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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하기 위해 미 전투기 F-16과 무장 병력이 터키 남부 아다나 주 인지를리크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이에 따라 시리아에 근거지를 둔 IS 세력과 시설에 대한 대규모 폭격과 전투가 조만간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지역 미군 관계자는 9일 성명서를 통해 “미 공군이 전투기와 함께 미 제31전투비행단 소속 군 병력 300여 명을 파견했다”며 “터키와 함께 IS에 대한 공습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주도의 연합군은 지금까지 터키의 비협조로 IS 격퇴 작전에 어려움을 겪었다. 연합군에 영공을 내주지 않는 등 소극적이던 터키는 지난달 20일 IS의 소행으로 보이는 테러 사건으로 자국민 32명이 숨지자 태도를 바꿨다. 연합군에 시리아 국경 부근 공군기지 사용과 영공 통과를 허용하는 한편 IS 근거지에 무장 드론을 띄워 폭격을 퍼부었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은 “드론 공격에 이어 조만간 연합군과 함께 강력한 공격을 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터키 언론은 미군이 약 30대의 전투기를 추가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외신은 “인지를리크 기지는 시리아 국경의 IS 본거지와 가장 가까운 공군기지”라며 “이라크, 요르단 등 다른 걸프 국가에서 전투기가 출격할 때보다 전투가 훨씬 더 쉬워질 것”이라고 전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국제 유가의 날개 없는 추락에도 미국 셰일업체와 신경전을 벌이며 생산량을 줄이지 않던 사우디아라비아가 결국 백기를 들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 사우디가 재정 악화로 인해 올해 말까지 270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발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2020년경 셰일업체가 몰락하기 전에 사우디가 먼저 경제적 파산을 맞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배럴당 100달러 선이던 유가(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수요 감소, 셰일가스 확대, 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40달러대까지 주저앉았다. 문제는 당분간 회복 가능성이 작다는 것. 블룸버그통신은 “조만간 이란이 원유 생산에 뛰어들면 가뜩이나 공급 과잉인 원유량이 더 늘어나게 된다”며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는 중국 등의 경기가 좋지 않아 올해 안에 30달러대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국가 경제의 90%를 석유산업에 의존하는 사우디는 저유가의 압박에도 감산을 하지 않고 버텨왔다. 자신들이 선점한 시장을 셰일가스에 빼앗기지 않겠다는 전략이었다. 지난해 1월에는 산유량을 사상 최대로 늘리며 선제공격까지 했다. 하지만 유가를 더 떨어뜨려 셰일가스를 시장에서 고사시키겠다는 이 작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잠시 휘청이던 셰일가스는 오히려 생산량이 늘었다. 굴착 시간을 줄이고 여러 곳에서 동시에 채굴하는 혁신적 기법을 개발해 저비용 생산 시스템을 갖춰가면서 유가 40달러 이하에서도 견디는 내성을 기른 것이다. 사우디 경제의 적신호는 중동 정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각각 수니파와 시아파의 맹주인 사우디와 이란은 정치·군사 영역에서 오랜 기간 주도권 다툼을 벌여왔다. 오일머니 파워를 잃은 사우디가 힘이 약해진 사이 핵협상 이후 경제력을 회복한 이란이 중동의 주도권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약 6개월 뒤 이란이 원유시설을 복구하고 장기적으로 중국 러시아 등의 세력까지 등에 업으면 중동의 새로운 맹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를 무기로 한 헤게모니 장악은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표 산유국인 러시아, 브라질, 베네수엘라 등은 최근 외환보유액이 거의 바닥나는 등 금융위기에 직면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미국과 유럽 등이 대체에너지 개발을 가속화하면서 전통 산유국들의 설 자리가 좁아졌고, 이런 현상은 더 심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WSJ는 “세계 경제가 저성장에 접어든 만큼 에너지 수요는 당분간 늘지 않을 것”이라며 “자원 수출국들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체질 개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3일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거행된 주간지 프로세스의 사진기자 루벤 에스피노사(31)의 장례식. 시민들은 “주지사가 살해자”라는 피켓을 들고 항의 시위를 벌였다. 한 40대 여성은 “수십 명의 언론인이 의문의 죽음을 당했지만 달라진 게 없다. 이번에도 그냥 넘어가선 안 된다”고 했다. 숨진 에스피노사 기자는 지난달 31일 멕시코시티의 한 아파트에서 인권활동가, 대학생 기자, 가정부 등 여성 4명과 함께 머리에 총을 맞고 숨진 채 발견됐다. 부검 결과 이들은 손발이 묶인 채 고문을 받았고 여성 피해자 3명은 성폭행까지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에스피노사 기자는 지난해 2월 ‘무법천지 베라크루스’라는 제목의 프로세스 주간지 표지에 자신이 찍은 집권 제도혁명당(PRI) 소속 하비에르 두아르테 주지사의 사진이 실린 뒤 살해 협박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숨지기 전 “2012년 주 정부 부패를 파헤치다 살해된 프로세스의 여기자처럼 되지 않으려면 사진을 그만 찍는 게 좋다는 말을 들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미겔 앙헬 만세라 멕시코시티 시장은 3일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멕시코는 강력 범죄가 끊이지 않는,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나라로 통한다. 2000년 이후 범죄조직과 손을 잡지 않은 시장과 장관 5명이 피살됐고, 지방 소도시에서는 경찰이 습격을 받는 일이 빈발하고 있다. 멕시코의 범죄는 PRI의 장기집권과 관련이 있다. PRI가 과거 수십 년간 범죄조직과 결탁해 치안을 유지해 온 탓에 갱단의 세력이 공권력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성장한 것. 2006년 정권을 잡은 국민행동당(PAN)은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대대적인 범죄조직 소탕에 나섰지만, 그 과정에서 5만 명 이상이 희생됐다. 핏빛 전쟁에 진절머리가 난 국민들은 2012년 선거에서 ‘범죄와의 공존’을 택했다. PRI 후보로 나선 엔리케 페냐 니에토가 대통령에 당선됐고, 이후 멕시코는 ‘고담시티’(영화 ‘배트맨’에 나오는 무법천지 도시)가 됐다. 멕시코 갱단이 가장 무서워하는 미국과의 공조도 현 정부의 소극적 태도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세계 최대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AI)가 성매매 비(非)범죄화 여부를 투표에 부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일 “국제앰네스티가 7∼11일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리는 연례회의에서 성매매 여성과 성 매수자에 대한 비범죄화 여부를 투표에 부치기로 했다”며 “80여 개국 500명의 대표단이 투표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NYT는 이 소식을 전하는 온라인판 기사에서 한국의 성매매 현장을 담은 사진을 게재해 눈길을 끌었다. AI는 이번 회의에 앞서 준비한 자료에서 “성욕은 인간의 기본 욕구”라며 “성 매수자를 처벌하면 사생활 침해를 부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성 구매자 처벌로 성매매가 음지화되면 성매매 여성들이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토마스 슐츠야고 AI 런던지부 대변인은 “우리는 성매수자만 처벌하는 부분적 비범죄화 모델, 성매매 여성과 성 매수자 모두를 처벌하지 않는 전면 비범죄화 모델 등 다양한 경우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성단체들은 성매매 비범죄화가 빈곤한 국가 여성들을 성매매로 내모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국제 여성단체 이퀄리티 나우의 제시카 노이비르트 명예회장은 “성욕 해소를 위해 다른 인간을 돈 주고 사는 남성의 권리를 위해 인권의 총체적 개념을 퇴보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부 회원을 중심으로 AI에 안건 철회를 요구하는 서명운동도 진행하고 있다. 세계적 영화배우 메릴 스트립, 케이트 윈즐릿, 에마 톰슨 등도 이에 동참했다고 NYT는 전했다. 투표에서 성매매 비범죄화가 채택되더라도 현실적인 법제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AI의 공식 입장이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치범 석방을 위해 1961년 결성한 AI는 1977년 인권보호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어딜 가나 감시당했고, 북한 주체사상이 미국 사회보다 우월한지에 대해 오랜 시간 토론해야 했어요. 그럼에도 기회가 된다면 북한행을 권합니다. 그래야 북한의 개방을 도와 인권 침해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을 테니까요.” 서구권 학생으론 처음으로 북한 김일성종합대에서 공부한 영국 학생이 자신의 체험담을 30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공개했다.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김일성대에서 한국어를 공부한 앨리샌드로 포드 군(18·사진)은 고등학교 졸업 후 봉사활동, 해외 교환학생, 여행 등을 하는 기간인 ‘갭 이어(gap year)’를 김일성대에서 보냈다. 가디언은 “중국, 러시아 등을 제외한 서방 국가 출신 유학생은 포드가 처음”이라고 전했다. 포드 군이 김일성대에서 갭 이어를 보내게 된 건 한반도 전문가이자 북한에 여러 번 다녀온 아버지 영향이 컸다. 아버지 글린 포드 전 유럽연합(EU) 의원은 어린 아들에게 농담처럼 “네가 원하지 않아도 북한에 보내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포드 군이 열여섯 살이 되자 아버지는 진짜 아들이 북한에서 여름휴가를 보내도록 했다. 당시 2주 동안 북한에서 지낸 포드 군은 “식중독으로 고생하긴 했지만 북한에 대해 흥미를 느꼈다”고 했다. 지난해 두 번째로 북한을 방문한 포드 군은 4개월 동안 김일성대에서 연수를 하며 동급생과 집단으로 샤워를 하고, 주체사상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나눴다. 개인 시간은 거의 없었다. 동급생은 대부분 평양 출신의 고위층 자녀들로 해외 경험이 풍부했다. 그는 “친구들은 ‘북한은 미국에 박해받는 가난한 나라’라는 신념에 가득 차 있었다”고 했다. 또 그는 북한 학생들이 굉장히 청교도적이라고 전했다. 20∼25세의 북한 친구들은 이성친구가 있어도 성 경험이 없고 결혼 후에야 성관계를 맺는다는 것. 그는 “갭 이어의 통과의례와 같은 섹스, 마약, 로큰롤은 북한에 없었다”며 “그들은 미국 래퍼 에미넘의 노래를 듣곤 ‘왜 그는 가족이나 국가에 대한 노래를 부르지 않고 섹스나 마약에 대한 랩만 하는 것이냐’고 되물었다’고 전했다. 10월 영국 브리스틀대 철학과 입학을 앞둔 그는 “북한에 머무는 동안 학비, 식비, 숙박비 등을 포함한 총비용은 3000파운드(약 548만 원) 정도 들었다”고 말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흑인 여성이 구치소에서 의문사한 사건으로 미국에서 또다시 흑백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미 CNN에 따르면 25일 일리노이 주 라일의 흑인 감리교회에서 열린 샌드라 블랜드 씨(28)의 장례식에 추모객 수백 명이 몰려 사인 규명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26일 피해자의 모교인 텍사스 주 프레리뷰A&M대에서도 지역 교회의 주도로 추모 집회가 이어졌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는 ‘샌드라를 위한 정의(JusticeForSandy)’라는 이름이 붙은 해시태그가 번지고 있다. ‘내 인생엔 문제가 있다’ ‘이젠 정말 충분하다’는 등의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등장한 시위대는 26일 프레리뷰A&M대에서 고인이 체포된 거리까지 행진했다. 시위를 이끈 배슈티 머피 매켄지 주교는 “우리가 시위를 하고 있는 이 대학은 옛 흑인 노예 농장이 있던 곳이다. 힘들게 일군 변화를 기억하자”며 블랜드 씨의 죽음에 대한 연방 차원의 수사를 촉구했다. 집회에 참가한 고인의 동료 라본 모즐리 씨는 “텍사스 주에는 여전히 카스트제가 존재한다”며 “그녀는 새로운 생활에 대한 기대가 컸고, 자살할 이유가 없었다”고 했다. 미 허핑턴포스트는 “인종 차별이 비교적 덜한 텍사스 주에서도 흑인에 대한 차별이 심각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전했다. 블랜드 씨는 이달 10일 경찰을 폭행한 혐의로 체포된 뒤 사흘이 지나 텍사스 구치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의 목에는 비닐로 된 쓰레기봉투가 감겨 있었다. 경찰은 “블랜드 씨가 우울증을 앓았다”며 자살로 결론 내렸지만 월러카운티 지방검찰청은 20일 “여러 의문점이 발견됐다”며 사인을 재조사하고 있다. 이 사건은 21일 블랜드 씨의 체포 상황을 담은 순찰차 카메라 영상이 공개되면서 후폭풍을 몰고 왔다. 주 경찰관인 브라이언 엔시니아 씨는 차로를 바꾸면서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았다는 이유로 블랜드 씨의 차를 멈춰 세운 뒤 “화가 나 보인다. 담배를 끄라”고 요구했다. 블랜드 씨가 “내 차 안에 있는데 담배를 끌 이유가 없다”며 맞서자 엔시니아 씨는 차문을 열고 “전기총을 쏘겠다”며 그를 강제로 끌어냈다. 이후 화면에서 벗어난 두 사람은 말다툼을 이어갔다. 엔시니아 씨는 체포보고서에서 “블랜드 씨가 팔꿈치를 휘두르고 발로 정강이를 걷어찼다”고 적었지만, 이 장면은 영상에 담기지 않았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자신이 참수한 희생자와 같은 운명이 될까 봐 겁이 나서 도망친 것으로 보인다.”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참수 영상에 자주 등장해 악명을 떨친 ‘지하디 존’이 IS를 떠났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영국 일간지 미러는 소식통을 인용해 “‘지하디 존’ 모하메드 엠와지(26)가 IS를 탈출해 시리아로 향했다”며 “신원이 밝혀진 뒤 쥐도 새도 모르게 처단당할 것을 우려해 도망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IS는 더 이상 이용 가치가 없어진 엠와지를 언제든 버릴 수 있다”며 “엠와지가 낌새를 채고 조직을 떠났을 것”이라고 전했다. 일부 언론은 엠와지가 정보기관의 눈을 피해 다른 테러그룹에 합류해 시리아의 외딴곳에 숨어들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엠와지는 지난해 8월 이후 미국 기자 스티븐 소틀로프와 제임스 폴리, 미국 구호활동가 피터 캐식, 영국 자원봉사자 데이비드 헤인스, 영국인 구호활동가 앨런 헤닝, 일본 프리랜서 기자 고토 겐지 등의 참수 동영상에 참수자로 잇달아 등장했다. 영국 언론은 영국식 억양을 쓰는 그에게 비틀스 멤버의 이름을 따 ‘지하디 존’이란 별명을 붙였다. 올해 2월 영국 정부가 그의 실명, 얼굴, 고향 등 모든 신상을 공개한 뒤로는 영상에 더 이상 등장하지 않았다. 어린 시절 친구와 선생님 등은 엠와지에 대해 쿠웨이트 출신 영국인으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평범한 청년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IS에 납치됐다가 풀려난 스페인 기자는 “지하디 존은 참수 위협을 즐기는 잔인한 사이코패스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의 IS 탈출설을 100% 확신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국제 급진주의 연구소의 닉 카데르바히 연구원은 “단지 영상에 그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소식통의 말을 완전히 믿을 수는 없다”며 “IS가 그를 다른 용도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인 돈 오버도퍼 미국 존스홉킨스대 교수(사진)가 8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24일 “오버도퍼 교수가 지병으로 23일 숨졌다”고 전했다. 1931년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서 태어난 오버도퍼 교수는 60년간 한반도 전문가로 활동했다. 1953년 포병 장교로 한국 땅을 밟은 뒤 언론계에 입문해 한반도뿐 아니라 베트남전쟁 등 동아시아 지역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언론계를 떠난 1993년부터 존스홉킨스대에서 강단에 섰다. 2006년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에 설립된 한미연구소(USKI)의 초대 소장을 맡았고, 아시아소사이어티나 미국외교협회(CFR) 같은 여러 정책연구기관에서 한반도 관련 주제를 연구했다. 1997년 발간된 그의 저서 ‘두 개의 한국’은 한반도 문제를 다룬 ‘필독서’로 통한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세계 최대 온라인 이성 교제 사이트인 ‘애슐리 메디슨’에서 회원 3700만여 명의 신상과 계좌 번호 등의 개인정보가 유출돼 파문이 일고 있다. AP통신은 20일 “‘임팩트 팀’이라는 해커집단이 애슐리 메디슨의 모기업인 ‘아비드 라이프 미디어(Avid Life Media)’를 해킹해 회원 이름, 주소, 금융 기록은 물론 성적 취향, 교류 정보, 나체 사진까지 확보했다”고 전했다. 해커집단은 애슐리메디슨이 사업을 중단하지 않으면 회원 신상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밝혀 적지 않은 파문을 예고했다. 임팩트 팀은 또 “회원을 탈퇴하고 돈을 지불한 가입자의 데이터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불륜을 조장한다’는 논란을 빚어온 애슐리 메디슨은 전 세계 50개국에 개설돼 있으며 회원 3700만 명을 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원 중에는 부유층도 다수 가입했다. 이 사이트는 지난해 3월 한국에 상륙했지만 방송통신위원회의 제재로 폐쇄됐다가 올 2월 간통법이 폐지된 이후 다시 문을 열었다. 해커 집단은 해킹 직후 온라인성명서를 내고 해킹 이유와 요구 사항을 밝혔다. 이들은 “애슐리 메디슨의 고객 정보 삭제 서비스는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정보를 삭제하려면 19달러(약 2만 1800원)를 내야 하지만 서비스를 통해도 정보는 완전히 삭제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1차로 정보를 삭제해도 금융 기록 등을 통해서 얼마든지 정보를 복원할 수 있다”며 “우리는 기록삭제 서비스를 이용한 회원들의 정보도 완벽히 확보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애슐리 매디슨의 자매기업인 ‘이스테블리쉬 맨’(여대생들과 부유한 중년 남성 간 만남 주선 사이트)을 폐쇄하지 않으면 정보를 조금씩 공개하겠다고 협박했다. 이 사이트를 운영하는 아비드 라이프 미디어(ALM)는 20일 해명 자료를 내고 “전산망에 대한 무허가 접속 시도가 있었음을 인지했다”며 해킹 사실을 시인했다. 이어 “우리가 운영 중인 사이트들은 현재 안전하고 무허가 접속 시도가 이뤄졌던 취약 지점은 복구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회사는 회원 개인정보가 유출됐는지 같은 구체적인 피해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IT전문가 브라이언 크렙스는 “더 임팩트는 고객 정보 삭제 서비스가 무용하다는 사실에 불만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인생은 짧으니 바람 피우세요’라는 모토를 내세우며 이성 교제를 주선해온 애슐리매디슨은 지난해 한국에 상륙할 당시 뜨거운 논란을 일으켰다. 한국에서는 올 4월 기준 19만 여 명이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애슐리매디슨’은 1억1500만 달러(약 1325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 매출은 1억5000만 달러(약 1728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 정보 삭제 서비스만으로 지난해 약 196억 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 4월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ALM이 올해 영국 런던증시에 상장하려 시도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일본에서 로봇들이 체크인을 돕고 짐을 운반하는 호텔이 등장했다. 16일 일본 언론들은 “나가사키(長崎) 현 사세보(佐世保)에 방 청소 등 일부 서비스를 제외한 대부분 직원을 로봇으로 채운 ‘헨나호텔’이 17일 문을 연다”며 15일 언론에 개방한 호텔의 모습을 전했다. 헨나호텔은 이상한 호텔이라는 뜻이다. 호텔에 들어서면 이빨을 드러낸 공룡과 단정한 유니폼 차림의 여성 로봇이 투숙객을 맞는다. 일본어와 영어 중 원하는 언어를 선택하면 “체크인 하려면 1번을 누르십시오”라는 말이 나온다. 접수를 마치면 남성 로봇이 여행가방 운반을 돕는다. 방 열쇠는 안면인식시스템이 대신한다. 방문 앞에 설치된 기계와 얼굴을 마주하면 자동으로 문이 열린다. 호텔 측은 “카드키를 잃어버릴 경우 로봇이 찾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방 안에 들어가면 ‘툴리’라는 로봇이 소소한 궁금증을 해결해준다. 시간, 날씨 등을 물으면 알려주고, ‘불을 꺼라’는 음성도 인식한다. 이밖에 룸서비스 음식은 소형 무인기가 배달하고, 짐 보관 코너에선 공장에서 볼 법한 커다란 로봇 팔이 짐을 받아 보관장소로 옮긴다. 하지만 방 청소, 보안, CTV영상 감시 등 일부 영역은 사람이 맡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사다와 히데오 호텔 대표는 “정부전략 산업인 로봇을 활용해 최첨단 기술을 선보이는 동시에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며 “향후 국내·외에서 로봇 호텔을 추가로 세울 것”이라고 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핵을 버리고 빵을 얻다.’ 경제 제재로 피폐해져 가던 이란이 36년 만에 국제사회로 복귀한다. 이란의 복귀는 침체에 빠진 지구촌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4일 이란 경제는 향후 수년간 매년 7∼8%의 성장이 기대되며 그동안의 제재로 해외에 묶여 있는 것으로 알려진 1000억 달러(약 114조 원)의 자산도 되찾게 된다. 당장 석유 수출량이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의 원유 수출량은 2010년 하루 평균 258만 배럴로 세계 3위였지만 2013년에는 122만 배럴(세계 12위)로 절반이나 줄었다. 미국이 2012년 이란 원유 수입을 중단하는 등 서방의 제재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원유 수출이 금지되자 이란의 외환보유액은 2011년 841억 달러에서 2014년엔 635억 달러로 줄었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11년 2.6%에서 2012년 ―5.4%, 2013년 ―3.0%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물가는 급속하게 치솟아 2010년 10.1%던 물가상승률이 2014년에는 40%에 달했다. 이번 협상 타결로 이란의 원유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제 원유 가격은 11일 이후 사흘 연속 떨어졌다. 14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51달러대인데, 앞으로 10달러 정도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방 기업의 ‘골드러시’도 원유에서 먼저 나타나고 있다. 서방의 유전과 가스전 개발 투자를 받기 위해 이란이 관련 계약 조건을 수정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외국 기업의 에너지 관련 투자 규모가 1000억 달러(약 114조 원)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이란은 천연자원이 풍부해 지금까지 ‘가난할 이유가 없는데 가난한 나라’로 불렸다. 원유 매장량이 1546억 배럴로 세계 4위 수준인데 아직 탐사가 이뤄지지 않은 곳이 많아 매장량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천연가스 매장량도 33조6100만 m³로 세계 2위다. 이란뿐만 아니라 다국적 에너지 기업들이 이란의 경제 제재가 풀리기를 고대해 온 이유다. 엑손 등은 이미 2000년대 중반부터 이란 금수 조치 법안을 철회해 줄 것을 미국 정부에 요청하곤 했다. 약 8000만 명인 이란 인구는 중동에서 최대 규모다. 이라크 3200만 명, 사우디아리비아 2700만 명과 비교해 절대적으로 많다. 게다가 30대 이하의 젊은층이 전체 인구의 70%나 차지하고 있어 시장으로서 더 매력적이다. 1979년 혁명 이전까지는 서구 문화를 받아들여 중산층을 형성해 봤던 나라라는 점도 내수 시장 성장에 대한 외국 기업들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다른 중동 국가에 비하면 정치가 안정된 편이어서 급변 사태나 테러 위험이 아주 낮은 것도 경제 활동에는 장점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핵 협상 타결로 마지막 ‘빅 프런티어 시장’의 문이 열릴 것”이라고 14일 보도했다. 벌써 증시가 개방될 것이라는 기대까지 나오고 있다. 르네상스캐피털은 보고서를 통해 “이르면 2016년 초 이란 증시가 해외 투자자에게 개방될 수 있다”며 “개방 첫해 10억 달러(약 1조1400억 원)의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서방의 제재 기간에 이란의 최정예 부대인 혁명수비대가 경제를 장악한 것은 넘어야 할 산으로 꼽힌다. 혁명수비대는 에너지 개발은 물론이고 병원과 스포츠카 수입까지 모든 분야에 손을 뻗쳤다. 혁명수비대와 결탁한 사업가들은 러시아 신흥 재벌에 빗대 ‘이란판 올리가르히’로 불릴 정도다.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이설 기자}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58)이 두 번째 탈옥에 성공한 가운데 미 CNN이 ‘희대의 탈옥 TOP5’를 소개했다. 이 가운데 지난 2012년 배식구를 통과해 탈옥한 한국인 최갑복도 이름을 올렸다. CNN은 구스만을 으뜸으로 꼽았다. 2001년 경찰을 매수해 세탁물바구니에 몸을 숨겨 탈옥한 그는 또 다시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감옥을 빠져나갔다. 14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구스만은 독방 샤워실에서 교도소 근처 허름한 벽돌건물까지 연결된 길이 1.5km의 땅굴을 통과해 탈옥했다. 가로·세로 50cm의 샤워실 바닥 입구로 들어가면 지하 10m까지는 사다리로 연결돼 있었고, 이어지는 터널에서는 조명, 통풍구, 수레가 달린 오토바이 등이 발견됐다. 멕시코 일간 밀레니오는 “억만장자인 그가 직접 이런 굴을 팠을 리가 없다. 1년간 인부들이 조직적으로 땅굴을 판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멕시코 정부는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구스만이 교도소 관계자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현상금 6000만 페소(약 43억 3000만 원)를 내걸었다. 두 번째는 프랑스 부창부수(夫唱婦隨) 커플이 꼽혔다. 1986년 미셸 보쥬르는 수류탄 폭발 소동을 벌여 옥상에 올라가 대기하던 헬리콥터를 타고 4번째 탈옥에 성공했다. 헬리콥터 조종사는 아내 나딘 보쥬르. 남편의 탈옥을 위해 헬리콥터 조종자격증까지 딴 나딘은 4개월 뒤 남편과 함께 체포돼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다. 헬리콥터를 탈취해 세 번이나 탈옥한 프랑스인 파스칼 파예가 세 번째 인물로 꼽혔다. 네 번째는 상어떼와 거친 파도로 유명한 알카트라즈 섬에서 탈출한 프랑크 모리슨과 존 앵글린·클라렌스 앵글린 형제. 이들은 1962년 수저로 콘크리트 벽을 판 뒤 환풍기를 타고 올라가 비옷으로 만든 구명정을 타고 탈옥했다. 진짜 머리카락을 붙인 종이와 석고로 만든 얼굴로 점호시간 감시를 피했다. 이들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섯 번째는 2012년 9월 온 몸에 연고를 바른 채 가로 45cm, 세로 15cm 크기의 유치장 배식구를 통과해 탈옥한 최갑복. 대구동부경찰서 유치장의 CCTV(폐쇄회로TV) 확인 결과 머리를 밀어 넣고 몸을 비틀어 배식구를 빠져나가는데 걸린 시간은 단 34초. 엿새 뒤 그는 배식구가 가로 102.5cm, 세로 11cm로 바뀐 유치장에 다시 수감됐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우리는 어그리크먼트(aGreekment)에 이르렀다. 이제 잠자리에 들 수 있다.” 13일 오전(현지 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 국가) 정상회의장에서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트위터에 올린 이 소식에 세계 증시는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이탈)를 피하게 됐다”며 반겼다. 반면 혹독한 개혁 리스트를 받아든 그리스 민심은 심각한 충격에 빠졌다고 외신들은 일제히 전했다. 그리스 국민은 5일 국민투표에서 62%의 압도적인 지지로 긴축안에 반대하며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에게 힘을 실어 줬으나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치프라스 정부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외국계 회사 직원인 페터 파파스 씨는 “이번 국민투표처럼 이상한 것을 본 적이 없다. 이러려면 돈과 시간을 들여 국민투표는 왜 한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언어장애 치료사인 마리오스 로지스 씨(23)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긴축안 반대에 모두 행복했다. 그러나 지금은 국민투표를 왜 했는지 모르는 황당한 상황으로 변했다”며 말했다. 바실리스 시카 씨(20)도 “치프라스 총리가 마지막에 내놓은 개혁안은 표심에 부응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반발했다. 부가가치세 우대와 보조금 혜택을 받은 도서 지역의 민심은 더욱 술렁였다. 새로운 긴축안을 적용하면 도서 지역의 부가가치세 우대와 보조금이 철폐돼 서민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파로스 섬의 마로코스 코베오스 시장은 “주민의 생활비가 감당하지 못할 수준으로 올라갈 것이다. 관광업에도 타격을 준다. 인근 터키 몰타는 물론이고 이탈리아 스페인과 비교할 때 경쟁력을 잃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트위터에선 갑작스럽게 ‘#이것은 쿠데타다(#ThisIsACoup)’라는 해시태그를 붙인 메시지의 전송량이 급증했다. 이번 구제금융 협상을 비난하는 여론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리스와 독일에서 1위를 기록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해시태그는 특정 단어 앞에 ‘#’ 기호를 붙여 특정 주제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나타내는 누리꾼들의 표현 방법이다. 노벨상을 수상한 저명 경제학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도 뉴욕타임스 블로그에 “(채권단의 요구는) 가혹을 넘어 보복과 주권 말살을 뜻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독일에 대한 분노도 표출됐다. 테살로니키에 거주하는 파나지오티스 알렉시아디스 씨는 그리스에 대한 강경 노선으로 일관한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을 겨냥해 “그는 인간이 아니다. 우리가 게으르다고 하는데 9세부터 67세인 지금까지 줄곧 일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유럽의회 부의장으로 그리스 집권 시리자(급진좌파연합) 소속 의원인 디미트리오스 파파디물리스 씨는 방송에 출연해 “독일은 그리스와 그리스 국민을 굴욕당하게 하거나 치프라스 정부를 전복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시리자 소속 디미트리 세바차키스 의원도 “독일 등이 제안한 것은 징벌적이다. 일종의 복수”라고 규탄했다. 12일 오후 9시에는 그리스 의회 앞 신타그마(그리스어로 헌법) 광장에 100여 명이 모여 독일 정부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자본주의를 반대하는 좌파 정당인 ‘안타르시아’는 13일 저녁 아테네 의사당 앞에서 개혁안에 반대하는 시위를 열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일단 그렉시트 불안이 해소된 데 대해서는 안도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CNN은 “앞으로 증세와 연금 지출 삭감 등 개혁 조치들로 생활이 더 어려워지겠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는 체념이 자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무원인 40대 스텔라 길바니 씨(여)는 “이렇게 될 걸로 믿고 있었다. 비록 우리에겐 힘든 길이 되겠지만 다른 길이 없는 것 아니냐”며 “유로존이 아무리 그리스를 탈퇴시키려 해도 그들도 어쩔 수 없이 이런 결정밖에는 못 내렸을 것”이라고 했다. 어떻든 이번 협상 타결로 그리스 경제는 일단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 협상 타결과 동시에 그리스에 대한 긴급유동성지원(ELA) 증액을 결정해 빈사 상태에 허덕이던 은행들이 살아날 가능성이 생겼다. 요르고스 스타타키스 그리스 경제장관은 11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ELA 증액이 결정되면 은행이 일주일 내로 영업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유종 pen@donga.com·이설 기자}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 캠페인에 나서기 전 은퇴한 건 인생 최대 실수입니다.” 미 ‘토크쇼의 대부’ 데이비드 레터맨(68)이 은퇴 후 처음으로 선 무대에서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79)를 먹잇감으로 삼았다. 지난 5월 22년간 진행한 CBS ‘레이트 쇼(Late Show)’에서 하차한 그는 최근 미 샌 안토니오에서 열린 코미디 생방송 쇼에 깜짝 게스트로 등장했다. “속으로 ‘저 자가 웬일이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는 농담으로 말문을 연 그는 트럼프를 향한 독설을 날리기 시작했다. 진행자 시절 단골손님이었던 트럼프를 향해 자신이 던졌던 풍자 중 ‘베스트 10’을 뽑아 차례로 소개한 것. “(미 남부 국경에 성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에 빗대) 성이라니, 당신 (숱이 없는) 머리에 성을 쌓는 게 어떠냐?”, “트럼프 몸무게 대부분은 향수 무게”, “(자기 자신을 너무 사랑하는) 그는 침대에서도 자기 이름을 부를 것” “그는 전 국민에게 자기 머릿속이 얼마나 제멋대로인지 보여주고 싶어 한다” 등등이다. 트럼프는 최근 멕시코 이민자를 겨냥한 ‘노이즈 마케팅’으로 비판과 지지를 동시에 얻으며 공화당 등록 유권자 대상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1위로 떠올랐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최근 중국 등 글로벌 증시의 하락으로 중국 부호들이 거액을 잃고 실의에 빠졌다. 차이나데일리는 8일 “지난달 12일 고점(상하이종합지수)을 찍은 뒤 폭락한 주가로 인해 한 달 사이 중국 부호들의 자산 약 38조 원이 공중에서 사라졌다. 일부 부호는 하루 사이 수천억 원을 날렸다”고 전했다. 가장 많은 자산을 잃은 부호는 ‘유리여왕’이라 불리는 저우췬페이(周群飛) 란쓰커지(藍思科技) 대표. 올해 3월 18일 선전 차이넥스트에 상장한 뒤 연속 상한가를 치며 151.59위안까지 치솟은 주가가 7일 80.02위안으로 반 토막 나면서 재산의 반에 달하는 7조7140억 원을 잃었다. 신화통신은 “주가 폭등으로 불린 재산이라 증발도 순식간에 이뤄졌다”고 전했다. 중국 최대 부동산 갑부인 왕젠린(王健林) 다롄완다(大連万達) 회장은 최근 일주일 사이 2조 원을 잃었다. 완다부동산 등 계열사 주식이 폭락하면서 총 자산의 4.4%가 공중으로 날아간 것.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도 뉴욕 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 주가가 7일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보유 주식 가치가 하루 만에 1억2300만 달러(약 1400억 원)나 사라졌다. 이날 알리바바 주가는 79.62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6월 초 주가에 비해 12.3% 하락한 것이다. 중국 대표 전자상거래업체인 마화텅(馬化騰) 텐센트 회장과 류창둥(劉强東) 징둥상청(京東商城) 회장은 7일 각각 1조3606억 원과 3900억 원을 잃었다. 홍콩 최대 재벌인 리카싱(李嘉誠) CK허치슨 홀딩스(長江和記實業) 회장은 같은 날 1조2742억 원을 날렸고,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百度)의 리옌훙(李彦宏) 회장의 재산은 6429억 원 줄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벌거벗은 야지디족 여성 수백 명이 경매장 무대에 전시됐고,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한 남성에게 하나 둘 차례로 팔려나갔다.”(25세 야지디족 여성 바포 씨(가명) “나를 산 50대 터키 출신 대원은 자신의 요구에 응하지 않자 1살배기 아들을 마구 때리기 시작했다. 순순히 그의 말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19세 야지디족 여성 리한 씨(가명) 야지디족은 이라크 북부에 거주하는 쿠르드계 민족이다. 이들은 이슬람교가 아닌 민족 고유의 신앙을 중심으로 부족생활을 한다. 이슬람 수니파 극우단체 ‘이슬람국가(IS)’가 1년 전 국가수립을 선포한 이후 이들의 고난이 시작됐다. IS는 이슬람을 믿지 않는다는 이유로 야지디족을 공격 대상으로 삼았고, 지난해 8월부터 수많은 야지디족이 살해되거나 포로로 붙잡혔다. 야지디족 여성들의 삶은 특히 비참해졌다. 이들은 대부분 성노예로 끌려가 IS 대원들의 집을 전전했다. 7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그 가운데 탈출에 성공한 두 여성의 인터뷰를 소개했다. 이들은 “죽지 못해 살았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그 시절을 회고했다. 19세 리한 씨는 고향 신자르에 들이닥친 IS대원들에게 붙잡혀 1 살배기 아들과 함께 탈 아파 지역으로 끌려갔다. 여성과 아이들, 남성을 나눠 차에 태운 IS대원들은 며칠 후 일부 여성들을 어디론가 데려갔다. 성노예 경매 시장이었다. 리한 씨는 “여성 중 외모가 괜찮은 이들은 경매 시장을 통해 각지로 팔려나갔다. 정확한 경매 액수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리한 씨는 첫 경매에서 50대 터키 출신 대원에게 낙찰됐다. 불행 중 다행으로 아들과 함께 지내게 됐다. 이후 매일같이 악몽이 반복됐다. 성폭행하려는 남성에게 반항하자 그는 아들에게 발길질을 하며 협박했다. 리한 씨는 “그 상황에서 완벽히 무기력해졌다. 죽고 싶은 나날이 이어졌지만 아들을 생각하며 살았다”고 했다. 지난 달 탈출하기까지 10개월 동안 그는 세 남자에게 팔려나갔다. 모술에 이어 라카의 리비아 출신 대원 집에서 지내던 중 그는 탈출을 결심했다. 라카에서 지내던 집에서 기막힌 광경을 목격한 뒤 목숨이 위험해도 탈출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 그는 “나이 지긋한 엄마, 15살 딸, 5살 손녀 등 3대가 붙잡혀 있었다. IS대원이 엄마와 15살 딸 모녀를 한 방에서 차례로 성폭행하는 것을 보곤 탈출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전했다. 이후 그는 부르카를 뒤집어쓰고 인근 시리아 남성의 집으로 탈출해 도헉에 사는 친정어머니에게 연락한 뒤 탈출 계획을 세웠다. 탈출 비용으로 1만5000달러가 들었다. 현재 이라크 북서부 칸케 난민 캠프에 머무르는 그는 “남편과 남동생, 두 여동생은 여전히 행방불명 상태”라며 “그들이 살아 있을 거란 희망을 잃었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같은 시기 IS군에 납치된 25세 바포 씨는 10개월 동안 주인이 4번 바뀌었다. 첫 번째 주인 35세 이라크 출신 대원은 그가 반항하자 모르핀 주사를 놓았고, 세 번째 만난 아랍어를 쓰는 남성에겐 심하게 맞아 두 달 간 걷지 못했다. 열흘간은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하 감옥 생활을 했다. 그는 “서방 출신 대원들도 성노예 경매에 적극 가담하는 광경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14살 여동생은 얼마 전 전화를 걸어와 ‘탈출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울먹였다”고 전했다. 최근 탈출에 성공한 14살 여성은 “경매 시장에 내놓기 전 IS대원들이 병원에서 처녀성 증명 검사를 강요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IS는 “이교도인 야지디 여성은 성노예로 삼아도 된다”고 주장하며 자살폭탄 대원 등에게 성노예를 포상하고 있다. 지난 달 22일 열린 ‘코란 암송 대회’에서는 야지디 여성 성노예를 상품으로 내걸기도 했다.이설 기자snow@donga.com}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막판까지 접전을 보이던 여론조사 결과와 달리 반대표가 압도적이었다. 찬성 승리를 자신하던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의 호언장담이 무색해졌다. 외신은 경제 논리를 뛰어넘는 ‘과거사 앙금’에도 주목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그리스는 독일의 식민지로 3년을 보냈다. 1941년부터 수많은 그리스 군인과 국민이 고초를 겪었고, 이에 그리스 정부는 올해 초 채무 협상안 조정을 요청하면서 나치 피해 배상금을 요구하기도 했다. 마틴 구즈먼 컬럼비아대 교수는 2일 허핑턴포스트 기고에서 “식민지 지배자들이 다시 한 번 이래라저래라 하고 있는 것”이라며 “신식민지적 상황에 그리스 국민이 공분했다”고 분석했다. 영국 BBC 등 외신도 “경제적 이유보다 역사적 배경이 반대 표심을 자극했다”고 전했다. 지난 5년간 쌓여온 그리스 국민의 채권단에 대한 불신과 패배의식도 한몫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오랜 긴축 정책에도 악화일로를 걷는 현실에 그리스 국민이 지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그는 5일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채권단의 협상안은 고혈을 짜고 또 짜내 병세를 악화시키는 중세시대 무지한 의사의 처방과 같다”고 밝혔다. 그리스의 20대 여성 도라 씨는 6일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채권단의 거짓말, 언젠가 풍요를 누릴 거라는 헛된 믿음, 5년간 이어진 긴축정책 등 모든 것에 지쳤다. 희망을 잃은 대다수 젊은층이 반대표를 던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2일 언급한 그리스 부채 탕감 방안도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국민은 반대 결정이 나오면 채무 탕감을 받는 쪽으로 긴축 프로그램이 조정될 거란 기대를 품었을 것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아르헨티나 학습 효과’도 중요한 이유로 꼽힌다. 2001년 디폴트를 겪은 아르헨티나는 긴축 프로그램을 따랐지만 실업률과 빈곤율이 치솟았고 국내총생산(GDP)은 곤두박질쳤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그리스는 아르헨티나의 선례를 통해 구조조정으로 지속 가능성을 얻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분석했다. 그리스인의 저항 정신과 반대를 뜻하는 ‘오히(OXI)’의 역사적 힘도 작용했다.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이탈리아 무솔리니 정권이 1940년 10월 28일 그리스로 진격하자 당시 이오안니스 메탁사스 총리는 ‘그렇다면 전쟁이다. 오히다’라고 외치며 저항해 이탈리아군을 막았다. 이후 그리스는 10월 28일을 ‘오히 데이’로 기념하고 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백제 역사 유적지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됐다. 유네스코 측은 “백제 유적들은 한중일 3국 고대 왕국들 사이 상호 교류 역사를 잘 보여준다”고 했다. 1400여 년 전 동아시아 문화교류의 중심이었던 백제 문화유산이 비로소 세계인의 문화유산으로 거듭난 것이다. 백제의 유적들은 일본에도 많이 남아 있다. 고대 일본에 문화와 문명을 전수하며 함께 성(城)을 쌓고 절을 지었으니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어제 소개한 수성과 다자이후에 이어 백제인이 대거 왜(倭)로 건너와 아예 도시를 만든 곳이 있으니 오늘은 바로 그 도시 이야기이다.○ 망국의 비애를 품고 새로운 땅으로 삼국사기 등은 멸망 당시 백제 호구 수가 76만 호에 이르렀다고 기록하고 있다. 호당 5명으로 계산하면 인구수가 약 380만 명으로 추정된다. 663년 백강전투에서 패하면서 나라를 완전히 잃은 백제인들 중 3000명 이상이 왜로 향하는 배에 올랐다. 3년 전 사비성이 멸망할 때를 포함해 이때를 전후로 대략 20만 명의 백제인이 건너간 것으로 추산된다. 이미 많은 친척과 가족들이 터를 닦고 살았을 터이니 백제인들에게 왜는 남의 땅이 아닌 혈육의 땅이었을 것이다. 가슴속으로는 망국의 한을 그대로 간직한 채 형제의 나라에서 새로운 삶을 일궜을 것이다. 그 대표적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이 오사카 부 동북부 히라가타(枚方)이다. 5월 13일 오사카 시 중심 난바(難波)에서 차로 50분 거리의 히라가타 시를 찾았다. 한적한 시골 마을에 들어서니 고목들이 뿜어내는 푸른빛이 눈부셨다. 일본 내에서도 유명한 명당으로 알려져 있는 히라가타 시의 여러 문헌과 유적들은 오래전 이 땅의 주인이 백제인들이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대표적인 유적지가 백제사(百濟寺)였다. 지금은 주춧돌만 남아 있지만 히라가타 시는 이 백제사 터를 ‘백제사적공원(百濟寺跡公園)’이란 이름으로 조성해 놓고 있었다. 기자가 이곳을 찾은 날은 평일이어서 그런지 한산했다. ○ 일본 속 ‘리틀 백제’ 33년간 이곳에서 발굴 담당으로 일해 온 시 교육위원회 사무국 문화재과 매장문화재 담당 오다케 히로유키(大竹弘之) 선생은 “1932년 발굴 조사를 시작한 이후 1962년에 이어 2005년까지 3차 조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평범한 땅인 줄 알았던 이곳이 고고학자들의 주목을 받게 된 건 1932년. 오사카 부 사적명승기념물보존조사회가 소규모 발굴을 시범 실시한 뒤 이곳에 유적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자 1940년대 정식 발굴이 시작됐다. 결과는 놀라웠다. 비교적 정확한 형태로 8세기 것으로 추정되는 절터가 나온 것이었다. 오다케 선생은 “‘백제사’에 대한 기록은 1679년 ‘하내감명소기(河內鑑名所記)’에서 처음 발견된다. 책에는 ‘백제왕의 궁’ ‘가람의 옛터’란 표현이 등장한다”며 “절을 지은 사람들이 백제인이었다는 사실에 일본 사회가 술렁였다”고 했다. 게다가 백제사가 끝이 아니었다. 발굴이 지속되면서 백제 왕조를 모시는 백제왕신사(百濟王神社) 터와 도로 주거 흔적까지 발견됐다. 더 놀라운 건 백제사를 중심으로 동서남북으로 뻗은 도로, 북쪽의 집터와 우물, 기와 굽는 터 등이 가지런히 배열됐다는 점에서 계획도시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히라가타는 한마디로 ‘리틀 백제’였던 것이다. 2차 발굴조사가 끝날 즈음인 1952년 일본 문부성은 이 일대를 특별사적으로 지정했다. 오다케 선생은 “추가 발굴 과정에서 도시 규모가 훨씬 크고 도시가 존속했던 기간도 훨씬 더 길다는 사실이 알려졌다”며 “당시 문부성은 이곳을 고대 한일 문화 교류를 상징하는 중요 유적으로 인정해 특별사적으로 지정했다”고 소개했다. 바람이 거세져 오다케 선생이 사무실로 쓴다는 허름한 창고로 옮겼다. 창고에 들어서니 플라스틱 정리함 수백 개가 눈에 들어왔다. 정리함엔 지난 10년간 이어진 3차 발굴 작업에서 나온 유물들이 비닐 팩에 담겨 가지런히 이름표를 달고 있었다. 8세기의 토기, 석탑, 기와지붕 등의 조각 더미를 보고 있자니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들 출토 유물 연대기 측정으로 미뤄 볼 때 백제사는 8세기 중엽 창건돼 11세기경 소실된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백제사는 본격적인 발굴에 들어간 2차 조사 때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냈는데 동쪽과 서쪽에 각각 탑을 배치하고, 북쪽에 금당과 강당을 배치한 구조가 경주 불국사와 유사한 가람배치였다. 백제사에서는 또 왕족 관련 유적에서 주로 발견되는 대형 다존전불(多尊塼佛·흙틀로 찍어내 제작하는 불상) 조각들도 발굴됐다. 오다케 선생은 “2007년 요미우리신문이 1면 기사로 백제사의 대형 다존전불 발굴 소식을 전하면서 이곳을 다스리던 ‘백제왕’씨가 천황에 버금가는 권력을 누렸다는 사실이 증명된 것이라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백제 유민 이끈 경복왕 그가 언급한 ‘백제왕’씨란 말에 귀가 솔깃해졌다. 나중에 알고 보니 ‘백제왕(구다라노코니키시)’씨란 바로 이 히라가타에 백제신도시를 만들었던 주인공들이었다. 백제사 터 왼쪽에 자리한 ‘백제왕신사’가 이 마을의 유래에 대한 보다 더 자세한 것을 전하고 있었다. 백제왕신사는 백제 마지막 왕 의자(義慈)왕의 아들인 선광(善光)왕과 우두천왕(牛頭天王·신라계 신)을 함께 모시는 신사이다. 옛날 모습으로 복원된 신사 안으로 들어가니 신사를 소개하는 비석이 나왔다. 비문에는 일본 말로 이렇게 적혀 있었다. ‘백제 선광왕은 조국이 멸망했을 때 일본에 망명해 왔다. …‘백제왕’이라는 성을 하사 받아 오사카 시 난바에 거주했다. 선광왕의 증손인 경복(敬福)왕은 동대사(東大寺) 대불 주조에 금을 헌상해 하내수에 임명됐다. 경복은 일족 결합의 상징이자 일족의 명복을 위한 백제사, 씨족 신사인 백제왕신사를 축조해 일족 다 같이 이 땅에 자리 잡고 산 것으로 보인다.’ 일본서기에는 663년 백강전투에 대규모 왜군을 보냈던 덴지(天智)왕이 왜로 건너온 선광왕 일족을 이듬해인 664년에 나니와(옛 오사카를 일컫는 이름)에 살게 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이들은 나라 시대인 8세기경 히라가타 시로 옮겨오는데 단순히 거처를 옮기는 차원이 아니라 아예 도지사 자격으로 지역을 다스리며 도시를 이루고 살게 된 것이다. 아무리 왜가 살 곳을 마련해 준다 해도 거기서 일족을 이루고 후대까지 번성해 나간다는 것은 독자적인 노력 없이는 힘든 법. ‘백제왕’ 씨족들이 히라가타에 정착하게 된 배경에는 선광왕의 4대손(孫)인 ‘경복왕’의 탁월한 능력이 있었다. 속일본기에 따르면 당시 동대사(용어설명) 건설에 모든 열정을 쏟아 붓던 쇼무(聖武) 왕이 금이 부족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는데 경복왕이 무려 황금 900냥을 바쳤다는 것이다. 연민수 동북아역사재단 역사연구실장은 “당시 백제인들이 갖고 있던 많은 기술 중 하나가 바로 금을 채취하는 기술이었다”며 “경복왕은 무쓰노쿠니(陸奧國)란 곳에서 금을 발견해 일약 궁내경(도지사격)으로 승진하면서 백제왕씨 번영의 결정적 계기를 마련한다”고 말했다. 백제사는 817년을 끝으로, 백제왕씨는 9세기를 지나면서 문헌에서 자취를 감춘다. 이후 문헌에 기록된 백제왕씨의 마지막 발자취는 오사카 부 가타노(交野) 시의 사냥터에서 하급 관리로 일한 것으로 나온다고 오다케 선생은 전했다.:: 동대사(東大寺) ::일본어로는 ‘도다이지’로 읽는다. 나라(奈良) 시에 있는 일본불교 화엄종(華嚴宗)의 대본산이다. 745년에 쇼무 왕이 창건했다. 중심인 대불전, 즉 금당(金堂)은 에도 시대에 재건된 것으로 높이가 47.5m나 되어 세계 최대 목조건물로 꼽힌다.히라가타=이설 기자 snow@donga.com}
튀니지가 지난달 26일 유명 관광지 수스 해변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테러와 관련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베지 카이드 에셉시 대통령은 4일 국영TV로 생중계된 대국민 연설에서 “튀니지는 더이상 테러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며 “30일간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번 테러와 같은 참극이 다시 일어나면 국가체제가 무너지고 말 것”이라며 “안전과 질서 유지를 위해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정부, 군, 경찰은 기존보다 더 많은 권한을 갖게 된다. 특정 시간 이후 통행이 금지되며 3명 이상이 모이는 공공집회도 제한된다. 이번 선포로 튀니지는 약 1년 3개월 만에 다시 국가 비상사태에 돌입하게 됐다. 튀니지는 2011년 1월 민주화 혁명인 ‘아랍의 봄’으로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되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지난해 3월까지 유지해왔다. 에셉시 대통령은 과도한 통제에 대한 우려를 의식한 듯 이날 연설에서 “언론의 자유를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AFP통신은 비상사태 선포와 관련해 “국가 안전뿐만 아니라 정치적 의도도 감지된다”며 일주일이나 지난 시점에 비상사태를 선포한 배경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외국인 관광객 등 38명이 희생된 수스 해변 테러로 인해 튀니지 주요 산업인 관광산업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CNN은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최근 회복세를 보이던 관광산업이 올해 3월 수도 튀니스에서 발생한 바르도 박물관 테러와 이번 수스 해변 테러로 다시 내리막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아버지는 임기 말에 접어들었지만, 딸은 막 꿈을 펼치기 시작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장녀인 말리아 오바마(17)가 여름 방학 기간에 미 방송 HBO의 드라마 ‘걸즈’의 스텝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4일 보도했다. 데일리메일은 “말리아가 여름 방학 인턴십으로 인기 드라마 걸즈 스텝으로 일하고 있다”며 브루클린의 드라마 세트장에서 스텝들과 담소하는 말리아의 사진을 공개했다. 배우이자 감독인 레나 던햄이 연출하고 주인공을 맡은 걸즈는 20대 여성들의 성장통을 다룬 작품으로, 말리아는 이 작품의 팬임을 공공연히 밝혀왔다. “베드신 등이 다수 포함된 이 작품을 즐겨 보는 딸에 대해 오바마 부부가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내년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말리아는 영화제작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여름에도 할리 베리 주연의 드라마 CBS ‘엑스턴트’ 스텝으로 인턴십을 한 바 있다. 미셸 오바마 여사는 2011년 ‘피플’ 지 인터뷰에서 “말리아는 남편을 닮아 독서와 영화를 사랑한다. 아직 어린 딸이 대학 진학 때까지 관심 분야를 충분히 탐색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이 딸과 함께 컬럼비아대, 스탠포드대, 버클리대 등을 견학하는 모습도 언론에 공개됐다.이설 기자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