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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7대 종단 협의체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를 중심으로 최근 ‘답게 살기 운동’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성직자뿐 아니라 평신도 대표들의 결의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표현도 있습니다. “아침에 식사를 하면서 우리 신부님들과 ‘답게 살기’라는 말이 도대체 뭐냐는 얘기를 나눴습니다. 꼴값이란 말이 너무 비하돼 쓰지 못하는 것 아니냐. (하지만) 자기 분수, 자기 꼴에 대해 제대로 값을 하는 게 ‘답게 살기’의 정확한 뜻 아니냐.” 8일 천주교 서울대교구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의 답게 살기 운동 선포식에서 나온 조규만 주교의 해석입니다. 조 주교의 말처럼 꼴값의 사전적 의미는 ‘얼굴값’을 속되게 이르는 말입니다. 오죽하면 답게 살기 운동까지 벌어질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스님과 신부, 목사…. 종교 담당 기자이기에 이런 분들을 자주 접할 수밖에 없습니다. 몇 해 전 경상도에 있는 큰 절의 주지 스님을 만나러 갔을 때의 일입니다. 여러 보살님(여성 신도)들과 함께 식사를 하던 중 제 입에서 주지 스님의 법명이 언급되자 자리 분위기가 묘하게 바뀌었습니다. 왜 왔느냐, 어떻게 주지 스님을 아느냐 등의 질문이 이어지다 한번 만나게 해 줄 수 있냐는 곤란한 부탁도 있었습니다. 사찰뿐 아니라 성당과 교회에서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가까운 신부와의 인연으로 모임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이른바 상석에 앉아 갖은 호사를 누리게 됩니다. “남편에게도 주지 않는데 신부님을 위해 특별히 챙겼다”는 술까지 나오더군요. 개신교의 경우 기자들의 출입이 까다롭습니다. 특히 대형 교회는 기업이 아니면서도 홍보실 또는 비서실에 여러 번 전화를 걸어야 담임 목사와의 만남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어려움은 여기까지입니다. 일단 만남이 성사되면 담임 목사와 같이 있고, 대화를 나눈다는 이유만으로 부러워하는 신자들의 시선을 느끼게 됩니다. 요즘 종교인들만큼 엇갈리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경우도 드물죠. 신뢰도나 평판이 나빠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특정 공동체에서 이들은 아직도 절대적인 권위와 존경의 대상입니다. 작은 나뭇가지를 나무 전체로 보는 우를 범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하지만 많은 권한과 힘이 주어져 있지만 사회적으로 볼 때 보통 사람들의 기준에도 못 미치는 도덕성과 행태로 물의를 빚는 이들도 있습니다. 성직자들은 신앙적인 영역에서 평신자들을 이끌 수 있지만 ‘완전체’는 아닙니다. 역설적으로 이들이 바로 서기 위해서는 평신자들의 도움과 비판이 필요합니다. 특히 성직자에게 지나치게 많은 권위를 부여하는 우리 풍토에서는 눈높이의 대화가 빠져서는 안 됩니다. 그래야 조 주교의 표현을 빌리면 ‘제대로 꼴값하는 성직자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절은 목욕탕입니다. 육신의 때를 벗기는 곳이 목욕탕이라면 마음의 때를 벗기는 곳이 바로 절입니다.” 속리산 법주사 조실이자 국제구호단체 천호희망재단 이사장으로 산수(傘壽·팔순) 기념 서예전을 여는 월서 스님의 말이다. 29일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개막하는 이번 전시회에는 월서 스님이 쓴 서예작품 300여 점과 스님이 소장해 온 큰스님과 유명 작가들의 작품 50여 점이 출품된다. 이번 전시에는 근현대 선지식들의 오도송과 열반송을 테마로 한 작품들이 많다. 선과 서예를 하나로 본 ‘선묵일여(禪墨一如)’의 정신을 추구한 작품들이다. 이 전시회는 2007년 월서 스님이 북한 주민과 외국인 노동자를 돕기 위해 열었던 첫 전시회에 이은 두 번째 개인전이다. 전시회 수익금은 미얀마 오지 학교 건립 기금과 장학금 마련을 위해 사용된다. 5월 5일까지. 02-720-1161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스님들에게 출가 사연을 묻는 것은 ‘금기’(禁忌)에 가깝다. 더러 알려진 경우도 있지만 이미 먹물 옷을 입은 이들에게 새삼 “왜 출가했냐”고 묻는 것은 우문이자 예의에 어긋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번엔 어쩔 수 없이 묻고 말았다. 1개월 전 두 스님이 찾아왔다. 약속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불쑥 찾아온 비구니 스님들을 물리치기는 어려웠다. 이들은 ‘오직 즐거움 뿐’이라는 마음수행 컬러링북을 알리고 싶어 찾아왔다고 했다. 두 스님들이 출판사를 차리고 책을 출간한 이유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데 뜻밖에도 이들은 세속에서는 자매였다. 다음달 함께 비구니계를 받는다는 말을 듣고서 1개월 뒤 다시 만나기로 했다. 한산(35)과 무여 스님(34). 2008년 도경 스님을 은사로 함께 출가했고 15일 경북 김천 직지사에서 나란히 비구니계를 받았다. 세속의 자매가 같이 출가하고 같은 날 비구니계를 받다니, 드물고도 기막힌 인연이다. 20일 경기 고양시의 ‘행복한 절’에서 이들을 다시 만났다. ●출가(出家) 대구에서 태어난 두 스님은 출가 전 출판사에서 각각 기획·편집자와 북 디자이너로 근무했다. 2007년 출가 전의 한산 스님이 템플 스테이에 참여한 것이 새로운 길의 출발점이 됐다. 동생 무여 스님도 언니의 변화를 지켜보며 출가를 결심했다. 뭔가 심심하다. 출가 결심이 이렇게 쉬울까. 그 사연을 다시 물었다. “28세 때 큰 변화가 있을 줄 알았는데 아무런 변화도 없었죠. 그런데 템플스테이에서 스님과 대화하고, 절에 머무는데 너무 편안하고 행복했어요. 도저히 회사를 갈 수 없어 ‘그만 둔다’고 했죠. 1년 뒤 출가했고요.”(한산 스님) “처음에는 언니가 이상한 데 빠진 것 아닌가 걱정했는데 행복해하는 모습에 깜짝 놀랐죠. 저도 스님들을 만나 서서히 끌리던 참인데 ‘같이 출가할래?’ 하기에 며칠 뒤 ‘그러자’고 했죠. 동생 노릇 그만하려고 같이 출가한 거죠.(웃음)” 불심이 강한 불교 집안이지만 세 자매 중 맏딸을 뺀 두 딸의 출가 선언에 집안은 발칵 뒤집혔다. 어머니는 “너희들이 아직 인생을 몰라서 그러니, 결혼하고 얘라도 낳아보고 출가하라”며 설득했지만 이들의 마음을 바꾸지는 못했다.●업(業) 출가 뒤 7년. 이들은 그동안 중앙승가대를 다니고 함께 포교 활동을 펼치면서 불가에서 사형제의 인연을 쌓아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층버스’라는 출판사를 등록했고 최근 현빈 스님의 ‘불교인문학 극락추천서’를 출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속세의 업인 출판 일을 다시 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 “대승불교의 대승(大乘)은 ‘큰 탈것’이라는 의미가 있어요. 탈 것 중 가장 큰 것을 고르다보니 이층버스가 됐죠. 주변에 필요한 분들에게 책 보시도 할 수 있어 좋습니다.”(한산 스님) “정말 뜻밖이죠. 하지만 불교적 관점에서 책을 만들 수 있어 과거 직장생활 할 때와 달리 편안하고 즐거워요.”(무여 스님) 이들이 꿈꾸는 것은 ‘젊은 불교’다. “불교가 젊은 사람들에게서 멀어지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출판과 포교 활동을 통해 불교가 새로워지는 데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절은 목욕탕입니다. 육신의 때를 벗기는 곳이 목욕탕이라면 마음의 때를 벗기는 곳이 바로 절입니다.” 속리산 법주사 조실이자 국제구호단체 천호희망재단 이사장으로 산수(傘壽·팔순) 기념 서예전을 여는 월서 스님의 말이다. 29일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개막하는 이번 전시회에는 월서 스님이 쓴 서예작품 300여점과 스님이 소장해 온 큰 스님과 유명 작가들의 작품 50여점이 출품된다. 이번 전시에는 근현대 선지식들의 오도송과 열반송을 테마로 한 작품들이 많다. 선과 서예를 하나로 본 ‘선묵일여(禪墨一如)’의 정신을 추구한 작품들이다. 이 전시회는 2007년 월서 스님이 북한 주민과 외국인 노동자를 돕기 위해 열었던 첫 전시회에 이은 두 번째 개인전이다. 전시회 수익금은 미얀마 오지 학교 건립 기금과 장학금 마련을 위해 사용된다. 5월 5일까지. 02-720-1161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현지 사람들과 구두로 지원을 약속하면 반드시 이를 지켰습니다. 처음에는 냉소적이었지만 신뢰가 쌓이자 믿음의 네트워크가 생겼습니다.”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미얀마에서 기부와 봉사 활동을 펼쳐 온 영담 스님(64)의 말이다. 영담 스님은 경기 부천시 석왕사 주지로 비정부기구(NGO) ‘햐얀코끼리’ 이사장도 맡고 있다. 스님과 미얀마의 인연은 1994년 설립된 부천외국인노동자의 집이 계기가 됐다. 이 지역에는 네팔과 미얀마, 스리랑카 출신 노동자들이 늘어나면서 소규모 공동체가 형성됐다. 특히 미얀마 왕사인 야니타라 스님이 자국 노동자들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으면서 영담 스님과 인연을 맺게 된다. 14일 열린 간담회에서 영담 스님은 “지난달 29일부터 6박 7일간 미얀마 북서부 접경지역인 나가족 자치관리구를 방문해 현지 실태를 보고 지원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스님의 이번 미얀마 방문도 야니타라 스님과 미얀마 정부 관계자들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영담 스님은 “전기가 안 들어오니 병원도 없고, 주민들의 건강 상태도 열악할 수밖에 없어 가슴이 아팠다”며 “전기를 쓸 수 있는 발전시설 건립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했다. 발전소 1기 건립비용은 약 2억 원 선이지만 기반시설 설치 등을 포함하면 발전소 1기당 5억 원 안팎의 경비가 소요된다. 하얀코끼리는 이번 방문에서 국내 독지가들의 지원을 통해 모은 1억5000만 원 상당의 의류를 지역 주민에게 기증했고, 이후 병원과 학교 건립 문제도 협력하기로 했다. 국내 NGO 활동이 대부분 학교와 의료 지원, 농장 건설, 우물 파기 등인 것을 감안하면 전력 시설 지원은 매우 이례적이다. 영담 스님은 미얀마뿐 아니라 스리랑카와 태국, 중국, 인도 등에서도 원조 활동을 펼쳐 왔다. “미얀마처럼 정치적 변화가 많은 국가의 경우 신뢰를 바탕으로 집권당은 물론이고 야당 지도자 등 다양한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쪽만 연결될 경우 자칫 선의를 갖고 시작한 지원도 중단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스님은 미얀마 민주화운동 지도자 아웅산 수지 여사와도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 2년 전 그의 한국 방문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한편 석왕사는 5월 24일 오전 11시 석왕사 경내 야외무대에서 ‘제8회 다문화가정과 함께하는 한마음 축제’를 개최한다. 이 행사는 사회복지법인 석왕사룸비니와 부천이주민지원센터가 주관하는 것으로 가수 겸 화가인 조영남 미술작품 전시회와 콘서트, 다문화노래단 ‘몽땅’ 공연, 나라별 전통문화 향연, 룸비니유치원과 마을노래단 ‘오원’ 등의 합창 등이 이어진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복은 그저 하늘에서 뚝 떨어지거나 부처님이 한 보따리 그냥 내려주는 것이 아닙니다. 흔히 자작자수(自作自受)라고 표현합니다. 스스로 지어서 스스로 받는 것이지요.” 최근 출간된 ‘오대산 정념스님이 들려주는 행복한 불교 이야기’(담앤북스)의 한 구절이다. 대한불교조계종의 ‘히트 상품 제조기’로 불리는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59·사진)의 첫 번째 책이다. 2004년 주지가 된 이후 스님의 입에서 나온 법문을 글로 엮었다. 투박하게 들리지만 육성을 담고 있어 친근하고 울림도 크다. 15일 간담회에서 정념 스님은 “세상에 줄 만한 특별한 지혜가 없는 사람이기에 그동안 책을 낼 생각은 못했다”며 “제 육성을 통해 부처님 말씀이 사람들에게 잘 전달되기 바란다”고 했다. 1994년 종단 개혁 이후 첫 40대 본사 주지로 화제를 모았던 정념 스님은 변화와 개혁으로 상징되는 오대산 바람을 일으켰다. 1개월간 절집 생활을 하며 수행하는 단기출가학교는 수료자가 44기에 걸쳐 3000명을 넘어섰고 이 중 150명이 출가했다. 월정사 전나무 숲 걷기는 큰 인기를 끌고 있고 2008년에는 월정사 내에 만월선원을 열어 수행 도량의 면모를 넓혔다. 정념 스님은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월정사 입구 19만8000m²(약 6만 평)에 이르는 터에 명상마을도 준비하고 있다. “전통을 살리면서도 현대적으로 접근해야 불교의 미래가 열립니다. 전통사찰에는 불교문화뿐 아니라 풍요로운 자연과 수행법이 있죠. 명상마을은 현대인의 몸과 마음을 동시에 치유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복은 그저 하늘에서 뚝 떨어지거나 부처님이 한 보따리 그냥 내려주는 것이 아닙니다. 흔히 자작자수(自作自受)라고 표현합니다. 스스로 지어서 스스로 받는 것이지요.” 최근 출간된 ‘오대산 정념스님이 들려주는 행복한 불교 이야기’(담앤북스)의 한 구절이다. 대한불교조계종의 ‘히트 상품 제조기’로 불리는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59)의 첫 번째 책이다. 2004년 주지가 된 이후 스님의 입에서 나온 법문을 글로 엮었다. 투박하게 들리지만 육성을 담고 있어 친근하고 울림도 크다. 15일 간담회에서 정념 스님은 “세상에 줄만한 특별한 지혜가 없는 사람이기에 그동안 책을 낼 생각은 못했다”며 “제 육성을 통해 부처님 말씀이 사람들에게 잘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1994년 종단개혁 이후 첫 40대 본사 주지로 화제를 모았던 정념 스님은 변화와 개혁으로 상징되는 오대산 바람을 일으켰다. 1개월간 절집 생활을 하며 수행하는 단기출가학교는 수료자가 44기에 걸쳐 3000명을 넘어섰고 이중 150명이 출가했다. 월정사 전나무 숲 걷기는 큰 인기를 끌고 있고, 2008년에는 월정사 내에 만월선원을 열어 수행 도량의 면모를 넓혔다. 정념 스님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월정사 입구 6만 평에 이르는 터에 명상마을도 준비하고 있다. “전통을 살리면서도 현대적으로 접근해야 불교의 미래가 열립니다. 전통 사찰에는 불교문화 뿐 아니라 풍요로운 자연과 수행법이 있죠. 명상마을은 현대인들의 몸과 마음을 동시에 치유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세월호 참사 1주년을 이틀 앞둔 14일 오전 서울 우정국로 조계사 대웅전에서 추모법회가 열렸다. 대한불교조계종이 주최한 이날 법회는 추모를 위한 타종과 삼귀의, 반야심경 낭독, 추도사와 추모사, 영혼의 극락왕생을 비는 천도의식 등으로 진행됐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추도사에서 “우리 사회가 ‘미안하다, 잊지 않겠다, 모든 것을 바꾸겠다’고 했지만 많은 장벽을 마주해야 하는 시간이기도 했다”며 “지금이라도 변해야 한다. 생명의 가치가 우선하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전명선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위원장은 추모사에서 “우리는 인간 존엄성의 가치가 지켜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변함없이 실천할 것”이라며 “예부터 국가에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대통령이 종교계에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불교계도 정부에 강력한 가르침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실종자 허다윤 학생의 아버지 허흥환 씨는 “아직 돌아오지 못한 9명의 실종자를 가족 품으로 꼭 돌려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는 조계종 스님과 유가족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이틀 앞둔 14일 오전 서울 우정국로 조계사 대웅전에서 추모법회가 열렸다. 대한불교조계종이 주최한 이날 법회는 추모를 위한 타종과 삼귀의, 반야심경 낭독, 추도사와 추모사, 영혼의 극락왕생을 비는 천도의식 등으로 진행됐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추도사에서 “우리 사회가 ‘미안하다, 잊지 않겠다, 모든 것을 바꾸겠다’고 했지만 많은 장벽을 마주해야 하는 시간이기도 했다”며 “지금이라도 변해야 한다. 생명의 가치가 우선하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전명선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위원장은 추모사에서 “우리는 인간 존엄성의 가치가 지켜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변함없이 실천할 것”이라며 “예부터 국가에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대통령이 종교계에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불교계도 정부에 강력한 가르침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실종자 허다윤 학생의 아버지 허흥환 씨는 “아직 돌아오지 못한 9명의 실종자를 가족 품으로 꼭 돌려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는 조계종 스님과 유가족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김갑식기자 dunanworld@donga.com}

“정부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을 돕고 진정성 있게 유가족들을 위로해야 합니다. 이를 전제로 이제 유가족들도 마음의 상처에서 벗어나 다시 서야 망자(亡者)들도 좋아할 겁니다.” 13일 만난 원불교 최고 어른인 경산 장응철 종법사(75)의 말이다. 이날 전북 익산시 원불교 중앙총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경산 종법사는 여러 차례 유가족에 대한 위로의 뜻과 마음의 치유를 강조했다. 이 간담회는 원불교를 개창한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1891∼1943)의 깨달음을 경축하는 대각개교절(28일)을 앞두고 이뤄졌다. ―세월호 참사 1주년을 앞둔 소회는…. “1차적 책임은 선장과 관련 직원들에게 있지만 물질 위주의 성장에 몰두해온 우리 사회에도 근본적 문제가 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안전교육이 평생교육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원불교식으로 말하면 죽을 각오로 안전 공부를 해야 한다.” ―대각개교절이 가깝다. 대종사의 말 중 가슴에 깊이 담고 있는 말은…. “마음의 자유다. 동정(動靜) 간, 즉 항상 마음의 자유를 얻어야 하고, 그러면 부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음이 육신 또는 환경, 사상의 지배를 받으면 자유로울 수 없다. 심지어 좋은 것에도 그대로 갇혀 있으면 안 되고, 시대와 세상에 따라 바꾸어 선용(善用)해야 한다.” ―어떻게 마음의 자유를 얻나. “(자신의) 마음의 주소를 보고, 그 마음을 챙겨야 한다. 인류사회가 평등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약자를 강하게 만들어줘야 한다. 약자 보호는 교황님이 잘하시더라. 교황님은 진정성이 있어 보이고, 성장 위주 사회의 폐해를 정확히 진단하고 있는 것 같다.” ―세월호 유가족의 마음의 평화를 위한 조언이 있다면…. “종교인들은 유가족들이 트라우마를 겪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수많은 국민과 종교인들이 걱정과 기도를 많이 했다. 희생자들은 훌륭한 다음 생을 맞을 것이다. 유가족들도 운명을 사랑하고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우리 사회를 위한 조언을 주시면…. “경제 성장 위주로만 가서는 일류국가가 될 수 없다. 선진국은 경제뿐 아니라 국민 전체의 건강한 가치관과 도덕성이 뒷받침돼 있다. 흔히 졸부를 욕한다. 그런데 경제만 성장하고 정신이 빠진 ‘졸부국가’가 되면 어떻게 하겠나.” ―원기 100년을 맞아 국제 포교 현황은 어떤가. “우리 교역자들이 자신을 버리는 무아봉공(無我奉公)의 열정으로 헌신했다. 한번 (원불교) 간판을 붙이면 절대 떼지 않았다. 해외 26개국에 100여 개 교당이 있다. 앞으로 원불교의 혼과 한국 문화의 전도사, ‘그 나라에 가면 그 나라에 충성을 다한다’는 세 가지 마음으로 포교에 나설 것이다.” ―원불교 성장이 주춤한다는 말도 있다. “일부에서는 성장통을 앓고 있다고 하더라. 하지만 풀과 나무가 크는 것은 다르다. 금세 사라지는 풀과 달리 거목은 주변과 더불어 서서히 키워가는 것이다. 원불교도 그럴 것이다.” ―미래 사회에 원불교가 다른 종교와 구별되는 장점이 있다면…. “대종사께서는 도학과 과학이 조화하는 새 문명 세계를 말씀하셨다. 과거가 영성 위주였다면 이제 영성과 물질을 함께 발전시키는 영육쌍전(靈肉雙全)으로 함께 가야 한다. 과거에는 지도자만 잘하면 됐을지 모르지만 미래는 모두 잘해야 한다. 집안도 남편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 모두 잘해야 한다. 서로의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도록 조화롭게 함께하는, 화합동진(和合同進) 하자.”익산=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16일 세월호 참사 1주년을 앞두고 종교계가 잇달아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행사를 연다. 대한불교조계종은 14일 오전 10시 서울 조계사 대웅전에서 추모법회를 봉행한다. 이날 법회에는 총무원장 자승 스님 등 스님 50여 명을 비롯해 3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전국 사찰에서는 16일 오전 10시 예불에 맞춰 타종과 함께 추모발원을 진행한다. 전남 진도군 팽목항 법당에서는 금강 스님과 법일 스님 등을 중심으로 16일까지 매일 오후 2시, 6시 세월호 인양, 희생자 극락왕생, 실종자 수습 등을 발원하는 기도가 진행되고 있다. 가톨릭도 1주기를 앞두고 각 교구에서 미사를 연다. 서울대교구는 16일 오후 6시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염수정 추기경 집전으로 희생자와 실종자를 위한 미사를 개최한다. 광주대교구도 같은 날 오후 2시 팽목항에서 교구장 김희중 대주교의 주례로 추모 미사를 봉헌한다. 광주대교구는 16일 신자들에게 팽목항 미사 참석 및 아파트 베란다와 대문, 자동차에 추모 리본 달기 등에 참여할 것을 당부했다. 수원교구는 15일 오후 7시 반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 야외음악당에서 교구장 이용훈 주교의 주례로 세월호 1주기 추모미사를 봉헌한다. 교구는 15일까지 세월호 희생자 위로와 생명존중 사회를 위한 기도 기간을 갖기로 했다. 개신교의 한국교회봉사단(대표회장 김삼환 목사)은 15일 오후 3시 팽목항에서 ‘세월호 1주기 한국교회 추모예배’를 연다. 이 단체의 상임이사인 정성진 목사는 “전국의 모든 교회가 15일 수요예배와 16일 새벽 기도회 때 희생자 유족을 위해 꼭 기도해 달라”고 말했다. 경기도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소강석 목사)도 추모 예배를 15일 오후 7시 반 안산 제일교회에서 개최한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16일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종교계가 잇달아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행사를 연다. 대한불교조계종은 14일 오전 10시 서울 조계사 대웅전에서 추모법회를 봉행한다. 이날 법회는 총무원장 자승 스님 등 스님 50여명을 비롯해 300여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전국 사찰에서는 16일 오전 10시 예불에 맞춰 타종과 함께 추모발원을 진행한다. 전남 진도 팽목항 법당에서는 금강 스님과 법일 스님 등을 중심으로 16일까지 매일 오후 2시, 6시 세월호 인양, 희생자 극락왕생, 실종자 수습 등을 발원하는 기도가 진행되고 있다. 가톨릭도 1주기를 앞두고 각 교구에서 미사를 연다. 서울대교구는 16일 오후 6시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염수정 추기경 집전으로 희생자와 실종자를 위한 미사를 개최한다. 광주대교구도 같은 날 오후 2시 팽목항에서 교구장 김희중 대주교의 주례로 추모 미사를 봉헌한다. 광주대교구는 16일 신자들에게 팽목항 미사 참석과 아파트 베란다와 대문, 자동차에 추모 리본 달기 등에 참여할 것을 당부했다. 수원교구는 15일 오후 7시반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 야외음악당에서 교구장 이용훈 주교의 주례로 세월호 1추기 추모미사를 봉헌한다. 교구는 15일까지 세월호 희생자 위로와 생명존중 사회를 위한 기도기간으로 갖기로 했다. 개신교의 한국교회봉사단(대표회장 김삼환 목사)은 15일 오후 3시 팽목항에서 ‘세월호 1주기 한국교회 추모예배’를 연다. 이 단체의 상임이사인 정성진 목사는 “전국의 모든 교회가 15일 수요예배와 16일 새벽 기도회 때 희생자 유족을 위해 꼭 기도해 달라”고 말했다. 경기도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소강석 목사)도 추모 예배를 15일 오후 7시반 안산 제일교회에서 개최한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 “떠나긴 어딜 떠나요? 죽으면 가려고 베론 성지(충북 제천)에 산소 자리 봐 놨습니다. 거기에 원주 교구 성직자 묘소가 있는데 교구장인 김지석 주교 허락 받아놨어요.”(웃음) 뉴질랜드 출신으로 사제 서품 50주년인 금경축을 맞은 안광훈(본명 로버트 브레넌·74) 신부의 말이다. 9일 서울 동소문로 성골롬반외방선교회에서 만난 그는 ‘삼양주민연대 대표 안광훈’이고 쓰인 명함을 건넸다. 사제들의 상징으로 알려진 로만 칼라도 없었다. 사제 서품을 받은 뒤 1966년 25세 때 한국에 온 그는 강원 정선과 서울 목동, 삼양동을 중심으로 빈민사목 활동을 펼쳐 ‘빈자의 친구’로 불려 왔다. 지난해에는 이 공로로 아산상을 받기도 했다.》―평소 사제복은 입지 않나요. “지난해 공항으로 교황님 만나러 갔을 때와 아산상 수상, 금경축 행사…. 1년에 한두 차례 입어요. 유니폼은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구분이나 특권의 상징으로 보일 수 있어 입지 않습니다.” ―서품 50년 소감은 어떻습니까. “세속의 은혼식, 금혼식처럼 성직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인데 큰 의미는 없어요. 어쨌든 돌이켜보니 그 세월 다 어디로 갔나 싶어요. 허허.” 2일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조촐한 금경축 행사에서 밝힌 그의 소감은 큰 박수를 받았다. “하느님이 제게 주신 가장 큰 은혜는 나를 ‘배달의 민족’에 보내주신 것입니다. …KBS 아침마당에 출연했을 때 MC가 마지막 질문으로 후회 없냐고 했는데, 지금 답할 수 있습니다. 후회하지 않습니다. 모든 분들에게 고맙습니다.” ―배달의 민족이라는 표현을 보고서 조금 놀랐어요. “그 의미 알아요. 사람들에게 제 마음 전하고 싶어 조금 공부했죠.” ―한국에서 첫 인연을 맺은 곳이 원주 교구인데요. “당시 우리 선교회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곳이 전남과 강원도였어요. 그때 원주 교구가 분리되고 젊은 주교(지학순 주교·1921∼1993)가 계셔 함께 일해 보고 싶었어요. 정선 아리랑, 아우라지, 사람들의 순박한 인심은 잊을 수가 없어요.” ―여러 번 영향을 받은 인물로 지 주교를 꼽았는데…. “(엄지손가락을 내보이며) 정말 그래요. 그분은 주교의 권위에서 벗어나 사람들과 함께하는 자유로운 분이었죠. 예전에 ‘강가에 자리 잡고 개 한 마리 준비했는데 오세요’ 하고 전화하면 어떻게든 시간 내서 사람들과 어울렸어요. 1970년대 독재에 맞서다 구속될 정도로 양심의 소리에도 충실한 분이셨죠.” ―빈민현장에서 본 한국의 50년은 어떤가요. “‘변한 것은 변했지만, 변하지 않은 것은 변하지 않았다’고 해야죠. 고속철도(KTX), 고속도로, 넘쳐나는 물건들…. 한국 사회는 외형적으로 크게 바뀌었지만 그 속의 빈부격차는 오히려 더 커졌어요. 과거에는 산동네, 달동네라고 해서 이 격차가 겉으로 드러났지만 요즘에는 재개발하고, 어려운 사람들은 반지하에 있기 때문에 쉽게 안 보일 뿐입니다.” ―교회는 어떤가요. “과거에는 지학순 김재덕 주교(전주교구 5대 교구장), 김수환 추기경처럼 예언자적 소명을 가진 이들이 교회를 이끌었지만 불행하게도 지금은 그렇지 못한 것 같아요. 교회를 위한 교회, 쓸모없는 교회가 되지 않도록 사제와 신자들이 더욱 노력해야 합니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한국불교태고종 봉원사(주지 선암 스님) 영산재보존회는 5월 13∼15일 독도에서 호국 영령과 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영산재를 봉행한다고 9일 밝혔다.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영산재는 석가모니가 영취산에서 행한 설법 영산회상을 재현한 것으로, 죽은 영혼을 천도하는 불교전통의식이다. 태고종이 독도에서 영산재를 봉행하는 것은 2007년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행사를 독도에서 여는 것은 일본의 독도 망언을 규탄하고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라는 것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것이다. 봉원사 주지 선암 스님은 “광복 70년, 분단 70년을 맞는 올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순국한 호국영령과 일본의 공식적인 사과를 받지 못한 채 눈을 감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왕생극락을 기원하기 위해 영산재를 봉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떠나긴 어딜 떠나요? 죽으면 가려고 베론 성지(충북 제천)에 산소 자리 봐 놨습니다. 거기에 원주 교구 성직자 묘소가 있는데 교구장인 김지석 주교 허락 받아놨어요.”(웃음) 뉴질랜드 출신으로 사제 서품 50주년인 금경축을 맞은 안광훈 신부(74·본명 로버트 브레넌)의 말이다. 9일 서울 동소문로 성골롬반외방선교회에서 만난 그는 ‘삼양주민연대 대표 안광훈’이라고 쓰인 명함을 건넸다. 사제들의 상징으로 알려진 로만 칼라도 없었다. 사제 서품을 받은 뒤 1966년 25세 때 한국에 온 그는 강원 정선과 서울 목동, 삼양동을 중심으로 빈민사목 활동을 펼쳐 ‘빈자의 친구’로 불려왔다. 지난해에는 이 공로로 아산상을 받기도 했다. -평소 사제복은 입지 않나요. “지난해 공항으로 교황님 만나러 갔을 때와 아산상 수상, 금경축 행사…. 1년에 한 두 차례 입어요. 유니폼은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구분이나 특권의 상징으로 보일 수 있어 입지 않습니다.” -서품 50년 소감은 어떻습니까. “세속의 은혼식, 금혼식처럼 성직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인데 큰 의미는 없어요. 어쨌든 돌이켜보니 그 세월 다 어디로 갔나 싶어요. 허허.” 2일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조촐한 금경축 행사에서 밝힌 그의 소감은 큰 박수를 받았다. “…하느님이 제게 주신 가장 큰 은혜는 나를 ‘배달의 민족’에 보내주신 것입니다. …KBS 아침마당에 출연했을 때 MC가 마지막 질문으로 후회 없냐고 했는데, 지금 답할 수 있습니다. 후회하지 않습니다. 모든 분들에게 고맙습니다.” -배달의 민족이라는 표현을 보고서 조금 놀랐어요. “그 의미 알아요. 사람들에게 제 마음 전하고 싶어 조금 공부했죠.” -한국에서 첫 인연을 맺은 곳이 원주 교구인데요. “당시 우리 선교회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곳이 전남과 강원도였어요. 그때 원주 교구가 분리되고 젊은 주교(지학순 주교·1921~1993)가 계셔 함께 일해보고 싶었어요. 정선 아리랑, 아우라지, 사람들의 순박한 인심은 잊을 수가 없어요.” -여러 번 영향을 받은 인물로 지 주교를 꼽았는데. “(엄지손가락을 내보이며) 정말 그래요. 그 분은 주교의 권위에서 벗어나 사람들과 함께 하는 자유로운 분이었죠. 예전에 ‘강가에 자리 잡고 개 한 마리 준비했는데 오세요’ 하고 전화하면 어떻게든 시간 내서 사람들과 어울렸어요. 1970년대 독재에 맞서다 구속될 정도로 양심의 소리에도 충실한 분이셨죠.” -빈민현장에서 본 한국의 50년은 어떤가요? “‘변한 것은 변했지만, 변하지 않은 것은 변하지 않았다’고 해야죠. 고속철도(KTX), 고속도로, 넘쳐나는 물건들…. 한국 사회는 외형적으로 크게 바뀌었지만 그 속의 빈부격차는 오히려 더 커졌어요. 과거에는 산동네, 달동네라고 해서 이 격차가 겉으로 드러났지만 요즘에는 재개발하고, 어려운 사람들은 반지하에 있기 때문에 쉽게 안 보일 뿐입니다.” -교회는 어떤가요? “과거에는 지학순 김재덕 주교(전주교구 5대 교구장), 김수환 추기경처럼 예언자적 소명을 가진 이들이 교회를 이끌었지만 불행하게도 지금도 그렇지 못한 것 같아요. 교회를 위한 교회, 쓸모없는 교회가 되지 않도록 사제와 신자들이 더욱 노력해야 합니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우짜노, 스님 손이 데따 크데이.” “어머 저런, 밖에 줄이 저렇게 긴데….” 1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뒤편 원각사의 노인 무료 급식소. 원경 스님(53·서울 성북구 심곡암 주지)이 주걱을 들어 밥을 듬뿍 뜨자 자원봉사자인 두 보살(여성 신도)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저러면 나중에 밥이 모자란다”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1994년부터 햇수로 22년째 노인들에게 점심을 제공해 온 이곳의 무료 급식이 다시 시작됐다. 이곳을 운영해 온 보리 스님(72)의 노환과 재정난으로 무료 급식이 지난달 2일 중단된 뒤 약 1개월 만이다. 원각사 급식소는 4대문 안에서 유일하게 연중무휴로 문을 열어 노숙인들이나 노인들이 언제나 확실하게 한 끼 밥을 먹을 수 있는 오아시스 같은 곳이었다. 이날 오전 11시경 새로 급식소를 운영하기로 하고 나선 원경 스님과 강위동 원각복지회 후원회장(72), 자원봉사자 등 20여 명이 ‘오늘 정오 원각사 무료 급식이 다시 시작됩니다’라고 쓴 피켓을 들고 탑골공원 주변을 돌면서 급식 재개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홍보가 따로 필요 없었다. 이미 급식 두 시간 전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고 정오 무렵에는 탑골공원 담장을 따라 100여 m의 긴 행렬이 생겼다. 순서를 기다리던 한 노인은 “한 달에 서너 번 이곳을 이용했다. 이곳은 급식소이자 한동안 소식이 끊긴 이들의 생사를 확인할 수 있는 쉼터”라며 급식소 재개를 반겼다. 원각사 급식소는 매일 150∼200명에게 점심을 제공할 예정이다. 원각복지회에 따르면 공간 임대료와 음식 재료비 등을 합해 1년 운영비는 1억8000여만 원에 이르고, 일손이 많이 들어 30여 개 자원봉사팀이 필요하다. 원경 스님은 급식소와 인연을 맺게 된 사연을 소개했다. “지난달 초 급식소 운영 제의를 받은 뒤 이곳을 찾았어요. 이곳 급식에 전적으로 의지해 살면서 하루를 견디기 위해 급식소를 오가며 점심만 세 차례나 먹는 분도 있다는 말을 듣고서 운영을 결심했습니다. 밥 한 끼가 쉽지 않은 분들에게 이 급식소는 유일한 ‘연명줄’인 셈이죠.” 한쪽에서 배식을 준비 중인 자원봉사자들에게도 이곳의 의미는 각별했다. 22년간 봉사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불교 이름이 여여심(如如心)이라고 밝힌 자원봉사자 할머니(84)는 “이곳이 문을 닫으면 어려운 노인들이 또 어디로 가겠느냐”며 “어떡하든 밥만 안 끊기면 좋겠다”고 했다. 원경 스님은 급식소와 문화활동을 연결하려는 향후 계획도 밝혔다. “원각사 급식소가 별다른 지원 없이 지금까지 유지된 것은 기적이자 보리 스님과 자원봉사자들의 공덕입니다. 급식을 안정적으로 진행하면서 노인들을 위한 탑골공원 콘서트와 문화행사도 열어 문화복지도 본격화할 계획입니다.” 원각사는 ‘밥퍼’ 봉사와 현금, 물품 후원을 받고 있다. 문의는 02-762-4044, 카페는 cafe.daum.net/wongakwel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개신교 화해와 일치의 상징인 부활절(4월 5일) 연합예배가 연합이 아닌 네 곳으로 나뉘어 치러지게 됐다. 최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등 개신교 협의체와 주요 교단들은 부활절 예배 계획을 발표했다. 진보 성향의 NCCK는 ‘그리스도의 부활 우리의 부활’이라는 주제 아래 세월호 참사 유족들과 아픔을 나누는 부활절 예배를 개최한다. 4월 2일 전남 진도의 석교삼거리에서 팽목항까지 침묵 도보 행진 뒤 팽목항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의 발을 씻기는 세족 행사를 진행한다. 4월 3일 오전 9시 반에는 팽목항과 세월호 침몰 지점에서의 선상 예배를 동시에 갖는다. 부활절 당일 새벽에는 서울 용산구 중앙루터교회에서 가입 교단을 중심으로 한 예배를 진행한다. NCCK 총무인 김영주 목사는 25일 “세월호 참사 1주년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부활이 희망이라고 한다면 아픈 기억을 뛰어넘어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했다”며 “이런 논의 속에서 부활절맞이 행사 테마를 세월호로 정했다”고 밝혔다. 보수 성향의 한기총은 4월 5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본당에서 일본군 위안부, 장애인, 다문화 가정, 북한이탈주민 가정을 위한 한국교회 부활절 특별감사예배를 연다.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이자 한기총 대표회장인 이영훈 목사는 “소외된 계층을 돌아보고 섬기겠다는 차원에서 이들을 위한 부활절 예배를 갖기로 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 예배에서 모인 헌금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장애인, 다문화 가정, 북한이탈주민 가정에 전달된다. 한기총 명예회장인 박종순 충신교회 원로목사가 섬김과 나눔을 주제로 열리는 부활절 예배에서 설교를 맡았다. 이에 앞서 한기총은 부활절 결의문에서 “부활의 기쁨과 소망을 가지고 땅 끝까지 이르러 주님의 증인이 될 것을 다짐하며 복음을 전파할 뿐 아니라 복음의 삶을 살 것”을 결의했다. 협의체를 뺀 교단들이 중심이 된 ‘2015년 부활절연합예배 준비위원회’는 다음 달 5일 오후 3시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광복 70주년의 의미를 담아 ‘화해와 통일’을 기원하는 예배를 개최한다. 선교 130주년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기독교대한감리회는 같은 날 오후 3시 인천항에서 열리는 아펜젤러와 스크랜턴 선교사 입항기념식에 이어 오후 4시 인천 내리교회에서 예배를 갖는다. 예배 추진 단체와 주요 교단들은 대외적으로 단체와 교단의 성격에 맞게 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지만 4곳의 부활절 예배는 교계의 고질적인 분열이 더욱 심화됐음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개신교계는 일치의 상징으로 연합예배를 치러왔지만 NCCK와 한기총, 주요 교단의 갈등으로 2012년부터 따로 행사를 치러왔다. 개신교계의 한 중견 목사는 “성향이 근본적으로 다른 단체들이 함께 하면서 행사가 물량 위주로 흐르고 정치적 발언이 돌출하는 등 연합예배의 문제점이 적지 않았다”며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면 당분간 연합예배는 힘든 것 아니냐”고 말했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 유심시조아카데미는 28일 오후 2시부터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유심시조아카데미 세미나실에서 공개 ‘시조창작 콘서트’를 연다. 시조 창작에 관심 있는 초등학생과 중고교생 누구나 무료로 참가할 수 있다. 홍성란 시조시인이 시조창작법을 강의하고 여러 등단 시인이 현장 참가자의 창작 시조를 첨삭해준다. 02-739-5781■ 극동방송(이사장 김장환 목사)은 4월 1일 오전 7시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재외 공관장과 외교부 직원 100여 명을 초청해 조찬 기도회를 갖는다. 이 기도회는 극동방송이 외교부 신우회와 함께 진행하는 연례기도회로 올해 20년을 맞았다.}

며칠 전 종교계 소식을 찾다 한 어머니의 편지에 얽힌 얘기를 접했습니다. 11일 94세를 일기로 선종(善終·별세)한 이춘선 씨의 사연입니다. 슬하의 7남 1녀 중 아들 넷이 사제가 됐고, 유일한 딸도 수녀로 수도자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교계에 따르면 한국 가톨릭 최초의 4형제 신부죠. 20년 전, 막 사제품을 받고 강원 홍천본당으로 떠나는 막내아들 오세민 신부(속초 청호동 성당 주임신부)는 어머니로부터 작은 보따리를 받았답니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 풀어보라는 당부와 함께. “사랑하는 막내 신부님! 당신은 원래 이렇게 작은 사람이었음을 기억하십시오.” 보따리에는 삐뚤빼뚤한 글씨로 쓴 편지와 오 신부가 백일과 세 살 때 입었던 저고리가 들어 있었습니다. 작은 저고리들은 성직자의 권위가 아니라 자신이 이처럼 작은 존재였음을 기억하고 살아달라는 당부였습니다. 그 어머니는 생전 자녀들에게 수백 통의 편지를 썼다고 합니다. 또 장례미사에 참석한 신자들이 너무 슬퍼하지 않도록 두 번 웃겨 드리라는 당부를 남겼답니다. 그래서 오 신부는 미사 중 갑자기 선글라스를 껴 참석자들에게 잠깐의 웃음을 줬다고 하네요. 기자 입장에서 네 신부를 만나 어머니의 삶과 자녀들의 신앙에 얽힌 사연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장례미사에서 한 번도 아니고 두 번 웃겨 달라는 이유도 몹시 궁금했습니다. 한 차례 인터뷰 요청을 거절당한 뒤 26일 오전 오 신부와 통화했지만 “이미 알 만한 분들은 아는 이야기”라며 역시 어렵다는 답만 들었습니다. 저는 답을 들을 수 없었던 그 웃음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오 신부의 어머니에게 죽음은 비종교인들이 느끼는 그것과는 다를 듯합니다. 그분은 선종 전 자녀들과 많은 시간을 보냈고, 장례미사에 쓸 성가를 직접 고르기도 했답니다. 독실했던 신앙인에게 아들 넷을 신부의 길로 이끈 현실은 행복한 세계였고, 내세 역시 두려움 없는 삶 아니었을까요? 그러기에 장례하면 떠오르는 슬픔과 눈물보다는 웃음꽃으로 자신의 장례미사를 채우고 싶었으리라 추측합니다. 또 평소 ‘아들 신부님’들에게 낮추는 삶을 강조한 것을 보면 참석자들을 위한 배려도 깔려 있을 것 같습니다. 저를 포함한 보통 사람들은 유한한 존재이기에 하루하루 죽음 속으로 다가서면서도 그 단어를 잊은 듯 살아갑니다. 그러다 갑자기 닥쳐온 불행이나 가까운 이들의 마지막 순간을 보면서 이를 실감합니다. 막내 신부님! 떠나면서도 웃음을 주고 간 어머니의 삶이 부럽습니다. 그리고 웃음 두 번의 비밀도 여전히 궁금합니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한반도 평화를 위한 지혜를 모으기 위해 가톨릭과 개신교, 불교 지도자가 한자리에 모였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민화위)는 24일 서울 명동대성당 파밀리아 채플에서 ‘분단 70년, 한반도 평화와 종교의 소명’을 주제로 한 평화토크를 개최했다. 이 행사에서는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이 기조발제를 맡았고 한때 안철수 의원의 멘토로 알려진 법륜 스님, 경동교회 박종화 목사, 민화위 초대 위원장인 최창무 대주교가 토론자로 참석했다. 염 추기경은 기조연설에서 “남북 당국의 정치적 견해차로 개성공단이 처한 어려운 처지는 한반도의 현재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며 “국민의 안위를 책임지는 정부 입장에서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태도를 문제 삼기는 어렵다. 하지만 용서와 화해를 믿고 행하는 종교인들의 자세는 달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염 추기경은 “정의는 과거의 불의를 잊지는 않되 용서와 관용과 협력을 통해 불의를 극복함으로써 얻어진다”며 종교인들의 평화를 위한 노력을 강조했다. 토론자들은 한반도 상황에 대한 진단과 종교인의 역할 등을 주제로 얘기를 나눴다. 최 대주교는 “남북은 이데올로기로 위협할 것이 아니며 상호 비방과 불신 조장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종화 목사도 “독일 통일 과정에서 서독이 통일이란 얘기를 쓴 적이 없다”며 “평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남북 교류를 활발히 하면 그 열매가 따라온다”고 했다. 법륜 스님은 “분단 상황에서는 국가 발전을 모색하기 어렵다”며 “북한은 체제 위기, 남한은 성장의 한계 문제를 겪고 있는데 이를 풀려면 통일만이 해법이라고 볼 수도 있다”고 했다. 이들은 인도주의적 지원과 종교인의 역할이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륜 스님은 “종교인들이 미워하는 데 앞장서 데모하고 그런 행동은 안 했으면 좋겠다”며 “정부 차원의 지원은 변화가 있어도 종교단체의 인도적 활동은 지속적으로 유지돼야 한다”고 했다. 박 목사는 “우리 사회에서 ‘까칠까칠’한 주제 중 하나가 북한 인권 문제인데 이를 두고 다투기보다는 유엔 차원의 결의를 따르는 게 좋다”고 말했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