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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이르면 13일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무기거래, 대북제재 완화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는 러시아가 2012년 새로 건설한 첨단 우주기지로, 김 위원장은 러시아 위성·로켓 기술 개발의 핵심 장소인 이곳에서 관련 기술 이전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일본 교도통신은 12일 러시아 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회담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도 이날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방문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우리 정부 소식통은 “무기거래 의사를 밝힌 북-러 정상에게 최적의 회담 장소가 이 기지”라고 평가했다. 교도통신은 두 사람이 회담 뒤 인근 하바롭스크주 산업도시 콤소몰스크나아무레에 있는 수호이 전투기 생산 공장도 방문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2002년 러시아 방문 때 이곳의 전투기 생산공장을 찾은 바 있다. 김 위원장은 방러 길에 러시아로부터 이전받기를 원하는 위성·핵추진잠수함 기술 관련 군부 핵심 관계자들은 물론이고, 반대급부로 러시아에 제공할 포탄 등 재래식 무기 관계자들까지 대거 동행해 무기거래가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임을 분명히 했다.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린 대북 유엔 제재에 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이번 회담을 계기로 대북 제재에서 이탈해 제재 무력화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된 북-러가 한미일이 가장 우려하는 무기거래에 더해 대북 제재 무력화 가능성까지 노골적으로 밝히면서 동북아 신냉전 위기가 가시화됐다는 우려가 나온다.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김 위원장의) 이번 방문은 전면적 방문(full-scale visit)이 될 것”이라고 밝혀 무기거래 등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경제난에 허덕이는 북한에 대한 식량·에너지 수출 등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교차관은 12일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는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제 (북-러 간) 비밀 무기거래 논의가 가시화된 것”이라며 “특히 북한은 미사일 기술 이전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크리스 쿤스 의원은 “그들(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악마의 거래’를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결국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에 450억 유로(약 64조 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공식 요청했다.” (2010년 4월 24자)“국제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국가신용등급을 ‘B1’에서 ‘Caa1’으로 3단계나 하향 조정했다. 국가의 신용등급을 3단계나 떨어뜨리는 것은 이례적이다.” (2011년 6월 3일자)동아일보에 10여 년 전 보도된 두 기사의 주인공은 그리스다. 당시 그리스는 유럽에서 ‘사고뭉치’로 꼽혔다. 그리스가 IMF나 EU에서 여러 차례 구제금융을 받는 동안 유로화 가치는 곤두박질쳤고 세계 증시가 요동쳤다. 유럽이란 집안에서 ‘가난한 맏형’ 그리스가 사고를 치고 나면 ‘잘나가는 동생’ 독일이 나서 빚을 갚아주며 수습하는 식이었다. 그리스의 최대 채권국이던 독일은 한 때 그리스의 구제금융안 연장 요청을 거부해 그리스의 자존심을 짓밟기도 했다. 이렇듯 한없이 초라했던 그리스가 달라졌다. 최근 2년간 유럽연합(EU) 평균을 웃도는 경제성장률을 달성했다. 그리스의 국내총생산(GDP)대비 정부 부채 비율은 2020년 206%까지 치솟았지만 작년엔 171%로 떨어졌다. 그러더니 신용등급도 최근 ‘투자 적격’ 등급을 회복했다. 유럽의 경제 강국 독일마저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와중에 유럽에서 그리스만 ‘나홀로 전진’하는 분위기다. 꼴찌의 반란을 보는 듯하다.● 신용등급 전격 상향국제 신용평가사 DBRS는 8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그리스의 장기 외화 및 자국 통화 표시 신용등급을 투자 부적격 등급인 ‘BB’에서 투자 적격 등급인 ‘BBB‘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DBRS는 “그리스의 재정 및 부채가 상당히 개선됐으며 이는 신중하게 재정 계획을 실행하려는 그리스 정부의 강력한 노력 덕분”이라고 그리스 정부를 치켜세웠다.그리스가 절치부심한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이런 칭찬을 받을 법하다. 그리스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재정난이 심각해지는데도 재정을 방만하게 운용해 국가 부도 위기에 몰렸다. 이에 2010년, 2012년, 2015년 등 3차례에 걸쳐 IMF, EU 등에서 2890억 유로(약 412조 원)의 구제금융을 받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신용등급도 급락하는 굴욕을 겪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2011년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투자 적격 등급인 ‘BBB-’에서 투자 부적격 등급인 ‘BB+’로 내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한 때 신용등급을 디폴트(채무불이행) 직전 단계까지 낮추기도 했다.● ‘미초타키스 리더십’그리스 경제가 반전에 성공하기까지는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의 리더십이 톡톡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아버지가 전직 총리인 정치 명문가 출신이다. 누나인 도라 바코얀니스는 여성 최초의 아테네 시장이란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외교부 장관을 맡았다. 조카인 코스타스 바코얀니스는 2019년 6월 아테네 시장으로 당선되기도 했다.그는 미국 하버드대에서 사회과학을 전공하고 경영학 석사(MBA)를 마친 뒤 국제 컨설팅회사인 매킨지 등에서 커리어를 쌓았다. 이런 배경 탓에 ‘금수저’ ‘엘리트’ 이미지가 강해 반감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는 이를 의식한 듯 넥타이를 벗고 10대들과 ‘셀카’를 찍으며 소탈하고 신선한 행보를 보이려 노력했고, 결국 적극적인 개혁으로 민심을 얻었다. 2019년 7월 총선에서 완승하며 총리 자리에 오른 그는 ‘경제 부흥’을 내세웠다. 그는 세금을 줄이는 대신 보편적 감세(減稅)가 아니라 법인세 인하 등으로 경제에 활력을 주는 감세에 초점을 뒀다. 외국인이 그리스를 거주지로 정하면 세금을 절감해주는 식으로 해외 자본도 끌어들였다. 적극적인 투자 유치로 외국인 투자 규모는 지난해 50% 증가했다. 구제금융안을 제대로 이행하기 위해 국민적 반발을 무릅쓰고 의료 및 연금 제도도 개혁했고 최저임금도 낮췄다. ● “미래 개혁에 눈 감아선 안 돼”각종 개혁으로 그리스의 경제성장률은 2021년 8.4%, 지난해 5.9%로 유럽연합(EU) 평균(5.4%, 3.5%)을 크게 웃돌았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기 재정 지출로 206%까지 치솟았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은 작년 171%로 떨어졌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그는 올해 총선에서도 승리했다. 아직 그리스가 갈 길이 멀 긴 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빈곤 또는 사회적으로 배제될 위험에 처한 사람들의 비율은 EU 국가들 중 상위권이다. 개혁을 밀어붙이며 그늘도 깊어졌다. 올해 2월 50여 명이 숨진 사상 최대의 열차 사고로 고스란히 드러난 공공 서비스와 인프라의 결함도 해결해야 한다. FT는 “그리스는 지금까지 달성한 성공에 취해 앞으로 필요한 개혁에 눈을 감아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에서 불거지는 경제 이슈가 부쩍 늘었습니다. 경제 분야 취재 경험과 유럽 특파원으로 접하는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아 유럽 경제를 풀어드리겠습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유튜브 영상으로만 보던 K댄스를 파리에서 배울 수 있다니 믿기지 않아요.” 9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15구(區) 앙드레 시트로앵 공원의 사면과 천장이 유리로 된 건물 안. 한국 유명 댄스 크루 원밀리언이 개최한 워크숍에서 만난 프랑스 대학생 샤나 뉘네스드피나 씨는 이렇게 말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최고기온이 섭씨 36도를 넘는 폭염에도 안무가 백구영 씨 수업을 들으려고 프랑스 전역에서 약 50명이 몰려들었다. 토요일 오전 지방에서 막 올라와서인지 수업을 듣는 공간 한구석에는 여행용 가방이 여러 개 놓여 있었다. 백 씨가 등장하자 마치 콘서트에 온 것처럼 환호한 참가자들은 그의 “원 투 스리 포” 구령에 맞춰 몇 분간 춤을 따라 했다. 이어 보이그룹 ‘엑소’ 멤버 카이의 노래 ‘음(Mmmh)’이 감미롭게 울려 퍼지자 이들은 일제히 골반을 흔들고 팔로 웨이브를 그리며 ‘칼군무’를 선보였다. 참가자들은 주로 10, 20대 여성으로 중학생부터 직장인까지 다양했다. 쉬는 시간이 되자 땀을 뻘뻘 흘리며 바닥에 털썩 주저앉은 회사원 마틸 노비스 씨는 “수업을 들으러 노르망디에서 왔다”며 “오래도록 영상으로 보던 원밀리언 안무가들에게 배우다니 매우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재프랑스 한인 비영리단체 ‘프라임타임’ 측은 “프랑스 학생들이 ‘한국에 가서 원밀리언 수업을 듣는 게 버킷리스트’라고들 말해 춤을 직접 배울 기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수업을 진행한 또 다른 안무가 최영준 씨는 “K팝이 다양한 세계인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가 됐음을 느꼈다”고 말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유튜브 영상으로만 보던 K-댄스를 파리에서 배울 수 있다니 믿기지 않아요.”9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15구(區) 앙드레 시트로엥 공원의 사면과 천장이 유리로 된 건물 안. 한국 유명 댄스 크루 원밀리언이 개최한 워크숍에서 만난 프랑스 대학생 샤나 뉘네스드피나 씨는 이렇게 말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K팝을 무척 좋아해서 원밀리언을 이미 알고 있었는데 이 안무가들이 파리에서 수업을 한다고 해 당장 달려왔다”고 말했다.이날 최고기온이 섭씨 36도를 넘는 폭염에도 안무가 백구영 씨 수업을 들으려고 프랑스 전역에서 약 50명이 몰려들었다. 토요일 오전 지방에서 막 올라와서인지 수업을 듣는 공간 한구석에는 여행용 가방이 여러 개 놓여 있었다.백 씨가 등장하자 마치 콘서트에 온 것처럼 환호한 참가자들은 그의 “원 투 쓰리 포” 구령에 맞춰 몇 분간 춤을 따라했다. 이어 보이그룹 ‘엑소’ 멤버 카이의 노래 ‘음(Mmmh)’이 감미롭게 울려 퍼지자 이들은 일제히 골반을 흔들고 팔로 웨이브를 그리며 ‘칼 군무’를 선보였다.참가자들은 주로 10, 20대 여성으로 중학생부터 직장인까지 다양했다. 쉬는 시간이 되자 땀을 뻘뻘 흘리며 바닥에 털썩 주저안은 회사원 마틸 노비스 씨는 “수업을 들으러 노르망디에서 왔다”며 “오래도록 영상으로 보던 원밀리언 안무가들에게 배우다니 매우 영광”이라고 말했다. 브장송에서 파리를 찾은 14세 중학생 악셀 카미나스 양은 “춤을 배운 지 1년 밖에 안됐지만 원밀리언을 잘 알고 있다”면서 “한국 댄스는 스타일이 다양해서 더 재미있다”고 했다.이날 백 씨 외에도 조아라 최영준 안무가 수업까지 약 180명이 참가해 파리의 열띤 K-댄스 인기를 보여줬다. 행사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수업이 너무 적어 아쉽다’ ‘세 안무가 수업을 다 듣고 싶다’는 댓글이 달렸다.이번 행사를 주최한 재불(在佛) 한인 비영리단체 ‘프라임타임’ 측은 “프랑스 학생들이 ‘한국에 가서 원밀리언 수업을 듣는 게 버킷리스트’라고들 말해 춤을 직접 배울 기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최영준 안무가는 “K팝이 한국인만의 문화가 아니라 다양한 세계인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가 됐음을 느꼈다”고 말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일본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메이지 일본 산업혁명유산’과 관련해 한국을 비롯한 관련국과 지속적으로 대화하라고 권고하는 결정문을 조만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메이지 일본 산업혁명유산에는 일제강점기 한인 강제 노역 현장인 나가사키현 군함도(하시마·端島) 탄광이 포함돼 있다. 10일 세계유산위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결정문이 10∼25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리는 제45차 세계유산위 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결정문 초안은 일본에 “(해당 유산 관련) 추가적인 연구, 자료 수집 및 검증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관련 당사국들과 계속 대화할 것을 독려한다”고 적시했다. 또 관련국과의 지속적인 대화나 추가 조치 내용을 내년 12월 1일까지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와 그 자문기구에 제출해 검토를 받도록 했다. 관련 당사국으로는 사실상 한국이 핵심이다. 메이지 일본 산업혁명유산과 관련해 일본이 강제 노역한 한인 등의 역사를 제대로 알리고 있는지에 대해 세계유산위가 결정문을 채택하는 건 2년여 만이다. 앞서 일본은 2015년 메이지 일본 산업혁명유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될 때 한인 강제 노역을 포함한 ‘전체 역사(full history)’를 알려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희생자들을 기리는 정보센터 설치를 약속하고서 이를 유산 현장이 아닌 도쿄에 만든 데다 한인 인권 침해 등은 부각하지 않았다. 2021년 7월 세계유산위는 한인 강제 징용 노동자에 대한 설명 부족 등을 지적하며 일본에 이례적으로 ‘강력한 유감’을 표하는 결정문을 내놓기도 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10일 “14∼16일 중 결정문이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결정문 채택에 대비해 정부가 종합적인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18∼19세기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세계 패권을 거머쥐었던 영국의 생활수준 성장(률)이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50년대 이후 최악일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올 초 물가상승률이 10%에 이른 고물가와 기준금리가 5.25%까지 오른 고금리로 부채 부담이 커지면서 가계 가처분소득은 줄고 생활고는 가중되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용적 경제전문가’라는 기대 속에 지난해 10월 취임한 리시 수낵 총리(사진)가 경제를 살릴 뾰족한 수를 못 찾으면서 이르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집권 보수당이 표심을 잃을 위기에 빠졌다.● “이토록 가난했던 때가 없었다” 6일 영국 싱크탱크 레졸루션재단(Resolution Foundation)은 발표한 보고서에서 일반 근로연령대 가구의 실질 가처분소득이 2024∼2025년 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에 ‘제로(0)’ 성장을 할 것이고, 그 결과 5년 전보다 4%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득이 줄면서 생활의 질도 현격히 저하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이 재단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영국인 성인 28%는 ‘균형 잡힌 식사를 할 여유가 없다’고 응답했다. 이는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직전 응답률(9%)의 3배가 넘는다. 특히 응답자 11%는 ‘지난달 음식 살 돈이 부족해 배가 고팠다’고 답해 팬데믹 이전 응답률 5%의 2배 이상으로 뛰었다. 재단 측은 “연구 결과는 (보수당이 집권한) 현 의회 임기 동안 적어도 1950년대 이후 최악의 생활수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면서 “영국 가구가 이보다 더 가난해진 적이 없었고, 이렇게 낮은 소득 성장률로 집권한 정부의 사례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낮은 생활수준 성장은 고금리 탓에 주택 비용이 증가한 데다 세금이 오르고 일부 생활비 지원 프로그램이 종료돼 가구 가처분소득이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심각한 고물가 억제를 위한 금리 인상으로 가구 부채 문제가 심각해졌다. 영국 중앙은행(BOE)은 올 초 10%대인 물가상승률을 낮추기 위해 기준금리를 14번 연속 인상해 15년 만에 가장 높은 5.25%로 올렸다. 이에 따라 대출 금리도 상승해 부채 부담이 커졌다. 정작 물가는 제대로 잡히질 않고 있다. 올 7월 영국 물가상승률은 6.8%로 하락세를 보였지만 수낵 총리가 연말까지 달성하려는 5%까지는 갈 길이 멀다.● 노동당보다 지지율 뒤진 보수당 더디기만 한 경제 회복에 대한 책임을 국민은 집권 보수당에 묻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수낵 총리와 보수당의 지지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초 영국 일간 옵서버가 여론조사기관 오피니움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수낵 총리에게 ‘찬성한다’는 응답은 24%인 반면 ‘반대한다’는 49%로 2배를 넘었다. 야당 노동당 키어 스타머 대표는 찬성 28%, 반대 35%로 집계됐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수낵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 지지율은 28%로, 노동당 지지율(42%)에 14%포인트 뒤졌다. 이 때문에 수낵 총리가 10월 보궐선거와 2024년 총선을 앞두고 흉흉해진 민심을 달래고 지지층 결집을 위해 우파 포퓰리즘 성향의 정책을 내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0월 취임할 때만 해도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학석사(MBA) 출신의 현명한 테크노크라트(기술 관료) 이미지를 내세웠지만 지지율이 하락하자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속도 조절, 불법 이민자 강경 대응 같은 유권자 감정을 더 자극하는 정책을 앞세운다는 것이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수낵 총리가 (우파) 포퓰리즘 성향의 분열 정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달 보수당은 반(反)이민 정책을 내세웠지만 (지지를 얻지 못해) 오히려 이민 정책에서 노동당의 주도권이 강화됐다”고 평가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애플, 구글, 메타 등 빅테크 기업 6곳이 내년부터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MA)’에 따른 규제를 받게 된다. 당초 규제 대상 후보로 거론됐던 삼성전자는 최종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EU 집행위원회는 내년부터 본격 시행되는 디지털시장법(DMA)에 따라 특별 규제를 받게 될 ‘게이트키퍼(문지기)’ 6곳을 확정했다고 6일(현지 시간) 밝혔다. 올 7월 ‘잠재적 게이트키퍼’로 선정한 7곳 중 삼성전자를 제외한 알파벳, 아마존, 애플, 바이트댄스,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6곳이 최종 게이트키퍼로 결정됐다.DMA는 소비자와 판매자 간 플랫폼으로서 관문 역할을 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시장 지배력을 남용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법이다. 집행위는 매출액, 이용자 규모 등 DMA 규제 대상의 요건을 공지했고, 이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기업 7곳은 7월 자진신고를 한 바 있다.게이트키퍼로 지정되는 기업은 자사의 서비스나 제품을 다른 회사가 제공하는 유사 서비스보다 유리하게 우선적으로 기기에 설치할 수 없다. 자사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기기에 설치하도록 강제하면 안 된다. 사전에 설치된 다른 앱도 제거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의무를 지키지 않으면 연간 매출액의 최대 10%가량을 과징금으로 내야 할 수 있다. 법을 반복적으로 위반하면 과징금이 최대 20%까지 오를 수 있다.최종 게이트키퍼에서 빠진 삼성전자는 게이트키퍼의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는 점을 제대로 설명해 규제를 면한 것으로 보인다. EU 측은 “삼성 측이 충분히 정당한 논거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스페인 북동부 자치지역 카탈루냐의 독립 투표를 추진하다 해외로 도피한 카를레스 푸지데몬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61·사진)이 스페인 정부를 이끌 총리를 결정할 ‘킹 메이커’가 됐다. 이달 말 열리는 스페인 총리 선출 투표를 앞두고 욜란다 디아스 부총리 대행이 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망명 중인 푸지데몬 전 수반을 찾아가 현 연립정부의 집권에 대한 지지를 얻어낼 협상을 했다고 영국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푸지데몬 전 수반이 스페인 정부의 장관급 인사를 만난 건 2017년 망명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라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푸지데몬 전 수반은 6년 전 카탈루냐 독립을 놓고 주민투표를 추진하다 스페인 정부로부터 선동죄 등으로 기소됐던 인물이다. 디아스 부총리 대행이 자존심을 접고 푸지데몬 전 수반을 직접 찾은 것은 그의 지지 없이는 이달 말 총선에서 중도 우파 야당인 국민당(PP)에 총리 자리를 내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중도 좌파 성향인 사회노동당(PSOE)을 이끄는 페드로 산체스 총리 대행은 올 5월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뒤 의회를 해산하고 7월에 총선을 앞당겨 치렀다. 하지만 국민당이 전체 의석 350석 가운데 137석을 차지해 제1당이 됐다. 다만 국민당이 당 대표를 총리로 선출하기 위한 과반(176석) 의석 확보에는 실패하면서 정당 간 연합이 필요해졌다. 이에 7월 총선에서 122석을 얻으며 제2당이 된 현 집권 사회노동당이 푸지데몬의 입김이 강한 야당 ‘카탈루냐를 위해 함께’에도 연립정부 구성을 제안하려는 것이다. ‘카탈루냐를 위해 함께’는 당시 총선에서 7석을 얻었다. 푸지데몬은 카탈루냐 언론인 출신으로, 2006년 카탈루냐 의회 의원으로 정계에 발을 들였다. 2011년에는 지로나 시장으로 선출됐고 2016년 카탈루냐 의회는 그를 130대 자치정부 수반으로 내세웠다. 그는 이듬해 스페인 정부의 반대에도 카탈루냐 분리 독립을 묻는 주민투표를 강행했지만 관철시키지 못했고, 스페인 정부에 기소될 위기에 처하자 2017년 돌연 벨기에로 도피했다. 푸지데몬은 수반 자리를 내놓은 지 오래됐지만 여전히 카탈루냐 정계에서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해 2월 러시아 침공 이후 처음으로 국방장관을 경질하는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했다. 러시아에 대한 대반격이 부진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에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러시아와의 전쟁을 550일간 이끌어온 올렉시 레즈니코우 국방장관(57)을 교체하는 데 따른 혼란과 위험을 감수할 정도로 과감한 쇄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레즈니코우 장관은 부정부패 의혹에도 시달려 왔는데,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나 유럽연합(EU)에 가입하려면 그동안 걸림돌로 작용해온 부정부패를 척결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 대반격 부진, 부패 스캔들 속 교체 3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화상 연설에서 “레즈니코우 국방장관은 550일 이상 전면전을 지휘해 왔지만 교체하기로 결정했다”며 “국방부에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며 군대 및 사회 전반과 다른 형태의 상호작용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지도부 최대 개편(shake-up)”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의 침공 3개월 전인 2021년 11월 국방장관에 오른 레즈니코우는 전면전이 시작되자 서방 국가들을 줄줄이 방문하며 군사 지원을 이끌어 내는 등 일부 성과를 냈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를 상대로 한 대반격의 성과가 부진하다는 평가가 나오며 쇄신 필요성이 제기됐다. 현재의 반격 방식으로는 전쟁이 장기전을 면할 수 없다는 전망이 많다. 리처드 배런스 전 영국 합동군사령관은 3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에서 “우크라이나는 지금 러시아를 이길 순 없다. 2025년쯤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NYT는 “국방장관 교체 결정은 우크라이나가 대반격 시작 이후 남동부에서 천천히 영토를 회복할 때 나왔다”며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관계자를 인용해 새로운 리더십의 필요성을 국방장관 교체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부정부패 문제도 주요 경질 요인으로 거론된다. 미 CNN은 레즈니코우가 부패 스캔들에 직접 연루된 것으로 확인되진 않았지만 여러 의혹이 제기되면서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전쟁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서방의 지원 기반을 강화하려면 EU 가입을 달성해야 하지만 뿌리 깊은 비리 관행이 발목을 잡아 왔다. 이 때문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신을 지지했던 재벌 기업인 이호르 콜로모이스키까지 2일 사기 및 돈세탁 혐의로 잡아들이는 등 부패 척결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부터 정부 전반의 부패 근절을 주요 공약으로 강조해 왔다.● 후임은 크림반도 소수민족 출신 신임 국방장관으로 지명된 루스템 우메로우 국유자산기금 대표(41·사진)는 대(對)러시아 저항운동의 핵심인 소수민족 크림반도 타타르인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그의 가족은 소련 시절 우즈베키스탄으로 강제 이주했다가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반 타타르인의 귀환이 허용된 뒤 크림반도로 돌아왔다. 타타르인은 13세기 전후부터 크림반도에 정착한 튀르크계 민족으로, 18세기 후반 러시아 제국에 의해 크림한국이 멸망한 뒤 소련의 탄압을 받았다. 우메로우 신임 장관은 통신 기업을 설립한 사업가 출신이다. 타타르인 인권운동의 대부로 꼽히는 무스타파 제밀레우(80)의 고문으로 일하며 정치권에 발을 들였고, 2019년 우크라이나 야당인 홀로스당 소속으로 단원제 의회(라다) 의원인 국민대표로 뽑혔다. 이번 전쟁 중에는 러시아와 물밑 교섭을 하는 협상 전문가로 활약하며 고위급 수감자 맞교환과 흑해곡물협정 회담 등에 관여했다. 그는 지난해 국유자산 민영화를 감독하는 국유자산기금의 수장으로 임명돼 부패 의혹이 많았던 기관을 무난히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해 2월 러시아 침공 이후 처음으로 국방장관을 경질하는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했다. 러시아에 대한 대반격이 부진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에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러시아와의 전쟁을 550일간 이끌어온 올렉시 레즈니코우(57) 국방장관을 교체하는 데 따른 혼란과 위험을 감수할 정도로 과감한 쇄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레즈니코우 장관은 부정부패 의혹에도 시달려왔는데,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나 유럽연합(EU)에 가입하려면 그동안 걸림돌로 작용해온 부정부패를 척결해야 할 필요성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 대반격 부진, 부패 스캔들 속 교체3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화상 연설에서 “레즈니코우 국방장관은 550일 이상 전면전을 지휘해왔지만 교체하기로 결정했다”며 “국방부에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며 군대 및 사회 전반과 다른 형태의 상호작용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지도부 최대 개편(shake-up)”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의 침공 3개월 전인 2021년 11월 국방장관에 오른 레즈니코우는 전면적이 시작되자 서방 국가들을 줄줄이 방문하며 군사 지원을 이끌어내는 등 일부 성과를 냈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를 상대로 한 대반격의 성과가 부진하다는 평가가 나오며 쇄신 필요성이 제기됐다. 현재의 반격 방식으로는 전쟁이 장기전을 면할 수 없다는 전망이 많다. 리처드 배런스 전 영국 합동군 사령관은 3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에서 “우크라이나는 지금 러시아를 이길 순 없다. 2025년쯤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NYT는 “국방장관 교체 결정은 우크라이나가 대반격 시작 이후 남동부에서 천천히 영토를 회복할 때 나왔다”며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관계자를 인용해 새로운 리더십의 필요성을 국방장관 교체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부정부패 문제도 주요 경질 요인으로 거론된다. 미 CNN은 레즈니코우가 부패 스캔들에 직접 연루된 것으로 확인되진 않았지만 여러 의혹이 제기되면서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전쟁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서방의 지원 기반을 강화하려면 EU 가입을 달성해야 하지만 뿌리 깊은 비리 관행이 발목을 잡아왔다. 이 때문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신을 지지했던 재벌 기업인 이호르 콜로모이스키까지 2일 사기 및 돈세탁 혐의로 잡아들이는 등 부패 척결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부터 정부 전반의 부패 근절을 주요 공약으로 강조해왔다. ● 후임 장관은 크림반도 소수민족 출신신임 국방장관으로 지명된 루스템 우메로우(41) 국유자산기금 대표는 대(對)러시아 저항운동의 핵심인 소수민족 크림반도 타타르인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그의 가족은 옛 소련 시절 우즈베키스탄으로 강제 이주했다가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반 타타르인의 귀환이 허용된 뒤 크림반도로 돌아왔다. 타타르인은 13세기 전후부터 크림반도에 정착한 튀르크계 민족으로 18세기 후반 러시아 제국에 크림칸국이 멸망한 뒤 옛 소련의 탄압을 받아야 했다.우메로우 신임 장관은 통신 기업을 설립한 사업가 출신이다. 타타르인 인권운동의 대부로 꼽히는 무스타파 제밀레프(79)의 고문으로 일하며 정치권에 발을 들였고, 2019년 우크라이나 야당인 홀로스당 소속으로 단원제 의회(라다) 의원인 국민대표로 뽑혔다. 이번 전쟁 중에는 러시아와 물밑교섭을 하는 협상 전문가로 활약하며 고위급 수감자 맞교환과 흑해곡물협정 회담 등에 관여했다. 그는 지난해 국유자산 민영화를 감독하는 국유자산기금의 수장으로 임명돼 부패 의혹이 많았던 기관을 무난히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노벨재단은 올해 스웨덴에서 열리는 노벨상 시상식에 러시아, 벨라루스, 이란 대사를 초청하겠다는 방침을 하루 만에 철회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처럼 세 국가 대사들은 노르웨이에서 열리는 노벨 평화상 시상식에만 초대된다. 노벨재단은 2일 재단 홈페이지에 “노벨재단 이사회는 지난해처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노벨상 시상식에 러시아, 벨라루스, 이란 대사를 초대하지 않기로 했다”며 “예전처럼 오슬로 시상식에는 모든 대사가 초대된다”고 밝혔다. 노벨재단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유로 러시아와 벨라루스 대사를 시상식에 초청하지 않았다. 이란도 시위대 인권 탄압 등의 이유로 제외했다. 하지만 재단은 1일 “세계가 점점 더 분열돼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진 이들 간 대화가 줄어들고 있다. 자유로운 과학·문화·사회의 중요성을 기념하고자 초대 대상을 넓혔다”며 세 국가 대사를 올해 모든 노벨상 시상식에 초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단의 발표에 스웨덴의 국회의원들이 “시상식에 세 국가 대사가 초대되면 시상식 참석을 보이콧하겠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올레그 니콜렌코 우크라이나 외교부 대변인도 페이스북을 통해 “수백만 명의 우크라이나인들이 이유 없는 전쟁으로 고통받고, 러시아는 범죄에 대한 처벌을 받지 않고 있다”며 “노벨재단은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고립시키려는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재단은 “우리는 노벨상이 상징하는 가치와 메시지를 최대한 널리 알리는 것이 중요하고 옳다고 믿어 이전 관행에 따라 모든 (국가) 대사를 노벨상 시상식에 초대하기로 결정했지만 스웨덴이 강하게 반응했다”며 철회 방침을 내놓게 됐다. 올해 노벨상 수상자는 10월 초 발표될 예정이다. 수상자들은 1896년 수상 창시자인 알프레드 노벨의 서거일인 12월 10일 열리는 시상식에 초대된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1일부터 프랑스 수도 파리에서 전동 스쿠터 대여가 완전히 금지됐다고 르몽드 등이 보도했다. 전동 스쿠터로 인한 교통사고가 늘고 도로 통행이 불편해지자 시 당국이 올 4월 주민투표로 “대여 금지”를 통과시켰고 이번에 실행된 것이다. 이에 따라 파리는 전동 스쿠터 대여를 금지한 유럽 최초의 도시가 됐다. 다만 개개인이 소유한 스쿠터는 계속 이용할 수 있다. 파리는 좁은 도로, 잦은 파업 등으로 교통 체증이 극심해지자 2018년 기업 차원의 전동 스쿠터 대여업을 허가했다. 이후 라임, 티어, 도트 등 대형 기업이 이 시장에 속속 뛰어들었고 약 1만5000대의 대여 스쿠터가 운행됐다. 하지만 이로 인한 안전 사고가 증가하고 도로 및 인도 등에 무방비로 방치된 스쿠터가 늘어나자 불만 여론이 높아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동 스쿠터 때문에 병원에 입원한 환자는 4년 만에 3배로 늘었다. 이 중 상당수는 중환자실에서 최소 15일간 입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시 당국은 4월 스쿠터 대여 허용에 대한 지속 여부를 주민투표에 부쳤다. 당시 투표에 참가한 시민의 89%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다만 이때 투표율이 7.5%에 그쳤다는 점 때문에 시민 전체의 민의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노벨재단은 올해 스웨덴에서 열리는 노벨상 시상식에 러시아, 벨라루스, 이란 대사를 초청하겠다는 방침을 하루 만에 철회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처럼 세 국가 대사들은 노르웨이에서 열리는 시상식에만 초대된다.노벨재단은 2일 재단 홈페이지에 “노벨재단 이사회는 지난해처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노벨상 시상식에 러시아, 벨라루스, 이란 대사를 초대하지 않기로 했다”며 “예전처럼 오슬로 시상식에는 모든 대사가 초대된다”고 밝혔다. 노벨재단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유로 러시아와 벨라루스 대사를 시상식에 초청하지 않았다. 이란도 시위대 인권 탄압 등의 이유로 제외했다. 하지만 재단은 1일 “세계가 점점 더 분열돼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진 이들 간 대화가 줄어들고 있다. 자유로운 과학·문화·사회의 중요성을 기념하고자 초대 대상을 넓혔다“며 세 국가 대사를 올해 모든 노벨상 시상식에 초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단의 발표에 스웨덴의 국회의원들이 “시상식에 세 국가 대사가 초대되면 시상식 참석을 보이콧 하겠다”고 강력 반발했다. 올레흐 니콜렌코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도 페이스북을 통해 “수백만 명의 우크라이나인들이 이유 없는 전쟁으로 고통받고, 러시아는 범죄에 대한 처벌을 받지 않고 있다”며 “노벨재단은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고립시키려는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고 밝혔다.그러자 재단은 “우리는 노벨상이 상징하는 가치와 메시지를 최대한 널리 알리는 것이 중요하고 옳다고 믿어 이전 관행에 따라 모든 (국가) 대사를 노벨상 시상식에 초대하기로 결정했지만 스웨덴이 강하게 반응했다”며 철회 방침을 내놓게 됐다. 올해 노벨상 수상자는 10월 초 발표될 예정이다. 수상자들은 1896년 수상 창시자인 알프레드 노벨의 서거일인 12월 10일 열리는 시상식에 초대된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1일부터 프랑스 수도 파리에서 전동스쿠터 대여가 완전히 금지됐다고 르몽드 등이 보도했다. 전동 스쿠터로 인한 교통 사고가 늘고 도로 통행이 불편해지자 시 당국이 올 4월 주민투표로 “대여 금지”를 통과시켰고 이번에 실행된 것이다. 이에 따라 파리는 전동 스쿠터 대여를 금지한 유럽 최초의 도시가 됐다. 다만 개개인이 소유한 스쿠터는 계속 이용할 수 있다. 파리는 좁은 도로, 잦은 파업 등으로 교통체증이 극심해지자 2018년 기업 차원의 전동스쿠터 대여업을 허가했다. 이후 라임, 티어, 도트 등 대형 기업이 이 시장에 속속 뛰어들었고 약 1만5000대의 대여 스쿠터가 운행됐다. 하지만 이로 인한 안전 사고가 증가하고 도로 및 인도 등에 무방비로 방치된 스쿠터가 늘어나자 불만 여론이 높아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동스쿠터로 병원에 입원한 환자는 4년 만에 3배로 늘었다. 이 중 상당수는 중환자실에서 최소 15일간 입원한 것으로 나타났다.이에 시 당국은 4월 스쿠터 대여 허용에 대한 지속 여부를 주민투표를 부쳤다. 당시 투표에 참가한 시민의 89%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다만 이 때 투표율이 7.5%에 그쳤다는 점 때문에 시민 전체의 민의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이 10월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회동할 예정이다. 전쟁범죄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후 첫 해외 주요국 방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러시아와 중국이 최고위급 접촉을 준비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10월 일대일로(一帶一路) 포럼 참석을 위해 방중(訪中)할 예정’이라는 보도와 관련해 “양자 접촉 일정이 조율되고 있다”며 “구체적인 행사와 일정은 적절한 때 안내하겠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전날 푸틴 대통령이 ICC 체포영장 발부 이후 첫 해외 방문으로 중국을 찾아 일대일로 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소식통 3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을 행사에 초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정상이 만나게 된다면 올 3월 시 주석이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 후 약 7개월 만이 된다. 푸틴 대통령 방중은 지난해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 개회식을 앞두고 시 주석과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한 이후 처음이다. 푸틴 대통령은 ICC 체포영장이 발부된 뒤 체포영장 집행에 협조할 의무가 있는 ICC 회원국이 아닌 옛 소련 국가나 이란을 찾은 것 말고는 해외 순방 길에 오르지 못했다. 중국은 123개 ICC 회원국에 속하지 않는다. 지난주 ICC 회원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등 신흥 경제 5개국) 정상회의에도 화상으로만 참여했다. 푸틴 대통령은 다음 달 ICC 회원국이 아닌 인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도 불참한다고 크렘린궁은 밝혔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유럽 최대 경제대국 독일이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향후 4년간 320억 유로(약 46조 원)의 법인세를 감면해주기로 했다. 감세로 정부 수입이 줄고 이미 높은 수준인 물가가 더 오를 우려가 있지만 부진에 빠진 경제를 살리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29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올라프 숄츠 총리가 이끄는 연립정부는 ‘성장기회법’이란 이름의 감세안 실시를 발표했다. ‘제조업 강국’ 독일 경제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중소기업에 연간 약 70억 유로(약 10조 원)의 세금을 덜어주고, 에너지 절감 투자를 우대해주는 내용 등이 골자다. 숄츠 총리는 이번 법안의 목표를 두고 “성장을 촉진하려는 것”이라며 “독일 경제는 더 (잘)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간 법안 실시를 두고 연정 내 이견이 적지 않았지만 이날 극적으로 타결됐다. 대규모 감세 실시는 역설적으로 그만큼 독일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독일의 지난해 4분기(10∼12월) 성장률은 ―0.4%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1∼3월·―0.1%)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나지 못했다. 통상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 ‘경기 침체(recession)’로 본다. 올 2분기(4∼6월) 성장률 또한 0%에 그쳤다.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은 독일이 주요 선진국 중 올해 유일하게 연간으로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감세 정책의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 또한 상당하다. 크리스티안 린드너 재무장관은 “재정 지출은 인플레이션을 촉발하는데 감세는 (인플레이션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4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성당 근처 센 강가에 있는 헌책 노점상 부키니스트(Bouquinistes) 거리. 짙은 초록색 매대가 강변 둑을 따라 줄줄이 설치돼 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가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프랑스계 미국 작가 조너선 리텔의 ‘호의적인 사람들’ 같은 명작들이 누렇게 바래긴 했지만 비닐로 깔끔하게 포장돼 꽂혀 있다. 이슬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헌책과 파리 풍경을 담은 포스터나 엽서를 들여다보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다. 이곳에서 만난 인도인 여성 관광객은 “이곳에 오니 파리 분위기를 물씬 느끼게 된다”고 했다. 관광객들은 한껏 들뜬 분위기지만 이들을 맞는 부키니스트들 속내는 복잡했다. 경찰 당국이 내년 파리 올림픽 기간(7월 26일∼8월 11일)에 일시적으로 매대 철거를 명했기 때문이다. 프랑스 지식인들을 비롯한 사회 각계에서는 부키니스트 철거를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부키니스트는 450년 전통을 자랑하는 프랑스 상징이기 때문이다.》 당국 “테러 방지 위해 불가피” 부키니스트는 파리 센강 좌안(左岸) 퐁마리에서 루브르박물관 건너편까지 이어진다. 부키니스트란 말은 헌책이란 뜻인 ‘부캥(bouquin)’에서 유래했다. 16세기 센강 둑에 처음 등장해 군주제를 반대하고 시민 의식을 고취하는 서적들을 전파하는 창구가 됐다. 하지만 절대왕정이 이들을 탄압하며 1649년 운영이 금지됐다. 이후 귀족과 성직자 전유물이던 서적이 대중화되며 부키니스트도 다시 명맥을 잇게 됐다. 1762년에는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아카데미 프랑세즈 사전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1789년 프랑스 대혁명 이후 번성하게 된 부키니스트는 1859년 드디어 합법적으로 영업할 수 있게 됐다. 1991년 센 강변 약 3km에 늘어선 부키니스트 900개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450년 역사를 자랑하는 부키니스트에 프랑스 경찰 당국이 일시 철거 명령을 내린 까닭은 올림픽 개막식이 여름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주경기장 밖인 센강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각국 선수단이 센강에서 배를 타고 입장하기 때문에 보안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파리 경찰은 부키니스트 매대에 테러리스트가 폭탄이나 무기를 숨길 확률이 낮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부키니스트들은 개막식 때 문을 닫는 정도는 협조할 수 있지만 아예 매대를 들어내는 것은 과하다고 주장한다. 프랑스 AFP통신에 따르면 전체 부키니스트 88%인 200명이 당국 퇴거 요청에 반발하고 있다. 제롬 칼레 부키니스트협회장은 “우리는 파리의 주요 상징이고 450년간 센강에 자리하고 있었다”며 “우리를 사라지게 하는 건 에펠탑이나 노트르담 대성당을 해체하는 것만큼 터무니 없는 일”이라고 일간 르몽드에 밝혔다.“철거 15일간 생계 막막” 현장에서 만난 부키니스트들은 당국 방침대로 올림픽 기간 15일 동안 문을 닫으면 생계에 큰 지장이 생긴다고 우려했다. 생 미셸 둑 부근 부키니스트에서 6년째 일하는 브누아르 솔태니 씨는 기자에게 “15일간 돈을 벌 수 없는데 정부는 철거하라고 하니 너무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매대용 박스가 손상될 것이란 지적도 있다. 2년째 부키니스트를 하는 필리프 뒤센 씨는 “헌책이 진열된 상자는 매우 약해서 한번 뜯어내면 손상될 우려가 있다”며 “경찰 당국이 우리를 철거시킬 게 아니라 안전사고를 예방할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칼레 협회장은 퇴거 과정에서 상당한 비용이 발생된다고도 했다. 부키니스트협회는 철거할 경우 전체 매대의 59%에 해당하는 박스 약 570개가 파손될 것으로 추정했다. 파손된 박스를 수리하고 개조하는 데만 150만 유로(약 21억5400만 원)가 들 것이라고 추산한다. 지식인 사회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저명한 사회학자이자 철학자 에드가르 모랭과 역사학자 모나 오주프 등 프랑스 지식인 40여 명은 9일 르몽드 기고를 통해 “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대중문화유산을 보존하기는커녕 소중히 여기는 경향도 거의 없다”며 “진정한 가치를 충분히 숙고하지 않고 있다”고 당국의 부키니스트 철거 방침을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파리시는 유화책을 내놓고 있다. 부키니스트 매대 철거 및 재설치 비용은 물론이고 잠재적 파손 비용도 지불하겠다고 제안한 것이다. 센 강변에서 밀려나는 부키니스트들이 올림픽 기간 관광객을 맞을 수 있는 ‘서점 마을’을 조성하자는 아이디어도 제시했다.노숙인 퇴거 방침도 논란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부키니스트들과 함께 도심 노숙인들도 퇴거 요구를 받고 있다. AFP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올림픽 개막 전에 이 노숙인들을 파리 밖으로 내보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 3월부터 프랑스 전역에 노숙인 임시 수용 시설 설치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림픽을 앞두고 파리에 숙박난이 예상돼 지금처럼 노숙인에게 저렴한 호텔을 임시 숙소로 제공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다. 올리비에 클라인 주택장관은 최근 의회에서 “노숙인을 받을 수 있는 호텔 수용 능력이 3000∼4000곳 줄어들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 대비할 의무가 있다. 긴급 숙박이 필요한 이들에게 지방 숙박 공간을 제공하려 한다”고 노숙인 이주 방침 취지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권위주의적 정책이란 비판이 나온다. 극좌 성향 정당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 아드리앙 클루에 의원은 “프랑스 정부가 2024년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와 관광객들 눈에 띄지 않도록 노숙인을 강제로 숨기는 권위주의 정권 방식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방정부에서도 중앙정부의 일방적인 정책이라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인구 1만8000명인 프랑스 북서부 소도시 브뤼의 필리프 살몽 시장은 다음 달부터 2024년 말까지 3주마다 노숙인 50명을 수용하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살몽 시장은 “우리 시는 이미 과포화 상태”라고 강조했다. 노숙인이 열악한 주거 환경으로 떠밀리면서 인권 문제가 불거질 조짐도 보인다. 살몽 시장은 파리 노숙인이 이주할 땅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노숙인에게 주택을 제공하는 건 반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적절한 조건을 갖춘 다음 (주택이) 제공돼야 하는데 (해당 지역은) 중금속과 휘발유로 오염돼 있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주거 및 빈곤 관련 비영리단체 아베피에르재단은 파리 노숙인 퇴거 정책에 대해 “투명성이 그다지 높지 않다”며 “이주가 급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노숙인 이주 문제는 과거 여러 올림픽 때도 해당 국가의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중국 정부는 베이징 노숙인을 고향으로 돌려보냈고 2016년 리우 올림픽 당시에는 노숙인이 한밤중에 도심 관광지에서 쫓겨났다고 AFP는 전했다. 조은아 파리 특파원 achim@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0월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회동할 예정이다. 전쟁범죄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후 첫 해외 주요국 순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러시아 크렘린궁은 러시아와 중국이 최고위급을 포함한 각급 접촉을 준비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10월 일대일로(一帶一路) 포럼 참석을 위해 방중(訪中)할 예정’이라는 보도와 관련 “양자 접촉 일정이 조율되고 있다”며 “구체적인 행사와 일정은 적절한 때 안내하겠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전날 푸틴 대통령이 ICC 체포영장 발부 이후 첫 해외 방문으로 중국을 찾아 일대일로 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소식통 3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을 행사에 초대한 것으로 전해졌다.두 정상이 만나게 된다면 올 3월 시 주석이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 후 약 7개월 만이 된다. 푸틴 대통령 방중은 지난해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 개회식을 앞두고 시 주석과 베이징에서 정상회담 한 이후 처음이다. 특히 3월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성과가 드러나지 않은 군사 분야 협력이 논의될지 주목된다.푸틴 대통령은 ICC 체포영장이 발부된 뒤 체포영장 집행에 협조할 의무가 있는 ICC 회원국이 아닌 옛 소련 국가나 이란을 찾은 것 말고는 해외 순방 길에 오르지 못했다. 중국은 123개 ICC 회원국에 속하지 않는다. 지난주 ICC 회원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도 화상으로만 참여했다. 푸틴 대통령은 다음 달 ICC 회원국이 아닌 인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도 불참한다고 크렘린궁은 밝혔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프랑스가 학력 수준 하락과 심각해진 계층별 학력 양극화를 막기 위해 프랑스어 읽기, 쓰기 및 수학 교육을 대폭 강화하는 교육 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학교 시험 체계도 개편해 고급 프랑스어 시험 ‘킬러 지문’은 20개에서 16개로 줄이기로 했다. 28일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달 임명한 가브리엘 아탈 교육장관(34)은 이날 다음 달 새 학기를 맞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교육개혁안(案) ‘지식의 충격’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프랑스어 교육의 경우 초등학교 1학년 읽기 시간이 늘어난다. 읽기에 어려움을 겪는 초등 2년생은 긴 지문을 읽으며 읽기 능력을 강화하게 된다. 초등 3학년생은 쓰기 교육을 위해 매주 최소 작문 1건을 써야 한다. 정부는 유치원 교육도 강화하기 위해 2027년까지 유치원 교사 37만 명을 양성할 방침이다. 국가 시험도 개편된다. 고등학교 프랑스어 시험에서 그동안 너무 어려워 학생이 풀기 어렵다는 비판을 받은 일종의 ‘킬러 지문’이 20개에서 16개로 줄어든다. 2018년 도입된 뒤 형식을 두고 논란이 많은 구술시험도 수정된다. 주로 고교 정규 과정에서 배운 내용이 시험에 더 많이 출제될 예정이다. 프랑스는 창의성 교육에 치중하는 북유럽 국가들과 달리 전통적으로 읽기, 수학 등 기초 학문 교육을 중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최근 기초 학력이 하락하자 위기감이 커졌다. 교육부에 따르면 1995∼2018년 프랑스 학생 학력 수준은 교육 과정으로 1년가량 뒤처졌다. 르몽드는 “프랑스는 최상위권 학생과 최하위권 학생 학력 차이가 상당하다는 점이 특징적인데 이는 학생의 사회경제적 배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프랑스에서 ‘보르도 대학살’이 벌어지고 있단 소식이 들린다. 오랜만에 다시 테러가 터진 것인가 싶었는데 아니었다. 이번 대학살은 ‘피’가 아니라 ‘와인’으로 흥건한 대학살이다. 프랑스의 자존심인 포도와 와인들이 혹독하게 수난을 당하고 있다.유명 와인 산지인 프랑스 남서부 보르도에서 잘 자란 포도나무가 뽑히고, 깊이 숙성된 와인들이 폐기되고 있다. 포도 수확 시기인 8월 말을 맞아 풍성한 뉴스가 아닌 흉흉한 소식이 들리는 건 왜일까.●수영장 100개에 채울 와인 버려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프랑스가 와인 약 6600만 갤런을 폐기할 예정이라고 2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는 올림픽 규격 수영장 100개 이상을 채울 수 있는 분량이다. 프랑스 농업부는 이렇게 와인을 버리는 데 보조금 2억 유로(약 2870억 원)를 지원할 것이라고 25일 발표했다. 초기 보조금으로만 1억6000만 유로(약 2294억 원)가 먼저 풀린다. 이 비용은 와인 생산 농가들이 와인을 버리고 포도밭을 철거하는 데도 쓰이지만, 판매하지 못한 와인을 향수나 손 소독제용 알코올 등으로 바꾸는 데도 지원된다. 프랑스의 자존심인 와인이 어쩌다 이렇게 홀대를 받게 됐을까. 생산 비용은 상승했는데 판매 가격은 그만큼 오르지 않아 농가들 손해가 크기 때문이다. 고물가로 에너지 가격, 유리병 등 자재 가격, 임금 등이 전방위적으로 올랐다. 프랑스 방송 BFM TV에 따르면 특히 유리병 가격은 지난해 40~60% 뛴 데 이어 올해도 20~40%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와인 가격은 그만큼 많이 오르지 못했다. 프랑스 통계청(INSEE)에 따르면 월간 와인 생산자 물가 지수는 올해 6월 110.9로 전년 동기(117.8)에 비해 약 6% 하락했다. 프랑스 남부의 와인 산지인 AOC 랑그독의 노동조합 기술 이사인 장 필립 그라니에 씨는 AFP통신에 “우리는 와인을 너무 많이 생산하는 반면 판매 가격은 원가보다 낮아 돈을 잃고 있다”고 했다.그렇다 보니 와인 농가들은 와인 가격 지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프랑스 아페리티프 와인 연맹, 증류주 연맹, 와인 하우스 및 브랜드 연합 등은 최근 보도자료를 내고 “와인 가격을 낮출 수 없다”고 선언했다.●佛 마트서 와인, 맥주에 첫 역전 전망와인 가격이 오르지 못하는 이유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워낙 주류 소비가 줄어든 데다 기후변화로 비교적 청량감이 더 강한 맥주가 선호되고 있기 때문이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현지 조사 결과 프랑스 슈퍼마켓에서 맥주 판매량이 올해 처음 와인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됐다. 현지 소비자 설문에선 이미 젊은층을 중심으로 맥주가 선호 주류 1위를 점하고 있다.특히 와인 가운데서도 레드 와인 소비 감소가 두드러진다. 미디어 기업 RTL 조사에 따르면 레드 와인 소비량은 지난 10년간 18~35세 젊은층을 중심으로 32% 감소했다. 레드 와인은 화이트 또는 로제 와인에 비해 더운 날씨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기 때문이다.여기에 와인 주요 수출국인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봉쇄 조치 등으로 수출에 차질이 생기면서 와인 매출에 타격이 생겼다.최근 극심한 폭염 때문에 프랑스 등 유럽 지역 와인의 맛이 예전만 못한 점도 와인 판매 감소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CNN은 최근 ‘디켄터 세계 와인 대회’에선 최고상이 호주 와인에 돌아갔고, ‘베스트 인 쇼’ 라벨을 획득한 와인 50병 중 10병이 호주산이었음을 소개하며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지역 와인이 받은 평가와 대비하기도 했다.●“변하는 와인 맛 살리자”상황이 이렇다 보니 프랑스 당국도 와인 맛 살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온도가 높아질수록 보르도 와인은 포도 성분이 변해 알코올 중독성과 씁쓸하고 떫은 맛을 내는 탄닌 비율이 너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후 변화가 지금처럼 극심해지면 우리가 알던 보르도 와인의 맛을 영영 잃을 수 있는 일이다.폴리티코에 따르면 당국은 결국 최근 보르도 와인 생산자들이 보르도 포도 외에 새로운 품종을 같이 곁들여 변한 와인의 맛을 조정할 수 있게 허용했다. 물론 당국의 엄격한 점검을 거쳐야 한다. 와인 농가들은 달라진 시대에 맞게 프리미엄 와인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전체적인 와인 소비는 줄었지만 프리미엄 와인은 여전히 반응이 좋기 때문이다.더워진 여름 탓에 레드 와인에 비해 인기가 높아진 로제 와인의 경우 고급화가 두드러진다.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 페르노리카 등 대기업들은 각각 ‘위스퍼링 앤젤’, ‘생트 마르게리트 엉 프로방스’란 프리미엄 로제 와인 브랜드를 일찍이 인수하거나 일부 투자해 판매하고 있다.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에서 불거지는 경제 이슈가 부쩍 늘었습니다. 경제 분야 취재 경험과 유럽 특파원으로 접하는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아 유럽 경제를 풀어드리겠습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