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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에 대한 의혹에서 시작된 3기 신도시 관련 투기 의혹이 광역 및 기초의원들로 확산하고 있다. 광역 및 기초의원들은 이번 정부합동조사단의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조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동아일보가 정부 관보와 서울 경기 인천의 시·도보에 공개된 광역 및 기초의원 재산 현황(2019년 말 기준)을 전수조사한 결과 최소 4명이 3기 신도시 발표 전에 해당 지역 내 토지를 매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민의힘 소속 서울 지역의 구의회 A 의원의 아내와 자녀 2명은 경기 부천시 오정동 토지 2곳(총 3996m²)을 2015년 8월과 2016년 11월에 각각 사들였다. A 의원 아내의 땅은 소나무가 빽빽하게 심겨 있었다. 자녀 2명이 3억4000만 원에 산 토지는 누군가 밭으로 농사를 지은 흔적이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경기도의회 B 의원의 아내는 부천시 대장동 대지 2곳(273m²)을 2018년 4월에 매입했다. 이곳은 도로가 연결되지 않아 투자 가치가 높지 않은 ‘맹지(盲地)’다. 이 땅들은 정부가 2019년 5월 발표한 3기 신도시 부천 대장지구에 포함됐다. 의원 2명은 “토지 개발 정보를 사전에 알지 못했다”며 “농사를 짓거나 텃밭으로 가꾸기 위해 토지를 매입했다”고 해명했다. 민주당 소속 경기도의 한 시의회 C 의원의 모친은 하남 교산지구를, 같은 당에서 탈당한 시흥시의회 D 의원의 딸은 광명·시흥 지구가 각각 신도시로 확정되기 전에 땅을 샀다. 민주당은 C 의원의 투기 의혹과 관련한 진상조사에 착수했고 D 의원에 대해선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국회의원의 ‘땅 투기’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양향자 양이원영 김경만 의원과 가족들이 신도시 등 택지개발지역의 땅을 샀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경제민주주의21 등 시민단체는 “검찰이 직접 투기 의혹을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합수본)는 12일 100여 명(16건)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사 대상에는 참여연대 등이 처음 의혹을 제기한 LH 직원 13명과 별도 신고를 통해 접수된 공무원 등이 포함돼 있다.지민구 warum@donga.com·김태성 / 부천=유채연 기자}

“1그루에 100만 원은 넘게 받을 수 있겠죠. 토지 보상 목적이 아니라면 심어져 있는 나무를 그대로 둘 이유가 없어요.” 12일 오후 경기 부천시 오정동의 1998m² 크기의 밭. 이곳에는 100여 그루의 소나무가 심겨 있었다. 서울의 한 구의회 소속인 A 의원(국민의힘)의 아내가 2015년 8월 매입한 곳이다. 인근 주민 등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소나무들은 A 의원이 매입하기 전부터 심어져 있었다고 한다. 소나무는 토지 개발 시 높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수종으로 분류된다. 주변에서 10년 넘게 농사를 지었다는 한 주민은 “2019년경부터 이 땅 말고도 나무를 심는 사람들이 자주 보인다”며 “보상을 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농지 바로 옆에는 A 의원의 자녀들이 2016년 당시 각각 28세, 26세일 때 3억4000만 원에 매입한 같은 크기의 토지가 또 있다. 이들은 땅을 산 뒤 3개월 만에 논이었던 땅의 지목을 밭으로 변경했다. 이날 현장에는 비닐하우스와 농기구 등이 방치돼 있었다. A 의원 가족의 땅은 2019년 5월 정부가 3기 신도시로 발표한 부천 대장지구에 포함됐다. A 의원은 1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신도시 관련 정보를 알지 못했고, 토지 개발과 관계없이 (농사를 지을 목적으로) 이미 오래전에 땅을 산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주민들은 “A 의원과 가족이 평소 밭에 직접 나와 농사를 지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부천 대장지구의 경계에 있는 대장동의 273m² 면적의 대지 2곳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경기도의회 B 의원의 아내가 소유한 곳이다. 도로와 전혀 연결되지 않은 ‘맹지(盲地)’인 데다 땅 건너편에는 쓰레기 매각장 등이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신도시 지구에 포함된다는 것만 제외하면 투자할 가치가 전혀 없어 보이는 땅”이라고 평가했다. B 의원의 아내는 2018년 4월 1억5600만 원에 이곳을 매입했다. 부천시에서 이 땅을 팔기 위해 세 차례 내놓아도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B 의원 아내가 네 번째 공매에서 낙찰을 받았다. B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투자 목적으로 산 토지가 아니라 아내와 감자 등의 농작물을 키우려고 어렵게 찾은 텃밭”이라고 설명했다. B 의원의 아내는 한동안 보이지 않다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투기 의혹이 불거진 뒤 모습을 드러냈다고 한다. 2개 필지 중 79m² 크기의 땅을 돌보고 농작물을 심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194m²의 토지는 방치된 채 잡초만 무성했다. 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된 수도권의 기초의원 2명도 투기 의혹으로 수사기관과 당의 조사 등을 받고 있다. 경기 지역의 한 시의회 소속 C 의원의 80대 모친은 경기 하남시 천현동의 3509m² 크기 4개 필지를 2017년 매입했다. 이곳은 정부가 2018년 12월 발표한 신도시 지역인 하남 교산지구에 포함됐다. 지난해 말 LH로 소유권이 넘어간 상태다. C 의원과 관련한 의혹은 당 윤리감찰단에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시흥시의회 D 의원의 딸은 광명·시흥 신도시가 발표되기 전 이 지역에서 미리 땅을 사 건물을 올린 것이 투기 행위라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지민구 warum@donga.com·이상환 / 부천=유채연 기자}

“10개월밖에 안 된 어린 애기가 그 추운 날 쫄쫄 굶으며 차에 갇혀 있다고 하니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걱정할 겨를도 없이 무조건 집으로 오라고 했지.” 강원 양양군 서면 공수전리에서 이장을 맡고 있는 박용관 씨(61)는 1일 폭설 대란이 벌어졌던 날을 떠올리며 “애가 아프다는데 살려야겠단 생각밖에 없었다”고 떠올렸다. 당일 박 이장이 사는 자두마을도 오전부터 눈이 쏟아져 도로의 흔적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인근 도로에선 모든 차가 멈춰선 상황이라 마을 주민들과 함께 이들을 도우러 나섰다. “급한 대로 차들은 도로변으로 옮기고, 차에 있던 열댓 명은 마을회관과 초등학교로 대피시켰지. 근데 9시쯤 파출소에서 전화가 옵디다. 애기 상태가 안 좋다는 거예요. 어쩌겠어, 살리고 봐야지. 마을회관까지 아이 부모가 역주행을 해서 겨우 오고, 내가 삽으로 길을 내면서 집에 데려왔어요. 데운 우유를 먹이니 그제야 혈색이 돌아오더군요. 어디 보내기도 그래서 우리 집에서 부모랑 아이를 하룻밤 재웠지. 다음 날 서울에 잘 도착했다며 연신 ‘고맙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1일 폭설 대란으로 혼란이 벌어진 강원도는 길에서 고립된 시민들은 물론이고 지역 주민들도 큰 불편을 겪었다. 하지만 우리네 이웃들은 주변의 어려움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눈 폭탄이 쏟아지는데도 밖으로 나가 처음 보는 이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속초에서 활동하는 한 ‘자율방재단’도 1일 큰 공을 세웠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오후부터 현장에 나가 깊은 밤까지 눈을 치웠다. 최윤선 부단장(51)은 이날 방재단의 1t 트럭 앞에 ‘제설 삽날’을 달고 교동과 노학동 등 곳곳을 누볐다. 제설 삽날은 눈을 길가로 밀어낼 수 있는 장비로, 제설 차량이 진입하기 어려운 좁은 도로에서 큰 효과를 발휘한다. 2, 3일에는 단원 80여 명과 함께 삽을 들고 거리로 나갔다고 한다. 최 부단장은 “우리 단원은 모두 평범한 직장인이거나 지역 소상공인, 은퇴자들로 구성돼 있다”며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을 돕는 건 같은 시민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일 뿐이다”라며 겸양했다. 소셜미디어에도 폭설로 고난에 처한 시민들을 도운 ‘숨은 영웅들’의 사연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20, 30대로 추정되는 한 여성은 “경기 화성에서 속초까지 8시간이 걸렸는데 눈길에 차바퀴가 헛돌아 어찌할 바를 모르고 발만 동동 굴렀다”며 “그런데 지나가던 시민들이 차를 세우고 내리더니 같이 뒤에서 도로변으로 차를 밀어줬다. 너무 감사한 분들”이라고 글을 올렸다.이윤태 oldsport@donga.com·유채연 기자}

“포차 대신 ×× 어때?” 14일 오후 9시경 서울 성동구에 있는 한 숙박업소 입구. 묘한 문구의 입간판이 놓인 업소 주변은 ‘오후 9시 이후 영업제한’으로 문을 닫은 주점 등에서 빠져나온 사람들로 상당히 붐볐다. 이들 대다수는 술과 안줏거리가 가득한 봉지를 양손에 들고 있었다. 역시 커다란 봉지를 든 김모 씨(20)도 “일행 3명과 함께 모텔로 ‘2차’ 하러 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솔직히 한잔하다 보면 9시쯤 헤어지는 게 너무 아쉽잖아요. 근데 요새 편의점 같은 데서 술을 사서 숙박업소에서 먹는 사람들이 엄청 많아요. 영업시간 제한이 10시로 완화돼도 술집이 문을 닫으면 계속 이용할 생각이에요.”○ 2차 술자리로 숙박업소 북적북적 최근 영업시간 제한으로 주점이나 음식점 문을 닫으면 더 이상 술을 마실 공간이 없는 시민들이 숙박업소를 이용해 음주를 이어가는 분위기가 늘고 있다. 원칙적으로 5명 이상 모임 금지만 지키면 방역수칙 위반은 아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의 취지에는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학생 김모 씨(27)도 최근 숙박업소 2차를 경험해봤다. 김 씨는 “술집이 9시에 셔터를 내리니까 친구들이 자연스럽게 ‘다들 그렇게 한다’며 모텔로 향했다”면서 “간만에 친구들이랑 새벽 3시까지 술자리를 즐겼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모 씨(27)는 “워낙 술자리 장소로 숙박업소를 찾는 이들이 많다 보니 다인실은 예약도 힘들 지경”이라며 “2인 전용실에 4명이 들어가겠다며 업소 측과 실랑이를 벌이는 이들도 최근에 봤다”고 전했다. 숙박업계는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던 입장에서 고객이 찾아오는 건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객실 정원을 초과하는 인원은 숙박이 불가하다”는 방역당국의 지침은 그대로라 이를 어겼다간 곤욕을 치를 수도 있다. 물론 일부 업소는 이런 고객들을 상대로 편법 영업을 벌이기도 한다. 서울에서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송모 씨(30)는 “방역지침상 2인 이상 숙박 손님은 아예 받지 않으려고 한다”며 “하지만 4명이 방 2개 잡고 한 방에 모여 술을 마시는 건 솔직히 막을 수가 없다”고 난감해했다. 또 다른 숙박업소 측도 “2명이 먼저 들어온 뒤 몰래 한두 명씩 더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반면 정모 씨(35)는 “한 업소는 ‘방만 2개 잡으면 상관없다’며 먼저 제안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렇다 보니 숙박업소 밀집 거리에 있는 편의점과 음식 배달업체 등도 때 아닌 호황을 맞았다. 한 편의점 직원 정모 씨(24)는 “주점 영업 제한이 시작된 뒤 오후 9시부터 손님들이 술을 바구니째 들고 줄을 설 정도”라고 했다. 배달업체 직원 양모 씨(21)는 “오후 9시 영업제한 조치 이후 모텔로 배달하는 건수가 2배 가까이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영업 1시간 늘린다고 무슨 소용” 15일부터는 영업시간이 1시간 연장돼 주점 등은 오후 10시까지 영업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관련 업소들은 “효과가 미미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는 15일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흥업종의 현실을 반영한 영업시간 지침을 마련하라”고 주장했다. 최원봉 사무국장은 “통상 오후 8시경 문을 여는 유흥업소에 10시 영업 제한은 간판 불 켜자마자 문 닫으라는 뜻”이라며 “그간의 손실을 보상하지 않으려고 명목상 영업을 허용한 꼼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음식점이나 주점 업주들도 숙박업소 좋은 일만 시키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서울 구로구에서 유흥주점을 운영하는 김혜리 씨(58·여)는 “본격적으로 매상을 올리는 시간대를 고려하면 그저 구색만 갖춘 느낌”이라며 “문을 열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명확한 근거 없이 시간만 제한하면 이를 납득 못 하고 숙박업소 같은 틈새를 찾는 이들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방역당국이 제시하는 ‘한 칸 띄어 앉기’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킨다는 전제하에 면적당 인원 제한 등 유연성 있는 대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유채연 ycy@donga.com·박종민 기자}

‘포차 대신 여기 어때?’ 14일 오후 9시경 서울 성동구에 있는 한 숙박업소 입구. 묘한 문구가 쓰인 입간판이 놓인 업소 주변은 ‘오후 9시 이후 영업제한’으로 문을 닫은 주점 등에서 빠져나온 젊은이들이 상당히 붐볐다. 그런데 이들 대다수는 술과 안주거리가 가득한 봉지들이 양손에 들려있었다. 모두들 인근 숙박업소로 향하는 발걸음으로, 몇몇은 다섯 명 이상인 경우도 있었다. 역시 커다란 봉지를 든 김모 씨도 “일행 3명과 함께 모텔로 ‘2차’ 하러 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솔직히 한잔하다보면 9시쯤 헤어지는 게 너무 아쉽잖아요. 근데 요새 편의점 같은 데서 술을 사서 가면 장소를 제공해주는 숙박업소가 엄청 많아요. 앞으로도 술집이 문을 닫으면 계속 이용할 생각이에요.”●2차 술자리로 숙박업소 북적북적 최근 주점이나 음식점의 영업제한에 걸려 더 이상 술을 마실 공간이 없는 시민들이 숙박업소를 이용해 음주를 이어가는 분위기가 늘어나고 있다. 원칙적으로 5명 이하 모임 금지만 지키면 방역수칙 위반은 아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라는 취지에는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학생 김모 씨(27)도 최근 숙박업소 2차를 경험해봤다. 김 씨는 “술집이 9시에 셔터를 내리니까 친구들이 자연스럽게 ‘다들 그렇게 한다’며 모텔로 향했다”며 “간만에 친구들이랑 새벽 3시까지 술자리를 즐겼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모 씨(27)는 “워낙 술자리용으로 숙박업소를 찾는 이들이 많다보니 다인실은 예약도 힘들 지경”이라며 “2인 전용실에 4명이 들어가겠다며 업소 측과 실랑이를 벌이는 이들도 최근에 봤다”고 전했다. 숙박업계는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던 입장에서 고객이 찾아오는 건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방역당국의 “객실 정원을 초과하는 인원은 숙박이 불가하다”는 지침은 그대로라 이를 어겼다간 곤욕을 치를 수도 있다. 물론 일부 업소들은 이런 고객들을 상대로 이런 편법 영업을 벌이기도 한다. 종로구에서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송모 씨(30)는 “방역지침 상 2인 이상 숙박 손님은 아예 받지 않으려고 한다”며 “하지만 4명이 방 2개 잡고 한 방에 모여 술을 마시는 건 솔직히 막을 수가 없다”고 난감해했다. 또 다른 숙박업소 측도 “2명이 먼저 들어온 뒤 몰래 한두 명씩 더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반면 정모 씨(35)는 “한 업소는 ‘방만 2개 잡으면 상관없다’며 먼저 제안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러다보니 숙박업소 밀집 거리에 있는 편의점과 음식배달업체 등도 때 아닌 호황을 맞았다. 한 편의점 직원 정모 씨(24)는 “주점 영업제한이 시작된 뒤 오후 9시부터 손님들이 술을 바구니 째 들고 줄을 설 정도”라고 했다. 배달업체 직원 양모 씨(21)는 “9시 영업제한 조치 이후 모텔로 배달하는 건수가 2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영업 1시간 늘린다고 무슨 소용” 15일부터는 영업제한이 1시간 완화되며 주점 등은 오후 10시까지 영업을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해당 업소들은 “효과가 미비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는 15일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흥업종의 현실을 반영한 영업시간 지침을 마련하라”며 주장했다. 최원봉 사무국장은 “통상 8시경 문을 여는 유흥업소에게 10시 영업제한은 간판 불 켜지자마자 문 닫으라는 뜻”이라며 “그간의 손실을 보상하지 않으려고 명목상 영업을 허용한 꼼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음식점이나 주점 업주들도 숙박업소 좋은 일만 시키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서울 구로구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김모 씨(58·여)는 “본격적으로 매상을 올리는 시간대를 고려하면 그저 구색만 갖춘 느낌”이라고 말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명확한 근거 없이 시간만 제한하면 이를 납득 못하고 숙박업소 같은 틈새를 찾는 이들은 생길 수밖에 없다”며 “방역당국이 제시하는 ‘한 칸 띄어 앉기’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킨다는 전제하에 면적당 인원제한 등 유연성 있는 대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유채연 기자 ycy@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6개월간 말 그대로 그냥 버텼어요. 일감이 줄어든 정도가 아니라 그냥 수입이 영(0)이에요.” 1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삼일대로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 프리랜서 미싱사로 일하는 김순이 씨(55)는 마음이 급해 늦은 점심을 먹다 말고 뛰어왔다고 한다. 정부에서 지급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긴급 고용안정지원금을 신청하기 위해서다. 공연 의상을 제작해 납품해왔던 김 씨는 코로나19로 일감이 뚝 끊겼다. 생활비도 감당이 안 돼 최근 결국 보험사에서 약관대출까지 받았다. 김 씨는 “빚이 자꾸 늘어 가는 건 둘째 치고, 당장 먹고살 일이 걱정인 상황”이라며 접수대로 향했다. 이날 센터는 유독 사람들이 몰리며 북적거렸다. 정부에서 제공하는 3차 지원금의 현장 접수 마지막 날이었기 때문이다. 지급 대상은 코로나19로 소득이 줄어든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 프리랜서 가운데 1, 2차에 지원받지 못한 이들이다. 지원 금액은 1인당 100만 원이지만 누군가에겐 당장 오늘내일을 버틸 소중한 돈이다. 김 씨처럼 온라인 신청이 어려웠거나 촉박하게 서류를 준비한 신청자들이 대거 몰려들며 7개의 신청 접수창구는 쉴 틈이 없었다. 번호표를 뽑아들고 초조하게 순서를 기다리는 이들만 30명이 넘었다. 다음 순서를 알리는 ‘띵동’ 소리가 날 때마다 다들 고개를 번쩍 들었다. 겨우 접수창구에 앉았다가 눈에 눈물이 글썽글썽 맺힌 신청자도 있었다. 한모 씨(57)는 30분 가까이 기다려 순서가 됐는데 일부 서류가 누락됐다는 답에 발을 동동 굴렀다. “지금 서류만 봐서 지원 요건이 안 맞는다니 어떻게 하죠. 1월에 수입이 90만 원밖에 안 되는데 그걸 챙겨오지 못했어요. 지난해 12월 소득 증빙 서류만 가져왔는데 ‘소득이 기존보다 25% 이상 줄었다’는 걸 증명할 수가 없다고 하네요.” 2017년 12월부터 보험설계사로 일해 온 한 씨에게 100만 원은 너무나 간절한 돈이다. 당장 집 월세가 몇 달째 밀려 있는 상황. 한 씨는 “코로나19 이후 보험 가입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며 “당장 가서 어떻게든 서류를 발급받아 다시 와야 한다”며 센터를 나섰다. 센터에는 서류 미비로 자격이 안 되면서도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찾은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이들에 따르면 사실 프리랜서 등은 일을 했어도 관련 서류를 떼기가 정말 어렵다고 한다. 일부 업체는 소득이 노출되는 걸 꺼려 거부하거나 차일피일 미루기가 일쑤다. 대리운전기사인 이호영 씨(58)가 그랬다. 업체에서 위탁계약서와 소득증명서 발급을 거부해 1, 2차 때도 지원을 하지 못했다. 이 씨는 “최근엔 신용카드 빚까지 계속 쌓여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다. 서류가 부족한 걸 알지만 읍소라도 해볼까 싶어서…”라며 말을 흐렸다. 급여 명세가 찍힌 통장 사본만 들고 센터를 찾은 퀵서비스 기사 최모 씨도 “최근 의뢰가 없어 배달 횟수가 0건인 날이 부지기수”라며 “친구에게 빌린 생활비라도 갚아야 해서 왔는데 ‘접수는 받아주지만 지급될지는 모른다’고 하니 앞이 막막하다”면서 한숨지었다.유채연 ycy@donga.com·권기범 기자}

“6개월간 말 그대로 그냥 버텼어요. 일감이 줄어든 정도가 아니라 그냥 수입이 영(0)이에요.” 1일 오후 1시 반 서울 중구 삼일대로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 프리랜서 봉재사로 일하는 김순이 씨(55)는 마음이 급해 점심도 먹다 말고 뛰어왔다고 한다. 정부에서 지급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긴급 고용안정지원금을 신청하기 위해서다. 공연 의상을 제작해 납품해왔던 김 씨는 코로나19로 일감이 뚝 끊겼다. 생활비도 감당이 안 돼 최근 결국 보험사에서 약관대출까지 받았다. 김 씨는 “빚이 자꾸 늘어 가는 건 둘째치고, 당장 먹고 살 일이 걱정인 상황”이라며 접수대로 향했다. 이날 센터는 유독 사람들이 몰리며 북적거렸다. 정부에서 제공하는 3차 지원금의 현장 접수 마지막 날이었기 때문이다. 지급 대상은 코로나19로 소득이 줄어든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 프리랜서 가운데 1·2차에 지원받지 못한 이들이다. 지원 금액은 1인당 100만 원이지만 누군가에겐 당장 오늘내일을 버틸 소중한 돈이다. 김 씨처럼 온라인 신청이 어려웠거나 촉박하게 서류를 준비한 신청자들이 대거 몰려들며 7개의 신청 접수창구는 쉴 틈이 없었다. 번호표를 뽑아들고 초조하게 순서를 기다리는 이들만 30명이 넘었다. 다음 순서를 알리는 ‘띵동’ 소리가 날 때마다 다들 고개를 번쩍 들었다. 겨우 접수창구에 앉았다가 눈에 눈물이 글썽글썽 맺힌 신청자도 있었다. 한모 씨(57)는 30분 가까이 기다려 순서가 됐는데 일부 서류가 누락됐다는 답에 발을 동동 굴렀다. “지금 서류만 봐서 지원 요건이 안 맞는다니 어떻게 하죠. 1월에 수입이 90만 원밖에 안되는데 그걸 챙겨오지 못 했어요. 지난해 12월 소득 증빙 서류만 가져왔는데 ‘소득이 기존보다 25% 이상 줄었다’는 걸 증명할 수가 없다고 하네요.” 2017년 12월부터 보험설계사로 일해 온 한 씨에게 100만 원은 너무나 간절한 돈이다. 당장 집 월세가 몇 달째 밀려 언제 쫓겨날지 모를 상황. 한 씨는 “코로나19 이후 보험 가입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며 “당장 가서 어떻게든 서류를 발급받아 다시 와야 한다”며 센터를 나섰다. 센터에는 서류 미비로 자격이 안 되면서도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찾은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이들에 따르면 사실 프리랜서 등은 일을 했어도 관련 서류를 떼기가 정말 어렵다고 한다. 일부 업체들은 소득이 노출되는 걸 꺼려 거부하거나 차일피일 미루기가 일쑤다. 대리운전기사인 이호영 씨(58)가 그랬다. 업체에서 위탁계약서와 소득증명서 발급을 거부해 1, 2차 때도 지원을 하지 못했다. 이 씨는 “최근엔 신용카드 빚까지 계속 쌓여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다. 서류가 부족한 걸 알지만 읍소라도 해볼까 싶어서…”라며 말을 흐렸다. 급여 내역이 찍힌 통장 사본만 들고 센터를 찾은 퀵서비스 기사 최모 씨도 “최근 의뢰가 없어 배달 횟수가 0건인 날이 부지기수”라며 “친구에게 빌린 생활비라도 갚아야 해서 왔는데 ‘접수는 받아주지만 지급될지는 모른다’고 하니 앞이 막막하다”고 한숨지었다. 유채연기자 ycy@donga.com권기범기자 ka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