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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동안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 환자 3명이 잇달아 발생했다. 이 중 2명은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를 다녀왔지만 잠복기의 ‘무증상 감염자’로 공항 검역 단계에서 걸러지지 않았다. 입국 후 동네 병원을 찾았지만 보건당국에 신고가 이뤄지지 않는 등 정부 방역과 지역 의료기관 공조에 모두 구멍이 뚫렸다. 27일 질병관리본부(질본)에 따르면 이달 20일 서로 다른 비행기로 입국한 54세, 55세 한국인 남성이 각각 세 번째, 네 번째 확진 환자로 확인됐다. 이들은 입국 당시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없어 공항 검역을 통과했으나 이후 증상이 나타났다. 이들은 입국 후 일주일 가까이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일상생활을 계속했다. 특히 4번 환자는 감기 증세로 병원 진료까지 받았지만 보건당국은 파악하지 못했다. 질본은 이들이 방문한 장소에 방역을 실시하고 접촉자를 확인 중이다. 보건당국은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우한 지역에서 입국한 사람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이르면 29일 우한에 체류 중인 국민 약 600명의 철수를 위해 전세기를 띄울 방침이다. 중국 내 우한 폐렴 확진 환자 수는 27일 2844명, 사망자는 81명으로 늘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우한 폐렴의 전염력이 강해지고 있다. 잠복기에도 전염성이 있다”며 “감염돼도 체온이 높지 않거나 경증인 감염자들이 ‘걸어 다니는 전염원’이 되어 예방 통제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한 폐렴의 전파 속도는 2003년 전 세계를 공포에 빠뜨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를 뛰어넘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자료를 비교한 결과 우한 폐렴은 첫 발병일(지난해 12월 8일) 이후 49일 만에 확진 환자가 2700명을 돌파했다. 반면에 사스 확진 환자 수가 2700명을 넘어선 것은 2002년 11월 16일 발병 이후 161일 만(2003년 4월 26일)이었다. 사망자가 80명을 넘긴 것도 우한 폐렴은 49일, 사스는 155일이 걸렸다. 중국 외에도 26일까지 태국 8명, 호주 5명,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각 4명, 프랑스 3명, 베트남 핀란드 이탈리아 각 2명, 네팔 캄보디아 캐나다에서 각각 1명의 확진 환자가 나왔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한상준 기자}

국내에서 4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질병관리본부는 27일 오전 55세 남성 A 씨가 우한폐렴 확진 환자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A 씨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를 방문한 뒤 20일 귀국했다. 21일 감기 증세로 국내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를 받았다. 그러나 25일 38도 고열과 근육통이 발생하자 다시 의료기관을 찾았고 보건소 신고 후 능동감시 대상으로 분류됐다. 26일 근육통이 악화돼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통해 폐렴 진단을 받고 유증상자로 분류된 뒤 국가지정입원치료병원인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 격리됐다. 이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진행한 결과 감염이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는 현재 환자의 이동 경로를 따라 심층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위은지 기자wizi@donga.com}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 환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24시간 동안 21명의 감염 의심 신고가 이어지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22일 질병관리본부(질본)가 발표한 추가 유증상자(우한 폐렴 환자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사람) 6명 중에는 20일 확진 판정을 받은 중국인 여성 A 씨(35)와 같은 비행기를 탄 승객도 포함돼 있었다. 다행히 6명 모두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이 나와 격리 조치에서 해제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확진 환자가 추가로 나오는 건 시간문제”라며 절대 안심할 상황이 아니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질본은 중국 춘제(春節)와 설 연휴를 앞두고 긴장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보건 당국은 우한으로부터 직항 입국자의 경우 게이트에서 전원 체온 측정을 하고 건강 상태 질문서를 작성토록 하고 있다. 나머지 항공편 입국자는 입국장에서 체온 측정을 진행한다. 하지만 호흡기 감염병은 최대 14일의 잠복 기간이 있는 만큼 증상이 발현되지 않은 감염자가 입국장을 통과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잠복기 환자는 이번 확진자처럼 공항 검역 과정에서 걸러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지역사회와 의료기관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해외에서의 확산 상황을 감안할 때 우한 폐렴의 전파력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급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와 관련해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사무국이 공식 트위터에서 우한 폐렴에 대해 ‘제한적 전염’ 대신 ‘지속적 전염’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주목된다.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WHO가 자체 조사를 통해 이 정도의 전염력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면 걱정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속적 전염은 다수의 대중에게 급속히 전파될 수 있는 전염력을 뜻한다. 우한 폐렴 환자 수가 급증하면서 바이러스 변이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바이러스는 변이를 일으킬 경우 전파력이나 중증도가 강해지는 경향이 있다. 김연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감염병병원운영지원팀장은 “코로나바이러스는 흔한 감기 바이러스이지만 일부 염기서열이 변하면서 사스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처럼 전파력이나 중증도가 높아지는 상황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질본은 우한 폐렴 바이러스가 박쥐에게서 유래한 사스 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과 89.1% 일치한다고 밝혔다. 이상원 질본 감염병진단과장은 “이는 현재까지 확인된 코로나바이러스 중 사스와 가장 닮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두 바이러스의 차이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사스 수준의 전염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관리감독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이 대응 절차를 제대로 숙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우한 폐렴 증상이 의심된다고 곧장 병원으로 달려가면 추가 감염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메르스 때도 환자가 응급실로 가는 바람에 면역력이 약한 환자들이 대거 감염됐다”며 “보건소나 질본 콜센터로 신고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이미지 image@donga.com·위은지 기자}

21일 중국 베이징(北京) 북부 디탄(地壇)병원. 감염병 전문병원인 이곳에 발열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꽉 차 있었다. 병원 관계자들은 마스크를 쓴 환자들에게 “체온이 37.5도가 넘으면 진료를 받으라”고 안내했다. 베이징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들을 디탄병원에서 격리 치료하고 있다. 병원에서 만난 20세 여성은 “사람이 많은 곳에는 못 가겠다”며 “당국이 발표한 확진 환자 수치가 축소됐다”고 주장했다. 뉴(牛)모 씨(49·여)는 “(전염 상황이) 너무 걱정된다. 위기감이 크다”며 “외지인들이 베이징에 오지 못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베이징 시내 약국과 편의점 마스크는 동이 났다. 우한 폐렴이 급격히 확산되는 과정에서 중국 정부가 관련 정보를 은폐하고 늑장 대응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내에서도 당국을 비판하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 곳곳에서 ‘사람 간 전파’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 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21일 우한 의료진 15명이 폐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뒤늦게 인정했다. 일부 중국 매체가 “환자 한 명이 우한 의료진 14명을 감염시켰다”고 밝힌 뒤에야 의료진의 감염 사실을 부랴부랴 인정한 것이다. 의료진 감염 여부는 사람 사이의 전염을 판별하는 핵심 지표. 그동안 중국 정부는 “사람 사이의 감염 가능성은 낮다”고 이야기해 왔다. 위건위에 따르면 감염된 의료진 가운데 1명은 위중한 상태다. 광둥(廣東)성 주하이(珠海)에서도 우한을 다녀온 부모가 동행하지 않은 딸에게 폐렴을 옮긴 사실이 확인됐다. 인도 통신사인 PTI는 우한에 간 적이 없는 광둥성 선전(深(수,천))시 국제학교의 인도인 교사 프리티 마헤시와리 씨(45·여)가 폐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중난산(鐘南山)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고위급 전문가팀장은 “광둥성 확진 환자 2명은 우한에 가지 않고 가족을 통해 병에 걸렸다. 사람 간 전염이 확실히 존재한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 당국에 따르면 20, 21일 톈진시, 저장성, 허난성, 충칭시 등에서 확진 환자 86명이 추가로 발생해 총 304명으로 늘었다. 중국 성(省), 시(市) 31곳의 절반을 넘는 17개 성, 시가 우한 폐렴의 영향권에 들었다. 의심 환자는 54명이고, 사망자도 6명으로 늘어났다. 대만에서도 첫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2일 우한 폐렴과 관련해 긴급회의를 열 예정이다.○ 중국 당국, 폐렴 은폐 의혹 우한 폐렴이 확산되는 가운데 중국 당국이 관련 정보를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우한시 당국은 확진 판정을 받은 89세 남성이 19일 오후 11시 39분 숨을 거둬 사망자가 4명으로 늘어났음에도 하루가 꼬박 지난 21일 오전에야 이를 공개했다. 20일 3번째 사망자 발생 사실을 알릴 때에도 우한시는 사망자의 신원과 사망 시간을 밝히지 않았다. 상하이시 당국은 21일 두 번째 확진 환자가 나왔다고 발표했지만, 해당 환자는 이미 16일부터 격리 치료를 받고 있었다. 늑장 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중국 당국은 20일에야 우한 폐렴을 ‘전염병 방지 집행법’상의 법정(法定) 전염병에 포함했다. 정부 의료기관은 법정 전염병에 대해서만 지정 환자 격리 치료와 같은 통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우한 폐렴 환자 발생 사실이 처음 공개된 뒤 20일간 중국 정부가 법적 근거도 없이 대응해 왔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중국 시민들의 공포와 당국에 대한 불신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관영 신징(新京)보는 사설에서 “우한시는 왜 의료진 감염 사실을 빨리 밝히지 않았는가. 투명하게 민중의 알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며 당국을 정면 비판했다. 한중 보건당국의 방역 공조도 부실할 수밖에 없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우리도 많은 소식을 중국 현지 보도를 통해 확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중국 현지의 출국자 감시 시스템에 허점이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국내 확진 환자 A 씨는 아무 이상 없이 중국을 떠나 국내로 들어올 수 있었다. 이와 관련해 중국 현지에서는 일부 중국인들이 우한 폐렴을 치료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의료 수준이 높은 한국행을 택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이미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이 우려되는 가운데 최근 국내에서는 인플루엔자(독감)가 유행 중이다. 보통 방학이 시작되면 학생들의 독감 기세는 한풀 꺾인다. 하지만 중장년 및 노인 환자는 계속 늘어나므로 주의가 요구된다. 21일 질병관리본부(질본) 표본조사에 따르면 병원을 찾은 환자 1000명 중 독감 의사환자(유사증상을 보이는 환자)는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 49.8명에서 올 1월 첫째 주 49.1명, 둘째 주 47.8명으로 줄었다. 질본 관계자는 “아이들이 방학 기간에 들어가는 1월이면 보통 총 환자 수는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체 환자 수는 여전히 유행 기준(1000명당 5.9명 이상)을 훌쩍 뛰어넘는다. 장년층과 노년층 환자가 계속 증가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말부터 이달 둘째 주까지 1000명당 환자 수는 19~49세 청장년층이 48.7명에서 61.3명, 50~64세가 23.2명에서 30명, 65세 이상 노인이 8.1명에서 13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설 명절을 거쳐 2월 개학 때가 되면 독감이 크게 유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평소와 달리 고열과 오한, 근육통과 같은 증상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 독감 검사를 해보는 게 좋다. 독감 증상은 우한 폐렴과 차이가 있다. 독감에 걸리면 높게는 40도에 이르는 고열을 동반한다. 반면 우한 폐렴 환자들의 체온은 38도 전후로 알려졌다. 독감처럼 온몸이 욱신거리는 근육통도 없었다. 환자 역학조사를 담당한 곽진 질본 신종감염병대응과장은 “우한 폐렴 초기 호흡기 증상은 가벼운 정도의 기침이었다. 대체로 일반 감기와 증상이 비슷했다”고 설명했다. 이미지기자 image@donga.com}
이국종 아주대병원 외상외과 교수가 본보 인터뷰를 통해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에서 물러날 뜻을 밝히자 병원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20일 아주대병원의 한 관계자는 “이 교수로부터 연락을 받은 것이 없다”며 “아직 사표를 낸 게 아니어서 후임자 같은 대책을 의논할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욕설 논란 등 이 교수와의 갈등이 불거진 유희석 아주대의료원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할 말이 없다. 병원을 통해 이야기해 달라”라며 말을 아꼈다. 운항 재개를 앞둔 응급의료 전용 헬기(닥터헬기)의 운영도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정경원 아주대병원 외상외과 과장은 이날 “헬기가 다시 운항해도 의료진은 탑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 과장은 의료 인력 및 병상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을 병원에 호소했지만 변하는 건 없었다며 “더 이상 열악한 상황에서 의료진이 탈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정 과장은 21일 보건복지부와 아주대병원, 경기도가 참석하는 헬기 운항 점검 회의에서 이 같은 의견을 밝힐 예정이다. 한편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교수를 적극 지원했는데 정말 마음이 아프지만 더 이상 도와드릴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복지부는 다음 달 6일 전국의 모든 권역외상센터장이 참석하는 긴급 간담회를 열어 운영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수원=위은지 wizi@donga.com / 이미지 기자}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폐렴의 주된 증상은 오한과 발열, 기침을 동반한 호흡곤란이다. 만약 우한(武漢) 등 중국을 여행한 뒤 비슷한 증상이 생기면 입국 시 쓰는 건강상태 질문서에 이를 정확히 기재해야 한다. 또 바이러스 잠복기를 감안해 귀국일로부터 14일 동안 열이나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나중에라도 증상이 발견되면 가까운 병원이나 보건소,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 여행 중에는 야생동물이나 가금류와의 접촉을 가능한 한 피하는 것이 좋다. 이번 폐렴이 우한 화난(華南)수산물도매시장에서 발병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감염 위험이 있는 재래시장 방문은 자제할 것을 권한다. 현지 의료기관 방문도 가급적 피하고, 열이나 기침 증상이 있는 사람과 접촉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중국 등 해외여행을 떠나기 전 현지의 감염병 유행 정보를 미리 확인하는 것도 추천한다. 해외 감염병 정보 사이트인 ‘해외감염병 나우(NOW)’에 들어가면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국내에서 독감(인플루엔자) 등 다른 호흡기 감염병도 유행하는 만큼 손을 자주 씻고, 기침할 때 팔이나 손으로 입을 가리는 등의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중국과 태국, 일본에 이어 한국에서도 중국 우한(武漢)발 신종 폐렴 확진 환자가 나온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뜻한다. 사태 초기만 해도 중국 보건 당국은 “사람 간 감염이 이뤄진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확진 환자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자 20일에야 ‘사람 간 전염’을 처음 인정했다. 결과적으로 중국 정부가 오판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초기 방역이 실패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염력은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제한된 범위 안에서 가족 간 전염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도 트위터를 통해 “가까이 접촉했을 때 발생하는 제한적인 사람 간 전염일 것”이라고 밝혔다. 질본에 따르면 확진 판정을 받은 중국 국적 여성 A 씨(35)는 우한 거주자로 춘제(春節)를 맞아 해외여행을 떠났다. 가족, 지인 등 5명과 함께 19일 우한을 출발해 이날 인천공항에서 일본행 비행기로 갈아탈 예정이었다. A 씨는 일본에서 다시 인천공항으로 입국해 한국을 둘러본 뒤 본국으로 돌아갈 계획이었다. A 씨가 탑승한 중국난팡항공 CZ-6079편은 19일 낮 12시 11분 인천공항에 착륙했다. 그는 탑승교를 통과하자마자 게이트 검역에서 발열 증상이 포착돼 즉시 격리검사를 받았다. 앞서 A 씨는 우한에서 출국하기 하루 전인 18일 발열과 오한, 근육통 증상을 보여 현지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지만 감기 진단을 받았다. 질본 관계자는 “A 씨가 게이트 검역 단계에서 격리돼 지역사회 노출은 없었다”며 “동행한 5명은 현재까지 별다른 증상이 없어 바이러스 검사를 받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A 씨는 현재 인천의료원에 격리 치료 중이다. 동행자 일부는 한국을 떠났다. 질본은 A 씨가 탄 항공기에 탑승한 승객 180여 명과 승무원 명단을 파악하고 있다. 이 중 A 씨의 좌석과 근접한 승객에 대해서는 14일 동안 발열, 호흡기 증상 여부를 유선으로 확인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신종 폐렴과 유사한 증상을 보여 격리검사를 받은 이른바 ‘유증상자’는 총 7명. 이들은 바이러스 검사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와 격리에서 해제됐다. 의료계에서는 우한발 신종 폐렴의 초기 확산 양상이 5년 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5, 6년을 주기로 동아시아에서 큰 전염병이 유행한다는 이른바 ‘주기설’ 관점에서 사태가 심상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앞서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 2015년 메르스가 국내에 유입돼 상당한 피해를 남겼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정보 공개에 소극적이고 춘제를 계기로 대규모 인구 이동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연휴 기간 13만 명의 중국인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선 해외로 나가려던 여행객들의 예약 취소가 이어지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국이 신종 폐렴 정보를 선택적으로 공개하고 있어 답답한 상황”이라며 “메르스만큼의 전파력을 갖고 있는지는 중국 현지 정보가 확실히 공개돼야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신종 바이러스는 확산 초기에는 증세가 심한 대신에 전염력이 떨어진다”며 “하지만 바이러스가 점차 인체에 적응하면 전염력이 강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전주영 aimhigh@donga.com·이미지 기자}
중국 우한(武漢)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폐렴 확진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 확인됐다. 중국 외 국가에서 확진 환자가 발생한 건 태국 일본에 이어 세 번째다. 중국 정부는 사흘 새 156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상황이 악화되자 ‘사람 간 전염’으로 인한 확산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맞아 13만 명의 중국 관광객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에도 비상이 걸렸다. 20일 질병관리본부(질본)에 따르면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시에서 중국난팡항공 CZ-6079편을 타고 19일 낮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중국 여성 A 씨(35)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질본은 감염병 위기경보를 종전의 ‘관심’ 단계에서 ‘주의’로 높였다. A 씨는 공항에서 일본행 비행기로 환승하려다 고열 증상을 보여 격리됐다. 우한 거주자인 A 씨는 신종 폐렴 발원지로 알려진 화난(華南) 수산물시장을 방문하거나 야생동물을 접촉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질본은 사람 간 전파에 따른 감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A 씨가 타고 온 항공기 승객과 승무원을 조사 중이다. 이 밖에 우한을 다녀온 뒤 열이나 기침 등의 증상을 보인 다른 7명은 음성 판정이 나왔다. 한편 17일까지 62명이던 중국 내 확진 환자 수는 사흘 만에 218명으로 급증했다. 20일 현재 확진 환자 수는 우한 198명, 베이징(北京) 5명, 선전(深圳)시 등 광둥(廣東)성 14명, 상하이(上海) 1명으로 집계됐다. 우한이 아닌 중국 내 다른 지역에서 확진 환자가 나온 건 처음이다. 19일에는 환자 한 명이 숨져 사망자는 모두 3명으로 늘었다. 이날 중난산(鍾南山)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전문가팀 팀장은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폐렴에 사람 간 전염 현상이 존재한다”며 “슈퍼 전파자의 출현을 막는 게 방지의 관건”이라고 밝혔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발생하는 ‘우한 폐렴’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중국 당국이 전염 상황을 실제보다 축소해서 밝힌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 시작되는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를 앞두고 대이동이 시작돼 확산 범위가 훨씬 넓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9일 상하이(上海)에서 1명, 광둥(廣東)성 선전(深(수,천))에서 2명의 우한 폐렴 의심 환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발원지인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 이외의 중국 지역에서 의심 환자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중국 당국은 이에 대한 공식 언급을 거부했다고 SCMP가 전했다.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17일 하루에만 17명의 추가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이로써 16, 17일 이틀간 21명이나 증가해 우한 내 확진 환자는 총 62명으로 늘어났다. 우한시 당국은 17일 발표한 추가 환자들은 13일 이전에 발병했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전염력이 강하지 않고 사람 간 전염 위험이 비교적 낮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확진 발표까지 며칠이 지난 데다 환자들의 구체적인 감염 경로를 밝히지 않아 당국의 대응이 투명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우한시 당국은 “추가 환자 가운데 일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최초 발생지인) 화난(華南)수산물도매시장에 간 적이 없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이 강조해 온 동물에 의한 감염이 아니라 사람 간 전염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것이다. 홍콩 핑궈일보에 따르면 일부 중국 누리꾼은 ‘우한 현지 병원 의사가 진료 중에 감염됐고, 그의 부인도 감염돼 환자들이 격리 치료를 받고 있는 우한 진인탄(金銀潭)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 태국에서 2명, 일본에서 1명의 확진 환자가 나왔다. 이들은 모두 중국인이다. 홍콩에서는 19일 의심 환자 11명이 추가됐다. 지금까지 의심 환자가 모두 101명에 달한다. 대만, 싱가포르, 베트남, 네팔 등에서도 의심 환자가 잇따르고 있다. 영국 BBC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자문에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임피리얼칼리지 런던 감염증연구센터가 ‘우한에서 모두 1723명의 환자가 발생(12일 기준)했을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놨다고 전했다. 이 센터 닐 퍼거슨 교수는 “일주일 전보다 상황이 훨씬 우려스럽다”며 “코로나바이러스의 특징을 고려하면 동물 접촉만으로 이렇게 많은 사람이 감염될 수 없다. 잠재적인 감염자는 현재까지 발견된 것보다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도 17일부터 100여 명의 인력을 투입해 뉴욕 존F케네디 국제공항,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등 3개 주요 공항에서 우한 폐렴 유입을 막기 위해 검역을 강화했다. CNN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항공기 승객의 건강을 점검한 것은 2014년 에볼라 발병 기간이 마지막이라며 매우 이례적인 조치라고 전했다. 한국 질병관리본부(질본)도 춘제 연휴 기간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감시 및 관리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시도별 대책반을 구성해 설 연휴 비상방역근무 체계를 가동하고 신속한 검사를 위해 모든 코로나바이러스를 확인할 수 있는 ‘판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법을 7개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에 전달키로 했다. 특히 우한 방문 후 14일 이내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있으면 곧바로 신고할 것을 지역 의료기관에 당부했다. 질본은 우한에 다녀온 내국인이 병원 진료를 받을 때 인적 사항만 넣어도 출입국 이력이 자동으로 뜨는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 이미지 기자}

이국종 아주대병원 외상외과 교수는 2011년 ‘아덴만의 여명’ 작전 때 총상을 입은 석해균 전 삼호주얼리호 선장의 생명을 살리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국내에서 중증외상환자 치료의 중요성이 부각됐고, 이는 권역별 외상센터 설립과 응급의료 전용 헬기(닥터헬기) 도입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병원 고위층과의 오랜 갈등 끝에 이 교수가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이국종 없는 외상센터’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당장 이 교수 사퇴 후 누가 외상센터장을 맡을지가 관심이다. 병원 안팎에서는 이 교수의 수제자이자 현재 본원 외과 과장인 정경원 교수 등을 적임자로 꼽는다. 그러나 병원 측이 이른바 ‘이국종의 사람’을 후임으로 임명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만약 이 교수 사퇴 이후 외상센터 운영에 문제가 생긴다면 정부나 시도지사가 응급의료법에 따라 센터 지정을 취소할 수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이 교수의 인지도로 병원이 얻은 수익이 크고, 지정 취소 시 토해내야 할 국비가 최대 80억 원에 이르는 등 경제적 손해가 만만찮다”며 “쉽게 그만둘 수 없는 만큼 병원 측이 계속 운영하면서 전보다 소극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닥터헬기가 아주대병원에서 철수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병원 측은 주변 아파트에서 민원이 제기되고 진료를 보는 데 시끄럽다는 이유 등으로 헬기의 잦은 사용을 달갑지 않게 여겨왔다. 이와 관련해 이 교수는 16일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비공개로 만나 권역외상센터와 닥터헬기 운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권역외상센터 건립에 200억 원을 지원한 지방자치단체다. 헬기 운영에도 올해 70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 교수는 “이제 닥터헬기도 아주대병원에서 하기 힘들 것”이라며 “경기도에서 들여온 것이니 외상센터가 있는 의정부성모병원에서 사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는 이 교수가 외상센터 운영이나 중증외상환자 치료에서 완전히 손을 뗄 수 없을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외상센터 의료진은 대부분 그가 선발하고 육성한 인력이다. 아주대 의대 교수회도 이 교수에게 막말을 한 유희석 아주대의료원장에게 퇴진을 요구한 상태다. 유 의료원장의 임기는 2월 말까지다. 17일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유 의료원장을 업무방해, 모욕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18일 휴대전화를 통해 외상센터장 사퇴의 뜻을 전하던 이국종 아주대병원 외상외과 교수(51)의 목소리는 의외로 평온하게 들렸다. 마치 모든 걸 내려놓은 듯한 느낌이었다. 15일 해군 해상훈련 복귀 후 본보 등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외상센터 운영의 어려움을 격정적으로 토로하던 때와 분명한 차이가 있었다. 이 교수는 사퇴를 결정하게 된 이유를 차분히 설명했다. 일부 병원 고위층 인사를 향해선 여전히 비판 수위를 높였지만 함께 외상센터를 이끌었던 의료진에는 여러 차례 미안한 마음을 내비쳤다. 이 교수는 외상센터장에서 물러난 뒤 아주대병원 평교수로 남아 치료와 강의에 나설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이 교수의 역할과 비중을 감안할 때 현재 아주대병원에 설치된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 운영에는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 교수의 사퇴 의사 표명 이후 아주대병원과 보건복지부가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외상센터 떠나는 ‘외상센터 상징’ 이 교수의 외상센터장 임기는 아직 1년 가까이 남았다. 그가 밝힌 중도 하차의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병원 고위층과의 갈등이었다. 그는 “(병원 고위층 모두가) 내가 그만두는 것을 원하고 ‘너만 입 다물면 모두가 행복해진다’고 한다”며 “이게 최선이라고 생각했고, 앞으로 외상외과 관련 일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외상센터 문제를) 이야기할 때 이미 관두기로 정했다”며 갑작스러운 결정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한 이 교수는 외상센터의 인력 부족과 예산 지원의 문제점을 주장했다. 이후에도 그는 병원과 정부를 향해 인력 및 병상 부족 문제를 호소했다. 병상 배정 문제는 이 교수와 병원 고위층 갈등의 핵심이다. 그는 이날 통화에서도 “병상이 없어서 얻으러 다닌다고 병원 원무팀에 찾아가 사정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며 “정부 담당자를 만나 해결 방법을 이야기했지만 오히려 ‘이러시면 안 된다’는 말을 들어 참담했다”고 말했다. 병상 배정과 관련해 병원 측은 공사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병상이 부족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교수는 사퇴를 결정한 다른 이유로 동료 의료진에 대한 미안함을 꺼냈다. 그는 “우리 간호사들은 매일같이 손가락이 부러지고 (피부가) 찢기는 상황을 참고 닥터헬기(응급의료 전용 헬기)를 탔다”며 “헬기 타는 것이 힘들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매일 타라고 지시하면서 심적으로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자도 동료와 후배가 일하다 다치면 마음이 아프지 않으냐. 센터장으로서 나도 똑같았다”고 고백했다. 센터장으로서 말한 지원 약속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며 자책했다. “지난해 외상센터 일반병실 60병상에 수간호사가 고작 1명이었다. 병실도 4층 40병상, 5층 20병상으로 나뉘어 있는데 관리는 1명이 했다. 그러다 보니 20병상은 수간호사 없이 방치된 경우도 많았다. 그나마 최근에 수간호사 1명이 충원됐다. 모두에게 미안하다. 간호사 인력을 반드시 증원시킨다고 약속했는데 못 지켜 미안하다. 이러한 것도 모두 내 책임이 크다.” 닥터헬기 운영을 놓고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병원 고위층이) 임신한 응급구조사를 불러 헬기 소리가 시끄럽다고 혼냈다”며 “윗사람부터 헬기 소리 때문에 민원이 많다고 야단이었는데, 과연 앞으로 헬기를 (계속) 운항하겠느냐”고 말했다.○ 정계 진출설, 이직설은 일축 이 교수는 외상센터장 자리에서 물러나도 아주대병원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 대신 교수로서 환자 진료와 학생 강의에 전념할 뜻을 내비쳤다. 다른 병원 이직 가능성에 대해서는 2011년 서울의 한 대형 병원의 제안을 거절했다며 부인했다. 최근 일각에서 제기하는 정계 진출설에는 “무슨 정계다 뭐다 자꾸 이상한 이야기를 하는데 말도 안 된다. 그냥 평교수로서 조용히 지내겠다”고 일축했다. 그는 “앞으로 (외상센터장에서 물러나면) 할 일도 많지 않을 것이고 환자도 많이 줄어들 것”이라며 “진료와 강의 등 평교수로서의 삶을 살아가겠다. 병원 정책에 최대한 맞춰 주면서 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후임 외상센터장에 대해 묻자 이 교수는 “그건 병원장이 알아서 결정할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다만 자신과 가까운 사람이 후임으로 임명되지는 않을 거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지난해 ‘닥터헬기 소리는 생명입니다(소생)’ 캠페인을 펼친 본보에도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최근 불거진 논란에 대해 해명하고 미안함을 밝히며 통화를 끝냈다.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그리고 저 때문에 많이 시끄러웠던 아주대병원 관계자분들께도 죄송하다. 최근 욕설 녹취가 공개된 건 제가 의도한 바가 아니다. 제가 의도적으로 했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 그저 제가 책임지고 그만두는 것이다. 후배 의료진도 다 알고 있다. 다만 죽기 직전까지 (열심히) 일한 간호사들에게 미안하다. 결국 간호사 증원을 못해주고 끝난 것이 제일 아쉽다.”이진한 의학전문 기자·의사 likeday@donga.com·이미지·위은지 기자}

전문가들은 해외여행 전 여행국의 감염병 유행 여부를 먼저 확인하고 적절한 예방접종과 약품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홍역 예방접종(MMR) 2회를 끝내지 않고 위험지역을 여행한 뒤 홍역에 감염된 사례가 최근 자주 보고되고 있다. 20, 30대 성인 중 홍역을 앓은 적이 없고 예방접종 2회를 맞지 않은 사람이 홍역 유행국가로 여행을 간다면 출국 전 최소 1회의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6∼11개월 영아도 출국 전 예방접종 1회를 실시하는 것을 권한다. 열대나 아열대 지역을 여행할 때는 모기 매개 감염병(뎅기열,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말라리아 등)을 유의해야 한다. 최근 뎅기열, 치쿤구니야열 등 모기매개 감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특히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와 브라질, 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에서 뎅기열 발생이 늘고 있다. 말라리아 유행 국가를 방문할 때는 의료진과 상담해 예방약을 복용하고, 여행지에서는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히 임산부는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발생국 여행을 자제해야 한다. 해당 국가를 여행했다면 남녀 모두 6개월간 임신을 미룰 것을 권한다. 해외 감염병 정보와 관련해서는 ‘해외 감염병 나우(NOW)’ 사이트를 이용할 만하다. 질병관리본부(질본)는 국내외 이동이 많은 설 연휴를 이용해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반드시 나우 사이트를 먼저 방문할 것을 당부했다. 질본은 감염병 집단 발생에 대비해 전국 보건기관과 24시간 비상방역 대응체계를 운영할 예정이다. 질본 긴급상황실(EOC)은 감염병 발생 상황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을 비롯한 전국 13개 국립검역소는 연휴 기간 해외 여행객을 대상으로 해외감염병 예방과 주의사항을 안내하고 있다. 감염병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손 씻기와 기침예절 실천, 안전한 물과 음식 섭취 등 개인 위생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금찬 질본 검역지원과장은 “정부가 아무리 검역을 강화해도 한계가 있다”며 “각자가 해외 감염병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몸에 이상이 생기면 신속히 신고해야 주변 사람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경기 오산시에 사는 중국 국적 여성 A 씨(36)는 사흘째 계속되는 열과 기침 때문에 2일 가까운 병원을 찾았다. 독감 검사를 받았지만 음성이었다. 의사는 “목이 붓고 빨갛게 염증이 있다”며 하루 치 인후염 약을 처방해줬다. 하지만 약을 먹어도 차도가 없자 A 씨는 다음 날 병원을 다시 찾았다. 흉부 X선 검사를 했지만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의사는 “혹시 모른다”며 타미플루를 포함한 사흘 치 약을 추가로 처방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증상이 계속되자 결국 A 씨는 6일 인근의 한림대 동탄성심병원을 찾아갔다. 첫날 검사에서는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다음 날 흉부 X선 검사를 하니 폐렴 소견이 나왔다. 담당 의사는 며칠 전 질병관리본부(질본)에서 온 공문을 떠올렸다. A 씨에게 해외 방문 이력을 물었더니 “지난해 12월 13∼17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 출장을 다녀왔다”는 답이 돌아왔다. 심상치 않은 낌새를 챈 담당 의사가 곧장 질본에 보고했고, A 씨는 당일 저녁 국가 지정 격리병상인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입원 1시간 뒤 역학조사관 2명이 병원을 찾아왔다. A 씨 사례는 중국에서 원인 불명의 집단 폐렴이 발병한 직후 최근 국내에서 발생한 폐렴 의심환자 이야기다. 중국 폐렴의 원인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와 같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밝혀지면서 국내에서도 감염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다행히 A 씨의 감염 원인은 코로나 바이러스와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중국의 집단 발병 폐렴으로 현지에서 41명이 격리 치료를 받았으며, 이 중 60대 남성 2명이 사망했다. 중국 보건당국은 발원지로 여겨지는 우한 화난(華南) 해산물 시장 관계자들과 접촉자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중국 폐렴이 태국, 일본, 대만, 홍콩 등 주변국으로 전파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 인천과 우한을 잇는 직항 비행기만 주 8편으로, 입국 인원은 하루 200명에 달한다.○ 갈수록 증가하는 해외 감염병 글로벌 시대를 맞아 해외에서 유입되는 감염병은 날로 늘어나는 추세다. 해외 유입 법정(法定) 감염병 1∼3급 신고 건수는 2010년 334건에서 메르스 사태 직후인 2016년 500건대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686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베트남과 필리핀, 태국 등에서 홍역에 걸린 환자만 86명이다. 특히 뎅기열(2019년 기준 279명), 세균성 이질(104명), 말라리아(74명) 등 열대 혹은 아열대성 질병의 신고 건수가 눈에 띄게 많다. 해당 감염병은 우리나라 여행객이 급증하고 있는 동남아 국가와 중국 남부에서 주로 유행하고 있다. 필리핀, 베트남, 라오스, 태국, 인도, 캄보디아,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이 전체 신고 건수의 86%를 차지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최근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홍역이 유행하면서 7일까지 31만 명이 감염됐고 6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콩고에서 한국을 찾는 입국 인원은 2018년 하반기(7∼12월) 기준 월 100명 가까이 된다. 이민원 질본 긴급상황센터장은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감염병이 유행하면서 종종 이름조차 생소한 감염병 신고도 들어온다”며 “출국자가 늘고 메르스 사태 이후 해외 감염병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신고 건수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동남아 지역 등에서 감염병이 만연한 원인을 지구 온난화와 무분별한 자연 개발에서 찾고 있다. 기온 상승이 세균 등 미생물의 활동을 촉진하는 한편, 자연 개발로 인해 바이러스 숙주인 야생 동물과의 접촉 빈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한 폐렴도 사스나 메르스처럼 야생 동물로부터 바이러스가 전이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이재갑 한림대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기후변화로 열대 질환을 옮기는 모기 생태계가 촉진되고 있다”며 “무분별한 자연 개발로 생기는 폐기물과 웅덩이에서 해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매년 ‘위험 지역’에서 수백만 명 입국 질본은 세계 각지의 감염병 현황을 파악해 이 중 위험 지역을 ‘감염병 오염 지역’으로 지정해 공개하고 있다. 중국을 포함해 총 65개국의 감염병 오염 지역(이달 8일 기준)에서 우리나라로 입국하는 인원은 매년 수백만 명에 이른다. 질본에 따르면 감염병 오염 지역에서 입국하는 인원은 2017년 943만7000명, 2018년 906만 명, 지난해 580만6000명이었다. 오염 지역으로 지정된 국가들이 바뀜에 따라 지난해 입국 인원이 크게 줄었는데도 이상 증상을 신고한 인원은 예년과 비슷했다. 이상 증상을 신고한 인원은 2017년 25만9000명, 2018년 26만5000명, 2019년 23만9000명. 감염병 오염 지역 입국자 가운데 증상을 신고한 사람들의 비율은 2017년 2.7%에서 지난해 3.9%로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공항 진단검사실에서 감염병 양성 반응 결과를 받은 사람은 1449명에 이른다. 질본은 귀국 직후 이상 증상이 보이면 반드시 보건당국에 신고하라고 당부한다. 가까운 병원 또는 보건소를 찾거나 질본 콜센터(1339)로 신고해야 한다. 의료진도 법정 감염병이 의심되는 환자를 발견할 경우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 신종 감염병을 포함한 1, 2급 법정 감염병을 신고하지 않은 의료인은 최대 500만 원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감염병 정보 전달체계도 바꿔야 2010년 6월 해외 순회공연을 마치고 돌아온 한 예술단체의 여성 단원 2명이 고열과 설사 증세로 병원에 입원했다. 이들은 다른 단원들과 함께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나이지리아, 터키, 이집트 등 4개국에서 공연을 마치고 막 귀국한 참이었다. 검사 결과 병명은 아프리카 일대에서 유행하는 ‘급성 열성 전염병 말라리아’. 두 단원은 말라리아 예방약을 처방받아 이미 복용한 상태였다. 그러나 확인 결과 담당 의사가 잘못된 약(항말라리아제 ‘클로로퀸’)을 처방해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나이지리아는 항말라리아제 종류 중 클로로퀸의 효능이 떨어지는 지역이기 때문에 ‘말라론’이나 ‘메플로퀸’을 처방해야 한다. 결국 두 단원은 투병 끝에 숨졌다. 똑같은 감염병이라도 지역별로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그에 맞춘 처방이나 치료가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의료진이 감염병 정보를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보건당국은 의료진을 대상으로 감염병 관련 정보를 공문을 통해 알리고 있다. 공문을 통해 실시간으로 감염 정보를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어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부터는 새로운 방식을 동원했다. 휴대전화로도 볼 수 있는 소식지 ‘감염병 뉴스레터’를 고안한 것. 질본은 대한의사협회와 함께 뉴스레터를 제작해 의료인 9만 명에게 격주로 발송하고 있다.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 발령’ ‘서울 모 학교 홍역 발생’ 등과 같이 국내 감염병 최신 소식과 국제 동향, 일반 상식 등을 고루 담고 있다. 그러나 뉴스레터를 받은 의사 10명 중 4명은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본이 지난해 11월 의료인 35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평소 소식지를 잘 챙겨 보느냐’는 질문에 60.6%만 ‘그렇다’고 대답했다. 뉴스레터에 대한 평가는 전반적으로 호의적이었다. 응답자 10명 중 8명 이상(84.6%)이 ‘소식지가 신고 및 진료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응답자의 71.4%는 ‘감염병 최신 소식의 분량을 늘리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질본은 소식지 전달 대상을 간호사와 보건의료직 공무원 등 다양한 직군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스마트폰 문자 등을 활용해 소식지에 대한 접근성도 높일 방침이다. 한층 전문적이고 다양한 내용을 다룰 수 있도록 별도의 홈페이지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재갑 한림대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미국, 영국에서는 의료인을 대상으로 한 전문적인 감염병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사이트밖에 없는데 의료진이 최신 연구 동향과 정보를 파악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를 별도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이미지 image@donga.com·위은지 기자}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과 병원 고위층 사이 갈등의 가장 큰 원인으로 병상 배정 문제가 꼽히고 있다. 지난해 9월 열린 병원 내부 회의에서는 이 문제를 놓고 이 센터장과 병원 고위층이 심하게 충돌하기도 했다. 아주대 의대 교수회는 유희석 의료원장의 사과와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16일 본보가 입수한 아주대병원 회의 녹취록에는 외상센터 환자의 병상 점유 문제가 향후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이 담겨 있다. 한 병원 고위층 인사가 “외상센터 병상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크다”고 지적하자, 이 센터장은 “자꾸 우리 때문에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타격이 생긴다고 (하면서) 죄책감을 주지 말라”고 강하게 항변했다. 회의에서는 닥터헬기 소음과 이에 따른 민원 때문에 환자가 줄어들 것을 우려하는 내용도 거론됐다. 의료계에서는 양측의 해묵은 갈등이 병상 배정을 계기로 폭발했다는 의견이 많다. 사실 병상 부족은 다른 권역외상센터에서도 겪는 일이다. 전문가들은 병상 부족의 가장 큰 원인으로 중증 대신 경증 환자 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점을 꼽는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전국 13개 권역외상센터에 입원한 환자 3만3275명 중 46.7%(1만5543명)가 경증 외상 환자였다. 국제 외상 평가기준인 손상중증점수(ISS)에 따라 흉부, 복부 등 6개 신체부위별 손상 정도를 합산해 75점 만점에 9점 미만이면 경증, 15점 초과면 중증으로 분류한다. 경증 외상 환자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목포한국병원 외상센터였다. 이곳은 전체 환자 2588명 중 65%(1682명)가 경증 외상 환자였다. 안동병원(58%), 의정부성모병원(54%), 가천대길병원(51%) 등도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이 경증이었다. 배금석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은 “이송된 환자 중에 경증으로 판명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막상 경증 환자가 와도 다른 곳으로 보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외상센터 치료가 필요한 중증 환자가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교수에 따르면 인천 가천대길병원 외상센터 내 중증 외상 환자 비율은 17%. 또 인천에서 발생한 중증 외상 환자가 권역 내 외상센터에서 치료받는 비율은 12%에 불과하다. 인천에서 중증 외상을 입은 환자의 88%가 인천 내 일반 병원이나 다른 지역 외상센터로 가고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응급 환자의 상태를 판단해 가장 적합한 의료기관으로 이송할 수 있는 응급 환자 분류 시스템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편 아주대 의대 교수회는 16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후배 교수에게 폭언을 해 병원의 명예를 실추시킨 유 의료원장은 이 교수와 전체 교수에게 사과하고 즉시 의료원장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유 의료원장은 현재 베트남 출장 중이며 2월 말 임기가 끝난다.위은지 wizi@donga.com·전주영·이미지 기자}

“너무 비참하잖아요.” 한 달간의 해군 해상훈련 동행을 마치고 15일 귀국한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이 괴로운 심경을 털어놨다. 그는 외상센터 운영을 둘러싸고 병원 측과 오랜 기간 갈등을 빚었다. 최근에는 유희석 아주대의료원장이 수년 전 이 센터장에게 욕설과 막말을 하는 녹취가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이 센터장은 15일 오후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병원 측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병원 측이 의도적으로 외상센터 환자에게 병상을 배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센터장은 “아무 지원도 없이 외상센터를 1등급으로 만들기 위해 몸을 갈아가면서 일했다”며 병원 측의 주장이 모두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 같은 문제를 알고 보건복지부 담당자가 현장조사까지 했지만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병상 배정과 관련해 그동안 아주대병원 측은 건물 공사 등으로 인해 추가 배정이 어려웠다고 주장했다. 이 센터장은 외상센터로 복귀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지금 상황에서) 그런 게 무슨 상관이냐”고 말했다. 사실상 단시일 내 병원 복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센터장은 이날 오전 경남 진해군항을 통해 돌아왔다. 그는 입항 환영행사에 참석하는 대신 근처에서 석해균 전 삼호주얼리호 선장을 만났다. 이 센터장은 2011년 ‘아덴만의 여명’ 작전 때 크게 다친 석 전 선장을 직접 수술했다. 한편 아주대 의대 교수회 임원들은 15일 회의를 열고 유 의료원장의 퇴진이 불가피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교수회는 16일 이 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본보가 입수한 성명서 초안에 따르면 교수회는 유 의료원장의 막말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규정했다. 또 이 센터장이 병원 발전에 기여한 바를 감안할 때 유 의료원장의 행동을 묵과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유 의료원장이 이 센터장에게 사과하고 즉각 물러나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유 의료원장의 임기는 2월 말까지다.위은지 wizi@donga.com / 진해=강정훈 / 이미지 기자}

해군 훈련에 참가하고 있는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사진)이 15일 경남 진해군항을 통해 귀항한다. 최근 외상센터 운영을 둘러싸고 불거진 이 센터장과 병원 측의 갈등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14일 해군에 따르면 15일 오전 구축함인 문무대왕함이 진해군항에 입항한다. 명예 해군중령인 이 센터장은 지난해 12월 중순 문무대왕함에 승선해 태평양 일대에서 실시된 해상 훈련에 참가했다. 문무대왕함에서는 휴대전화 등 개인 통신수단 사용이 불가능하다. 그 대신 TV 시청은 가능해 이 센터장은 자신에 대한 언론보도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센터장과 병원 측은 그동안 외상센터 운영 과정에서 크고 작은 마찰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희석 아주대의료원장이 이 센터장에게 욕설을 하는 녹취도 4, 5년 전 상황으로 알려졌다. 의료계에서는 양측 사이 갈등이 그만큼 오랜 기간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에는 병상 부족이 문제였다. 환자가 몰려 센터의 병상이 부족하면 본관 내 다른 진료과 병상을 이용해야 하는데 병원 측이 협조해주지 않았다는 것이 이 센터장의 주장이다. 그러나 병원 측은 “755개 병상을 40개 넘는 진료과가 나눠 쓰는 탓에 본관 병상도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의료계에서는 최근 권역외상센터에 중증이 아닌 경증 환자가 몰리는 걸 원인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권역외상센터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규모를 키우고 위급 상황을 넘긴 환자는 다른 병원으로 이송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조석주 부산대 응급의학과 교수는 “전원(轉院·병원을 옮기는 것) 업무를 맡을 일종의 ‘조정센터’를 지역 거점마다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위은지 wizi@donga.com·이미지 기자}

해군 훈련에 참가하고 있는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사진)이 15일 경남 진해군항을 통해 귀항한다. 최근 외상센터 운영을 둘러싸고 불거진 이 센터장과 병원 측의 갈등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14일 해군에 따르면 15일 오전 구축함인 문무대왕함이 진해군항에 입항한다. 명예 해군중령인 이 센터장은 지난해 12월 중순 문무대왕함에 승선해 태평양에서 실시된 해상 훈련에 참가했다. 문무대왕함에서는 휴대전화 등 개인 통신수단 사용이 불가능하다. 그 대신 TV 시청은 가능해 이 센터장은 자신에 대한 언론보도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센터장과 병원 측은 그동안 외상센터 운영 과정에서 크고 작은 마찰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희석 아주대의료원장이 이 센터장에게 욕설을 하는 녹취도 4, 5년 전 상황으로 알려졌다. 의료계에서는 양 측 사이 갈등이 그만큼 오랜 기간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에는 병상 부족이 문제였다. 환자가 몰려 센터의 병상이 부족하면 본관 내 다른 진료과 병상을 이용해야 하는데 병원 측이 협조해주지 않았다는 것이 이 센터장의 주장이다. 이에 병원 측은 “755개 병상을 40개 넘는 진료과가 나눠 쓰는 탓에 본관 병상도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의료계에서는 최근 권역외상센터에 중증이 아닌 경증 환자가 몰리는 걸 원인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권역외상센터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규모를 키우고 위급 상황을 넘긴 환자는 다른 병원으로 이송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조석주 부산대 응급의학과 교수는 “전원(轉院·병원을 옮기는 것) 업무를 맡을 일종의 ‘조정센터’를 지역 거점마다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중국 측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저희도 확인 중입니다.” 9일 질병관리본부(질본) 관계자는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 집단 폐렴 발병에 대한 중국중앙(CC)TV 보도 내용을 묻는 기자들의 전화에 이 같은 말만 되풀이했다. 이날 CCTV는 “폐렴의 원인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잠정 판정됐다”고 전했다. 전날 국내에서도 의심환자 발생이 보도되면서 중국발 폐렴에 대한 우려가 커지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정작 중국 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와 우한 위건위 홈페이지에서는 CCTV 보도와 관련된 내용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홈페이지에 CCTV 기사가 링크된 것이 고작이었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등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기초적인 설명 자료만 게시했을 뿐 현안에 대한 공식 발표는 없었다. 질본 직원들이 중국 보건당국과 대사관에 수차례 확인을 요청한 뒤에야 ‘간접적인 시인’만 겨우 들을 수 있었다. 국내 의심환자가 우한발 폐렴에 걸린 것이 맞는지 확인하는 과정도 녹록지 않았다. 중국으로부터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전체 염기서열만 확보하면 몇 시간 안에 진단이 가능하다. 그러나 중국 측 답변이 늦어지면서 모든 유형의 코로나 바이러스를 확인하는 진단키트 검사를 이틀에 걸쳐 시행해야 했다. 질본은 10일 중국 푸단(復旦)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염기서열 정보를 찾아냈다. 하지만 현재까지 중국 정부 차원에서 공유한 자료는 없다. 보건당국이 중국 현지의 폐렴 감염 상황을 확인하는 방법은 더 황당하다. 우한 위건위 홈페이지에 폐렴 관련 정보가 부정기적으로 올라오고 있기 때문에 질본 직원들은 수시로 홈페이지를 ‘새로 고침’ 하면서 내용을 확인 중이다. 이 같은 ‘깜깜이’ 소통에 질본 관계자들도 답답해하는 모습이다. 한 관계자는 “중국 측이 연락을 거부하는 건 아니지만 워낙 정보를 통제하고 있어 신속하게 상황을 알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아직 국내에 폐렴 의심환자가 추가로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감염경로가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안심하기는 이르다. 초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면 ‘제2의 메르스 사태’가 오지 않으리라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과 동남아에서 신종 감염병이 자주 발생하는 만큼 잠재적인 감염병 위험 국가들에 방역관을 파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재갑 한림대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일본만 해도 대사관마다 의사 한 명을 파견해 국가별 감염병 정보를 수집하고 해외 진료센터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질본에 따르면 현재 우리 정부가 해외에 파견한 방역관은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사무국에 주재하는 한 명뿐이다. 이미지 정책사회부 기자 image@donga.com}
최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집단 발병한 폐렴의 원인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우한을 다녀온 뒤 비슷한 증상으로 격리 치료 중인 국내 의심환자도 같은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과거 국내외에서 큰 피해를 낸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의 원인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일종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사무국은 9일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폐렴의 원인은 새로운 코로나 바이러스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중국 국영방송 중국중앙(CC)TV도 환자로부터 채취한 샘플을 조사한 결과 새로운 유형의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아데노, 리노바이러스와 함께 사람에게 감기를 일으키는 3대 바이러스 중 하나다. 현재까지 확인된 인체 전염 코로나 바이러스는 총 6종으로, 이 중 4종은 감기와 비슷한 가벼운 증상만 일으킨다. 나머지 2종이 사스와 메르스로 심각한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2003년 중국 본토에서만 사스로 인해 300명 넘게 사망했고,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병한 메르스는 국내로 확산돼 38명이 숨졌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소나 개, 박쥐 등 포유류나 조류로부터 전염될 수 있다. 사스와 메르스도 각각 사향고양이와 낙타에 기생하던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옮겨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질병관리본부(질본)에 따르면 국내에서 증상이 나타난 의심환자 A 씨(36·중국인)는 현재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 격리 치료 중이다. 현재 고열 등 별다른 증세 없이 안정적인 상태다. A 씨가 국내에 들어온 뒤 접촉한 가족 등 29명도 모니터링이 진행 중인데 아직 별다른 증세는 없다. 질본은 A 씨의 신체 분비물을 조사한 결과 사스나 메르스는 물론이고 자주 발병하는 4개 유형의 코로나 바이러스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질본은 현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비롯해 폐렴구균, 미코플라스마, 레지오넬라 등 병원체 8종에 대한 추가 검사를 진행 중이다. 최종 결과는 약 1주일 후 나올 것으로 보인다.이미지 image@donga.com·전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