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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중동전쟁 여파가 유럽 내부 이-팔 진영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프랑스에서 고교 교사가 대낮에 20세 무슬림 남성에게 피살돼 안전 경보가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프랑스 당국은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고 중동전쟁과 연관됐다고 밝혔다. 베르사유 궁전과 루브르 박물관마저 테러 우려에 운영을 임시 중단했다. 영국에서도 반(反)유대주의 사건이 대거 발생해 1년 만에 7.5배로 뛰었고 유럽 곳곳에서 친(親)팔레스타인 집회가 열리고 있다.● 佛 “야만적 테러리즘” 최고 경보 발령14일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프랑스 동북부 아라스 지역 강베타고교에서 전날 오전 11시경 이 학교 출신 20세 남성이 흉기로 프랑스어 교사 도미니크 베르나르 씨(57)를 살해했다. 체포된 용의자는 러시아 체첸공화국 출신 백인 남성 모하메드 모구치코프로 밝혀졌다. 범행 당시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친 것으로 알려진 모구치코프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로 의심받아 프랑스 정부 잠재 위험 인물 명단에 올라 있었다. 르피가로에 따르면 그는 사건 발생 전날 당국 점검을 받았다. 한 소식통은 “그는 (점검 당시)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볼 수 있는 요소를 전혀 드러내지 않았다”며 “(공격) 결정을 갑자기 내리는 급진화 사례여서 (사전) 조치를 취하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모구치코프의 17세 동생도 이번 공격 직후 인근 학교에서 체포됐고, 그의 형은 이슬람 무장 공격 음모에 연루돼 수감 중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3일 이 학교를 찾아 애도를 표하면서 이번 사건을 “야만적인 이슬람 테러리즘”이라고 규탄했다. 그는 보안 당국이 다른 지역에서 일어날 뻔한 다른 공격을 저지했다고 말했다.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장관은 이번 사건이 “중동의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에 일어나는 일과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이날 오후 마크롱 대통령 주재로 긴급 안보회의를 개최하고 안전 경보를 최고 단계인 ‘긴급 공격’으로 끌어올렸다. 또 이슬람 사원 등을 중심으로 경찰 헌병 군인 등 1만 명을 동원해 배치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건은 2020년 역사지리 교사였던 사뮈엘 파티가 이슬람교 예언자 무함마드를 소재로 한 만평을 학생들에게 보여줬다가 10대 청년에게 참수당해 숨진 사건의 3주기(16일)를 사흘 앞두고 발생했다. 프랑스에서 극단적 테러 사건이 이어지는 이유는 이스라엘과 무슬림 사이 갈등이 유럽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첨예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프랑스는 이스라엘과 미국 다음으로 유대인이 많이 사는 국가이면서 동시에 서유럽에서 무슬림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나라다. 테러 위험은 인파가 몰리는 유명 관광지로 번졌다. 14일엔 베르사유 궁전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위험 신호가 포착돼 관람객을 급히 대피시키고 궁전 운영을 중지했다. ● 英, 반유대주의 사건 105건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13일 “반유대주의 사건이 역겨울 정도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런던 경찰은 7일 중동전쟁 개시를 전후한 9월 29일∼10월 12일 반유대주의 사건이 105건 발생해 지난해 같은 기간(14건)의 7.5배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런던 경찰은 14일 런던 도심에서 열린 ‘팔레스타인을 위한 행진’에 경찰 1000명 이상을 배치했다.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도 프랑스 영국 독일을 비롯한 유럽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에 극우 성향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13일 공영 라디오에서 “‘테러 조직(하마스)’을 지지하는 어떤 집회도 허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미국 ‘석유 공룡’ 엑손모빌이 80조 원을 들여 셰일오일 시추업체를 사들인다고 11일(현지 시간) 밝혔다. 탄소 절감을 위해 재생에너지 투자에 열을 올리던 석유업체가 화석연료 투자로 눈을 돌린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까지 벌어지며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고 국제유가가 상승하자 ‘비싼’ 에너지 전환에서 후퇴하는 조짐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엑손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재생에너지 전환 노력에도 미국의 에너지 정책이 화석연료에서 크게 벗어나기 어렵다고 평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美 석유 공룡의 화석연료 베팅 엑손모빌은 이날 미 3대 셰일오일 시추업체 파이어니어 내추럴 리소시스를 595억 달러(약 79조700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는 1999년 엑손이 모빌을 합병(810억 달러)한 이후 최대 규모 인수다. 이번 인수 계약으로 파이어니어 주주들은 파이어니어 주식 1주당 엑손 주식 2.3234주를 받게 된다. 양사는 발표문을 통해 이번 거래가 내년 상반기 중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대감을 높였다. 파이어니어는 퇴적암층에 섞인 있는 원유 및 가스를 채굴하는 셰일오일 시추업체다. 이번 인수로 양사는 미 최대 셰일오일 생산지 중 하나인 텍사스주 퍼미안 분지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하게 됐다. 대런 우즈 엑손모빌 CEO는 성명에서 “두 회사의 합병으로 각각이 단독으로 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장기적인 가치 창출을 해낼 것”이라며 “미국의 에너지 안보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탄소 절감 노력의 후퇴라는 환경운동가들의 비판에 우즈 CEO는 퍼미안 분지에서 사용할 물을 90% 이상 재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엑손의 화석연료 대규모 투자를 두고 최근 고유가 속에 미국이 결국 화석연료를 유지할 것으로 판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2030년 전에 세계 화석연료 수요가 정점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시점에 대담한 베팅을 했다”며 “유가와 원유 수요에 대해 장기적인 낙관론을 보여준 것”이라고 보도했다. ● 탄소 절감 딜레마 안은 정부·기업 온실가스 순배출 ‘0’을 목표로 하는 탄소중립(넷제로) 정책을 선도하던 유럽 국가나 기업들도 정책 추진에 난항을 겪거나 ‘유턴’을 시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값이 올라 섣불리 에너지 전환에 나서기 어려운 점이 크다. 자국 산업 보호나 실질적 기술 문제가 발목을 잡는 등 복잡한 딜레마에 놓여 있다. 경기 둔화에 몸살을 앓고 있는 영국은 지난달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시기를 기존 2030년에서 2035년으로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수엘라 브래버먼 영국 내무장관은 “우리는 영국 국민을 파산시켜서 지구를 구하지 않을 것”이라며 가계와 산업계 부담을 덜면서 실용적으로 탄소중립에 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7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한 스웨덴은 고물가를 우선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탄소중립 정책 속도 조절 방침을 내놨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스웨덴 연합정부는 최근 내년 예산안을 발표하며 기후 및 환경 대책 자금을 2억5900만 크로나(약 318억 원) 삭감하고 휘발유와 경유에 대한 유류세를 감면한다고 했다. 정책 추진의 기술적 문제도 있다. 덴마크 완구업체 레고는 최근 플라스틱 퇴출 정책을 포기했다. 재활용 페트(RPET)병을 활용해 장난감 블록을 만들려면 새 공장 설비가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더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레고는 플라스틱을 대체할 온갖 신소재를 실험해봤지만 답을 찾지 못해 ‘순환경제’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에 지친 러시아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진단이 잇따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중동전쟁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외교 정책 실패라고 주장하며 자국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려 했다. 이번 사태가 시작된 7일 71세 생일을 맞은 푸틴 대통령이 하마스로부터 뜻하지 않은 ‘생일 선물’을 받았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중동전쟁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과 관심을 분산시킬 수 있다며 거듭 우려를 표했다. 앞서 3일 케빈 매카시 전 미 하원의장의 탄핵으로 이미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상당한 차질을 빚는 가운데 미국 내 이스라엘 지원이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중동 정세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의 판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푸틴 “美 외교정책 실패” 푸틴 대통령은 10일 모스크바를 방문한 무함마드 알수다니 이라크 총리와 회담을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이 이번 사태를 중동에서 미국의 실패를 보여주는 분명한 사례라는 것에 동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 수용할 수 있는 타협점을 찾는 데 애쓰지 않았다. 자신들의 견해만 강요하면서 양측에 압력을 행사했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이 내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외교 치적을 위해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 정상화를 무리하게 추진했고, 하마스가 이에 반발해 이번 공격에 나섰다는 주장이다. 러시아는 중동전쟁 중재에 나서며 영향력 확대마저 꾀하고 있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도 중동 상황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상황은 아랑곳 않고 민간인 희생자 급증을 우려하며 중동에서 즉각적인 정전과 평화협상 재개만이 해법이라고 했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하마스가 푸틴 대통령에게 선물을 줬다”며 푸틴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이 같은 기회를 노려 “사실적, 감정적, 재정적, 기술적 관점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무기 공급은 하향 추세에 들어갈 것”이라고 선전했다. 다만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감은 여전하다. 러시아는 10일 미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인권이사회(UNHRC) 이사국 선거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 후 이 위원회에서 퇴출됐다. 다만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가 이날 83개국의 지지를 받았다며 국제사회에서 완전히 고립되지는 않았다고 평했다. 이날 중국은 신장위구르 등에서의 인권 탄압 의혹 속에서도 이사국 재선에 성공했다.● 젤렌스키 “관심 분산 위험” 젤렌스키 대통령은 초조한 기색이 역력하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이 줄어들 경우 서방 또한 상당한 후폭풍을 감내해야 할 것이라며 추가 지원을 거듭 요청했다. 그는 10일 프랑스2 TV 인터뷰에서 “국제적인 관심이 우크라이나로부터 멀어질 위험이 있고 거기에는 대가가 따를 것”이라며 “중동의 비극으로 러시아가 이득을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11일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를 방문하기로 했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도 현실적으로 미국이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를 동시 지원하기는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폴리티코는 “미국이 두 나라(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에 대규모로 돈을 쓰기엔 너무 이르다”며 특히 우크라이나 지원에 비판적인 야당 공화당을 중심으로 우크라이나 지원 단일대오가 흔들릴 가능성을 제기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9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센강 변에 네 개의 프로펠러가 달린 소형 비행체가 등장했다.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하늘을 나는 택시’ 도심항공교통(UAM)이다. UAM 옆에는 ‘부산으로 날아가라(Fly to Busan)’란 안내문이 걸렸다. 이곳은 파리 시민이 직접 UAM에 탑승해 가상현실(VR) 기기로 부산을 살펴볼 수 있는 체험 공간이다. 시민 쿠아티 타노 씨는 “부산의 모습이 매우 사실적으로 구현돼 몰입할 수 있었다”고 했다.》 부산시와 SK텔레콤은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 박형준 부산시장 등이 참석한 부산엑스포 홍보 외신기자 간담회에서도 UAM이 화제였다. 한 기자가 ‘UAM을 부산엑스포에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고 묻자 2030 부산세계박람회 공동유치위원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UAM이 아직 시장에 나오진 않았지만 엑스포를 통해 부산에서 시험해보려 한다. 이를 토대로 파리 등 세계 다른 도시에서도 적용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파리에서는 부산 홍보 체험행사, 외신기자 간담회 등은 물론이고 부산엑스포 유치의 필요성을 알리는 심포지엄과 만찬 등도 줄줄이 열렸다. 다음 달 28일 국제박람회기구(BIE)의 2030년 엑스포 개최지 결정을 앞두고 민관이 함께 꾸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가 ‘막판 유치전(戰)’에 돌입한 것이다.막판 유치전 치열 다음 달 28일 BIE 총회에서 181개 회원국은 비밀투표로 개최국을 결정한다. 3분의 2 이상을 얻는 도시가 개최지로 낙점된다. 3분의 2 이상 득표한 도시가 없으면 1차 투표에서 1, 2위를 한 도시가 결선투표를 치른다. 여기서 더 많은 표를 얻은 곳이 개최지로 선정된다. 엑스포 개최를 놓고 경쟁 중인 부산, 이탈리아 로마,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는 결정 한 달 반 정도를 앞두고 불꽃 튀는 막판 경쟁을 벌이고 있다. BIE 회원국의 표심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이다. 세 나라의 치열한 경쟁을 의식해서인지 BIE 관계자는 극도로 조심하는 태도를 보였다. 9일 파리 파비용 가브리엘에서 열린 부산엑스포 심포지엄에서 만난 BIE 회원국의 한 대표는 기자가 소감을 묻자 “괜한 오해를 살 수 있다. 인터뷰에 응하기 곤란하다”며 급하게 자리를 피했다. 엑스포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대형 행사로 꼽힌다. 한국은 1993년 대전엑스포, 2012년 여수엑스포를 개최했다. 이 두 엑스포는 특정 주제가 있고 최대 3개월간 열리는 ‘인정 박람회’로 분류된다. 반면 BIE 엑스포는 주제가 자유롭고 최대 6개월간 열리는 ‘등록 박람회’다. 전시관 건립 비용을 개최국이 부담하는 인정 박람회와 달리 등록 박람회는 참가국들이 해당 비용을 부담한다. 외신에는 이미 경제 강국인 한국이 왜 엑스포를 열려고 하는지에 대한 궁금함이 크다는 보도가 잇따른다. AP통신은 “BTS, 넷플릭스의 메가 히트작 ‘오징어게임’, 삼성 스마트폰, 현대차 등을 보유한 문화·경제 강국 한국이 (엑스포 같은) 국제 행사를 통해 세계의 인정을 받는 데도 관심이 있다”며 한국의 유치전에 주목했다. 이날 외신 간담회에서도 ‘엑스포를 개최하면 한국과 부산에 유리한 점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박 시장은 “부산의 물류, 금융, 문화 및 관광 산업을 키워 글로벌 허브 시티로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답했다. “아프리카 대사, 韓 관심에 눈물” 엑스포 개최지 선정은 비밀투표여서 특정 국가가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혔다고 해도 막상 투표장에서 어디에 표를 던질지 알 수 없다. 이 때문에 사우디는 지지 약속을 한 국가들이 변심하지 않도록 ‘공개투표로 전환하자’고 제안했다는 소문도 들린다. 그간 ‘오일 머니’로 무장한 사우디가 유치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진단이 많았지만 부산엑스포 유치위는 최근 부산에 대한 호감도가 많이 올라갔다고 분석하고 있다. 유치위 관계자는 “1차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 득표하는 국가가 나오지 않아 2차 투표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은데, 이때 최하위국의 표를 우리가 흡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했다. 한국의 유치 전략은 6·25전쟁 이후 급성장한 비결을 엑스포를 통해 공유할 수 있음을 강조하는 것이다. 한 총리는 9일 간담회에서 “한국의 성공에 국제사회의 많은 지원과 도움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제 한국이 국제사회에 헌신할 차례이며 엑스포를 그 장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일부 개발도상국은 자국의 경제난 등에 관해 한국이 진지하게 고민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모습에 진정성을 느꼈다는 후문이다. 최 회장은 8일 파리 특파원단과의 간담회에서도 “아프리카의 한 국가 대사가 부산의 제안을 보고 ‘우리 같은 작은 나라에 이렇게 관심을 가져준 나라가 없었다’며 (감동해) 울더라”라는 유치전 뒷얘기를 소개했다. 부산엑스포는 BIE 회원국이 직면한 문제를 풀 해법을 제시하는 ‘솔루션 엑스포’로 만들어 차별화한다는 방침이다. 부산엑스포 유치위는 이미 온라인 솔루션 플랫폼 ‘웨이브’에 각국별 당면 과제와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최재철 주프랑스 대사는 “국가별 맞춤형 전략을 통해 아직 어느 곳에 투표할지 마음을 정하지 못한 국가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재계 총수도 유치전에 최선 재계 총수의 동참 열기도 뜨겁다. 최 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박승희 삼성전자 CR담당 사장,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 위원장, 하범종 ㈜LG 경영지원부문장(사장),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등은 9일 부산엑스포 만찬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했다. 이들 대기업은 파리 등 유럽 곳곳에서 부산엑스포를 알리는 홍보 행사와 광고를 진행 중이다. LG그룹은 2일부터 파리에 있는 전자제품 및 도서 유통기업 ‘프나크’ 매장 4곳의 대형 전광판을 통해 부산엑스포 광고를 선보이고 있다. 샤를드골 국제공항 내 6곳에도 부산엑스포 광고를 내걸었다. 이달 말부터는 파리 시내버스 약 2000대에도 관련 광고를 게재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올 6월 BIE 총회 기간 중 파리에서 부산 로고를 래핑한 전용 전기차 10대를 한국 대표단에 이동 차량으로 제공했다. 당시 ‘BUSAN is READY(부산은 준비됐다)’라는 문구를 내건 이 전기차는 루브르 박물관, 에펠탑 등 파리 명소 주변에서 운행됐다. 기업들은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영업망을 키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 회장은 “유치 활동을 하면서 새로운 시장의 개척 필요성 또한 느꼈다”고 했다. 박 회장 또한 “(유치를 위해) 상대해야 하는 나라는 전기가 모자라거나 도로 공사를 해야 하는 등 인프라가 필요한 곳이 많다”며 이런 나라 관계자와 접촉하는 것이 사업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조은아 파리 특파원 achim@donga.com}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에 지친 러시아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진단이 잇따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중동전쟁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외교 정책 실패라고 주장하며 자국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려 했다. 이번 사태가 시작된 7일 71세 생일을 맞은 푸틴 대통령이 하마스로부터 뜻하지 않은 ‘생일 선물’을 받았다는 분석까지 나왔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중동전쟁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과 관심을 분산시킬 수 있다며 거듭 우려를 표했다. 앞서 3일 케빈 매카시 전 미 하원의장의 탄핵으로 이미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미국의 지원을 나눠야 하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중동 정세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의 판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푸틴 “美 외교정책 실패”푸틴 대통령은 10일 모스크바를 방문한 모하메드 알수다니 이라크 총리와 회담을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이 이번 사태를 중동에서 미국의 실패를 보여주는 분명한 사례라는 것에 동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 수용할 수 있는 타협점을 찾는 데 애쓰지 않았다. 자신들의 견해만 강요하면서 양측에 압력을 행사했다”고 비판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내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외교 치적을 위해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 정상화를 무리하게 압박했고, 하마스가 이에 반발해 이번 공격에 나섰다는 주장이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의 전화에서도 중동 상황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으며 특히 민간인 희생자의 급증을 우려했다. 두 정상은 즉각적인 정전과 평화협상의 재개만이 해법이라는 데도 공감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의 이스라엘에 대한 전폭적 지원에 대해 “가자지구의 대량학살만 불러올 뿐”이라며 미국 비판에 가세했다.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하마스가 푸틴 대통령에게 선물을 줬다”며 푸틴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같은 기회를 노려 “사실적, 감정적, 재정적, 기술적 관점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무기 공급은 하향 추세에 들어갈 것”이라고 선전했다.다만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감은 여전하다. 러시아는 10일 미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UNHRC) 이사국 선거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 후 이 위원회에서 퇴출됐다. 다만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가 이날 83개국의 지지를 받았다며 국제사회에서 완전히 고립되지는 않았다고 평했다. 이날 중국은 신장위구르 등에서의 인권 탄압 의혹 속에서도 이사국 재선출에 성공했다.● 젤렌스키 “관심 분산 안 돼”젤렌스키 대통령은 초조한 기색이 역력하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이 줄어들 경우 서방 또한 상당한 후폭풍을 감내해야 할 것이라며 추가 지원을 거듭 요청했다.그는 10일 프랑스2 TV 인터뷰에서 “국제적인 관심이 우크라이나로부터 멀어질 위험이 있고 거기에는 대가가 따를 것”이라며 “중동의 비극으로 러시아가 이득을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11일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를 방문하기로 했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도 현실적으로 미국이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를 동시 지원하기는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폴리티코는 “미국이 두 나라(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에 대규모로 돈을 쓰기엔 너무 이르다”며 특히 우크라이나 지원에 비판적인 야당 공화당을 중심으로 우크라이나 지원 단일대오가 흔들릴 가능성을 제기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팔레스타인 자치지구를 통치하는 무장단체 하마스의 기습 공격이 촉발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중동전쟁에 서방 국가들이 미묘하게 이견을 보이며 엇갈리고 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빅5’ 국가는 이스라엘에 대한 원칙적 지지 의사를 밝혔지만 무기 지원을 두고는 미국과 유럽이 온도차를 나타냈다. 특히 유럽연합(EU)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대한 지원금을 즉시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가 돌연 이를 철회하는 등 분열하는 조짐도 일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에 한목소리를 냈던 서방 진영이 이번 전쟁에는 제각각 목소리를 내는데 국제사회의 구심점이 돼야 할 유엔마저 즉각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 이스라엘 지원에 미-EU ‘온도차’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정상들은 9일(현지 시간) 전화 회의를 한 뒤 내놓은 공동성명에서 “하마스의 테러 행위에는 어떠한 정당성도 없으며 규탄 받아야 한다”며 “만행으로부터 자국과 국민을 보호하려는 이스라엘의 노력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스라엘 무기 지원 등을 두고 미국과 유럽은 온도차를 보였다. 미 국방부 당국자는 이날 “이스라엘에 대한 군수품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며 “미국 중부사령부를 포함해 이스라엘에 신속하게 제공될 수 있는 무기와 군수품 재고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날 성명을 내고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미국인이 최소 11명 사망했다”며 “나는 우리 팀에 이스라엘 당국자들과 인질 위기의 모든 면에 대응해서 협력하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하지만 미국과 달리 유럽은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에 주EU 이스라엘대사는 이날 “유럽의 지원을 희망한다”고 요청했다. EU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대한 지원금 지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가 이를 철회하는 등 내부적으로 분열하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올리버 바르헬리 EU 위원은 9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대한 6억9100만 유로(약 9859억 원)의 지원금 지급 여부를 검토하며 모든 지급을 즉시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EU는 이날 늦은 밤 보도자료를 배포해 “지원의 조정 여부를 동등하게 검토할 것이고 인도적 지원은 계속된다”고 지급 중단 철회를 공식화했다. 프랑스 역시 10일 “팔레스타인 국민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주는 지원을 중단하는 데 찬성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극성의 새 시대… 美, 지배세력 아냐”EU가 우크라이나 전쟁 때와 달리 이번 충돌을 두고 삐걱거리는 이유는 회원국 내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입장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팔레스타인 주민의 자치권 수호 운동에 대한 지지가 미국보다 유럽 국가에서 높은 편이라 각 정권에서 여론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영국 여론조사 기업 유고브가 올 7월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유럽인들이 팔레스타인을 옹호하는 경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방의 한 축인 EU가 분열되는 와중에 유엔도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9일 성명을 통해 “즉각 공격을 중단하고 인질을 석방하라”고 하마스에 촉구하면서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 발표에 깊은 고통을 느낀다”고 언급했다. 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공식 협의에서 참가국들은 가시적인 조치를 내놓지 못했다. 장준 주유엔 중국대사는 “민간인에 대한 모든 공격을 규탄한다”는 애매한 태도를 취했다. 로버트 우드 주유엔 미국부대사는 회의 직후 “분명한 것은 모두가 하마스를 규탄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내가 말하지 않아도 (규탄을 안 한 게) 누군지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며 러시아를 겨냥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전쟁에 대해 “다극성이란 새로운 질서로 전환되는 가운데 있다”며 “미국은 더 이상 예전처럼 지배적 세력이 아니다”라고 평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는 한국이 할 수 있다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영감을 주는 기회입니다.” 세계적 석학 제러미 리프킨 경제동향연구재단 이사장(사진)은 9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파비용 가브리엘에서 열린 부산엑스포 심포지엄에서 “한국은 식민지화, 전쟁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언제나 복원력을 갖고 건재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국내총생산(GDP)과 삶의 질 지표를 잘 조화시켜야 하는데 이 혁명이 대한민국 부산에서 일어나고 있다”면서 “이 점이 (부산에서) 엑스포를 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2030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왜 한국, 왜 부산?’을 주제로 개최한 이날 심포지엄과 이어진 만찬에는 드미트리 케르켄테스 국제박람회기구(BIE) 사무총장과 유치 도시 결정 투표를 할 각국 대표들, 공동유치위원장인 한덕수 국무총리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장성민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 박형준 부산시장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대표적 지한파 학자 샘 리처즈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교수도 “대한민국은 혁신·교육 ·협력이라는 세 강점을 통해 경제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며 “한국은 쿨(cool)하다. 엑스포로 지구촌 변화를 선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최 회장은 “각국에 맞춤형 해법을 제시하는 엑스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부산이 잘되는 게 우리나라 균형발전에도 매우 중요하다”고 했고, 하범종 ㈜LG 경영지원부문장(사장)은 “부산엑스포 유치가 우리나라의 미래 산업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함을 인식하고 LG그룹 차원에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박승희 삼성전자 CR담당 사장,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 위원장,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등도 함께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는 한국이 할 수 있다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영감을 주는 기회입니다.”세계적 석학 제러미 리프킨 경제동향연구재단 이사장은 9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파빌리온 가브리엘에서 열린 부산 엑스포 심포지엄에서 “한국은 식민지화, 전쟁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언제나 복원력을 갖고 건재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국내총생산(GDP)과 삶의 질 지표를 잘 조화시켜야 하는데 이 혁명이 대한민국 부산에서 일어나고 있다. 엑스포를 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2030부산 엑스포 유치위원회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왜 한국, 왜 부산?’을 주제로 개최한 이날 심포지엄과 이어진 만찬에는 드미트리 케르켄테즈 국제박람회기구(BIE) 사무총장과 유치 도시 결정 투표를 할 각국 대표들, 공동유치위원장 한덕수 국무총리,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장성민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 박형준 부산시장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대표적 지한파 학자 샘 리처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교수도 “대한민국은 혁신 교육 협력이라는 세 강점을 통해 경제 원조 수혜국에서 원조를 하는 공여국 클럽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며 “한국은 쿨(cool)하다. 엑스포로 지구촌 변화를 선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최 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박승희 삼성전자 CR담당 사장,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 위원장, 하범종 ㈜LG 경영지원부문장(사장),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등도 이 자리에 함께했다.최 회장은 “각국에 맞춤형 해법을 제시하는 엑스포가 될 것”이라고 했고 정 회장은 “시간이 갈수록 (유치) 희망이 생기는 건 사실”이라며 “부산이 잘 되는 게 우리나라 균형 발전에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저희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유치에) 가장 많이 관여하는데 (유치) 상대국이 전기나 도로 같은 기반 시설이 부족해 영업적으로도 많이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하 사장은 “LG그룹은 부산엑스포 유치가 그룹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미래 산업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함을 인식하고 그룹차원에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이날 행사에는 소프라노 조수미 씨가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 아리아 ‘아! 나는 살고 싶어요’를 시작으로 부산 엑스포 유치 응원곡 ‘함께’ 등 7곡을 선사했다. BIE는 11월 28일 2030 엑스포 유치도시를 결정한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유럽연합(EU)이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재정 지원 방안을 포함한 재정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최근 좀처럼 속도를 못 내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여기에 겨울철을 앞두고 에너지 위기 우려가 다시금 불거지고 있어 시급해진 EU의 전력시장 개혁도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EU의 경제정책이 삐걱거리는 데는 EU의 두 경제 대국인 프랑스와 독일의 불협화음이 큰 몫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국의 수장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개인적인 스타일이 너무 달라 소통이 잘 되질 않는다는 얘기도 들린다. ●우크라에 절실한 EU 예산 논의 ‘수렁’우선 EU에서는 예산안을 확정짓는 문제가 시급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의 6년 공유예산에 대한 추가 협상이 필요한데 논의는 수렁에 빠져버렸다. 특히 EU가 예산으로 우크라이나의 내년도 예산 수요에 대응해 신속히 지원하려면 연말까지 예산안이 합의돼야 한다. 게다가 미국 의회에서 지난달 30일 통과된 임시 예산에는 우크라이나 지원액이 포함되지 않아 EU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더욱 다급해졌다.EU에선 예산안 합의에 마크롱 대통령과 숄츠 총리의 이견이 장애가 되고 있다는 말이 흘러나온다. EU의 한 고위 관계자는 FT에 “두 사람이 한 방에 앉아 정리하면 될 일”이라며 “그렇지 못하면 나머지 다른 사람들이 합의점을 찾으려 노력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했다. EU의 또 다른 고위 관계자도 “두 사람이 더 큰 그림을 보지 않으면 일(예산안 합의)을 끝낼 수 없다”고 우려했다.EU의 전력시장 개혁 정책도 정체돼 있다. 주요 에너지원인 원자력발전을 두고 양국이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원전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반면 독일은 정책적으로 반대 입장이 확고하다. 마크롱 대통령은 숄츠 총리 내각의 ‘탈원전’ 방침에 “역사적인 실수”라고 비판하기까지 했다. 이러한 차이 때문에 양국은 EU의 원전에너지 소비에 대한 지원을 두고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카리스마형 마크롱 VS 과묵한 숄츠내연기관 차량 정책을 두고도 양국은 얼굴을 붉혔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독일은 올 3월 ‘203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금지하자’는 EU 합의문에 서명하기 전 ‘e퓨얼(합성연료)’을 쓰는 내연기관 차량은 계속 판매를 허용하자고 주장했다. 독일 자동차 산업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기업계의 압박에 돌연 입장을 바꿨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클레망 본 프랑스 교통부 장관은 “독일이 반란을 주도했다”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양국이 경제 정책을 두고 사사건건 격돌하는 이유는 양국 정상의 ‘케미 부족’ 때문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9일부터 1박 2일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시작된 양국 정부 간 대화에서 불협화음이 나올 것을 우려하며 “양국 국회의원과 외교관들은 카리스마 넘치는 마크롱 대통령과 입을 다물고 있는 숄츠 총리 간의 ‘케미 부족’으로 양국 정부가 차이점을 해결하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나폴레옹을 닮았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에너지가 넘치는 반면 숄츠 총리는 비교적 조용한 스타일이다. 나이도 마크롱 대통령이 46세, 숄츠 총리가 65세로 둘은 거의 아들과 아버지 격이다.이날 함부르크에서 시작된 양국 정부 간 대화는 양국이 새로운 정책 성과를 도출해내기 보단 우호 관계를 정상화하는 게 목표다. 이 때문에 숄츠 총리는 2011~2018년 시장을 역임해 애착이 남다른 북부 항구 도시 함부르크의 휴양지에서 마크롱 대통령을 맞았다. 이에 독일 기독민주연합(CDU) 소속 데틀레프 세이프 의원은 로이터통신에 “두 사람 모두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기로 결정하면 둘 다 손해를 볼 뿐만 아니라 EU도 손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마침 이번 마크롱 대통령이 이날 함부르크에 도착하기 직전 함부르크 공항 운항이 1시간 반가량 중단되는 해프닝이 벌어져 양국은 바짝 긴장했다. 이란 테헤란에서 이륙해 함부르크로 향하던 항공기에 대해 ‘테러 공격’을 암시하는 e메일이 독일 경찰에 발송됐기 때문이다.현재로선 양국이 우호를 되찾는 데는 난항이 예상되지만 양국이 결국엔 합의점을 찾을 것이라며 긍정하는 시각도 있다. FT는 “양국은 험난한 상황을 극복하고 EU를 이끌기 위해 서로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이어온 역사가 있다”고 설명했다. 스벤 기골드 독일 경제기후보호부 장관도 “유럽의 핵심은 프랑스와 독일 갈등을 포함해 (갈등을 푸는) 협상의 공간을 찾는 것”이라며 “현 관계가 지난 수십 년보다 나쁘지 않다”고 주장했다.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에서 불거지는 경제 이슈가 부쩍 늘었습니다. 경제 분야 취재 경험과 유럽 특파원으로 접하는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아 유럽 경제를 풀어드리겠습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는 경쟁이 아닌 연대의 엑스포입니다.”9일(현지 시간) 국제박람회기구(BIE) 사무국이 있는 프랑스 파리의 센강에 정박한 배 구스타프호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주최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같이 소개했다. 엑스포를 각국이 연대해 기후변화, 에너지 같은 인류 공통의 문제 해법을 찾는 기회로 삼겠다는 얘기다.이날 한 총리, 박형준 부산시장, 2030 부산세계박람회 공동유치위원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장성민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 등으로 구성된 ‘팀 부산’은 외신기자 20여 명에게 부산엑스포 개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최 회장은 부산엑스포를 통해 엑스포의 개념을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엑스포 성격을 바꿔 ‘솔루션 플랫폼’으로 삼고자 한다”며 “어떤 국가도 다른 국가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지 않을 텐데 우리는 엑스포를 통해 각국 맞춤형으로 최적의 해결책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외신기자들은 간담회에서 소개된 6·25전쟁 후 한국의 발전 경험에 큰 관심을 보였다. 아프리카 언론사 기자는 “아프리카 많은 국가들은 한국을 지지한다”며 “한국은 60년 전만 해도 아프리카와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이렇게 발전한 비결을 한국에 가서 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한국이 성공한 가장 큰 요인은 국제사회의 많은 지원 때문이었다”며 “(엑스포를 통해) 기후변화, 교육, 공공의료, 사회 인프라 발전에 성공한 요인들을 공유하겠다”고 했다.프랑스 언론사 기자는 “한국 국민이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열렬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한국이 엑스포 유치로 어떤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 물었다. 박 시장은 “물류, 금융, 문화 및 관광산업 등을 활용해 (부산을) 세계적인 허브 시티로 키우고 최첨단 산업을 통한 스마트 시티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팀 부산은 이어 이날 저녁 BIE 사무총장 및 회원국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부산엑스포가 왜 필요한지를 알리는 심포지엄도 열었다. 엑스포 유치 경쟁국 이탈리아는 11일, 사우디아라비아는 12일 각각 심포지엄을 연다. 다음 달 28일 BIE의 2030년 엑스포 유치국 결정을 앞두고 ‘막바지 유치전(戰)’ 막이 오른 것이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독일 16개 주 중 가장 부유한 곳으로 꼽히는 남부 바이에른주와 서부 헤센주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이끄는 집권 ‘신호등 연립정부’가 참패했다. 반면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거점인 동부를 벗어나 서부 헤센주에서 역대 최고 결과를 얻으며 2위를 차지했다. 9일 독일 일간 슈피겔에 따르면 8일 진행된 바이에른주와 헤센주의 선거 결과 바이에른주에서는 1957년부터 이곳을 이끈 중도우파 성향 기독사회당(CSU)이 득표율 37.0%를 얻어 승리했다. 헤센주에서는 중도우파 기독민주당(CDU)이 34.6%를 얻어 승리했다. 극우 AfD는 헤센주에선 18.4%로 2위, 바이에른주에선 14.6%를 얻어 3위에 올랐다. 5년 전 득표율에서 각각 5.3%포인트, 4.4%포인트 약진한 것이다. 반면 신호등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사회민주당(SPD) 자유민주당(FDP) 녹색당은 두 지역에서 5년 전보다 많게는 5.0%포인트 낮은 득표율을 보이며 참패했다. 헤센주 CDU 소속 보리스 라인 주지사에 맞서 현 녹색당 대표와 SPD 후보가 나섰지만 CDU의 아성을 무너뜨리진 못했다. 로이터통신은 “유권자들이 숄츠 총리의 분열된 중도좌파 연립정당을 강하게 질책한 셈”이라며 “경제적 어려움과 이민자에 대한 우려가 야당인 보수와 극우 세력 확장을 용이하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는 경쟁이 아닌 연대의 엑스포입니다.”9일(현지 시간) 국제박람회기구(BIE) 사무국이 있는 프랑스 파리의 센강에 정박한 배 구스타프호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주최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같이 소개했다. 엑스포를 각국이 연대해 기후변화, 에너지 같은 인류 공통의 문제 해법을 찾는 기회로 삼겠다는 얘기다.이날 한 총리, 박형준 부산시장, 2030 부산세계박람회 공동유치위원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장성민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 등으로 구성된 ‘팀 부산’은 외신기자 20여 명에게 부산엑스포 개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최 회장은 부산엑스포를 통해 엑스포의 개념을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엑스포 성격을 바꿔 ‘솔루션 플랫폼’으로 삼고자 한다”며 “어떤 국가도 다른 국가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지 않을 텐데 우리는 엑스포를 통해 각국 맞춤형으로 최적의 해결책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외신기자들은 간담회에서 소개된 6·25전쟁 후 한국의 발전 경험에 큰 관심을 보였다. 아프리카 언론사 기자는 “아프리카 많은 국가들은 한국을 지지한다”며 “한국은 60년 전만 해도 아프리카와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이렇게 발전한 비결을 한국에 가서 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한국이 성공한 가장 큰 요인은 국제사회의 많은 지원 때문이었다”며 “(엑스포를 통해) 기후변화, 교육, 공공의료, 사회 인프라 발전에 성공한 요인들을 공유하겠다”고 했다.프랑스 언론사 기자는 “한국 국민이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열렬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한국이 엑스포 유치로 어떤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 물었다. 박 시장은 “물류, 금융, 문화 및 관광산업 등을 활용해 (부산을) 세계적인 허브 시티로 키우고 최첨단 산업을 통한 스마트 시티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팀 부산은 이어 이날 저녁 BIE 사무총장 및 회원국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부산엑스포가 왜 필요한지를 알리는 심포지엄도 열었다. 엑스포 유치 경쟁국 이탈리아는 11일, 사우디아라비아는 12일 각각 심포지엄을 연다. 다음 달 28일 BIE의 2030년 엑스포 유치국 결정을 앞두고 ‘막바지 유치전(戰)’ 막이 오른 것이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아프가니스탄 북서부 헤라트주 일대에서 7일(현지 시간) 강진이 발생해 2000명 이상이 숨졌다. 수십 년째 거듭된 분쟁으로 국가 기반 시설이 낙후된 데다 2021년 미군 철수 및 수니파 무장단체 탈레반의 집권으로 국제 구호단체의 활동 또한 중단돼 구호 여건 또한 열악한 상태다. 여진 또한 계속되고 있어 사상자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지질조사국(USGS)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11분경 헤라트주에서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후 규모 4.3∼6.3의 여진이 8차례 이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물라 자난 사예크 아프간 재난부 대변인은 8일 “최소 2053명이 숨지고 9240명이 다쳤다. 가옥 1329채가 파괴됐다”고 밝혔다. 헤라트주 당국은 사망자의 상당수가 여성과 어린이였다고 공개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헤라트 지역 최소 12개 마을에서 가옥 600채 이상이 파손됐고 약 4200명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이번 지진이 아프간에서 발생한 20년 만의 대지진이라고 전했다. 진앙은 주도(州都) 헤라트에서 북서쪽으로 36km 지점이며 진원 깊이는 14km로 비교적 얕았다.아프간, 의료시설 낙후-구조여건 열악… 사상자 늘듯 20년만의 최악 강진탈레반 집권뒤 국제단체 구호 중단“식량-식수-의약품 등 필요” 호소 WHO에 따르면 헤라트주에는 공중보건 시설 202곳이 있는데 시설 대부분이 작고, 이 외딴 지역으로 물품을 들여오는 물류망에 차질이 생겨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헤라트주 보건부 관계자는 시신이 여러 병원에 분산돼 있어 사망자 수를 확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지 소셜미디어에는 헤라트 일대의 주요 병원 야외에 희생자들을 수용하기 위한 침대가 대거 놓여 있는 모습이 등장하고 있다. 수하일 샤힌 카타르 탈레반 정치국장은 “구호와 구조를 위해 식량, 식수, 의약품, 의복, 텐트가 시급히 필요하다”며 전 세계에 도움을 호소했다. 피해 지역 주민들은 지진으로 인해 공황 상태에 빠졌다고 전했다. 한 주민은 로이터통신에 “사람들이 집을 떠나고 우리 모두는 거리로 나와 있다”며 “여진 또한 여전하다”고 전했다. 이란 국경에서 동쪽으로 약 120km 떨어진 헤라트는 아프간 3대 도시이자 문화수도로 꼽힌다. 2019년 세계은행 기준 인구는 약 190만 명이다. 인구 밀집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인 데다 사회기반 시설 등도 워낙 노후화해 지진 발생 직후부터 큰 피해가 우려됐다. 아프간과 파키스탄 국경지대는 대륙판인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만나는 지역에 있어 힌두쿠시산맥을 중심으로 지진이 잦다. 지난해 6월에는 아프간 남동부 파키스탄 국경 인근 팍티카주에서 규모 5.9의 지진이 일어나 1000여 명이 숨졌다. 아시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로 꼽히는 아프간은 1979년 옛 소련의 침공 이후 내부 분쟁이 이어지면서 국민들이 인도주의적 위기에 시달리고 있다. 2021년 미군 철수 이후 탈레반이 권력을 장악하자 미국과 동맹국들은 보유 중인 아프간 외환보유액 약 70억 달러(약 9조4400억 원)를 동결하고 자금 지원을 중단했다. 여성을 억압하는 탈레반에 반대해 국제 구호단체들은 지난해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탈레반 정권은 구호단체들의 여성 인력에게도 “일을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인력과 자금 어려움 등이 커지자 국제적십자위원회는 올 8월 “자금 제약 탓에 아프간 병원 25곳에 대한 재정 지원을 중단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아프가니스탄 북서부에서 7일 20년 만의 강진이 발생해 2000명 이상이 숨졌다고 탈레반 당국이 밝혔다. 아프간은 수십 년째 거듭된 분쟁으로 국가 기반 시설이 낙후된 데다 2021년 탈레반이 권력을 장악한 뒤 국제 구호단체들 활동도 중단돼 구호 여건마저 열악해 사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11분경 아프간 북서부 헤라트주에서 규모 6.3 지진이 발생했다.이후 규모 4.3~6.3 여진이 8차례 이어졌다. 물라 자난 사예크 아프간 재난부 대변인은 8일 “2053명이 숨지고 9240명이 다쳤으며 가옥 1329채가 전파 혹은 반파됐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진앙은 헤라트주 주도(州都) 헤라트에서 북서쪽 36km 지점이며 진원 깊이는 14km로 비교적 얕았다. AP통신은 이번 지진이 아프간에서 발생한 20년 만의 대지진이라고 전했다.세계보건기구(WHO)는 헤라트 지역 최소 12개 마을에서 가옥 600채 이상이 파손됐고 약 4200명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헤라트주 보건부 관계자는 시신이 여러 병원에 분산돼 있어 사망자 수를 확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이란 국경에서 동쪽으로 약 120km 떨어진 헤라트는 아프간 3대 도시이자 문화수도로 꼽힌다. 2019년 세계은행에 따르면 헤라트 인구는 약 190만 명이다.아프간과 파키스탄 국경지대는 대륙판인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만나는 지역에 있어 힌두쿠시산맥을 중심으로 지진이 잦다. 지난해 6월에는 아프간 남동부 파키스탄 국경 인근 파크티카주에서 규모 5.9 지진이 일어나 1000여 명이 숨졌다.아시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로 꼽히는 아프간은 1979년 옛 소련의 침공 이후 내부 분쟁이 이어지면서 국민은 인도주의적 위기에 시달리고 있다. 2021년 미군 철수 이후 탈레반이 권력을 장악하자 미국과 동맹국들은 보유 중인 아프간 외한보유고 약 70억 달러(약 9조4400억 원)를 동결하고 자금 지원을 중단했다. 여성을 억압하는 탈레반에 반대해 국제 구호단체들은 지난해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내년 총선을 앞둔 리시 수낵 영국 총리(사진)가 야당 노동당 텃밭인 잉글랜드 북부 맨체스터에서 수도 런던으로 직행하는 고속철도 건설 방침을 백지화했다. 표를 잃을 수 있음에도 막대한 추가 비용을 초래하는 대규모 사회기반시설 사업을 철회한 것이다. 4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수낵 총리는 맨체스터에서 열린 보수당 연례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이날 기조연설에서 “(사업 비용 증가로) 현실이 바뀌었을 때 (해야 할) 올바른 일은 방향을 바꾸는 용기를 갖는 것”이라며 차세대 고속철도 사업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대신 전국 도로와 철도 등 교통 인프라에 360억 파운드(약 59조 원)를 재투자하겠다고 했다. 2010년 13년 만에 정권을 되찾은 보수당이 고속철도 신설을 발표한 이후 사업 비용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전 총리들은 사업 추진을 고수했다. 산업혁명 이래 철광과 탄광산업 중심지였던 맨체스터를 비롯해 잉글랜드 북부는 노동당 지지세가 강하다. 보수당 의석을 늘리려면 대규모 SOC 공약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수낵 총리도 집권 후 첫 전당대회를 맨체스터에서 열고선 정작 이 지역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결정을 전격 발표했다. 현재 전국 정당 지지율에서 노동당에 밀리고 있는 보수당으로서는 유권자를 잃을 수 있는 모험이다. 정치적 입지가 불안한 수낵 총리가 경제적으로 피폐해진 영국을 재건할 변화의 주체로 자신을 내세우려는 전략이라는 평가도 있다. 이번 전당대회의 슬로건도 ‘더 밝은 미래를 위한 장기적인 결정(Long-term decisions for a brighter future)’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수낵 총리가 기술 관료 이미지를 벗고 대중적 감각을 지닌 혁신자로 보이길 원한다”고 분석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영국 내무장관이 이주민을 ‘허리케인’이라고 불렀다. ‘반(反)이민’ 여론에 편승하는 극우 정치인이 아니라 국가 살림을 이끄는 장관의 발언이어서 영국은 물론이고 유럽에 주는 충격이 작지 않다. 내무장관 수엘라 브래버먼은 1960년대 아프리카 모리셔스와 케냐에서 영국으로 이주한 부모를 뒀다. 자신도 영국 정부 이민 정책의 혜택을 받아 장관까지 올랐지만 더 강경한 이민 정책을 예고하고 있다. 영국으로 건너오는 이들이 과연 사회를 풍비박산 낼 허리케인인 걸까. 영국은 브렉시트(유럽연합·EU 탈퇴) 이후 EU 회원국 이주민이 줄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이민이 급증하긴 했다. 지난해 영국으로의 순이주 인원은 60만6000명으로 전년에 비해 24% 증가했다. 반이민 여론이 고조된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직전 순이주 인원의 약 2배에 달한다. 이민이 늘어난 데는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난민이 12만 명 넘게 영국으로 이주한 영향이 컸다. 여기에 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한 아프가니스탄과 중국 정부의 시민권 탄압이 커진 홍콩에서 영국으로 도피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영국 정부는 박해나 탄압을 피해 이주한 이를 받아들이는 인도주의적 비자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가결될 정도로 영국 국민의 이민에 대한 반감은 여전한데 불에 기름 붓는 격으로 이주민이 급증하니 반이민 여론은 더 악화되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최근 이민 관련 여론조사 결과 66%가 ‘당국의 이민 대응이 불만족스럽다’고 답했는데 이는 같은 조사가 시작된 2015년 이후 가장 높다. 7%대 고물가와 5%를 넘어선 고금리로 팍팍해진 경제 탓에 반이민 여론은 더욱 심각해지는 것으로 보인다. 영국 정부가 긴장할 정도로 이민 문제 해결은 시급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민 문제 해결의 중요성을 적극 환기시키고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해도 내무장관이 반이민 감정을 부채질하듯 “다문화주의는 실패했다”는 선동성 발언을 하는 건 부적절하다. 이민에 대한 부정적 여론만 키울 뿐 이주민의 사회 통합은 더 어려워진다. 영국 이웃 나라에서도 이주민과 관련된 부정적인 사례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주민을 통합시키려는 정부와 사회의 노력이 부족한 결과가 아닐까. 프랑스 낭테르에서는 올 6월 17세 이주민 청년 나엘이 경찰 총에 맞아 숨진 이후 한동안 이주민 차별에 반대하는 폭력 시위 사태가 빚어졌다. 시위는 전국으로 확산돼 일부 지역 학교와 관공서 건물 등이 파괴되거나 훼손되는 등 피해를 낳았다. 이제 시위 소식은 뉴스 헤드라인에서 사라졌지만 파리 도심 곳곳에는 나엘의 죽음을 기리는 문구와 벽화가 남아 있다. ‘복지 천국’ 스웨덴도 쿠르드족 이민자 출신인 라와 마지드가 이끄는 갱단 폭력 사태로 충격에 휩싸였다. 지난달에만 이 갱단 폭력으로 12명이 숨지자 당국은 군대를 동원해 치안을 유지하는 초강수를 뒀다. 폭력 사태 원인이 이민자이기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갱단이 이민자 출신으로 구성된 사실이 알려지자 이민 정책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구가 감소해 이주민을 받아들이는 것이 불가피한 한국에 유럽의 반이민 바람은 먼 나라 이야기만은 아니다. 국내 정치권에서도 불법 이민 문제를 부각하고 반이민을 선동하려는 조짐이 보인다. 이민 문제는 경제가 어려워질 때 불만을 표출하는 타깃이 되곤 한다. 정치인 발언이 반이민 여론을 일으켜 불필요한 사회 혼란과 불안을 키우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감정적인 대응 전에 장기적인 이민 정책을 설계하고 국민을 설득해야 유럽의 시행착오를 피할 수 있다. 조은아 파리 특파원 achim@donga.com}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에서 난민과 기후변화 대응에 반대하는 인기 영합적인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는 ‘우파 포퓰리즘’이 득세하고 있다. ‘반(反)이민 몰이’는 예전부터 보수 세력들이 강조해온 전략이지만 최근에는 좌파가 추진하는 환경정책을 막으려는 ‘반(反)기후변화’ 정책이 우파의 단골 메뉴가 됐다. 특히 일부 극우 정당뿐 아니라 집권 우파 정부 내에서도 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잡으려는 ‘우클릭’ 발언이 나오고 있다. ● 유럽 우파 “反이민, 反기후변화” 경제 위기 속에 난민까지 늘어 골머리를 앓는 영국에선 수엘라 브래버먼 내무장관이 ‘반이민’ 선봉에 섰다. 인도계 이민 가정 출신인 그는 3일 맨체스터에서 열린 집권 보수당 연례 전당대회 기조연설자로 나서 “이주민 수백만 명이 통제가 안 되는 상태로 영국 해안에 다다르는 ‘허리케인’이 오고 있다”며 “정치인들이 인종차별주의자로 비판받는 것을 너무 겁내는 바람에 이 혼돈에 질서를 잡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불법 이주민을 본국이나 르완다 등 제3국으로 송환하는 법안을 환영하기도 했다. 브래버먼 장관은 최근 연달아 반이민 기조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열린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 연설에서도 “통제되지 않은 불법 이민이 서구 사회의 실존적 도전”이라며 유엔 난민협약 탈퇴까지 시사한 바 있다. 그의 행보를 두고 보수당의 고전이 예상되는 내년 총선에 대비해 보수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동유럽에서도 이주민 밀입국을 막으려는 국경 통제가 한층 강화됐다. 체코와 폴란드 정부는 3일 불법적인 이주민 유입을 막고 밀수업자를 적발하기 위해 슬로바키아 국경 검문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슬로바키아가 중동과 아프가니스탄 이주민의 주요 유입 통로 역할을 한다고 이 국가들은 보고 있다. 지난달 30일 실시된 슬로바키아 총선에서 승리한 스메르당(사회민주당) 대표 로베르트 피초 전 총리는 이주민 통제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기도 했다. 유럽 우파 세력은 반이민 기조와 함께 최근 좌파의 기후변화 정책에 반기를 들며 민심을 잡으려 하고 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3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지지하는 우파부터 극우 국민연합(RN)까지 포퓰리즘에 기반해 기후변화 대응에 역행하려는 유혹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경제장관 역시 지난달 26일 르파리지앵 인터뷰에서 소상공인에게 불리한 환경주의 정책을 일방적으로 시행하면 안 된다는 취지로 “나는 어떤 징벌적인 생태학에도 반대한다”고 발언해 화제가 됐다. 이 같은 기조는 최근 유럽 우파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독일 극우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정부의 친환경 정책을 비판하며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네덜란드에선 3월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반기를 든 신생 우익 ‘농민-시민운동당(BBB)’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했다.● “고물가-고금리, 극우 포퓰리즘에 기회” 유럽 우파가 반이민과 반환경주의로 민심을 얻으려는 이유는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난과 물가 급등이 겹치며 여론이 냉랭해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민 급증에 대한 국민의 불안과 기후변화 정책으로 가중된 기업 및 가계의 경제적 부담을 해결하는 게 표심을 잡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르몽드는 “프랑스의 ‘그린 딜(환경정책)’이 기업들의 분노를 사 유럽 우파가 우려하고 있다”며 “우파는 인플레이션, 우크라이나 전쟁, 금리 상승이 선거에 미칠 영향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 역시 “인플레이션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이민자는 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각종 비용은 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극우 포퓰리즘 정치 세력에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러시아가 지난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1년 6개월을 훌쩍 넘겼지만 최근 외신에 공개된 러시아 내년 예산안 초안에 따르면 총예산이 올해보다 15% 불어났다. 최신식 무기와 군수품 조달에 이미 천문학적인 재정을 썼을 법한데 예산을 어떻게 더 늘릴 수 있을까. 게다가 미국 유럽 등 서방은 똘똘 뭉쳐 러시아의 침공을 규탄하며 무역과 금융 거래를 끊고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다. 그런데도 예산을 늘릴 정도로라면 경제가 호조라는 얘기이니 서방으로선 아이러니라고 할 수밖에 없다. ● ‘짝퉁’ 스타벅스와 빅맥이 팔리는 러시아러시아 경제는 외면적으로는 전쟁 전과 큰 차이 없이 돌아가는 분위기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침공 뒤 러시아에서 철수한 서방 기업들을 러시아가 헐값에 인수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스타벅스는 러시아 기업에 인수돼 ‘스타커피’로 바뀌었다. 맥도날드를 인수한 현지 기업은 ‘빅맥’ 대신 ‘빅히트’를, ‘해피밀’ 대신 ‘키즈 콤보’를 내놓고 있다. 크리스피 크림 도넛은 ‘크런치 크림’으로 탈바꿈했다. 피자헛은 ‘피자N’으로 바뀌었는데 러시아어 알파벳 N이 영어 H와 비슷해 착시 효과를 노렸다고 미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물론 전쟁 후 러시아 경제는 타격을 받았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러시아 통계청은 올 1분기(1~3월) 경제성장률이 -1.9%였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재무부는 올 1~4월 연방정부 재정 적자가 3조4200억 루블(약 59조 원)에 이른다고 공개했다. 앞으로도 여건은 좋지 않다. 블룸버그는 올해 러시아 경제가 2.5%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림자 선단’으로 원유 수출 늘려러시아 경제 지표가 당장은 초라하지만 국가 부도 위기를 넘기고 살아남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외신들은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보도를 잇달아 내보내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 자체적으로 해운 및 보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러시아산 원유 해상 운송량의 약 4분의 3이 서방 해상운송보험을 들지 않은 상태로 이동했다고 보도했다.서방은 해상운송보험을 수단으로 러시아산 원유 수출을 제어할 계획이었다. 서방 해상운송보험을 통하지 않고서는 수출하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FT는 러시아산 원유 수출이 올봄 들어 50%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에너지 컨설팅 업체 케이플러 데이터를 인용해 분석했다.러시아산 원유를 보험 없이 수출하는 배들은 ‘그림자 선단’으로 알려져 있다. 그림자 선단은 글로벌 정유회사에 소속되거나 해상운송보험을 들지 않고도 러시아 이란 베네수엘라 같이 미국 경제 제재를 받는 국가들과 거래하는 유조선들이다. 미 CNN방송은 올 3월 러시아 원유를 운반하는 그림자 선단이 약 600척으로 구성돼 있다고 추산했다.이처럼 그림자 선단으로 원유를 거래하기 때문에 유럽연합(EU)과 주요 7개국(G7)이 지난해 말 러시아산 원유 수출 제한을 위해 도입한 원유가 상한제가 실효성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는 상한제와 무관하게 원유 가격을 매길 수 있게 된 것이다.오히려 러시아는 국제 에너지 시장을 쥐락펴락하기까지 하는 모양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회원국으로 원유 감산을 지속해 석유시장을 혼돈에 빠트려온 러시아는 자국 내 연료 가격 안정화를 명분으로 경유와 휘발유 수출을 잠정 중단한다고 21일 발표했다. 이에 유가 시장이 요동치며 경유 선물 계약분이 이날 4% 이상 뛰기도 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러시아 수입품, 위안화로 결제러시아가 서방 경제 제재를 회피하는 데에는 중국도 한몫하고 있다.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러시아가 수입한 물품의 20%가량이 위안화로 청구됐다고 FT가 27일 보도했다. 전년 대비 3% 증가했다. 서방은 국제 결제네트워크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에서 러시아 금융기관을 배제함으로써 러시아 돈줄을 끊어 금융 거래와 교역을 막고 있는데 이 틈을 위안화가 메워주고 있는 것이다. FT는 “이는 러시아가 제재를 우회하기 위해 서방 은행을 어떻게 피하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며 “무기 제조에 사용 가능한 물품이나 이중용도 장비 수입 분야에서 위안화 송장(送狀) 발행 증가가 더 뚜렷했다”고 설명했다.러시아 정부 고문을 지낸 세르게이 구리예프 프랑스 파리정치대(시앙스포) 교수는 “제재가 러시아 경제를 파괴하지는 않았다”며 “서방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쟁 자금 조달 능력을 제한하긴 했지만 막지는 못했다”고 WSJ에 말했다.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에서 불거지는 경제 이슈가 부쩍 늘었습니다. 경제 분야 취재 경험과 유럽 특파원으로 접하는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아 유럽 경제를 풀어드리겠습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인도계 이민 가정에서 성장한 영국 내무장관이 “불법 이민은 서구 사회에 대한 실존적 도전”이라며 고강도 대응을 예고했다. 기존 사회와 이민자들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다문화주의가 실패했다고 냉정하게 진단하며 유엔난민협약 탈퇴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이웃 국가 프랑스에서도 올림픽 대표 선수의 히잡(이슬람 여성의 머리와 가슴을 가리는 두건) 착용을 금지하면서 유럽 난민 문제가 다문화주의 실효성 논쟁으로 확산할 조짐이다. 수엘라 브래버먼 영국 내무장관은 26일 미국 수도 워싱턴에 있는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 연설에서 “통제되지 않은 불법 이민이 서구 사회의 ‘실존적 도전’”이라며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에 필요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브래버먼 장관은 “다문화주의는 이민자에게 (새로운 사회로의) 통합을 요구하지 않고 평행한 삶을 살도록 허용했기 때문에 실패했다”는 냉정한 평가를 내놔 눈길을 끌었다. 브래버먼 장관은 1951년 유엔에서 합의한 난민협약도 현시대에 맞게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연설 직후 영국이 협약 탈퇴를 고려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그는 “정부가 승인되지 않은 경로를 통해 도착하는 이민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해 탈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의 부모는 1960년대 케냐와 모리셔스에서 이주해 온 인도계 영국인이다. 프랑스 정부는 2024 파리 올림픽을 1년 앞두고 자국 올림픽 대표 선수의 이슬람 여성 전통의상 히잡 착용을 금지할 방침이라고 24일 밝혔다. 공공 장소에서 종교적 노출을 금하는 세속주의에 따른 조치다.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26일 “아무도 여성에게 무엇을 입고, 입지 말아야 하는지 강요할 수 없고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적 관행은 해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프랑스 헌법재판소는 올 6월 축구 경기에서 히잡 착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판결을 내렸다. 프랑스 정부는 2004년부터 공공 장소에서 히잡 착용을 금지해 이민자 차별 논란을 빚었다. 이후 얼굴을 포함한 전신을 가리는 부르카와 전신 가운데 눈만 가리지 않는 니깝 착용을 차례로 금지했고 지난달에는 공립학교에서 얼굴과 손을 제외한 전신을 가리는 아바야 착용도 막아 표현과 종교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온실가스 순배출 ‘0’을 목표로 하는 탄소중립 정책을 선도하던 유럽 국가들이 관련 정책을 완화하거나 예산을 줄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물가 상승으로 경제가 어려워지며 가계와 기업 부담이 커지고 있어 탄소중립이라는 큰 방향은 유지하되 달성 시기는 늦추는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다. 다만 영국처럼 총선이 임박한 국가에서는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환경정책이 기후변화 완화에 역행하는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U “배기가스 규제 완화 논의”유럽연합(EU)은 2025년 7월 시행하려던 새로운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 ‘유로 7’을 일부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EU 이사회는 25일 개인 승용차 및 밴 등 일부 차량에 대해 현재 시행 중인 배출가스 규제인 ‘유로 6’을 유지한다고 홈페이지에 밝혔다. 다만 버스 등 대형차량의 배기가스 기준은 강화하고, 브레이크와 타이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배출을 새로 제한하는 등의 방안은 유로 7 초안대로 유지한다. 당초 EU 집행위원회가 발의한 유로 7 초안에 따르면 개인 승용차 및 밴도 새로운 배출가스 기준에 따라 질소산화물(NOx) 같은 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여야 했다. 하지만 논의 과정에서 27개 회원국 모두 이를 거부하자 이사회가 규제를 완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방안은 EU 이사회, 집행위, 유럽의회 3자 협상에서 승인돼야 시행된다. 따라서 현재 유럽 자동차 업계가 규제 강화에 크게 반발하고 있어 완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 업계는 유로 7 규제를 준수하느라 생산 비용이 더 들고 생산 과정도 까다로워져 다른 국가 자동차 업계와의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체코 등 8개국도 유로 7 규제가 시행되면 업계 경쟁력 저하를 부른다고 주장했다.● ‘탄소중립 우등생’ 스웨덴, 기후변화 예산 삭감탄소중립 정책이 후퇴하는 이유는 최근 유럽에 닥친 경기 침체로 안 그래도 어려운 가계와 기업이 탄소중립 시행 과정에서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2017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한 스웨덴도 이런 점을 고려해 고물가를 우선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정책 속도 조절 방침을 내놨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스웨덴 연합정부는 20일 내년 예산안에서 기후 및 환경 대책 자금을 2억5900만 크로나(약 315억 원) 삭감하고 휘발유와 경유에 대한 유류세를 감면한다고 밝혔다. 엘리사베트 스반테손 스웨덴 재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많은 국민이 (고물가로 인해) 매우 힘든 시기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선거를 앞둔 국가들은 경기 침체와 고물가 속에 기후변화 정책을 늦추길 원하는 여론에 더 적극 반응하고 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역시 최근 휘발유·경유차 신차 판매 금지 시기를 2030년에서 2035년으로 5년 미룬다고 발표했다. 수낵 총리는 이번 조치가 독일, 프랑스 등 EU 주요 국가들 및 미국 캘리포니아주, 뉴욕주 등과 같은 일정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르면 내년 총선을 앞두고 기후변화 정책에 반대하는 여론을 다독이려는 ‘선거용’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또 전기차 기업들도 불만을 품고 있다고 영국 언론은 전했다. 다른 유럽 국가들도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반(反)기후변화’ 여론에 호응해 정책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여론조사 기업 유고브가 4월 유럽 7개국별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화석연료 자동차 사용 금지에 대해 스페인과 이탈리아를 제외한 5개국에선 모두 반대 비율이 찬성 비율보다 더 높았다. 특히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주요국에선 반대 비율이 60% 수준이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