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국립암센터 직원들이 자신과 함께 근무한 임시직·인턴 직원을 정규직 채용시험에 합격시키기 위해 시험문제를 유출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23일 국립암센터 채용비리 수사 결과를 발표한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 병원 영상의학과 간부 A 씨(44·여)와 직원 B 씨(39)를 채용업무 방해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이 병원 정규직 채용 필기시험 출제위원을 맡은 지난해 1월 같은 부서에 근무하던 임시직 직원과 인턴 직원에게 자신이 출제한 문제와 정답을 미리 알려준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인턴 직원이 문제와 정답을 미리 받아보고도 시험에서 떨어지자 임시직으로라도 채용되게 하려고 면접관에게 청탁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인턴은 임시직에 합격했다. B 씨는 지난해 1월 필기시험 문제가 저장돼 있던 다른 직원 컴퓨터에서 시험문제를 몰래 빼내 같은 부서 임시직 직원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B 씨에게서 시험문제를 미리 받아본 임시직 직원은 정규직 시험에 합격했다. 영상의학과 직원 C 씨(35·여)도 자신이 출제한 문제를 같은 부서 임시직 직원에게 보여준 것으로 드러났다. C 씨를 포함한 선배 직원들에게서 시험문제를 미리 건네받은 임시직과 인턴 직원들은 다른 응시자 5명에게 시험지를 전달하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미치지 않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생활고를 겪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중랑구 모녀 사건’이 22일 본보 보도로 알려진 이후 유사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지자체가 나섰다. 서울 중랑구 망우3동 주민센터는 “2월부터 관내 일정액 이하 월세 거주자 등 주거 취약 가구 전체를 대상으로 실태 파악에 나설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이달 3일 ‘중랑구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된 반지하 월세방이 이 주민센터 관내에 있다. 대인기피증이 있는 50대 딸과 치매를 앓는 80대 노모가 노인기초연금 월 25만 원에 의지해 살았지만 모녀는 자치단체나 정부의 지원을 거의 받지 못했다. 이태직 망우3동 주민센터 동장은 “지하가구나 월세 50만 원 이하 가구 거주자 등 주거 형태가 열악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할 것”이라며 “필요한 경우 (소득 열람에 필요한) 정보 제공에 동의를 얻어 기초생활수급자 자격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웃 주민의 신고나 주민 스스로의 도움 요청이 없더라도 위기가구를 찾아가 복지 사각지대를 줄여나가겠다는 것이다. 중랑구는 전수 조사 범위를 구내 16개 동 전체로 확대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월세를 못 내고 있는 가정을 파악하거나 ‘주민등록 일제조사’ 때 복지 사각지대를 찾아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대책을 내놓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경기 고양시 지하철 3호선 백석역 온수배관 파열 사고 원인은 27년 전의 용접 불량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 일산동부경찰서는 ‘용접 불량 상태로 배관에 붙어 있던 조각 부위가 분리돼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이날 경찰에 따르면 1991년 한국지역난방공사는 배관 매설 공사를 삼성중공업에 맡겼다. 삼성중공업으로부터 하도급을 받은 업체는 배관이 제대로 예열됐는지 점검하기 위해 배관에서 가로 58cm, 세로 50cm 크기의 조각을 떼어냈다. 이후 점검을 마치고 이 조각을 다시 제자리에 붙이는 과정에서 용접이 완벽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조각과 배관 사이 용접면에 미세한 틈이 생겼고 이후 내부 압력 등을 지속적으로 받은 결과 조각 부위가 떨어져 나갔다는 분석이다. 경찰은 배관 매설공사 당시 용접 담당자, 현장 관리자, 배관 최종 검사자를 찾고 있다. 경찰은 사고 발생 시점부터 공소시효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들의 신병을 확보하면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4일 백석역 인근 지하에서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온수배관이 터져 뜨거운 물이 솟아올라 차에 타고 있던 송모 씨가 숨지고 50여 명이 화상 등의 상처를 입었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2014년 2월 서울 송파구의 반지하 주택에서 박모 씨(당시 61)와 그의 큰딸(36), 작은딸(33)이 숨진 채 발견됐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였던 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명 ‘송파 세 모녀’ 사건이었다. 이후 서울시는 위기 가정을 찾아다니는 인력을 자치구마다 배치하는 제도를 시행했다. 복지서비스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가정을 찾아내고 지원해 ‘제2의 송파 세 모녀 사건’을 막자는 취지였다. 송파 세 모녀가 서랍장 위에 마지막 월세와 공과금을 놓고 눈을 감은 지 5년이 지난 이달 3일. 복지 사각지대에 놓였던 또 한 모녀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서울 중랑구 망우동 주택가의 한 반지하 월세방에서 김모 씨(82)와 딸 최모 씨(56)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은 모녀가 이사를 가기로 돼 있던 날이었다. 이사 당일까지 아무런 연락이 없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집주인 배모 씨(73)는 경찰에 신고했다. 열쇠공을 불러 반지하 월세방으로 들어간 경찰은 모녀가 각각 안방과 작은방에서 숨진 채 누워 있는 것을 확인했다. 8일 전인 지난해 12월 26일 딸 최 씨는 집주인과의 통화에서 “반지하이긴 했지만 창문 틈으로 햇빛이 들어와 참 좋았다”는 말을 했었다고 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모녀의 사인이 질식사로 보인다는 1차 소견을 내놨다. 경찰은 외부인 침입 흔적 등 여러 사정을 확인한 결과 타살 정황이 없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경찰은 동반자살에 무게를 두고 있다. 모녀는 33m²(약 10평) 남짓한 반지하 집에서 15년간 단둘이 살았다. 동네에서 모녀를 아는 주민은 거의 없었다. 어머니는 치매를 앓았다. 딸은 대학 시절부터 대인기피증에 시달렸다. 모녀와 같은 건물 1층에서 1년을 산 50대 남성은 “집을 많이 들락날락하는데 그런 분들이 사는 줄은 전혀 몰랐다”고 했다. 인근 주택, 미용실, 슈퍼마켓, 약국 등에서도 두 모녀를 안다는 주민은 아무도 없었다. 8남매 중 둘째로 태어난 김 씨에게는 수년 전 세상을 뜬 큰오빠를 제외한 나머지 형제자매가 있지만 연락하고 지내던 가족은 아무도 없었다. 김 씨의 막냇동생(65)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조카(최 씨)가 대학 때부터 대인기피증을 심하게 앓아 아무도 만나지 않았다. 조카는 누나(김 씨)가 다른 형제들과 연락하는 것도 막아 어디에 살고 있는지도 몰랐다”며 황망해했다. 김 씨 앞으로 지급된 노인 기초연금 25만 원 외에 이들이 받은 정부 지원금은 없었다. 부양의무자가 없거나, 있더라도 부양능력이 없고 소득인정액이 기준 이하인 가구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될 수 있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는 모녀의 소득 수준을 파악할 수 없었다. 모녀가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 금융거래정보 제공 동의서 등 소득 열람에 필요한 서류를 제출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망우3동주민센터 관계자는 “모녀가 지원을 요청하거나 인근 주민이 알린 적이 없어 사정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주민센터에서는 공과금이 체납된 가정을 위기가구로 지정해 방문 조사를 하고 소득 수준에 따라 생계비, 주거비 등을 지원해 주기도 하지만 모녀는 이 같은 지원 대상에서도 비켜갔다. 모녀는 공과금을 체납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최 씨는 월세방 보증금에서 차감하는 방식으로 집주인 배 씨에게서 돈을 빌려 생활비를 충당했다. 김 씨는 중랑구보건소에 설치된 치매안심센터에도 등록돼 있지 않았다. 보건소 측은 “중랑구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노인이 6만2000여 명인데, 일일이 집집마다 방문할 수는 없다. 직접 찾아오지 않으면 도와드릴 길이 없다”고 했다.한성희 chef@donga.com·김재희 기자}

청와대 정문 인근에서 기습시위를 벌이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김수억 금속노조 기아자동차 비정규직 지회장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19일 (김 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지회장은 18일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를 요구하는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비정규직 대표단)’ 소속 노동자 5명과 함께 경복궁 북문인 신무문 앞에서 시위를 벌이다 체포됐다. 이들이 시위를 벌인 신무문 앞은 청와대 정문에서 10m가량 떨어진 곳으로 집회시위법상 ‘절대적 집회 금지 장소’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청와대 사랑채 쪽으로 걸어가다가 갑자기 신무문 앞으로 이동해 미신고 집회를 시작했다. 당시 김 지회장 등은 ‘비정규직 이제 그만!’, ‘불법 파견 사용자 처벌! 정규직 전환!’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재킷에서 꺼내 들고 기습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현장에서 체포한 6명 중 5명은 석방하고 그동안 상습적으로 미신고 집회를 벌인 김 지회장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 지회장은 지난해 9월 보름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을 불법 점거(건조물 침입, 업무방해 혐의)했고 지난해 11월엔 청와대와 국회 앞에서 집회를 벌이는 과정에서도 집회시위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김 지회장의 위법 행위 6건을 병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비정규직 대표단은 김 지회장 등에 대한 경찰의 체포에 “단 한 차례의 해산명령 없이 강제로 체포했고,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지도 않았다”며 반발했다. 하지만 경찰은 “절대적 집회 금지 장소인 청와대 바로 앞에서 집회 및 시위를 할 경우 해산명령 절차 없이 바로 체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김 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20일 청구했으며 영장실질심사는 21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유기견 안락사 의혹을 받고 있는 동물보호단체 ‘케어’의 박소연 대표가 19일 기자회견에서 “케어가 해 온 안락사는 대량 도살처분과 다른 인도적 안락사였다”고 주장하며 대표직 사퇴를 거부했다. 박 대표는 이날 서울 서초구 한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케어가 집단 구조한 동물들이 있던 곳은 개 도살장이었다. 구하지 않으면 도살당했을 것이다. 고통 없이 보내주는 건 동물권 단체이기에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안락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대표는 안락사 비공개 배경에 대해 “외부에 알릴 경우 이번과 같은 엄청난 비난과 논란이 일어날 것이 두려워 수년 동안 내부 소수 임원들의 합의로만 해 왔다”고 설명했다. 케어의 전신인 동물사랑실천협회 활동 당시 안락사 의혹에 대해서는 “수의사가 오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직접 안락사를 시켰다. 당시엔 수의사만 안락사를 시킬 수 있는 법이 없어 직접 안락사를 시키는 게 불법이 아니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케어 대표 사퇴를 위한 직원연대’는 입장문을 통해 “논란이 두려웠다고 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은밀히 자행된 안락사가 용납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2월로 예정된 케어 총회에서 대표 해임 안건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직장인 이지은(가명·30) 씨는 최근 미국에 있는 친구들에게 연락을 돌려 헤드헌터를 연결해 달라고 부탁해 놓았다. 일이 구해지는 대로 이민을 가기 위해서다. 한국에서 고연봉의 안정적인 대기업에 다니는 이 씨가 이민을 결심하게 된 건 다름 아닌 ‘미세먼지’ 때문이다. 미국에서 대학을 다닌 이 씨는 졸업 후 한국으로 돌아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지루성 피부염’을 얻었다. 어렸을 때부터 아토피를 앓았지만 미국에서 생활한 지 6개월 만에 싹 사라졌던 피부질환이 다시 괴롭히기 시작했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이면 가려움이 심해 외출도 하지 않았다. 이 씨는 “아직 미국에 집도 못 구했지만 에어비앤비에 몇 달간 머무는 한이 있더라도 한국을 떠나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뒤덮는 날이 잦아지면서 건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피부나 기관지 질환을 앓던 사람들은 쾌적한 환경을 찾아 한국을 떠나야겠다는 생각까지 한다. 수도권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13∼15일 3일간 미국 등지로의 이민 정보를 제공하는 회원수 약 9만 명의 네이버 카페 ‘미준모’에는 ‘미세먼지 때문에 이민가고 싶다’는 내용의 글이 100여 개 올라왔다. 빅데이터 분석업체 다음소프트가 2013∼2017년 블로그, 커뮤니티 등에 게시된 글 1억2700만여 건을 분석한 결과 ‘미세먼지’와 ‘이민’이 결합된 언급은 2015년 125건에서 2017년 1418건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아이 가진 부모들은 미세먼지가 극심해지는 기간에 맞춰 아이와 함께 ‘도피성 여행’을 떠나기까지 한다. 미세먼지가 뇌질환, 호흡기질환, 피부질환 등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다. 한 달간 외국에서 생활하기 위한 정보를 공유하는 네이버 카페 ‘일 년에 한 도시 한 달 살기’에는 ‘방학인데도 미세먼지 때문에 밖에 못 나가고 집에만 있는 아이가 안쓰러워 캐나다 한 달살이를 위한 비행기표를 급하게 예약했다’ ‘이번 미세먼지 여파로 아이의 알레르기가 너무 심해져 비자가 쉽게 나오는 말레이시아에서 한 달간 살아 보려고 한다’는 등의 글이 올라왔다. 세 살배기 아들을 키우는 주부 김지은 씨(33)는 “천식과 아토피를 앓는 아들의 증세가 갈수록 심해져 호주 이민을 알아봤지만 10억 원이 넘는 돈이 든다고 해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직장을 다니지 않는 엄마들끼리 아이만 데리고 한 달이나 일 년으로 기간을 정해 쾌적한 나라에 가서 사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영희 국제이주기구(IOM) 이민정책연구원 교육협력기획관은 “아토피, 천식 등 아이들의 질병 문제로 수도권을 벗어나 공기 좋은 시골로 주거지를 옮기는 ‘국내 이주’는 이미 수년 전부터 나타나고 있다”며 “자연재해, 기후변화 등 환경적 요인이 이주 원인이 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미세먼지도 사람들의 주거지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재희 jetti@donga.com·한성희 기자}
고위 공직자나 주요 고객의 자녀와 친인척을 특혜 채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62)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북부지법 형사9단독 이재희 판사는 10일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 전 행장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이 전 행장을 법정 구속했다. 검찰의 은행 채용비리 수사로 기소된 전직 은행장이 실형을 선고받은 것은 지난해 9월 박인규 전 대구은행장(징역 1년 6개월) 이후 두 번째다. 이 전 행장은 2015∼2017년 우리은행 사원 공개채용 당시 서류전형 또는 1차 면접에서 합격권에 들지 못했던 지원자 37명을 합격시켜 은행의 인사업무를 방해한 혐의다. 재판부는 “우리은행은 기본적으로 이윤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사기업이기는 하지만 금융감독원의 감독을 받고 공적자금이 투입되기도 하는 등 다른 어떤 사기업보다 공공성의 정도가 크다”며 “어떤 조직보다 채용의 공정성이 기대됐는데도 지원자와 취업 준비생들에게 좌절과 배신감을 줬다”고 밝혔다. 이 전 은행장과 함께 기소된 우리은행 전 인사부장 홍모 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전 국내부문장 남모 씨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사실 은행 업무야 ATM(자동입출금기기)을 이용해도 되고 모바일뱅킹을 써도 되는 것 아닙니까.” 8일 오전 서울 중구 국민은행 신당역점에서 만난 64세 김모 씨. 그는 “노조가 대화로 해결을 안 하고 끝내 파업을 한 것이 괘씸하다”면서도 은행 파업으로 그리 큰 불편을 느끼지는 않는다는 반응이었다. KB국민은행 노사가 막판 협상에도 불구하고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함에 따라 8일 19년 만의 파업이 현실화됐다. 국민은행은 본점 인력을 긴급 투입해 전국 1058개 전 영업점의 문을 열고 411곳의 거점점포를 운영하는 등 정상 영업을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ATM과 인터넷·모바일뱅킹이 정상 운영된 까닭에 2000년 주택·국민은행 합병 반대 파업 당시와 같은 혼란은 없었다. 다만 일부 점포에서는 고객들의 불만도 새어 나왔다. 이날 직원 1만6000여 명 중 5500여 명(노조 측 추산 9500여 명)이 총파업에 참여한 가운데 국민은행 각 지점의 창구 상당수에는 ‘부재중’ 알림이 걸려 있었다. 하지만 지점 출입문 등에는 ‘총파업이 진행 중이나 저희 지점은 정상적으로 영업 중입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은 가운데 고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서울 송파구 아시아선수촌지점에서 만난 황순옥 씨(51·여)는 “파업이라고 해서 걱정했는데 적금 가입, 환전, 예금 인출 등이 모두 차질 없이 이뤄졌다”고 했다. 서울 여의도, 광화문 등 사무실 밀집지역에서도 점심시간 대기 인원이 대부분 5명을 넘지 않았다. 파업 여파가 제한적이었던 것은 고객들이 점포를 직접 찾기보다는 모바일뱅킹과 ATM 등을 이용해 은행 업무를 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상반기(1∼6월) 기준 국민은행의 전체 거래에서 온라인뱅킹 등 비대면 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86%(거래 건수 기준)다. 송금, 이체 등 간단한 업무는 물론이고 예·적금, 펀드 등 각종 상품 가입도 온라인으로 가능하다. 지난해 상반기 국민은행이 판매한 전체 개인적금의 59%도 모바일뱅킹을 포함한 비대면 채널을 통해 판매됐다. 파업의 파급력이 생각보다 크지 않은 탓에 금융권에서는 이번 파업이 은행원 없이도 은행 업무가 돌아가는 ‘디지털 금융시대’의 현실만 깨닫게 해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른 시중은행 지점에서 근무하는 30대 행원은 “창구 은행원이 없다고 해서 금융생활이 마비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며 “파업이 오히려 은행원의 좁아진 입지를 보여주는 자충수가 된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했다. 다만 파업 참여 인원이 많은 점포들의 경우 대출 등 일부 업무가 제한돼 고객 혼란이 발생했다. 법인통장 개설을 위해 8일 오전 서울 중랑구 상봉역점을 방문한 방원대 씨(33)는 단순 입출금 업무만 가능하다는 은행 측의 설명에 분통을 터뜨렸다. 방 씨는 “어제(7일)도 지점을 방문했는데 오늘 서류를 준비해 오면 통장 개설이 가능하다고 했다”며 “파업과 관련한 공지도 전혀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파업을 바라보는 여론의 시선은 싸늘한 편이다. 평균 연봉 9100만 원에 이르는 국민은행 직원들의 집단행동이 시민들의 지지를 얻기 어렵다는 것이다. 국민은행 파업 관련 기사에는 “소비자들의 이자로 돈을 벌어놓고 자기들 밥그릇 챙기기에만 여념이 없다” “국민은행에 넣어둔 예금을 전액 인출하겠다”는 댓글이 쏟아졌다. 이런 반응이 부담스러운 듯 국민은행 노조는 8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파업이 ‘돈 문제’ 때문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직급별 호봉상한제(페이밴드) 폐지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 연장 등이 핵심 안건이라고 했다.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31일과 다음 달 1일 이틀에 걸친 2차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장윤정 yunjung@donga.com·김재희 기자}

“사실 은행 업무야 ATM(자동입출금기기)을 이용해도 되고 모바일 뱅킹을 써도 되는 것 아닙니까.” 8일 오전 서울 중구 국민은행 신당역점에서 만난 64세 김모 씨. 그는 “노조가 대화로 해결을 안 하고 끝내 파업을 한 것이 괘씸하다”면서도 은행 파업으로 그리 큰 불편을 느끼지는 않는다는 반응이었다. KB국민은행 노사가 막판 협상에도 불구하고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함에 따라 8일 19년만의 파업이 현실화됐다. 국민은행은 본점 인력을 긴급 투입해 전국 1058개 전 영업점의 문을 열고 411곳의 거점점포를 운영하는 등 정상영업을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ATM과 인터넷·모바일뱅킹이 정상 운영된 까닭에 2000년 주택·국민은행 합병 반대 파업 당시와 같은 혼란은 없었다. 다만 일부 점포에서는 고객들의 불만도 새어나왔다. 이날 직원 1만6000여 명 중 5500여명(노조 측 추산 9500여 명)이 총파업에 참여한 가운데 국민은행 각 지점의 창구 상당수에는 ‘부재 중’ 알림이 걸려 있었다. 하지만 지점 출입문 등에는 ‘총파업이 진행 중이나 저희 지점은 정상적으로 영업 중입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은 가운데 고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서울 송파구 아시아선수촌지점에서 만난 황순옥 씨(51)는 “파업이라고 해서 걱정했는데 적금 가입, 환전, 예금 환급 등이 모두 차질 없이 이뤄졌다”고 했다. 서울 여의도, 광화문 등 사무실 밀집지역에서도 점심시간 대기인원이 대부분 5명을 넘지 않았다. 파업 여파가 제한적이었던 것은 고객들이 점포를 직접 찾기보다는 모바일뱅킹·ATM을 이용해 은행 업무를 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상반기(1~6월) 기준 국민은행의 전체 거래에서 온라인뱅킹 등 비대면 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86%(거래 건수 기준)다. 송금·이체 등 간단한 업무는 물론이고 예·적금, 펀드 등 각종 상품 가입도 온라인으로 가능하다. 지난해 상반기 국민은행이 판매한 전체 개인예금의 59%도 모바일뱅킹을 포함한 비대면 채널을 통해 판매됐다. 파업의 파급력이 생각보다 크지 않은 탓에 금융권에서는 이번 파업이 은행원 없이도 은행업무가 돌아가는 ‘디지털 금융시대’의 현실만 깨닫게 해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른 시중은행 지점에서 근무하는 30대 행원은 “창구 은행원이 없다고 해서 금융생활이 마비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며 “파업이 오히려 은행원의 좁아진 입지를 보여주는 자충수가 된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했다. 다만 파업 참여인원이 많은 점포들의 경우 대출 등 일부 업무가 제한돼 고객 혼란이 발생했다. 법인통장 개설을 위해 8일 오전 서울 중랑구 상봉역점을 방문한 방원대 씨(33)는 단순 입출금 업무만 가능하다는 은행 측의 설명에 분통을 터트렸다. 방 씨는 “어제(7일)도 지점을 방문했는데 오늘 서류를 준비해 오면 통장개설이 가능하다고 했다”며 “파업과 관련한 공지도 전혀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파업을 바라보는 여론의 시선은 싸늘한 편이다. 평균 연봉 9100만 원인 노조의 집단행동이 시민들의 지지를 얻기 어렵다는 것이다. 국민은행 파업 관련 기사에는 “소비자들의 이자로 돈을 벌어놓고 자기들 밥그릇 챙기기에만 여념이 없다” “국민은행에 넣어둔 예금을 전액 인출하겠다”는 댓글이 쏟아졌다. 이런 반응이 부담스러운 듯 국민은행 노조는 8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파업이 ‘돈 문제’ 때문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직급별 호봉상한제(페이밴드) 폐지 △임금피크제 도입 시기 연장 등이 핵심 안건이라고 했다.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31일과 다음달 1일 이틀에 걸친 2차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바르게 살다 가 줘서 고맙다.” 4일 낮 경기 파주시 서현추모공원. 자신이 진료하던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임세원 서울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48)의 유골함이 안치되고 유리문이 닫히기 직전 임 교수의 어머니는 “태어나 줘서 고맙다”고 담담히 말했다. 평소 자신의 허리 통증을 참아 가며 환자 진료에 매진해 온 임 교수에게 어머니가 전하는 마지막 인사였다. 추모공원에서는 임 교수의 아내와 두 아들을 비롯한 유가족과 동료 의사 등 100여 명이 임 교수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앞서 이날 오전 서울 적십자병원에서 있은 임 교수의 발인에서 고인의 영정을 들고 말없이 앞장섰던 임 교수의 큰아들은 안치가 끝난 뒤에도 한동안 유골함 앞을 떠나지 못했다. 임 교수의 장례식부터 발인까지 함께한 한 동료 교수는 “발인 때는 아내분이 많이 우셨는데 안치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며 “임 교수의 어머니가 ‘바르게 살다 가 줘서 고맙다’는 말씀을 하셨을 때는 많은 사람들이 울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7시부터 서울 강북삼성병원에서 있은 영결식은 “마지막을 조용히 모시고 싶다”는 유족의 뜻에 따라 신관 15층 회의실에서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곳은 진료실과 함께 임 교수가 많은 시간을 보냈던 공간이다. 영결식 후 유가족과 장례준비위원회의 의료진 등 20여 명은 임 교수가 평소 근무한 병원 본관 3층과 진료실을 한 바퀴 돌았다. 이를 지켜보던 한 간호사는 “아들이 영정을 들고 3층을 돌았는데 당시 주변에 있던 의사와 간호사들은 모두 울었다. 나도 고개를 숙인 채로 흐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적십자병원에서 열린 발인에는 유가족과 동료 의료진 등 400여 명이 자리를 지키며 임 교수를 추모했다. 임 교수의 관이 영구차에 실리자 아내는 관을 붙잡으며 오열했다. 발인을 지켜본 강북삼성병원의 한 교수는 “연말에 혼자 진료를 하다가 이런 일을 당해 마음이 정말 아프다”면서 “선배인 내가 힘든 일이 있을 때 고민을 털어놓을 정도로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주는 후배였다”며 생전의 임 교수를 떠올렸다.김재희 jetti@donga.com·송혜미 기자}

‘고객 중심’이 올해 LG그룹 주요 계열사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취임한 구광모 ㈜LG 대표는 2일 시무식에서 “답은 고객에 있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구 대표가 전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석상에 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3일 LG 관계자는 “고객이라는 키워드는 구 대표가 취임 이후 오래 고심한 끝에 골라낸 것”이라며 “10분 분량의 2019년 신년사에는 온전히 구 대표의 생각이 담겨 있다”고 전했다. 전자, 화학, 통신·서비스 등 사업 영역은 달라도 지속 성장을 위한 근본적 해법은 모두 고객에게 달려 있다는 메시지다. 구 대표는 전날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30번에 걸쳐 고객을 언급했다. 구 대표는 “지난해 6월 대표에 오른 후 LG가 쌓아온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는 동시에 더 높은 도약을 위해 변화할 부분과 LG가 나아갈 방향을 수없이 고민해 보았지만 결국 그 답은 고객에 있었다”고 했다. 그는 “모두가 소비자라는 단어에 익숙하던 시기에 LG는 가장 먼저 고객이란 개념을 도입해 중요한 회의마다 ‘고객의 자리’를 뒀고, 결재 서류에도 사장보다 높은 자리에 ‘고객 결재란’을 마련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고객을 강조하면서도 마음과 행동은 고객으로부터 멀어져 있는 건 아닌지 자문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구 대표는 이날 “우리 안에 있는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라는 기본 정신을 다시 깨우고 더욱 발전시킬 때”라며 △고객의 삶을 바꿀 고객가치를 △남들보다 먼저 △지속적으로 키워 나가자는 세 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LG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도 이런 기준에 맞춰 신년사를 내놨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더 나은 삶이라는 고객가치를 끊임없이 제공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비롯한 로봇, 자율주행, 클라우드 등 선제적 미래 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을 주문했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최상의 품질을 팔고 있는지, 제품이 진정한 효능이 있는지를 각자가 고민하고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만족과 자부심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정철동 LG이노텍 사장도 “우리의 사업 방식과 모든 활동이 ‘고객이 정말로 원하는 것’인지 먼저 생각하고, 고객이 감동할 수 있는 가치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자”고 강조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폴더블’ ‘롤러블’ ‘투명’ 등 차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품을 남보다 먼저 선보일 수 있는 혁신과 준비성을 당부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키는 혁신이 상용화될 때까지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변화할 것을 주문했다. 고객 가치 실현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LG의 조직문화 개편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조성진 부회장은 수직적인 조직구조를 깨고 목적성을 갖는 수평적 조직으로 운영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로젝트 중심으로 신속히 실행하는 일에 중점을 두자는 것.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창의와 활력이 있는 조직문화를 위해 다양한 시도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벤처 정신을 주문했다. 윤춘성 LG상사 부사장은 가치가 없거나 낮은 일은 과감히 버리고, 다양한 시도와 도전이 장려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만들어가자고 강조했다.김지현 jhk85@donga.com·김재희 기자}
재계는 문재인 대통령이 규제완화 의지를 밝힌 것을 환영하면서도 체감할 만한 변화가 있을지에 대해서는 “지켜봐야 한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내놨다. 그간 규제완화를 통한 ‘혁신경제’ 추진의 효과는 거의 못 느낀 반면 정부의 ‘공정경제’ 압박은 기업에 큰 부담이 됐기 때문이다. 2일 문 대통령 신년사에 대해 한 재계 관계자는 “기업은 지금 숨이 넘어가는 상황이다.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산업안전보건법 등 새로 생기는 부담은 핵폭탄급인데 지금까지의 규제 완화는 수류탄 제거 수준”이라며 “정부가 실제 기업 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경제정책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산업 규제 샌드박스 등 정부 정책이 서둘 러 시행돼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기존 정책기조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기업이 숨쉴 수 있도록 다른 숨통을 터줘야 한다. 규제혁신 등 신년사에서 한 약속이 신속히 이행되는 게 중요하다”며 “사정이 다급한 기업들로서는 마냥 기다리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얼마 전에도 최저임금 속도조절론이 나왔지만 곧바로 주휴수당 시행령이 재계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채 강행됐다. 실제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는 정부의 의지와 실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정부가 기업에 책임과 의무만 주는 측면이 컸다. 기업이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줬으면 한다”는 반응도 있었다. 문 대통령이 신년인사회 장소로 중소기업중앙회를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반응이 엇갈렸다. 중소기업계는 일제히 반겼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대통령이 참석한 신년회를 중기중앙회에서 열었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중소기업에 힘을 실어주고 관심을 보여줬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재계는 다소 아쉽다는 반응이었다. 문 대통령이 3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하는 경제계 신년인사회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10대그룹의 한 임원은 “중소기업을 위하는 자리에 주요 그룹 총수를 부르면 동반성장에 대한 압박으로 느낄 수 있다”며 “기업 기 살리기 해준다더니 기업인은 ‘병풍 신세’라는 자조도 나온다”고 말했다. 대기업의 한 법무담당 고위 임원은 “기업을 가장 어렵게 만드는 것은 사실상 ‘반기업 정서’”라며 “긍정적 내용이 담긴 신년사에도 불구하고 기업에 대한 무차별적 압수수색과 검찰 외에도 국세청 등 다양한 국가기관의 강제 조치가 일상화된 현실이 완화될 기미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배석준 eulius@donga.com·김재희 기자}

지난해 12월 13일 전남 여수시 여수국가산업단지(여수산단)에 차로 진입한 지 10여 분이 지나자 GS칼텍스 제2공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축구장 210개를 모아놓은 크기(총 150만 m²)의 제2공장 한편에서는 수십 대의 타워크레인이 굉음을 내며 터를 다지고 있었다. GS칼텍스가 2021년 가동을 목표로 총 43만 m² 규모의 터에 올레핀 생산시설(Mixed Feed Cracker·MFC)을 짓고 있는 현장이었다. 이곳은 정유업으로 시작한 GS칼텍스가 석유화학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는 ‘미래의 땅’이다. 올레핀은 옷, 신발 등을 만들 때 쓰이는 합성수지, 합성고무, 합성섬유의 주원료다. GS칼텍스는 MFC에 단일 공장에 투자한 금액 기준으로 사상 최대인 2조7000억 원을 투자한다. GS칼텍스가 2017년 거둔 영업이익(2조16억 원)보다 많은 액수다. 나프타를 원료로 쓰는 석유화학사의 나프타분해시설(Naphtha Cracking Center·NCC)과 달리 MFC에서는 나프타뿐만 아니라 액화석유가스(LPG), 부생가스(부차적으로 생성되는 가스)도 원료로 사용할 수 있어 생산성이 더 높다.○ ‘불황을 모르는 도시’ 여수의 모체 GS칼텍스 정부의 중화학공업 육성 정책에 따라 1967년 여천공업기지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여수산단은 우리나라 최대 석유화학단지다. 여수산단 출범과 함께 제1공장의 첫 삽을 뜬 GS칼텍스는 지금의 여수산단으로 성장하기까지 ‘맏형’ 역할을 해왔다. 여수산단에 있는 기업들은 GS칼텍스가 원료를 정제해 만든 LPG, 납사, 디젤, 가솔린, 아스팔트 등으로 새로운 제품을 생산한다. 김태은 여수상공회의소 조사진흥본부 차장은 “매출 1조 원 이상의 기업이 여수에 10여 개 있는데, 그 기업들 모두 GS칼텍스로부터 원료를 제공받아 석유화학 제품을 만든다. GS칼텍스가 여수 기업들의 ‘어머니’라고 불리는 이유”라고 말했다. GS칼텍스의 MFC 투자를 계기로 여수시 경제는 다시 들썩이고 있었다. 2006년부터 2013년까지 제2공장의 고도화 시설에 총 5조 원 이상을 투자했던 GS칼텍스가 5년 만에 대규모 투자에 나서면서 직간접적인 낙수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전선규 GS칼텍스 MFC 프로젝트매니저(상무)는 “공장 건설, 자재 구매 등을 포함한 연관 산업의 파급력이 1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체 투자비의 40%에 해당한다”고 했다. 본격적인 공장 건설에 들어가면 하루 최대 6000∼7000명의 인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전체 공사기간 연인원으로 따지면 260만 명 수준이다. 완공 후에는 설비 가동에 따라 500명 이상의 고용 창출도 예상된다. 여수시의 올해 본예산은 역대 최대 수준인 1조3587억 원으로 편성됐다. 작년에 비해 무려 2857억 원(26.6%)이 증가했다. 2017년 여수시의 재정자립도는 36.1%로 전남에서 1위였는데, 앞으로 자립도 비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시 지방세에서 GS칼텍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10.2%에서 2017년 14%로 꾸준히 늘고 있다. 김 차장은 “여수는 불황을 모르는 도시다. 다른 산업도시들이 자동차, 조선 등의 침체와 더불어 지역경제가 시들어 가는 것과 대조적으로 여수는 4, 5년째 호황을 누리고 있으며 향후 전망도 좋다”고 했다.○ 통 큰 투자에 함께 웃는 협력사 희한하게도 정유사, 석유화학사들은 공장 가동을 중단해도 부가가치가 창출된다. 단순 중단이 아닌 대정비인 경우다. 여수산단의 정유화학사들은 3, 4년을 주기로 각 단위 공정의 가동을 중단하고 상태를 점검하는 대정비에 들어간다. 한 공정의 대정비에 평균 1, 2개월이 걸리는데 하루 평균 3000여 명이 투입되고 이들은 주로 협력업체에서 공급된다. 전선규 상무는 “여수산단의 경기는 공장 신설과 증설, 대정비로 결정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라며 “여수산단에 있는 단일 공장이 50∼60개인데 1개씩만 돌아가며 대정비를 진행해도 매일 대정비의 수요가 있는 셈”이라고 했다. 협력사들의 성장으로 여수산단의 규모도 함께 커지고 있다. 여수산단에 입주한 업체는 2007년 222개에서 2010년 266개, 지난해에는 297개로 늘었다. 정비, 공장 신증설 시 GS칼텍스의 건설, 플랜트 등을 돕는 협력사도 다수다. 2000년 이후 18년 넘게 GS칼텍스와 손발을 맞추고 있는 대신기공은 GS칼텍스의 대정비만으로 연간 2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 대신기공의 김철희 대표는 “GS칼텍스의 공정 규모가 여수산단에서 가장 크기 때문에 정비, 기계, 배관 등 연관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막대하다”며 “MFC 증설에 따른 필요 장비 조달이나 건설 공사로 인한 일자리 창출로 여수시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GS가 발벗고 나선 ‘문화가 흐르는 여수’▼GS칼텍스, 문화공간 1100억 투자공연-전시공간 예울마루 이어 5월 창작 스튜디오 아틀리에 개관시민들 문화생활-교육의 장으로“저기 보이는 흰색 건물이 ‘창작 스튜디오’라고 이름 지은 아틀리에입니다. 올해 5월 개관하면 예울마루와 함께 여수 지역을 상징하는 복합문화공간이 될 것입니다.” 지난해 12월 13일 만난 GS칼텍스재단 사무국장은 전남 여수시 망마산 맞은편의 작은 섬 장도를 가리키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는 “문화와 예술의 불모지였던 이 지역에 예울마루가 생긴 뒤 여수가 확 달라졌다”며 “장도 조성 사업까지 완성되면 지역민들이 누릴 수 있는 문화생활이 훨씬 다양해질 것”이라고 했다. 장도에서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창작 스튜디오는 화가, 조각가, 공예가, 사진가 등 예술인들이 전시회를 열거나 작업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다. 예울마루와 창작 스튜디오를 해상 다리로 연결해 지역민과 예술인들이 함께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GS칼텍스재단은 콘서트, 공연, 전시 등을 진행할 문화예술공간이 변변치 않다는 지역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2012년 망마산 자락 70만 m²에 예울마루를 지었다. 현재 건설 중인 창작 스튜디오까지 총 1100억 원을 들여 지은 전남 최대 문화예술공간이다. 예울마루 덕분에 여수시민은 물론이고 광양시, 순천시 등 인근 지역민들까지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2012년 5월 개관 이후 2018년 11월까지 약 73만 명이 이곳을 찾았다. 대극장, 소극장에 더해 리허설룸까지 갖춘 예울마루에서는 연간 많게는 160회의 공연이 열린다. 지난해에도 뮤지컬 ‘시카고’를 비롯해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듀엣 콘서트,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 등 화제를 모았던 다양한 공연이 펼쳐졌다. 예울마루는 여수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문화예술 교육의 장으로도 활용된다. 예울마루가 생긴 후 여수 시내에 유소년 오케스트라가 19개로 늘어났다. 영재 오케스트라 등 지역 예술단체들에는 리허설룸을 무상으로 대여해 주기도 한다. 김태은 여수상공회의소 차장은 “지역 인구 대비 서울시보다 유소년 오케스트라가 더 많은 지역이 여수”라며 “여수음악제처럼 여수만의 독자적인 문화예술 콘텐츠를 통해 관광도시로 도약하는 데 예울마루가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여수=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지난달 13일 전남 여수시의 여수국가산업단지(여수산단)에 차로 진입한지 10여분이 지나자 GS칼텍스 제2공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축구장 210개를 모아놓은 크기(총 150만 ㎡)의 제2공장 한 켠에서는 수십 대의 타워크레인이 굉음을 내며 파일박기가 한창이었다. GS칼텍스가 2021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총 43만 ㎡ 규모의 터에 올레핀 생산시설(Mixed Feed Cracker·MFC)을 짓고 있는 현장이었다. 이곳은 정유업으로 시작한 GS칼텍스가 석유화학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본격 시동을 걸고 있는 ‘미래의 땅’이다. 올레핀은 옷, 신발 등을 만들 때 쓰이는 합성수지, 합성고무, 합성섬유의 주원료다. GS칼텍스는 MFC에 단일공장에 투자한 금액 기준으로 사상 최대인 2조7000억 원을 투자한다. GS칼텍스가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2조 16억 원)보다 많은 액수다. 나프타를 원료로 쓰는 석유화학사의 나프타분해시설(Naphtha Cracking Center·NCC)과 달리 MFC에서는 나프타만 아니라 액화석유가스(LPG), 부생가스(부차적으로 생성되는 가스)도 원료로 사용할 수 있어 생산성이 더 높다.● ‘불황을 모르는 도시’ 여수의 모체 GS칼텍스 정부의 중화학공업육성정책에 따라 1967년 여천공업기지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여수산단은 우리나라 최대의 석유화학단지다. 여수산단 출범과 함께 제1공장의 첫 삽을 뜬 GS칼텍스는 지금의 여수산단으로 성장하기까지 ‘맏형’ 역할을 해왔다. 여수산단에 있는 기업들은 GS칼텍스가 원유를 정제해 만든 LPG, 납사, 디젤, 가솔린, 아스팔트 등으로 새로운 제품을 생산한다. 김태은 여수상공회의소 조사진흥본부 차장은 “매출 1조 원 이상의 기업이 여수에 10여 개 있는데 그 기업들 모두 GS칼텍스로부터 원유를 제공받아 석유화학 제품을 만든다. GS칼텍스가 여수 기업들의 ‘어머니’라고 불리는 이유”라고 말했다. GS칼텍스의 MFC 투자를 계기로 여수시의 경제는 다시 들썩이고 있었다. 2006년부터 2013년까지 제2공장의 고도화시설에 총 5조 원 이상을 투자했던 GS칼텍스가 5년 만에 대규모 투자에 나서면서 직간접적인 낙수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전선규 GS칼텍스 MFC 프로젝트 매니저(상무)는 “공장 건설, 자재 구매 등을 포함한 연관 산업의 파급력이 1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체 투자비의 40%에 해당한다”고 했다. 본격적인 공장 건설에 들어가면 하루 최대 6000~7000명의 인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전체 공사기간 연인원으로 따지면 260만 명 수준이다. 완공 후에는 설비 가동에 따라 500명 이상의 고용창출도 예상된다. 여수시의 올해 본예산은 역대 최대 수준인 1조3587억 원으로 편성됐다. 작년에 비해 무려 2857억 원(26.6%)이 증가했다. 2017년 여수시의 재정자립도는 36.1%로 전남에서 1위였는데, 앞으로 자립도 비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 지방세에서 GS칼텍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10.2%에서 지난해 14%로 꾸준히 늘고 있다. 여기다 LG화학도 2019~2021년 여수산단에 2조6000억 원을 투자해 NCC를 신설하겠다는 계획이라 여수시는 앞으로 재정이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 차장은 “여수는 불황을 모르는 도시다. 다른 산업도시들이 자동차, 조선 등의 침체와 더불어 지역경제가 시들어가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여수는 4, 5년 째 호황을 누리고 있으며 앞으로 전망도 좋다”고 했다.● 통 큰 투자에 함께 웃는 협력사 희한하게도 정유사, 석유화학사들은 공장가동을 중단해도 부가가치가 창출된다. 단순 중단이 아닌 대정비인 경우다. 여수산단의 정유화학사들은 3, 4년을 주기로 각 단위공정의 가동을 중단하고 상태를 점검하는 대정비에 들어간다. 한 공정의 대정비에 평균 1, 2개월이 걸리는데 연인원 최대 3000여 명이 투입되고 이들은 주로 협력업체에서 공급된다. 전선규 상무는 “여수산단의 경기는 공장 신설과 증설, 대정비로 결정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라며 “여수산단에 있는 단일공장이 50~60개인데 1개씩만 돌아가며 대정비를 진행해도 매일 대정비의 수요가 있는 셈”이라고 했다. 협력사들의 성장으로 여수산단의 규모도 함께 커지고 있다. 여수산단에 입주한 업체는 2007년 222개에서 2010년 266개, 지난해에는 297개로 늘었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은 대정비 관련 업체다. 정비, 공장 증·신설 시 GS칼텍스의 건설, 플랜트 등을 돕는 협력사는 약 20개에 이른다. 2000년 이후 18년 넘게 GS칼텍스와 손발을 맞추고 있는 대신기공은 GS칼텍스의 대정비만으로 연간 2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 대신기공의 김철희 대표는 “GS칼텍스의 공정 규모가 여수산단에서 가장 크기 때문에 정비, 기계, 배관 등 연관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막대하다”며 “MFC 증설로 필요 장비 조달이나 건설공사로 인한 일자리 창출로 여수시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수산단의 대기업 협력업체들은 이 협력사업을 기반으로 중동 등 세계무대에 진출하기도 한다. ▼ “문화 불모지였던 여수가 확 달라졌어요” ▼ “저기 보이는 흰 색 건물이 아뜰리에입니다. 내년 5월 개관하면 예울마루와 함께 여수 지역을 상징하는 복합문화공간이 될 것입니다.” 지난달 13일 만난 유대근 GS칼텍스재단 사무국장은 전남 여수시 망마산 맞은편의 작은 섬 장도를 가리키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는 “거의 문화와 예술의 불모지였던 이 지역에 예울마루가 생긴 뒤 여수가 확 달라졌다”며 “아뜰리에까지 완성되면 지역민들이 누릴 수 있는 문화생활이 훨씬 다양해질 것”이라고 했다. 장도에서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아뜰리에는 화가, 조각가, 공예가, 사진가 등 예술인들이 전시회를 열거나 작업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다. 예울마루와 아뜰리에를 해상 다리로 연결해 지역민과 예술인들이 함께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GS칼텍스재단은 콘서트, 공연, 전시 등을 진행할 문화예술공간이 변변치 않다는 지역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2012년 망마산 자락 70만㎡에 예울마루를 지었다. 현재 건설 중인 아뜰리에까지 총 1100억 원을 들여 지은 전남 최대의 문화예술공간이다. 예울마루 덕분에 여수시민들은 물론 광양시, 순천시 등 인근 지역민들까지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2012년 5월 개관 후 2018년 11월까지 약 73만 명이 이곳을 찾았다. 대극장, 소극장에 더해 리허설룸까지 갖춘 예울마루에서는 연간 많게는 15개의 공연이 열린다. 지난해에도 뮤지컬 시카고를 비롯해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듀엣 콘서트,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 등 화제를 모았던 다양한 공연이 펼쳐졌다. 예울마루는 여수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문화예술 교육의 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예울마루가 생긴 후 여수시 내에 유소년 오케스트라가 10개 생겼다. 여수심포니 등 시 단위의 단체들에는 리허설룸을 무상으로 대여해주기도 한다. 김태은 여수상공회의소 차장은 “지역인구 대비 서울시보다 유소년 오케스트라가 더 많은 지역이 여수”라며 “여수음악제처럼 여수만의 독자적인 문화예술 콘텐츠를 통해 관광도시로 도약하는데 예울마루가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 GS칼텍스 여수 올레핀 생산시설(MFC) 개요 -투자액: 총 2조7000억 원-일자리 창출 효과: 건설 기간 연인원 260만 명, 설비가동 후 500명 이상 채용-여수지역 경제활성화 효과: 약 1조 원 여수=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 2019’에 삼성전자와 LG전자 임원진이 총출동한다. 8∼11일(현지 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에 삼성전자에서는 핵심 3대 사업부인 DS(Device Solutions)부문, CE(Consumer Electronics)부문, IM(IT&Mobile communications)부문의 수장들이 모두 참석한다. 2019년도 정기 임원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김기남 DS부문장과 김현석 CE부문장(사장), 고동진 IM부문장(사장) 등이 참석한다. LG전자에서는 조성진 부회장을 비롯해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의 송대현 사장과 HE(Home Entertainment) 및 MC(Mobile Communication) 사업본부장인 권봉석 사장이 참석한다. 특히 LG전자에서는 박일평 최고기술책임자(CTO·사장)가 7일 오후 파크MGM 호텔에서 열리는 키노트의 기조연설자로 무대에 오른다. 박 사장은 지난해 9월 독일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IFA 2018’에서도 조 부회장과 함께 공동으로 기조연설 무대에 선 바 있다. 당시 박 사장은 LG전자에서 자체 개발하는 ‘클로이(CLOi)’ 로봇과 대화를 주고받는 이색적인 방식으로 연설을 진행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번 기조연설에서는 ‘더 나은 삶을 위한 인공지능(AI for an Even Better Life)’이라는 주제로 LG전자의 인공지능(AI) 플랫폼인 ‘씽큐(ThinQ)’의 향후 개발 방향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IFA에서는 씽큐의 특징에 대해 설명했다면, 이번 기조연설에서는 씽큐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람들의 삶에 어떻게 들어갈 수 있을지를 설명한다. AI의 접목이 추상적이었다면 이번 CES에서는 보다 명확한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과 데이비드 반더월 LG전자 미국법인 마케팅 총괄은 자사 주력 신제품 및 기술을 소개하는 프레스 콘퍼런스 무대에 오른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경제단체 수장들이 내년도 신년사에서 ‘희망’보다는 ‘우려’를 강하게 표시했다. 올해 신년사에서 ‘규제 혁신’을 일제히 외쳤던 재계가 지지부진한 개혁에 절망감을 내비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은 규제 혁신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글로벌 경기 불황,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한 대외 환경 악화로 내년 한국 경제가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공통적으로 담았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7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올 한 해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들을 치유하고 중장기 하향세를 바꿀 만한 물꼬를 트지 못한 점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며 “우리 기업을 둘러싼 법, 제도 같은 플랫폼도 시대 흐름에 맞게 고쳐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국 실리콘밸리의 성공 배경에는 제도와 시장 생태계의 뒷받침이 있다”며 “우리도 규제를 포함한 법과 제도의 패러다임을 과감히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도 “현재로서는 우리 경제를 이끌어갈 신성장동력이 뚜렷하지 않은 것이 가장 뼈아픈 대목”이라며 “최소한 외국에 있는 기업이 할 수 있는 것은 우리 기업도 할 수 있게 길을 터줘야 한다. 규제개혁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고 말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올해 생산과 투자가 부진하고, 취업자 수 증가폭이 줄어드는 ‘트리플 부진’이 가시화되면서 경기가 하강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서 “새해에는 공정거래법, 상법 등 기업 경영을 위축시키는 법 개정이 빠르게 추진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업의 과감한 투자와 경영 활동을 저해하지 않도록 기업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며 사실상 정부, 국회에 대한 ‘전투 의지’를 내비쳤다. 주 52시간 근로제도, 최저임금 인상 등 정부 정책의 직격탄을 맞은 중소기업계는 제도 개선을 직접적으로 주문했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급격한 노동환경 변화로 벼랑 끝에 몰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해 최저임금의 차등화와 주휴수당 폐지, 탄력근로의 요건 완화 및 기간 연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새해 1월 전망치는 92.7로 집계됐다. 기준선인 100을 한참 밑돌 뿐만 아니라 올해 1월 전망치인 96.5, 같은 달 실적인 95.4보다도 더 우울한 전망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신년 경제정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기업들의 부정적 심리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열린 하반기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위기 대응’을 강조한 것도 내년 경제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정부의 생활형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증액, 일자리 예산 확대 등 정책들이 실제 경제 회복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며 “장기적 경제구조 개선을 위한 정책 개발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김재희 jetti@donga.com·염희진 기자}

경제단체 수장들이 내년도 신년사에서 ‘희망’보다는 ‘우려’를 강하게 표시했다. 올해 신년사에서 ‘규제 혁신’을 일제히 외쳤던 재계가 지지부진한 개혁에 절망감을 내비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은 규제 혁신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글로벌 경기 불황,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한 대외 환경 악화로 내년 한국 경제가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공통적으로 담았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7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올 한해 우리경제의 구조적 문제들을 치유하고 중장기 하향세를 바꿀만한 물꼬를 트지 못한 점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며 “우리 기업을 둘러싼 법, 제도 같은 플랫폼도 시대 흐름에 맞게 고쳐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국 실리콘밸리의 성공 배경에는 제도와 시장생태계의 뒷받침이 있다”며 “우리도 규제를 포함한 법과 제도의 패러다임을 과감히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도 “현재로서는 우리 경제를 이끌어갈 신성장동력이 뚜렷하지 않은 것이 가장 뼈아픈 대목”이라며 “최소한 외국에 있는 기업이 할 수 있는 것은 우리 기업도 할 수 있게 길을 터줘야 한다. 규제개혁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고 말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올해 생산과 투자가 부진하고, 취업자 수 증가폭이 줄어드는 ‘트리플 부진’이 가시화되면서 경기가 하강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서 “새해에는 공정거래법, 상법 등 기업 경영을 위축시키는 법 개정이 빠르게 추진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업의 과감한 투자와 경영 활동을 저해하지 않도록 기업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며 사실상 정부, 국회에 대한 ‘전투 의지’를 내비쳤다. 주 52간 근로제도, 최저임금 인상 등 정부 정책의 직격탄을 맞은 중소기업계는 제도 개선을 직접적으로 주문했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급격한 노동환경 변화로 벼랑 끝에 몰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해 최저임금의 차등화와 주휴수당 폐지, 탄력근로의 요건 완화 및 기간 연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새해 1월 전망치는 92.7로 집계됐다. 기준선인 100을 한참 밑돌뿐만 아니라 올해 1월 전망치인 96.5, 같은 달 실적인 95.4보다도 더 우울한 전망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신년 경제정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기업들의 부정적 심리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열린 하반기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위기 대응’을 강조한 것도 내년 경제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정부의 생활형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증액, 일자리 예산 확대 등 정책들이 실제 경제회복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며 “장기적 경제구조 개선을 위한 정책개발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LG전자의 드럼세탁기와 통돌이세탁기가 호주의 유력 월간 소비자잡지 ‘초이스’가 진행한 소비자 평가에서 각각 1위에 올랐다고 26일 밝혔다. LG전자의 드럼세탁기는 호주에서 판매되는 세탁기 26종 가운데 가장 높은 평점인 83점을 받으며 ‘추천 제품’에도 선정됐다. 통돌이세탁기 2개 모델은 평가 대상 21종 중 최고점인 71점을 각각 받아 공동 1위에 올랐다. 초이스 평가단은 “LG 드럼세탁기와 통돌이세탁기가 세탁, 헹굼 등 기본 성능은 물론이고 사용 편의성, 물 절약 등에서 모두 탁월하다”고 평가했다. LG 세탁기는 핵심부품인 ‘인버터 다이렉트 드라이브(DD) 모터’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DD 모터는 모터와 세탁통을 직접 연결해 소음과 에너지 소모량을 대폭 줄여준다. 세탁통과 모터를 연결하는 별도 부품이 없어 단순한 구조를 갖기 때문에 내구성도 높아진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LG는 2015년부터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구본무 전 LG 회장의 뜻을 반영해 우리 사회 숨은 의인들에게 의인상을 수여하고 있다. 국가와 사회를 위해 헌신하는 소방관 13명, 해양경찰 10명, 경찰 7명, 군인 7명 등 ‘제복 의인’부터 위험에 처한 이웃을 구한 크레인 기사 등 우리 사회 평범한 이웃까지 지금까지 총 90명의 의인을 시상했다. 2015년 3명으로 시작해 2016년 25명, 2017년 30명, 올해는 32명으로 해마다 수상자를 늘려왔다. LG 의인상 첫 수상자인 고 정연승 특전사 상사는 2015년 9월 교통사고를 당한 여성을 구하려다 신호 위반 차량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유가족에게는 1억 원의 위로금을 전달했다. 정 상사는 평소에도 장애인 시설과 양로원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고, 결식 아동과 소년소녀 가장을 후원하는 등 처지가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을 주저 없이 실천해 왔다. ‘크레인 영웅, 굴착기 영웅, 외국인 영웅’ 등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이웃들의 의로운 행동도 LG 의인상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2016년 11월 원만규 씨는 경기 부천시 화재 현장에서 본인의 크레인으로 화마 속 베란다에 갇힌 일가족 5명을 구해냈다. 올해도 의인들의 선행은 계속되고 있다. 6월에는 손호진 씨가 충남 보령에서 맨몸으로 사고 차량을 막아 세워 의식을 잃은 운전자를 구했다. 8월에는 박종훈 씨가 경북 봉화군 소천면사무소에서 엽총을 쏴 두 명을 사망케 한 피의자를 맨몸으로 제압해 추가 인명 피해를 막아 의인상을 받았다. 10월에는 제주 제주시에서 손수레를 끌던 할머니를 돕다가 불의의 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진 뒤 7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난 고 김선웅 군에게 의인상을 수여하고 유가족에게 상금을 전달했다. 최근에는 강원 홍천에서 화재로 인해 안전모까지 녹아내리는 격렬한 열기 속에서도 세살 아이를 구해낸 홍천소방서 김인수 소방위 등 소방대원 6명에게 의인상을 수여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