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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2월 경기 하남시 위례신도시(508채)와 경기 평택시 고덕신도시(874채)를 시작으로 신혼희망타운 분양이 시작된다. 정부가 신혼부부에게 주요 역세권 주택을 시세의 60∼70% 가격에 공급해 주는 것인 만큼 신혼부부와 예비부부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혼희망타운이 2022년까지 어느 지역에 언제 들어서고,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수도권 단지 위주로 정리했다.○ 기존 공공택지서 먼저 공급 정부는 신혼희망타운을 2022년까지 총 10만 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물량이 일시에 풀리는 것은 아니다. 정부 목표치는 사업승인 기준이기 때문이다. 우선은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된 곳부터 공사를 시작한다. 이렇게 기존 주택지구를 추가 개발해 내놓는 물량이 수도권 내 24개 지역 2만4000채 수준이다. 문재인 정부의 ‘1호 신혼희망타운’은 10월 착공해 12월 중순 분양하는 경기 하남시 위례신도시 내 단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평택시 고덕신도시 단지가 12월 하순 분양에 나선다. 위례신도시 신혼희망타운은 연면적 6만1554m²로 조성된다. 국토교통부 측은 “이 단지가 서울지하철 5호선 마천역까지 900m 거리에 있으며 인근에 산빛초등학교, 서울위례별초등학교 등의 학교도 있다”고 했다. 분양가는 전용면적 55m² 4억6000만 원 수준으로, 이 중 70%는 1.3% 고정금리로 만기 30년 대출받을 수 있다. 고덕신도시 신혼희망타운은 지하철 1호선 지제역 500m 거리에 조성되며, 전용 55m² 분양가가 2억4000만 원 선이다. 2019년에도 주로 기존택지 위주로 신혼희망타운 7000채가 분양된다. 서울 수서역세권(635채), 경기 과천시 지식정보타운(545채), 경기 하남시 감일지구(510채) 등이 주요 분양지로 꼽힌다. 새로 공공주택지구를 지정한 뒤 짓는 신혼희망타운은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국토부는 “지구 지정, 지구계획 수립, 보상, 단지 조성 공사 등을 감안하면 신규 택지에 짓는 신혼희망타운 5만5000채는 2022년 이후에야 분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 정부의 임기가 끝난 이후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새로 조성하는 신규 택지 가운데는 경기 성남시 서현지구(1500채)가 핵심으로 꼽힌다. 이곳에 들어서는 전체 주택 3000채 중 절반이 신혼희망타운으로 조성된다. 이어 경기 성남시 금토지구(800채), 성남시 복정지구(1200채), 남양주시 진접2지구(3200채) 등도 신규 택지를 조성한 뒤 대규모 신혼희망타운으로 만든다.○ 어린이집 현행 기준의 2배 늘려 정부는 신혼희망타운에 신혼부부를 위한 특화 설계를 할 예정이다. 아이를 낳아 키우기 좋은 단지를 만드는 것이 목표인 만큼 어린이집을 법정 기준보다 2배 이상 많이 설치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500가구가 입주한 단지라면 현 기준으로 어린이집 1곳만 있으면 기준을 충족하지만 신혼희망타운은 2곳 이상 만들어야 한다. 신혼희망타운 어린이집은 국공립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신규 택지에 조성되는 신혼희망타운은 지구 계획을 세울 때부터 유치원, 초등학교를 단지 근처에 만든다. 어린이들이 집에서 학교로 가는 길에 만남의광장 등 통학로를 조성한다. 단지 내 주차장은 100% 지하에 만든다. 또 단지 내부에 돌봄교실, 키즈카페 등을 설치해 아이를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들 계획이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형, 다시 기회가 온 것 같아요.” 국토교통부가 신혼희망타운 10만 채 공급 계획을 발표한 5일, 37세 미혼 후배 K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지난해 서울 강남 집값이 ‘자고 일어나면 1억 원’씩 오르던 그때 “나 같은 무주택자는 영원히 결혼도 못할 것”이라며 통음하던 후배였다. K의 ‘기회’는 주택 가격이었다. 정부 발표대로라면 신혼부부는 올해 12월 7억 원을 넘나드는 위례신도시 전용면적 55m² 아파트를 4억6000만 원에 분양받을 기회가 생긴다. 더구나 집값의 70%를 연이율 1.3%로 대출받아 30년에 걸쳐 상환할 수 있다. 자세한 청약 조건을 물어본 그는 “위장결혼이라도 해서 이번엔 반드시 청약할 것”이라고 했다. 결혼을 앞두거나 최근 결혼한 한국의 젊은 (예비)부부들은 대체로 K와 비슷한 심정일 것이다. 높은 집값에 애초에 집을 사겠다는 계획은 대부분 포기했다. 주거비 부담에 출산마저 사절이다. 그런 그들에게 주택 10만 채가 ‘벼락처럼’ 떨어진 셈이다. 반면 같은 날 48세 선배 J의 반응은 전혀 달랐다. 유주택자인 J는 “내가 낸 세금으로 정부가 돈을 많이 버는 신혼부부에게 집을 퍼준다”고 했다. 2022년까지 신혼부부와 청년의 주거 복지에 쓰는 재정은 136조 원에 이른다. J 주위에는 ‘신혼희망타운 반대대책위원회’에 합류한 사람도 생겼다. 애를 낳을지 확실치도 않은 젊은이들이 집을 싸게 받아 시세만 교란시킬 것이란 걱정을 하는 것이다. 합계출산율 1명 선이 위태로워지면서 정부가 신혼희망타운을 내놓았지만 처음부터 예사롭지 않게 삐걱거리고 있다. 벌써부터 신혼부부와 아닌 사람들 사이 세대 갈등 양상이 나타난다. 올해 분양하는 신혼희망타운은 1000채에 불과하지만 2020년 1만6000채로 물량이 늘어난다. 갈등 수위도 해마다 높아질 것이다. 그렇다 보니 기성세대 사이에는 “신혼부부에게 무작정 집을 줄 것이 아니라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의무조항을 넣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구가 줄어 나라가 사라질 지경이라 세금으로라도 국가를 유지해야 한다면 적어도 이런 지원이 출산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 당국자에게 이런 반응을 전했더니 “주거 문제가 해결되면 청년들이 아이를 낳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아이를 낳지 않는다고 처벌하는 조항을 넣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어찌 보면 기성세대가 ‘너무 빡빡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한편으론 ‘오죽했으면’ 싶기도 하다. 누구나 갖고 싶어 하지만 아무도 쉽게 가질 수 없는 게 아파트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앞으로 신혼희망타운 10만 채에 입주할 신혼부부들은 ‘노블레스’는 아니라도 ‘오블리주’는 지켜야 한다. 당신들은 아이를 낳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것도 한 명에 그치지 말고 두 명, 세 명, 더 많이 낳는다고 약속해야 한다. 그게 온 국민이 낸 세금 덕에 거의 반값으로 집을 갖게 된 데 따른 오블리주다. 박재명 산업2부 기자 jmpark@donga.com}
정부가 최근 폐자재로 만드는 순환골재 사용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업계 반발이 커지고 있다. 아직 건물 안전과 관련된 논의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무리하게 사용을 늘리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10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순환골재를 건축물의 기둥, 보 등 주요 구조부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콘크리트용 골재 산업표준 ‘KSF2527’ 개정안을 행정 예고했다. 순환골재는 건축물을 철거하면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선별해 재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건설재료다. 모래 등 자연골재 부족이 가속화되면서 사용량이 늘고 있다. 정부는 산업표준 개정을 통해 순환골재의 용도 제한을 없애고, 건축물 중 순환골재 사용량도 기존 30%에서 60%까지 늘렸다. 행정 예고 기간이지만 현장에서는 순환골재 사용 확대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 한 골재업계 관계자는 “폐목재와 폐콘크리트 등이 혼합된 건설 폐기물로 순환골재를 만드는데 아직 재료 분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실정”이라며 “기둥과 보 등 주요 건축 구조부에 순환골재 사용 비율을 크게 늘릴 경우 안전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15일까지 순환골재 사용 확대와 관련된 산업계와 전문가 의견을 취합해 최종 방안을 결정할 방침이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정부가 최근 종합부동산세 인상안을 확정하면서 ‘종부세 변수’가 하반기(7∼12월) 주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내년부터 35만 명에게 매년 7400억 원을 추가 부담시키는 내용의 이번 종부세 개정안에 대해 부동산시장은 아직까지는 차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만 대출금리 인상 등 국내외 거시경제 상황과 맞물릴 경우 하반기 주택시장 침체의 ‘기폭제’가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중개업소 “큰 폭의 가격 하락도 없을 것” 현장 중개업소들은 이번 종부세 인상안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9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D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값이 오르든 내리든 시장이 움직이려면 거래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매물도 없고, 사려는 사람도 없다. 연말까지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 부동산업계에서는 집을 정리하려던 다주택자들은 양도소득세가 강화된 4월 전에 이미 주택을 판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은 ‘버티기’용 물량만 남아 있다는 해석이다. 종부세 인상에 따라 다주택을 정리하고 소위 ‘똘똘한 한 채’만 보유하려는 수요도 감지되고 있다. 하지만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안공인중개사사무소 이수현 대표는 “서울 강북에 6억 원짜리 아파트를 2채 가진 사람들이 종부세 공제가 가능한 선에서 강남의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려는 문의가 종종 있지만 아직 거래가 성사된 건 없다”고 전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 때 종부세를 신설해도 집값이 올랐다. 서울 강남은 수요가 끊이지 않아 ‘결국 오른다’는 믿음이 주택 보유자들 사이에 강한 상황”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보유세와 양도세를 동시에 강화해 다주택자들의 퇴로를 막은 만큼 거래세 인하 등으로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현 정부 핵심 경제 라인은 지난해 정부 출범 이후 줄곧 “보유세와 거래세 간의 적절한 조합을 고민할 것”이라고 밝혀 왔다.○ 2003년엔 ‘태풍’ 2005년은 ‘미풍’ 종부세가 주택시장에 영향을 준 것은 크게 노무현 정부 당시인 2003년 10·29부동산대책과 2005년 8·31대책 등 두 차례가 꼽힌다. 10·29대책 때는 정부가 “2005년부터 종부세를 신설해 과세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8·31대책 때는 과세 대상 주택 공시가격을 9억 원 초과에서 6억 원 초과로 낮추는 등 종부세 대상자 수를 늘렸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 주택매매가격 동향에 따르면 처음 종부세 과세를 선언한 2003년 10월에는 당시 월 1%씩 오르던 주택가격이 대책 다음 달인 11월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후 2004년 내내 집값이 조금씩 떨어지는 하향 안정세를 보였다. 정부의 정책 의도에 맞춰 시장이 반응한 셈이다. 하지만 다시 집값이 오르며 종부세 강화를 꺼내 든 2005년 8·31대책 때는 2개월가량의 소폭 하락 뒤 곧이어 상승세가 이어졌다. 종부세 강화가 종부세 도입 선언만큼의 충격을 주지는 못했다고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종부세 인상이 어느 정도 가격 억제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종부세 세율은 내년부터 오르지만 이미 부동산 공시가격을 크게 올린 상황이라 올해 부과되는 세액부터 주택 보유자들이 세금 인상 효과를 느낄 것”이라며 “국내외 금리 인상과 보유세 강화가 맞물릴 경우 주택시장이 일정 기간 침체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주애진 기자최영권 인턴기자 한양대 연극영화학과 4학년}
중국의 자본 유입이 사실상 멈춘 제주도는 부동산 건설업을 시작으로 빠르게 경기가 식고 있다. 한국 경제 전체가 이와 비슷한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미국의 금융긴축 및 금리인상에 따른 중국의 조치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제주도로 유입된 해외 자본은 올해 상반기(1∼6월) 1억400만 달러(신고 금액 기준)에 그쳤다. 아직 상반기 실적이라고 하나 2016년과 2017년 2년 연속 10억 달러 이상을 유치한 것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줄어든 것이다. 올해 1분기 한국에 유입된 중국을 포함한 중화권 투자 역시 전년 대비 20% 넘게 감소했다. 자본이 들어오지 않으면서 제주도내 건설 현장 장비가 멈추는 상황은 통계로도 알 수 있다. 5월 제주의 주택경기실사지수(HBSI)는 50.0으로 떨어졌다. 이는 전국 평균(66.0)보다 16.0포인트 낮은 것으로 주택 건설사들이 실제로 느끼는 현장 경기가 그만큼 하락했다는 의미다. 건설업과 관련된 제주도의 건설허가 면적, 건축착공 면적, 건설수주액도 4월에 각각 전년 대비 ―35.0%, ―35.7%, ―18.3%의 감소를 나타냈다. 이미 제주도는 2월 이후 3개월 연속으로 건설과 관련된 세 개 지표가 두 자릿수의 동반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고 있다. 제주도는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중국 자본과 건설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지역이다. 두 가지가 함께 줄어들자 일자리 감소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제주도 취업자 수는 올해 2월부터 4개월 연속 줄어 5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1400명 감소한 37만1400명을 나타냈다. 지난해 내내 70%를 넘던 지역 고용률도 올해 들어 68%대에 머무르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투자유치 국가를 중국 이외의 다른 나라로 다변화하고 관광개발 외 다른 산업을 육성하려고 시도하지만 쉽게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국제 경제 상황 변화에 따른 중국의 대한(對韓) 투자 감소가 제주도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만큼 경제당국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제주도의 건설경기 하강과 고용 감소는 중국발(發) 투기성 자본의 유입과 중국 금융건전성 악화, 미중 경제 갈등 등이 함께 작용한 결과”라며 “한국 경제 자체가 처한 상황이 본질적으로 제주도와 비슷한 만큼 중국발 리스크에 면밀히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박재명 jmpark@donga.com / 제주=강성휘 기자}

《 제주 제주시 노형동의 ‘제주드림타워’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김지환 씨(39)는 석 달째 월급을 받지 못했다. 체불된 임금만 1500만 원에 이른다. 가족의 생활비는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은행 대출로 막고 있다. 김 씨는 “평일, 주말 없이 하루 13시간씩 일했는데 빚만 늘었다”고 했다. 함께 일하는 박형일 씨(46)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육지 출신인 그는 월급이 밀려 지난달 살고 있는 원룸 월세를 내지 못했다. 결국 김 씨와 박 씨를 비롯한 근로자 30여 명은 밀린 임금을 달라며 4일 함께 시위에 나섰다. 》 중국이 해외투자 ‘돈줄’을 막으며 제주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중국 자본이 투입된 제주 내 공사 현장이 연달아 멈추면서 도내 일자리 수도 줄어들고 있다. 글로벌 차원에서 진행되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전쟁’이 제주의 건설경기 침체로 현실화된 것이다.○ 제주개발사업 50억 원 이상 4곳 전면 중단 4, 5일 동아일보가 제주 내 주요 건설 현장을 취재한 결과 제주에 있는 50억 원 이상 공공투자유치 사업 23곳 중 4곳의 개발이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근로자들이 체불임금 지급 시위를 벌인 제주드림타워까지 합치면 시공액 2조7000억 원에 달하는 개발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모두 중국 자본이 추진하던 사업이다. 중국 정부는 올해 들어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자 자본 유출을 우려해 자국민의 해외 연간 송금액을 계좌당 10만 위안(약 1677만 원)에서 1인당 10만 위안으로 제한하는 등 외화 유출을 옥죄고 있다. 중국 부동산회사 뤼디(綠地)그룹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와 함께 추진 중인 ‘제주헬스케어타운’ 공사는 지난해 전면 중단됐다. 총 1조3494억 원 규모인 이 프로젝트는 제주 서귀포시 토평동에 국내 1호 외국인 투자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을 비롯해 휴양·관광시설을 조성한다. 여기서 리조트 공사를 맡았던 한 국내 대형 건설사는 공사비 300억 원을 받지 못해 건설을 멈췄다. 4일 찾은 헬스케어타운 공사 현장 곳곳에는 건설자재가 녹슨 채 방치됐다. 뼈대만 올라간 건물 주변에는 허리만큼 자란 잡초가 무성했다. 방치된 공사장 출입을 막는 사람도 없었다. 이처럼 대규모 사업이 잇따라 중단되면서 지난해 제주 내 건설업 체불액은 73억3800만 원으로 전년(33억9800만 원)의 두 배를 넘어섰다. 제주의 개발사업 차질은 조만간 해결되기 어렵다. 집단 시위에 나선 제주드림타워 현장 근로자 1000여 명의 월급이 밀린 건 원도급 업체인 중국건축고분유한공사(이하 중국건축)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한 국내 하도급 업체 관계자는 “3월부터 5월까지 못 받은 공사비만 19억6831만 원이다. 이 중 중국건축에게 6일 받은 돈은 7억 원 남짓”이라고 했다. 제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 공사를 맡은 국내 하도급 업체 17곳이 적게는 수천 만 원에서 많게는 약 60억 원까지 공사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장 규모가 큰 4개 회사가 못 받은 돈만 합해도 100억 원이며 소규모 업체까지 하면 20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했다. 자금을 지급하지 못한 중국 업체들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중국건축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외화 통제 때문에 베이징(北京) 본사에서 사업자금을 끌어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사 대금을 계산하는 날짜나 방식에 차이가 있어 하도급 업체가 요구하는 액수와는 차이가 있지만 매달 공사대금을 빠짐없이 지급하려 노력해왔다. 6월 공사비도 10일까지 단계적으로 지불할 것”이라고 했다.○ 전방위로 번지는 제주의 중국발(發) 리스크 건설업 투자 보류로 시작된 중국발 리스크는 제주 경제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제주드림타워가 들어설 예정인 제주시 노형동의 한 식당 주인은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마당에 현장 근로자들까지 씀씀이를 줄이면서 식당 매출이 크게 줄었다”고 했다. 인근 T공인 관계자는 “공사장 근로자들이 빠져나갈 경우 원룸이나 오피스텔 공실이 급격히 늘 수 있다”고 했다. 대규모 건설공사 중단은 최근에야 가시화됐지만 제주 주택거래 시장은 이미 지난해부터 얼어붙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841건이었던 제주 주택거래량은 올해 5월 1386건으로 줄었다. 제주 서귀포시 H공인 관계자는 “영어교육도시나 타운하우스같이 육지 수요를 겨냥한 일부 사업을 제외하고는 시장이 죽은 상태”라고 했다. 앞으로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미중 경제전쟁 심화에 따른 중국의 외화 반출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상황은 더욱 나빠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현재 제주에서 추진 중인 대규모 개발사업 23곳 중 중국 기업이 추진 중인 사업은 16곳이다. 싱가포르, 홍콩 등 범중국계 자본을 합하면 20곳에 이른다. 제주도 투자유치과 관계자는 “중국이 해외 투자 규제를 강화할 경우 나머지 사업장들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제주=강성휘 yolo@donga.com / 박재명 기자}

SK건설이 부산 동래구 온천동 일대에서 ‘동래 3차 SK뷰’(사진)를 분양하고 있다. 동래 3차 SK뷰는 지하 5층, 지상 39층 아파트 7개동 999채(전용면적 58∼84m²)와 오피스텔 1개동 444실(전용면적 28∼80m²)로 조성된다. 이 가운데 아파트 126채와 오피스텔 444실이 일반분양된다. 동래 3차 SK뷰의 주요 장점으로는 입지가 꼽힌다. 부산지하철 1호선 명륜역, 온천장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중앙대로를 통해 동래, 연산, 서면, 부산역 등 부산의 주요 도심을 한 번에 진입할 수 있다. 오피스텔도 전용면적 80m²는 3룸 구성으로 공급한다. SK건설 측은 “전용 80m² 오피스텔은 평면 구성이 아파트와 유사해 중소형 아파트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본보기집은 부산 수영구 수영동 517에 있다. 입주는 2021년 12월 예정이다. 분양가는 아파트가 3.3m²당 평균 1495만 원, 오피스텔은 평균 750만 원.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정부가 5년 동안 신혼부부 88만 쌍에게 주택을 직접 공급해 주거나 저리의 주택구입자금을 지원한다. 연간 혼인 건수(2017년 26만4000건)를 감안하면 신혼부부 10쌍 중 7쌍이 정부 지원을 받아 주택을 구입할 수 있게 된 셈이다. 5년간 신혼부부·청년 주거 지원에 투입하는 재정은 136조6000억 원이다. 국토교통부는 5일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한 대책으로 이 같은 내용의 신혼부부·청년 주거지원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이번 대책의 골자는 신혼부부만을 대상으로 공급하는 주택 수를 늘리고 가격을 낮춘 것이다. 방안에 따르면 2022년까지 신혼부부에게 특별공급할 주택은 45만 채다. 그린벨트를 풀어 시세보다 싼값에 공급하는 신혼희망타운 아파트는 기존 계획보다 3만 채 늘어난 10만 채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지역의 분양 물량 중 신혼부부에게 특별공급하는 주택도 10만 채 배정했다. 신혼부부용 임대주택은 이 기간 25만 채를 내놓는다. 정부는 12월에 처음 분양하는 위례신도시 신혼희망타운(전용면적 55m², 분양면적 20평형대 초반)의 예상 분양가를 4억6000만 원으로 제시했다. 인근 아파트 시세(약 7억 원)의 60∼70% 선이다. 국토부는 신혼희망타운 주택 분양가의 70%를 연 1.3% 고정금리로 대출해 줄 예정이다. 만약 정부 대출을 받으면 위례신도시 55m² 아파트를 자기 돈 1억4000만 원가량만 들여 살 수 있다. 여기에 신혼부부가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입할 때는 취득세를 50% 감면하는 혜택도 주기로 했다. 결혼 전 청년에 대해서도 5년간 27만 실의 주택(기숙사 포함)을 공급하고 연리 최고 3.3%의 청년우대형 청약통장을 출시한다.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위한 지원도 강화한다. 저출산고령위원회는 만 8세 이하 아동의 부모는 임금 삭감 없이 하루 1시간씩 최장 2년간 근로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른 임금 손실분은 정부가 전액 보전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서울 구로구 오류동 행복주택단지에서 열린 신혼부부·청년 주거대책 발표 행사에 참석해 “이대로 가면 연간 출생아 수가 30만 명 아래로 떨어지게 될 것”이라며 “그야말로 특단의 대책을 아끼지 말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박재명 jmpark@donga.com·김윤종·한상준 기자}
“한부모 가정도 신혼부부와 동일한 기준으로 주거를 지원할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서울 구로구 오류동 행복주택단지에서 열린 신혼부부·청년 주거대책 발표 행사에 참석해 한부모 가정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이날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저출산 대응 주거지원 방안에서도 한부모 가정에 대한 지원이 대폭 늘었다. 정부는 그동안 부부 가정의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저출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그 결과는 여성 한 명이 평생 낳는 아이 수가 1명을 간신히 넘길 정도의 실패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혼외 출산 등 다양한 가족 형태를 지원하는 쪽으로 국내 저출산 정책의 방향도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국토부는 이날 한부모 가정에 대한 ‘차별 금지’를 선언했다. 국토부는 “한부모 가정은 일반가구보다 소득 수준이 낮고 주거 여건이 더 취약하다”며 “6세 이하 자녀를 둔 한부모 가정 6만 가구에 대해 신혼부부와 똑같이 주택 지원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한부모 가정의 자가 보유 비율은 21.2%에 불과하다. 이 중에서 6.3%는 온 가족이 지하, 옥탑방 등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다. 국토부는 한부모 가정에 올해 12월 경기 하남시 위례신도시, 경기 평택시 고덕신도시 등에서 처음 분양하는 신혼희망타운 입주 자격을 부여하기로 했다. 신혼부부에게 적용되는 혼인 기간(7년 이내) 조건 대신 자녀 나이에 따라 가점을 준다. 소득 및 자산기준 등 다른 조건은 일반 신혼부부와 동일하다. 신혼희망타운 외에 주택도시기금 정책금융인 디딤돌 대출(주택 구입용), 버팀목 대출(전세용) 등에도 우대 금리가 적용된다. 주거와 함께 양육비 지원액도 늘어난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이날 한부모 가정의 양육비 지원금을 기존 월 13만 원에서 17만 원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양육비를 지원받는 자녀 연령도 기존 만 14세에서 18세로 확대된다. 또 한부모의 나이가 만 24세 이하일 경우엔 지원받는 금액도 현행 18만 원에서 25만 원으로 증가한다. 환경이 더 열악한 미성년 미혼모 등을 배려한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은 사회적 편견 등의 이유로 혼외출산 비율이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낮은 1.9%에 불과하다”며 “어떤 형태로든 아이가 있으면 정부가 주거, 양육비 부담을 줄여 주겠다는 것이 이번 대책이 보내는 신호”라고 설명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국토교통부가 5일 발표한 신혼부부 주거 지원 방안에는 ‘일단 결혼만 하면 집 걱정은 덜어주겠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시세의 절반가량인 신혼희망타운 아파트를 5년간 10만 채로 늘리고 결혼 2년 이내 신혼부부나 예비 신혼부부에게 우선 공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결혼 장려 위해 신혼 초기 부부에 우선권 가장 눈에 띄는 건 결혼 7년 이내 부부가 신청할 수 있는 신혼희망타운을 7만 채에서 10만 채로 늘린 것이다. 서울 수서역세권과 양원지구, 경기 과천시 지식정보타운 등 기존 택지지구와 지난해 11월 발표한 경기 성남시 금토지구 등 9곳 외에 새로 23곳의 입지를 공개했다. 성남시 서현지구, 경기 화성시 어천지구, 인천 가정2지구 등 수도권 9곳과 대구 연호지구, 부산 내리2지구 등 지방 14곳이다. 입주 자격도 완화했다. 원래 도시근로자 평균소득의 120%(올해 3인 가구 기준 부부 합산 월 600만 원) 이하인 부부가 신청할 수 있었지만 맞벌이 부부에 한해 130%(월 650만 원)까지 가능해졌다. ‘금수저 청약’을 방지하기 위해 자산기준도 처음으로 만들었다. 부동산, 자동차, 금융자산 등을 합쳐 순자산이 2억5060만 원이 넘으면 지원할 수 없다. 입주 물량의 30%는 결혼한 지 2년 이내인 부부나 예비부부에게 우선적으로 주어진다. 소득, 해당 지역 거주 기간, 청약저축 납입 횟수 등을 기준으로 입주자를 선정한다. 나머지 70%는 우선공급 탈락자와 그 외 신청자격이 있는 부부를 대상으로 미성년 자녀 수, 무주택 기간, 해당 지역 거주 기간, 청약저축 납입 횟수 등을 반영한 가점제를 적용한다. 올 12월 중순부터 경기 하남시 위례신도시(508채)와 경기 평택시 고덕신도시(874채)에서 처음으로 신혼희망타운 입주자를 모집한다. 분양가는 위례의 경우 전용면적 55m²가 4억6000만 원, 고덕은 55m²가 2억3800만 원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 저금리 대출 연계해 초기 자금 부담 낮춰 신혼희망타운에는 연리 1%대 수익공유형 모기지대출과 분할상환형 장기 전세대출 상품이 연계 지원된다. 분양형은 연 1.3% 고정금리로 최장 30년간 집값의 70%를 대출로 지원해준다. 위례신도시의 전용면적 55m² 아파트를 30년 수익공유형 모기지대출을 받아 입주하면 집값의 30%인 1억4000만 원만 처음에 내고 매달 110만 원을 갚으면 된다. 단, 최대 6년간 집을 팔 수 없고 최대 3년은 실제로 거주해야 한다. 집을 팔았을 때 시세차익은 최대 50%까지 도시주택기금과 나눠야 한다. 위례신도시처럼 입지여건이 좋은 곳은 벌써부터 ‘로또 아파트’란 말이 나온다. 임대형으로 입주하면 보증금의 90%까지 1억7000만 원 한도 내에서 연리 1.4∼2.5%의 전세대출을 받을 수 있다. 자녀가 많으면 금리우대를 받는다. 10년간 임대로 거주한 뒤 분양 전환하는 방식이다. 신혼희망타운 외에도 신혼부부를 위한 다양한 지원 방안이 나왔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는 공공택지 아파트 가운데 신혼부부용 특별공급 물량을 기존 5만 채에서 10만 채로 늘린다. 분양가는 주변 시세보다 20%가량 싸다. 신혼부부용 공적임대주택 공급 목표도 기존 20만 채에서 25만 채로 늘렸다. 주애진 jaj@donga.com·박재명 기자}
국토교통부에서 항공정책 실무를 총괄해온 구본환 항공정책실장(58)이 4일 사임했다. 진에어 사태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 전 실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토부에 인사 적체도 많고 해서 내부 인사순환 차원에서 사표를 썼다”고 했다. 국토부 안팎에선 미국 국적자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진에어 불법 등기이사 재직과 관련해 관리감독 부실의 책임을 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적지 않다. 구 전 실장은 “진에어와는 무관하다”고 했다. 구 전 실장의 후임으로는 손명수 철도국장(53)이 승진 임명됐다. 새 철도국장은 황성규 종합교통정책관(54)이 맡는다. 한편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과 대한항공 직원연대,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4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69)과 아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42)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노조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대한항공’ ‘KOREAN AIR’와 태극문양 로고 등의 상표권을 2013년 설립된 지주회사 한진칼에 이전한 뒤 지난해까지 1364억1500만 원을 사용료로 냈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은 “정당한 사용료 수취를 경영층의 사익 편취나 배임으로 주장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박재명 jmpark@donga.com·황형준 기자}

“정부 말 듣고 임대사업자로 등록했는데 갑자기 세금을 올린다니 당황스럽네요.”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오피스텔 2채를 가진 김모 씨(55·여)는 3일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정부에 임대소득 과세 강화를 권고했다는 소식을 듣고 한숨부터 내쉬었다. 그동안 재정개혁특위가 “종합부동산세 개편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혀 온 만큼 이번에 임대사업자 과세 강화 권고가 내려질지 예상하지 못했다. 김 씨는 남편의 정년퇴직을 대비한 ‘노후 대비’ 용도로 오피스텔 2채를 사들였다. 한 채당 보증금 5000만 원, 월세 55만 원을 받는다. 그는 “은행 대출이자를 갚고 나면 남는 돈이 한 달에 20만 원 남짓”이라며 “앞으로 임대소득세를 내면 새로운 세입자를 받아 월세를 올리거나 집을 처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소득 비과세, 사실상 ‘전면 폐지’ 권고 이날 재정개혁특위는 주택 임대소득에 부여하던 각종 비과세·과세특례 혜택을 대폭 줄이라고 권고했다. 특히 소형주택의 전세보증금에 대해 과세를 권고함에 따라 이대로 세법이 개정되면 투자용 소형주택의 전월세 수입으로 사는 은퇴자 등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는 그동안 임대소득에 대해 적지 않은 비과세 혜택을 줬다. 대표적인 것이 ‘소형주택 특례’다. 면적 60m² 이하에 기준시가 3억 원 이하 주택은 전세보증금을 받더라도 과세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다. 이 때문에 ‘세테크’ 차원에서 여기에 해당하는 주택을 구매한 사람도 적지 않다. 재정개혁특위는 “올해 말 일몰이 도래하는 소형주택 특례를 없애거나 축소하라”고 권고했다. 주택 임대소득이 생기면 예외 없이 과세하는 원칙도 강화됐다. 정부는 올해까지 비과세인 연 2000만 원 이하 주택임대소득에 대해서도 내년부터 과세할 예정이다. 재정개혁특위는 내년 비과세 폐지에 맞춰 당초 예정됐던 기본공제액(400만 원)도 없애거나 줄이도록 했다. 주택임대소득이 연 2000만 원인 사람은 올해까진 세금을 내지 않지만 내년부터는 기본공제를 적용받으면 56만 원, 권고안에 따라 기본공제가 없어지면 112만 원을 내야 한다. 최근 종합부동산세 합산과세 배제 등의 혜택을 받기 위해 임대사업자 등록을 한 사람들은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원룸과 오피스텔 등 4채로 임대사업을 하는 김모 씨(48·여)는 “정부가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라고 하다가 갑자기 임대소득세를 올리겠다고 하니 속은 기분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며 “지방에 있는 집부터 처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형평성 논란 불거질 수도 재정개혁특위가 전반적인 임대소득 과세 강화를 권고했지만 1주택자는 비교적 고가(高價) 주택을 임대해 주더라도 여전히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 때문에 소형주택을 여러 채 갖고 있는 사람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월세의 경우 1주택에 기준시가 9억 원 이하면 과세 대상이 아니다. 예를 들어 기준시가 9억 원짜리 아파트를 보증금 6억 원에 월세 270만 원 조건으로 세를 놓고 있는 A 씨는 올해는 물론이고 내년에도 임대소득세 납부 의무가 없다. 반면 기준시가 3억 원짜리 원룸 3채(총 9억 원)를 각각 보증금 2억 원에 전세 준 B 씨는 내년에 45만 원 넘는 세금을 내야 한다. 원룸 1채에 본인이 살고 2채만 전세를 주더라고 총 보유 가구 수가 3채 이상이면 과세 대상이다. 정부는 1, 2인 가구의 증가로 주택 크기가 작아지는 상황에서 소형 임대주택에 대해 무조건 비과세 혜택을 주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이번 임대소득 과세 강화 권고안이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이번 조치는 과세 정상화와 함께 갭투자(전세 끼고 주택 매입) 수요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 시세차익용 투자가 더욱 어려워지고 거래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재정개혁특위 안건이 아직 정부나 국회를 통과한 최종안이 아닌 권고안에 불과하고 예상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만큼 시장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재명 jmpark@donga.com·주애진·강성휘 기자}

《지난달 가족과 함께 일본으로 5박 6일 여행을 다녀온 임지선 씨(32)는 여행 기간 내내 면세품 때문에 진땀을 흘러야 했다. 출국장 면세점에서 선물용으로 구입한 술과 화장품은 여행하는 동안에 ‘기분 좋은 선물’보다는 ‘귀찮은 짐’이었다. 임 씨는 “일본으로 입국할 때 세관 직원들에게 면세품인지 일일이 확인시키는 게 제일 번거로웠고, 이 도시 저 도시를 여행할 때마다 혹시 손상될까 봐 신경이 쓰이기도 했다”며 “귀국할 때 다시 들고 올 면세품을 왜 매번 가지고 다녀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국내에서 구입한 면세품을 해외로 가지고 나가야 하는 출국장 면세점에 대한 소비자 불편이 커지면서 ‘입국장 면세점 설치’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2만여 명의 공항 이용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전체의 84%가 입국장 면세점 설치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면세점을 이용하는 한국인들을 국내 소비로 끌어와야 나라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정치권에서도 관련 법 개정 움직임이 6차례나 있었지만 관련 업계와 정부부처 등의 반대 움직임에 정치권이 소극적으로 대처하면서 번번이 좌절됐다. 이 때문에 정부와 정치권이 문제를 공론화해 해결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법안 발의만 6차례… 번번이 법안 상정 무산 입국장 면세점 설치 요구는 2001년 인천공항 개항 때부터 꾸준히 나온 소비자 민원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여행객 편의 증대’를 들어 입국장 면세점 설치를 계속 주장해 왔다. 입국장 면세점은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혀 주는 수단이기도 하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기내 면세점의 경우 일부 국적 항공기에서만 운영돼 외항사나 저가항공을 이용하는 고객이 이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법안 발의 때마다 발목을 잡은 건 관련 업계와 정부·정치권이었다.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와 관세청의 반발이 특히 심했다. 면세품의 해외 사용을 전제로 세금을 면제해 주고 있는데 입국장 면세점을 도입하면 ‘소비지 과세 원칙’에 어긋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수익 악화를 우려한 관련 업계의 반발도 심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기내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항공사들은 입국장 면세점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출국장 면세점을 운영하는 대기업들도 ‘경쟁이 심화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관세법 개정 등 관련 법안은 2003년부터 여섯 차례나 발의됐지만 번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당시 법안을 주도했던 안효대 전 새누리당 의원은 “소비자 편의와 국제적 트렌드 등에 맞춰 관련 법안을 발의했지만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면서 “정부 반대로 힘이 실리지 못했고 관련 업계의 정치 로비도 상당 부분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말했다. 2010년 관련 법안 통과를 주장했던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당시 ‘입국장 면세점 이용하고 싶어도 못하는 이유’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입국장 내 면세점 설치로 기내 (면세품) 판매량의 저하가 예상되는 항공사들이 입국장 면세점 설치를 막고 있다”면서 “연간 기내 판매 300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수익금을 지키기 위한 국내 항공사들의 치열한 로비 때문에 입국장 면세점 설치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당시 입국장 면세점 도입 법안 발의에는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과 한병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도 뜻을 같이했다.○ 중국 등 주변국 적극 확대… 도입 재논의해야 중국 일본 베트남 등 주변국들은 앞다퉈 입국장 면세점을 도입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운영 중인 입국장 면세점 중 약 40%가 아시아 27개국에 있다. 소비자 편익과 해외 면세점 이용객의 국내 유인 등을 생각하면 입국장 면세점 도입에 대해 재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통상 술 담배 화장품 등은 해외 여행객들이 국내로 들여오는 선물이나 기념품으로 인식되는 만큼 이런 품목들은 입국장 면세점에서 취급하는 게 최근 흐름과 맞다”고 주장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입국장 면세점이 허용되더라도 값비싼 명품이 아닌 주류나 담배 등 비교적 저가 제품만 취급하겠다는 입장이다. 관세청은 “시내 및 출국장 면세점 이용객의 77%가 외국인”이라며 “내국인이 국내 면세점에서 산 물건을 다시 국내로 들여오는 경우는 일부에 불과하다”고 입국장 면세점 도입에 반대하고 있다.강승현 byhuman@donga.com·강성휘·박재명 기자}

“이건 노인 글씨체가 아닌데….” 5월 ‘로또 청약’으로 불렸던 경기 하남시 감일지구 포웰시티의 불법 청약을 가려내던 국토교통부 특별사법경찰관들의 시선이 한 청약서류에 꽂혔다. 65세 고령자인 A 씨가 청약 당첨 후 쓴 서약서였지만 서류에 적힌 글씨는 젊은이의 필체에 가까워 보였다. 이 아파트는 분양가상한제에 묶여 분양 당시 3.3m²당 평균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1000만 원 이상 싼 1680만 원이었다. 여기에 입지 여건이 좋아 1순위 2603채 공급에 5만5000여 명이 몰렸다. 그만큼 불법 전매나 위장 청약이 많을 것으로 추정됐다. 국토부 단속반이 A 씨가 남긴 휴대전화번호로 전화를 걸 때는 아무도 받지 않았지만 건설사 콜센터가 전화하자 40대로 추정되는 사람이 바로 전화를 받았다. 국토부는 해당 건을 불법 청약으로 보고 수사 의뢰했다. 국토부는 A 씨와 유사한 하남 포웰시티 불법 청약 의심사례 108건을 적발해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수사 의뢰했다고 2일 밝혔다. 국토부가 이번에 적발한 108건은 해당 아파트 1순위 청약 당첨자의 4.1%다. 아파트 청약 당첨을 위한 불법 행위는 위장 이혼부터 위장 전입까지 다양했다. 이 아파트에 당첨된 여성 B 씨는 1988년 남편 C 씨와 결혼했다가 2013년 11월 이혼했다. 두 사람은 2014년 재혼 후 2017년 다시 이혼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남편이 집을 가지고 있거나 과거 아파트 당첨 사례가 있어 자신의 청약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혼인과 이혼을 반복한 사례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D 씨는 3년 사이 주소지를 6차례 바꿨다. 그는 2015년 한 해에만 서울 송파구(5월), 강원 횡성군(7월), 다시 송파구(7월) 등으로 주소지를 바꾸다 지난해 3월 경기 하남시로 주소지를 옮겨 청약에 당첨됐다. D 씨 역시 위장 전입 사례로 수사 의뢰됐다. 국토부에 따르면 적발된 108건 가운데 위장 전입(77건)이 가장 많았다. 하남시 감일지구가 공공택지라 하남시에 1년 이상을 거주한 자에게 공급물량의 30%가 우선 공급됐기 때문이다. 통장 매매 및 불법 전매(26건), 허위 소득신고(3건), 해외 거주(2건) 등도 적발됐다. 혐의가 확정되면 이번에 적발된 108명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하남 포웰시티 청약이 취소되는 것은 물론이고 앞으로 3∼10년 동안 주택 청약 자체를 할 수 없게 된다. 국토부는 앞으로 주택 청약 불법 행위 단속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불법 분양권 거래가 이뤄진다고 보고 이에 대한 단속의 고삐를 죄기로 했다. 황윤언 국토부 주택기금과장은 “국토부 단속반이 SNS를 보고 전화했더니 ‘몇 동을 얼마에 팔겠다’고 제안하는 경우까지 있었다”며 “SNS상의 불법 분양권 전매를 경찰에 수사 의뢰하는 한편 적극적인 단속에 나설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을 바꿔 분양권 불법 전매나 위장 전입이 적발되면 사업시행자가 분양계약을 취소하도록 의무화할 계획이다. 지금은 시행자가 취소할 권한만 있을 뿐 취소가 의무는 아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이건 노인 글씨체가 아닌데….” 5월 ‘로또 청약’으로 불렸던 경기 하남시 감일지구 포웰시티의 불법 청약을 가려내던 국토교통부 특별사법경찰관들의 시선이 한 청약서류(사진)에 꽂혔다. 65세 고령자인 A씨가 청약 당첨 후 쓴 서약서였지만 서류에 적힌 글씨는 젊은이의 필체에 가까워보였다. 이 아파트는 분양가상한제에 묶여 분양 당시 3.3㎡ 당 평균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1000만 원 이상 싼 1680만 원이었다. 여기에 입지 여건이 좋아 1순위 2603채 공급에 5만5000여 명이 몰렸다. 그만큼 불법 전매나 위장 청약이 많을 것으로 추정됐다. 국토부 단속반이 A씨가 남긴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 때는 아무도 받지 않았지만 건설사 콜센터가 전화하자 40대로 추정되는 사람이 바로 전화를 받았다. 국토부는 해당 건을 불법 청약으로 보고 수사 의뢰했다. 국토부는 A씨와 유사한 하남 포웰시티 불법 청약 의심사례 108건을 적발해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수사 의뢰했다고 2일 밝혔다. 국토부가 이번에 적발한 108건은 해당 아파트 1순위 청약 당첨자의 4.1%다. 아파트 청약 당첨을 위한 불법 행위는 위장 이혼부터 위장 전입까지 다양했다. 이 아파트에 당첨된 여성 B씨는 1988년 남편 C씨와 결혼했다가 2013년 11월 이혼했다. 두 사람은 2014년 재혼 후 2017년 다시 이혼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남편이 집을 가지고 있거나 과거 아파트 당첨 사례가 있어 자신의 청약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혼인과 이혼을 반복한 사례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D씨는 3년 사이 주소지를 6차례 바꿨다. 그는 2015년 한 해에만 서울 송파구(5월), 강원 횡성군(7월), 다시 송파구(7월) 등으로 주소지를 바꾸다 지난해 3월 경기 하남시로 주소지를 옮겨 청약에 당첨됐다. D씨 역시 위장전입 사례로 수사 의뢰됐다. 국토부에 따르면 적발된 108건 가운데 위장전입(77건)이 가장 많았다. 하남시 감일지구가 공공택지였기 때문에 하남시에 1년 이상 거주자에게 공급물량의 30%가 우선 공급됐기 때문이다. 통장매매 및 불법전매(26건), 허위 소득신고(3건), 해외거주(2건) 등도 적발됐다. 혐의가 확정되면 이번에 적발된 108명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하남 포웰시티 청약이 취소되는 것은 물론 앞으로 3~10년 동안 주택 청약 자체를 할 수 없게 된다. 국토부는 앞으로 주택 청약 불법행위 단속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불법 분양권 거래가 이뤄진다고 보고 이에 대한 단속 고삐를 죄기로 했다. 황윤언 국토부 주택기금과장은 “국토부 단속반이 SNS를 보고 전화했더니 ‘몇 동을 얼마에 팔겠다’고 제안하는 경우까지 있었다”며 “SNS 상의 불법 분양권 전매를 경찰에 수사 의뢰하는 한편 적극적인 단속에 나설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을 바꿔 분양권 불법전매나 위장전입이 적발되면 사업시행자가 분양계약을 취소하도록 의무화할 계획이다. 지금은 시행자가 취소할 권한만 있을 뿐 취소가 의무는 아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SK텔레콤에 다니는 A 부장은 금요일이던 지난달 29일 퇴근 전 ‘7월 1∼14일 근무계획’을 사내 시스템에 입력했다. 이 회사는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에 앞서 4월부터 2주에 80시간 범위 안에서 근무계획을 세우는 자율적 선택근무제를 도입했다. A 부장은 “매주 금요일에 다음 2주간 요일별 근무시간을 본인이 입력하면 된다”며 “급한 당직이나 야근 등은 수정 입력할 수 있고 2주 근무가 끝나는 시점에 최종 확정하는 방식”이라고 했다. 1일 본격 도입된 주 52시간 근로제는 한국 직장인들의 출퇴근 문화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늦어도 오전 9시까지는 모두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하는 현재의 출근제도로는 주 52시간 내로 근무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주요 기업마다 자율출퇴근제를 신설하거나 강화하고 있다.○ 자율출퇴근 확산, 사무공간도 혁신 효성그룹은 일주일 단위로 다음 주 출근계획을 세워 보고하도록 했다. 만약 월요일 불가피한 야근계획이 잡혀 있다면 화요일 늦은 출근을 선택하면 된다. 아시아나항공도 한 달 치 출퇴근계획을 미리 전산시스템에 올리도록 했다. 사내 전화 액정 창에도 해당 직원의 출퇴근 예정시간이 표시돼 서로 업무나 소통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직원 본인이 2시간 단위로 직접 신청해야 지급되던 초과근무수당을 1일부터 10분 단위로 사무실 출입기록 등에 따라 자동 지급되도록 시스템을 개편했다. 이전까진 통상 1시간 반을 잔업하면 30분 더 버티다 퇴근했는데, 이젠 곧장 퇴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개발직과 사무직을 대상으로는 출퇴근시간과 근로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선택적 근로시간제’와 ‘재량근로제’를 도입해 각자 최대 주 52시간 내에서 출근시간을 조정하도록 했다. 전날 야근을 했다면 다음 날엔 정오 이후 출근하는 식이다. 현대차도 오전 10시∼오후 4시를 집중 근무시간으로 정하고, 부서별로 출퇴근시간은 경우에 따라 각각 달리 하기로 했다. 전날 불가피하게 야근이 길어지거나 해서 주 52시간 근무가 불가능할 경우 부서장과 상의해 출퇴근시간을 조정하도록 했다. 자율출퇴근제가 본격화됨에 따라 기존 사무실 풍경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SK그룹은 출퇴근 방식의 변화에 따라 일하는 공간 자체도 바꿔 보자는 취지로 계열사별로 ‘공유좌석제’를 도입하고 있다. 개인 책상을 없애고 그날의 업무와 출퇴근 상황에 맞춰 원하는 층과 자리에 앉아 근무하는 제도다. SK하이닉스, SK C&C 등 정보기술(IT) 계열사들부터 시작한 뒤 이르면 다음 달 말부터 에너지 계열사들도 이를 도입하기로 했다. ○ 접대시간 인정 들쑥날쑥, 투잡 편법도 업무상 접대는 같은 회사 내에서도 계열사별로, 팀별로 제각각 상황이 다르다 보니 논란이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회식은 근로시간으로 인정되지 않지만 업무상 접대는 사용자의 지시 및 승인에 따른 경우에 인정이 가능하다. GS건설은 영업, 홍보, 대관 등 외부 접촉이 잦은 보직을 중심으로 외부 인사와의 ‘저녁식사 2시간’을 업무로 인정하기로 했다. 만약 이 회사 A 과장이 거래처 사람과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3시간 동안 저녁식사를 함께한다면, 2시간은 A 과장의 근무시간이고 1시간은 근무시간이 아닌 셈이다. GS건설 측은 “외부 식사비를 3만 원으로 제한한 ‘부정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을 지킬 수 있는 식사시간을 2시간으로 보고 정한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효성은 업무상 접대는 최대 3시간까지 인정하기로 했고, SK E&S는 2시간까지만 허용한다. 재계 관계자는 “같은 시간 동안 식사를 하더라도 A회사 직원은 근무 중이고 B회사 직원은 자기 시간을 희생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질 거 같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늦어도 오후 9시면 급하게 자리를 파해야 하는 셈이니 통금시간이 부활했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고 했다. 아직까지 내부 지침을 정하지 못한 회사도 적지 않다. 한화그룹은 “거래처와의 약속이나 해외 출장 시 근로 인정시간 등 세부안은 아직 검토 중”이라며 “정부가 6개월의 처벌 유예기간을 둠에 따라 현장 의견을 좀더 취합해 업무 지침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현대차도 외부 업무식사가 많은 부서를 중심으로 대안을 짜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가급적 저녁 약속은 점심으로 돌리고, 저녁이 불가피하다면 일찍 퇴근하거나 늦게 출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당수 건설업체는 해외 건설현장에서 어떻게 주 52시간제를 지켜야 할지 고심하고 있다. 그동안 해외 근무자들에게 4개월에 한 차례 최대 15일가량 주던 휴가를 3개월에 한 차례로 늘리는 방안 등이 거론 중이다. 휴가를 늘려 근로시간을 맞추는 것이지만 사실 임시 대책에 가깝다. 한 대형 건설사 임원은 “해외 현장마다 공사 상황이 달라 일률적으로 근로시간을 적용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그나마 국내 건설사의 해외 현장이 3, 4년 사이 급감해 다행이라는 자조가 나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반 직원들 사이에선 주 52시간제 때문에 사측의 관리 감독이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대기업 차장은 “근무시간도 사전에 상사에게 허락을 받아야 하고, 접대 자리도 상사의 지시가 있어야만 인정을 받는 구조이다 보니 상사와의 관계에 따라 근로시간 인정 여부가 달라질까 봐 걱정”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편법도 등장했다. 한 대기업은 야근 및 주말 근무가 많은 임원 기사들을 대리기사 운전업체에 이중으로 고용시킨 뒤 52시간이 넘는 부분에 대한 월급은 대리기사 업체가 지급하도록 했다. 동종 업체 간 인력 교차 활용을 추진하는 곳도 있다. 주 4일 정도만 원래 공장에서 정규직원으로 일하고 주말엔 다른 업체에서 아르바이트를 뛰는 방식이다. 초과 근로를 통해 연봉을 높여온 공장 근로자들도 환영하고, 회사로서도 주 52시간제 규정을 피해갈 수 있는 묘안으로 떠올랐다. 김지현 jhk85@donga.com·박재명·김현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가동 중단 방침을 밝혔던 경북 경주시 월성원자력발전소 1호기(사진)가 사용연한을 남기고 조기 폐쇄된다. 정부가 6·13지방선거 여당 승리 이후 대선 공약인 ‘탈(脫)원전’ 추진에 속도를 내면서 원전 폐쇄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붙을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수력원자력은 15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월성 1호기의 조기 폐쇄와 신규 건설할 예정이던 원전 4기의 건설 중단을 의결했다. 한수원은 지방선거가 끝난 다음 날인 14일 이사회 개최를 결정하고 이사들에게 참석을 요청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정부 정책에 따라 월성 1호기의 계속 운전을 검토한 결과 경제성이 떨어져 조기 중단하기로 했다”며 “월성 1호기가 국내 발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6%이기 때문에 전력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수원은 곧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월성 1호기 영구정지 운영 변경 허가를 낼 계획이다. 정 사장은 “최종적인 폐쇄 결정이 내려지기까지 2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삽을 뜨기도 전에 건설이 중단된 원전은 △천지 1, 2호기(경북 영덕군) △대진 1, 2호기(강원 삼척시) 등 4기다.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는 이미 예고됐었다. 문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2022년 11월까지로 사용연한이 10년 연장된 월성 1호기의 폐쇄를 내걸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에도 “설계수명을 연장해 가동 중인 월성 1호기 가동을 중단할 것”이라고 재확인한 바 있다. 월성 1호기는 대선 직후인 지난해 5월 28일 계획예방정비를 받은 이후 지금까지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내놓은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월성 1호기를 국내 발전설비 명단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한수원 노조는 이번 조치에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한수원 이사회가 정치 상황에 휘둘려 편파적 결정을 내렸다”며 “월성 1호기가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수명이 연장된 만큼 이번 결정을 한 이사진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이사진이 월성 1호기의 조기 폐쇄를 승인함에 따라 회사에 6400억 원이 넘는 손실을 끼쳤다고 보고 있다. 한수원은 월성 1호기가 2012년에 가동 중단된 뒤 노후 설비를 교체하는 등 안전성을 강화하는 데 2015년까지 5600억 원을 사용했고 이후 중단된 시점부터 10년 연장 허가를 받았다. 또 월성 1호기 사용연한을 연장하기 위해 한수원이 경주시에 납부한 지역상생협력금도 825억 원에 달한다. 한수원 노조 관계자는 “수많은 투자를 한 시설을 정치 논리에 따라 폐쇄한 경영진의 행동은 배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정부 각 부처가 458조 원 규모의 2019년도 예산안을 기획재정부에 요청했다. 올해보다 29조3000억 원(6.8%) 늘어난 대규모 예산안이다. 정부는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소득분배를 개선할 재원을 마련하겠다지만 성장 관련 사업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적잖은 규모의 증세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기재부는 정부 각 부처가 내년도 예산·지출 총지출로 458조1000억 원을 요구했다고 14일 밝혔다. 부처 요구액 기준으로는 2012년(7.6% 증가) 이후 7년 만에 전년 대비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공약한 ‘연평균 재정지출 7% 증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향후 예산편성 과정에서 저소득층 소득 보전, 일자리 창출 등 각종 국정과제 사업이 추가될 경우 내년 예산안 규모는 460조 원대를 넘어서는 ‘울트라 슈퍼’ 규모가 될 가능성도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부처가 요구한 예산 총액은 기재부의 편성 과정을 거치면서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지난해 각 부처는 전년 대비 6.0% 늘어난 424조5000억 원의 예산을 요구했다. 당시 기재부는 이보다 4조5000억 원 늘어난 429조 원 규모의 정부 예산안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했다. 2017년 역시 부처 요구액(398조1000억 원)보다 정부가 국회에 낸 예산안(400조7000억 원)이 2조 원 이상 많았다. ▼ 소득분배-일자리 관련 증액 기조… 460조 넘을수도 ▼문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주재한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저소득층의 소득하락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함에 따라 올해는 소득분배 개선을 위한 예산수요가 커졌다. 또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인 일자리 역시 증액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라 내년 정부예산은 460조 원을 넘을 가능성이 크다. 한편 각 부처가 낸 예산안은 ‘복지 증대, 사회간접자본(SOC) 감액’ 기조를 나타냈다. 교육(11.2%), 국방(8.4%), 복지(6.3%), 외교·통일(6.2%) 등의 예산 요구액이 크게 늘어난 반면 도로·철도로 대표되는 SOC(―10.8%), 농림(―4.1%), 환경(―3.9%), 문화(―3.8%) 등은 예산 요구가 줄어들었다. 복지예산은 각 부처 요구안이 올해보다 9조1000억 원 늘어난 153조7000억 원에 이르면서 내년도 예산 150조 원 돌파를 예고했다. 기재부는 정부 예산안을 9월 2일 국회에 제출한다. 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부처에 ‘기업 기(氣) 살리기’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정부 출범 이후 이 같은 지시를 한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또 기업의 준공식 등 격려가 필요한 곳을 직접 찾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동안 대기업과의 접촉을 자제해온 문 대통령이 앞으로 대기업과의 적극적인 소통 행보에 나설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8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정례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정부가 기업과의 소통 및 애로 해소 등 기업 기 살리기에 적극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1월부터 매월 문 대통령에게 대면 보고를 해 온 김 부총리는 이날 여섯 번째 월례 보고를 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경기 하남시 스타필드하남에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만난 뒤 대통령 정례보고 결과를 공개했다. 김 부총리는 “오늘 대통령에게 기업 소통 현황과 계획을 말했더니 굉장히 적극적으로 장려했다”며 “기재부뿐만 아니라 다른 부처도 적극 재계와 소통하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김 부총리는 “대통령에게 신세계그룹을 방문한다고 하니 준공식, 기공식 등 필요한 곳을 직접 찾겠다는 의향을 밝혔다”며 “(문 대통령이) 기업의 건의 사항도 많이 들려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혁신성장과 관련해 김 부총리에게 △드론, 전기차, 수소차 육성 등 세부계획 수립 △공론화를 통한 규제 개선 필요성 홍보 △대국민 경제 상황 소통 강화 등을 주문했다. 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지역혁신 플랫폼으로 적극 활용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정부는 이날 주요 기업육성 정책으로 평가되는 혁신성장 중 규제 개선 문제에 적극 나서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김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1차 혁신성장 관계장관회의에서 “3개월 내에 규제혁신의 가시적인 돌파구를 찾을 것”이라며 “그동안 이해관계 대립이나 사회적 이슈화로 혁신이 잘 안되는 것처럼 보인 분야에 대한 규제혁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해외에 없고 한국에만 있는 ‘한국형 규제’에 대한 개선 방안을 9월 말까지 마련할 방침이다. 경제부처 수장이 스스로 3개월이라는 시한을 정해 성과를 내겠다고 밝힌 것 외에 ‘정부의 의지’ 등의 단어를 사용한 것도 이례적이다. 김 부총리는 최근 불거진 저소득층의 급격한 소득 하락 역시 혁신성장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김 부총리는 “사회안전망 강화 방안을 2019년 예산안에 반영하는 등 혁신형 고용안정 모델을 구체화해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좋은 흐름을 유지하던 세계 경제가 앞으로 2년 동안 차츰 둔화될 것이라고 세계은행이 전망했다. 10개 경제 지표 중 9개가 이미 ‘둔화 또는 하강’ 상태인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세계은행은 5일(현지 시간) 세계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세계 경제는 3.1%로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다만 선진국 성장 둔화, 주요 원자재 수출국의 경제 회복세 약화 등의 요인으로 향후 2년 동안 점진적으로 성장률이 둔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세계은행은 세계 경제의 내년도 성장률을 3.0%, 2020년 성장률을 2.9%로 전망했다. 매년 0.1%포인트씩 하락하는 추세를 예측한 것이다. 특히 세계 경제를 이끄는 주요 국가의 경제 성장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은 올해 2.7%의 성장세를 보이지만 2년 뒤인 2020년 성장률이 2.0%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기간 동안 일본(1.0→0.5%), 중국(6.5→6.2%), 유로존(2.1→1.5%) 등이 모두 성장세가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보고서에는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가 포함되지는 않았다. 한편 세계은행은 △보호무역주의 강화 △금융시장 변동성 △정치적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향후 세계 경제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미국의 금리인상 등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를 경고하면서 “신흥국들이 여기에 대비한 여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