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이종석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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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종석 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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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8~2025-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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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월 평창 환경관련 국제회의에 北초청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북측 대표단의 참여를 희망한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는 2년에 한 번 열리는 국제행사다. 올해 제12차 총회는 9월 29일∼10월 17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열리며 각국 대표단과 국제기구, 산업계, 환경 관련 시민단체 관계자 등 약 2만 명이 참가한다. 생물의 다양성 보전과 지속 가능한 이용을 위해 국가 전략이나 계획 등을 논의하는 자리로 정부 대표 간의 공식 협상 회의다. 기후변화협약, 사막화방지협약과 더불어 유엔의 3대 환경협약 중 하나인 생물다양성협약은 1992년 브라질 리우 정상회의에서 채택됐고, 이듬해인 1993년 발효됐다. 생물다양성협약에는 남북을 포함해 모두 194개국이 가입해 있다. 정부는 이미 당사국총회 사무국을 통해 이번 총회에 북측의 참가를 요청하는 초청장을 보냈다. 북한이 이번 총회에 참여하면 10월 6일로 예정돼 있는 ‘비무장지대(DMZ)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국제심포지엄’에서 남과 북이 함께 논의하는 장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 2014-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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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전자원 이익 공유’ 나고야 의정서 비준 추진

    정부가 ‘나고야 의정서’ 발효에 앞서 이 의정서 관련 법률안 제정 작업을 마무리하고 9월 정기국회에 법안을 제출한다. 10일 환경부에 따르면 나고야 의정서와 관련한 국내 이행 체계를 담은 ‘유전자원 접근 및 이익 공유에 관한 법률안’ 제정 작업이 마무리됐다. 나고야 의정서는 식물이나 동물, 미생물 등 다른 나라의 생물 유전자원을 이용해 얻은 이익을 유전자원 보유국과 나누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10년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제10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채택된 나고야 의정서는 우루과이가 지난달 유엔에 비준서를 기탁하면서 발효 요건(50개국 비준)을 갖춰 두 달 뒤인 10월 12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나고야 의정서는 다른 나라의 생물 유전자원에 접근할 때 자원 보유국으로부터 사전 승인을 받도록 했다. 이에 따라 나고야 의정서를 비준하려는 국가는 비준에 앞서 승인 대상인 유전자원과 승인 기관 등을 정한 법률을 만들어야 한다. 법률안에는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미래창조과학부 등이 승인 기관으로 돼 있다. 나고야 의정서가 정한 이익 공유 대상은 생화학적 연구 개발을 거쳐 유전자원으로부터 2차 성분을 추출해 만든 약이나 화장품 등이 해당한다. 단순히 식용 목적으로 수입한 동물이나 식물을 판매해 얻은 수익은 이익 분배 대상이 아니다. 이익 분배 방식은 해당 기업과 유전자원 보유국의 양자 협의로 정한다. 중국에서 자생하는 식물 팔각회향이 주원료인 신종인플루엔자 치료제 ‘타미플루’를 생산하는 스위스 제약사 로슈홀딩은 나고야 의정서가 발효되고 중국이 비준하면 타미플루 판매 이익 중 일부를 중국과 나눠 가져야 한다. 중국은 아직 나고야 의정서를 비준하지 않았다. 정부는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선진국들의 비준 동향을 살펴 나고야 의정서 비준을 추진할 방침이다. 현재 50개 비준국은 유전자원이 풍부한 아프리카와 남미 국가가 대부분이다. 10월 6∼17일 강원 평창에서 열리는 제12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 기간에 나고야 의정서 당사국들의 첫 회의가 열린다.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 2014-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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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불거진 4대강 논란… 진실은

    《 “22조 원이나 투입됐지만 환경을 파괴하는 재앙이 된 사업이다.”(환경단체) “가뭄과 홍수가 예방됐으며 수질도 훨씬 나아졌다.”(정부)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된 낙동강 한강 금강 영산강 ‘4대 강 사업’은 2012년 6월 완료됐지만 매년 환경파괴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지난해 여름 녹조 확대를 계기로 이 사업의 환경유해성을 비판했던 환경단체들은 올해에는 태형동물인 ‘큰빗이끼벌레’ 확산을 문제 삼고 있다. 이에 대해 환경부 등은 “이들이 정부를 공격하기 위해 가뭄 때문에 발생한 문제를 4대 강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반박한다. 논란이 일고 있는 4대강 관련 사안들의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동아일보 취재팀은 20일 충남 공주시 공주보, 부여군 백제보를 찾았다. 》  ▼ 논란 1 큰빗이끼벌레는 4대강 사업 돌연변이? ▼① 큰빗이끼벌레 논란…“4대강 탓에 등장” vs “4대강 때문 아니며 유해하지 않아” 취재팀은 공주보 일대를 배를 타고 1시간여 동안 둘러봤다. 공주보에서 상류 약 1.5km 지점까지 거슬러 오르는 동안 수초에서 떨어져 죽어 있는 큰빗이끼벌레 군체 5개가 발견됐다. 이곳에서 금강 하류 쪽으로 25km 정도 떨어진 백제보 상류에서도 50분간 2개의 죽은 군체가 관찰됐다. 이 지역 주민들은 “전날 35mm 정도 비가 내려 씻겨 내려가기까지 이 구간에는 살아있는 군체들이 2, 3배 많았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들이 구성한 4대강조사단의 박창근 단장(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은 “큰빗이끼벌레는 4대강 사업 이전에 댐, 저수지 등 흐르지 않는 물에만 서식했지만 4대강 사업 이후 4대강에도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큰빗이끼벌레 생태 전문가인 서지은 우석대 에코바이오학과 교수는 “이 벌레의 개체 증가에는 기온 상승, 가뭄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4대강 사업 때문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학자들 간에도 의견이 엇갈리는 만큼 지금으로서는 4대강 사업이 큰빗이끼벌레 확산에 영향을 미쳤는지 분명하지 않다. 환경부 실태조사 결과가 나와야 원인이 규명될 것으로 보인다. 큰빗이끼벌레의 유해성은 별도의 논란거리다. 일부 환경단체는 이 벌레가 죽어 부패하면서 암모니아를 배출해 수질을 악화시킨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혐오감을 주는 외양과 달리 독성은 없고, 유기물을 섭취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수질개선 효과까지 있다는 게 정부와 환경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주기재 부산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보 때문에 유속이 느려져 큰빗이끼벌레가 는 것으로 보이지만 직접 확인해본 결과 독성은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논란 2 퇴적토 늘며 수질 오염? ▼② 퇴적물 논란… “보 때문에 유해한 퇴적토 쌓여” “퇴적토로 인한 수질오염은 없어” 환경단체들은 보 때문에 4대강의 유속이 이전보다 6분의 1 수준으로 느려지면서 강이 늪과 호수처럼 변하는 ‘호소화(湖沼化)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퇴적토가 더 많이 쌓이고 퇴적토 때문에 수질도 더 나빠지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실제로 취재진이 금강 상류인 공주보 위쪽 1.5km 지점 강바닥을 확인한 결과 미끈미끈하고 부패한 냄새가 나는 퇴적토가 검출됐다. 하지만 하류 쪽인 백제보 주변에서는 퇴적토가 발견되지 않았다. 정부는 물을 가둬두는 보의 성격상 유속이 느려져 일부 구간에 퇴적토가 쌓일 수 있지만 오염물질은 없으며 비가 내려 유량이 늘고 유속이 빨라지면 금세 씻겨 내려간다고 설명한다.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 측은 “지난해에 수역별로 3차례에 걸쳐 퇴적물 성분을 조사한 결과 중금속이 전혀 검출되지 않거나 기준치에 못 미쳤으며 예년보다 퇴적토가 늘었다는 증거는 없다”고 설명했다. ▼ 논란 3 가뭄-홍수 예방 ▼③ 가뭄 홍수 예방 논란… “효과적” “효과 없다” 일부 환경단체는 4대강 사업 이후 물 공급이 풍부하던 지역에 물 공급이 줄고, 주변 수역의 홍수도 늘었다고 주장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는 가뭄, 홍수 예방 측면에서는 4대강 사업이 확실한 효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한다.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장마전선의 북상이 늦어지면서 이달 들어 20일까지 금강수계의 강수량은 62mm로 1981∼2010년 같은 기간 평균의 절반에 못 미쳤지만 이 지역에서 농업용수 부족은 거의 없었다. 낙동강에서는 1999부터 2011년까지 12년간 물 부족으로 댐의 물이 21차례나 방류됐지만 4대강 사업 이후에는 방류한 적이 한 번도 없다. 2012년에 16호 태풍 산바의 영향으로 낙동강 주변인 산청군에 하루 340mm, 합천군에 295mm 등 큰비가 내렸지만 낙동강 수위는 4대강 사업 전보다 약 3.3m 낮았다. 유병로 한밭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한반도 기후가 점차 아열대화하면서 예전보다 가뭄이 심해졌고, 홍수 빈도도 늘고 있는 상황에서 4대강 사업이 가뭄과 홍수를 막아주고 있다”고 말했다. 공주·부여=김준일 jikim@donga.com이종석 기자}

    • 2014-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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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산 제1경관은 ‘백운대 일출’

    백운대 일출이 한 해 700만 명 이상이 찾는 북한산을 대표하는 경관으로 꼽혔다. 21일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5, 6월 6000명의 북한산국립공원 탐방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백운대 일출이 22%의 응답을 얻어 북한산을 대표하는 경관 1위로 뽑혔다. 북한산 최고봉(836.5m)인 백운대에서는 거대한 화강암 덩어리인 인수봉을 옆에 두고 남양주 천마산 쪽에서 떠오르는 아침 해를 볼 수 있다. 2위는 화강암 봉우리 다섯 개가 나란히 줄지어 서 있는 오봉(16%), 3위는 인수봉(14%), 4위는 숨은벽 단풍(11%)이 차지했다. 숨은벽은 백운대와 인수봉 뒤에 숨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북한산성(7%·5위)은 자연경관이 아닌 사적경관으로는 유일하게 10위 안에 들었다. 지난해 714만 명의 탐방객이 찾은 북한산국립공원은 국내 21개 국립공원 중 연간 탐방객이 가장 많은 공원이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 2014-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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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부 “큰빗이끼벌레 유해성 조사” 뒷북

    환경부가 논란이 되고 있는 큰빗이끼벌레의 분포 실태와 유해성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15일 “최근 환경단체들이 4대강 수질오염 때문에 큰빗이끼벌레가 출현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어 이에 대한 정확한 실태 파악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환경단체들은 “4대강 사업으로 물의 흐름이 정체되면서 수질이 악화돼 큰빗이끼벌레가 많아졌다”며 “큰빗이끼벌레는 생태계를 교란할 우려가 있는 생물”이라고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큰빗이끼벌레는 독성이 없고 오염된 수역뿐 아니라 청정수역에서도 산다”고 환경단체의 주장을 반박했지만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조사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조사에는 국립환경과학원과 4대강 유역환경청, 태형동물 관련 외부 전문가 등이 참여하며 환경단체들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조사단은 큰빗이끼벌레가 4대강 유역에서 최근 자주 발견되는 원인을 찾기 위해 발생과 소멸에 관여하는 수온과 수질 상태 등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호수나 저수지 같은 정체 수역에 주로 사는 큰빗이끼벌레는 1mm 정도 크기의 개충들이 엉켜 축구공만 한 군체를 형성하는데, 개충의 생김새가 빗 모양을 닮아 이런 이름이 붙었다. 세종=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 2014-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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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中,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공동연구단 설치 합의

    한중 정부가 미세먼지를 포함한 동북아시아의 대기오염 발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공동 연구단을 설치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3일 “중국 환경보호부와 ‘한중 환경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아시아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은 중국은 그동안 동북아의 대기오염 발생 원인을 규명하는 것에 부담을 느껴 MOU 체결을 미뤄왔으나 협상 막판에 우리 측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연구단 설치로 미세먼지를 포함한 동북아 지역 대기오염의 원인을 밝히는 작업에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올해 연구단 구성을 마친 뒤 이르면 내년 초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연구단은 각국 5명씩 10명으로 짜이며 연구소는 중국 베이징에 두기로 했다. MOU에는 △대기오염 물질 관측 데이터 공유 △대기오염 예보모델 공동 연구 △대기오염 방지 공동 사업 등도 포함됐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 2014-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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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orld Cup Brasil 2014]대한민국-러시아 감독의 말

    “준비한 모든 것 쏟아부어 만족”▽홍명보 한국 감독=우리가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동점골을 허용했기에 아쉬운 마음이 있지만 첫 경기에서 선수들이 보여준 모습은 훌륭했다. 좋은 경기 내용을 보였고 승점 1점을 땄기에 고개 숙일 필요 없다. 빨리 회복해서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 우리가 준비한 것의 최대치를 경기장에서 쏟아 부었다고 생각한다. 전술적으로, 체력적으로 그랬다. 이근호에게 후반에 상대 중앙수비수들의 체력과 스피드가 떨어질 것을 대비해 적극적으로 기회를 노리라고 했다. 짧은 패스보다 긴 패스가 많았던 것은 상대의 순간 압박이 빨라서였다. 알제리전은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고 본다.      “이길수 있는 경기 비겨서 실망” ▽파비오 카펠로 러시아 감독=매우 견실한 경기 내용을 보여줬고 우리 선수들의 플레이에 만족한다. 선제골을 내준 뒤 우리 선수들이 매우 적절히 대처했다. 그들이 내게 줄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생일 선물이었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비겨 약간은 실망스럽다. 초반엔 우리가 늘 하던 축구를 할 수 없었지만 몇 번의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 수 있었다. 한국은 하나의 팀으로서 공을 잘 소유했다. 다른 선수와 마찬가지로 골키퍼도 실수를 할 수 있다. 오늘은 이고리 아킨페예프와 같은 훌륭한 골키퍼에게 그런 실수가 일어났다. 그러나 우리는 곧 그의 실수를 만회할 수 있었다. (동점골을 넣은)케르자코프는 환상적인 선수이며 언제나 골 넣는 걸 좋아한다.쿠이아바=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 2014-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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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orld Cup Brasil 2014]연봉 179만원 육군병장이 ‘28억원 러 골키퍼’ 무너뜨려

    “서러움을 떨치는 상상을 하면서 월드컵을 기다렸는데 오늘 현실이 됐다.” 4년 전 오스트리아의 한 호텔 휴지통에 축구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집어던지고 귀국 비행기에 올랐던 이근호(29·상주 상무)의 꿈이 현실이 됐다. 18일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후반 23분 대표팀의 선제골을 터뜨린 이근호는 4년 전 쓴맛을 본 경험이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개막을 불과 열흘 앞두고 발표된 23명의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한 것이다. 최종 엔트리 발표 당시 대표팀은 예비 엔트리까지 포함해 26명의 선수가 오스트리아에서 막바지 전지훈련을 하고 있었다. 이근호는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 맹활약하며 당시 허정무 대표팀 감독의 황태자로 불리기까지 했지만 갑작스러운 컨디션 난조로 월드컵 무대 데뷔의 꿈을 날렸다. 이 때문에 이근호는 축구가 재미없어질 만큼 목표를 잃고 잠시 방황하기도 했다. 4년 전의 쓰라린 경험 탓에 이근호는 지난달 8일 TV로 생중계된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의 브라질 월드컵 최종 명단 발표도 마음을 졸이며 지켜봤다. 그는 “4년 전 기억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최종 엔트리 발표에 계속 신경이 쓰였다”고 했다. 홍 감독은 전체 23명의 엔트리 중 이근호의 이름을 끝에서 세 번째로 불렀다. 상상을 현실로 만든 이근호는 자신의 다짐도 실현시켰다. 이근호는 러시아전을 앞두고 대표팀의 브라질 내 베이스캠프인 포스두이구아수에서 훈련하던 13일 “30, 40분을 뛰더라도 90분의 체력을 쏟겠다. 일단 그라운드에 들어가면 모든 체력을 다 쏟고 나온다는 각오로 뛸 것이다”고 했다. 후반 11분 최전방 공격수 박주영과 교체 투입된 이근호는 후반 추가 시간까지 38분 동안 4.896km를 뛰었다. 이날 경기의 전후반 러닝타임은 95분이었다. 이근호가 선발로 나서 풀타임을 뛰었다면 12.24km를 달렸을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풀타임을 소화한 선수 중 가장 많이 뛴 한국영(11.356km)보다 더 높은 수치다. 이처럼 지칠 줄 모르는 왕성한 활동량 때문에 이근호에게는 ‘말근호’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날 이근호는 월드컵 데뷔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로 거수경례를 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한 달 월급으로 14만9000원을 받는 국군체육부대 소속의 육군 병장이다. 그의 강한 중거리 슛을 막다 놓친 러시아의 골키퍼 이고리 아킨페예프는 연봉 200만 유로(약 28억 원·2011년 기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골이 들어갔다는 걸 확인한 뒤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아 그냥 마구 달렸다”는 이근호는 “그 와중에도 거수경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근호의 골이 터지자 대한민국 육군 트위터(@ROK_Army)에는 곧바로 ‘2014 월드컵 대한민국의 첫 골을 기록한 이근호 선수! 육군 병장의 힘’이라는 축하 메시지가 올랐다. 귀중한 선제골로 팀에 승점 1을 안긴 이근호는 “정말 운이 좋았다. 보이지 않는 무엇인가가 작용한 것 같다. 결승골이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6분 만의 동점 골 허용을 아쉬워했다.쿠이아바=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 2014-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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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orld Cup Brasil 2014]‘홍’역 평가전 → ‘명’장 용병술 → ‘보’여줘 16강!

    “투입 시기가 딱 그때라고 봤다.”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45)이 적시의 선수 교체로 월드컵 사령탑 데뷔전을 무난하게 치렀다. 홍 감독은 18일 열린 러시아와의 경기 후반 11분에 최전방 스트라이커 박주영을 벤치로 불러들이고 대신 이근호를 투입했다. 홍 감독은 이근호의 등을 밀면서 “후반 중반 이후에 상대 중앙 수비수들의 체력과 스피드가 분명히 떨어질 것이다. 적극적으로 공격하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이근호는 그라운드를 밟은 지 12분 만에 선취 골을 넣었다. 제대로 들어맞은 용병술이다. 홍 감독은 지난해 9월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1-2 패) 때도 후반 32분 구자철을 빼고 이근호를 투입해 용병술의 효과를 봤다. 이근호는 크로아티아전 후반 추가 시간에 만회골로 대표팀의 영패를 막았다. 홍 감독은 “박주영이 전반에 수비 부분에서는 역할을 잘해줬다. 계속 지켜봤지만 (공격 부분에서는) 그 시점에 이근호를 투입하는 게 더 낫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교체 배경을 설명했다. 홍 감독은 이 용병술 한 방으로 월드컵 개막 전에 가진 평가전에서의 연이은 부진에 따른 거센 비난도 어느 정도 잠재웠다. 지난달 28일 튀니지에 0-1로 패한 데 이어 월드컵 개막 전 마지막 평가전이던 10일 가나와의 경기에서도 0-4의 완패를 당하자 홍 감독에 대한 비난이 빗발쳤다. 하지만 홍 감독은 “평가전은 평가전일 뿐이다. 모든 건 월드컵 본선에 맞춰져 있다”며 개의치 않고 자신이 머릿속에 그린 대로 대표팀을 이끌었다. ‘시련도 지나고 보면 추억이 되는 날이 온다’는 말을 가끔 하는 홍 감독은 여기저기서 질러대는 비판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스타일이다. 홍 감독은 선취 골을 넣고도 이를 지키지 못해 월드컵 사령탑 데뷔전 승리를 놓쳤지만 “(선수들이) 고개를 숙일 필요는 없다”고 했다. 홍 감독은 그동안 굵직한 국제대회에서 첫판을 이긴 적이 없다. 2009년 이집트에서 열린 20세 이하 청소년 월드컵에서는 카메룬에 0-2로 졌고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는 북한에 0-1로 패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때는 멕시코와 0-0으로 비겼다. 하지만 2009년 청소년 월드컵 8강, 2010년 아시아경기와 2012년 올림픽에서는 동메달의 성적을 거뒀다. 홍 감독이 “러시아전 결과는 나쁘지 않다.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쿠이아바=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 2014-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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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급 14만 9000원’ 육군병장 이근호, 상상을 현실로

    "서러움을 떨치는 상상을 하면서 월드컵을 기다렸는데 오늘 현실이 됐다." 4년 전 오스트리아의 한 호텔 휴지통에 축구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집어던지고 귀국행 비행기에 올랐던 이근호(29·상주 상무)의 꿈이 현실이 됐다. 18일(한국 시간) 러시아와의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후반 23분 대표팀의 선제골을 터뜨린 이근호는 4년 전 쓴맛을 본 경험이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개막을 불과 열흘 앞두고 발표된 23명의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한 것이다. 최종 엔트리 발표 당시 대표팀은 예비 엔트리까지 포함해 26명의 선수가 오스트리아에서 막바지 전지훈련을 하고 있었다. 이근호는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에서 맹활약하며 당시 허정무 대표팀 감독의 황태자로 불리기까지 했지만 갑작스런 컨디션 난조로 월드컵 무대 데뷔의 꿈을 날렸다. 이 때문에 이근호는 축구가 재미없어질 만큼 목표를 잃고 잠시 방황하기도 했다. 4년 전의 쓰라린 경험 탓에 이근호는 지난 달 8일 TV로 생중계된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의 브라질 월드컵 최종 명단 발표도 마음을 졸이며 지켜봤었다. 그는 "4년 전 기억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최종 엔트리 발표에 계속 신경이 쓰였다"고 했다. 홍 감독은 전체 23명의 엔트리 중 이근호의 이름을 끝에서 세 번째로 불렀다. 상상을 현실로 만든 이근호는 자신의 다짐도 실현시켰다. 이근호는 러시아전을 앞두고 대표팀의 브라질 내 베이스캠프인 포스두이구아수에서 훈련하던 13일 "30, 40분을 뛰더라도 90분의 체력을 쏟겠다. 일단 그라운드에 들어가면 모든 체력을 다 쏟고 나온다는 각오로 뛸 것이다"고 했다. 후반 11분 최전방 공격수 박주영과 교체 투입된 이근호는 후반 추가 시간까지 38분 동안 4.896km를 뛰었다. 이날 경기의 전후반 러닝타임은 95분이었다. 이근호가 선발로 나서 풀타임을 뛰었다면 12.24km를 달렸을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풀타임을 소화한 선수 중 가장 많이 뛴 한국영(11.356km)보다 더 높은 수치다. 이근호는 또 출전 시간 38분 중 15%가 고강도 활동 시간으로 측정돼 김보경(출전 시간 8분, 고강도 활동 16%)에 이어 팀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이처럼 지칠 줄 모르는 왕성한 활동량 때문에 이근호에게는 '말근호'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날 이근호는 월드컵 데뷔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로 거수경례를 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한 달 월급으로 14만9000원을 받는 국군체육부대 소속의 육군 병장이다. 그의 강한 중거리 슛을 막다 놓친 러시아의 골키퍼 이고리 아킨페예프는 연봉 200만유로(28억 원·2011년 기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골이 들어갔다는 걸 확인한 뒤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아 그냥 마구 달렸다"는 이근호는 "그 와중에도 거수경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근호의 골이 터지자 대한민국 육군 트위터(@ROK_Army)에는 곧바로 '2014 월드컵 대한민국의 첫 골을 기록한 이근호 선수! 육군 병장의 힘'이라는 축하 메시지가 올랐다. 귀중한 선제골로 팀에 승점 1을 안긴 이근호는 "정말 운이 좋았다. 보이지 않는 무엇인가 가 작용한 것 같다. 결승골이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6분 만의 동점 골 허용을 아쉬워했다.쿠이아바=이종석기자 wing@donga.com}

    • 2014-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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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까칠한 카리스마, 카펠로

    듣던 대로였다. 일흔을 바라보는 노장(老將)의 말투에 완곡함은 없었다. 이리저리 에둘러대지도 않았다. 파비오 카펠로 러시아 축구대표팀 감독(68·이탈리아)이 한국과의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을 하루 앞둔 17일(한국 시간) 쿠이아바의 판타나우 경기장 미디어센터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했다. 그는 마음에 들지 않는 질문을 하는 기자를 향해 날 선 대답으로 면박을 주면서 ‘독재자’ ‘돈 파비오’라는 별명에 어울리는 이미지를 그대로 보여줬다. ‘돈(Don)’은 이탈리아의 마피아 두목을 가리키는 말이다. 카펠로 감독은 이탈리아 출신이다 러시아의 한 기자는 쿠이아바의 날씨 얘기를 꺼냈다가 카펠로 감독에게 무안을 당했다. 이 기자는 “(경기가 열리는) 쿠이아바는 덥고 습한 곳이라 선수들이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데 경기 하루 전에야 여기에 왔다.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라고 물었다. 돌아온 카펠로 감독의 대답은 ‘(기자는) 혹시 브라질에서 살고 있나? 모스크바에서 살고 있지 않느냐’라는 것. 그는 “모스크바도 충분히 더운 곳이다. 우리가 훈련할 당시 기온이 32도까지 올라갔다. 적응에 문제 될 건 없다”고 했다. 카펠로 감독은 모스크바도 여름에는 덥다는 걸 충분히 알 만한 기자가 시비를 건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러시아의 다른 한 기자는 “조별리그 첫 상대인 한국의 전력 분석에 소홀한 것 아니냐”라는 질문을 던졌다가 머쓱해졌다. 이 기자는 “훈련장에서 만난 한국 선수들은 러시아 선수들의 이름을 줄줄이 꿰고 있더라. 그런데 러시아 선수들은 한국 선수 이름을 거의 모른다. 비정상 아닌가”라고 했다. 카펠로 감독의 대답은 짧고 심드렁했다. “충분히 준비했다. 이름까지 알 필요 없다.” 한국 선수들을 다소 무시하는 듯한 카펠로 감독의 이런 발언을 전해 들은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외국인들이 한국 사람의 이름을 외우는 게 어려운 건 사실이다. 이해해줘야 한다”는 유머로 가볍게 받아넘겼다. 카펠로 감독은 평소 선수들의 숨소리까지 관리한다는 우스갯말이 있을 만큼 선수들을 장악하는 강한 카리스마가 트레이드마크인 지도자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선수들의 사생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을 금지하는 이유를 묻는 기자도 있었다. 그의 대답은 역시 까칠했다. “(월드컵이 끝나는) 한 달 후에 집에 가서 미친 듯이 하면 된다.” 카펠로 감독은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팔짱을 낀 채 무표정한 얼굴이었지만 가끔 유머감각을 보여주기도 했다. 사진기자들이 한꺼번에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갈 때는 “카메라를 잊지 말고 잘 챙기라”는 농담을 던졌다. 평소 친분이 있는 러시아 기자들과 눈이 마주칠 때는 가볍게 웃으면서 손을 흔들기도 했다. 이날 카펠로 감독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러시아 대표팀의 주장 바실리 베레주츠키는 “우리 팀의 최고 스타는 감독이다. 선수 중에는 감독만큼 유명한 스타가 없다”며 카펠로 감독의 존재감을 인정했다. 카펠로 감독은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한 32개국 중 나이와 연봉(114억 원)이 제일 많은 사령탑이다.쿠이아바=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 2014-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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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orld Cup Brasil 2014]툭하면 옐로카드, 이 심판 조심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에게 ‘경고 주의보’가 떴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16일 발표한 한국-러시아 경기의 주심인 네스토르 피타나(39·아르헨티나·사진)의 옐로카드 부과 횟수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1년 사이 주심을 맡았던 자국 리그 29경기에서 159차례의 경고를 줘 경기당 평균 5.5개의 옐로카드를 들었다. 많을 때는 한 경기에서 9번이나 노란 딱지를 꺼내기도 했다. 2010년 국제심판으로 데뷔한 피타나 심판은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 남미 지역예선 주심으로도 나섰는데 4경기에서 모두 24번의 경고를 줬다. 경기당 평균 6장의 옐로카드를 꺼내든 셈이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휘슬을 부는 주심 중 경기당 평균 5번 이상의 경고를 부과한 건 그뿐이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는 경기당 평균 3.8번의 경고가 나왔다. 러시아전에서 수비수들에게 거친 몸싸움을 주문한 홍명보 대표팀 감독으로서는 주심의 이런 성향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피타나 심판이 17세 이하 월드컵을 포함한 국가 대항전에서 레드카드를 꺼낸 적은 없다는 것이다.쿠이아바=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 2014-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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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orld Cup Brasil 2014]이 손으로 잡는다, 맷집 센 북극곰

    16일 축구 국가대표팀이 러시아전을 앞두고 훈련한 쿠이아바의 마투그로수연방대(UFMT) 경기장에는 러시아 기자들도 찾아왔다. 그중 스포츠 전문 매체 ‘소베스키 스포르트’의 아르템 로카로프 기자는 자기 나라의 키플레이어로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와 바실리 베레주츠키(이상 CSKA모스크바)를 꼽았다. 키플레이어를 꼽으라면 대개는 공격수나 경기 조율 능력이 뛰어난 미드필더 이름을 대기 마련인데 이 기자는 수비수 둘을 꼽았다. 이그나셰비치와 베레주츠키는 러시아의 막강한 수비성을 쌓아올린 중앙 수비수들이다. 둘은 브라질 월드컵 유럽지역 예선 10경기에서 5골만 내주며 러시아의 그물 수비를 이끌었다. 측면 수비수인 드미트리 콤바로프(스파르타크 모스크바)와 알렉세이 코즐로프(디나모 모스크바)도 수비력이 쓸 만하지만 두 중앙 수비수에 비해서는 경험이 떨어진다. 이그나셰비치와 베레주츠키는 각각 A매치 98, 78경기를 뛴 베테랑 수비수다. 이 둘이 지키는 러시아 진영의 가운데를 뚫기는 쉽지 않다. 홍명보 대표팀 감독은 러시아의 측면을 공략하는 카드를 택했다. 대표팀은 미국 마이애미 전지훈련 때부터 측면 공격을 수도 없이 연습했다. 수비 진영부터 사이드라인을 따라 상대 진영 골라인까지 간결한 패스로 밀고 올라가는 과정을 반복했다. 측면 공격은 한쪽이 사이드라인으로 막혀 있어 돌파를 시도하는 쪽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옵션이다. 패스를 내줄 수 있는 공간도 크게 부족하다. 상대 옆구리를 뚫고 지나가는 건 주로 측면 공격수 윙어의 역할이다. 윙어들이 개인 돌파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전술이다. 러시아전에서는 왼쪽 측면 공격수로 손흥민(레버쿠젠)이, 오른쪽 측면에는 이청용(볼턴)이 선발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양 날개가 러시아의 측면을 휘저어야 승산이 있다. 특히 손흥민은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코코린(디나모 모스크바)과 함께 양 팀에서 득점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홍 감독이 측면 공격 카드를 꺼내든 데는 다른 이유도 있다. 러시아의 강한 역습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중앙 공격에 비해 측면 공격이 상대에게 빠른 역습을 허용할 위험이 적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브라질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넣은 20골 중 5골을 빠른 역습을 통해 만들었을 만큼 카운터 어택이 좋은 팀이다. 수비력이 막강한 러시아이지만 빈틈은 있다. 러시아는 후반 중반 이후 체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는 약점을 보였다. 유럽 지역예선에서 내준 5골 중 3골이 후반 30분 이후에 몰려 있다. 35세인 이그나셰비치도 후반 체력이 좋은 편은 아니다. 홍 감독이 “전반을 실점 없이 마친다면 후반에 승부를 걸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도 러시아의 이런 막판 체력 저하를 노리고 하는 얘기다. 대표팀의 포백 수비라인이 ‘알렉산드르’ 3인방으로 불리는 러시아 공격수들을 전반에 잘 묶는다면 후반에 힘이 빠지는 북극곰의 골망을 흔들 수도 있다. 4-3-3 포메이션을 주로 쓰는 러시아의 공격수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제니트)와 코코린, 알렉산드르 사메도프(로코모티브 모스크바)가 일반적으로 키플레이어로 거론되는 선수들이다. 쿠이아바=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 2014-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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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orld Cup Brasil 2014]박주영 “수비 적극 가담” 기성용 “세트피스 살릴 것”

    러시아와의 첫 경기를 앞둔 축구대표팀의 각오는 남달랐다. 16일 브라질 쿠이아바 마투그로수연방대 경기장에서 열린 비공개 훈련을 마친 선수들은 결의에 찬 모습을 보였다. 최전방 공격수 박주영(아스널)은 “러시아전에서 이기는 게 나의 각오”라며 “팀 훈련이 끝나도 남아서 추가로 슈팅 훈련을 하면서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방에 혼자 있을 때도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고 밝혔다. 한때 수비 가담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박주영은 “공격은 물론이고 수비에도 적극 가담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팀에 킥이 좋은 선수가 많아서 내가 전담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그동안 훈련도 많이 했고 좋은 상황이 생기면 득점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큰 활약을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손흥민(레버쿠젠)은 “러시아전 준비를 죽기 살기로 하겠다. 반드시 러시아전에서 반전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그는 쿠이아바의 날씨에 대해 “생각했던 것보다 크게 덥지는 않다. 미국 마이애미 등에서 이미 적응훈련을 했다. 러시아 역시 준비를 해왔을 것이기 때문에 어느 팀이 날씨 때문에 더 유리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교한 프리킥이 강점인 미드필더 기성용(스완지시티)은 “세트피스 기회를 최대한 살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세트피스는 차는 사람이 잘 차고 받는 사람도 잘 받아야 하지만 운도 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수비수 이용(울산)은 “월드컵을 앞두고 치른 두 차례 평가전에서 좋지 못한 결과를 냈다. 하지만 안 좋은 점을 드러내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나름대로 성과가 있었다. 분위기는 좋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알제리와 벨기에는 생각 안 하고 오직 러시아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은 “러시아는 조직력이 강하고 볼을 쉽게 처리한다. 강하게 압박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미드필더 한국영(가시와 레이솔)은 “솔직히 부모님도 생각 안 난다. 오직 월드컵 생각만 한다”고 말했다.쿠이아바=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 2014-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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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orld Cup Brasil 2014]18일 아침, 붉은 기상… 한국, 7시 러시아전 첫승 도전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8일 오전 7시(한국 시간) 브라질 쿠이아바의 판타나우 경기장에서 브라질 월드컵 H조 조별리그 러시아와의 1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16강에 진출했던 2002년과 2010년 월드컵에서 모두 첫판을 이겼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에도 러시아전 승리를 발판으로 사상 첫 원정 8강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각오다. 박주영(29)은 “러시아전에서 이기는 게 내 각오”라고 말했다. 태양이 솟는 거리와 광장에서 격한 함성을 토해낼 온 국민의 성원도 든든하다.쿠이아바=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 2014-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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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극곰 더위 먹게 몰아쳐라

    브라질 내 베이스캠프인 포스두이구아수에서 훈련하던 축구대표팀은 16일(한국 시간) 새벽 쿠이아바에 도착했다. 대표팀은 18일 오전 7시 쿠이아바의 판타나우 경기장에서 러시아를 상대로 조별리그 1차전을 갖는다. 조별리그 세 경기가 모두 중요하지만 16강으로 가는 길목에서 1차전은 가장 중요하다. 4년 전 남아공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1차전을 패하고도 16강에 오른 나라는 이 대회 우승국 스페인뿐이다. 대표팀의 첫 경기가 열리는 도시 쿠이아바와 이곳의 판타나우 경기장은 태극전사들에게 어떤 환경일까. 판타나우 경기장에 깔린 잔디는 ‘그라마 내추럴’이다. 잎이 가늘고 밀도가 높은 품종인데 대표팀이 국내에서 훈련했던 파주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 청룡구장의 잔디 ‘켄터키 블루그래스’와 질감이 비슷하다. 대표팀이 브라질로 오기 전 마지막 전지훈련지로 삼았던 미국 마이애미 세인트토머스대 운동장의 잔디도 켄터키 블루그래스였다. 조별리그 2, 3차전과는 달리 그동안 훈련해왔던 곳과 크게 다르지 않은 잔디가 깔린 경기장에서 첫판을 치른다는 건 대표팀으로서는 다행이다. 조별리그 2, 3차전 경기장에는 대표팀에 다소 낯선 잔디가 깔렸다. 알제리와의 2차전 장소인 포르투알레그리 베이라히우 주경기장의 잔디는 ‘버뮤다 티프그랜드’인데 잎이 넓고 다소 거친 편이다. 벨기에와 맞붙는 3차전 장소인 상파울루 코린치앙스 경기장의 잔디는 ‘롤리엄 퍼렌’으로 대표팀이 익숙한 켄터키 블루그래스에 비해 억센 편이다. 쿠이아바의 기후도 대표팀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편이다. 고온다습한 쿠이아바의 6월 평균기온은 최저 17.5도, 최고 30.7도이다. 서울의 6월 기온과 별 차이가 없다. 러시아전이 열리는 6월 17일 오후 6시(현지 시간) 무렵의 최근 10년간 평균 기온은 27도로 더운 날씨다. 23명의 엔트리가 모두 자국 리그에서 뛰고 있는 러시아 선수들로서는 자주 경험하기 힘든 경기 환경이다. 특히 후반 중반 이후 체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는 약점을 보이는 러시아로서는 더운 날씨가 부담일 수 있다. 이런 점을 알고 있는 대표팀의 수비수 김창수(가시와 레이솔)는 “전반만 실점 없이 막는다면 후반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러시아전에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러시아 경기 당일 기온은 최저 21도, 최고 31도로 예보돼 있다. 한편 대표팀은 16일 쿠이아바에서의 첫 훈련을 당초 예정됐던 바하두파리가 아닌 마투그로수대 운동장에서 소화했다. 전날 대회 조직위원회가 훈련장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며 훈련 장소 변경을 통보했기 때문이다. 마투그로수대 운동장은 러시아에 배정된 훈련장이지만 1차전 하루 전인 17일 쿠이아바에 도착하는 러시아가 이곳에서 훈련하지 않기 때문에 대표팀이 쓰게 됐다.쿠이아바=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 201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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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IFA World Cup Brasil]순해진 ‘아이고 코치’

    축구 국가대표팀의 브라질 내 베이스캠프인 포스두이구아수. 13일 대표팀의 훈련 때 운동장에 가장 먼저 나온 사람은 이케다 세이고 피지컬 코치(54·사진)다. 이케다 코치는 브라질 입성 전 대표팀의 전지훈련지였던 미국 마이애미에서부터 항상 훈련장에 제일 먼저 도착했다. 이케다 코치는 홍명보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숙소에서 훈련장으로 이동할 때 이용하는 버스를 타지 않는다. 그 대신 대표팀 지원 스태프와 함께 미니밴을 타고 15분 정도 먼저 도착한 뒤 훈련을 준비하면서 선수들을 기다린다.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러시아와의 경기(6월 18일 오전 7시·한국 시간)를 4일 앞둔 태극전사 23명의 막판 컨디션 조절이 부지런한 이 일본인 코치 손에 달려 있다. 피지컬 코치의 역할은 선수들이 최고의 몸 상태로 경기에 나설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박주영(아스널) 기성용(스완지시티) 박주호(마인츠)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등 부상으로 치료를 받은 선수들의 빠른 회복을 돕는 것도 이케다 코치의 몫이었다. 종종 체력 코치로 불리기도 하지만 체력뿐만 아니라 선수의 컨디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것을 관리하는 자리다. 이케다 코치는 선수들 방의 에어컨 온도까지 직접 챙긴다. 이케다 코치는 홍 감독과 의논해 선수들의 체력을 키우는 건 14일 훈련으로 마무리하기로 했다. 홍 감독은 피지컬(육체적인) 부분에 관해서는 이케다 코치의 의견을 전적으로 받아들인다. 홍 감독은 선수들에게 “(피지컬 부분에서) 이케다 코치가 ‘부족하다’고 하면 경기에 내보내기 힘들다”고 말한 적도 있다. 평소 혹독한 체력훈련으로 선수들 사이에서 세이고상(さん·존칭)이 아닌 ‘아이고상’으로 불릴 때도 있지만 이케다 코치는 러시아전을 앞둔 3일간은 체력보다는 컨디션 조절에 초점을 맞췄다. 더이상의 강도 높은 체력훈련은 선수들의 피로도를 높여 경기 당일 100%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홍정호는 “(이케다 코치가) 마이애미에서는 체력훈련을 많이 시켰지만 이제는 컨디션을 조절하면서 체력이 떨어지지만 않도록 하는 데 훈련의 초점을 맞추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케다 코치는 웬만해선 남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지 않는 홍 감독이 삼고초려 끝에 모셔온 지도자다. 홍 감독은 20세 이하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던 2009년 당시 일본 J리그 우라와의 아카데미센터 소속이던 이케다 코치를 영입하기 위해 일본으로 3번이나 날아갔고 결국 우라와 구단의 승낙을 받아냈다. 이케다 코치는 2009년 이집트에서 열린 20세 이하 월드컵과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 2012년 런던 올림픽을 홍 감독과 함께 치렀다. 런던 올림픽 3위 결정전에서 한국이 일본을 꺾고 동메달을 딴 뒤로는 일본의 우익 세력으로부터 위협을 받기도 했던 이케다 코치다. 심판의 휘슬이 울리면 선수들은 그때부터 시작이다. 하지만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그라운드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긴장이 풀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를 지켜본다”는 게 이케다 코치의 말이다. 포스두이구아수=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 2014-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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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orld Cup Brasil 2014]“소리쳐! 부딪쳐!”… 강력해진 洪의 주문

    축구 국가대표팀이 러시아와 맞붙는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18일 오전 7시·한국 시간)가 5일 남았다. 브라질 내 베이스캠프인 포스두이구아수에 12일 짐을 푼 축구 대표팀이 조별리그 1차전 장소인 쿠이아바로 이동하는 날을 빼고 나면 제대로 훈련할 수 있는 시간은 4일 정도다. 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은 “이제 마무리 단계다. 쿠이아바로 이동하기 전 베이스캠프에서 3일(13∼15일)간의 훈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팀 전체의 조직력을 끌어올리기에 남은 시간은 넉넉한 편이 아니다. 이를 아는 홍 감독은 팀 전체의 전술 못지않게 선수들 스스로가 보완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홍 감독은 포스두이구아수에서 첫 훈련을 한 12일 “전술적으로 한 단계 더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은 시점이다. 이제는 더 높은 집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홍 감독은 집중력을 특히 강조했다. 집중력 부족을 10일 가나전 완패의 원인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홍 감독은 “(그라운드에서) 중심을 잡아 줄 선수가 없었다기보다는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진 게 문제였다. 남은 훈련 동안 집중력을 더 높여야 한다”고 선수들에게 주문했다. 수비수들에게 수다쟁이가 되라고 하는 것도 홍 감독의 주문 사항 중 하나다. 홍 감독은 수비수가 훈련이나 경기 중에 말이 없는 걸 싫어한다. 수비라인을 올릴지 내릴지, 누가 커버 수비를 들어갈지를 홍 감독식 표현대로 ‘토킹(커뮤니케이션)’을 주고받으면서 재빨리 결정하라는 것이 홍 감독의 요구다. 브라질 입성 전 미국 마이애미 전지훈련 막판에 홍 감독은 입을 다문 수비수에게 “그렇게 조용해서 어떻게 수비를 하겠다는 거냐. 계속 얘기하고 떠들어야지”라고 다그쳤다. 홍 감독은 “아무리 뛰어난 중앙 수비수라도 말이 없는 선수는 기용할 수 없다”고 했던 핌 베어벡 전 대표팀 감독의 말을 종종 선수들에게 전할 만큼 경기 중 의사소통을 중요하게 여긴다. 한국 축구를 대표했던 수비수 출신답게 홍 감독은 미드필더나 공격수에 비해 수비수에 대한 주문 사항이 더 많다. 홍 감독이 수비수들에게 바라는 또 하나는 터프가이가 돼 달라는 것이다. “우리 선수들은 수비를 너무 얌전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 유럽 선수들에 비하면 체격이 좋은 것도 아닌데 수비를 얌전하게 한다”며 못마땅해했다. 홍 감독은 “가나전 초반에 거친 몸싸움을 보여준 좋은 장면이 몇 번 있었지만 월드컵 본선에서는 (몸싸움을) 더 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홍 감독은 “가나전 이후 선수들의 실망감이 있었다. 하지만 마이애미에서 분위기를 다 바꾸고 (브라질에) 왔다. 가나전의 패배 분위기는 남아 있지 않다. 심리적으로도 다 회복했다”고 선수들의 분위기를 전했다.포스두이구아수=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 2014-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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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뻥 뚫린 수비… 전술도 조직력도 안보인다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10일 미국 마이애미 선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과 가나의 평가전 전반전이 0-2로 끝나자 경기장 내 흡연구역을 찾았다. “담배 끊었는데 다시 물게 되네요.” 대표팀의 답답한 경기 내용 때문에 황보 위원장은 석 달 전에 끊었던 담배를 이날 다시 피웠다. 축구 대표팀이 브라질 월드컵 개막 전 마지막 평가전인 가나와의 경기에서 연이은 수비 실책으로 0-4의 완패를 당했다. 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은 전날 “가나전은 전술 점검을 위한 것이다. 평가전은 평가전일 뿐이다”라고 했다. 하지만 이날 대표팀의 수비와 공격은 전술이라고 할 만한 것도 별로 없었다. 얻은 것이 있다면 이대로는 월드컵 본선에서 어렵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다. 홍 감독은 이날 선발 수비라인 4명 중 3명을 교체했다. 중앙수비수 김영권(광저우 헝다)만 끝까지 뛰었다. 수비라인은 호흡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그래서 웬만해선 바꾸지 않는다. 지난달 28일 튀니지전에서 홍 감독은 수비수 한 명만 교체했다. 그것도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가 부상을 당해 어쩔 수 없이 곽태휘(알힐랄)로 바꾼 것이다. 3월 6일 그리스전에서는 4명 모두 풀타임을 뛰었다. 홍 감독이 이날 수비수를 3명이나 바꿨다는 건 그만큼 성에 차지 않았다는 얘기다. 수비 불안은 이날 세 번째 실점(후반 8분) 장면에서 가장 잘 드러났다. 포백라인은 실점 위기 때 누가 앞으로 나가고 자리를 지킬지, 백업은 누가 들어갈지를 짧은 시간에 찰떡같은 호흡으로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모두 페널티 지역에서 자리만 지키고 있었다. 그 사이 가나는 두 차례의 편안한 원터치 패스 후 슈팅 연결로 득점했다. 이 경기를 현장에서 중계한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그냥 서 있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홍 감독은 마이애미 전지훈련 기간 내내 수비수 간의 ‘토킹’(커뮤니케이션)을 수도 없이 강조했는데 별 효과가 없었다. 모든 실점을 수비수 책임으로 돌릴 순 없다. 네 번째 실점(후반 44분) 상황이 그랬다. 가나는 중앙선 부근에서 2번의 패스 만에 골문 앞으로 크로스를 올려 득점했다. 중원에서의 압박이 느슨했기 때문이다. 미드필더 라인이 쉽게 뚫리면 수비가 정비할 시간을 갖기 어렵다. 수비형 미드필더 기성용(스완지시티)은 “무엇이 얼마나 부족한지 많이 느꼈다. 겸손한 마음으로 다시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수비 진영에서 나온 오른쪽 풀백 김창수(가시와 레이솔)의 패스 실수로 첫 골(전반 11분)을 헌납했다. 대표팀은 또한 전반 44분과 후반 44분에 실점하면서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막판 집중력 부족을 또 드러냈다. 대표팀은 홍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난해 6월 이후 이날까지 치른 16경기에서 22실점했는데 이 중 9골을 전후반 종료 5분을 남기지 않은 시간대에 내줬다. 홍 감독은 “전반 2실점이 우리가 극복하기에는 큰 숫자였다. 조직적인 실수였다기보다 개인 실수가 패배로 이어졌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 대표팀은 미드필드부터의 압박에 실패한 뒤 중앙과 측면수비수가 모두 호흡을 맞추지 못하는 조직력의 문제를 드러냈다. 홍 감독은 “축구라는 건 짧은 시간에도 변화가 가능하다. 선수들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면 바뀔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수비수였던 홍 감독이 수비라인을 하루 이틀에 정비한다는 건 쉽지 않다는 걸 모를 리 없다.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첫 상대인 러시아와의 경기(18일 오전 7시)가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홍 감독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대표팀은 11일 마이애미를 출발해 브라질 내 베이스캠프인 이구아수에 12일 입성한다. 마이애미=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 2014-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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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orld Cup Brasil 2014 D-3]말처럼 잘 뛰어 ‘말근호’… 자주 잊어버려 ‘깜빡이’

    “우리 김창수 선수 잘 좀 부탁드립니다.” 미국 마이애미에서 전지훈련 중인 축구 국가대표팀의 미디어담당관은 8일 김창수(가시와 레이솔)가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 기자들에게 부탁을 했다. 평소 조용하고 얌전한 성격에 수줍음이 많은 김창수가 인터뷰를 부담스러워했기 때문이다. 대표팀 선수 인터뷰 때 미디어담당관이 따로 이런 얘기를 하는 경우는 드물다. 김창수는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월드컵보다 인터뷰가 더 떨린다”고 했다. 이런 김창수의 별명은 ‘창숙이’다. 수줍음을 많이 타 팀 동료들이 붙여줬다. 김창수는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내내 낮은 목소리로 얘기했다. 축구 대표팀 선수들끼리는 이름 대신 종종 부르는 별명이 있다. 구자철(마인츠)은 대표팀 주장을 맡고 있다 보니 팀 내에서 감독이나 코치들을 대신해 챙겨야 할 것들이 많다. 아줌마처럼 넉살 좋은 수다를 섞어가면서 팀 내 일을 구석구석 잘 챙기는 구자철은 ‘구줌마’로 불린다. 윤석영(퀸스파크 레인저스)은 먹성이 워낙 좋고 가리는 음식이 없어 ‘밥차’라는 별명이 붙었다. 수비형 미드필더 한국영(가시와 레이솔)의 닉네임은 ‘갈고리’인데 태클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김태영 수비 코치가 선물한 별명이다. 외모나 습관 때문에 붙여진 별명도 있다. 뽀글뽀글한 파마머리가 트레이드마크인 골키퍼 김승규(울산)의 별명은 ‘마이콜’이다. 만화 ‘둘리’에 나오는 캐릭터 마이콜과 헤어스타일이 닮아서다. 기성용(스완지시티)은 ‘깜빡이’로 불린다. 훤칠하고 잘생긴 외모와는 달리 뭔가를 자주 잊어버린다고 해서 붙은 별명이다. 말처럼 지칠 줄 모르고 뛰어다니는 이근호(상주)의 별칭은 ‘말근호’다. 이름 때문에 얻은 별명도 있다. 지동원(도르트문트)의 별명은 ‘참치’인데 이름이 참치 회사와 같아서 붙은 닉네임이다. 장신 공격수 김신욱(울산)은 팬들 사이에서 ‘시누크’로 불린다. 시누크는 수송용 헬기인데 196cm의 큰 키를 이용한 김신욱의 고공 헤딩력을 이름과 발음이 비슷한 헬기에 빗댄 것이다. 하지만 비행기로 장거리를 이동할 때는 늘 성경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낼 만큼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김신욱은 ‘교회 오빠’라는 별명을 개인적으로 더 좋아한다. 마이애미=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 2014-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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