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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의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국내외 행동주의 펀드들이 보폭을 넓히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정부가 증시 부양을 위해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에 힘입어 주주가치 제고를 주장하는 이들의 목소리에 더 힘이 실리는 양상이다. 행동주의 펀드들은 주가가 저평가된 기업들을 공략해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주주들의 권익을 수호하는 순기능을 발휘한다. 하지만 이들이 해당 기업의 중장기적인 미래보다 단기 차익에만 관심을 기울인 나머지 기업의 투자 여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삼성물산에 “배당 늘려라” 공세 15일 삼성물산은 다음 달 열리는 정기 주총에서 영국계 자산운용사인 시티오브런던 등 5곳의 행동주의 펀드 연합이 제시한 자사주 소각과 현금 배당 안건을 의안으로 상정한다고 밝혔다. 시티오브런던 등은 삼성물산에 5000억 원어치 자사주를 매입하고, 배당액도 삼성물산이 제안한 규모보다 70% 이상을 늘리라고 요구했다. 이에 삼성물산은 행동주의 펀드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앞서 삼성물산은 2026년까지 연간 1조 원에 달하는 자사주 소각과 계열사 배당금의 70%를 재배당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행동주의 펀드들이 제안한 총 주주환원 규모는 1조2364억 원으로 지난해와 올해 회사 잉여현금흐름의 100%를 초과하는 금액”이라며 “주주 요구를 받아들여 현금 유출이 이뤄지면 회사의 향후 투자 재원 마련이 힘들어질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은 행동주의 펀드와 주총에서 표 대결에 나설 방침이다. 행동주의 펀드들은 다음 달 주총을 앞두고 다른 기업들에도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예고하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달 JB금융지주에 자신들이 작성한 이사 후보 명단을 제시하는 등 이사 선임에 개입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플래쉬라이트파트너스도 2001년부터 KT&G의 구(舊) 경영진이 회사의 자사주 1000여만 주를 재단 등에 무상으로 증여하는 등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기업 밸류업’ 타고 보폭 넓히는 행동주의 글로벌 거버넌스 리서치 회사인 딜리전트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20년 10곳 정도에 불과했던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 대상 국내 기업은 2021년 27곳, 2022년 49곳, 2023년 73곳으로 급증했다. 2020년부터 시작된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으로 개인투자자가 늘면서 주주환원을 앞세운 행동주의 펀드가 힘을 얻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올해는 정부가 저(低)주가순자산비율(PBR) 상장사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예고하면서 행동주의 펀드들의 주주환원 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행동주의 펀드에 호응하면서 주주환원에 적극 나서는 기업도 늘고 있다. 국내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배당을 크게 늘리면서 2022년 29%였던 주주환원율을 35%까지 끌어올렸다. 지난해 자사주 소각 규모도 4조7626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이달 8일까지 3조3148억 원어치의 물량을 소각했다. 그러나 산업계에선 삼성물산의 사례처럼 행동주의 펀드들이 뭉쳐 한 기업을 공격하는 ‘울프팩(wolf pack·늑대 무리) 전략’이 빈번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무리한 주가 부양이 자칫 기업의 성장성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경고도 여전하다. 김춘 한국상장사협의회 정책1본부장은 “주주환원도 중요하지만 중장기적인 기업의 투자 여력 감소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의 최고 수혜주인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을 제치고 시가총액 4위에 올랐다. 13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주가는 전날보다 0.17% 하락한 721.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엔비디아의 시총은 1조7816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날 주가가 2.15% 떨어진 아마존(1조7518억 달러)을 밀어내고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알파벳(구글 모기업)에 이어 시총 4위에 올랐다. 시총에서 아마존이 엔비디아에 역전당한 것은 2002년 이후 22년 만이다. 엔비디아는 최근 AI용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주가가 폭등했다. 최근 1년간 주가가 246% 올랐고, 올해 들어서만 45.7% 상승했다. 월가에서는 엔비디아가 알파벳(시총 1조8198억 달러)을 제치고 시총 3위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엔비디아의 주가가 810달러 이상 될 경우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알파벳에 이어 시총 2조 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 엔비디아의 주가 향방은 21일로 예정된 실적 발표에 달려 있다. 현재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엔비디아의 지난해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118% 늘어났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새해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시장금리 하락으로 대출 금리가 떨어지면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5조 원 가까이 불어났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1월 금융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 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전월 대비 3조4000억 원 늘어난 1098조4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월 이후 10개월 연속 대출 잔액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시장금리가 내림세를 보이면서 주담대가 4조9000억 원 늘어난 게 가계대출 증가의 핵심 요인이었다. 1월 기준 주담대 증가 폭은 2021년 1월(5조 원)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크다. 추명삼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시장의 금리 하락이 가계대출 증가 압력으로 작용했다”면서 “다만, 두세 달 전부터 주택 거래가 감소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의 증가 폭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부터 시행된 신생아특례대출이 지난해 특례보금자리론처럼 가계대출 증가세를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특례보금자리론과 달리 제약 요건이 많아 차이가 있다”면서도 “주택 매매 수요 증가를 통한 실수요 확대 가능성은 있어 주의 깊게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국내 A시중은행의 해외 대체 투자 담당자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의 가격 폭락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국의 심장부인 뉴욕 맨해튼 지역에 가장 안전하다는 선(先)순위 대출을 했지만, 자산 가격이 폭락하면서 대규모 손실 가능성이 높아졌다. 해외 부동산의 선순위 대출에 손실 가능성이 있다는 건 자산 가격이 60% 이상 폭락했다는 뜻이다. A은행은 이 대출을 비롯한 미국 내 부동산 투자 자산이 1조 원에 달한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 위기가 확산하면서 국내 금융계에도 후폭풍이 일고 있다. 관련 자산에 수십조 원을 투자한 국내 금융사들의 대규모 손실 가능성이 불거지고 있고,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에 가입한 개인투자자들도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제2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12일(현지 시간)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미국 상업용 및 다가구주택 부동산 대출 잔액(4조7000억 달러)의 20%에 가까운 9290억 달러(약 1236조 원)의 만기가 연내 돌아온다. 일각에선 미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올해 최대 15% 추가 하락하며 부실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억만장자 투자자 배리 스턴리히트 스타우드캐피털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앞으로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1조 달러 이상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실 여파는 국내 금융사까지 미치고 있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국내 금융사의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 규모는 55조8000억 원에 달하는데 이 중 25%인 14조 원이 올해 만기가 돌아온다. 시중은행들이 물려 있는 액수도 상당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4대 금융지주의 해외 상업용 부동산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16조5000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4대 금융지주는 역대 최대인 9조 원가량의 대손충당금을 쌓았지만 최근 해외 부동산 대출 손실이 예상되면서 올해 더 많은 충당금을 쌓아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해외 부동산 자산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며 “투자 기관들끼리 조율해서 부실 자산을 신속하게 정리하고, 우량 자산은 추가 투자하는 등의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부동산 펀드’ 개인투자자 ‘제2 ELS’ 우려도 해외 상업부동산 위기 비상올 만기 4365억 중 4104억 개인투자獨 빌딩 투자펀드는 수익률 ―82% 해외 부동산 가치가 폭락하면서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의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트리아논 빌딩에 투자한 ‘이지스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229호’의 펀드 설정 이후 누적 수익률은 13일 기준 ―81.89%에 달한다. 미국 뉴욕과 벨기에 브뤼셀 빌딩에 투자한 ‘한국투자뉴욕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1호’(―30.91%)와 ‘한국투자벨기에코어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2호’(―15.96%) 등도 손실을 보고 있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공모펀드로 투자한 일본 삿포로 호텔이나 미국 항공우주국(NASA) 본사 건물 등도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면서 손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공모펀드로 인수한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오피스 빌딩을 지난해 10월 매입가 대비 20%가량 낮은 금액에 매각하기도 했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는 총 4365억 원으로 이 중 4104억 원을 개인들이 투자했다. 투자자 수만 1만 명을 넘어선다. 만일 만기 연장이 불발될 경우 대규모 손실이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가 ‘제2의 홍콩발 ELS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 부실 문제는 전 세계 금융사들의 숨통을 죄고 있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 자금을 댄 미 지역은행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는 지난해 4분기(10∼12월)에만 2억6000만 달러(약 3500억 원)에 달하는 손실에 직면했다. 독일 도이체방크는 지난해 4분기 글로벌 부동산 투자 관련 손실충당금을 전년 대비 4.7배로 높였다. 일본의 중소은행인 아오조라은행도 상업용 부동산 대출 관련 충당금 때문에 15년 만에 처음 적자를 기록했다. 상업용 부동산 가격 하락 추세로 글로벌 금융사들의 부실 위기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데이터 분석회사 그린스트리트는 “상업용 부동산의 평가 가치가 여전히 너무 높다”며 “상업용 부동산 가치가 올해 최대 15%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고금리 장기화의 여파로 3곳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빚을 낸 다중채무자가 역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다중채무자 가계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7∼9월) 말 기준 국내 가계대출 다중채무자는 450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 분기 대비 2만 명이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다다. 다중채무자가 전체 가계대출자(1983만 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2.7%로 사상 최고치다. 고금리가 계속되면서 다중채무자들의 상환 능력도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다중채무자의 평균 연체율은 1.5%로 추산되는데, 이는 2019년 3분기(1.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중채무자의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도 58.4%에 달한다. 이는 소득의 약 60%를 원리금 상환에 써야 한다는 뜻인데 자칫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과 기관 등에서는 DSR이 70% 안팎일 경우 최소 생계비 정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소득을 빚 갚는 데 써야 하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 현재 전체 다중채무자 중 26.2%(118만 명)가 DSR 70%를 넘었다. 전체 가계대출자로 범위를 넓히면 총 279만 명이 DSR 70%를 넘겼다. 특히 다중채무자 가운데 저소득(소득 하위 30% 미만)·저신용(신용점수 664점 이하) 등 취약차주의 평균 DSR은 63.6%에 달하는 등 대출 상환 부담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지난해 말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대출자들의 DSR이 높아질 경우 소비 성향 하락으로 이어져 장기간 가계 소비가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외국인투자가들이 현대차·기아와 금융주 등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종목들을 대거 쓸어 담으면서 최근 코스피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저(低)PBR’ 투자 훈풍에 ‘빚투’(빚을 내서 투자) 규모가 다시 급증하는 등 투자 과열에 대한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8일까지 외국인투자가들은 국내 코스피에서 4조4543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코스피는 지난달 말 2,500 선이 무너졌지만, 이달 들어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에 힘입어 약 한 달 만에 2,600 선을 회복했다. 설 연휴가 시작되기 직전인 8일엔 전일 대비 10.74포인트(0.41%) 상승하면서 2,620.32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외국인들이 코스피에서 폭풍 매수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실제 외국인들의 투자는 기업의 자산 가치 대비 시가총액이 낮은 저PBR 종목에 집중됐다. 외국인들이 이달 들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현대차로 8일까지 총 1조2520억 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현대차는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뒀지만, 주가는 제자리걸음하면서 대표적인 저평가 종목으로 분류됐다. 외국인의 매수세에 현대차의 주가는 지난달 18만 원대에서 이달 8일 종가 기준 25만 원까지 급등했지만, PBR은 여전히 0.71배로 1배 미만이다. 외국인들은 현대차 외에도 기아(3244억 원), 삼성물산(2366억 원), KB금융(2225억 원), 하나금융지주(1806억 원), SK스퀘어(1426억 원) 등 PBR 1배 미만의 종목을 대거 사들였다. 이들 종목 대부분이 이달 들어 10% 이상 급등하면서 최근 코스피 상승 장세를 이끌고 있다. 외국인들이 저PBR 종목을 쓸어 담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은 해당 종목들을 매각하면서 차익 실현에 나섰다. 이달 들어 개인투자자들은 5조2583억 원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매도 상위 종목은 현대차(1조6451억 원), 삼성물산(2887억 원), 기아(2750억 원), KB금융(2240억 원)으로 외국인과 정반대 투자 경향을 드러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외국인과 개인의 투자 성향은 항상 정반대로 나타났다”며 “외국인들이 저평가 종목들의 주가 상승에 베팅한 반면, 개인들은 매도하면서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저PBR 종목 위주로 외국인들의 수급이 유입된 것에 대해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이차전지 등 성장주 중심의 투자가 일어났다면 올해에는 저평가 우량주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며 “금융주 등은 최근 주가 상승에도 여전히 PBR 1배 미만이라 추가 상승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저PBR 종목 위주로 신용거래가 늘어나는 등 과열 양상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7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의 신용잔액은 9조6804억 원으로 지난해 말(9조166억 원) 대비 6638억 원(7.36%) 늘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증가 기대감에 힘입어 뉴욕 증시 시가총액 ‘빅(big) 3’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12일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9일 엔비디아 시총은 1조7810억 달러(약 2374조 원)였다. 이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 모회사), 아마존에 이어 시총 5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올해 들어 45% 이상 주가가 급등하면서 알파벳, 아마존과의 격차를 4% 내외로 줄였다. 급등세를 감안하면 조만간 이들을 앞지르고 3위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보다 12.3%가량만 더 오르면 시총 2조 달러 돌파도 가능하다. 시총 2조 달러를 넘은 기업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등 세 곳뿐이다. 국내 주식 투자자들도 엔비디아 투자액을 늘리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6일 국내 투자자가 보유 중인 엔비디아 주식 평가액은 61억5700만 달러로 테슬라(104억8400만 달러)에 이어 2위였다. 부동의 2위였던 애플은 3위로 내려왔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새해를 맞아 삼성생명의 맞춤형 헬스케어 앱인 ‘더헬스’에서 ‘2024 더 건강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더헬스는 2022년 4월 삼성생명에서 내놓은 종합 건강 플랫폼으로 인공지능(AI) 식단 기록, 영상 기반 운동 코칭과 같은 건강 관련 서비스를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앱 출시 후 2년 만에 회원 수 65만 명을 돌파하는 등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더헬스는 올해 2월 2024 더 건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미라클워킹’ 챌린지를 실시한다. 앱을 통해 매일 8000보 이상 걸은 고객을 대상으로 목표 달성 스탬프를 제공하는데 이들 중 선착순으로 5000명에게 CU편의점 상품권을 제공한다. 또 앱에서 ‘룰렛 이벤트’ 페이지에 접속해서 걸음 수를 확인한 후 룰렛을 돌리면 매일 추첨에 따라 GS편의점 쿠폰을 받을 수 있다. 건강 증진을 위해 실시한 미션에 참여한 고객을 대상으로 신세계상품권, 인바디 체성분 측정기, 더본코리아 외식상품권 등 다양한 경품을 추첨해서 증정, 고객들의 건강한 일상을 지원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이번 더 건강 프로젝트를 통해 고객들이 연말보다 연초에 건강검진을 받아 한 해 동안 건강을 개선하길 기원한다는 메시지도 전했다. 연초에 건강검진 결과를 참고해서 건강 목표를 계획하고 실천한다면 더욱 효과적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삼성생명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분기별 건강검진 수검률을 분석한 결과 전체 건강검진 수검자 중 46.8%가 4분기(10∼12월)에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7∼9월) 27.4%, 2분기(4∼6월) 19.4%, 1분기(1∼3월) 9.4% 순으로 연초로 갈수록 수검률이 떨어졌다. 회사 측은 더헬스에서 제공하는 ‘건강등급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을 추천하기도 했다. 건강검진 기록을 활용해서 건강등급과 질환별 위험도를 산출하고 분석 결과를 통해 나에게 알맞은 건강관리를 할 수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더헬스를 통해 모든 국민이 건강해지는 2024년이 됐으면 좋겠다”며 “앞으로도 유용한 기능과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해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연금 시장에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본격적으로 도입된 지 6개월 만에 총수탁고 규모가 8000억 원을 넘어섰다. 대표 상품인 타켓데이트펀드(TDF)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자산운용사들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수탁고 규모와 장기 수익률에서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디폴트옵션 시장 34.5% 점유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18일 기준 디폴트옵션 전용 펀드(O클래스)는 85개로 총수탁고는 8344억 원이다. 디폴트옵션은 근로자가 본인의 퇴직연금 적립금을 운용할 금융상품을 결정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지정한 운용 방법으로 자동 운용하는 제도로 지난해 7월에 도입됐다. 8000억 원이 넘는 디폴트옵션 시장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단연 선두를 차지하면서 시장을 이끌고 있다. 18일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디폴트옵션 전용 펀드 수탁고는 총 2876억 원으로 전체 수탁고 중 34.5%에 달한다. KB자산운용(1132억 원), 삼성자산운용(867억 원), 키움자산운용(830억 원)이 뒤를 잇고 있지만 상위 2∼4위 수탁고를 모두 합친 것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운용 규모가 더 크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대표 디폴트옵션 전용 펀드는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35’이다. 디폴트옵션이 시행된 이후 꾸준하게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18일 기준 수탁고는 633억 원이다. 국내 디폴트옵션 전용 펀드 가운데 최대 규모다.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35는 가입자가 설정한 은퇴 시점에 맞춰 자산을 운용해 주는 TDF 상품이다. 은퇴가 먼 초기 시점에는 위험자산의 비중을 높이다가 은퇴 시점이 가까워지면 안전자산 비중을 늘리는 ‘글라이드 패스’ 방식을 활용한다.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35처럼 펀드 명의 숫자(2035)가 은퇴 예상 시점을 의미한다.TDF 시장서도 13년간 1위 고수 국내 TDF 시장은 지난 2011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래에셋자산배분 TDF’를 출시하며 처음 열렸다. 이후 자산운용사 특성에 맞춘 TDF를 선보이면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TDF는 디폴트옵션 시행으로 가장 큰 성장이 예상된 상품 중 하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까지 TDF 시장에서도 압도적인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제로인에 따르면 18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DF 수탁고는 3조9000억 원으로 전체 TDF 수탁고(9조7000억 원) 가운데 39.7%의 비중이다. 삼성자산운용(17.7%), KB자산운용(12.6%), 한국투자신탁운용(11.6%) 등과 큰 차이를 보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우수한 장기 수익률을 거두면서 TDF 시장 분야에서 13년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연금 상품 특성상 장기 수익률이 가장 중요한데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높은 수익률을 올리면서 고객들의 지지를 받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18일 제로인에 따르면 디폴트옵션에 편입된 펀드의 5년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총 85개의 펀드 중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DF가 1, 2위를 동시에 차지했다.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45’가 57.56%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고,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40’는 55.72%로 근소한 차이를 보이며 2위를 차지했다. 이들 상품을 포함해서 수익률 상위 10개 펀드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5개 펀드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내놓은 상품이다. 손수진 미래에셋자산운용 WM연금마케팅부문 부문장은 “TDF 상품을 선택할 때 낮은 변동성과 꾸준한 장기 성과도 중요하지만 투자 자산의 비중 및 환헤지 여부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차별화된 디폴트옵션 상품 제공을 통해 투자자 퇴직연금의 장기 성과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신한투자증권이 전 세계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할 수 있는 ‘신한 SHarp 글로벌 EMP 랩’을 추천 상품으로 제시했다. 이 상품의 투자 대상은 전 세계 증시에 상장된 ETF이며 국내 유동성은 환매조건부채권(RP)과 머니마켓랩어카운트(MMW) 등으로 확보한다. ETF에 투자하는 만큼 다양한 상품군, 낮은 운용보수, 실시간 거래 등 ETF의 장점을 그대로 흡수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신한투자증권의 리서치센터, 포트폴리오전략부, 랩운용부 등이 매월 시장 상황을 반영해 완성도 높은 포트폴리오 자문을 하고 있다. 고객들의 투자 성향이나 목표에 맞는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하고, 시장 변화에 맞춰 대처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고객 투자 성향에 따라 주식형, 인컴형, 자산배분형 등 세 가지 상품을 추천하고 있다. 주식형은 장단기 관점에서 알파 수익 요소를 창출할 ETF를 전략적으로 선별해서 투자한다. 지역이나 투자 섹터 중심의 운용 전략에서 벗어나 주식시장의 주요한 성과 요소를 분석하고 장단기 관점에서 알파 성과 요소가 될 수 있는 ETF를 선별해서 분산 투자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성과 창출 기반을 강화한다는 데 중점을 뒀다. 인컴형은 이자 또는 배당소득을 지급하는 글로벌 ETF에 분산 투자한다. 계량적인 모델링을 통해 목표로 설정한 위험 한도 내에서 글로벌 배당주나 대체 인컴, 글로벌 채권 등에 배분해서 투자하는 운용 전략을 사용한다. 확정 수익과 유동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의 고금리 상황에 적합한 인프라나 리츠 등 실물자산과 고배당 자산, 변동금리 상품을 주로 편입하면서 새로운 기회 발굴과 위험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자산배분형은 주식형과 인컴형의 대표 운용 전략을 활용해 글로벌 주식이나 채권 자산과 인컴형 자산 등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해서 장기적이고 안정적 성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 가지 모델 포트폴리오는 가입 이후에도 고객 상황, 시장 상황에 따라 유형을 변경하는 것이 가능해 고객 맞춤형 투자가 가능하다. 신한 SHarp 글로벌 EMP 랩의 최소 가입 금액은 3000만 원이며 500만 원 이상을 추가로 가입할 수 있다. 모바일로 가입이 가능한 e랩의 경우 최소 가입 금액과 추가 입금 하한액이 각각 1000만 원, 100만 원이다. 최소 가입 금액을 넘어서는 금액은 출금할 수 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美, 中과 경제전쟁 승기 잡았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의 경제 규모가 조만간 미국을 추월한다는 것은 거의 기정사실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기술 혁신으로 무장한 미국이 가파른 경제 성장세를 보이는 반면에 중국은 경기 둔화가 장기화되면서 미국이 ‘G2 경제전쟁’의 승기를 잡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5일(현지 시간) 발표된 미국의 작년 4분기(10∼12월) 성장률은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넘어서는 3.3%로 집계됐다.》미국이 지난해 4분기(10∼12월)에도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경제성장률을 보이면서 미국과 중국의 경제전쟁에서 미국이 승기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국 경제가 ‘골디락스’(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이상적 경제 상황)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반면에 중국 경제는 부동산 경기 침체에 소비 위축까지 겹치며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중국 경제가 앞으로 미국 경제를 추월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5일(현지 시간)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4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의 증가율이 3.3%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3분기(7∼9월) 4.9%에는 못 미치지만 시장 평균 예상치인 2.0%를 크게 웃돌았다. 지난해 연간 GDP 성장률도 2022년(1.9%)보다 0.6%포인트 높은 2.5%였다. 고강도 긴축에도 불구하고 소비 지출이 꾸준히 늘어난 데다 정부 지출과 민간 투자도 증가하며 경기 상승을 이끌었다. 중국 경제도 지난해 5.2% 성장했지만 미국과의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2021년 중국 GDP는 미국 GDP의 75.2%에 달하며 미국 경제 규모를 바짝 추격했지만 지난해에는 65.0% 수준으로 다시 떨어졌다. 2022년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확산되면서 상하이 등 주요 지역을 봉쇄(‘제로 코로나’ 정책)한 후유증이 컸다. 블룸버그는 이날 지난해 미국의 명목 GDP가 전년보다 6.3% 늘어 중국(4.6%)을 앞섰다며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위기 이후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중국보다 더 낫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증시에서도 두 국가의 명암은 극명히 갈리고 있다. 미국 증시는 일명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7·M7)’이라고 불리는 대형 기술주 7인방(애플·알파벳·아마존·메타·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테슬라)의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연일 주가가 치솟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8일부터 25일까지 5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도 사흘 만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중국은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과 헝다그룹 등 부동산 기업들이 채무불이행 위기에 몰리면서 증시도 폭락했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가운데 50개를 추려 산출하는 홍콩H지수는 5,300 선까지 밀렸다. 2021년 초까지만 해도 10,000을 넘었지만 불과 3년 만에 반 토막이 났다. 지난해에는 외국인 투자가 등이 중국 증시를 이탈하면서 5년 만에 처음으로 자본 순유출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고금리 기조에도 빅테크 기업들의 기술 혁신이 이어지고 소비도 늘어나는 데 비해 중국은 수년간 이어진 부동산 위기와 미국 주도의 공급망 재편 공세를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양국의 경제 정책이 갈리면서 차이가 벌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은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 한편 글로벌 기업도 유치하면서 일자리를 늘렸지만, 중국은 지역 봉쇄 등 고강도 방역 정책을 펼치고 시진핑 국가주석 등 공산당이 억압적인 권력을 행사하면서 외국 자본의 이탈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중국은 부동산 침체로 인해 지방 부채가 증가한 데 이어 디플레이션 위기까지 닥치면서 당분간 회복이 어렵다는 암울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근 서울대 경제학부 석좌교수는 “중국이 2030년대 중반 GDP 기준으로 미국을 추월한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20∼30년은 늦춰야 할 것”이라며 “영원히 추월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지난해 한국 경제는 내수와 수출이 동반 부진한 가운데 1.4% 성장하는 데 그쳤다. 오일쇼크나 금융위기, 글로벌 팬데믹 같은 초대형 외생 변수가 없었는데도 성장률이 2% 아래로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경제가 장기 저성장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경제성장률은 1.4%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첫해인 2020년(―0.7%) 이후 3년 만에 최저치다. 2022년(2.6%)에 비해서는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뚜렷한 대형 악재가 없는 상황에서 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2.0%)에도 못 미치는 1%대에 그치면서 저성장 고착화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한국 경제는 1960년대 경제개발이 본격화한 이후 2차 오일쇼크 때인 1980년(―1.6%), 외환위기 때인 1998년(―5.1%),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8%), 그리고 코로나19 당시인 2020년을 제외하고는 항상 2%가 넘는 성장률을 이어 왔다.작년 소비 1.8% 증가 그쳐… “한국경제, 저성장 고착화” 우려 작년 경제성장률 1.4% 中경기침체-부동산 PF 위기 영향“올해 잠재성장률 0%대” 관측도 지난해 한국 경제는 고금리·고물가 여파로 민간과 정부 소비 증가율 모두 1%대로 곤두박질쳤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수출마저 중국 경기 둔화로 발목이 잡혔다. 올해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 대내외 위기가 도사리고 있어 2년 연속 1%대 성장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민간 소비 증가율은 1.8%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직전 해인 2022년(4.1%)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지난해 정부 소비는 전년 대비 1.3% 늘어난 데 그치면서 2000년(0.7%) 이후 23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수출 회복이 더뎠던 것도 지난해 부진한 경제 성적표를 받은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로 수출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예기치 못했던 중국의 부동산발 경기 침체와 소비 부진의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10∼12월)에서야 회복 조짐을 보였다. 지난해 수출 증가율은 2.8%였는데, 2021년 11.1%로 반등한 이후 2022년(3.5%)을 거쳐 계속 감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 한파가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회복이 예상되지만 경제 회복의 온기가 내수 등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기로에 선 한국 경제가 반등하지 못한 채 장기 저성장에 빠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의 저성장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가 올 상반기(1∼6월) 경기 부양책을 쓰겠다고 했지만, 부동산 PF나 중국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내수 부진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일반적으로 연구기관들은 잠재성장률이 1%대 혹은 0%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하고 있다”며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 구조적 변화, 세계공급망 재편, 기후 변화 위기 등이 잠재성장률을 짓누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한은은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2022년(3만2886달러)보다 소폭 늘어난 3만3000달러 중반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소비자들의 향후 1년간 물가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22개월 만에 최저점을 찍었다. 국제유가 하락과 공공요금 동결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3.2%)보다 0.2%포인트 내린 3.0%로 집계됐다. 2022년 3월(2.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유류 가격 하락 폭이 확대됐다”며 “정부에서 올해 상반기(1∼6월) 동안 공공요금을 동결하겠다고 밝힌 것도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금리 전망 수준은 전월 대비 8포인트 하락한 99로, 6개월 후 금리 수준이 지금보다 낮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금리 하락 전망에도 주택 가격은 오히려 1포인트 내린 92에 머물렀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와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주택 경기가 위축된 영향이라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소비자들의 경제 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1.6으로 5개월 만에 기준치인 100을 웃돌았다. 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소비심리가 낙관적, 100보다 낮으면 비관적이란 얘기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미국 증시가 새해 벽두부터 인공지능(AI) 등 혁신기술로 무장한 대형 빅테크 기업 주도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당초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꺾이고 중동 등에서 지정학적 위기가 확산되면서 세계 경제는 큰 악재를 맞았지만, 미국 증시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있다. 22일(현지 시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일보다 0.36% 오른 38,001.81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38,000 선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0.22% 상승한 4,850.43에 거래를 마치면서 전날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를 하루 만에 갈아치웠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0.32% 오른 15,360.29에 장을 마쳤다. 최근 미국 증시 상승의 배경에는 일명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7·M7)’이라 불리는 대형 기술주 7인방이 있다. 애플·알파벳(구글 모회사)·아마존·메타·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테슬라 등 M7은 테슬라를 제외하고 모든 종목이 새해 들어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AI 반도체 최고 수혜주인 엔비디아는 장 중 주당 600달러를 넘어서는 등 올해 들어서만 23.9% 넘게 상승했다. 일본 증시도 초저금리와 미중 갈등 반사 효과 등에 힘입어 1989년 거품 경제 시절 이후 연일 최고치를 쓰고 있다. 반면 중국 증시는 경기침체의 여파로 올 들어 7%가량 급락했고 한국 코스피도 비슷한 폭으로 하락 중이다.M7(매그니피센트7)1960년대 서부영화 ‘황야의 7인’의 제목이었지만 최근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 등 미국 대형 기술주 7개를 통칭하는 용어로 사용된다. AI 날개 단 미국 증시, 금리인하 지연 악재에도 ‘쾌속 질주’ 대형 기술주 ‘M7’ 앞세워 상승엔비디아, 올 들어서만 23.9% 뛰어… MS-애플 신기술 경쟁, 시총1위 다툼‘M7’ 낙관론, 중동전쟁 비관론 제압… 예상밖 상승랠리, 투자신중 의견도 미국의 대형 기술주들이 앞다퉈 인공지능(AI) 등 혁신 기술을 적용한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미 증시가 연초부터 탄력을 받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가 지연되고, ‘홍해 물류대란’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는 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7·M7)’은 첨단 기술에 올라타 쾌속 질주를 하는 모양새다.● 첨단 기술 경쟁이 이끈 美 증시 호황 22일(현지 시간)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AI 대장주 엔비디아 주가는 전일 대비 0.27% 오른 596.5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주당 600달러를 넘기도 했지만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다소 주춤했다. 지난해 주당 400달러를 넘어섰을 때만 해도 거품론이 있었지만 AI 반도체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엔비디아의 주가는 천정부지로 솟구치고 있다. 엔비디아는 전 세계 AI 반도체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는 독점회사로 AI 반도체 가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 ‘H100’은 개당 4만 달러가 넘는 가격이지만 없어서 못 파는 수준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AI 반도체 수요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엔비디아는 올해 2분기(4∼6월)부터 중국 수출용 반도체 생산을 예고했다. 엔비디아는 차세대 AI 칩인 ‘B100’ 출시도 앞두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은 신기술 경쟁을 통해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다투고 있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는 10일(현지 시간) 오픈AI를 통해 ‘GPT스토어’를 출시했다. GPT스토어는 애플 앱스토어처럼 생성형 AI 모델인 챗GTP를 기반으로 개발한 맞춤형 애플리케이션을 거래할 수 있는 장터다. 향후 챗GPT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포석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GPT스토어 출시 후 12일 시총 2조8870억 달러를 달성해 2021년 11월 애플에 내줬던 시총 1위 자리를 2년 2개월 만에 되찾았다. 그러자 애플은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내놓으면서 반격에 돌입했다. 비전 프로는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을 혼합해서 보여주는 휴대기기로, ‘제2의 아이폰’이 될 것으로 애플은 기대하고 있다. 최근 비전 프로의 주문량이 예상치를 웃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22일 애플 주가는 전날 대비 1.22% 오르면서 이날 0.54% 하락한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시총 1위 자리에 복귀했다.● “M7 낙관론이 시장 비관론 이겼다” 뉴욕 증시는 최근 미국의 긴축 장기화 우려 등 악재가 쌓이는 와중에도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 증시 상승에 대해 기술주의 실적 성장에 대한 낙관론과 ‘상승장에서 나만 낙오될지 모른다’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현상이 고금리 장기화나 중동 전쟁의 확산 위험 등을 중심으로 형성된 비관론을 이겼다고 분석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조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사그라들었지만 미국 정부의 투자 확대와 AI 등 기술 혁신이 미 증시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글로벌주식팀장은 “지난해엔 기술 혁신에 주목했다면 올해엔 수익 현실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실적이 상승할 경우 주가에 대한 고평가 부담을 덜 수 있어 추가 상승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예상을 뛰어넘는 상승 랠리의 종착역이 머지않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번 주부터 실적 발표가 시작되는 만큼 지난해 실적 및 올해 실적 예상치가 시장 전망보다 부진할 경우 단기 조정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재 미국 증시의 주요 종목들의 주가를 고려하면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도는 실적 발표가 필요할 것”이라며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으로도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두산에너빌리티의 ‘회계 위반’ 여부가 이르면 이번 주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 자회사의 손실 반영 시점을 특정할 수 있는 회계자료 미제출을 어떻게 판단할 것이냐가 핵심 쟁점이다. 회사 측에서 관련 자료가 없다는 입장을 반복하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은 고의 누락을 강조하면서 중징계가 불가피하다는 견해를 굽히지 않고 있다. 금감원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두산에너빌리티는 역대 최대 규모 과징금을 감당해야 될 수도 있다. 다만 금융위원회 내부에선 고의적인 분식으로 볼 수 없다는 의견도 제시되는 등 기관 간 파워게임 양상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분식회계’ 의혹, 이르면 24일 결론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에서 24일 두산에너빌리티의 회계 위반 의혹과 관련한 안건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번 사안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인도 자회사인 두산파워시스템스인디아(DPSI)가 2016년 수주한 ‘자와하르푸르 및 오브라-C 화력발전소’ 공사와 관련한 손실을 제때 처리했는지가 관건이다. 회사 측은 원가 상승을 이유로 3000억 원 넘는 손실을 2020년에 알았다고 주장하는 반면, 금감원은 두산에너빌리티가 수주 초기부터 손실을 알고 있었지만, 고의로 늦췄다면서 회계 분식을 주장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관련해서 DPSI의 대규모 손실을 반영한 시점은 공교롭게도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등으로부터 대규모 정책자금을 조달한 직후다. 이에 일각에서는 대주단의 지원을 받아내기 위해 손실을 숨긴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발주처와의 원가 분담 분쟁이 있었기 때문에 협의가 끝난 뒤 반영했다”며 “정부의 유동성 지원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손실을 늑장 반영할 필요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금감원은 또 회사 측에서 손실 인식 시점을 특정할 수 있는 ‘공사 예정원가 세부 항목별 증감 사유’ 자료를 두산 측이 고의로 제출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두산에너빌리티 측은 해당 자료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요구한 자료는 모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번 증선위에서는 자료 누락과 관련한 고의성 여부가 회계 분식을 했는지를 가릴 수 있는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위-금감원 파워게임 예고 두산에너빌리티의 회계 위반과 관련해 관할 기관인 금융위와 금감원 간의 미묘한 신경전도 벌어지고 있다. 금감원은 수장인 이복현 원장이 관례를 깨고 증선위 참석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등 중징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금융위는 지난해 산하 감리위원회를 통해 고의 분식 가능성이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금감원은 2021년 4월부터 2년 넘게 감리 절차를 진행한 뒤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영진이 손실을 알고도 제때 반영하지 않았다며 ‘고의 등을 포함한 중징계’를 요구하면서 지난해 8월 감리위에 해당 사안을 안건으로 올렸다. 하지만 다수의 감리위원이 발주처와 협의한 결과에 따라 손익을 확정한 시점에 회계처리를 했다는 회사 측 의견에 동조해 징계 여부가 증선위로 넘어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회계 위반과 관련한 처리를 놓고 금융위와 금감원이 대립하는 구도”라며 “증선위에서 어떤 판단을 내릴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증선위에서 고의 분식으로 결론을 내릴 경우 회계업계에 미치는 파장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신(新)외부감사법 도입 이후 첫 고의 회계 분식 사례로 과징금도 역대급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분식회계 관련 최대 과징금은 2017년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건 당시 금융위가 대우조선해양에 부과했던 45억4500만 원이다. 금감원은 두산에너빌리티에 수백억 원의 과징금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한국형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은 분양가가 폭락하면 줄줄이 폭망합니다. 현재 PF 구조에서 부동산 위기는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서 한국 부동산 PF 위기를 언급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최 부총리는 “선진국에서 자기 자본으로 땅을 사는 것과 달리 한국에선 땅을 살 때부터 대출을 일으킨다”며 “전체 개발비의 95%를 대출에 의존하다 보니 선진국과 달리 부동산 PF 구조가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한국형 부동산 PF는 높은 대출 비중과 연속적인 자금 조달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적은 돈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지만, 부동산 침체 등 수익성이 떨어질 때 부실 위험은 더 크다. 특히 담보 자산이 부족한 탓에 대출을 해준 금융기관으로 리스크가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부동산 PF 위기 때마다 금융당국이 직접 관리에 나서는 등 구조적인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최 부총리는 부동산 PF 위기가 금융권과 민생 경제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연착륙시키겠다고 전했다. 그는 “정상 PF 사업장에는 유동성을 공급하고, 부실 우려 사업장은 재구조화하는 등의 노력을 하겠다”며 “연구용역 등을 통해 국내 부동산 PF의 근본적인 제도 개선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부동산 PF 위기가 현실화하면서 국내 상장 건설사들의 목표 주가도 무더기로 하락했다. 코오롱글로벌의 평균 목표 주가는 18일 기준 1만3667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0.9% 하락했다. 이 외에 대우건설, 현대건설, GS건설의 평균 목표 주가도 1% 넘게 떨어졌다. 반면 HDC현대산업개발, DL이앤씨의 경우 올 초 대비 목표 주가가 각각 10.2%, 8.1% 상승하는 등 건설주 옥석 가리기가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기가 국내 경제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롯데건설, GS건설 등 주요 건설사의 우발채무가 과도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17일 신용평가사인 나이스신용평가는 ‘이슈 건설사 PF 우발채무 점검’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롯데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이 PF 우발채무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롯데건설의 PF 우발채무는 5조4000억 원으로 자기자본(2조7000억 원) 대비 두 배 수준이다. 이 중 4조 원의 부동산 PF 우발채무의 만기가 올해 1분기(1∼3월) 내에 돌아온다. 나신평은 “위험도가 높은 도급사업 관련 PF 우발채무 규모가 3조3000억 원”이라며 “광역시 및 지방 비중도 50%를 웃도는 등 우발채무 감축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율은 0.7배 수준으로 낮지만, 과거 사건, 사고에 대한 행정처분이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GS건설은 지난해 인천 검단 사고로 대규모 충당금을 쌓았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22년 발생했던 광주 화정 사고에 대한 행정처분이 올해 상반기(1∼6월)에 내려질 예정이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고금리 장기화 여파로 국내 증권업계가 얼어붙었다. 투자심리 악화와 국내외 부동산 투자 부실의 충격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을 1조 원 이상 달성한 곳이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에도 증권업계 한파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증권사들은 수장을 교체하는 등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 증권사 1조 클럽 실종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 등 국내 상장 증권사 7곳 가운데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치가 1조 원이 넘는 증권사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가 1조 원에 근접한 9387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을 뿐 나머지 증권사는 9000억 원을 넘어서지 못했다. 2022년 유일하게 ‘1조 클럽’에 가입했던 메리츠증권도 부동산 PF 부진 등의 여파로 영업이익 추정치가 8000억 원대로 주저앉았고, 키움증권은 지난해 10월 발생한 영풍제지 미수금 사태로 발목이 잡혔다. 지난해 2차 전지를 중심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던 국내 증시가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차갑게 식으면서 증권사들의 수익도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7월 일평균 27조 원을 넘었던 국내 증시 거래대금이 8월 22조 원, 9월 19조 원을 거쳐 10월엔 14조원 대로 급락했다. 부동산 PF나 해외부동산 관련 충당금을 쌓기 시작한 것도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줬다. ● 조직 재정비로 체질 개선 나서 증권업계 불황은 올해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시작으로 부동산 PF 부실 위기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증권사들이 보유한 국내 부동산 PF 대출은 6조2000억 원 정도다. 연체율도 13.85%로 전 금융권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해외 부동산이나 인프라 등 대체투자 손실 가능성이 큰 것도 증권사 실적 하락의 뇌관으로 꼽히고 있다. 금융당국이 증권사들의 채권형 랩·신탁 돌려막기로 인한 피해 규모를 얼마로 책정할지도 변수다. 증권사들은 위기 대응을 위해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는 등 체질 개선에 힘쓰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메리츠증권 등은 CEO를 교체하고 인사 작업을 마무리했다. NH투자증권도 3월 정영채 사장의 임기 만료를 기점으로 내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부 조직 개편 작업도 서두르고 있다. 부동산이나 대체투자 관련 조직을 축소하고 자산관리(WM), 투자은행(IB) 등의 조직을 강화하면서 수익성 개선 작업에 돌입했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1∼6월) 내에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증권사들의 실적 반등이 가능하다”면서도 “부동산 PF나 해외 대체투자 부실로 인한 손실을 자세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올해 들어 코스피가 주요 20개국(G20) 대표 증시 가운데 가장 많이 하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총선을 앞둔 정부가 지난해 말부터 증시를 띄우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코스피는 연초부터 연일 추락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6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정부는 공매도 전면 금지와 주주 양도세 기준 완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추진 등 갖은 대책을 내놨지만 오히려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무너뜨리고 투자자들의 혼란만 가중시켰다는 비판이 나온다. 자본시장 체질 개선이라는 본질은 놓친 채 총선을 노린 단기 부양에 치중하다가 역풍을 맞고 있다는 것이다. ● 역대급 하락 출발에 ‘초긴장’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15일까지 코스피가 4.87% 하락하면서 G20의 대표 지수 가운데 가장 많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G20에 상장된 총 24개 지수로 범위를 넓혀도 중국의 선전종합지수(―5.13%)를 제외하곤 꼴찌다. 올해 들어 보름간 코스피는 2008년 금융위기(―7.9%)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3일부터 14일까지 8거래일 연속 하락도 1월 기준 역대 최장기 하락 기록이다. 코스피는 16일에도 전날보다 1.12% 하락한 2,497.59에 거래를 마쳤다. 2,500 선이 깨진 건 지난해 12월 이후 한 달 만이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공매도 전면 금지를 시작으로 대주주 양도세 기준 완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추진 등 각종 증시 부양책을 내놨다. 2일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 최초로 증시 개장식에 참석해서 국내 증시의 오랜 고질병인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기대와 전혀 다른 증시의 움직임에 대통령실과 정부는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증시 관련 대책이 단기 부양에 치중한 채 투자자들의 혼란만 가중시켰다고 지적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최근 내놓은 증시 부양책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라는 명분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올해 4월 총선을 앞두고 개미 투자자들의 표심을 노린 포퓰리즘 정책을 펼치다 보니 시장 변동성만 더 키웠다”고 말했다. ● 기업 실적 악화, 증시 하락 부추겨 주요 상장사들의 실적 부진도 증시 하락을 부추겼다. 지난주 코스피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와 3위인 LG에너지솔루션은 나란히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10∼12월) 잠정 영업이익은 2조8000억 원으로 시장 전망치 대비 25.16% 줄었고, LG에너지솔루션도 3382억 원으로 시장 전망치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올해도 중국 경기 부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의 실적 전망이 어두울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난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함께 정부 증시 부양책으로 인해 과도하게 오른 국내 증시가 빠르게 식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나 한국은행 등 각국 중앙은행 등이 고금리 장기화를 예상하면서 주가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한국 증시의 하락이 더 커졌다는 것이다. 지난해 11∼12월 코스피의 상승률은 12.12%로 미국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10.65%), 일본 닛케이평균주가(4.74%)보다 높았다. 증권업계에서는 국내 증시 활성화를 위해선 투자금 유입이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이나 퇴직연금의 주식 투자 비중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꼽았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두 가지 단기 대책으로 국내 증시의 체질을 바꾸기 쉽지 않다”며 “기업과 증시 경쟁력을 키울 중장기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이 통합하기로 결정하면서 ‘한국형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의 탄생을 알렸습니다. 지난해 재계 30위권 소재·에너지 회사와 국내 선두권 제약업체 회사 간 결합인데요, 국내에서 이 정도 규모의 기업이 피를 섞어서 하나가 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특히 다른 사업을 영위한 이종 기업간 통합 지주사 설립이라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이종 회사 간 통합은 가끔 있습니다. 1987년 패션 회사 루이뷔통 패션하우스와 주류회사 모엣헤네시가 합병해서 만들어진 LVMH가 대표적입니다. 합병 이후 LVMH는 강력한 브랜드 경쟁력와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서 공격적으로 사세를 확장했고, 세계 최대의 명품그룹으로 거듭났습니다. ● OCI-한미약품그룹 통한 지주 설립 합의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간 통합과 관련해서 두 그룹의 지주회사인 OCI홀딩스와 한미사이언스가 지난 12일 발표한 공시를 살펴보겠습니다.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2065만1295주를 주당 3만7300원, 총 7702억9330만 원에 사기로 했습니다. 거래가 완료될 경우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27%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르게 됩니다.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장녀인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은 OCI홀딩스의 지분 10.4%를 확보하게 됩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OCI홀딩스는 송 회장과 손주인 김원세, 김지우 씨 등으로부터 한미사이언스 지분 744만674주(2775억 원)를 인수하고, 유상증자를 통해 643만4316주(2400억 원)를 확보합니다. 유상증자 대금은 한미약품그룹의 신약 개발에 쓰일 예정입니다. 송 회장의 남은 지분 114만1495주와 임 사장이 보유한 563만4810주 등 한미사이언스 지분 677만6305주 OCI홀딩스에 넘기는 대신 OCI홀딩스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송 회장 모녀에게 OCI홀딩스 지분 229만1532주를 넘깁니다. 주식 맞교환이 마무리되면 임 사장은 8.6%를 확보해, 단일 주주로는 OCI홀딩스 최대주주가 됩니다.거래가 완료되면 OCI-한미약품 통합 그룹의 정점에 있는 OCI홀딩스의 단일 최대주주는 임 사장이, 한미사이언스의 최대주주는 OCI홀딩스가 되는 그림입니다. 좋은 말로는 공동 경영, 나쁘게는 서로 멱살을 잡고 있는 형국이죠.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은 회사 경영에 대해 각자 대표로 운영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화학 및 태양광 등 기존에 OCI그룹이 해왔던 사업은 이우현 OCI그룹 회장이 담당하고, 제약·바이오 등은 임 사장이 책임지기로 했습니다.● 상속 문제 해결…전략적 동반자 관계 형성양사 간 통합은 상속을 마무리해야 하는 개인적 차원에서 진행돼서, 두 회사의 부족한 부분을 상호보완하는 경영 전략적 차원에서 마무리됐습니다. 한미약품그룹은 창업자인 고(故) 임성기 회장의 2020년 사망하면서 5400억 원 규모의 상속세를 부담하게 됐습니다. 사모펀드(PEF) 등으로부터 자금을 지원 받는 방법을 찾았지만, 연평균 10% 넘는 수익률 보장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결국 다른 구원 투수를 찾았고, 그룹 성장을 위해 제약·바이오쪽을 점 찍었던 OCI그룹이 눈이 맞았습니다. 송 회장은 지분 매각 대금을 상속세로 납부하게 됩니다. 현물 교환을 선택한 임 사장은 OCI홀딩스 지분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 상속세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보입니다.두 그룹의 통합지주사 설립 논의는 지난해 말부터 시작됐지만 속도가 빨랐습니다. 신약 개발 자금이 부족한 한미약품그룹과 신성장 동력이 부족했던 OCI그룹의 이해관계가 적절하게 맞아들어갔기 때문입니다. 한미약품그룹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30여 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지만, 자금력은 부족합니다. 지난해 3분기(7~9월) 기준 한미사이언스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281억 원, 한미약품은 1881억 원 정도입니다. 매년 신약 개발에 수 천억 원이 들어간다는 것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합니다. OCI그룹이 보유한 자금이 한미약품 그룹엔 든든한 지원군이 될 수 있습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OCI홀딩스의 현금성 자산은 1조705억 원입니다.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만 9000억 원을 넘을 만큼 자금력은 풍부합니다. OCI그룹 입장에선 한미약품그룹과 손을 잡음으로써 제약·바이오라는 확실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1970년대부터 석탄·화학 한 우물만 파던 OCI그룹은 2011년 태양광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사업 다각화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저가공세로 인해 태양광 사업이 2020년 영업손실을 기록하자, 제약·바이오로 손을 뻗었고 2022년 부광약품 지분 10.9%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습니다. 한미약품그룹과의 통합으로 화학·태양광에 제약·바이오까지 탄탄한 라인업을 꾸릴 수 있게 됐습니다. 한미약품그룹의 송 회장과 이 회장의 모친인 김경자 송암문화재단 이사장의 친분이 양측이 원만하게 협상을 이어나갈 수 있었던 배경으로 꼽힙니다. 앞서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에 이번 거래를 제안한 인물은 삼성그룹 법무실 출신 변호사인 김남규 라데팡스 대표입니다. 김 대표는 과거 삼성그룹에서 삼성전자의 의료기기업체 메디슨 인수 후 통합 과정을 진두지휘하는 등 인수합병(M&A) 전문가로 알려졌습니다.● 대규모 이종사업 간 결합 최초…경영 난항 예고도국내에서 처음 벌어지는 이종 사업간 결합인 만큼 걱정은 있습니다. 각자 대표가 선임되기로 했지만, 통합그룹의 의사 결정 과정에서 양측의 의견이 대립할 때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 관건입니다. 대표 간 의견 차이도 문제지만 각 그룹의 실무자 간 갈등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 LVMH도 통합 후 양사 간 대립이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향후 통합그룹의 이사회 구성에서 방향성을 짐작해볼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과 남매지간인 임종윤·임종훈 한미약품 사장과의 원만한 합의도 주목됩니다. 임종윤 사장은 이미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OCI홀딩스와의 통합과 관련돼 반대 뜻을 나타냈습니다. 경우에 따라선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 가능성도 내비쳤습니다. 임종윤·임종훈 형제들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이 지난해 3분기 기준 19.32%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공개매수 등을 통한 경영권 분쟁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