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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정국에 갇혀 속수무책으로 맞고 있는 민주당이 10일 회의록을 둘러싼 정쟁 종식을 제안하면서 탈출구 모색에 나섰다. 여권의 회의록 공세를 ‘소모적 정쟁’으로 몰아세우면서 수세 국면에서 벗어나겠다는 전략이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24시 비상국회 운영본부 회의’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서해 북방한계선) 포기’ 발언이 없었다는 점이 확인된 만큼 정치권에서 정쟁을 할 이유가 없다”며 “정쟁을 종결하자”고 촉구했다. 전 원내대표는 “‘NLL을 수호하라’는 노 전 대통령의 원칙이 확인되고 있고, 회의록도 국가정보원과 ‘봉하 이지원’(e知園·청와대 문서관리시스템)에 있는 만큼 새누리당은 수사를 검찰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정쟁을 유도하는 일이 없도록 조용히 수사해 결과를 밝히면 될 문제”라고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했다” “노무현 정부가 연산군도 하지 않은 ‘사초(史草) 폐기’를 했다” 등 여당의 집요한 공세에 일일이 맞대응하다가는 회의록 정국에서 탈출할 수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시에 “봉하 이지원과 국정원에 보관돼 있는 회의록 초안과 수정본을 대조하자” 등의 주장을 펴고 있는 문재인 의원 등 친노(친노무현) 진영에 대해서도 자제를 요청한 것이란 관측도 있다. NLL 정국이 계속될 경우 14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를 통해 박근혜 정부의 실정(失政)을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이 꼬일 수밖에 없다. 비공개로 진행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새누리당은 NLL 정국으로 정기국회를 덮어버리겠다는 생각이다. 일일이 맞불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한길 대표가 ‘국회 복귀’ 일성으로 “민주당은 대안적 비판자가 되겠다”고 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고 한다. 그러나 문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검찰은 정치를 하지 말고 수사를 하라. 짜맞추기 식 수사의 들러리로 죄 없는 실무자들을 소환하지 말고 나를 소환하라”며 검찰 수사를 정면 비판했다. “검찰의 최근 남북정상회담 수사는 노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간 2009년 ‘정치 검찰’의 행태를 그대로 되풀이하고 있다”고도 했다. 검찰이 밝힌 정상회담 회의록 ‘초안 삭제’에 대해서는 “문서 보고 후 대통령의 수정 지시나 보완 지시가 있으면 그 문서는 결재가 끝나지 않은 문서다. 종이 문서로 치면 반려된 문서”라며 “보완 지시에 따라 수정 보고가 되거나 될 예정이면 앞의 결재가 끝나지 않은 문서는 이관 대상에서 제외되는 게 당연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완결된 문서’ ‘이관해야 할 문서’라고 주장하는 저의가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한 당직자는 “지도부의 속내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답답해했다. 왜 자꾸 NLL 정쟁에 불을 지피느냐는 것이다. 새누리당 강은희 원내대변인은 “문 의원은 지금이라도 자진출두해서 쌓인 의혹들에 대해 당당하게 밝히라”고 비판했다. 한편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검찰 수사와 관련해 “최고 존엄에 대한 우롱”이라며 반발했다. 조평통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대변인 담화에서 “북남 수뇌분들의 담화록이 대결광신자들에 의해 모독당하고 있는 현 사태를 절대로 수수방관하지 않을 것”이라며 “담화록(회의록)을 공개할 내기(를) 한다면 우리 역시 남조선 위정자들과 특사들이 우리에게 와서 발라(비위) 맞추는 소리를 한 것을 전면 공개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위협했다. 북한의 이 같은 반응은 박근혜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2002년 5월 한국미래연합 창당준비위원장 및 유럽-코리아재단 이사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했다. 조평통은 국정원에 보관돼 있던 회담록이 공개된 6월 26일에도 “역대 괴뢰 당국자치고 평양을 방문했던 그 누구도 (저자세 논란 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경고한 바 있다. 민동용·이정은 기자 mindy@donga.com}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9일 “10·30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두 곳(경기 화성갑, 경북 포항남-울릉) 모두 새누리당의 아성이라고 하지만 ‘과거 회귀 공천’이다. 기죽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대표는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전국 순회투쟁 결과를 발표하면서 향후 투쟁 전략을 밝혔다. 김 대표는 “국회의원으로서 국정감사(14일∼11월 2일)에는 참여하지만 ‘원내외 병행 투쟁’이란 방향이 바뀐 것은 아니다”라며 장외투쟁 확장 방안으로 시민사회 대표, 종교계 등이 참여하는 범야권 연대기구 구성을 제안했다. 당 관계자는 “통합진보당을 제외한 야권 전체가 함께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출발은 ‘국가정보원 개혁’이지만 내년 지방선거와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을 겨냥한 측면이 크다. 김 대표는 8월 27일부터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노숙투쟁’을 하다 지난달 23일부터는 전국 16개 시도를 훑으며 ‘야전투쟁’을 이어 왔다. 김 대표는 10일부터는 국회 의원회관과 천막당사를 번갈아가며 숙식을 해결한다. 45일 만에 ‘원내 복귀’를 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김 대표가 노숙투쟁 시작 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입어온 체크무늬 셔츠를 벗을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국회 본회의(7일),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국회 3자회담’(지난달 16일) 등 잠깐 잠깐을 제외하고는 이 셔츠만 입어 왔다. 17년 전 부인 최명길 씨가 결혼하면서 선물한 것으로, 일과가 끝나면 빨아서 걸어 놓고 잠을 청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간담회에서도 “전국을 다니면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셔츠를 빨아 입느냐’는 것이었다”며 “국정감사 때는 이 복장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국회 밖에선 ‘공식 투쟁복’인 체크무늬 셔츠를 입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동용·조수진 기자 mindy@donga.com}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연설기획비서관을 지낸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은 8일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의 음원(녹음) 파일 공개를 주장하는 여권에 대해 “검찰이 발견했다는 회의록 초안을 먼저 공개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김 본부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 등에서 “새누리당이 회의록 음원 파일 공개를 계속 주장하는 것은 이를 정쟁의 도구로 삼겠다는 후안무치한 주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시급히 필요한 것은 검찰이 발견했다는 회의록 초안을 공개하는 것”이라며 “회의록 초안과 최종본을 비교하면 무엇이 바뀌었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2일 ‘봉하 이지원(e知園·청와대 문서관리시스템) 사본’에서 삭제된 흔적이 있는 회의록 초안을 복구했다고 발표하면서 “최종본과 의미 있는 차이가 있다”고 했다. 김 본부장은 노 전 대통령 퇴임 후 봉하마을 사저 비서관을 지냈고, 봉하 이지원 구축에 관여했다. 김 본부장은 “검찰은 초안을 수정한 최종본이 국정원에서 무단 공개한 회의록과 동일하다고 이미 밝힌 바 있다”며 “검찰이 찾아낸 초안을 공개하면 음원 파일을 공개하지 않아도 의혹을 명명백백하게 밝혀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김 본부장은 “(임기 말) 노 전 대통령이 회의록 삭제를 지시하는 동영상이 있다는 설이 있지만 그것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수십 명의 청와대 보좌진이 참석하는 회의에서 노 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삭제 지시를 한다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고 반문했다.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는 회의록 음원 파일 공개 여부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남재준 국정원장은 “회의록 음원 파일은 USB 형식으로 보관돼 있으며 여야가 적법 절차에 따라 요청할 경우 서면으로 답변하겠다”고 했다고 정보위 여야 간사들이 전했다. ‘여야 합의’가 전제로 깔려있어 음원 파일 공개 여부를 둘러싼 여야 간 줄다리기는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보위 여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은 “음원 파일을 공개해야 정쟁을 끝낼 수 있다”며 “공개를 위한 여야 합의는 적법 절차가 아닌 정치적 절차”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6월 국정원이 여야의 사전 협의 없이 회의록을 공개해 후폭풍이 컸던 만큼 여야 합의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남 원장도 “문서와 음원 파일은 차원이 다르다”고 했다고 정 의원은 말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문재인 의원을 비롯한 친노 진영 책임론이 나오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라디오에서 “친노그룹과 노무현재단이 정리된 입장을 내놔야만 민주당도 함께 보조를 취할 수 있는데 답답하다”고 말했다. 민동용·권오혁 기자 mindy@donga.com}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사진)는 8일 북한에 현물을 지원하는 대신 국군포로와 납북자를 포함해 이산가족 7만여 명이 10년 내 전원 상봉하게 하자는 ‘한반도 프라이카우프(Freikauf)’를 제시했다. 전 원내대표는 국회 원내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민주당은 과거 서독의 프라이카우프를 우리 현실에 적용한 ‘남북 인도주의 문제 대타협’, 즉 한반도 프라이카우프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프라이카우프는 ‘자유를 사다’라는 뜻으로, 과거 통일 전 서독은 1963∼1989년 동독에 34억4000만 도이치마르크(약 15억 달러) 상당의 현금과 물자를 제공하고 정치범 3만3755명을 건네받았다. 이를 남북관계에 차용해 경제적 지원을 조건으로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다. 민주당 박상천 전 대표는 2010년 국정감사에서 국군포로 송환과 쌀, 의약품 등 현물 지원을 연계하는 한국식 프라이카우프 도입을 제안했었다. 전 원내대표는 또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정보원 대선 공작 사건에 대해 끝까지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박근혜 정권의 모든 불안의 원인이자 불통의 씨앗이 될 것이며, 결국 실패의 이유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를 강행한 남재준 국정원장의 해임을 거듭 요구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10·30 경기 화성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고심하던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사진)가 7일 불출마를 밝혔다. 손 전 대표는 김한길 대표에게 전화로 이런 뜻을 전달했다. 손 전 대표는 “대표가 두 번씩이나 직접 찾아줘 송구스럽다. 대표의 충정을 생각해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했다”면서도 “그러나 대선 패배에 책임이 있는 죄인이 선거에 나서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손 전 대표는 4일 김 대표와의 회동에서 불출마 의지를 말했다. 그러나 6일 김 대표가 손학규계 만찬 자리까지 직접 찾아오자 “시간을 갖고 국민의 뜻을 들어 보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당 안팎에선 손 전 대표가 출마 쪽으로 선회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있었지만 그는 불출마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 후보로 확정된 친박(친박근혜)계 원로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와의 대결은 불발됐다. 민주당 지도부는 당료 출신으로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이 지역에 출마했던 오일용 현 지역위원장을 공천했다. 손 전 대표는 2011년 4월 경기 성남 분당을 보궐선거에 출마할 때처럼 당 차원의 조력을 받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초선의원 35명이 7일 손 전 대표의 출마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내긴 했지만 일부 초선 의원들은 주말 그의 출마 반대를 공론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청와대 지침’ 논란을 부르며 공천이 된 마당에 손 전 대표마저 전략공천을 받으면 구태 논란에 싸잡아 휘말릴 우려도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손 전 대표 측은 “선거의 유불리 등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고 했지만 당내에서는 ‘당선 가능성’이라는 현실적 요인이 발목을 잡은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지도부는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한 당직자는 “결국 명분보다 실리의 문제였지 않겠느냐”고 했다. 평소 ‘선당후사(先黨後私)’를 강조해 온 손 전 대표가 삼고초려에 가까운 당의 구애를 거절함으로써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내에서는 결국 접을 거였으면서 출마를 할 듯 말 듯한 발언과 태도를 보인 그에게 실망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손 전 대표와 가까운 한 인사는 “‘국민의 뜻을 살펴보겠다’고 해놓고 바로 다음 날 불출마 입장을 밝힌 것은 아쉽다”고 했다. 민주당은 경북 포항남-울릉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로는 허대만 지역위원장을 공천했다. 허 후보는 새누리당 박명재 후보와 맞서게 됐다. 허 후보는 포항 출신으로 포항시의원과 행정자치부장관 정책특보, 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을 지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10·30 경기 화성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관련해 민주당이 손학규 전 대표의 출마 문제를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김한길 대표는 4일에 이어 6일에도 손 전 대표에게 화성갑 출마를 요청했다. 손 전 대표는 8일 자신의 의사를 밝히기로 했다. 민주당은 당초 6일 오후 5시 재·보선 공천심사위원회를 열어 화성갑과 경북 포항남-울릉 후보자를 결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회의 시작 1시간 20분을 앞두고 7일 오전 8시로 연기했다. 김 대표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순회투쟁 13일째인 이날 김 대표는 강원 춘천을 방문하고 상경해 오후 7시 15분부터 서울 종로구 모 식당에서 자신을 지지하는 전·현직 의원들과 귀국 축하 만찬을 하던 손 전 대표를 따로 20분간 만나 출마를 거듭 요청했다. 김 대표는 회동을 마치고 기자들에게 “손 전 대표께 당의 총의로서 출마해 주실 것을 요청했다”며 “그제(4일) 만나 뵌 이후 이틀 동안 당에서 더 강한 의지들이 집약되고 있다는 걸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손 전 대표 측 김영철 동아시아미래재단 대표는 브리핑에서 “손 전 대표는 ‘첫째, 대선에서 지고 정권을 내준 당사자로서 적절치 않다. 둘째, 당 대표를 두 번 지낸 사람으로서 책임감이 막중하다. 셋째, 새누리당이 반칙과 변칙 선거를 해도 우리는 정도(正道)의 정치를 펴나가야 한다’고 말씀했다”고 전했다. 4일 김 대표에게 불출마를 밝히며 든 세 가지 이유를 일단 반복한 셈이다. 그러나 김영철 대표는 “손 전 대표는 ‘국민의 뜻을 깊이 살펴보겠다. 조금 시간을 가지고 당을 넘어 국민의 눈으로 출마 건을 바라보도록 하겠다’며 여지를 남겼다”고 했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그가 출마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김 대표가 사실상의 삼고초려를 한 데다 지난달 화성갑 출마를 선언한 오일룡 지역위원장 문제를 정리하겠다는 뜻을 손 전 대표에게 전함에 따라 더이상의 거절은 ‘역풍’을 부를 수도 있다는 우려가 손 전 대표 측에서도 나오고 있다. 손 전 대표는 8일 오후 열리는 동아시아미래재단 창립 7주년 및 동아시아연구소 창립 기념식에서 화성갑 출마 여부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7일 공심위에서 포항남-울릉 지역 공천만 확정하기로 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6일 포항남-울릉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로 박명재 전 행정자치부 장관을 공천키로 했다. 새누리당 공직자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홍문종)는 박 전 장관과 김순견 전 새누리당 포항남-울릉 당협위원장, 서장은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 3명의 예비후보를 놓고 막판 심의 끝에 이같이 결정했다. 그동안 논란이 된 박 전 장관의 열린우리당 전력에 대해서 홍 위원장은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에 입당해 열심히 활동했던 일들을 참작했다. 새누리당원으로서 아무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7일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포항남-울릉 지역 공천 결과를 최종 의결한다. 황승택·권오혁 기자 hstneo@donga.com}

“지금까지 확인된 것은 한마디로 대화록은 있고 ‘NLL(북방한계선) 포기’는 없었던 것 아닌가.”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이 국가기록원에 보관돼 있지 않다는 검찰 중간 수사 발표의 여진이 정기국회 정국을 강타한 가운데 민주당 문재인 의원은 4일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2007년 10·4 남북정상선언 6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문 의원은 이렇게 밝힌 뒤 “앞으로 수사가 진행되면, 필요하면 (추가로) 말씀드리겠다”며 입을 닫았다. 이는 대화록 수정본이 ‘봉하 이지원’에 보관돼 있었고 국가정보원 보관본과 내용이 일치하는 만큼 ‘실종’은 아니며, 이지원 수정본과 국정원 보관본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포기’ 발언은 없었다는 점을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당초 이지원에 보관돼 있던 초안(원안)의 삭제와 국가기록원에 이관됐어야 할 회의록의 실종 또는 폐기 문제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은 셈이다. 앞서 김한길 대표는 이날 충북 청주시 충북도당 당사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의 최종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차분히 기다리자”며 “정치권은 소모적인 정쟁을 중단하고 생산적인 경쟁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이번 사태를 ‘사초 절취’라고 표현하며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한 기록물이 정부의 공적관리체계에는 이관되지 않고 사적(私的) 공간에 감춰졌다”며 “사초 폐기에 이은 사초 절취”라고 주장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원본이 국가기록원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검찰의 2일 중간 수사 결과 발표에 대해 새누리당은 “사초(史草) 증발이 현실로 확인됐다”며 회의록 공개 정국을 주도한 민주당 문재인 의원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새누리당은 검찰 수사 결과가 알려진 오전 10시부터 관련 논평을 쏟아냈다. 유일호 대변인과 김태흠 홍지만 강은희 원내대변인 등 대변인 4명이 총출동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연산군도 하지 않은 ‘사초 폐기’의 만행을 저지른 것은 용서하지 못할 국기 문란 행위”라고 문 의원을 몰아세웠다. 7월 국가기록원에서 회의록을 찾으려 했던 황진하 의원을 비롯한 새누리당의 회의록 열람위원들도 기자회견을 열어 “이 사태에 책임이 있는 인사는 역사적 법적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대형 악재에 당황한 모습이 역력하다. 국정감사를 통해 여권을 대대적으로 공세하면서 정국의 주도권을 쥐려 했는데, 다시 서해 북방한계선(NLL) 논란으로 정국이 휩쓸리면서 국정감사는 사실상 끝났다고 허탈해하는 분위기마저 감지됐다. 회의록 논란은 6, 7월 정국에서도 모든 이슈를 한 번에 집어삼켰었다.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갑작스러운 수사 결과 발표는 최근 잇단 국정 난맥 속에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입지 축소가 불가피해 보인다. “정치 생명을 걸겠다”며 회의록 정본을 확인하자고 하는 등 고비마다 회의록 정국을 주도했던 게 고스란히 부메랑이 돼 돌아왔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는 문 의원이 적어도 유감 표명을 함으로써 당의 부담을 덜어주는 게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민주당 내 계파 갈등이 또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당직자는 “문 의원이 버티면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공격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고 했다. 문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용을 잘 모르니 알아보고 말하겠다”고만 했다. 저녁에 개최된 의원총회에는 참석하지 않았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10월 재·보궐선거를 한 달 앞둔 29일 8개월간의 독일 생활을 정리하고 귀국했다. 이에 따라 재·보선은 물론이고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 전체의 역학구도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손 전 대표는 인천공항에서 가진 귀국 기자회견에서 10·30 경기 화성갑 보궐선거와 관련해 “저는 지금까지 우리 당과 민주정치가 저를 필요로 할 때 제 몸을 사리지 않고 던졌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예술인은 예술로 말하고 정당과 정치인은 선거로 말한다. (저는) 당이 필요로 할 때 몸을 던져 왔다”는 말도 했다. 당 관계자들은 손 전 대표가 2011년 4월 재·보선 당시 당이 요청하는 형식으로 새누리당의 강세 지역인 경기 성남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것처럼 이번에도 결심을 할 것인지 기대감을 보였다. 하지만 손 전 대표는 “그러나 과연 지금이 그때인지는 의문이 많다”며 일단 화성갑 출마에 거리를 뒀다. 화성갑에 지역위원장 등 출마 희망자가 있는 만큼 당의 ‘구애’가 없는 상황에서 손 전 대표가 먼저 나서기란 쉽지 않다. 다만 당내에서는 새누리당 후보로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가 나설 경우 손 전 대표가 대항마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손 전 대표와 가까운 인사는 “당장은 출마할 생각이 많지 않지만 당이 요청한다면 검토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화성갑은 여당의 초강세 지역이다. 승부수를 걸었다가 고배를 마실 경우 2017년 대선을 목표로 두고 있는 손 전 대표로서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최근 민주당이 실시한 자체 여론조사 결과 화성갑의 정당 지지율은 새누리당이 민주당을 3배가량 앞섰다. 김한길 대표 등 지도부가 손 전 대표에게 출마를 요청할 확률도 그다지 높지 않아 보인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민주당의 명운은 내년 지방선거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화성갑과 포항남-울릉 단 두 곳에서 치러지는 ‘초미니 선거’에 굳이 거물급을 출전시켜 정치적 의미를 키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손 전 대표는 이번 주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등 시민사회 원로 등과 만나 거취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다음 달 8일에는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 정책포럼에서 기조강연을 통해 독일에서 가다듬은 ‘통합의 정치’에 관한 정책 구상을 발표한다. 손 전 대표는 베를린자유대에서 독일의 복지, 환경, 통일, 노동 정책과 정당 구도를 깊이 있게 공부했고, 독일 총선을 지켜보면서 정치의 화두는 ‘통합’이란 점을 확신하게 됐다고 한다. 손 전 대표도 귀국 기자회견에서 “선거를 통해 국민통합을 이뤄 내는 독일의 성숙한 정치를 체험하면서 어떻게 하면 국민을 편하게 하는 정치를 할까 고민했다. 통합의 정치를 실현하는 데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했다. ‘통합’ 차원에서 손 전 대표는 민주당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 간의 가교(架橋) 역할을 맡아 야권 재편에 기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손 전 대표의 측근인 김영철 동아시아미래재단 대표는 “손 전 대표는 민주당, 안 의원 등 야권 통합을 위한 행보를 해 나갈 계획”이라며 “그 과정에서 대선을 향한 손 고문의 생각도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민동용·황승택 기자 mindy@donga.com}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연일 정부의 기초연금 수정안에 대해 “공약 파기”라며 맹공을 가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그대로 따다 쓰고 있다. 김 대표는 27일 인천 시민사회대표자와의 조찬간담회에서 “선거를 앞두고 달콤한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면 된다고 생각했다면 참 나쁜 대통령”이라고 했다. ‘참 나쁜 대통령’은 박 대통령이 2007년 1월 개헌을 제안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썼던 표현이다. 26일에는 경기 수원의 한 어린이집에서 가진 현장간담회에서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공약으로 당선된 박 대통령이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속이고 신뢰를 짓밟았다”며 “아이도 속고 어른도 속았다”고 비판했다. 2008년 총선 당시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 공천에서 친박(친박근혜)계가 대거 탈락하자 박 대통령이 “국민도 속고 나도 속았다”고 했던 것을 빗댄 것이다. 2010년 6월 세종시 수정안의 국회 본회의 표결 때 박 대통령이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신뢰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깨진다면 끝없는 뒤집기와 분열이 반복될 것이다”라며 반대했던 발언을 그대로 인용하면서 “이 말씀을 고스란히 박 대통령에게 되돌려 드린다”고도 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민주화운동만으로 한국에서 자유민주주의가 발전했다고 교과서가 기술한다면 한국 현대사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서울대 안병직 명예교수(사진)는 26일 대한민국헌정회(회장 목요상 전 의원)가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개최한 정책포럼 ‘한국 현대사 어떻게 볼 것인가’에서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가 한국 현대사를 기술하는 체계와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한국 현대사의 체계와 이론-민중운동사와 대한민국사의 갈등’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안 교수는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집필 기준이 민주화운동을 중심으로 한 민중운동사 체계로 한국 현대사를 서술하도록 돼있다”며 “(진보진영으로부터 ‘역사 왜곡’ 논란을 사고 있는) 교학사 교과서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고교 한국사 교과서 8종 모두 한국 현대사 부분이 이처럼 민중운동사 체계로 서술됐기 때문에 한국 자유민주주의의 발전은 오직 4·19혁명 이후 6월 민주항쟁에 이르는 민주화운동에 의해 이뤄졌다는 식으로 서술하게 돼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 명예교수는 이날 강연에서는 하지 않았지만 배포한 강연문에서 “민주화운동은 자유민주주의 헌법을 회복하려는 민주회복운동에 불과했던 것”이라며 “민주화운동의 저변을 이룬 민중운동 속에는 인민혁명당, 통일혁명당, 민족민주혁명당 등 자유민주주의를 전복하고 (북한의) 인민민주주의를 수립하려는 운동이 있었음을 자성(自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명예교수는 “올바른 한국 현대사는 단순한 민주화운동사가 아니다”라며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확립한 건국헌법 제정 및 6·25전쟁을 거치면서 이를 지키기 위한 이승만 정부 시대의 갖은 노력, 박정희 정부 시대의 경제개발 역사를 빼놓고는 한국 현대사를 기술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그런 역사적 조건 위에 목숨을 건 민주화운동이 더해져 자유민주주의가 발전해 왔다는 얘기였다. 안 명예교수는 “이처럼 민주화운동 중심의 민중운동사 체계로는 한국 현대사를 제대로 서술할 수 없다”며 “올바른 한국 현대사는 건국, 산업화, 민주화운동의 과정이 복합적으로 전개되는 대한민국의 건국·발전사, 즉 대한민국사 체계로 서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 7개월 만에 재원 부족을 이유로 기초연금안과 4대 중증질환 국고 지원 등 복지 분야를 비롯한 공약의 현실화 및 시기 조정을 밝힐 수밖에 없게 됐다. 박근혜 정부가 5월 말 공약가계부라는 이름으로 재정 지원 실천 계획을 내놓은 때부터 따지면 불과 4개월 만이다. 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예상되자 박 대통령이 26일 직접 기초연금과 예산안을 통과시키는 국무회의를 주재해 대국민 설득에 나서는 상황까지 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24일 “현 세대가 무리하게 빚을 내 공약을 추진할 경우 미래 세대에 부담을 지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집권 첫해에 공약대로 추진하면 빚을 낼 정도로 재정이 악화될 우려에 처한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청와대 관계자들은 “경기 부진이 계속되면서 세금 수입이 예상보다 크게 줄어든 게 가장 근본적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경기 부진이라는 외적 요인이 원인이라는 것이지만 대선 때 박근혜 후보 캠프가 내놓은 재원 추산이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대선캠프 출신의 한 인사는 “지난해 대선 때만 해도 4%대 경제성장률을 바탕으로 세수와 재원 확보 계획을 짰지만 재원 추계가 너무 낙관적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기획재정부는 8월 올해 경제성장률을 2.7%로 예측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5월 경기 부진에 따른 세금 수입 부족분을 메우는 추가경정예산 12조 원까지 편성했지만 세금 수입이 계속 줄었고 정부는 올해 20조 원 이상의 세수 결손을 예상하고 있다. 정부의 한 해 총지출 규모는 300조 원이고 매년 200조 원가량의 세금이 재원으로 확보돼 왔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현재처럼 경기 부진이 계속되면 5년간 100조 원 이상의 세수가 결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정부가 공약 이행을 위해 비과세 감면 축소와 지하경제 양성화, 세출 절감을 통해 5년간 추가로 확보하겠다고 밝힌 134조8000억 원에 육박하는 액수다. 추가 재원 확보의 의미가 퇴색될 정도로 세수 결손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세금이 정상적으로 걷히지 않으면 재정 수입 규모가 줄어들기 때문에 정부가 추가로 마련하려는 134조 원 중 세출 절감을 통한 84조1000억 원 확보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게다가 박근혜 정부가 집권 이후 세출 절감으로 실제 확보한 재원은 1조 원 정도다. 84조 원에 한참 못 미친다. 이런 상황에서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내년 4% 경제성장률 실현이 가능하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고수했다. 청와대 기류는 좀 다르다.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는 “세수에 대한 기대를 부풀려 낙관적으로 재원을 추계했음을 인정해야 한다. 이를 외면한 채 눈 가리고 아웅 해봐야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다. 현실을 직시하고 세수를 올리기 위해 경제 활성화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증세 필요성을 고민하면서도 증세 얘기를 쉽게 꺼내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증세는 정부가 최우선으로 매달리는 경제 활성화를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추가 확보하려는 134조 원 가운데 비과세 감면 축소와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해 마련하겠다고 밝힌 50조7000억 원도 마냥 낙관적이지는 않다. 세법 개정안 수정으로 세제 개편 효과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대선캠프 출신의 한 인사는 “세법 개정에 따라 5년간 15조 원을 확보할 수 있다. 이는 공약가계부에서 예상했던 18조 원보다 적은 수치”라고 말했다. 이 인사는 “경제가 부진하면서 지하경제 양성화도 예상했던 것보다 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공약은 수정된 것이 아니라 시기가 미뤄지는 식으로 재조정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24일 오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화장실 가기 전과 다녀온 후가 다르다는 말이 있다”면서 “이 정도 공약 파기라면 대선을 화장실 들락거리는 정도로 여기고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한마디로 ‘화장실 정권’ 아니냐”고 말했다. 김한길 대표는 “대선 때 공약을 해 어르신 표를 얻어 대통령이 되고 나서 돈이 없어 못 주겠다는 것은 어르신들에 대한 배신행위이자 대단한 약속 위반”이라고 비판했다.윤완준·민동용 기자 zeitung@donga.com}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 3자회담(16일)으로도 탈출구를 찾지 못한 대치 정국이 추석 연휴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와 여야는 추석 민심 향배를 예의주시하면서 각자 유리한 해법을 찾기 위해 고심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여, 정국 정상화 시도 속 카드 고심 새누리당은 묘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세제개편안과 경제 살리기 및 부동산 대책 관련 법안 등을 조속히 통과시키려면 민주당의 협조를 얻어야 하지만 마땅한 카드가 없다는 점이 고민이다. 당 고위 관계자는 21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유화책을 더 써야 하는 것인지, 계속 압박을 해야 하는 것인지 고민스럽다”면서 “사실 여권에서 이제 더이상 내놓을 것도 없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일단 추석 이후 정기국회 의사일정 합의 등 국회 정상화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민주당의 국회 복귀를 위해 추석 이후 물밑 접촉을 재개해 절충안을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다시 접촉을 시도할 예정”이라며 “여러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도 내심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자칫 박 대통령이 ‘일방주의 정치’ ‘불통’ ‘정치력 실종’의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는 점에서다. 정치권 안팎에선 모든 국정의 최종 책임을 지고 있는 박 대통령이 대화와 협상, 양보의 정치를 좀 더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특히 정기국회 파행이 민생법안 표류로 이어질 경우 ‘경제 살리기’라는 박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가 성과를 낼 수 없다는 점이 부담이다. 경제 활성화가 가시화되지 않고 공공기관장 공백의 장기화 등으로 국정이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결국 정부 책임론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청와대의 기류는 국정 파행의 책임은 민주당에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야, “전면 장외 투쟁? 원내외 병행 투쟁?” 민주당도 투쟁 전략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노숙 투쟁 25일째를 맞은 김 대표는 연휴 기간 의원들과 매일 간담회를 갖고 당내 의견 수렴에 열중했다. 22일에도 당내 선수(選數)별로 의원들을 만나 조언을 구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원내외 병행 투쟁을 어떻게 할지, 전면적 장외 투쟁을 할지, 아니면 장외 투쟁을 접을지를 두고 내부 논의가 한창이다. 당내에서는 장외 투쟁 수위를 더욱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3자회담 이후 대두하고 있다. 그러나 장외 투쟁을 언제까지 할 것이며 그 동력을 어디서 이끌어 낼지가 문제다. 일단 김 대표 측은 “대표는 의회주의자”라며 “국회를 버리는 일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당 일각에서도 박 대통령과 ‘절연’을 선언하고 원내에서 예산안, 세법개정안 등을 놓고 치열하게 여당과 맞붙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정감사와 대정부질문 등을 활용해 박근혜 정부 7개월의 ‘실패’를 집중 공략하자는 전략인 것이다. 23일에는 의원총회도 열린다. 추석 민심을 점검하고 향후 투쟁 방향과 수위를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열쇠는 김 대표가 쥐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당내 강경 목소리가 여전하고 국가정보원 개혁이라는 민주당의 핵심 현안을 없었던 일로 치부하고 회군하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 추석 민심 썰렁 MBC가 20일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전국 성인 남녀 1000명 대상 집전화와 휴대전화 임의번호걸기 방식·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66.0%로 11일 조사 때에 비해 6.7% 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3자회담 후 민주당의 장외투쟁에 대해서도 ‘중단해야 한다’는 응답(66.7%)이 ‘지속해야 한다’는 답변(23.0%)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한편 혼외아들 의혹에 휩싸인 채동욱 검찰총장과 관련해선 진상조사를 위해 ‘감찰에 적극 응해야 한다’가 67.6%로 ‘감찰에 응할 필요가 없다’(25.1%)를 크게 앞질렀다. 채 총장 사건이 고위공직자의 도덕성 문제라는 의견(48.0%)이 검찰 흔들기라는 응답(39.2%)보다 많았다. 고성호·민동용·윤완준 기자 sungho@donga.com}

“민주주의의 밤은 더 길어질 것 같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16일 오후 국회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3자회담 결과를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민주주의의 밤’이라는 말에 청와대와 여당이 얼마나 동의할지는 모르지만 ‘꼬인 정국의 밤’은 오래갈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그만큼 주요 현안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과 김 대표의 견해차가 생각보다 넓고 깊다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1시간 반 중 상당 시간을 박 대통령의 사과에 대한 공방을 벌였다”면서 “그러나 (박 대통령은) ‘추석을 앞두고 여야가 합심해서 민생을 위한 정치에 매진하면 좋겠다’는 이야기만을 1시간 반 동안 관통했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실제 김 대표는 지난해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의혹 사건과 10·4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의 배후 책임 등을 주장하며 회담 내내 박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고 박 대통령도 자신의 논리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회담 후 공개된 발언 내용을 놓고 여야의 평가도 상반됐다. 향후 청와대와 민주당이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김 대표는 “민주주의의 회복을 기대하는 것은 무망(無望)하다”며 “저는 옷 갈아입고 천막으로 가겠다”고 결론지었다. 추석 연휴에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의 천막당사는 유지되고 김 대표의 노숙투쟁도 계속된다는 뜻이었다. 연휴가 지난 23일이면 지난달 1일부터 시작한 민주당의 장외투쟁은 2005년 12월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였을 때 사학법 개정안에 반대하며 벌인 장외투쟁 일수인 53일을 넘어선다. 민주당은 일단 추석 연휴에 지역 민심을 듣고 23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다시 의총을 열어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지 논의하기로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평행선만 그은 회담 결과와 채 총장 사퇴 사태를 거치며 민심이 동요하면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도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정기국회 운영에 부담을 갖게 될 정부 여당의 태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정기국회 파행은 장기화될 것이라는 게 대다수 의원들의 인식이다. 의총 직후 열린 긴급최고위원회의에서는 “전면적인 장외투쟁을 하자”, “국정감사를 보이콧하자” 등 격앙된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불통의 정도가 실망과 무망을 넘어 절망적 수준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는 게 그나마 성과”라고 꼬집었다. 청와대는 “대통령이 진정성 있게 야당의 모든 질문에 성실하게 답하고 오해를 풀기 위해 노력했다”며 민주당이 장외투쟁을 계속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서는 “국회를 보이콧한 것은 아니니 좀 더 지켜보자”는 반응이었다. 청와대는 회담 결과에 대해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국정원 개혁에 대해 더이상 민간이나 관에 출입하지 않겠다는 정도로 의지를 밝혔고 검찰총장 건에 대해서도 진실이 규명돼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하면 사표를 수리하지 않겠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야당의 의견을 다 수용했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국회를 찾아가 야당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줬다는 것과 대통령은 민생에 전념하고 싶어 한다는 점을 국민들에게 전한 것이 소득”이라며 “어차피 3자회담을 하지 않아도 정국 경색은 풀리기 어려웠기 때문에 더 나빠질 것은 없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해묵은 정쟁거리를 쏟아 내며 어렵게 성사된 회담을 망쳤다고 성토했다. 유일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국민이 잘 먹고 잘살도록 무엇을 해야 할지 진심을 담은 제안을 했어야 한다”며 “제1야당의 역할을 망각한 민주당은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김 대표가 박 대통령의 발언을 여과 없이 그대로 공개한 것에 대해 한 초선의원은 “어 다르고 아 다른데 저렇게 그대로 소개하면 온건파라도 장외로 나가라고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당 핵심관계자는 “지금 국회로 들어오지 않으면 민주당 지지도가 한 자리로 떨어질 수 있다”며 “김 대표의 리더십도 흔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김관영 대변인은 “제1야당을 국정의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은 박 대통령에게 민주당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그 인식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우쳐 주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민동용·동정민 기자 mindy@donga.com}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15일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와 관련해 “박근혜 정부가 눈엣가시처럼 여긴 검찰총장을 유신시대에도 없던 방식으로 몰아냈다”며 “16일 국회에서 열리는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3자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분명하게 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서울시청 앞 광장 천막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회담에선 국가정보원 등 국가 권력기관의 정치 개입의 폐해가 주요 의제가 돼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 대표가 당내 일각의 3자회담 거부 주장에도 불구하고 응하기로 한 것은 민주당의 생각을 적극 개진하고 박 대통령에게 직접 채 총장 문제를 따져 묻겠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김 대표는 이어 “채 총장 사태를 보면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검사는 유죄고, 국정원은 무죄로 하는 것”이라며 “박근혜 정부의 오만과 배타, 증오의 바벨탑은 정의와 양심의 저항으로 무너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또 3자회담 전 과정을 TV 생방송 또는 녹화방송으로 중계하자고 제안했다.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12일 청와대가 3자회담을 제안하면서 ‘국민들에게 회담 내용을 투명하게 모두 알리겠다’고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정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안을 의도적 프레임으로 몰아가서 청와대에 책임을 묻고 이런저런 의혹을 제기하는 등 본질과 다른 방향으로 가서 국론을 분열시키고 공직사회를 흔드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다. 채 총장으로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3자회담 전 과정을 보도해야 한다는 민주당의 요구에 대해서도 “각 측이 회담 내용을 조율 없이, 제한 없이 다 공개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본다”며 거부했다. 3자회담은 예정대로 열리게 됐지만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과 함께 막판 쟁점으로 급부상한 채 총장 사퇴 사건에 대한 생각이 근본적으로 달라 3자회담이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국 경색이 오히려 심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자회담에는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과 새누리당 여상규, 민주당 노웅래 대표비서실장 등 3명이 배석한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16일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황우여, 민주당 김한길 대표 간 ‘국회 3자회담’은 통상적인 회담이라기보다는 치열한 토론의 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김 대표는 3자회담을 하루 앞둔 15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채동욱 검찰총장의 사퇴 배후에 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검찰총장 사퇴가) 목표하는 바는 분명하다.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을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한 검사는 유죄이고 반대로 국정원은 무죄라는 것”이라며 “국정원의 국기문란은 박 대통령이 직접 관여한 바가 없다고 했지만 이번 검찰총장 사퇴라는 반(反)법치주의적 행태는 대통령 재가없이 있기 어렵다”고 박 대통령을 직공했다. 이어 김 대표는 “국정원의 대선 개입 사건과 경찰의 축소 수사가 은밀한 공작이었다면 검찰총장 몰아내기는 국정원 사건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피하기 위한 공개적이고 비겁한 국기문란”이라고 비난했다. 김 대표는 기자회견 내내 “권력의 음습한 공포정치” “국정원 대선 개입 진상 규명을 방해하려는 긴급조치” “용기 있는 검사, 영혼을 가진 공무원은 십자가를 져야 하는 공포와 야만의 시대” 등 강도가 센 표현을 구사했다. 그러나 3자회담에는 응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당내 일각에선 국정원의 대선 개입 사건을 수사하면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을 기소한 채 총장이 물러남으로써 진상 규명이 어려워졌고, 그런 만큼 회담을 할 필요성이 사라졌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그러나 김 대표는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과 함께 또 다른 정치 개입 사건인 채 총장 사안을 묶어 박 대통령 면전에서 직접 묻고 따지는 것이 얻는 것이 많다고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한 당직자는 “여야 경색 국면이 쉽게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3자회담을 거부했을 때 추석 ‘밥상머리 여론’이 민주당에 호의적이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크게 좌우한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지자들이야 ‘회담 거부’에 거부감이 덜할 테지만 일반 국민은 민주당이 민생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할 것이란 점을 고려했다는 얘기다. 당에서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에서 채 총장의 사퇴에 대해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 내지는 ‘청와대의 외압이 작용했다’는 응답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김 대표가) 박 대통령을 만나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는 점도 감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양자회담도 아닌 3자회담이다. 2대(박 대통령과 황 대표) 1(김 대표)의 대결인데,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 그래서 핵심은 결과가 아닌 대화의 내용과 질”이라며 “그러나 채 총장의 돌연 사퇴로 들끓고 있는 민심과 국정원 개혁의 필요성을 가감 없이 거론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기자회견 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중진 의원 오찬 간담회 등을 통해 다각도로 의견을 수렴한 것을 두고서도 회담 보이콧론을 진정시키고 자신의 구상을 설득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박 대통령도 채 총장의 사퇴 논란에 대해서 피하지 않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이 주제를 피할 필요가 없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설명하면 된다”며 “청와대는 채 총장을 사퇴시킬 의사가 없었으며 이 사안은 고위공직자의 윤리의 문제로 진상 규명이 우선돼야 한다는 뜻을 밝힐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정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이 기자들에게 “공직자는 국민 신뢰를 받아야 하고 비리가 있어서는 안 되고, 기강이 확립되어야 한다는 건 대통령이 일관되게 강조해 온 내용”이라고 말한 것과 맥이 닿아 있다. 다만 청와대 일각에서는 채 총장 사안으로 회담의 분위기가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추석 연휴 전 대통령의 제안으로 정치권이 화합의 모습을 보이는 것을 기대했지만 거꾸로 야당의 공세가 날카로워질 수밖에 없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는 “진실은 간명하기 때문에 채 총장 건이 회담의 돌발 변수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회담이 끝나자마자 야당이 국회로 돌아올 것 같지는 않지만 진솔하게 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박 대통령과 김 대표가 사안마다 팽팽한 평행선을 달리면서 3자회담 뒤에도 한동안 경색국면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민동용·동정민·황승택 기자 mindy@donga.com}

13일 민주당이 청와대가 제안한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3자회담을 수용했다. “입장을 유보한다”고 한 지 하루 만이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다고 한다. 12일 오후 2시 청와대가 3자회담을 제안하기에 앞서 이뤄진 새누리당과 민주당 원내대표단 조찬회동에서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회담이 이뤄지려면 국가정보원 개혁 등 의제가 사전에 조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전 원내대표는 “청와대에 우리의 뜻을 확실히 전달해 달라”고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낮 12시경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은 전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곧 우리의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후 2시 이정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생방송으로 진행된 브리핑에서 3자회담을 제안하면서 의제와 관련해서는 “국정 전반”이라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은 “이건 통보다. 의제에 대한 진의가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며 들들 끓었다. 노웅래 대표비서실장, 민병두 전략홍보본부장은 곧 김기춘 실장과 이정현 수석을 상대로 구체적인 의제에 대한 확인 작업을 벌였지만 “의제는 지시받은 바 없다”는 취지의 말만 들어야 했다. 새누리당 최 원내대표에게도 추궁했지만 “대통령이 결정할 사안이지 않으냐”란 식의 답변만 돌아왔다고 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상황에서 덜컥 ‘수용한다’고 할 수 있겠나”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지도부 내에서는 “그래도 수용 입장을 밝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대두됐다. 야당이 의제를 내세워 시간을 끌 경우 여론의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우려였다. 한편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의 천막당사 철수 여부는 회담 결과를 보고 판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병두 본부장은 13일 기자들과 만나 회담에 임하는 김 대표의 자세에 대해 “배수진을 쳤다”고 했다. 국회 정상화 여부는 순전히 회담 결과에 달려 있다는 얘기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민주당이 청와대가 제안한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국회 3자회담’을 13일 수용했다. 이로써 박 대통령, 새누리당 황우여, 민주당 김한길 대표 간 3자회담이 16일 국회에서 열리게 됐다. 김 대표는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가 제안한 3자회담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회담 의제와 관련해 김 대표는 △국가정보원의 선거 개입과 정치 개입에 대한 확고한 청산의지와 결단을 통한 민주주의의 회복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한 현재 상황에 대한 박 대통령의 사과 △국가정보기관의 정치 개입 악습에 대한 사법적 응징과 인적·제도적 청산 문제를 제시했다. 김 대표는 “박 대통령이 국가정보기관의 신세를 얼마나 졌는지는 논의의 중심이 아니다. 당시 그가 지시했으므로 사과하라는 것이 아니다”라며 박 대통령에 대한 사과 요구가 대선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데 있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의 회담 수용에 대해 이정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회담 의제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모든 의제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것”이라며 “(민주당) 대표가 오셔서 지금까지 주장한 말씀을 하시면 된다”고 말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추석 연휴 전에 국회에서 여야 대표와 회동을 하자고 제안했다. 민주당은 제안 형식과 의제를 문제 삼으며 공식적으로는 ‘입장 유보’라고 밝혔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원칙적으로 수용하되 의제 등은 계속 조율하자’는 방침이고 이르면 13일 그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와 민주당 모두 추석 전에 한 달 넘게 끌어온 정국 경색을 풀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루고 있는 만큼 3자회동의 성사 가능성은 높아졌다. 다만 의제 등을 놓고 당분간 기 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16일 회동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브리핑에서 “3자회동을 통해 국정 전반 문제 등을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대화에 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정 전반에 관해 여야가 (논의)하고 싶은 모든 문제와 현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해 국민과 정치권의 의구심을 털고 나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국 경색을 불러온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사건과 관련해서도 논의하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박 대통령은 이전 정권에서 벌어진 일이지만 대선 개입 논란으로 이어진 데 대해 안타깝다는 뜻을 밝히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3자회동 제안은 △기존에 고수했던 5자회동 형식을 철회한 점 △청와대로 초청하는 기존 관행을 깨고 국회를 직접 방문하겠다고 밝힌 점 △껄끄러운 이슈인 국정원 개혁에 대해 논의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점 등에서 일정 부분 양보한 것이라는 평가가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예전 영수회담처럼 야당과 주고받기 식으로 ‘딜(거래)’을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대통령 본인의 생각을 진정성 있게 설명하고 야당의 의견을 듣는 게 회담의 주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회동 추진 및 발표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은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이 전병헌 원내대표에게 회담 일정과 형식을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제안 사실을 발표했다”며 “예의가 아니다”라며 반발했다. 민주당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청와대의 일방적인 발표에서 제안의 진정성을 확인하기 어렵다”면서도 “청와대의 제안에 대해 정확한 의도, 논의될 의제들을 추가로 확인한 뒤 당의 공식 의견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동정민·민동용 기자 ditto@donga.com}

청와대 실무진은 야당과의 회담 제안 시점을 해외 순방 성과의 여운이 남아 있는 12일보다는 13일이나 16일이 적당하다는 의견을 대통령에게 올렸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12일 오전 전격적으로 3자회담을 야당에 공식 제안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만나는 것을 국민이 원하고 있는 이상 추석 전에 빨리 만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회담 제안에만 서두르다 보니 민주당과 충분한 조율을 거치지 않고 발표해 야당의 반발을 사는 미숙함도 보였다.○ 순방 기간에 결심 바꾼 대통령 박 대통령은 지난달 6일 여야 대표 및 원내대표가 참석하는 5자회담을 제안한 이후 회담 형태를 고수해 왔다.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과 관련해 민주당에 줄 것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회담 때 얼굴만 붉힐 수 있다는 우려도 컸다. 4일 해외 순방 출발 전만 해도 이런 생각에 변함은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순방 기간 내내 회담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여러 통로로 대통령에게 전달됐다. 가장 적극적인 건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였다. 정기국회에서 성과를 내야 하는 총책인 최 원내대표는 직간접적으로 회담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청와대 정무라인에서도 순방 기간 동안 복귀 후 회담 제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며 다양한 형태와 의제를 시나리오 형태로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순방 외교에서 성과를 얻은 만큼 귀국 후 야당을 보듬어야 한다”는 언론 보도들도 대통령의 결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순방 후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최종 결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무라인의 제안 중에는 관행대로 5부 요인을 청와대로 초청해 해외 순방 성과를 보고한 뒤 3자회담을 하는 안도 포함돼 있었으나 대통령은 국회를 직접 찾아가는 방안을 선택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대선 때 ‘국회를 자주 찾아가겠다’고 한 공약을 잊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도 해외 순방 보고를 국회에서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민주당이 회담을 거부하더라도 예정대로 국회를 방문해 국회의장단에 순방 성과를 보고할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의 결심에는 정기국회 때 예산안과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야당의 협조가 불가피한 점, 여당 내에서조차 박 대통령의 소극적인 태도에 대한 지적이 나오는 점 등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만나더라도 산 넘어 산 회담 성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어떤 의제가 논의될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당은 박 대통령에게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사과와 진실 규명 △관련 책임자 처벌 △국회 주도 국정원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국정원 개혁에 대한 민주주의 회복 방안이 회담의 주의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민주당에 선물 보따리를 풀어놓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정현 홍보수석은 회담을 제안하며 “(회담 내용을)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야당 지도부와의 회담만 끝나면 제기됐던 ‘빅딜설’, 즉 야당과 서로 주고받기를 할 거라는 의구심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양자가 아닌 3자회담을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까지 야당이 요구한 것 중에는 들어줄 수 있을 만한 게 없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전 정권 일에 대해서 사과를 하거나 국면 전환용으로 에둘러 유감을 표명할 의사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국정원 개혁의 의지와 방향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은 회담에서 야당 지도부가 합리적인 요구를 하면 적극 수용하겠다는 생각”이라며 “국회가 결정할 몫인 특위 구성까지 확답은 못하더라도 국정원이 개혁안을 내놓으면 국회에서 잘 논의해 달라는 정도의 언급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새누리당도 민주당의 원내복귀 명분 마련을 위해 국회 내 국정원 개혁 특위 구성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민주당의 고민 민주당은 청와대 제안을 받고 원칙적으로는 수용하지만 진의 파악을 먼저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김기춘 비서실장의 회담 제안을 받고 박 대통령이 국정원 개혁 문제를 의제로 여기고 있는지를 물었으나 “윗분의 지시를 받은 것만 말한다. 의제는 지시받은 바 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조찬회동에서 최경환 원내대표에게 양자회담이 원칙이고 의제에 국정원 개혁이 포함돼야 한다는 뜻을 전달했는데 김 비서실장은 일방적으로 자신들의 제안만 통보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도부 내에서 “대통령이 국회까지 오겠다는데 거부할 명분은 없지 않으냐”는 의견이 나오면서 내부에서 밤늦게까지 밀고 당기기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핵심 관계자는 “청와대의 무례함과 불통은 지적해야 하지만 우리가 회담을 계속 튕긴다는 이미지를 줄 수는 없지 않은가”라고 고민의 뜻을 밝혔다.동정민·고성호·윤완준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