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미송

최미송 기자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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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나침반처럼 늘 고민하겠습니다. 고민에 고민을 더해주시는 분들을 환영합니다.

cms@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검찰-법원판결63%
사건·범죄16%
정치일반13%
사회일반8%
  • 숨진 초등교사, ‘연필 사건’ 학부모 전화 받았다

    지난달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던 교사가 이른바 ‘연필 사건’ 가해자 학생 학부모로부터 휴대전화로 전화를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14일 경찰이 “학부모가 먼저 교사에게 전화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던 것과 배치되는 것이다. 22일 교사 A 씨 유족 측 법률대리인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실랑이를 벌이다 연필로 이마를 긁은 가해자 학생의 학부모는 사건 당일 오후 3시 반 전후 두 차례 A 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날 오후 9시경에는 ‘억울하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도 보냈다. 이에 대해 경찰은 “A 씨가 먼저 학부모에게 전화했고 연결되지 않아 학부모가 콜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화를 건 학부모는 현재 경찰 간부로 재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통화에서 폭언 등 범죄 혐의점은 발견된 바 없다”며 “(현직 경찰인) 가해자 학생 학부모가 아니라 피해자 학생 학부모가 갑질한 게 아닌지가 더 중요한 사건이었다. 경찰이라 사건을 축소하려 한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3-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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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늦은 귀가 불안… 개인 경호 되나요”

    “택시도 못 들어오는 좁은 골목에 살다 보니 늦은 밤에 귀가할 땐 경호원이라도 있으면 안심이 되겠더라고요.” 서울 동작구에서 자취하는 직장인 신모 씨(28·여)는 최근 수도권에서 연이어 발생한 흉악범죄 소식을 접한 후 불안한 마음에 사설 경호업체에서 신변보호 상담을 받았다. 그는 “매주 1, 2번은 일이 자정 무렵에 끝나는데 퇴근할 때마다 무슨 일을 당하는 건 아닌가 불안이 커졌다”고 했다. 경호업체에선 동행 귀가 서비스 한 번에 10만 원을 내라고 했다. 신 씨는 “비용 때문에 매번 이용할 순 없지만 한 달에 한 번씩이라도 정 불안할 때 의뢰하는 걸 고민 중”이라고 했다. 최근 흉기 난동과 살인 예고 글이 이어지면서 불안감을 느낀 시민들이 사설 경호업체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 중인 안심 귀가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민도 급증하는 모습이다.● “개인 경호 문의 최근 2, 3배로 늘어”경기 광주시에 거주하는 박모 씨(42)는 외동딸(11)의 귀갓길이 걱정돼 사설 경호업체 상담을 받기로 했다. 박 씨는 “남편은 외국에서 일하고 친정도 지방에 있다”며 “퇴근이 늦어지면 초등학생 딸이 저녁에 혼자 귀가해야 하는 상황이라 경호업체 이용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경호업체들은 최근 흉기 난동 등으로 개인 경호 문의가 대폭 늘었다고 했다. 인천에서 사설 경호업체를 운영하는 이두훈 씨(39)는 “단체 행사 경호가 업무의 대부분이었는데 최근 개인 고객 경호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며 “지난달과 비교하면 2, 3배 가까이로 늘었다”고 말했다. 다른 사설 경호업체 관계자도 “최근에도 맞벌이하는 부모가 자녀가 걱정된다며 경호를 문의해 왔다”고 했다. 학부모들의 불안을 감안해 경호 인력을 배치한 학원도 나타났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한 학원 관계자는 “최근 대치동에서 재수종합반 학생을 대상으로 흉기 난동을 벌이겠다는 예고글이 올라온 후 사설 업체에 경호를 의뢰했다”며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얼마 안 남은 예민한 시기에 학부모와 학생의 불안을 덜고 위험에 대비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안심귀가스카우트 이용하고 ‘귀가팟’ 모집도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귀가 동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민도 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귀가 시간과 도착지를 지정해 신청하면 서울시가 관리하는 안전요원(스카우트)들이 집 앞까지 동행해 주는 ‘안심귀가스카우트’를 운영 중이다. 2013년에 시작된 이 서비스를 ‘서울 안심이’ 앱을 통해 신청한 사람은 2021년 2060명, 지난해 2046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는 7월까지 3846명이나 신청했다. 동대문구에 사는 김모 씨(29·여)는 “요즘 뉴스를 보면 마음 같아서는 아예 밖에 안 나가고 싶다. 하지만 회사를 안 갈 수는 없으니 주중 퇴근길에 안심귀가서비스를 적극 이용할 생각”이라고 했다. 근처에 사는 사람들끼리 함께 귀가하는 이른바 ‘귀가팟(귀가파트너)’ 모임도 늘고 있다. 서울 은평구의 한 오피스텔에 사는 A 씨(31·여)는 “최근 같은 오피스텔 입주자끼리 지하철 역 출입구에서 만나 같이 귀가하자는 공지를 올렸다”며 “당분간 혼자서 귀가하는 건 피하려 한다”고 말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3-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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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가길이 불안한 시민들…“개인 경호 문의 한달새 2~3배 늘어”

    “택시도 못 들어오는 좁은 골목에 살다 보니 늦은 밤에 귀가할 땐 경호원이라도 있으면 안심이 되겠더라고요.”서울 동작구에서 자취하는 직장인 신모 씨(28·여)는 최근 수도권에서 연이어 발생한 흉악범죄 소식을 접한 후 불안한 마음에 사설 경호업체에서 신변보호 상담을 받았다. 그는 “매주 1, 2번은 일이 자정 무렵에 끝나는데 퇴근할 때마다 무슨 일을 당하는 건 아닌가 불안이 커졌다”고 했다. 경호업체에선 동행 귀가 서비스 한 번에 10만 원을 내라고 했다. 신 씨는 “비용 때문에 매번 이용할 순 없지만 한 달에 한 번씩이라도 정 불안할 때 의뢰하는 걸 고민 중”이라고 했다.최근 흉기난동과 살인예고 글이 이어지면서 불안감을 느낀 시민들이 사설 경호업체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 중인 안심 귀가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도 급증하는 모습이다.● “개인 경호 문의 최근 2, 3배로 늘어”경기 광주시에 거주하는 박모 씨(42)는 외동딸(11)의 귀갓길이 걱정돼 사설 경호업체 상담을 받기로 했다. 박 씨는 “남편은 외국에서 일하고 친정도 지방에 있다”며 “퇴근이 늦어지면 초등학생 딸이 저녁에 혼자 귀가해야 하는 상황이라 경호업체 이용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경호업체들은 최근 흉기난동 등으로 개인 경호 문의가 대폭 늘었다고 했다. 인천에서 사설 경호업체를 운영하는 이두훈 씨(39)는 “단체 행사 경호가 업무의 대부분이었는데 최근 개인 고객 경호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며 “지난달과 비교하면 2, 3배 가까이로 늘었다”고 말했다. 다른 사설 경호업체 관계자도 “최근에도 맞벌이하는 부모가 자녀가 걱정된다며 경호를 문의해 왔다”고 했다.학부모들의 불안을 감안해 경호인력을 배치한 학원도 나타났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한 학원 관계자는 “최근 대치동에서 재수종합반 학생을 대상으로 흉기난동을 벌이겠다는 예고글이 올라온 후 사설 업체에 경호를 의뢰했다”며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얼마 안 남은 예민한 시기에 학부모와 학생의 불안을 덜고 위험을 대비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안심귀가스카우트 이용하고 ‘귀가팟’ 모집도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귀가 동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민도 늘고 있다.서울시의 경우 귀가 시간과 도착지를 지정해 신청하면 서울시가 관리하는 안전 요원(스카우트)들이 집 앞까지 동행해 주는‘안심귀가스카우트’를 운영 중이다. 2013년에 시작된 이 서비스를 ‘서울 안심이’ 앱을 통해 신청한 사람은 2021년 2060명, 지난해 2046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는 7월까지 3846명이나 신청했다.동대문구에 사는 김모 씨(29·여)는 “요즘 뉴스를 보면 마음 같아서는 아예 밖에 안 나가고 싶다. 하지만 회사를 안갈 수는 없으니 주중 퇴근길에 안심귀가서비스를 적극 이용할 생각”이라고 했다. 서울 외에도 경기, 인천, 대전 등에서도 주민들에게 안심귀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근처에 사는 사람들끼리 함께 귀가하는 이른바 ‘귀가팟(귀가파트너)’ 모임도 늘고 있다. 서울 은평구의 한 오피스텔에 사는 A 씨는(31·여)는 “최근 같은 오피스텔 입주자끼리 지하철 역 출입구에서 만나 같이 귀가하자는 공지를 올렸다”며 “당분간 혼자서 귀가하는 건 피하려 한다”고 말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3-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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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공원 CCTV 의무화 유명무실… 광화문광장 2.5배 면적에 1대뿐

    “새벽에 혼자 등산길을 오르다 무서워서 내려왔어요. 동행을 구하고 다시 올라가고 있어요.” 20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독산자연공원 등산로에서 만난 박경심 씨(65)는 “5년 전부터 비 오는 날 빼고는 거의 매일 공원에 나왔는데 무서워서 혼자 등산을 포기한 건 처음”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박 씨가 즐겨 찾는 이 공원은 17일 등산로 폭행 살인 사건이 벌어진 관악산생태공원에서 불과 500m 떨어진 곳이다. 박 씨는 “공원 곳곳에 폐쇄회로(CC)TV라도 많이 설치돼 있으면 안심이 될 텐데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광화문광장 2.5배 넓이, CCTV는 1대뿐 도시공원 내 범죄나 안전사고 가능성이 있는 지역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한 도시공원법이 6년 전 시행됐음에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명확한 설치 기준 등이 없다 보니 법 조항이 사실상 사문화된 것이다. 21일 동아일보가 관악 생활안전지도 등을 통해 사건 현장 인근 공원의 CCTV 설치 현황을 확인한 결과 17일 ‘등산로 폭행 살인 사건’이 발생한 관악산생태공원의 경우 크기가 축구장(7140㎡) 10개보다 넓은 7만6521㎡(약 2만3000평)였지만 설치된 CCTV는 7대에 불과했다. 사건의 피의자 최모 씨(30)도 “CCTV가 없는 걸 알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다. 범행 장소에서 약 500m 떨어진 독산자연공원은 면적이 서울 광화문광장(4만300㎡)의 2.5배인 10만2145㎡에 달했지만 공원 내에 설치된 CCTV는 주차장에 설치된 1대뿐이었다. 본보 기자가 실제로 한 시간가량 이 공원을 돌아다녔지만 길 인근에 CCTV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 공원은 주 등산로를 중심으로 여러 샛길이 나 있다. 등산로를 조금만 벗어나면 성인 어깨 높이까지 풀이 무성하게 자라 시야가 확보되지 않았다. 두 공원을 포함해 서울 관악구 인근 도시공원 6곳 약 91만 ㎡(약 27만5000평) 면적에 설치된 CCTV는 총 63대에 불과했다. 1대당 축구장(7140㎡) 2개가 넘는 약 1만4400㎡를 담당하는 것으로 사실상 범죄 예방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CCTV 설치 규정 구체화해 실효성 높여야” 도시공원법은 ‘지방자치단체장이 범죄나 안전사고 발생 우려가 있는 공원 내 주요 지점에 CCTV와 비상벨 등을 설치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하지만 시행령에 “주민과 경찰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고만 돼 있고 설치 간격이나 장소, 규격, 기준 등 구체적인 지침이 없다 보니 유명무실하게 운영돼 온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범행 다음 날에야 사건 발생 장소를 찾아 “CCTV를 최대한 많이 설치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며 인공지능(AI) CCTV 설치 방침을 밝혔다. 윤희근 경찰청장도 21일 “지자체와 협조해 인적이 드문 장소에 우선적으로 CCTV를 설치하는 등 보완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설치 규정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강석진 경상대 건축학과 교수는 “2017년 시행된 도시공원법에는 공원 어느 곳에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CCTV를 설치해야 하는지 실행 계획이나 지침이 없다”며 “의무화했지만 어길 시 처벌 규정도 없다. 이제라도 규정을 구체화해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3-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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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흉기가 된 ‘너클’, 온라인서 쉽게 구매… 美선 “치명적 무기” 규정해 소지 금지

    범죄에 대비해 호신용품으로 인기를 끌던 ‘너클’이 폭행 사건의 도구로 쓰이자 너클의 판매 실태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너클을 엄격히 제한하는 미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온라인에서 쉽게 살 수 있는 만큼 무분별한 판매를 제한하자는 것이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성폭행 사건 피의자 최모 씨(30)는 범행 당시 너클을 사용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너클은 손가락에 끼워 사용하는 날카로운 금속 재질의 둔기. 최근 ‘묻지 마 범죄’가 잇따르자 휴대가 간편하고 가격이 1만 원 내외로 저렴해 소비자들이 삼단봉과 함께 많이 찾고 있다. 온라인에서 너클을 살 때 별도의 인증이나 제한은 없었다. ‘호신용’이지만 언제든 흉기로 쓰일 수 있는 위험한 구조의 너클도 눈에 띄었다. 마디마다 핀이나 송곳이 달렸거나 칼날이 숨겨진 형태도 있다. 아연합금을 쓴 저가형부터 일반 철보다 강도가 센 탄소강이나 티타늄을 쓴 고가 제품도 있었다. 한 판매업자는 “보통 중국산을 수입해 파는데 형태나 재질에 대한 제한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너클 판매를 제한한 규정은 없다. 법제처 생활법령정보에 따르면 담배, 마약류, 의약품 등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할 수 없다고 명시하거나 청소년 유해 물건처럼 만 19세 이상인 자에게만 팔도록 연령을 제한한 상품 외에는 원칙적으로 판매할 수 있다. 박준석 용인대 경호학과 교수는 “너클은 형태상 방어나 호신용보다 공격이 적합한 무기”라고 했다. 미국에서 너클은 치명적 무기로 분류돼 엄격하게 관리된다. 미국 50개 중 38개 주가 너클 소지를 규제하고 있다. 21개 주에서는 소지 자체가 불법이며, 17개 주에서는 허가받은 사람만 갖고 다닐 수 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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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방관도 빠져나오기 힘든 소용돌이… “구명조끼 꼭 입어야”

    《2일 경기 가평군 북면 도대리의 한 계곡.한낮 기온이 34도까지 오르면서 전국에 폭염이 기승을 부린 이날 계곡 일대는 더위를 피해 여름휴가를 즐기려는 피서객들로 북적였다. 여름방학을 맞은 대학생부터 어린 자녀와 함께 물놀이를 즐기려는 가족까지 모여 계곡 곳곳에선 피서객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하지만 계곡에서 구명조끼 없이 물놀이를 즐기거나 발이 안 닿는 웅덩이에 일행을 빠뜨리는 등 위험천만해 보이는 행동도 목격됐다. 구명조끼를 입고 왔던 일부 피서객들은 다이빙을 하기 직전 “갑갑하다”며 구명조끼를 벗기도 했다.이날 동아일보 기자는 물놀이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차원에서 가평소방서 소속 소방대원들과 안전체험에 나섰다.》● 구명조끼 착용은 선택 아닌 필수 이날 안전체험이 이뤄진 장소는 피서지로 유명한 가평의 한 계곡이었다. 지난달 27일 일가족 3명이 급류에 휩쓸렸다 구조됐던 지점으로부터 약 1km 거리에 있는 곳이기도 하다. 비가 온 지 나흘이 지난 계곡은 물가에서 얼핏 보기엔 수심이 얕아 보였다. 물이 맑고 투명해 바닥에 있는 돌까지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깊은 곳은 바닥이 보이지 않았다. 본보 기자가 “물이 별로 깊어 보이지 않는다”고 하자 동행한 소방대원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그럴지 몰라도 바닥이 안 보이는 부분은 수심이 4m에 달한다”고 했다. 계곡물에 들어가기 전 소방대원들은 두 가지 사항을 강조했다. 하나는 기상 예보를 확인하는 것. 다음은 반드시 구명조끼를 입고 입수하는 것이다. 가평 계곡 일대에서 안전사고 예방 활동을 하는 이성갑 소방장(36)은 “산에는 비가 내리면 하천 쪽으로 물이 몰리며 순간적으로 계곡물이 불어난다”며 “기상 예보를 확인해 비가 오기 시작하면 절대 물에 들어가면 안 된다”고 했다. 비가 오고 최소 2, 3일이 지난 후 계곡에서 물놀이하는 게 좋다고도 했다. 이 소방장은 “비가 와 물이 불어나면 지역 주민들도 수심을 예측하지 못한다”며 “비로 인해 불어난 물이 빠지는 사흘 후부터는 계곡에서 물놀이를 해도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소방대원들은 입수 전에 반드시 구명조끼를 입을 것도 강조했다. 기자가 “수영을 잘하는 편인데 구명조끼를 꼭 입어야 하느냐”고 묻자 윤세규 소방사(34)는 “계곡에서 일어나는 사망 사고 대부분은 소용돌이(와류)에 휩쓸려 발생한다”며 “훈련받은 소방관도 쉽게 빠져나오기 힘들 정도이기 때문에 구명조끼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했다.● 일행이 물에 빠져도 절대 뛰어들면 안 돼 기자는 간단히 준비운동을 하고 구명조끼를 착용한 뒤 입수했다. 계곡물에 조금씩 깊이 들어갈수록 투명했던 바닥이 사라졌고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워졌다. 구명조끼의 도움으로 물 위에 떠 있을 순 있었지만 소용돌이가 발생해 휩쓸리면 헤엄쳐 나오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이 깊은 곳에 도착한 후 안전체험을 시작했다. 소방대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두 손을 높이 뻗으며 “살려달라”고 소리치자 이종연 소방사(30)는 계곡 곳곳에 비치된 구조용 구명환(튜브)을 기자에게 던졌다. 튜브에 매달리자 소방대원들은 부착된 줄을 힘껏 잡아당겼다. 불과 20초도 안 되는 사이에 물에서 쉽게 빠져나올 수 있었다. 소방대원들은 물에 빠진 사람을 구조할 때는 이처럼 주변에 있는 물건을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접 물에 뛰어들어 구조하려다 소용돌이에 함께 휘말릴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여름철에는 전국 주요 계곡에 인근 소방서에서 구명환과 구조·구명 로프 등을 배치해 놓는 만큼 미리 비치된 장소를 눈여겨봐 놓으면 위급 상황 시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소방장은 “소방대원들도 직접 들어가 구조하는 건 최후의 수단”이라며 “일반인이 급류에 뛰어들어 일행을 구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또 “주변에 구명환이 없다면 옷 여러 개를 엮어 구조용 줄로 만들어 사용하는 걸 추천한다”고 했다.● 주변의 빠른 신고가 생명 구한다 마지막으로 진행된 안전체험은 구명환을 던져 구조하는 데 실패한 상황을 가정했다. 윤 소방사는 헬멧과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로프를 몸에 건 채 물에 뛰어들어 기자를 구조했다. 기자는 윤 소방사가 가져온 로프에 매달려 물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번 체험에 동행한 소방대원들은 체험이 진행된 계곡에서 지난달 급류에 휩쓸렸던 일가족을 직접 구조했다. 당시 물놀이를 하던 어머니와 딸(11)이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갔다. 아내와 딸이 떠내려가는 모습을 목격한 아버지는 가족을 구하기 위해 물속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구하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함께 떠내려갔다. 다행히 계곡 중심부에 있던 바위에 걸리며 겨우 목숨을 건졌고 소방대원들의 도움으로 계곡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 소방장은 “신고를 받고 도착해 몸에 로프를 감고 구명환을 하나 들고 입수했다”며 “물 흐름이 워낙 강해 물 밖에서 여러 구조대원들이 로프로 지탱해 줬다”고 돌이켰다. 또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아 제일 위급한 어머니를 먼저 구하고 딸과 아버지 순서로 세 번 물 안팎을 오가며 구조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일가족을 구할 수 있었던 건 이들이 물에 빠져 떠내려가는 모습을 목격한 인근 펜션 사장의 빠른 신고 덕분이었다. 이 소방장은 “구명환을 던져 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먼저 119 신고부터 해야 한다”며 “여름철엔 계곡 인근에 소방대원들이 24시간 대기하고 있으니 발견 즉시 빠르게 신고하면 인명을 구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바닷가 물놀이 이안류 휩쓸림도 주의해야 최근 막바지 휴가철을 맞아 계곡과 하천, 해수욕장을 찾는 이들이 늘면서 안전사고도 이어지고 있다. 광복절까지 징검다리 휴무가 이어졌던 지난 주말에는 강원도에서만 해수욕장과 계곡, 수영장에서 발생한 물놀이 사고로 4명이 목숨을 잃었다. 계곡이나 하천이 아닌 바닷가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피서객들은 ‘바다의 물귀신’이라고 불리는 이안류(離岸流·역파도)를 조심해야 한다. 파도가 해안에서 바다 쪽으로 빠르게 빠져나가는 이안류에 휩쓸려 목숨을 잃는 사고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올 6월에도 제주도 바다에서 이안류에 휩쓸린 20대 남성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여름철에 이안류에 휩쓸리면 바다 수영에 능숙한 사람도 스스로 빠져나오기 어렵기 때문에 이안류 예보를 잘 살핀 뒤 안전한 물놀이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상청은 현재 전국 8개 주요 해수욕장을 대상으로 이안류 예보를 제공하고 있다. 바다에서 물놀이 도중 이안류에 휩쓸렸다면 △절대 이안류를 거스르려 하지 말고 △이안류가 발생한 방향에서 45도 방향으로 헤엄쳐 이안류 흐름에서 벗어난 뒤 △해안가로 헤엄쳐 오거나 튜브를 잡고 구조를 기다려야 한다. 이안류는 평균 3분가량 유지된다고 한다. 그런 만큼 파도에 휩쓸렸을 때 당황하지 말고 움직임을 최소화하며 물에 떠 있는 생존수영을 하면서 차분히 구조를 기다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대표적 생존수영 방법인 ‘누워뜨기’는 몸에 힘을 빼고 귀가 수면에 잠기도록 누운 채 가슴과 허리를 펴고 양팔은 넓게 벌려 몸 전체를 띄우는 자세다. 물에 빠졌을 때 체력 소모를 최소화하며 물에 오래 떠 있을 수 있다. 또 다른 생존수영 방법인 입영은 물속에서 서 있는 자세로 손과 발을 움직이며 하는 수영이다. 코와 입만 물 밖으로 내놓은 상태에서 손과 발을 너무 급하지 않게 천천히 움직이면 오래 물에 떠 있을 수 있다.가평=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3-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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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명조끼 없이 깊은 물에… 3건 중 1건은 ‘안전 부주의’

    물놀이 익사 사고의 3건 중 1건은 ‘안전 부주의’로 발생한다. 행정안전부가 2018∼2022년 여름철(6∼8월) 물놀이 안전사고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 기간 사망자는 총 136명으로 나타났다. 이 중 구명조끼를 입지 않고 깊은 물에 들어가는 등 기초적인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은 ‘안전 부주의’로 인한 익사가 44명(32.4%)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수영 미숙 41명(30.1%), 음주 수영 22명(16.2%), 파도·급류 13명(9.6%), 튜브 전복 6명(4.4%) 등이었다. 연령별로는 50대 이상이 46명(33.8%)으로 가장 많았다. 한편 10세 미만은 10명(7.4%), 10대는 26명(19.1%)으로 미성년자가 전체 물놀이 안전사고 사망자 4명 중 1명꼴이었다. 미성년자 물놀이 안전사고는 안전요원이나 보호자가 주의를 충분히 기울이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2일 경북 울릉군의 물놀이장에선 12세 남자아이가 취수구에 끼여 숨졌다. 이곳은 수심이 37cm에 불과했지만 취수구에서 물을 빨아들이는 수압 탓에 팔이 끼여 사고를 당했다. 이 물놀이장에는 안전요원도 배치되지 않았다. 지난달 6일 경기 가평군에선 수심 80cm인 물놀이장에서 20개월 아이가 사망했는데 역시 안전요원은 없었다. 채진 목원대 소방안전학과 교수는 “아이들의 키가 작고 팔다리가 짧은 탓에 얕은 물에서 놀더라도 안전사고의 위험성이 높다. 또 튜브가 전복되는 등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도 상대적으로 대처 능력이 떨어진다”며 “아이들이 물놀이를 할 때는 항상 성인이 옆에서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물놀이 안전사고는 실내보다 야외에서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야외 물놀이를 할 때 더 주의할 필요도 있다. 질병관리청이 올 6월 발표한 2017∼2021년 수상 안전사고(익수 사고) 발생 현황에 따르면 사고가 일어난 장소는 바다와 강을 포함한 야외(52%)가 절반 이상이었다. 오락시설 등 다중이용시설(24.9%), 주거시설(10.1%), 수영장 등 운동시설(9.8%) 등이 뒤를 이었다. 채 교수는 “간이 해수욕장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안전요원을 배치하지 않는 등 안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사고 발생 위험이 커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 2023-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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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낮 서울 신림동 공원서 여성 때리고 성폭행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도심 공원에서 여성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한 후 성폭행까지 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자는 생명이 위독한 상태로 전해졌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17일 오전 관악구 신림동의 한 공원에서 30대 여성을 폭행하고 성폭행한 혐의로 30대 남성 A 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A 씨는 공원 내 인적이 드문 길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근처를 지나던 행인이 피해 여성의 “살려 달라”는 비명을 듣고 이날 오전 11시 44분경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신고가 접수된 지 26분 만인 이날 낮 12시 10분경 범행 현장에서 A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의 공동 대응 요청을 받은 소방 당국은 현장에서 피해 여성을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생명이 위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가 금속 둔기 ‘너클’을 손에 착용한 채 피해자를 폭행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 씨는 마약 간이시약 검사 결과 음성이었고, 술도 마시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자세한 범행 경위와 동기에 대해서 조사 중”이라며 “A 씨가 범행을 사전에 계획했는지에 대해서도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와 피해자는 서로 모르는 사이였다고 한다. 지난달 21일 신림동 신림역 인근에서 조선(33)의 ‘묻지 마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도 안 돼 불과 2km 떨어진 곳에서 다시 강력 범죄가 발생한 것이다. 경찰은 “조선의 흉기 난동 이후 연이어 올라온 살인예고 글과 A 씨 범행이 관련이 있는지 등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18일 A 씨에 대해 강간상해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성범죄 전과 등으로 인한 전자발찌 착용 대상자는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경찰은 A 씨가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은 사실이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의료기록 등도 확보할 방침이다. 또 A 씨 휴대전화나 주거지 등에서 사용한 컴퓨터 인터넷 검색 기록 등도 확보해 조사하기로 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3-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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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려 달라”…대낮 서울 신림동 공원서 여성 때리고 성폭행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도심 공원에서 여성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한 후 성폭행까지 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자는 생명이 위독한 상태로 전해졌다.서울 관악경찰서는 17일 오전 관악구 신림동의 한 공원에서 30대 여성을 폭행하고 성폭행한 혐의로 30대 남성 A 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A 씨는 공원 내 인적이 드문 길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근처를 지나던 행인이 피해 여성의 “살려 달라”는 비명을 듣고 이날 오전 11시 44분경 경찰에 신고했다.경찰은 신고가 접수된 지 26분 만인 이날 낮 12시 10분경 범행 현장에서 A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의 공동 대응 요청을 받은 소방 당국은 현장에서 피해 여성을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생명이 위독한 것으로 전해졌다.경찰은 A 씨가 금속 둔기 ‘너클’을 손에 착용한 채 피해자를 폭행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검거 당시 A 씨는 “나뭇가지에 걸려 (피해자가) 넘어졌다”는 등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A 씨는 마약 간이시약 검사 결과 음성이었고, 술도 마시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A 씨는 범행 직전인 이날 오전 9시 55분 경 서울 금천구 독산동 한 주거지에서 출발해 도보로 약 1시간 가까이 걸어 범행 장소 인근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자세한 범행 경위와 동기에 대해서 조사 중”이라며 “A 씨가 범행을 사전에 계획했는지에 대해서도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와 피해자는 서로 모르는 사이였다고 한다.지난달 21일 신림동 신림역 인근에서 조선(33)의 ‘묻지 마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도 안 돼 불과 2km 떨어진 곳에서 다시 강력 범죄가 발생한 것이다. 경찰은 “조선의 흉기 난동 이후 연이어 올라온 살인예고 글과 A 씨 범행이 관련이 있는지 등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경찰은 18일 A 씨에 대해 강간상해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성범죄 전과 등으로 인한 전자발찌 착용 대상자는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경찰은 A 씨가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은 사실이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의료기록 등도 확보할 방침이다. 또 A 씨 휴대전화나 주거지 등에서 사용한 컴퓨터 인터넷 검색 기록 등도 확보해 조사하기로 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3-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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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대통령 부친 빈소 마련된 신촌 세브란스에 조문 행렬

    윤석열 대통령의 부친 고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빈소가 1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장례는 3일 가족장으로 치러지는 가운데 윤 교수가 연세대 응용통계학과에 재직했던 만큼 고인과 가까웠던 학계 인사 등 최소한의 조문만 이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윤 교수는 최근까지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가족장으로 진행하기로 했기 때문에 가족 등 조문객을 제외한 방문객에 대해서는 전면 통제할 예정”이라며 “조문 역시 고인과 가까웠던 학계 인사 등 최소한으로만 받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이날 장례식장에는 조문객과 취재진으로 북적였다. 경찰은 기동대를 포함해 건물 내외부에 경비 인력을 배치했다. 장례식장 관계자들은 빈소 주위에 칸막이를 설치해 빈소 노출을 최소화했다. 건물 내부에도 입구 한쪽에서 조문객 신분 확인 절차를 거쳐 신원이 확인된 방문객만 출입을 허용했다.이날 오후 빈소를 방문한 이진복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기자들과 만나 “가족장인 만큼 최소한의 조문객만 받고 있다”며 “대통령이 모레(17일) 출국 일정이 있는 만큼 출국 당일 오전 중에는 (장례)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빈소에는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김은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 전희경 정무1비서관 등 대통령실 참모진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박대출 정책위의장, 이철규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6시경 조문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오후 7시반경 빈소에 들러 조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직 대통령의 부모상은 이번이 두 번째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재임 중이던 2019년 10월 29일 모친상을 당했다. 현직 대통령의 부친상은 윤석열 대통령이 처음이다.최미송기자 cms@donga.com}

    • 2023-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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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극단선택 초등교사 개인번호로 학부모 전화 받은적 없어”

    지난달 18일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상태로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조사 결과 이른바 ‘연필사건’ 학부모가 교사의 개인 번호로 먼저 전화를 건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현재까지 범죄 혐의가 포착된 부분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14일 기자간담회에서 “교사 A 씨의 사망에 범죄 혐의점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포렌식을 통해 휴대전화 통화 내역을 모두 살펴봤고 관련 학부모 등 4명을 조사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연필사건은 A 씨 학급에서 지난달 12일 한 학생이 다른 학생과 실랑이를 벌이다가 이마를 연필로 긁은 사건이다. 가해자 학생의 부모와 피해자 학생 부모가 직접 만났고 가해자 측 사과로 사건이 일단락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 씨는 이후 부장교사와의 상담에서 “이 사건과 관련해 학부모가 개인 번호로 여러 차례 전화해 놀랐고 소름이 끼쳤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연필사건 직후인) 12, 13일 학부모와 통화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개인용 번호와 업무용 번호 모두 학부모가 전화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A 씨가 착신 전환을 통해 받은 통화를 개인 번호로 걸려온 것으로 생각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학교 교무실 등 유무선 통화기록을 확인 중이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3-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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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출 암사자 사살… 이웃도 사육 몰랐다

    경북 고령군의 한 민간 목장에서 키우던 암사자가 탈출했다가 약 70분 만에 사살됐다. 이 암사자는 국제멸종위기종 2급인 ‘판테라 레오’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웃 주민들조차 사육 사실을 알지 못해 멸종위기 동물 관리가 허술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경북소방본부, 고령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24분경 고령군 덕곡면 옥계리의 한 민간 목장에서 기르던 암사자 한 마리가 우리에서 탈출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목장 주인은 신고 전화에서 “관리인이 아침에 사자 우리에 갔더니 뒤편 문이 열려 있었고, 어제 저녁까지 있었던 사자가 사라졌다”고 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 고령군 소속 엽사들은 오전 8시 34분경 목장에서 약 20m 떨어진 숲에서 암사자를 발견하고 인명 피해 우려 때문에 현장에서 사살했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사자의 나이는 스무 살로 고령이고, 최근 암 질환에 걸린 상태”라고 말했다. 암사자는 관리인이 청소하러 들어간 사이에 통로를 통해 열린 문으로 우리를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사자가 우리를 탈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근 마을에선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고령군과 성주군은 사건 접수 약 20분 후 재난안전문자를 통해 “암사자가 탈출했다. 안전 관리에 유의하고 발견 즉시 119에 신고하라”고 당부했다. 암사자가 달아난 방향으로 추정됐던 북두산에는 입산 금지 명령도 내려졌다. 해당 목장에서 약 700m 떨어진 캠핑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캠핑장 이용객 약 70명은 오전 7시 50분경 캠핑장 주인의 안내에 따라 차량 5분 거리인 면사무소로 대피했다. 고령군 관계자는 “국제멸종위기종(CITES)인 암사자를 2008년부터 대구환경청 신고 및 허가를 받고 합법적 절차를 거쳐 사육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장과 인근 마을 주민 등은 사자 사육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목장주는 지난해 8월 전 주인으로부터 목장을 인계받으면서 처음 사자의 존재를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주인은 “소를 키우려고 했는데, 와 보니 사자 2마리가 있었고 인수 직전 수사자가 죽었다”며 “남은 암사자를 동물원 등에 기부 또는 대여하길 요청했지만 다들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최근 경남 김해시의 부경동물원에서도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마른 ‘갈비 사자’가 발견되면서 멸종위기종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에선 동물원과 사육시설 등록제를 ‘허가제’로 강화하는 내용의 동물원수족관법 개정안이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해 올 12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기존 시설에는 기준에 맞게 시설을 정비할 수 있도록 5년의 유예 기간을 주기로 했다.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희귀 동물은 개체와 종마다 요구되는 동물 복지 기준이나 관리 기준이 굉장히 높은데 현재 우리나라는 구체적인 기준이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올 12월부터 개정된 법이 시행되면 동물들이 거주하기에 적합한 시설인지, 전문 인력은 있는지 등 촘촘한 기준을 적용하며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고령=장영훈 기자 jang@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3-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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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로 만든 증명사진 사용금지인데… 주민센터 10곳 중 9곳 “OK”

    “인공지능(AI)이 만든 사진이라고요? 잘 모르겠는데….” 지난달 31일 기자는 서울 서대문구의 한 주민센터를 방문해 “주민등록증 사진이 오래돼 바꾸고 싶다”며 AI가 만든 사진을 내밀었다. 이어 “AI가 만든 사진인데 상관없느냐”고 묻자 담당 공무원은 고개를 갸웃하더니 “컴퓨터 안면인식 프로그램에서 동일인으로 인식하니 괜찮다”고 했다. “행정안전부에서 최근 AI가 만든 사진을 주민등록증과 여권 등에 사용하지 못하게 하지 않았느냐”고 물었음에도 “실물과 큰 차이가 없으니 문제없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 프로필 사진을 AI로 만드는 애플리케이션(앱)이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자 행안부는 올 6월 “AI 사진을 신분증에 사용해선 안 된다”는 취지의 공문을 각 지방자치단체에 보냈다. 포토샵 등으로 보정한 사진과 달리 AI가 만든 사진은 본질적으로 당사자라고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하지만 기자가 서울 자치구 주민센터 10곳을 찾아가 문의한 결과 10곳 중 9곳에선 AI 사진으로 신분증을 만드는 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 AI 사진, 동일성 판별 프로그램 통과 기자는 3000원을 내고 젊은층이 많이 이용하는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으로 프로필 사진을 만들었다. 셀카 사진 20장을 입력하자 AI는 하루 만에 그럴 듯한 프로필 사진을 만들어 줬다. 프로필 사진을 증명사진으로 출력한 후 지난달 28일과 31일 서울 자치구 10곳의 주민센터를 찾아 주민등록증 사진 교체를 신청했다. 관악구의 한 주민센터만 유일하게 “6개월 이내에 찍은 실제 사진이 맞느냐”고 물었다. AI 생성 사진이라고 하자 담당 공무원은 “행안부 방침상 AI 생성 사진은 공문서 사용이 불가능하다”며 접수를 거부했다. 반면 10곳 중 9곳에선 행안부 방침과 달리 AI 생성 사진으로 신분증 사진을 교체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 그중 7곳은 AI 프로필 사진이라고 밝혔음에도 “문제없다”고 했다. 한 주민센터에선 직원 3명이 AI 사진과 실제 모습을 한참 비교하며 논의하더니 “(실물과) 크게 다르지 않으니 교체해 주겠다”고 했다. 주민센터에서 사용하는 동일인 여부 판독 프로그램으로 기준 점수(60점)를 넘은 72점이 나왔기 때문에 동일인으로 보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행안부 입장은 얼굴이 얼마나 비슷한지와 상관없이 AI 생성 사진은 본질적으로 당사자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원본 사진을 고치는 보정과 달리 AI 사진은 이미지를 재창조한 것이기 때문에 당사자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현실적으로 AI 사진 가려내기 어려워” 문제는 AI 사진을 현실적으로 가려내기 힘들다는 것이다. 한 주민센터 관계자는 “AI가 만든 사진이라고 하더라도 실물과 비슷하다면 포토샵 보정 사진과 구분하기 어렵다”며 “무조건 금지한다고 할 게 아니라 어떻게 가려낼 수 있는지를 알려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현재 자치구와 주민센터 등에서 사용하는 안면인식 프로그램으로는 AI 사진인지 여부는 확인이 어려운 게 사실”이라면서 “실효성 있는 대책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전창배 국제인공지능윤리협회 이사장은 “AI 기술이 날로 발전하는 상황에서 AI 활용 원천 금지 규정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신분증 사진에서 포토샵 보정을 일부 인정해주는 것처럼 AI 활용을 어디까지 허용하고 어디부터 금지할지 논의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3-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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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스요금 올라 부담… 따릉이로 출퇴근”

    “내일부터 따릉이(서울시 공유자전거) 정액권을 끊으려고요. 버스 요금이 300원 올랐는데 연간으로 따져 보니 20만 원 가까이 더 쓰겠더라고요.” 직장인 김우영 씨(34)는 전날(12일)부터 서울 시내버스 기본요금이 올랐다는 소식을 듣고 “출퇴근길에 버스를 안 타는 방법을 고민 중”이라며 13일 이렇게 말했다. 김 씨는 “식료품, 옷 등 거의 모든 가격이 인상됐는데 교통비까지 오르니 부담이 적지 않다”며 “아침에 30분씩 투자해 운동한다고 생각하고 자전거로 출퇴근할 생각”이라고 했다.● 광역버스 3000원으로 30% 올라12일 오전 3시부터 서울시 버스 기본요금이 인상됐다. 교통카드 기준으로 시내버스는 1200원에서 1500원으로 25% 인상됐다. 마을버스는 900원에서 1200원으로 300원(33%), 심야버스는 2150원에서 2500원으로 350원(16%), 광역버스는 2300원에서 3000원으로 700원(30%) 올랐다. 8년 만의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두고 시민들 사이에선 “고물가 상황에서 부담된다”는 반응이 나왔다. 특히 광역버스가 크게 오른 걸 두고 경기 지역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의 불만이 크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서울 종로구 광화문까지 광역버스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김모 씨(35)는 “매일 왕복 출퇴근길에 6000원씩 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부담이 크다. 지하철 출퇴근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앞으로도 버스를 타야 하는데 커피라도 줄여야 하나 싶다”며 울상을 지었다. 일부지만 “어쩔 수 없는 조치”란 반응도 있었다.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는 박종윤 씨(70)는 “한 달에 2만 원 가까이 오른 셈이라 부담이 되긴 한다”면서도 “버스업계도 힘들 텐데 고통 분담 차원에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올 10월에는 지하철 기본요금도 1250원에서 1400원으로 150원(12%) 오르면서 서민들의 교통비 부담이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통합정기권 도입 필요” 시민들 사이에선 “버스 요금 인상이 어쩔 수 없다면 정기권이라도 만들어 달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지하철은 일정 거리 구간 내에서 지하철만 이용하는 경우 요금을 할인해 주는 정기권이 있지만 버스는 없기 때문이다. 서울 지하철 정기권의 경우 기본요금 44회분에 해당하는 요금으로 60회를 탈 수 있어 2만 원 이상을 절약할 수 있다. 다만 정기권은 버스 환승 할인이 적용되지 않는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하철은 서울교통공사 등 공공기관에서 운영하고 정기적으로 출퇴근하는 비율이 많기 때문에 정기권 제도가 도입된 것”이라며 “버스는 2004년 준공영제가 시행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민간 영역이라 정기권 논의가 더뎠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는 지난해 5월 ‘지하철·버스 통합정기권’ 도입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예산 문제로 올해 도입은 무산됐다. 대광위 관계자는 “기재부에서 예산을 반영해주지 않아 내년에 다시 반영해 달라고 요청해 놓은 상황”이라고 밝혔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 2023-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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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전거로 출퇴근 할 생각”…버스요금 300원 인상에 시민들 울상

    “내일부터 따릉이(서울시 공유자전거) 정액권을 끊으려고요. 버스 요금이 300원 올랐는데 연간으로 따져보니 20만 원 가까이 더 쓰겠더라고요.”직장인 김우영 씨(34)는 전날(12일)부터 서울 시내버스 기본요금이 올랐다는 소식을 듣고 “출퇴근길에 버스를 안 타는 방법을 고민 중”이라며 13일 이렇게 말했다. 김 씨는 “식료품, 옷 등 거의 모두 가격이 인상됐는데 교통비까지 오르니 부담이 적지 않다”며 “아침에 30분씩 투자해 운동한다고 생각하고 자전거로 출퇴근할 생각”이라고 했다. ● 광역버스 3000원으로 30% 올라12일 오전 3시부터 서울시 버스 기본요금이 인상됐다. 교통카드 기준으로 시내버스는 1200원에서 1500원으로 25% 인상됐다. 마을버스는 900원에서 1200원으로 300원(33%), 심야버스는 2150원에서 2500원으로 350원(16%), 광역버스는 2300원에서 3000원으로 700원(30%) 올랐다.8년 만의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두고 시민들 사이에선 “고물가 상황에서 부담된다”는 반응이 나왔다. 특히 광역버스가 크게 오른 걸 두고 경기 지역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의 불만이 크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서울 종로구 광화문까지 광역버스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김모 씨(35)는 “매일 왕복 출퇴근길에 6000원씩 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부담이 크다. 지하철 출퇴근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앞으로도 버스를 타야 하는데 커피라도 줄여야 하나 싶다”며 울상을 지었다.일부지만 “어쩔 수 없는 조치”란 반응도 있었다.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는 박종윤 씨(70)는 “한 달에 2만 원 가까이 오른 셈이라 부담이 되긴 한다”면서도 “버스업계도 힘들 텐데 고통 분담 차원에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올 10월에는 지하철 기본요금도 1250원에서 1400원으로 150원(12%) 오르면서 서민들의 교통비 부담이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통합정기권 도입 필요”시민들 사이에선 “버스 요금 인상이 어쩔 수 없다면 정기권이라도 만들어 달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지하철은 일정 거리 구간 내에서 지하철만 이용하는 경우 요금을 할인해 주는 정기권이 있지만 버스는 없기 때문이다. 서울 지하철 정기권의 경우 기본요금 44회분에 해당하는 요금으로 60회를 탈 수 있어 2만 원 이상을 절약할 수 있다. 다만 정기권은 버스 환승 할인이 적용되지 않는다.서울시 관계자는 “지하철은 서울교통공사 등 공공기관에서 운영하고 정기적으로 출퇴근하는 비율이 많기 때문에 정기권 제도가 도입된 것”이라며 “버스는 2004년 준공영제가 시행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민간 영역이라 정기권 논의가 더뎠다”고 설명했다.한편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는 지난해 5월 ‘지하철·버스 통합정기권’을 도입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예산 문제로 올해 도입은 무산됐다. 대광위 관계자는 “기재부에서 예산을 반영해주지 않아 내년에 다시 반영해 달라고 요청해 놓은 상황”이라고 밝혔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 2023-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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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팝-K문화 투어… 웃음 되찾은 ‘도심 잼버리’

    “새만금과 서울, 2개의 서로 다른 잼버리를 경험하는 게 너무 흥미롭다.”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에서 유생 체험에 참여한 스위스 국적의 스카우트 대원인 마린 양(16)은 밝은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스위스 대표단 280여 명은 보물 제141호로 지정된 성균관대 ‘명륜당’에서 600년 전 성균관 유생들의 교복인 ‘청금복’을 입고 K문화 투어를 즐겼다. 마린 양은 “조기 철수 소식에 부모님이 걱정하셔서 ‘모기도 없고 서울이 훨씬 좋으니 안심하라고 했다”며 “앞으로의 도심 투어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전날(8일) 전북 부안군 새만금 야영장을 떠나 전국 8개 광역단체로 철수한 스카우트 대원들은 9일 조기 퇴영의 아쉬움을 뒤로한 채 ‘도심 속 잼버리’를 이어갔다. 서울에 둥지를 튼 각국 대표단들은 경복궁, 청와대, 인사동, 대학로 곳곳을 탐방했다. 일부 대원은 K팝 댄스 수업을 듣고, 저녁에는 서울 광화문광장과 여의도한강공원에서 DJ 공연을 즐겼다. 하지만 제6호 태풍 ‘카눈’의 여파로 잼버리 참가자들의 야외활동은 9일 사실상 마무리됐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안전이 최우선이기에 10일 영외 프로그램이 불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11일 K팝 콘서트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청와대 방문-부채 만들기-K팝 댄스… 대원들 “다시 돌아올게요” 한국의 역사-전통문화 배우고 익혀英부모 “한국인, 처음보는 딸에게 미안하다, 와줘서 고맙다고 말해”순천서 대원 태운 버스 사고 3명 경상… 입국 안한 예멘 숙소 마련 ‘헛발질’도 “다시 돌아올게요(I will be back).” 9일 대전의 대표 관광명소인 중구 ‘오월드’를 방문한 브라질 스카우트 단원들은 일제히 이렇게 외치며 단체 사진을 찍었다.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장인 전북 부안 새만금 야영장에서 조기 철수한 아쉬움과 한국에 대한 애정이 담긴 구호였다. 브라질 대원 200여 명은 이날 놀이공원 입구에서부터 환호성을 지르며 춤을 췄다. K팝 노래를 함께 부르다 나들이를 나온 대전 시민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기도 했다. 브라질인 스텔라 양(16)은 “새만금을 빨리 떠난 건 아쉽다”면서도 “대전에서 좋은 체험을 할 수 있게 이런 자리를 만들어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 한국 문화 체험 나선 단원들 각국 스카우트 대원들은 한국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배우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노르웨이와 덴마크 국적 단원 165명은 서울 종로구 청와대를 방문해 한국의 역대 대통령과 근현대사에 대해 배웠다. 한국에 처음 방문했다는 노르웨이 출신 빅토리아 양(16)은 “(청와대에 와 보니) 아직 서울에서 경험할 게 많은 거 같아 흥분된다”며 “매일 숙소 밖을 나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을 방문한 레바논 대원 41명은 한국의 전통 부채 만들기 체험에 참여했다. 대원들은 “처음 보는 물건이다”, “어떻게 사용하는 거냐” 등의 질문을 던지며 부채 만들기에 열중했다. 6·25전쟁 참전국인 영국과 벨기에의 잼버리 대원 40여 명은 인천 연수구의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을 방문했다. 대원들은 기념관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자유수호의 탑에서 인천 앞바다를 바라보며 헌화했다. 벨기에 대표단 지도자 듀커 이리스 양은 “벨기에 선배들이 한국의 자유수호를 위해 싸웠고 내가 그 현장을 돌아봤다는 게 무척 뜻깊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코스타리카 대원 50여 명은 서울 마포구 YGX아카데미에서 K팝 댄스를 배우기도 했다. 알록달록한 티셔츠를 입은 대원들은 블랙핑크 맴버 지수의 솔로곡 ‘꽃’의 안무를 배우며 즐거워했다. 인솔자 스테파니 존슨 씨(33)는 “잼버리의 원래 취지가 ‘행복하기’인데, 오늘 개최국의 문화를 배울 수 있어 행복하고 의미 있었다”고 말했다. 조기 철수 작전과 각 지자체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각종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일부 해외 부모들의 감사 메시지가 나오기도 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잼버리에 15세 딸을 보낸 섀넌 스와퍼 씨는 “딸이 ‘한국인들이 믿을 수 없도록 친절하다’고 했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 딸에게 와 ‘미안하다, 와줘서 고맙다’고 이야기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 새만금 조기 철수 잡음 계속 하지만 지역 프로그램 진행 과정에서 일부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날 낮 12시 46분경 전남 순천시 서면 운평리에서는 스위스 대원 38명을 태우고 가던 관광버스가 시내버스와 충돌해 대원 3명이 가벼운 타박상을 입었다. 이 중 2명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조기 철수 작전이 마무리됐지만 잼버리 조직위원회를 둘러싼 잡음이 계속됐다. 특히 입국하지 않은 대원들이 각 대학 기숙사와 연수원에 배정돼 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충남 홍성군 혜전대는 8일 예멘 출신 대원 175명이 배정됐다는 통보를 받고 기숙사 등 숙소를 준비했다. 하지만 예멘 대원들은 입국조차 하지 않은 사실을 밤 9시경 알게 됐다. 학교 측은 환영 현수막과 175명분의 출장뷔페 음식까지 준비한 상황이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대전=이정훈 기자 jh89@donga.com인천=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 2023-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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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행자 친 ‘마약 양성 롤스로이스男’ 석방 논란

    경찰이 초고가 외제차량을 몰고 인도로 돌진해 시민에게 중상을 입힌 운전자를 체포한 뒤 석방해 논란이 일고 있다. 마약 투약이 의심되는 정황이 나왔는데도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고 풀어줬기 때문이다. 8일 경찰에 따르면 신모 씨(28)는 2일 오후 8시 10분경 서울 강남구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운전하다가 압구정역 근처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을 다치게 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피해자는 양다리가 골절되고 머리와 배를 다치는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 씨는 체포 직후 마약 간이검사를 받은 결과 케타민 양성 반응이 나왔다. 수면마취제로 쓰이는 케타민은 환각 증상을 유발해 국내에선 ‘클럽 마약’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신 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달 31일 수술을 받았고 의사가 처방한 주사액에 케타민이 들어 있었다”고 진술했고, 신 씨의 수술을 한 병원도 관련 내용을 소명하는 서류를 경찰에 제출했다. 이에 경찰은 3일 오후 3시경 신 씨를 석방했다. 신 씨가 교통사고를 내 피해자가 큰 부상을 당한 사실과 경찰이 신 씨를 석방한 사실이 온라인을 통해 알려지면서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현장을 목격한 시민들은 신 씨가 사고 직후에도 웃으며 통화하고 주변 시민들을 위협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일각에선 “대형 로펌이 변호하면서 풀려난 거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이에 대해 서울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변호인이 신원 보증을 하고 책임지겠다고 해 석방했다. 대형 로펌은 아니다”라며 “구속 사유도 성립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했다. 그러나 비판 여론이 잦아들지 않자 경찰은 신 씨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 등 치사상 혐의로 이번 주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경찰은 “케타민 외에 또 다른 마약류를 투약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3-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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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행자 친 ‘마약 양성 롤스로이스男’ 석방 논란에…경찰, 구속영장 신청

    경찰이 초고가 외제차량을 몰고 인도로 돌진해 시민에게 중상을 입힌 운전자를 체포한 뒤 석방해 논란이 일고 있다. 마약 투약이 의심되는 정황이 나왔는 데도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고 풀어줬기 때문이다.8일 경찰에 따르면 신모 씨(28)는 2일 오후 8시 10분경 서울 강남구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운전하다가 압구정역 근처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을 다치게 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피해자는 양 다리가 골절되고 머리와 배를 다치는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신 씨는 체포 직후 마약 간이검사를 받은 결과 케타민 양성 반응이 나왔다. 수면마취제로 쓰이는 케타민은 환각 증상을 유발해 국내에선 ‘클럽 마약’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신 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달 31일 수술을 받았고 의사가 처방한 주사액에 케타민이 들어 있었다”고 진술했고, 신 씨의 수술을 한 병원도 관련 내용을 소명하는 서류를 경찰에 제출했다. 이에 경찰은 3일 오후 3시경 신 씨를 석방했다.신 씨가 교통사고를 내 피해자가 큰 부상을 당한 사실과 경찰이 신 씨를 석방한 사실이 온라인을 통해 알려지면서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현장을 목격한 시민들은 신 씨가 사고 직후에도 웃으며 통화하고 주변 시민들을 위협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일각에선 “대형 로펌이 변호하면서 풀려난 거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이에 대해 서울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변호인이 신원 보증을 하고 책임지겠다고 해 석방했다. 대형 로펌은 아니다”라며 “구속 사유도 성립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했다.그러나 비판 여론이 잦아들지 않자 경찰은 신 씨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 등 치사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경찰은 “케타민 외에 또 다른 마약류를 투약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3-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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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호선 테러 오인 소동, BTS 팬들 환호가 발단

    전국 곳곳에서 ‘살인 예고’ 글이 이어지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6일 서울 지하철 열차 안에서 방탄소년단(BTS) 팬들이 소리를 지르자 테러가 발생한 것으로 오인한 승객들이 대피하면서 다치는 소동이 벌어졌다. 경찰에 따르면 6일 오후 8시 36분경 김포공항역 방면으로 운행하던 서울 지하철 9호선 급행열차 승객으로부터 “이상한 냄새가 난다. 사람들이 뛰어다니고 넘어지고 있다”는 신고가 20여 건 접수됐다. “생화학 테러가 의심된다”는 신고도 있었다. 열차가 신논현역에 정차하자 일부 시민들이 급히 뛰쳐나가면서 부상을 당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은 열차 내부를 확인한 결과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다고 보고 부상자 7명 중 6명을 병원으로 이송한 뒤 철수했다. 1명은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이번 소동은 서울 송파구 KSPO돔에서 열린 BTS 멤버 슈가의 콘서트를 관람한 외국인 팬들이 열차에서 고성을 지르면서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슈가가 콘서트 직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방송을 진행하며 어깨에 새긴 타투를 공개했고, 이를 스마트폰으로 지켜보던 팬들이 열차에서 환호성을 지르자 주변 시민들이 비명으로 오인한 것이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A 씨(26)는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하니 패닉이 될 수밖에 없었다”며 “최근 묻지 마 범죄가 이어지다 보니 공포감이 더 컸던 것 같다”고 했다. 트위터 등 SNS에는 당시 시민들이 급히 도망치는 과정에서 두고 간 가방 등 분실물 사진도 올라왔다. 경찰은 유실물 약 30개를 유실물종합관리시스템(www.lost112.go.kr)에 등록하고 주인이 찾아가도록 조치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3-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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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호선 테러 소동…알고보니 BTS 팬들 환호가 발단?

    전국 곳곳에서 ‘살인 예고’ 글이 이어지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6일 서울 지하철 열차 안에서 방탄소년단(BTS) 팬들이 소리를 지르자 테러가 발생한 것으로 오인한 승객들이 대피하면서 다치는 소동이 벌어졌다.경찰에 따르면 6일 오후 8시 36분경 김포공항역 방면으로 운행하던 서울 지하철 9호선 급행열차 승객으로부터 “이상한 냄새가 난다. 사람들이 뛰어다니고 넘어지고 있다”는 신고가 20여 건 접수됐다. “생화학 테러가 의심된다”는 신고도 있었다. 열차가 신논현역에 정차하자 일부 시민들이 급히 뛰쳐나가면서 부상을 당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은 열차 내부를 확인한 결과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다고 보고 부상자 7명 중 6명을 병원으로 이송한 뒤 철수했다. 1명은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동한 경찰 역시 “역사 안에 난동범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열차와 역사 내부 등을 수색했으나 별다른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경찰 조사 결과 이번 소동은 서울 송파구 KSPO돔에서 열린 BTS 멤버 슈가의 콘서트를 관람한 외국인 팬들이 열차에서 고성을 지르면서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슈가가 콘서트 직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방송을 진행하며 어깨에 새긴 타투를 공개했고, 이를 스마트폰으로 지켜보던 팬들이 열차에서 환호성을 지르자 주변 시민들이 비명 소리로 오인한 것이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A 씨(26)는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하니 패닉이 될 수밖에 없었다”며 “최근 묻지 마 범죄가 이어지다 보니 공포감이 더 컸던 것 같다”고 했다. 트위터 등 SNS에는 당시 시민들이 급히 도망치는 과정에서 두고 간 가방 등 분실물 사진도 올라왔다. 경찰은 유실물 약 30개를 유실물종합관리시스템(www.lost112.go.kr)에 등록하고 주인이 찾아가도록 조치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3-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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