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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 시의 유서 깊은 흑인교회에서 20대 백인 남성이 총기를 난사해 최소 9명이 숨졌다. CNN은 “범인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렉싱턴카운티 출신 21세 남성 딜런 루프”라며 “찰스턴 경찰이 사건 다음 날 검은색 차량 추적을 통해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범인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찰스턴 경찰에 따르면 8명은 현장에서 즉사하고 병원으로 옮긴 2명 중 1명은 숨졌으며, 9명의 사망자 중 여성은 6명, 남성은 3명이다. 생존자 3명은 범인이 오후 9시경 매주 수요일 성경 공부가 진행되던 이매뉴얼 교회 지하실로 걸어 들어와 무차별적으로 총기를 난사했다고 전했다. 범인은 범행 직후 무장한 채 달아났다. CNN에 따르면 범인은 범행 전 한 시간가량 교회에 머문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곧바로 추적에 나섰으나 18일 오전까지 체포하지 못하자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범인의 얼굴을 공개한 끝에 범인을 검거했다. 조 라일리 찰스턴 시장은 18일 “교회로 걸어 들어와서 신에게 기도하고 있던 사람들을 쏴 죽인 이유는 증오로밖에 설명할 수 없다”며 “이번 총격은 도저히 참을 수 없고 믿을 수 없는 짓”이라고 규탄했다. 그레그 멀린 찰스턴 경찰서장은 “내 생애 최악의 밤이자 찰스턴 시에도 끔찍한 비극”이라며 이번 사건을 ‘증오 범죄’로 규정하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사회는 올 4월 찰스턴 북쪽 노스찰스턴 시에서 흑인 남성 월터 스콧이 등 뒤에서 쏜 백인 경관의 총에 맞아 숨진 데 이어 두 달 만에 벌어진 인종 증오 범죄에 경악과 긴장을 금치 못하고 있다. 특히 9명의 희생자 중에는 이매뉴얼 교회의 담임목사인 클레멘타 핑크니 목사(41)와 그의 여동생도 포함됐다. 핑크니 목사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상원의원(민주당)으로 월터 스콧을 추모하는 밤샘기도회를 주최하는 한편 경관에게 감시카메라 부착을 의무화하는 법안 추진 캠페인을 펼쳐 왔다. 사건이 발생한 이매뉴얼 교회는 흑인 저항운동의 상징적 장소라는 점에서 충격이 더 컸다. 1816년 세워져 199년의 역사를 간직한 이 교회는 미국 내 흑인교단인 아프리카감리감독교단(AME) 소속 교회로는 미국 남부에서 가장 오래됐다. 더욱이 이 교회를 세운 해방노예 출신의 덴마크 베시(1767∼1822)는 1822년 찰스턴에서 흑인 노예 봉기를 기도했다가 실패한 뒤 처형당했고 교회도 불태워졌다. 하지만 신자들은 지하 신앙생활을 하며 신앙공동체를 유지해 나갔고 남북전쟁이 끝난 뒤인 1872년 2층 목조건물로 재건됐다가 1886년 지진으로 다시 불타자 1891년 고딕양식 석조건물로 지어져 현재에 이르고 있다. 공교롭게도 미국 양당의 유력 대선후보들이 이번 사건 발생 앞뒤 시점에 찰스턴에 머물거나 머물 예정이었다.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17일 찰스턴에서 선거유세 도중 핑크니 목사를 만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 후보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도 18일 찰스턴에서 선거유세를 펼칠 예정이었으나 사건 발생 직후 취소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한반도의 주도권을 놓고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가 본격적인 쟁탈전을 벌이던 4세기 무렵부터 고구려가 멸망한 668년까지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는 아직 국호(일본)도 없이 초기 국가 형성 단계로 들어간 왜(倭)와 긴밀하게 교류한다. 우리 조상들이 서로 피 튀기는 각축전을 벌이는 와중에 ‘왜’와는 각자 긴밀한 정치 경제적 교류를 했다는 사실은 일반인들에게 생소하다. 뒤집어 말하면 그만큼 한반도 도래인들이 왜에 끼친 영향이 크다는 이야기이다. 3국 중 가장 활발한 교류를 한 나라는 백제였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데다 항로상으로도 제일 유리했다. 문화적으로도 수준이 높았던 백제는 점차 기울어가는 국가적 운명 앞에 왜에 문명과 기술을 전해주고 군사적 지원을 받으며 상생(相生)을 도모했다. 일본에서 백제의 흔적이 두드러진 곳으로 일본 제2의 도시이자 항구 도시인 오사카(大阪)가 꼽힌다. 이는 지리적 위치 때문이다. 일본 열도를 이루는 4개의 큰 섬 중에서 한반도와 가장 가까운 규슈(九州)에서 세토나이카이(瀨戶內海)라는 내해를 거치면 열도에서 가장 큰 섬인 혼슈(本州)의 오사카 항에 닿게 된다. 오사카를 초입으로 삼는 혼슈 간사이(關西) 일대에는 이코마(生駒) 산을 경계로 2개의 큰 평야(오사카·나라 평야)가 자리 잡고 있다. 생활환경이 우리와 비슷하고 물산도 풍부해 백제인들이 생활의 터전으로 정착하기에 안성맞춤인 땅이었다. ○ 오사카 곳곳에서 만난 백제의 흔적들 오사카의 최대 중심지이자 한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는 난바(難波). 이곳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위치한 이쿠노(生野) 구(區)는 오사카 내 최대 한인촌이다. 구민 4분의 1 이상이 한국인이다 보니 구청 홈페이지에 한글 버전이 따로 있을 정도이다. 이쿠노 구에는 백제 관련 유래가 전해 내려오는 신사는 물론이고 ‘백제’의 일본 음독인 ‘구다라’라는 명칭을 그대로 쓰는 지명이나 시설물이 많다. 미유키모리(御幸森) 신사만 해도 백제인들과 긴밀한 교류를 맺어온 왕인(王仁) 박사의 제자 닌토쿠(仁德) 천황을 모시는 신사이다. 이쿠노 구 옆 히가시스미요시(東住吉) 구도 한국과의 인연이 남다른 곳이다. 백제역(구다라 에키), 백제강(구다라 가와), 백제 시계점(구다라 도케이텐) 등 다양한 백제 관련 지명이 있었다. 이 중에 ‘미나미구다라(南百濟) 소학교’가 있다. 어찌된 연유로 일본 초등학교가 ‘남백제’란 이름을 갖게 되었는지 그 연유가 궁금해 학교를 찾아갔다. 학교는 한적한 주택가에 위치하고 있었다. “백제의 역사를 알고 싶다”는 기자의 청에 선뜻 응해준 오가 마사노리 교장(56)과 나루세 모리카즈 교감(51)이 직접 마중을 나왔다. 두 사람의 안내를 받아 교장실로 들어섰다. 작고 소박하게 꾸며진 교장실에 들어서자 양쪽 벽면을 가득 채운 역대 이사장과 교장들의 얼굴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1874년에 개교해 현재 141년에 이르는 학교의 긴 역사를 대변하는 사진이었다. 오가 교장에 따르면 학교는 처음에 ‘스미요시 구 제4번소학교’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가 ‘유타카 소학교’로 바뀌었고, 1889년 이쿠노 구의 행정 지명이 개편되면서 ‘미나미구다라 소학교’로 최종 이름이 확정됐다. 이 초등학교는 1950년 전교생이 2400명일 정도로 컸지만 저출산 탓에 취학 아동이 대거 줄면서 지금은 규모가 작아졌다.○ 미나미구다라 소학교에 얽힌 사연 나루세 교감은 “오사카 지방에 백제 도래인이 대거 몰리자 서기 646년 이 일대는 백제군(郡)이라는 정식 행정구역으로 지정됐다”며 “이후 서기 765년 일본 왕실이 펴낸 ‘정창원문서(正倉院文書)’나 서기 791년에 일본 왕실이 펴낸 역사책 ‘속일본기(續日本紀)’에도 ‘백제군(百濟郡·구다라고리)’이라는 명칭이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로 1098년 일본이 제작한 오사카 고지도 ‘난바팔랑화도(難波八浪華圖)’에도 오사카를 ‘백제국’이란 지명으로 표기하고 있다. 연민수 동북아역사재단 역사연구실장은 “일본서기 등 일본 고대 문헌에 따르면 5세기부터 백제 도래인들의 오사카로의 진출이 대거 본격화됐는데 결정적 계기는 660년 백제 패망이었다. 나라를 잃은 유민들은 이미 일찍이 왜에 정착해 있던 가족과 지인들을 찾아 집단으로 망명 이주했다”며 “왕인 박사를 비롯해 5세기 이후 일본에 건너온 백제 도래인들은 다양한 유·무형의 선진 문물을 일본에 전파했다”고 전했다. 당시 일본 왕실도 오사카 히가시스미요시 구와 이쿠노 구 일대에 도래인들이 거주할 수 있도록 땅을 주고 생활기반 시설을 만들어 주는 등 배려했다고 한다. 오사카로 온 백제 도래인들의 활약은 눈부셨다. 일본 지배층들의 성씨 1182개의 내력을 기록한 ‘신찬성씨록(新撰姓氏錄·815년)’에는 “4세기 대규모 치수공사, 제방공사 등은 백제인이 설계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들은 토목 직물 제철 도기 농경 목축 등의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역 엘리트로 자리 잡았다. 미나미구다라 소학교 오가 교장은 “처음에는 우리도 잘 몰랐다. 기자와 학자들이 찾아와 학교의 역사를 묻는 일이 많아 교사들과 함께 공부를 시작했다”며 “여러 문헌을 통해 오사카는 백제인들이 건너오면서 도시의 기틀을 갖추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실제로 오사카에는 백제인들의 손끝에서 탄생한 유적들이 셀 수 없이 많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오사카 항 근처 높이 15.4m, 폭 62m에 달하는 대형 저수지 사야마이케(狹山池)이다. 홍수 방지는 물론이고 현재까지 오사카 주민들의 농업·생활용수를 담당하고 있는 이 저수지 역시 백제의 기술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사야마이케 박물관은 밝히고 있다. 오사카 시 최초의 다리 ‘인덕교(仁德橋)’를 세운 것도 도래인이었다. 이쿠노 구를 설명하는 책자에는 ‘인덕교는 서기 323년 구다라 강(백제강)에 건설된 다리로, 일본 문헌에 나오는 다리로서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전해진다”고 소개하고 있다. ▼ 베틀… 부뚜막… 흙벽… 의식주까지 통째로 바꿔 ▼백제 도래인들이 日에 끼친 영향백제 도래인들은 학문이나 사상(불교)은 물론이고 의식주까지 고대 일본인들의 생활을 통째로 바꾸었다. 2005년 오사카 부 히라가타(枚方) 시 인근 나스즈쿠리(茄子作) 유적에서 나온 5세기 백제 베틀은 백제인들이 왜인들에게 재봉술을 가르쳤다는 문헌 기록을 고고학적으로 입증했다. 백제 역사를 연구하는 일본인들의 시민단체 ‘백제회’를 이끌고 있는 하나무라(花村·77) 회장은 지난달 12일 기자와 만나 “일본서기에 5세기 초반 백제 재봉사가 일본 왕실에 건너왔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방사성 연대 측정을 한 결과 발굴된 베틀과 시기가 일치한다”고 했다. 주거 형태도 일대 변화를 맞았다. 5세기 전까지만 해도 벽이 없이 지붕만 있는 움막집에서 살던 일본인들이 본격적으로 단단한 지붕과 흙벽을 만들어 살게 된 것도 백제인들로부터 영향 받은 바 크다. 오사카 부 나라(奈良) 현 가시하라(강原) 시에서 이런 형태의 집터가 처음 발견됐는데, 1990년대 중반 한국 공주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집터가 나오면서 백제식 주택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동북아역사재단 연민수 실장은 “6세기에는 백제식 부뚜막이 널리 퍼져 일본의 식생활을 크게 바꿨다”고 했다. 그전까지 일본인들은 캠핑장처럼 야외에서 취사를 했다는 것이다. 사비를 들여가며 한일고대사를 연구하고 있는 하나무라 회장은 “어린 시절 친구들이 건너온 나라(한국)와 내 조국(일본)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너무도 닮은 것이 많아 전율이 일 정도”라며 “교류의 역사를 젊은이들에게 더 많이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구다라 ::일본 사람들은 백제를 ‘百濟’라 쓰고 ‘구다라’로 읽는다. 고대 오사카를 구다라스(百濟州)로 불렀다. 백제를 일본말로 ‘구다라’라고 부르게 된 것은 부여의 백마강 나루터인 ‘구드래’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오사카=이설 기자 snow@donga.com ※5회는 오사카를 지배했던 백제왕 닌토쿠 왕가의 비밀로 이어집니다.}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의 예멘 지부인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를 이끌어 온 나세르 알 우하이시가 미국의 드론 공격으로 숨졌다고 미국 CNN이 15일 보도했다. AQAP도 16일 인터넷에 공개한 동영상 메시지에서 자신의 지도자가 숨졌다고 밝혔다. 알 우하이시는 전 세계 알카에다 조직에서 최고지도자 아이만 알 자와히리 다음의 서열 2위다. 알 자와히리의 뒤를 이을 차기 최고 지도자로 손꼽혀 온 알 우하이시가 제거됨에 따라 AQAP뿐만 아니라 알카에다 전체가 리더십에 큰 타격을 받게 됐다. CNN의 테러 전문가 폴 크뤽섕크 씨는 “알 우하이시의 죽음은 오사마 빈라덴의 사망 이후 알카에다에 가장 큰 충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급성장으로 수세에 몰린 알카에다가 지도자의 죽음으로 몰락 과정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영국 가디언은 최근 “현재 알카에다는 산하 조직이 와해되고 명령 체계도 무너진 상태“라고 말했다. 가디언은 알 우하이시가 12일 예멘 남동부 항구도시 무칼라 인근에서 미국의 드론 공격으로 다른 동료 2명과 함께 사망했다고 전했다. AQAP 간부 칼레드 바타피도 16일 동영상에서 “알 우하이시는 알카에다의 영웅이자 위대한 리더다. 그의 희생으로 우리는 더 강해질 것”이라고 밝혀 그의 사망을 공식 확인했다. 이 동영상은 또 AQAP의 최고 지도자 자리는 알 우하이시의 부관인 까심 알 라이미가 이어받았다고 밝혔다. 알 우하이시는 빈라덴의 개인 비서 출신으로, 오랜 기간 알카에다의 구심점 역할을 해 왔다. 9·11테러 이후 빈라덴이 파키스탄 접경지대인 토라보라에 은신할 당시 개인 수발을 들며 알카에다 핵심으로 부상했다. 2006년 예멘 교도소에서 탈옥한 그는 2009년 최고 지도자 알 자와히리에 이어 서열 2위에 올랐다. 그는 지난해 4월 추종자들을 상대로 한 동영상 연설에서 “십자가를 제거해야 한다. 그 십자가를 지고 있는 이는 미국”이라며 미국에 대한 공격을 촉구했다. 알카에다는 빈라덴이 1998년 창설한 조직으로 전 세계 곳곳에 지부를 두고 각종 테러를 벌여 왔다. AQAP는 2009년 속옷에 신종 폭발물을 숨겨 미국 여객기를 폭파하려다 실패하는 등 서방국가에 대한 테러를 지속적으로 시도해 왔다. 1월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의 배후를 자처하기도 했다. AQAP 관련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는 추종자들을 중심으로 추모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성적 소수자가 많이 모여 사는 ‘게이버후드(gayborhood·gay+neighborhood)’ 지역이 다른 지역보다 집값 오름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부동산 정보 웹사이트 트룰리아가 2012∼2015년 동성 커플 밀집 지역의 집값(1제곱피트·0.0929m²당) 상승률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은 경향을 보였다고 미 경제 전문지 포천이 12일 보도했다. 트룰리아의 랠프 맥래플린 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의 남성 동성 커플 밀집 구역과 여성 동성 커플 밀집 구역의 평균 집값 상승률은 미국 전체 평균 집값 상승률보다 각각 23%, 18% 높았다. 동성 결혼이 합법인 캘리포니아 주 팜스프링스 시가 65%로 오름폭이 가장 컸고, 같은 주 샌프란시스코 시 노이밸리 지역(47%)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로스앤젤레스 시의 웨스트할리우드와 샌프란시스코 시의 카스트로 지역의 부동산 가격은 인근 역세권보다 각각 123%, 34%나 비쌌다. 포천은 세계적인 게이버후드 지역으로 미국 샌프란시스코 전역, 뉴욕 첼시, 로스앤젤레스 웨스트할리우드, 시카고 보이스타운, 영국 런던 소호 등을 꼽았다. 포천은 “동성 커플이 모여 사는 동네는 최신 문화나 산업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 상권이 쉽게 성장하기 때문에 집값 상승률이 높다”고 분석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흑인의 인권을 위해 앞장서 온 유명한 인권운동가가 오랜 기간 흑인 행세를 해 온 것으로 드러나 미국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CNN은 12일 “흑인 인권단체 전미 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 워싱턴 주 스포케인 지부장 레이철 돌러잘 씨(37·여·사진)가 백인으로 밝혀졌다. 흑인처럼 보이는 그의 외모는 만들어진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북서부 흑인 사회 ‘거물’인 돌러잘 씨의 외모는 누가 봐도 흑인처럼 보인다. 올해 초 페이스북 계정에는 ‘아버지’라 주장하는 흑인 중년 남성과 함께 찍은 사진도 올렸다. 지역 경찰 옴부즈맨위원회 여성 위원장을 맡으며 제출한 이력서에도 자신을 ‘흑인’이라고 밝혔다. 그가 백인이란 사실은 연락을 끊고 지내던 친부모가 최근 딸의 정체를 폭로하면서 알려졌다. 그의 부모는 11일 돌러잘 씨의 유년 시절 사진을 공개하며 “딸은 유럽 혈통의 백인이다. 우리가 그의 생물학적 부모”라고 말했다. 입양한 그의 동생 에즈라 돌러잘 씨도 13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3년 전 누나가 자신의 정체를 발설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돌러잘 씨가 흑인 행세를 하기 시작한 것은 2006∼2007년경. 그의 또 다른 동생 아이자이어 돌러잘 씨는 “누나는 ‘백인은 모두 인종차별주의자’라는 상념에 빠졌고, 이후 스스로를 흑인으로 여기는 듯했다. 2011년 이후 외모를 완벽히 흑인처럼 바꿨다”고 말했다. 그의 부모는 인종에 대한 지나친 관심이 이런 결과를 낳은 것으로 보고 있다. 돌러잘 씨는 12일 지역 방송에서 “당신의 아버지가 흑인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고 즉답을 피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흑인의 인권을 위해 앞장서온 유력한 인권운동가가 오랜 기간 흑인 행세를 해온 것으로 드러나 미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CNN은 12일 “흑인 인권단체 전미 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 워싱턴 주 스포케인 지부장 레이첼 둘레잘 씨(37·여)가 백인으로 밝혀졌다. 흑인처럼 보이는 그의 외모는 만들어진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북서부 흑인 사회 ‘거물’인 둘레잘 씨의 외모는 누가 봐도 흑인처럼 보인다. 올해 초 페이스북 계정에는 ‘아버지’라는 주장하는 흑인 중년 남성과 함께 찍은 사진도 올렸다. 지역 경찰 옴부즈맨위원회 여성 위원장을 맡으며 제출한 이력서에도 자신을 ‘흑인’이라고 밝혔다. 그가 백인이란 사실은 연락을 끊고 지내던 친부모가 최근 딸의 정체를 폭로하면서 알려졌다. 그의 부모는 11일 둘레잘 씨의 유년 시절 사진을 공개하며 “딸은 유럽 혈통의 백인이다. 우리가 그의 생물학적 부모”라고 말했다. 입양한 그의 동생 이즈라 둘레잘 씨도 13일 CNN과 인터뷰에서 “3년 전 누나가 자신의 정체를 발설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둘레잘 씨가 흑인행세를 하기 시작한 것은 2006~2007년 경. 그의 또 다른 동생 이즈라 둘레잘 씨는 “누나는 ‘백인은 모두 인종차별주의자’라는 상념에 빠졌고, 이후 스스로를 흑인으로 여기는 듯했다. 2011년 이후 외모를 완벽히 흑인처럼 바꿨다”고 말했다. 그의 부모는 인종에 대한 지나친 관심이 이런 결과를 낳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아버지 로렌스 둘레잘 씨는 “흑인들이 많이 다니는 하워드 대학에 편입한 2007년부터 흑인사회와 그 문화에 깊이 빠져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그의 입양한 흑인 동생 중 하나가 부모의 육체적 학대 등을 이유로 격리를 신청한 점과 관련, 둘레잘 씨가 동생의 후견인을 맡기 위해 흑인행세를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둘레잘 씨는 12일 지역 방송에서 “당신의 아버지가 흑인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미국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은 10일 세계 섹션 머리기사로 ‘북한에서 보낸 6일’이라는 제목의 한글 기사를 게재하며 북한의 가장 최근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 13장과 동영상을 실었다. 사진과 동영상은 잡지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사진작가 데이비드 구텐펠더가 지난달 24일 미국 여성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 등 ‘위민크로스DMZ’ 대표단과 함께 북한에 동행하며 찍은 것이다. 이번에 공개된 사진은 인공기를 제작하는 평양 김정숙 공장 전경, 옥류아동병원 벽면에 그려진 은하 3호 로켓 만화, 평양 최고급 산부인과 평양산원에 설치된 영상통화 면회실, 시내 상점에 걸린 수영복, 새벽녘 김일성 광장 등이다. 이 가운데 평양유치원에서 원생들이 병원놀이 수업을 하는 모습은 지난해 신화통신이 공개한 사진과 거의 흡사하다. 피아노 2대가 나란히 놓인 상류층 가정집 내부, 와이드숏으로 찍은 개성고속도로 사진도 새롭다. 퓰리처상 수상 경력이 있는 구텐펠더는 AP통신 아시아총국 지국장 출신으로 40회 이상 방북 경험이 있기 때문에 북한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 그는 기사에서 “북한은 세계적으로 베일에 싸인 곳들 중에서도 가장 밝혀지지 않은 곳“이라며 “정치적으로 짜깁기되지 않은 주민 2500만 명의 일상생활이야말로 꼭 밝혀야 할 미스터리”라고 강조했다. ‘고슴도치 이쑤시개와 북한의 물건들’이란 별도의 기사에서 구텐펠더는 2000년 이후 찍은 북한의 물건들을 공개했다. 고슴도치 바늘에 나무 손잡이를 이어 붙인 이쑤시개, 1983년 발간된 기자 지침서, 2000년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과 함께 방북할 때 받은 고려항공 탑승권, 조선인민군공훈합창단 CD 등이다. 이번 기사는 NYT가 지난달 7일 뉴욕 한인 네일살롱 업체들의 노동력 착취를 고발한 기사에 이어 두 번째로 한글로 작성한 기사다. 한글 외에 영어와 중국어로도 작성됐으며, 페이스북이 주요 언론 기사를 모아놓은 ‘인스턴트 아티클스(Instant Articles)’ 코너에서도 볼 수 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어딜 가나 맷(탈옥수)은 애인이 있었어요.” “맷은 여자들을 잘 다룹니다.” 경비가 삼엄하기로 유명한 뉴욕 주 미 클린턴교도소의 150년 역사상 처음으로 탈옥에 성공한 죄수들이 여성 직원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 뉴욕포스트는 8일 뉴욕 경찰이 지난 6일 발생한 탈옥사건의 조력자로 추정되는 여성 교도소 직원을 조사했다고 전했다. 이 여성은 교도관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찰 조사 직후 직위 해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포스트는 익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맷은 여성을 잘 다루는 능력이 있고, 이 여성이 맷과 특별한 관계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전했다. 지난 1997년 맷의 수배 과정에 관여했던 전직 수사관도 “맷은 잘 차려 있으면 잘생겼다. 그는 어디에나 애인이 있었다”고 말했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이날 “내부 조력자 없이 탈옥에 사용된 공구 등 장비를 마련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교도소에서 일하는 모든 이들을 전방위적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나란히 붙은 감방에 수감돼 있던 죄수 리처드 맷(48)과 데이비드 스윗(34)은 5일 밤과 6일 오전 사이 전동공구로 단단한 벽체를 뚫고 쇠파이프를 잘라 탈주로를 만들었다. 1865년 문을 연 클린턴교도소는 지금까지 탈옥 사건이 단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은 미국 특수기동대(SWAT)와 함께 헬리콥터, 경찰견을 동원해 수색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수색 3일째인 현재 탈옥수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미. 이미 주변국 캐나다나 멕시코로 도주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이설 기자snow@donga.com}

“‘터키의 푸틴’이 가고 ‘터키의 오바마’가 온다.” 7일 치러진 터키 총선에서 집권 정의개발당(AKP)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자 터키 언론들이 이같이 보도했다. ‘터키의 푸틴’이라 불리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61·사진)의 12년간 독재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터키 국영 TRT 방송에 따르면 개표가 99.94% 진행된 가운데 AKP는 41%를 얻어 전체 550석 가운데 과반 이하인 259석을 얻는 데 그쳤다. AKP가 단독 정부 구성에 실패한 것은 2002년 이후 처음이다. 공화인민당은 25.1%(132석), 민족운동당 16.4%(81석), 인민민주당(HDP) 13.1%(79석) 등으로 집계됐다. AP통신은 “이번 총선은 대통령 권한을 강화하는 개헌에 대한 유권자의 뜻을 묻는 국민투표 성격이 강했다”며 “AKP가 제1당 지위를 유지했으나 사실상 패배한 셈”이라고 전했다. AKP의 과반 의석 확보 실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쿠르드계 HDP의 약진이다. 비례대표제인 터키 총선에서는 득표율 10% 이상의 정당에만 의석이 배정된다. 만약 HDP가 10% 이하로 득표했다면 AKP는 60석가량을 추가로 얻을 수 있었다. 쿠르드계는 무효표 처리를 우려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왔다. 돌풍을 일으킨 HDP는 인구의 20%(약 1500만 명)인 쿠르드 세력을 기반으로, 대표적 좌파 정당으로 성장했다. 기존 정당이 등한시해 온 여성과 성소수자의 인권 문제를 폭넓게 제기하며 지지 기반을 넓혔다. 영국 BBC는 “HDP는 누구도 배제하지 않고 모든 언어와 종교를 인정하는 자세를 보여 민심을 파고들었다”고 전했다. 셀라하틴 데미르타쉬 HDP 공동대표(42)의 개인적 매력도 통했다. 총선 이후 현지 언론은 “‘터키의 푸틴’이 ‘터키의 오바마’에게 발목을 잡혔다”며 에르도안 대통령과 데미르타쉬 대표 간 대결 구도를 부각했다. 인권변호사 출신인 데미르타쉬 공동대표는 약자를 대변하는 면모로 ‘터키의 오바마’라 불려 왔다. BBC는 “데미르타쉬 공동대표가 대중 스타로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는 터키 정계에서 매우 드문 일”이라고 전했다. 또 이달 5일 터키 내 쿠르드족의 중심 도시인 디야르바크르에서 열린 마지막 유세에서 HDP 후보를 겨냥해 벌어진 폭탄 테러도 지지 세력을 결집시키는 데 영향을 미쳤다. 최근의 불황도 민심이 여당에 등을 돌리는 계기로 작용했다. 최근 터키에서는 경제성장률이 2.9%로 주저앉고 실업률이 3년 만에 10%를 웃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에르도안 대통령 일가의 사치가 자주 구설에 올랐다.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의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지난해 말 완공된) 대통령궁에 비행기와 메르세데스 승용차, 황금 변기가 있다”며 ‘황금 변기’ 논란을 제기해 성난 민심에 불을 지폈다. AP통신은 “야권이 모두 연정을 거부하겠다고 밝혀 조기 총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대통령 권한을 크게 확대하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개헌 추진도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였다”고 전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는 언제까지 확산될까. 8일 하루에만 ‘2차 진원지’인 삼성서울병원(17명)을 중심으로 23명의 신규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7일 처음 두 자릿수(15명) 확진자가 나온 데 이어 첫 환자 발생(지난달 20일) 뒤 일일 기준 최다 환자가 확인된 것이다. 그러나 이날 ‘1차 진원지’ 역할을 해왔던 경기 평택성모병원에서는 환자가 1명도 나오지 않았다. 평택성모병원에서 새로운 감염자가 나오지 않자 보건당국은 이 병원을 중심으로 한 메르스 유행은 일단 종식됐다고 밝혔다. 1차 진원지는 조용해졌고, 2차 진원지에선 환자 발생이 이어지자 메르스가 언제까지, 얼마나 더 확산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감염자 12일이 고비 보건당국은 일단 12일을 고비로 보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바이러스를 퍼뜨린 14번 환자가 지난달 29일까지 응급실에 있다가 격리됐기 때문이다. 퇴원일인 29일로부터 최대 잠복기인 2주까지(12일까지)는 환자가 계속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8일 발표된 확진자 23명(7일 확진) 중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된 환자 수는 총 17명. 그 전날에도 14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이런 추세는 곧 잦아들 것으로 보건당국은 예상하고 있다. 복지부는 “14번 환자와 접촉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만 600여 명이고, 가족까지 확대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난다”며 “현재 검사가 진행 중인 검체들 중에서도 확진 판정이 나오는 사례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2일이 지난 시점에서도 안심할 수는 없다. 평택성모병원의 경우 병원에 최초로 바이러스를 퍼뜨린 1번 환자가 지난달 17일에 퇴원했음에도 20일이 지난 6일까지 확진환자가 나타났다. 이는 최초 감염자가 퇴원한 이후에도 또 다른 환자들에 의한 3차 감염이 계속 일어났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이 14번 환자의 입원 사실을 인지한 뒤 삼성서울병원 환자들을 격리 대상자로 지정한 날짜는 3일이다. 즉, 이때부터 14일이 지난 17일까지는 삼성서울병원에서 3차 감염을 통해 메르스에 걸린 환자가 더 나올 수 있다. ○ ‘3차 확산’ 초미의 관심사 메르스 사태의 또 다른 변수는 삼성서울병원에 있다가 다른 병원으로 옮긴 환자에 의한 ‘3차 감염자’ 발생이다. 76번 환자의 경우 지난달 28일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한 뒤 서울 송파구의 A요양병원에서 5일까지 입원했다. 그러나 5일 오후 3시경 고관절 골절상을 입어 서울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실(5, 6일)과 건국대병원 응급실(6일)에 머물렀다. 76번 환자가 5일부터 발열 증세가 있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강동경희대병원과 건국대병원에서 같은 공간에 머물렀던 사람들 역시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 보건당국은 76번 환자가 건국대병원에서 147명, 강동경희대병원에서 239명을 접촉한 것으로 파악하고 격리 조치를 취했다. 또 입원 당시 발열 증세는 없었지만 A요양병원에서도 감염이 이루어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76번 환자와 강동경희대병원, 건국대병원, A요양병원에서 접촉한 사람들 중 감염자가 생기면 메르스는 다시 한번 확산될 수 있다. 전염의 불길이 평택성모병원에서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왔다가 또 다른 의료기관으로 번지는 꼴이기 때문이다. 권덕철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총괄반장은 “건국대병원, 강동경희대병원 등에서 전파 사례가 나타나지 않도록 철저히 격리 관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한국의 메르스 확산 상황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마거릿 챈 WHO 사무총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에는 훌륭한 의료시스템이 있고 많은 의사와 전문가들이 있다”며 “내일부터 활동을 시작하는 WHO와 한국 정부의 공동조사단은 지금까지 대응조치의 적정성을 평가하고 추가 조치 또는 전략적 조정의 필요성 등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세형 turtle@donga.com·이설 / 세종=김수연 기자}
‘메르스 확산의 고리를 끊자.’ 국내에서 첫 번째 메르스 환자(1번 환자)가 확인된 지 20일이 지나면서 △비효율적인 의료정보 체계 △빈틈 많은 자가 격리 △슈퍼 전파자 등 메르스를 확산시킬 수 있는 요소들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처음 예상보다 감염자 수가 늘었지만 ‘병원 내 감염’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관리 수준을 높여 추가 확산만 막으면 안정적으로 메르스를 퇴치할 수 있다는 말이다. 특히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자를 대거 양산하고 있는 14번(35) 환자로부터 전파된 바이러스들의 최대 잠복기(2주)가 끝나는 12일경에는 확산이 계속될지, 멈출지가 더욱 뚜렷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전병률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메르스가 아직 지역사회로까지 퍼지지 않았고, 바이러스도 변이 같은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관리에서 구멍만 안 생기면 충분히 대규모 추가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를 위해선 환자 정보의 효율적인 관리와 자가 격리에 대한 철저한 감독이 요구된다. 환자의 병력과 거쳐 간 병원 등을 신속하게 파악한 뒤 해당 정보를 의료기관끼리 철저히 공유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또 이탈자가 발생하고 있는 자가 격리자에 대한 감독도 강화해야 한다. 자가 격리자의 경우 상대적으로 느슨한 관리 감독 때문에 감염됐을 경우 병원에 있는 환자보다 훨씬 더 쉽게 주변에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다. 환자와 격리 대상자 수가 늘면서 시민들의 협조도 더욱 중요해졌다. 한편 9∼13일 한국 정부와 합동평가단을 구성해 메르스 발생 관련 조사를 진행할 예정인 세계보건기구(WHO)의 마거릿 챈 사무총장은 “병원 내 감염으로 환자 수가 증가했지만 (한국이) 적절한 의학적 대응을 통해 메르스의 추가 확산을 통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세종=김수연 sykim@donga.com / 이설 기자}
“‘터키의 푸틴’이 가고 ‘터키의 오바마’가 온다.” 7일 치러진 터키 총선에서 집권 정의개발당(AKP)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자 터키 언론들이 이 같이 보도했다. ‘터키의 푸틴’이라 불리던 레제프 에르도안 대통령(61)의 12년간 독재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터키 국영 TRT 방송에 따르면 개표가 99.94% 진행된 가운데 AKP는 41%를 얻어 전체 550석 가운데 과반 이하인 259석을 얻는 데 그쳤다. AKP가 단독 정부 구성에 실패한 것은 2002년 이후 처음이다. 공화인민당은 25.1%(132석), 민족운동당은 16.4%(81석), 인민민주당(HDP) 13.1%(79석) 등으로 집계됐다. AKP의 과반 의석 확보 실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쿠르드계 HDP의 약진이다. 비례대표제인 터키 총선에서는 득표율 10% 이상의 정당에만 의석이 배정된다. AKP는 이 같은 선거 제도로 12년간 단독 정부를 구성해왔지만, HDP가 처음으로 10% 이상 득표하면서 기세가 꺾였다. 쿠르드계는 그간 10%를 얻지 못하면 무효표로 처리될 것을 우려해 무소속으로 출마해왔다. 돌풍을 일으킨 HDP는 인구의 20%(약 1500만 명)인 쿠르드 세력을 기반으로, 대표적 좌파 정당으로 성장했다. 기존 정당이 등한시해온 여성과 성소수자의 인권 문제를 폭넓게 제기하며 지지기반을 넓혔다. 영국 BBC는 “HDP는 누구도 배제하지 않고 모든 언어와 종교를 인정하는 자세를 보여 민심을 파고들었다”고 전했다. 셀라하틴 데미르타시 HDP 공동대표(42)의 개인적 매력도 통했다. 총선 이후 현지 언론은 “‘터키의 푸틴’이 ‘터키의 오바마’에게 발목이 잡혔다”며 에르도안 대통령과 데미르타시 대표 간 대결 구도를 부각했다. 변호사 출신인 데미르타시는 여성을 지지하는 자상한 면모로 ‘터키의 오바마’라 불려왔다. BBC는 “데미르타시 공동대표가 대중 스타로써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는 터키 정계에서 매우 드문 일”이라고 전했다. 또 이달 5일 터키 내 쿠르드족의 중심 도시인 디야르바크르에서 열린 마지막 유세에서 HDP 후보를 겨냥한 폭탄 테러도 지지 세력을 결집시키는데 영향을 미쳤다. 최근의 불황도 민심이 여당에 등을 돌리는 계기로 작용했다. 최근 터키에서는 경제성장률이 2.9%로 주저앉고 실업률이 3년 만에 10%를 웃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에르도안 대통령 일가의 사치가 자주 구설에 올랐다. 제1야당 공화인민당의 케말 크르츠다로울루 대표는 “(지난해 말 완공된) 대통령궁에 비행기와 메르세데스 승용차, 황금 변기가 있다”며 ‘황금변기’논란을 제기해 성난 민심에 불을 지폈다. AP통신은 “야권이 모두 연정을 거부하겠다고 밝혀 조기 총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대통령 권한을 크게 확대하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개헌 추진도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였다”고 전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최근 러시아와 서방 국가 간 군사적 대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달 30일 흑해에서 미국과 러시아 간 또 한 번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강한 러시아’를 내세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군사적 모험주의가 위험 수위로 치닫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영국 BBC는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을 인용해 지난달 30일 루마니아의 콘스탄차 항을 떠나 러시아 영해로 향하던 미국의 구축함 로스함을 향해 러시아군이 SU-24 전투기를 출격시켰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군 관계자는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미군의 명백한 영해 침입에 대해 우리나라를 보호하기 위해 전투기로 대항한 것”이라고 말했다. 로스함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4일까지 실시되는 북유럽 3개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연합 군사훈련에 참여하고 있었다. 최근 러시아와 서방 국가는 군사훈련을 통해 힘 과시를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다. 첫 도발은 러시아가 했다. 올 3월 나토가 동유럽에서 3개월간 군사훈련을 실행한 데 맞서 푸틴 대통령은 같은 달 16일 전투태세를 명령했다. 당시 러시아는 병력 3만8000명과 군사장비 3300여 대를 동원해 군사력을 과시했다. 북유럽 지역에서도 나토 회원국과 러시아군 간 날카로운 신경전이 벌어졌다. 북유럽 3개국과 나토 회원국은 지난달 25일부터 연합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노르웨이 스웨덴 등 북유럽 나토 회원국이 대거 참여한 이 훈련에는 병력 1만2000명과 전투기 200여 대가 동원됐다. 이달 5일까지 계속되는 이 훈련에는 실탄 사격 연습도 포함돼 있다. 나토는 동맹 강화를 위한 훈련이라고 배경을 설명했지만 러시아에 경고를 보내는 성격이 짙다는 관측이 나왔다. 나토의 대대적인 군사훈련에 맞서 러시아도 긴급 대응에 들어갔다. 러시아 중부군 산하 방공부대는 지난달 25일부터 나흘간 항공기 250대와 병력 1만2000명이 참여하는 군사훈련을 벌인다고 외신이 전했다. 전문가들은 “서방과 러시아 간 군사적 긴장 관계가 팽팽해지면서 냉전 이후 유럽에서 심상찮은 난기류가 흐르고 있다”고 말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영국 명문 옥스퍼드대에서 처음으로 여성 총장이 탄생했다. 옥스퍼드대는 28일 스코틀랜드 소재 세인트앤드루스대 루이즈 리처드슨 총장(56·사진)을 297대 총장으로 지명했다고 밝혔다. 이는 1230년 총장직이 생긴 지 785년 만에 처음이라고 영국 BBC는 전했다. 세 아이의 엄마인 리처드슨 지명자는 안보 및 테러리즘 전문가다. 아일랜드 태생으로 영국과 북아일랜드 간 갈등을 지켜보며 테러리즘에 관심을 갖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리처드슨 지명자는 더블린의 트리니티대에서 역사를 전공한 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와 하버드대에서 각각 정치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한국 출신 기업인 타이 리 씨(56·사진)가 여성으로서는 미국 최대 규모의 기업을 소유하고 있다고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27일 전했다. 리 씨는 소프트웨어·하드웨어를 판매하는 SHI의 최고경영자(CEO)다. 포브스는 ‘2015년 자수성가형 여성 부자’ 50인을 선정하면서 14위에 오른 리 씨의 성공담을 자세히 소개했다. SHI의 지난해 매출은 60억 달러(약 6조6500억 원)로 미국에서 여성이 소유한 기업으로는 최대 규모다. 그는 1989년 직원 5명의 망해가는 회사를 100만 달러에 인수해 직원 3000여 명의 거대 기업으로 일궜다. 현재 SHI는 영국, 독일, 홍콩 등에 30여 개 지사를 두고 보잉, AT&T 등 1만7500여 개 기업 및 개인과 거래한다. 비결은 직원에게 보여준 전폭적인 믿음과 존중이었다. 그는 직접 자가용을 운전해 출근하며, 뉴저지 주 서머싯에 있는 본사 주차장에도 CEO용 주차 공간이 따로 없다. 고객 관리는 담당 직원에게 전담하도록 했다. 그는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회사에서 인정받는 직원이 고객에게도 최선을 다한다”며 “모든 직원이 사장처럼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으로 수시로 거래업체가 바뀌는 IT 업계에서 99%의 고객보유율을 자랑한다. 포브스는 그에 대해 “아버지가 유명한 경제학자이며 태국 방콕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자란 뒤 고등학교 때 미국으로 건너왔다”고 밝혔다. 그의 아버지는 1차 경제개발계획 수립을 주도하는 등 우리나라의 근대화를 이끈 이기홍 전 경제기획원 차관보이며 남동생은 한국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이장석 구단주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 씨는 매사추세츠 주 애머스트대에서 생물학·경제학을 전공한 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P&G,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에서 경험을 쌓다가 변호사 남편의 도움으로 SHI의 전신인 라우텍을 인수했다. 한편 미국 의류유통업체 ‘포에버21’의 장진숙 씨도 자수성가형 여성 부자 4위(31억 달러·약 3조4000억 원)에 이름을 올렸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국제축구연맹(FIFA) 본부에서 29일(현지 시간) 차기 회장 선거가 2파전으로 치러졌다. 5선에 도전하는 제프 블라터 현 회장(79)의 승리가 유력하지만 미국의 FIFA 비리 수사로 표심이 흔들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FIFA 본부 회의장에 폭탄 테러 위협이 있었고 블라터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지는 등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CNN 방송은 “FIFA 비리 수사로 요르단 알리 빈 후세인 왕자(40)에게 표심이 쏠리고 있지만 그럼에도 블라터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전했다. 요르단축구협회 회장인 후세인 왕자는 요르단 현 국왕의 동생. 선거 이틀 전인 27일 미국과 스위스 검찰은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FIFA 간부 7명을 체포했다. FIFA 회장 선거는 1차로 전체의 3분의 2 이상 지지를 얻으면 당선되며, 당선자가 나오지 않으면 2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는 후보가 당선된다. 209개 회원국은 유럽(53개국), 북중미(35개국), 아프리카(54개국), 아시아(46개국), 남미(10개국), 오세아니아(11개국)로 구성돼 있다. 블라터 회장은 유럽을 제외한 5개 대륙에서 탄탄한 기반을 자랑한다. 하지만 비리 수사의 칼날이 블라터 회장을 향하면서 일부 국가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블라터 회장이 당선되면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보이콧하겠다고 압박하고 있으며 미국 캐나다 호주 등은 후세인 왕자를 지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탈표를 고려해도 아시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에서 확보 가능한 표가 130∼140표에 이르는 블라터 회장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 블라터 회장은 29일 총회 개막 연설에서 “이번 사태는 비리에 연루된 전현직 간부 개개인의 잘못에서 비롯된 것이다. 연맹 책임으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며 “왜 회장 선거를 이틀 앞두고 비리 수사를 끄집어낸 것인지 의문스럽다”며 사퇴 압력을 거부했다.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이 정치적 의도로 FIFA 수사에 나섰다’고 한 비판에 대해 제프리 래스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28일 “부패 척결 의지 외에 어떠한 의도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번 수사가 확대되면서 씨티그룹, JP모건 등 월가 대형 금융사들도 FIFA 뇌물 은닉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나이키, 코카콜라, 비자 등 FIFA 후원사들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은 29일 “블라터 회장이 FIFA의 수장으로 지낸 기간에 FIFA의 부패 문제는 더욱 심화되었다”며 “축구를 살리기 위해서 블라터 회장이 선거 결과에 관계없이 가능한 한 빨리 사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국 축구계는 오랫동안 블라터 회장의 반대편에 서왔다. 1994년부터 FIFA 부회장을 지낸 정 명예회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검은 거래’ 의혹을 받아온 FIFA의 투명성을 강조해왔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중동 지역을 제외하면 한국에서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에 전 세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9일 중국으로 출장을 갔던 한국인 H 씨의 확진 판정 뒤 “한국의 메르스 환자는 10명”이라고 곧바로 확인했다. WHO는 “한국에서 환자가 10명으로 늘어났지만 3차 전염은 아니다”며 “한국에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검사나 여행 및 교역 제한을 권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크리스티안 린드마이어 WHO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국의 메르스 사례에 대해 “특정 환자 한 명과 관련된 것이지 이후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염이 이어진 것은 아니다. 감염자들은 모두 중동을 여행하고 돌아온 특정인과 관련돼 있었다”며 “여행 제한 등 조치를 내릴 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비록 WHO가 여행 제한 권고를 내리지는 않았지만 한국의 감염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메르스 감염 증상이 있는 한국인 H 씨가 출장을 갔던 중국은 29일 메르스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풍자하는 전 세계 만평이 공개된다. 이란 일간 테헤란타임스 온라인판은 28일 IS의 만행을 보여주기 위해 이란 만화협회가 개최한 ‘국제 안티 다이시(DAESH) 만평&캐리커처 대회 2015’의 수상작이 31일부터 전시된다고 전했다. 다이시는 ‘이슬람국가(IS)’의 아랍어 약자로 일부 이슬람권 국가에선 IS를 거부하는 뜻으로 ‘이슬람국가’ 대신 ‘다이시’라고 부른다. ‘악에 대한 저항정신’을 기치로 내건 이번 대회에는 이란 중국 페루 영국 독일 등 43개국 작가가 참여했다. 이란 다음으로 중국 작가들의 참여율이 높았고, 일부 작가들은 신변 안전을 위해 익명을 썼다. 무함마드 합비 이란 만화협회 대표는 “대부분 작품이 IS의 잔혹함을 적나라하면서도 위트 있게 담아냈다”며 “수상작은 이란, 시리아, 레바논 등에서 전시된다”고 말했다. 대회는 만평과 캐리커처 두 가지 부문으로 진행됐다. 만평의 주제는 다이시. 캐리커처 인물로는 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이 포함됐다. 영문 온라인 사이트 ‘헤비뉴스’는 “캐리커처 대상에 미국, 영국, 이스라엘 최고지도자가 포함됐다. 이란이 반미, 반이스라엘 국가라는 점을 감안해 작품들을 감상해야 한다. 이번 대회가 또 다른 IS 공격을 부를 수 있다”고 전했다. IS는 올 1월 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와 이달 미국 텍사스의 ‘무함마드 풍자만화전’ 테러를 감행한 바 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국내 첫 번째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자가 확인된 지 일주일 만에 환자 수가 5명으로 늘어났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국내 첫 번째 감염자인 A 씨(68)를 진료했던 의료기관의 의사 E 씨(50)가 26일 발열 증세를 보여 유전자 검사를 진행한 결과 감염자로 최종 확인됐다고 27일 밝혔다. E 씨는 17일 병원을 찾아왔던 A 씨를 진료하는 과정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감염자 세계 6위…안이한 대응 지적 잇따라 중동 외 국가 중 메르스 환자가 5명 이상 나온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한국보다 메르스 감염자가 많은 나라는 사우디아라비아(1002명), 아랍에미리트(76명), 요르단(19명), 카타르(12명), 이란(6명) 등 5개국. 이에 따라 ‘전염성이 약하다’고 강조했던 보건 당국의 대응이 안이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일단 11일부터 호흡기 질환 증세를 보인 A 씨가 메르스 발병 지역을 다녀왔다는 것을 19일에서야 파악한 게 문제다. 이는 증세가 심한 호흡기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특정 위험 지역’을 다녀왔는지 여부를 초기부터 파악하는 과정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A 씨와 접촉한 이들에 대한 자가 격리도 느슨했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E 씨가 자가 격리 과정에서 부인, 딸과 같이 지낸 것을 고려할 때 가족 중 추가 감염자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보건의료계 관계자는 “가능성이 낮지만 A 씨와 접촉한 적이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 감염자가 나오기 시작하면 사실상 지역사회로 메르스가 퍼지는 상황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 의원들도 27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현안보고에서 메르스 확산과 관련해 부실한 초기 대응을 두고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과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을 질타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목희 의원은 “(국내 환자 발생이) 충분히 예견됐는데도 (복지부가) 앉아서 뭉개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은 “네 번째 환자가 발생한 뒤에야 전문가 회의를 열고 발열 기준을 38도에서 37.5도로 낮췄다”고 지적했다.○ 일부 격리 대상자는 음성으로 나타나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자가 격리 중 메르스 의심 증세를 보인 F 씨(46·간호사), G 씨(34·세 번째 감염자인 C 씨의 병실 접촉자), H 씨(31·의사), I 씨(29·의사) 등 4명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진행했지만 모두 음성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날 전북 정읍에서는 알제리에서 4개월간 체류한 뒤 23일 귀국한 J 씨(25·여)가 가벼운 감기 증세를 호소하며 ‘알제리에서 중동지역(카타르)을 경유해 들어왔다’고 신고해 보건 당국이 역학조사에 들어갔다. 보건당국은 J 씨가 발열 증세가 없어 메르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J 씨가 메르스 의심 신고를 한 뒤 시외버스를 타고 광주로 이동한 후에야 J 씨를 격리 조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이 직접 찾아와 신고를 한 사람도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이세형 turtle@donga.com·황형준·이설 기자}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속수무책으로 라마디를 빼앗긴 이라크군이 26일 탈환작전을 시작했다. 이라크 서부 안바르 주의 주도인 라마디는 수도 바그다드에서 110km 떨어진 전략요충지다. 라마디 함락으로 미국 주도의 IS 격퇴작전에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자 이라크군이 서둘러 탈환작전에 착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라크 정부는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라크 정부군과 시아파, 수니파 민병대로 구성된 합동군이 이른 아침 라마디로 진군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공습을 통해 지상작전을 지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군사작전은 양쪽에서 IS를 압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라크군은 라마디 탈환작전과 함께 북부 살라후딘 주에 있는 최대 정유도시 바이지를 되찾는 군사작전도 시작했다. 아랍권 위성방송인 알자지라는 “지난번 라마디 전투 때 수적 우위에도 IS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이라크군에 이번 작전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전했다. IS는 라마디 방어를 위해 병력을 집결하고 있다. AP통신은 “IS가 24일부터 전사들을 라마디로 이송하고 있다”며 “적군의 진입을 늦추기 위해 라마디 진입로마다 지뢰와 급조폭발물(IED)을 집중 설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탈환에 한 달 이상 걸린 티크리트보다 규모가 큰 라마디 탈환작전은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번 작전에는 IS의 공세에 밀려 책임 공방을 벌인 이라크와 미군의 자존심이 걸렸다. 24일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이 “이라크군은 싸울 의지가 없다”고 비판하자 이라크 총리는 다음 날 “미국이 IS에 대항해 싸우려는 의지가 없다”고 되받아쳤다. 외신은 IS가 국가 수립 1년을 앞두고 대공세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도시 탈환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라크 정부는 “깜짝 놀랄 신무기로 작전을 단기간에 성공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IS의 잇단 승리 비결에 대해 전문가들은 크고 작은 전투를 거치며 진화시킨 전술 능력과 IS식 자폭 무기를 꼽았다. 군사전문가인 빌 로지오 ‘롱워저널’ 편집장은 26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라마디 함락은 꾸준히 쌓은 IS의 전투 실력으로 얻은 결실이었다. IS의 전술은 불행하게도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IS는 라마디 전투를 앞두고 4월 초부터 치밀하게 전술을 가다듬었다. 이라크군의 감시를 피해 트럭 대신 세단을 라마디에 침투시켰고, 평소 남발하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선전도 삼갔다. 그런 뒤 자살테러 대원들이 철판을 두른 버스 모양의 폭탄차량을 타고 돌진해 폭발시키는 방법으로 이라크군을 공포에 떨게 했다. 이 차량의 폭발력은 168명의 사망자를 낳은 1995년 미국 오클라호마 주청사 폭탄테러 때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종파 갈등을 이용한 심리 전술도 통했다. 영국 BBC는 “지난해 이라크 북부 모술과 이번 라마디 함락은 시아파 정부에 불만을 품은 토착 수니파 무장조직의 협조로 가능했다”고 전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