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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은 집중호우로 피해를 겪고 있는 지역에 한반도 전시 해상 침투 임무를 수행하는 최정예 요원이 포함된 특수전사령부 병력을 투입하는 등 인명 구조와 복구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육군 등을 포함해 수해 현장에 투입된 장병은 15일 600여 명, 16일 1200여 명 등 총 1800여 명이었다. 즉각 출동할 수 있도록 대기 중인 인원은 15일 1400여 명, 16일 1500여 명에 달했다. 육군은 15일 50·32·37사단 및 특전사 등 16개 부대 장병 570여 명을 폭우 피해가 심각한 경북 예천 및 문경, 충남 논산, 충북 증평 등에 투입했다. 16일에도 15개 부대 장병 1120여 명을 충북 청주, 부산 등에 투입해 복구 작전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특전사 재난신속대응 부대원 60여 명은 15일 저녁부터 충북 청주와 괴산 일대 수해 지역에 긴급 투입돼 탐색 구조 장비와 보트 등으로 침수된 주택 지역에서 3시간 만에 33명을 구조한 뒤 대피시켰다. 차량 15대가 물에 잠겨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 침수 사고와 관련해선 특전사 13특임여단에 소속된 해상 침투 임무 수행 특수부대원 8명을 투입해 수색 작전을 진행했다. 공군도 실종자 수색을 위해 전시 작전 중 조난된 조종사를 구조하는 공군 특수부대 최정예 병력인 항공구조사 20여 명을 지하차도 침수 현장에 투입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16일 주요 지휘관과 긴급상황점검회의를 화상으로 열고 “각급 지휘관들은 각 지자체에 먼저 전화하거나 방문해 장병들의 지원이 필요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알아내 선제적으로 조치하라”고 지시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군 당국은 집중호우로 피해를 겪고 있는 지역에 한반도 전시 해상 침투 임무를 수행하는 최정예 요원이 포함된 특수전사령부 병력을 투입하는 등 인명 구조와 복구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육군 등을 포함해 수해 현장에 투입된 장병은 15일 600여 명, 16일 1200여 명 등 총 1800여 명이었다. 즉각 출동할 수 있도록 대기 중인 인원은 15일 1400여 명, 16일 1300여 명에 달했다. 육군은 15일 50·32·37사단 및 특전사 등 16개 부대 장병 570여 명을 폭우 피해가 심각한 경북 예천 및 문경, 충남 논산, 충북 증평 등에 투입했다. 16일에도 15개 부대 장병 1120여 명을 충북 청주, 부산 등에 투입해 복구 작전 등을 진행하고 있다. 육군은 “현장에 투입된 장병 외에도 즉각 투입할 수 있는 특전사 및 2신속대응사단 장병 1500여 명이 대기하고 있다”고 16일 전했다. 특히 특전사 재난신속대응부대원 60여 명은 15일 저녁부터 충북 청주와 괴산 일대 수해 지역에 긴급 투입돼 탐색 구조 장비와 보트 등을 동원해 침수된 주택 지역에서 3시간 만에 33명을 구조해 대피시켰다. 차량 15대가 물에 잠겨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 청주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 침수 사고와 관련해선 특전사 13특임여단 소속 해상척후조 8명을 투입해 수색 작전을 진행했다. 해상척후조는 해상침투 목표 지역에 본대 병력 보다 먼저 투입돼 정보를 수집하는 특수임무조다. 공군도 실종자 수색을 위해 전시 작전 중 조난된 조종사를 구조하는 공군 특수부대 최정예 병력인 항공구조사 20여 명을 지하차도 침수 현장에 투입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구조가 필요할 때 즉각 지원할 수 있도록 출동준비태세를 유지하라”며 “현장 지휘관 판단에 따라 탄력적으로 부대를 운용해 사고 예방에 선제적으로 나서라”고 지시했다. 손효주기자 hjson@donga.com}

“저는 ‘드니프로강의 기적’이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 믿습니다.”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110분간 정상회담을 가진 뒤 진행된 언론 발표에서 “한국은 지난해 약 1억 달러(약 1200억 원)의 인도적 지원에 이어 올해 1억5000만 달러(약 1900억 원)의 인도적 지원도 효과적으로 이행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6·25전쟁 이후 한국의 발전과 번영의 역사를 일컫는 ‘한강의 기적’이 우크라이나 영토를 가로지르는 드니프로강에도 있을 것이라 확신한 것.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지뢰 탐지기를 포함한 인도적 차원의 안전 장비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윤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안보-인도-재건 분야에서 각각 3개 지원을 포괄하는 9개 패키지의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를 함께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재건 복구 분야에서도 큰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국이 우크라이나의 회복 센터 건설에 참여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서방의 자유민주주의 연대에 적극 참여한 뒤 총 규모 2000조 원대로 추정되는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 사업에서도 주도권을 쥐겠다는 게 대통령실의 복안이다.● “재정 통해 우크라 전쟁수행 능력 지원”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6일 브리핑에서 양국 간 안보 협력과 관련해 “군수물자 지원 확대에서 더 나아가 중장기적으로 한국과 우크라이나 간 방위산업 협력을 계획하고 구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 지원은 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지만 중장기적으로 무기를 수출할 가능성은 열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김 1차장은 “우크라이나 재건 분야에서도 장기적으로 방산과 공급망, 기본 인프라, 자동차, 차세대 배터리, 통신, 디지털 분야까지 한국 기업의 직접 투자를 우크라이나가 원하고 있다”고 했다. 재정 지원과 관련해서도 “우크라이나의 전쟁 수행 능력을 지원하게 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수도 키이우 인근의 부차시 학살 현장과 민간인 주거지역으로 미사일 공격이 집중된 이르핀시를 돌아본 뒤 전사자 추모의 벽을 찾아 헌화했다.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죽음을 겁낼 권리가 없다’고 말한 것을 기억한다”며 “생즉사 사즉생의 정신으로 강력히 연대해 함께 싸워나간다면 분명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2차전지 등 韓 기업 직접투자 요청”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양국 정부와 기업 간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한국 재정당국이 이미 배정해 놓은 1억 달러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사업기금을 활용해 인프라 건설 등 양국 간 협력 사업을 신속히 발굴하고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특히 우크라이나는 2차전지, 전기차 생산, 금속 제련 분야까지 직접 투자를 요청했다”고 했다. 또 전쟁으로 파괴된 교육기관 재건 협력을 추진하고, ‘윤석열 젤렌스키 장학금’을 신설해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학생들이 안심하고 학업을 마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군사적 지원 가능성을 더욱 명확히 했다. 직접 전쟁터까지 방문했으니 러시아를 적대국으로 만든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바르샤바=장관석 기자 jks@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간)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국과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재건에서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국빈급 공식 방문에 맞춰 한국과 폴란드 정부는 최대 1조 달러(약 1200조 원) 이상의 재원 소요가 전망돼 ‘제2의 마셜플랜’으로도 불리는 우크라이나 재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MOU에는 우크라이나 도시 인프라 등 재건·개발 프로젝트에서 양국의 정부 및 민간기업 간 협력을 확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재건의 거점이어서 한국이 우크라이나 재건에 참여할 길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 尹 “폴란드 원전 건설 기업 협력 적극 지원”리투아니아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 후 폴란드 바르샤바를 찾은 윤 대통령은 13일 오전 폴란드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 이어 두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나토에서 자유연대 강화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발신한 윤 대통령은 폴란드에서 방산, 원전 협력 등 ‘세일즈 외교’에 집중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공동 발표에서 “한국은 폴란드의 핵심 투자국 중 하나”라며 “특히 한국 기업의 폴란드 진출이 전기차 배터리, 5세대(5G) 이동통신 등 첨단산업 분야로 확대되는 점에 주목하고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폴란드 정상은 “폴란드의 한국산 무기 추가 도입 계획에 대해 협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17조 원대 1차 수출 계약에 이어 현대로템의 K2 전차,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등 30조 원대 수출 협상이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폴란드 언론 기고문에서 “작년에 대한민국이 폴란드와 체결한 K2 전차, K9 자주포의 수출 계약은 그 규모가 전례 없는 것으로, 향후 폴란드의 국방력 강화는 물론이고 한-폴란드 양국의 국방 협력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양국 방산 협력이 기술이전, 공동연구, 공동개발의 영역으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두다 대통령은 “안보 분야에서 적극적인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며 “한국에서 무기를 수입할 뿐만 아니라 한국 무기를 폴란드에서도 생산하고 싶다”고 말했다. 두다 대통령은 한-폴란드 간 항공 노선 증편 필요성도 강조하며 관광 분야 협력 확대를 제안했다. 원전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는 원자력 발전이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 달성을 모두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이라는 데 공감했다”며 “폴란드 원전의 성공적인 건설을 위한 양국 기업 간 협력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고 했다. 양국의 포괄적 협력을 촉진하는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FP)도 체결된 데 대해 윤 대통령은 “양국 기업 간 협력을 확대해 나갈 수 있는 좋은 기반”이라고 말했다. 양국 정부 간에 체결된 TIFP는 △공급망 협력 촉진 △기업 간 공동 프로젝트 개발 △무역장벽 제거와 교역 촉진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기고문에서 “양국의 호혜적 경제 협력 관계가 청정에너지, 차세대 배터리, 전기자동차, 정보기술(IT)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며 “한국과 폴란드가 기후 위기, 공급망 불안정 등 글로벌 복합 위기에 대처함에 있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재건 韓 참여 기반 마련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폴란드 우크라이나 개발 협력 전권대표와 ‘우크라이나 재건’ MOU를 체결하면서 전후 재건에 양국이 협력할 기반도 마련됐다. 14일 열릴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을 위한 기업인 간담회’에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경제사절단이 대거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폴란드 정부는 교통인프라 개발 협력 MOU도 체결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 철도 컨소시엄이 수주한 폴란드 신공항 사업 연계 고속철도 설계사업은 양국의 인프라 분야 협력을 확대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적극 지원을 약속했다.바르샤바=장관석 기자 jks@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이 화성-18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시험 발사에 성공하면서 대미 핵 기습 타격 위협이 ‘레드라인(금지선)’에 근접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미 당국은 4월 13일 첫 시험 발사 90일 만인 12일 평양 일대에서 쏜 화성-18형은 “비행 제원상 북한의 역대 최강 ICBM”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고체연료의 종류와 엔진 노즐부 소재 등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고체 ICBM 기술이 축적된 것으로 한미 당국은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괴물 ICBM(화성-17형 액체연료 ICBM)’이 열병식 공개 후 25개월 만에 시험 발사에 성공한 것과 비교해 화성-18형은 그 기간이 5개월로 5분의 1 수준”이라며 “두 차례 시험 만에 고체 ICBM의 주요 기술을 검증한 것은 예상을 뛰어넘는 빠른 속도의 진전”이라고 말했다. ● 北 ICBM 중 최고 정점고도 북한은 전날(1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하에 화성-18형 시험 발사가 성공했다면서 12분가량의 동영상과 17장의 사진을 13일 공개했다. 이번에도 4월 첫 시험 발사 때처럼 1단 추진체는 ‘표준탄도비행방식(정상각도)’, 2·3단 추진체는 고각으로 쐈다. 이동식발사차량(TEL)을 이용한 ‘콜드론치(냉발사체계)’ 방식도 동일했다. 하지만 추력을 조절해 비행거리(약 1000km)와 정점고도(2000km대 초반)를 줄여 쐈던 4월과 달리 이번엔 “최대 출력(추력)”으로 발사해 역대 최장 비행시간(74분 51초)은 물론이고 최고 정점고도(6648.4km)를 기록했다. 단 분리 후 최종 탄두부에 장착된 카메라가 우주공간에서 촬영한 지구의 크기도 4월 발사 때보다 훨씬 작았다. 정상각도로 쐈다면 1만5000km 이상을 날아가 미국 본토 어디든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이다. 장영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은 “첫 발사 때는 ‘시간지연 분리 시동방식’으로 미사일의 최고속도를 줄인 후 2단 로켓을 점화했지만, 이번엔 시간 지연없이 미사일 속도를 유지한 채로 2단 로켓을 점화했다”고 말했다. 발사 명령 수십 초 만에 미 본토 전역으로 향할 수 있는 고체 ICBM의 최대 성능을 실증했다는 의미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1차 발사 때와 달리 탄두부 좌우측에 장착된 안테나는 (화성-18형의) 최대 성능 도달 시 데이터를 수집하려고 한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발사 당시 1단 엔진부에서 분사된 붉은 빛의 화염은 질산에스테르 계열의 고성능 추진제로 고체연료를 만든 정황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70분 이상 비행에 성공한 점에서 엔진 노즐부 등 주요 부위에 내열성이 강한 고성능 복합재가 사용된 것으로 분석된다.● 군 “재진입·다탄두 기술 완성 주력할 듯”화성-18형의 시험 발사 성공으로 2017년 화성-14·15형(액체연료 ICBM)으로 시작한 북한의 ICBM 기술력은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많다. 위성 등에 발사 징후(연료 주입 등)가 포착되는 액체연료 ICBM은 효용성이 떨어진다. 상대국이 선제타격을 하거나 요격 준비에 충분한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주요 핵강국이 ‘핵 투발’이 유일한 목적인 ICBM을 모두 고체연료 ICBM으로 운용 중인 이유다. 북한은 이번에도 고각 발사로 ICBM의 ‘최종 관문’인 재진입 기술은 입증하지 못했다. 향후 정상각도 발사로 재진입 기술을 검증하는 한편 러시아의 야르스(RS-24)급 다탄두 기술을 화성-18형에 접목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군 당국자는 “뉴욕과 워싱턴에 대한 ‘동시 기습 핵 타격’ 능력을 갖춰야 미국의 확장억제를 무력화하고, 백악관을 협상장으로 끌어낼수 있다고 김정은은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은 이번 도발이 북한이 전승절이라고 주장하는 정전협정일(27일)과 18일 한미 핵협의그룹(NCG) 첫 개최를 앞두고 반미 분위기 고조를 통한 내부 결속과 정찰위성 발사 실패 만회를 위해 치밀하게 계획된 것으로 보고 있다. 군 소식통은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미 정찰기 동해 배타적경제수역(EEZ) ‘침범’ 시비와 격추 위협도 이 같은 계획의 일환”이라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시험발사를 참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미제와 남조선 괴뢰 역도들이 부질없는 반공화국 적대시 정책의 수치스러운 패배를 절망 속에 자인하고 단념할 때까지 보다 강력한 군사적 공세를 연속적으로 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13일 북한 노동신문이 전했다. 미국을 겨냥한 ICBM, 한국을 겨냥한 전술핵무기 미사일 등을 동원한 도발 수위를 한층 높이겠다고 예고한 것이다 . 이날 미국은 핵무장이 가능한 B-52H 전략폭격기 2대를 한반도 상공으로 전격 전개해 한국 공군 전투기와 함께 연합 공중훈련을 하며 대북 경고에 나섰다. B-52H 등 한국 방어를 위한 미군의 대표적인 핵우산(확장억제) 전력인 전략폭격기가 한반도에 전개된 건 지난달 30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북한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중앙지휘감시소에 올라 직접 화성-18형 발사를 승인했다. 김 위원장은 “보다 발전적이고 효용적이며 신뢰할 수 있는 무기체계 개발을 지속적으로 다그쳐나가려는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전략적 노선과 방침에는 추호의 변화도, 흔들림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노동신문은 “냉전 시대를 초월하는 핵 위기 국면에 다가선 엄중한 시기”라고 규정하면서 이번 발사가 “적대세력들의 위험천만한 군사적 준동을 철저히 억제하기 위한 정당방위권 강화의 일환”이라고 했다. 이날 김정은의 발언이나 북한 보도에선 ‘남조선’이라는 명칭이 사용됐다. 앞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10, 11일 주한미군 정찰기 활동에 대한 비난 담화에서 남한을 ‘대한민국’이라고 지칭한 바 있다. 북한이 용어를 혼용해 쓰는 건 대내용과 대외용을 구분하려는 의도가 내포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여정의 담화는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만 발표됐지만 이날 화성-18형 발사 소식은 조선중앙통신은 물론이고 북한 주민들이 읽는 노동신문에 같이 실렸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간)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국과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재건에서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국빈급 공식 방문에 맞춰 한국과 폴란드 정부는 최대 1조 달러(약 1200조 원) 이상의 재원 소요가 전망돼 ‘제2의 마셜플랜’으로도 불리는 우크라이나 재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MOU에는 우크라이나 도시 인프라 등 재건·개발 프로젝트에서 양국의 정부 및 민간기업 간 협력을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재건의 거점이어서 한국이 우크라이나 재건에 참여할 길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 尹 “폴란드 원전 건설 기업 협력 적극 지원”리투아니아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 후 폴란드 바르샤바를 찾은 윤 대통령은 13일 오전 폴란드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 이어 두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나토에서 자유연대 강화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발신한 윤 대통령은 폴란드에서 방산, 원전 협력 등 ‘세일즈 외교’에 집중했다.윤 대통령은 이날 공동 발표에서 “한국은 폴란드의 핵심 투자국 중 하나”라며 “특히 한국 기업의 폴란드 진출이 전기차 배터리, 5세대(5G) 이동통신 등 첨단산업 분야로 확대되는 점에 주목하고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한-폴란드 정상은 “폴란드의 한국산 무기 추가 도입 계획에 대해 협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17조 원대 1차 수출 계약에 이어 현대로템의 K2 전차,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등 30조 원대 수출 협상이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폴란드 언론 기고문에서 “작년에 대한민국이 폴란드와 체결한 K2 전차, K9 자주포의 수출 계약은 그 규모가 전례 없는 것으로, 향후 폴란드의 국방력 강화는 물론이고 한-폴란드 양국의 국방 협력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양국 방산 협력이 기술이전, 공동연구, 공동개발의 영역으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두다 대통령은 “안보 분야에서 적극적인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며 “한국에서 무기를 수입할 뿐만 아니라 한국 무기를 폴란드에서도 생산하고 싶다”고 말했다. 두다 대통령은 한-폴란드 간 항공 노선 증편 필요성도 강조하며 관광분야 협력 확대를 제안했다. 원전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는 원자력 발전이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 달성을 모두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이라는 데 공감했다”며 “폴란드 원전의 성공적인 건설을 위한 양국 기업 간 협력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고 했다.양국의 포괄적 협력을 촉진하는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FP)도 체결된 데 대해 윤 대통령은 “양국 기업 간 협력을 확대해 나갈 수 있는 좋은 기반”이라고 말했다. 양국 정부 간 체결된 TIFP는 △공급망 협력 촉진 △기업 간 공동 프로젝트 개발 △무역장벽 제거와 교역 촉진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기고문에서 “양국의 호혜적 경제 협력 관계가 청정에너지, 차세대 배터리, 전기자동차, 정보기술(IT)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며 “한국과 폴란드가 기후 위기, 공급망 불안정 등 글로벌 복합 위기에 대처함에 있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재건 韓 참여 기반 마련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폴란드 우크라이나 개발 협력 전권대표와 ‘우크라이나 재건’ MOU를 체결하면서 전후 재건에 양국이 협력할 기반도 마련됐다. 14일 열릴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을 위한 기업인 간담회’에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경제사절단이 대거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폴란드 정부는 교통인프라 개발 협력 MOU도 체결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 철도 컨소시엄이 수주한 폴란드 신공항 사업 연계 고속철도 설계사업은 양국의 인프라 분야 협력을 확대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적극 지원을 약속했다. 바르샤바=장관석 기자 jks@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이 화성-18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시험발사에 성공하면서 대미 핵 기습 타격 위협이 ‘레드라인(금지선)’에 근접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미 당국은 4월 13일 첫 시험발사 90일 만인 12일 평양 일대에서 쏜 화성-18형은 “비행 제원상 북한의 역대 최강 ICBM”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고체연료의 종류와 엔진 노즐부 소재 등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고체 ICBM 기술이 축적된 것으로 한미 당국은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괴물 ICBM(화성-17형 액체연료 ICBM)’이 열병식 공개 후 25개월 만에 시험발사에 성공한 것과 비교해 화성-18형은 그 기간이 5개월로 5분의 1 수준”이라며 “두 차례 시험 만에 고체 ICBM의 주요 기술을 검증한 것은 예상을 뛰어넘는 빠른 속도의 진전”이라고 말했다. ● 北 ICBM 중 최고 정점고도 북한은 전날(1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하에 화성-18형 시험발사가 성공했다면서 12분가량의 동영상과 17장의 사진을 13일 공개했다. 이번에도 4월 첫 시험발사 때처럼 1단 추진체는 ‘표준탄도비행방식(정상각도)’, 2·3단 추진체는 고각으로 쐈다. 이동식발사차량(TEL)을 이용한 ‘콜드론치(냉발사체계)’ 방식도 동일했다. 하지만 추력을 조절해 비행거리(약 1000km)와 정점고도(2000km대 초반)를 줄여 쐈던 4월과 달리 이번엔 “최대 출력(추력)”으로 발사해 역대 최장 비행시간(74분 51초)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최고 정점고도(6648.4km)를 기록했다. 단 분리 후 최종 탄두부에 장착된 카메라가 우주공간에서 촬영한 지구의 크기도 4월 발사 때보다 훨씬 작았다. 정상 각도로 쐈다면 1만 5000km 이상을 날아가 미 본토 어디든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이다.장영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은 “첫 발사 때는 ‘시간지연 분리 시동방식’으로 미사일의 최고속도를 줄인 후 2단 로켓을 점화했지만, 이번엔 시간 지연없이 미사일 속도를 유지한 채로 2단 로켓을 점화했다”고 말했다.발사 명령 수십초 만에 미 본토 전역으로 향할 수 있는 고체 ICBM의 최대 성능을 실증했다는 의미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1차 발사 때와 달리 탄두부 좌우 측에 장착된 안테나는 (화성-18형의) 최대 성능 도달 시 데이터를 수집하려 한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발사 당시 1단 엔진부에서 분사된 붉은 빛의 화염은 질산에스테르 계열의 고성능 추진제로 고체연료를 만든 정황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70분 이상 비행에 성공한 점에서 엔진 노즐부 등 주요 부위에 내열성이 강한 고성능 복합재가 사용된 것으로 분석된다. ● 군 “재진입·다탄두 기술 완성 주력할 듯”화성-18형의 시험 성공으로 2017년 화성-14·15형(액체연료 ICBM)으로 시작한 북한의 ICBM 기술력은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많다. 위성 등에 발사 징후(연료 주입 등)가 포착되는 액체연료 ICBM은 효용성이 떨어진다. 상대국이 선제타격을 하거나 요격 준비에 충분한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주요 핵강국이 ‘핵 투발’이 유일한 목적인 ICBM을 모두 고체연료 ICBM으로 운용 중인 이유다.북한은 이번에도 고각 발사로 ICBM의 ‘최종 관문’인 재진입 기술은 입증하지 못했다. 향후 정상각도 발사로 재진입 기술을 검증하는 한편 러시아의 야르스(RS-24)급 다탄두 기술을 화성-18형에 접목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군 당국자는 “ 뉴욕과 워싱턴에 대한 ‘동시 기습 핵타격’ 능력을 갖춰야 미국의 확장억제를 무력화하고, 백악관을 협상장으로 끌어낼수 있다고 김정은은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은 이번 도발이 북한이 전승절이라고 주장하는 정전협정일(27일)과 18일 한미 핵협의그룹(NCG) 첫 개최를 앞두고 반미 분위기 고조를 통한 내부 결속과 정찰위성 발사 실패 만회를 위해 치밀히 계획된 것으로 보고 있다. 군 소식통은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미 정찰기 동해 배타적경제수역(EEZ) ‘침범’ 시비와 격추 위협도 이같은 계획의 일환”이라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이 12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2017년 7월부터 북한이 쏜 ICBM 중 가장 긴 시간 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미군 정찰기의 대북 감시 활동을 겨냥해 보복을 시사한 지 하루 만에 ICBM을 쏘는 한편 74분 최장 시간 비행으로 도발 수위를 끌어올린 것. 이번 미사일은 4월 처음 발사한 고체연료 ICBM으로 연료 주입 시간이 필요 없어 기습 타격에 유리한 북한 ICBM 최신형인 ‘화성-18형’으로 알려졌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전 10시경 평양 일대에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며 “미사일은 고각 발사돼 약 1000km를 비행한 뒤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밝혔다. 앞서 4월 화성-18형 발사 당시엔 최대 고도가 2000km대 초반이었지만 이번엔 6000km대까지 올라갔다. 정상 각도로 발사해 고도를 낮추면 최대 사거리가 1만5000km로 미국 본토 전역이 사거리에 들어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서 “북한의 핵미사일은 파리, 베를린, 런던까지 타격할 수 있는 실질적 위협”이라고 했다.北 ‘신형 ICBM’ 74분 최장 비행… 90일만에 기술 진전 과시 ‘정찰기 침범’ 빌미 대미 무력시위정상 발사땐 美 본토전역이 타격권“전승절 앞두고 연쇄 도발 가능성”尹 “北미사일, 파리-런던까지 위협”북한이 12일 동해로 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화성-18형 신형 고체연료 ICBM이 유력한 것으로 한미 당국은 보고 있다. 전날(11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미 정찰기의 동해상 북한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침범’을 구실로 재차 대미 협박을 가한 지 하루 만에 발사 명령 즉시 미 본토로 날아갈 수 있는 고체연료 ICBM으로 고강도 대미 무력 시위를 강행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 특히 90일 전인 4월 13일 처음 쏜 고체연료 ICBM보다 비행시간과 정점고도 등 기술력이 급진전한 점을 주시하고 있다. 고체연료 ICBM은 액체연료 ICBM과 달리 사전 연료 주입이 필요 없어 발사 명령 수십 초 만에 쏠 수 있어 탐지와 요격이 어렵다.● 고체 ICBM 최대 추력, 최장 비행시간 시험한 듯 북한이 이날 고각 발사한 화성-18형 추정 ICBM은 약 74분간 비행한 뒤 일본 홋카이도 오쿠시리섬 서쪽 250km 동해상에 낙하했다. 지난해 3월 고각으로 쏜 화성-15형(북한은 화성-17형 주장)의 비행시간(71분)을 능가하는 역대 최장 비행시간이다. 정점고도도 6000km 이상으로 당시 화성-15형의 역대 최대 정점고도(6248km)에 육박했거나 그 이상으로 추정된다. 정상 각도로 쐈다면 최대 사거리가 1만5000km로 플로리다를 포함해 미국 본토 전역이 타격권에 들어간다. 4월 발사 때는 최대 사거리가 괌에 다다를 것으로 봤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21년 8차 당 대회에서 1만5000km 사정권 안의 전략적 대상에 대한 핵 선제 및 보복 타격 능력 완비 등 ICBM 고도화를 지시한 바 있다. 군 안팎에선 4월 첫 발사 후 90일 만에 화성-18형을 다시 쏴 고체 ICBM 기술력의 급진전을 과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월 발사 당시 화성-18형의 1단 추진체는 정상 각도로, 2·3단 추진체는 고각으로 비행한 뒤 동해상에 낙하했다. 당시 북한은 ‘시간 지연 분리 방식’으로 최대 속도를 제한했다고도 했다. 첫 시험발사인 만큼 실패에 대비해 속도와 비행 각도를 조절해 비행거리(약 1000km)와 정점고도(2000km대 초반)를 줄여 쏜 것. 군 소식통은 “이번엔 최대 추력으로 쏴 미 본토 전역을 기습 타격할 수 있는 고체 ICBM 개발이 ‘종착점’임을 과시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고체연료 ICBM은 핵탄두를 싣고 모처에 숨어 있다가 순식간에 나와서 발사 가능한 점에서 액체연료 ICBM보다 대미 기습 타격에 훨씬 유리하다. 화성-18형이 북한 ICBM의 ‘결정판’으로 평가되는 이유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전승절이라고 주장하는 정전협정일(27일)을 앞두고 내세울 치적이 없는 김정은이 내부 결속을 목적으로 미국을 ‘타깃’ 삼아 연쇄 도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尹 “北미사일 파리 베를린 런던 타격 가능”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 연설에서 “북한의 핵미사일은 파리, 베를린, 런던까지 타격할 수 있는 실질적 위협”이라며 “오늘날과 같은 초연결 시대에 유럽과 아시아의 안보가 따로 구분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앞서 현지에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주재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위기관리센터와 연결된 화상회의에서 “북한의 도발은 글로벌 안보협력을 논의하는 나토 정상회의 기간에 이뤄졌다”며 “북한의 불법적인 핵·미사일 개발은 국제사회의 더욱 강력한 대응과 제재에 직면할 것이다. 18일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에서 확장억제 실행력을 더욱 강화하라”고 지시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12일 오전 10시경. 발사 원점인 평양에서 7400km가량 떨어진 하와이의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본부 캠프 스미스에선 공교롭게도 한미일 합참의장 회의인 ‘트라이차드(TRICHOD)’가 진행되고 있었다. 회의 주요 안건은 북한 핵·미사일 대응 방안. 3국 군 수뇌부가 북한 위협에 맞선 안보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을 무렵, 북한이 보란 듯 신형 고체연료 ICBM인 ‘화성-18형’을 쏘아 올린 것이다. 트라이차드는 한미일 합참의장이 화상 또는 대면으로 1년에 한두 차례 만나 안보 현안을 논의하는 정례 회의다. 북한이 쏜 미사일은 정상 각도 발사 시 사거리가 1만5000km에 달해 하와이는 물론 미 본토 전역을 한미 감시 자산에 사전 발각되지 않고 기습 타격할 수 있다. 고체연료 ICBM은 북한 미사일의 최종판 격인 전략무기로 꼽힌다. 일각에선 북한이 도발 효과를 극대화하려고 트라이차드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시간에 맞춰 발사 버튼을 누른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최근 코브라볼(RC-135S) 등 미군 정찰기가 북한 경제수역 내를 비행한 것과 한미일이 안보 협력을 위해 밀착하고 있는 것에 강하게 반발해 온 북한의 의도적 노림수란 것. 이날 김승겸 합참의장과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 요시다 요시히데 일본 통합막료장(합참의장 격)은 지난해 10월 미 워싱턴에서 만난 이후 9개월 만에 한자리에 모여 북한 미사일 및 핵 개발 활동 등 인태 지역 내 안보 도전에 대해 논의했다. 미 합참의장은 북한 핵 위협에 맞서 한국과 일본을 철통같이 방어하겠다는 공약을 재확인했다. 회의 종료 무렵에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자 3국 합참의장은 북한을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합참은 보도자료를 통해 “3국 의장은 회의 현장에서 (도발) 상황을 감시하는 가운데 북한 도발을 강력히 규탄했다”며 “실시간으로 3국 대응 방안을 협조하는 한편 북한 위협에 대한 3국 협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고 밝혔다. 밀리 의장은 트라이차드 회의 후 한국과 일본을 방문해 양자 간 북핵 위협 대응 방안도 별도로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북한 도발 직후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북핵수석대표 등 한미일 3국 북핵 수석대표도 전화 통화로 북한 ICBM 대응 방안 등을 협의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미국 전략정찰기가 배타적경제수역(EEZ)을 비행한 것과 관련해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연이틀 ‘격추 위협’ 담화를 내면서 한반도 긴장 수위가 고조되고 있다. 김여정은 미 정찰기가 10일 새벽 해상 군사분계선을 넘어 강원 통천군 동쪽 435km 해상에서 EEZ를 침범했다가 북한 공군의 대응 출격에 퇴각한 뒤 다시 강원 고성군 동쪽 400km 해상에서 EEZ를 재차 침범했다고 주장했다. 침범 구간은 북한의 EEZ 내 20∼40km 구역이라며 이곳에서 “필경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도 위협했다. 정부 소식통은 “당시 미 공군의 코브라볼(RC-135S) 정찰기가 김여정이 언급한 구역을 비행했고, 그 과정에서 미그-21로 보이는 전투기의 위협 비행도 있었다”고 전했다. 미 공군이 3대를 보유한 코브라볼은 수백 km 밖의 미사일 발사 징후와 비행 궤적, 탄착 지점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다. 북한이 EEZ 진입을 영공 침범처럼 주장했지만 국제법상 EEZ(영해기선에서 200해리·약 370km)는 해당국의 자원 탐사 및 개발, 보존에 대한 주권적 권리를 인정하는 동시에 타국의 항해나 비행 자유가 보장된 곳이다. 군도 11일 “EEZ 내 비행을 ‘침범’했다고 표현하지 않는다”며 “(북한의 주장은) 일고의 (대응할) 가치도 없다”고 반박했다. 오히려 일본의 EEZ 내로 미사일을 쏴 타국 선박과 항공기 안전을 위협해 온 북한이 ‘적반하장’식 논리를 펼쳤다는 것. 전날 국방성 대변인 담화에서 “영공 침범”을 주장한 북한이 김여정 담화에선 “EEZ 침범”으로 말을 바꾼 의도도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여정이 미 정찰기의 탐지 반경이 “240마일(약 444km)”이라고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북한의 EEZ 내 비행을 시비 건 게 미사일 도발 징후가 미국에 샅샅이 노출되는 상황에 대한 신경질적 반응이란 분석도 나온다. 북한의 격한 반응은 정찰위성 발사 실패에 따른 침체된 분위기를 전환하는 동시에 북한이 전승절이라고 주장하는 정전협정일(27일)을 앞두고 내부 결속 차원이란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추가 도발 명분을 쌓으려는 메시지일 가능성도 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국가 경제 발전 5개년 계획을 발표한 지 절반이 지난 시점이지만 경제 발전에 큰 성과가 없으니 차라리 군사적 충돌을 일으켜 모든 책임을 미국으로 미뤄버리려 할 수 있다”고 했다. 군은 북한이 미 정찰기의 동해상 전개에 맞춰 미그기를 출격시켜 위협하거나 지대공 또는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등을 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11일 오전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를 이륙해 동해로 북상하던 미 공군의 코브라볼 정찰기 1대는 부산 북동쪽 해상에서 기수를 돌려 기지로 복귀했다. 북한의 위협 상황과 연관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10일(현지 시간) 브리핑에서 “북한에 긴장을 조성하는 행동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며 “우리는 여러 차례 전제조건 없는 대화 의사를 분명히 밝혔으나 북한은 불행하게도 이를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중 국경지대에 살았는데 (당국에서) 2016년부터 밀수를 못 하게 하니까 쌀을 해결할 방법이 없는 겁니다. 밥 먹고 생활용품 구하고 이런 게 너무 힘들었습니다.” 2019년 탈북해 중국에 살다 최근 한국에 온 20대 여성 A 씨가 검은색 대형 가림막 뒤에서 북한 내부 식량난에 대해 이야기했다. 통일부 산하 탈북민 정착기관인 하나원에서 정착 교육을 받고 있는 A 씨는 “밀수 단속으로 생활이 너무 힘들어져서 중국으로 나오게 됐다”며 “중국에선 신분증이 없어 임금을 중국인들 절반만 받아야 했다”고 토로했다. 북한 당국이나 중국 공안에 발각될까 봐 숨어 살며 겪은 고충도 털어놓은 그는 이렇게 말했다. “한국에 오면 저한테도 신분이 생기지 않습니까. 사람처럼 당당히 살고 싶어서 오게 됐습니다.”●“식량 배급 중단으로 영양실조” 통일부는 하나원 개원 24주년을 맞아 10일 국내외 언론에 경기 안성시 삼죽면에 있는 하나원을 공개했다. 직업교육관·하나의원 등 내부 시설을 대대적으로 공개한 동시에 탈북민 인터뷰까지 진행한 것. 지난해도 국내 언론을 대상으로 하나원이 공개된 바 있지만 언론 보도를 전제로 하나원 교육생인 탈북민까지 취재진 앞에 등장한 건 2009년 이후 14년 만이다. 이날 가림막 뒤에 앉은 A 씨는 얼굴과 몸 실루엣조차 보이지 않았다. 북한에 남은 가족과 친척의 신변 안전을 우려한 조치였다. A 씨와 달리 다른 탈북민 2명은 얼굴을 공개했다. 다만 이들 역시 출신 지역 등 신원이 특정될 만한 정보는 일절 공개되지 않았다. 2014년 북한에서 중국으로 건너갔다 최근 한국에 온 30대 여성 B 씨는 “북한에 있을 때 여섯, 일곱 살까지만 해도 식량이 배급됐는데 열 살 때부터는 미공급(식량 배급 중단)됐다”며 “정말 먹고살기 힘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양실조에 걸렸고 꽃제비 생활도 했다”고 덧붙였다. 다른 30대 여성 C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중국에서 신분 검사가 강화됐는데 신분증이 없어 살기가 힘들었다”며 “(동료) 언니들이 한국 가면 신분증도 주고 중국보다 더 잘살 수 있다고 해서 왔다”고 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봉쇄와 감시 및 통제 강화가 한국행을 택한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연도별 탈북민 입국 현황을 보면 2013년 1514명에 달하던 탈북민 입국자는 2018년 1137명으로 서서히 줄어들다가 2020년 코로나19 확산을 기점으로 229명으로 곤두박질쳤다. 다만 2021년 63명으로 바닥을 찍은 뒤엔 최근 코로나19 방역이 완화되면서 탈북민 수가 조금씩 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통제에 염증을 느끼던 중국 거주 북한 주민이나 북한 내 주민들이 봉쇄가 풀린 직후부터 한국행에 나서고 있는 것. 이날 하나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탈북민 입국자 수는 대폭 늘어난 건 아니지만 코로나19로부터 많은 나라가 해방되면서 조금씩 늘고 있다”고 전했다. ●“韓 드라마 보고 인권이 뭔지 알게 돼” 탈북민들은 북한 내부에서 접한 한국 드라마 등 영상 콘텐츠가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인식에 영향을 줬다고도 했다. 앞서 5월 어선을 타고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탈북한 두 일가족 역시 합동신문 과정에서 한국 방송을 몰래 보며 한국 사회를 동경해온 것이 탈북 동기 중 하나라고 밝힌 바 있다. 드라마 ‘천국의 계단’을 본 적 있다는 A 씨는 “한국 드라마를 처음 봤을 때 (북한) TV에서 말하는 한국과 다른 모습을 보게 됐다”며 “한국에서는 열심히 하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권이라는 게 있다는 사실도 드라마를 통해 알았다”고 했다. 권 장관은 이날 탈북 결심의 주원인인 북한 내 식량난에 대해 “북한 지도부도 기본적인 식량 부분을 해결하지 못하면 굉장히 큰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라고 생각해 중국 등에서 (식량을) 수입해 조금 진정은 됐지만 아직 (식량 사정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일부 지역에서 아사자가 발생하고 아사자 발생 지역도 넓어지고 있다”고 했다. 권 장관은 이날 외신에 하나원을 공개한 것과 관련해선 “북한 인권이나 탈북민 정착 지원 및 보호에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겠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며 탈북민에 대한 기조가 전 정부와 확연히 달라졌다는 걸 강조했다.안성=고도예 기자 yea@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해군과 해경이 일본 극우세력의 독도 상륙 시도에 대비한 동해영토수호훈련(옛 독도방어훈련)을 실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다케시마(竹島·일본 주장 독도 명칭)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주장하며 반발했다. 7일 군 당국에 따르면 해군과 해경은 함정 등을 동원해 지난달 22일 독도 인근 해상에서 동해영토수호훈련을 했다. 국방부는 “우리 군은 우리 영토와 국민, 재산을 보호하는 임무를 숙달하기 위해 훈련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독도방어훈련은 1986년 시작돼 매년 2차례 실시된다. 2019년 8월부터 동해영토수호훈련으로 이름을 바꿨다. 훈련의 비공개 실시를 두고 한일 화해 분위기를 고려한 조치라는 주장이 나왔다. 훈련 때마다 반발해온 일본 정부는 이번에도 주일 한국대사관 등을 통해 항의했다. 일본 외무성은 이날 입장 자료를 내고 “이번 훈련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으며 매우 유감이라는 취지로 강력히 항의했다”고 밝혔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6·25전쟁 당시 백석산 전투(1951년 9월 30일∼10월 28일)가 벌어진 강원 양구군 백석산 1142고지 일대에서 2018년 5월 발굴된 6·25전쟁 전사자 유해의 신원이 고 노관수 이등중사(현 병장)로 최종 확인됐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6일 “2012년 채취한 아들 원근 씨(72)의 유전자 시료와 발굴된 유해 유전자를 대조하는 등 정밀 분석을 진행한 결과 국군 8사단 소속이었던 노 이등중사로 확인됐다”며 “이는 (2000년) 유해 발굴 개시 이후 213번째로 신원이 확인된 사례”라고 밝혔다. 노 이등중사의 유해는 올해 말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노 이등중사는 전남 함평 출신으로 1951년 5월 원근 씨를 임신 중인 아내를 두고 자진 입대했다. 강원 인제에서 노전평 전투에 참전하는 등 활약하다가 입대 약 5개월 만인 10월 6일 동부전선 요충지였던 백석산에서 벌어진 전투에 참전해 22세의 나이로 전사했다. 이날 서울 강동구의 아들 원근 씨 자택에서는 신원확인 통지서와 유품 등을 전달하는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가 열렸다. 생전 아버지를 한 번도 보지 못한 아들은 “어머니가 평생 아버지를 그리워하시며 대문에 빗장도 안 걸고 아버지가 돌아오길 기다리셨다”며 “이렇게 유해를 찾게 돼 꿈만 같다”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군 당국이 앞서 5월 31일 북한이 발사한 우주 발사체인 ‘천리마-1형’ 중 정찰위성인 ‘만리경-1호’의 광학 카메라 등 주요 부품을 상당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부품들을 정밀 분석한 결과 정찰 임무 등을 수행하기에는 해상도가 크게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합동참모본부는 5일 “북한 우주발사체와 위성체 주요 부분을 인양해 한미 전문가가 분석한 결과 정찰위성으로서 군사적 효용성이 전혀 없는 것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지난주 ‘만리경-1호’ 부품을 추락 해역에서 식별해 인양했다. 다만 추락 충격으로 위성체가 부서져 부품 여러 개를 인양해 이를 조합하는 방식으로 기술 분석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한미의 주요 전력을 감시하려면 해상도가 최소 1m 이하여야 한다”면서 “이에 턱없이 모자랐다”고 밝혔다. 또 “다른 부품도 매우 조악한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북한이 ‘위성 시험품’이라며 촬영해 공개한 서울 용산 일대 사진의 경우 해상도는 20m 수준으로 일반 상업용 위성보다 못한 수준이었다. 군 당국은 36일간의 인양 작전을 5일 종료한 가운데, 2단 추진체 등 잔해물 2점을 지난달 16일 언론에 공개한 것 외에 위성체 부품 등을 추가로 공개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한미 정보당국이 북한 발사체 기술을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북한이 알게 되면 추가 발사 때 각종 교란책을 쓸 수 있다”며 “함구 전략으로 북한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 최선”이라고 전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엄마! 인철이. 보고 싶었어요, 엄마.” TV 스피커에서 그리워하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화면에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은 박인철 소령(1980∼2007)이 등장했다. 박 소령은 어머니 이준신 씨(68)에게 다정하게 인사를 건넸다. 16년 만이었다. 박 소령은 2007년 7월 KF-16 전투기를 타고 야간 비행 훈련을 하던 중 추락 사고로 순직했다. 27세였다. 엄마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듯이 말을 거는 아들 모습에 말을 잇지 못했다. 엄마는 어느덧 일흔을 바라보는데 아들은 20대 청년 모습 그대로였다. 이 씨는 한동안 눈물만 흘리다 말했다. “보고 싶었어. 인철이는 잘 지내니?” 국방홍보원 국방TV가 ‘그날, 군대이야기’ 특별편 ‘고 박인철 소령을 만나다’를 5일 공개했다. 인공지능(AI) 딥페이크 기술을 통해 가상 인간으로 복원된 박 소령이 엄마와 공군사관학교 생도 시절 삼총사로 불린 김상훈, 이두원 중령을 만나는 장면을 담았다. ‘그날, 군대이야기’는 장병 정신전력 영상 교재로 활용되는 콘텐츠로 국방홍보원과 국방부 정신전력문화정책과가 제작한다. 제2연평해전 전사자 등 전사하거나 순직한 이들의 활약상을 담아 만든다. 박 소령 영상은 박 소령이 생전 출연한 다큐멘터리 등을 토대로 6개월간 목소리와 표정 등을 복원하는 과정을 거쳐 제작됐다. 조종복을 입은 박 소령은 “아버지도 만났어요”라며 아버지 박명렬 공군 소령(공사 26기) 이야기도 꺼냈다. 아버지는 1984년 F-4 전투기를 몰고 훈련에 참가했다가 사고로 순직했다. 아들이 4세 되던 해였다. 부자는 국립서울현충원에 나란히 안장돼 있다. 모자는 여동생이 아기를 가진 이야기 등을 주고받으며 10여 분간 대화를 주고받았다. 아들은 “저는 원하는 일 하다 왔으니까 여한이 없어요. 엄마가 계속 속상해하지 않으셨으면 해요”라며 엄마를 위로했다. 보훈휴양원 원장이기도 한 이 씨는 “예전에 한 남자가 가상 공간에서 죽은 아내와 만나는 모습을 다룬 TV 프로그램을 보면서 ‘나도 인철이를 저렇게라도 한번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국방부 정신전력문화정책과 이선미 중령은 “임무 중 전사하거나 순직한 장병의 유가족을 위로하고 호국영웅의 숭고한 희생에 예우를 표할 방법을 고민하다 이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됐다”며 “‘그날, 군대이야기’ 콘텐츠를 통해 호국영웅들의 헌신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정부가 광복 이후 각종 친북 활동 이력으로 독립유공자 서훈 적절성 논란이 일었던 손혜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부친 손용우 씨(1923∼1999)의 공적을 다시 들여다본다. 독립유공자 공적조서상 출신지 등 기록이 조서마다 달라 ‘가짜 독립유공자’ 논란이 일었던 고 김원웅 전 광복회장의 부모 김근수(1912∼1992) 전월순 씨(1923∼2009)의 공적도 재검증한다. 국가보훈부는 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한 점이 분명하거나 공적조서의 허위 사실이 확인되면 서훈을 박탈하겠다는 방침이다. 보훈부는 2일 보도자료를 통해 “독립유공자 포상 심사 기준을 대폭 변경, 강화해 ‘가짜 유공자’ 논란을 불식시키는 등 신뢰를 높이겠다”며 “친북 논란에도 독립유공자로 포상돼 사회적 갈등을 일으킨 부분에 대해 기준을 명확히 해 갈등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훈부 관계자는 손 씨를 언급하며 “독립유공자에게 주어지는 서훈은 건국훈장인데 정반대로 대한민국 건국과 대한민국의 기초를 닦는 일을 방해한 이에게 이 훈장이 주어진 것이 옳은 일인지 따져보겠다는 취지”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의 보훈처(현 보훈부)는 손 씨가 1945년 12월 조선공산당 공산청년동맹 서울지부에서 활동하는 등 광복 이후 사회주의 활동을 한 사실이 있다면서도 이런 활동이 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그를 독립유공자로 서훈했다. 김 전 회장 부모는 두 사람의 공적조서에 나온 출신지, 활동 시기 등이 달라 과거 허술한 행정을 악용한 ‘가짜 광복군’이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던 점을 보훈부는 들여다보겠다는 방침이다. 김 전 회장 부모 관련 논란에 대해 당시 보훈처는 “과거 행정상의 오류”라는 이유 등으로 “서훈을 변경하거나 취소할 이유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죽산 조봉암(1898∼1959) 등 독립운동의 공이 뚜렷함에도 친일 논란으로 심사에서 여러 차례 보류된 경우 공과(功過)를 따져 서훈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시일야방성대곡’을 쓴 장지연(1864∼1921) 등 독립유공자로 서훈됐다가 친일 행위 주장이 제기돼 서훈이 박탈된 인물들도 재검증해 공(功)이 클 경우 재서훈을 추진한다.조봉암-김가진 서훈 검토… “독립운동 功 뚜렷, 功過 따져야” 정부, 독립유공자 재검증포상심사 2단계→3단계 강화독립운동-친일 공과 심층적 검증보훈부, 장지연 등 재서훈 추진 손혜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부친 손용우 씨(1923∼1999)에 대한 서훈은 문재인 정부 집권 이듬해인 2018년 결정됐다. 6차례 독립유공자 포상 심사에서 탈락한 끝에 문재인 정부에서 7번째 신청 만에 전격 서훈이 결정됐다. 당시 국가보훈처(현 국가보훈부)는 광복 이후 사회주의 활동 참여 경력이 있는 경우 독립운동 경력과 무관하게 서훈을 보류한다는 기존 ‘독립유공자 포상 심사 기준’을 바꿨다. 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한 게 아니면 서훈될 수 있도록 한 것. 보훈부는 당시 기준 완화 이후 서훈이 결정된 손 씨의 경우 북한 정권에 동조한 정황으로 논란이 일었다는 점을 재검증 방침의 이유로 삼고 있다. 손 씨가 광복 후인 1945년 12월 조선공산당 공산청년동맹 서울지부에 가입해 활동했고 1947년 입북한 뒤 1948년 남파돼 지하 공작을 했다는 경찰 기록이 공개되자 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한 것과 마찬가지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는 게 보훈부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당시 보훈처는 “관련 기록의 신빙성이 낮고 그런 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증언이 있었다”고 반박했다. 조선공산당 활동도 정권 수립과 무관한 이념 대결 시기 사회주의 청년 단체 활동으로 평가했다. 보훈부 관계자는 “사회주의 단체 중 설립 취지가 친북 활동이 분명한 경우 해당 단체에서 활동한 인물에 대해선 보다 심층적인 서훈 심사를 진행하고 활동 이력도 면밀하게 들여다보는 방식으로 대한민국 건국에 대한 공로가 없는 이들이 건국훈장을 받을 수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훈부는 고 김원웅 전 광복회장 부모 등 ‘가짜 독립유공자’ 논란이 일었던 인물에 대해서도 공적을 재확인할 방침이다. 김 전 회장 부친 김근수 씨는 1963년 대통령표창과 1990년 건국훈장 공적서에 기재된 활동 내역이 다르고 1963년 대통령표창을 받을 당시 이미 사망한 것으로 기록돼 있었다는 논란이 나온 바 있다. 모친 전월선 씨는 광복군 활동을 한 적이 없음에도 언니 공적을 가로채 독립유공자로 서훈됐다는 의혹이 광복군 후손들 사이에서 제기됐다. 독립운동의 공이 뚜렷함에도 친일 논란으로 심사에서 여러 차례 보류된 경우 공과(功過)를 따져 서훈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대표적인 인물로 독립운동가인 죽산 조봉암(1898∼1959)과 동농 김가진(1846∼1922)이 손꼽힌다. 조봉암은 1925년 이후 조선공산당 만주총국 책임비서 등으로 활동하며 독립운동을 하다 7년간 옥고를 치렀다. 대한민국 정부에서 초대 농림부 장관을 지내며 농지개혁을 이끌었지만 1941년 일제에 국방헌금 150원(현재 기준 3000만∼4000만 원)을 냈다는 매일신보 단신 기사를 근거로 친일 의혹이 일면서 심사가 보류됐다. 김가진도 1896년 독립협회 위원을 지내고 1919년 조선민족대동단 총재로 의친왕의 국외 망명을 추진했지만 의병 탄압 논란 등으로 서훈을 받지 못했다. 보훈부는 독립유공자 포상을 위한 예비심사인 제1공적심사위원회와 본심사인 제2공적심사위 외에도 3심 격인 특별분과위원회를 신설한다. 특별분과위원회를 통해 친일 등 쟁점이 있어 공과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사안을 심층적으로 다룰 방침이다. 앞서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역사적 인물에게 그림자가 있더라도 빛이 훨씬 크면 후손들이 교훈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며 공과 재평가에 나설 방침을 밝혔다. 보훈부는 독립유공자로 서훈됐다가 법원 판결 등으로 서훈이 박탈된 인물 중 일부에 대해서도 재서훈을 추진할 방침이다. 2009년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친일반민족행위자로 지정한 이후 서훈이 박탈된 ‘시일야방성대곡’의 장지연(1864∼1921) 등에 대한 재서훈 추진이 예상된다. 보훈처 관계자는 “‘서훈이 박탈된 인물 가운데서도 독립운동을 통한 건국 공로가 분명한 경우가 많고 친일을 반박하는 자료가 최근 더 나온 경우가 있어 이를 재검증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시절 경북 성주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부지 환경영향평가(환평)와 관련해 국방부가 환평협의회 평가위원 추천 요청 공문을 성주군에 보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드 기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는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이뤄지지 않다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마무리됐다.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은 29일 MBC 라디오에서 문재인 정부의 사드 일반 환경영향평가 고의 지연 의혹과 관련해 “아무런 행정 절차를 안 했다”면서 “평가협의회를 구성하려면 평가위원 추천을 해야 하는데, (문재인 정부가) 추천을 위한 요청 공문을 단 한 차례도 발송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 기간 동안 (성주) 주민을 설득하려는 어떤 노력도 안 했다”며 “국방부나 환경부 등의 장관이 한 번도 주민을 만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국방부는 환평협의회 평가위원 추천 공문을 한 번도 성주군 등에 발송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환경영향평가를 하려면 주민 대표가 포함된 환평협의회를 구성해야 하는데, 국방부는 문재인 정부 기간 동안 성주군 측에 주민 대표를 추천해 달라는 공문을 보내지 않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당시 관련 공문 발송 기록이 없다”고 했다. 반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국방부는 지난해 6월 중순부터 성주군에 여러 차례 공문을 보내 주민대표 추천을 요청했다. 그 결과 지난해 8월 성주군으로부터 주민대표를 추천받았고, 이를 기점으로 환평협의회를 열며 환경영향평가를 최근 마쳤다. 이에 대해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시 성주 주민 전원이 사드 배치에 반대해 드러눕고 시위를 했는데 태연하게 평가위원 추천을 위한 공문을 어떻게 보내냐”며 “말도 안 되는 트집 잡기”라고 반박했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한미가 핵협의그룹(NCG)의 첫 회의를 대통령실과 백악관이 주도하는 방식으로 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NCG는 4월 한미 정상회담 당시 워싱턴 선언을 발표하며 창설하기로 한 협의체다. 한미는 당초 합의 땐 NCG를 차관보급 협의체로 출범하기로 했지만 NCG의 상징성 및 중요성 등을 고려해 우선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차장(차관급)과 이에 상응하는 백악관 측 인사가 참여해 논의를 이끌어가는 방향으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백악관이 주도해 회의 물꼬”27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는 다음 달 NCG 첫 회의를 열기로 하고 세부 일정과 장소 등을 조율하고 있다. 소식통은 “NCG는 한미동맹 그 자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상징성이 매우 큰 협의체”라며 “NCG 창설을 양국 정상이 합의한 만큼 대통령실과 백악관 등 양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주도하는 방식으로 물꼬를 트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군 당국 차원의 실무 협의를 넘어 양국이 범정부 차원으로 논의를 진행하기로 하면서 협의체 운용 초기에는 안보실 차장이 참여하는 것으로 급을 높이기로 했다는 것. NCG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 전력 전개 계획 등을 논의하는 상설협의체다. 한미는 최소한 올해까진 대통령실과 백악관이 주도해 NCG를 운용하며 협의체 틀을 만들고, 이후 이를 한미 군 당국에 넘겨준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한미 국방부가 NCG를 주도하게 되면 NCG 수석대표는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등 당초 합의대로 차관보급 인사가 맡아 확장억제 전개 등 실무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안팎에선 NCG 운용 초기에 그 틀을 마련하는 과정이 가장 중요한 만큼, 양국 NSC 차원으로 급을 높여 논의를 시작하면 의사결정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핵추진잠수함이나 전략폭격기 등 미군 핵우산 전력의 한반도 전개와 관련된 공동 계획 등에 대한 논의 내용이 양국 대통령에게 즉각 보고되면서 의사결정에 속도가 붙고, 확장억제 실행력 역시 눈에 띄게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범정부 차원의 핵우산 논의 기대NCG 운용 첫 단계에서 대통령실과 백악관이 직접 나서면 외교부 국방부를 비롯해 양국 정보기관 등 유관 부처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어 범정부 차원의 핵우산 논의가 가능할 것이란 기대도 있다. 확장억제 전개 등 군사적인 대북 억제력 강화 방안은 물론이고 북한 비핵화 방안 등 외교적 논의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것. 박철균 전 국방부 군비통제검증단장은 “대통령실과 백악관이 동시에 나서면 군사적 측면을 넘어 북한 핵 위협을 실질적으로 감소시키기 위한 비핵화 전략 등 정무적인 방안에 대한 좀 더 폭넓은 논의도 가능해진다”며 “북한에 대한 강온 양면 전략을 동시에 논의하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는 앞서 정상회담 직전인 4월 핵우산 운용 시뮬레이션(TTS) 훈련도 사상 최초로 대통령실과 백악관이 주도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당시 이 훈련은 정부 각 기관과 부처가 유기적인 대응 절차를 숙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고, 실제 핵 공격 상황에 가장 부합한 훈련이란 평가가 나왔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국민의힘이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를 겨냥해 경북 성주군의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고의 지연 의혹을 본격적으로 제기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26일 “지연된 과정에 대해 철저한 감사를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여권 내부에서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국방부 등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10개월여 만에 끝난 사드 기지 환경영향평가는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이뤄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환경부는 이날 “(문재인 정부) 5년간 국방부로부터 사드 기지 환경영향평가 협의 요청이 없었다”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시민단체 반대 등으로 환경영향평가 협의회 구성을 못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 국방부 고위직을 지낸 인사는 “청와대의 노골적인 외압은 없었다”면서도 “당시에도 환경영향평가에 착수할 수 있었지만 관련 법을 적극적으로 들여다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통상 1년 걸리는 환경평가 5년간 안 해” 김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부는 1년 만에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도출했는데 문재인 정권에서 왜 5년 동안이나 묵혀 놓고 질질 끌며 뭉갠 건지 밝혀내야 한다”며 “권력자가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내지 못하게 지연시키도록 압력을 넣었을 개연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회의 뒤 성주군을 찾은 김 대표는 “배후, 몸통이 있다. 그걸 반드시 밝혀야 된다”고 말했다. 앞서 환경부는 21일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사드 레이더의 전자파가 인체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국방부가 환경영향평가 추진협의회를 구성한 지 10개월여 만이다. 2017년 6월 당시 문 대통령은 박근혜 정부에서 시작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재검토를 지시했고 국방부는 그해 10월 통상 1년가량 걸리는 일반환경영향평가를 위한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이후 5년여 동안 환경영향평가를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었다.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환경부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가 끝난 2017년 9월 이후 약 5년간 국방부로부터 (환경영향평가) 협의 요청이 없었다”며 “국방부는 2022년 8월 환경영향평가 절차에 착수해 2023년 5월 11일 (환경부에) 협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시민단체 반대 등으로 환경영향평가 협의회 구성의 핵심인 주민 대표를 선정하지 못해 평가가 시작되지 못했다”며 “환경영향평가의 막바지 단계인 국방부의 환경부에 대한 협의 요청 역시 당연히 이뤄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현 정부에선 성주군으로부터 협의회에 참여하는 주민대표 1명을 추천 받아 1년 만에 모든 절차를 마무리했다. 정상화 의지만 있었다면 절차적 하자 없이 충분히 1∼2년 내에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일반환경영향평가를 위한 평가협의회 구성을 2019년부터 미룬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국방부 관계자도 “당시 환경평가법 시행령을 소극적으로 해석했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가) 의도적으로 늦춰진 건 아닌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환경평가 할 수 있었지만 관련법 적극 안 봐” 문재인 정부 기간 환경영향평가가 실시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당시 국방부 인사들의 설명은 엇갈렸다. 국방부 고위직을 지낸 한 인사는 “사드는 1개 포대가 정상 배치돼 있었다”며 “주민의 극심한 반대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환경영향평가에 착수할 경우 정부와 주민 간 불필요한 갈등만 유발되는 등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했다. 반면 국방부 고위직을 지낸 다른 인사는 “당시에도 환경영향평가를 착수하려면 할 수 있었지만 관련 법을 더 적극적으로 들여다본 건 없었다”며 “청와대 등에서 환경영향평가를 하지 말라는 노골적인 외압은 없었지만 문재인 정부의 ‘사드 기조’가 지금과 확연히 달랐다는 건 다 알지 않느냐”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관계자들은 “무능한 정부가 또다시 전 정권 탓에 나섰다”고 반발했다. 한 친문(친문재인) 핵심 의원은 “당시 주민들의 반대가 극렬해 절차가 지연된 것일 뿐”이라고 했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