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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철과 맞물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강원도로 여행을 갔던 동창생과 가족 17명이 21일 집단 감염됐다. 18일 동창 중 한 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방역당국이 역학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16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이들은 9, 10일 속초와 고성으로 함께 여행을 갔고, 식사와 스크린골프 등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본부장은 “직장 동료들과 가족까지 전파됐다”며 “휴가철 야외활동과 여행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제주에서는 휴가 온 딸과 접촉한 어머니가 감염됐다. 15일 서울에 사는 딸이 고향에서 휴가를 보내기 위해 제주 집으로 왔고, 이 여성은 가족 등과 함께 식당, 병원 등을 들렀다. 딸은 20일 확진됐고 어머니는 다음 날 양성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이들과 42명이 접촉한 것으로 보고 역학조사 중이다. 강원랜드 식음료 직원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휴가철을 앞두고 카지노 영업장을 하루 동안 임시 휴장했다. 이 직원이 일하는 식음업장도 일시 폐쇄했다. 강원랜드는 이 직원과 접촉한 것으로 의심되는 15명의 직원을 자가 격리했다.이지훈 easyhoon@donga.com·전채은 / 원주=이인모 기자}

여름 휴가철과 맞물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강원도로 여행을 갔던 동창생과 가족 17명이 21일 집단 감염됐다. 18일 동창 중 한 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방역당국이 역학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16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이들은 9, 10일 속초와 고성으로 함께 여행을 갔고, 식사와 스크린골프 등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본부장은 “직장 동료들과 가족까지 전파됐다”며 “휴가철 야외활동과 여행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제주에서는 휴가 온 딸과 접촉한 어머니가 감염됐다. 15일 서울에 사는 딸이 고향에서 휴가를 보내기 위해 제주 집으로 왔고, 이 여성은 딸과 가족 등과 함께 식당·병원 등을 들렀다. 딸은 20일 확진됐고 어머니는 다음날 양성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이들과 42명이 접촉한 것으로 보고 역학조사 중이다. 강원랜드 식음료 직원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휴가철을 앞두고 카지노 영업장을 하루 동안 임시 휴장했다. 이 직원이 일하는 식음업장도 일시 폐쇄했다. 강원랜드는 이 직원과 접촉한 것으로 의심되는 15명의 직원을 자가 격리 했다. 학교와 학원 등에서도 감염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 강동구 초·중학생 4명이 감염됐다. 20일 상일여중 학생 2명이 확진됐고, 하루 전 강동초 학생 2명이 양성 반응을 보였다. 강동유소년스포츠센터 40대 여성 직원과 가족 등 4명도 확진 통보를 받았다. 길동 이루니키즈 어린이집에 근무하는 30대 여성 보육교사 1명도 확진됐다. 강동구는 어린이집을 폐쇄하고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지훈기자 easyhoon@donga.com전채은기자 chan2@donga.com}

자신의 신장 한쪽과 간 일부를 타인에게 기증하는 등 이웃 사랑을 실천해 온 50대 목사가 600번째 헌혈을 했다. 13일 오후 3시 서울 서대문구 신촌 헌혈센터에서는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서 준비한 표세철 목사(58)의 600회 헌혈 기념식(사진)이 열렸다. 자연스레 왼쪽 팔을 걷어붙이고 앉은 표 목사는 헌혈 도중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며 여유로운 웃음을 지어 보였다. 표 목사는 “600번째 헌혈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한 것에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1978년 우연한 기회로 처음 헌혈을 시작한 표 목사는 40여 년간 기회가 될 때마다 헌혈을 해왔다. 1991년과 2002년엔 각각 자신의 신장과 간 일부를 타인에게 기증했다. 1988년 늑막이 결핵균에 감염되는 결핵성늑막염을 앓으며 투병 생활을 했던 게 다른 사람의 건강과 생명을 각별히 여기게 된 계기가 됐다. 현재 표 목사는 서울 노원구의 한 교회에서 목회 활동을 하며 지역 아동과 장애인, 교도소 재소자를 위한 봉사를 하고 있다. 표 목사는 “기독교인으로서 이웃과 생명을 나누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헌혈 가능 연령인 69세까지 헌혈 800회를 채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10일 오후 5시 30분경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한 아파트 단지 앞. 횡단보도 6개가 교차하는 건널목에서 정중앙의 대각선으로 그어진 횡단보도 한가운데가 갑자기 푹 꺼졌다. 갑작스레 생긴 지름 1.5m, 깊이 3m 크기의 싱크홀에 주민들은 간담이 서늘해졌다. 주민 박모 씨(57)는 “비가 많이 와서 지반이 꺼진 것 같다. 만약 사람이 길을 건너고 있었거나 차량이 지나가던 중이었다면 어쩔 뻔했느냐”며 몸서리를 쳤다. ○ 최장 장마에 급증하는 도로 위 ‘지뢰’ 전국에 연일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며 각지의 도로에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도로 위의 지뢰’라고 불리는 싱크홀이나 포트홀은 이달 들어서만 전국에서 수천 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10일 오후 1시 28분경 광주 남구 백운고가차도 철거 공사 현장에서도 조선대 방향으로 가는 도로에 지름 60cm 크기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주말 동안 큰 폭우 피해를 입은 경남 하동군 악양면에서도 지름 3∼4m에 깊이 2m의 대형 싱크홀이 생겼다. 전날 오후 4시 12분경엔 부산 금정구 서동도서관 앞 도로에 폭 50cm, 깊이 80cm 크기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시가 응급 보수한 포트홀이 3149개소인 데 반해 이달 들어 10일까지 열흘간 보수한 포트홀은 총 7071개소였다. 싱크홀은 지하수의 압력 등 지반 환경의 변화로, 포트홀은 낡은 아스팔트에 물이 스며들어 균열이 발생하면서 생긴다. 강우량이 많은 올 7, 8월엔 싱크홀과 포트홀이 1, 2월에 비해 많게는 8배가량 늘어났다. ○ 싱크홀보다 포트홀 사고 확률 더 높아 이번 폭우로 발생한 싱크홀과 포트홀로 다친 사람은 아직 없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추세로 땅 꺼짐 현상이 발생한다면 언제든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싱크홀과 포트홀 피해를 줄이려면 비가 많이 오는 시기엔 감속 운전하는 게 최선이다. 사전에 구멍을 발견하고 제동을 걸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운전 중 꺼진 땅을 발견했을 땐 급제동이나 급격한 핸들 조작을 하는 대신 감속하며 구멍을 에둘러 지나가야 한다. 구멍을 발견한 즉시 비상등을 켜 주위 차량에 조심하라는 신호를 보내줘야 추가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구멍의 크기가 작다고 해서 그대로 차량을 몰았다가는 단독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포트홀로 인한 사고는 운전자 차량의 타이어에 펑크가 나거나 휠이 찌그러지는 등 단독 사고의 형태로 발생하는 게 대부분이다. 충격으로 급격히 주행 방향이 바뀌며 다른 공작물이나 차량과 충돌하는 사고도 자주 발생한다. 통상 싱크홀보다는 포트홀이 교통사고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싱크홀은 눈에 잘 띄어 접근 차단과 복구 작업이 신속하게 이뤄지는 반면 포트홀은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한상진 한국교통연구원 박사는 “포트홀을 발견했을 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국토교통부 등에 마련된 신고센터에 즉시 연락해야 한다”고 말했다. 땅이 꺼지는 순간 도로 위를 지나고 있지 않더라도 인명 피해는 발생할 수 있다. 차량이 급하게 차로를 변경하려다 다른 차량과 부딪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속도로에서 차량이 빠른 속도로 주행하는 상황이라면 피해는 더욱 커진다. 이성렬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크기가 작은 포트홀은 가까이 다가가기 전까지 운전자가 육안으로 판별할 수 없는 경우도 많아 여름철엔 도로 관리 기관의 각별한 유지·보수도 중요하다”고 말했다.전채은 chan2@donga.com·김소영 기자 ::싱크홀(sink hole):: 지반 환경에 변화가 생겨 갑자기 땅이 꺼지는 현상::포트홀(pot hole):: 도로 균열 사이로 물이 스며들어 그릇처럼 움푹 파이는 현상}

노점상을 하면서 모은 종잣돈으로 주식 투자를 시작해 한때 200억 원대 자산을 일궈 ‘슈퍼 개미의 신화’로 불린 표모 씨(66)가 주가조작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실형을 선고받았다. 표 씨는 한때 국내 기업의 불합리한 배당정책에 항의하는 소액주주 운동가로 활동했지만 주가조작의 유혹을 피하지 못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신혁재)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표 씨에게 지난달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표 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증권사 직원 박모 씨(62) 등 5명에게는 징역 2∼5년이, 2명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법원에 따르면 표 씨 등은 2009년 8월경 코스닥 상장사인 건물관리 용역업체 A사 주가를 조작할 계획을 짜고 A사의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했다. 표 씨는 지인들에게 A사의 주식을 추천한 후 박 씨 등에게 소개해 주식 매매 권한을 일임하게 했다. 2011년 11월경 표 씨 일당은 A사 주식의 60% 상당을 장악했다. 시장 지배력이 커지자 표 씨 일당은 A사의 주식을 시세보다 높게 거래하는 등 방식으로 주가를 높였다. 2011년 2만4750원 수준이었던 A사 주가는 2014년 6만6100원대로 올랐다. 이들은 주가를 10만 원대까지 올린 뒤 외국계 펀드를 유치하거나 ‘개미’ 투자자들에게 주식을 판매하려 했으나 같은 해 8월 말부터 주가가 하락하며 주식을 투매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행위는 전형적인 시세조종범의 형태”라고 밝혔다. 표 씨는 2006년 2월 모 제약사의 배당금 정책에 항의하면서 여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표 씨는 “순이익 281억 원을 낸 회사가 어떻게 10억6400만 원만을 배당할 수 있느냐”며 소액주주 운동을 시작했다. 한때 이 제약사의 주식 4.99%를 보유해 ‘슈퍼개미’로 불렸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어머니가 늘 ‘파김치’가 돼 잠드셨어요. 온 가족이 계속 집에 붙어 있으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온라인 개강한 뒤 집에서 1학기를 보낸 대학생 박채연(가명·21) 씨. 그는 6개월 내내 ‘주말 같은 매일’을 보내는 어머니가 참 안쓰러웠다. 회사원 아버지는 재택근무, 고등학생인 남동생도 온라인 개학을 하며 박 씨 가족 모두가 집에서 생활한 것이다. 가족이 나름대로 돕는다고 도왔지만 살림을 꾸리는 어머니는 갈수록 녹초가 되는 날이 늘었다. 어머니는 “사람 3명 늘었는데 집안일은 5배 이상 많아졌다”며 푸념했단다. 빅데이터 분석기관 ‘생활변화관측소’가 2020년 1∼6월 ‘의미가 가장 많이 변화한 키워드’를 집계한 결과 상위권에 ‘파김치’란 단어가 등장했다. 물론 파김치는 먹는 음식뿐만 아니라 원래도 몸이 지친 상태를 뜻해 의미가 바뀌었다고 보긴 힘들다. 연구팀은 “관련 키워드가 확 바뀐 경우”라고 설명했다. 빅데이터에서 파김치는 1, 2월까지만 해도 연관어가 ‘맛집’ 등 음식과 이어지는 게 많았다. 그런데 코로나19가 거세진 3월부터 파김치는 부쩍 ‘엄마’ ‘코로나’란 단어와 함께 언급됐다. 집에 머무는 가족이 늘며 가사가 크게 늘어난 주부들과 “파김치가 되다”란 관용적 표현이 연결되고 있단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빅데이터에서 또 다른 의미로 주목받는 단어도 있다. ‘달고나’다. 원래 달고나는 길거리에서 포도당 덩어리에 소다를 넣어 만들어 팔던 불량식품의 대명사다. 최근 여기서 착안해 커피가루와 설탕, 우유 등을 배합해 만든 달달한 커피를 옛 달고나와 맛이 비슷하다고 해서 ‘달고나 커피’가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 코로나19와 달고나 커피는 무슨 상관이 있을까. 연구팀에 따르면 3월 이후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된 뒤 빅데이터에서 달고나의 언급량은 평소보다 500배 이상 치솟았다고 한다. 바로 달고나 커피는 “4000번을 저어야 겨우 한 잔이 나온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만드는 데 품이 많이 든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 이들이 오히려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저효율 커피 만들기에 빠져든 것이다. 실은 힘들어했던 박 씨의 어머니를 도와줬던 것도 달고나였다고 한다. 우연히 소셜미디어에서 ‘달고나 커피 만들기’ 영상을 본 그는 평소 커피를 즐기는 어머니를 위해 달고나 커피 만들기 세트를 주문했다. 저녁마다 가족이 모여 거품기를 저어대며 집 안에선 웃음소리가 퍼져나갔다. 생활변화관측소는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도 변화가 생겼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중요하다’와 이어지는 ‘○○력’이란 키워드 언급 순위를 살펴보면 2017∼2019년 5, 6위에 불과하던 ‘면역력’이 2020년 그간 부동의 1, 2위였던 ‘능력’ ‘실력’을 제치고 정상을 차지했다. ‘집’과 연관된 감정 중에는 코로나19 이전 35위였던 ‘답답하다’가 코로나19가 도래하며 1위로 급등했다. ‘온라인’과 결합되는 단어의 순위도 바뀌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엔 ‘판매’ ‘게임’ ‘쇼핑몰’ 등이 주로 이어졌던 것에 비해 2월 이후엔 ‘개학’ ‘수업’ ‘예배’ 등이 많이 언급됐다.전채은 chan2@donga.com·신지환 기자}

초등학생 남매를 키우고 있는 논술 교사 해진영 씨(41). 그는 7월 강원 영월에서 찍은 가족사진을 꺼내 볼 때마다 자기도 모르게 배시시 얼굴에 미소가 머금어진다. 특히 해 씨의 시선이 닿은 곳은 어느새 자신의 원피스를 입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훌쩍 커버린 큰딸 오효주 양(11). 해 씨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사춘기를 맞은 딸에게 어떤 엄마가 돼 줘야 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이제는 조금 알 것도 같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6개월간 집에서 부대끼며 솔직히 답답한 적도 많았지만 우리 가족은 훨씬 돈독해졌다”고 말했다. 코로나19는 세상을 많이도 바꿔놓았다. 감염으로 고통 받은 이들뿐만 아니라 모든 이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이제 타인과의 대면 접촉을 줄인다는 뜻이 담긴 ‘언택트(untact)’는 국내외에서 일상이자 문화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갑작스레 닥친 언택트한 세상은 그저 모든 관계의 단절로 이어지진 않았다. 진흙탕에도 꽃은 피어나듯, 또 다른 방식이 영글고 있었다. 형식적이었거나 그다지 필요하지 않던 사이는 자연스레 정리되고, 함께 사는 가족과 가까운 친구 등 소수의 친밀한 관계에 집중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른바 ‘딥택트(deep+contact)’의 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소셜네트워크, 폭은 줄이고 깊이에 집중 2017년부터 해마다 4000∼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해 국민의 ‘마음 상태’를 연구해온 최인철 서울대 행복연구센터장(심리학과 교수)은 7월 서울 강남구 최종현학술원에서 개최한 코로나19 관련 세미나에서 “가족 친구와 같은 소수 사람들과 접촉하는 ‘딥 콘택트’가 크게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에 따르면 서울대 행복연구센터가 2017년과 2020년의 사람들이 느끼는 행복을 비교해본 결과 실제로 친밀한 사람들과 있을 때 그것이 행복에 미치는 효과가 매우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 교수는 “코로나19를 계기로 행복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불필요한 접촉은 줄어들고, 사람들의 행복에 진짜 도움이 되는 친밀한 관계에 대해 돌아볼 시간이 생긴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춘기 딸을 가진 해 씨도 사실 올 초에 효주의 몸과 마음이 자라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자주 고민에 빠졌다고 한다. 답답한 마음에 해 씨까지 덩달아 예민해지는 날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 코로나19로 해 씨는 수업을 쉬고 자녀들은 온라인 수업을 하며 집에 함께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자 상황은 조금씩 바뀌었다. 딸을 가까이에서 찬찬히 지켜볼 기회가 늘어나자 해 씨는 마음에 여유가 생겨났다. 처음엔 다소 불편해하던 효주도 조금씩 속마음을 털어놓기 시작했다고 한다. 해 씨는 “요즘은 과거엔 아이가 좀처럼 하지 않았던 ‘사랑한다’는 표현도 자주 한다”며 웃었다. 코로나19로 친한 친구들과는 좀처럼 만나기 어려워졌지만, 해 씨네 가족은 언젠가부터 ‘가족 나들이’를 다니게 됐다. 가끔이라도 짬을 내 오롯이 가족들끼리 오붓한 시간을 가지곤 한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일주일에 한 번도 온 가족이 밥상에 마주 앉기 힘들었다던 회사원 김용범 씨(46). 맞벌이를 하는 김 씨 부부와 중학생 두 딸은 평일은커녕 주말에도 식사는 고사하고 제대로 된 대화조차 나누질 못했다. 김 씨는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우리 집에선 가족이 대화를 나누는 일이 사라졌었다. 언젠가부터 서로 싸우지도 않았다. 하지만 집 안에는 묘하게 냉랭하고 서먹한 분위기가 흘렀다”고 했다. 그런데 코로나19는 가족의 식사 습관을 강제로 바꿔놓았다. 부부는 재택근무, 딸들은 온라인 수업을 하며 나가지도 못하니 매일매일 한 식탁에 마주 앉아야 했다. 처음엔 딸들은 물론 부부도 식사시간이 어색하기만 했다. 하지만 조금씩 대화의 물꼬가 트였고 함께 나누는 이야기 소재도 다양해졌다. 블록이나 모형을 조립하는 공통의 취미도 생겼다. “왜 이런 행복을 지금껏 몰랐는지 후회가 될 정도입니다. 세상을 고통에 빠지게 한 코로나19가 우리 가족에겐 새로운 삶을 찾아줄 줄 누가 알았겠어요.”○ 직접 접촉하지 않는 ‘온라인 딥택트’도 활발이런 딥택트는 단순히 가족에게만 국한되는 얘기는 아니다. 물론 아무리 친하더라도 만남을 자제하고 있지만, 온라인 세상에선 또 다른 딥택트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이뤄졌던 단순한 관계가 좀 더 깊은 속내를 공유하는 사이로 바뀌고 있다. 온라인 독서모임을 운영해온 윤아영(가명·32) 씨는 코로나19 사태로 주변이 뒤숭숭해지면서 모임을 이어주던 끈이 갈수록 옅어지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1년 넘게 생각을 공유했던 이들을 잃고 싶지는 않았다. 윤 씨는 모임 회원 7명에게 색다른 제안을 했다. 책을 읽고 의견을 나누던 방식을 업그레이드해서 팟캐스트(인터넷방송) 콘텐츠를 제작해보자고 제안했다. 반응과 효과는 깜짝 놀랄 정도였다. 회원들의 참여도와 집중도가 크게 상승했다. 팟캐스트 제작이 코로나19로 답답했던 일상에 활력소가 되어줬다. 회원들끼리도 자연스럽게 훨씬 돈독해졌다. 윤 씨는 “뭔가 공동의 목표를 세우고 한층 더 ‘깊은 관계 맺기’를 추구했더니 그간 매너리즘에 빠졌던 모임이 확 탈바꿈했다. 회원들도 서로가 모두 놀랄 정도로 가까워졌다”고 기뻐했다. 사회생활에 바빠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관계를 온라인에서 회복한 경우도 있다. 직장인 김소진(가명·26) 씨는 코로나19를 계기로 한동안 소원했던 고교시절 친구 4명과 다시 친목을 도모하고 있다. 계기는 직장에서 화상회의에 익숙했던 한 친구가 제안한 ‘랜선 생일파티’였다. “학교 다닐 땐 정말 하루가 멀다 하고 만났던 친구들이에요. 하지만 하나둘씩 취업하면서 각자의 삶이 바빠지자 자연스레 연락도 뜸해졌죠. 거의 3년 가까이 한자리에 모인 적도 없었어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가 우리에겐 기회였어요. 재택근무를 많이 하고 회식도 사라지니까 온라인으로나마 서로 편하게 시간을 맞출 수 있게 된 거죠.”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이용해 노트북 화면으로 모인 김 씨와 친구들. 김 씨는 친구들이 보내준 모바일 선물 쿠폰으로 산 케이크에 불을 붙였다. 친구는 정말 성심껏 각자의 방에서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새로운 시대에 맞은 새로운 생일 파티. 김 씨는 “평생 기억에 남을 생일을 보낸 기분”이라며 “그날을 계기로 이제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랜선으로 함께 모인다”고 말했다.○ “딥택트, 코로나19 극복하는 심리적 동력 될 수도”물론 딥택드 문화에 마냥 찬사를 보내긴 어렵다. 깊은 관계라는 게 맘처럼 쉬운 일도 아니며, 오히려 나쁘지 않던 관계를 망칠 때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시대에 딥택트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중요한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내원하는 환자들은 ‘답답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비대면 중심으로 사회가 재편되며 고립감이 커졌기 때문”이라며 “그럴 때일수록 가족이나 친구처럼 가까운 사람들과 교류하는 ‘딥택트’는 더 큰 의미를 가진다. 실제로 환자들 상당수가 가족과 친구로부터 커다란 심리적 위안을 얻어 병을 치유해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심민영 코로나19 통합심리지원단장도 “감염병 환경에서는 자연스럽게 낯선 이들에 대한 거부감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느끼는 가까운 관계에서 더 큰 행복을 느낄 수 있다. 딥택트 관계에서 오는 안정이 코로나19를 극복하는 원천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너무 딥택트에 안주해선 안 된다. 코로나19를 극복해나가듯 인간관계나 접촉의 폭도 조금씩 넓혀나가야 한다. 심 단장은 “너무 딥택트를 추구하다 보면 자칫 관계에 선을 그어버리는 편협한 방식으로 작동할 수 있다”며 “딥택트 또한 어디까지나 기존의 일상으로 복귀하기 위한 첫 단계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지환 jhshin93@donga.com·전채은 기자}

KBS 여의도 본사에서 라디오 생방송이 진행되던 스튜디오를 향해 둔기를 휘두르며 난동을 부린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5일 오후 3시 40분경 KBS에서 둔기를 휘두르며 유리창을 깨뜨린 40대 남성 A 씨를 현장에서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남성은 KBS쿨FM ‘황정민의 뮤직 쇼’가 생방송으로 진행되고 있던 공개 라디오홀 대형 유리창을 향해 둔기를 휘두르며 난동을 부렸다. 이로 인해 라디오홀의 일부 유리창이 깨지기도 했다. 사건 당시 라디오홀에선 MC인 황정민 아나운서와 게스트로 출연한 방송인 김형규 씨가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난동에 놀란 이들은 스튜디오 바깥으로 급히 피신하기도 했다. ‘황정민의 뮤직 쇼’는 이날 스튜디오 모습을 실시간으로 인터넷에 중계하는 ‘보이는 라디오’를 진행해 이런 과정이 모두 화면에 담겼다. 두 사람의 신변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KBS 측은 “본사 안전요원들이 잘 대처해 공개 라디오홀 바깥에 있던 시민들 중에도 다친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장에서 체포한 A 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 등을 파악하는 등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소속 공무원이 술에 취해 택시 기사를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서울서부경찰서는 “인권위 직원인 30대 남성 A 씨를 상해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A 씨는 지난달 24일 서울 은평구에 있는 한 아파트 앞에 정차한 택시에서 내린 뒤 택시 기사에게 주먹을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기사는 택시 안에서 잠든 A 씨를 깨워 요금을 받으려다 폭행을 당해 이가 부러지는 등 크게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인권위 관계자는 “아직 해당 직원이 누구인지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며 “경찰에서 알려오는 대로 신속하고 엄정하게 징계 등 조치하겠다”고 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현직 경찰관이 술에 취한 채 택시를 타고 가다가 운전 중인 기사를 폭행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25일 새벽 관악경찰서에서 근무하는 A 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술을 마시고 노량진역 인근에서 택시를 탄 A 씨는 “전자담배를 충전해 달라”고 요구했다가 택시기사가 거절하자 폭행한 혐의다. 뒷좌석에 타고 있던 A 씨는 앞좌석까지 넘어와 기사의 어깨를 흔들고 목을 움켜쥐기도 했다고 전해졌다. 결국 택시는 영등포구에 있는 한 도로에서 멈춰 섰으며 택시기사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서 A 씨를 검거했다. 현행법상 주행 중인 택시나 버스 등 교통수단의 기사를 폭행할 경우엔 일반 형법이 아닌 특가법의 적용을 받아 5년 이하의 징역 혹은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책임을 지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와 합의한 택시기사는 경찰에 처벌불원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하지만 운전자 폭행은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지 않아 합의와 무관하게 형사 절차는 그대로 진행된다. 관악경찰서는 “해당 경찰관은 사건 직후 대기발령 조치한 상태”라며 “담당 부서에서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21일 오전 경기 용인에 있는 SLC 물류센터에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나며 오후 11시 현재 5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4월 29일 경기 이천의 물류센터 신축 공사장에서 화재로 38명이 목숨을 잃은 지 83일 만이다. 소방당국은 냉동 창고가 있는 지하 4층에서 불길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지하에서 ‘펑’ 한 뒤 여러 차례 폭발음 이어져”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화재는 오전 8시 29분경 ‘펑’ 하는 폭발음과 함께 일어났다. 목격자들은 “지하 4층 화물차 옆에서 불길이 치솟았고 연기가 번져나갔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용인소방서 관계자는 “발화 지점은 지하 4층의 냉동 탑차(화물차) 또는 인근 기계장치 쪽인 것으로 추정된다.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했다. 일반적으로 냉동 창고에 쓰이는 단열재는 불이 붙으면 인체에 치명적인 유독가스가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 근로자 A 씨(38)는 지하에서 작업하다가 ‘쾅’ 소리에 놀라 빠져나왔다고 한다. A 씨는 “엄청난 소리가 나더니 검은 연기가 퍼져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며 “입과 코를 막은 채 벽을 더듬으며 탈출했다”고 했다. 센터 옆 별관 구내식당에서 일하던 B 씨(50·여)는 “대피하란 방송을 듣고 급히 밖으로 나왔다”며 “연기가 지하에서 마구 올라왔다. 약 5분 간격으로 폭발음이 서너 차례 더 들렸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물류센터엔 69명이 일하고 있었다. 목숨을 잃은 5명은 모두 지하에서 근무한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 관계자는 “사망자 2명은 지하 4층에서 발견됐고, 3명은 구체적 위치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부상자 8명 가운데 중상을 입은 홍모 씨(66)는 연기를 마시고 의식을 잃은 상태로 인근 병원에 이송됐다. 이날 화재는 발생 약 2시간 뒤인 오전 10시 30분경 초기 진압됐고, 낮 12시 34분경 완전히 진화됐다. 용인소방서 선발대는 발생 8분 만인 오전 8시 37분 현장에 도착했다. 소방 구조 인력은 모두 240명이, 장비는 소방헬기 2대 등 96대가 투입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피해 규모 및 화재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고용노동부와 가스·전기안전공사, 산업안전보건공단 등과 22일 오전 10시 반경 합동감식에 나설 예정이다. 또 사망자들의 사인 규명을 위해 유족 동의를 받아 부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유족들은 같은 날 오후 2시 장례 절차와 대응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반복되는 물류센터 화재…2017년 신축 때도 사고 화재가 발생한 SLC 물류센터는 지하 5층, 지상 4층에 연면적 11만5000여 m² 규모다. 이 물류센터는 신축 중이던 2017년 10월 23일에도 사고가 발생했다. 옹벽과 토사면 사이의 가설 장비를 해체하다가 쓸려 내려오던 흙의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옹벽이 무너져 내렸다. 당시 1명이 목숨을 잃고 9명이 다쳤다. 이번 화재는 같은 물류센터인 데다 지하에서 불이 났다는 점에서 4월 29일 일어났던 이천 물류센터 공사장의 화재를 떠올리게 한다. 38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이천 참사는 가연성 물질인 우레탄폼 작업 도중 발생한 유증기(油蒸氣·기름이 섞인 공기)가 용접 작업으로 급속히 연소하며 불이 난 것으로 파악돼 안전불감증이 초래한 인재(人災)라는 지적을 받았다. 같은 달 21일 경기 군포시 물류센터에서도 화재가 발생해 220억 원의 재산 피해가 나기도 했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최근 물류센터는 단순 보관뿐만 아니라 화물 집하나 분류 작업 등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화재 발생 시 인명 피해가 큰 편”이라고 했다. SLC 물류센터에선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직원들도 있었다. 지난달 27일 센터의 한 20대 직원은 경기 안양 주영광교회 예배에 참석했다가 감염됐으며, 이 남성과 함께 근무했던 동료도 이틀 뒤 확진됐다. 이날 화재 현장을 방문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물류센터의 안전 수칙 준수 여부를 확실히 점검하겠다고 공언했다. 이 지사는 소셜미디어에 “현장에서 보고를 받아보니 69명 근로자 대부분이 지하에서 일을 했다”며 “현장에서 발생한 안전 문제는 원인과 책임을 끝까지 따져 묻겠다”고 밝혔다.용인=조응형 yesbro@donga.com·이경진 / 전채은 기자}

“알바(아르바이트)비를 깎자는 건 줄 알았지, 아예 관두란 말인 줄은 몰랐어요.” 대학생 박모 씨(21)는 올해 4월경 1년 넘게 일했던 식당 사장에게 “상황이 어렵다”는 하소연을 들었다. 처음에 월급을 줄이자는 얘긴 줄 알았지만, 결국 “미안하다”며 해고를 통보했다. 아르바이트이긴 했어도 처음 겪어본 실직. 그 뒤 박 씨는 지금껏 새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 20일은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1월 20일)한 지 반년을 맞는 날. 이 길고긴 6개월 동안 코로나19에 가장 큰 악영향을 받은 건 다름 아닌 20, 30대 청년층과 저소득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보건학과 보건정책관리 전공 유명순 교수 연구팀이 실시한 ‘코로나19 국민인식조사’에 따르면 저소득층은 생계가 끊기는 등 ‘일상의 정지’를 가장 크게 느꼈으며 회복 속도도 느렸다. 청년층은 전 연령대를 통틀어 실직 경험 비율이 가장 높았다. ○ “저소득층과 청년층, 일상 회복세 느려” 올해 1∼6월 6차례에 걸쳐 실시된 국민인식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일상생활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묻는 ‘일상 정지’ 항목에서 가장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답변을 한 집단은 20, 30대로 구성된 ‘학생’(10대는 조사 대상 제외)과 월 가구소득 200만 원 미만의 ‘저소득층’으로 나타났다. 일상이 완전히 뒤바뀌면 0점, 변한 게 없으면 100점으로 보는 척도에서 저소득층은 3월 30일 조사부터 50점 이상으로 올라간 적이 없었다. 학생 역시 3월 3일 이래 50점 아래만 기록했다. 특히 학생은 3월 30일 35.6점을 기록한 뒤 4∼5월 48점대로 다소 올라섰다가 7월 다시 43.0점으로 떨어졌다. 저소득층 역시 3월 37.8점에서 5월 48.8점으로 잠깐 회복하더니 7월 45.2점으로 추락했다. 함께 낮은 점수를 기록하던 ‘주부’와 ‘자영업자’가 각각 7월 53.5점, 49.2점으로 점차 회복세를 보이는 것과 차이를 보인다. 유 교수는 “학생과 저소득층의 일상 정지 점수가 낮은 건 이들이 코로나19 경기 침체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집단이기 때문”이라며 “재난지원금 같은 한시적 제도보다 ‘코로나 취약층’을 일상으로 복귀시키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실직 경험’을 묻는 항목에서는 청년층의 비애가 뚜렷했다. 20대는 5월 24.3%가 “코로나19로 인한 실직을 경험했다”고 답해 전 기간과 연령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이는 마지막 조사 기간인 7월에도 20.2%를 나타내 여전히 가장 높은 ‘실직 경험’을 보였다. 전체 평균 13.5%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30대도 14.7%로, 20대와 30대만이 평균보다 높았다. 유 교수는 “코로나19로 정규직 일자리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아르바이트 같은 단기 일자리까지 구하기 힘들어진 상황과 맞물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 “불안, 공포가 분노와 슬픔으로 전환” 코로나19는 한국 사회에 커다란 ‘심리적 그림자’도 드리웠다. 세대와 직업을 가리지 않고 부정적인 감정이 만연한 것이다. 특히 시간이 갈수록 ‘분노’와 ‘슬픔’의 감정이 늘어나고 있는 양상을 보였다. 이번 인식조사에서 초기에 가장 여실하게 드러났던 감정은 ‘불안’과 ‘공포’였다. 낯선 감염병에 대한 불안은 2월 조사에서 60.4%가 느꼈고, 공포(16.7%)가 뒤따랐다. 하지만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지역 감염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던 3월부터 분노가 급상승했다. 2월 6.8%였던 분노는 3월 21.6%까지 치솟았다. 이태원 클럽발 재확산이 벌어진 5월에는 29.2%로 늘어 최고점을 찍었다. 슬픔은 비율은 높지 않지만 갈수록 늘어나는 모양새다. 2월 1.6%로 미미했던 슬픔의 감정은 3월 7.2%, 5월 11.6%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공포는 코로나19에 대한 정보가 늘어나면서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신지환 jhshin93@donga.com·전채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신발을 던진 혐의를 받고 있는 정모 씨(57)에 대해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이 19일 기각됐다. 정 씨의 영장심사를 담당한 서울남부지법 김진철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 자료와 사실 관계를 대체로 인정하는 등 피의자가 수사에 임하는 태도 등에 비추어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이날 오후 2시 영장심사를 앞두고 오후 1시 25분경 법원에 도착한 정 씨는 ‘정당 활동을 하느냐’는 질문에 “아니요”라고 짧게 답했다. 약 2시간 후 법원을 빠져나오면서는 ‘사전에 계획한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요”라고 답했다. 정 씨는 법률 지원을 맡은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의 김태훈 변호사를 통해 “신발 투척 퍼포먼스 당사자가 구속된다면 그 재판부는 정권의 하수인이라는 의미”라고 밝혔다. 정 씨를 지지하는 시민 20여 명은 이날 오전부터 서울남부지법 앞에서 ‘신발이 민심이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에 앞서 정 씨는 16일 국회의사당 본관 2층 현관 앞에서 국회 연설을 마치고 차에 탑승하려던 문 대통령을 향해 신발을 던졌고, 경찰은 공무집행방해 및 건조물침입 혐의로 정 씨에 대해 17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신발을 던진 혐의를 받고 있는 정모 씨(57)에 대해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이 19일 기각됐다. 정 씨의 영장심사를 담당한 서울남부지법 김진철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와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하는 등 피의자가 수사에 임하는 태도 등에 비추어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이날 오후 2시 영장심사를 앞두고 오후 1시 25분경 법원에 도착한 정 씨는 “정당 활동을 하느냐”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짧게 답했다. 약 2시간 후 법원을 빠져나오면서는 “사전에 계획한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했다. 정 씨는 법률지원을 맡은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의 김태훈 변호사를 통해 “신발 투척 퍼포먼스 당사자가 구속된다면 그 재판부는 정권의 하수인이라는 의미”라고 밝혔다. 정 씨를 지지하는 시민 20여 명은 이날 오전부터 서울남부지법 앞에서 ‘신발이 민심이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에 앞서 정 씨는 16일 국회의사당 본관 2층 현관 앞에서 국회 연설을 마치고 차에 탑승하려던 문 대통령을 향해 신발을 던졌고, 경찰은 공무집행방해 및 건조물침입 혐의로 정 씨에 대해 17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깡통 구급차’ ‘택시 구급차’. 길을 가다 보면 사이렌 소리에 황급히 길을 내어준 경험은 누구나 있다. 그런데 달려오는 차량이 사설 구급차일 때 표정이 바뀌어본 경험도 적지 않다. 119 구급차와 달리 사설 구급차는 언젠가부터 뿌리 깊은 불신의 대상이 됐다. 실제로 일부 사설 구급차들의 불미스러운 문제가 여러 번 불거졌던 탓에 이런 불신은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업계 사정은 겉에서 보는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단순히 그들 탓으로 몰고 가기엔 외부적 요인이 적지 않다. 관련 전문가들도 “정부가 적극 개입해 업계 환경을 바꿔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사설 구급차를 둘러싼 구조적 문제란 과연 뭘까. ○ 119 구급차 보완재 성격의 사설 구급차 누구나 알다시피 구급차는 크게 소방서 119 구급대와 지방자치단체 허가를 받은 사설 구급차로 나뉜다. 응급 상황에 처한 환자를 병원 응급실로 이송하는 119 구급차는 전국적으로 1420대(2018년 기준)를 운영한다. 그런데 이 119 구급차는 각 지역 소방 소속이라 관할 지역을 벗어날 수 없다. 환자 이송 뒤 다음 출동을 위해 ‘스탠바이’ 하기 위해서다. 사설 구급차는 이를 보완하는 성격을 지녔다. 장거리 이송이 가능하고 비교적 급하지 않은 환자도 옮길 수 있다. 이 때문에 사설 구급차는 전체 935대 가운데 726대가 제세동 장비 등 특수 의료장비를 구비한 특수 구급차이고 나머지는 일반 구급차다. 최근 택시 기사에게 가로막혔다가 병원에서 숨진 80대 여성이 타고 있던 게 이 사설 일반 구급차다. 나름대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사설 구급차가 원성의 대상으로 바뀐 건 2013년 벌어진 사건이 기름을 부었다. 개그맨 강모 씨가 사설 구급차를 타고 행사를 하러 가는 사진을 자랑 삼아 소셜미디어에 올린 것이다. 안 그래도 사설 구급차에 미심쩍은 눈초리를 보내던 시민들의 분노는 활활 불타올랐다. “사설 구급차가 돈 많은 연예인의 택시냐”는 비난도 쏟아졌다. 게다가 일부 사설 업체가 빈 구급차를 사이렌 켜고 몰거나 난폭운전을 일삼는 사례들도 덩달아 논란이 됐다. 결국 2016년 1월 도로교통법에는 ‘구급차를 긴급한 용도로 운행하지 않을 때는 경광등을 켜거나 사이렌을 작동해선 안 된다’는 조항까지 신설됐다. 장비나 약품 등 기본 요건도 갖추지 않은 이른바 ‘깡통 구급차’도 여론을 악화시켰다. 일부 영세업체들이 응급구조사도 두지 않고 링거조차 맞힐 설비도 없이 출동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응급 상황에 대비가 안 된 구급차들이 늘어나면서 이송 환자의 상태가 악화되는데도 손을 쓸 수 없거나 심지어 목숨을 잃는 일까지 벌어졌다. 2013년 정부는 사설 구급차 관련 규정을 현실화한다며 업체가 특수 구급차 10대당 갖춰야 하는 응급구조사의 수를 24명에서 16명으로 줄여줬다. 하지만 이 규정조차 지키지 않는 업체는 여전히 적지 않다.○ 사설 구급차, 119 구급차 인원 5분의 1 수준 전문가들은 사설 구급차가 규정대로 운영되지 않는 것을 업체 자체의 문제로만 몰고 가선 해결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한 구급차 관계자도 “수입보다 인건비 지출이 더 큰 사설 구급차 업계의 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법 개정만으로 개선되지 않는다”고 했다. 법률이 요구하는 인력 채용 등의 기준을 충족하기엔 사설 구급차의 수익 자체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구급차의 기준 및 응급환자이송업의 시설 등 기준에 관한 규칙 등에는 “환자이송업체는 보유한 특수 구급차의 80%에 한 대당 운전자 2명과 응급구조사 2명을 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특수 구급차 10대를 갖고 있는 업체는 응급구조사와 운전기사를 합쳐 최소 직원 32명은 뽑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규정상 응급환자이송업을 하려면 특수 구급차를 최소 5대는 운행해야 한다. 또 구급차가 나갈 때는 응급구조사 1명을 포함해 2명 이상 인원이 구급차에 타야 한다. 사설 구급차 업체 관계자 A 씨는 “사설 구급차는 주로 병원 간 전원 환자를 많이 이송해 주간에 출동이 많다. 차 한 대당 직원 4명을 고용하면 잉여 인력이 반드시 생기는 구조”라고 말했다. 야간에도 수시로 출동하는 119 구급차와 상황이 다른데 현행법은 사설 구급차도 24시간 교대 대응체제를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A 씨는 “영세업체가 비용 감당이 어려워 직원을 줄이면 그 순간부터 불법을 저지르는 셈”이라며 “서울의 대형 환자이송업체들도 이런 기준을 맞추기 쉽지 않다”고 전했다. 이런 사정을 감안해 정부는 2013년 사설 구급차 이송 기본요금을 일반 구급차는 3만 원, 특수 구급차는 7만5000원으로 50%가량 올려줬다. 이송요금이 인상된 건 20여 년 만이었다. 업체들은 그나마 숨통이 트였다고 반가워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시민들이 비싸다며 구급차 이용을 기피한 것. 결국 영세업체들은 암암리에 할인된 가격으로 고객을 유치하기 시작했다. 일반 구급차를 외형만 손봐 특수 구급차로 운영하는 ‘띠 갈이’도 이때부터 등장했다. 당연히 이런 상황은 의료 서비스의 질 저하를 불러왔다. 사설 구급차 업계의 열악한 환경은 통계로도 드러난다. 보건복지부의 ‘2018 응급의료통계연보’를 살펴보면 119 구급대 1대당 응급구조사 및 의료인 수는 7.12명. 하지만 사설 구급차는 1.25명에 그친다. 사설 구급차 1대가 주간 16시간만 운영된다고 해도, 8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응급구조사 2명이 필요한데 이조차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결국 응급구조사들도 민간 사설업체보다는 안정적인 소득이 보장되는 소방서나 병원으로 몰리는 실정”이라고 했다. 업체는 업체대로 인건비가 없고, 응급구조사들도 민간업체 취업을 원치 않다 보니 민간업체는 불법 영업을 감행하는 악순환이 현재도 벌어지고 있다. 현행법이 규정하고 있는 구급차 탑승 인원 기준도 따져 보면 미흡한 점이 많다. 환자의 중증도와 관계없이 응급구조사 및 의료인 1명이 탑승하면 구급차의 출동이 가능하다. 이럴 경우 환자가 이송 도중에 심정지라도 발생하면 응급구조사 1명이 가슴 압박을 하고 동승한 보호자가 환자에게 인공호흡을 하는 어이없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한다. 박시은 동강대 응급구조과 교수는 “응급구조사 2급은 6개월 정도의 단기과정을 거쳐 양성되는 이들로 1급을 보조하는 인력인데 급수에 상관없이 응급구조사 자격증만 있으면 구급차에 탈 수 있게 규정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 “정부가 지원금 주되 적극 개입해야” 그렇다면 이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인터뷰에 응한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정부의 개입’을 첫 번째로 꼽았다. 서울 대형병원의 한 관계자는 “사설 구급차도 결국은 공공성이 높은 분야다. 수익을 낼 환경은 만들어주지 않고 높은 잣대만 갖다 대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철저한 감독 관리 아래 금전적 지원을 고려해야 한다”고도 했다. 실제로 각 지역 소방본부에 소속된 119 구급차를 기준으로 한 번 출동하는 데 드는 비용은 대략 40만 원 정도라고 한다. 응급구조 지식을 갖춘 전문 인력인 소방공무원 2명을 포함해 운전기사까지 최소 3명이 동시에 출동하는 인건비의 비중이 작지 않다. 당연히 119 구급차 비용은 정부가 모두 부담한다. 이에 비해 사설 구급차는 사실상 방임 상태에 처해 있다. 각 지자체에서 환자이송업체를 관리하고 있지만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로 운영한다. 실태조사도 2년에 한 번꼴로 이뤄진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적극적인 관리 감독이 쉽지 않다. 조사 때만 응급구조사 면허증과 의료기기 등을 빌려와 대충 넘기는 업체들도 있다고 한다”고 귀띔했다. 사설 구급차 의료 서비스 질적 하락의 주요한 원인인 비용 문제에 있어서도 속수무책이다. 현재 정부에서 환자이송업체에 지원하는 비용은 전혀 없다. 업계에서는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 민간업체에도 재정 지원을 해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원을 받는 업체를 점검하면 정부가 자연스레 관리 감독을 강화하는 이점도 생긴다. 지금껏 정부는 환자이송업의 공익적 측면보다는 개인 간 거래인 ‘상업적 측면’에 더 주목해왔다. 구급차가 필요한 환자와 이송업체 간 직접 거래에 정부가 끼어들어 감시를 벌이거나 지원금을 줄 이유가 없다고 여겼다. 하지만 이로 인해 불편을 겪는 건 국가나 업체가 아니라 시민들, 특히 환자의 몫이란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조석주 부산대 응급의학과 교수는 “민간병원이 정부 감시를 받는 대신 건강보험공단의 지원을 받는 것처럼 사설 구급차도 제도권에 편입시켜 감시와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사설 구급차의 중요도와 공공성을 재평가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전채은 chan2@donga.com·이청아 기자}

tbs 교통방송 소속인 박지희 아나운서가 14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의혹 등으로 고소한 피해자를 거론하며 “왜 이제 와서 신고하느냐”는 취지로 발언해 2차 가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박 아나운서는 14일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방송 ‘청정구역 팟캐스트’에서 “(피해자도) 처음부터 신고했어야 한다고 하면서 왜 당시에 하지 못했는지 묻고 싶다”며 “4년 동안 대체 뭘 하다가 이제 와서 김재련 변호사와 함께 세상에 나서게 된 건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박 아나운서는 서울시가 출연한 tbs TV에서 ‘뉴스공장 외전 더 룸’이란 보도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를 비난하고, 이 피해자의 신상을 색출하겠다는 움직임이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퍼지고 있다. 피해자에 대한 각종 허위사실도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있다. 경찰은 이 같은 ‘2차 가해’ 행위를 적극적으로 적발해 형사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지방경찰청은 10일 “(박 전 시장 고소 건과 관련해) 허위로 관련자의 명예를 훼손할 경우 엄중하게 조치할 방침”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박 전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원인이 그를 경찰에 고소한 피해자에게 있다고 주장하며 피해자를 비난하는 게시물이 다수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2017년부터 성추행당했다면서 이제야 고발하는 게 이상하다”며 피해 주장의 진정성을 문제 삼는 댓글을 남겼다. 또 다른 누리꾼은 “피해자가 근무했던 부서와 소속 직원들을 다 알고 있다”면서 “누가 고소했는지 꼭 찾아내겠다”는 글을 한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렸다. 무분별한 ‘신상 털기’로 인해 추가 피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날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박 전 시장을 고소한 피해자’로 지목된 한 서울시 직원의 사진이 유포됐지만 해당 직원은 이번 사안과는 무관한 인물이었다. 이날 서울시는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해당 직원이 극심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여성계에서는 2차 가해 움직임에 대해 반발하고 나섰다. 이효린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활동가는 “어렵게 고소를 결심한 성폭력 피해자들을 더욱 위축시키는 잘못된 행태”라며 “지금이라도 피해 사실을 알린 것에 대해 지지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트위터에서는 ‘#박원순_시장을_고발한_피해자와_연대합니다’ 등 해시태그가 잇따라 올라왔다. 전채은 chan2@donga.com·김태언 기자}

4월에 직장을 관둔 유모 씨(28)는 지난달 30일 유럽 여행 정보를 나누는 인터넷카페에 가입했다. 유럽연합(EU) 이사회가 발표한 입국 제한 해제 대상 14개국에 한국이 포함됐다는 소식을 들어서다. 유 씨는 퇴사 뒤 한 달 동안 유럽 여행을 가려고 지난해 항공편까지 예약해 뒀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여행 계획을 취소해야 했다. 유 씨는 “유럽에서 제한 조치가 충분히 완화된 나라 위주로 다시 여행 계획을 세워 보려 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EU가 1일부터 한국인 입국을 허용하며 코로나19 사태로 유럽 방문을 미뤘던 이들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다만 EU의 결정은 구속력이 없어 해당 국가들이 권고안을 즉시 받아들일지 차차 입국 제한을 해제해 나갈지는 지켜봐야 한다. 게다가 한국에 다시 입국할 때 2주간 자가 격리를 해야 하는 건 마찬가지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1일 출국 승객은 약 3900명 수준으로 전날인 지난달 30일 2748명보다 1000명 이상 늘어났다. 이날 공항은 커다란 캐리어를 끌고 수개월 만에 해외로 향하는 승객들로 하루 종일 북적거렸다. 대학생들은 자가 격리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아 여름방학을 이용해 유럽에 다녀오겠다는 이들이 많다. 서울에 있는 대학에 재학 중인 조모 씨(22)는 “방역 모범 국가들은 자가 격리 조치를 상호 해제하는 경우도 있더라. 프랑스와 영국이 그랬다”며 “한국도 EU 국가에서 입국한 사람의 자가 격리를 해제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자가 격리 기간이 점차 완화될 거라고 보고 추석 연휴 여행을 문의하는 고객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여행사 관계자는 “여행사 직원들도 이번 조치 뒤 하늘길이 얼마나 열릴지 각국 관광청 등에서 들려오는 소식에 관심을 기울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항공사들은 아직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EU 국가들이 어느 정도로 입국을 허용할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이탈리아는 입국 제한은 풀되 2주 자가 격리를 요구하며, 체코는 한국을 포함해 8개국만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각 나라의 결정에 따라 항공 수요 변화도 영향을 받아서 현재 지켜보는 단계”라고 했다. 입국 제한이 완화됐더라도 관광 목적의 여행은 성급하다는 비판도 만만찮다. 직장인 조모 씨(30)는 “귀국 뒤 여전히 자가 격리를 해야 한다는 건 아직 한국 사회가 해외 감염자 유입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뜻”이라며 “굳이 벌써부터 해외로 가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해외여행을 놓고 “개인의 자유”란 의견과 “무책임하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는 분위기다. 일본 정부도 사업 목적의 한국인 입국은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신문은 1일 “일본 정부가 이르면 이달 한국, 중국, 대만과 입국 규제 완화를 위한 교섭에 들어갈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1차로 입국 제한을 푼 베트남, 태국, 호주, 뉴질랜드 등 4개국과 마찬가지로 경제인 왕래부터 재개한 뒤 유학생, 관광객 순으로 완화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1차 대상국들은 4개국 합쳐 1일 250명 정도 허용하는 상태로, 2차 대상국은 얼마나 받아들일지는 미정이다. 현재 일본을 입·출국하는 이들은 의무적으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도록 돼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4월에 직장을 관둔 유모 씨(28)는 지난달 30일 유럽여행 정보를 나누는 인터넷카페에 가입했다. 유럽연합(EU) 이사회가 발표한 입국제한해제 14개 나라에 한국이 포함됐다는 소식을 들어서다. 유 씨는 퇴사 뒤 한 달 동안 유럽여행을 가려 지난해 항공편까지 예약해뒀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여행 계획을 취소해야 했다. 유 씨는 “유럽에서 제한 조치가 충분히 완화된 나라 위주로 다시 여행 계획을 세워보려 한다”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EU가 1일부터 한국인 입국을 허용하며 코로나19 사태로 유럽 방문을 미뤘던 이들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다만 EU의 결정은 구속력이 없어 해당 국가들이 권고안을 즉시 받아들일지 차차 입국제한을 해제해나갈지는 지켜봐야 한다. 게다가 한국에 다시 입국할 때 2주 간 자가 격리를 해야 하는 건 마찬가지다. 대학생들은 자가 격리 부담이 상대적으로 여름방학을 이용해 유럽에 다녀오겠단 이들이 많다. 서울에 있는 대학에 재학 중인 조모 씨(22)는 “방역 모범국가들은 자가 격리 조치를 상호 해제하는 경우도 있더라. 프랑스와 영국이 그랬다”며 “한국도 EU 국가 입국자의 자가 격리를 해제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자가 격리 기간이 점차 완화될 거라고 보고 추석 연휴 여행을 문의하는 고객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항공사들은 아직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EU 국가들이 어느 정도로 입국을 허용할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이탈리아는 입국제한은 풀되 2주 자가 격리를 요구하며, 체코는 한국 포함 8개 나라만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각 나라의 결정에 따라 항공 수요 변화도 영향을 받아서 현재 지켜보는 단계”라 했다. 입국 제한이 완화됐더라도 관광 목적의 여행은 성급하단 비판도 만만찮다. 직장인 조모 씨(30)는 “여전히 자가 격리를 해야 한다는 건 해외에서 감염 유입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뜻”이라며 “굳이 벌써부터 해외로 가야하는지 의문”이라 했다. 관련 온라인커뮤니티에서도 여행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분위기다. 일본 정부도 사업 목적의 한국인 입국은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신문은 1일 “일본 정부가 이르면 7월 한국, 중국, 대만과 입국제한 완화를 위한 교섭에 들어갈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1차로 입국제한을 푼 베트남 등 4개국과 마찬가지로 경제인 왕래부터 재개한 뒤 유학생 관광객 순으로 완화할 방침이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조금만 더 빨리 대처했더라면 네다섯 살짜리 아이들이 투석 치료까지 받게 되진 않았을 거예요.” 이른바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HUS) 판정을 받은 5세 아이를 경기도의 한 대학병원에서 간호하고 있는 어머니 A 씨의 목소리가 분노로 부들부들 떨렸다. A 씨 아이는 집단 식중독이 발생한 경기 안산시 상록구의 유치원생이다. A 씨는 “유치원에서 사태를 축소하느라 허비한 시간 동안 더 많은 사람이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해당 유치원에서 시작된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은 26일 6명이 추가돼 49명으로 늘어났다. 전날까진 식중독 환자로 분류됐던 원아 1명이 갑작스레 햄버거병 증세를 보여 햄버거병 의심 환자도 15명으로 증가했다. 유치원 식중독 사태에 따른 입원 환자는 지금까지 모두 23명(원아 20명, 원아 가족 어린이 3명). 전날까지 투석을 받던 원아 5명 가운데 1명은 증세가 호전돼 투석 치료를 중단했다. 검사 대상자 295명 가운데 147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고 99명은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집단 식중독 피해가 커지면서 학부모들은 해당 유치원을 둘러싸고 ‘늑장 대응’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A 씨에 따르면 이 유치원엔 최소 14일 이전부터 이상 증세를 보인 원생이 있었다. A 씨 아이도 14일부터 복통이 발생했고 15일엔 증상이 악화돼 유치원에 상황을 알렸다. A 씨는 16일 결국 안산에 있는 한 응급실을 찾았고 이날 처음으로 보건소와 유치원으로부터 비슷한 증세를 보이는 다른 원생들이 있다는 사실을 들었다. A 씨는 “15일 다른 학부모가 유치원에 복통을 호소하는 원생이 또 있느냐고 물었을 때 원장은 ‘없다’고 대답했다. 그 사이 원생들 가족까지 감염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해당 유치원은 16일 오후 처음으로 안산시교육지원청에 집단 식중독 사태를 알린 것으로 보인다. 보건소에는 아예 알리지 않아 상록구 보건소는 이날 고려대 안산병원의 신고로 사태를 인지하게 됐다. 보건소 관계자는 “해당 유치원이 직접 신고를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유치원은 보건소가 사태를 인지했다는 것을 알고 16일 늦은 저녁에야 보호자들에게 “몇몇 원아가 장염 증상으로 진료를 받게 됐다”고 공지했다. 동아일보는 조치가 늦어졌던 이유를 묻기 위해 해당 유치원의 박모 원장과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사태가 불거진 뒤에도 유치원 측은 보호자들에게 “간식은 원래 보존하지 않아도 시 식품위생과에서 문제 삼지 않았다” “여름은 장염 등이 유행하는 계절이다” 같은 변명을 늘어놓았다고 한다. 몇몇 보호자는 26일 안산의 한 카페에서 대책회의를 열고 집단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원인을 면밀히 조사해 환자 치료를 포함한 관련 조치들을 철저히 이행하라”며 “집단 급식소가 설치된 전국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대해 관계 부처는 전수 점검을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지시했다. 정부도 정부세종청사에서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열고 해당 유치원에서 발생한 집단 식중독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정부는 학교 급식소 및 식재료 공급 업체를 찾아 지도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안산=전채은 chan2@donga.com·김태성/박재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