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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표단이 이란이 억류한 한국 선박의 석방을 논의하기 위해 11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 등을 만났지만 성과 없이 이란의 기존 입장만 재확인했다. 아브돌나세르 헤마티 중앙은행 총재는 아예 “한국 내 은행에 동결된 이란 자금의 이자까지 지급하라”고 요구해 대표단의 ‘빈손 귀국’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관영 메르통신 등에 따르면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자리프 장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최측근인 카말 하라지 외교정책전략위원회 위원장 등 고위 인사를 연달아 만나 ‘한국케미’호와 한국 선원 5명의 석방 문제를 논의했다. 이란 인사들은 “선박 억류는 환경오염 때문이며 이란의 사법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자리프 장관은 한국 시중은행에 동결된 이란의 원유수출 대금 70억 달러(약 7조6900억 원)를 먼저 돌려주는 것이 우선이라는 태도를 거듭 밝혔다. 그는 “동결 자산 문제가 양국 관계의 최대 걸림돌”이라며 “한국 측의 불법 행위로 이란에서 한국 이미지가 나빠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라지 위원장 또한 비슷한 의견을 밝혔다. 헤마티 총재는 이날 국영방송 인터뷰에서 “한국 시중은행은 이란 자산을 동결하고도 이자조차 지급하지 않는다”며 전일 최 차관을 만난 자리에서 이자 지급을 요구했다고 공개했다. 최 차관은 12일까지 이란에 머문 뒤 카타르를 거쳐 14일 귀국길에 오른다. 외교가에선 양국 협상이 교착에 빠진 만큼 청와대 차원에서 직접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 최지선 기자}

정부 대표단이 이란이 억류한 한국 선박의 석방을 논의하기 위해 11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 등을 만났지만 성과 없이 이란의 기존 입장만 재확인했다. 압돌나세르 헴마티 중앙은행 총재는 아예 “한국 내 은행에 동결된 이란 자금의 이자까지 지급하라”고 요구해 대표단의 ‘빈 손 귀국’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관영 메흐르통신 등에 따르면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자리프 장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최측근인 카말 하르라지 외교정책전략위원회 위원장 등 고위 인사를 연달아 만나 ‘한국케미’호와 한국 선원 5명의 석방 문제를 논의했다. 이란 인사들은 “선박 억류는 환경오염 때문이며 이란의 사법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자리프 장관은 한국 시중은행에 동결된 이란의 원유수출 대금 70억 달러(약 7조6900억 원)를 먼저 돌려주는 것이 우선이라는 태도를 거듭 밝혔다. 그는 “동결자산 문제가 양국 관계의 최대 걸림돌”이라며 “한국 측의 불법 행위로 이란에서 한국 이미지가 나빠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르라지 외교정책전략위원회 위원장 또한 비슷한 의견을 밝혔다. 헴마티 총재는 이날 국영방송 인터뷰에서 “한국 시중은행은 이란 자산을 동결하고도 이자조차 지급하지 않는다”며 전일 최 차관을 만난 자리에서 이자 지급을 요구했다고 공개했다. 최 차관은 12일까지 이란에 머문 뒤 카타르를 거쳐 14일 귀국길에 오른다. 외교가에선 양국 협상이 교착에 빠진 만큼 청와대 차원에서 직접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한국 선박이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된 지 6일째인 10일 이란 테헤란에서 양국 외교차관이 만났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해 선박 억류 사태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다. 관영 IRNA통신 등에 따르면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오후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차관과 만나 조속한 선박 억류 해제를 요청했다. 그러나 아라그치 차관은 “선박 억류는 환경오염 문제 때문으로 사법부가 처리할 문제”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또 “이 문제를 정치화하거나 의미 없는 선전에 이용하지 말라. 사법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사안을 침착하게 지켜보라”고 했다. 한국 선박이 이란 해역을 기름으로 오염시켰다는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라그치 차관은 한국에 동결돼 있는 70억 달러(약 7조7000억 원)의 이란 원유 수출대금 문제를 집중 거론하며 “한국의 행동은 미국의 요구에 굴복한 것이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 자금 동결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 때문이 아니라 한국의 정치적 의지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11일 최 차관과 만난 압돌나세르 헴마티 이란 중앙은행 총재도 “자산을 동결한 한국의 은행들이 문제 해결을 거부하고 있다. 1년 반 전 방한 중 만난 한국 관리들이 문제 해결을 약속했지만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고 타스님통신이 전했다. 12일까지 이란에 머물 예정인 최 차관은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교장관을 만나 선박억류 해제를 다시 한 번 촉구하기로 했다.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측 인사와의 면담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란 반관영 메흐르통신에 따르면 사이드 하티브자데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기자회견에서도 “한국 배는 환경오염으로 법원 명령에 따라 나포됐다”며 “한국 내 동결된 이란 자산의 조속한 반환을 바란다”고 거듭 주장했다. 특히 하티브자데 대변인은 “우리는 한국이 (문제 해결을 위해) 이달 20일까지 기다리지 않기를 바란다. 20일 이후에는 양국 관계에 대한 이란의 관점과 평가가 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는 20일 전에 동결된 자금을 내놓으라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된 한국 선박 및 국내에 동결된 이란 원유 수출대금 관련 협상을 위해 10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 도착했다. 그는 12일까지 이란에 머물면서 카운터파트인 압바스 아락치 외교차관 등 이란 고위 관계자를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한다. 하지만 10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란의 한 강경파가 ‘한국은 모욕을 당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해 협상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 선박 나포와 이란의 우라늄 농축 한도를 20%로 상향하는 조치는 아무 관계가 없으며 미국을 향한 도발도 아니다”라며 “선박 나포는 한국이 우리의 동결된 자산을 해제하도록 하기 위한 경제적 결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란의 한 전문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이란의 의약품 백신 구매가 간절한데도 한국이 이 상황을 방관했다며 “중국조차 이란에 생존을 위한 현금을 줬지만 한국은 신경을 쓰지 않았다. 이런 태도가 이란을 화나게 했다”고 진단했다. 앞서 8일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미국 및 영국산 백신을 신뢰할 수 없다”며 수입 금지 조치를 내렸다. 하루 뒤 하산 로하니 대통령도 “안전한 백신을 구매하겠다”고 가세했다.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약 130만 명에 달하는 이란이 국제 제재 등으로 외국산 백신 구매가 어려워지자 자국 내 불만을 달래기 위해 한국 선박 나포라는 강경 조치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그만큼 한국 측이 제시할 수 있는 협상카드 또한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이란 정부는 줄곧 최 차관의 이번 방문이 원유 수출대금 논의를 위한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최 차관 또한 출국 전 취재진에게 “상황이 엄중하고 쉽지 않다. 주요 인사와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기를 기대한다”며 “이란 정부가 무엇을 원하는지 현장에서 들어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과 미국과 협의해야 할 사안을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유 대금 동결 해제 문제는 미국과의 협상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카이로=임현석 특파원}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이란 혁명수비대에 의해 나포된 한국 선박과 국내에 동결된 이란 원유 수출대금 문제 협상을 위해 10일 이란 수도 테헤란으로 출국했다. 12일까지 이란에 머물면서 카운터파트인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교부 차관 등 고위급 관계자들을 면담할 계획이다. 최 차관은 출국 전 기자들과 만나 “상황이 엄중하고 쉽지 않다. 주요 인사들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란 정부가 무엇을 원하는지 현장에서 들어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과 미국과 협의해야 할 사안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측 속내 파악이 쉽지 않은 가운데 이란이 요구하는 한국 시중은행에 동결된 원유 수출대금 약 70억 달러(약 7조6400억 원) 지급 문제는 미국과의 협상이 필요하다는 정부 입장을 재차 밝힌 것이다. 앞서 8일 이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미국‧영국산 백신을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로 수입금지 조치를 내린 데 이어, 이튿날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안전한 백신을 구매하겠다”라고 밝히면서 한국 정부도 이란 측 속내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란이 국제 거래 제재에 해외 백신 구매가 어려워지자 강경론을 앞세워 내부 결집에 나선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그만큼 한국 측이 제시할 수 있는 협상카드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애초 정부는 이란 원유 수입대금 지급을 위해 코로나19 백신 공동 구매 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 퍼실리티에 이란 대신 납부하는 방안을 논의해왔다. 만약 이란 측이 수입선을 중국이나 러시아로 돌릴 경우 자금 활용‧지급 방안을 새로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 한국 동결자금 활용 방안이 나오기 쉽지 않은 만큼, 결국 선박 나포 문제가 이란과 미국의 핵협상에 연계돼 장기화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국 대표단 방문을 두고 이란 현지 언론은 양국 관계가 동결자금 지급 문제를 두고 얼어붙었다는 점을 집중 조명했다. 10일 이란 관영 IRNA통신은 한국 대표단 방문을 알리는 기사를 통해 “그동안 양국 관계는 우호적이었으나 지난 10개월간 한국 정부가 이란에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은 입장을 보여 관계에 기복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2018년 5월 미국 측의 이란 핵합의(JCPOA) 일방 탈퇴로 대이란 제재가 복원된 뒤 양국 관계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국제 거래제재 영향으로 한국 내 동결자금 활용이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국 측이 대안을 마련해올 것을 촉구하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로이터통신은 9일 이란 의회에서 미국이 다음달 21일까지 대이란 국제 거래 제재 해제에 착수하지 않으면, 이란에 파견된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 사찰단을 추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보도했다. 미국발 국제 재재에 동결된 이란 원유 수입대금 지급 문제를 풀기 위해선 미국의 협조가 필요한데, 이란 측 강경발언과 실제 행동에 따라 미국과의 관계가 경색될 시 선박 나포 협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카이로=임현석특파원 lhs@donga.com}

나포된 한국 선박의 석방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정부 대표단이 이란을 방문 중인 가운데 이란 정부가 이번 논의는 “한국에 동결된 이란의 원유 수출 대금 처리가 주요 안건”이라고 밝혔다. 이란 혁명수비대에 의해 나포된 한국 선박과 선원들의 석방 문제는 논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밝힌 것이다. 7일(현지 시간) 이란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한국 정부 대표단의 도착 소식을 알리고 “이번에 방문한 대표단은 일요일(10일) 방문 예정인 한국 외교부 대표단의 일원으로 한국에 동결된 이란 수출 대금 처리 문제를 주요 안건으로 논의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방문은 한국 선박이 나포되기 전에 이미 합의가 이뤄진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이란 현지 사정을 잘 아는 소식통은 “이란 정부가 선박 나포와 관련된 ‘사고수습대책반’ 성격의 대표단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이란의 동결자금 등 양국의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10일 이란을 방문할 예정인데 이에 앞서 고경석 외교부 아프리카중동국장을 단장으로 한 정부 대표단이 7일 이란에 도착했다. 이란에 도착한 대표단은 7일에 이어 8일에도 나포된 선박과 선원 석방 문제를 이란 측과 협의하지 못했다. 대표단은 7일 수도 테헤란에서 차량으로 1300km 떨어진 남부 항구 반다르아바스로 이동해 억류된 선원들을 면담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란이 목, 금요일이 휴일이라 면담이 쉽지 않았다”고 했다.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 최지선 기자}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미국·영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수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백신 수입이 어려워진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산 백신으로 선택지를 좁힌 것인데, 한국에 묶인 원유 수출자금 활용방안을 놓고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8일 하메네이는 TV연설을 통해 “미국과 영국산 코로나19 백신을 신뢰할 수 없다”며 수입금지 조치를 밝혔다. 그는 “미국이나 영국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확산 억제에 효과가 있었다면 사회 혼란상이 없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메네이는 이란 국영 제약사 시파 파메드가 지난달 임상 1상에 착수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기대감을 밝히면서도 “신뢰할 수 있는 다른 나라에서 백신을 개발한다면 해당 백신을 수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뢰할 수 있는 국가를 특정하진 않았으나 이란의 동맹국 중 백신개발국인 중국과 러시아를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 정부가 한국 시중은행에 동결된 70억 달러(약 7조6400억 원)으로 코로나19 백신 구매를 위한 국제협의체 코백스(COVAX) 퍼실리티에 지급해야 할 비용 중 일부를 대납하는 것을 협의해왔으나, 한국이 이란 동맹국과 직접 협의하는 방안 등을 제시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란과 직접 거래하는 것뿐만 아니라 제3자를 거쳐 직간접으로 거래하는 것도 미국 측이 대이란 제재 위반으로 간주할 수 있어 수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한국 국적 선박이 4일(현지 시간) 페르시아만 호르무즈해협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에 의해 나포됐다. 나포된 선박에는 한국인 5명을 포함해 베트남 국적 선원 등 총 20명이 타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부산 DM쉽핑이 소유한 ‘한국케미’호가 페르시아만 해협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에 의해 나포됐다. 이란 국영TV는 나포 이유를 ‘기름에 의한 해양오염’이라고 전했다. 한국케미호는 약 7000t의 화학제품 등을 싣고 2일 사우디아라비아 주바일항을 출발해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항으로 가던 중이었는데 4일 오후 이란 남부 반다르아바스 항구에 정박된 모습이 확인되면서 나포된 사실이 드러났다. 곽민옥 DM쉽핑 대표는 “항로 이동 추적장치,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한 결과 이란 영해 침범이 없었다. 해양오염 문제도 없었던 걸로 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한국 외교관이 한국에 동결된 이란의 자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며칠 내로 이란을 방문할 예정이었다고 전했다. 3일 이란 일간 테헤란타임스는 이란 정부가 한국 내 동결된 80억∼85억 달러 규모 이란 자산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포함한 약품, 생필품 등과 교환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이를 한국에 제안할 예정이었다고 전했다. 청해부대 33진 최영함(4400t급)은 4일 오후 나포 사실을 파악한 뒤 호르무즈해협으로 이동했다. 청해부대는 오만 무스카트항 동남쪽 일대에서 작전을 수행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 임보미 기자}

한국 국적 유조선이 4일(현지 시간) 페르시아만 호르무즈해협에서 이란 군에 의해 나포됐다. 나포된 선박에는 한국인 5명을 포함해 인도네시아와 미얀마 국적 선원 등 총 20명이 타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부산 DM시핑이 소유한 ‘MT한국케미’호가 페르시아만 해협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에 의해 나포됐다. 이란 국영TV도 같은 내용을 보도하면서 수비대가 이 배를 나포한 이유를 ‘기름에 의한 해양오염’이라고 전했다. MT한국케미호는 약 7000t의 화학제품 등을 싣고 2일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항을 출발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푸자이라항으로 가던 중이었는데 4일 오후 이란 남부 반다르아바스 항구 정박된 모습이 확인되면서 나포된 사실이 드러났다. 곽민옥 DM시핑 대표는 “항로 이동 추적장치,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한 결과 이란 영해 침범이 없었고 공해상을 이동하는 중 나포됐다. 해양오염 문제도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한국 외교관이 한국 정부가 동결한 이란의 자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며칠 내로 이란의 수도 테헤란을 방문할 예정이었다고도 전했다. 강경 성향인 혁명수비대가 한국 내 이란 자산 동결에 불만을 품고 나포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나포 소식이 알려진 뒤 한국군 청해부대 33진 최영함이 호르무즈 해협으로 이동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카이로=임현석특파원 lhs@donga.com}

지난해 1월 3일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에서 미군 무인기 공습으로 공개 사살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사망 1주기를 맞아 중동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0일 퇴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앙숙’ 이란에 기습 군사조치를 감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데다 이란 강경파 또한 ‘피의 보복’을 주창하고 있다. 2일 알자지라는 “미국이 최근 이란을 압박하기 위해 중동 내 병력 배치를 늘리면서 군사 긴장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솔레이마니 1주기에 맞춰 이란 측이 보복 공격에 나설 것을 우려해 지난해 12월 10일, 같은 달 30일 연달아 B-52 전략폭격기를 걸프 해역으로 출격시켰다. 지난해 12월 21일에는 미 핵잠수함 조지아함이 호르무즈해협을 항해하는 모습도 공개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이란 핵시설을 타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알자지라 역시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트럼프 행정부에 이란 핵시설 공격을 로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은 2일 트위터에 “이스라엘 공작원이 미국인에 대한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며 이를 이란의 소행으로 몰아가려는 음모라고 주장했다. 솔레이마니의 후임자인 에스마일 가니 쿠드스군 사령관 역시 “이란은 언제나 미국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미 국방부는 1일 이란 근해에 배치했던 해군 니미츠급 항공모함에 철수 명령을 내렸다. 미국이 이란을 계속 압박하면 이란 강경파가 중동 내 미군기지를 공격할 수도 있는 만큼 미국의 정권 교체기에 더 이상의 확전을 자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이스라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은 70대 남성이 사망해 당국이 백신 접종과의 연관성 조사에 나섰다.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 보건부는 28일(현지 시간) 75세 남성이 화이자-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2시간 만에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 남성은 이날 오전 8시 반경 병원에서 백신을 맞았다. 이후 30분간 부작용 등 이상 증세가 없어 귀가했다. 그러나 자택에 도착한 후 곧 의식을 잃고 당일 사망했다. 사인은 심부전증이었다. 백신 부작용 의혹이 제기되자 헤지 레비 보건장관은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발표했다. 사망한 남성은 생전에 심장마비를 여러 차례 일으켰고, 심장질환과 암을 앓고 있었다. 독일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이 과다 투여돼 입원하는 사례가 발생했다고 도이체벨레는 전했다. 독일 북부 슈트랄준트의 한 요양원 직원 8명은 27일 화이자 백신을 맞았는데 의료진 실수로 권장량의 5배가 이들에게 투여됐다. 4명은 오한,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 병원에 입원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 지역 백신 책임자 슈테판 커트는 “심각한 부작용이 없길 바란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카이로=임현석 lhs@donga.com / 파리=김윤종 특파원}

영국과 유럽연합(EU)이 24일(현지 시간) 양측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비롯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관련 미래관계 협상을 극적으로 타결했다. 영국은 내년부터 EU에서 관세 혜택 등을 받지 못하고 합의 없이 갈라서는 ‘노딜 브렉시트’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로써 2016년 6일 영국이 국민투표로 EU 탈퇴를 결정한 이후 4년 반 동안 표류하던 브렉시트 절차가 마무리됐다. 영국은 1973년 EU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에 가입한 이후 47년 만에 유럽과 결별하게 됐다. 영국은 올해 1월 31일 EU에서 공식 탈퇴했지만, 올해 말까지는 전환기간으로 설정하고 EU 관세동맹과 단일시장에 남아 있었다. 예산도 분담하는 등 EU 회원국으로서의 의무사항을 지켰다. EU 측은 올해까진 영국을 EU 회원국처럼 대우하지만 내년부터는 별도의 협상을 거쳐 양측이 갈라서게 된다고 공언해왔다. 전환기간 종료가 다가오면서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가 커졌으나 결국 합의가 성사됐다. 이번 협상에서 가장 관심을 끌었던 분야는 단일시장 수준의 FTA가 유지되느냐였다. 양측은 단일시장과 마찬가지로 무관세, 무쿼터(무관세가 적용되는 상품에는 수량에 제한을 두지 않음)를 유지하기로 했다. 양자 간 교역 규모는 2019년 기준 6680억 파운드(약 1003조 원)에 달한다. 다만 단일시장과는 달리 별도의 검역과 통관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앞으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또 양측은 국가보조금과 관련한 공통의 법적 구속력 있는 원칙에 합의했다. 영국이 자국 기업을 보호하는 정책을 펴서 EU 기업들이 차별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실종이나 경찰 정보 등을 공유하는 EU 공통 데이터베이스를 계속 활용하는 등 경찰과 사법 분야 공조도 지속된다. 양측의 핵심 쟁점이었던 어업권의 경우 영국이 자국 수역 내에서 EU 어획량 쿼터를 인정하되, 앞으로 5년 반에 걸쳐 EU가 현재 어업량의 25%를 줄이기로 했다. 앞으로 양측 간 이동의 자유는 제약된다. 영국인이 EU 회원국에서 장기 체류(90일 초과)하려면 비자를 받아야 한다. EU 회원국 국적자 또한 영국에서 장기 체류하려면 비자를 받아야 한다. 양측 국민이 상대편으로 유학을 가거나 사업을 하려면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번 협상 타결이 영국이나 EU 지역으로 수출하는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협회 측은 “지난해 8월 22일 한영 FTA에 따라 브렉시트와 무관하게 특혜무역이 계속 이뤄진다”고 밝혔다. 파리=김윤종 zozo@donga.com / 카이로=임현석 특파원}

기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높은 변이 바이러스가 세계 10여 개국에서 발생하면서 전 세계에 비상이 걸렸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싱가포르 보건부는 24일 “영국을 방문했다가 귀국한 17세 소녀가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발표했다. 최근 1개월간 유럽에서 들어온 입국자 11명 또한 이 바이러스에 예비 양성 반응을 보여 추가 확진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23일 홍콩에서도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의심 사례가 발견됐다. 중동 이스라엘에서도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 3명이 발견돼 격리됐다. 이들은 모두 최근 영국을 방문했다. 영국 인접국인 아일랜드에서도 이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501.V2)도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맷 행콕 영국 보건장관은 23일 기자회견에서 “최근 남아공을 방문한 2명이 이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며 “남아공에서 온 바이러스는 영국에서 처음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보다 전염성이 더 강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 모두 ‘N501YU’란 공통 돌연변이를 지녔으며 이것이 바이러스의 인체 침투를 용이하게 해 감염력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아공 감염병 전문가 리처드 레셀스 박사는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가 영국 변이 바이러스에 비해 더 빨리 전파되고 백신에 대한 내성도 높을 수 있다”고 밝혔다. 기존 코로나19 백신을 무력화할 정도는 아니라도 백신 효과를 떨어뜨릴 수는 있다는 의미다. 변이 바이러스 2개가 동시에 확산되자 영국 정부는 서식스, 서퍽, 햄프셔 등 잉글랜드 동부에 최고 수준인 4단계 경보를 발령했다. 이미 4단계가 발령된 런던 등을 포함해 잉글랜드 인구의 약 42%인 2400만 명이 사실상 외출이 불가능한 4단계 봉쇄 아래 놓였다. 화이자 백신을 접종 중인 영국에서 당분간 2회 차 백신 접종을 중단하고 최대한 1회 차 접종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1회 차 접종만으로도 90% 이상의 예방 효과가 생기기 때문이다. 영국은 또 남아공 여행을 제한하고, 최근 14일 이내 남아공을 다녀오거나 접촉한 사람들은 즉시 자가 격리하도록 했다. 이미 영국을 포함해 독일, 이스라엘 등 최소 5개국이 변이 바이러스 확산 우려로 남아공과의 왕래를 중단한 상태다. 영국발 입국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국가 역시 50개국이 넘는다. 진원지인 영국과 남아공을 비롯해 이탈리아, 호주, 덴마크, 네덜란드, 아일랜드, 북아일랜드, 이스라엘, 말레이시아, 홍콩, 싱가포르 등 10여 개국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다른 국가에서도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나타나고 있다. 말레이시아, 나이지리아, 브라질에서는 영국, 남아공발 변이와는 다른 변이 바이러스가 각각 발견됐다. 바이러스 전문가 데이비드 로버트슨 영국 글래스고대 교수는 “독감처럼 코로나 백신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백신과 치료제를 신속히 확보하려는 각국의 움직임 또한 빨라지고 있다. 영국과 미국에서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의 백신 승인이 예상보다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영국 정부 자문관인 존 벨 옥스퍼드대 의대 교수는 “성탄절 직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 승인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초 내년 중반쯤 아스트라제네카 사용 승인이 날 것으로 예상됐던 미국에서도 보건당국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미 백신 개발 프로젝트 ‘초고속 작전’의 몬시프 슬라우이 최고책임자는 역시 “내년 2월 말이나 3월 초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존슨앤드존슨(얀센)의 백신도 내년 2월 안에 승인될 수 있다”고 밝혔다. 23일 캐나다 보건당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모더나 백신 사용을 승인했다. 이달 9일 화이자 백신을 승인한 후 두 번째 백신이 공급되는 셈이다. 이미 백신을 대규모로 확보한 미국은 치료제 선점에 나섰다. 미 정부는 제약회사 머크와 내년 6월까지 최대 10만 개의 코로나 치료제를 공급받는 계약도 맺었다.파리=김윤종 zozo@donga.com / 카이로=임현석 / 뉴욕=유재동 특파원}

기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높은 변이 바이러스가 세계 10여 개국에서 발생하면서 확산세가 빨라지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싱가포르 보건부는 24일 영국을 방문했다가 귀국한 17세 싱가포르 소녀가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발표했다. 최근 1개월 간 유럽에서 들어온 입국자 11명도 영국 발 변이에 예비 양성을 보여 추가 확진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싱가포르 당국은 밝혔다. 앞서 23일 홍콩에서도 영국 발 변이 의심 사례가 발견됐다. 중동 이스라엘에서도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 3명이 발견돼 격리됐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전했다. 이들은 모두 최근 영국을 방문했다. 영국 인접국인 아일랜드에서도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501.V2)도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영국 정부는 최근 남아공을 방문한 2명이 이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23일 밝혔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22일 오후 3시(현지 시간) 이집트 카이로 도심에 위치한 타흐리르 광장을 찾았다. 사진을 찍으려고 스마트폰을 위로 치켜들자마자 사복 경찰 3명이 다가와 기자를 에워쌌다. 위협적인 태도로 “어디서 왔느냐. 왜 사진을 찍느냐”며 윽박질렀다. 신분을 밝히고 광장 사진을 찍으려 한다고 설명했지만 “촬영하지 말라. 지금까지 찍은 사진도 모두 지우라”며 불허했다. 할 수 없이 인근 건물의 높은 층으로 올라가서 겨우 광장 모습을 찍었다. 약 150년 역사의 타흐리르 광장은 아랍어로 ‘해방’이란 뜻을 지닌 곳답게 원래 이집트를 넘어 아랍권의 대표적 민주화 성지로 꼽혔다. 특히 2011년 초 호스니 무바라크 당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국민 수만 명이 이곳에 모여 정권 타도를 외쳤고 전 세계가 이를 주시했다. 결국 30년간 집권했던 무바라크 대통령은 같은 해 2월 물러났고 두 달 후 부패, 권력 남용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서구 선진국에 비해 민주주의 전통이 짧다고 평가받는 아랍권에서도 시민 봉기가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하지만 이제 광장에서는 이런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길목마다 3, 4m 간격으로 경찰이 촘촘히 배치됐고 방탄조끼를 입은 군인 역시 2∼5명씩 조를 이뤄 옮겨 다니며 오가는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했다. 도로에는 대형 호송차까지 등장해 위압감을 더했다. 민주화 성지가 아니라 계엄 통치의 현장이라고 해야 어울릴 것 같은 분위기였다. ○ 시민혁명 성공했지만 권위주의 회귀 2010년 12월 17일 당시 26세였던 튀니지 노점상 무함마드 부아지지가 당국 허가 없이 장사를 했다는 이유로 과일, 채소, 저울 등을 압수당했다. 압수품을 찾으려면 돈을 내야 했지만 찢어지게 가난한 노점상에게 그 돈이 있을 리 만무했다. 부아지지는 생계의 어려움을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단속원들은 그를 거칠게 구타했다. 격분한 그는 몸에 휘발유를 들이붓고 불을 붙였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다음 해 1월 4일 화상 후유증으로 숨졌다. 즉각 튀니지 전역에서 거센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다. 며칠 후 23년간 집권했던 진 엘아비딘 벤 알리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로 망명했다. 이후 리비아 모로코 알제리 이집트 시리아 예멘 등 중동과 북아프리카 전역으로 반정부 시위가 번졌고 각국의 권위주의 정권이 속속 몰락했다. 바로 ‘아랍의 봄’이다. 이 여파로 국제사회에서 상당한 존재감을 과시했던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등이 실각하면서 21세기에 걸맞지 않은 전제 왕정과 독재 정권이 많았던 아랍권 전체에 민주주의가 뿌리내릴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하지만 꼭 10년이 지난 지금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는 이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시민혁명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경제난, 빈부 격차 등이 계속되자 각국에서 권위주의 정권이 재집권했다. 중앙정부 기능이 약해진 시리아와 이라크에서는 한때 이슬람국가(IS) 같은 극단주의 무장단체가 창궐해 전 세계를 테러 공포에 몰아넣었다. 리비아, 예멘 등은 아직까지 내전 상태인 데다 주요 강대국이 이곳에서 사실상 대리전까지 벌이고 있어 사태 해결이 더 어려운 상황이다. ○ 경제난에 무력감과 냉소 확대 전문가들은 이런 사태를 야기한 이유로 경제난을 꼽는다. 중앙정부 기능이 붕괴되면서 가뜩이나 취약한 산업 기반과 경제 구조가 더 허약해졌고 일부 산유국은 저유가 직격탄을 맞았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집계한 중동과 북아프리카 각국의 국내총생산(GDP) 수치만 비교해도 잘 알 수 있다. 2010년 당시 1만1417달러로 어지간한 중진국 수준이었던 리비아의 1인당 GDP는 현재 3282달러로 3분의 1 이하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예멘 역시 절반 수준인 925달러로 하락했다. 국민을 착취하는 독재자만 물러나면 잘 먹고 잘살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물거품이 된 것이다. ‘아랍의 봄’을 가능케 한 튀니지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현재 공식 실업률은 15%대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서민들이 체감하는 실업률은 20∼30% 수준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시민단체 관계자 리아드 아비드 씨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경제난 탓에 가스 생산이 중단돼 불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도로 관리도 엉망인 상황에 시민들의 좌절감이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치적 민주화는 이뤄냈을지 몰라도 현재 시민들의 분노와 실망이 ‘아랍의 봄’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집트 상황 역시 비슷하다. 올해 2분기(4∼6월) 공식 실업률은 9.6%지만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19∼29세 청년층 실업률이 최소 30%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청년, 하층민 등의 불만이 적지 않은 가운데 “누가 집권해도 똑같다”는 싸늘한 냉소와 무력감이 팽배하다. 군인 출신인 압둘팟타흐 시시 현 대통령은 2014년 집권했다. 4년 후 재선에 성공했고 지난해에는 임기를 6년으로 늘리는 개헌안을 통과시켰다. 그가 2024년 대선에서 또 이긴 후 사실상의 종신 집권을 시도할 것이란 관측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무바라크의 독재가 싫어 그를 몰아냈지만 불과 10년 만에 장기 집권 기반을 다진 대통령이 또 출현한 셈이다.○ IS·난민 등으로 국제사회에도 나비효과 ‘아랍의 봄’이 국제사회와 세계정세에 미친 영향도 상당하다. 내전과 경제난에 따른 중앙정부 기능 약화로 인해 IS로 대표되는 극단주의가 빠르게 확산됐다. 특히 시리아 등에서 유럽으로 건너간 수백만 명의 난민들로 인해 유럽 각국 또한 상당한 진통을 겪고 있다. 아랍권 각국의 내전 상황이 난민들을 대거 발생시켜 유럽에서 국수주의 및 극우주의가 준동하는 계기로 작용한 것이다. 이로 인해 헝가리, 폴란드 등에서는 노골적인 반난민 정책과 국수주의 등을 내세운 정치인이 집권했다. 프랑스, 독일 등에서도 극우정당의 세력 확대가 심상치 않다. 난민과 반난민, 이슬람과 반이슬람 등의 대립에 따른 유럽 각국의 혼란, IS 잔당과 추종자들이 간헐적으로 벌이는 테러 등은 난민에 적대적이지 않았던 일반 유럽 시민들 사이에서조차 반난민, 반이슬람 정서가 퍼지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10월과 11월 프랑스와 오스트리아 등에서 이슬람 난민 출신이 평범한 시민들을 잇달아 잔혹하게 살해하자 각국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에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 대표적이다. ○ “실패” vs “민주화 여정 속 불가피한 진통” ‘아랍의 봄’ 10년을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우선 지난 10년의 상황이 보여주듯 사람들이 불안한 민주주의보다 안정된 권위주의를 원하게 됐다는 측면에서 실패로 보는 시각이 있다. 적어도 아랍권에서는 아직 민주주의 체제보다 차라리 독재자가 낫다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으며 이런 비관주의와 염세주의의 득세야말로 아랍의 봄이 남긴 가장 깊은 상흔일지 모른다는 지적이다. 또한 ‘아랍의 봄’이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터키 등 이 지역 맹주를 자처하는 이슬람권의 지역 강대국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 한계를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세 나라의 집권 세력 모두 지난 10년간 세습 왕정 및 장기 집권 토대를 닦는 데 여념이 없었고 국내 반대파를 철저히 탄압했다. 이런 상황을 종합하면 ‘아랍의 봄’은 기대와 달리 이슬람권의 권위주의를 무너뜨리기는커녕 오히려 강화시킨 ‘미완의 혁명’이라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반면 지나친 폄훼는 곤란하며 중동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시민의식을 점화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작지 않다는 반론 또한 제기된다. 한 이집트 기자는 “최근 아랍권에서도 트위터 등을 통해 여성 운동가들의 페미니즘 운동이 광범위한 공감대를 얻고 있고, 많은 여성들이 남성 성범죄 사례를 공유하며 분노를 표출하자 경찰과 국회가 조사를 하기 위해 움직이는 등 차츰 사회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아랍의 봄’ 이후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사회 운동가들과 사회적 토론이 늘어났고, 이는 지난하지만 결국 민주주의로 가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지역센터장은 “보수적인 사우디 등 중동 수니파 군주국들도 여성 권리 제한을 철폐하는 등 국민 비판과 불만 여론에 반응하게 됐다는 점에서 아랍의 봄이 아랍권에서 변화의 불씨를 던진 것만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임현석 카이로 특파원 lhs@donga.com}

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전 세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각국은 신속히 이동 제한 조치에 나섰지만 이미 네덜란드, 덴마크, 벨기에, 이탈리아, 호주 등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되면서 코로나19 확산세를 더욱 부채질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프랑스는 21일 0시부터(현지 시간) 48시간 동안 영국과의 모든 교통로를 끊었다.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보건장관은 유럽1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프랑스에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프랑스에 퍼지고 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우려했다. 네덜란드, 독일 등 유럽 14개국은 영국발 항공편 이동 제한에 나섰다. 아시아에서는 홍콩이 21일, 인도가 23일부터 영국발 항공편 입국을 금지하기로 했다. 또 이스라엘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된 영국과 덴마크, 남아프리카공화국발 항공편 입국을 금지하기로 했다. 콜롬비아, 엘살바도르 등 중남미 국가들과 북미의 캐나다도 영국발 항공편을 차단하기로 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변이되는 자체는 드문 것이 아니다. 그러나 영국 정부는 이번 변이는 기존 바이러스 대비 70%나 높은 전파력을 갖고 있다고 밝혀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국 정부는 변이 바이러스가 감염재생산지수(한 명이 몇 명에게 감염시키는지 나타낸 지수)를 0.4 이상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감염재생산지수가 1보다 높으면 바이러스 감염이 확산세, 낮으면 감소세에 들어간 것으로 본다. 영국에서 한동안 1 이하였던 감염재생산지수는 이달 들어 1.1∼1.2로 치솟았다. 20일 영국에선 하루 3만5928명이 새로 확진되면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영국 정부는 확진 증가가 변이 바이러스의 영향이라고 보고 있다. 9∼16일 런던에서 확인된 감염자 62%가량이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분석했다. 가디언 등 외신들은 영국 당국이 해당 변이 바이러스를 9월 켄트 지역에서 확인한 뒤 감염 양상을 분석해 왔고, 기존과는 전파 양상이 다르다는 점을 확인한 뒤 14일 세계보건기구(WHO) 등에 이를 보고했다고 전했다. 다만 바이러스의 단백질 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한 것은 아니어서 현재까지 개발된 백신이 무력화되거나 치명률을 높일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프로그램의 최고책임자인 몬시프 슬라우이는 20일 CNN방송에 출연해 “현재 승인된 백신들이 변종 코로나19에 효과가 없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도 “지금까지 파악된 바로는 바이러스가 변이됐어도 백신은 효과가 있다는 게 유럽 전문가들의 견해”라고 밝혔다. 미국 시애틀 프레드 허치슨 암연구센터의 진화생물학자 제시 블룸 박사는 뉴욕타임스에 “면역체계가 무력화되려면 수년이 걸리고 많은 변종이 축적돼야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번 변이에 대한 정보가 충분치 않은 만큼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WHO 유럽사무소는 20일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가 병을 더 심각하게 만든다는 근거는 없지만, 이 또한 조사 대상”이라고 밝혔다. 미국 스크립스연구소의 유전학과 책임자인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은 “현재 개발된 코로나19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다는 보도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건 옳지 않다”면서 “지금으로서는 우리도 정확히 알 수 없다. 앞으로 몇 주 안에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김윤종 zozo@donga.com / 카이로=임현석 / 뉴욕=유재동 특파원}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의 속도전에 착수했다. 유럽과 북미에 이어 중동, 아시아 국가도 뚜렷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9일(현지 시간) 텔아비브 인근 병원에서 이스라엘 최초로 미 화이자-독일 바이오엔테크 백신을 맞았다. 그는 1969년 미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이 달에 착륙했을 당시 했던 말에 빗대 “개인에게는 작은 주사 한 방이지만, 우리에게 있어서 큰 한 걸음”이라며 “백신을 접종하라”고 독려했다. 당국은 20일부터 의료진 등 필수인력을 대상으로 접종을 실시하고, 이후 23일부터 일반인 대상 접종도 실시해 내년 1월 말까지 총 200만 명에게 접종할 계획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17일부터 65세 이상 노인과 의료 종사자에 대한 우선 접종을 시작했고 조만간 일반인 접종도 실시한다. 일본은 화이자가 18일 백신 제조판매 승인 신청을 하자 즉각 유효성 및 안전성 심사에 나섰다. 내년 2월경 승인이 나면 1차로 의료종사자 약 1만 명을 우선 접종하고 2차(고령자), 3차(지병이 있는 사람) 접종에 돌입할 계획이다. 일본은 화이자에서 내년 6월 말까지 1억2000만 회분을 공급받기로 했다. 미 모더나,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에서도 각각 5000만 회분, 1억2000만 회분을 계약했다. 지난달 27일 동남아 최초로 화이자 백신을 구매한 말레이시아는 19일 “화이자 계약과 같은 분량(1280만 회분)으로 21일 아스트라제네카와 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는 19일 표결을 통해 18세 이상 성인에게 모더나 백신의 접종을 권고하기로 했다. 백신 배포 책임자인 구스타브 퍼나 장군은 “21일 각 주에서 접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위스 역시 19일 화이자 백신을 승인했다. 유럽연합(EU)은 27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27∼29일 백신 동시 접종 실시를 추진하고 있다. 모더나 백신의 승인 여부도 내년 1월 7일까지 결정하기로 했다. 영국은 이르면 올해 안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사용을 승인할 것이라고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도쿄=박형준 lovesong@donga.com /카이로=임현석 특파원}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위한 속도전에 들어갔다. 유럽과 북미에 이어 중동국들도 백신 접종에 들어갔고, 아시아 국가들도 백신 접종 준비에 성과를 내고 있다. ●이스라엘·사우디 백신 접종 시작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19일(현지시간) 수도 텔아비브 인근 라마트간 지역에 있는 시바 메디컬 센터에서 자국 1호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맞았다. 네타냐후 총리는 1969년 닐 암스트롱이 달에 착륙했을 당시 했던 말에 빗대 “개인에게는 작은 주사 한 방이지만, 우리에게 있어서 큰 한 걸음”이라며 “백신을 접종하라”고 독려했다. 이스라엘 보건당국은 20일부터 10개 병원에서 의료진 등 필수인력을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하고, 23일부터는 일반인을 대상으로도 접종 대상을 넓혀 내년 1월말까지 총 200만 명에게 접종한다는 계획이다. 이스라엘은 화이자 백신 접종에 돌입한 다섯 번째 국가다. 앞서 영국(8일), 미국과 캐나다(14일), 사우디아라비아(17일)에서 해당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사우디는 65세 이상 노인과 의료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에 돌입했고 일반인을 대상으로도 신청을 받아 조만간 접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사우디 보건부는 “15일부터 18일까지 백신 접종 신청을 받은 결과 약 30만 명이 신청했다”고 밝혔다. 아시아국들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정부는 화이자가 18일 코로나19 백신 제조판매 승인 신청을 하자 즉각 유효성과 안전성 심사에 나섰다. 이미 미국, 영국 등에서 접종 승인이 이뤄졌기 때문에 절차를 간소화하는 ‘특례승인’ 적용을 전제로 심사하고 있다. 내년 2월 경 승인이 나면 1차로 의료종사자 약 1만 명을 최우선적으로 접종하고 2차는 고령자, 3차는 지병이 있는 사람 등 순으로 접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일본 정부는 백신을 저온에서 보관·유통하기 위한 냉동고 약 1만500대도 확보했다. 일본 정부는 화이자와 내년 6월 말까지 1억2000만 회분을 공급 받기로 합의했고, 모더나와 아스트라제네커로부터 각각 5000만 회분, 1억2000만 회분 계약을 끝냈다. 또 말레이시아 보건부는 19일 “화이자 계약과 같은 분량(1280만 회분)으로 21일 아스트라제네카와 백신 계약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말레이시아는 지난달 27일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1280만 회분 구매 계약을 동남아 국가 중 최초로 체결했다. ●美 “21일 모더나 접종 시작”미국은 두 번째 백신의 접종 개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는 19일 표결을 통해 18세 이상 성인에게 모더나 백신의 접종을 권고하기로 했다. 로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이 최종 승인하면 접종이 시작된다. 미국 백신 배포 책임자인 구스타프 퍼나 장군은 19일 “모더나 백신의 배포 작업이 이미 시작됐다”면서 “20일 배송업체 페덱스와 UPS를 통해 배송돼 21일이면 각주에서 접종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도 백신 접종을 위한 준비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스위스 당국은 19일 화이자 백신을 일반 절차에 따라 승인했다고 밝혔다. 긴급절차가 아닌 일반적인 절차에 의한 화이자 백신 승인은 이번이 첫 사례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7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이달 27~29일 백신 접종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동시 보급을 추진할 예정이다. 유럽은 모더나 백신에 대한 승인 여부도 다음달 7일까지 결정할 방침이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교통사고가 벌어지는 찰나 어머니는 자신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 속에서도 본능적으로 두 살배기 딸을 끌어안았다. 온몸으로 충격을 받아낸 어머니 품에 아기는 기적적으로 다치지 않고 살아남았다. 9일 영국 매체 더선과 레바논 현지 소셜미디어 등에 따르면 5일 밤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 인근 알아사드 고속도로에서 차를 몰고 가던 하산 알마스 진지와 노하 하자르 씨 부부가 다른 차량과 충돌했다. 사고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원들은 숨진 어머니 노하 씨의 품속에서 아기를 발견해 구급차량에 태워 병원으로 이송했다. 부모는 현장에서 모두 숨졌을 정도로 충격이 컸지만 아기는 다치지 않았고, 생명에도 지장이 없었다. 구조팀은 어머니가 교통사고 당시 팔로 아이를 감싸 보호한 덕분에 큰 충격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레바논 소셜미디어 등에선 구급대원이 아기를 끌어안고 병원으로 이동하는 사진 등이 전해졌고 사연이 알려지게 됐다. 모정에 애도를 표하고 위로하는 글들도 함께 쏟아지고 있다. 현지에서 사고 소식을 전한 레바논 교통안전기구 YASA 측은 “많은 이들의 위로 속에 아이는 현재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다”고 전했다. 레바논은 올해 기준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150%에 이르는 국가부채로 인한 경제난에 치안 부재 문제까지 겹치면서 심각한 혼란상을 겪고 있다. YASA 측은 도로 관리 부실 문제 등으로 레바논에서 연간 교통사고로 숨지는 인원만 1000여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교통사고가 벌어지는 찰나 어머니는 자신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 속에서도 본능적으로 두 살 배기 아기를 끌어안았다. 온몸으로 충격을 받아낸 어머니 품에 아기는 기적적으로 다치지 않고 살아남았다. 9일 영국 매체 더선과 레바논 현지 소셜미디어 등에 따르면 6일 밤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 인근 알아사드 고속도로에서 차를 몰고 가던 하산 알마스 진지와 노하 하자르 부부가 다른 차량과 충돌했다. 사고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원들은 숨진 어머니 하산 알마스 진지의 품속에서 아기를 발견해 구급차량에 태워 병원으로 이송했다. 부모는 현장에서 모두 숨졌을 정도로 충격이 컸지만 아기는 다치지 않았고, 생명에도 지장이 없었다. 구조팀은 어머니가 교통사고 당시 팔로 아이를 감싸 보호한 덕분에 큰 충격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레바논 소셜미디어 등에선 구급대원이 아기를 끌어안고 병원으로 이동하는 사진 등이 전해졌고 사연이 알려지게 됐다. 안타까운 모정에 애도를 표하고 위로하는 글들도 함께 쏟아지고 있다. 현지에서 사고 소식을 전한 레바논 교통안전기구 YASA 측은 “많은 이들의 위로 속에 아이는 현재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다”고 전했다. 레바논은 올해 기준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150% 이르는 국가부채로 인한 경제난에 치안 부재 문제까지 겹치면서 심각한 혼란상을 겪고 있다. YASA 측은 도로 관리 부실 문제 등으로 인해 레바논에서 연간 교통사고로 숨지는 인원만 1000여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