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유근

송유근 기자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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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송유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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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6-04-11~2026-05-11
사회일반47%
정치일반27%
검찰-법원판결13%
사건·범죄10%
국회3%
  • 엇갈린 징용 피해자측… “진정한 사죄 아니다” “진전 기대”

    “아버지는 ‘죽기 전에 일본의 사죄를 받겠다’고 하셨다. 그 입장엔 변함이 없다.”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인 이춘식 할아버지(103)의 딸 A 씨는 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전날(7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해 “혹독한 환경에서 많은 분들이 매우 고통스럽고 슬픈 일을 겪으셨다는 것에 마음이 아프다”고 했지만 이를 제대로 된 사죄로 불 수 없다는 것. A 씨는 기시다 총리의 발언에 대해 “구경꾼들도 할 수 있는 말”이라면서 “진정한 사죄가 아니다”라고 했다. A 씨는 또 “(한국 기업이 주는) 돈은 필요 없고, 일본으로부터 사죄와 배상을 받겠다는 게 아버지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독도 영유권 문제에 대한 일본 반응 등을 보면 진정한 사죄나 반성 입장도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강제징용 피해자인 고 이병목 할아버지의 아들 이규매 씨는 “(기시다 총리의 사과가) 충분하진 않지만 셔틀 외교로 자꾸 만나다 보면 사죄 입장에도 진전이 있을 거란 작은 희망을 가져 본다”고 전했다. 다른 강제징용 피해자인 고 박남순 씨의 아들 박상복 씨는 “(기시다 총리가) 좀 더 제대로 사죄의 말을 해줬으면 했는데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면서도 “일본 내 지지율이 떨어질 테니 (기시다 총리가) 말을 고른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춘식 할아버지 등 강제징용 생존 피해자 3명 중 1명인 김성주 할머니(94)의 자녀는 7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입장을 말씀드릴 게 없다”고만 했다. 다른 생존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94)를 대리해온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할머니 입장을 확인해 드리기 어렵다”고 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

    • 2023-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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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車 화재 골든타임 5분… “차량용 소화기가 소방차 1대 위력”

    “처음엔 잘못 본 줄 알았어요.” 지난달 20일 오후 11시 반경 충남 금산군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밤늦게 차를 운전해 귀가하던 회사원 이관범 씨(52)는 주차장에 진입하다 차를 세웠다. 주차장 입구 쪽에 세워진 1t 트럭에서 불길이 치솟으면서 주차장 천장으로 번지고 있었던 것. 설상가상으로 트럭 맞은편에는 전기차 충전기가 있었다. 서둘러 불길을 잡지 않으면 주차장 전체로 불이 번질 것으로 보였다. 이 씨는 문득 자신의 승합차 트렁크에 차량용 소화기가 있다는 걸 떠올렸다. 119에 신고한 후 곧바로 소화기를 꺼내 분사를 시작했다. 내심 ‘소화기 한 대로 불이 잡힐까’ 싶었지만 약 1분 만에 불길이 잦아들기 시작했다. 현장에 출동한 금산소방서 관계자는 “차량 화재 골든타임은 불이 난 후 5분이다. 이 씨의 차량용 소화기 덕분에 큰 사고를 막았다”며 감사를 표했다.● “화재 초기 소화기는 소방차 한 대 위력”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해 차량 화재로 인한 사상자는 219명, 재산 피해는 약 641억 원에 달했다. 최근 5년 중 가장 피해가 컸다. 소방청 관계자는 “등록 차량이 늘면서 노후 차량과 전기차 등 신형 모빌리티가 동시에 증가한 탓”이라고 했다. 차량 화재는 초기 대응에 실패할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9월 7명의 사망자를 낸 대전 유성구 현대프리미엄아울렛 화재는 지하주차장에서 시동을 켠 채 정차해 있던 1t 화물차의 배기구가 과열돼 불이 붙으며 시작됐다. 지난해 12월 발생한 경기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 역시 5t 폐기물 운반용 집게 트럭에서 시작된 불이 터널로 번지며 5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소방당국은 화재 초기 진압에 가장 중요한 것이 차량용 소화기라고 지적한다.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의 실험에 따르면 차량 엔진룸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3∼5분 만에 엔진룸 내부 전체로 불길이 번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분이 지나자 엔진룸을 넘어 운전석으로까지 불길이 확산됐다. 한 시간가량 지나면 차량은 전소돼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가 됐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차량용 소화기가 있으면 소방차 현장 도착 전 조기 진화에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 차량용 소화기를 ‘차 안의 최종 보험’이라고 부르는 이유”라고 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7인승 이상 차량에 비치되는 차량용 소화기는 평균 무게 0.7kg, 높이 24cm가량이다. 용량은 일반 분말 소화기(무게 3.3kg, 높이 38cm)의 20%에 불과하지만 진화 능력은 일반 소화기의 3분의 1 이상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최근 나오는 소화기는 소형화·첨단화돼 초기 진화 때 소방차 한 대 이상의 위력을 발휘한다”며 “차량 화재뿐 아니라 일반 건물 화재 상황에서도 약 100㎡ 면적(약 30평)까지 진화가 가능하다”고 했다. 차량용 소화기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분말형 또는 스프레이형을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최근에는 소화기와 탈출용 망치 등으로 구성된 차량용 화재안전키트도 판매되고 있다.● “차량용 소화기 설치 전 차종으로 확대해야” 차량용 소화기의 효과는 이미 다양한 현장에서 입증됐다. 지난해 10월 충남 아산시의 한 도로에서 불이 붙은 트럭을 보고 지나가던 덤프트럭 차주가 자신의 차량용 소화기를 꺼내 진압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덤프트럭 차주의 활약으로 소방차 현장 도착 전 불길이 모두 잡혔고, 화재 차량에 실린 2억 원 상당의 건설 기계도 무사했다. 지난해 5월에는 경남 창원의 완암터널 입구에서 침대 매트리스를 싣고 운행하던 트럭에서 불이 발생했는데, 운전자가 지나가던 탱크로리 운전자로부터 차량용 소화기를 구해 화재를 초기에 진화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차량용 소화기 설치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법에 따르면 7인승 이상 차량은 지금도 차량용 소화기를 의무 설치해야 한다. 실제로 해당 차종은 이미 신차 출고 때 차량용 소화기가 설치된 채로 운전자에게 인도된다. 그럼에도 매년 1만5000대 이상이 정기검사 때 소화기를 설치하지 않았거나, 유통기한이 지난 소화기를 설치했거나, 설치 방법이 기준과 다르다는 이유로 시정권고를 받고 있다. 일부 운전자는 과태료 등 처벌조항이 없다는 이유로 시정권고를 무시하기도 한다. 또 내년 12월부터 차량용 소화기 의무 설치 대상이 5인승 이상 차량으로 확대되는데 여전히 상당수 국민이 이 사실을 모르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차량용 소화기 의무 설치 대상이 바뀐다는 점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면서 동시에 설치하지 않을 경우 처벌 규정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자동차 정기검사 때 시정권고로 돼 있는 규정을 강화해 의무 설치 대상이 규정을 어겼을 경우 검사에서 통과시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5인승 차량까지 설치 의무가 확대되는 건 다행이지만 여전히 화재 발생 가능성이 높은 2인승 스포츠카 등은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다”라면서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의무 설치 대상을 전 차량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기차, ‘배터리 열폭주’로 진화 10배 힘들어 이동식 침수조 전국 44개뿐설치에 15분 걸려 진화 어려움소방硏, 상방향 방사장치 개발“배터리 불길 16분 만에 잡혀” 최근 전기차 화재 발생이 늘면서 이를 효과적으로 진화하기 위한 소방 당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2017년 1건이던 전기차 화재는 2020년 11건, 2021년 24건, 2022년 44건 등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그런데 소방관 사이에선 “전기차 화재 진화에는 일반 차량 10배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온다. 바로 ‘열 폭주 현상’ 때문이다. 내연기관 자동차와 달리 전기차에는 고전압 배터리팩이 장착돼 있다. 불이 붙으면 이 배터리팩에 사용되는 리튬이온배터리에서 열이 치솟으며 열 폭주 현상이 발생한다. 배터리 온도가 1000도까지 오르고,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산소와 가연성 가스가 발생한다. 그러다 보니 물을 뿌려도 불이 되살아나고 공기 공급을 차단하는 질식 소화도 큰 효과를 못 낸다. 최근 소방청은 전기차 화재가 발생할 경우 이동식 침수조를 활용하고 있다. 차량을 수조에 통째로 넣어 하부의 배터리팩을 냉각시키는 방식이다. 그런데 예산 등의 문제로 현재 전국 소방서에 구비된 이동식 침수조는 44개뿐이다. 또 현장에 이동식 수조를 설치하고 물을 채우는 데 10∼15분이 걸려 화재 진화의 골든타임을 놓치기 쉽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차량 아래로 바퀴가 달린 분사장치를 밀어 넣는 방식이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국립소방연구원도 최근 전기차 전용 ‘상방향 방사장치’를 개발하고, 전기차 배터리 30개에 불을 붙이는 방식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불이 나자마자 열 폭주가 시작됐고, 8분 만에 배터리 전체가 불꽃에 휩싸였다. 이때 미리 배터리 밑에 넣어둔 상방향 방사장치를 가동해 물을 뿜었더니 약 16분 만에 불길이 잡혔다. 소방연구원 관계자는 “기존 전기차 화재 시 진화하는 데 7, 8시간까지도 걸렸다. 상방향 방사장치의 효과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다만 상방향 방사장치 역시 한계가 없는 건 아니다. 장치의 부피가 커지면 기존 소방차에 싣기 어려울 수 있다. 소방연구원 관계자는 “올 3월 전국 소방서에 상방향 방사장치 안내서를 배포해 각 서 차원에서 현장 상황에 맞게 준비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 팀장 유근형 사회부 차장 noel@donga.com▽ 한재희(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신아형(경제부) 윤다빈(국제부) 송유근 전혜진(사회부) 기자 특별취재팀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한재희 기자 hee@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송유근 기자 big@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 2023-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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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약 음료’ 3명 기소… 최고 사형 구형 혐의 적용

    검찰이 서울 강남 학원가 일대에서 이른바 ‘필로폰 음료’를 학생들에게 건넨 일당 3명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최고 사형까지 구형할 수 있는 마약류관리법상 ‘영리 목적 미성년자 마약 투약’ 혐의를 적용했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신준호 부장검사)은 4일 마약류관리법 위반 및 범죄단체 가입·활동 등의 혐의로 마약 음료를 제조·공급한 길모 씨와 중국 내 보이스피싱 조직이 건 발신 번호를 국내 번호로 조작한 김모 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필로폰 판매 혐의로 구속 기소된 중국 국적의 마약상 박모 씨는 길 씨에게 마약을 전달한 혐의로 이날 추가 기소됐다. 길 씨는 아르바이트생들에게 퀵서비스와 고속버스 택배 등을 이용해 마약 음료를 전달하고 강남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무료 시음회’ 명목으로 나눠주게 했다. 제조된 마약 음료 100병 중 최소 13병이 미성년자에게 건너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9명이 실제로 마약 음료를 마셨고, 그중 6명은 환각 등의 증상을 겪었다고 한다. 검찰은 길 씨에게 경찰이 적용한 ‘미성년자 마약 제공’ 혐의가 아닌 ‘영리 목적 미성년자 마약 투약’ 혐의를 적용했다. 미성년자 마약 제공은 법정 최고형이 무기징역이지만 영리 목적 미성년자 마약 투약은 최고 사형까지 구형할 수 있다. 다만 범행을 기획하고 길 씨 등에게 지시한 이모 씨는 중국에 있어 이번 기소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검경은 이 씨 등 중국 거주 공범 3명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를 취하고 중국 공안에 협조를 요청하며 추적을 이어가고 있다.구민기 기자 koo@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

    • 2023-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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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전세사기 피해, 8개월간 1878명-3167억”

    전국적으로 전세 사기가 기승을 부리면서 경찰이 최근 8개월 동안 확인한 전세 사기 피해자만 1878명, 피해액은 3167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처럼 피해가 확산되자 인천 ‘미추홀구 건축왕’ 남모 씨(61) 일당에게 적용한 ‘범죄단체조직죄’를 전국 각지의 전세 사기범에게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경찰청 관계자는 1일 간담회에서 “지난해 7월 25일부터 올 4월 9일까지 전국적인 특별단속을 통해 총 764건, 2251명을 검거했고 이 중 211명을 구속했다”며 “나머지 470건, 1791명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검거된 이들 중에는 경기 남부 지역에서 붙잡힌 피의자가 544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 432명, 인천 287명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관계자는 “일당의 역할 분담이 유기적으로 되어 있다면 행동 강령은 없더라도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할 수 있다”며 폭력조직에 적용해온 범죄단체조직죄를 전세 사기 일당에게 적용해 가중 처벌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앞서 인천경찰청은 남 씨 일당 등 61명에게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되는 중에도 전세 사기 피해 신고는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이날 서울 서부경찰서는 은평구 일대에 빌라 100여 채를 소유한 임대인 A 씨가 임대보증금을 돌려주고 있지 않다는 세입자들의 신고를 받아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A 씨가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전세 사기를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

    • 2023-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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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행기록 2억건 분석한 ‘T-세이퍼’, 지역별 사고 위험 예측

    “전남 순천시 별량면 구룡리 일대 국도 2호선은 교통 위반 및 사고 발생이 잦다. 감속 등 교통안전 표지판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게 문제다.” 인공지능(AI) 교통사고 예측 시스템인 ‘T-세이퍼’가 과거 주행 데이터를 분석해 내놓은 ‘4월 교통사고 위험 분석 보고서’ 내용이다. T-세이퍼는 해당 지역의 교통사고 데이터, 교통시설 정보, 보행 데이터 등을 결합해 사고 요인을 약 40가지로 분류한 뒤 대안까지 제시해 준다. 한국교통안전공단과 KAIST가 함께 개발한 T-세이퍼는 최근 5년간 사업용 자동차 약 7000대에 부착돼 있던 디지털 운행 기록장치(DTG) 데이터 2억 건을 AI로 분석해 지역별 사고 위험도를 예측하고 있다. T-세이퍼의 예측은 얼마나 정확할까. 기자는 한국교통안전공단과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의 순천 국도 2호선 현장점검에 동행했다. 그런데 점검에선 T-세이퍼가 지적한 문제들이 현장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먼저 감속이 필요해 보이는 교차로와 건널목 등 곳곳에 안전 표지판이 부족했다. 차량 정지선이 횡단보도와 2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급정지도 자주 발생했다. 교차로도 십자가 모양이 아니라 X자형이어서 운전자들이 혼란을 겪을 가능성이 커 보였다. 교통공단 관계자는 “T-세이퍼가 순천 일대 도로의 문제점을 비교적 정확하게 잡아냈다”며 “예전에는 도로 현장점검에 최소 3명이 필요했지만 이제 T-세이퍼가 미리 준 데이터를 기반으로 1명이 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지난해 8월 도입된 T-세이퍼는 실제로 교통사고를 줄이는 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해 T-세이퍼가 도입된 국도 17호선(전남 여수∼순천)의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15%가량 줄었다. 노시웅 전남경찰청 경위는 “지자체에선 교통 업무 담당자가 자주 바뀌는데 T-세이퍼가 단기간에 교통 업무 이해도를 높이는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통공단은 T-세이퍼를 약 10억 원에 해외로 수출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T-세이퍼 개발에 참여한 여화수 KAIST 건설및환경공학과 교수는 “의료비, 차량 복구비, 교통사고 처리비 등 사고 해결 비용이 해외의 경우 건당 약 39억 원 든다는 분석이 있다”며 “T-세이퍼의 사고 예방 기능을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매우 클 것”이라고 말했다. T-세이퍼가 지금보다 더 충실한 역할을 하기 위해선 지방자치단체들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컨대 T-세이퍼가 ‘도로 폭이 좁아 유턴 시 사고 위험이 크다’고 지적할 경우 지자체가 예산을 들여 민간 땅을 매입한 후 도로 폭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장구중 국토교통부 교통안전정책과장은 “AI가 아무리 정확하게 사고를 예측해도 지자체 등의 투자 없이는 한계가 분명하다”며 “진정한 교통안전 강국으로 가기 위해선 보다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특별취재팀▽ 팀장 유근형 사회부 차장 noel@donga.com▽ 한재희(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신아형(경제부) 윤다빈(국제부) 송유근 전혜진(사회부) 기자 특별취재팀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한재희 기자 hee@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송유근 기자 big@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 2023-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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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행자 나타나면 AI가 조명-경고등… 어르신 밤길 안전 지킨다

    전북 남원시 산동면 대기리에 사는 김광태 씨(51)는 3년 전 어머니를 교통사고로 잃었다. 김 씨는 “어머니가 장을 보고 귀가하면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시속 80km로 달려오는 차량에 치였다”며 “마을에 가로등이 부족해 해가 지면 칠흑같이 어두워진다. 밤에는 목숨을 걸고 횡단보도를 건너야 했다”고 말했다. 더구나 이 마을은 가운데 직선 도로가 관통해 빠르게 달리는 차량이 많다. 또 마을 주민 상당수가 노인이다 보니 반응 속도가 늦어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마을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보행자가 중상을 입거나 사망한 사고가 3건이나 발생해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사고다발지점으로 분류됐다.● 스마트 횡단보도 도입 후 속도 14% 줄어하지만 지난해 12월 스마트 인공지능(AI) 횡단보도가 설치되면서 마을 풍경이 완전히 달라졌다. 보행자가 스마트 횡단보도에 진입하면 폐쇄회로(CC)TV가 인지하고 조명이 켜져 횡단보도를 환하게 밝힌다. 운전자가 횡단보도 400m 전에도 보행자를 눈으로 인식할 수 있을 정도다. 운전자를 향해선 초록색 경고등이 켜진다. 경고등은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완전히 통과한 후에야 꺼진다. 일반인보다 걸음걸이가 느린 노인들도 안심하고 횡단보도를 건널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스마트 횡단보도는 보행자 안전 수준을 크게 높였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이 지역에 스마트 횡단보도를 도입한 후 차량 평균 주행 속도가 5.4% 줄었다. 횡단보도 전 1km에서 보행자를 인식하고 횡단보도 앞에서 차량이 정지할 때까지의 평균 속도는 14.1%나 감소했다. 유장홍 대기리 이장(72)은 “25t 대형 트럭이 인근 채석장을 드나들어 사고 위험이 컸는데 스마트 횡단보도 설치 후 트럭들이 서행하는 등 효과가 크다”며 “주민들도 마음 놓고 길을 건널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스마트 횡단보도는 AI 기술로 보행자의 움직임을 정교하게 포착한다. 이미 약 20만 장의 사진을 통해 차량과 사람의 움직임을 학습했다. 횡단보도에 공을 굴리거나 물건을 던지면 경고등이 켜지지 않는다. 사람이 없음에도 경고등이 켜져 운전자에게 불편을 주지 않게 한 것이다. 또 AI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 정밀하게 보행자를 인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마을주민보호구간’ 법제화 필요성도일각에선 국도와 지방도가 통과하는 마을을 ‘마을주민보호구간’으로 법제화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처럼 첨단기술을 활용해 각종 안전장치를 의무화하는 구역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이는 도로변 지방 마을이 도심보다 더 많은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경찰청과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 등에 따르면 도로변 마을의 자동차 평균 주행 속도는 시속 72.3km로 제한속도(시속 60km)보다 높다. 이 때문에 2021년 교통사고 사망자(2916명)의 36.8%(1073명)가 국도와 지방도에서 발생했다. 국도의 경우 차량이 속도를 많이 내기 때문에 교통사고 발생 시 치사율이 7.4%로 전체 평균(2.8%)의 2.6배나 된다. 마을주민보호구간이 법제화되면 해당 지역 교통사고 감소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2015년부터 마을주민보호구간 시범사업을 진행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 제도를 시행한 지역의 교통사고 건수는 평균 24.3%, 사망자 수는 50.1% 감소했다. 임재경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보호구간을 설정한 후 민원이 제기된다는 이유로 다시 해제하는 걸 막기 위해선 법제화를 통해 구속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제도 개선과 운전자의 인식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상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첨단 기술이 도입되더라도 부주의한 운전이 이어지면 큰 효과를 내기 어렵다”며 “안전교육을 강화해 운전자가 자연스럽게 보행자의 안전을 먼저 살피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 팀장 유근형 사회부 차장 noel@donga.com▽ 한재희(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신아형(경제부) 윤다빈(국제부) 송유근 전혜진(사회부) 기자 특별취재팀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한재희 기자 hee@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송유근 기자 big@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 2023-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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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늘어나는 해외도피 마약사범… 국내 공급책으로

    2005년 초 ‘살이 저절로 빠지는 약’이라며 시중에 마약 성분이 들어간 불법 의약품 약 14억 원어치를 팔다가 적발된 ‘부부 마약사범’이 검거 직전 해외로 도피했다. 경찰은 이들 부부가 필리핀으로 도주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인터폴에 적색 수배를 요청했다. 이들은 수사망이 좁혀오자 다시 중국으로 밀입국했지만 지난해 6월 결국 덜미를 잡혔다. 무려 17년 만에 중국 공안에 체포돼 국내로 송환된 부부는 현재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 해외 도피 마약사범 갈수록 늘어 최근 마약범죄가 급격히 확산되면서 검거 및 처벌을 피해 해외로 도피하는 마약사범 역시 늘고 있다. 24일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한국인 마약 사범 도피 현황’에 따르면 18일 기준으로 해외로 도피한 한국인 마약사범 미검거자는 218명에 달한다. 이들 중 인터폴에 적색 수배된 마약사범이 138명(63.8%)이다. 경찰은 2년 이상 징역 등에 해당하는 죄를 짓고 체포·구속영장이 발부된 경우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한다. 해외로 도망친 마약사범 10명 중 6명이 중죄를 지었다는 뜻이다. 경찰은 서울 강남 학원가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마약 성분이 담긴 음료를 마시게 하고 학부모들을 협박한 이른바 ‘필로폰 음료’ 사건을 기획한 이모 씨(25) 등에 대해서도 인터폴 적색 수배를 요청한 상태다. 마약사범이 도피한 나라는 중국(42명), 미국(40명), 태국(34명), 필리핀(30명) 순이었다. 또 인터폴에 적색 수배된 해외 도피 마약사범 138명 중 32.6%(45명)가 5년 이상 장기 도피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 사범 규모가 늘어난 만큼 해외 도피 마약사범 수도 늘고 도피 기간도 장기화되는 추세”라고 했다.● 해외 도피 중 국내 마약 공급까지문제는 해외 도피 마약사범들이 해외에서 국내로 마약을 공급하는 ‘공급책’ 역할도 한다는 것이다. ‘동남아 3대 한국인 마약왕’ 중 한 명으로 불렸던 김모 씨(47)는 동남아 도피 중이던 2018년부터 텔레그램을 이용해 국내 공급책과 구매자들에게 필로폰과 합성 대마 등을 판매했다. 김 씨로부터 마약을 공급받아 국내에 판매한 공범은 약 20명, 판매 금액은 약 70억 원에 달한다. 경찰은 3년여간 베트남 공안부와 공조 수사를 벌여 지난해 7월 김 씨를 베트남에서 붙잡았다. 국내에서 필로폰 49.5g(약 5000회 투약분)을 유통하다가 2021년 초 필리핀으로 도주한 A 씨(41) 역시 현지에서 텔레그램 등을 통해 국내 마약 유통에 관여하다가 지난해 3월 붙잡혔다. 경찰은 이 같은 사례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해외 도피 마약사범을 붙잡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최근 발생한 ‘필로폰 음료’ 사건 피의자 3명은 중국 현지법 위반 혐의도 있어 검거될 확률이 높다. 다만 국내 송환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마약사범 도피를 막고, 도피한 경우 신속하게 검거, 송환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필로폰 음료 피의자들의 경우 윤희근 경찰청장이 “검거에 협조해 달라”는 친서를 20일 중국 공안부에 보냈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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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해외 도피 마약사범, 3명 중 1명 장기도피 중…공급책 역할도 해

    2005년 초 ‘살이 저절로 빠지는 약’이라며 시중에 마약 성분이 들어간 불법 의약품 약 14억 원어치를 팔다 적발된 ‘부부 마약사범’이 검거 직전 해외로 도피했다. 경찰은 이들 부부가 필리핀으로 도주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인터폴 적색 수배를 요청했다. 이들은 수사망이 좁혀오자 다시 중국으로 밀입국했지만 지난해 6월 결국 덜미가 잡혔다. 무려 17년 만에 중국 공안에 체포돼 국내로 송환된 부부는 현재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해외 도피 마약사범 갈수록 늘어 최근 마약범죄가 급격히 확산되면서 검거 및 처벌을 피해 해외로 도피하는 마약사범 역시 늘고 있다. 24일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한국인 마약 사범 도피 현황’에 따르면 18일 기준으로 해외로 도피한 한국인 마약사범 미검거자는 218명에 달한다. 이들 중 인터폴에 적색 수배된 마약사범이 138명(63.8%)이다. 경찰은 2년 이상 징역 등에 해당하는 죄를 짓고 체포·구속영장이 발부된 경우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한다. 해외로 도망친 마약사범 10명 중 6명이 중죄를 지었다는 뜻이다. 경찰은 서울 강남 학원가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마약 성분이 담긴 음료를 마시게 하고 학부모들을 협박한 이른바 ‘필로폰 음료’ 사건을 기획한 이모 씨(25) 등에 대해서도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한 상태다. 마약사범이 도피한 나라는 중국(42명), 미국(40명), 태국(34명), 필리핀(30명) 순이었다. 또 인터폴 적색 수배된 해외 도피 마약사범 138명 중 32.6%(45명)가 5년 이상 장기 도피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 사범 규모가 늘어난 만큼 해외 도피 마약사범 수도 늘고 도피 기간도 장기화되는 추세”라고 했다.● 해외 도피 중 국내 마약 공급까지 문제는 해외 도피 마약사범들이 해외에서 국내로 마약을 공급하는 ‘공급책’ 역할도 한다는 것이다. ‘동남아 3대 한국인 마약왕’ 중 한 명으로 불렸던 김모 씨(47)는 동남아 도피 중이던 2018년부터 텔레그램을 이용해 국내 공급책과 구매자들에게 필로폰과 합성 대마 등을 판매했다. 김 씨로부터 마약을 공급받아 국내에 판매한 공범은 약 20명, 판매 금액은 약 70억 원에 달한다. 경찰은 3년여간 베트남 공안부와 공조수사를 벌여 지난해 7월 김 씨를 베트남에서 붙잡았다. 국내에서 필로폰 49.5g(약 5000회 투약분)을 유통하다가 2021년 초 필리핀으로 도주한 A 씨(41) 역시 현지에서 텔레그램 등을 통해 국내 마약 유통에 관여하다 지난해 3월 붙잡혔다.경찰은 이 같은 사례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해외 도피 마약사범을 붙잡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최근 발생한 ‘필로폰 음료’ 피의자 3명은 중국 현지법 위반 혐의도 있어 검거될 확률이 높다. 다만 국내 송환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마약사범 도피를 막고, 도피한 경우 신속하게 검거 송환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필로폰 음료 피의자들의 경우 윤희근 경찰청장이 “검거에 협조해 달라”는 친서를 20일 중국 공안부에 보냈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3-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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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 승아양 막으려면… “스쿨존 방호울타리 개발, 설치 의무화를”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 ‘방호울타리’만 설치됐더라면….” 대전 서구 둔산동 스쿨존 내 음주사고로 배승아 양(10)이 세상을 떠난 후 뒤늦게 안타까워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앙선과 인도 부근에 방호울타리가 설치됐다면 음주차량의 돌진을 막을 수 있었을 거란 뜻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재 스쿨존에 주로 도입되는 보행자용 방호울타리로는 막기 힘들었을 것이라면서 첨단 기술로 강도를 높인 신형 스쿨존용 방호울타리를 개발해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신형 스쿨존용 방호울타리 개발해야” 국토교통부의 ‘도로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 지침’에 따르면 방호울타리는 크게 보행자용과 차량용으로 나뉜다. 현재 스쿨존에는 주로 무단횡단 방지를 목적으로 한 보행자용 방호울타리가 설치되고 있다. 하지만 보행자용 방호울타리로는 차량의 돌진을 막기 어렵다. 대전 스쿨존 당시 음주운전자는 건너편 상가 경계석과 충돌한 뒤 운전대를 반대로 꺾어 중앙선을 넘은 후 인도로 돌진했다. 당시 시속 42km였는데 이 정도 속도라면 보행자용 방호울타리를 쓰러뜨리고 보행자를 덮칠 수 있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스쿨존 내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선 더 센 충격을 견딜 수 있는 ‘차량용 방호울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국토부 지침에 따르면 가장 낮은 강도(SB1)의 차량용 방호울타리(충격도 60KJ)는 1.5t 차량(쏘나타 차량 평균 무게)이 시속 45km 속도로 45도 각도에서 돌진해도 막을 수 있다. 조준한 삼성교통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차량의 과속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 보행자용 울타리로는 스쿨존 내 보행자의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 차량용 방호울타리 수준의 강도를 가진 스쿨존용 방호울타리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첨단 기술과 내구성 좋은 신형 소재를 활용하면 보행자용 방호울타리 설치비용(m당 8만∼10만 원)에서 크게 오르지 않은 선에서 도입이 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 스쿨존 내 방호울타리 설치 의무화 필요 동시에 스쿨존 내 방호울타리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 도로교통법은 스쿨존에 무인 교통단속 장비, 횡단보도 신호기 등의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안전펜스나 방호울타리 등 보행안전장치 설치는 ‘권고’ 사항이다. 법 조항이 없다 보니 각 부처 지침도 제각각이다. 국민안전처가 2015년 내놓은 ‘어린이 노인 및 장애인보호구역 통합지침’은 보행자용 방호울타리 설치를 ‘적극 권고’하고, 무단횡단 방지용 펜스 설치를 ‘우선 고려’하도록 했지만 의무화하진 않았다. 행정안전부 지침에서도 스쿨존 내 무단횡단방지시설(중앙분리대 포함)과 보행자용 방호울타리는 ‘설치 적극 권고’ 사항이다. 반면 국토부의 ‘도로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 지침’은 초등학교, 유치원 부근의 통학로에 “반드시 방호울타리를 설치할 것”이라고 규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법이 미비한 탓에 스쿨존 내 방호울타리 설치 현황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부처 지침을 넘어 법이나 시행령으로 강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배 양 사고 이후 스쿨존 내 안전을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국회 움직임은 여전히 더딘 상황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배 양 사고 발생 12일 만인 20일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도로교통법 개정 관련 논의를 시작했다. 하지만 방호울타리나 볼라드(차량 진입 억제용 말뚝) 등의 의무 설치를 골자로 한 도로교통법 일부개정안은 법안심사소위에도 오르지 못했다. 행안위 관계자는 “비용 문제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지만 국민 공감대가 큰 사안인 만큼 서둘러 관련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과속-신호위반 등 한 번에 단속… ‘AI 카메라’ 도입 추진 초등생 스쿨존 사고 70%가 저학년“통합단속카메라, 사고예방 효과적”“스쿨존 진입 알리는 장치 확충 필요”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는 인공지능(AI) 기술이 반영된 ‘스쿨존 통합 단속 카메라 장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스쿨존에서 발생하는 여러 반칙운전을 하나의 장비로 관리 감독하면서 안전 수준을 한층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것이다. ‘AI 통합 단속 카메라’는 과속, 신호 위반, 불법 주정차, 정지선 위반, 횡단보도 앞 일시정지 불이행 등을 한 번에 단속할 수 있다. 지난해 관련법 개정으로 스쿨존 내 횡단보도 앞 일시정지 의무화가 시행되면서 수요도 늘고 있다. 통합 단속 카메라 개발사인 지앤티솔루션의 윤희돈 박사는 “다양한 교통환경을 AI 기술로 학습해 올해 말까지 단속 정확도를 99%까지 높일 계획”이라며 “주로 운전자 부주의로 사고가 나는 스쿨존의 교통안전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I 통합 단속 카메라’가 도입되면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의 사고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5년(2017∼2021년 ) 동안 스쿨존 내 초등학생 사상자 10명 중 7명이 1∼3학년이었다. 단속도 중요하지만 운전자에게 자발적으로 스쿨존 제한속도(시속 30km)를 잘 지키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보완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상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운전자에게 스쿨존은 ‘마음 놓고 속도를 낼 수 없는 공간’이란 인식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며 “스쿨존에 들어섰다는 것을 운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알리는 장치가 확충돼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스쿨존에 들어서면 자동으로 차량 속도가 제어되는 지능형 기술이 도입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교통 선진국에선 이미 관련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신기술이 개발되고 상용화되면 국내에도 신속하게 도입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 팀장 유근형 사회부 차장 noel@donga.com▽ 한재희(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신아형(경제부) 윤다빈(국제부) 송유근 전혜진(사회부) 기자 특별취재팀유근형 사회부 차장 noel@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 2023-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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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차로 우회전땐 일단 정지… 내일부터 위반땐 6만원

    경찰이 22일부터 ‘전방 적색 신호 시 우회전 전 일시 정지’ 의무 등을 위반하는 차량에 대한 본격적인 단속에 나선다. 일시 정지 의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승용차 기준으로 범칙금 6만 원이 부과된다. 경찰청은 올 1월 시행된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에 대한 계도기간 3개월이 끝나 22일부터 본격 단속에 들어간다고 20일 밝혔다. 바뀐 시행규칙에 따르면 운전자는 우회전하는 과정에서 최대 2차례 일시 정지해야 한다. 먼저 전방 신호등이 적색일 때 우회전하려면 진행 방향 횡단보도 앞에서 반드시 일시 정지해야 한다. 이후 횡단보도에 통행하고 있거나, 통행하려는 보행자가 없다면 서행해서 우회전할 수 있다. 전방 신호등이 녹색인 경우에는 서행해서 지나갈 수 있다. 우회전한 후 마주치는 횡단보도에서 통행하고 있거나, 통행하려 하는 보행자가 있으면 다시 일시 정지해야 한다. 그런 보행자가 없다면 서행해서 통과하면 된다. 신호에 맞춰 이미 우회전하고 있더라도 횡단보도를 건너거나 건너려는 보행자를 발견하면 즉시 정지해야 한다. 우회전 신호등이 설치된 곳이면 행동 요령이 간단하다. 우회전 신호등의 ‘녹색 화살표’ 모양의 신호등이 켜졌을 때만 서행하면서 우회전하면 된다. 전방 신호등이 녹색이든 적색이든 우회전 신호등이 녹색 화살표가 아니면 우회전할 수 없다. 다만 우회전 신호등이 설치된 곳은 아직 전국에서 15곳에 불과하다. 경찰청 관계자는 “순차적으로 우회전 신호등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바뀐 시행규칙을 어길 경우 승합차 7만 원, 승용차 6만 원, 이륜차 4만 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난해 ‘보행자가 통행하려고 하는 때’ 운전자에게 일시 정지 의무를 부여한 이후 운전자들의 경각심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우회전 중 보행자 희생 사고가 계속되고 있다”며 “22일부터 본격 단속하되 운전자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보행자에게 직접적인 위험을 발생시키는 유형부터 순차적으로 단속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

    • 2023-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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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약 음료’ 병당 1회 투약량 3배 0.1g 넣어… “급성중독 위험”

    서울 강남 학원가 일대에서 이른바 ‘필로폰 음료’를 학생들에게 건넨 일당이 음료 1병당 필로폰 3.3회 투약량(0.1g)을 넣어 음료를 제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중국의 보이스피싱 조직이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간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정황을 포착하고 주요 피의자들에게 범죄단체 가입·활동 혐의를 적용하기로 했다. 17일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 따르면 길모 씨(25·수감 중)는 이달 1일 강원 원주에서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받은 필로폰 10g을 중국산 우유 100병에 섞어 필로폰 음료를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 병당 0.1g씩인데 이는 1회 투약분(0.03g)의 3.3배에 달한다. 경찰 관계자는 “학생들이 음료 일부만 마시고 버릴 때를 대비해 많은 양의 필로폰을 탄 것으로 보인다”며 “한 번에 마셨다면 급성 중독으로 발작은 물론 정신착란, 기억력 상실, 심각한 신체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한 양”이라고 했다. 경찰 조사 결과 피해자 9명(학생 8명, 학부모 1명) 중 학생 1명은 한 병을 통째로 마신 뒤 약 1주일간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경찰은 이번 범행을 꾸민 중국 내 보이스피싱 조직이 범행을 공모한 현지 합숙소와 콜센터를 특정하고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안동현 서울경찰청 마약수사대장은 “해당 보이스피싱 조직이 지난해 10월 범행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길 씨의 중학교 동창으로 범행을 기획한 이모 씨(25)가 (지난해 10월경) 범행에 가담하기 위해 중국으로 출국했고,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중책을 맡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이날 경찰은 길 씨를 검찰에 송치하면서 마약류관리법 외에 범죄단체 조직·가입·활동죄(형법 114조)도 적용했다. 범죄단체의 목적에 따라 최대 사형까지 처할 수 있는 중범죄다. 중국 내 보이스피싱 조직원 3명 중 한국 국적인 이 씨에 대해선 여권 무효화 조치를 완료했고 이 씨와 중국 국적자 2명에 대해 인터폴에 적색 수배를 요청했다. 경찰은 이 씨와 중국 국적자 2명에 대해서도 범죄단체 가입·활동죄를 적용할 방침이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

    • 2023-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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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초 눈감으면 ‘삐~’ 졸음운전 경고음… DMS, 사고 30% 줄여

    ‘전방 주시율 0%.’ 14일 충남 천안 한국자동차연구원의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DMS)’ 시험장. 운전대를 잡고 2, 3초가량 눈을 감자 모니터에 이 같은 경고 메시지가 뜨더니 “삐비빅∼” 하는 경고음이 차내에 울렸다. 옆 모니터도 붉은색으로 변하더니 ‘졸음 경보’ 문구가 나타났다. 인공지능(AI) 카메라가 쏜 적외선이 기자의 눈 움직임을 파악해 졸지 말라고 경고한 것이다. 이 AI 카메라는 이미 인체 모형(더미)을 통해 인간이 졸릴 때 나오는 다양한 신체 움직임을 학습했다고 한다. 잠시 고개를 숙이거나, 옆 창문을 2초가량 응시해도 어김없이 ‘부주의 경보’ 메시지가 날아들어 정신을 번쩍 들게 했다. 이 연구원의 박선홍 주행제어기술부문 실장은 “AI 카메라는 운전자 데이터를 축적하면서 더 정교하게 졸음운전을 포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늘어나는 졸음 및 주시 태만 사고 비율도로 위 졸음운전은 교통 안전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2022년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 156명 중 76%(119명)이 졸음 및 주시 태만 사고로 숨졌다. 2018년 67%였는데 9%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시속 100km로 달리던 운전자가 3초만 졸면 84m가량을 나아가게 된다”며 “졸음운전은 교통 안전의 최대 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자동차 업계를 중심으로 졸음운전 사고를 막기 위한 첨단 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기자가 체험한 DMS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DMS를 선제적으로 도입한 국가에선 이미 교통사고 감소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영국의 교통 전문 매체 ‘트래픽 테크놀로지 투데이’에 따르면 전체 시내버스의 95%에 DMS를 설치한 러시아 모스크바는 2020년 대중교통 사고가 전년 대비 약 30% 줄었다고 한다. 호주 DMS 개발업체 시잉머신은 DMS가 향후 미국 교통사고 사망자를 3분의 1로 줄일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뇌파 등 생체 신호를 활용한 DMS도 개발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세계 첫 뇌파 활용 안전운전 보조 기술인 ‘엠브레인’ 고도화를 진행 중이다. 이어셋 모양의 장치를 착용하면 뇌파를 감지하며 운전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방식이다. 뇌 활동이 둔화되거나, 집중도가 저하하면 경고음이 울리도록 설계됐다. 옵션에 따라 좌석 진동을 통해 경고하기도 한다. 시범 사업에서 엠브레인을 착용한 버스 운전사들은 부주의 운전 발생 빈도가 평균 25.3%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범 사업에 참여한 버스 운전사 김연학 씨(54)는 “점심 식사 후 오후 1, 2시경 고속도로를 지날 때 가장 졸린데 엠브레인에서 경고음이 울리니 더 안전하게 운전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법 규정 미비로 국내 도입 더뎌전문가들은 졸음운전 방지 관련 국내 기술력은 충분하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국내 도입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제네시스 GV70, GV80에 ‘전방주시경고(FAW)’ 등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을 옵션에 적용한 정도다. 보급이 더딘 이유는 법 규정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 관련 규정이 있긴 하지만 현재는 자율주행(레벨3) 차에만 적용된다. 일반 승용차의 경우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 관련 규정이 전혀 없다. 그렇다 보니 완성차 업체도 차 가격 경쟁력 등을 이유로 전면 도입을 꺼리고 옵션에만 적용하는 것이다. 반면 유럽연합(EU)은 지난해 7월 ‘자동차 일반 안전에 관한 법령’을 통해 운전자 졸음 운전 경고 시스템을 2024년 7월 이후 출고되는 신차에 의무적으로 장착하도록 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기술 진화 속도라면 조만간 전 세계 자동차에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이 도입될 날이 머지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엠브레인 등 한국이 우위를 점한 기술이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선제적으로 규정을 만들고 기술 개발 및 보급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형구 자동차안전연구원 국제기준팀장은 “EU가 제안하면 자동차 국제 기준 논의 기구인 ‘UN WP29’가 관련 논의를 곧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 기준에 정부와 산업계의 입장을 반영시키려면 정부도 관심을 갖고 필요한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기술 도입이 본격화되기 전에 개인정보 보호 방안 등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성렬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영상이 녹화되지 않는 방식이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얼굴을 카메라에 노출하는 걸 꺼리는 사람도 있다”며 “기술 고도화 과정에서 개인정보를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이 보완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졸음쉼터 241곳… 설치후 졸음운전 사망 42% 감소 2011년 고속도로 도입 이후 확대이용자 99% “졸음 예방에 효과” 10년차 화물차 운전사 오세권 씨(41)는 최근 부산에서 공연장비를 싣고 상주∼영천 고속도로를 달리다 자칫 사고를 낼 뻔했다. 장시간 운전을 하다 자신도 모르게 눈이 감긴 것. 차선을 이탈하면서 평소와 다른 타이어 소리에 놀라 운전대를 바로잡으며 간신히 사고를 피했다. 피곤해 졸음쉼터를 찾았는데, 화물차 자리가 없어 다시 달리기 시작한 게 화근이었다. 오 씨는 “2, 3시간에 한 번씩 졸음쉼터에서 20, 30분 정도 자는 습관이 있는데 앞으로는 더 철저히 지키기로 했다. 잠깐 쉬는 게 졸음운전을 막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한국도로공사 직원 아이디어로 2011년 도입된 졸음쉼터는 현재 전국 고속도로에 241곳까지 늘었다. 그 덕분에 고속도로 내 휴게시설 간 평균 거리는 2010년 22.1km에서 현재 14.5km로 34% 줄었다. 독일(10∼12km) 프랑스(8∼50km)의 도로 휴게시설 간 거리와 비슷한 수준이고, 미국(16∼48km)보다 짧다. 졸음쉼터가 사고 예방에 실질적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 육동형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발표한 ‘고속도로 졸음쉼터의 전략적 설치 방안에 관한 연구’ 논문에서 “졸음쉼터 개설은 약 11.9%의 사고 감소 효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의 ‘일반국도 졸음쉼터 설치 및 개선 기본계획 수립 연구’에 따르면 졸음쉼터 이용자의 99.1%가 “쉼터가 졸음운전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응답했다. 실제로 쉼터가 생기기 전인 2010년에는 연간 졸음운전 사망자가 119명이었지만, 이후 10년 평균(2011∼2022년) 69명으로 42% 줄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사망자 수는 많이 줄었지만 아직 졸음운전이 적지 않은 만큼 쉼터 이용을 더 독려하는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했다. 졸음쉼터는 출범 13년째를 맞아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며 진화하고 있다. 규정상 주차면 10면 이하인 소형 졸음쉼터에는 화장실, 여성화장실 비상벨, 방범용 폐쇄회로(CC)TV, 조명시설 등을 갖춰야 한다. 중형(주차면 11∼29면)과 대형(주차면 30면 이상) 시설에는 벤치, 운동시설, 자판기 등이 설치된 곳도 있다. 다만 오 씨 사례처럼 일부 쉼터에 화물차 주차공간이 없거나 부족하다 보니 화물차 운전사들이 이용하기 불편하단 지적도 나온다. 이에 국토부는 지난달 27일 화물차 주차공간을 의무 설치하는 내용의 ‘졸음쉼터의 설치 및 관리지침 전부개정안’을 행정예고한 상태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졸음운전을 방지하기 위한 여러 조치들이 나오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운전자 스스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라며 “조금이라도 피곤하면 졸음쉼터를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 팀장 유근형 사회부 차장 noel@donga.com▽ 한재희(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신아형(경제부) 윤다빈(국제부) 송유근 전혜진(사회부) 기자 특별취재팀유근형 사회부 차장 noel@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 2023-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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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출장 JTBC 男기자 2명, 술자리서 타사 여기자 성추행

    한국기자협회 파견으로 몽골 해외 출장을 나갔던 JTBC 취재기자가 현지에서 타사 기자를 성추행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JTBC는 14일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기자협회는 몽골의 환경 관련 취재를 위해 취재기자 4명을 뽑아 9일부터 4박 5일 동안 몽골에 파견했다. 여기에 선발됐던 JTBC 소속 남성 기자 2명이 몽골기자협회가 주관한 저녁 자리에서 술에 취해 한 여성 기자를 상대로 성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JTBC는 입장문을 내고 “기자 2명에게서 동행한 타사 기자를 상대로 불미스러운 행위가 있었다는 보고를 받아 해당 인원을 즉각 업무에서 배제하고 공식 진상조사와 징계 절차에 돌입했다”며 “이번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신속하고 엄중하게 처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기자협회도 이날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것을 뒤늦게 인지한 것과 파견 인원에 대한 관리가 미흡했던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

    • 2023-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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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경, 역사속으로… 靑 경호 ‘802부대’ 해단식

    서울 강북구 우이동 북한산 자락에 위치한 서울경찰청 2기동단 802의무경찰대. 13일 찾은 802부대 뒤뜰에는 집회시위 현장에서 활용됐던 방패와 방검복, 진압봉 등이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한 대원은 “선배 기수 의경들이 쓰다가 고장 난 것들”이라며 “부대가 해체되면서 고치는 대신 버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행정대원 양조훈 수경(21)은 “부대가 없어지더라도 다른 곳에서 쓸 수 있는 무전기 같은 장비는 하나씩 점검 후 반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 달 17일 ‘마지막 의경’ 기수인 1142기 208명이 전역하면 1982년 도입된 의무경찰 제도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802부대는 11일 자체 해단식도 열었다. 전역을 앞둔 대원들이 남은 휴가를 쓰면 한자리에 모이기 어렵다고 보고 미리 작별의 시간을 마련한 것. 802부대 중대장 박재성 경감은 “우리 부대는 1968년 북한이 청와대 기습을 시도한 ‘김신조 사건’ 이후 생겨 청와대와 서울을 지키는 특수임무를 맡아 왔다”며 “대원들 사이에선 이곳에서 마지막 의경으로 일했다는 자부심이 크다”고 말했다. 대원들은 시민들을 도울 수 있었던 추억을 하나둘 꺼냈다. 박현수 수경(22)은 “의경 생활 중 집회시위 관리, 교통 지원 업무 등을 많이 했는데 시민들이 고맙다고 할 때마다 자부심을 느꼈다”고 했다. 대원들은 지난해 8월 기록적 폭우 당시 서울 중구 정동 미대사관저 주변 침수를 막은 공로로 남대문경찰서에서 표창을 받기도 했다. 박 수경은 ‘후임 없는 군 생활’ 이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선임들도 후임이 없는 마지막 기수를 배려해 일을 같이 나눠서 했다. 오히려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무사히 복무를 마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

    • 2023-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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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 ‘MBC 블랙리스트 의혹’ 최승호 전 사장 기소

    최승호 전 MBC 사장이 2017년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기자들에게 불이익을 줬다는 이른바 ‘MBC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재판에 넘겨졌다.12일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병주)는 최 전 사장과 당시 보도본부장, 보도국장 등 임원 및 간부 4명을 노동조합법상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최 전 사장 등은 2017년 파업 당시 특정 노조 소속 또는 비노조 기자들을 취재 업무에서 배제하는 등 인사상 불이익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노동조합법은 노조 가입·조직 등 노조 활동을 이유로 해고하거나 불이익을 주는 부당노동행위를 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검찰은 최 전 사장 등이 ‘MBC 정상화위원회’를 통해 특정 노조 소속 직원들을 조사하고, 조합원이 아닌 특파원을 조기 소환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앞서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은 “최 전 사장 등이 2017년 파업에 가담하지 않은 기자 88명에게 인사 불이익을 줬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접수해 조사한 뒤 지난해 11월 일부 기소 의견으로 이들을 검찰에 송치했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

    • 2023-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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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약 사건 뿌리 뽑자” 전직 경찰 모임 경우회, 강남서 마약 근절 캠페인

    최근 발생한 강남 ‘필로폰 음료’ 사건 이후 정부가 마약 범죄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전직 경찰들이 “마약 사건 사고를 뿌리뽑자“며 마약 퇴치 캠페인을 벌였다. 1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직 경찰관들의 모임인 ‘대한민국재향경우회’는 10일 서울 강남구 수인분당선 한티역 1번 출구 앞에서 마약 퇴치 캠페인을 열었다. 이날 캠페인에는 김용인 중앙회장, 안병정 서울시회장, 이승용 강남회장, 김현규 수서회장 등 경우회 회원 100여 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시민들에게 전단지를 나눠 주며 마약 예방 홍보 활동을 펼쳤다. 경우회는 마약 중독의 위험성을 알리고 마약 범죄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기 위해 이번 캠페인을 마련했다고 한다. 경우회 관계자는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학생들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마약 근절 교육과 캠페인을 강화하고, 마약 범죄예방 유관 기관 및 국제사회와 함께 기민하게 대응해달라”며 “경찰과 검찰은 모든 수사 역량을 총동원해 마약 조직을 뿌리 뽑고 범죄 수익도 끝까지 추적해 환수해 더 이상 마약이 우리 사회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우회는 앞으로 마약 범죄 근절 운동을 계속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송유근 기자 big@donga.com}

    • 2023-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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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살 승아 이어 40대 가장도 음주차량에 목숨 잃어… “음주시동 잠금장치로 비극 멈춰야”

    “10년 전 교통사고가 크게 나 온몸에 철심을 박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났어요. 몸도 불편한데 아들 셋 먹여살리겠다고 직접 배달까지 뛰면서 한 푼도 아끼며 살았는데….” 9일 오후 중앙선을 침범한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김모 씨(49)의 아버지(78)는 10일 경기 성남시 성남중앙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빈소에서 동아일보 기자를 만나 “하나뿐인 아들을 잃었다”며 탄식했다. 대전 스쿨존에서 배승아 양(10)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지 하루 만에 다시 무고한 희생자가 발생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는 걸 막으려면 교통 선진국처럼 술을 마신 경우 원천적으로 운전을 할 수 없게 만드는 시동잠금장치를 도입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경기 하남경찰서와 유족에 따르면 하남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던 김 씨는 9일 오후 6시 39분경 오토바이로 떡볶이 배달을 마치고 돌아오다 하남시 덕풍동 풍산고등학교 인근 왕복 4차로에서 중앙선을 침범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치여 숨졌다. 운전자(31)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37%로 면허 정지 수준이었다. 숨진 김 씨는 장애 5등급 판정을 받고도 자녀 셋을 악착같이 키워낸 가장이었다. 김 씨의 작은아버지(58)는 “힘들게 아들 셋을 키워 둘은 대학 보내고 이제 고등학생 하나 남았다. 너무 힘들어해 배달이라도 그만하라고 했는데 이런 일이 생겼다”고 했다. 교통 안전 관련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서 한국의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016년 4292명에서 2021년 2000명대(2916명)로 줄었다. 음주운전 사망자도 전체적으로는 감소세지만 음주운전 재범률은 2019년 43.8%에서 2021년 44.8%로 오히려 늘었다. 전문가들은 음주운전 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려면 시동잠금장치 도입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운전자가 술을 마시면 시동이 걸리지 않게 하는 장치로 대당 250만 원가량만 내면 기존 차량에도 설치할 수 있다. 이 장치는 이미 미국 36개 주에 도입돼 2006∼2018년 음주운전 사망자 수를 19% 줄이는 등 효과를 입증했다. 유럽연합(EU) 국가에선 음주운전 유죄 판결 시 운전 금지 조치와 시동잠금장치 설치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하지만 국내 도입 논의는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18대부터 21대 국회까지 매번 관련 법안이 발의됐지만 14년째 국회 문턱을 못 넘고 있다. 2021년 국민권익위원회도 도입을 권고해 이듬해 경찰청에서 시범사업까지 했지만 입법 무산으로 중단됐다. 권용복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은 “음주운전 전력자부터 시동잠금장치를 의무화하고 점차 확대해 나가면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전체 음주운전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국회 ‘음주시동 잠금장치’法 14년째 논의중 21대 들어서도 관련 법안 5건 계류1대당 250만원 장치 설치비용 필요尹, 대선때 “설치에 주세 10% 사용” ‘음주운전 시동잠금장치’ 국내 도입이 처음 시도된 것은 2009년 국회에 관련 내용을 담은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제출되면서부터다. 음주운전을 3회 이상 해 운전면허가 취소된 사람이 새로 운전면허증을 받은 경우 3년 동안 시동잠금장치가 설치된 차를 운전하도록 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국내 연구 결과가 부족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충분한 사전 연구조사와 국민 의견 수렴을 거쳐 도입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검토 의견을 냈고 이후 뚜렷한 진전 없이 회기가 끝나 폐기됐다. 이어 19, 20대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이 발의됐지만 통과되지 못했다. 21대 국회에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계류 중인 시동잠금장치 의무화 법안만 5건이나 된다. 14년째 국회에서 논의만 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발의된 법안들은 달라진 사회 분위기를 반영해 초범이나 버스 등에 대해서도 시동잠금장치를 도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행안위 관계자는 “대상자를 음주운전자로 할 건지 아니면 버스 운전자 등으로 할 건지에 대해서도 검토가 필요하고, 대당 250만 원가량 드는 장치 설치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하지만 국민권익위원회가 2021년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민 95%는 음주운전자에게 시동잠금장치를 일정 기간 의무 설치하는 방안에 찬성했다. 권익위는 이를 바탕으로 경찰청에 음주운전 재범자에 대해 시동잠금장치를 도입할 것을 권고했고 경찰청은 한국교통안전공단과 함께 지난해 제주 지역 일부 렌터카와 배송차량에 대해 시동잠금장치 설치 차량을 시범운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동잠금장치를 본격적으로 도입하려면 국회에서 법이 통과돼야 하는데 국회 행안위 전문위원실에서 설치 의무화 대상자의 기준, 시기, 예산 등을 놓고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 걸로 안다”고 말했다. 헌법재판소도 지난해 5월 상습 음주운전자를 가중 처벌하는 이른바 ‘윤창호법’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리면서 시동잠금장치 부착을 형벌 강화에 앞서 검토해야 할 수단으로 제시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대선 과정에서 주세의 10%를 시동잠금장치 설치 등에 사용하겠다고 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음주 감지 센서 등 국내 기술은 충분한데 뚜렷한 이유 없이 법안 통과가 수년째 지체되고 있다”며 “안전운전이 꼭 필요한 스쿨버스나 음주운전 전력자 등에 대해서라도 하루빨리 시동잠금장치를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특별취재팀▽ 팀장 유근형 사회부 차장 noel@donga.com▽ 한재희(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신아형(경제부) 윤다빈(국제부) 송유근 전혜진(사회부) 기자특별취재팀유근형 사회부 차장 noel@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 2023-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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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마약-용기 조달→제조→유통… ‘마약음료’ 中조직 철저히 분업화

    서울 강남구 학원가 일대에서 이른바 ‘필로폰 음료’를 속여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학부모를 협박한 일당들이 중국 내에서 ‘마약 마련’과 ‘도구 준비’ 등으로 역할을 나눠 분업화된 형태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중국에서 범행을 총괄 지휘한 20대 한국인 남성 이모 씨는 현지에서 중국 국적의 중간 관리책 2명과 함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중간 관리책 A 씨는 중국에서 국내 마약 판매상과 접촉해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필로폰 등 마약을 강원 원주시에 있는 음료 제조자 길모 씨(검거)에게 전달하게 했다. 다른 중간 관리책 박 씨는 음료병과 박스, 판촉물 인형 등 범행 도구를 길 씨에게 국제택배로 보냈다. 길 씨는 각각 다른 경로로 얻은 마약과 범행 도구로 제조한 ‘필로폰 음료’를 퀵서비스와 고속버스 택배 등으로 서울에 있는 ‘실행조’에게 전달했다. 경찰은 국내에서 길 씨에게 필로폰을 제공한 중국 국적 30대 B 씨가 다른 마약 사건으로 검거된 사실을 파악해 B 씨로부터 이같은 범행 구조에 대한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경찰은 범행을 기획한 이 씨의 윗선에 중국 보이스조직 ‘총책’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또 한국인 남성 이 씨에 대해선 “체포영장 발부와 국제공조 수사, 여권 무효화를 같이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길 씨와 국내 중간 관리책 김모 씨에 대해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씨는 인천에 중계기를 설치해 중국에서 협박범들이 피해 학생 부모들에게 건 발신 번호를 국내 번호로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국내에서 유통시키려 했던 ‘필로폰 음료’ 100병 중 18병이 실제 학생들에게 건네졌으며 이 중 7병을 피해자들이 마셨고, 3병은 받기만 하고 마시진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 나머지 8병을 실제로 마신 피해자가 더 있는지는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로부터 협박 전화 또는 메시지를 받은 건 7건”이라며 “이 중에는 전화로 1억 원을 요구한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다만 실제로 송금한 경우는 없었다. 경찰은 ‘실행조’ 4명 중 가장 뒤늦게 검거된 20대 여성 김모 씨가 과거 보이스피싱 범죄에서 현금수거책으로 활동했던 전력도 파악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가 총 2억여 원의 피해 금액이 발생한 보이스피싱 범죄 11건에 연루됐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한편 대검찰청·경찰청·관세청·교육부·식품의약품안전처·서울시는 이날 ‘마약 범죄 특별수사본부’(특수본)를 신설했다고 밝혔다. 특수본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형사국장을 공동본부장으로 하고 검찰 377명, 경찰 371명, 관세청 92명 등 총 840명으로 구성됐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 2023-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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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마약-용기 조달→제조→유통…‘마약음료’ 中조직 철저히 분업화

    서울 강남구 학원가 일대에서 이른바 ‘필로폰 음료’를 속여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학부모를 협박한 일당들이 중국 내에서 ‘마약 마련’과 ‘도구 준비’ 등으로 역할을 나눠 분업화된 형태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10일 경찰에 따르면 중국에서 범행을 총괄 지휘한 20대 한국인 남성 이모 씨는 현지에서 중국 국적의 중간 관리책 2명과 함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중간 관리책 A 씨는 중국에서 국내 마약 판매상과 접촉해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필로폰 등 마약을 강원 원주시에 있는 음료 제조자 길모 씨(검거)에게 전달하게 했다.다른 중간 관리책 박 씨는 음료병과 박스, 판촉물 인형 등 범행 도구를 길 씨에게 국제택배로 보냈다. 길 씨는 각각 다른 경로로 얻은 마약과 범행 도구로 제조한 ‘필로폰 음료’를 퀵서비스와 고속버스 택배 등으로 서울에 있는 ‘실행조’에게 전달했다.경찰은 국내에서 길 씨에게 필로폰을 제공한 중국 국적 30대 B 씨가 다른 마약 사건으로 검거된 사실을 파악해 B 씨로부터 이같은 범행 구조에 대한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또, 경찰은 범행을 기획한 이 씨의 윗선에 중국 보이스조직 ‘총책’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또 한국인 남성 이 씨에 대해선 “체포영장 발부와 국제공조 수사, 여권 무효화를 같이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경찰은 이들이 국내에서 유통시키려 했던 ‘필로폰 음료’ 100병 중 18병이 실제 학생들에게 건네졌으며 이 중 7병을 피해자들이 마셨고, 3병은 받기만 하고 마시진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 나머지 8병을 실제로 마신 피해자가 더 있는지는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로부터 협박 전화 또는 메시지를 받은 건 7건”이라며 “이 중에는 전화로 1억 원을 요구한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다만 실제로 송금한 경우는 없었다.경찰은 ‘실행조’ 4명 중 가장 뒤늦게 검거된 20대 여성 김모 씨가 과거 보이스피싱 범죄에서 현금수거책으로 활동했던 전력도 파악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가 총 2억여 원의 피해 금액이 발생한 보이스피싱 범죄 11건에 연루됐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한편 대검찰청·경찰청·관세청·교육부·식품의약품안전처·서울시는 이날 ‘마약 범죄 특별수사본부’(특수본)를 신설했다고 밝혔다. 특수본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형사국장을 공동본부장으로 하고 검찰 377명, 경찰 371명, 관세청 92명 등 총 840명으로 구성됐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 2023-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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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약음료, 中거주 한인이 제조-유통 지시… 원주 주택가서 만들어”

    경찰이 서울 강남구 학원가 일대에서 마약 성분이 담긴 이른바 ‘필로폰 음료’를 고등학생들에게 속여 마시게 한 일당 중 ‘중간 관리책’ 2명을 붙잡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중국에서 중간 관리책에게 범행을 지시한 한국 국적 A 씨의 신원을 특정하고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은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이 연루된 것으로 보고 공안의 협조를 받아 범행을 전체적으로 기획한 ‘총책’을 추적하는 한편, 여권 무효화 등을 통해 A 씨 강제송환 절차에 착수할 방침이다.● 100병 중 18병 피해자들에게 전달 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필로폰 음료 제조 및 배포를 지시한 인물로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인 A 씨를 지목했다. 경찰 관계자는 “중국으로 출국한 기록이 있어 정확한 소재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A 씨가 강원 원주시에 거주하는 길모 씨에게 국제택배를 통해 음료통을 보낸 후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 음료 제조를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길 씨는 초등학교 인근에 있는 원주시의 한 주택가에서 마약을 우유 등 음료에 섞어 필로폰 음료를 제조했다고 한다. 경찰은 “음료에 포함돼 있던 필로폰과 엑스터시는 지정된 장소에 마약을 갖다 주는 일명 ‘던지기 수법’을 통해 구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A 씨가 거래를 했고 길 씨는 전달받은 장소에서 마약을 가져오기만 한 걸로 조사됐다. 마약 판매상도 범행에 대해 모른 채 단순히 거래만 한 걸로 보인다”고 했다. 음료 제조를 마친 길 씨는 A 씨의 지시에 따라 퀵서비스와 고속버스 택배 등을 이용해 서울 강남구 학원가 일대에서 활동한 ‘실행조’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퀵서비스를 의뢰한 발신지를 추적해 길 씨의 주거지를 파악하고 현장에서 ‘메가 ADHD’ 표시가 있는 빈 음료병과 우유 등을 압수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국내에서 제작된 100여 병 중 18병이 대치동 학원가 등에서 배포된 것으로 파악했다. 남은 80여 병 중 30여 병은 압수했고 일당들로부터 “(압수되지 않은) 나머지는 모두 버렸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거주 한국인 여권 무효화 추진 경찰은 ‘실행조’ 4명은 범행의 실체를 모른 채 고등학생들에게 음료를 권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들이 음료를 마신 학생들로부터 받은 부모 연락처를 전달받은 A 씨가 중국 조직을 동원해 협박 전화를 걸었다는 것이다. 추가로 검거된 중간 관리책 김모 씨는 인천에 중계기를 설치해 중국에서 협박범들이 피해 학생 학부모에게 건 발신 번호를 국내 번호로 조작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경찰은 길 씨에 대해선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김 씨에 대해선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7일 붙잡아 8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현재까지 실행조 4명과 중간 관리책 2명을 붙잡은 경찰은 중국 공안에 협조를 요청하며 A 씨의 행방을 쫓는 한편 또 다른 공범을 찾는 것에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우회 인터넷주소(IP주소) 등을 이용해 “4시간에 15만 원을 주겠다”며 고액 아르바이트 명목으로 실행조를 모집한 이들도 추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모집책이 실행조에게 전화했을 때 사용한 번호와 협박범이 피해자 부모에게 전화했을 때 쓴 번호는 별개”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중국에 근거지를 둔 보이스피싱 조직의 새로운 범행 수법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큰 보이스피싱 조직의 일원이고 총책은 더 윗선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현재까지 이번 사건의 피해자는 학부모 1명과 학생 7명 등 총 8명으로 전날보다 1명 더 늘었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 2023-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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