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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1.5%에도 못 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지난해 5월 이후 다섯 차례 연속으로 올해 성장률을 이전 전망보다 낮춰 잡은 것이다. 아울러 2월과 4월에 이어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연 3.5%로 묶어 두기로 했다. 한은은 25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1.4%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2월 올해 성장률을 2.5%로 내다봤던 한은은 그해 5월 전망치를 2.4%로 낮춘 뒤 경제전망을 수정할 때마다 전망치를 내리고 있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개발은행(ADB),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은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1.5%로 조정했다. 이에 1.5%가 국내외 기관에서 ‘대세’로 굳어지는 듯했지만 이번에 한은이 내놓은 성장 전망은 그보다 더 낮은 것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정보기술(IT), 반도체 경기 회복이 생각보다 지연되고 있다”며 “중국 경제가 내수 중심으로 천천히 회복되면서 주변국 파급 효과도 느려진 것이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선진국의 성장률 평균이 1.3% 정도인데 한국처럼 제조업 중심이고 에너지 수요가 많은 국가에서 1.4% 성장은 비관적이라거나 경제 파국이라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이창용 “구조개혁 없이 재정-통화 기대면, 나라 망가지는 지름길” 올 성장률 1.6→1.4% 5연속 하향‘중국 효과’ 미미… “최악 경우 1.1%”“장기 저성장 국면, 단기정책 안돼”시장은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 주목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석 달 만에 다시 낮춘 건 반도체를 비롯한 국내 정보기술(IT) 부문의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디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19 봉쇄에서 벗어난 중국이 경제활동을 재개(리오프닝)했지만 효과가 미미해 한국 등 주변국의 대중(對中)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하반기(7∼12월) 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한은과 정부의 ‘상저하고(上低下高)’ 경기 전망도 결국 희망고문으로 끝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은은 중국 회복세가 지연되는 등 최악의 경우 올해 성장률이 1.1%에 그칠 수 있다는 비관적 가능성까지 제시했다. ● ‘상저하고’ 위태… 성장률 1.1% 그칠 수도한은은 25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1.4%로 끌어내렸다. 지난해 5월까지만 해도 올해 성장률을 2.4%로 전망했지만 1년 새 전망치를 1%포인트 내린 것이다.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한국금융연구원(1.3%)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1.1%) 정도를 제외하면 국내외 주요 기관 전망치 중 최하 수준으로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약 2%)에도 못 미친다. 내년 전망치도 기존 2.4%에서 2.3%로 소폭 낮아졌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이 더 낮아질 가능성도 제시했다. 올해 5.3%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 중국 경제가 주춤하고 미국발 은행 위기로 글로벌 금융불안이 확대되면 한국 성장률이 1.1%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중국의 회복세가 강하게 나타날 경우 한국 성장률은 1.6%로 개선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향후 국내 경기에 대해서도 ‘상저하고’ 전망은 유지했지만 회복 속도는 당초 예상보다 완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경제는 올해 1분기(1∼3월) 0.3% 성장하면서 지난해 4분기(―0.4%) 역성장에서 탈출했지만 여전히 수출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통관기준 무역수지는 4월(―26억2000만 달러)까지 14개월째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누적된 무역적자는 295억4800만 달러에 달한다. 한은은 “2분기(4∼6월)에도 회복 모멘텀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를 260억 달러에서 240억 달러로 축소했다. 이창용 총재는 “개인적으로는 이미 장기 저성장 국면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며 “구조개혁 없이 재정과 통화 등 단기 정책을 통해 저성장을 해결하려는 것은 나라가 망가지는 지름길”이라는 쓴소리도 던졌다. ● 긴축 끝나나… “인상 가능성 열어둬야” 성장률을 내려 잡을 만큼 경기가 부진하다 보니 이날 한은은 연 3.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올해 2월과 4월에 이어 3연속 동결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3.7%)이 14개월 만에 3%대로 떨어진 데다 5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3.5%로 3개월 연속 하락하는 등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둔화하는 모습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한은의 3연속 동결로 사실상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료된 것으로 보고 연내 금리인하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이 총재는 “금통위원 6명 모두가 최종 금리를 3.75%로 가져갈 가능성을 열어뒀다”며 “절대로 (금리 인상을) 못 할 거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경고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수익률 최소 40% 봅니다. 조만간 호재성 기사가 뜰 종목입니다.” 한 가상자산 관련 유튜브 채널 운영자는 23일 본보 기자에게 인공지능(AI) 관련 코인 매수·매도 시점을 알려주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전날 밤 해당 유튜브 채널에 마련된 무료상담 신청란에 연락처를 남긴 지 약 12시간 만에 걸려온 전화였다. 코인 종목 추천을 대가로 금전을 요구하는 업체도 있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과 유튜브 등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 중이던 한 업체는 “첫 가입자에 한해 한 달 회원권은 30만 원, 3개월 치를 한 번에 끊으면 70만 원”이라며 투자를 끈질기게 권유했다.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가상자산 대량 보유 의혹이 일면서 온갖 사기와 비리 등으로 혼탁해진 가상자산 시장의 ‘민낯’도 주목받고 있다. 법제화 논의가 지지부진한 사이 가상자산 시장이 과도한 마케팅과 투자자 유인, 시세 조종 등 불공정거래 행위들이 공공연하게 벌어지는 ‘투기판’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전투구’ 코인판, 비상장 및 단독 상장 코인 주요 타깃 지금도 카카오톡 오픈채팅방과 유튜브 등에서는 고수익률을 보장하며 특정 코인 투자를 권유하는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일정 대가를 받고 금융투자 상품에 대한 투자 조언을 하는 행위는 유사투자자문업에 해당한다. 유사투자자문업체로 영업하려면 금융위원회에 신고해야 하지만, 가상자산의 경우 금융투자 상품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신고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 이에 시세 조종 세력 등이 가상자산 시장에 흘러들어 오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단톡방에서는 투자자들을 유혹하는 각종 감언이설이 난무하고 있다. 특히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모든 가상자산) 중에서도 비상장 또는 단독 상장 코인들이 주로 시세 조종 세력들의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 유동성이 부족해서 소위 ‘작전’을 펼치기 상대적으로 수월하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상장 폐지된 가상자산 68종 중 약 71%는 특정 거래소에서만 거래가 지원되는 단독 상장 가상자산이었다. 실제로 3월 강남 납치살인 사건의 배경이 됐던 퓨리에버코인도 2020년 코인원에 단독 상장된 가상자산이었다. 퓨리에버코인 발행사는 거래소 상장 전 현직 공무원, 기업 임원 등에게 사전 발행 물량을 지급해 청탁 로비를 벌였고, 일반 투자자에게는 다단계 방식으로 접근했다. 퓨리에버코인은 시세 조종 행위가 발각돼 결국 이달 5일 상장 폐지됐다.● ‘러그풀’ 등 사기 위험에 투자자 고스란히 노출 투자자들은 코인 발행자가 투자금을 갖고 사라지는 ‘러그풀(rug pull·소위 먹튀 사기)’ 등 각종 사기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거래소를 거치지 않고 투자자끼리 거래하는 탈중앙화 금융 서비스인 ‘디파이(DeFi)’는 보유 가상자산을 담보로 이자를 받거나 레버리지(빚) 투자까지 일으킬 수 있어 사기꾼들의 온상으로 꼽힌다. ‘한국판 도지코인’을 표방한 ‘진도지(JINDOGE)코인’은 투자자를 울린 대표적 코인이다. 2021년 5월 진도지코인 개발자는 조만간 해당 코인을 상장할 계획이라면서 투자자를 모집했다. 진도지코인은 디파이 플랫폼인 유니스왑을 통해 거래됐는데, 상장 하루 만에 개발자가 전체 물량의 15%를 매도한 후 잠적하면서 가격은 90% 이상 급락했다. 당시 투자자들이 입은 피해액은 20억∼30억 원으로 추정된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8∼2022년 5년간 가상자산 불법 행위 피해 규모는 5조2941억 원에 달했다.● ‘무법지대’ 코인 시장, 규제 도입 시급전문가들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하루빨리 제도적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정엽 블록체인법학회장은 “유럽연합(EU)의 가상자산시장법인 ‘미카(MiCA)’처럼 문제가 생겼을 때 발행인들이 책임질 수 있는 법적 규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U는 앞서 16일(현지 시간) 세계 최초로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관리감독, 소비자 보호 등의 조항을 담은 법안 시행을 확정했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불법 행위에 대해 처벌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수사 당국의 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보이스피싱 등 증권사기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계좌가 4년 새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증시 호황기 증권계좌 수가 급증하며 범죄에 노출된 계좌도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금융투자협회가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자산 상위 20개 증권사(2022년 4분기 기준)의 지급정지 명령 횟수는 지난해 7만3892건으로, 2018년(3만2602건)보다 2.3배로 늘었다. 지급정지 명령 횟수는 2019년 4만3493건, 2020년 3만9736건에서 증시 호황기였던 2021년 8만5981건으로 급증했다. 지급정지 금액도 크게 늘었다. 지급정지 금액은 2018년 340억7755만 원에서 2021년 764억5159만 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501억4698만 원) 감소세를 보였다. 5년간 총 지급정지 신청 금액은 2528억292만 원에 달한다. 금융사기 피해가 발생했거나 피해가 우려되는 경우 고객은 증권사에 계좌의 지급정지를 요청할 수 있다. 경찰청 등 외부기관에서 계좌 소유주에게 지급정지를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 증권계좌에 대한 지급정지가 늘어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 주식 투자 열풍이 불며 계좌 수가 크게 늘자 범죄에 악용된 계좌도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2020년 말 3565만 개였던 주식 거래 활동계좌 수는 1년 사이 크게 늘어 2021년 말 5570만 개로 집계됐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메리츠증권의 ‘슈퍼365 계좌’ 내 예탁 자산이 500억 원을 돌파했다. 슈퍼365계좌는 투자를 하지 않아도 보유한 현금에 일 복리 이자 수익을 제공하고 국내외 주식과 펀드, 채권 등 다양한 금융 투자 상품을 국내 최저 수준 수수료로 거래할 수 있는 온라인 전용 통합 투자 계좌로 지난해 12월 출시됐다. 슈퍼365 계좌의 핵심 서비스는 ‘환매조건부채권(RP) 자동 투자’로 계좌 내 보유 현금을 매 영업일마다 지정된 시각에 투자하고 다음 날 매도해 일 복리 투자를 가능케 하는 서비스다. 높은 이자를 받기 위해 매번 별도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현금을 이체하거나 수시 RP 상품을 매매해야 하는 단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하나의 계좌에서 언제든지 주식 및 상품 매매와 출금이 가능하다. 메리츠증권의 슈퍼365 계좌에선 별도의 신청 없이 자동으로 보유 현금에 일 복리 이자 수익을 제공한다. 원화와 미국 달러 모두 금액 한도 없이 대기 자금에 대해 원화 3.15%, 달러 4.0%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슈퍼365 계좌에 3000만 원을 예치하면 영업일 기준 세전 평균 약 3600원이 제공된다. 1억 원을 예치하면 직장인 한 끼 점심값인 약 1만2000원을 이자로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4일 기준 슈퍼365 계좌의 1인 평균 예탁 자산은 5630만 원으로 일반 비대면 계좌(2480만 원) 대비 약 2.3배 높았다. 고객들의 총 예탁 자산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출시 후 예탁 자산 300억 원을 돌파하기까지 3개월이 소요됐지만 이후 단 1개월 만에 500억 원을 돌파했다. 기본 거래 수수료가 낮은 것도 슈퍼365 계좌의 장점이다. 온라인 수수료는 국내 주식 0.009%, 해외 주식 0.07%(미국, 중국, 일본, 홍콩), 채권 0.015%다. 국가별로 미국 90%, 중국·홍콩·일본 80% 환전 수수료 할인이 기본으로 적용된다. 기본 수수료 자체가 저렴한 탓에 슈퍼365 계좌는 투자 대기 자금 유입 외 유거래율이 28.4%로 일반 비대면 계좌(19.6%)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메리츠증권은 최근 슈퍼365 계좌의 인기에 힘입어 고객 편의를 위해 비대면 계좌 개설 프로세스도 간소화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슈퍼365 계좌는 고금리 시기에 고객들이 최상의 조건에서 투자와 자산 관리에 임할 수 있도록 모든 혜택을 집대성했다”며 “앞으로도 개인투자자들에게 더 나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메리츠증권만의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를 계기로 금융감독원이 유사 투자자문업체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나섰다. 개별 투자 상담을 제공하거나 사전 매집한 종목을 추천하는 등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불법행위가 이어지고 있어 투자자들의 경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신고만으로 영업 가능한 유사 투자자문업자유사 투자자문업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일정한 대가를 받고 간행물·출판물·통신물·방송 등을 통해 투자 조언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등록 및 요건 유지가 필요한 투자자문업자와 달리 유사 투자자문업은 신고만으로 영업이 가능하다. 다만 고객과 개별적으로 접촉해 투자 상담을 할 수 없다. 상대적으로 간단한 영업 조건 때문에 유사 투자자문업체 수는 빠르게 늘고 있다. 23일 기준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 정보 포털 파인에 신고된 유사 투자자문업자는 2137곳으로 2019년 말(867곳) 대비 146% 증가했다. 유사 투자자문업 관련 투자자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영업 방식이 온라인 중심으로 변화하며 ‘주식 리딩방’(오픈 채팅방, 스팸 메시지 등을 통해 유료 회원 가입을 유도한 뒤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을 활용해 소비자들에게 접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주식 리딩방 관련 피해 추정액은 2019년 106억 원에서 지난해 204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평균 계약 금액도 2019년 408만 원에서 올해 4월 기준 830만 원으로 급증했다. 유튜브나 증권방송 등에 연락처나 업체명을 노출해 유료 회원을 모집하는 것 역시 대표적인 영업 방식이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전담 조직인 ‘유사 투자자문업자 등 불법행위 단속반’을 설치해 집중 신고 기간을 운영하는 등 불법행위 단서를 적극적으로 수집할 계획이다. 또 암행·일제 점검에 착수해 불법 혐의 업체를 적발하겠다고 밝혔다. 16일 이복현 금감원장은 “유사 투자자문업자 등에 의한 불법행위는 국민들의 직접적인 재산 피해를 유발하고 자본시장을 교란해 금융 질서의 근간을 해칠 수 있는 만큼 이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금감원이 유사 투자자문업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것은 SG증권발 대규모 하한가 사태 때문이기도 하다. 해당 사건의 주요 피의자인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는 2014년부터 유사 투자자문업체 신고와 폐업을 반복하는 등 여러 컨설팅 업체를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고수익 유도에도 신중한 결정 필요유사 투자자문업자의 불건전 영업 행위로 인한 손실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이 투자 전 철저한 사전 조사에 나설 필요가 있다. 유사 투자자문업자는 전문성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고수익을 보장하거나 종목 적중률을 내세우는 등의 거짓·과장 광고에 유의해야 한다. 또 유사 투자자문업자는 여러 고객을 대상으로만 영업을 해야 한다. 업체에서 제공하는 1대1 투자 추천 행위는 불법이다. 계약을 체결하기 전 업체 정보 및 세부 내용을 검토하는 것도 중요하다. 먼저 금감원 파인을 통해 신고된 업체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환급 비용 같은 주요 내용도 살펴 계약상 불리한 내용은 없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지난해 소비자원에 접수된 2946건의 주식리딩방 피해 구제 신청 가운데 계약 불이행, 계약 해제·해지, 위약금 등 계약 관련 건수가 2662건(90%)으로 가장 많았다. 이유진 한국소비자원 금융보험팀장은 “계약 해지 과정에서 분쟁이 발생할 경우 소비자원에 상담 및 피해 구제를 신청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업체의 불법행위나 정부 기관 사칭으로 피해를 입었다면 수사기관이나 금감원에 신고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융감독원 역시 유사 투자자문업체의 불법행위에 대한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대처를 안내하고 있다. 업체의 불법행위를 발견할 경우 리딩방 화면, 운영자 인적사항 등의 증빙 자료를 확보한 뒤 금감원 홈페이지를 통해 제보할 수 있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한국 증시에 돌아온 외국인투자가들이 ‘엔터주’를 쓸어 담고 있다. 이 같은 매수세에 힘입어 올해 1분기(1∼3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달성한 엔터 4사(하이브, JYP엔터테인먼트,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의 시가총액이 20조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빌보드 차트에 꾸준히 진입하는 K팝의 인기, 엔터사들의 제작 능력 등 근원적인 경쟁력이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로 주가 상승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JYP엔터테인먼트(JYP)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40% 오른 11만57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와이지엔터테인먼트(YG)도 연초 대비 93.13% 오른 9만2800원으로 장을 마쳤다. JYP와 YG는 앞서 18일 장중 12만900원, 9만5400원에 거래되며 52주 신고가를 달성하기도 했다. 하이브, 에스엠엔터테인먼트(SM)도 연초 대비 각각 61.06%, 43.75% 상승했다. 주가 상승으로 엔터 4사의 시가총액도 불어나고 있다. 18일 종가 기준 엔터 4사의 시총 규모는 20조5366억 원에 달했다. 이 같은 주가 흐름 뒤에는 외국인투자가들의 뜨거운 매수세가 존재한다. 5월 외국인투자가가 순매수한 상위 15개 종목에는 YG(1292억 원), JYP(696억 원), 하이브(570억 원)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이 코스닥시장에서 1168억 원을 순매도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선화 KB증권 수석연구원은 “멀티 레이블 체제 도입과 K트레이닝·매니지먼트 시스템을 통해 아티스트 의존도를 축소하면서 외국인 투자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케이팝 아티스트들은 빌보드 차트에 수시로 진입하며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1분기 실적도 기대 이상이었다. 올해 1분기 엔터 4사의 합산 매출액은 8900억 원, 영업이익은 1493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1분기 JYP의 매출액(연결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74.14% 상승한 1180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 역시 42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9.27% 늘었다. YG와 하이브도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97.66%, 41.51% 증가하는 등 시장의 전망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들 기업의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하반기 신인 그룹의 데뷔로 호재가 계속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YG는 12일 신인 걸그룹 ‘베이비몬스터’의 데뷔 멤버를 확정한 바 있다. 산업이 구조적 성장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이브와 JYP는 각각 미국 대형 레이블사인 게펜 레코드, 리퍼블릭 레코드와 협업해 하반기 미국 걸그룹 론칭을 앞두고 있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이제는 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이 아니라 무형자산 기술을 수출하는 시대”라며 “모멘텀은 최소 연말까지 확실하다”고 분석했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반도체 수급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외국인투자가의 삼성전자 매수세가 이어지며 주가가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7만 전자’ 돌파가 코앞에 다가왔고 ‘9만 전자’에 도달할 수 있다는 기대감까지 감돌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0.15% 상승한 6만8500원에 마감했다. 이는 연초 대비 23.42% 오른 수치다. 이날 장중 6만9000원에 거래되며 52주 신고가를 달성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 외국인투자가는 삼성전자 보유 비중을 늘리며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해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자 매도세를 보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외국인은 연초 이후 이날까지 삼성전자 주식 9조1403억 원을 순매수했다. 특히 5월에만 1조3010억 원을 사들였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율은 이날 장 개시 시점 기준 52.19%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이 52%대에 들어선 건 지난해 3월 7일(52.05%) 이후 처음이다. 이러한 흐름은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수급 안정화에 대한 기대감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3사(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가 모두 감산에 동참하면서 공급 과잉이었던 메모리 수급이 올해 3분기부터 개선될 것”이라며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개선에 따른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무소속 김남국 의원이 ‘먹튀 사기’ 의심을 받고 있는 신생 코인들을 대량 거래한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개인지갑으로 이체한 위믹스 코인을 신생 코인들로 바꾼 데 대해 여당 일각에선 자금세탁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19일 김 의원이 소유한 가상자산 지갑 ‘클립’의 거래내역을 분석한 결과, 김 의원은 지난해 3월 26일 블록체인 업체 클레이스타가 발행한 ‘클레이스타(KSTAR)’ 코인 2억1682만 개를 처음 사들였다. 이후 추가 매수를 통해 그해 6월까지 클레이스타 보유량을 56억 개까지 늘렸다. 전체 발행량(5000억 개)의 1%가 조금 넘는 규모다. 그런데 김 의원은 돌연 지난해 6월 6일 오후 2시 50분경 보유한 클레이스타 56억 개 전량을 디파이(DeFi·탈중앙 금융상품) 플랫폼 ‘클레이스왑’으로 이체했다. 디파이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거래할 수 있는 탈중앙화 금융 서비스로, 업비트나 빗썸 같은 거래소를 거치지 않고 코인을 팔 수 있다. 가상자산 시세 조사기관 ‘DEXATA’에 따르면 김 의원이 보유한 클레이스타 56억 개의 지난해 6월 6일 당시 시세는 약 150만 원. 테라·루나 폭락 사태 등의 여파로 고점 대비 약 30분의 1로 급락한 가격이었다. 19일 오후 2시 기준 클레이스타는 개당 0.00005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김 의원이 대량의 위믹스 코인을 신생 코인들로 바꾼 건 ‘트래블 룰’(가상자산 거래 실명제) 도입과 관련돼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라 지난해 3월 25일부터 가상화폐 사업자는 100만 원 이상의 코인을 전송하는 송·수신인의 신원 정보를 모두 기록해야 한다. 또 자금세탁 등이 의심되는 경우 사업자가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보고해야 한다. 그런데 김 의원이 위믹스를 대량 인출한 시점은 이 같은 트래블 룰이 시행되기 직전인 지난해 3월 초였다. 변창호 코인사관학교 대표는 “트래블 룰 시행으로 거래소에 거액의 코인을 보유한 사실이 밝혀지면 도덕성에 타격을 받을 수 있어 디파이 거래를 시도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디파이 서비스는 가상자산 거래소와 달리 금융당국에 등록돼 있지 않다. 김 의원은 디파이 플랫폼 ‘클레이스왑’을 활발히 사용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2월에는 보유하던 위믹스 코인 51만여 개(34억 원 상당)를 클레이페이 59만 개로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애초에 클레이페이는 투자가 아닌 자금세탁이 목적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의원은 36억 위믹스를 쓰레기에 불과한 클레이페이로 교환한다. 그럼 세력들은 위믹스를 거래소에서 현금화하고 일정한 수수료를 제하고 김 의원에게 현금으로 돌려준다”고 썼다. 이에 대해 변창호 대표는 이날 오전 텔레그램을 통해 “클레이페이 자금 흐름을 추적해봐야 한다는 말에 동의한다”며 “충분히 자금세탁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반면 다른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김 의원의 자금세탁 방식에 대해 구체적인 근거가 더 필요하다. 김 의원이 가짜 정보로 사기를 당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하 의원 주장에 대한 김 의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했지만, 김 의원과 김 의원 측 모두 닿지 않았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송혜미 기자 1am@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생계비 스트레스 때문에 결혼과 출산을 하기 힘들고 부업까지 해야 해서 건강이 악화되고 있다.”(뉴질랜드에 사는 밀레니얼세대 여성 A 씨) 글로벌 MZ세대 10명 중 5명은 생계비 부담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여러 직업을 병행하는 등 ‘N잡’에 나서는가 하면 알뜰한 소비습관을 추구하고 있었다. 딜로이트그룹은 2022년 11∼12월 전 세계 44개국 MZ세대 2만2856명(밀레니얼세대 8373명, Z세대 1만4483명)을 대상으로 설문과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Z세대는 1995년 1월∼2004년 12월 출생, 밀레니얼세대는 1983년 1월∼1994년 12월 출생 세대를 의미한다. 조사 결과를 담아 18일 발표한 ‘딜로이트 2023 글로벌 MZ세대 서베이’에 따르면 전 세계 Z세대의 35%, 밀레니얼세대의 42%가 생계비 우려(물가 상승)를 가장 심각한 사회 이슈로 꼽았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6%포인트 오른 수치다. 한국 Z세대(48%)와 밀레니얼세대(46%) 역시 생계비를 최대 관심사로 꼽았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Z세대 51%, 밀레니얼세대 52%)은 생계비 부담으로 매달 빠듯하게 살고 있다고 답했다. 다음 월급날까지 지출을 감당하지 못할까 봐 우려하는 한국 Z세대와 밀레니얼세대의 비율도 각각 45%, 53%로 나타났다. MZ세대는 생계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N잡’에 나서고 있었다. 본업 외에 파트타임 또는 풀타임으로 부업을 하는 Z세대와 밀레니얼세대의 비중은 각각 46%, 37%로 2022년 대비 각각 3%포인트, 4%포인트 증가했다. 이들은 첨단기술과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활용해 △제품 및 서비스 온라인 판매 △기그(Gig) 경제 활동(음식 배달 및 차량공유 애플리케이션처럼 필요에 따라 임시직·계약직 형태로 일하는 방식) △예술 활동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 활동 등의 부업을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조사에 참여한 한국 Z세대 여성은 “일자리를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인플레이션율이 높아 임금 협상도 쉽지 않다”며 “어쩔 수 없이 부업까지 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답했다. 이들은 절약과 환경 보호를 위해 간소한 생활습관을 추구하고 있다. 패스트 패션(최신 유행에 따라 옷을 빠르고 값싸게 공급하는 것) 대신 중고 의류를 구입하거나 자동차를 처분하는 식이다. 단, 이렇듯 일상생활에서는 실속 있는 소비를 추구하며 허리띠를 졸라매는 MZ세대가 건강 관리 등 자기계발에는 지출을 아끼지 않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한카드가 지난해 상반기(1∼6월) 1980∼2005년생 고객의 결제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MZ세대가 온라인 개인트레이닝(PT)에 결제한 금액은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상반기보다 373% 급증했다. 이 기간 테니스장에서 이용한 금액은 336%, 실내외 골프장에서 쓴 금액은 202% 늘었다. 스포츠센터에서 결제한 돈도 150% 증가했다. MZ세대 고객이 일반 학원에서 지출한 금액도 2019년부터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상반기에는 3년 전보다 117% 늘어났다. 온라인 강의 이용금액은 이 기간 237% 늘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일상 영역에서 알뜰하고 합리적으로 소비하는 MZ세대는 자신을 위한 소비에는 높은 금액을 과감하게 지불하곤 한다”고 설명했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송혜미 기자 1am@donga.com}

SG증권발 주가 조작 의혹 종목의 오너뿐만 아니라 친척과 임원들도 폭락 전 주식을 팔아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에 달하는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투자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본 가운데, 일부 오너는 주가가 고점에 있을 때 매도해 이익을 극대화하는 등 도덕적 해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G발 주가 조작 의혹 종목인 선광 주가가 폭락하기 전 오너 친인척의 주식 매도가 이뤄졌다. 창업주 동생으로 현재 사내이사로 재직 중인 심정구 명예회장은 지난해 6∼8월 6만6000여 주를 주당 9만 원 수준에 매도해 60억 원 이상을 확보했다. 최대주주의 친인척인 심중식 씨와 심정식 씨도 지난해 각각 5만 주, 5000주를 매도했다. 선광 최대주주인 심충식 부회장의 친인척 5명이 지난해 매도한 주식은 15만4083주로 시가 100억 원이 넘는다. 2020년 초 1만6650원이던 선광 주가는 2021년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지난해 말 13만4100원까지 올랐다. 현재는 3만 원대로 급락한 상태다. 오너 일가뿐만 아니라 회사 내부 정보에 밝은 임원들도 폭락 전 주식 매도 대열에 합류했다. 서울도시가스 임원 7명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총 15차례에 걸쳐 주식을 장내 매도했다. 이들이 매도한 주식 규모는 약 14억 원으로, 지난해 주당 20만 원을 넘어서자 본격적으로 매도를 시작했다. 2020년 말 9만500원이던 서울가스 주가는 꾸준히 올라 폭락 직전인 지난달 21일 46만7500원까지 상승해 5배 이상으로 뛰었다. 이후 주가가 떨어져 4일 종가는 77.69% 급락(지난달 21일 대비)한 10만4300원이었다. 오너들의 주식 매도는 고점과 더 가까운 시점에 이뤄졌다.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은 주가가 폭락하기 일주일 전인 지난달 17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로 서울가스 주식 10만 주(2%)를 주당 45만6950원에 매도해 456억9500만 원을 확보했다. 김 회장의 동생인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은 대성홀딩스를 통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주당 24만∼45만 원에 47만 주를 매각해 약 1601억 원을 현금화했다.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도 지난달 20일 블록딜로 계열사인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 주(3.65%)를 주당 4만3245원에 매도해 현금 605억 원을 확보했다. 이날은 주가가 급락하기 나흘 전이었다. 이를 두고 주가 조작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김 회장은 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룹 회장과 키움증권 이사회 의장에서 사퇴한다고 발표했다. 또 주식 처분으로 얻은 금액을 전액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주가 조작 혐의로 입건된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의 주변 인물들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국정농단 사건의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라 대표 일당이 운영했던 일부 회사의 법률고문을 맡아온 사실도 밝혀졌다. 박 전 특검은 지난해 9월부터 라 대표 일당이 투자자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데 사용되었던 골프아카데미와 법률 자문 계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1월에는 라 대표 일당의 승마·리조트 회사와도 같은 계약을 체결하며 올해 4월까지 받은 고문료만 6600만 원에 이른다. 박 전 특검이 법률 고문으로 계약을 맺은 지난해 9월은 가짜 수산업자 연루 의혹은 물론이고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된 ‘50억 클럽’ 의혹이 불거진 뒤다. 이에 대해 박 전 특검 측은 “기업 운영과 관련한 일반적인 자문 업무를 한 것”이라며 “그들과 개인적인 금전 거래를 하거나 투자를 한 적은 없고, 주가 조작과 관련된 기업인지도 알지 못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3일(현지 시간)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으로 한미 기준금리 차이가 역대 최대(1.75%포인트)로 벌어지면서, 5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둔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양국의 금리 격차를 감안하면 한은으로서는 기준금리를 따라 올릴 필요가 있지만, 최근 경제 상황을 고려했을 때 추가 긴축은 자칫 경기 하강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특별한 돌발 변수만 없다면 한은이 일단 금리를 지금처럼 계속 동결한 채 시장 반응을 더 지켜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역대 최대 금리 차에도 동결 가능성 연준이 이날 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하면서 한국(3.50%)과 미국(5.00∼5.25%)의 기준금리 격차는 1.7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원화가 기축통화가 아닌 상황에서 양국의 기준금리 격차가 이렇게 커지게 되면 한국에 머물던 글로벌 투자 자금이 갑자기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는 더욱 하락할 위험이 커진다. 이 경우 수입 물가가 올라 최근 진정세를 보이는 물가가 다시 불안해질 우려가 크다. 비록 이창용 한은 총재가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무조건 따라 올리지 않는다”는 방침을 여러 차례 밝혔지만, 한은으로서는 이런 부작용들을 마냥 무시하기 어렵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한은이 한미 금리 차를 큰 폭으로 유지하는 것에 따른 부담은 어느 정도 인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환율과 외국인 투자 동향에 큰 변화가 없다면 한은이 25일 금통위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선 국내 경기 상황이 심상치 않다.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0.3%)은 민간 소비 개선의 영향으로 간신히 역성장을 면한 수준이고, 수출 부진으로 무역수지도 14개월 연속 적자를 내는 등 경기 둔화가 계속되고 있다. 반면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3.7%)은 14개월 만에 3%대로 떨어지면서 추가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낮추고 있다. 게다가 최근 시장금리가 빠르게 상승해 온 만큼, 금리를 추가로 올릴 경우 중소형 증권사나 일부 한계기업의 유동성 문제가 불거지며 금융 불안이 확산될 여지도 있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지금은 금리 인상이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한은이 결국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 “시장 불확실성 경계”정부는 당분간은 물가 안정을 중심으로 한 정책 기조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물가 상승을 야기할 불안 요인들이 여전히 곳곳에 남아 있다”며 “당분간은 일관되게 물가 안정을 확고히 하는 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 경기 부양으로 전환할 단계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이날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한미 금리 차 확대로 금융·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어 경계감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연준의 긴축 종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전 거래일보다 15.4원 떨어진 1322.8원에 마감했다. 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미국과 유럽의 은행위기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제56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 참석 중인 이창용 총재(사진)가 3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 퍼스트리퍼블릭은행과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글로벌 은행 위기 여파를 두고 “한국과 미국은 시장 구조가 다르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의 원화 가치 하락과 관련해 이 총재는 “매일 일어나는 환율 변화에 대해 크게 걱정하고 있지 않지만 큰 변동성은 주의해야 한다”며 “4월에는 전통적으로 외국인투자가들에게 많은 양의 배당금을 지급해 원화 절하 압력이 있지만 이후 상황은 개선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2일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1340원을 돌파하는 등 최근 환율은 상승세(원화 가치 하락)를 보이고 있다. 이 총재는 3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기준금리 결정으로 한미 금리 차가 커지더라도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지난해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총재는 미국의 통화 긴축 사이클이 막바지로 보일 뿐만 아니라 금융 안정성에 대한 우려로 지난해만큼 빠르게 금리를 인상할 수 없어 원화 절하 압력이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미 통화스와프 역시 필요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연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7%로 낮아진 점은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물가가 목표치보다 높다는 설명이다. 이 총재는 “전 세계적으로 물가 상승이 정점에 이르렀지만 여전히 끈적한 인플레이션(sticky inflation) 상황”이라며 “금리 인하 가능성은 주요국 통화정책 등의 데이터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2021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금리 인상 행보를 이어오던 한은은 2, 4월 통화정책 방향 결정회의에서 금리를 3.50%로 연속 동결했다.인천=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한국과 일본 재무장관이 7년 만에 양자 회담을 갖고 2016년 이후 중단된 양국 재무장관 회의를 연내 일본에서 열기로 했다. 4년 만에 대면 회의로 열린 한중일 재무장관 회의에선 당초 참석 예정이던 중국 재정부장(장관급)이 불참하고 차관급이 왔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인천 송도에서 개최된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를 맞아 스즈키 슌이치(鈴木俊一) 일본 재무상과 양자 회담을 열었다. 한일 재무장관 회의는 2006년부터 매년 정례적으로 열렸으나, 2016년 8월 회의를 마지막으로 7년 가까이 중단됐다. 2017년 일본 총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 2019년 일본 수출 규제 등으로 양국 관계가 경색된 데 따른 것이다. 추 부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12년 만의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가 복원되는 등 양국 관계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협력을 앞으로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스즈키 재무상은 “교류가 정기적으로 계속돼 양국 발전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일본 정부는 한일 재무장관 회의를 준비하기 위해 다음 달 초 재무관(차관급)을 한국에 보내기로 했다. 추 부총리는 “항공편 추가 증편, 고교생·유학생 등 미래세대 교류 확대 등을 통한 양국 인적 교류 회복, 민간·정부 차원의 대화채널 복원·확대를 더 가속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대두되는 지정학적 리스크, 공급망 불안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해서도 양국 재무당국 간 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한일 통화스와프 재개는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일 통화스와프는 2001년 시작돼 2012년 700억 달러 규모까지 확대됐으나 2015년 중단됐다. 한일 양자 회담에 앞서 한중일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도 진행됐다. 이 회의에는 추 부총리와 스즈키 재무상, 왕둥웨이(王東偉) 중국 재정부부장 등이 참석했다. 중국 측에선 당초 장관급인 류쿤(劉昆) 재정부장이 참석하기로 했다가 차관급인 왕 부부장으로 바뀐 것으로 전해졌다. 직전 대면 회의로 2019년 피지 난디에서 열린 ADB 연차총회 때는 중국 재정부장이 참석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최근 한미 정상회담에서 발표된 ‘워싱턴 선언’을 계기로 중국이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인천=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인천=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노인, 아이들을 돌보는 분야에 이민자를 받아들이는 방법을 적용해볼 만하다.” 2019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마이클 크레이머 미국 시카고대 교수는 2일 아시아개발은행(ADB) 제56차 연차총회 ‘한국 세미나의 날’ 행사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크레이머 교수는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과의 기조 대담 등에서 저출산 해법으로 저비용, 고품질의 양육 프로그램 제공을 제시하는 한편 “육아 복지를 개선하는 등 여러 정책이 필요하겠지만 이미 많은 나라가 채택한 게 이민정책”이라고 답했다. 크레이머 교수는 저출산과 낮은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한국 경제의 약한 고리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는 한국이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루던 시기와 다른 상황”이라며 “출산율과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낮은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 고령 인구 대비 경제활동인구가 줄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크레이머 교수는 개발경제학 이론인 ‘오링(O-ring) 이론’으로 2019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오링 이론은 1986년 미국이 우주발사체 챌린저호를 발사할 당시 아주 작은 고무 링 하나의 결함으로 우주선이 폭발한 데서 따온 명칭으로, 첨단 기술일수록 작은 결함 하나가 전체의 실패를 초래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오링 이론에 따르면 개발도상국이 성장하기 위해서도 사회 전반에 고숙련·고학력 노동자가 양성돼야 한다. 크레이머 교수는 개발도상국의 성공모델로 한국을 꼽으며 “한국의 성공은 다양한 분야에서 인적 자본에 대한 성공적 투자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인적 자본의 질은 양으로 대체될 수 없다. 제조업이 아무리 발달해도 회계가 잘 작동하지 않으면 회사가 부도날 수 있는 것처럼 개발도상국은 다양한 분야에서 고급 인력을 양성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송도=김수연기자 syeon@donga.com송도=조응형기자 yesbro@donga.com}

3월 정기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는 비록 ‘현실의 벽’에 부딪혀 초라한 성적을 거뒀지만 국내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권 행사를 위한 활동은 계속되고 있다. 각 기업에 지배구조 개편, 자사주 소각 등의 주주제안을 제시하는가 하면 소액주주들과 활발한 소통을 지속하며 존재감을 키워 나가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행동주의 펀드를 중심으로 한 국내 주주 행동주의가 단기적 유행을 지나 ‘성장기’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얼라인파트너스)은 지난달 10일 JB금융지주 이사회에 주주서한을 보내 △임시주주총회를 통한 김기석 사외이사 후보자 선임 △주식 연계 임직원 보상 제도 도입 △5월 중 기관투자가 간담회 개최 등을 제안했다. 정기 주총에서 김 후보자 선임 안건이 부결된 지 약 2주 만에 같은 후보를 재추천한 것이다. 이에 앞서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행동주의 펀드 KCGI는 3월 말 유한회사 캐로피홀딩스를 통해 DB하이텍 지분 7.05%(312만8300주)를 취득했다고 공시하며 보유목적을 ‘경영권 영향’이라고 밝혔다. 투자 배경으로 기업가치 저평가를 꼽으며 DB하이텍이 팹리스 사업 물적분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주들과의 소통이 부족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KCGI는 DB하이텍에 △자사주 소각 △집중투표제 도입 등을 제안하면서 적극적인 주주행동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2016년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지침) 도입으로 주주환원 정책의 중요성이 부각된 이후 행동주의 펀드의 활동은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자본시장연구원이 발표한 ‘최근 행동주의펀드 현황 및 국내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경영참여형 사모펀드는 2018년 580개에서 2022년 3분기 기준 1094개로 2배 가까이로 급증했다. 주주제안 안건이 주총에 미치는 영향력도 커졌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가 12월 결산 상장회사 1267곳의 정기 주총 개최 현황 및 주요 특징을 분석한 결과 올해 정기 주총에서 주주 제안이 제출된 회사는 47개사(유가증권 23개사·코스닥 24개사)로 전년(29개사) 대비 62.1% 증가했다. 주주 제안으로 상정된 안건 수는 전년(98건) 대비 78.6% 증가한 175건이었다. 온라인 플랫폼의 발전도 행동주의 펀드 및 소액주주들의 소통이 확대되는 데 일조했다. 일례로 주주 행동주의 플랫폼 ‘비사이드코리아’는 주주 제안이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비대면 의결권 위임 서비스를 제공한다. 얼라인파트너스의 SM엔터테인먼트 대상 캠페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의 BYC 대상 캠페인 등이 비사이드코리아를 통해 이루어졌다. 지난달 29일 KT 소액주주 모임인 네이버 카페 ‘KT주주모임’ 측은 6월, 8월 임시 주총을 앞두고 주주들이 힘을 합쳐 비영리법인 설립을 추진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주주환원 요구가 커지자 기업들은 자사주 소각, 분기배당 같은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올해 현대차(3154억 원), SK(1007억 원), KT(1000억 원) 등의 기업이 자사주 소각에 나서며 국내 상장사들의 자사주 소각 규모는 1일 기준 2조 원을 넘어섰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달 27일 처음으로 주당 600원의 분기 현금배당안을 내놨다. 일각에서는 차익을 실현해 빠져나가거나 배당만 요구한다며 ‘행동주의 펀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여전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행동주의 펀드의 영향력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기업가치 저평가, 불투명한 지배구조 등의 현상이 유지되는 한 행동주의 펀드의 활동은 계속될 것”이라며 “자본시장이 발달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최근 들어 전 연령대를 통틀어 청년층의 빚이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30대 이하의 대출은 지난 3년간 30% 가깝게 급증했다. 이들의 1인당 평균 대출액도 은행과 제2금융권에서 약 1억25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 가격이 급등하는 ‘팬데믹 버블’과 경기 둔화가 동시에 진행된 여파로 풀이된다. 30일 한국은행이 자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를 분석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에게 제출한 ‘가계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30대 이하 가계대출 잔액은 514조5000억 원으로 추산됐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말(404조 원)과 비교하면 27.4% 증가했다. 같은 기간 40대는 9.2%, 50대는 2.3% 늘어나는 데 그쳤다. 60대 이상 고령층은 25.5% 늘며 30대 이하 다음으로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최근 3년간 1인당 평균 대출액 증가율도 30대 이하가 가장 가팔랐다. 지난해 말 기준 30대 이하 1인당 평균 대출액은 은행 7081만8400원, 2금융권 5413만5600원 등 총 1억2495만4000원으로 2019년 말(1억81만6200원)보다 23.9% 늘었다. 2금융권 대출액의 증가율이 3년간 32.0%로 은행권(18.4%)보다 월등히 높았다. 반면 50대의 1인당 평균 대출액은 3년간 4.0% 늘어나는 데 그쳤다. 40대도 1인당 대출액이 13.3%, 60대 이상 고령층도 2.6%만 증가했다. 한은은 팬데믹 저금리 상황에서 대출을 크게 늘린 청년층 취약 대출자를 중심으로 향후 신용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취약 대출자는 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동시에 빚을 낸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신용(7∼10등급) 또는 저소득(하위 30%)인 경우를 말한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전체 취약 대출자 126만 명 가운데 30대 이하가 46만 명(36.5%)을 차지했다. 지난해 개인회생 신청자 가운데 30대 이하 비중도 46.6%(6913건)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무역수지 적자와 배당에 따른 해외 송금 증가로 4월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 하락률이 주요 26개국 통화 중 세 번째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원-달러 환율 종가(1337.7원)는 3월 말(1301.9원) 대비 2.7% 평가절하됐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달러 지수를 산출할 때 활용하는 주요 26개 교역국 가운데 아르헨티나 페소(―6.1%), 러시아 루블(―2.8%)에 이어 세 번째로 큰 하락 폭이다. 일본(―2.5%)과 중국(―0.6%), 대만(―0.7%)도 달러화 대비 가치가 하락했지만 원화보다 하락 폭은 작았다. 같은 기간 유로, 일본 엔, 영국 파운드, 캐나다 달러, 스웨덴 크로나, 스위스 프랑 등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미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0.9% 하락했다. 달러 가치가 떨어졌는데도 원화 가치 하락이 두드러진 셈이다. 원화 가치가 떨어진 데는 무역수지 악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13개월 연속 적자를 보이고 있고, 4월에도 적자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배당에 따른 해외 송금 증가도 원화 약세의 원인으로 꼽힌다. 12월 결산법인이 많은 국내 특성상 배당이 4월에 집중되면서 외국인투자가가 해외로 보내는 달러도 늘어나게 된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김모 씨(26)는 지난해 6월 이사하면서 한 인터넷은행에서 7500만 원을 전세자금으로 대출받았다. 아르바이트 등으로 일하며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김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전세가격이 급격하게 오른 탓에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며 “올해 1월부터는 월 17만 원 정도였던 이자가 33만 원 수준으로 올라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전 연령대를 통틀어 청년층의 빚이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30대 이하의 대출은 지난 3년 간 30% 가깝게 급증했다. 이들의 1인당 평균 대출액도 은행과 제2금융권에서 약 1억25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 가격이 급등하는 ‘팬데믹 버블’과 경기둔화가 동시에 진행된 여파로 풀이된다. 30일 한국은행이 자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를 분석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에게 제출한 ‘가계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30대 이하 가계대출 잔액은 514조5000억 원으로 추산됐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말(404조 원)과 비교하면 27.4% 증가했다. 다른 연령층과 비교해도 30대 이하의 대출 증가율이 높았다. 같은 기간 40대는 478조4000억 원에서 522조6000억 원으로 9.2% 증가했다. 50대는 451조3000억 원에서 461조6000억 원으로 2.3% 늘어나는 데 그쳤다. 60대 이상 고령층은 288조6000억 원에서 362조1000억 원으로 25.5% 늘며 30대 이하 다음으로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1인당 평균 대출액은 30대 이하가 가장 적었지만 최근 3년 새 증가율은 가장 가팔랐다. 지난해 말 기준 30대 이하 1인당 평균 대출액은 은행 7081만8400원, 2금융권 5413만5600원 등 총 1억2495만4000원으로 2019년 말(1억81만6200원)보다 23.9% 늘었다. 2금융권 대출액의 증가율이 3년 간 32.0%로 은행권(18.4%)보다 월등히 높았다. 반면 50대의 1인당 평균 대출액은 지난해 말 1억5804만9800원으로 4.0% 늘어나는 데 그쳤다. 40대는 1억7093만8900원으로 1인당 평균 대출액이 가장 많았지만 3년 새 증가율은 13.3%로 30대 이하(23.9%)보다 크게 낮았다. 같은 기간 60대 이상 고령층의 1인당 평균 대출액은 1억4905만700원으로 2.6%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한은은 팬데믹 저금리 상황에서 대출을 크게 늘린 청년층 취약 대출자를 중심으로 향후 신용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취약 대출자는 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동시에 빚을 낸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신용(7~10등급) 또는 저소득(하위 30%)인 경우를 말한다. 한은은 팬데믹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연 0.5%까지 떨어뜨렸던 기준금리를 2021년 8월 이후 3%포인트나 끌어올렸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전체 취약 대출자 126만 명 가운데 30대 이하가 46만 명(36.5%)을 차지했다. 지난해 개인회생 신청자 가운데 30대 이하 비중도 46.6%(6913건)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양 의원은 “높은 금리와 물가 속에서 청년층의 이자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금융은 물론 경제 전반의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는 만큼 미리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여러분은 어떤 색이 가장 귀한 다이아몬드라고 알고 계세요?” 25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미래에셋증권 WM강남파이낸스센터. 이날 열린 ‘주얼리테크 세미나 초대전’의 큐레이션을 맡은 김손비야 경희대 경영대학원 겸임교수가 참가자들을 향해 질문했다. 20여 명의 참가자 사이에서 “핑크” “청(靑) 다이아” 등 답을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김 겸임교수는 “가장 희귀한 다이아몬드는 붉은 색상”이라며 “블루, 핑크 다이아몬드도 하이엔드 다이아몬드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날 세미나에서는 ‘팬시 컬러 다이아몬드’라고 불리는 유색 다이아몬드가 소개됐다. 강사로 나선 신혜정 팍스컨설팅 대표는 부의 수단이면서 휴대성이 좋은 팬시 컬러 다이아몬드의 특징을 “주머니 속의 부동산”에 비유했다. 참가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투자자들은 페어 컷(물방울 형태)의 핑크 다이아몬드가 달린 목걸이, 핑크 다이아몬드가 그린 다이아몬드를 감싼 반지 등 다양한 모양과 색상의 보석을 집중해서 바라봤다. 몇몇 참가자들은 다이아몬드에 관한 상식을 사진으로 남기기도 했다. 신 대표는 “하이엔드 보석은 지금부터 시작이다”라며 보석 투자의 잠재력에 대해 강조했다. 참가자 한규식 씨(60)는 세미나가 끝난 뒤 “보석은 이동의 간편성과 세금 면에서 편리성을 갖는 것 같다”며 “기회가 된다면 투자를 해보고 싶다”고 답했다. 거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보석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실리콘밸리은행(SVB)발 은행 위기 등으로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변동성이 큰 주식보다는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보석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토큰 증권(ST)을 도입함에 따라 보석 조각투자의 길이 열린다는 점도 주얼리테크에 대한 관심을 부추겼다. 일반 투자자들도 금, 은은 물론이고 백금, 다이아몬드로 투자 폭을 넓혀 가고 있다. ● 침체 때 빛 발하는 ‘보석투자’고액 자산가들이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에서 나아가 최상급 보석 투자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무엇보다 희소성과 그로 인한 낮은 변동성이다. 크리스티의 국제 주얼리 담당자인 라훌 카다키아도 지난해 1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경매가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속에서도 당초 추정치를 초과하여 흥행하자 “다이아몬드와 보석은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한 위험을 회피(Hedge)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보석은 희소성을 가져 가치가 쉽게 변하지 않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부동산, 증권 등 전통자산의 가치가 떨어졌지만 블루 다이아몬드인 ‘비텔스바흐-그라프’가 2430만 달러(약 325억 원)에 낙찰돼 다이아몬드 경매 최고가를 경신한 바 있다. 제한적인 공급은 보석의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전 세계 핑크 다이아몬드의 약 90%를 생산했던 호주 아가일 광산은 2020년 37년 만에 문을 닫았다. 신 대표는 “채광의 고갈, 광산의 폐광 등으로 희소한 보석들의 몸값 상승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상급 보석을 보유할 경우 절세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매년 보유세를 내야 하는 부동산과 달리 보석은 구매 이후에는 별도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이 때문에 증여세, 상속세 등을 피하기 위한 재산 상속 수단으로 애용되고 있다. 이러한 이점을 바탕으로 주얼리 시장 규모는 커지는 추세다. 국내 민간 연구기관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가 유로모니터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세계 주얼리 시장 규모는 2021년보다 4.4% 성장한 3682억 달러(약 492조 원)로 추정된다. 지난해 국내 주얼리 시장 규모도 전년 대비 13.8%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 억눌렸던 소비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2020년 5조4117억 원, 2021년 5조5727억 원, 2022년 6조3421억 원으로 점차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이렇듯 확대되는 보석 시장의 최상위 주자는 단연 팬시 컬러 다이아몬드다. 미국보석학회(GIA·Gemological Institute Of America)에 제출되는 다이아몬드 중 유색 다이아몬드로 분류되는 것은 3% 미만일 정도다. 이 때문에 유색 다이아몬드는 소더비와 크리스티의 최상위 경매인 ‘매그니피슨트 주얼스(Magnificent Jewels)’에서 낙찰가 상위권에 오르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블루 다이아몬드 ‘드 비어스 컬리넌 블루’는 지난해 4월 홍콩 소더비 경매에서 예상가인 4800만 달러(약 641억 원)를 뛰어넘는 5750만 달러(약 768억 원)에 낙찰됐다. 지난해 10월 홍콩 소더비 경매에서 ‘윌리엄슨 핑크 스타’가 5770만 달러(약 771억 원)에 낙찰된 후 영국 보석회사 77다이아몬드의 토비아스 코마인드 전무이사는 “불안정한 경제 속에서 다이아몬드의 회복력을 보여 주는 놀라운 결과”라며 “세계 최고 품질의 다이아몬드 중 일부는 지난 10년 동안 가격이 2배로 올랐다”고 분석했다.● 대중화되는 주얼리테크 일반 소비자들도 다이아몬드 등을 중심으로 점차 보석 투자에 눈을 떠가고 있다. 서울 종로구의 한 귀금속업체 관계자는 “SI2(투명도 등급)의 1캐럿 다이아몬드는 사고팔 때 큰 차이가 없어 손님들에게 인기가 많다”며 “환금성을 원하는 분들은 저렴하게 구매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만약 투자를 고려한다면 예물을 고를 때도 가치를 따져 봐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물인 다이아몬드의 경우 등급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다. 다이아몬드 등급을 결정하는 4가지 요인은 색상(Color), 캐럿(Carat), 연마(Cut), 투명도(Clarity)로, ‘4C’라고 불린다. 무게가 올라도 가격이 일정한 금과 달리 다이아몬드는 캐럿이 클수록 가격이 크게 오른다. 시장조사업체 다이아몬드SE에 따르면 이달 1일 기준 1∼1.49캐럿 다이아몬드의 캐럿당 평균 가격은 5196달러(약 694만 원)지만 5캐럿 이상인 경우 2만5781달러(약 3445만 원)에 달한다. 또 전문가들은 다이아몬드 투자를 원할 경우 처음부터 높은 등급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예물로 자주 쓰이는 3∼5부 다이아는 사고팔 때 가격 차이가 크다. 합성 다이아몬드의 보편화 등으로 희소성이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결혼인구 감소, 예물 간소화로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서민철 한국금거래소 이사는 “3∼5부 다이아몬드를 재판매해서 이득을 보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비싼 다이아몬드일수록 가격은 덜 떨어지고, 오히려 오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보유한 다이아몬드를 되팔 생각이 있다면 관리에도 유의해야 한다. 다이아몬드는 경도가 높지만 다이아몬드끼리 부딪쳤을 경우 깨지거나 금이 가 투명도나 연마 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 감정서가 없는 경우 새로 감정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감정서를 잘 보관하는 것도 중요하다. 수백만 원에 이르는 보석에 선뜻 투자하기가 망설여진다면 펀드 상품을 통해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최근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하이엔드 제품 수요가 증가하며 관련 상품의 수익률이 오르고 있다. 까르띠에, 반클리프 아펠 등의 보석 브랜드를 소유한 리치몬트그룹에 투자하는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글로벌럭셔리S&P’ 상장지수펀드(ETF)는 26일 마감 기준 지난해 말보다 27.3% 올랐다. 명품을 테마로 한 공모형 펀드 수익률 역시 상승하고 있다. 한편 금융당국이 ‘토큰 증권(ST·Security Token)’ 제도화에 나서면서 보석과 귀금속에 대한 ‘조각 투자’도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ST는 보석, 부동산, 미술품 등 고가 실물자산의 권리를 쪼개 ‘토큰화’한 뒤 발행하는 증권을 말한다. 하나증권은 코스닥 상장사 아이티센과 금·은 토큰증권발행(STO)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협의체 구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는 현물이나 관련 상품에만 투자할 수 있었지만 ST가 발행되면 투자자들이 귀금속을 쪼개서 매입할 수 있게 된다. 정윤석 미래에셋증권 WM강남파이낸스센터 수석매니저는 “토큰 증권의 도입으로 고가의 보석에 조각 투자가 이루어진다면 새로운 투자 영역이 구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4월에도 기업 체감경기 부진이 이어졌다. 반도체 수출 부진 등의 영향을 받은 대기업의 체감경기는 더 악화됐다. 27일 한국은행의 ‘2023년 4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4월 전 산업 업황 BSI는 지난달과 같은 72를 기록했다. 2월(63) 2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던 제조업 업황 BSI는 4월에도 3월과 동일한 70으로 집계됐다. 비제조업 역시 전월과 같은 74로 나타났다. BSI는 현재 기업 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향후 전망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업들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로 쓰인다. 지수가 100을 밑돌면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다는 의미다. 제조업 경기는 업종별로 차이를 보였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재고가 늘면서 전자·영상·통신장비(―3포인트)가 하락했다. 철강제품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1차 금속(―9포인트) 업황도 위축됐다. 반면 글로벌 수요 증가로 매출이 늘어난 화학물질·제품(+8포인트)과 단가가 높은 친환경차 등을 중심으로 생산, 수출이 증가한 자동차(+6포인트) 경기는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중소기업(+2포인트)보다 대기업(―1포인트)이 더 경기 악화를 체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수출기업보다는 내수기업 위주로 BSI가 높아지고 있다”며 “최근 무역적자가 커지는 등 수출이나 대기업은 (업황이) 좋지 않지만 반도체를 비롯한 장비나 1차 금속 업종의 중소기업은 수치가 높게 나왔다”고 설명했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