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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환풍구 추락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 환풍구 접근을 막는 경고 문구가 아예 없었던 점이 꼽히고 있다. 사고 후 서울 시내 일부 지하철 환풍구에는 시민들의 접근을 막는 경고 문구가 급히 부착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경고 문구는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안전사고를 봉쇄할 수 없다. 결국 시민들 스스로 문구를 따르느냐, 따르지 않느냐의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본보 취재팀이 20일 일상 속에서 마주치는 경고 문구를 시민들이 얼마나 준수하는지 지켜본 결과 상당수 시민이 이를 무시했고, 결과적으로 안전사고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였다.○ 곳곳에서 무시당하는 경고 문구들 20일 오전 8시 35분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역사 내 에스컬레이터 옆으로 ‘손잡이를 잡고 두 줄로 서세요’라는 경고 문구가 붙어 있었다. 그러나 취재팀이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한 시민들을 10분간 관찰한 결과 60여 명 모두 손잡이를 잡지 않았다. 게다가 이날은 비가 왔는데, 일부 시민은 손잡이를 잡지 않고 우산을 지렛대 삼아 에스컬레이터 위에 위태롭게 서 있기도 했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에스컬레이터가 항상 정상적으로 작동할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 때문에 경고 문구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게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에스컬레이터는 전기·기계적 원인으로 언제든지 정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역주행, 급정지 발생 시 손잡이를 잡지 않은 시민들이 차례로 넘어져 대규모 인명피해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서울 지하철 2호선 왕십리역에서는 전동차 출입문에 부착된 ‘기대지 마시오’라는 경고 문구를 무시한 시민들이 다수 목격됐다. 30여 분간 해당 역으로 들어오는 지하철을 살펴본 결과 20여 명의 탑승객이 전동차 문에 몸을 기댄 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이 교수는 “이런 시민들은 갑작스럽게 열린 문 틈 사이로 몸이 빠지면서 승강장 쪽으로 넘어지는 안전사고를 당할 수 있다. 대비가 없는 안전사고는 더욱 큰 피해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경고 문구를 무시한 시민들은 주택가 인근에서도 발견됐다. 이날 오전 서울 성동구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 앞에서는 ‘출차주의’ 문구가 적힌 경고장치가 요란하게 경보음을 울려 대고 있었다. 그러나 주차장 앞 인도를 지나는 일부 시민은 발길을 멈추지 않고 유유히 걸어갔다. 경비원 A 씨(51)는 “현장에 가서 주의를 주면 오히려 싸움으로 번지는 일이 많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경고 문구 지키는 시민의식 필요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서는 경고 문구 부착 등 제도적 보완뿐만 아니라 시민 스스로 안전의식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20일 발표한 ‘안전의식 실태와 정책과제’에 따르면 시민들의 안전의식은 하락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올해 8월 5∼9일 5일간 20세 이상 성인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를 했다. ‘우리 사회 안전의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50.9%는 ‘매우 부족하다’, 44.1%는 ‘다소 부족하다’고 답변했다. 연구원은 “해당 답변을 지수화한 결과 한국 사회의 안전의식은 100점 만점에 17점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2007년 유사한 조사 결과가 30.3점이었던 것에 비해 크게 후퇴한 것이다.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데 있어 최대 걸림돌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32%는 ‘안전의식·문화의 부족’이라고 지적했다.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기업정책연구실장은 “시민들 스스로도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 안전의식 저하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정윤철 trigger@donga.com·이샘물·최혜령 기자}

휴일도, 휴가도, 퇴근도 없다. 19.4m²(약 6평) 남짓의 사무실에서 쪽잠을 자고, 하루 평균 10여 곳의 현장에 출동한다. 하루 종일 서서 일하며, 불특정 다수에게서 욕설을 듣고 멱살을 잡힌다. ‘제복 공무원’이 되면 가장 보람된 공직생활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정작 제복은 거의 입지 못한다. 제복을 입으면 함부로 대하는 사람이 더 많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의 ‘집회시위 집결지’인 서울 도심을 관할지역으로 둔 서울 종로경찰서(서장 설광섭)에서 근무하는 류성호 경비과장(55)의 일상생활이다. 그는 경찰 생활 30년 중 14년을 경비 분야에서 일해 왔다. 최근 4년간 영등포경찰서, 종로경찰서 경비과장으로 근무하면서 10명 이상이 모인 집회시위 총 5300여 건을 관리했다. 이때 대형사고는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올해 종로경찰서 관내에서 10명 이상이 벌인 집회시위는 이달 15일까지 3011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가 있던 2008년(1657건)의 약 두 배다. 청와대, 주한 미국대사관 등 국가 중요시설이 밀집해 있어 집회시위는 이곳에 가장 많이 몰린다. 이렇게 ‘가장 민감한 지역’을 가장 안전하게 지켜온 비결은 뭘까. 경찰의 날(10월 21일)을 맞아 류 과장이 말하는 안전 비결은 이랬다. 일단 모든 상황을 대비할 때 항상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둔다. 일례로 올해 6월 브라질 월드컵 응원전 때는 광화문광장 분수대(가로 13m, 세로 46m) 주위로 펜스를 치고 경찰을 배치했다. 지반이 약한 지역이라 붕괴 위험이 있는 만큼 많은 사람들이 올라가서 뛰지 못하도록 차단한 것이다. 큰 행사가 있으면 주최 측과 협조해 경비계획을 짜고, 사고 예상 지역에는 경찰을 배치하는 한편 시민들에게 안전에 대한 경고방송을 하면서 위험성을 알린다. 류 과장이 말하는 집회시위 관리의 원칙은 ‘준법 보호, 불법 예방’이다. 일부 시위대들이 갖고 오는 쇠파이프, 화염병, 돌, 계란, 죽봉 등은 흉기로 변할 수 있다. 시민 안전에 위협을 가하는 ‘불법 시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런 물품들을 사전에 차단한다. 이때 “영장 갖고 오라”며 반발하는 시위대도 있지만, 시민 안전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다. 엄정한 법 집행도 필수다. 류 과장은 “불법이 발생하면 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 행사는 군중심리가 발동하기 쉬운데, 누군가가 “기습합시다!”라고 유도하면 불법 폭력 사태로 이어지곤 한다. 이를 묵과하면 혼란이 빚어지게 된다. 이런 신조를 바탕으로 올해 종로경찰서에서는 시위 때 불법행위를 한 사람들을 총 451명 검거했다. 법질서와 안전은 중요해도 눈에 보이진 않는다. 그러다 보니 고충도 많다. 위법 행동을 제지하면 반말과 욕설을 내뱉으며 반발하는 사람들도 있다. 멱살을 잡거나 침을 뱉고 지나가는 경우도 있다. 한번은 불법 시위에 경고방송을 했더니 시위대 30명이 경비과장을 잡겠다며 집단으로 몰려왔다가 “체포하겠다”는 방송을 듣고서야 물러간 적도 있다. 류 과장은 “경비과장으로 일하며 평생 들은 만큼의 욕을 하루에 들은 적도 있다”며 웃었다. 불법행위를 통제하다가 이에 반발하는 사람으로부터 ‘직권남용’ 등을 이유로 고소도 세 차례 당했다. 류 과장은 “군중은 흥분해도 현장 지휘자는 이성을 지키고 절제하며 행동해야 한다”며 “국민의 치안과 안전을 확보하는 산소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게 경비 업무”라고 말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15일 0시 무렵 서울 중구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본부 담벼락. 폭 2m 남짓한 인도에 노점상 약 70명이 접이식 간이책상을 들고 줄지어 섰다. 중구청 공무원 50여 명, 경찰 120여 명은 같은 장소에서 이들을 마주보고 서 있었다. 이들은 공무원과 경찰이 본격적인 단속에 나선 이달 6일부터 매일 오후 10시경부터 오전 2∼3시까지 서로를 바라보며 대치하다가 집으로 돌아간다. 노점상은 공무원이 돌아가는 즉시 노점을 펴려 하고, 공무원은 물러서지 않겠다며 버티는 일종의 ‘기싸움’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기동본부는 국내 대표적인 야간 쇼핑지인 동대문 상가 지역에 위치해 있다. 담벼락엔 ‘외벽, 도로, 보도상에 불법시설물(거리가게) 설치 및 영업행위를 금지한다’는 경고문이 부착돼 있지만 지금까진 무용지물이었다. 옷, 지갑, 벨트, 가방 등을 파는 노점상들은 도로를 점거하고 불법노점을 해왔고, 보행 불편과 교통 혼잡으로 매일 무질서가 빚어졌다. 보다 못한 중구청은 대대적인 노점 정비에 나섰고, 중부경찰서도 경찰력을 투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중구청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동대문 지역 노점은 총 869개. 과거에도 노점 단속이 이뤄지긴 했지만 임시방편에 그쳤다. 중구청은 이번엔 대안을 마련해 불법노점을 확실히 정리하기로 했다. 노점상들이 정해진 지역에서만 영업하도록 장소를 정하고, 실명제로 관리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경찰 기동본부 담벼락 인도 일부는 좁고 혼잡한 만큼, ‘절대금지구간’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이런 구상으로 일단 기동본부 한쪽 벽부터 노점을 막기 시작했고, 조금씩 정비지역을 확대하기로 했다. 하지만 노점상들이 “덜 혼잡한 곳으로 장소를 옮기면 손님이 줄어드니 기존 장소에서 노점하게 해 달라”고 반발하면서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노점의 주 고객은 오후 10시∼오전 2시에 동대문에서 도매로 옷을 사가는 상인들이다. 대부분 지방에서 오기 때문에 차 시간을 맞추느라 빨리 이동하며 쇼핑한다. 노점상 A 씨는 “바쁜 사람들 상대로 하루 4시간 바짝 영업해야 먹고사는데, 노점 장소를 옮기면 손님이 뚝 떨어진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대치 초기엔 물리적인 충돌도 있었다. 이달 7일 노점상 4명은 단속에 반발해 중구청 직원의 멱살을 잡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됐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물리적인 반발은 없어졌지만, 일부 노점상들은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다. 노점상 B 씨는 “노점 장소를 옮겨서 먹고사는 게 어려워지면 강도짓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구청과 중부경찰서는 이번 ‘노점과의 전쟁’을 두고 매일 직원들을 오후 7시부터 오전 2∼3시까지 이곳에 밤샘 투입하고 있다. 중구청 관계자는 “저항도 많고 시간도 걸리겠지만, 출구전략(덜 혼잡한 장소로 노점들을 이동시키는 것)을 만들어 제대로 정리해 나갈 것”이라며 “동대문에 노점 관리가 정착되면 명동, 남대문시장 지역까지 정비를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최근 불거진 수사기관의 ‘모바일 검열’ 논란과 관련해 시민단체들이 “국민 감시를 중단하라”며 반발하면서 연대기구 결성에 나섰다. 인권단체연석회의 공권력감시대응팀 등 8개 시민단체는 15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은 사이버 정치사찰과 국민감시 행위에 대해 국민에게 직접 사과하라”며 “모든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며 국민의 정보와 말과 글을 감시하는 조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약속하라”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또 ‘(가칭)사이버 사찰 국민대책기구’ 결성을 제안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서울서부지법 형사1단독 이오영 판사는 전 MBC 앵커 김주하 씨(41·여·사진)를 때려 상해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남편 강모 씨(43)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판사는 “배우자에 대한 폭행은 혼인관계 유지의 근간이 되는 부부 사이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해 피해자에게 정신적인 충격을 가한다는 점에서 죄질이 좋지 않다”며 “다만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범죄 사실을 자백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강 씨는 2010년 6월 김 씨가 외도를 의심하며 화를 냈다는 이유로 자택에서 양 손바닥으로 얼굴을 수차례 때리고 목을 조르는 등 모두 네 차례에 걸쳐 김 씨에게 각각 3주, 4주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강 씨는 지난해 10월 이혼소송을 준비하면서 김 씨의 재산을 파악하기 위해 위임장을 위조해 구청에 제출하는 등 사문서를 위조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대북 전단 살포에 맞선 북한의 도발에도 보수단체들이 또다시 대북 전단을 살포하겠다고 밝혔다. 대북전단보내기국민연합 등 보수 시민단체 7곳은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5일 오후 1시 경기 파주시 임진각 망향단 앞 광장에서 대북 전단 10만 장을 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대북 전단은 북한주민들에게 북한의 실상을 알릴 수 있는 수단”이라며 “접경지역 주민들이 불안해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북한을 민주주의 국가로 만들 수 있다면 전단을 계속 살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경기 김포 파주 고양시 연천군 등지의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대북전단살포 및 애기봉 등탑 반대 시민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같은 장소에서 ‘대북 전단 살포 반대 접경지역 주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대북 전단 살포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일부 탈북자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는 지역 주민들의 불안과 남북 갈등을 조장하고 심지어 남남갈등까지 초래한다”며 “통일부는 전단 살포 행위를 적극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온 몸에 용 문신을 새기고 조직폭력배를 자칭하며 지역 상인들을 괴롭혀온 '동네 조폭'이 붙잡혔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종로구 일대 상인 8명으로부터 총 3억7500만 원을 갈취한 조모 씨(34)를 검거해 구속하고 공범 김모 씨(31)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5일 밝혔다. 전과 24범인 조 씨는 주류업체 영업 상무와 사채사무실 등에 일해 왔다. 키 185㎝에 몸무게 105㎏의 건장한 체격으로, 주변엔 폭력조직 '명동식구파' 일원이라며 으스대왔다. 경찰 조사결과 그는 사채사무실 인근의 식당 주인 이모 씨(41)에게 "내가 살 곳을 마련하라"고 협박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오피스텔 보증금 1000만원과 월 임대료 100만 원 20개월 치 등 총 3000만 원을 뜯어냈다. 고깃집 주인 양모 씨(43)에겐 인도에 테이블을 놓고 영업했다는 이유로 "불법이니 신고하겠다"며 2년여 간 총 500만 원을 뜯어냈다. 행패는 가지각색이었다. 또 다른 식당에 가서는 자신이 조폭임을 내세워 6회에 걸쳐 2억7000만 원의 사채를 강제로 사용하게 한 뒤 수수료, 이자, 용돈 명목으로 총 1억4900만 원을 빼앗았다. 인근 카페에도 찾아가 "주류 공급업체를 내가 근무하는 업체로 변경하라"고 협박하고 폭행해 업체를 변경하도록 했고, 이를 통해 1억1900만 원의 이득을 얻었다. 경찰은 조 씨에 대한 첩보를 입수하고 피해자를 탐문했고, 보복이 두려워 진술을 꺼리는 피해자들을 설득해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추가 피해자와 공범을 수사중이라고 밝혔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검찰의 사이버상 명예훼손 엄벌 방침으로 촉발된 ‘사이버 사찰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검찰은 14일 “카카오톡에 대한 실시간 검열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하면서 사태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과거 인터넷쇼핑몰과 신용카드사 정보 유출 사건 등을 겪으며 ‘개인정보 유출 트라우마’를 갖게 된 시민들은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검찰총장 “검열 논란 안타깝다” 김진태 검찰총장은 14일 카카오톡 감청 의혹과 관련해 “검찰은 카카오톡에 대해 일상적 모니터링이나 검열을 하지 않고, 할 수도 없음에도 ‘실시간 검열’을 우려해 속칭 ‘사이버 망명’이란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 매우 안타깝다”고 밝혔다. 사용자들의 우려와 달리 명예훼손이나 모욕죄는 감청 영장 청구 대상이 아닌데도 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총장이 직접 입장을 발표한 것이다. 김 총장은 “카카오톡 같은 사적 대화에 대해 일상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고 인적·물적 설비도 없다”면서 “2600만 명에 이르는 사용자의 대화를 일상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괴, 인신매매, 마약 등 중요 범죄에 한해 법원 영장을 받아 대화 내용을 사후적으로 확인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다음카카오 측이 감청영장 집행을 거부하겠다고 밝힌 것에 관해서는 “법을 지키지 않겠다는 의미는 아닌 것으로 본다. 법치국가에서 법을 지키지 않겠다고 나서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대검 간부들에게 “실상을 국민에게 자세히 알리고 조속히 논란이 해소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대검찰청은 15일 유관 부처 실무회의를 개최해 심각한 사이버 명예훼손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면서도 국민들의 개인정보를 보호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달 18일 열린 ‘사이버상 허위사실 유포사범 대응’ 유관기관 회의를 주관했던 대검 형사부 대신 대검 반부패부가 회의를 주관한다.○ 시민들 “가족에게도 메시지 안 보여 주는데…” 이러한 검찰의 해명에도 카카오톡 사용자들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불안감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하루 평균 100개 이상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는다는 박모 씨(28·대학생)는 “카카오톡 대화는 가족한테도 보여주지 않는데 정부의 감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불쾌하다”고 말했다. 카카오톡 외에 다른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들이 감시 대상이 됐다는 점도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13일 국회 안전행정위의 경찰청 국정감사에서는 수사기관이 스마트폰 내비게이션과 단체 대화방인 ‘네이버 밴드’를 통해서도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경찰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사망)에 대한 수사가 한창이던 올해 7월 두 차례에 걸쳐 통신사 내비게이션으로 출발지나 목적지를 ‘송치재’(유 전 회장 은신처) 등으로 검색한 사람 전원의 휴대전화 번호를 수집했다. 또 경찰은 지난해 12월 철도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의 네이버 밴드 대화와 대화 상대방 정보를 요구한 사실도 밝혀졌다. 박현수 씨(30·회사원)는 “정보 제공에 동의한 적도 없는데 수사를 위한 목적 하나만으로 무분별하게 내비게이션 정보까지 들여다봤다는 것에 경악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의 보편화로 수사당국이 압수수색을 통해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루트는 과거에 비해 훨씬 다양해졌다. 여기에 압수수색 영장 발급 때 최대한 범위를 넓게 잡는 관례가 겹치면서 불필요한 개인정보까지 수사당국에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황이 이런데도 경찰은 “법원의 영장을 받아 정당하게 처리한 것”이라는 주장만 되풀이해 공분을 사고 있다. 정일권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는 “사생활의 공적 침해를 어디까지 인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 적이 없다. 엄정한 수사를 위한 정보 수집의 적정 범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개인정보가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이 다변화된 현 시점의 실상에 맞춰 수사당국의 규정 손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장관석·이샘물 기자}
‘용남이 떠나고 은향이 너도 떠난다/정든 고향 두고서 어데로 떠나가느냐/자유와 인생에 등불의 빛을 따라서/눈물 없는 나라를 찾아서 고향을 떠난다…’ 탈북했다가 딸이 보고 싶어 북한에 돌아간 고경희 씨(39·여)의 친오빠 고경호 씨(45)가 본보에 이런 자작시를 보내왔다. 경희 씨는 2012년 북한에 돌아간 뒤 지난해 1월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나와 알려진 인물이다. 경호 씨는 지난해 12월 탈북해 올해 3월 태국의 난민 수용소에서 이 시를 썼다. 한국에 온 건 3월 말이다. 경호 씨는 시에 이렇게 썼다. ‘남편도 떠나고 자식과 아내도 떠난다/조상의 뼈 묻힌 고향땅 두고서 떠난다/진실 없는 고향에서 권력자들 때문에/가정도 이별의 고통을 당하며 떠난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 세월 몇 번 지나고/달라진 건 없구나 세월은 그대로 흐르며/백성들 착취와 원한의 소리는 높아만 진다/사람들 굶주려 죽어도 사람들 탄압에만/미쳐 날뛰는 너희들 때문에 고향을 떠난다’ 경희 씨는 평양 기자회견에서 “공화국에서는 천벌을 받아 마땅할 저를 너그럽게 용서해주고 따뜻이 안아주었다”고 말했지만 지금은 정치범 교화소에 수감된 것으로 추정된다. 경호 씨는 동생이 북한행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된 노래가사도 보내왔다. 2012년 당시 북한에 있던 경호 씨가 중국 전화로 한국에 있던 경희 씨와 통화하다 “딸 목소리가 듣고 싶다”고 하자 딸(14)은 아리랑 노래를 개사해 엄마를 위한 노래를 불렀다. 경희 씨는 이를 듣고 북한행을 결심했다는 것이다. 가사엔 ‘어머니 어디 있나 보고나 싶어/오늘도 소식 없이 어디 있나요… 꿈에도 보고픈 우리 어머니/어머니 만날 날 언제일까요’ 등이 담겼다. 경호 씨는 “동생 딸이 고향 사람들 앞에서 이 노래를 부르자 수많은 이가 눈물을 흘렸다”며 “심지어 양강도의 국가안전보위부 사람들도 노래를 듣고 울었다”고 전했다. 이달 7일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에 정치범 수용소는 없고 노동교화소는 있다”며 “북한은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호 씨는 본보에 보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보내는 글’에서 “이 말이 맞다면 김 위원장이 용서해준다며 기자회견장에 내세운 경희는 어디에 보냈느냐”고 물었다. 또 “인권이 보장되고 먹고살기 힘들지 않으면 누가 사선을 헤치며 고향을 떠날 수 있냐”고 물었다. 그는 한국에 입국한 뒤 이런 시를 썼다. ‘분단의 상처로 갈라진 하나의 민족아/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동포들 만나는/통일의 그날을 위하여 마음을 합쳐나가자…’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한모 씨(58)는 9일 한글날을 맞아 지인 A 씨와 함께 경기 남양주시 팔당댐 인근을 찾았다. 자전거도로 인근에서 대마를 피우기로 약속했기 때문. 두 사람은 자전거를 타다가 인적이 드문 한적한 쉼터에 멈춰 섰다. 그곳에선 적발될 염려가 없을 거라 생각했다. A 씨는 메고 있던 가방에서 신문지에 돌돌 만 대마초를 꺼냈고, 한 씨에게 건넸다. 하지만 두 사람 근처에는 서울지방경찰청 김광진 형사(39)가 서 있었다. 김 형사는 휴일을 맞아 가족과 자전거를 타고 놀러 나왔다가 외진 곳에서 무언가를 주고받는 두 사람이 수상해 자세히 지켜보고 있었다. 평소 이렇게 인적이 드문 곳에서 마약을 피우다 검거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한 씨가 대마를 꺼내 입에 물었다. 김 형사는 이들에게 다가가 “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소속 경찰”이라고 신분을 밝힌 뒤 검거했다. 한 씨가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 A 씨는 자전거를 타고 줄행랑을 쳐버렸다. 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한 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A 씨의 행방을 추적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경찰은 한 씨의 모발과 소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그가 대마 이외에 다른 마약을 투여했는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한모 씨(58)는 9일 한글날을 맞아 지인 A 씨와 함께 경기 남양주시 팔당댐 인근을 찾았다. 자전거도로 인근에서 대마를 피우기로 약속했기 때문. 두 사람은 자전거를 타다가 인적이 드문 한적한 쉼터에 멈춰 섰다. 그곳에선 적발될 염려가 없을거라 생각했다. A 씨는 메고 있던 가방에서 신문지에 돌돌 만 대마초를 꺼냈고, 한 씨에게 건넸다. 하지만 두 사람 근처에는 서울지방경찰청 김광진 형사(39)가 서 있었다. 김 형사는 휴일을 맞아 가족과 자전거를 타고 놀러 나왔다가 외진 곳에서 무언가를 주고받는 두 사람이 수상해 자세히 지켜보고 있었다. 평소 이렇게 인적이 드문 곳에서 마약을 피우다 검거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한 씨가 대마를 꺼내 입에 물었다. 김 형사는 이들에게 다가가 "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소속 경찰"이라며 신분을 밝힌 뒤 검거했다. 한 씨가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 A 씨는 자전거를 타고 줄행랑을 쳐버렸다. 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한 씨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A 씨를 추적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경찰은 한 씨의 모발과 소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그가 대마 이외에 다른 마약을 피우진 않았는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박.근.혜.도. 텔.레.그.램!” 11일 오후 8시경. ‘노동자행동’ 회원 등 250명(경찰 추산)은 서울 광화문우체국에서 롯데백화점 본점 앞까지 행진하면서 이런 구호를 수차례 외쳤다. 행진 주도자가 “박근혜, 너 카카오톡 뒤져 보면 애인이랑 대화한 것 다 까발릴 수 있다”며 “박근혜의 안정적인 연애를 위해서 ‘박근혜도, 텔레그램’이라는 구호를 외치자”라고 말한 직후였다. 그는 “(정부가) 카카오톡을 다 감시하고 있어서 못 쓰고 있다”며 “너(박 대통령)도 카카오톡 불안해서 못 쓰고 텔레그램 쓰면 ×같은 기분 느낄 거다”는 거친 말도 서슴지 않았다. 이날 거리 행진 명칭은 ‘세월호 특별법 기소·수사권 보장 촉구 노동자 시민 행진’. 주도자가 “박근혜 너 (대통령) 그만두고 집에 가서 편하게 남자친구 만나도록 함성을 10초 지르자”고 말하자 “와” 하는 함성이 뒤따랐다. 한 시위 참가자가 “연애를 했으면 했다고 말하지 왜 못 밝히냐. 부끄럽고 쪽팔려서 못 말하는 것 맞지 않냐”고 외치자 시위대는 웃음을 터뜨렸다. 최근 일본 산케이신문이 세월호 침몰 당시 박 대통령의 행적과 관련해 선정적인 뉘앙스로 보도해 기소까지 된 가운데 그보다 더 저급한 발언이 도심에 울려 퍼진 것이다. 행진에 앞장선 사람은 “사실 특별법은 잘 모르겠지만 박근혜가 조사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며 “특별법이 제정돼 박근혜 씨가 누구와 뭘 하고 있었는지, 박근혜 씨와 청와대가 어떤 책임이 있는지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자를 감옥에 보내는 게 참사를 반복하지 않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또 “박근혜가 대통령으로 있는 이상 성역 없는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불가능할 것”이라며 “박근혜 정부 퇴진 운동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박근혜 퇴진’을 외치며 약 40분간 행진했다. 하지만 이들의 입에선 특별법의 실질적인 내용보다는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한 선정적인 조롱과 정권 퇴진 요구가 되풀이돼 흘러나왔다. 그래서일까. 시위대는 주변에 동참과 지지를 호소했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최근 세월호 특별법을 둘러싼 싸늘한 여론은 이렇게 참사를 정치적인 목적, 인신공격과 황색 비방으로 먹칠하는 사람들과 무관하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이샘물·사회부 evey@donga.com}

“너는 공부만 열심히 하면 돼. 나머지는 엄마가 다 알아서 할게.” 지난해 K대 한의예과에 입학한 손모 씨(20)는 고교 2학년이던 2010년 입학사정관 전형 입시 준비를 시작하면서 어머니 이모 씨(49·대학 강사)에게서 이런 얘기를 들었다. 입학사정관 전형 입시는 시험 성적보다 학생의 대외 활동이 훨씬 중요하다. 그런데 어떻게 엄마가 알아서 할까. 자녀 교육에 극성인 ‘목동 엄마’(서울 양천구 목동지역 학부모) 이 씨는 돈으로 대외 경력을 사서 약속을 지켰지만 결국엔 아들의 인생을 망치는 일이 되고 말았다. 8일 경찰청 특수수사과에 따르면 손 씨가 K대에 입학할 당시 제출한 수상이나 봉사활동 경력 중 최소 5건이 허위로 드러났다. 어머니 이 씨는 딸의 입시 상담을 해 줬던 J여고 민모 교사(57·구속)에게 “아들 입시 지도도 해 달라”고 부탁하며 경력 만들기에 들어갔다. 손 씨는 2010년 10월 한글날 기념 전국 백일장대회에 민 교사가 써 준 시(詩) 4편을 가지고 들어갔다. 경찰 관계자는 “민 교사가 지은 시를 어머니가 원고지에 옮겨 적은 것”이라며 “당시 제출한 시의 필적은 어머니 글씨체”라고 말했다. 이걸로 아들은 금상을 받았다. 발표자 바꿔치기도 두 차례나 있었다. 이 씨는 아들이 다니던 서울 양천구 K고 김모 교사(55)를 끌어들였다. 김 교사는 2010년 11월 ‘G20 국가들의 기후변화 청소년 발표대회’가 열리자 전해 같은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K고 선배 김모 씨(21)에게 “네가 손○○이라고 말하고 발표하라”고 시켰다. 이 대회 참가자들은 모두 영어로 발표했다. 손 씨는 참석하지도 않은 대회에서 상을 받았다. 다음 해 열린 토론대회에서도 김 교사와 K고 홍모 교사(46) 등은 다른 학생이 대신 발표하도록 해 손 씨에게 상을 건넸다. 가짜 서류도 일사천리로 만들어 냈다. 손 씨는 민 교사 소개로 서울 양천구 H병원에서 2009, 2010년 121시간에 이르는 봉사활동 확인서를 허위로 발급받았다. 2010년 1월에는 “10일 동안 북유럽을 다녀왔다”며 ‘북유럽의 문화적 특성 체험’이라는 보고서를 학교에 냈지만 실제론 중학교 때 가족 여행으로 다녀왔을 뿐이었다. 손 씨는 화려한 경력을 바탕으로 2012년 S대 생명과학계열에, 지난해엔 K대 한의예과에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입학했다. 당시 K대 한의예과 입학사정관 전형 경쟁률은 17.6 대 1이었다. K대 관계자는 “최종 재판 결과가 나오면 손 씨의 합격 취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를 써 준 민 교사는 경찰에 “학부모에게서 5500만 원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다만 어머니 이 씨는 “2500만 원을 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리 발표를 시킨 김 교사는 당초 “1000만 원을 받았다”고 말했지만 지금은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손 씨와 어머니 이 씨, 교사 2명 등 4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민 교사는 다른 학교 시험지 유출 사건에 연루돼 이미 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어머니 이 씨는 대리 발표 등 혐의를 시인하면서도 “서울 강남에 가면 나보다 더한 엄마들이 적지 않다. 왜 나한테만 그러느냐”며 억울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대학도 꼼꼼히 확인만 해도 거를 수 있는 허위 서류에 속았다”며 “이번 수사로 확인된 입학사정관 제도의 문제점을 교육부와 해당 대학에 통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명 jmpark@donga.com·이샘물 기자}

8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평화시장 앞. ‘단결 투쟁’이라는 문구가 쓰인 노란 조끼를 입고 ‘관리비를 공개하라’고 쓴 빨간색 머리띠를 두른 상인 약 200명(경찰 추산)이 모였다. 평화시장 상인 1200여 명이 소속된 평화시장 상인연합회가 처음으로 집회 시위에 나선 날이었다. 평화시장을 관리하는 ‘평화시장주식회사’는 상인들에게 공동전기료로 점포 1곳당 7월엔 9551원을, 8월엔 2만5654원을 부과했다. 한 달 만에 2.7배로 오른 고지서를 받아본 상인들은 관리비 지출명세 공개를 요구했다. 9월엔 공동전기료가 갑자기 점포당 3166원으로 줄었지만 상인들은 자신들의 요구사항인 관리비 지출명세를 받지 못했다. 이들은 들쭉날쭉한 전기료에 항의하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 회사 측은 “상가에 도움이 안 되는 집회”라며 전기 공급을 막았고 상인들은 다른 지역에서 겨우 전기를 끌어와 마이크를 잡았다. 회사가 “법적 대응을 하겠다”며 캠코더로 상인들을 촬영하자 서로 간에 실랑이도 벌어졌다. 경찰도 90∼100명 출동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집회 시작 직후 박효진 상인연합회장은 “회사 측이 전기도 못 쓰게 하고 갖은 방해를 하고 있어 안타깝지만 우리는 합법적인 집회를 하고 있고, 질서 유지를 하면서 추호도 부끄러움 없는 집회를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집회 장소는 비좁고 혼잡했다. 박 회장은 “난생처음 집회를 해서 실수도 있겠지만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상인들에게는 “우리는 모두 성인”이라며 “대열을 정리해 질서 있게 집회를 진행하고 단어 하나도 유의해서 말씀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 상인들의 주장에 대해 평화시장주식회사 관계자는 “관리비 지출명세는 주주, 이사에게는 공개하지만 개별 상인들에게는 공개하지 않으며 법적인 하자도 없다”며 “공동전기료도 한국전력에서 부과한 것에 준해서 정당하게 청구한 거지, 다른 목적으로 올린 게 아니다”고 해명했다. 상인들이 이처럼 전기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침체된 재래시장 경기와 무관하지 않다. 집회 참가자들은 “끼니로 라면과 공깃밥을 먹으며 사는 어려운 분도 많다”고 말했다. 이들은 거세게 분노했지만 집회 내내 준법정신과 타인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았다. 울려 퍼지는 집회 구호 사이로는 틈틈이 “폭력은 쓰면 안 된다”는 당부가 흘러나왔다. 집회시위법을 뻔히 알면서도 위반하고, 불만이 있다는 이유로 욕설을 내뱉고 도로를 점거하던 수많은 시위대와 이들은 달랐다. 상인들의 ‘품격 있는 집회’는 기자에게 잔잔한 감동을 줬다. 이샘물·사회부 evey@donga.com}

8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평화시장 앞. ‘단결 투쟁’이라는 문구가 쓰인 노란 조끼를 입고 ‘관리비를 공개하라’고 쓴 빨간색 머리띠를 두른 상인 약 200명(경찰 추산)이 모였다. 평화시장 상인 1200여 명이 소속된 평화시장 상인연합회가 처음으로 집회 시위에 나선 날이었다. 평화시장을 관리하는 ‘평화시장주식회사’는 상인들에게 공동전기료로 점포 1곳당 7월엔 9551원을, 8월엔 2만5654원을 부과했다. 한 달 만에 2.7배로 오른 고지서를 받아본 상인들은 관리비 지출명세 공개를 요구했다. 9월엔 공동전기료가 갑자기 점포당 3166원으로 줄었지만 상인들은 자신들의 요구사항인 관리비 지출명세를 받지 못했다. 이들은 들쭉날쭉한 전기료에 항의하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 회사 측은 “상가에 도움이 안 되는 집회”라며 전기 공급을 막았고 상인들은 다른 지역에서 겨우 전기를 끌어와 마이크를 잡았다. 회사가 “법적 대응을 하겠다”며 캠코더로 상인들을 촬영하자 서로 간에 실랑이도 벌어졌다. 경찰도 90∼100명 출동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집회 시작 직후 박효진 상인연합회장은 “회사 측이 전기도 못 쓰게 하고 갖은 방해를 하고 있어 안타깝지만 우리는 합법적인 집회를 하고 있고, 질서 유지를 하면서 추호도 부끄러움 없는 집회를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집회 장소는 비좁고 혼잡했다. 박 회장은 “난생처음 집회를 해서 실수도 있겠지만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상인들에게는 “우리는 모두 성인”이라며 “대열을 정리해 질서 있게 집회를 진행하고 단어 하나도 유의해서 말씀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 상인들의 주장에 대해 평화시장주식회사 관계자는 “관리비 지출명세는 주주, 이사에게는 공개하지만 개별 상인들에게는 공개하지 않으며 법적인 하자도 없다”며 “공동전기료도 한국전력에서 부과한 것에 준해서 정당하게 청구한 거지, 다른 목적으로 올린 게 아니다”고 해명했다. 상인들이 이처럼 전기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침체된 재래시장 경기와 무관하지 않다. 집회 참가자들은 “끼니로 라면과 공깃밥을 먹으며 사는 어려운 분도 많다”고 말했다. 이들은 거세게 분노했지만 집회 내내 준법정신과 타인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았다. 울려 퍼지는 집회 구호 사이로는 틈틈이 “폭력은 쓰면 안 된다”는 당부가 흘러나왔다. 집회시위법을 뻔히 알면서도 위반하고, 불만이 있다는 이유로 욕설을 내뱉고 도로를 점거하던 수많은 시위대와 이들은 달랐다. 상인들의 ‘품격 있는 집회’는 기자에게 잔잔한 감동을 줬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분명한 것은 환갑시대에는 ‘여생(餘生·남은 삶)’이 있지만 백세시대에는 여생은 없고 ‘생(生·삶)’만 있다는 것입니다.” 7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관 국제회의실. 강경식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이사장이 ‘100세 시대 참여마당·시니어 어치브먼트(Senior Achievement·SA)’ 창립총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단체는 국내 ‘시니어(노년층)’들이 힘을 합쳐 성공적인 삶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설립했다. 선진국에서는 은퇴가 ‘자유, 만족, 행복’을 의미하지만 한국에서는 ‘가난, 고독, 무기력’을 뜻하는 현실을 변화시켜 보자는 것. 초대 대표로 선출된 강 이사장은 “가난은 ‘생산활동 참여’로, 외로움은 ‘생활공동체 구축’으로, 지루함은 ‘자아실현과 봉사활동’을 축으로 해결할 수 있다”며 “앞으로 이를 위해 아이디어와 지혜를 모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창립회원은 총 1200여 명. 이날은 회원 250여 명이 모여 각자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추진할 활동을 제안했다. 회원들은 △인문학 교육 △노후 재무설계와 재테크 정보 공유 및 교육 △독서, 여행, 스포츠댄스 동호회 △청소년 경제교육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총회에는 최종찬 국가경영전략연구원장(전 건설교통부 장관), 김인규 한국전쟁기념재단 이사장(전 KBS 사장), 박창래 어린이재단 전 대표이사(전 문화일보 편집국장), 강창희 국회의원(전 국회의장), 김문희 법무법인 신촌 변호사(전 헌법재판소 재판관) 등이 참석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서울 용산경찰서는 7일 빅뱅의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4·사진)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고 밝혔다. 승리는 지난달 12일 오전 3시 반경 서울 강변북로 일산 방향 3차로에서 스포츠카 ‘포르셰 911’을 몰고 가다 교통사고를 냈다. 승리는 7일 경찰 조사에서 차량 조작 미숙이 사고 원인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만간 승리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은 승리의 정확한 차량 운행속도를 밝히지 않았지만 제한속도(시속 80km)를 20km 이상 초과한 시속 100km 이상이었다고 밝혔다. 당시 승리의 차가 들이받은 벤츠에 타고 있던 2명은 각각 전치 2주, 3주의 부상을 당했다. 승리는 사고 직후 간(肝)에 경미한 출혈이 있어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서울 용산경찰서는 7일 빅뱅의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4·사진)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고 밝혔다. 승리는 지난달 12일 오전 3시 반경 서울 강변북로 일산방향 3차로에서 스포츠카 '포르셰 911'를 몰고 가다 교통사고를 냈다. 승리는 7일 경찰 조사에서 차량 조작 미숙이 사고 원인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만간 승리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은 승리의 정확한 차량 운행속도를 밝히지 않았지만 제한속도(80㎞/h)를 20km 이상 초과한 100㎞/h 이상이었다고 밝혔다. 당시 승리의 차가 들이받은 벤츠에 타고 있던 2명은 각각 전치 2주, 3주의 부상을 당했다. 승리는 사고 직후 간에 경미한 출혈이 있어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재미교포들이 서울 강남과 이태원 등지에서 마약을 판매한 혐의로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재미교포 성모 씨(23) 등 7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일당과 마약 구매자 등 3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6일 밝혔다. 성 씨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갱단 출신으로, 지난해 1월 관광비자로 입국해 국내에서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머물며 마약을 팔아왔다. 범행에 가담한 임모 씨(33)는 미국 시민권자였지만 마약 소지 혐의로 체포돼 현지에서 실형을 산 뒤 시민권을 박탈당하고 한국으로 2011년 9월 추방됐다. 임 씨는 재미교포 박모 씨(23)를 운반책으로 내세워 미국의 마약 판매책으로부터 대마 1.5㎏와 엑스터시 20g을 밀수입한 뒤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일당에서 판매책으로 활동한 김모 씨(22)는 LA 폭력조직 출신으로, 미국에서 강도혐의로 실형을 산 뒤 2012년 6월 국내로 추방됐다. 경찰은 "미국 갱단 출신 판매책들은 수사기관 단속을 피하기 위해 '미국 갱단은 반드시 보복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재미교포 2세, 유학생들을 상대로 마약류를 팔아왔다"며 "앞으로 미국 마약단속국(DEA) 등과 긴밀이 공조해 해외 폭력조직이 국내에서 마약류를 유통시키는 것을 차단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여야가 지난달 30일 세월호 특별법의 내용에 합의한 가운데 세월호 유가족들 사이에서 농성장 철수를 둘러싼 논의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안산 단원고 유가족 A 씨는 5일 “우리는 특별법 때문에 (농성장에) 있으려 했던 것”이라며 “특별법이 어쨌든 타결됐고 더 머무르는 건 사람들 보기에도 안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광화문 농성장은 10월 말까지 유지하려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거기에 계속 있어야 한다고 고집하는 건 아니다”라며 “상당수의 유가족이 농성장 철수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발도 만만찮다. 유가족 B 씨는 “제대로 된 특별법 합의를 이끌어내기 전에 농성을 철수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이라며 “특별법 제정에 합의해도 세부적인 사안에 대한 투쟁은 지속될 것이며, 현재로서는 언제 농성을 철수할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농성이 보기 안 좋겠지만 분명한 것은 ‘불편함’이 주는 위력을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청와대와 국회를 드나드는 의사 결정자들의 눈에 조금이라도 불편함을 줄 수 있다면 그것만이라도 성공이라는 게 애초 농성의 시작이었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회 집행부를 중심으로 한 강경파 유족과 시민단체들은 농성을 지속할 것을 천명하고 있다. 가족대책위와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는 “독립적인 수사권과 기소권을 보장하지 않는 특별법으로는 참사의 진실을 밝힐 수 없다”며 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성역 없는 진상규명 가로막는 청와대, 양당 규탄 촛불 문화제’를 열었다. 문화제에는 약 300명(경찰 추산)이 모였다. 주최 측은 “수사와 기소의 권한을 갖는 특검 후보군 제안에 여당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며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의 책임으로부터 여당이 독립적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은 아무도 없다”고 주장했다. 국민대책회의는 광화문광장에 천막 13개,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 천막 2개를 설치한 뒤 농성을 벌이고 있다. 광화문광장에는 올해 8월까지는 300∼400명의 동조 농성자들이 모였지만 최근에는 50∼100명이 농성을 벌이고 있다. 유가족 C 씨는 “지금은 광화문 농성장이 투쟁의 구심점으로서의 역할도 하지 못한다. 이제 철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가족 내부에서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C 씨는 “애초에 제대로 된 판단을 했다면 대학생들과 일부 시민단체만의 동조를 얻을 수 있는 투쟁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 대신 진도, 안산을 오가며 침묵시위를 했다면 훨씬 파괴력 있는 항의 수단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유가족이) 합의안을 거부하면서 시민들도 유가족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단원고 유가족 총회에 모이는 250여 명 중 농성장 철수에 동의하는 온건파가 얼마나 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여야가 특별법에 합의한 지난달 30일 안산에서 가족대책위 집행부가 기자회견을 열고 의견을 발표하자 온건파 유가족들 중 상당수가 이에 반발해 빠져나갔다. 당시 빠져나가지 않고 남은 인원은 총 60여 명. 이들 대부분은 강경파였으며 극히 일부의 온건파만 단독 결정에 항의하기 위해 남았던 것으로 알려졌다.박성진 psjin@donga.com·최혜령·이샘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