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경기 부천시의 한 요양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코호트(집단) 격리 조치가 내려졌다. 수도권에서 코호트 격리는 이번이 처음이다. 13일 경기 부천시에 따르면 소사본동 부천하나요양병원에서 간호조무사로 근무 중인 A 씨(49·여)가 12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A 씨는 8일 부천의 한 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함께 예배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A 씨와 접촉한 확진자는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구 콜센터 직원이었다. 코호트 격리 조치가 내려진 요양병원에는 환자 142명과 직원 85명이 있다. A 씨는 11, 12일 자택과 병원 2∼5층을 오가며 112명과 접촉했다. 이날 코로나19 일일 완치자(177명)는 신규 확진자(110명)를 넘어섰다. 올 1월 20일 국내 첫 환자가 발생한 지 53일 만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13일 코로나19 확진자는 7979명으로 집계됐다. 전날에 비해 110명 늘어난 것. 일일 신규 확진자 발생이 가장 많았던 이달 3일(851명)의 8분의 1 수준이다. 완치 판정이 내려진 환자는 177명이나 늘어 하루 사이에 510명이 됐다. 신규 완치자가 확진자보다 많아지면서 현재 치료 중인 환자는 7397명으로 줄었다. 코로나19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가 감소한 것도 처음이다. 완치자가 많아진 건 대구경북 지역에 집중된 신천지예수교(신천지) 관련 환자들의 퇴원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완치자가 늘면 병상 부족 문제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수도권과 세종 등에서 소규모 집단 감염이 잇따르는 등 코로나19 사태의 국면이 바뀌었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이미지 image@donga.com·박창규·박성민 기자}

“벌써 아기 머리가 보여요!” 12일 오후 5시경 전남 해남군 땅끝마을 상공을 지나던 응급의료구조헬기(닥터헬기) 안에 다급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헬기 안에선 목포한국병원 응급의학과 김형주 과장이 응급구조사와 함께 출산을 앞둔 A 씨(38)를 살피고 있었다. 닥터헬기가 A 씨를 태우고 출발한 곳은 전남 완도군 노화도. 이날 오후 4시 10분경 “만삭의 산모가 진통을 호소한다”는 연락이 목포한국병원에 전해졌다. 김 과장과 응급구조사 1명, 기장 2명은 곧장 닥터헬기를 타고 노화도로 출발했다. 배를 타고 가면 꼬박 2시간이 걸리는 곳이다. 그런데 헬기가 노화도에서 이륙한 지 몇 분도 되지 않아 A 씨의 출산이 임박한 것이다. 병원까지는 아직 10분가량 더 날아가야 했다. 김 과장의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그는 “(수술)도구가 다 있으니 한 번 해 봅시다”고 말한 뒤 곧바로 출산 유도를 시작했다. 김 과장과 응급구조사는 침착하게 아기를 감쌀 포대기와 탯줄가위, 소독솜 등을 준비했다. 프로펠러 소음 때문에 소리를 질러야 의사소통이 됐다. 김 과장은 “산모에게 ‘힘주세요!’ ‘빼세요!’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 다행히 순산이었다. 응급구조사는 아기를 받자마자 깨끗한 포대기로 감쌌다. 아기 아빠는 긴장이 풀렸는지 눈물을 흘렸다. 아기의 울음소리를 들은 닥터헬기 기장은 깜짝 놀라 ”아기가 나왔냐?“며 물은 뒤 병원에 출산 소식을 알렸다. 국내에 도입된 닥터헬기 운항 중 출산이 이뤄진 건 처음이다. 잠시 후 A 씨는 헬기 안에서 예쁜 딸을 품에 안았다. 오후 5시 10분경 목포한국병원에 도착한 산모와 아기는 곧장 근처 산부인과로 이송됐다. 병원 측은 산모와 아기 모두 건강하다고 밝혔다. 김 과장은 ”의료진과 의료기구가 있는 닥터헬기가 아니었다면 감히 출산을 시도해보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산모와 아기가 모두 건강해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미지기자 image@donga.com위은지 기자wizi@donga.com}

“‘팬데믹’으로 특징지어질 수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11일(현지시간) 테워드로스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해 세계적 대유행, 즉 팬데믹(pandemic)이라고 규정했다. 지난해 12월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가 ‘원인 불명의 폐렴’이 나타났다고 밝힌 지 71일 만이다. 그 사이 114개국에서 11만8000명이 감염됐고 4291명(이상 11일 기준)이 숨졌다. ● 낙관적 평가와 늑장대응 논란 WHO의 선언 전부터 사실상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됐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유럽의 환자가 폭증하면서 여러 대륙에 걸친 유행이 현실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세계 여러 학자들은 팬데믹이 도래했다고 밝혔다. 기다리다 못한 미국 CNN 방송은 9일부터 자체적으로 현 상황에 대해 팬데믹이란 용어를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WHO는 선언 직전까지 소극적인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 5일만 해도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우린 아직 거기(팬데믹)에 이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다 유럽 확진자가 무섭게 증가하자 부랴부랴 며칠 만에 팬데믹이 도래했다고 밝힌 것이다. 이런 상황은 처음이 아니다. 1월 30일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할 때에도 3번의 회의를 거쳐 겨우 합의된 선언을 내놨다. 이미 사망자를 100명을 넘긴 뒤였다. 한 보건 전문가는 “상환 판단도 늦었지만 상황에 대한 인식도 안일했다”고 지적했다. 지나치게 낙관적인 평가와 전망이 많았다는 것. 특히 중국 상황에 대한 발언은 일반의 인식과 크게 달랐다. 지난달 중국 정부의 대응을 조사한 WHO 전문가팀은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이 우한을 봉쇄한 덕에 위기를 피할 수 있었다. 세계가 (중국에) 빚을 졌다”고 말했다. 중국 측에 대해 “야심 차고 발빠른 대응을 했다” “발병사태를 호전시킨 유일한 나라” 같은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비상사태 선포를 앞둔 1월 28일 베이징을 찾은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을 만나 “전염병 대처를 위해 중국 정부가 보여준 확고한 해결 의지와 시의적절하면서도 효과적인 대처가 감탄스럽다”고 치켜세웠다. “시 주석이 개인적으로 훌륭한 리더십과 지도자적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의 대처는 단지 자국민을 보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 세계 사람들을 보호하고 있다”고도 했다. 당시 확진 환자가 5000명에 육박하는 상황이었다. ● 중국 고려한 정치적 선택? 질병관리본부장을 역임한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정치적인 고려가 이뤄진 것이다. 무엇보다 중국의 눈치를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WHO가 중국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서는 대체로 의견이 모아진다. 내부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무총장만 해도 중국의 지원으로 당선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무총장인 거브러여수스는 동아프리카 에리프레아 태생으로 아프리카 출신으로는 첫 사무총장이다. 비(非)의사 출신으로도 처음이다. 주류가 아닌 탓에 당선되는 데 중국의 역할이 컸다. WHO 내부 상황을 잘 아는 국내의 한 관계자는 “개발도상국의 좌장격인 중국의 전폭적 지지로 결선에서 상대 후보의 3배 가까운 득표를 하고 선출됐다. 지금도 중국 덕에 많은 개발도상국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차기 연임을 바라는 거브러여수스 입장에서는 계속 중국에 협력할 수밖에 없다. 한 보건 전문가는 “거브러여수스는 정치인 출신으로 젊고 야심이 있는 인물”이라며 “차기 연임을 위해 기반을 쌓으려면 어느 정도 정치적으로 행동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55세인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2017년 선출돼 임기 4년차를 맞고 있다. WHO 사무총장의 임기는 5년. 연임이 가능하다. 최근 중국은 WHO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늘리고 있다. 친중(親中)인사인 거브러여수스가 당선되자 중국은 WHO에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퇴치기금 지원을 약속했다.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의 일환으로 600억 위안(약 10조3000억 원)도 투자하기로 했다. WHO의 운영자금은 본부가 각 회원국에 배정한 일종의 분담금과 회원국의 기부금으로 이뤄진다. 투자를 많이 하는 나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 ‘신중한 판단’ 평가도 나와 하지만 WHO가 정치적 선택에 휘둘리는 것만은 아니라는 반론도 나온다. 질병관리본부(질본) 본부장을 지낸 전병율 차의과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신종플루) 유행 때 오히려 WHO가 너무 빨리 팬데믹을 선포하는 바람에 많은 국가들이 피해를 봤다. 이런 전례가 있어 비상사태나 팬데믹을 꺼내는 데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플루 사태 때는 74개국에서 3만 명의 확진 환자가 발생했을 때 팬데믹이 선언됐다. 당시 많은 나라들이 대유행을 염두에 두고 치료약 등을 잔뜩 구비하면서 과잉대응, 항바이러스제 남용 등의 문제가 불거졌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도 11일 브리핑에서 “팬데믹은 가볍게 혹은 무심하게 쓰는 단어가 아니다. 자칫 잘못 사용하면 비이성적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바이러스와의) 전쟁이 끝났다고 인정하는 셈이 된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WHO 기여도가 실제 그리 높지 않다는 이야기도 있다. 국내의 한 보건 전문가는 “중국이 최근 들어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WHO 전체 기여금을 보면 미국 등 서구 국가들 비율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몇몇 사례를 근거로 ‘중국 돈에 넘어갔다’고 보는 시각은 너무 단편적이다”고 지적했다. 조직 내부에서도 사무총장에 대해 부정적인 분위기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의 한 관계자는 “194개 가맹국 중 133개 국가의 절대적 지지를 업고 당선된 데다 내부에서는 잘 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전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광범위하게 발생한 국가에 적용하는 특별입국절차 대상에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5개국을 추가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5일 0시부터 독일, 프랑스, 스페인, 영국, 네덜란드 등 5개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에 대해 특별입국절차를 적용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들은 유럽 국가 중에서 한국을 직접 오가는 직항편이 있고 입국자 수도 많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나 러시아 모스크바 등 다른 나라 공항을 경유했어도 해당 국가에서 출발한 지 14일 이내 입국자라면 특별입국절차가 동일하게 적용된다. 유럽 국가를 대상으로 한 특별입국절차 확대는 최근 일주일간 해당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4일부터 11일 사이 프랑스의 확진자는 10.8배(130명→1402명), 독일은 5.8배(196명→1139명), 스페인은 6.8배(150명→1024명)로 증가했다. 앞서 정부는 중국(마카오·홍콩 포함), 일본, 이탈리아, 이란을 특별입국절차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들 나라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들은 발열과 호흡기 증상 검사를 받아야 한다. 건강상태 질문서를 내고 국내 주소와 연락처도 확인받는다. 매일 건강상태를 모바일로 보고하는 ‘자가진단 애플리케이션(앱)’도 설치해야 한다. 지난달 4일 이후 이달 10일까지 항공·항만을 통해 국내에 들어온 총 3432편, 12만2519명이 특별입국절차를 거쳤다. 입국이 아예 금지된 곳은 현재 중국 후베이(湖北)성이 유일하다. 한편 말레이시아 정부는 13일 0시(현지 시간)부터 한국인과 한국을 경유한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11일 오전 8시 서울 지하철 1호선 구로행 열차 안. 출근하는 직장인들로 발 디딜 틈도 없었다. 옆 사람과의 거리는 불과 5cm. 구로역에서 하차한 김영주 씨(31)는 “아침마다 만원 지하철을 이용하는 마음이 편치 않다”며 “서울 구로구 콜센터 확진자가 이용한 지하철 정거장이 내 동선과 6개나 겹쳐 불안하다”고 말했다.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수도권 대중교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영석 고려대구로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좁고 밀폐된 공간에서 밀접 접촉이 이뤄지는 수도권 대중교통은 감염병이 전파될 수 있는 조건을 다 갖췄다”고 지적했다. 통상 2m 이내 거리에서 15분 이상 확진자와 접촉하면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 확진자와 지하철 6, 7개 정거장만 지나도 전염 가능성이 있는 것. 무엇보다 인파가 밀려드는 대중교통에서 감염 경로를 추적하기는 쉽지 않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11일 “대중교통 감염원은 역학조사를 해서 밝히기는 한계가 있다. 정확한 노출력이나 위험도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중교통 내 환기시설이 바이러스 전파를 증폭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 연구진이 올 1월 후난(湖南)성에서 발생한 버스 집단 감염을 조사한 결과, 확진 판정을 받은 승객 한 명이 4.5m 떨어진 다른 승객을 감염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바이러스가 포함된 비말(침방울)이 버스 환기구를 거쳐 멀리 이동한 것으로 추정했다. 전병율 차의과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대중교통을 타면 가급적 마스크를 쓰고 말을 하지 않는 게 좋다. 손잡이를 잡은 뒤 손을 잘 씻어야 한다”고 말했다.이미지 image@donga.com·사지원·이소연 기자}

전문가들이 수도권 집단 감염에 긴장하는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유의 높은 전파력 때문이다. 더구나 환자로 의심하기 힘든 무증상 전파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진단검사에서 양성과 음성을 오가는 ‘경계성 환자’도 있다. 이는 방역을 어렵게 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의 평균 재생산지수(R0·환자 1명이 전염시킬 수 있는 사람 수)는 2∼3이다. 하지만 폐쇄 공간에서 밀접 접촉이 이뤄질 경우 재생산지수가 급격히 올라간다. 신천지예수교(신천지) 대구교회 사례가 대표적이다. 범부처 감염병연구개발사업단에 따르면 지난달 말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의 재생산지수는 7∼10으로 추산됐다. 일반적인 코로나19의 전파력보다 3배 이상 높은 것. 이영석 고려대구로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좁고 폐쇄된 공간, 밀접 접촉이 이뤄지는 경우 등 특수한 환경에서는 재생산지수가 10 이상으로 올라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수도권처럼 인구가 밀집된 곳에서도 재생산지수가 높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무증상 감염도 불안 요소 중 하나다. 최근 광주와 경기 안산시에서는 자가 격리 기간(14일)이 지나도록 증상이 없다가 신천지 신도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사례가 나왔다. 9일 확진된 분당서울대병원 환자도 무증상자였다. 같은 날 충북 충주에서도 증상이 없던 54세 여성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무증상 환자는 ‘숨은 감염원’이 될 수 있다. 중국에서는 코로나19 무증상 전염 사례가 여럿 보고됐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유동인구가 많고 해외 유입 인구도 다수인 수도권에는 무증상 환자 등 위험 요소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진단검사에서 양성과 음성을 오가는 경계성 환자도 간과할 수 없다. 최근 대구경북1생활치료시설에서 1차 검사 음성으로 퇴소를 준비하던 26명이 다음 날 2차 검사에서 양성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계자는 “음·양성 경계의 환자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젊고 건강한 환자들의 경우 경계성 판정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수도권에는 이런 젊은층이 많다. 이에 따라 수도권에서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되면 대구보다 사태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김남중 교수는 “인구 밀집 지역에서는 자발적 격리와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지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이미지 image@donga.com·강동웅 기자}

7478명. 9일까지 발생한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다. 전날보다 165명 늘었다. 지난달 25일(144명) 이후 증가 폭이 가장 작다. 신규 환자 발생은 나흘째 줄고 있다. 일일 증가 폭으로 최대였던 이달 3일 신규 환자(851명)의 5분의 1 수준이다. 이는 대구경북 지역의 감소세 여파다. 대구경북의 코로나19 환자는 국내 환자의 90% 이상. 이 지역의 하루 신규 환자는 지난달 28일 816명을 정점으로 조금씩 하락해 8일 216명을 기록했다. 환자가 집중된 신천지예수교(신천지) 교인에 대한 검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서다. 정부와 정치권에선 조금씩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9일 대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하루 500명 넘게 발생하던 신규 확진자가 사흘 연속 감소했다. 조심스럽지만 정부, 지방자치단체, 의료계, 국민 모두 힘을 내 조만간 변곡점을 만들 수 있으리란 희망이 보인다”고 말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도 이날 “코로나19의 급속 확산이 일단 주춤해졌다. 코로나 전쟁에서 우리는 곧 이길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아직 국내 상황을 보면 위험 요인이 많아서다. 서울 환자의 34.6%(45명)는 감염 경로가 불투명한 ‘깜깜이’다. 은평성모병원(14명), 성동구 주상복합건물(13명) 등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했지만 아직 최초 전파자를 찾지 못했다. 울산과 강원, 대전에서도 환자 절반가량의 감염 경로를 파악하지 못했다. 방역망에 포착되지 않은 감염자들이 지역사회 확산을 불러올 수 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신규 환자 발생 추이를 볼 때 집단 감염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자칫 지역사회 의료 시스템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병원 내 감염도 문제다. 경기 성남시 분당제생병원 관련 환자는 14명으로 늘었다. 접촉자는 517명에 달해 확진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에서도 9일 직원 한 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해외에서 환자가 급증하는 것도 위험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역사회 전파가 발생한 국가는 53개국이다. 전 세계 환자는 이미 11만 명을 넘었다. 전문가들은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고 있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가정과 사회에서 시민들의 자발적 방역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일주일도 안 된 시점에 막연한 낙관론을 꺼내면 방역망에 큰 구멍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이미지 image@donga.com·박성민·김지현 기자}

“희망적인 메시지를 주고 싶은 건 알겠지만 솔직히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추이에 대해 정부와 정치권 인사의 낙관적 발언이 이어지자 한 감염병 전문가는 9일 이렇게 말했다. 자칫 시민들에게 ‘이제 안심해도 된다’는 메시지를 주게 되면 ‘집단 방심’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코로나19 확산을 불러올 수 있는 위험요소가 곳곳에 있다고 지적했다. 긴장의 끈을 놓치면 안 된다는 말이다.○ 곳곳 ‘깜깜이 감염’→소규모 집단감염 초래 그동안 코로나19 증가세는 집단감염이 주도해왔다. 특히 대구경북 신천지예수교(신천지)가 결정적이었다. 이 지역 환자의 67.4%가 신천지 신도 또는 2차 감염자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질본) 본부장은 9일 브리핑에서 “전국적으로 환자의 79.7%가 집단 발생과 연관이 있다. 이 중 62.5%는 신천지 관련 집단 유행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비교적 감염 경로를 밝히기 쉬워 추가 환자를 빨리 발견해낼 수 있었다. 신천지 환자 발생은 줄고 있다. 지난달 28일 635명을 기록했던 대구 신천지 신규 환자는 8일 125명까지 떨어졌다. 반면 대구경북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른바 ‘깜깜이 감염’이다. 질본에 따르면 9일 0시 기준 서울 확진자 중 34.6%(45명)가 경로 미상의 감염자다. 울산 50.0%(12명), 대전 47.4%(9명), 강원 46.4%(13명), 충북 28.8%(7명)도 깜깜이 환자 비율이 높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연결고리를 찾을 수 없는 환자들이 방역망을 벗어난 곳곳에서 소규모 집단 감염을 일으키며 계속 병을 전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서울과 경기에서 확진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깜깜이 감염 사례가 많은 것이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서울 동안교회 집단감염의 경우 최초 전파자인 전도사의 감염 경로를 알 수 없어 추가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엄 교수는 “대구도 안심할 수 없다. 확진자 10%는 신천지와 무관하다. 이 불씨가 다른 곳으로 튄다면 지역사회 재유행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 병원 내 감염 속출→의료시스템 붕괴 우려 병원 내 감염이 빈발하는 것도 문제다. 국민안심병원인 경기 성남시 분당제생병원에서는 5일 암으로 입원한 환자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환자와 의료진 등 1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백병원에서는 대구 거주 사실을 숨긴 채 입원한 환자가 뒤늦게 확진을 받았다. 병원 내 감염은 감염병이 유행할 때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시나리오다. 병원에는 면역력이 약한 환자들이 모여 감염 전파가 빠르다.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도 전체 환자 186명 중 172명(92.5%)이 병원 내 감염 환자였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병원 내 감염은 치사율이 높고 의료시스템 자체가 마비될 수 있어 무엇보다도 위험한 감염 형태”라고 설명했다. 장기 입원으로 심신이 쇠약한 환자들이 모여 있던 경북 청도대남병원에서 사망자가 7명이나 나온 것이 대표적인 예다. 요양시설 감염 역시 비슷한 위험을 안고 있다. 고령자와 기저질환자들이 모여 있기 때문이다. 경북 봉화 푸른요양원에서는 9일까지 54명이 감염돼 1명이 사망했다.○ 해외 각국 확산→새로운 감염경로 증가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중국 이외 국가에서 한국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커지는 것도 새로운 걱정거리다. 예측이 어려운 감염 경로가 늘어나는 것이다. 이미 스페인과 프랑스에 다녀온 30대 남성이 7일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8일에는 이탈리아에 다녀온 20대 남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9일 기준 109개국에서 11만959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아직까지 중국의 환자가 압도적으로 많지만 유럽 40개국 9242명, 중동 15개국 5029명, 북남미 지역 10개국 539명의 환자가 보고됐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대구경북 지역의 대규모 감염이 내우(內憂)였다면 이탈리아, 이란, 일본 등 타 국가에서의 확산은 외환(外患)”이라며 “코로나19가 중국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 유입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중국과 일본에 적용 중인 특별입국절차 적용 지역 확대를 검토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국내 지역사회 전파를 차단하고 국외로부터의 추가 유입을 억제하는 조치를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다”라며 이렇게 밝혔다. 이미지 image@donga.com·강동웅·사지원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8일 7313명으로 집계됐다. 전날보다 272명 늘었다. 하루 증가 폭이 200명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26일 이후 11일 만이다. 퇴원 환자도 12명 늘어 130명으로 나타났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구 지역 신천지예수교 교인들 조사가 거의 끝나면서 (환자가) 현저히 줄어드는 모습이 보인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국내 검사 방식 등을 언급하며 “우리나라 대응이 다른 나라의 모범 사례이자 세계적인 표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제야 코로나19에 대한 방역체계를 전면적으로 제대로 다 갖췄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성급한 판단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 장관 발언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국민을 안심시키려는 말이지만 상황적으로 맞지 않다. 우리 방역체계의 우수성은 한두 달 지나야 평가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대구에는 병상 부족으로 입원을 기다리는 환자가 2252명(8일 0시 기준)이다. 중증 환자를 입원시키려면 병원 내 경증 환자를 생활치료센터로 옮겨야 하는데 수용 규모가 부족한 탓이다.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 따르면 입원환자 300여 명 중 38명이 산소호흡기를 써야 하는 중증 환자다. 나머지 환자는 비교적 증세가 가볍다. 병원 관계자는 “40명 정도는 아예 무증상에 가까워 당장 생활치료센터로 옮겨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다른 대구 지역 병원 관계자도 “일부 환자는 ‘아무 증상이 없는데 왜 병원에 있어야 하느냐’고 말할 정도로 건강하다. ‘나 같은 사람이 생활치료센터로 옮겨 병상을 비워줘야 하는데 미안하다’고 하는 환자들도 있다”고 전했다. 현재 운영 중인 생활치료센터는 모두 10곳. 8일까지 입소한 환자는 1180명이다. 보건당국은 이날 추가로 한 곳을 개소해 660명을 새로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입원 중인 경증 환자와 대기 중인 자가 격리자를 수용하기에는 여전히 모자라는 규모다. 병원에 있다가 생활치료센터로 옮긴 환자는 2일 센터가 개소한 이래 8일까지 81명에 불과하다. 마상혁 경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생활치료센터 장소를 확보하기 위해 민간도 협조해야 한다. 정부가 더 적극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주소지를 서울이라고 밝힌 한 70대 여성이 서울의 대형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실제 거주지가 대구라는 사실을 뒤늦게 털어놨다. 여성이 머무르던 대학병원은 외래 및 응급실, 병동 일부를 폐쇄했다. 8일 서울백병원에 따르면 구토, 복부 불편감 등의 소화기 증상을 보인 A 씨(79)가 보호자와 함께 이 병원을 방문했고 이달 3일부터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당시 A 씨는 소화기 증상만을 보였고 백병원 의료진은 관련 진료를 실시했다. 의료진은 A 씨의 입원 기간 여러 차례 대구 방문 여부를 물었으나 A 씨는 이를 부인했다. A 씨는 입원했을 당시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딸의 주소지를 자신의 주소지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A 씨의 호흡기에서 코로나19와 관련된 유사 증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의료진은 이후 A 씨에게 방사선 촬영과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여러 검사를 실시했다. 또 A 씨는 병실에서 대구와 관련된 이야기를 여러 차례 했고 청진 소견 등을 종합할 때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의료진은 결국 7일 A 씨에게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했고 8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백병원 관계자는 “A 씨는 지난달 29일 서울 딸의 집으로 옮겨왔고 이달 3일 다른 병원에 먼저 예약했으나 거주지가 대구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진료를 받지 못했다. 이후 백병원으로 왔다”며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비로소 실거주지가 대구라고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A 씨가 대구에서 다녔던 교회의 목사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도 털어놓았다”고 말했다. A 씨는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서울백병원의 음압병실에 격리 입원했다가 다른 국가지정병원으로 이송됐다. 서울백병원은 입·퇴원 금지와 모든 직원 이동 금지, 병원 입구 방문객 차단 등의 조치를 내렸다. 또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팀과 공동으로 진료 기록, 폐쇄회로(CC)TV 동영상 확인 등을 통해 A 씨와 동선이 겹치는 접촉자를 파악하고 있다. 오상훈 서울백병원 원장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입원 환자와 교직원의 안전을 위해 확진자와 조금이라도 접촉한 것으로 의심되는 모든 환자와 의료진들의 검체를 채취해 철저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의료계에서는 A 씨의 주장처럼 설사 병원이 진료를 거부했더라도 자신의 거주지를 속이고 대형병원을 찾은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코로나19 확진 환자와 접촉한 대구 거주자라면 먼저 1339(질병관리본부 콜센터)에 전화를 걸었어야 했다는 것이다. 대형병원이 응급실을 폐쇄해 의료 공백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경기 지역 병원에선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집단 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 성남 분당제생병원 등에 따르면 입원하다 치료를 받고 퇴원한 환자 2명이 이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5일 처음으로 확진자가 나온 분당제생병원은 모두 1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8일 확진 판정을 받은 이들은 81병동에 입원했었다. 81병동은 앞서 3명의 확진 환자가 머무르던 병동이다. 분당제생병원은 폐암 환자 가운데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자 81병동의 밀접 접촉자를 추려내고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했다.김하경 whatsup@donga.com·이미지 / 성남=이경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50명까지 늘어난 가운데 퇴원환자도 130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여전히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에 들어가지 못해 자가 격리 중인 환자가 2000명이 넘는다. 이 중에는 제때 치료받지 못해 사망하는 중증환자들도 포함돼 있다. 중증환자들을 입원시키려면 병원에 있는 경증환자들을 생활치료센터로 옮겨야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12명이 퇴원해 8일 0시 기준으로 퇴원 등 격리 해제된 환자는 130명이 됐다. 이날 오후 경북대병원이 운영하는 대구1생활치료센터에서 24명이 추가로 퇴원했다. 단일기관 퇴원자로 가장 많은 수. 퇴원환자가 늘어난 것은 대구경북 지역 집단감염이 발생한지 3주가 지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퇴원 기준이 완화돼 증상이 없는 확진자는 확진일부터 3주가 지나면 퇴원이 가능하다. 하지만 병상 부족으로 입원을 기다리는 환자는 대구에만 2252명(8일 0시 기준)에 달한다. 경증환자의 생활치료센터로 이송이 시급하지만 여전히 병원 입원환자 중 다수는 경증환자다. 대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 따르면 입원환자 330명 중 38명만 산소호흡기를 써야하는 중증환자. 나머지 환자들은 폐렴 증세만 있다. 병원 관계자는 “40명 정도는 아예 무증상에 가까워 당장 생활치료센터로 옮겨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다른 대구시내 병원 관계자도 “일부 환자들은 ‘아무 증상이 없는데 왜 병원에 있어야 하느냐’고 말할 정도로 건강하다. ‘나 같은 사람이 생활치료센터로 옮겨 병상을 비워줘야 한다’고 하는 환자들도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들이 옮길 수 있는 생활치료센터 수용능력이 아직 부족하다는 점이다. 현재 운영 중인 생활치료센터는 중앙교육연수원, 삼성인력개발원, 농협교육원, 서울대병원 인재원, 한티 피정의집의 6곳, 865실에 불과하다. 6일까지 총 765명이 입소했다. 보건당국은 이번 주 중 대구은행 연수원 등 5곳 이상을 개소해 약 1600명을 추가로 수용할 예정이다. 하지만 입원한 경증환자는 물론 대기 중인 자가 격리자를 수용하기도 모자란다. 생활치료센터 개소 이후 6일까지 병원에서 센터로 옮긴 경증환자는 41명에 불과하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중증환자를 빨리 수용하고 치료의 효율성을 높이려면 경증전담시설을 서둘러 추가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전문가들이 가장 위험한 시나리오로 꼽은 것이 바로 ‘원내 감염’이다. 원내 감염은 의료기관에서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 일어나는 걸 말한다. 입원 중인 환자는 면역력이 약해 감염에 취약하다. 의료진 감염으로 병원이 폐쇄되면 의료 공백을 피할 수 없다. 이런 사례가 늘어나면 지역사회의 감염병 치료시스템이 삽시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는 원내 감염의 위험성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당시 발생 환자 186명 중 172명(92.5%)이 의료기관에서 감염됐다. 첫 번째 메르스 환자는 평택성모병원을 방문했다가 28명을 감염시켰다. 2차 감염자인 14번 환자로 인해 삼성서울병원에서 85명의 감염자가 발생했다. 또 다른 2차 감염자 16번 환자도 대청병원과 건양대병원에서 총 23명을 감염시켰다. 이처럼 전파력이 큰 이유는 병원이란 장소의 특수성 때문이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병원을 찾는 다수가 기저질환이 있거나 고령인 건강취약계층이다. 면역력이 약한 이들은 감염병에 걸리기도 쉽다”고 설명했다. 메르스 때도 환자 186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82명(44.1%)이 다른 질환으로 치료를 받던 환자였다. 원내 감염은 치사율도 높다. 메르스 14번, 16번 환자를 통해 감염된 환자 중 22명이 사망했다. 치사율이 21%에 달한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외래·입원 환자의 다수가 만성질환자들이다. 중증이나 응급 환자도 많다. 장기부전이 온 상태에서 감염병에 걸린다면 치명적이다”고 지적했다. 원내 감염의 또 다른 문제는 의료진 감염에 따른 의료 공백이다. 감염 또는 접촉으로 인해 의료진 여러 명이 장기간 격리되면 해당 병원은 제 기능을 할 수 없다. 코로나19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대구에서는 초기에 대학병원 5곳 중 4곳의 응급실이 폐쇄됐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병원 안에서 감염이 확산될 때 가장 무서운 건 병동 폐쇄가 도미노처럼 일어나면서 지역의 의료시스템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이다”고 지적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9명이 나온 경기 성남시 분당제생병원 출입문에는 6일 “코로나 확진 환자 여파로 환자 및 보호자의 안정을 위해 금일 진료는 불가합니다”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코로나19 국민안심병원이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폐쇄된 것이다. ○ 우려하던 ‘원내 감염’ 발생 확진자 중 3명은 이 병원에 입원한 폐암 환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모두 비슷한 시기에 같은 병동에 머물렀다. 보건당국과 분당제생병원에 따르면 A 씨(76)는 지난달 25∼28일 이 병원 8층 81병동의 내과병동 중 혈액종양내과 병실에 입원했다. 폐암 환자인 A 씨는 항암 치료를 위해 한 달에 한 번 이 병원에 주기적으로 입원해왔다. 그런데 지난달 28일 퇴원한 이후 줄곧 몸이 안 좋았다. 특히 딸꾹질이 멈추질 않았다. 딸꾹질은 대표적인 항암치료 부작용이라서 1일 이 병원 응급실을 찾아 간단한 치료만 받고 귀가했다. 하지만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A 씨는 심한 딸꾹질, 발열, 호흡 곤란 증세로 3일 다시 응급실을 찾았다. 응급실 입구의 적외선 카메라에 발열이 감지돼 곧장 음압격리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튿날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결과 5일 0시 16분에 양성 판정을 받았고, 오전 8시 17분 부천순천향대병원으로 이송됐다. B 씨(77·여)는 지난달 21∼28일 81병동에 있었다. 역시 항암치료를 위해 입원했다. B 씨도 퇴원 후 컨디션이 좋지 않아 1일 “힘이 없고 무기력하다”며 응급실을 찾았다. 이날 응급실에서 A 씨와 B 씨는 2m 거리의 병상에 누웠다. 의료진은 B 씨가 항암치료 후유증을 겪고 있다고 보고 그를 1인실로 옮겼다. 백혈구 수치가 감소하면서 무기력증이 나타났다고 판단한 것. 하지만 3일 발열 증세가 심해졌고, 열이 계속 떨어지지 않아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5일 오후 4시경 확진 판정이 나와 11시 30분 경기도의료원 성남병원으로 이송됐다. C 씨(82)는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6일까지 폐암 치료 차 81병동에 계속 입원해 있었다. 병원은 B 씨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자 밀접 접촉자로 C 씨를 추려냈다. C 씨는 검사 후 6일 0시 20분 확진 판정을 받았다. 곧이어 C 씨의 보호자도 7시 30분에 확진됐다. 이들은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으로 이송됐다. ○ 81병동의 미스터리 감염원 세 사람이 81병동에 함께 있던 기간은 지난달 25∼28일. 이들의 병실은 모두 달랐다. 하지만 8층 복도와 휴게실을 공동으로 사용했다. 81병동은 내과 병동이다. 이곳엔 암 치료를 담당하는 혈액종양내과 및 호흡기내과 환자들이 쓰는 4인실이 있다. 세 사람은 혈액종양내과 의사를 주치의로 두고 있다. 하지만 폐암이기 때문에 호흡기내과 의사들도 협진을 한다. 병원 관계자는 “암의 특징에 따라 내과병동의 여러 과 의사들이 협진을 하기 때문에 과에 따라 환자들의 병실을 나누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 병원은 지하철 분당선 서현역과 가깝다. 분당신도시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곳 중 하나다. 지난달 27일 보건복지부로부터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됐다. 실제 운영은 2일 시작됐다. 이들이 입원한 기간에는 호흡기 환자와 비호흡기 환자 분리 진료가 이뤄지지 않았다. 호흡기내과 병실에 있던 숨은 환자를 진료한 의료진을 통해, 혹은 복도와 휴게실에서 마주친 숨은 환자를 통해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확인된 건 없다. 병원 측은 세 명의 폐암환자 중 일부가 외부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채로 81병동에 입원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A 씨가 5일 제일 먼저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B 씨의 경우 바이러스 수치가 상당히 높게 나왔다”며 “둘 중 한 명이 병원 내 첫 전파자일 가능성을 두고 질병관리본부에서 감염 경로를 파악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C 씨와 간호사 2명, 간호조무사 3명은 모두 B 씨의 접촉자를 찾는 과정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병원은 환자와 의료진, 직원들을 상대로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병원은 전문의 140명과 직원을 포함해 병원 관계자가 1500여 명에 이른다. 특히 81병동의 병원 직원 1명이 6층 병동으로 파견을 간 적이 있어서 병원과 보건당국은 6층 의료진과 환자들까지 우선 검사하고 있다. 입원 환자 336명 중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지 않는 120명은 퇴원했다. 이영상 병원장은 “확진된 암환자들의 경우 호흡기 증상이 없으니 격리가 불가능했다”며 “양성 판정을 받게 된 환자들께 죄송하다. 앞으로 병원 내 전수조사를 시행해 최대한 병원을 빨리 정상화시키겠다”고 말했다.전주영 aimhigh@donga.com / 성남=이경진 / 이미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전문가들이 가장 위험한 시나리오로 꼽은 것이 바로 ‘원내 감염’이다. 원내 감염은 의료기관에서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 일어나는 걸 말한다. 입원 중인 환자는 면역력이 약해 감염에 취약하다. 의료진 감염으로 병원이 폐쇄되면 의료공백을 피할 수 없다. 이런 사례가 늘어나면 지역사회의 감염병 치료시스템이 삽시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는 원내 감염의 위험성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당시 발생 환자 186명 중 172명(92.5%)이 의료기관에서 감염됐다. 첫 번째 메르스 환자는 평택성모병원을 방문했다가 28명을 감염시켰다. 2차 감염자인 14번 환자로 인해 삼성서울병원에서 85명의 감염자가 발생했다. 또 다른 2차 감염자 16번 환자도 대청병원과 건양대병원에서 총 23명을 감염시켰다. 이처럼 전파력이 큰 이유는 병원이란 장소의 특수성 때문이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병원을 찾는 다수가 기저질환이 있거나 고령인 건강취약계층이다. 면역력이 약한 이들은 감염병에 걸리기도 쉽다”고 설명했다. 메르스 때도 환자 186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82명(44.1%)이 다른 질환으로 치료를 받던 환자였다. 원내 감염은 치사율도 높다. 메르스 14번, 16번 환자를 통해 감염된 환자 중 22명이 사망했다. 치사율이 21%에 달한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외래·입원 환자의 다수가 만성질환자들이다. 중증이나 응급 환자도 많다. 장기부전이 온 상태에서 감염병에 걸린다면 치명적이다”고 지적했다. 원내 감염의 또 다른 문제는 의료진 감염에 따른 의료공백이다. 감염 또는 접촉으로 인해 의료진 여러 명이 장기간 격리되면 해당 병원은 제 기능을 할 수 없다. 코로나19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대구에서는 초기에 대학병원 5곳 중 4곳의 응급실이 폐쇄됐다. 이 때문에 응급·중증 환자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응급실에는 감염병보다 훨씬 시급한, 당장 생명이 위급한 환자들이 온다. 병원 안에서 감염이 확산될 때 가장 무서운 건 병동 폐쇄가 도미노처럼 일어나면서 지역의 의료시스템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이다”고 지적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5일 6088명으로 늘었다. 첫 환자 발생 45일 만에 6000명을 넘었다. 사망자는 42명으로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당시 사망자(38명)보다 많아졌다. 다만 3일 하루 851명을 기록했던 일일 신규 환자 발생은 4일 435명으로 떨어졌고 5일에도 비슷한 규모(467명)를 유지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환자 증가세가 꺾이는 것 아니냐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실제 확진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구 지역 신천지예수교(신천지) 교인에 대한 검사가 막바지에 다다른 가운데 확진율이 낮아지고 있다. ○ 주말에 대구 신천지 검사 마무리 5일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신천지 교인 1만914명 중 8458명(77.5%)이 진단검사를 받았다. 결과가 나온 6540명 중 확진 판정을 받은 교인은 3394명(51.9%). 신천지 교인의 확진 판정률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유증상자나 고위험군을 우선 조사했기 때문이다. 4일 신천지 교인 확진율은 51.9%(누적 기준)까지 떨어졌다. 초기 80%대였던 걸 감안하면 크게 낮아졌다. 특히 4일 하루 새로 결과가 나온 813명 중 220명(27.9%)만 확진 판정을 받았다. 신천지 교인 가운데 아직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지 않은 사람은 2456명. 대구시는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검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현재 대구시의 검사 능력은 하루 3000명 안팎. 일반 시민 검사를 감안하면 7일, 늦어도 일요일인 8일까지는 신천지 교인에 대한 검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추이를 볼 때 남은 2456명의 확진율은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대부분 무증상자다. 이에 따라 신천지 환자(교인 및 2차 감염자)가 큰 비중을 차지했던 대구 지역 환자 증가세도 한풀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 5일 0시까지 집계된 대구 지역 신천지 확진 환자는 3013명으로 대구 전체 환자(4327명)의 70%에 이른다. 지난달 28일 741명 증가한 이래 500명대, 400명대로 떨어졌다. 4일에는 320명에 그쳤다.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진 것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은 이날 “이제 (신천지 교인 중) 증상이 없다고 말씀하셨던 분들, 일반 대구 시민들 중 증상이 있다고 말씀하신 분들을 대상으로 검사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확진자 수가) 점차 줄어들 가능성을 예견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다음 주 신규 환자 규모가 관건 전문가들은 대구를 비롯해 전국의 일일 확진자 증가 폭이 낮아진 것은 분명 긍정적 신호라는 의견이다. 하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천지 교인에게서 파생된 2, 3차 감염의 영향력이 아직 불확실한 탓이다. 대구 지역에서 다시 환자가 늘어날 수 있는 위험 요인인 셈이다. 서울과 경기 지역의 코로나19 환자가 각각 100명을 넘어서는 등 대구 밖 상황도 아직 불안하다. 아파트 관리사무소나 학원, 교회 등 일상 공간에서 소규모 집단 감염이 잇달아 발생하는 것도 우려스럽다. 이런 유형의 감염은 폭발력을 가늠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까지 전체 환자 수는 신천지와 대구 환자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이들을 검사하느라 정작 다른 환자군을 놓쳤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발견하지 못한 ‘숨은 환자’들이 존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대구 외 다른 지역에서 환자 급증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인 것이 경증 환자를 수용할 생활치료센터다. 아직 서울에는 생활치료센터가 지정되지 않았다. 또 최소 1주 이상 사회적 거리 두기를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소규모 집단에서 시작한 감염은 언제든 대규모로 발전할 수 있다”며 “이를 막으려면 앞으로 1∼2주일간 사회적 거리 두기를 잘 실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이미지 image@donga.com·강동웅·사지원 기자}

“의료진용(N95) 마스크는 하나도 없어요. 아예 구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부산 수영구의 한 중소병원 원장인 A 씨는 4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외래진료 때는 N95 마스크를 써야 하지만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덴털 마스크를 쓰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덴털 마스크는 치과에서 의료진이 사용하는 얇은 일회용 마스크다. A 씨의 병원에서는 의료진과 직원, 입원 환자에게 하루 약 150개의 마스크를 제공한다. 이날 현재 남아있는 마스크는 약 1000장. A 씨는 “덴털 마스크가 바이러스를 100% 막아주는 것도 아닌데 이마저도 가격이 2배 이상 올랐다”며 “기존 거래 업체에서 자꾸 공급량을 줄여 앞으로 더 구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초래된 ‘마스크 대란’을 해결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이제는 병원에서조차 마스크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날도 “의료기관에 마스크를 최우선적으로 공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의료 현장에서는 “여전히 마스크가 부족해 힘들다”란 상반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최전선에 있는 대구경북 지역의 상황이 가장 심각하다. 대구 경북대병원에는 코로나19 환자 23명이 입원하고 있다. 중환자만 18명이다. 환자들의 상태가 위중한 만큼 마스크 착용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하지만 4일 오전 현재 이 병원에 남은 마스크는 외과용, 보건용 마스크를 통틀어 1만여 장이 전부다. 직원만 수천 명인 경북대병원에서 1인당 1장만 써도 하루면 동날 수밖에 없다. 병원 관계자는 “정부가 마스크를 지급하고, 기부도 많다고 하던데 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며 “지금 이대로라면 내일모레부터 썼던 마스크를 다시 써야 할 판”이라고 우려했다. 대구 달서구 계명대동산병원도 사정이 여유롭지 않다. 긴급 수급을 통해 마스크 8만 장을 마련했지만 병원 직원과 환자들이 일주일 정도 사용할 분량에 불과하다. 병원 관계자는 “의료진에게 마스크를 하루에 한 장만 지급하는 등 긴축 운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약 300곳의 중소병원이 회원으로 있는 대한지역병원협의회는 1일 ‘KF94 보건용 마스크 공동구매’ 신청을 받았다. 하루 만에 전체 회원의 절반에 달하는 150곳이 공동구매를 신청했다. 그러나 마스크 제조 공장에서 언제 제품을 받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대한지역병원협의회 관계자는 “일단 공동구매를 신청한 병원들은 대부분 당장 쓸 마스크가 없는 곳”이라고 말했다. 새 마스크를 구하지 못하니 어쩔 수 없이 일회용 마스크를 재활용하는 의료기관도 있다. 경기 지역 B병원은 직원용과 환자용을 합쳐 하루에 1000장의 마스크가 필요하지만 물량이 부족해 일회용 마스크를 3, 4일씩 쓰고 있다. 이 병원 관계자는 “궁여지책으로 마스크에 알코올을 뿌려서 닦거나 마스크 안에 거즈를 대는 식으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고위험군인 기저질환자들도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당뇨를 앓고 있는 이덕환 씨(57)는 전날 동네 우체국에서 3시간 동안 줄을 서 마스크를 5장 구입했다. 이 씨는 “많은 사람과 함께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도 걱정이 됐다”고 말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중증 환자들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마스크를 사려면 판매처에서 줄을 서야 한다”며 “환자들의 건강 상태를 고려하면 이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우선순위를 정해 마스크를 공급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성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마스크 생산량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인과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에게 먼저 마스크를 제공하고 남은 물량을 일반인에게 판매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위은지 wizi@donga.com·이미지·강동웅 기자}

“의료진용(N95) 마스크는 하나도 없어요. 아예 구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부산 수영구의 한 중소병원 원장인 A 씨는 4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외래진료 때는 N95 마스크를 써야 하지만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덴털 마스크를 쓰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덴털 마스크는 치과에서 의료진이 사용하는 얇은 일회용 마스크다. A 씨의 병원에서는 의료진과 직원, 입원환자에게 하루 약 150개의 마스크를 제공한다. 이날 현재 남아있는 마스크는 약 1000장. A 씨는 “덴털 마스크가 바이러스를 100% 막아주는 것도 아닌데도 이마저도 가격이 2배 이상 올랐다”며 “기존 거래 업체에서 자꾸 공급량을 줄여 앞으로 더 구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초래된 ‘마스크 대란’을 해결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이제는 병원에서조차 마스크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날도 “의료기관에 마스크를 최우선적으로 공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의료 현장에서는 “여전히 마스크가 부족해 힘들다”는 상반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최전선에 있는 대구경북 지역의 상황이 가장 심각하다. 대구 경북대병원에는 코로나19 환자 23명이 입원하고 있다. 중환자만 18명이다. 환자들의 상태가 위중한 만큼 마스크 착용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하지만 4일 오전 현재 이 병원에 남은 마스크는 외과용, 보건용 마스크를 통틀어 1만여 장이 전부다. 직원만 수천 명인 경북대병원에서 1인당 1장만 써도 하루면 동이 날 수밖에 없다. 병원 관계자는 “정부가 마스크를 지급하고, 기부도 많다고 하던데 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며 “지금 이대로라면 내일모레부터 썼던 마스크를 다시 써야할 판”이라고 우려했다. 대구 달서구 계명대동산병원도 사정이 여유롭지 않다. 긴급 수급을 통해 마스크 8만 장을 마련했지만 병원 직원과 환자들이 일주일정도 분량에 불과하다. 병원 관계자는 “의료진에게 마스크를 하루에 한 장만 지급하는 등 긴축 운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약 300곳의 중소병원이 회원으로 있는 대한지역병원협의회는 1일 ‘KF94 보건용 마스크 공동구매’ 신청을 받았다. 하루 만에 전체 회원의 절반에 달하는 150곳이 공동구매를 신청했다. 그러나 마스크 제조 공장에서 언제 제품을 받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대한지역병원협의회 관계자는 “일단 공동구매를 신청한 병원들은 대부분 당장 쓸 마스크가 없는 곳”이라고 말했다. 새 마스크를 구하지 못하니 어쩔 수 없이 일회용 마스크를 재활용하는 의료기관도 있다. 경기지역 B 병원은 직원과 환자용을 합쳐 하루에 1000장의 마스크가 필요하지만 물량이 부족해 일회용 마스크를 3, 4일씩 쓰고 있다. 이 병원 관계자는 “궁여지책으로 마스크에 알코올을 뿌려서 닦거나 마스크 안에 거즈를 대는 식으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고위험군인 기저질환자들도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소아 당뇨를 앓고 있는 이덕환 씨(57)는 전날 동네 우체국에서 3시간동안 줄을 서 마스크를 5장 구입했다. 이 씨는 “많은 사람들과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도 걱정이 됐다”고 말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중증 환자들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마스크를 사려면 판매처에서 줄을 서야 한다”며 “환자들의 건강 상태를 고려하면 이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우선순위를 정해 마스크를 공급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성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마스크 생산량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인과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에게 먼저 마스크를 제공하고 남은 물량을 일반인에게 판매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이미지기자 image@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은 3일 마스크 대란에 대해 “국민들께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처음으로 공개 사과했다. 그러면서 정부에 “수요만큼 충분히 공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현실을 그대로 알리라”고 지시했다. 또 문 대통령은 “(마스크 문제를) 정부가 감수성 있게 느꼈는지 의심스럽다”며 내각을 강하게 질책하고 전 부처를 24시간 비상체제로 전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늘어난 (마스크)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수입도 여의치 않은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장차관들에게 “(마스크 대란을) 절실한 문제로 인식했는가”라며 “모든 부처 장관들이 책상이 아닌 현장에서 직접 방역과 민생 경제에 힘써 주기 바란다”고도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공급이 부족할 동안에는 부족함도 공평하게 분담할 수 있어야 한다”며 “효율적인 마스크 사용 방법 등 국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노력도 병행해 달라”고 했다. 공급 부족을 인정하고 수요 억제와 현실적인 배급으로 정책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마스크를) 1인당 2, 3장만 살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보완하고 있다”며 “취약계층에 대해 1억3000만 장 무상 공급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마스크의 공적 판매 비율을 최소 7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약국 등 판매처에서 개인의 구매량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박효목 tree624@donga.com·이미지 / 세종=주애진 기자}
‘마스크 대란’이 심해지자 정부가 새로 내놓은 마스크 사용 지침의 핵심은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쓸 필요는 없고, 일회용 마스크도 다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상 ‘마스크 공급을 충분히 할 수 없으니 가급적 적게 쓰라’는 사용 지침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3일 질병관리본부와 공동으로 개정한 ‘마스크 사용 권고사항’을 공개했다. 개정 권고사항에 따르면 일회용 마스크를 일시적으로 깨끗하게 사용한 경우라면 동일인에 한해 재사용할 수 있다. 사용 후 환기가 잘되는 곳에서 충분히 건조시키면 된다는 것. 감염 우려가 적다면 면 마스크도 권장된다. 지난달 발표한 권고사항에서는 일회용 마스크 재사용과 면 마스크 사용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식약처의 방침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와 다르다. WHO는 면 마스크와 일회용 마스크의 재사용을 권장하지 않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시험 결과 면 마스크도 비말(침방울) 감염 차단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도 (일회용 재사용) 지침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마스크가 부족한 상황에서 한시적인 사용 지침으로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식약처 스스로 ‘임시방편’임을 인정한 셈이다. 감염 위험이 높거나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인 경우에는 보건용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식약처는 밝혔다. 차단율이 가장 높은 KF94 이상 마스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의심자를 돌볼 경우 필요하다. KF80 이상은 △호흡기 증상이 있을 때 △의료기관을 방문할 때 △감염·전파 위험이 높은 직업군일 때 △건강 취약계층이 환기가 잘되지 않는 공간에서 타인과 2m 이내 접촉할 때 권장된다. 혼잡하지 않은 야외나 환기가 잘되는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개정 권고사항에 대해 “정부가 마스크 수급에 실패하자 입장을 바꿨다”는 비판이 들끓었다. 전병율 차의과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TV를 틀면 대통령부터 장차관까지 모두 마스크를 쓰고 나온다. 그래놓고 이제 와서 권고안을 바꾸니 국민들에게 믿음을 줄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종혁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재사용은 의학적으로 권장할 수 없다. 식약처가 국민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보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도 보건용 마스크를 종일 착용할 필요는 없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감염 환자와 밀접 접촉하는 게 아니라면 면 마스크나 덴털 마스크(치과 의료진 등이 쓰는 얇은 일회용 마스크)도 괜찮다”고 설명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지역 사회 감염이 확산되기 시작하는 단계에서 피해 최소화를 목적으로 하는 전략의 전환이 필요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 환자가 발생한 지 42일째를 맞은 1일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코로나19 특성은 과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와는 다른 양상”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확진자가 폭증하자 정부 방역전략의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인한 것. 질병관리본부(질본)는 발병 초기 비교적 신속히 대응해 진단검사 물량을 하루 1만 건까지 확보했다. 이를 통해 신속하게 환자를 걸러내 격리 치료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다. 그러나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한 지역 사회 전파를 막지는 못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여당 관계자와 보건당국 수장의 잇단 실언으로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 불만이 팽배한 가운데 정 본부장이 성실한 소통으로 신뢰감을 주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확진자가 급증하는 국면에서 안정감 있는 태도로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메르스 징계의 ‘아픔’ 딛고 올해 설 연휴를 불과 나흘 앞둔 1월 20일 국내 첫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그전까지 중국 상황을 관망하던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이날 정 본부장의 일성은 “원인불명 폐렴에 대해 확진검사를 신속히 수행하겠다”였다. 앞서 질본은 한국으로의 전파에 대비해 진단검사법 개발에 착수한 상태였다. 새로운 진단검사법이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코로나19 검사에만 1, 2일이 걸렸다. 모든 코로나바이러스 유형에 대해 검사하는 ‘판코로나바이러스’ 검사법이 유일했기 때문. 검사기관도 18개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에 한정됐다. 질본은 의약품 긴급사용승인제를 통해 RT(실시간) PCR 검사법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검사 가능 물량을 하루 1만 건까지 대폭 확대할 수 있었다. 하루 검사 물량 기준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범정부 차원의 대응도 비교적 신속했다. 정부는 1월 3일 대응반을 꾸렸다. 초기 감염병 위기경보 상향도 비교적 빨랐다. 보건당국은 내국인 환자가 나온 설 연휴 이후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했다. 첫 환자가 발생해 경보가 한 단계 격상된 지 일주일 만인 1월 27일이었다. 이런 대응 역시 정 본부장을 비롯한 질본의 자문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에서는 정 본부장이 메르스 사태 당시 대책본부 현장점검반장으로 일하며 쌓은 실전 경험이 신속한 초동 대처로 이어졌다고 평가한다. 당시에도 정 본부장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었지만 워낙 피해가 컸던 탓에 다른 담당자와 함께 정직(최종 결정은 감봉) 징계를 받았다. 의료계 인사들은 지금도 당시 상황을 안타까워한다. 하지만 그때의 경험이 이번에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가 많다. 서울대 의대 동문인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꼼꼼’ 그 자체다. 디테일에 강하고 성실한 사람이라 집에도 안 들어가고 일하는 것으로 안다”고 평했다. 한 의료계 인사는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도 유연하게 받아들여 대책에 적용한 걸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초기부터 위생수칙 준수를 당부한 점도 눈에 띄는 점이다. 정 본부장은 브리핑마다 기침 예절을 강조했다. 그가 브리핑 중간중간 보여준 옷소매, 팔꿈치 기침은 온라인상에서 캡처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방심 경계하면서 ‘국민 안심’ 강조 2월 들어서며 국내 확산 징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유입 지역도 일본, 싱가포르 등으로 다변화됐다. 정부는 2월 4일 입국 제한을 확대했다. 7일에는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을 수 있는 대상을 넓혔다. 예상치 못한 환자들이 등장하면서 정부 방역대책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 정 본부장은 아직 방역망 내에 있는 환자들이라며 국민들을 안심시켰다. 진단검사 범위가 확대 시행된 7일 그는 “막연한 불안감으로 검사를 받을 필요는 없다. 의료진의 판단을 신뢰해 달라”고 국민에게 당부했다. 하지만 만일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검사 확대 이후 한동안 환자가 나오지 않았다. 일각에서 이제 ‘소강기’에 들어선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정 본부장은 12일 브리핑에서 “아직 정점을 찍고 감소 추세라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한다. 예의주시할 단계이지 변곡점이나 낙관 또는 비관할 상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 얼마 지나지 않아 ‘숨은 환자’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확진된 29번 환자 등이다. 이들은 해외에 다녀온 적도 없고 기존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도 아니었다. 환자가 급증할 신호가 여럿 감지된 것이다.○ 입국금지 논란 속에도 신중한 모습 지난달 18일 대구에서 31번 환자가 발생하며 코로나19는 전혀 다른 국면으로 들어섰다. 지역 사회 곳곳에 퍼져 있던 숨은 환자들이 대거 등장하기 시작했다. 불과 이틀 만에 확진 환자가 34명으로 급증했다. 진작 입국 제한을 확대했어야 했다는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질본은 그때까지 ‘범부처 협의사안이다’라며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달 19일 브리핑에 나선 정 본부장은 “방역하는 입장에서 고위험군이 (국내에) 덜 들어오는 게 좋은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입국 제한 조치가 늦어진 데 따른 방역당국의 고충을 에둘러 이야기한 셈이다. 질본이 진작 정부에 입국 제한 확대를 요청했으나 수용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지난달 25일 브리핑에서 정 본부장은 “초기에 주요 감염 지역인 후베이성에 대한 입국 차단 부분이 중요한 조치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입국 제한이 제한적이었던 것은 내국인들의 입국이 많은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점들이 고려되었다”고 말한 바 있다. 방역을 위해 필요하지만 다른 사항들이 고려돼 입국 제한 확대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 최근 들어 방역 어려움 토로 대구와 신천지예수교(신천지) 신도 환자들이 드러나면서 환자 수도 급증하기 시작했다. 정 본부장은 23일 브리핑에서 “특정 환자, 특정 지역,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는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역 사회 감염이 기정사실화하자 정부는 지난달 23일 위기경보를 가장 높은 ‘심각’ 단계로 상향했다. 질본 내 원인불명 폐렴 대응반이 꾸려진 지 51일, 경계 단계를 발령한 지는 27일 만이다.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 이래로 감염병 심각 단계가 발령된 것은 처음이다. 지난달 24일 브리핑에서 정 본부장은 머리를 짧게 자르고 나타났다. 심각 단계에 들어서자 “머리 감을 시간도 아껴야 한다”며 머리를 자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1시간도 못 주무신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사실이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그는 “1시간보다는 더 잔다”고 답했다. 직원들과 그의 건강을 염려하는 질문에는 “직원들 업무 부담이 크긴 하지만 잘 견디고 잘 진행하고 있다. 그 정도 답변 드리겠다”고 답했다. 담담하게 말했지만 서울대 의대 83학번 동기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은 “평소 주변 사람을 잘 챙기고 누나 같은 따뜻한 사람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폭증하는 환자 추이에 곤혹스러운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정 본부장은 26일 확진 환자가 1000명을 돌파한 날 브리핑에서 “한 달 정도 환자 발생 양상을 보니 감염력이 굉장히 강하고 전파 속도는 너무나 빠르다”며 방역의 어려움을 전했다.이미지 image@donga.com·강동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