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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 중이던 의사가 환자의 흉기에 찔려 죽다니요. 이제는 목숨 걸고 진료해야 한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47)가 진료 도중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사망하는 사건을 접한 서울의 A대학병원 의사가 1일 한 말이다. 이 사건 직후 의료계는 충격과 공포에 빠졌다. 박모 씨(30)가 정신질환으로 격리 입원 치료를 받다가 퇴원한 후 제대로 된 치료를 한 번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증 정신질환자 관리가 부실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지역의 한 대형병원 의사는 “사실 정신과는 진료 중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진료실에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고 긴급 상황이 닥치면 다른 직원의 도움을 요청하는 호출 버튼도 있다”며 “하지만 이번 사건처럼 미리 흉기를 준비해 와 작정하고 찌르면 도저히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에 두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B종합병원 의사는 “난동을 부리는 환자를 말리다 다친 적이 있는데 이번 사건을 보니 환자 진료하기가 무서워졌다”고 말했다. C정신병원 소속의 한 간호사는 “환자가 포크를 들고 동료 간호사의 머리를 찍어 두피가 벗겨지는 걸 본 적이 있다”며 “나에게 일어나지 말란 법도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실제로 정신병동 근무자는 환자로부터 신체 손상을 입을 위험이 다른 외래병동 의료진보다 285.5배 높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있다. 정신과 의료진 사이에선 ‘3년 근무하면 (의료진도) 환자가 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환자의 폭언과 폭행에 시달리며 불안에 떨다가 거꾸로 의사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걸린다는 뜻이다. 한 대학병원에선 “환자를 돌보는 게 불안하다”고 호소하던 직원이 퇴직 후 조현병 환자로 입원한 사례도 있다. 이번 사건은 ‘부실한 중증 정신질환자 관리 체계’라는 구조적 문제를 드러냈다. 임 교수를 살해한 범인 박 씨는 2015년경 심한 조울증을 이유로 입원한 후 약 1년 반이 지나 퇴원했다. 하지만 박 씨는 이후 병원에 발길을 끊었다. 사건 당일까지 1년여간 외래진료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가 2017년 공개한 ‘국가 정신건강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정신병원에서 퇴원한 중증 정신질환자 5만4152명 중 퇴원한 지 한 달 안에 한 번이라도 정신과에 들러 진료를 받은 환자는 3만4304명(63.3%)에 불과했다. 한 해 2만 명에 육박하는 중증 정신질환자가 ‘관리 사각지대’로 숨어든다는 의미다. 중증 정신질환자는 퇴원 후에도 지속적으로 병원에 들러 치료받는 게 필수다. 반면 이를 강제하는 ‘외래치료 명령제’는 절차가 까다로워 거의 실행되지 못하고 있다. 중증 정신질환자는 또 퇴원 후 지역 정신건강증진센터에 등록해 관리를 받도록 권고된다. 하지만 의료기관이 퇴원 환자의 정보를 본인 동의 없이 센터에 넘기는 것은 불법이다. 전체 중증 정신질환자 중 지역 정신건강 서비스에 등록된 환자의 비율이 약 30%에 불과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7월 중증 정신질환자나 보호자가 동의하지 않아도 외래치료 명령을 내리거나 퇴원 사실을 지역 센터에 알릴 수 있도록 정신건강복지법을 개정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개정안은 아직까지 국회에 제출되지 않았다. 권준수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은 “정부가 퇴원 정신질환자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의료진 안전을 위한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올 8월 셋째 아이를 낳은 이모 씨(35·여)는 내년 복직을 위해 아이가 다닐 어린이집을 알아보다가 혼란에 빠졌다. 태어난 지 2년이 되지 않은 영아를 돌봐주는 만 0세반을 내년에 운영하겠다고 공고한 어린이집이 동네에 한 곳뿐인데 이미 정원이 차 버린 상태였다. 이 씨는 “아이를 낳았을 땐 ‘애국자’라는 칭찬을 들었지만 정작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복직을 포기할 판”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출생아 급감으로 ‘0세반 대란’ 조짐 올해 전국 어린이집 0세반 수와 0세반에 다니는 아동의 수가 지난해보다 모두 줄어든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최근엔 내년도 0세반 모집을 아예 포기한 어린이집이 늘어 복직 등을 위해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겨야 하는 부모들의 불편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11월 말 기준 전국 어린이집 0세반이 2만7385곳으로 집계돼 지난해 말(2만8915곳)보다 5.3% 줄었다고 밝혔다. 0세반에 다니는 아동 수도 8만1469명에서 7만6749명으로 5.8% 줄었다. 0세반엔 직전 연도 1월 1일 이후 태어난 아이가 배정된다. 올해는 지난해 1월 1일 이후 태어난 아이가 이에 해당한다. 1세반은 2016년생, 2세반은 2015년생이 배정된다. 0세반 감소는 무상보육이 정착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무상보육이 전면 시행된 이듬해인 2014년 전국 어린이집 0세반은 2만6373곳, 0세반 아동은 7만2585명이었다. 그 수는 지난해까지는 계속 증가했다. 이는 저출산 현상으로 0세반 규모가 줄었을 것이란 통념과 다른 결과다. 국내 출생아 수는 2015년 43만8420명에서 2016년 40만6243명, 지난해 35만7771명으로 계속 줄고 있다. 출생아가 줄었음에도 0세반이 꾸준히 늘어난 것은 육아휴직을 마치자마자 복직하려는 맞벌이 부부의 0세반 수요가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이런 0세반 증가 경향이 올해 처음으로 꺾인 것이다. 이는 출생아 감소세가 워낙 가팔라 0세반 수요를 압도한 결과로 분석된다. 신생아가 급격히 줄면서 0세반을 운영하기 힘든 어린이집이 늘어났고, 이에 신생아를 맡길 곳이 더욱 부족해지는 악순환이 시작됐다는 얘기다. 0세반은 앞으로 더 급격하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10월 출생아는 27만8500명으로 잠정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30만5556명)보다 8.6%나 감소했다.○ ‘지역 소멸’ 위기 올 수도 일선 어린이집에선 적자를 보지 않고 0세반을 운영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 무너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0세반 아동 정원은 보육교사 1명당 최대 3명이다. 손이 많이 가는 영아의 특성상 1세반(5명)이나 2세반(7명), 3세반(15명)보다 적정 정원이 적다. 정부의 인건비 지원 대상이 아닌 민간어린이집은 0세 아동 1명당 월 87만8000원의 보육료를 지원받는다. 아동을 정원보다 1명만 덜 받아도 보육교사 1명당 월평균 인건비인 184만3000원(2015년 기준)을 맞출 수가 없다. 적자가 난다고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보전해 주지 않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0세반 정원인 3명을 1년 내내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면 아예 0세반 모집을 포기하는 어린이집이 속출하고 있다. 장진환 전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장은 “내년 최저임금 인상으로 보육교사 인건비가 오르면 0세반이 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달서구에 사는 김모 씨(34·여)는 “아이가 3명인 데다 맞벌이 부부라서 어린이집 입소순위 점수가 700점 만점인데도 0세반 대기 순번이 15번째”라고 호소했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0세반이 줄어들면 아이를 맡길 수 없게 된 부부가 아예 살던 곳을 떠나 ‘지역 소멸’ 현상을 앞당길 수 있다”며 “신생아가 1명만 있어도 0세반을 운영하도록 정부가 적자를 보전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보건복지부는 전국 어린이집 3만9000곳과 유치원 9000곳의 시설 경계선으로부터 10m 이내를 금연구역으로 정하는 국민건강증진법 시행규칙을 3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근처에서 담배를 피우다 적발되면 과태료 10만 원을 내야 한다. 아이코스나 릴과 같은 궐련형 전자담배도 똑같은 규제를 받는다. 단 과태료 부과는 3개월 계도기간을 거쳐 내년 4월 1일부터다. 내년 1월 1일부턴 식품자동판매업소(자판기 영업)로 등록하고 자판기 커피를 마시는 손님에게 재떨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금연 단속을 피한 흡연카페가 전부 금연구역으로 지정된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내년 3월부터 119구급대원이 처벌 걱정 없이 응급처치에 나설 수 있게 된다. 응급구조사인 119구급대원이 급성 심근경색 환자의 심전도를 측정하거나 응급 분만한 아이의 탯줄을 자르지 못하는 등의 불합리한 의료규제를 지적한 본보 보도 이후 보건복지부가 규제 철폐에 나선 것이다. 복지부는 27일 중앙응급의료위원회를 열고 ‘2018∼2022년 응급의료 기본계획’을 의결해 응급구조사의 업무 범위를 확대하기로 확정했다. 현재는 응급구조사가 할 수 있는 의료행위가 인공호흡과 수액 투여 등 14가지로 제한돼 있다. 이 범위에서 벗어나면 환자를 살리기 위해 꼭 필요한 응급처치여도 ‘불법 의료행위’로 실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소방청은 응급구조사의 업무 범위 확대에 따라 구급대원에 한해 △심전도 측정 및 전송 △탯줄 절단 △수동 심장충격기 사용 △혈당 측정 △골강(뼈) 주사 등 5가지 의료행위를 추가로 허용하는 방안을 대한응급의학회와 논의하고 있다. 심정지 치료제 등 전문의약품도 의사가 영상통화 등으로 지도하면 투약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복지부와 소방청은 내년 3월부터 경기 인천 광주 등의 소방서 30곳에서 시범사업으로 시행한 뒤 119법과 응급의료법 개정을 순차적으로 추진해 내년 안에 정식으로 허용할 예정이다. 현행법이 만들어진 2000년 이후 19년 만에 불합리한 규제가 사라지는 것이다. 2020년까지 지역 내 119안전센터와 각 병원의 응급의료 장비, 교통망을 망라한 ‘지역 맞춤형 이송지도’도 만들어진다. 급성 심근경색이나 뇌출혈처럼 경각을 다투는 환자가 시설과 장비를 갖추지 못한 병원을 전전하다가 골든타임을 놓치는 일이 많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본보 10월 26일자 A16면 참조). 환자를 치료할 수 없는 병원으로 이송한 비율은 2015년 기준 △중증외상 환자 44.6% △심혈관계 질환 환자 30.7% △뇌신경계 질환 환자 31.9%였다. 또 응급 환자를 목격한 일반인(비의료인)이 선의로 응급처치를 하다가 환자가 숨진 경우 형사처벌을 면제하는 이른바 ‘선한 사마리아인법(응급의료법 개정안)’을 추진한다. 현행법상 면책 범위는 환자가 상해를 입었을 때로 제한돼 있어 환자가 사망하면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 실제 8월 경기 부천시의 한 한의원에서 봉침을 맞다가 쇼크에 빠져 숨진 30대 여성을 구하려던 가정의학과 의사가 유가족으로부터 배상을 요구받는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의사나 구급대원이라 하더라도 업무 수행 중이 아닌 때 응급처치를 하면 비의료인으로 구분된다. 이와 함께 정신질환자가 난동을 부려 자신이나 타인을 해칠 우려가 있을 땐 신속히 강제로 입원시킬 수 있도록 시도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응급개입팀’이 설치된다.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처럼 중증 환자가 몰리는 곳엔 경증 환자를 보내지 않는 시범사업도 추진한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2월 시행된 연명의료결정법(일명 존엄사법)에 따라 실제로 연명의료를 중단하거나 유보한 환자가 3만 명이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중 환자가 미리 작성해 두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쓴 사람은 0.8%에 그쳐 ‘품격 있는 죽음’을 미리 논의하는 문화가 아직 정착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은 말기 암 등으로 회복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인공호흡기를 떼는 등 연명의료 중단을 결정한 환자가 18일까지 3만162명으로 집계됐다고 27일 밝혔다. 한 해 사망자가 약 30만 명인 것을 감안하면 사망자 10명 중 1명꼴로 존엄사를 선택한 셈이다. 사망이 임박해 스스로 연명의료계획서를 쓴 환자는 9576명(31.8%)이었다. 미처 연명의료 계획을 세우기 전에 의식을 잃어 가족이 대신 중단을 결정한 사례는 2만340명(67.4%)이었다. 미리 “나는 회복 불가능한 상태에 빠지면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해 연명의료를 중단한 환자는 246명(0.8%)에 불과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쓴 사람은 이날 현재 9만8927명이다. 서울과 경기 주민이 각각 27.6%와 26.9%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서울대병원 등 의료기관과 일부 보건소, 비영리 법인이 의향서를 접수하는데 대다수가 수도권에 몰려있는 탓이다. 내년 3월 28일 개정 존엄사법이 시행되면 연명의료 결정은 더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개정법에 따르면 연명의료 중단에 앞서 동의를 받아야 하는 가족의 범위가 ‘배우자 및 직계 존·비속 전원’에서 ‘배우자와 1촌 이내 직계 존·비속(배우자, 부모, 자녀)’으로 축소돼 절차가 간소화되고, 중단할 수 있는 의료행위가 체외생명유지술(심장이나 폐순환 장치)과 승압제 투여 등으로 확대된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440만 원 때문에 극단적인 생각을 하게 될 줄이야….” 18일 오른팔에 깁스를 한 A 씨(45·여)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A 씨는 자활근로 중 팔이 부러졌지만 진료비 440만 원을 구하지 못해 퇴원하지 못하고 있었다. 상담사가 휴지를 건넸다. 서울 영등포구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1층 ‘사회사업팀 상담실’에 비치된 휴지 한 통은 일주일을 버티지 못한다. A 씨처럼 퇴원 후가 막막한 환자들이 상담 중 마음속 응어리를 눈물과 함께 쏟아내기 때문이다.○ 퇴원 후가 막막한 환자에게 상담서비스 A 씨는 팔이 부러진 후 자활근로를 주선해준 지방자치단체에 산업재해 보험금을 신청했지만 민간 실손 의료보험에 가입돼 있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한동안 보험료를 내지 못해 정작 실손보험 혜택은 받지 못했다. 복지제도의 엄격한 기준과 절차 사이에 끼여 옴짝달싹 못하게 된 것이다. A 씨는 “병원비를 내지 못해 범죄자가 되느니 그냥 창문으로 뛰어내릴까 하는 생각까지 했다”고 말했다. 의료사회복지사인 상담사는 A 씨와 마주 앉아 관할 구청과 주민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1시간 반 동안 네 군데에 전화를 돌린 끝에 A 씨는 ‘긴급복지 의료지원’ 대상자로 판정돼 100만 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산재 처리도 신속히 진행돼 일주일 만에 나머지 진료비를 내고 퇴원할 수 있었다. 상담사는 A 씨가 퇴원 후 물리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집 근처 정형외과를 소개해줬다. 또 밥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하는 A 씨의 고등학생 아들에겐 점심 값 바우처 제도를 안내했다. 강남성심병원 사회사업팀은 A 씨처럼 병원비를 내지 못하거나 퇴원 후 갈 곳이 없는 환자와 상담해 해결책을 찾는 곳이다. 지난해 초 뇌출혈로 쓰러진 뒤 폐렴이 겹쳐 중환자실에 입원한 B 씨(59)도 마찬가지였다. B 씨는 사는 곳이 일정하지 않아 ‘거주 불명’으로 분류된 탓에 건강보험은 물론이고 의료급여 혜택도 받지 못했다. 담당 상담사는 오래전 진료기록을 통해 B 씨와 20년 전 연락이 끊긴 그의 형을 찾아내 설득한 끝에 B 씨의 주민등록 기록을 되살리고 재활치료가 가능한 요양원을 소개할 수 있었다.○ 전국 병원 2000여 곳에 지역 연계실 설치 A 씨와 B 씨처럼 병원에서 퇴원하기 전 복지 서비스를 안내받는 경우는 드물다. 대다수는 지낼 곳도, 돌봐줄 사람도 없다는 이유로 요양병원으로 옮겨져 여생을 보낸다. 병원에서 죽음을 맞는 비율은 2007년 60%에서 지난해 76.2%로 높아졌다. 노숙인 시설을 전전하며 제대로 된 건강관리를 받지 못하다가 다시 병세가 나빠져 병원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보건복지부는 강남성심병원 사회사업팀처럼 퇴원 환자가 지역 내에서 받을 수 있는 복지 서비스를 알아봐주는 ‘지역 연계실’을 내년 3월부터 일부 병원에서 시범 운영한 뒤 2022년 전국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2000여 곳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환자들이 요양시설이 아닌 집에서 쉽게 방문 진료 및 간호를 받을 수 있게 하는 ‘지역사회 통합 돌봄(커뮤니티 케어) 기본 계획’의 일환이다. 복지부는 요양병원에 우선적으로 지역 연계실을 설치할 방침이다. 조금만 도움을 받으면 집에서 지낼 수 있음에도 돌봐줄 사람을 구하지 못해 요양병원을 전전하는 불필요한 ‘사회적 입원’이 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한 해 요양병원에 석 달 이상 입원한 환자는 2013년 18만5972명에서 지난해 26만6675명으로 늘었다. 이들에게 투입된 건강보험 및 의료급여 재정은 같은 기간 3조7516억 원에서 6조235억 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배병준 복지부 사회복지정책실장(커뮤니티 케어 추진위원장)은 “의료서비스와 지역 내 복지서비스를 자기가 살던 곳에서 중단 없이 받을 수 있으려면 병원에 지역 연계실을 빠짐없이 설치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하루 평균 4.4명. 지난해 장기이식을 기다리다가 생을 마친 환자 수다. 이식 대기자는 2016년 3만 명을 돌파한 후 계속 늘어나는 반면 뇌사 기증자는 점점 줄어들어 이식할 장기가 부족한 ‘장기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말기 콩팥병 환자 홍모 씨(42)는 “‘기증자가 나타났다’는 기적 같은 전화를 5년째 기다리고 있지만 기대감이 점차 줄고 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6일까지 전국 성인 1000명을 조사한 결과 66.5%가 뇌사 시 장기나 인체조직을 기증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고 26일 밝혔다. 10명 중 6명꼴로 장기기증에 호의적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이 결과를 접한 이식 대기 환자나 전문가들은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뇌사 시 장기를 기증하겠다고 등록한 서약자 비율은 2.8%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뇌사 추정자 중 가족이 장기기증에 동의한 비율도 15.3%에 그쳤다. 현행 장기이식법에 따르면 뇌사자가 생전에 장기기증을 서약했어도 가족이 반대하면 장기를 적출할 수 없다. 더욱이 뇌사 장기기증자는 2016년 573명에서 지난해 515명, 올해(12월 3일 기준) 431명 등으로 계속 줄고 있다. 뇌사 장기 기증자가 한 해 500명을 밑돈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많은 시민들이 생명 나눔의 숭고한 뜻에 공감함에도 실제 장기를 기증하는 데 있어 걸림돌이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가장 큰 원인으로 기증자 예우에 대한 불신을 꼽는다. 지난해 10월 경기 A대학병원에서 뇌사자의 장기를 적출한 후 시신을 유가족에게 넘기고 ‘나 몰라라’ 한 사실이 언론 보도로 알려진 게 결정타였다. 이를 계기로 ‘기증해 봐야 소용이 없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신규 기증 서약자가 2016년 8만5005명에서 올해 9월 4만7661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기존 서약을 취소한 사람은 같은 기간 5039명에서 5896명으로 늘었다. 정부는 ‘그 사건’ 이후 기증자 예우를 강화하기 위해 한국장기조직기증원과 협약을 맺은 53개 병원에 뇌사 기증자가 나타나면 사회복지사를 파견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 사회복지사는 뇌사 기증자의 시신을 영안실에 안치할 때까지만 동행한다. 협약을 맺지 않은 병원에서 A대학병원과 같은 사례가 반복돼도 딱히 제재할 방법이 없다. 안규리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대한이식학회 이사)는 “뇌사 기증자가 생기면 어느 병원이든 사회복지사를 보내 뇌사 기증자의 장례절차가 끝날 때까지 유가족과 동행하며 심리 지원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정부가 국민연금 재정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힌 ‘더 내고 더 받는’ 개편안이 장기적으로 현행보다 기금 적자폭이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감소와 노령화가 진행되면서 보험료 인상 수입보다 연금 지출 규모가 급격히 커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기금 고갈 시점을 다소 늦출 수 있다는 점만을 부각해 고갈 후 미래세대가 떠안을 ‘보험료 폭탄’을 감추려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24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국민연금 개편안을 26일경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개편안에는 14일 발표한 대로 ①현행 제도(소득대체율 40%, 보험료율 9%) 유지 ②현행 제도를 유지하되 기초연금을 25만 원에서 40만 원으로 인상 ③소득대체율 45%, 보험료율 12% 인상 ④소득대체율 50%, 보험료율 13% 인상 등 네 가지 방안을 담았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정부 개편안이 재정 안정을 도외시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14일 “③안과 ④안은 재정 안정에 상당히 기여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현행 제도를 유지하면 기금이 2057년에 고갈될 전망인 반면 ④안은 재정 고갈 시기를 2062년, ③안은 2063년으로 늦출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장관은 “(보험료 인상으로) 국민연금의 재정 기반이 아주 튼튼해진다”고도 했다. 이 주장은 기금 고갈 전까지는 ‘거짓말’이 아니다. 하지만 그 이후는 전혀 달라진다. 복지부가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에게 제출한 국민연금 장기 추계 자료에 따르면 소득대체율과 보험료율을 그대로 둘 경우 연금 고갈(2057년) 이듬해인 2058년 보험료 수입은 150조5600억 원, 연금 지출은 438조1390억 원으로 추산돼 그해 수지 적자는 287조5790억 원으로 예상된다. ③, ④안의 경우 연금 지출이 늘어나지만 보험료 수입 증가분으로 인해 적자 규모는 각각 209조7540억 원, 232조8930억 원으로 현행 유지 때보다 작다. 하지만 보험료 인상의 효과는 4∼7년밖에 지속되지 않는다. 저출산 고령화로 보험료를 낼 젊은 세대는 줄어드는 반면 연금을 받아갈 노인 인구는 급증하기 때문이다. 2068년 예상 적자는 현행 제도 유지 시 476조6820억 원이지만 ③안의 경우 483조2840억 원, ④안은 535조870억 원으로 각각 커진다. ④안을 선택하면 현행 유지 때보다 연간 최대 58조 원의 적자가 추가되는 셈이다. 이런 수지 불균형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진다. 2078년 ④안의 수지 적자는 722조7460억 원으로 현행 유지 때보다 96조 원 이상 많아진다. 연금 재정을 심각하게 악화시키는 방안이 ‘재정 안정 방안’으로 둔갑한 셈이다. 기금이 고갈되면 지금처럼 연금을 쌓아뒀다가 주는 ‘적립식’을 포기하고 그해 걷어 그해 주는 ‘부과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해 보험료는 고스란히 청장년층의 부담이 되는 것이다. 2068년에 국민연금 제도를 지탱하려면 현행 제도를 유지해도 보험료율이 29.7%까지 치솟는다. ③안에 따른 필요 보험료율은 32.9%, ④안은 36.2%에 이른다. ④안이 시행될 경우 올해 태어난 아이가 50세가 되면 월급 300만 원 중 108만6000원을 국민연금 보험료로 내야 한다는 뜻이다. 김순례 의원은 “정부가 노후소득 보장이라는 달콤한 약속 뒤에 숨어 진짜 ‘보험료 폭탄’을 감추고 있다”며 “재정 안정 논의는 온데간데없이 국민 눈높이 운운하며 노후소득 보장만 내세우는 건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여야 간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독감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복용한 여중생이 아파트에서 추락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타미플루와 여중생 추락 간의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약을 사용할 때 주의해 달라고 긴급 요청했다. 24일 부산 연제경찰서에 따르면 22일 오전 6시경 부산시 연제구 거제동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중학생 A 양(13)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 양이 사는 이 아파트 12층 방문과 창문이 열려 있던 점 등을 토대로 A 양이 추락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족들은 “독감 때문에 타미플루를 처방받은 A 양이 타미플루 복용 후 환각 증상을 호소했다”고 주장했다. A 양은 20일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뒤 5일 치 타미플루와 해열제 등을 처방받았고, 처방대로 하루 2회 복용했다. 21일에는 첫 번째 먹은 약을 토한 뒤 오후 10시경 두 번째로 약을 복용했고, 약 2시간 뒤 방으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20여 분 뒤 잠을 깬 아이가 ‘천장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며 물을 마시려고 주방이 아닌 곳으로 걸어가는 등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였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A 양은 잠을 자기 위해 방으로 돌아갔고 이튿날 아파트 1층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는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4일 타미플루나 한미플루 등 인플루엔자(독감) 치료제에 쓰이는 오셀타미비르인산염 성분이 10세 이상 소아에게서 이상행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안전성 서한을 의약 전문가와 소비자 단체 등에 배포했다. 인과관계는 불분명하지만 오셀타미비르인산염 성분이 이상행동을 일으켜 환자가 추락 등의 사고에 이를 수 있으니 소아 청소년은 적어도 복용 후 이틀간 혼자 있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식약처에 보고된 오셀타미비르인산염 성분의 국내 부작용 사례는 2015년부터 올해 9월까지 총 836건이다. 어지럼증이나 울렁증이 대다수다. 이 중 이상행동으로 추락사고까지 이어진 것은 2016년 1건이었고, 환각은 12건, 섬망(병적인 흥분)은 6건이다. 정부는 2007년부터 “신경정신계 이상반응과 이상행동에 의한 사고 위험성이 있다”는 내용을 오셀타미비르인산염 성분 의약품의 경고문구에 추가했다. 부산=강성명 smkang@donga.com / 조건희 기자}
정부가 보험설계사와 학습지 교사, 골프장 캐디, 택배기사 등 특수형태 근로종사자(특수고용직)도 국민연금에 반드시 가입하게 하고 보험료 절반을 사업주에게 물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경영계는 인건비 부담이 가중돼 ‘일자리 쇼크’가 올 수밖에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4일 특수고용직을 국민연금 사업장(직장) 가입자로 바꾸는 내용을 담은 국민연금 개편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특수고용직은 근로자가 아닌 자영업자로 분류돼 ‘지역 가입자’로 연금 보험료를 전부 본인이 부담한다. 이들을 직장 가입자로 재분류하면 사업주가 보험료의 절반을 내야 한다. 이런 내용은 14일 국민연금 개편안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다가 이날 갑작스럽게 추가됐다. 특수고용직은 올해 6월 기준 44만336명으로 추산된다. 보험설계사가 31만 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학습지 교사 5만 명, 골프장 캐디 3만 명, 택배기사 1만 명 순이다. 44만 명 중 국민연금 의무 가입 대상(18∼59세)이면서 다른 직업이 없는 33만9133명(77%)은 지역 가입자로 분류돼 있다. 하지만 이 가운데 13만2068명은 수입이 적다는 등의 이유로 보험료를 내지 못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국민연금 사각지대를 상당히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계는 고용보험에 이어 국민연금 보험료 부담까지 추가되면 인건비가 늘어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내년 하반기부터 특수고용직 일부를 고용보험 직장 가입자로 전환하는 방안을 올해 8월 고용보험위원회에서 의결한 바 있다. 연세대 이지만 경영학과 교수에 따르면 보험설계사의 국민연금 보험료 절반을 사업주가 부담할 경우 인건비 부담은 연간 5598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기업의 보험료 부담 가중으로 고용 불안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조건희 becom@donga.com·김성모·변종국 기자}

서울에서 일하는 김서울 씨(가상 인물)는 ‘칼퇴(정시 퇴근)’가 보장되는 편이다. 간혹 야근을 하지만 한 달에 6시간을 넘기는 일은 드물다. 김 씨 아이는 민간 어린이집에 다니지만 국공립에 아이를 보낸다는 지인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반면 충북에 사는 이충북 씨(가상 인물)는 한 달 평균 초과 근로시간이 22시간이나 된다. 아이를 좀 더 부담 없이 오래 맡길 수 있는 국공립 어린이집이 절실하지만 눈을 씻고 찾아봐도 주변에는 없다. 고용노동부가 21일 공개한 ‘지역별 일·생활 균형 지수’에서 서울은 43.1점(100점 만점)으로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반면 충북과 충남은 각각 34.8점으로 최하위를 차지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고용부의 의뢰로 초과 근로시간과 남성 가사 노동시간, 육아휴직 사용률 등 24개 지표를 종합한 결과다. 정부가 각 지역 주민들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점수를 매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과 부산(39.5점), 대전(38.4점) 등 대도시일수록 높은 점수를 받았다. 대기업이 밀집해 육아휴직이나 육아기 단축근로제 등을 사용하기가 더 쉬웠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조업 종사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서비스직이나 연구개발직 비율이 높은 점도 워라밸 점수를 끌어올린 이유로 꼽힌다. 반면 지방 제조업 종사자들은 “휴가 중 일을 대신 할 동료나 상사의 눈치를 보느라 수당을 택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서울의 한 달 평균 초과 근로시간은 5.2시간인 반면 충남은 22.1시간으로 4배 이상으로 길었다. 연평균 휴가 사용 일수는 서울이 5.4일인 데 반해 충북은 4.1일이었다. 충북의 한 식료품 제조업체의 인사 담당자는 “직원을 더 뽑고 싶어도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여성의 월평균 가사 노동시간은 충남이 205시간, 서울이 177시간이었다. 여성 육아휴직 사용 사업장 비율은 서울이 2.2%인 반면 충남 1.2%, 전남 0.9%였다. 국공립 어린이집 설치율은 서울이 20.5%인 데 반해 충남은 4.3%에 불과하다. 연구진은 워라밸 지수를 끌어올리려면 지방자치단체가 육아휴직 사용률이 높은 업체를 지원하는 등 가족친화적 근로 형태를 독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충남과 충북은 일·생활 균형 조례나 전담인력 유무로 산출한 ‘지자체 관심도’(22.8점 만점) 점수가 각각 5.2점, 5.3점으로 전국 평균(6점)보다 낮았다. 전기택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일·생활 균형에 힘쓰는 기업엔 지자체 사업 발주 시 가점을 주는 방식 등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인플루엔자(독감)가 유행하는 가운데 초등학교 고학년 어린이의 예방접종률은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는 13일까지 독감 무료 예방접종 대상인 생후 6개월 이상∼만 12세 이하 어린이 중 71.5%가 예방접종을 마쳤다고 20일 밝혔다. 10∼12세 어린이의 접종률은 56.6%에 불과했다. 당국은 올가을부터 5∼12세 어린이가 새로 무료 접종 대상에 포함됐지만 이를 알지 못해 많은 어린이가 접종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무료 접종 대상인 6∼59개월 영유아의 접종률은 예년과 큰 변화가 없었다. 김유미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관리과장은 “예년보다 독감이 크게 유행하고 있으니 지금이라도 예방접종도우미 사이트에서 무료 접종이 가능한 의원 및 보건소 위치를 확인해 접종해 달라”고 당부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단국대는 2019학년도 정시전형에서 죽전캠퍼스 744명, 천안캠퍼스 880명 모두 1624명을 선발한다. 인문·자연·의학계열은 수능 100%로 신입생을 뽑는다. 예체능계열은 수능과 실기를 일괄합산하고, 특성화고졸재직자전형(정원외)은 학생부교과 100%로 선발한다. 수능 성적은 백분위, 영어는 등급별 자체환산점수를 활용한다. 의학계열은 표준점수(과탐 : 백분위)를 반영한다. 수능 성적이 우수한 입학생 220명(캠퍼스별 110명)에게 입학금과 수업료 전액(1년)을 면제한다. 죽전캠퍼스는 인문 및 예체능계열, 건축학과는 사탐 또는 과탐 두 과목을 반영한다. 두 과목의 점수가 고르게 잘 나왔다면 강점이 될 수 있다. 단, 한문·제2외국어 한 과목을 탐구 한 과목으로 대체할 수 있다. 건축학과를 제외한 자연계열은 탐구영역에서 과탐(두 과목 평균)만 반영한다. 수능 한국사는 반드시 응시해야 하며 등급별 가산점을 부여한다. 수학 가·나형을 선택 반영하는 예체능계열 및 건축학과는 수학 가형 성적의 15%를 가산점으로 부여한다. 국제경영학과와 상경대학, 응용통계학과는 수학 반영비율이 높고 상대적으로 국어가 낮으므로 수학이 강점인 학생들이 눈여겨 볼 모집단위다. 천안캠퍼스는 의학계열을 제외한 모집단위의 수능성적은 백분위를 활용한다. 탐구영역은 1개 과목(외국어대학은 한문·제2외국어 포함)을 반영한다. 의학계열은 국어·수학 가영역에서 표준점수를 활용한다. 과탐은 2개 과목의 백분위 평균(과탐 II 5% 가산점 부여)을 반영한다. 수능 영어 과목 반영 시 등급별 환산점수를 적용한다. 1∼3등급까지는 등급 간 환산점수 차이가 크지 않을 전망된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성신여대는 2019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정원 내 일반학생 전형으로 ‘가’군 445명과 ‘나’군 136명, ‘다’군 37명 등 총 618명의 신입생을 선발한다. 전년도처럼 인문·자연계열은 수능100%를 반영하며, 예체능계열은 학과에 따라 수능 30∼60%와 실기고사 40∼70%를 함께 반영한다. 정원외 특별전형에서는 기회균형선발 전형(‘가’·‘나’군)으로 15명을 선발한다. 농·어촌학생과 특성화고교출신자, 특성화고 졸업 재직자 전형 등은 수시모집에서 해당 전형 미충원 인원이 발생하는 경우에만 선발한다. 전년도와 비교하면 정시모집에서 전형요소의 구성 등 큰 변동은 없다. 다만 산업디자인과가 ‘다’군 모집으로 변경됐다. 예체능계열 모집단위의 수능 지정영역에서 필수과목을 폐지하고 국어, 수학, 영어, 탐구 중 상위 3개 영역 선택(각 3분의 1)으로 변경함에 따라 예체능계열 수험생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가’·‘나’·‘다’군별 지원 전략으로 수능 지정영역과 반영비율이 모집단위에 따라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반드시 모집요강을 확인해야 한다. 수능성적은 백분위 점수를 활용한다. 영어영역은 등급에 따른 ‘백분위 환산점수’를 적용하는데 학과마다 수능 지정영역별 반영비율이 다르니 전략적으로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 모집단위별 수능 지정영역에 응시하지 않으면 불합격 처리되니 신중하게 확인해야 한다. 입학처 홈페이지에서 과거 합격자의 평균 성적과 경쟁률 등을 볼 수 있다. 입학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운정장학생’으로 선정해 입학금과 4년 등록금 전액을 지원한다. 학업보조비와 해외 어학연수, 기숙사 우선 배정 등의 혜택까지 제공한다. 재학생을 위한 장학제도도 수혜율이 높다. 성신여대 학군단(ROTC)은 지난해 국방부 종합 우수 학군단으로 선정됐다. 후보생 전원이 4학기 장학금과 기숙사, 하계미국연수 부분 지원 등 특전을 누린다. 돈암 수정캠퍼스엔 2020학년도 1학기 입주를 목표로 기숙사 신축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성신여대는 2016년부터 고용노동부 ‘대학일자리센터’의 운영대학으로 선정돼 취업과 창업 지원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저학년도 이용할 수 있다. 멘토링 프로그램 ‘마이리틀 성신취업’이 대표적이다. 멘티(학생) 만족도가 5점 만점에 4.7점이다. 미국 오리건대와 캐나다 몬트리올대, 영국 포츠머스대 등 42개국 207개교 해외대학·기관과 교류하며 글로벌 여성 인재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성신여대는 2016년 프라임 사업 선정과 함께 미래지식 서비스와 소프트 산업 인재를 키우기 위해 학제도 개편했다. 지식서비스공과대학은 기계공학과나 전기전자공학과로 대표되는 전통적인 공과대학과는 다르다. 서비스디자인공학과와 청정융합에너지공학과, 융합보안공학과 등 여성 인재가 콘텐츠의 강점을 키울 수 있는 융합 중심의 전공학과로 구성돼 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중앙대는 2019학년도 정시모집에서 1195명을 선발한다. ‘가’ ‘나’ ‘다’군 모두에서 학생들을 선발해 선택의 기회를 폭넓게 제공한다. ‘가’군에서는 인문대학과 의학부 등 385명을, ‘나’군에서는 사회과학대학과 자연과학대학, 공과대학, 산업보안학과(자연) 등 469명을, ‘다’군에서는 경영경제대학과 창의ICT공과대학, 소프트웨어대학, 간호학과 등 341명을 선발한다. 이번 정시모집의 가장 큰 특징은 일부 학과와 예체능계열을 뺀 모든 단위에서 전공개방 모집(단과대학 모집)을 실시하는 점이다. 전공개방 모집으로 입학한 학생들은 합격자 발표 시 1학년 진입전공을 신청하게 되며, 2학년 때 전공 학과(부)가 결정된다. 수능일반전형은 수능 100%로 선발하며, 인문계열은 △국어 40% △수학 가·나형 40% △사회·과학탐구 20%를, 자연계열은 △국어 25% △수학 ‘가’형 40% △과학탐구 35%를 반영한다. 산업보안학과(자연)와 예술공학대학에 최초 합격한 전원은 4년 전액 장학금을 받는다. 특성화학과는 일정한 수능 성적 이상으로 합격하면 1년 전액 장학금을 받는다. 중앙대는 정시모집 수험생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28일까지 일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하고 ‘정시모집 입학상담라운지’를 운영한다. 입학처 홈페이지에서 예약한 뒤 서울캠퍼스 영신관 1층 입학처에 방문하면 맞춤형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국내 최초로 입시 기관별 합격예측 데이터를 비교 분석해주기 때문에 정확도가 높다. 원서는 31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인터넷으로 접수한다. 자세한 내용은 입학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최근 한 대형마트가 일본 후쿠시마(福島)현에서 생산한 인스턴트 라면을 판 사실이 온라인에서 알려져 파문이 일었다. 7년 전 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방사능 오염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후쿠시마산 가공식품 수입은 4년 새 2.8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지금까지 후쿠시마산에서 방사능이 검출된 적이 없다며 안심하라지만 소비자들의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후쿠시마 지역의 제조공장에서 가공해 올해 1∼11월 국내에 들여온 가공식품이 162t이라고 18일 밝혔다. 수입량은 △캔디류가 46.5t으로 가장 많았고 △명태알 샐러드 등 수산물가공품(46.4t) △쌀로 빚은 사케(37.9t) △메밀국수 등 건면(26t) 등이 뒤를 이었다. 연도별 수입량은 2014년 58.7t에서 크게 늘었다. 적지 않은 소비자가 후쿠시마산 라면 판매 소식에 ‘어떻게 그 지역 식품이 들어왔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정부는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 후쿠시마와 인접 지역의 농산물 27개 품목과 수산물 전 품목의 수입을 금지했다. 하지만 가공식품은 수입금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후쿠시마에서 잡힌 명태알은 수입할 수 없지만 이를 마요네즈와 버무리면 가공식품인 샐러드로 분류돼 수입이 가능한 것이다. 소비자가 이를 구매 단계에서 구분하기는 어렵다. 온라인 소셜커머스에서 인기를 끈 J캔디는 일본 후쿠시마에 공장을 둔 L사가 제조했지만 제품 겉면에는 원산지가 일본이라고만 적혀 있다. 소비자가 따로 가공업체 이름을 검색해봐야 어느 지역에 있는지 알 수 있다. 국내 식당에 절인 해파리나 연어알젓을 납품하는 C사는 후쿠시마 공장 주소를 영어로 적어 놓았다. 원료인 해파리나 연어알이 어디서 잡힌 건지는 표시하지 않았다. 현행 수입식품법상 가공식품 원재료에 대한 원산지 정보는 신고 대상이 아니다. 식약처는 일본산 가공식품을 수입할 때마다 정밀 검사를 해 세슘과 요오드 등 방사능 검출 여부를 가려내고 있어 불안해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원전 사고 이후 후쿠시마산 가공식품에서 허용치(kg당 100베크렐·Bq)를 초과한 방사능이 검출된 적이 한 번도 없는 데다 허용치 이하가 검출돼도 전량 반송 조치한다는 것이다. 다만 국내에 들어온 후쿠시마산 가공식품의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식약처 관계자는 “불법 수입이 아닌데 제조 및 수입업체가 피해를 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소비자의 불안은 가시지 않는다. 현행 검사 방식은 같은 날 생산했거나 같은 날 수입된 제품 중 몇 개를 뜯어 검사하는 표본검사 방식이다. 이 때문에 검사하지 않은 제품 중 방사능에 오염된 제품이 있을 수 있다. 중국과 대만은 후쿠시마산이면 가공식품도 모두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안재훈 환경운동연합 생활방사능TF팀장은 “정부가 일본산 가공식품 원료의 원산지 정보를 파악하지 못하면서 국민에게 안심하라고만 하니 오히려 불신이 깊어지는 것”이라며 “국민 눈높이에 맞게 표기 방식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정부가 경제 상황이 나쁘면 국민연금 수령액을 줄이는 등의 ‘자동 조정안’을 26일 국회에 제출하는 국민연금 개편안에 포함시킬 방침인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기금 고갈을 염두에 둔 재정 안정화 방안이지만 미래 세대의 수령액이 깎일 수 있어 국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국민연금을 낸 만큼 받는 명목확정기여(NDC) 방식으로 바꾸고 수령액은 경제 및 인구 지표에 따라 자동으로 조정해 재정을 유지하는 방안도 국회에 낼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확정급여(DB)’ 방식은 수령액을 고정시키고 보험료율을 올려 재정을 맞춘다. 낸 것보다 더 받게 설계됐지만 지속 가능성이 낮다. 반면 NDC 방식은 보험료를 그대로 두되 수령액을 조정해 재정을 유지하는 것이다. 경제성장률이 낮거나 기대여명(연금을 받기 시작한 나이부터 앞으로 더 살 수 있는 기간)이 길어지면 수령액을 줄이는 방식이다. 스웨덴 등이 채택했다. 이는 2057∼2063년 기금 고갈을 전제로 한 정부의 네 가지 개편안에 대한 보완책이다. 하지만 보험료를 올리지 않은 채로 NDC 방식을 도입하면 미래 세대의 수령액이 줄어 노후 보장이 어려워진다는 점에서 논란이 클 것으로 보인다. 양재진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스웨덴이 NDC 방식을 도입했을 때 보험료율이 18.5%였다”며 “그 절반밖에 안 되는 국내 보험료율(9%)을 대폭 올리는 조치 없이 NDC를 도입하면 부작용이 너무 커진다”고 지적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정부가 국회에 제안하기로 한 ‘명목확정기여(NDC)’ 방식 국민연금의 핵심은 ‘자동 조정 장치’다. 연금 수령액을 인구 구조나 경제 성장률 등 지표와 연동해 조정하면서 기금 고갈을 막겠다는 것이다. 재정 안정 보완책이지만 정작 무슨 지표를 언제부터 어떻게 연동시킬지는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아 책임을 국회에 떠넘기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연금 수령액-보험료 자동 조정이 대세 현행 국민연금은 ‘확정급여(DB)’ 방식이다. 연금 급여(수령액)를 그대로 두되 보험료만 올려 재정을 안정시키는 것인데, 고령화가 진행되면 보험료율이 크게 올라 미래 세대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반면 NDC 방식은 가입자의 기여(보험료)는 그대로 두고 수령액을 줄임으로써 장기적인 재정 균형을 맞추는 방식이다. 스웨덴은 1999년 연금 보험료율이 18.5%까지 오르자 제도 운영 방식을 DB에서 NDC로 바꾸며 자동 조정 장치를 도입했다. 이 장치에 따르면 가입자 개개인이 낸 보험료 원금(A)에 법정 이자(B)를 얹어 전체 수령액이 결정된다. 이 전체 수령액(A+B)을 가입자의 기대여명(연금을 받기 시작한 나이부터 앞으로 더 살 수 있는 개월 수)으로 나눈 액수가 월 수령액이다. 법정 이자는 직전 연도 평균 임금 상승률에 따라 결정된다. 임금 상승률이 일정 기준보다 높으면 경기가 좋다고 보고 연금을 더 주지만, 임금 상승률이 낮으면 경기 상황이 나쁜 것으로 보고 연금을 깎는다. 기대여명이 길어질 때도 연금을 덜 주게 돼 있다. 나라마다 세부적인 방식은 다르지만 자동 조정 장치 도입은 대세다. 연금 개혁 방향을 두고 대립해온 국제노동기구(ILO)와 월드뱅크(World Bank)도 자동 조정 장치에는 한목소리로 찬성한다. 이탈리아와 노르웨이가 스웨덴과 유사한 장치를 도입했다. DB 방식을 유지하는 독일은 경제성장률, 출산율 등 사회·경제적 변수를 반영해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조정한다. 일본은 2004년 ‘거시 경제 슬라이드’를 도입했다. 기대여명이 길어지고 출산율이 떨어지면 연금 수령액을 자동으로 깎는다. 덴마크와 핀란드도 기대여명에 따라 연금 수급 시점을 늦추거나 수령액을 줄인다.○ “알맹이 없는 면피성 대책” 이 같은 자동 조정 장치는 한 번 정교하게 만들어두면 그 효과가 오래간다. 보험료 인상이나 수령액 삭감 등 정치적으로 예민한 논의를 반복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한 번’이 어렵다. 일단 국내 정서상 연금을 깎는 방식에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국민연금 수령 시기를 현행 65세에서 67세로 늦추는 등의 내용을 담은 제도발전위원회 권고안이 8월 공개됐을 때도 “평생 연금 한 번 못 받고 죽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들끓었다. 국민들 반발이 클 수 있는 사안이라 정치권과 청와대가 채택하기 쉽지 않은 방식이다. 수령액을 경제 성장률, 물가 상승률, 임금 상승률 등 어느 지표와 연동할지를 두고도 노사가 대립할 수 있다. 사회적 대화가 성숙한 스웨덴에서도 자동 조정 장치 도입에는 14년이 걸렸다. 정부도 소극적이다. 정부는 국회에 제출할 개편안에 NDC 방식과 자동 조정 장치 도입의 세부 방안은 담지 않을 방침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NDC 방식을 주요한 재정 안정화 방안으로 제시하겠지만 정교한 내용을 담기엔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14일 내놓은 네 가지 안에 재정 강화 방안이 빠진 점을 고려해 정부가 ‘면피성’으로 NDC 방식을 포함시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발표한 정부안은 △현행 소득대체율(40%)과 보험료율 유지(9%) △현행 제도를 유지하되 기초연금만 25만 원에서 40만 원으로 인상 △소득대체율 45%, 보험료율을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50%, 보험료율 13%로 인상 등 4개안이다. 한 국책연구원 관계자는 “현재 정부의 NDC 도입 추진은 제대로 된 재정 안정 방안이 아닌, ‘기금 고갈 대책이 있느냐’는 비판을 모면하기 위한 형식적인 꼼수”라고 지적했다. 조건희 becom@donga.com·김윤종 기자}
보건복지부는 14일 오전 10시 반 국민연금 개편안을 발표한다는 사실을 불과 3시간 전인 7시 반에야 출입기자단에 알렸다. 동아일보 보도(14일자 A1면)로 발표 일정이 알려진 직후였다. 정부는 통상 주요 정책을 발표할 때 사전 설명회를 열고 보도 유예(엠바고)를 요청하는데 이런 과정을 전혀 거치지 않은 것이다. 복지부는 지난달 7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정부안 초안을 보고하기에 앞서 일부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혼선을 빚자 이날 ‘기습 발표’를 택했다. 문 대통령의 재검토 지시로 초안 보고 이후 37일 만에 정부안을 내놓았지만 사실상 달라진 내용이 거의 없는 점도 기습 발표의 이유로 꼽힌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최종 정부안과 초안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보험료율을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게 (정부안에) 반영됐지만 (초안과) 크게 차이가 안 난다”고 말했다. 결국 정부가 시간만 허비했다는 비판을 의식해 금요일 기습 발표를 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초안 보고 때 박 장관을 비롯해 복지부 간부를 모두 불러 대면보고를 받았지만 최종안은 서면으로만 보고받았다. 복지부 관계자는 “보완 보고의 성격이라 서면으로 대체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정부안 발표가 늦어지면서 향후 연금개혁 논의 일정도 줄줄이 미뤄지고 있다. 복지부는 다음 주초 국민연금심의위원회와 차관회의를 열어 정부안을 논의한다. 이어 정부안은 26일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에 제출된다. 정부안 제출 법정시한인 10월보다 두 달이나 늦어지는 셈이다. 국회는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산하 국민연금개혁특위의 논의 결과를 지켜본 뒤 본격적으로 정부안을 심의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연금개혁특위는 노사 간 이견이 커 내년 7월에야 어느 정도 정리된 의견을 내놓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때 노사 합의안이 나온다 하더라도 국회가 2020년 4월 총선을 코앞에 두고 연금개혁에 매달릴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연금 전문가는 “정치 일정을 고려할 때 연금개혁 ‘폭탄’이 다음 정부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의 전문성을 강화하려는 방안이 위원들의 반대에 부닥쳐 대폭 후퇴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돈 굴리는 문제는 저희 같은 보통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렵다”(기금운용위 회의록)고 말하던 비전문가 위원들이 앞으로도 계속 국민 노후자금 654조 원을 굴리게 된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10월 5일 각 단체가 추천해 복지부 장관이 위촉하는 기금운용 외부위원 14명(사용자 단체 3명, 근로자 3명, 지역가입자 6명, 국책연구원 2명) 모두 ‘금융이나 경제, 자산운용, 법률, 사회복지 분야 경력 3년 이상’ 자격 요건을 갖추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기금운용위 산하 전문위원회들도 관련 경력 3년을 요구하는 점을 감안한 조치였다. 하지만 위원들이 “전문성 못지않게 대표성도 중요하다”는 취지로 강하게 반발하자 복지부는 관련 법령 개정을 포기하고 외부위원 중 4명에게만 자격 요건을 적용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사용자 및 근로자 대표를 현재 각 3명에서 4명으로 늘리되 이 중 각 2명에게만 자격 요건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외부위원들이 스스로 전문성이 낮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막상 자격 요건을 적용하면 ‘자리를 뺏긴다’는 위기의식을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