서 문의와 예약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강원 강릉과 고성 등 동해안 해맞이 명소에서도 3년 만에 해맞이 축제가 열린다. 경찰은 이번 주말인 31일과 1월 1일 이틀간 강릉 경포대와 정동진을 비롯해 전국 338개 장소에 132만여 명이 해넘이·해맞이를 위해 모일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인파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가용 인원과 장비를 최대한 동원하고, 각 관할 경찰서장이 현장에서 지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각 지방자치단체도 안전 대책 수립에 나섰다. 강릉시는 경포해변 등에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으로 보고 공무원과 전문 경비인력 190여 명을 배치하기로 했다. 부산 해운대구는 해맞이 행사 수용 인원을 1m²당 3명 이내로 정하고, 안전 요원 300여 명을 투입해 인파 관리에 나선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경찰이 전국 해맞이 명소에 130만 명 이상이 모일 것으로 보고 경찰 인력과 장비를 최대한 투입해 인파 관리에 나선다. 경찰청은 새해를 맞는 이번 주말 서울 종로구 보신각 타종 행사, 강원 경포대, 정동진 해맞이 등 전국 338개 장소에 132만여 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청은 ‘새해맞이 행사 안전관리 지원계획’ 업무보고를 통해 이들 지역에 대한 안전 대책을 각 시도경찰청에 주문했다. 특히 주최가 없는 인파 밀집 예상 지역에 대해서는 각 지자체에 지역안전관리위원회를 개최하도록 요청했다. 경찰은 앞서 24, 25일 성탄절 기간에도 서울 명동, 강남역 등 번화가에 대해 같은 조치를 취했다. 또 112신고를 집중 관리해 인파 밀집 예상 시간대 반복 신고 등 이상 징후를 분석하는 등 사고 예방 단계부터 총력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후 경찰이 제작 중인 ‘인파 안전관리 매뉴얼’ 상 안전관리 기법도 적용한다. 매뉴얼은 △가용경력·장비를 최대 동원, 관할 경찰관서장이 임장하여 현장 지휘 △경찰서(상황실)-지자체간 실시간 정보공유 및 상황전파체계 구축 △인파 밀집 시 적극적으로 통행 제한, 이동명령, 행사 중지 등 조치 △인파 관리 장비(방송조명차, 중형승합차, 현장 지휘차) 적극 활용 등 내용을 담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부터 전국 경찰서 경비과장, 112상황실장, 기동대장 등 610여 명과 전국 경찰서장 등 총경급 660여 명을 대상으로 이 매뉴얼 관련 내용을 교육하고 있다. 전국 해맞이 명소에 배치되는 경찰 인원은 지자체 등과 협의해 28일까지 확정할 계획이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내년도 정부 예산에 요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새해부터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재개하겠다고 25일 밝혔다. 전장연은 이날 논평을 내고 “전장연이 요구한 예산(1조3044억 원) 중 0.8%인 106억 원만 증액됐다. 참담함을 느낀다”며 “이제 휴전은 끝났다. 장애인 예산 쟁취를 위한 지하철 행동을 내년 1월 2, 3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장연은 20일 국회 예산안 처리까지 시위를 중단해 달라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휴전 요구’를 받아들인 바 있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전장연의 시위 재개 방침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격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시민 피해가 커질 경우 즉각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한편 “전장연 때문에 장애인 전체가 욕을 먹고 있다”며 전장연 시위를 막아섰던 ‘지하철 운행 정상화를 위한 장애인 연대’의 김민수 대표는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정된 재정으로 인한 예산 문제를 이유로 지하철 시위를 재개한다면 전장연은 매년 교통 불편을 초래하겠다는 의미”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또 “내년 1월 2일 전장연 시위를 지켜본 후 시위를 막기 위한 행동을 재개할지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안녕하세요. 태영호 의원실 비서입니다. 바쁘신 중에도 저희 세미나를 함께 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사례비 지급의뢰서를 작성해 회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올 5월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실 비서를 사칭한 해킹 시도 e메일 본문 중 일부다. 경찰은 수사 결과 이 같은 수법으로 국내 외교안보 전문가들의 e메일을 해킹했던 주체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커그룹 ‘김수키(Kimsuky)’로 밝혀졌다고 25일 발표했다.○ 세미나 참석자에게 “사례비 지급” 속여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김수키는 올 4∼10월 국립외교원 관계자, 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입기자 등을 사칭하며 통일 외교 안보 국방 전문가 892명에게 악성 프로그램이 숨겨진 e메일을 보냈다. 경찰 관계자는 “악성 프로그램을 내려받게 하거나 피싱 링크를 포털사이트 로그인 화면처럼 꾸며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빼돌리는 수법을 썼다”고 설명했다. e메일을 받은 전문가 중 49명이 실제로 해킹 피해를 입었다. 김수키는 피해자들의 메일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면서 첨부된 외교안보 관련 발표 자료 등을 빼돌렸고 주소록도 탈취했다. 김수키는 2014년 한국수력원자력 원전 도면 유출, 2015년 국가안보실 사칭 메일 발송 등의 사건 배후로 지목된다. 2012년경부터 한국과 미국, 일본 등에서 핵 정책이나 대북 제재 등과 관련된 정보를 빼돌려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은 이번 e메일 해킹 사건이 과거 김수키가 벌인 사건과 △공격 근원지 인터넷주소(IP주소) △해외 사이트 가입 정보 △경유 서버 침입 수법 등에서 동일하다고 판단했다. 또 해커가 북한 어휘를 사용한 점과 해킹 대상이 외교안보 전문가 등인 점도 북한 소행이란 판단의 근거가 됐다. 경찰 관계자는 “(김수키가) 해킹한 컴퓨터로 백신의 북한 표현인 ‘왁찐’을 인터넷에서 검색한 기록이 확인됐다”고 했다. 김수키는 실제 개최됐던 세미나 참석자들에게 e메일을 보내는 치밀함도 보였다. 경찰은 올 5월 태 의원실이 개최한 ‘윤석열 시대 통일정책 제언’ 행사 참석 전문가 명단을 확보해 이들에게 해킹용 e메일을 보낸 것으로 보고 있다. 태 의원실 관계자는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에게 실제 사례비가 지급되는 점을 노려 사칭 메일을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메일로 “회의 때 발언 취지를 요약해 보내 달라”고 요구하는 등 회의 내용을 파악하려 시도한 정황도 드러났다.○ 기업 해킹해 금전 요구도범행 과정에서 국내 중소기업에 랜섬웨어를 유포한 뒤 금전을 요구한 사실도 밝혀졌다. 랜섬웨어는 해커가 서버를 장악해 시스템을 마비시킨 뒤 대가를 요구하는 방식의 사이버 공격이다. 경찰 관계자는 “북한 해킹조직이 한국 기업을 상대로 랜섬웨어를 유포한 사실이 드러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김수키는 해킹으로 확보한 26개국 서버 326대를 IP주소 세탁을 위한 경유지로 활용했는데, 이 과정에서 장악한 컴퓨터 중 일부에 랜섬웨어를 감염시킨 뒤 금전을 요구했다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국내 중소업체 13곳이 피해를 보았는데 이 중 2곳은 각각 100여만 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해커들에게 송금했다. 경찰 관계자는 “북한의 유사한 시도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e메일 암호를 주기적으로 변경하고 2단계 인증을 설정하는 한편 외국으로부터의 접속을 차단하는 등 보안 설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

“안녕하세요. 태영호 의원실 비서입니다. 바쁘신 중에도 저희 세미나를 함께 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사례비지급의뢰서를 작성해 회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올 5월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실 비서를 사칭해 메일을 보낸 일당이 북한 해킹조직인 ‘김수키’(Kimsuky)로 드러났다.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4~10월 태 의원실 비서 외에도 제 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출입기자, 국립외교원 관계자 등으로 속여 모두 892명에게 악성 프로그램 등이 담긴 메일을 보냈다. 이들은 국내 정보 수집을 위해 이같은 시도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세미나 이름대며 “사례비 지급하겠다”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이들이 2014년 한국수력원자력 해킹, 2016년 국가안보실 사칭 메일 발송 사건 등을 벌인 조직과 같은 조직이라고 보고 있다.△공격 근원지 아이피(IP) 주소 △해외 사이트 가입 정보 △경유 서버 침입 및 관리 수법 등이 동일하고 범행 과정에서 북한 어휘를 사용하는 점과 범행 대상이 외교, 안보 전문가 등으로 일관된 점을 근거로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수사결과, 메일을 받은 외교안보 전문가 892명 중 49명이 피싱 사이트에 접속해 아이디와 비밀번호 등을 입력했다. 해킹 조직은 이들 피해자의 송수신 메일을 실시간으로 감시해 첨부 문서와 주소록 등을 빼갔다.경찰 관계자는 “악성 프로그램을 다운받도록 하거나 피싱 링크를 포털 사이트 로그인 화면처럼 꾸며 로그인을 하도록 유도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탈취하는 방식을 사용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사용자의 메일을 실시간 감시해 정보를 빼간 것”이라고 했다.피싱 조직은 사칭 메일에 실제 개최된 세미나를 명시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은 올해 5월 태 의원실에서 개최한 ‘윤석열 시대 통일정책 제언’ 행사에 참석한 전문가들의 명단을 입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태 의원실 관계자는 “세미나 이후 보도자료 등을 통해 참석자를 쉽게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실제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에게 20~25만 원 상당의 사례비가 지급되는데, 이 점을 노려 사칭 메일을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또 사례비 지급 내용과 함께 “발언한 취지를 A4 용지 1장으로 요약해서 보내주면 회의 증빙으로서 큰 도움이 되겠다”는 문구도 포함돼 회의 내용을 파악하려 시도한 정황도 드러났다. 기업 등에 랜섬웨어 통해 금전 요구도범행 과정에서 ‘랜섬웨어’ 프로그램을 유포해 금전을 요구한 정황도 밝혀졌다. 랜섬웨어는 컴퓨터를 해킹에 중요 데이터에 암호를 걸고 사용하지 못하게 한 뒤 금전을 요구하는 수법이다. 북한 해킹조직이 우리나라 국민 또는 기업을 상대로 랜섬웨어를 유포한 사실이 드러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김수키는 해킹을 통해 확보한 26개 나라 326대 서버 컴퓨터를 IP 주소 세탁을 위한 ‘경유지’로 활용했다. 이렇게 세탁된 IP 주소로 전문가들에게 메일을 보냈다. 이 과정에서 장악한 서버 중 일부에 랜섬웨어를 감염시켜 금전을 요구했다. 경찰에 따르면 국내 중소업체 13곳이 피해를 입었으며 이중 2곳이 가상화폐 계좌를 통해 돈을 지불했다. 피해액은 255만 원 수준이다.경찰은 공격 대상이 된 피해자와 소속 기업에 피해 사실을 통보하고 한국인터넷진흥원과 협력해 피싱사이트를 차단했다. 또한 관계 기관에 북한 해킹 조직의 침입 수법과 해킹 도구 등 정보를 제공해 정보보호 정책 수립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경찰 관계자는 “북한의 유사한 시도가 앞으로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산망 접근 통제, 이메일 암호 주기적 변경 및 2단계 인증 설정, 다른 국가로부터 접속 차단 등 보안 설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
매일 출근길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벌이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당분간 시위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지하철 무정차 통과 등의 조치로 전장연과 대립하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일시 휴전’을 제안하자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전장연은 20일 성명을 내고 “국회에서 예산이 반영될 때까지 지하철 선전전을 멈추겠다”며 “오 시장의 휴전 제안을 적극 수용한다”고 밝혔다. 앞서 오 시장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전장연 지하철 탑승 시위, 휴전을 제안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국회 예산안 처리 시점까지 시위를 중단해 달라”며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지연되는 것은 전장연이 미워서가 아니라 여러 정치적 사건으로 여야가 대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예산안 처리 지연의 책임을 시민들에게 전가하고,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하는 전장연의 시위 방식은 분명히 재고돼야 한다”며 “불법 지하철 탑승시위를 지속한다면 시민들의 안전과 편익을 최우선해야 하는 서울시장으로서 더 이상 관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전장연 측은 오 시장의 제안에 대해 “전장연이 진정 원하는 것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 있는 자세와 소통이었다. 오 시장의 제안을 책임 있는 소통으로 받아들인다”는 입장을 밝히며 시위 중단을 선언했다. 다만 연말 예산안 국회 통과 후 시위 재개 여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전장연은 정부와 국회에 장애인 예산 확충을 요구하며 지난해 말부터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본격적으로 진행했다.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14일 시위가 진행되던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전동차 1대를 무정차 통과시켰고, 전장연은 이에 반발하며 19일부터 행선지를 미리 알리지 않는 ‘게릴라 시위’를 진행해 시민들이 지하철 이용에 불편을 겪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가수 태진아의 아들인 가수 겸 연기자 이루(본명 조성현·39)가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내 경찰에 입건됐다. 20일 서울 용산경찰서는 이루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루는 19일 밤 11시 25분경 서울 용산구 강변북로 구리 방향 한남대교와 동호대교 사이 구간에서 술을 마신 채 운전하다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루가 몰던 차량은 우측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뒤 뒤집혔고 이루와 동승한 남성은 가벼운 부상만 입었다. 이 사고로 이루의 차량과 도로 경계석이 일부 파손됐다. 추가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이 사고 직후 측정한 이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정지에 해당하는 수치(0.03% 이상 0.08% 미만)였다. 경찰 관계자는 “이루는 음주 측정 후 일단 귀가 조치했으며 사고 경위를 조사해 동승자를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입건할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이루는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음주운전 사실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모든 연예 활동을 중단하고 자숙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이루는 출연 예정이던 KBS드라마에서도 하차하기로 했다. 2005년 가수로 데뷔한 그는 2017년부터는 연기자로도 활동해왔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장애인 예산 확충을 요구하며 출근길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벌이고 있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19일 오전 서울 지하철 1호선 용산역에서 기습 시위를 강행해 하행선 열차 운행이 55분가량 지연됐다. 이날 오전 8시경 전장연 회원 10여 명은 1호선 시청역에서 시위를 한 뒤 지하철을 타고 용산역으로 이동했다. 전날 “무정차 통과를 막기 위해 시위 장소를 알리지 않겠다”고 했던 전장연 측은 8분 전인 오전 7시 52분경에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시위 일정과 장소를 공개했다. 용산역에 모인 전장연 관계자들은 오전 8시 40분경 “휠체어가 진입할 수 있도록 발판을 설치하라”고 요구하면서 열차에서 내렸다가 타는 방식으로 시위를 벌였다. 이 때문에 열차 운행이 10여 분간 늦어지자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측은 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을 모두 하차시켰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민은 전장연 관계자에게 고성을 지르거나 욕설을 하기도 했다. 용산역에서 하차한 직장인 유모 씨(50)는 “영등포로 오전 9시까지 출근해야 하는데 지각했다”며 “게릴라로 (시위를) 한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장소를 모르니 피할 수가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시위대는 오전 9시 25분경 노량진역으로 이동해 지하철 9호선으로 갈아타고 국회로 향했다. 이날 시위로 1호선 상행선은 20분, 하행선은 55분가량 지연됐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시민 불편을 해소하는 방법은 국회에서 (장애인) 예산을 처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20일에도 게릴라 시위를 예고했다. 한편 전장연 시위에 반대하는 장애인 단체들의 활동도 본격화되고 있다. ‘지하철 운행 정상화를 위한 장애인연대’ 회원 30여 명은 이날 전장연 시위를 저지하기 위해 4호선 삼각지역에서 대기하다 전장연 측이 시위 장소를 바꾸면서 해산했다. 이후 경찰청 앞에서 전장연에 대한 경찰의 단호한 대처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는 이날 오후 3시부터 회의를 열고 전장연 시위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 단체 관계자는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전장연에 맞서 ‘맞불 집회’를 진행하는 한편 대통령실과 서울시청 인근에서 별도의 반대 시위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게릴라 시위’를 예고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19일 오전 8시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에서 열차 탑승 시위에 나섰다. 이날 시위로 1호선이 용산역에서 35분가량 멈춘 채 운행하지 않는 등 혼란이 발생했다.시작 8분 전 장소 공지 ‘게릴라 시위’전장연은 이날 시위 시작 8분 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시위 장소와 동선을 공개했다. 이들은 시청역에 집결해 ‘251일차 전장연 지하철 선전전’을 시작했다. 이날 집회엔 휠체어를 탄 장애인 3명과 다른 활동가 5명가량이 참석했다. 전장연 측은 “시청역에서 1호선을 타고 노량진으로 이동한 뒤, 국회의사당역으로 가서 국회에 장애인 예산 통과를 촉구하기 위한 선전전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장연이 전날 공지한 바에 따르면 이들은 이날 오전 9시까지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 집결해 선전전을 마무리하기로 했지만, 종료 장소도 국회로 변경했다. 지하철 1호선을 관리하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열차 지연을 막기 위해 시위대와 경찰을 제외한 승객 전원을 하차시키는 ‘강수’를 뒀다. 전장연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8시 30분경 1호선 용산역에 하차했다가 다시 열차를 타는 과정에서 “휠체어 발판이 없어 위험하다. 발판을 가져오면 타겠다”며 열차 문을 막고 버텼다. 이들은 앞서 남영역에서도 열차를 내렸다 타면서 같은 이유로 운행을 지연시켰다. 용산역에서 대치 상황이 10분 이상 이어지자 현장에 있던 코레일 측은 “전장연 시위로 운행을 멈추겠다. 승객분들은 모두 하차해주시길 바란다”고 안내 방송을 했다. 전장연 관계자 일부는 시민들이 모두 하차한 뒤에도 한동안 열차에 남아 경찰과 대치하다 9시경에야 열차에서 내렸다. 열차는 계속 용산역에 정차한 채였다. 이날 1호선 하행선은 55분간 지연됐다. 이 과정에서 고성과 욕설이 오가는 등 큰 혼란이 발생했다. 시민 중 일부는 “시민들을 볼모로 잡고 이게 뭐 하는 짓이냐”, “자기들(전장연)만 억울하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시민들도 눈살을 찌푸리거나 짜증 섞인 한숨을 내쉬며 발걸음을 옮겼다. 코레일 직원이 전장연 활동가가 탄 전동 휠체어를 직접 밀어 이동시키려 하자 “밀지 말라”, “휠체어가 넘어지면 다친다”며 저항하기도 했다.“기습 시위 어떻게 피하나” 시민들 불만예고 없이 진행된 시위에 시민들은 큰 불만을 드러냈다. 용산역에서 하차 안내를 받고 내린 직장인 유모 씨(50)는 “출근 시간에 너무한 것 아니냐”며 “영등포로 9시까지 출근해야 하는데 이미 늦었다. 게릴라로 (시위를) 한다는 뉴스를 봐서 하는 줄은 알고 있었는데 어디서 하는지를 알 수가 없으니 피할 수가 없었다. 택시를 빨리 잡아서 이동해야 할 것 같다”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시민 이모 씨는 “인천에 가는 길인데 갑자기 열차가 멈춰 섰다. (전장연 시위를) 처음 겪어보는데 이걸 어떻게 피해 가야 할지도 모르겠다. 앞으론 예고도 안 한다는 것 아닌가”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1호선 열차 운행은 오전 9시 13분경에야 재개됐다. 용산역에 다음 열차가 들어와 승객들을 태웠지만 경찰은 방패를 든 기동대를 동원해 전장연 활동가들을 에워싸고 열차에 타지 못하도록 막았다. 경찰은 이후 열차들도 타지 못하도록 막다가 오전 9시 30분경 탑승객이 줄어든 것을 확인한 뒤 저지선을 풀고 탑승하도록 했다. 이들은 노량진역에서 9호선으로 환승해 국회의사당역까지 이동했다. 전장연 측은 앞으로도 게릴라 시위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이날 국회 앞에서 “오늘 1호선과 9호선을 타고 오는 과정에서 많은 마찰이 있었고 시민들이 화를 내기도 했다”면서도 “내일도 8시에 선전전을 할 계획이지만 미리 장소를 알릴 수는 없다. 시민들 불편을 해소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국회에서 (장애인) 예산을 처리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지하철 운행 정상화를 위한 장애인 연대’(장애인 연대) 회원 30여 명은 전장연 시위를 저지하기 위해 당초 예고됐던 장소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 나가 있다가 시위 장소가 바뀌면서 해산했다. 장애인 연대는 15일 전장연 시위 직전에 이들 앞을 막아서며 박경석 대표의 승강장 진입을 저지한 바 있다. 정상화 연대 김민수 대표는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전장연이) 다른 장애인들에게 저지당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불리하다고 판단해 집회 장소를 옮긴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전장연 시위를 막는 방법을 강구해 적극 저지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장애인 연대는 경찰청으로 이동해 전장연 시위에 대한 경찰의 단호한 대처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이어갔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잘 자라 우리 아가. 앞뜰과 뒷동산에….” 이태원 핼러윈 참사 발생 49일째인 16일 오전 11시 반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 희생자 이지한 씨의 어머니 조미은 씨가 자장가를 부르며 아들에게 작별을 고했다. 영정 사진을 쌌던 흰 보자기를 목에 두르고 아들의 검은색 양말을 신은 채였다. 이날 유가족을 대표해 희생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한 조 씨는 “저는 아직 지한이의 사망신고를 못 했다”며 “가장 안전한 나라에서 다시 태어나 근심 걱정 없이 행복하기를 모두 기원해 달라”고 울먹이며 말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은 이날 ‘10·29 참사 희생자 추모 위령제(49재)’를 봉행했다. 강추위 속에서도 유가족 150여 명과 불교 신도 500여 명이 참석했는데 제단에는 유가족 동의를 얻은 78명의 위패가 올려졌고, 67명은 영정 사진도 있었다. 희생자 수를 뜻하는 158번의 타종 후 영혼이 좋은 곳에 태어나길 기도하는 ‘천도 의식’이 진행됐다. 조계사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추모 법문을 통해 “영가(靈駕·영혼)와 가족들에게 한없는 위안을 줘야 한다”고 했다. 이수민 조계사 청년회장은 추모사에서 “부디 모든 고통을 잊고 아픔 없는 곳에서 평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희생자들의 위패와 옷을 태우는 ‘소전’ 의식이 치러지자 유가족들은 희생자 이름을 부르며 오열했다. 이날 오후 6시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앞 도로에선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 주최로 시민 추모제가 열렸다. 오후 9시경 추모제를 마친 유족과 시민들은 대통령실 방향으로 행진했다. 경찰은 “신고되지 않은 행진”이라며 녹사평역 인근에서 막아섰다. 약 15분간 대치가 이어지다 유가족 대표 3명이 대통령실에 요구서를 전달한 뒤 해산했다.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유가족과 희생자의 억울함이 없도록 진실을 규명해 합당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위로의 마음은 그날이나 49재인 지금이나 같다. 낮은 자세로, 무거운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살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이태원 핼러윈 참사 49일째인 16일 오전 대한불교조계종은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참사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조계종의 10·29 참사 희생자 추모 위령제를 봉행했다. 제단엔 유가족 동의를 얻은 65명의 영정과 77명의 위패가 모셔졌다. 희생자 수를 의미하는 158차례 추모 타종과 함께 위령제가 시작되자 유가족들은 눈물을 훔쳤다. 위령제 도중 유가족들은 굳은 얼굴로 이따금 눈물을 닦아냈다. “그대들 잘못 아니다” 위로이날 최저 영하 11도의 추위에도 유가족 150여 명, 스님 100여 명, 신도 500여 명과 시민들이 조계사를 찾았다.이수민 조계사 청년회장은 추모사를 통해 “누군가의 자식이었고 친구였고 가족이었던 이들이 좁디좁은 골목길에서 고통 속에 쓰러져갔다”며 “그곳에 있었던 건 그대들의 잘못이 아니다. 부디 모든 고통 잊고 아픔 없는 곳에서 평온하길 바란다”고 했다.속세에 대한 애착을 씻는 의식을 마친 뒤 불공과 법문이 이어졌다. 조계사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추모 법문에서 “우리 모두는 서로 연결돼 있어 나의 일이 너의 일이고 너의 일이 나의 일인 것”이라며 “우리 모두는 영가(靈駕·영혼을 의미하는 불교 용어)와 가족들에게 한없는 위안을 주어야 한다”고 했다. 법문이 끝난 뒤 유가족이 차례로 제단에 올라 희생자 영정 앞에 예를 갖췄다. 영정을 마주한 유가족들은 큰 소리로 울거나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오랫동안 영정 속 얼굴을 들여다보기도 했다.희생자 위패, 옷 태우며 통곡희생자 이지한 씨의 어머니 조미은 씨가 유가족을 대표해 “오늘이 오지 않았으면 했다. 내 아들이 이승에 남아 있는 마지막 날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숨이 막혀왔다”면서도 “잘 보내야겠다고 생각해 오늘은 아름다운 말만 하려고 한다”고 울먹였다. 다른 유가족들이 희생자들에게 보낸 편지를 이어서 낭독한 조 씨는 중간 중간 터져 나오는 울음을 참느라 말을 멈췄다. 편지를 낭독하는 동안 장내 곳곳에선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희생자들의 위패를 불로 태우는 ‘소전’ 의식이 치러지자 유가족들은 참아왔던 울음을 터뜨렸다. 통곡 소리가 대웅전 앞마당을 가득 채웠다. 어머니들이 희생자의 옷을 태운 연기가 피어오르는 방향으로 떠나간 아들, 딸의 이름을 목 놓아 외쳤다.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도 연신 눈물을 훔쳤다. 레바논에서 출장 차 한국을 찾았다는 티나 자크 씨(35)는 “국제 뉴스로 이태원 참사를 접했다. 출장 일정 중 여유가 생겨 추모제에 와보고 싶었다”며 “너무나 비극적인 일이다. 서울처럼 발전된 도시에서 이런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는 게 아직도 잘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최근 매일 진행 중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나쁘게 만들지 말라”며 다른 장애인 단체가 막아서는 일이 발생했다. 15일 오전 8시경 ‘지하철 운행 정상화를 위한 장애인 연대’(정상화연대) 소속 장애인 10여 명은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장애인 엘리베이터 앞에서 전장연 회원 약 10명이 지하철 승강장으로 내려가려는 것을 막았다. 이 단체는 최근 수도권 장애인단체 여러 곳이 모여 구성했다고 한다. 이날 전장연을 막아선 한 정상화연대 관계자는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장애인끼리 갈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지만 전장연의 횡포로 장애인 전체가 욕을 먹고 있어 행동에 나섰다”며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시위는 사라져야 한다”고 했다. 정상화연대가 막아서자 전장연 회원 일부는 다른 교통수단으로 신용산역까지 이동한 뒤 지하철을 타고 삼각지역으로 돌아와 오전 8시 40분경부터 지하철 탑승 시위를 벌였다. 또 박경석 전장연 대표 등 일부는 뒤늦게 신용산역에서 이들과 합류해 서울역 등으로 이동하며 시위를 진행했다. 박 대표는 “(승강장으로) 못 내려가게 막은 이들이 ‘왜 지하철 시위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는데 (이유를) 모르는 게 아니라 그냥 막기 위해 온 것 같다”고 했다. 전장연은 15일 무정차 통과를 비판하며 “오세훈 시장이 사과하지 않으면 매일 선전전을 하겠다”고 예고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수도권 일대 공사 현장을 돌아다니며 건설 업체에 조합원 채용을 강요하며 노동조합 활동비 등 명목으로 돈을 뜯어낸 노조 간부 2명이 구속됐다. 경찰은 이들이 애초 노조원 권익 보호가 아니라 금품 갈취를 위해 2년 전 노조를 설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15일 건설 분야 노조 조합원 11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 공갈 혐의로 입건하고, 이 가운데 위원장 A 씨 등 간부 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20년 12월 노조를 설립한 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수도권 일대 건설 현장 관계자를 상대로 노조원 채용을 강요하며 노조 활동비나 발전 기금 등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업체가 이런 요구를 거부하면 공사를 방해할 목적으로 “집회를 개최하겠다”, “민원을 제기하겠다”고 협박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업체는 11곳, 피해액은 2억 원가량이다. 피해 업체 대부분은 영세 업체로, 공사 지연에 따른 손해를 피하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이들의 요구를 들어줬다고 한다. 경찰은 이들은 무늬만 ‘노조’였다고 보고 있다. 조합원의 권익 보호 등 정상적인 노조 활동 이력은 확인되지 않았다. 업체로부터 받은 금품 대부분은 위원장 A 씨가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 이 노조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등 대표적인 노조 상급단체와는 무관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피해 업체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보복에 대한 두려움으로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업체가 있어 설득 중”이라며 “유사한 피해 사례가 많이 있을 것으로 보고 다른 건설 현장의 불법 행위에 대해서도 강력한 단속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살기 위해서 뛰는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형태의 시위는 더 이상 없어야 합니다”15일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시위를 막아선 한 장애인 활동가 A 씨가 이날 동아일보와 전화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전 8시경 삼각지역에선 ‘지하철 운행 정상화를 위한 장애인 연대(장애인 연대)’ 회원 10여 명이 지하 승강장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려는 전장연 회원들의 앞을 막아섰다. 이로 인해 오전 8시로 예정됐던 전장연의 선전전은 40분가량 늦게 진행됐다.“장애인 인식 나쁘게 하지 말라” 장애인 연대 회원들은 “지하철 운행을 방해해 무고한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쳐선 안 된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나쁘게 하지 말라”고 항의했다. A 씨는 “장애인들끼리 갈등을 빚는 모습을 비추고 싶지 않아 여태 참아왔다”면서 “전장연의 무지막지한 횡포로 장애인 전체가 욕을 먹고 있기 때문에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행동에 나섰다”고 했다.장애인 단체들 사이에선 전장연의 불법 행위를 저지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오래전부터 있었다고 한다. A 씨는 “한 달 전부터 전장연 시위를 저지하기 위해 행동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여러 단체에서 나왔다. 오늘은 서울, 경기 지역 장애인 단체들 위주로 참여했다“며 “내일(16일)은 물론 앞으로도 전장연이 불법 시위를 벌일 것으로 예상되면 저지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장애인 예산 확보를 위해 싸운다면 시민들을 이용할 게 아니고 정식으로 국회에 가서 싸워야 한다. 그러면 우리도 박수를 치고 동조할 것”이라고 했다.전장연 대표,“‘짬뽕 장애 단체’가 선전전 막았다“A 씨를 포함해 이날 전장연을 막아선 단체 회원 중엔 과거 박경석 전장연 대표와 함께 장애인 운동을 하던 이들이 많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전장연이 출퇴근하는 시민들의 발목을 잡는 방식의 시위를 벌이면서 뜻을 달리 하게 됐다고 했다. A 씨는 “전장연은 과거엔 좋은 장애인 운동도 많이 했지만 이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싸우는 단체가 됐다”며 “박경석 대표 한 사람을 영웅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대치 상황으로 인해 박 대표는 삼각지역에서 열린 선전전에 참석하지 못했다. 박 대표는 신용산역에서 지하철 4호선을 타고 서울역으로 이동해 앞서 출발한 전장연 회원들과 합류했다. 서울역에서 마이크를 든 박 대표는 이날 상황에 대해 언급하며 “8시 20분경까지 비켜주지 않아 이렇게 따로 서울역까지 왔다”며 “여러 가지 ‘짬뽕 장애 단체’들이 (삼각지역 승강장으로) 못 내려가게 저를 막고는 ‘왜 지하철 시위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라. 왜 하는지 모르는 게 아니라 그냥 막기 위해 온 것 같다”고 했다.전장연은 전날 서울시가 삼각지역에서 열차를 무정차 통과시킨 것에 대해서도 반발했다. 한 전장연 관계자는 “권리를 보장해달라는 외침을 불법 시위로 치부하고 무정차한 것에 대해 화가 난다‘고 했다.서울교통공사는 전날 오전 8시 44분경 전장연 시위로 열차가 지연되자, 삼각지역으로 들어오는 열차를 역에 세우지 않는 무정차 통과를 시행했다. 15일 선전전에선 지하철 운행에 큰 차질이 없어 무정차 통과가 이뤄지지 않았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로 서울 지하철 4호선 전동차가 14일 삼각지역에 정차하지 않고 통과했다. 전장연 시위로 인한 무정차 통과는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교통공사(공사) 등에 따르면 공사는 이날 오전 8시 50분경 신용산역에서 삼각지역으로 진입하는 당고개 방면 전동차 1대를 무정차 통과시켰다. 역 승강장에선 전장연 회원 등 10여 명이 시위를 하고 있었다. 이에 앞서 시위대는 오전 8시 40분경 약 2m 길이의 철제 사다리를 들고 삼각지역에서 전동차 탑승을 시도했고 이를 공사 직원들이 막았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는 전동차 출입문과 승강장 사이에 휠체어를 세워두며 전동차 출발을 지연시켰다. 전동차는 박경석 대표를 포함한 시위대 중 절반 정도만 태우고 삼각지역을 출발했다. 정상보다 운행이 7분가량 늦어지자 공사 측은 삼각지역으로 들어오는 다음 전동차 1대를 정차 없이 통과시켰다. 공사는 역내 방송을 통해 “전장연 불법 시위로 전동차가 정차하지 않는다”며 “대중교통을 이용해 달라”고 안내했다. 그 대신 신용산역과 숙대입구역을 오가는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했다. 공사 관계자는 “전동차가 지연되면서 역사 내 승객이 몰려 병목현상이 일어나는 등 사고 위험이 높아 무정차 통과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강추위 속에 출근하던 지하철 이용객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회사원 박모 씨(31)는 “매일 삼각지역에서 환승하는데 열차가 그냥 지나쳐 난감했다”며 “셔틀버스를 타고 내리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려 지각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장에선 전장연 시위에 항의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전장연은 이날 성명을 내고 “무정차 통과 조치는 집회·시위 자유에 대한 기본권 침해이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갈라치기하는 혐오 정치 수단에 불과하다”고 반발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탑승 시위로 출근길 열차가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정차하지 않고 통과했다. 전장연 시위로 인한 무정차 통과는 이번이 처음이다.전장연 시위로 4호선 8분간 무정차 14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 4호선 상행선 열차는 이날 오전 8시 44분 삼각지역을 무정차 통과했다. 승강장에선 전장연의 ‘248일차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이 열리고 있었다. 서울교통공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또타지하철’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전장연이 운행 방해 행위를 동반한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며 “시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삼각지역을 무정차 통과한다”고 전했다. 또 삼각지역 이용객들을 위해 신용산역과 숙대입구역 간 셔틀버스를 운행하기도 했다. 무정차 통과 조치는 전장연이 열차 내 사다리 반입을 시도한 게 결정적이었다. 이날 오전 전장연 관계자 일부가 사다리를 들고 전동차 1호 칸에, 나머지는 사다리 없이 2호 칸에 각각 탑승할 계획이었다. 이에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이 사다리를 든 일행을 저지해 이들은 탑승하지 못했고, 사다리 없이 2호 칸에 탄 관계자들만 열차를 타고 출발했다. 서울교통공사는 뒤따른 열차 1대를 삼각지역에 정차하지 않고 통과하도록 조치했다. 지하철 4호선 상행선은 이후 8시 52분부터 정상 운행됐다. 무정차 통과로 열차에 타지 못한 전장연 관계자들은 사다리는 삼각지역에 둔 채 다음 열차에 탔다. 열차 내 사다리 반입 두고 전장연-서교공 대립 서울시는 8일 전장연 시위가 벌어지는 지하철역에 대해 무정차 통과 방침을 발표했다.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이르면 12일부터 무정차 통과를 적용하는 안을 고려했다. 하지만 12일과 13일에도 전장연 지하철 시위가 있었지만 이틀 모두 4호선 열차는 정상 운행됐다. 전장연 측은 이날 무정차 통과 조치에 반발했다. 특히 비교적 열차 지연이 덜한 ‘선전전’ 형태로 시위를 진행했음에도 무정차 통과한 것에 대해 비판했다. 지난해부터 지하철 시위를 진행 중인 전장연은 멈춰서는 역마다 열차에서 내리고 타는 행위를 반복하는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집회와 목표 지점으로 이동하며 일부 환승역에서만 운행을 지연시키는 ‘선전전’을 구분해 실시하고 있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선전전은 이미 248회째 진행 중인 방식인데 서울시장이 지시했다는 이유로 갑자기 무정차 조치를 하고 있다“며 ”탑승에 걸리는 시간도 5분 이내로 유지하고 있음에도 ‘무정차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장애인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무책임한 태도“라고 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앞으로도 심각한 열차 지연이 발생할 것으로 판단될 경우 역장이 관제와 상의해 무정차 결정을 내리겠다는 방침이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직장인 A 씨(31)는 한 온라인 명품·상품권 판매 업체에 지난달부터 10차례에 걸쳐 백화점 상품권 구입 대금 약 1억8000만 원을 입금했지만 상품권을 받지 못했고, 대금도 돌려받지 못했다. 업체 대표 B 씨가 상품권을 액면가에 비해 대폭 할인해 판다며 대량 구매를 유도한 뒤 돌연 잠적한 것. B 씨가 이 같은 수법으로 고객들로부터 빼돌린 돈은 15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 등에 따르면 이 업체는 2020년경부터 블로그를 통해 “백화점과 거래하다 보니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권을 구매할 수 있다. 이러한 기회를 공유하고자 한다”며 액면가 10만 원짜리 상품권을 9만1000∼9만2000원에 팔아 왔다. 1년여 동안은 약속한 날짜에 실제로 상품권을 배송해 구매자들을 안심시켰다. 일부 구매자들은 구매가보다 높은 가격에 상품권을 되팔아 이문을 남기기도 했다. A 씨는 “(피해를 입기 전까지) 6000만 원까지도 차질 없이 거래가 이뤄져 의심 없이 목돈을 투자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 11월경부터 업체는 고객들로부터 돈만 받고 상품권을 배송하지 않았다. 상품권 매매 차익으로 돈을 벌 수 있을 거란 기대에 거액을 입금했다가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가 최소 40명에 이른다. 많게는 10억 원 가까이 되돌려 받지 못한 사람도 있다. 경기 수원남부경찰서는 잠적한 B 씨를 사기 혐의로 12일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다. B 씨는 평소 백화점 측과 긴밀한 관계가 있는 것처럼 행세했다고 한다. 피해자 C 씨는 “B 씨가 ‘백화점 측 일정을 확인하겠다’, ‘상품 입고 일정을 따로 알려 주겠다’는 등의 말을 자주 했다”고 했다. 4억 원의 피해를 입은 D 씨(30)는 “‘오픈런’(매장 문을 열기 전부터 기다리다가 뛰어가는 것)을 해야 할 정도로 구하기 어려운 명품 가방을 이 업체가 구해 판매하는 걸 보고 (업체를) 믿게 됐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연말 상품권 사기 피해가 급증하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한다. 한국소비자원 금융보험팀의 이유진 부장은 “상품권의 통상 판매가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팔거나 대량 판매 및 현금 입금을 유도하는 것은 사기 범행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서울시의 지하철역 무정차 통과 결정을 규탄하며 12일 지하철 탑승 시위를 벌였다.●전장연 지하철 타기 재개, 서울시 예고한 ‘무정차 통과’는 없어이날 전장연 관계자들은 오전 8시 25분경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지하철에 탑승해 서울역과 사당역을 거쳐 다시 삼각지역으로 되돌아오는 방식으로 시위를 진행했다. 전동 휠체어에 탑승한 장애인을 포함해 관계자 20여 명은 지하철을 환승하는 과정에서 고의로 휠체어를 승강장과 열차 사이에 멈춰두는 등 열차 운행을 지연시키는 방식으로 시위를 진행했다. 이에 서울교통공사 측은 안내 방송을 통해 “고의적인 철도운행 방해 행위는 철도안전법 위반이다. 전장연은 시민의 지하철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정시 운영에 협조하기 바란다”고 고지했다. 다만 각 환승역에서 열차가 지연된 시간은 5분 내외로 열차 운행에 큰 차질은 없었다. 전장연 측은 서울시가 전장연 시위 대응 방안으로 검토 중인 ‘무정차 통과’ 방안에 대해 크게 반발했다. 서울시는 앞서 10일 “대통령실의 무정차 관련 문의가 있었다”며 “필요시 무정차 통과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날 출근길에는 무정차한 역은 없었다. ●“무정차 예고 서울시, 12·12 사태 일으킨 신군부와 다를 바 없어“ 전장연 관계자는 이날 시위에서 “12월 12일인 오늘은 1979년 신군부에 의한 12·12 사태가 발생한 지 만 43년 되는 날”이라며 “서울시의 무정차 지침은 자신들이 가진 힘을 이용해 민주주의를 후퇴시킨다는 점에서 신군부와 다르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위 과정에서 전장연 측과 서울교통공사 직원 간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오전 8시 40분경 서울역 승강장에서 한 직원이 “시민들 길을 막고 있으니 빨리 이동하라”고 재촉하자 전장연 관계자는 “우리를 자극하지 말라”고 고성을 질렀다. 이어 “평소처럼 선전전을 하고 있는데 시장이 무정차하라고 했다고 해서 왜 갑자기 돌변하느냐”고 했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지금까지 지하철을 타며 시민 안전을 고려해 5분 안에 지하철을 타고 내리고 있다”며 “5분 안에 탑승하면 (열차 지연에 대해) 문제 삼지 않기로 서울교통공사와 합의했는데 왜 말을 바꾸느냐”고 항의했다. 하지만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12일 동아일보와 전화 통화에서 “5분 이내에 타면 문제삼지 않겠단 내용의 합의를 한 적이 없다. 공사 관계자와 비공식적으로 나눈 대화를 확대 해석한 것 같다”고 했다.●“12일 무정차 관련 세부 논의 진행 예정”서울시는 이르면 12일부터 무정차 통과를 적용하는 안을 고려했지만, 시민 불편 등을 이유로 확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오늘(12일) 오후 서울시 관계자와 무정차 통과 관련 세부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전장연 측은 현재 국회 상임위원회 단계에서 여야 합의된 장애인 이동권 예산이 최종 통과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장연 관계자는 이날 집회에서 “무정차 통과에 따른 후속대책은 장애인의 권리를 예산으로 보장하는 대책이기를 요청한다“며 ”국회에서 계류 중인 내년도 예산안에 장애인 권리예산을 반영해 조속히 통과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이태원 핼러윈 참사 희생자 유가족이 만든 협의체가 사고 발생 42일 만에 공식 출범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10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콘퍼런스홀 달개비에서 창립 기자회견을 열었다. 협의회는 참사 희생자 97명의 유가족 170여 명으로 구성됐는데 이날 기자회견에는 60여 명이 참가했다. 협의회 대표는 배우 고 이지한 씨의 아버지 이종철 씨가 맡았다. 유가족들은 이날 발표한 창립선언문에서 “정부는 많은 인파가 예상됐음에도 사전 대책을 세우지 않았고, 희생자들의 구조 요청을 외면했으며, 참사 이후 수습도 제대로 못 해 많은 인명 피해를 야기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정쟁을 배제한 철저한 국정조사와 성역 없는 수사 등 모든 수단을 통해 그날의 진실을 밝혀 달라”고 촉구했다. 또 △책임자 강력 처벌 △유족을 위한 소통 공간 및 추모 공간 마련 등을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발언 중 오열하는 유족들로 인해 여러 차례 중단됐다. 유족 한 명이 실신해 119 구조대가 출동하기도 했다. 협의회는 첫 일정으로 16일 이태원역에서 희생자를 위령하는 추모제를 열겠다고 밝혔다. 유가족들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태원이 세월호와 같은 길을 가선 안 된다. (이태원 참사가) 세월호처럼 정쟁으로 소비되다가, 시민단체의 횡령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걸 두고 강하게 비판했다. 권 의원은 “지금처럼 시민단체가 조직적으로 결합해 정부를 압박하는 방식을 지양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대해 이날 한 유가족은 “세월호가 반정부 세력이냐. 왜 벌써부터 갈라치기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도 “반성을 못할망정 유가족을 욕보이고 있다”며 권 의원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 임오경 대변인은 11일 국회 브리핑에서 “유가족을 모욕하며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피하려는 정부 여당의 불순한 의도를 더 명확히 했다. 권 의원은 유가족들에게 2차, 3차 피해를 가하는 패륜의 막말을 멈추고 참회의 사과를 하라”고 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