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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대표팀이 24일 오후 11시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벌이는 북아일랜드와의 경기는 러시아 월드컵 F조 첫 상대 스웨덴을 가상한 평가전이다. 북아일랜드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에서 철벽수비로 무장한 뒤 ‘카테나치오(빗장 수비)’ 이탈리아를 무너뜨리고 본선에 오른 스웨덴과 비슷한 플레이를 한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북아일랜드는 유럽에서도 수비 조직력이 뛰어난 팀이다. 선수들의 근성과 정신력도 높이 살 만하다. 한국으로선 스웨덴 대비용으로 적합하다”고 말했다. 결국 한국은 이번 북아일랜드와의 평가전에서 스웨덴을 무너뜨릴 해법을 찾아야 한다. 한 위원은 “북아일랜드를 못 뚫는다면 한 수 위인 스웨덴도 뚫지 못한다. 스웨덴을 잡지 못하면 16강 진출도 어렵다. 북아일랜드와 제대로 붙어 스웨덴을 깰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태용 감독도 “북아일랜드가 스웨덴과 독일이라고 생각하고 맞붙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러시아 월드컵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9위 스웨덴과 첫 경기를 치른 뒤 17위 멕시코, 1위 독일을 만나기 때문에 스웨덴과의 첫 경기에 사활을 걸어야 할 상황이다.한국은 북아일랜드의 장신 수비벽을 넘어야 한다. 북아일랜드의 중앙 수비수 조니 에번스가 188cm이고 개러스 매콜리는 195cm, 에런 휴스와 코너 매클로플린은 183cm이다. 백업 중앙수비수 크레이그 카스카트도 188cm다. 북아일랜드는 높이와 힘을 앞세운 수비로 독일, 체코, 노르웨이, 아제르바이잔, 산마리노와 월드컵 유럽 예선 10경기를 벌여 6실점했다. 최강 독일에 5골을 내준 것을 빼면 다른 팀엔 단 1골을 내준 짠물 수비를 펼쳤다. 스위스와의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도 1골만을 내주고 월드컵 티켓을 아쉽게 놓쳤다. 신 감독은 북아일랜드 장신 수비라인을 무너뜨리기 위해 손흥민(토트넘)을 최전방 공격수로 투입하고 스피드가 좋은 이근호(강원)나 황희찬(잘츠부르크)을 손흥민의 파트너로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장신 수비수들의 움직임이 느린 점을 이용해 수비 뒤 공간을 파고들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소속팀에서 물오른 골 감각을 보이고 있는 손흥민과 이근호, 황희찬이 빠른 발로 페널티지역 좌우를 오가며 공격 기회를 엿보고, 기성용(스완지시티) 등 중앙미드필더와 염기훈(수원) 이재성(전북) 등 좌우 날개에서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주는 전술이다. 이근호는 지난 주말 K리그1 경기에서 타박상을 입어 회복 상태에 따라 선발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196cm 장신 공격수 김신욱(전북)은 후반에 조커로 투입돼 세트피스 상황에서 골을 잡아내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강한 압박을 견뎌라.” 20일(현지 시간) 아일랜드 더블린의 아일랜드축구협회(FAI) 내셔널트레이닝센터에 모여 훈련을 소화한 한국축구대표팀 선수들의 얼굴은 밝았다. 지난해 11월 국내에서 열린 콜롬비아, 세르비아 평가전 이후 4개월 만에 해외파와 국내파가 다 모였다. 현 상태로 최고의 멤버들이다. 오랜만에 만나 화기애애한 선수들과 달리 신태용 감독의 심정은 복잡하기만 하다. 6월 개막하는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24일 북아일랜드, 28일 폴란드와의 평가전에서 부족한 퍼즐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3월 랭킹 1위 독일, 17위 멕시코, 19위 스웨덴과 함께 F조에 속해 있다. 59위인 한국으로선 한마디로 ‘죽음의 조’에서 경기를 치른다. 신 감독의 고민이 여기에 있다. 5월 말 최종 엔트리를 제출하기 전에 열리는 마지막 평가전에서 F조에서 살아남을 해법을 찾아야 한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한 수 위의 팀이 펼치는 압박을 잘 견디는 수비라인을 구축하는 게 급선무다. 그리고 기회가 왔을 때 효과적으로 역습하고, 세트피스 상황에서 골을 잡아내야 한다. 이번 평가전에서 이 3가지 면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신 감독도 이를 잘 인식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FIFA 랭킹 6위 폴란드, 24위 북아일랜드와 평가전을 벌이는 이유다. 가장 중요한 게 상대의 강한 압박에 무너지지 않을 수비다. 수비가 흔들리면 다음 플레이를 할 수 없다. K리그1 ‘최강’ 전북 수비라인을 그대로 옮겨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 감독은 중앙 수비수 홍정호와 김민재를 비롯해 좌측 풀백 김진수와 우측 풀백 최철순, 이용 등 전북 수비수 5명을 뽑았다. 수비수 장현수(FC 도쿄)와 김민우 윤영선(이상 상주)도 있고 유럽에서 활약한 미드필더 박주호(울산)도 수비로 활용할 수 있지만 장시간 맞춰 온 전북 수비 조직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신 감독은 수비라인이 잘 버텨준다면 최전방 공격수 손흥민(토트넘) 등을 활용해 충분히 골도 노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1월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와의 평가전 때 손흥민은 이근호(강원)와 투톱을 이뤄 2골을 잡아냈다. 대표팀에서 주로 측면공격수로 활약하던 손흥민은 중앙으로 옮겨 이근호와 자리를 바꿔 가며 기회를 엿본 뒤 골문을 파고들며 기성용(스완지시티) 등 미드필더들의 정확한 패스를 받아 골을 넣었다. 신 감독은 “수비만 어이없이 무너지지 않는다면 승산은 있다”고 말한다. 기성용을 비롯해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이재성(전북), 염기훈(수원) 등 탄탄한 미드필더진이 버티고 있고 손흥민, 김신욱(전북) 등이 소속팀에서 맹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신 공격수 김신욱을 활용한 세트피스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도 과제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18일 열린 2018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9회 동아마라톤 국내 남녀 1위 김재훈(29·한국전력)과 김도연(25·K-water)이 ‘아시아프리미어마라톤(APM)’ 포인트 상위권에 올랐다. 서울국제마라톤은 베이징 마라톤(중국), 베이루트 마라톤(레바논)과 함께 APM으로 열리는 국내 유일의 대회다. APM은 아시아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뉴욕·런던·베를린·도쿄 마라톤 등이 참여하는 월드마라톤메이저스(WMM)를 모델로 삼아 지난해 9월 창설됐다. APM은 2개 이상의 회원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의 기록 포인트로 순위를 매겨 남녀 아시아 선수 중 1∼3위에게 상금을 준다. 상금은 남녀 각 1위 16만 달러(약 1억7000만 원), 2위 6만 달러(약 6400만 원), 3위 3만 달러(약 3200만 원)다. 포인트는 각 대회 남녀 아시아 1위 19점, 2위 12점, 3위 7점, 4위 3점, 5위 1점이다. 서울국제마라톤에서 각각 2시간13분24초와 2시간25분41초로 남녀 국내부 1위를 차지한 김재훈과 김도연은 아프리카 선수를 제외하고 아시아 선수 최고 순위라 19점씩을 받았다. 이에 따라 김재훈은 2017년 베이징(2시간17분36초)과 베이루트(2시간18분29초)에서 아시아 1위로 38점을 획득한 중국의 리쯔청(28)에 이어 랭킹 2위가 됐다. 김도연도 베이징(2시간42분53초)과 베이루트(2시간57분28초)에서 아시아 1위를 기록해 38점인 중국의 허인리(30)와 2017 베이징 마라톤 2위(2시간46분56초), 2018 서울국제마라톤 2위(2시간31분05초)로 24점인 중국의 궁리화(25)에 이어 랭킹 3위에 올라 있다. 9월 열리는 베이징 마라톤이 첫 APM 시리즈 마지막 레이스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2018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9회 동아마라톤에서 21년 묵은 여자마라톤 한국 최고기록을 경신한 김도연(25·K-water)의 뒤에는 김영근 감독(54)이 있었다. 김 감독은 ‘한국 마라톤의 모리뉴’다. 선수 출신이 아니면서 축구에 대한 열정 하나로 세계적인 명장이 된 조제 모리뉴(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처럼 비선수 출신으로 한국 마라톤의 명지도자가 됐다. 김 감독은 육상 중거리 선수를 했지만 부산 남중 시절 일찌감치 그만뒀다. 공부를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그에겐 ‘스포츠 유전자’가 있었다. 동아대 체육과에 입학하면서 다시 육상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엘리트선수로 활약하진 못했지만 후진을 양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대학을 졸업한 뒤 일본의 마라톤 명문 준텐도대 석사과정에서 운동생리학을 공부했고 연구원생활을 2년 더 하며 일본 육상을 집중 탐구했다. 1997년 대한육상연맹에 입사하며 본격적으로 ‘육상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국가대표와 상비군을 관리하는 역할을 했다. 2005년 마라톤 명문 코오롱 코치로 자리를 옮겼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황영조(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를 키운 고 정봉수 감독의 ‘DNA’를 이어 받고 싶었다. 5년 반 동안 코오롱에서 지도자 수업을 받았다. 김 감독은 2016년 K-water로 옮겨 본격적으로 ‘마라톤 선수’를 키우기 시작했다. 김 감독은 자신의 전공인 운동생리학을 바탕으로 모든 훈련을 선수와 상의해 체계적으로 시켰다. 마라톤의 기본인 지구력은 물론 지구성 스피드, 기초체력 등 훈련 프로그램에 운동생리학은 기본. 김 감독에게 지난해 초 강원도청에서 옮겨온 김도연은 최상의 제자였다. 스펀지 같았다. 가르치는 대로 다 흡수했다. 5000m와 1만 m, 하프마라톤, 마라톤 한국최고기록 경신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차근차근 준비했다. K-water도 적극 지원한 덕택에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일본 전지훈련만 4차례 다녀왔다. 성과는 바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김 감독은 “8월 열리는 자카르타 - 팔렘방 아시아경기의 목표는 순위가 아닌 기록이다. 이젠 2시간24, 23분대를 뛰어야 한다. 그 목표를 위해 달리다 보면 좋은 성적도 따라올 것”이라고 자신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사람들이 육상 선수는 돈을 잘 못 버는 줄 알아요. 잘하면 많이 벌어요.(ㅎㅎ)” 김도연은 18일 2018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9회 동아마라톤에서 여자 마라톤 한국최고기록을 세우며 대회조직위에서 주는 한국 최고기록 상금 5000만 원과 대한육상연맹 포상금 1000만 원 등 7000만 원의 상금을 받는다. 이와 별도로 소속팀에서도 포상금이 예정돼 있다. 실업 7년 차 김도연은 “액수를 밝힐 순 없지만 돈 많이 벌었다. 육상이 비인기 종목이라 사람들이 육상 선수는 돈도 못 번다고 생각해 불쌍하게 바라본다. 하지만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김도연은 “또 운동선수는 마음만 먹으면 목돈도 쉽게 마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알뜰한’ 김도연의 생각은 이렇다. 훈련비용은 모두 팀에서 부담한다. 평소 숙소에서 합숙을 하니 숙식비가 들어가지 않는다. 팀에서 트레이닝복과 마라톤화 등 훈련장비도 지원한다. 사실상 돈 쓸 일이 없다는 것이다. 돈을 쓰는 경우는 커피를 마시거나 쇼핑할 때다. 김도연은 인터넷으로 화장품을 구입하는 게 유일한 취미다. 김도연은 그동안 모은 돈으로 서울에 집을 장만할 계획이다. 커피를 좋아하는 김도연은 먼 훗날 은퇴하면 조그만 카페를 운영할 계획도 있다. 예쁘게 꾸며 놓고 사람들이 와서 편하게 쉬고 가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대전=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2018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9회 동아마라톤에서 21년 만의 한국 여자마라톤 최고기록을 경신한 김도연(25·K-water)은 제발 꿈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빌었다. 온몸이 지쳐서 대기록을 세운 실감이 나지 않았지만 하루 뒤에야 꿈이 아닌 걸 알고 기뻤다고 했다. 운동만 하는 기계인가라는 생각도 했지만 스스로 하고자 하는 일을 이루기 위해 참았고 결국 해내서 행복하다고 했다. 치열한 레이스 경합 중에도 노래를 흥얼거리고 혼자 마시는 커피를 좋아하는 신세대 여자 마라톤 샛별을 만났다.》 “어제는 제발 이게 꿈이 아니길 빌었어요. 아침에 일어나니 실감이 나더라고요. 제가 한국최고기록을 세웠다는 것을….” 18일 열린 2018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9회 동아마라톤에서 2시간25분41초로 21년 묵은 여자마라톤 한국최고기록(2시간26분12초)을 갈아 치운 ‘샛별’ 김도연(25·K-water). 정작 당일엔 풀코스를 완주한 뒤 체력이 고갈돼 신기록 수립이란 기쁨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듯한 표정이었지만 19일 대전 대덕구 K-water 본사에서 만난 김도연의 얼굴엔 생기가 넘쳤다. ―오늘 아침에 눈 뜨고 무슨 생각이 들었나. “어제 일이 꿈이 아니라 기뻤어요. 어젠 너무 힘들어서 죽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바로 숙소로 돌아와서 쉬었어요. 온몸이 쑤셔서 밤새 잠도 못 잤어요. 발바닥에 물집 잡히고 발톱도 빠지고…. 하지만 확실한 것은 제가 한국최고기록을 깼다는 사실을 이제야 실감하고 있어요.” ―기사는 읽어봤나. (고개를 끄덕이며)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줘서 고마워요. 과거엔 저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했어요. 흔히 하는 얘기로 ‘국내용 아니냐’고들 했죠. 하지만 21년 만에 한국최고기록을 깨자 모두가 축하해 주네요. 감사합니다.” ―댓글 반응이 뜨거운데…. “예쁘다고 하는데…. 풀코스를 완주한 뒤라 사진이 이상하게 나갔는데 예쁘다고 해 이상해요. 열심히 하는 모습을 예쁘게 봐준 것 같아요.” ―신기록 수립 후 드는 첫 느낌은…. “제가 한국최고기록을 세웠다고 인생이 달라질 것은 없어요. 제가 가는 길에서 하나의 목표를 이뤘을 뿐이에요. 계속 갈 길을 갈 것입니다.” ―이제 더 유명해질 것 같은데…. (수줍게 웃으며) “유명요? 전 그냥 하던 대로 열심히 운동할 겁니다. 그런데 팬들이 어제 레이스 시작 전부터 절 알아보고 이름을 불러줄 땐 기분이 좋았어요. 제가 모르는 분들이 ‘김도연 힘내라’고 외칠 땐 힘도 났어요. 레이스 끝난 뒤 어떤 할아버지 한 분이 눈물을 글썽이며 ‘축하한다’고 할 땐 저도 눈물이 났어요. 팬들이 응원해 주시니 더 열심히 달려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향후 목표는…. “물론 올 8월 열리는 아시아경기대회와 2020년 도쿄 올림픽을 향해 달려야죠. 목표는 금메달이지만 감독님은 성적보다는 기록에 집중하라고 하십니다. 다시 처음부터 차근차근 준비할 생각입니다.” ―김도연에게 마라톤은 무엇인가. “뭐 다들 말하는 한계에 대한 도전이에요. 정말 힘들어요. 트랙 경기랑 확실히 다릅니다. 훨씬 강한 체력도 있어야 해요. 그동안 전 5000m와 1만 m에 집중했고 마라톤은 제게 새로운 분야입니다. 그래서 신선하기도 합니다. 기록을 깨기 위해 노력하고 그에 따른 성과가 주는 성취감도 큽니다. 훈련은 힘든데 마라톤 대회 출전은 재밌어요. 트랙 경기를 할 때는 주로 동료 선수와 부모들이 응원했어요. 하지만 마라톤 대회에서는 나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도 응원해 줬어요.” ―힘들 땐 어떤 생각이 드나. “그만두겠다는 생각요. 하하. 올 1월 전지훈련 때도 너무 힘들어서 인생이 행복하지 않은 것 같았어요. (울먹이며) 운동만 하는 기계인가라는 생각, 몸은 피곤하고…. 하지만 제가 시작했고 하고자 하는 것을 이뤄야 하기에 참았어요. 그리고 결국 이뤄서 이젠 행복해요.” ―왜 눈물이 났나. “너무 힘든 상황을 다시 떠올리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어요. 평소에도 그래요.” ―힘든 과정을 어떻게 참았나. “다른 사람들이 ‘쟤는 5000m 선수야’ ‘마라톤은 못 할 거야’ ‘마라톤 체력이 아니다’라고 하던 평가를 생각해요. 그런 얘기를 들을수록 오기가 생겨요. 힘들 땐 그 사람들이 한 얘기를 떠올리며 승부욕을 되살립니다. 그 사람들에게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으로 달렸어요.” ―한국최고기록을 깨야 한다는 부담감은 없었나. “솔직히 사람들이 부담을 많이 줬어요. 하지만 팀 주변에서는 편하게 해주려고 했어요. 소속팀 관계자들은 한국최고기록이란 언급도 안 했어요. ‘다음이 있다. 무리하지 말라. 몸이 중요하다’고 했어요. 앞으로도 주위의 평가와 상관없이 지금처럼 부담 없이 달릴 겁니다.” ―평소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나. “영화를 봐요. 특별히 좋아하는 장르가 있는 건 아니고 관객들이 많이 본 영화를 봅니다. 요즘 한국영화가 재미있더라고요. 음악도 들어요. 헤이즈와 아이유 음악을 좋아해요. 특히 아이유는 저랑 동갑인 데다 밝고 명랑한 노래가 많아 좋아요.” ―달릴 때도 음악을 듣나. “훈련 땐 이어폰을 끼고 달리는 경우가 많아요. 음악을 들으면 달리는 리듬이 좋아지는 것 같아요. 어제도 어느 순간 마마무의 ‘별이 빛나는 밤’이 생각나 계속 흥얼거리면서 달렸어요. 그래서 그런지 달릴 땐 전혀 힘들지 않았어요.” ―평소 취미는….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합니다. 단체 생활을 하니까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해요. 그래서 분위기 좋은 카페에 혼자 가서 커피를 자주 마셔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좋아해요. 아무 생각 없이 한두 시간 ‘멍 때리다’ 오면 기분이 좋아져요.” ―좋아하는 음식은…. “싫어하는 음식이 없다고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보신탕 빼고 다 잘 먹어요. 힘든 훈련을 한 뒤에는 파스타 같은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을 먹어요. 탄수화물이 피로 해소에 좋아서요.” ―평소 본받고 싶은 선수가 있나. “삼성전자 김성은 언니요. 제가 어제 깬 기록을 세운 권은주 선배님도 있지만 그분은 과거 분이고 성은 언니는 현 세대에서 가장 잘 뛰는 선수잖아요. 2013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27분20초를 기록하는 등 2시간20분대 기록도 많이 냈고…. 그래서 배우고 싶었어요. 팀이 달라 평소 인사만 하고 지냈는데 기회가 되면 만나서 많은 것을 묻고 싶어요.” ―지난해 강원도청에서 K-water로 옮겼다. “계약 기간이 끝났고 새로운 팀에서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어요. 그때 김영근 감독님하고 통화하게 됐는데 믿음이 갔습니다. 감독님이 첫 통화에서 ‘5000m와 1만 m, 하프마라톤, 풀코스마라톤 한국기록을 깰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어요. 1만 m 빼고 다 깼으니 성공한 것 아닌가요?”대전=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내가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는 것이 꿈이 아니길 바랐어요. 오늘 아침 깨어 금메달을 다시 확인하곤 너무 기뻤답니다.” 제89회 동아마라톤에서 21년 만에 여자마라톤 한국최고기록을 세운 김도연(25·K-water) 선수는 19일 “시민들이 내 이름을 부르며 응원하는 것을 보면서 진짜로 힘이 났다. 앞으로도 열심히 달릴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K-water 본사 숙소가 있는 대전은 이날 비가 오고 쌀쌀한 날씨였지만 한국 여자마라톤의 ‘샛별’로 떠오른 그의 표정과 옷차림에선 화사한 봄기운이 완연했다. 단독 인터뷰 전체 내용은 20일자 동아일보에 소개한다.대전=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김도연(25·K-water)이 18일 열린 2018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9회 동아마라톤에서 21년 묵은 여자마라톤 한국 최고기록을 경신하면서 ‘동아마라톤’이 한국 기록의 산실임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대한육상연맹 홈페이지에 따르면 1991년부터 지금까지 여자마라톤 한국 최고기록은 7번 나왔다. 이 중 김도연의 기록까지 4개가 동아마라톤에서 나왔다. 1991년 영국 셰필드 유니버시아드에서 김연구(한국체대)가 기록한 2시간37분58초가 연맹 공식 기록의 시작. 이후 이미옥(한국수자원공사)이 1992년 제63회 동아마라톤에서 2시간36분44초를 기록했고 이미경(코오롱)이 1994년 동아국제마라톤에서 2시간35분44초로 새 기록을 세웠다. 강순덕(수자원공사)이 1995년 춘천마라톤에서 기록한 2시간35분37초를 오미자(쌍방울)가 1996년 동아국제마라톤에서 2시간30분09초로 다시 갈아 치웠다. 권은주가 1997년 세운 2시간26분12초는 21년 만에 김도연에 의해 깨졌다. 남자마라톤도 1984년부터 18개의 한국 최고기록이 나왔는데 그중 13개가 동아마라톤에서 나왔다. 동아마라톤은 2000년 서울국제마라톤으로 변신해 국내 개최 최고기록을 계속 바꾸고 있다. 2006년 중국의 저우춘슈가 세운 2시간19분51초는 여자마라톤 국내 개최 최고기록이다. 2012년 ‘서울국제마라톤의 사나이’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케냐)가 2시간5분37초를 기록해 국내 대회 사상 첫 ‘2시간5분대 기록’을 세웠다. 에루페는 2016년에 다시 2시간5분13초로 국내 개최 최고기록을 바꿨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12년 전 비등록 선수들이 참가하는 서울시교육청 주관 육상대회에 나간 것이 한국 마라톤의 새 역사를 쓴 그의 시작이었다. 당시 중학교 1학년이었던 김도연(25·K-water)은 이 대회 400m에서 1위에 올랐다. 그의 재능을 알아본 체육교사이자 고모인 김경선 씨(65)의 권유로 이듬해 서울체중으로 전학했다. 중장거리 육상선수로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김도연은 육상선수의 길에 들어서자마자 혹독한 성장통을 앓았다. 중학교 여자 중장거리 선수들이 뛰는 거리는 1500m와 3000m. 400m 이하 단거리 육상도 해보지 않은 ‘왕초보’로선 기초체력을 키우고 자신만의 주법을 만들어야 했다. 보통 엘리트 선수들이 초등학교 4학년부터 운동을 시작하는 것에 비해 3, 4년 늦게 시작했으니 갈 길이 멀었다. 중학교 2학년의 김도연은 기초부터 충실히 다졌다. 지루하고 고된 훈련이 끝나면 매번 울면서 기숙사로 돌아갔다. 김도연은 ‘조용한 악바리’였다. 사람들 앞에 잘 나서진 않지만 모진 훈련을 군말 없이 이겨낼 만큼 다부졌고 재능에 우쭐하지 않았다. 장동영 감독과 함께 김도연의 중고교 시절을 지도한 서울체중·고교 김천성 코치는 “재능도 돋보였지만 성실함과 끈기가 빛나는 선수”라고 입을 모았다. 장 감독은 “오전 5시부터 시작되는 새벽 훈련에 김도연은 한 번도 늦거나 불평하지 않았다”며 “어린 나이에 갑자기 고된 훈련에 지쳤을 법도 한데 도연이에게는 묵묵하게 이를 견뎌낼 강인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발목이 부드러우면서도 힘이 있고 탄력이 좋은 것이 김도연의 장점이었다. 살이 안 찌는 체질도 중장거리에선 유리했다. 기초가 탄탄해지자 곧바로 성과가 드러났다. 김도연은 선수 생활 2년째인 2008년 전국소년체전 3000m에서 9분40초82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땄다. 고교 시절 김도연은 국내 최정상급 중장거리 선수로 올라섰다. 고교 1학년 때는 제1회 한국청소년육상경기대회에서 9분39초29로 이 종목 한국 고교 선수 역대 세 번째인 기록을 세웠다. 이듬해에 열린 제92회 전국체육대회 5000m에서도 이 종목 역대 세 번째 기록(16분10초43)을 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계속 기록을 깨나갈 거예요.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더 높이 올라갈 겁니다.” 18일 2018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9회 동아마라톤에서 여자마라톤 한국 최고기록(2시간25분41초)을 세운 그의 표정은 덤덤해 보였다. 마라톤 대회 출전은 이번이 세 번째인 그는 대회 출전 때마다 매번 5분 이상을 단축했다. 2016년 첫 풀코스에 도전해 2시간37분18초, 이듬해 두 번째 도전에서 2시간31분24초를 기록했다. 당시부터 지금까지 김도연은 40km 이상의 고강도 훈련을 단 한 번 했을 뿐이다. 그런데도 그는 세 번째 도전인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기록을 6분 가까이 단축했다. 첫 도전 때부터 12분가량 기록을 줄이는 폭발적인 상승세다. 이날도 그는 “마지막 2km를 남겨두고 속력을 올렸는데 5km 남겨뒀을 때부터 그럴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웃었다. 이렇게 단기간에 새 역사를 쓴 건 기적에 가깝다. 급성장의 원동력을 간결한 주법에서 찾는 전문가가 많다. 이날 김도연의 경기 직전까지 한국 최고기록 보유자였던 권은주 아식스코리아 마케팅팀장(41)은 “도연이를 서울체고 졸업 뒤 강원도청 시절 처음 봤는데 그때 정말 놀랐다. 팔 동작과 달리는 폼이 너무 좋았다”며 “군더더기 없이 효율적으로 달려 조만간 일을 낼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김도연은 한국 여자마라톤의 10년을 이끌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7월에는 5000m에서, 올해 2월에는 하프마라톤에서 각각 15분34초17과 1시간11분0초의 한국 최고기록을 세웠다. 이제 남은 건 1만m 한국기록. 그는 “그것도 올해 안에 갈아 치울 거예요”라고 당차게 말했다. 김도연의 다음 목표는 8월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다. 그는 “더운 날씨에 잘 적응만 하면 25분대, 아니 그 이하도 가능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영근 K-water 감독은 “도연이는 순위가 아니라 기록과 싸우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도연은 2녀 중 막내딸이다. 서울 관악구청 공무원인 아버지 김재훈 씨(55)는 “쉬는 날이면 매번 딸의 경기를 챙겨 보러 경기장을 찾았다”며 “몸이 아플 때도 딸이 기어이 이를 악물고 결승선을 통과하려는 모습이 안타까웠는데 그런 노력이 지금의 성장세를 만든 것 같아 대견하다”고 말했다.김재형 monami@donga.com·양종구 기자}

‘샛별’ 김도연(25·K-water)이 2018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9회 동아마라톤에서 21년 묵은 여자마라톤 한국최고기록을 갈아 치웠다. 김도연은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으로 골인하는 42.195km 풀코스 레이스에서 2시간25분41초를 기록해 권은주가 1997년 10월 춘천마라톤에서 세운 2시간26분12초의 기록을 31초 앞당기며 경신했다. 서울국제마라톤에 처음 출전한 김도연은 국내 여자부 1위 및 국제부 5위에 올라 8월 열리는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아경기 대표로 선발됐다. 김도연은 아프리카 선수들이 주축이 된 선두그룹 바로 뒤 그룹에서 차분하게 레이스를 펼쳤다. 매 5km를 17분20초로 통과하기로 페이스를 정했던 김도연은 첫 5km를 17분07초로 지나며 당초 구상보다 다소 빠르게 달렸다. 하지만 이후 매 5km 구간을 17분20초 안팎의 속도로 꾸준하게 달렸다. 25∼30km 구간에서 17분23초, 30∼35km 구간에서 17분27초로 다소 주춤했지만 35∼40km를 17분18초로 당기며 페이스를 찾았고 여유 있게 한국최고기록을 세웠다. 국내 선수 중 유일하게 김도연과 경쟁했던 안슬기(26·SH공사)는 20km 지점에서 뒤처졌다가 다시 따라붙었지만 페이스를 잃어 25km를 지난 뒤 레이스를 포기했다. 김도연은 대회조직위가 주는 한국기록 경신 상금 5000만 원, 국내 우승 및 국제부 5위 상금, 대한육상연맹 한국기록 경신 상금 1000만 원 등 7000여만 원을 받게 됐다. 케냐의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30)는 서울국제마라톤 남자 국제부에서만 4번째 우승해 ‘서울국제마라톤의 사나이’임을 입증했다. 에루페는 2시간6분57초로 자신이 2016년 세운 2시간5분13초의 대회기록에는 크게 못 미쳤지만 2012년과 2015년, 2016년에 이어 4번째 정상에 올랐다. 김재훈(30·한국전력)은 2시간13분24초로 자신의 최고기록(2시간17분48초)을 4분 넘게 경신하며 국내 남자부 정상에 올라 아시아경기 대표 티켓을 거머쥐었다. 국제부에서는 11위를 했다. 이날 레이스에는 마스터스 마라토너 3만5000여 명이 참가해 초봄을 맞은 서울 도심을 통과하며 국내 최대의 마라톤 축제를 즐겼다. ※ 교통통제에 협조해주신 시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2018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9회 동아마라톤대회가 18일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교통통제에 따른 불편을 감수하고 대회를 성원해 주신 시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서울시, 서울지방경찰청, 대한육상연맹, 자원봉사자 여러분께도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12년 전 비등록 선수들이 참가하는 서울시 남부교육청 산하 육상 대회에 나간 것이 한국 마라톤 새 역사를 쓴 그의 시작이었다. 당시 중학교 1학년이었던 김도연(25·K-water)은 이 대회 400m에서 1위에 올랐다. 그의 재능을 알아본 체육 교사이자 고모인 김경선 씨(65)의 권유로 이듬해 서울체중으로 전학했다. 중장거리 육상 선수로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김도연은 육상 선수의 길에 들어서자마자 혹독한 성장통을 앓았다. 중학교 여자 중장거리 선수들이 뛰는 거리는 1500m와 3000m. 400m 이하 단거리 육상도 해보지 않은 ‘왕초보’로선 기초 체력을 키우고 자신만의 주법을 만들어야 했다. 보통 엘리트 선수들이 초등학교 4학년부터 운동을 시작한 것에 비해 3~4년 늦게 시작했으니 갈 길이 멀었다. 중학교 2학년의 김도연은 기초부터 충실히 다졌다. 체력을 키우기 위해 팔벌려뛰기 등의 PT체조와 ‘팔치기(달릴 때 팔 동작)’라 부르는 달리기 자세 교정 훈련에 매진했다.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땀이 흥건할 정도로 몸을 단련시켜야 하는 지루하고 고된 훈련이었다. 훈련이 끝나면 매번 울면서 기숙사로 돌아갔다. 김도연은 ‘조용한 악바리’였다. 내성적인 성격으로 사람들 앞에 잘 나서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모진 훈련을 군말 없이 이겨낼 만큼 다부졌고, 재능에 우쭐하지 않고 이를 실력으로 끌어올릴 만큼 생각이 깊었다. 장동영 감독과 함께 김도연의 중고교 시절을 지도한 서울체중·고교 김천성 코치는 “재능도 돋보였지만 성실함과 끈기가 빛나는 선수”라고 입을 모았다. 당시 김도연은 육체적인 고통뿐만 아니라 운동과 수업을 병행해야 하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일과에 적응해야 했다. 장 감독은 “오전 5시부터 시작되는 새벽 훈련에 김도연은 한 번도 늦거나 불평하지 않았다”며 “어린 나이에 갑자기 고된 훈련에 지쳤을 법도 한데 도연이에게는 묵묵하게 이를 견뎌낼 강인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도연은 소리없이 강하면서도 정이 많기도 하다. 장 감독은 “실업팀 간 이후에도 모교를 방문해 불우한 후배 선수한테 선물도 주고 상금을 타면 후배들한테 맛있는 것도 사준다. 천성이 정말 착하다”고 말했다. 발목이 부드러우면서도 힘이 좋아 탄력이 좋은 것이 김도연의 장점이었다. 살이 안 찌는 체질도 중장거리에선 유리했다. 기초가 탄탄해지자 곧바로 성과로 드러났다. 김도연은 선수 생활 2년째인 2008년 전국소년체전 3000m에서 9분40초82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땄다. 고교 시절 김도연은 국내 최정상급 중장거리 선수로 올라섰다. 고교 1학년 때는 제1회 한국청소년육상경기대회에서 9분39초29로 이 종목 한국 고교 선수 역대 3번째인 기록을 세웠다. 이듬해에 열린 제92회 전국체육대회 5000m에서도 이 종목 역대 세 번째 기록(16분10초43)을 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계속 기록을 깨나갈 거에요.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더 높이 올라갈 겁니다.” 18일 2018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9회 동아마라톤에서 여자마라톤 한국최고기록(2시간25분41초)을 세운 그의 표정은 덤덤해 보였다. 마라톤 대회 출전은 이번이 세 번째. 40km 이상의 고강도 훈련도 단 한 번 했을 뿐. 그런데도 그는 “마지막 2km를 남겨두고 속력을 올렸는데 5km 남겨뒀을 때부터 그럴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웃었다. 마라톤 선수로 치면 초보에 불과한 그가 이렇게 단기간에 새 역사를 쓴 건 기적에 가깝다. 급성장의 원동력을 간결한 주법에서 찾는 전문가들이 많다. 이날 김도연의 경기 직전까지 한국 최고 기록 보유자였던 권은주 아식스코리아 마케팅 팀장(41)은 “도연이를 서울체고 졸업한 뒤 강원도청 시절 처음 봤는데 그 때 정말 놀랐다. 팔 동작과 달리는 폼이 너무 좋았다”며 “군더더기 없이 효율적으로 달려 조만간 일을 낼 것으로 봤는데 드디어 내 기록을 깼다”고 말했다. 김도연은 한국 여자마라톤의 10년을 이끌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이미 실업팀에서 여러 번 새 기록을 썼다. 지난해 7월에는 5000m에서, 올해 2월에는 하프마라톤에서 각각 15분34초17과 1시간11분0초의 한국최고기록을 세웠다. 이제 남은 건 1만km 한국기록. 그는 “그것도 올해 안에 갈아치울 거에요”라고 당차게 말했다. 김도연의 다음 목표는 8월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다. 그는 “더운 날씨에 잘 적응만 하면 25분대 아니 그 이하도 가능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영근 K-water 감독은 “김도연과 함께 목표를 정해 차근차근 이뤄나가고 있다. 도연이는 순위가 아니라 기록과 싸우고 있다. 아시아경기에서는 2시간24분대로 골인하는 게 목표다. 그러면 성적도 좋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미녀 마라토너’ 김도연(25·K-water)이 2018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9회 동아마라톤에서 21년 만에 한국 여자 마라톤 최고 기록을 갈아 치웠다. 김도연은 18일 서울 광화문을 출발해 잠실 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을 골인하는 42.195km 마라톤 폴코스에서 2시간 25분 41초를 기록했다. 이로써 김도연은 권은주가 1997년 10월 세운 2시간26분12초의 한국기록을 넘어섰다. 김도연은 대회조직위가 주는 한국기록 경신 상금 5000만 원, 2시간28분 이내 기록상금 2000만 원, 대한육상연맹 한국기록 경신 상금 1000만 원 등 9000여 만 원을 받게 됐다. 김도연의 풀코스 최고기록은 지난해 말 세운 2시간31분24초. 하지만 이날 김도연은 자신의 기록을 6분 이상 앞당기는 괴력을 과시하며 국내 여자부 우승에 국제부 5위를 차지했다. 김도연은 8월 열리는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아경기 대표로도 선발됐다. 168cm, 48kg의 체격에 간결하고 부드러운 주법으로 효율적으로 달린다는 평가를 듣는 그는 지난달 일본에서 열린 제72회 가가와 마루가메 국제하프마라톤대회에서 1시간11분0초를 기록해 2009년 임경희가 세웠던 여자 하프마라톤 한국 최고기록(1시간11분14초)을 9년 만에 14초 앞당긴데 이어 다시 한번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중장거리 선수로 활약하다 여자 마라톤의 샛별로 떠오른 김도연은 자신의 풀코스 도전 세 번째만에 대기록을 세웠다. 현재와 같은 상승세라면 앞으로 한국 여자 마라톤을 이끌어 갈 것으로 보인다. 그의 상승세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 황영조를 연상케 한다. 황영조도 중장거리 선수로 활약하다 풀코스 도전 초기부터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었다. 케냐의 윌슨 로나야에 에루페(30)는 서울국제마라톤에서만 4번째 우승해 ‘서울국제마라톤의 사나이’ 입증했다. 에루페는 2시간6분57초로 자신이 2016년 세운 2시간5분13초의 대회기록에는 크게 못 미쳤지만 2012년 2015년, 2016년에 이어 4번째 정상에 올랐다. 김재훈(30·한국전력)은 2시간13분24로 자신의 최고기록(2시간17분48초)을 4분 넘게 경신하며 국내 남자부 정상에 올랐다. 김재훈은 국내 남자부 2위(2시간14분05초) 신광식(25·강원도청)과 함께 아시아경기 대표로 선발됐다. 여자부 국내 2위(2시간33분07초) 최경선(26·제천시청)도 아시아경기 대표가 됐다. 이번 대회에는 케냐와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의 남녀 건각과 국내 남녀 엘리트선수 100여 명이 순위 및 기록 경쟁을 벌이고 마스터스 3만5000여 명은 마라톤 축제를 즐겼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채널A의 인기 건강 정보 프로그램 ‘나는 몸신이다’(이하 몸신) 출연진과 제작진도 18일 열리는 2018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9회 동아마라톤 10km 부문에 출전한다. 몸신 제작팀은 15일 “몸신 출연진 7명과 제작진 10명이 서울국제마라톤에 출전한다”고 밝혔다. 출연진 참가자는 MC 정은아 씨와 개그맨 이용식 씨, 방송인 이혜정 씨, 탤런트 임호 씨, 전문가 패널인 한의사 한진우 씨, 임경숙 수원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이진한 동아일보 의학전문기자다. 몸신 제작팀은 “매년 봄 단체로 친목모임을 가졌는데 이번에는 서울국제마라톤 10km를 달리며 건강과 친목을 함께 챙기기로 했다”고 전했다. 정은아 씨와 임호 씨는 스포츠 마니아다. 정 씨는 동아마라톤이 경주에서 열리던 1990년대 말 10km에 출전했었고 평소에도 달리기와 등산을 즐긴다. 정 씨는 “지난겨울 춥고 눈이 많이 와 자주 달리지 못했다. 서울국제마라톤에서 봄바람을 맞으며 즐겁게 달리겠다”고 말했다. 임 씨도 평소 헬스로 근육을 다시는 운동광이다. 고혈압과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다 회복한 이용식 씨는 몸신에 출연하며 건강을 챙기고 있다. 몸신팀은 걷거나 달리며 무리하지 않는 ‘펀 런(즐거운 달리기)’을 할 예정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18일 오전 8시 ‘명품’ 2018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9회 동아마라톤이 열린다. 케냐와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의 남녀 건각과 국내 남녀 엘리트선수 100여 명이 순위 및 기록 경쟁을 벌이고 마스터스 3만5000여 명은 마라톤 축제를 즐길 예정이다.○ 기록 경신?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30·케냐·청양군청)는 2016년 자신이 세운 대회 최고기록(2시간5분13초) 경신과 함께 통산 4회 우승에 도전한다. 3연패에 도전한 지난해에 2시간6분27초로 부진해 2시간5분54초를 기록한 에이머스 키프루토(26·케냐)에게 왕좌를 내준 한도 풀겠다는 각오다. 지난해 2시간6분5초로 3위를 한 마크 코리르(30)와 2시간5분47초의 최고기록을 보유한 마리우스 키무타이(30) 등 ‘케냐 군단’과 2시간4분38초의 테스게이 베베데(31) 등 ‘에티오피아 사단’의 대결도 볼거리다. 국내 여자부의 김도연(25·K-water)은 1997년 권은주가 세운 2시간26분12초의 한국기록 경신에 도전한다. 2시간31분24초가 개인 최고기록인 김도연은 2월 4일 일본에서 열린 제72회 가가와 마루가메 국제하프마라톤대회에서 1시간11분0초를 기록해 2009년 임경희가 세웠던 여자 하프마라톤 한국 최고기록(1시간11분14초)을 9년 만에 14초 앞당기며 기록 경신 가능성을 높였다.○ 태극마크 경쟁 이번 레이스에서 8월 열리는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아경기 남녀 대표 2명씩을 선발한다. 남자부에서는 심종섭(27·2시간13분28초)과 신현수(27·2시간14분36초·이상 한국전력), 유승엽(26·합천군청·2시간13분10초), 신광식(25·강원도청·2시간16분43초) 등이 경쟁하고 있다. 여자부에서는 김도연과 안슬기(26·SH공사·2시간32분15초), 이숙정(27·삼성전자·2시간33분36초) 등이 자존심 싸움을 벌인다.○ 코스 변경 효율적인 레이스를 위해 풀코스 및 10km 코스가 일부 변경된다. 풀코스는 5km를 앞두고 동대문역사공원 앞 반환(U턴) 구간이 동대문역사박물관 순환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잠실대교를 건너 석촌호수로를 달리던 코스에서 잠실역 사거리에서 우회전해 올림픽로를 달리는 코스로 변경됐다. 10km는 출발지와 골인지가 다 바뀐다. 올림픽공원 평화의광장에서 출발해 올림픽공원 외곽도로 순환 후 송파대로를 거쳐 잠실역 사거리에서 올림픽로로 진입한다. 골인은 잠실종합운동장 남문 앞 도로로 한다. 풀코스는 종전대로 잠실종합운동장 동문으로 골인한다. 풀코스와 10km는 잠실역 사거리에서 만나 별도의 코스를 달린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동아오츠카가 풀뿌리 마라톤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선발한 포카리스웨트 러닝크루 라이브스웨트(#LIVESWEAT) 1기 50명이 18일 열리는 2018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9회 동아마라톤 10km 부문에 출전한다. 포카리스웨트는 동아오츠카의 대표 음료. 소비자들에게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남녀 25명씩 50명을 선발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최근 2030 젊은층을 중심으로 함께 어울려 운동하는 ‘크루(Crew) 문화’를 반영했다. 동아오츠카는 각 멤버의 체격과 체력을 측정해 알맞은 러닝 방법을 제시하고 주행 습관에 따른 자세 교정 등 올바른 달리기 자세를 배울 수 있는 테크니컬 클래스를 제공한다. 특히 부상에 따른 재활과 훈련에 대해 잘 모르는 달림이들에게 전문가가 자세히 설명하는 기회도 갖는다. 평일 하루는 교육, 주말 하루는 각종 마라톤에 출전하며 10주간 실전적인 교육을 한다. 동아오츠카는 참가자들에게 교육에 필요한 아이템(티셔츠, 운동화 등)과 음료를 제공하고 동아오츠카 음료를 할인하는 등 다양한 혜택도 준다. 동아오츠카는 1년에 2기씩 선발해 교육을 시킨 뒤 한 기당 2명씩 4명을 선발해 다음 해 열리는 도쿄 마라톤 등 포카리스웨트 후원 국제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도 줄 예정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허식 농협중앙회 부회장(61)은 2016년 통영 국제 철인3종(수영 1.5km, 사이클 40km, 마라톤 10km) 경기에 출전해 4시간7분에 완주할 정도로 강한 체력을 자랑한다. 평소 철인3종은 물론이고 마라톤, 등산, 산악 행군 등 이벤트에도 적극 참가하고 있다. 지난해 4월엔 서울 송파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국제수직마라톤대회에 임직원 4명을 이끌고 참가했다. 123층 555m 2917계단을 30여 분 만에 올랐다. 그해 7월엔 범농협 직원 10명과 함께 조류인플루엔자(AI)와 가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인들을 응원하고 풍년을 기원하며 비무장지대(DMZ)와 평화누리길 37km를 완주했다. 허 부회장에게 스포츠 이벤트는 건강도 다지고 ‘농업의 중요성을 알리는’ 장이다. 허 부회장은 18일 열리는 2018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9회 동아마라톤 마스터스 풀코스에 전국의 임직원과 함께 출전한다. 김성광 농협하나로유통 대표이사(59), 최창수 농협은행 수석부행장(57) 등 고위 임원들과 전국 범농협 직원 등 총 50명이 한마음이 돼 5시간 이내 완주를 목표로 달릴 예정이다. 50명과 5시간 이내를 내건 이유는 2020년까지 연 농가소득을 5000만 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현재 국내 평균 농가소득은 4000만 원이 안 된다. 범농협 임직원은 ‘전원 5시간 이내 완주’를 위해 1월 13일부터 매주 토요일 아라뱃길에 모여 훈련했다. 15명 정도가 첫 풀코스 도전이라 체계적인 훈련이 필요했다. 농협 임직원들은 아라뱃길 편도 약 10km를 설정하고 왕복으로 20km, 30km, 40km 훈련을 수준별로 소화했다. 장종환 농협중앙회 홍보국장(52)은 “농협은 농업 발전을 위해 매년 뜻깊은 행사를 해왔다. 올해는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마라톤을 통해 농업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범농협 임직원이 대동단결했다”고 말했다. 농협은 김병원 농협중앙회 회장(65)이 2016년 취임한 뒤 100개의 중점 추진과제를 선정해 농업인이 중심이 되는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농협은 또 미래의 농업은 공익적 가치를 찾아가야 한다는 인식 아래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다. 유럽의 스위스가 연방헌법 제104조에 농업의 역할을 식량공급 보장, 천연자원의 보전과 농촌지역 경관 유지, 농촌지역의 분산적 인구 정착 유지 등으로 규정해 식량자급률을 높이고 최고의 자연환경으로 관광객을 유치했듯 한국 농업도 ‘스위스형’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서울국제마라톤 마스터스 부문 참가 신청 결과 총 3만5000여 명이 서울의 봄을 달릴 예정이다. 풀코스 1만8000여 명, 10km 1만4000여 명, 릴레이 3000여 명이 참가 신청을 마쳤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18일 열리는 2018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9회 동아마라톤에 BMW i가 함께 달린다. BMW그룹코리아의 공식 딜러인 도이치모터스는 대회 공식 협력사로 참여하고 친환경 전기차 BMW i3(사진) 차량 11대를 지원한다. 전기차는 엘리트 선수들의 앞에서 행사를 진행하는 시계 차량과 대회를 진행하는 대한육상연맹 심판들의 운영 차량으로 활용된다. 대회에 전기차를 쓰는 이유는 선수들 앞에서 달리는 운영 차량의 배기가스를 없앰으로써 선수의 기록 향상을 돕기 위한 것이다. 배출가스 제로의 친환경성은 물론이고 역동적인 주행 성능까지 겸비한 BMW i3은 2017년 베를린 마라톤, 빈 마라톤, 도쿄 마라톤 등의 유명 국제 대회에서도 함께하며 친환경 마라톤 대회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도이치모터스 전략기획실 권혁민 상무는 “국내 BMW i 판매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도이치모터스가 아시아 최대 규모인 서울국제마라톤의 공식 협력사로 참여해 공해 없는 친환경 대회를 지원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이치모터스는 대회 지원 차량 중 시계 차량과 최고급 BMW i8을 17, 18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엑스포 행사장에서 전시한다. 포토존도 설치해 대회 참가자를 대상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벤트와 시승 체험 행사를 열고 친환경 전기차를 소개하는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이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태극마크를 향해 달린다. 한국전력 육상단의 선두주자 심종섭(27)은 18일 열리는 2018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9회 동아마라톤에 인생을 걸었다. 8월 열리는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기 위해서 꼭 태극마크를 달아야 한다. 심종섭은 지난해 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무에 들어갈 계획이었지만 무산됐다. 경찰청은 선수를 뽑지 않는다. 자칫하면 훈련을 할 수 없는 일반병으로 입대해야 할 상황이다. 국내 대회 중 유일하게 남녀 아시아경기 대표선발전으로 열리는 서울국제마라톤에 ‘올인’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재룡 한국전력 감독(52)은 “심종섭은 간절함으로 달린다. 집안의 가장으로 선수 생활을 계속하기 위해선 아시아경기 금메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심종섭에게는 마라톤이 유일한 희망이다. 집안이 어려워 초등학교 때 주유소에서 일하기도 했던 그는 뒤늦게 중학교에 들어가 육상을 시작했다. 달리기 하나는 자신 있었다. 그는 전북체고에 다니던 2010년 전국체육대회 고등부 1500m와 1만 m에서 금메달을 따며 유망주로 인정받았다. 고교 졸업 후 바로 한국전력에 입단한 그는 2014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풀코스 도전 두 번 만에 2시간14분19초를 기록해 국내부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2015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13분28초를 기록하며 국내 2위를 기록해 남자 마라톤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국내 최고의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전력은 심종섭을 비롯해 신현수(27·2시간14분36초)와 이헌강(28·2시간17분21초), 김재훈(29·2시간17분48초) 등도 출전시키며 ‘명가 재건’에 도전한다. 한국전력은 1962년 4월 창단해 56년간 한국 마라톤 발전을 위해 달리고 있다. 이창훈 이명정 김차환 김재룡 백승도…. 과거 한국 마라톤을 주름잡았던 선수들이 한국전력 출신이다. 한국전력은 서울국제마라톤으로 변신하기 전 동아마라톤 남자부에서 우승을 9번 차지했다. 국내 최강이었다. 이명정은 1965년 제36회 동아마라톤에서 2시간21분21초의 한국 최고기록을 세웠고 김차환은 1970년(2시간17분34초)과 1973년(2시간17분1초) 한국 최고기록을 세우는 등 3회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김재룡 감독도 1991년과 1992년 2연패를 차지했다. 김 감독은 1992년에 2시간9분30초로 국내 코스 최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한국전력은 최근 주춤하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 마라톤의 큰 중심축을 형성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1월 8일부터 2월 13일까지 제주도 서귀포에서 전지훈련을 한 뒤 경기 하남 미사리경기장 주변에서 마무리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김 감독은 “지난겨울 눈이 많이 와 훈련에 약간의 차질을 빚었다. 하지만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해 몸을 만든 만큼 모두 개인 최고기록을 세우며 좋은 성적을 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남=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신태용 한국축구대표팀 감독(48)의 최대 고민은 수비였다. 신 감독은 12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유럽 방문 평가전(북아일랜드·24일, 폴란드·28일)에 나설 23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손흥민(토트넘)과 기성용(스완지시티) 황희찬(잘츠부르크) 등 유럽파를 포함해 최강 멤버를 뽑았다. 특히 중앙 수비수 홍정호와 김민재를 비롯해 좌측 풀백 김진수와 우측 풀백 최철순 이용 등 전북 수비수 5명을 뽑아 눈길을 끌었다. 신 감독은 “제 머릿속을 가장 복잡하게 하는 부분이 수비라인이다. 신체조건이 월등한 독일이나 스웨덴이 밀고 들어왔을 때 얼마나 견뎌줄지가 가장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조직력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수비 선수 중에는 가장 좋은 멤버다. 전북 수비라인은 국가대표급이다. 수비라인은 팀에서 손발을 맞춘 것이 유리하다. 여기에 1, 2명이 보강되면 시너지 효과는 크다”고 설명했다. 대표팀은 최근 평가전에서 수비에 허점을 보여 실점하는 경우가 많았다. 신 감독은 이날 새벽 본머스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시즌 17, 18호 골을 터뜨려 4-1 역전승을 주도한 손흥민의 활약에 대해선 반기면서도 우려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4경기 연속 골로 절정의 골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이 좋은 모습이 월드컵 때 떨어지면 어떻게 하나 걱정도 된다. 선수가 1년 내내 좋기는 어렵다”는 설명이었다. 대표팀은 유럽 평가전이 끝난 뒤 5월 21일 최종 멤버로 소집돼 국내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전지훈련을 마친 뒤 6월 12일 베이스캠프인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입성한다. 총 4차례의 평가전도 치른다. ▽GK=김승규(빗셀 고베)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조현우(대구) ▽DF=홍정호 김민재 김진수 최철순 이용(이상 전북) 장현수(FC 도쿄) 윤영선 김민우(이상 상주) ▽MF=기성용(스완지시티) 정우영(빗셀 고베) 박주호(울산) 이창민(제주) 권창훈(디종FCO)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이재성(전북) 염기훈(수원) ▽FW=김신욱(전북)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잘츠부르크) 이근호(강원)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강원도청 육상팀은 최근 한국마라톤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팀이지만 그 어떤 실업팀보다 적극적인 투자로 선수를 키우고 있다. 강원도청 선수 전원(남자 신광식 정의진 황종필 김주현, 여자 임경희 안별 진나리)은 지난해 11월 26일부터 해외 전지훈련을 시작했다. 일본 최남단 섬 도쿠노시마에서 지구력과 체력 훈련을 1월 6일까지 소화했다. 40km 지속주를 5회나 실시했다. 40km 지속주를 마치면 1주 이상의 회복 기간이 필요하지만 피로를 유발하는 젖산이 쌓여 있는 상태에서도 질주할 수 있는 지구력을 키우기 위해 강도를 그 어느 때보다 세게 했다. 1월 11일부터는 중국 쿤밍에서 47일간의 강도 높은 고지대 훈련을 하고 2월 26일 돌아왔다. 최선근 강원도청 감독(64)은 고지훈련 예찬론자다. 해발 1800∼2000m 고지인 쿤밍을 자주 찾는다. 기압이 낮고 산소가 희박한 고지대에서 훈련하면 체내 적혈구와 헤모글로빈 수치를 높여 지구력을 키울 수 있다. 고지대 훈련은 헤모글로빈 1mg당 산소 운반 능력이 평소보다 훨씬 커진다. 최 감독은 2000년대 초반부터 고지대 훈련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최 감독은 “마라톤에 관심이 많은 최문순 강원도지사께서 전폭적으로 지원해줘 선수들을 체계적으로 훈련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원도청 선수 전원은 18일 열리는 2018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9회 동아마라톤에 출전해 기록 단축과 태극마크 획득에 도전한다. 신광식(25)은 남자부에서 2시간11분대 기록에 도전한다. 지난해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세운 2시간16분43초가 최고기록인 신광식은 겨울 훈련을 잘 마쳐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자부에서는 안별(28)이 2012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세운 2시간36분41초의 개인 최고기록을 넘어 2시간32분대 기록을 노린다. 신광식과 안별은 8월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아경기 출전 티켓에도 도전한다. 서울국제마라톤은 아시아경기 선발전으로 치러진다. 최 감독은 ‘흙 속의 진주’를 찾아 키우고 있다. 사실 지자체 팀은 실업팀에 밀려 선수들의 선호율이 높지 않았다. 하지만 최 감독은 가능성 있는 선수를 뽑아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훈련시켜 기대주로 조련했다. 지난달 여자 하프마라톤에서 1시간11분0초의 한국 최고기록을 세우며 1997년 권은주가 세운 여자 풀코스 최고기록(2시간26분12초) 경신 가능성을 높인 김도연(25·K-water)을 서울체고 졸업과 함께 영입해 수년간 지도했다. 2015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13분10초로 남자 현역 톱5의 기록을 세운 유승엽(26·합천군청)도 최 감독이 실력을 업그레이드시켰다. 한편 강원도청 선수들은 4월 초 북한에서 열리는 평양마라톤에 출전할 예정이다. 최 지사가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남북 스포츠 교류’의 일환이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