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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공적 활동을 지원할 대통령실 제2부속실 설치를 놓고 여당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국민의힘 김용태 최고위원은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실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이 뒷받침되도록 하는 것이 불필요한 논란을 더 이상 양산하지 않을 수 있다”며 제2부속실 설치 검토를 촉구했다. 그러나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으로 꼽히는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공약 파기이기 때문에 가급적 하지 않는 게 맞다고 본다. 제2부속실을 부활시키지 않더라도 대통령 부인의 공적 활동을 충분히 뒷받침할 수 있다”며 반대 뜻을 분명히 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윤 대통령의 사과와 함께 제2부속실 설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일했던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제2부속실 행정관 TO(정원)가 2, 3명”이라며 “3명이 김 여사 일을 도와주고 있다고 하면 제2부속실을 운영하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 입장에서 (제2부속실 폐지) 약속에 대한 파기가 있다. 사과하기 싫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논란 속에 김 여사는 대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 여사는 이날 오후 고 전두환 전 대통령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찾아 부인 이순자 씨를 만났다. 14일에는 국민의힘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의 부인 11명과 서울 용산 컨벤션센터에서 오찬을 함께했다. 권 원내대표 등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김 여사는 의원 부인들에게 “언니”라고 부르며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의 노고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더불어민주당 내 ‘세대교체론’ 바람을 타고 ‘97(90년대 학번, 70년대생) 그룹’의 8월 전당대회 출마가 가시화되자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그룹’에서 견제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86그룹인 이인영 의원은 15일 BBS라디오에서 ‘86용퇴론’에 대해 “모든 세대가 서로 공동의 과제를 놓고 서로 연대하는 방안도 나쁘지 않다”고 했다. 그는 “할 일을 다 했다면 언제든지 물러날 수 있어야 한다. 다만 특정세대 전체를 물러나라고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개별적 자유의지가 존중되고 유권자들의 평가라는 선별적 과정이 있는 것이 더 자연스럽고 좋다고 생각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당 내 ‘97그룹’의 움직임에 대해선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키에 충분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이들이 나설 때 각기 자신이 강조하는 새로운 가치와 노선을 일발 장전하고 나섰으면 좋겠다”고 했다. 역시 86그룹인 전해철 의원도 이날 CBS라디오에서 당내 세대교체론이 점화된 것과 관련해 “세대 교체가 인위적으로 될 수 있겠냐”며 “(세대교체를) 나이, 연령, 연도 등에 한정해 한다는 것은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고 또 그렇게 해선 안 된다고 본다”고 했다.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 운영위원장인 고영인 의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너무 생물학적으로 규정하면 다른 분들의 기회를 차단할 수 있고, 그들만이 리더로서 자질을 갖춘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처럼회’는 검찰개혁의 순교자가 될 수 있다는 헌신의 각오가 돼 있는 분들이다.”(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 “처럼회를 계파로 모는 건 정치폭력이다.”(무소속 민형배 의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강경파 초선 모임인 ‘처럼회’에 대한 해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자 소속 의원들이 본격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황 의원은 14일 CBS 라디오에서 “일부 언론에서 (처럼회가) 강경 개혁파 의원으로 분류되지만 사실 면면을 살펴보면 합리적이고 온건한 성향을 가진 분들이 대부분”이라며 “처럼회는 보스가 있는 계파 모임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른바 ‘검수완박’ 과정에서 위장 탈당 논란을 일으켰던 민형배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전형적인 토끼몰이 작전’ ‘막가파식 낙인찍기’ 등의 격한 표현을 쓰며 “(처럼회 해체론은) 근거도 논리도 빈약하기 짝이 없는 정치 공세”라고 했다. 강경파인 정청래 의원은 “당원과 지지자들이 왜 처럼회 회원들에게 후원금을 보내며 지지하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반면 당 밖에선 이들의 주장과 반대되는 쓴소리가 쏟아졌다. 이날 이탄희 의원 등이 주최한 ‘민주당 대선·지선 평가 연속토론회’에서 하헌기 새로운소통연구소장은 “민심을 듣는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서라도, 하나 되는 민주당이란 시그널을 주기 위해서라도 (처럼회가) 해체를 선언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노무현 정부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을 지낸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는 정 의원을 향해 “처럼회가 해리 포터라도 되나. 입으로 주문만 외면 개혁이 이뤄지게”라고 지적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처럼회’는 검찰개혁의 순교자가 될 수 있다는 헌신의 각오가 돼 있는 분들이다.” 더불어민주당 강경파 초선 모임인 ‘처럼회’ 소속 황운하 의원이 당 안팎에서 이어지는 처럼회 해체 요구에 대해 이 같이 말하며 반대했다. 황 의원은 14일 CBS라디오에서 “일부 언론에서 (처럼회가) 강경 개혁파 의원으로 분류되지만 사실 면면을 살펴보면 합리적이고 온건한 성향을 가진 분들이 대부분”이라며 “처럼회는 보스가 있는 계파 모임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 당이 직면한 상황에서 남 탓은 자중하자”며 “오히려 (해체를) 섣불리 촉진하다 보면 분열이 촉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4선 중진의 ‘민평련(민주평화국민연대)’ 계열인 우원식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에서 계파 해체 주장에 대해 “결국 나도 없앨 테니까 너도 없애라는 남탓용, 면피용”이라며 “제대로 된 혁신을 하지 않고 계파 탄압 하면서 화장발만 고치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야권 관계자는 “당 내에서 처럼회와 민평련, 더좋은미래 등 주요 계파 해체 요구가 꾸준히 이어지자 그 동안 침묵하던 계파 소속 의원들도 본격 반발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반면 이날 외부 인사들이 참여한 당 내 토론회에선 이들의 주장과 반대되는 쓴소리가 쏟아졌다. 이날 이탄희 의원 등 초·재선 11명이 공동주최한 ‘민주당 대선·지선 평가 연속토론회’에서 하헌기 새로운소통연구소장은 “민심을 듣는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서라도, 하나되는 민주당이란 시그널을 주기 위해서라도 (처럼회가) 해체를 선언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유승찬 정치컨설턴트 스토리닷 대표는 “‘검수완박’을 위해 민형배 의원이 위장탈당을 하는 등 (민주당이) 여러 번 민주적 규범을 파괴했다”고 처럼회 소속 민 의원을 직격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더불어민주당 내 친이재명(친명)과 비이재명(비명) 의원들이 주말 새 ‘수박 논쟁’을 벌이며 정면충돌했다. 수박은 이재명 의원의 강성 지지층이 ‘겉은 푸르면서 속은 빨갛다’며 이낙연 전 대표 측을 비롯한 친문(친문재인)계 정치인을 비난할 때 쓰는 표현이다. 여기에 친문과 86그룹(80년대 학번, 60년대생) 의원들도 ‘범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당내 강경파 초선 모임인 ‘처럼회’ 의원들에 대한 공개 비판에 나서면서 당내 계파 전선이 더 복잡하게 꼬여가는 형국이다. 당 내홍을 수습하기 위한 혁신 비상대책위원회까지 출범시키고도 민주당의 ‘신(新)주류’ 쟁탈전이 더 점입가경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처럼회 해산” vs “계파 정치로 천수”정세균계 대표주자인 3선 이원욱 의원과 이재명 의원 최측근 의원 모임인 ‘7인회’ 소속이자 강경파 초선 의원 모임인 ‘처럼회’ 소속인 김남국 의원은 주말 내내 페이스북으로 설전을 벌였다. 발단은 이 의원이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수박 사진이었다. 김 의원은 이원욱 의원이 “수박 정말 맛있네요”라는 글과 함께 올린 수박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국민에게 시비 걸듯이 조롱과 비아냥거리는 글을 올려서 일부러 화를 유발하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행동”이라고 했다. 이재명 지지자들에 대한 조롱의 메시지라는 것. 앞서 이원욱 의원은 6·1지방선거 패배 직후에도 ‘이재명 책임론’을 꺼내들며 “필요하다면 (내가) 대표 수박이 되겠다”고 적었다. 그러자 이원욱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에 김 의원을 향해 “누가 정치 훌리건의 편을 드는가, 현재 시점에서 의원들을 돌아보면 이른바 ‘친명 의원’”이라며 “‘처럼회’ 왜 해산 안 하시나. 해산을 권유드린다”고 적었다. 앞서 이 의원 등 정세균계 의원들은 3일 ‘계파 해체’를 선언한 바 있다. 이에 김 의원은 또다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계파 정치로 천수를 누렸던 분들이 느닷없이 계파 해체 선언하면 잘못된 계파 정치 문화가 사라지는가”라며 “도둑이 선량한 시민에게 도둑 잡아라 소리치는 꼴”이라고 반박했다. 이원욱 의원은 세 번째 글을 올려 “저와 제 주변 많은 동료 의원들은 처럼회를 이재명을 지지하는 의원모임으로 안다”며 “처럼회가 주도했던 이른바 ‘검수완박’ 당시 민형배 의원의 탈당 등 절차적 문제는 없었는지도 의문”이라고 재반박했다.○ 처럼회 비판에 86그룹도 가세친문 진영의 윤영찬 의원도 처럼회 소속 이수진 의원(서울 동작을)을 사실상 공개 저격하며 강경파 비판에 나섰다. 윤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에 “우리 당 한 의원이 유튜버와의 인터뷰에서 이낙연 대표와 가까운 청와대 출신 의원이 ‘울면서 언론의 자유를 달라’며 언론개혁을 반대했다고 했다. 유튜브에서 아무 말이나 하면 그게 사실이 되냐”며 “이런 분들과 같은 당으로 정치를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고 했다. 윤 의원은 이재명 의원의 강성 지지층의 공격과 이들이 퍼뜨리는 가짜 뉴스도 문제 삼았다. 그는 “‘이낙연과 수박들 민주당에서 나가라’ 등 저주의 내용을 담은 시꺼먼 문서들이 지방선거 기간 내내 사무실 팩스로 날아들었다”며 “이 전 대표가 미국으로 떠나자마자, 이 전 대표에 대한 가짜 뉴스가 더 기승을 부리며 퍼지고 있다”고 했다. ‘강경파 때리기’엔 ‘86그룹’ 소속 이인영 의원도 가세했다. 그는 11일 페이스북에 “이재명과 송영길은 출마하도록 드라이브 걸고 ‘586 용퇴론’을 얘기한 건 모순이다. 그 둘은 586 아닌가”라고 했다. 이어 ‘검수완박’을 언급하며 “검찰개혁은 국민이 찬성하지만 박탈은 낯설어한다. 사이다가 늘 좋은 건 아니다”라며 “탈당까지 하면서 추진한 것은 대중 정서에 무리였다”고 적었다. 민 의원의 위장 탈당 등에 책임을 돌린 것. 당내 소장파인 박용진 의원도 지도부를 향해 “강경파에만 매달리는 지도부, 그런 목소리만 난무하는 전당대회를 보고 국민들이 민주당에게 등을 돌릴 수밖에 없다”며 국민 참여 비중을 10%에서 50%로 늘릴 것을 요구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정부가 시행령 등으로 입법부를 우회하는 이른바 ‘국회 패싱’을 막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국민의힘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이어 ‘정부완박’을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12일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검수완박’을 하더니, 지방선거를 패배하자마자 ‘정부완박’을 시도하고 있다”며 “국정 발목 잡기를 넘어 발목 꺾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민주당은 국민과의 약속을 뒤집고 후반기 원 구성을 가로막고 있다”며 “스스로 국회를 개점휴업 상태로 만들어 놓고 국회의 통제권을 운운하면 누가 그 진정성을 곧이곧대로 믿겠느냐”고 비판했다. 앞서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국회 상임위원회가 시행령인 대통령령과 규칙인 총리령 등이 법률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판단할 경우 소관 행정기관의 장에게 이에 대한 수정 및 변경을 요청할 수 있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겠다고 예고했다. 현행법은 법률 위반 여부를 검토해 통보하도록 하고 있는데, 개정안은 이에 그치지 않고 수정·변경을 요청하는 권한까지 부여해 정부에 대한 국회의 통제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권 원내대표는 “행정부의 ‘국회 패싱’을 방지하겠다는 (민주당의) 주장 자체가 언어도단”이라며 “민주당이야말로 문재인 정부 시절 대통령만 바라보며 민망한 기립 표결과 날치기를 반복했고 바로 이것이 국회 프리패스의 전형”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개정안은 의회 독재와 입법 폭주를 조장해 삼권분립의 본질을 침해할 수 있다”며 “국민의 심판은 오만함에 대한 심판이었는데 이처럼 간단한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면 민주당은 민심의 성난 파도에 둘러싸인 170석의 섬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삼권분립 원칙을 준수하고 국회의 입법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고자 하는 법안을 두고 ‘정부완박’이라는 일각의 주장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오히려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제정한 법률에서 위임하지 않은 행정 입법만으로 국가를 운영하려는 것이야말로 ‘입법완박’ 아니냐”고 반박했다. 민주당 이수진(비례) 원내대변인도 이날 페이스북에 “윤석열 정부는 정부조직법의 입법 취지를 부정하며 대통령 시행령 개정으로 법무부 산하에 인사정보관리단을 출범시키는 등 국회의 입법권을 심대하게 훼손하고 있다”며 “‘의회독재’, ‘입법폭주’ 운운하며 ‘삼권분립의 본질을 침해한다’니 권성동 원내대표의 주장은 적반하장”이라고 적었다.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더불어민주당 내 친이재명(친명)과 비이재명(비명) 의원들이 주말 새 ‘수박 논쟁’을 벌이며 정면충돌했다. 수박은 이재명 의원의 강성 지지층이 ‘겉은 푸르면서 속은 빨갛다’며 이낙연 전 대표 측을 비롯한 친문(친문재인)계 정치인을 비난할 때 쓰는 표현이다. 여기에 친문과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 의원들도 ‘범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당 내 강경파 초선 모임인 ‘처럼회’ 의원들에 대한 공개 비판에 나서면서 당 내 계파 전선이 더 복잡하게 꼬여가는 형국이다. 당 내홍을 수습하기 위한 혁신 비상대책위원회까지 출범시키고도 민주당의 ‘신(新)주류’ 쟁탈전이 더 잠입가경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 “처럼회 해산” vs “계파정치로 천수” 정세균계 대표주자인 3선 이원욱 의원과 이재명 의원 최측근 의원 모임인 ‘7인회’ 소속이자 강경파 초선 의원 모임인 ‘처럼회’ 소속인 김남국 의원은 주말 내내 페이스북으로 설전을 벌였다. 발단은 이 의원이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수박 사진이었다. 김 의원은 이원욱 의원이 “수박 정말 맛있네요”라는 글과 함께 올린 수박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국민에게 시비 걸듯이 조롱과 비아냥거리는 글을 올려서 일부러 화를 유발하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행동”이라고 했다. 이재명 지지자들에 대한 조롱의 메시지라는 것. 앞서 이원욱 의원은 6·1 지방선거 패배 직후에도 ‘이재명 책임론’을 꺼내들며 “필요하다면 (내가) 대표 수박이 되겠다”고 적었다. 그러자 이원욱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에 김 의원을 향해 “누가 정치훌리건의 편을 드는가, 현재 시점에서 의원들을 돌아보면 이른바 ‘친명 의원’”이라며 “‘처럼회’ 왜 해산 안하시나. 해산을 권유드린다”고 적었다. 앞서 이 의원 등 정세균계 의원들은 지난 3일 ‘계파 해체’를 선언한 바 있다. 이에 김 의원은 또 다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계파 정치로 천수를 누렸던 분들이 느닷없이 계파 해체 선언하면 잘못된 계파정치 문화가 사라지는가”라며 “도둑이 선량한 시민에게 도둑 잡아라 소리치는 꼴”이라고 반박했다. 이원욱 의원은 세 번째 글을 올려 “저와 제 주변 많은 동료 의원들은 처럼회를 이재명을 지지하는 의원모임으로 안다”며 “처럼회가 주도했던 이른바 ‘검수완박’ 당시 민형배 의원의 탈당 등 절차적 문제는 없었는지도 의문”이라고 재반박했다.● 처럼회 비판에 86그룹도 가세 친문 진영의 윤영찬 의원도 처럼회 소속 이수진 의원(서울 동작을)을 사실상 공개 저격하며 강경파 비판에 나섰다. 윤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에 “우리 당 한 의원이 유튜버와의 인터뷰에서 이낙연 대표와 가까운 청와대 출신 의원이 ‘울면서 언론의 자유를 달라’며 언론개혁을 반대했다고 했다. 유튜브에서 아무 말이나 하면 그게 사실이 되냐”며 “이런 분들과 같은 당으로 정치를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고 했다. 윤 의원은 이재명 의원의 강성 지지층의 공격과 이들이 퍼뜨리는 가짜 뉴스도 문제삼았다. 그는 “‘이낙연과 수박들 민주당에서 나가라’ 등 저주의 내용을 담은 시꺼먼 문서들이 지방선거 기간 내내 사무실 팩스로 날아들었다”며 “이 전 대표가 미국으로 떠나자마자, 이 전 대표에 대한 가짜 뉴스가 더 기승을 부리며 퍼지고 있다”고 했다. ‘강경파 때리기’엔 ‘86그룹’(80년대 학번, 60년대생) 소속 이인영 의원도 가세했다. 그는 11일 페이스북에 “이재명과 송영길은 출마하도록 드라이브 걸고 ‘586 용퇴론’을 얘기한 건 모순이다. 그 둘은 586 아닌가”라고 했다. 이어 ‘검수완박’을 언급하며 “검찰개혁은 국민이 찬성하지만 박탈은 낯설어한다. 사이다가 늘 좋은 건 아니다”라며 “탈당까지 하면서 추진한 것은 대중 정서에 무리였다”고 적었다. 민 의원의 위장탈당 등에 책임을 돌린 것. 당내 소장파인 박용진 의원도 지도부를 향해 “강경파에만 매달리는 지도부, 그런 목소리만 난무하는 전당대회를 보고 국민들이 민주당에게 등을 돌릴 수 밖에 없다”며 국민 참여 비중을 10%에서 50%로 늘릴 것을 요구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정부가 시행령 등으로 입법부를 우회하는 이른바 ‘국회 패싱’을 막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국민의힘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이어 ‘정부완박’을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12일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검수완박’을 하더니, 지방선거를 패배하자마자 ‘정부완박’을 시도하고 있다”며 “국정 발목잡기를 넘어 발목 꺾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민주당은 국민과의 약속을 뒤집고 후반기 원 구성을 가로막고 있다”며 “스스로 국회를 개점휴업 상태로 만들어 놓고 국회의 통제권을 운운하면 누가 그 진정성을 곧이곧대로 믿겠느냐”고 비판했다. 앞서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국회 상임위원회가 시행령인 대통령령과 규칙인 총리령 등이 법률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판단할 경우 소관 행정기관의 장에게 이에 대한 수정 및 변경을 요청할 수 있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겠다고 예고했다. 현행법은 법률 위반 여부를 검토해 통보하도록 하고 있는데, 개정안은 이에 그치지 않고 수정·변경을 요청하는 권한까지 부여해 정부에 대한 국회의 통제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권 원내대표는 “행정부의 ‘국회 패싱’을 방지하겠다는 (민주당의) 주장 자체가 언어도단”이라며 “민주당이야말로 문재인 정부 시절 대통령만 바라보며 민망한 기립 표결과 날치기를 반복했고 바로 이것이 국회 프리패스의 전형”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개정안은 의회 독재와 입법 폭주를 조장해 삼권분리의 본질을 침해할 수 있다”며 “국민의 심판은 오만함에 대한 심판이었는데 이처럼 간단한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면 민주당은 민심의 성난 파도에 둘러싸인 170석의 섬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삼권분립 원칙을 준수하고 국회의 입법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고자 하는 법안을 두고 ‘정부완박’이라는 일각의 주장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오히려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제정한 법률에서 위임하지 않은 행정 입법만으로 국가를 운영하려는 것이야 말로 ‘입법완박’ 아니냐”며 반박했다. 민주당은 조 의원의 법안 발의와 관련해 “당론이 아닌 개별 의원이 발의하는 법안”이라며 아직은 선을 긋는 모양새다. 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 소속 의원이 어떤 법안을 냈을 때 이를 민주당이 냈다고 하는 것은 과장”이라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8일 원내 수석부대표 회동을 열고 21대 후반기 국회 원(院) 구성 협상을 재개했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배분 등에 대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이로 인한 국회 공백은 지난달 30일 0시 전반기 국회 임기가 종료된 이후 10일째 이어졌다. 여야 원내 수석부대표인 국민의힘 송언석, 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1시간가량 후반기 원 구성 방안을 논의했지만 최대 쟁점인 법사위원장 배분 문제를 두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 의원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 공백 상태가 장기화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뜻을 같이했지만, 아직 접점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여야는 이날 법사위 개선 방안을 놓고도 견해차를 드러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법사위가 체계·자구 심사 권한을 남용·월권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할 장치를 만들자는 것과,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을 맡는 게 (전반기 원내대표 합의에서) 같이 연동돼 있었다”며 “그런데 이 전제, 연동돼 있던 법사위가 상원으로 월권적 기능을 하는 문제가 바로잡히지 않았다”고 했다. 반면 송 의원은 “현 시점에서 법사위의 기능에 손대는 것은 더 큰 문제점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여야 원내대표 합의대로 법사위원장을 가져오지 못한다면 강경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거대 야당의 ‘입법 폭주’ 프레임을 다시 꺼내들어 민주당을 압박하겠다는 것. 국민의힘 원내 핵심 관계자는 “막무가내로 법사위원장을 가져가겠다고 일방적인 주장만 내세운다면 여당이 다른 상임위원장까지 모두 맡지 않을 수도 있다”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은 이날 18개 상임위 간사를 모두 임명했다. 반면 민주당은 국회의장단부터 선출해 인사청문회 등 국회 기능부터 정상화하자는 입장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회 운영을 책임져야 할 여당이 ‘법사위원장만 주면 다 된다’고 생각하는 것부터 무책임한 행태”라고 반박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8일 원내 수석부대표 회동을 열고 21대 후반기 국회 원(院) 구성 협상을 재개했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배분 등에 대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이로 인한 국회 공백은 지난달 30일 0시 전반기 국회 임기가 종료된 이후 10일째 이어졌다. 여야 원내 수석부대표인 국민의힘 송언석,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약 1시간 가량 후반기 원 구성 방안을 논의했지만 최대 쟁점인 법사위원장 배분 문제를 두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 의원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 공백 상태가 장기화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데 뜻을 같이했지만, 아직 접점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여야는 이날 법사위 개선 방안을 놓고도 견해 차이를 드러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법사위가 체계·자구 심사 권한을 남용·월권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할 장치를 만들자는 것과,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을 맡는 게 (전반기 원내대표 합의에서) 같이 연동돼 있었다”며 “그런데 이 전제, 연동돼 있던 법사위가 상원으로 월권적 기능을 하는 문제가 바로 잡히지 않았다”고 했다.반면 송 의원은 “현 시점에서 법사위의 기능에 손대는 것은 더 큰 문제점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여야 원내대표 합의대로 법사위원장을 가져오지 못한다면 강경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거대 야당의 ‘입법 폭주’ 프레임을 다시 꺼내들어 민주당을 압박하겠다는 것. 국민의힘 원내 핵심 관계자는 “막무가내로 법사위원장을 가져가겠다고 일방적인 주장만 내세운다면 여당이 다른 상임위원장까지 모두 맡지 않을 수도 있다”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은 이날 18개 상임위 간사를 모두 임명했다. 반면 민주당은 국회의장단부터 선출해 인사청문회 등 국회 기능부터 정상화하자는 입장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회 운영을 책임져야 할 여당이 ‘법사위원장만 주면 다 된다’고 생각하는 것부터 무책임한 행태”라고 반박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8월 전당대회까지 당을 이끌 새 비상대책위원장에 86(80년대 학번·60년대생)그룹 대표 주자인 4선 우상호 의원(60·서울 서대문갑·사진)을 추대했다. 6·1지방선거 참패 이후 친명(친이재명) 대 친문(친문재인) 진영 간 신경전이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비교적 계파 색이 옅은 중진 비대위원장을 선임해 위기를 수습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3·9대선 과정부터 당 안팎에서 ‘86 퇴진론’이 이어져 온 데다 우 의원이 대선 때 이재명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을 지내 선거 패배 책임론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7일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우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선수(選數)별로 추천을 받은 비대위원에는 한정애(3선), 박재호(재선), 이용우(초선) 의원이 선임됐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당연직으로 포함됐다. 민주당은 이번 주 중으로 비대위 구성 공식 인준 절차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우 의원은 이날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선거 패배로 많이 힘들어하는 당을 수습하는 일이 첫째 과제고, 8월 전당대회를 잘 준비해 새로운 지도부가 잘 선출되도록 관리하는 일이 중요하다”며 “지금 나오는 다양한 견해, 갈등 요소를 조만간 수습해 당이 한목소리로 나아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2016년 당 원내대표를 지냈고 올해 후반기 국회의장 경선에 출마했지만 김진표 의원에게 밀려 낙선했다. 86그룹으로 분류되는 그는 현재 격렬한 갈등을 빚고 있는 친문, 친명 진영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평가다. 우 의원 추대에 대해 친명 진영 핵심인 정성호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사심이 있는 분이 아니고 4선 중 경륜이 가장 많고 소통 능력도 뛰어나다”고 했고 친문 진영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당장 전당대회 시점과 경선 룰을 두고 두 진영이 첨예하게 맞선 상황에서 ‘우상호 비대위’가 강한 추진력을 갖고 난관을 돌파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관측이 많다. 우 의원은 이날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후보 공천 과정을 조사해야 한다는 친문 일각의 주장에 대해 “공천 과정 자체까지 조사하는 건 너무 나간 것 같다”고 했다. 8월 전당대회 시점과 룰을 둘러싸고 여전히 이견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날 당내에선 ‘내년 2월 연기론’과 ‘집단지도체제’ 제안도 나왔다. 친문 진영의 김종민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8월에 바로 전당대회를 열고 서로 간 세력 다툼을 해 어느 한 세력이 지도부를 구성하는 것이 맞느냐”며 내년 2월로 미루자고 주장했다. 조응천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이재명 의원이 나오더라도 ‘집단지도체제’로 가야 반대쪽에서도 극렬한 저항이 덜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의총에서도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의총에서) 게임을 앞두고 룰을 바꾸긴 어렵다는 의견과, 반대로 게임을 앞두고 오히려 역동성이 생긴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8월 전당대회까지 당을 이끌 새 비상대책위원장에 4선 중진인 우상호 의원(60·서울 서대문갑)을 추대했다. 민주당은 7일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우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선수(選數)별로 추천을 받은 비대위원에는 한정애(3선) 박재호(재선) 이용우(초선) 의원이 선임됐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당연직으로 포함됐다. 원외 인사로는 김현정 원외위원장협의회장이 이름을 올렸고, 청년과 여성 몫 비대위원은 추후 비대위 내에서 논의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이번주 중으로 비대위 구성 공식 인준 절차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민주당 신현영 대변인은 이날 의총 중간 브리핑을 통해 “우 의원은 중진급의 중량감, 국회의원 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만큼 대선 이후 치우치지 않고 중립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메시지 등에서 전달력 있게 비대위원장으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 대변인은 “당내 인사, 현역 의원이 낫다는 의견이 우세한 가운데 이견이 없었다. 중진 의원들이 추천한 위원장을 선임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2016년 당 원내대표를 지냈고 올해 하반기 국회의장 경선에 출마했지만 김진표 의원에 밀려 낙선했다. 당내 주요 계파인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그룹 대표 주자인 우 의원은 계파색이 짙지 않은 의원으로 분류된다. 다만 3·9대선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던 우 의원 역시 당의 최근 선거 연패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신 대변인은 “당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고 중진의원으로서 치우치지 않는 분으로서 차기 지도부 구성이나 대선·지선 평가를 객관적으로 할 분”이라며 “그 부분에 있어 다른 우려는 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야권 관계자는 “선거 참패를 두고 당 내 내홍이 길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원외 인사들이 비대위원장직을 모두 꺼리니 특정 계파에 속하지 않은 당 중진 의원에게 일단 위기 수습을 맡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재명 의원의 출마를 둘러싼 친명(친이재명)과 친문(친문재인) 진영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날 ‘집단지도체제’ 제안도 나왔다. 조응천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여당일 때는 강력한 대통령이 있고 또 그만한 권한과 권위가 있지만, 야당일 때는 그게 약해서 권한과 책임을 공유한다는 의미로 ‘원트랙’으로 갔다”며 “이 의원이 대표로 나선다고 해도 이제는 원트랙으로 가야 반대쪽에서도 극렬한 저항이 덜할 것”이라고 했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 선출해 당대표에게 힘을 몰아주는 방식 대신 과거 새정치민주연합 시절 계파 안배 차원에서 당대표와 최고위원 선거를 함께 치른 뒤 최다득표자가 대표 최고위원, 차득표자가 최고위원이 되도록 하는 방식을 제안한 것. 조 의원은 의총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재선 의원 간엔 의견을 조금 모았다”고 말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사진)가 미국 출국을 하루 앞두고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해인 수녀의 시 ‘풀꽃의 노래’를 소개하며 “잊혀지는 것은 두렵지 않다”는 메시지를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전날 지지자 모임에 초청받은 자리에서 ‘풀꽃의 노래’를 암송했다”며 “바람에 날린 씨앗이 아무 곳에서나 싹트고 자라 꽃을 피우고 다시 씨앗을 잉태하는 야생화의 삶을 생각하며 음미해 보자”고 적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세상을 위해 기쁘게 헌신하는 수많은 사람들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시는 ‘푸름에 물든 삶이기에/잊혀지는 것은/두렵지 않아/나는 늘/떠나면서 살지’로 끝맺는다. 이 전 대표는 전날 지지자 모임에서 “당 대표가 바뀌는 한이 있어도 당은 안 바뀐다. 당원이 주인”이라며 “스스로를 존중하고,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지방선거 패배 이후 당의 내홍을 의식한 듯 “민주당이 굉장히 엄중한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는데 이 시기를 잘못 다루면 많이 쪼그라질 우려가 있다”며 “이 국면을 빨리 현명하게 넘기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7일 출국해 1년 동안 미국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에서 남북관계와 국제정치를 연구할 예정이다. 하지만 당 내부의 혼란이 길어져 이를 수습하기 위한 이 전 대표의 역할론이 부각될 경우 조기 귀국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에서 “분명한 건 (이 전 대표가) 아직 정계 은퇴를 선언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치를 그만둔 것이 아니고, 종로 지역위원장 자리도 갖고 있다”며 “일단 미국에서 충전 시간을 가지며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불붙은 더불어민주당 내 친명(친이재명)과 친문(친문재인) 진영 간 갈등이 전당대회 룰을 둘러싼 신경전으로 이어졌다. 3·9대선 이후 가입한 신규 당원에 대한 투표권 인정 여부가 최대 쟁점이다. 신규 당원 대다수가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 등 이재명 의원 지지층이다 보니 친명 진영에선 “신규 당원들에게도 투표권을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이에 친문 진영은 “기존 룰을 유지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신규 당원 투표권 인정 여부 놓고 충돌민주당 당규에 따르면 ‘선거권 행사 6개월 전 입당’과 ‘12개월 내 6회 이상 당비 납부’라는 조건을 채워야 권리당원으로서 당내 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현행 규정대로라면 3·9대선 이후 민주당에 가입한 약 20만 명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친명계 인사들이 6일 신규 당원 투표권 확대를 잇달아 주장하고 나선 배경이다. 안민석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이미 국민의힘은 지난해 6개월 (규정을) 폐지하고 3개월 당비 납부한 사람에게 투표권을 줬다”며 “지금 민주당은 국민의힘보다 못 한 고루한 당이 돼 버렸다”고 주장했다. 민주당도 당규를 개정해 가입 기간이 짧은 신규 당원에게도 투표권을 줘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민주당이 관련 규정을 바꾸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계파 기득권” 때문이라고 했다. 친명 진영에선 ‘대의원 40%, 권리당원 45%, 일반 국민 여론조사 10%, 일반 당원 여론조사 5%’를 합산해 치러지는 현행 전당대회 선거 방식에서 권리당원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대선 때 이재명 캠프 대변인을 지낸 현근택 변호사는 이날 CBS 라디오에서 “전당대회 룰은 국민의힘이 훨씬 민주적”이라며 “컷오프나 본선에서 국민의 여론을 잘 반영하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1만5000명에 못 미치는 대의원들의 의견이 80만 명에 육박하는 권리당원에 비해 과다 대표된다는 취지다. 반면 친문 진영은 기존 룰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홍영표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지금 당도 어렵고 복잡한 상황에서 선거를 앞두고 룰을 바꾼다면 또 당에 굉장히 많은 진통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그때도 (룰을) 그렇게 만든 이유들이 있다, 1, 2년 해 온 것도 아닌데 존중하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관계자는 “신규 당원 투표권 부여나 권리당원 투표 비중 확대 모두 친명계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친문 진영 반발이 상당할 것”이라며 “전당대회를 얼마 남겨 놓지 않고 당장 당규를 바꾸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첫 공개 행보 나선 李, 현안엔 침묵이 의원은 현충일을 맞아 인천 계양구 황어장터 3·1만세운동기념탑을 참배하며 인천 계양을 지역구 국회의원 당선 이후 첫 공개 행보에 나섰지만 이날도 침묵을 이어갔다. 이 의원은 지방선거 이후 당내에서 불거진 ‘이재명 책임론’ 등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당 관계자들과 참배를 마친 뒤 향후 의정활동 계획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자리를 피했다. 이 의원과 가까운 한 의원은 “이 의원이 선거 당사자이자 사령탑 역할을 한 만큼 입장 표명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라며 “앞으로의 행보를 두고 가까운 의원들과 지속적으로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7일 국회에 첫 출근할 예정이다. 박홍근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6일 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와 원외 지역위원장 연석회의를 잇달아 열어 비대위 구성 및 당 쇄신 방안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민주당은 7일 의원총회를 열고 비대위 구성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이날 안 의원이 비대위원장 후보로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강 전 장관은 “와전된 오보다. 제 (기존) 활동에 지장이 있을까 염려된다”며 선을 그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포함한 21대 국회 후반기 원(院) 구성 협상을 둘러싼 여야의 장외 신경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그러나 여야는 정작 본격적인 협상을 위한 회동 일정조차 합의하지 못한 상태다. 원 구성이 지연되면서 국민의힘은 인사청문회 없이 일부 국무위원 후보자들의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고 벼르고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6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장을 민주당 몫으로 선출하면 법사위원장은 원내 제2당인 국민의힘이 가져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에게 ‘법사위만 주면 협상이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라며 “만일 타결이 되지 않으면 원내 제1당인 민주당의 책임”이라고 했다. 반면 박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지금 나라의 안보를 책임져야 할 여당이 해야 할 최선의 선택은 당리당략을 버리고 즉각 국회의장을 선출하여 국회를 정상화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을 압박했다. 민주당의 내홍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여야 협상 지연의 배경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비대위가 꾸려져야 원 구성 협상을 포함한 여야 현안에 대해 가닥이 잡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에 따라 고위공직자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도 기약이 없는 상태다. 당장 지난달 16일 청문요청안이 접수된 김창기 국세청장 후보자의 청문 기한이 지난 상황. 윤석열 대통령은 8일 김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할 계획이다. 권 원내대표는 김 후보자와 관련해 “국회의 잘못으로 청문회를 개최하지 못했기 때문에 행정부에 책임을 넘길 수 없다”라며 “불가피하게 청문회 없이 임명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또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 후보자와 관련해 “원 구성을 마무리하고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께서 임명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는 요청을 대통령실에 전달하겠다”라면서도 “이달 말까지 원 구성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행정부에서 일방적으로 임명해도 (국회가) 뭐라고 할 수 없다”고 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불붙은 더불어민주당 내 친명(친이재명)과 친문(친문재인) 진영 간 갈등이 전당대회 룰을 둘러싼 신경전으로 이어졌다. 3·9 대선 이후 가입한 신규 당원에 대한 투표권 인정 여부가 최대 쟁점이다. 신규 당원 대다수가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 등 이재명 의원 지지층이다 보니 친명 진영에선 “신규 당원들에게도 투표권을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이에 친문 진영은 “기존 룰을 유지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신규당원 투표권 인정 여부 놓고 충돌 민주당 당규에 따르면 ‘선거권 행사 6개월 전 입당’과 ‘12개월 내 6회 이상 당비 납부’라는 조건을 채워야 권리당원으로서 당 내 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현행 규정대로라면 3·9대선 이후 민주당에 가입한 약 20만 명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친명계 인사들이 6일 신규 당원 투표권 확대를 잇달아 주장하고 나선 배경이다. 안민석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이미 국민의힘은 지난해 6개월 (규정을) 폐지하고 3개월 당비 납부한 사람에게 투표권을 줬다”며 “지금 민주당은 국민의힘보다 못한 고루한 당이 돼 버렸다”고 주장했다. 민주당도 당규를 개정해 가입기간이 짧은 신규 당원에게도 투표권을 줘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민주당이 관련 규정을 바꾸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계파 기득권” 때문이라고 했다. 친명 진영에선 ‘대의원 40%, 권리당원 45%, 일반국민 여론조사 10%, 일반당원 여론조사 5%’를 합산해 치러지는 전당대회 선거 방식도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대선 때 이재명 캠프 대변인을 지낸 현근택 변호사는 이날 CBS라디오에서 “전당대회 룰은 국민의힘이 훨씬 민주적”이라며 “컷오프나 본선에서 국민의 여론을 잘 반영하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1만5000명에 못 미치는 대의원들의 의견이 80만 명에 육박하는 권리당원에 비해 과다 대표된다는 취지다. 반면 친문 진영은 기존 룰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홍영표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지금 당도 어렵고 복잡한 상황에서 선거를 앞두고 룰을 바꾼다면 또 당에 굉장히 많은 진통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그때도 (룰을) 그렇게 만든 이유들이 있다, 1, 2년 해온 것도 아닌데 존중하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관계자는 “신규 당원 투표권 부여나 권리당원 투표 비중 확대 모두 친명계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친문 진영 반발이 상당할 것”이라며 “전당대회를 얼마 남겨놓지 않고 당장 당규를 바꾸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 첫 공개행보 나선 李, 현안엔 침묵 이 의원은 현충일을 맞아 인천 계양구 황어장터 3·1만세운동기념탑을 참배하며 인천 계양을 지역구 국회의원 당선 이후 첫 공개 행보에 나섰지만 이날도 침묵을 이어갔다. 이 의원은 지방선거 이후 당 내에서 불거진 ‘이재명 책임론’ 등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당 관계자들과 참배를 마친 뒤 향후 의정활동 계획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자리를 피했다. 이 의원과 가까운 한 의원은 “이 의원이 선거 당사자이자 사령탑 역할을 한 만큼 입장 표명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라며 “앞으로의 행보를 두고 가까운 의원들과 지속적으로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르면 7일 국회로 첫 출근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홍근 당대표 직무대형 겸 원내대표는 6일 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와 원외 지역위원장 연석회의를 잇달아 열어 비대위 구성 및 당 쇄신 방안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민주당은 7일 의원총회를 열고 비대위 구성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이날 안 의원이 비대위원장 후보로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강 전 장관은 “와전된 오보다. 제 (기존) 활동에 지장이 있을까 염려된다”며 선을 그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미국 출국을 하루 앞두고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해인 수녀의 시 ‘풀꽃의 노래’를 소개하며 “잊혀지는 것은 두렵지 않다’는 메시지를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전날 지지자 모임에 초청받은 자리에서 ‘풀꽃의 노래’를 암송했다”며 “바람에 날린 씨앗이 아무 곳에서나 싹트고 자라 꽃을 피우고 다시 씨앗을 잉태하는 야생화의 삶을 생각하며 음미해 보자”고 적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세상을 위해 기쁘게 헌신하는 수많은 사람들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시는 ‘푸름에 물든 삶이기에/ 잊혀지는 것은/ 두렵지 않아/ 나는 늘/ 떠나면서 살지’로 끝맺는다. 이 전 대표는 전날 지지자 모임에서 “당 대표가 바뀌는 한이 있어도 당은 안 바뀐다. 당원이 주인”이라며 “스스로를 존중하고,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지방선거 패배 이후 당의 내홍을 의식한 듯 “민주당이 굉장히 엄중한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는데 이 시기를 잘못 다루면 많이 쪼그라질 우려가 있다”며 “이 국면을 빨리 현명하게 넘기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7일 출국해 1년 동안 미국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에서 남북관계와 국제정치를 연구할 예정이다. 하지만 당 내부의 혼란이 길어져 이를 수습하기 위한 이 전 대표의 역할론이 부각될 경우 조기 귀국 가능성도 열려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에서 “분명한 건 (이 전 대표가) 아직 정계 은퇴를 선언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치를 그만둔 것이 아니고, 종로 지역위원장 자리도 갖고 있다”며 “일단 미국에서 충전 시간을 가지며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포함한 21대 국회 후반기 원(院) 구성 협상을 둘러싼 여야의 장외 신경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그러나 여야는 정작 본격적인 협상을 위한 회동 일정조차 합의하지 못한 상태다. 원 구성이 지연되면서 국민의힘은 인사청문회 없이 일부 국무위원 후보자들의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고 벼르고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6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장을 민주당 몫으로 선출하면 법사위원장은 원내 제2당인 국민의힘이 가져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에게 ‘법사위만 주면 협상이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라며 “만일 타결이 되지 않으면 원내 제1당인 민주당의 책임”이라고 했다. 반면 박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지금 나라의 안보를 책임져야 할 여당이 해야 할 최선의 선택은 당리당략을 버리고 즉각 국회의장을 선출하여 국회를 정상화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을 압박했다. 그는 또 “국회의장이 없어 민생 위기와 북한의 도발에 제대로 대응조차 못하는 국회 공백사태를 국민들이 어떻게 보실지 걱정”이라고도 비판했다. 민주당의 내홍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여야 협상 지연의 배경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비대위가 꾸려져야 원 구성 협상을 포함한 여야 현안에 대해 가닥이 잡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에 따라 고위공직자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도 기약이 없는 상태다. 당장 지난달 16일 청문요청안이 접수된 김창기 국세청장 후보자의 청문 기한은 넘긴 상황. 윤 대통령은 8일 김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할 계획이다. 권 원내대표는 김 후보자와 관련해 “국회의 잘못으로 청문회를 개최하지 못했기 때문에 행정부에 책임을 넘길 수 없다”라며 “불가피하게 청문회 없이 임명해야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또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 후보자와 관련해 “원 구성을 마무리하고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께서 임명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는 요청을 대통령실에 전달하겠다”라면서도 “이달 말까지 원구성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행정부에서 일방적으로 임명해도 (국회가) 뭐라고 할 수 없다”고 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6·1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더불어민주당의 내홍이 새로운 당 대표를 뽑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전쟁’으로 옮겨붙었다. 연이은 선거 패배에 쇄신하고 반성하겠다던 민주당이 결국은 차기 총선 공천권을 둘러싼 당권 싸움에 열 올리고 있는 것. 이재명 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를 요구하고 나선 ‘반(反)이재명계’는 이 의원의 인천 계양을 전략공천 과정까지 들여다보자고 압박했다. 3일 친문(친문재인) 진영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반명’ 진영 의원들은 이 의원을 향한 파상 공세를 쏟아냈다. 김종민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이번 지방선거가 민주당에는 참사였는데 가장 큰 원인이 이재명, 송영길 두 분이 한 달 만에 출마한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을 두고는 “또다시 당의 전면에 나서면 민주당이 국민들에게 더 큰 심판을 받게 된다”고 경고했다. 특히 이날 오후 열린 당무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는 이 의원과 송영길 전 서울시장 후보의 공천 과정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왔다. 복수의 참석자들은 “회의에서 ‘(두 사람의) 공천 과정이 투명하지 못해 조사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주장이 나왔다”고 했다. 선거 이후 침묵을 이어가고 있는 이 의원은 이날 회의에도 불참한 채 맞대응책 마련에 고심했다. ‘친이재명계’의 좌장 격인 정성호 의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만 있었다. 토론할 분위기가 되지 않아 싸울 일도 없었다”고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여기에 이날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측 의원들은 “계파 없이 가자”며 의원 친목 모임 해산을 잇달아 선언했다. 이를 두고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재명계’ 세력 확대를 견제하려는 선제적 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친문 “이재명 黨전면 나서면 더 큰 심판”… 친명 “선거 끝나자 폭격” 당권 충돌로 번진 선거 책임론당무위원-국회의원 4시간 회의… “李 전당대회 개입 말라” 주장도새 비대위원장-위원 꾸리기로… 이재명 회의 불참한채 침묵새 당대표 2년뒤 총선 공천권 좌우… 당내 헤게모니 싸움 장기화 가능성 6·1지방선거가 끝나기가 무섭게 더불어민주당 내 해묵은 계파 갈등이 터져 나온 건 새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가 당장 두 달 뒤 치러지기 때문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퇴임으로 마땅한 당내 구심점이 없는 상황에서 차기 당 대표가 2년 뒤 총선 공천권도 좌우하다 보니 선거 연패의 후폭풍이 ‘헤게모니’ 싸움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특히 지난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재명 의원이 승리한 뒤 사실상 뒤로 물러나 있던 친문(친문재인) 진영 의원들 사이에선 “이 의원의 당권 장악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 한 중진 의원은 “대선 경선 과정부터 쌓인 앙금이 본격적으로 터져 나오는 것”이라며 “그동안 ‘반(反)이재명계’ 의원들 사이에선 이왕 이렇게 된 거 차라리 지방선거까지 완패하고 깨끗하게 다시 시작하는 게 좋겠다는 말이 나왔을 정도”라고 했다.○ “이재명, 당 대표 나서지 말라”는 친문친문 의원들은 3일 일제히 ‘이재명 당권 반대’를 외치며 이 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를 압박했다. 친문 핵심인 홍영표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이 의원의 당권 도전 가능성에 대해 “상식적인 판단을 할 거라고 본다”며 “‘민주당에 나밖에 없다’고 생각하면 나올 수도 있겠지만 그게 당원이나 국민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좀 더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종민 의원도 MBC 라디오에서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를) 주도했던 분이 다시 또 당의 전면에 나서면 민주당이 국민들한테 더 큰 심판을 받는다”고 했다. 전당대회 시점을 앞당겨 실시하자는 당내 일부 의견에 대해서도 김 의원은 “평가 없는 전당대회를 하기 위한 불순한 의도”라며 “무리하게 욕심을 부리면 이 의원에게도 안 좋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 중진 의원들도 이날 오전 박홍근 원내대표와의 간담회에서 조기 전당대회는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대선과 지방선거 연패의 원인을 복기하다 보면 자연히 이 의원 책임론이 불거질 것이고, 종국엔 이 의원이 전당대회에 나설 수 없을 것이라는 의도다. ○ 연석회의도 ‘쇄신’ 대신 ‘이재명 책임론’민주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4시간가량 진행된 당무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이르면 다음 주 ‘혁신형’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예정대로 8월에 전당대회를 치르기로 했다. 현재 직무 대행 중인 박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지 않고 새롭게 비대위원장과 비대위원을 꾸리기로 했다. 이 의원이 불참한 가운데 30여 명의 의원이 발언에 나선 이날 회의에서도 이 의원에 대한 책임론이 쏟아졌다고 한다. 이 의원의 측근인 ‘7인회’ 의원들은 회의에서 공개 발언은 하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부글부글 들끓는 분위기다. 한 ‘친명(친이재명)’ 의원은 이날 회의 후 통화에서 “미리 짜고 오기라도 한 듯 범친문계 의원들이 이 의원 책임론을 쏟아냈다”며 “이 의원 공천 과정을 문제 삼는 발언부터 이 의원은 전당대회에 개입하지 말라는 말도 나왔다”고 했다. 또 다른 의원은 “이 의원뿐 아니라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와 윤호중, 박지현 전 공동비대위원장 갈등 등도 모두 소환됐다”고 전했다. 이날 이낙연계와 정세균계가 공교롭게도 같은 날 ‘계파 해체’ 선언을 한 것도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명 진영의 세력 확대를 견제하려는 시도라는 해석이다. ‘정세균계’의 김영주 의원은 해체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재명계도 해체하라는 압박인가’라는 질문에 “계파 없이 국민을 보고 민주당 정신으로 돌아가 다시 거듭나자는 의미”라며 부인하지 않았다. 이 의원이 선거 후 침묵을 이어가고 있지만 ‘친명’과 ‘반명’ 간 정면충돌까진 결국 시간문제라는 분위기다. 이 의원 측은 열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한 지지 기반이 강력한 만큼 전당대회에서 세 대결이 펼쳐져도 뒤지지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야권 관계자는 “이 의원 측은 ‘당이 처한 어려움을 수습할 사람은 이재명밖에 없다’는 기류가 강해 내홍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6·1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의 득표수가 민주당 25개 구청장 후보자 득표수의 8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약 30만 명이 민주당 소속 구청장을 지지하면서도 송 후보에 대해서는 비토를 한 셈이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송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173만3183표를 얻어 39.23%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서울 25개 구청장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들의 총 득표수는 203만8101표로 집계됐다. 송 후보가 민주당 구청장 후보들보다 30만4918표 적게 얻은 것. 반면 260만8277표(59.05%)로 당선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은 국민의힘 25명의 구청장 후보가 얻은 233만4137표보다 27만4140표를 더 얻었다. 이 같은 결과를 두고 유권자가 당이 아닌 후보의 능력을 보고 투표하는 ‘교차투표’ 양상이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송 후보는 25개 구별 집계에서 오 당선인에게 전 지역에서 패배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구청장 선거에서 25곳 중 8곳에서 승리를 거뒀다. 2018년 지방선거에선 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되자 민주당도 25곳 중 서초를 제외한 24곳을 ‘싹쓸이’했다. 대표적인 ‘교차투표’ 지역으로 성동구가 꼽힌다. 3·9대선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성동구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패했고, 송 후보도 성동구에서 5만1996표를 얻어 8만4320표를 얻은 오 후보에게 크게 밀렸다. 하지만 성동구청장 선거에선 현역 구청장인 민주당 정원오 당선인이 7만9786표를 얻어 국민의힘 강맹훈 후보(5만8708표)를 꺾고 당선됐다. 서울 지역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 지지자가 구정 성과가 입증된 민주당 후보는 찍으면서 ‘대선 패배 책임론’에 공천 과정에서 잡음까지 노출한 송 후보는 찍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오히려 일 잘하는 구청장을 뽑아달라는 ‘일꾼론’이 송 후보에게 가려진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