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재

장원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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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에 입사해 사회부 경제부 정치부 등을 거쳤습니다.

취재분야

2025-11-20~2025-12-20
칼럼100%
  • 日 여행사 JTB 해킹 당해 793만명 개인정보 유출… 한국인 수만명 포함 가능성

    해킹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진 일본 최대 여행사 JTB의 회원과 고객 793만 명의 명단에 수만 명의 한국인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9월부터 올 3월까지 JTB가 외국인을 상대로 운영하는 자체 숙박여행 예약 사이트인 재패니칸의 한국어 사이트()를 통해 일본 내 숙소를 예약한 한국인들의 이름과 성별, 생년월일, e메일, 주소, 우편번호, 전화번호 등이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JTB 관계자는 2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해킹으로 유출이 의심되는) 793만 명의 개인정보 중에는 재패니칸 회원 정보도 일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재패니칸 사이트 회원은 모두 70만 명이며 이 중 아시아인이 70%에 달한다.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 여행객의 15∼20%가 한국인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인 수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여행숙박 예약 사이트를 운영하는 JTB의 자회사 i.JTB 직원이 3월 항공사 전일본항공(ANA)에서 보낸 것으로 위장한 메일을 열면서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했다. 다른 컴퓨터와 서버로 감염이 확산됐고 외부 침입에 의해 생성됐다가 삭제된 파일이 발견됐다. 복원된 파일 안에는 일본인과 외국인 793만 명의 개인정보가 들어 있었다. 다만 유출 의심 정보는 주소, 전화번호, 여권번호 등으로 신용카드와 계좌 정보는 없었다고 한다. 조사 결과 바이러스는 과거 일본 방위산업체 등을 공격했던 것으로 진원지는 중국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건은 해킹에 의한 개인정보 유출 또는 유출 의심 사례로 일본에서 베네세홀딩스, 야후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JTB에 따르면 정보 유출로 피해를 본 사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2020년까지 ‘연간 관광객 4000만 명 유치’라는 목표를 세운 일본 정부는 이번 사태가 자칫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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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니레버 日법인, 근무시간·장소 자유롭게…파격 근무제도 도입

    다국적 기업 유니레버의 일본 법인이 근무시간과 장소를 사원이 자유롭게 정할 수 있도록 하는 유연 근무 제도를 도입했다. 유니레버 재팬은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WAA(Work from Anywhere and Anytime)’ 제도를 다음 달 1일부터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평일 오전 6시~오후 9시 사이에 자율적으로 7시간 35분을 근무하는 것으로, 근무 장소도 자택 카페 도서관 등 원하는 곳으로 정할 수 있다. 공장과 고객상담실 등을 제외한 직원 400여 명은 신청만 하면 이유를 불문하고 이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이 회사의 홈페이지에서 제시한 사례에 따르면 보육원에 다니는 아이가 있는 사원의 경우 자녀가 일어나기 전인 오전 6~7시에 회의를 준비하고, 자녀를 보육원에 보낸 뒤 오전 8시 반~오전 11시에 집에서 전화 회의 등 업무를 한다. 점심식사 후 낮 12시~오후 3시 반까지 집에서 일한 뒤 아이를 데려와 저녁을 같이 먹는다. 그리고 오후 8시부터 30분 동안 e메일을 체크하는 것으로 하루 7시 반 근무를 마무리한다는 것이다. 운동을 좋아하는 사원의 경우 오전 8시~오전 9시 반에 카페에서 메일을 체크하고 회사에서 오전 10시 반~오후 1시, 오후 2시~4시 동안 일한 뒤 퇴근해 운동을 할 수 있다. 저녁을 먹고 오후 7~9시에 집에서 일하는 것으로 하루 8시간 근무를 끝내게 된다. 유니레버 재팬은 제도의 도입 배경에 대해 “다양성은 중요한 경영 전략 중 하나”라며 “모든 직원이 자신에 맞게 일하면서 한 팀으로서 최대한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 비즈니스 성장의 기반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도쿄=장원재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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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 총리, 퇴임 앞둔 유흥수 통해 朴대통령에 메시지

    이달 말 퇴임을 앞둔 유흥수 주일대사가 20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면담했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도쿄(東京) 관저에서 유 대사를 만나 “앞으로도 양국 관계를 위해 일해주길 바란다”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안부를 전해 달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에 유 대사는 지난해 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합의를 거론하며 “양국 관계의 긍정적인 길이 열려 잘 됐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유 대사는 아베 총리 외에도 최근 일왕과 주요 정·관계 인사들에게 이임 인사를 마쳤다. 그는 대사 취임 전부터 한일의원연맹 간사장 등을 맡으며 일본에 넓은 인맥을 구축하고 있었다. 일본 정부는 그 동안 한일관계를 위해 노력한 공을 인정해 유 대사에서 최고 훈장인 욱일대수장(旭日大綬章)을 주기로 했다. 유 대사는 지난 주 일본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도자들이 자주 만나 국민들에게 사이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한국에 돌아가면 또 한 명의 주한 일본대사라는 생각으로 양국 관계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는 60~70명의 일본 기자들이 참석했으며 일부 신문은 기자회견 전문을 인터넷에 올렸다.도쿄=장원재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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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MF “日 경기, 속도 상실…구조개혁 없는 정책 의미없어”

    국제통화기금(IMF)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에 대해 “현재 정책대로라면 목표 달성이 곤란하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일본 정부와 중앙은행은 2017년 회계연도(2017년 4월~2018년 3월)에 물가상승률 2%를 달성하고 2020년까지 △국내총생산(GDP) 600조 엔(6660조 원) △기초재정수지 흑자를 이루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IMF는 20일 도쿄(東京)에서 연례보고서를 내고 일본의 경기 회복에 대해 “속도를 상실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또 “구조개혁 없이 재정지출이나 금융정책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립턴 IMF 수석부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가 내년 4월로 예정돼 있던 소비세 인상(8%→10%)을 연기한 것에 대해 “(증세를 하면 경기가) 위축될 것”이라며 이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앞으로 확실하게 실시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일본의 국가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230%에 이르는 것을 감안할 때 소비세를 매년 0.5~1% 씩 올려 최종적으로 15%까지 올리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이는 현재의 2배 가까이 되는 것으로 일본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제언이다. IMF는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일본 국내 시장이 축소되고 있으며, 근로자의 임금 인상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노동시장 개혁과 소득 정책이 중시돼야 한다”며 외국인 노동자 수용과 임금 인상 등을 제언했다. 재정정책을 수립할 때 낙관적인 전망을 배제하고 세출 감소를 위해 노력하라고도 요구했다.도쿄=장원재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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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해병대는 철수하라” 오키나와 6만여명 집회

    “피해자에게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정치가로서, 지사로서 통한의 극치다.” 19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沖繩) 현 나하(那覇) 시의 오노야마 육상경기장. 야외무대에 오른 오나가 다케시(翁長雄志) 오키나와 현 지사가 이같이 말하자 주민들은 분노의 함성으로 호응했다. 이들 손엔 ‘미 해병대 철수를’ ‘분노가 한계를 넘었다’ 등의 문구가 적힌 종이가 들려 있었다. 이날 현민대회에 참석한 6만5000명 중 상당수는 30도가 넘는 더위 속에서도 검은 옷을 입었다. 4월 ‘산책을 간다’며 나간 뒤 살해당한 20세 여성 시마부쿠로 리나(島袋里奈) 씨를 추모하는 뜻에서였다. 그를 성폭행하려다 살해한 범인은 미 해병대 출신으로 오키나와 가데나(嘉手納) 기지에 소속된 군무원(32)이었다. 이날 집회 규모는 1995년 미군 3명이 초등학교 여학생을 성폭행한 사건으로 8만5000명이 모였던 때보다는 작았지만 열기는 뜨거웠다. 주민들은 묵념과 오키나와 전통음악 연주로 피해자를 추모한 뒤 미일 정부에 △유족과 현민에 대한 사죄와 완전한 보상 △후텐마(普天間) 기지의 폐쇄 및 철거 △미일 주둔군지위협정의 전면 개정 등을 요구했다. 이날 도쿄(東京) 국회 앞에서도 약 1만 명이 참가한 가운데 오키나와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렸다. 오키나와에는 주일미군의 75%가량이 몰려 있어 미군 관련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1995년 초등학생 성폭행 사건 이후 미일 양국은 후텐마 기지 반환을 약속했지만 이전 대상지가 다시 오키나와의 헤노코(邊野古) 연안으로 정해져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오나가 지사와 오키나와 주민들은 이날 현민대회의 여세를 몰아 헤노코 이전을 백지화시킨다는 각오다. 하지만 아베 신조 총리가 직접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몇 차례나 약속한 사안이어서 뜻대로 될지는 불투명하다. 다음 달 10일 참의원 선거를 앞둔 아베 내각은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17일 “이 같은 사건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속도감을 갖고 대응하고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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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쿄신문 “北, 中 고위인사 두 번이나 초청했지만 거절당해”

    북한이 지난 달 36년 만에 개최한 제7차 노동당대회에 중국 고위인사를 두 번이나 초청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도쿄신문이 17일 복수의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북한이 내부행사로 치르기 위해 중국을 포함해 외국 대표단을 초청하지 않았다는 그 동안의 관측과 상반된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달 6~9일 당 대회 개최를 앞두고 중국의 권력서열 5위인 류윈산(劉雲山) 정치국 상무위원을 초청했다. 하지만 중국 측은 “공산당 내부의 사정”을 이유로 초청에 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북한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포함해 정치국 상무위원 중 한 명이 왔으면 하는 의사를 재차 전달했지만 이번에도 중국은 난색을 표했다고 한다. 신문은 “중국이 초청에 응하지 않은 영향으로 북한이 외부 인사 초청을 전면 중단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통의 발언을 전했다. 최대 우호국인 중국 정부가 대표단을 보내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자 아예 내부행사로 치르기로 했다는 관측이다. 북한이 1980년 10월에 연 6차 당 대회 때는 중국 권력서열 4위인 리셴녠(李先念) 당시 중국 공산당 부주석이 북한을 찾았고, 행사에 118개국 대표단이 참석했다. 중국이 북한의 거듭된 초청에도 이례적으로 응하지 않은 배경을 두고 신문은 “북한이 올 1월 핵실험을 하고 연이어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는 것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북한은 당 대회를 ‘혼자만의 잔치’로 치른 뒤 5월 말 이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중국에 보내 당 대회 결과를 전달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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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군함, 日영해 침범… 2004년 이후 처음

    중국 해군 정보수집함이 15일 일본 영해를 침범해 동중국해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 군함은 9일에도 일본이 실효 지배 중인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의 접속수역(영해기선에서 22∼44km)에 진입했다. 일본 정부가 외교 채널을 통해 중국 측에 우려를 전달하자 중국 국방부는 “‘항행의 자유’ 원칙에 따른 작전”이라고 반박했다. 일본 방위성은 15일 “오전 3시 반경 해상자위대의 P-3C(해상초계기)가 구치노에라부(口永良部) 섬 서쪽에서 일본의 영해를 남동쪽으로 항해하는 중국 해군 정보수집함 1척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배는 1시간 반가량 일본 영해를 항해한 뒤 오전 5시경 야쿠(屋久) 섬 남쪽으로 빠져나갔다. 중국 해군이 일본 영해를 침입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NHK는 “2004년 중국의 원자력잠수함이 오키나와(沖繩) 현 이시가키(石垣) 섬 앞바다에서 일본 영해를 침범한 것에 이어 두 번째”라고 보도했다. 중국 군함이 일본 영해를 침범할 당시 미국 일본 인도 3개국 해군은 인근 해상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하고 있었다. 따라서 훈련 염탐 목적이 아니었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 방위성은 중국 군함이 인도 해군의 보급함과 프리깃함 2척을 쫓아 영해에 들어온 것으로 보고 있다. 외무성의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주일 중국대사관 차석 공사에게 전화해 지난주 센카쿠 열도 접속수역 진입도 함께 거론하며 “중국 해군의 활동 전반에 대해 우려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의 이번 조치는 9일 중국 군함의 센카쿠 접속수역 진입 당시 오전 2시에 주일 중국대사를 초치했던 것에 비하면 대응 수위가 내려간 것이다. 한편 중국 국방부는 이날 자군 함정이 동중국해와 태평양 사이 도카라(吐갈喇) 해협을 항행한 사실을 확인하면서 “중국 함정의 해협 통과는 유엔해양법협약(UNCLOS)에 따른 항행의 자유 원칙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이번 건이 국제법상 인정되는 ‘무해통항’(평화와 안전에 해가 되지 않는 항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분석 중이다.도쿄=장원재 peacechaos@donga.com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 2016-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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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메가 뱅크, 쌀농사에 뛰어든다

    일본의 3대 메가 뱅크 중 하나인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이 쌀농사에 뛰어든다. 규제 완화로 금융회사가 농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되자 저금리 시대 새 수익원으로 농사에 눈을 돌린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5일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이 7월에 아키타((秋田) 현의 농업법인, 아키타은행, NEC 그룹과 회사를 만들고 쌀 생산을 시작한다”고 전했다. 신설 법인은 가을부터 수확과 정미 등 고령자 농가의 작업을 대행하고 내년 봄부터 토지를 빌려 본격적인 쌀 생산을 시작한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은 은행법상 상한인 5%의 지분을 갖지만 금융 지원을 통해 실질적으로 사업을 주도할 방침이다. 보유 금융자산을 활용해 고령자 농가의 토지를 매입하거나 빌린 뒤 농사는 인근 농가에 위탁하거나 지역 주민을 활용한다. 생산한 쌀은 생산자협회 등을 통해 개인이나 호텔에 판다. 은행 측은 10년 후에는 아키타 현 내에서 1천㏊까지 생산 면적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추이를 보며 다른 현으로 지역을 확대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신문은 “자금과 정보를 가진 대형은행이 농업 경영에 참여하면 농지 대규모화와 생산효율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2009년 전후 농업정책의 근간이던 ‘경자유전(耕者有田·농민만 농지를 소유)’ 원칙을 깨고 기업이 참여할 수 있게 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고령화로 위기에 놓인 일본 농업을 대형화시켜 성장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에 따른 것이다. 이후 유통업체와 제조회사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농업에 뛰어든 회사 수가 2039개(지난해 말 기준)에 달했다. 4월부터 시행된 새 농지법에서는 한발 더 나가 농업법인의 기업 참여 한도를 ‘25% 이하’에서 ‘50% 미만’으로 확대했다. 또 은행 등 금융회사가 참여할 수 있는 길도 터 줬다. 그러자 마이너스금리 도입으로 돈을 굴릴 곳이 없어진 은행권이 관심을 보인 것이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은 내부적으로 농업을 ‘성장 분야’로 규정하고 농지·농기계 대출에서 새 사업기회를 찾겠다는 생각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지주회사를 만들어 출자한 회사들을 묶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농기계 공동구매를 통해 비용을 줄이고 판로를 공동 개척하겠다는 것이다.도쿄=장원재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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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동네 공장 ‘마치코바’ 이틀에 하나꼴 폐업… “아베노믹스 없다”

    일본 도쿄(東京)의 대표적인 동네공장(町工場·마치코바) 밀집 지역인 오타(大田) 구. 올 초 부친에 이어 75년 동안 운영하던 공장 문을 닫은 70대 여성은 마이니치신문 인터뷰에서 “이 일대는 다들 아베노믹스의 혜택 같은 거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1983년만 해도 9200곳에 달하던 일대 중소기업이 2014년엔 3500곳도 채 안 남았다. 지금도 ‘이틀에 하나꼴’로 공장 문을 닫는 실정이다. 2012년 말 취임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아베노믹스’ 정책을 펴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부유층과 서민층 간의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마이너스금리까지 도입하면서 돈을 풀고 있지만 수출 위주의 대기업과 자산을 가진 부유층만 혜택을 받을 뿐 중소기업과 서민들에겐 정책의 온기가 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12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민간 싱크탱크 미쓰비시UFJ리서치앤드컨설팅은 대기업(자본금 10억 엔 이상) 5000여 곳과 중소기업(자본금 1000만∼1억 엔) 100만여 곳의 경상이익을 비교한 결과 격차가 19조 엔(약 207조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2년 10조 엔(약 109조 원)이던 격차는 그해 말 아베 내각 출범과 함께 벌어지기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자료가 남아 비교 가능한 1960년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다. 교도통신은 “엔화 약세로 수출 중심 대기업은 수익이 올랐지만 중소기업에는 오히려 원재료 수입 비용 증가가 무거운 짐이 됐다”고 분석했다. 법인세 실효세율을 내리고 투자에 세금 감면을 해준 것도 투자 여력이 있는 대기업에 혜택이 됐다. 최근에는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대기업 수익이 중소기업으로 파급될 여지가 더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에서 중소기업은 기업 수로는 99.7%, 근로자 수로는 70%를 차지한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이 수익을 내고 임금을 올리지 않으면 아베노믹스의 최종 목표인 ‘디플레이션 탈출’ 달성이 요원하다. 정부와 중앙은행이 앞다퉈 돈을 풀어 주가와 부동산 값이 올랐지만 이 역시 자산을 가진 이들만 덕을 봤다는 비판을 받는다. 도쿄신문은 이날 ‘2차 아베 내각 출범 이후 수입이 늘어난 것을 실감하느냐’는 질문에 85.1%가 ‘거의 못 한다’ 또는 ‘못 한다’고 답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수입이 늘어난 것을 실감한다’는 답변은 12.6%에 불과했다. 대기업 임직원 중심으로 급여가 다소 올랐지만 이것도 평균 급여를 보면 물가를 감안한 실질임금상승률이 5년 연속 마이너스다. 이 때문에 서민들 사이에서는 ‘돈을 쓰고 싶어도 쓸 돈이 없다’는 말이 나온다. 와세다대 박상준 교수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후 대기업이 공급처를 다변화하면서 대기업 수익의 중소기업 이전이 제한된 측면도 있다”며 “최근 엔저가 엔고로 돌아서면서 기업과 개인이 심리적 불안을 느끼고 소비와 투자를 자제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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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군함, 센카쿠 첫 진입… 새벽에 中대사 부른 日

    중국 군함이 일본이 실효 지배 중인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의 접속수역(영해기선에서 12∼24해리·약 22∼44km)에 진입해 일본에 비상이 걸렸다. 접속수역은 영해 바로 바깥 수역이다. 그동안 중국 해경선들은 여러 차례 진입한 적이 있었으나 중국 군함의 진입은 처음이다. 러시아 군함도 중국 군함이 진입한 시간과 비슷한 시간에 센카쿠 접속수역에 진입해 중-러가 미일 동맹에 맞서 군사공조를 강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일본 방위성은 9일 보도자료를 내고 “오늘 0시 50분경 해상자위대 호위함이 우리나라의 접속수역에 진입한 중국 해군 장카이(江凱)Ⅰ급 프리깃함 1척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배는 센카쿠 열도의 구바(久場) 섬 북동쪽 접속수역에 진입해 2시간 20분가량 항해했으며 오전 3시 10분경 다이쇼(大正) 섬 북서쪽에서 접속수역을 이탈했다. 영해와 인접한 접속수역은 주권이 행사되진 않지만 연안국이 범죄 예방을 위한 선박 검사 등을 할 수 있는 지역이다. 군함의 접속수역 통행은 국제법상 문제는 없다. 중국 군함의 센카쿠 접속수역 첫 진입에 일본 외무성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퇴거 요구에도 중국 군함이 물러가지 않자 사이키 아키타카(齊木昭隆) 사무차관은 이날 오전 2시 청융화(程永華) 주일 중국대사를 외무성으로 초치해 “센카쿠는 일본 고유의 영토로 매우 유감스럽다”고 강하게 항의했다. 이에 청 대사는 “댜오위다오는 중국의 영토다. 일본의 항의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반박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긴장감을 일방적으로 높이는 행위를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날을 세웠다. 한편 러시아 해군 구축함 3척은 8일 오후 9시 50분경 센카쿠 열도의 구바 섬-다이쇼 섬 인근 접속수역에 진입해 9일 오전 3시 5분경 빠져나갔다. 스가 관방장관은 이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 군함의 움직임이) 연동돼 있는지 조사 중이며 정세를 분석하고 있다”고 말해 연계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러시아에도 외교 루트를 통해 필요한 주의 환기를 시켰다”고 덧붙였다. 중국 해군의 접속수역 진입을 두고 일본이 지난달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등 국제무대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문제를 거론하며 이슈화를 시도한 것에 반발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국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중국 해군 함정이 관할권을 가진 해역을 항행하는 것은 이치에 맞고 합법적인 일”이라며 “어떤 나라도 여기에 경솔한 발언을 할 권리는 없다”고 반박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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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서도 ‘채식주의자’ 열풍… 문학한류 붐 기대”

    “출판사를 차리고 한국문학의 대표 주자를 소개하겠다는 각오로 처음 낸 책입니다. 맨부커상 수상 이후 일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감회가 깊습니다.” 일본에서 한국 서적 전문 출판사 ‘쿠온’을 운영하는 김승복 대표(46)는 8일 도쿄(東京)의 한국 서적 전문 북카페 ‘책거리’에서 기자와 만나 일본어판 ‘채식주의자’ 책을 들어 보이며 이같이 말했다. 고서점가로 유명한 간다진보(神田神保) 정에 있는 이 카페는 김 대표가 한국 서적을 보급하기 위해 운영하는 곳으로 3500여 권의 한국 관련 책을 소장하고 있다. 소설가 한강 씨의 채식주의자가 지난달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로 꼽히는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한 뒤 일본인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찍어둔 책이 대부분 다 팔렸다. 증쇄 요청이 쇄도해 이번에 1000부를 더 찍기로 했다. 김 대표는 “5년 전 처음 책을 내면서 작가를 설득해 표지를 바꾸고 디자인에도 신경을 썼다”며 “일본 신문에서 호평을 받아 꾸준히 나가던 차에 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일본어판 채식주의자는 이번 증쇄를 포함해 총 8000부에 이른다. 이대로라면 1만 부 달성도 머지않았다고 김 대표는 내다봤다. 한국 소설로 일본에서 1만 부 넘게 팔린 책은 ‘엄마를 부탁해’(신경숙)와 ‘도가니’(공지영) 정도다. 김 대표는 “채식주의자가 1만 부를 넘길 경우 한국 순수문학의 다양성과 저력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맨부커상 수상 당일 일본 독자들을 모아 채식주의자에 대한 감상을 교환하는 독서회를 열기도 했다. 참석한 이들은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페이지를 넘기면서 공감하게 됐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읽었다” 등의 소감을 남겼다. 한 씨의 또 다른 소설 ‘소년이 온다’도 가을에 출판된다. 내년에는 산문집도 번역된다. 지금까지 40여 권의 한국 책을 번역 출간한 김 대표는 “다음 달 북카페 1주년을 맞아 소설가 김연수 씨의 북토크 행사 등을 준비하고 있다”며 “한국문학이 다시 한류 붐을 일으킬 수 있다고 믿는다”고 기대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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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3번 새 원소에 日 국가이름 붙었다” 열도 흥분

    일본 연구자들이 새로 발견한 113번 원소의 이름이 일본의 자국어 발음 ‘니혼’을 변형한 ‘니호늄(nihonium·원소기호 Nh)’으로 결정되자 일본 열도가 흥분에 휩싸였다. 일본 언론은 8일 국제순수·응용화학연합(IUPAC)이 113번 원소 이름을 ‘니호늄’으로 발표한 소식을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원소 이름을 짓게 된 쾌거’라며 9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원소 합성을 주도한 공로로 이름을 제안한 모리타 고스케(森田浩介) 일본 규슈대 교수 겸 이화학연구소 그룹장은 “응원해 주신 일본인 여러분을 생각하며 이름을 지었다. 인류의 지식재산인 주기율표에 일본이 발견한 원소가 실리는 것은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원소 이름에 국가명이 들어간 경우는 게르마늄(독일) 폴로늄(폴란드) 프랑슘(프랑스) 아메리슘(미국)이 있다. 일본 과학계가 노벨상 수상에 버금간다고 평가하는 이번 성과를 얻기 위해 모리타 교수팀은 2003년부터 9년간 충돌 실험을 400조 회 넘게 했다. 특수가속기에서 아연(Zn)의 원자핵을 광속의 10분의 1까지 가속한 뒤 비스무트(Bi)에 충돌시키는 실험을 되풀이했다. 2004, 2005년 한 차례씩 합성에 성공했지만 매우 짧은 순간 존재한 뒤 사라져 실체를 입증하기 쉽지 않았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후에는 ‘대량의 전기를 쓰는 실험을 꼭 계속해야 하느냐’는 따가운 시선도 받았다. 하지만 연구팀은 실험을 이어갔고 2012년 세 번째 합성에 성공한 뒤 새 원소의 발견을 선언했다. IUPAC는 지난해 말 이 원소를 공식 확인한 데 이어 원소 이름을 ‘니호늄’으로 발표한 것이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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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화 이미지 대신 ‘날선 일본刀’ ‘전쟁가능 국가’ 드러낸 자위대

    일본 육상자위대가 호전적인 느낌을 주는 새로운 엠블럼을 도입했다. 육상자위대의 새 엠블럼은 일장기가 있는 붉은 원 아래 날이 선 일본도와 칼집이 엇갈리게 놓여 있다. 아래쪽에는 자위대의 계급을 상징하는 별 모양의 황금색 벚꽃이, 좌우에는 일본의 국조(國鳥)인 꿩의 날개가 배치됐다. 육상자위대는 “일본도는 강인함을, 칼집은 평화를 사랑하는 마음을 각각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육상자위대가 국토방위의 최후의 보루라는 것과 국가 위기 시에 처음으로 싸운다는 의지를 표현했다”고 밝혔다. 기존 엠블럼은 사람과 닮게 디자인된 일본 열도를 두 손으로 떠받치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평화적 이미지에 걸맞게 ‘지키고 싶은 사람이 있는 육상자위대’라는 구호와 함께 사용돼 왔다. 도쿄신문은 “손바닥이 사라지고 일본도가 등장한 데는 상징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고 평가했다. 엠블럼 교체는 올해부터 새 안보법이 시행되면서 일본이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변모한 것에 맞춰 호전적인 이미지를 강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새 안보법은 기존의 전수방위(專守防衛·오직 방어를 위한 무력만 행사) 방침을 바꿔 동맹국 등이 공격받았을 경우 일본이 공격받은 것으로 간주해 적국을 공격할 수 있게 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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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비조작’ 스즈키 자동차 회장 “CEO직 사퇴”…절반의 은퇴

    40년 가까이 회사를 경영해 ‘평생 현역’으로 불리던 스즈키 오사무(鈴木修·86) 스즈키자동차 회장이 연료소비효율 측정 부정 사태의 책임을 지고 ‘절반의 은퇴’를 선언했다. 스즈키 회장은 8일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 구 국토교통성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달 말 주주총회가 끝난 뒤 최고경영자(CEO)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표이사 및 회장직은 유지하기로 했다. 그 이유에 대해 “반성하면서 지도하고 고쳐 나가는 것이 제1의 책무라고 생각한다”며 “반성하면서 (새로운 CEO를) 보좌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스즈키 회장은 창업자의 손녀사위로 1958년 평사원으로 입사한 뒤 1978년부터 회사를 운영했다. 강력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취임 당시 1700억 엔에 불과했던 매출을 3조 엔 이상으로 늘려 스즈키를 세계 10위 자동차회사로 키웠다. 80대 CEO로 재계의 ‘큰 어른’ 역할도 했다. 그는 이날 “세간에서 독재라 불리며 선두에서 모든 것을 했지만 기업 규모가 혼자 보는 게 불가능해지면서 문제가 생겼다”며 “앞으로는 ‘팀 스즈키’가 하나가 돼 재발을 방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즈키 회장 등 경영진은 지난해 상여금을 반납하고 올해 남은 기간의 급여를 30~40% 삭감하기로 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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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他人 만능줄기세포 이용… 日, 망막세포이식 첫 실험

    일본 연구진이 타인의 유도만능줄기세포(iPS세포)로 만든 망막 세포를 실명 위기의 환자에게 이식하는 임상연구를 세계 처음으로 한다. iPS세포란 피부에서 떼어낸 체세포를 다양한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만능 줄기세포로 만든 것으로 ‘차세대 만능치료제’로 불린다. 7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와 교토대 등 4개 기관은 전날 고베(神戶)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타인의 iPS세포로 만든 망막 세포를 시야가 휘어지는 ‘삼출성 황반변성’ 환자에게 이식하는 임상연구를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번 임상연구에는 2012년 iPS세포 연구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야마나카 신야(山中伸彌) 교수도 참여한다. 일본 신문들은 야마나카 교수와 RIKEN이 손잡은 ‘드림팀’의 줄기세포 임상연구 계획을 1면에 싣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RIKEN은 2014년 세계 최초로 iPS세포 이식에 성공한 연구소다. RIKEN 등은 2014년 9월 삼출성 황반변성이라는 망막 질환으로 실명 직전이었던 70대 여성에게 환자 자신의 피부 세포에서 만든 iPS세포를 이식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환자는 시력이 더 나빠지지 않았고 실명 위기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두 번째 시술 예정이던 iPS세포의 경우 복수의 유전자 변이가 발견되면서 암세포로 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시술이 미뤄졌다. 연구진은 환자 본인의 것이 아니라 타인의 iPS세포를 사용해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환자 본인의 세포를 사용할 경우에는 배양 및 검사에 11개월이나 걸리고 비용도 건당 1억 엔(약 10억9000만 원)이나 든다. 반면 타인의 체세포를 이용할 경우에는 미리 iPS세포를 만들어 놓을 수 있어 기간이 1개월로 단축되고 비용도 5분의 1 이하로 낮출 수 있다. 일본은 야마나카 교수가 2006년 처음으로 iPS세포를 만든 이후 정부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2014년에는 재생의료법을 만들어 iPS세포 등을 이용한 재생의료 분야 신약을 안전성만 확인하면 조기에 판매할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상용화에 걸리는 기간을 최대 10년에서 2년으로 단축시켰다. 일본이 iPS세포에 집중하는 반면 한국과 미국은 수정란에서 추출한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이동률 차병원 통합줄기세포연구소 교수는 “정부 측에 불임시술 뒤 남는 비동결 난자 사용을 요청했으나 허가를 못 받고 있다”며 “일본과 기술적 수준은 비슷하지만 이런 제한 때문에 앞서가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이진한 기자 의사}

    • 2016-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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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혐한 시위대 발길 돌려세운 ‘日의 양심’

    “중지다. 중지!” 5일 오전 11시 35분. 시위를 막기 위해 길거리에 누워 있던 시민들이 일어나며 환호성을 질렀다. 그리고 울먹거리며 서로 끌어안고 포옹하기도 했다. 수도권 가나가와(神奈川) 현 가와사키(川崎) 시 나가하라 평화공원에서 예정됐던 혐한시위가 취소된 것이다. 도로를 메운 가와사키 코리아타운 주민들과 이들을 도우러 온 일본 시민 수백 명은 함성을 질렀다. 경찰에 둘러싸여 있던 혐한시위대 40여 명은 발길을 돌렸다. 혐한시위가 주최 측의 포기로 취소된 것은 처음이다. 이날 시위가 예정된 평화공원은 아침부터 전운이 감돌았다. 3일 혐한시위규제법 시행 이후 처음 열리는 시위의 주최 측은 ‘악법을 무효화시키겠다’며 전의를 다졌다. 반대 측은 ‘이번에야말로 시위를 막겠다’며 일전을 불사했다. 시위 전부터 공원 곳곳에서 충돌이 빚어졌고 고성이 오갔다. 우익 데모에 참가하러 온 한 젊은 여성은 이유를 묻자 “기분 나쁘다. 귀찮다”며 “인터뷰를 하려면 돈을 내라”고 비아냥거렸다. 시위대는 당초 가와사키 코리아타운 주변에서 데모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시 당국이 인근 공원 사용을 불허하고, 지방법원이 코리아타운 주변 시위를 금지하는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이면서 궁지에 몰렸다. 경찰이 당초 장소에서 8km 떨어진 곳의 거리 사용 허가를 내줘 간신히 시위를 할 수 있게 됐다. 이날 우익 세력들은 일장기와 한국을 비방하는 팻말을 꺼내 들고 행진을 시도했다. ‘거지, 미개인’이라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 등을 매도했고 ‘일본인을 죽인 외국인 범죄 건수’라는 팻말에는 ‘중국인 33%, 조선·한국인 32%’라고 적혀 있었다. 이들에게 반대하는 일명 ‘카운터 시위대’와 주민들은 ‘너희는 일본의 수치’, ‘차별주의자는 돌아가라’라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달라진 것은 경찰의 대응이었다. 그동안 ‘신고된 시위’라는 이유로 시위대를 호위하며 이를 막는 시민들을 끌어내던 경찰은 이번에는 10m가량 전진한 시위대에 ‘더 이상 전진하는 것은 무리’라고 설득했다. 결국 주최 측이 시위 포기를 선언하자 ‘플래카드를 내리라’고 요구했고 지하철역까지 데려가 해산시켰다. 가와사키 주민으로 혐한시위 반대를 주도한 재일동포 3세 최강이자 씨(43)는 울먹이면서 “아이들에게서 ‘죽어라’라는 말을 듣고, 재일동포 할머니들은 ‘돌아가라’는 말을 듣던 우리가 처음으로 존엄을 보호받았다”고 말했다. 혐한시위규제법을 주도한 민진당의 아리타 요시후(有田芳生) 참의원 의원은 “처음으로 시위를 멈출 수 있었다. 모두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이날을 계기로 대규모 혐한시위가 한풀 꺾일 것이란 희망 섞인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법은 혐한시위를 직접 위법으로 규정하지도 않았고 처벌조항도 없다. 이 때문에 소규모 혐한시위를 시도하는 움직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는 사람이 적지 않다.가와사키=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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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북카페]교만하고 배타적인 古都 교토의 민얼굴

    지난해 일본 교토(京都)의 식당에 갔을 때의 일이다. 동석자가 “몇 년 전까지 외국인을 받지 않던 곳”이라고 말해 속으로 놀란 적이 있었다. 교토의 고급 식당이나 요정에 ‘이치겐상 오고토와리(一見さんお斷り)’라는 말이 있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됐다. ‘초면 고객 사절’이라는 의미인데 단골이나 단골 소개로 온 손님만 받겠다는 것이다. 이유는 “초면의 손님에게 제대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속마음은 ‘뜨내기가 분위기를 흐릴 수 있기 때문’이라는 쪽에 가깝다. 천년고도 교토는 한국보다 많은 17개의 세계문화유산이 있는 세계적인 관광지다. 그런데 이노우에 쇼이치(井上章一) 국제일본문화연구센터 교수가 쓴 ‘교토 싫어’라는 책이 20만 부 이상 팔리며 반년 넘게 일본 베스트셀러 순위를 지키고 있다. 교토의 배타적인 분위기와 일그러진 속사정을 통렬하고 유머 있게 까발린 것이 인기의 원인이다. 저자는 우선 교토 관광의 핵심인 사찰과 승려들의 문제를 지적한다. 유흥가 기온의 요정에서는 승려가 술을 마시며 게이샤를 희롱한다. 한 게이샤가 “스님은 종파를 가리지 않고 좋은 손님”이라고 말할 정도다. 젊은 승려가 승복 차림으로 미니스커트 차림의 유흥업소 종업원과 데이트를 즐기고, 분칠하고 전통 머리를 한 게이샤들은 디스코텍에서 몸을 흔든다. 일본 승려는 결혼하고 아이도 낳는데 딸을 기독교계 학교에 넣은 사람이 상당수라는 ‘불편한 진실’도 나온다. 돈벌이에 열을 올리는 절의 행태도 보여준다. 잡지에서 교토 절의 사진을 찍어 내보내려면 기부금을 내야 한다는 불문율이 있다. 보통은 장당 3만 엔(약 32만7000원)인데 유명한 절은 20만 엔(약 218만 원)도 받는다. 여름에 야간 조명 행사를 할 때는 ‘준비를 위해’라며 이미 들어온 관광객을 내보내고 다시 입장권을 끊어 들어오게 한다. 기부금이나 입장료에 대한 세금도 안 낸다. 지방정부는 세금을 물리려고 절들과 수십 년간 힘겨루기를 했는데 1986년 급기야 절들이 10개월 동안 문을 닫았다. 관광업계가 ‘이러다 죽겠다’고 아우성치자 결국 지방정부가 손을 들었다. 주민들의 유별난 자부심은 타 지역에 대한 차별로 이어진다. 교토 명문가 출신인 사람은 저자가 교토 외곽 사가(嵯峨) 지역 출신이라는 얘기를 듣자 “그 근처에 살던 농사꾼이 우리 집에 거름을 푸러 왔었다”고 말했다. 역시 외곽인 우지(宇治) 출신의 프로레슬러가 교토의 경기장에서 “교토 출신”이라고 했다가 “우지 출신 주제에 교토를 사칭했다”며 관객들이 일제히 야유했다는 에피소드도 있다. 저자는 또 여러 역사적 사실을 들이대며 교토의 허상을 지적한다. 책을 읽은 김에 용기내 말하자면 서두에 언급한 교토의 식당에서 먹은 가이세키(정식 코스) 요리는 보기는 좋았지만 썩 맛있지는 않았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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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르면 7월”… 라인 日상장, 택일만 남았다

    글로벌 메신저 서비스 ‘라인’을 운영하는 일본 라인주식회사가 이르면 다음 달 일본과 미국에 상장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라인주식회사는 네이버가 100% 주식을 소유한 네이버의 자회사다. 네이버의 한 고위 관계자는 1일 “라인 상장 분위기는 충분히 무르익었다. 상장 시점을 결정하는 것만 남았다”고 말했다. 2014년부터 계속돼 온 라인 상장설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라인은 올 초 전 세계 누적 가입자 수 10억 명을 돌파했고, 3월 현재 2억1840만 명의 월간 사용자 수(MAU)를 확보한 막강한 모바일 플랫폼이다. 라인이 상장되면 수조 원 규모의 현금 확보와 함께 네이버에 대한 가치 재평가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 언론 “7월 일-미 시장 상장”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일 “도쿄증권거래소가 이달 중 라인 상장을 승인할 방침을 굳혔다. 상장 시 시가총액은 6000억 엔(약 6조4000억 원)에 달해 올해 기업공개(IPO) 중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도 비슷한 시기에 상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상장 주관사회사는 노무라증권, 모건스탠리 등으로 알려졌다. 라인은 2011년 6월 일본에서 탄생했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해외 시장 공략을 목표로 일본으로 건너가 만들었다. 일본에서 최초로 출시돼 일본의 ‘국민 메신저’로 자리 잡았고 현재 모바일 메신저를 중심으로 게임, 캐릭터, 광고 사업은 물론이고 송금, 결제 등에 이르기까지 서비스하고 있다. 일본 외에도 태국, 대만 등에서 국민 메신저로 자리 잡았고 현재 230개국에서 17개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다. 라인 상장설은 2014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불거졌다. 당시 투자자들의 문의에 대해 네이버는 “일본과 미국 상장을 검토 중이지만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고 실제로 상장은 이뤄지지 않았다. 아사히신문은 “당시 (창업자인) 이해진 의장이 상장 이후 지분 희석으로 경영권이 약화되는 것을 경계해 차등의결권 도입을 요구했다. 하지만 도쿄거래소 측이 반대해 상장이 차일피일 미뤄졌다”고 해석했다. 이어 “(6월 상장설이 나온 걸 보면) 네이버 측이 이 요구를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1일 일본 언론 보도에 대해 네이버 측은 “라인 상장은 확정된 바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라인 상장은 이 의장과 김상헌 네이버 대표 및 네이버 사외이사 등이 참여하는 네이버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이 난 뒤 공시를 통해 확정 발표하게 된다. ○ 가치 평가 관건-네이버 영향은? 라인이 시장 가치를 얼마나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나오고 있다. 6조 원대부터 10조 원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일단 상장이 되면 최소 2000억∼3000억 엔(약 2조1400억∼3조2100억 원)의 현금 마련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업계에서는 라인이 이를 통해 공격적인 해외시장 개척과 광고, 신사업 분야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최근 라인의 성장세는 상장설이 처음 대두됐던 2014년에 비해 주춤한 모습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14년에는 시가총액이 1조 엔(약 10조7000억 원)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지만 성장 둔화 등 이유로 기업 가치가 40% 가까이 하락했다”고 전했다. 라인 상장이 모회사인 네이버의 가치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관심사다. 현재 네이버에서 라인의 역할은 막중하다. 네이버의 올해 1분기(1∼3월) 실적만 봐도 라인을 중심으로 한 해외 매출은 네이버 전체 매출(9373억 원)의 약 36%에 달한다. NH투자증권 안재민 연구원은 “라인 상장은 단기적으로 네이버 주가에 부정적일 수 있다. 하지만 견고한 성장세와 현금 유입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론 호재”라고 말했다. 1일 네이버 주가는 전일 대비 4.58% 하락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도쿄=장원재 특파원}

    • 2016-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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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일 “中, 北도발에 명확히 경고해야”

    북핵 6자회담 한국 측 수석대표인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미국, 일본의 수석대표들과 회동한 뒤 기자들과 만나 “어제(지난달 31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며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으로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날 3국 수석대표 회동은 일본 외무성에서 3시간 동안 진행됐다. 지난달 북한의 제7차 당 대회 이후 처음이고 중국을 방문한 이수용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직전이어서 언론의 관심이 높았다. 김 본부장은 “북한이 도발을 계속하는 한 더 강력한 제재와 고립에 직면하게 될 뿐이라는 점을 엄중히 경고한다”며 3국의 북한 비핵화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도발을 계속하며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있는 북한이 진정하고 의미 있는 대화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6자회담의 의장이며 북한과의 관계가 깊은 중국이 국제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하라고 북한에 명확하게 전해 달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 2270호 이행 보고서 마감일(2일) 직전에 중국 시 주석과 북한 이 부위원장의 회동이 성사된 데 대해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대북제재 이행 보고서 마감을 앞두고 북한이 중국에 지원 사격을 요청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 정부는 6일부터 사흘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8차 미중 전략대화에서 중국의 실질적인 대북 압박을 거듭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측에선 존 케리 국무장관 등이, 중국 측에선 양제츠(楊潔지) 국무위원 등이 참석한다.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핵 야망을 포기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방안이 미중 전략대화에서 논의될 것”이라며 “우리가 희망하는 성과는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놓고 협상하기로 합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도쿄=장원재 peacechaos@donga.com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 2016-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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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변두리공장 봅슬레이 평창올림픽 金향해 질주

    지난달 29일 일본 도쿄(東京) 오다이바(お台場)의 ‘자메이카 축제’ 행사장. 검은색 봅슬레이 썰매를 탄 젊은 여성 두 명이 “정말 멋지다”며 팔을 벌려 포즈를 취했다. ‘시타마치(下町·변두리) 봅슬레이’ 로고가 붙은 썰매 앞에는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출전을 노리는 자메이카 선수들 사진이 들어간 대형 입간판이 세워져 있었다. 이를 지켜보던 호소가이 준이치(細貝淳一) 매터리얼 대표는 기자에게 “마치코바(町工場·동네공장)가 만든 썰매가 평창에서 놀랄 일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1년부터 도쿄 오타(大田) 구의 중소기업들이 모여 시작한 ‘변두리 봅슬레이 프로젝트’를 주도한 사람이다. 일본 기술력으로 봅슬레이를 만들어 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온 것은 2011년이었다. 오타 구산업진흥협회 한 직원이 ‘봅슬레이 썰매는 모두 외국산’이라는 뉴스를 보고 아이디어를 냈다. 호소가이 대표는 “동네공장의 기술력을 세계에 알리고 제조업의 매력을 젊은이들에게 전달하고 싶어 동네공장들이 의기투합했다”고 회상했다. 봅슬레이는 시속이 최고 150km나 돼 ‘빙판의 F1(포뮬러원)’으로 불린다. 페라리, 맥라렌, BMW 등 슈퍼카 제작사들이 카본 등 첨단소재로 만들어 대당 가격이 1억∼2억 원이나 된다. 이런 봅슬레이 썰매를 동네공장이 만든다는 것은 ‘무모한 도전’이었다. 하지만 호소가이 대표는 “기술은 처음부터 자신 있었다”고 했다. 오타 구에는 금속 분야를 중심으로 중소기업 3500곳이 모여 있다. 종업원 10명 미만이 80%로 영세하지만 전문성은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한다. 동네공장 30여 곳이 모였지만 봅슬레이를 잘 아는 사람은 없었다. 외국산 썰매를 해체해 도면을 만들고 200여 개의 부품을 분담해 만들었다. 첫 썰매 제작에 걸린 기간은 불과 12일. 2012년 전일본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일본봅슬레이연맹은 소치 올림픽에서 외국산 썰매를 선택했다. 프로젝트팀은 4년 후를 기약하며 썰매 개량에 매달렸다. 문제는 테스트였다. 호소가이 대표는 “시험 주행을 통해 데이터를 축적해야 하는데 일본에서는 힘들었다”며 “유럽까지 썰매 운송비용만 왕복 140만 엔(약 1500만 원)이나 들었다”고 했다. 이때 여론이 움직였다. 신문들은 ‘동네공장이 기술력으로 세계무대를 두드린다’며 대서특필했고 드라마, 다큐멘터리로도 제작됐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도 이들의 도전을 다루자 대기업들이 스폰서를 자청해 3500만 엔(약 3억8000만 원)의 후원금이 금세 모였다. 유럽 현지 테스트를 통해 성능이 개선된 모델을 내놨지만 지난해 일본 대표팀은 다시 독일산을 택했다. 프로젝트팀은 포기하지 않고 해외 문을 두드렸고 영화 ‘쿨러닝’으로 유명한 자메이카팀의 마음을 사는 데 성공했다. 자메이카팀은 올 1월 일본을 방문해 평창 올림픽에 함께 도전하기로 했다. 호소가이 대표는 “자메이카팀은 지난번 대회까지 최약체였지만 최근 미국 대표였던 세계 정상급 선수가 귀화했다. 올가을에는 최고의 썰매가 나오기 때문에 기대할 만하다”고 자신했다. 자메이카 팀은 시험 주행을 마친 뒤 ‘평창 금메달도 꿈은 아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일본에서는 최근 제조 중소기업을 재조명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오타 구의 중소기업이 로켓 핵심 부품을 만드는 드라마 ‘변두리 로켓’은 지난해 드라마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연두 기자회견에서 대사를 언급하기도 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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