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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당국이 장애인, 초심자, 고령자 등에 대한 에베레스트 산 등반 제한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네팔 당국은 장애인, 18세 이하 청소년, 75세 이상 노인에 대한 입산을 금지하고 해발고도 6500m 이상 산에 오른 경험이 있는 이들에게만 입산 허가증을 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크리파수르 셰르파 네팔 관광장관은 가디언을 통해 “에베레스트 등정은 놀이가 아니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혼자 산에 오를 능력이 없는 이들의 안전을 고려한 조치”라고 밝혔다. 가디언은 “그간 연령 하한 요건(16세 이하는 등반 불가)은 있었지만 고령자와 장애인, 초심자에 대한 제재는 없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1975년 여성으로 처음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 일본인 다베이 준코 씨는 “등반 시즌마다 산악인들이 우르르 몰려들면서 에베레스트가 몸살을 앓고 있다”며 이번 조치를 지지했다. 하지만 “장애인과 노인에 대한 차별이다”, “등반 허가증 발급으로 매년 수백만 달러의 수입을 올리는 네팔 경제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반대 의견도 팽팽하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지금까지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한 최고령과 최연소 산악인은 각각 80세와 13세다. 2006년엔 동상으로 두 다리를 잃은 뉴질랜드 산악인(의족 착용)이, 2011년에는 시각장애인 미국 산악인이 등반에 성공한 바 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네팔 당국이 장애인·초심자·고령자 등에 대한 에베레스트 산 등반 제한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네팔 당국은 장애인, 18세 이하 청소년, 75세 이상 노인에 대한 입산을 금지하고 해발고도 6500m 이상 산에 오른 경험이 있는 이들에게만 입산 허가증을 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크리파수르 셰르파 네팔 장관은 가디언을 통해 “에베레스트 등정은 놀이가 아니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혼자 산에 오를 능력이 없는 이들의 안전을 고려한 조치”라고 밝혔다. 가디언은 “그간 연령 하한 요건(16세 이하는 등반 불가)는 있었지만 고령자와 장애인, 초심자에 대한 제재는 없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1975년 여성으로 처음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 다베이 준코는 “등반 시즌마다 산악인들이 우르르 몰려들면서 에베레스트가 몸살을 앓고 있다”며 이번 조치를 지지했다. 하지만 “장애인과 노인에 대한 차별이다”, “등반 허가증 발급으로 매년 수백만 달러의 수입을 올리는 네팔 경제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반대 의견도 팽팽하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지금까지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한 최고령과 최연소 산악인은 각각 80세와 13세다. 2006년엔 동상으로 두 다리를 잃은 뉴질랜드 산악인(의족 착용)이, 2011년에는 시각장애인 미국 산악인이 등반에 성공한 바 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을 국빈 방문하면서 양국 간에 우호 분위기가 조성된 듯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양국 군용기가 충돌 직전까지 가고 미국에서 중국 인민해방군에 의한 해킹 의혹이 제기되는 등 군사적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미 국방부는 22일 RC-135 정찰기가 15일 서해상에서 정찰 비행 중 중국 전투기 2대에 근접 추격 비행을 당했으며 충돌 위기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RC-135 정찰기가 산둥(山東) 성 해안에서 128km가량 공해상을 비행할 때 중국의 젠훙(殲轟)-7, 페이바오(飛豹·나는 표범)라는 별명이 붙은 중국 전투기 2대가 정찰기 앞을 가로질러 ‘저지 비행’을 시도했다. 홍콩 밍(明)보는 “두 항공기 간 거리는 150m까지 좁혀져 충돌 직전까지 갔다”며 “시 주석이 방미 첫 일정으로 시애틀에 도착한 날 미국이 이 사건을 발표한 것이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남아시아 국가의 민간기관에 대한 광범위한 해킹으로 악명 높은 해커그룹 ‘나이콘(Naikon)’이 중국군과 관련이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 보도했다. 방미 중인 시 주석이 미국의 추궁에도 불구하고 기존 사이버 해킹 의혹을 정면으로 부인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사이버 보안회사 스레트커넥트와 보안컨설팅회사 디펜스그룹(DGI)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e메일에 멀웨어를 심어 개인정보를 빼내는 ‘나이콘’의 해킹 경로를 추적한 결과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연구원의 이름이 나왔다”고 밝혔다. 스레트커넥트는 e메일을 통해 빼낸 정보가 ‘그린스카이27(greensky27)’이라는 도메인으로 이동하는 사실을 발견했다. 해당 서버는 윈난(雲南) 성 쿤밍(昆明)에 위치하고 있었으며 도메인 운영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거싱(Ge Xing)’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인물로 그는 인민해방군 78020부대 소속이라는 것이다. 제임스 멀버넌 DGI그룹 관계자는 WSJ에 “SNS상에서 거싱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의 정부와 군 기관을 공격하는 해커”라며 “중국의 사이버 해킹은 광범위하고 뿌리가 깊다”고 말했다. 78020부대는 청두 인민해방군 관할 지방 군부대로 티베트의 안보와 중국 서부지역 치안을 관리하고 있다. 앞서 미국은 연방인사관리처(OPM) 전산망 사이버 공격으로 2150만 명의 개인정보와 560만 명의 지문정보가 유출된 사건을 포함해 자국 내 주요 사이버 해킹의 배후로 중국을 지목해 왔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이설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서쪽 이슬람 성지인 메카에서 정기 성지순례(하지) 기간 중 24일 압사 사고로 최소 717명이 사망하고 863명이 부상(한국 시간 25일 0시 현재)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해 이슬람권 전체가 충격에 빠졌다. 이번 사고는 1990년 1426명이 죽은 성지순례 사고 이후 최대 압사 사고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이날 사고는 메카 중심지에서 동쪽으로 5km가량 떨어진 미나 지역에서 순례 기간 중 행하는 ‘악마의 기둥’에 돌을 던지는 행사 도중 발생했다고 사우디 국영TV 등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하지는 세계 각지의 이슬람교도들이 모여드는 행사여서 사우디아라비아뿐 아니라 다양한 국적의 무슬림이 사망자에 포함될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150명으로 알려졌던 사상자는 220명, 310명, 453명 등으로 사우디 당국이 새로 발표할 때마다 급격히 늘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란에서 온 이슬람교도가 43명 사망했다. 주사우디아라비아 한국대사관은 24일 오전(현지 시간) 현재 한국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고는 이달 11일 메카의 그랜드 모스크 증축공사 현장에서 대형 크레인이 강풍에 무너져 107명이 죽고 230여 명이 다친 참사가 발생한 지 13일 만에 또다시 메카 인근에서 일어난 대형 악재여서 사우디 당국이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슬람권 일각에서는 사우디 정부가 순례객 200만 명이 몰릴 것을 예상했으면서도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사우디 당국은 현장에 4000명의 구조 인력과 220대의 구급차를 급파해 구호 조치에 나섰다.허진석 jameshuh@donga.com·이설 기자}

이슬람 수니파 국가들의 맏형 격인 중동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에 비극이 이어지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은 24일 “연이은 대형 참사와 저유가, 예멘 내전, 테러 위협 등으로 올해 취임한 살만 국왕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전했다. 올해 1월 즉위한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은 친미 색채를 덜어내고 자체 리더십을 강화하는 쪽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우선 즉위 2개월 만에 남쪽 국경을 접한 예멘 내전에 군사 개입을 단행했다. 하지만 6개월이 넘도록 성과가 나타나지 않자 내부에선 ‘중동판 베트남전’에 빠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년 넘게 이어지는 저유가로 사우디 국가경제도 침체를 겪고 있다. 경제 대부분을 유가에 의존하는 탓에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1.93%로 떨어졌다. 7400억 달러였던 외환보유액은 9개월 만에 10%나 감소했고, 셰일가스와 경쟁이 심화되면서 지난달에는 8년 만에 40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발행했다. 핵협상 타결로 영향력이 확대될 시아파 맹주 이란도 사우디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성지순례와 관련한 사고가 잇따르자 왕정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 성지순례 기간에 몰려드는 국내외 인파는 약 300만 명으로, 인명 사고는 주로 ‘악마의 기둥’(용어 설명)에 돌을 던지려고 경쟁하면서 발생한다. 1994년 270명, 2001년 35명이 압사 사고로 숨졌다. 2004년부터 지름 1m가량의 원통이던 ‘악마의 기둥’을 높이 18m, 길이 30m의 돌벽으로 바꿨지만 그해 251명이 압사했다. 2006년 1월에도 돌을 먼저 던지려고 경쟁하다가 순례객 346명이 압사했다. 11일 대형 크레인 참사에 이어 성지순례 대형 참사가 터지자 일각에서는 “사우디 정부가 종교 본연의 의미를 잊고 개발 욕구를 앞세워 인재가 발생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미 뉴욕타임스는 24일 “각종 악재가 겹쳐 순례객과 사우디 민심이 동요하고 있다”고 전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미주 대륙 역사상 가장 길게 이어진 내전이 종식될 전망이다. AP통신 등 외신은 51년 간 대립해온 콜롬비아 정부군과 반군 측이 23일 내전 종식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후안 마뉴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과 로드리고 론도뇨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 대표는 23일 쿠바 아바나에서 만나 내년 초까지 평화협정문을 체결한다는 합의문에 서명했다. 산토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빠른 시일에 완전한 합의를 이룰 것”이라며 “평화가 가까이 왔다”라고 밝혔다. 이날 처음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론도뇨 반군 지도자도 “대통령과 약속한 기한보다 앞당겨 협상을 성사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CNN은 양측의 이번 회동에 교황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추측이 나온다고 전했다. 교황이 19일부터 나흘간 쿠바를 방문한 뒤 직접 대면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교황은 20일 연설 당시 “양측은 수십 년 만에 찾아 온 평화의 기회를 지나쳐선 안 된다”며 평화 협상을 강력히 촉구했다. 합의안에는 6개월 뒤인 내년 3월까지 평화협상을 끝내고, 60일 안에 완전한 무장해제에 들어간다는 조항 등이 포함됐다. 콜롬비아 정부와 FARC 협상단은 2012년 11월부터 3년 가까이 아바나에서 평화협상을 벌여왔다. 이번엔 평화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반군 간부들의 사법 처리 문제 등에 관해 합의를 이끌어내면서 협상은 급물살을 탔다. 그간 반군의 사법 처리 완화를 강하게 반대하던 정부가 가택 연금이나 사회봉사 방식으로 징계하자는 반군 측 의견을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64년 콜롬비아 내전이 시작된 이래 정부군과 반군의 무력 충돌로 22만 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비스듬하게 카우보이 모자를 쓴 덩샤오핑(鄧小平), 식민지 시대 유행하던 삼각모를 쓴 장쩌민(江澤民), 선물로 받은 야구 모자를 그대로 쓴 후진타오(胡錦濤)…’ 미국을 찾은 역대 중국 지도자들은 개성 있는 행보로 딱딱한 사회주의 국가 지도자의 이미지를 희석시켰다. 이를 본 미 언론과 국민들이 마음의 문을 일시에 열기도 했다. 사이버안보 등 민감한 사안이 산적한 가운데 22일 방미 일정을 시작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이미지 외교를 펼칠 가능성이 크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 ‘중국 지도자들은 방미 길에 어떻게 인간미를 더했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과거 중국 지도자들의 파격 행보를 소개했다. 1979년 1월 중국 공산주의 지도자로 처음 미국을 방문한 덩샤오핑은 소탈하고 인간적인 면모로 ‘덩 신드롬’을 일으켰다. 대표적인 것은 카우보이모자. 키 150cm의 그가 얼굴의 절반을 가리는 모자를 쓰고 미 텍사스의 로데오 경기장에 나타나자 관중의 환호가 쏟아졌다. 포드자동차 등을 찾아 질문을 쏟아내고, 카메라 앞에서 여러 번 파안대소하는 덩의 모습에 세계는 ‘죽의 장막’ 시대가 가고 개혁·개방 시대가 열릴 가능성을 엿봤다. 1997년 장쩌민 전 주석은 1989년 톈안먼 사건 이후 첫 방미 길에 올랐다. 인권 등 현안을 둘러싼 미중 간 견해차가 컸지만 장 전 주석은 이미지 외교 효과를 봤다. 장 전 주석 내외는 영국 식민지 시절 유행하던 검은색 삼각모와 꽃이 달린 밀짚모자를 나란히 쓰고 식민지 시대 사회상을 재현한 윌리엄스버그를 찾았다. 딱딱하고 근엄한 모습이던 후진타오 전 주석은 2006년 미국 방문길에서 보잉사 본사를 찾아 이 회사 직원이 건넨 야구 모자를 쓰고 그를 두 번이나 포옹해 주목을 받았다. 시진핑 주석도 2012년 국가 부주석 시절 미 로스앤젤레스에서 미국프로농구(NBA) 경기를 관람한 뒤 소년다운 면모로 호평을 받았다. 현지 언론은 ‘시진핑’ 영문이름과 등번호 ‘1’이 적힌 LA 레이커스팀 유니폼을 선물받고 환한 미소를 짓는 그의 사진을 앞다퉈 올렸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역사적인 쿠바 방문 이틀째를 맞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20일(현지 시간) 오전 수도 아바나 혁명광장에서 집전한 대규모 미사에서 “사상(ideas)이 아닌 인민(people)에게 봉사하는 삶을 살라”고 설파했다.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교황의 모국인 아르헨티나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을 포함한 수만 명이 참석한 이날 미사에서 교황은 “봉사는 전혀 이데올로기적이지 않다. 왜냐하면 우리는 사상에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인민에 대해 봉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교황의 메시지는 1959년 혁명 후 56년 동안 카스트로 형제의 사회주의 독재 체제에서 살아온 쿠바인들에 대해 국제사회의 희망을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1998년 요한 바오로 2세, 2012년 베네딕토 16세에 이어 세 번째로 쿠바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신과 같은 아르헨티나 출신 혁명가인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의 얼굴을 형상화한 대형 조형물이 있는 아바나 광장에서 스페인어로 미사를 집전해 쿠바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교황은 “특정한 이익을 얻는 자리로 가는 사다리를 제일 먼저 기어오르기 위해 남에게 봉사하지 않고 권력을 남용하는 이들은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공산당 독재국가에서 관료주의에 찌든 쿠바 권력자들에 대한 경고로 들리기에 충분했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연설에서 쿠바 권력자들에게 반체제 운동가들과의 화해도 권고했지만 이날 오후 늦게 예정됐던 반체제 운동가들과 만남은 성사되지 못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앞에서 열악한 쿠바의 정치 상황을 항의하려던 쿠바 반체제 인사 30∼40명은 미사 직전 경찰에 끌려갔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미사를 마친 교황은 병상에 누워있는 피델 카스트로 전 의장(89)을 자택으로 찾아가 40여 분간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최근 작성한 회칙을 포함한 여러 저술과 신학 책 두 권 등을 선물했으며 카스트로 전 의장은 브라질의 대표적 해방신학자인 프레이 베투 신부와 자신의 대화를 담은 책 ‘피델과 종교’를 답례로 증정했다. 평소 자본주의 병폐를 비판해온 교황은 이날 저녁 쿠바 아바나 성당에서 수백 명의 사제, 수녀, 신학생을 상대로 한 기도회에서 “교회가 가난의 정신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성직자들이 돈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빈자와 약자를 돕는 데 더 노력할 것을 주문했다. 교황은 미리 준비한 원고를 그대로 둔 채 즉흥 연설을 통해 쿠바의 청년들을 향해 “이 세상을 다른 곳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꿈을 꾸라”고 조언했다. 한편 20일 뉴욕타임스와 CBS방송 공동 여론조사 결과 미국 가톨릭 신자의 89%는 최근 교황의 개혁적 행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황이 이끄는 개혁 방향을 지지하는가’라는 질문에 53%는 ‘강력히 지지한다’, 26%는 ‘어느 정도 지지한다’고 답했다. 교황은 3박 4일의 쿠바 일정을 마친 후 22일 오후 미국 워싱턴에 도착해 23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회담하며 24일 교황으로서 역대 최초로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을 한다.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이설 기자}

16일 오후 7시 54분(현지 시간) 칠레에서 리히터 규모 8.3의 강진이 발생하자 18∼20일 독립기념일 연휴를 앞두고 수도 산티아고 도심에 몰려 있던 시민들은 건물 밖으로 급히 대피했다. 진앙과 가까운 통고이, 이야펠 등 중북부 해안가 주민들은 강진 이후 발생할 지진해일(쓰나미)을 피해 해안보다 높은 고지대로 이동했다. 칠레 당국은 10개 도시에서 주민 100만 명이 대피했다고 밝혔다. 17일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통고이에서는 2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진원지에서 46km 떨어진 이야펠에선 토담집이 무너져 20대 여성이 사망하고 20명이 다쳤다. 데니스 코르테스 이야펠 시장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전력이 끊겼다. 공황 상태”라고 말했다. 강진 발생 후 리히터 규모 6.0∼7.0의 여진만 5번 이상 발생했다. 해안에 해일이 몰려오면서 코킴보 시 주택가와 도로 곳곳이 침수됐고 일부 가옥이 파손됐다. 우아니우알리의 쇼핑몰에선 천장이 무너졌다. 라세레나에선 진도 7의 진동이 느껴져 상점에 진열된 물건들이 모두 바닥에 떨어졌다. 진도 7은 사람이 서 있기가 곤란한 정도로, 느슨한 적재물과 담장은 무너진다. 지진은 산티아고에서 남쪽으로 200km 떨어진 피칠레무 지역까지 전달됐다. 진원지에서 430km나 떨어진 곳이다. 이 지역에 체류하던 조너선 프랭클린 가디언 칠레특파원은 “꽤 오랫동안 지반이 흔들렸고 아이들은 소리를 질렀다”며 “갑자기 휴대전화가 먹통이 됐다”고 전했다. 현지 주민들은 “지진이 발생하고 30∼40분 동안 건물이 흔들리다가 멈추기를 반복했다. 책상 위에 있는 컵이 떨어질 정도로 진동이 심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진원지에서 1300km 떨어진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도 지진의 여파가 전달돼 시민들이 건물에서 빠져나와 대피했다. 지진 발생과 함께 즉각 쓰나미 경보가 내려지자 칠레 연안은 물론이고 미국 캘리포니아 해안, 태평양을 건너 뉴질랜드와 하와이까지 쓰나미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 쓰나미경보센터에 따르면 실제로 지진 발생 1시간 30여 분 만인 16일 오후 9시 25분(현지 시간) 칠레 북부 코킴보 시 해안에서는 최대 4.8m의 파고가 관측됐다. 쓰나미는 태평양으로 확산돼 17일 오전 1시 53분 남태평양의 이스터 섬에 0.8m의 파고가 관측됐고 같은 날 하와이에도 도착했다.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PTWC)는 칠레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로 뉴질랜드와 인근 피지, 사모아 등에는 1m가량의 파고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뉴질랜드 국민안전부는 동부지역에 쓰나미 주의보를 내렸다. 페루와 오세아니아 국가들도 해안에 최대 3m 높이의 파도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주민들에게 해안 저지대에서 벗어날 것을 권고했다. 칠레는 환태평양 지진대인 일명 ‘불의 고리’에 속해 있어 강진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1960년 지진 관측 사상 가장 강도가 높은 리히터 규모 9.5의 지진이 발생해 5000명 이상이 숨졌다. 2010년 2월에는 규모 8.8의 지진이 강타해 525명이 사망했고 지난해 4월에도 북부 이키케 인근에서 규모 8.2의 지진으로 5명이 목숨을 잃었다. 칠레 정부는 지진이 자주 발생하자 신축 빌딩을 지을 때 리히터 규모 9.0에도 견딜 수 있도록 강력한 내진 설계 기준을 적용했다. 그 결과 이번 지진에서는 피해가 비교적 적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진원지가 인구 밀도가 높은 수도 산티아고에서 228km 이상 떨어진 데다 진원이 깊었던 점도 피해가 크지 않은 요인으로 작용했다. 연휴였지만 경보를 들은 해안 도시의 주민들은 신속하게 대피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칠레 강진으로 최대 10억 달러(약 1조1600억 원)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USGS는 “경제적 손실은 칠레 국내총생산(GDP)의 1% 미만으로 추정된다. 이번 지진으로 1억∼10억 달러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할 확률이 52%”라고 예상했다.이유종 pen@donga.com·이설 기자}

“나는 이스라엘과 미국의 ‘초능력 스파이(psychic spy)’였다.” 염력으로 숟가락을 구부리고, 멈춘 시곗바늘을 움직이는 것으로 유명한 이스라엘 마술사 유리 겔러(69·사진)가 이스라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주장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겔러는 이날 이스라엘 일간 하아레츠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둘러싼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스파이설’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을 위해 내가 한 일을 죽을 때까지 절대 말하지 않을 것”이라며 입을 다물었다. 겔러는 45년 만에 다음 달 고국 이스라엘로 돌아갈 예정인데 귀국에 앞서 인터뷰를 가졌다. 겔러가 스파이라는 주장은 2013년 방영된 영국 BBC방송의 다큐멘터리 ‘유리 겔러의 비밀스러운 삶’에서 처음 제기됐다. 다큐멘터리는 1981년 이라크 핵시설을 폭격한 모사드의 ‘바빌론 작전’과 1976년 우간다 엔테베 공항 납치 유대인 구출작전 등에서 겔러의 초능력이 활용됐다고 주장했다. 당시 겔러는 방송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의혹 제기 2년 만에 이뤄진 이번 인터뷰에서 겔러는 “BBC 다큐멘터리의 내용은 모두 완벽한 사실”이라며 스파이설을 사실상 인정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나는 이스라엘과 미국의 ‘초능력 스파이(psychic spy)’였다.” 염력으로 숟가락을 구부리고 멈춘 시계바늘을 움직이는 것으로 유명한 이스라엘 마술사 유리 겔러(69·Uri Geller)가 이렇게 주장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를 인용해 9일 전했다. 오는 10월 45년 만에 고국 이스라엘 돌아가는 겔러는 하레츠와의 인터뷰에서 “30년간 이스라엘과 미국의 정보기관에서 활동했다”며 “구체적인 활동 내용은 죽을 때까지 발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리 겔러가 정보기관에서 일했다는 의혹은 2013년 방영한 영국 BBC방송의 다큐멘터리 ‘유리 겔러의 비밀스러운 삶’이 처음 제기했다. 당시 다큐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1981년 이라크 핵시설을 폭격한 ‘바빌론 작전’과 1976년 우간다 엔테베공항 납치 유대인 구출작전 등에서 겔러의 초능력이 활용됐다고 전했다. 당시 겔러는 의혹에 대해 특별한 반응을 내놓지 않다가 2년 만인 이번 인터뷰에서 “BBC다큐의 내용은 모두 사실이며, 활동의 대가로 한 푼도 돈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겔러는 또 1970년대에 그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지자 미 중앙정보국(CIA) 측 의사가 초능력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검사를 했다고 덧붙였다. 겔러와 정보기관에 얽힌 이야기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CIA는 1970년대부터 10년 간 겔러의 초능력 연구에 매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미국에서는 기밀 해제된 미 육군 극비문서와 전직 군 장성의 인터뷰를 토대로 논픽션 책 ‘염소를 노려보는 사람들’이 출간되기도 했다. 인디펜던트는 2013년 영국 정보기관이 사람이나 사물을 찾을 때 초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기 위해 2001년 겔러를 면담했다고 보도했다.이설 기자snow@donga.com}
차가운 새벽 바다에서 세 살 알란과 다섯 살 갈립, 그리고 아내를 한꺼번에 잃은 시리아 난민 압둘라 쿠르디 씨(40). 4일 홀로 고향 코바니로 돌아와 먼저 간 가족의 장례를 치른 그는 이튿날 친척 집으로 향했다. 친척들의 위로에 줄곧 침묵했던 그는 알란의 또래인 조카의 머리만 한없이 쓰다듬었다.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평범한 이발사로 지내던 쿠르디 씨의 가정이 무너진 건 2011년. 중동을 휩쓴 ‘아랍의 봄’ 이후 민중 봉기가 내전으로 번지자 정부군은 마구잡이로 민간인들을 잡아들였다. 쿠르디 씨도 다섯 달 동안 모진 고문을 당했고 결국 집과 가게를 정리하고 피란길에 올랐다. 알레포를 거쳐 터키와의 국경 인근 코바니로 피했다. 2일 터키 해변 모래에 얼굴을 묻고 숨진 채 발견된 사진 한 장으로 난민 문제를 지구촌 핫이슈로 바꿔 놓은 비극의 주인공 알란(한때 아일란으로 알려진 시리아 난민 꼬마)이 태어난 곳도 코바니다. 하지만 그곳도 살 만한 곳은 아니었다.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수중에 들어가면서 고문보다 더한 지옥이 펼쳐졌다. 쿠르디 씨 가족은 2013년 터키 국경을 넘었고 올해 초 코바니에 잠시 들어왔다가 다시 터키를 거쳐 유럽으로 가기 위해 이달 초 에게 해를 건너다 참변을 당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시리아 내전이 장기화되면서 2011년 3월 내전 발생 직전 전체 인구(2300만 명)의 절반을 넘는 1160만여 명이 난민 신세가 됐다. 이 중 쿠르디 씨 가족처럼 보다 나은 삶을 찾아 국경을 넘은 시리아 난민은 400만여 명으로 추정된다. 시리아 난민이 주로 체류 중인 국가는 터키가 190만 명으로 가장 많고 △레바논 120만 명 △요르단 65만 명 △이라크 25만 명 등의 순이다. 국외에서 재정착한 수는 1만4400여 명으로 전체의 2.6%에 불과하다. 현재의 유럽 난민 사태는 시리아 주변국들이 점차 국경 경비를 강화한 영향으로 갈 곳이 없어진 시리아 난민들이 유럽 대륙으로 가기 위해 지중해를 건너면서 촉발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유럽 국가들은 시리아 등에서 오는 난민들을 추가 수용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4만 명 수준인 회원국의 난민 수용 규모를 12만 명 더 늘려 모두 16만 명으로 확대하겠다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계획에 독일과 프랑스가 적극 호응하고 나선 것이다. 독일이 3만1000명의 난민을, 프랑스가 2만4000명을 각각 추가로 받아들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저하는 유럽 국가들과는 달리 일시적인 난민 무제한 수용 방침을 밝혀 ‘난민 해결사’로 떠오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7일 기자회견에서 “모든 난민 부담을 독일 홀로 감당하긴 어렵다”며 EU 회원국들도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독일 보수연정은 이날 난민 수용 관련 예산 60억 유로(약 8조618억 원)를 추가 편성하겠다고 발표했다. 난민을 받아들이는 지방자치단체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30억 유로를 지원하고 연방 예산도 30억 유로를 늘리기로 한 것. 이날 보수연정 고위급 회의는 주말 사이 1만8000명의 난민이 독일에 유입된 상황에서 열렸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고 “난민 사태는 아주 중대한 위기지만 통제 가능하며 통제될 것”이라며 “프랑스는 2만4000명을 수용할 것”이라고 공식화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메르켈 총리의 난민 수용 정책에 대해 각계각층에서 조용하고 거대한 반대 움직임이 일고 있다”면서 저항이 만만치 않다고 전했다.이설 snow@donga.com·전주영 기자}

《 우리는 평일(4일) 대낮에 생맥주를 놓고 마주 앉았다. 그는 약속 시간보다 20분이나 먼저 도착해 있었다. 올해로 데뷔 30년을 맞는 가수 이승철(49)과는 초면이었지만 어색함이 없었다. 시종일관 유머러스한 농담과 웃음으로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전날 과음했다”는 그에게 “누구랑 마셨느냐”는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대화를 시작했다. 그는 “광복절 70주년 대합창 ‘나는 대한민국’ 작가들하고 마셨다”고 했다. 》보여지는 삶 부질없더라―TV로 그 공연을 봤는데 왼쪽 소매에 붙어 있던 태극기가 인상적이었다. 딸과 함께 광복절에 국기 게양하는 사진도 트위터에 올렸던데 연출인가. “명색이 ‘국민 가수’ 소리를 듣다 보니 책임감이 많이 생겼다. 횡단보도 건널 때에도 독도 지킨다는 사람이 신호도 안 지키면 되겠느냐는 생각을 하며 건넌다.” ―수입차(마이바흐)도 국산차로 바꿨다고 들었다. “어느 날 그런 차에서 내리는 게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지적한 것도 아닌데, 물론 내가 지적한다고 들을 사람도 아니지만(웃음). 남들에게 보이는 것들은 부질없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게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들에게 보이는 것들이란? “좋은 차, 좋은 집 뭐 그런 것들. 하지만 연예인은 과시욕도 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가수 지망생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 당신들도 나처럼 될 수 있다고 말이다.” ―청소년들에게 헛된 꿈을 꾸게 하는 건 아닌가. “(다소 발끈하며) 연예인이 왜 헛된 꿈인가. 그렇게 보면 나야말로 헛된 꿈을 꾸었던 사람이었다. 딴따라 상대 안 한다고 집안 모임도 못 나갔다. 연예계는 이미 거대 산업으로 컸다. 본인이 하고 싶다면 할 수 있도록 적극 밀어줘야 한다.” ―당신 같은 성공한 사람이나 할 수 있는 말 아닌가. “당사자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왜 헛된 꿈이라며 막느냐 이 말이다. 공부하기 싫어서 핑계로 가수를 꿈꾸는 건 바람직하지 않지만, 소질 있는 아이들은 적극 밀어줘야 한다고 본다. 지금은 더군다나 월드 마켓이 열린 상황이다.” ―연예인의 인생이란 게 너무 예측불가하지 않나. “지극히 한국적인 부모 시각이다. 자녀의 삶을 왜 부모가 걱정하나. 그리고 대학, 대학 하는데 명문대로 알려진 경희대에도 실용음악과가 생겼다. 노래만 잘해도 교수 되는 세상이다.” ―대학교 어디 나왔나. “수원대.” ―무슨 과? “기계과. 안 맞아서 다니다 말았다.” ―스타로 성공한다 해도 은퇴가 너무 빠르지 않나. “요즘은 그렇지도 않다. 빅뱅, 소녀시대 데뷔한 지 10년이 넘었다. 나를 봐라. 30년 하고 있지 않나. 나도 내가 이렇게 오래 무대에 서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유명해지는 삶은 좀 피곤하다고들 하던데…. “유명해지고 싶어 연예인 된 거 아닌가. 그 불편함을 즐겨야 한다. 연예인들 중에 외출할 때 모자, 선글라스로 얼굴 가리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난 지금도 지하철도 타고 명동 한복판을 자유롭게 다닌다. 사람들이 알아보면 악수하고 사인해 주고. 기질상 그게 힘들면 훈련이라도 해서 바꿔야 한다.” ―댓글도 보나. “안 본다.” ―악플로 자살하는 사람도 있다. “후배들도 상처 많이 받는다. 그럴 땐 ‘좋은 사람들과 나눌 시간도 부족한데 왜 쓸데없는 사람들을 신경 쓰느냐’고 얘기해 준다.”연예인은 유명세 불편함 즐겨야 ―원래 ‘강철 멘털’? “그 반대다. 멘털이 약해서 피하는 거다. 상처받으면 계속 머릿속에서 되감는 스타일이다. 사람들은 내가 B형일 거라고 생각하던데, A형이다.” ―소심한? “배려형이지. 하하하.” ―과거에 여러 스캔들 겪으며 당할 만큼 당해서인가. “스캔들은 없었고 사건이 많았지(웃음). 스캔들은 남녀 관계에 대한 루머 같은 거고…. 사건은 내가 저지른 일이고.” ―어떻든 그 과정에서 욕 많이 먹으면서 내공이 쌓였나. “남의 눈 신경 쓰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근데 연예인의 피(血·혈)라는 게 수족관 붕어가 되는 느낌을 즐기는 거 같다. 그걸 싫어하면 못 한다.” ―우울증 걸린 적 있나. “없다. 혹시 인기가 사라지면 다른 사람이 날 어떻게 바라볼까 걱정하고 싶지 않다. 늘 무대에서만 ‘이승철’이라고 생각하고 산다. 무대에서 내려오면 그냥 ‘이승철’이다. 너무 솔직하게 행동하는 탓에 사건 사고에 더 많이 노출되기도 하지만 나 자신에게는 그 편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은 경험의 산물인가. “내가 데뷔했던 당시엔 서른 넘긴 가수가 거의 없었다. ‘안녕이라고 말하지 마’가 히트 친 때가 스물여덟 때였는데 인기가 사라지고 평범한 생활로 돌아가더라도 신경 쓰지 말자는 다짐을 무한 반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0년을 끌어온 힘은…. “진부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팬의 힘’이다. 1990년도 대마초 사건 이후 5년간 방송정지를 먹고 전국 공연을 했는데 그때 팬들이 지금까지 힘이 되어왔다. 대중은 그런 거다. 나더러 대중가수라고 손가락질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런 사람한테 이렇게 묻고 싶다. 당신이 나 먹여 살려줄 거냐고. 하하하.” ―전화를 매니저 통하지 않고 직접 받던데…. “매니저가 없다. 30년째 내가 직접 인터뷰 약속 잡는다. 연예인들 90%는 ‘기자 알레르기’가 있다. 후배들한테 그렇게 생각하지 말라고 한다. 대중에 노출되는 게 우리 직업 아닌가.”‘30년 가수의 길’ 이끈건 팬의 힘 ―노래하기도 바쁜데 에너지 소모가 크지 않나. “아무리 늦게 자도 매일 오전 6시에 일어난다. 커피 마시고 아이 학교 보내고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30년 동안 그렇게 살아서 별로 힘들지 않다. ―예술가들 중에는 대중과 유리되는 게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겉으론 그렇게 말해도 속으론 안 그럴 거다. 살아서 유명해지고 싶지 죽고 나서 유명해지고 싶다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견을 달고 싶지만 넘어가자(웃음). 대중가수로 성공하려면…. “본인이 하고 싶은 음악만 하겠다는 고집을 버려야 한다. 철저히 대중적이어야 한다는 거다. ‘히트곡’은 내가 만드는 게 아니라 대중이 만들어주는 거다. 결혼한 뒤부터는 좋은 참모들 써서 이 사람들이 시키는 대로 하는 작전으로 가고 있다.” ―지난 인터뷰 기사들을 보니 ‘가수로서의 운명’이라는 말을 자주 하던데…. “가수로 타고난 것도 운명이지만 노래만 잘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좋은 곡과 좋은 사람을 만나야 하는데 그게 내 맘대로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일종의 ‘아다리’(‘적중’을 뜻하는 비속어) 같은 게 잘 맞아야 한다.” 그가 생맥주에 이어 나온 청주 한 잔을 들이켜더니 말을 이었다. “1994년 뉴욕에 가서 가장 유명한 뮤지션들을 섭외해 앨범을 만들었다. 스팅, 마돈나 앨범에 참여한 거장들이었다. 무조건 대박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망했다(웃음).” ―패인(敗因)은 뭐였다고 보나. “너무 어려웠다. 뉴욕에선 괜찮았는데 서울 와서 들어보니 너무 지루했다. 거듭 말하지만 음악적 실력과 감이 운과 어우러져야 히트할 수 있다. 가장 큰 운은 사회적 분위기다.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는 완전 망한 노래였는데 고 노무현 대통령 추모 동영상에 배경 음악으로 깔리면서 히트를 쳤다. ‘네버엔딩 스토리’도 3개월 동안 죽 쑤다가 막판에 유재석 송은희가 녹음실에 찾아오면서 소위 말해 ‘떴다’.” ―은퇴도 생각하나. “은퇴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는다. 대중들이 나를 더이상 찾지 않을 때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거다.” ―노래 안 하면 뭐할 건가. “데뷔 30년이라고 자꾸 소감이 어떠냐고들 물어서 가만히 생각해봤다. 굳이 구분하자면 ‘네버엔딩 스토리’가 히트치기 전이 제1의 시기, 그 이후부터 결혼 전까지가 제2의 시기, 결혼 후 지금까지가 제3의 시기이다. 제4의 인생을 계획 중이다. 제주도에서 살고 싶기도 하고 요리에도 관심이 많아 파리에 살면서 요리학교에 다니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영적 체험후 봉사의 삶 시작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알고 있다. “결혼 후 나만의 영적 체험을 했다. 사실 내가 봉사의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종교적 체험이 크다. 첫 봉사가 아프리카 차드에 학교를 짓는 것이었는데 교회에 다니면서부터 시작한 일이다. 학교 10개 짓는 게 목표인데 지금 4개 지었다. 차드에서 알게 된 소녀가 있는데 알 수 없는 병으로 시력을 잃고 있었다. 우리 집에 데려와 3개월 넘게 있으면서 수술을 시켜주었다. 그 아이를 공항에서 보내고 들어오는 길에 김천교도소 청소년들을 위해 노래를 가르쳐 달라는 ‘사역’이 들어왔다. 이후 바로 6·25전쟁에 참전했던 프랑스 노병을 돕는 사역이 들어왔다. 그런 일들이 연달아 이어져 나도 신기했다.” 그에게 3일 한국방송협회가 주는 한국방송대상(문화예술인상)을 안긴 탈북 청년들과의 독도 합창 다큐멘터리도 그런 연장선상에서 나온 일이라고 했다. “어느 날 교회 집사님이 집사람을 통해 탈북청소년합창단 ‘위드 유’가 독도에서 공연을 하고 싶어 하는데 지휘를 해달라는 부탁이 왔다. 처음엔 너무 정치적인 행위로 느껴졌고 무엇보다 독도는 (김)장훈이 형 것 아닌가(웃음). 그러다 집사람이 독도뿐 아니라 유엔과 하버드대에서도 합창을 해 아이들에게 바깥세상을 보여주자고 집요하게 설득해서 하게 됐다.” 한 가지 일에 30년을 몰두해 성공의 반열에 오른 사람들에겐 특별한 비결이 있기 마련이다. 그를 만나보고 싶었던 것도 부침이 심한 가요계에서 30년을 롱런한 비결이었다. 가요계라고 특별한 비결이 있었던 것은 아닌 것 같았다. 그는 “운이 좋았다”고 했지만 그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성실, 집념, 겸손함이 있어야 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인터뷰를 마치고 그는 목함지뢰 희생 장병들에게 성금을 전하러 간다며 국군수도병원으로 향했다. 성공한 사람에서 베푸는 사람이 되려는 또 한 사람의 건전한 대한민국 국민을 만난 것 같았다. ‘노는 오빠 이승철’을 좋아했던 20대의 젊었던 팬들이 ‘철든 오빠 이승철’과 함께 나이 들어가듯 말이다.허문명 국제부장 angelhuh@donga.com·정리=이설 기자}
“일본을 혐오하려는 게 아닙니다. 우리가 바라는 건 위안부 문제 등 과거에 저지른 만행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과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동원 등 만행을 알리기 위해 자전거로 미국을 횡단한 두 한국 청년이 2일(현지 시간) 뉴욕 맨해튼에서 68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주인공은 심용석 씨(22·인천대 중어중국학과)와 백덕열 씨(22·경희대 체육학과). 이들은 6월 27일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를 출발한 이후 68일 동안 페달을 밟은 끝에 2일 뉴욕에 도착했다. 두 사람이 자전거로 달린 거리는 6000km가 넘는다. 이들은 이날 오전 맨해튼의 일본 총영사관에 위안부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과를 요구하는 항의서한을 전달한 뒤 유엔 본부 앞으로 이동해 일본의 위안부 만행을 비판하는 내용의 영문 성명서를 낭독했다. 두 사람은 독도경비대에서 함께 근무하면서 독도 문제와 위안부 문제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수많은 관광객 앞에서 두 사람은 “다시는 이런(위안부 만행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일본 정부가 교육을 통해 올바른 역사를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준비한 성명서를 통해 “2차대전 당시 한국 등에서 위안부를 동원했음에도 일본 정부는 이를 부인하며 역사를 세탁하고 있다”며 “위안부 문제를 공식 인정(Admit)하고 사과(Apologize)하라”고 요구했다. 또 “범죄행위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전 세계인이 동행(Accompany)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인정·사과·동행’의 영문 머리글자를 합친 ‘트리플A’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펼치겠다고 다짐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자유를 달라! 메르켈! 독일!” 1일 오전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의 켈레티 철도역은 시위대, 경찰, 텐트, 돗자리가 뒤섞인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새벽 헝가리 정부가 난민 통제를 위해 서유럽으로 향하는 열차 운행을 중단하겠다고 밝히자 성난 난민들이 항의시위를 벌인 것. 헬멧을 쓴 경찰들이 곤봉을 휘두르며 난민들을 역사 밖으로 몰아내자 이들은 구호를 외치며 울부짖었다. 일부 난민은 항의의 표시로 아기와 기차표를 높이 들어 보이기도 했다. 영국 BBC는 1일 “헝가리 당국이 이날 오후부터 비자를 소지한 난민과 일반 승객들에겐 역사 입장을 허용했지만, 몰래 역사로 들어가려는 난민들로 대혼란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텐트와 돗자리를 펴고 휴식을 취하는 2000∼3000명의 난민들로 켈레티역이 거대한 난민촌으로 변했다”고 전했다. 시위대 150여 명은 밤샘 시위를 벌였다. 유럽 각국의 난민대책이 엇갈리는 가운데 ‘난민 쿼터제’를 주장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일 “통일된 유럽 난민 대응정책 도입이 시급하다”며 “(각국이) 서로를 비난하는 대신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럽에서 들어온 난민은 처음 입국한 국가에서 난민 신청을 하도록 규정한 더블린 조약 이행도 독일에서 일시적으로 유보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일 일반 가정이 난민에게 숙소를 제공하는 웹사이트인 ‘난민환영(Refugees Welcome)’에 독일인 780명 이상이 가입했다고 전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세계 최대 불륜 중개 사이트인 ‘애슐리 매디슨’을 해킹한 해커그룹이 3700만 명에 이르는 개인정보 전체를 인터넷에 올려 후폭풍이 일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이 19일 보도했다. 영국에서는 여성 의원과 국방연구소 고위 과학자 등 1000여 명의 공직자 및 교직자가 이 사이트의 회원으로 드러났고, 미국에서는 결혼과 가족의 가치를 옹호하는 미국의 보수적 로비단체 ‘가족연구위원회(FRC)’의 조슈아 더거 전 사무총장의 이름이 들어 있었다. 특히 더거 전 사무총장은 2013년 유료회원으로 986달러(약 116만 원)의 이용료를 납부했고, 청구서 주소지는 아칸소 주에 있는 그의 할머니 집으로 해둔 것으로 드러났다. 유부남인 그는 특히 ‘거품 목욕’ 등을 성적 취향으로 등록해 두고 혼외정사 파트너를 찾았다고 온라인 매체 가우커는 전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9일 유출된 회원정보 중에는 미셸 톰슨 스코틀랜드국민당(SNP) 의원과 국방연구소 고위 과학자 등 수백 명의 영국 공직자가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명단에서 발견된 영국인 중에는 공직자 124명, 국방부 직원 92명, 경찰관 50여 명 등이 있었다. 하지만 톰슨 의원은 “한 번도 이 사이트를 방문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영국 의회는 법무부와 국방부 등 정부 부처 관리를 불러 공직자 정보가 이 사이트에 실린 이유를 추궁할 계획이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한국 사위’인 친한파 인사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59·사진)가 종양의 95%가 사라졌다고 18일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8주간 집중치료 끝에 종양 대부분이 사라졌으며, 남은 종양 일부도 곧 사라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한국인 유미 호건 여사를 아내로 둔 그는 올 6월 비(非)호지킨 림프종 암 3기 진단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그는 “몸 60%에 퍼진 사과만 한 크기의 종양을 없애기 위해 지사 일을 수행하면서 3주마다 5일씩 입원치료를 받았다”며 “지금은 의사들의 권유로 밤낮없이 ‘일중독’으로 살던 습관을 버리고 하루 8시간 이하로 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17일 태국 방콕 중심가를 강타한 폭탄 테러 공격의 배후 세력을 추적 중인 태국 경찰은 폭발 현장 부근 폐쇄회로(CC)TV에 찍힌 용의자의 사진을 공개하며 수사망을 좁혀가고 있다. 현재까지 22명이 숨지고 120여 명이 다치는 등 사상자가 140명 선을 넘어섰다. 태국 경찰은 사망자에 중국인 2명, 홍콩인 2명, 말레이시아인 2명, 싱가포르인 1명, 필리핀인 1명 등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솜욧 뿜빤무앙 경찰청장은 “에라완 사원 근처 의자에 설치된 TNT 3kg의 사제 파이프 폭탄이 터졌으며 이 폭탄의 파괴력이 반경 100m에 미쳤다”며 “사망자가 30명까지도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이 폭탄을 터뜨린 용의자로 지목한 남성은 어두운 색의 배낭을 멘 채로 에라완 사원에 들어갔다가 배낭 없이 사원을 빠져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인파가 붐비는 사원 벤치에 앉았던 그가 조용히 배낭을 내려놓고 걸어 나오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된 것. 노란색 티셔츠 차림의 이 남성은 어두운 색의 안경테를 착용하고 있었다. 솜욧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CCTV 속) 이 남성의 신분은 물론이고 내국인인지 외국인인지도 알지 못한다”며 적극적인 제보를 요청했다. 쁘라웃 타본시리 경찰 대변인은 “노란 셔츠의 남성은 단순한 용의자가 아니다. 그는 폭파범”이라며 진범임을 확신했다.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이날 워룸(War Room·전쟁상황실) 회의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했다. 쁘라윗 웡수완 부총리 겸 국방장관은 회의 시작 전 기자들에게 “범인의 정체가 좀 더 분명해졌지만 아직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쁘라윳 총리는 “용의자가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지지하는) 반정부 단체 ‘레드셔츠’ 소속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반(反)정부 세력의 소행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이슬람 분리주의 세력이나 중국 위구르족 세력의 소행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18일에도 방콕 시내에서 또다시 소규모 폭발물이 터지는 등 테러 공포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날 짜오프라야 강 근처 부두에서 소형 폭발물이 터졌다. 경찰은 “이번 폭발로 죽거나 다친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해당 부두가 폐쇄됐다”고 말했다. 전날 에라완 사원 부근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와 이번 폭발이 서로 관련성이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태국 주재 한국대사관은 “한국인 부상자가 있는지 경찰, 병원 등을 상대로 계속 확인하고 있다”며 “2차 폭탄 테러 소문이 나돌고 있는 만큼 수쿰윗, 실롬, 통로 등 테러 위험지역으로 거론되는 곳의 방문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중국 정부는 이번 방콕 폭탄 테러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테러범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요구했다. 중국 외교부는 성명에서 “이번 폭발로 홍콩 주민 2명을 포함해 중국인 관광객 4명이 숨지고 20여 명이 부상했다”며 “중국은 이 사건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홍콩 정부도 18일 태국에 대해 여행경보를 발령한다고 밝혔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미국 2위의 이동통신회사 AT&T가 2000년대 초반부터 최근까지 미 국가안보국(NSA)의 감청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 기밀자료 분석을 통해 “AT&T가 10년 넘게 NSA에 방대한 개인 통신기록을 제공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양측 관계는 매우 협력적이었으며 AT&T는 NSA를 도우려는 의지가 매우 강했다”고 전했다. 2001년 9·11테러 이후 미 정보당국이 통신사의 협조를 받아 시민 대상 감청을 진행해 온 사실은 널리 알려졌지만 특정 회사의 개입 정황이 구체적으로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이 기사는 전직 중앙정보국(CIA) 직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이 제공한 기밀자료를 NYT와 미국 비영리 인터넷 언론 프로퍼블리카가 공동으로 분석한 것이다. NYT에 따르면 양측이 처음 파트너십을 맺은 것은 1985년. 이후 AT&T는 2001년 애국법(용어설명) 통과 직후 대량의 개인정보를 NSA에 제공했다. 2003년에는 하루 100만 통 이상의 개인 e메일을 넘기며 밀월관계를 이어왔다. NSA가 유엔본부의 인터넷 통신을 도청할 땐 기술 지원을 했고, 미 전역 17곳 이상의 인터넷 허브에 감시장비를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료에는 회사명이 직접 언급되지 않았지만 시장점유율 등으로 미뤄 AT&T가 분명하다고 NYT는 전했다. NSA가 통신사들의 도움을 받아 무차별 정보 수집을 해 온 것은 여러 차례의 폭로를 통해 알려졌다. 2006년 전직 AT&T 엔지니어 마크 클라인은 “AT&T가 NSA에 테러와 관계없는 내국인의 e메일, 통화기록을 제공한다”고 폭로한 바 있다. 미 의회는 올해 6월 NSA가 전화회사들로부터 무차별적으로 전화 데이터를 수집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미국자유법안을 통과시켰다. 한편 NSA, AT&T는 “우리는 국가 안보의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NYT는 전했다. 이 신문은 또 NSA의 과거 무차별 정보수집에 대한 스노든의 폭로 이후 통신회사들이 서둘러 방어조치에 나섰기 때문에 지금도 이런 프로그램이 작동하고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전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상추로 건배!” “정말 맛있고 싱싱하다.” 10일 우주 공간에서 난데없는 상추 파티가 벌어졌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홈페이지를 통해 생중계한 화면 속에서 우주인 스콧 켈리, 젤 린드그린, 유이 기미야(油井龜美也)는 상추에 발사믹 식초와 올리브 오일을 곁들여 먹으며 연신 “맛있다”고 감탄했다. 우주인들이 우주에서 직접 기른 채소를 수확해 먹는 모습이 공개된 것은 처음으로, NASA는 “발광다이오드(LED)가 태양광을 대신하는 수경재배시스템 ‘베지(Veggie)’를 이용해 채소를 재배할 수 있었다”며 “향후 우주 공간에서 자급자족과 관련한 중요한 진전을 이뤄 냈다”고 밝혔다. 우주인들이 시식한 상추는 지난달 8일부터 재배하기 시작했다. 장치 안의 상추는 빨강·파랑·녹색 LED가 뒤섞여 보라색으로 보인다. NASA는 지난해 5월에도 상추 재배에 성공한 뒤 같은 해 10월 이 상추를 지상으로 보내 유해물질 함유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고, 섭취해도 문제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NASA는 “우주에서의 작물 재배는 우주인의 감성에도 도움이 되며 우주 방사선의 악영향을 줄이는 등 장점이 있다”고 전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